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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우주 표준모형 결함 드러낸 새 관측 결과/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우주 표준모형 결함 드러낸 새 관측 결과/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우주의 실제 팽창 속도가 기존의 이론 모델로 계산한 값보다 상당히 빠른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 2월 천체물리학저널레터에 미국국립전파천문대가 이끄는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측정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연구팀의 제임스 브라츠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다른 은하들이 표준 우주론 모델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더욱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이 측정의 문제인지 모델의 문제인지 토론했다. 결론은 표준모형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likely)는 것이다.” 우주 팽창 속도에 관한 이론과 관측의 불일치는 오랫동안 문제가 돼 왔다. 이를 두고 연구자들은 이론이 틀렸는지, 관측에 오류가 있는지를 두고 부심해 왔다. 이번 논문은 관측 쪽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137억년 전 하나의 특이점에서 시작해 급속도로 팽창했다. 현재 크기는 지구를 중심으로 본다면 반지름 480억 광년 정도다. 그 바깥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 중이다. 우주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그 속도는 먼 곳에 있는 은하일수록 더욱 크다. 기존의 이론은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플랑크 위성의 측정값을 바탕으로 팽창 속도를 제시한다. 우주배경복사란 빅뱅 38만년 후에 퍼져나간 빛, 즉 전자기파가 우주의 모든 곳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 것을 말한다. 팽창 속도는 거리 326만 광년(1메가파섹)당 초속 67.4㎞다. 이를 ‘허블상수’라고 부른다. 우주에서의 거리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대표적인 것이 밝기가 일정한 표준 촛불, 그중에서도 초신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초신성이란 수명이 다한 별이 마지막 단계에서 태양의 수백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일시에 내뿜으며 폭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특정한 유형(1a형)은 밝기가 일정하므로 빛이 어두워진 정도를 보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일정한 주기로 밝기가 달라지는 세페이드 변광성도 표준 촛불로 사용된다. 또 다른 방법은 멀리 있는 퀘이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퀘이사란 강력한 전자파를 발산하는 활동은하의 중심 핵을 말한다. 그 빛이 우리 앞에 있는 다른 은하 주위를 통과하면서 중력에 이끌려 휘어지는 정도를 측정한다. 표준 촛불과 퀘이사의 중력렌즈 효과로 측정한 기존의 허블상수는 73~74였다. 이번의 새로운 관측에서 얻은 허블상수는 이 범위 내인 73.9다. 이론 모델과는 초속 7㎞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는 가스 원반에 초점을 맞췄다. 원반이 지구에서 볼 때 수평에 가깝게 누워 있을 경우 라디오파(마이크로파)가 분출되는 밝은 구역들을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반의 물리적 크기와 기울어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기하학적으로 거리를 결정할 수 있다. 프로젝트팀은 전 세계의 전파 망원경을 동원했다. 대상은 1억 6800만~4억 3100만 광년 거리의 은하 4개다. 기존에 측정된 은하 두 개의 거리도 계산에 포함했다. 우주의 구성과 진화를 다루는 현재의 표준모델은 ‘람다 차가운 암흑 물질’(Lambda CDM)이라 불린다. 람다란 우주를 점점 더 빨리 팽창시키는 암흑 에너지를 나타내는 ‘우주 상수’다. 여기서 암흑이란 ‘어둡다’가 아니라 ‘모른다’는 뜻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보통 물질(약 4%), 암흑 물질(약 23%), 암흑 에너지(약 73%)로 구성돼 있다. 암흑 물질이란 중력 이외의 다른 힘과는 상호작용하지 않아서 관측이 되지 않는 ‘어두운’ 물질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모델의 결함을 관측에 맞게 보정하는 방법들을 검토 중이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에서 벗어나 암흑 에너지의 성질에 대한 가정을 바꾸자는 발상도 있다. 또한 입자물리학에서 중성미자의 숫자나 유형, 상호작용에 변경을 가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중성미자란 전기를 띠지 않은(중성) 미세한 입자(미자)를 말한다. 이보다 이상한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어느 쪽이 나은 방법인지를 판별할 방법은 아직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4%의 보통 물질뿐이다.
  • ‘아인슈타인 고리’의 비밀…최초 발견된 퀘이사까지 거리는 100억 광년

    ‘아인슈타인 고리’의 비밀…최초 발견된 퀘이사까지 거리는 100억 광년

    1980년대 천문학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발견을 담고 있는 데이터 창고에서 천문학자들이 일련의 시간여행을 계속했으며, 이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우주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일단의 연구진이 하와이의 마우나 케아에 있는 케크 천문대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천문대가 보유하고 있는 오랜 데이터를 뒤졌는데, 이는 엄청난 양의 빛을 방출하는 퀘이사, 곧 활동 은하핵에 관한 데이터들이다. 그들이 관측한 것은 아인슈타인 고리라 불리는 것으로, 퀘이사와 지구 사이의 거대 질량체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의 고리이다. 이 같은 고리는 휘어진 빛으로 인해 일종의 렌즈 기능을 하여 '중력 렌즈'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거대 질량체의 후면에 있는 은하 등이 크게 확대되어 보인다.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른 현상으로, 아인슈타인 고리라는 이름을 얻었다.그러나 연구팀은 최초로 발견된 아인슈타인 고리인 '1131 + 0456'보다 더 오래된 아인슈타인 고리를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다. 1131 + 0456는 1987년 뉴멕시코의 초대형 전파망원경 네트워크(VLA)를 사용하여 최초로 관찰된 것으로, 발견 당시에는 해당 천체까지의 거리나 적색이동(멀리 떨어진 물체가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늘어나서 스펙트럼상에서 붉은 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현상) 값은 알려지지 않다. 그러나 이번 새로운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해당 천체까지의 거리를 결정할 수 있었는데, 그 값은 지구로부터 100억 광년 거리로, 적색이동 z = 1.849였다. ​ 이 같은 결과를 산출한 연구자는 공동저자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소재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대니얼 스턴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천문학연구소의 도미니크 월턴 STFC 어니스트 러더퍼드 팰로이다. 스턴 박사는 성명에서 “아인슈타인 고리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베를린 장벽이 여전히 서 있을 무렵이었고, 우리 논문에 제시된 모든 데이터는 지난 2000년의 데이터”라고 밝혔다. “우리가 더 깊이 파고들자, 그렇게 유명하고 밝은 빛을 내는 천체인데도 측정한 거리가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하는 스턴 박사는 “중력 렌즈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우주 팽창 과정이나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모든 추가 연구에 필요한 첫 번째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6월 1일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스페이스X, 위성 60기 또 발사…우주 인터넷망 구축되나?

    [아하! 우주] 스페이스X, 위성 60기 또 발사…우주 인터넷망 구축되나?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시킨 스페이스X가 불과 나흘 만에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 측은 3일(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 25분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위성 60기를 실은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세계의 주목 속에 더그 헐리(53)와 밥 벤켄(49)을 ISS로 보낸 지 불과 나흘 만에 위성 60기를 우주로 보낸 셈.흥미로운 사실은 이번에 위성 60기를 실어나른 로켓이 이미 과거에 4번이나 사용된 '중고' 팰컨9 로켓이라는 점이다. 팰컨9 로켓의 1단 발사체는 우주로 쏘아올려진 후 다시 돌아와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발사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결과적으로 이번이 5번째 발사로 로켓의 겉모습에는 과거 대기권을 다녀온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스타링크 위성은 머스크 회장의 만화같은 계획과 맞물려있다. 머스크는 전 세계에 사각지대가 없는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신념으로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 중인데 그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스타링크 위성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은 이번 60기를 포함해 현재 총 480기가 우리 머리 위에 떠있다. 향후 스페이스X는 이같은 우주 인터넷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무려 1만2000개의 위성을 띄울 예정이다. 우주 인터넷망 구축은 스페이스X 만의 구상은 아니다. IT 공룡인 아마존 역시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3000개 이상의 위성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2월 세계적인 통신회사 원웹 역시 스타링크와 같은 목적으로 인터넷 위성 34개를 하늘로 보냈다.원웹은 2021년까지 총 648개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2029년이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무려 5만 7000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과장하면 별 볼일 보다 위성 볼일이 더 많아질 판이다.이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천문학자인 데이브 클레멘트는 “밤하늘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유물”이라면서 “스타링크와 같은 수많은 위성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나 퀘이사 등 관측의 모든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학관측소의 로널드 드리믈도 “스타링크 위성 군집의 잠재적 위협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데 큰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늘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블랙홀 촬영 1년만에 또 하나의 블랙홀 비밀 공개

    [달콤한 사이언스] 블랙홀 촬영 1년만에 또 하나의 블랙홀 비밀 공개

    지난해 4월 10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간접 관측으로만 존재가 알려져 있었던 블랙홀이 처음으로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연구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M87 중심부에 위치한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7일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연구팀이 블랙홀과 관련된 또 하나의 우주 비밀을 풀어냈다. 전 세계 14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EHT 연구팀은 EHT, 칠레 북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간섭계 ALMA는 물론 한국의 밀리미터파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등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전파망원경 처녀자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블랙홀 제트 분출을 촬영하는데 성공하고 그 결과를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7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는 재독 한인과학자인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김재영 박사이며 국내에서도 한국천문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속 천문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난해 공개된 영상에서는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에너지 분출현상인 ‘제트’가 없어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불완전한 블랙홀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약 538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처녀자리에 있는 퀘이사 ‘3C 279’를 관측했다. 퀘이사는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에서 별과 가스가 떨어질 때 나오는 마찰열 때문에 태양같은 항성(별)보다 수 배에서 수 백배 밝게 빛나는 발광(發光) 천체로 준항성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이번에 관측 대상이 된 3C 279는 타원형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관련돼 광학적으로 매우 활발하고 다변성이 큰 퀘이사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이번 퀘이사 정밀관측으로 처녀자리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제트를 관측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블랙홀 주변에 가스물질로 이뤄진 디스크, 일명 강착원반이 있고 위, 아래쪽으로 광속과 비슷한 속도로 제트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는 직선형태가 아니라 새끼처럼 약간 비틀려 꼬인 상태로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1저자로 연구를 이끈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박사는 “제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곳에서 정확히 선명한 제트를 발견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놀라운 점“이라며 “제트의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일직선 형태로 곧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약간 비틀어지고 기울어져 뿜어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퀘이사의 쓰나미’가 은하를 파괴한다

    [아하! 우주] ‘퀘이사의 쓰나미’가 은하를 파괴한다

    -오랜 천문학의 수수께끼인 '은하의 질량 문제'에 단서 우주에 있는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에는 엄청난 양의 물질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초거대 블랙홀이 똬리를 틀고 있는데, 여기서 엄청난 양의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다. 이 같은 블랙홀을 퀘이사(Quasi-stellar Object, QO/準星)라 하는데, 망원경을 통해 볼 때 별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우주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천체라 할 수 있다. 퀘이사로 유입되는 물질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퀘이사 주위를 소용돌이 치면서, 자신의 엄청난 방사선 에너지에 의해 가열되어 우주공간으로 뻗어나간다. 은하의 소화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 강력한 제트 분출은 수천억의 별이나 은하계 전체가 내는 밝기를 압도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일련의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우주지도에 그 이름을 올린 퀘이사들이 내뿜는 방사선이 블랙홀을 가진 은하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월 16일자(현지시간) '천체물리학 저널' 특별판에 게재된 6건의 연구에서 천문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을 사용하여 심우주에 있는 13개의 퀘이사 유출, 곧 퀘이사에서 방출되는 고속 방사선을 면멸히 관측했다. 수년에 걸친 이 조사에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전자기 스펙트럼 파장에서 방사선 유출을 관찰한 결과, 퀘이사에서 분출되는 폭풍과 가스는 속도는 시속 6400만km 이상, 온도는 수십억 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뜨겁고 빠른 가스는 퀘이사의 숙주 은하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해일처럼 은하의 디스크를 관통하여 우주공간 멀리까지 별 형성 물질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자들은 발견했다. 1년 동안 한 번의 퀘이사 유출로 태양 질량의 수백 배에 이르는 물질을 우주공간으로 밀어냄으로써 새 별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내는 한편, 멋진 불꽃 놀이를 연출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 발견은 우주에 대한 오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큰 은하가 어떤 특정한 질량에 도달하면 왜 더 이상 덩치를 키우지 않는 걸까 하는 문제는 천문학의 오랜 마스터리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퀘이사 유출 데이터를 은하 형성 모델에 적용했을 때, 이 퀘이사 유출이 많은 은하에서 새로운 별의 탄생을 방해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제레미아 P. 오스트라이커는 성명서에서 "천체물리학의 이론가와 관측자들은 수십 년 동안 거대한 은하에서 별 형성을 차단하는 물리적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의 본질은 미스터리였다"고 밝히면서 "이 퀘이사의 유출 데이터를 우리의 시뮬레이션에 집어넣으면 은하 진화 과정에서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퀘이사가 더 많은 물질을 빨아들일 때 가속되는 강력한 유출에 대한 추가 연구로 우주의 가장 활력있는 천체가 어떻게 은하계를 만들고 파괴하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우리은하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 확인

    [아하! 우주] 우리은하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 확인

    우리 은하계 밖에서 처음으로 산소분자의 흔적이 포착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학원상하이천문대의 왕쥔즈 교수 연구진은 우리 은하계에서 5억 8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인 ‘마카리안 231’(Markarian 231)에서 산소분자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969년 처음 확인된 마카리안 231 은하의 중심에는 강력한 퀘이사(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에 의해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가 존재하며, 일그러진 원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유럽 국제전파천문학연구소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마카리안 231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광파를 관측하고 이를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포함된 지구의 대기는 우주에서 전달되는 광파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먼 은하의 광파를 포착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우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광파는 지구 대기에 포함된 다양한 가스 성분에 의해 흡수되거나 방향이 바뀌어 정확한 판독 값을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것. 그러나 퀘이사에서 비롯된 마카리안 231 은하의 광파는 물체가 내는 빛의 파장이 늘어나 보이는 현상인 적색이동의 성질을 보였고, 일반적인 우주 광파에 비해 주파수가 낮아 왜곡 없이 지구 대기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광파를 분석해 해당 은하에 산소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100배에 달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 동안 산소분자가 포착된 은하는 우리은하에 속하며 지구에서 약 1350광년 거리에 있는 오리온 성운 등 단 두 곳 뿐이며, 우리 은하 밖에서 산소분자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은하의 발달에 산소 분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것이 생명체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아하! 우주] 밤하늘 별이 안보이네…위성 5만개 지구를 덮는다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쏘아올렸다. 전 세계에 사각지대가 없는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원대한 ‘우주 인터넷망’ 계획의 일환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후 스페이스X 측은 3차례 더 로켓을 발사해 현재 총 240여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우리 머리 위에 떠있다. 그러나 스타링크 계획을 모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세계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우주 인터넷망 구축에 지나치게 많은 위성이 군집을 이뤄 천체 관측에 장애를 주고 전파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구촌 누구나 '밤하늘을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구촌의 인터넷 사각지대를 모두 커버하는 원대한 우주 인터넷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총 1만 2000개의 위성을 띄울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통신회사 원웹 역시 스타링크와 같은 목적으로 인터넷 위성 34개를 하늘로 보냈다. 원웹은 2021년까지 총 648개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또한 IT 공룡인 아마존 역시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3000개 이상의 위성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2029년이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무려 5만 7000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과장하면 하늘이 위성으로 가득찰 판이다. 이에 전세계 천문학계가 먼저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천문학자인 데이브 클레멘트는 "밤하늘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유물"이라면서 "스타링크와 같은 수많은 위성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나 퀘이사 등 관측의 모든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천체물리학관측소의 로널드 드리믈도 “스타링크 위성 군집의 잠재적 위협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데 큰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늘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영국 서섹스대학 천체물리학자 대런 배스킬은 “스타링크 위성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밝다”면서 낮은 궤도에서 너무 밝은 빛을 발산함으로써 대형시놉틱관측망원경(LSST) 등 천체 망원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호주 플린더스대학 연구자 앨리스 고먼은 “스타링크 위성이 10.7~12.7GHz 밴드의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많은 학자가 전파 천문학 연구에 쓰는 주파수와 중첩된다”면서 “매일매일 주파수 대역을 놓고 싸움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천문학계의 우려에도 무료 혹은 값싼 인터넷망을 인류에게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하나 둘 씩 하늘을 차지할 위성은 늘어나고 있다. 곧 인류는 아름다운 별자리 대신 유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가 연상되는 스타링크 기차를 보며 탄성을 지를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의 새벽에 ‘아침식사’ 하는 거대 블랙홀 포착

    [아하! 우주] 우주의 새벽에 ‘아침식사’ 하는 거대 블랙홀 포착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이른 새벽에 식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의 모습을 포착했다.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이 블랙홀들은 오랜 세월 은하 중심에서 막대한 질량을 흡수하면서 이렇게 커졌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우주 초기에 이미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빅뱅 직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엄청난 물질을 흡수해서 몸집을 키운 블랙홀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블랙홀들의 성장에 필요한 물질이 어떻게 공급되었는지는 잘 몰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의 에마누엘 파올로 파리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거대 망원경인 VLT에 설치된 MUSE 장치를 이용해서 그 원인을 조사했다. 이들은 아주 멀리 떨어진 퀘이사 31개를 관측했다. 퀘이사는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내놓는 블랙홀로 우주 초기에 흔했다. 이번 연구에서 관측된 퀘이사 가운데 가장 먼 것은 125억 광년 떨어진 것이었다. 이 퀘이사를 관측한 것은 빅뱅 직후 8억 7000만 년 전의 블랙홀을 관측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연구팀은 이 오래된 31개의 퀘이사 가운데 12개에서 거대한 가스 헤일로(halo)의 존재를 확인했다.(사진) 퀘이사 주변의 가스 헤일로는 크기가 10만 광년에 달했으며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에 달하는 큰 질량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거대 가스 구름이 우주 초기 거대 질량 블랙홀에 물질을 공급해 오늘날 우주에서 보는 거대 질량 블랙홀을 만들었다. 빅뱅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의 초기 우주에는 별과 은하는 적었고 별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가스는 많았다. 하지만 이 가스를 직접 관측하기는 어려웠는데, VLT 및 ALMA 같은 거대 관측 장비의 도움으로 관측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관측한 가스 헤일로를 '우주의 새벽에 먹는 블랙홀의 아침 식사'(black holes‘ breakfast at the cosmic dawn)라고 표현했다. 이때 많이 먹은 덕분에 거대 질량 블랙홀이 우주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 종일 힘을 내는 인간처럼 블랙홀 역시 아침을 많이 먹어야 거대 질량 블랙홀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학자들은 더 강력한 망원경을 통해 더 먼 우주를 상세히 관측해서 우주 초기에 있었던 일을 밝혀내고 있다.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지상의 차세대 망원경이 완성되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은하의 수수께끼’ 풀렸다 - 퀘이사가 뿜어내는 빛 기둥의 비밀

    [아하! 우주] ‘은하의 수수께끼’ 풀렸다 - 퀘이사가 뿜어내는 빛 기둥의 비밀

    20년 묵은 천문학계의 난제가 해결되었다. 심우주에 밝은 빛을 방출하는 수수께끼의 천체 퀘이사(Quarsars)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50년대 후반이었다. 엄청나게 밝은 이 은하 빛은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신비한 천체에 새로운 빛을 던져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마침내 20년 묵은 천문학적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퀘이사는 숙주 은하의 중심에 위치한 은하 핵으로,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천체이다. 별처럼 보인다고 하여 ‘준성'(準星)이라고도 불리는 퀘이사는 사실은 수천 내지 수만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이다. ​ 퀘이사가 그렇게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측이 가능한 것은, 은하 중심에 숨어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 주변을 둘러싼 원반의 물질을 집어삼킬 때 물질의 중력 에너지가 빛 에너지로 바뀌면서 엄청난 밝기의 빛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퀘이사가 방출하는 빛의 밝기는 태양 밝기의 600조에 해당하는 엄청난 것이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퀘이사 같은 핵을 가진 세이퍼트 은하의 유형이 하나인가 둘인가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여왔다. 산타 바바라 소재의 캘리포니아 대학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연구팀이 허블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두 가지 유형의 특징을 모두 지닌 세이퍼트 은하를 관측함으로써 이러한 은하가 실제로 한 종류의 천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논쟁의 초점이 된 두 유형의 은하들이 보여준 차이점은 제1형 세이퍼트 은하가 넓은 빛 기둥을 생성하는 반면, 제2형 세이퍼트 은하는 그 같은 빛 기둥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새로운 연구는 두 유형의 세이퍼트 은하가 사실은 같은 종류의 은하임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빛 기둥이 없는 제2형 세이프트 은하의 중심을 집중 관측한 결과, 은하의 내부를 가리는 짙은 먼지 고리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이 관측한 대상은 NGC 3147이라고 불리는 제2형 세이퍼트 은하로, 그 핵 중심에서 보이지 않던 넓은 빛 기둥을 찾아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초기에 X-선을 사용하여 은하 중심을 조사했지만, 먼지 고리나 방출선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최근 관측에서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은하 중심을 확대해 넓은 빛 기둥 지역을 찾았지만 주변의 밝은 별빛에 압도되어 역시 발견에 실패했다. UC 산타바바라 물리학과 교수이자 공동저자 인 로버트 안토누치는 “천문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불필요한 가지들을 쳐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은하 중심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고, 마침내 지금껏 알려진 두 유형의 세이퍼트 은하가 기실은 한 종류라는 사실을 발견하기에 이른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 관측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NGC 3147의 중심을 더욱 세밀히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7월 11일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태양 질량의 400억 배…초거대 ‘괴물 블랙홀’ 발견

    [아하! 우주] 태양 질량의 400억 배…초거대 ‘괴물 블랙홀’ 발견

    우리 태양 질량의 무려 400억 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괴물 블랙홀이 발견됐다. 최근 독일 막스 플랑크 천체물리학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의 세계 최대 천체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로 초거대 타원형 은하인 '홀름버그 15A'의 중심을 분석한 결과 극대질량 블랙홀을 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에서 7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홀름버그 15A 은하는 약 500개 이상의 은하들이 모여있는 ‘아벨(Abell) 85’라는 은하단(銀河團)의 주요 일원이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블랙홀은 홀름버그 15A의 중심에 똬리를 틀고있으며 태양 질량의 400억 배가 넘어 극대질량 블랙홀(Ultramassive black hole)로 분류됐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은하들은 그 중심부에 우리 태양 질량의 수백 만 배 심지어 수십 억 배가 넘는 거대한 블랙홀을 품고 있다. 우리 은하 역시 예외가 아닌데 실제 중심에는 태양의 400만 배가 넘는 초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가 얌전하게 자리잡고 있다. 블랙홀은 우리의 태양 질량과 비교해 ‘체급’을 나누는데 태양보다 수십 만 배 이상 큰 초질량 블랙홀과 태양보다 3배 이상 큰 항성질량 블랙홀로 구분한다. 특히 우주에는 인간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블랙홀도 존재하는데 태양의 100억 배 이상 질량을 가진 블랙홀을 극대질량 블랙홀이라 부른다. 연구를 이끈 키아누쉬 메르간 연구원은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가장 거대한 것 중 하나"라면서 "우리 태양계 모든 행성의 궤도를 잡아먹고도 남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편 역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블랙홀은 'TON 618' 이라고 불리는 퀘이사 중심에 자리잡은 블랙홀이 꼽히는데 태양 질량의 무려 660억 배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은하 감싸는 헤일로가 은하를 성장시키는 방법

    [아하! 우주] 은하 감싸는 헤일로가 은하를 성장시키는 방법

    우리은하 같은 나선 은하는 중심의 벌지(bulge)라고 부르는 팽대부와 그 주변에 나선 형태로 감긴 평평한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별이 밀집된 벌지와 디스크 주변을 둘러싼 가스인 은하 헤일로(halo) 역시 은하의 은하계의 일부다. 은하 헤일로의 대부분은 밀도가 낮은 성간 가스이며 여기에 빵 속에 박힌 건포도처럼 구상 성단이나 은하에서 빠져나온 별 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은하 헤일로는 은하를 둘러싼 가스 정도로 생각되지만, 최근에는 은하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하와이에 설치된 10m 구경의 켁(Keck) 망원경을 이용해서 은하 헤일로가 은하 디스크 성장에 연료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별이 활발하게 생성되는 은하 50개를 관측해 은하 헤일로의 역할을 규명했다. 하지만 희미한 가스인 은하 헤일로를 직접 관측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우선 은하계 뒤에 있는 밝은 퀘이사에서 나오는 빛을 이용해 흡수 스펙트럼을 확보했다. 이후 켁 망원경 및 허블 우주 망원경 관측 결과를 비교해 헤일로 가스의 이동 속도와 방향을 계산했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 대학의 크리스탈 마틴 교수는 헤일로가 은하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으며 이런 일이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헤일로 가스는 속도를 잃고 중력에 의해 디스크 방향으로 흡수된다. 이는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인공 위성이 미세한 마찰로 점차 속도를 잃고 궤도가 낮아져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헤일로 가스의 밀도는 매우 낮지만, 부피는 디스크나 벌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여기서 유입되는 가스는 은하 디스크의 질량을 늘리고 새로운 별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은하 헤일로가 단순히 은하 주변의 희박한 가스가 아니라 은하를 성장시키는 연료인 셈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서 유입되는 가스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은하를 성장시키는지 밝혀낼 계획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삼라만상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물질 중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가 무형으로는 빛, 유형으로는 물이 아닌가 싶다. 지구 표면의 71%를 뒤덮고 있는 물은 수백만 종에 이르는 지구상의 생명들을 빚어냈고, 오늘날에도 뭇생명들은 물에 의지해 생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우리 몸 역시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을 마시지 않고는 단 며칠도 버틸 수 없다. 이처럼 물은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200여 년 전 프랑스 화학자인 앙투안 라부아지에였다. 1783년 라부아지에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대로 물이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물질인 원소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까마득한 선배격인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설(一元說)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놀란 사람은 그 같은 사실을 알아낸 라부아지에 자신이었다. 수소는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기체이고, 산소 역시 불에 무섭게 타는 기체이다. 그러나 이 둘이 결합하면 불을 끄는 물이 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았을 때 라부아지에는 자연의 신비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언제 어떻게 우주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주 최근의 따끈한 발견에 의하면 물은 우주가 탄생한 지 10억 년 남짓 지났을 무렵인 120억 년 전부터 우주에 등장했다고 하며, 인류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까지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2011년 7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라는 활발한 은하 부근에서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저수지를 발견했다. 그곳 구름에는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수량이다. 그렇다면 물은 우주 초창기부터 아주 풍부하게 우주에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토록 많은 물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을까? 그 경로를 한번 따라가보도록 하자. ​ 빅뱅의 우주공간은 수소 구름의 바다였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출발한 직후, 태초의 우주공간은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채워졌다. 수소와 헬륨의 비율은 약 10대 1 정도였는데, 그 비율은 오늘날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130억 년 이상 별들이 수소를 태웠지만 우주 전체 규모로 봤을 때는 미미한 양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의 물질 구성은 수소와 헬륨이 99%를 차지하며 다른 중원소들은 1% 미만이다. 어쨌든 수소와 헬륨 외의 90여 가지 원소들 중 원소번호 26번인 철 이하는 모두 핵융합하는 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이후 우라늄까지의 중원소들은 모두 거대 항성이 종말을 맞는 방식인 초신성 폭발 때 만들어졌다. 폭발 때의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핵자들이 원자핵 속을 파고들어 금이나 우라늄 등 중원소들을 벼려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고온이나 압력은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재현해낼 수 없는 것으로, 옛날 연금술사들이 온갖 방법으로 금을 만들어내려던 것은 사실상 헛고생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그 연금술사 속에는 인류 최고의 과학천재 뉴턴도 끼어 있다. 초신성이 터질 때 별 속에서 만들어졌거나 또는 폭발시에 벼려졌던 모든 원소 가스와 별먼지가 우주공간으로 내뿜어진다. 이 별먼지가 바로 성운으로 다른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이른바 별의 윤회인 셈이다. 그러나 별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은 원소들은 우주공간에 떠돌다가 다른 원소들을 만나 결합한다. 산소 원자 하나가 수소 원자 두 개를 붙잡으면 H2O, 바로 물분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행성이나 소행성들이 만들어질 때 합류한다. 지금도 우주를 떠도는 수많은 소행성, 혜성들은 이 물분자가 만든 얼음덩어리로 되어 있다. 우주에서 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축소하여 태양계 버전으로 살펴본다면, 내부 태양계가 물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위 그림에 나오는 설선 안에서 물 분자가 먼지 입자에 들러붙는 것이고(말풍선 그림), 다른 하나는 원시 목성의 중력 영향으로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내부 태양계로 밀어넣어지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된 지 1억 년 안에 물이 내부 태양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우주공간에서 만들어진 물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양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따뜻한 내부 태양계에서는 외부 태양계에 비해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그 경계선을 설선(雪線)이라 한다. 지구 바다는 소행성이 가져다준 것 그렇다면 물의 행성이라 불리는 우리 지구의 바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바다가 원래 지구에 있던 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지 않고 있으며, 태양계 내의 어디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구 바다의 기원은 종래 소행성과 혜성이 지목되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거의 소행성의 소행으로 굳어져가는 추세다. 지구 바다의 근원을 결정짓기 위해 과학자들은 수소와 그 동위원소인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했다. 중수소란 수소 원자핵에 중성자 하나가 더 있는 수소를 말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중수소와 수소는 138억 년 전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비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에 있는 이 두 원소의 비율은 그 물이 만들어진 때의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외부 천체에서 발견된 물의 중수소 비율을 지구의 물과 비교해봄으로써 그 물이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인가, 곧 같은 족보를 가진 것인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중수소는 지구상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원소이다. 이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해본 결과, 지구 바다의 물과 운석이나 혜성의 샘플이 공히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물이 생겨났음을 보여주는 화학적 지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지구와 태양계 내 물의 일부는 태양보다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 유럽우주국(ESA)이 67P 혜성 탐사를 위해 띄운 로제타호가 이온 및 중성입자 분광분석기(Rosina)를 이용해 혜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물과는 다른 중수소 비율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소의 비율은 물의 화학적 족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구상의 물은 거의 비슷한 중수소 비율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로제타의 분석은 혜성이 지구 바다의 근원이라는 가설을 관에 넣어 마지막 못질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 행성에 생명을 자라게 한 장본인은 소행성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 분자들은 태양과 그 행성들을 만든 가스와 먼지 원반에 포함된 물질이었다. 그러나 38억 년 전의 원시 지구는 행성 형성 초기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바위들이 녹아버린 상태여서 물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지구의 모든 수분은 증발하여 우주로 달아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원시 지구는 한때 가혹한 소행성 포격 시대를 겪었다. 이들 천체는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어느 정도 식은 원시 지구에 대량 충돌해 바다를 만들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 초간단 정리 - 상상 이상으로 기괴한 블랙홀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 초간단 정리 - 상상 이상으로 기괴한 블랙홀

    이론과 간접 증거로만 존재했던 블랙홀을 인류가 마침내 확인했습니다. 세계 8곳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여 만든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인 ‘사건지평선 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으로 블랙홀을 포착함으로써 1세기 넘게 추적해온 블랙홀의 실체를 드디어 파악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로써 1915년 발표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다시 한번 검증에 거뜬히 통과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즉, 물체의 질량이 주변 시공간을 휘게 하며, 질량이 클수록 시공간의 곡률은 더욱 큰 곡률을 갖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천문학 최대의 화두인 블랙홀이란 과연 무엇일가요? 초간단 정리해보겠습니다. 상상 속에서 태어난 ‘검은 별’(Dark stars)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습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입니다. 가까이 접근하는 모든 물체를 가리지 않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중력의 감옥, 블랙홀. 모든 연령층, 모든 직업군을 아우르면서 블랙홀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이 괴이쩍은 존재는 최초로 인간의 상상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1783년, 천문학에 관심이 많던 영국의 지질학자 존 미첼이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뉴턴의 중력 법칙과 빛의 입자설을 결합하여, '별이 극도로 무거우면 중력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게 되어 빛나지 않는 검은 별이 될 것이다' 이것이 블랙홀 개념의 첫 씨앗이었습니다. 미첼은 이런 생각을 쓴 편지를 왕립협회로 보냈습니다.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어떤 구체의 반지름이 태양의 50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구체로 낙하하는 물체는 표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빛이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관성량에 비례하는 인력을 받게 된다면, 그러한 구체에서 방출되는 모든 빛은 구체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구체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시 과학자들은 이론적인 것일 뿐, 그런 별이 실재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이러한 ‘검은 별’ 개념은 19세기 이전까지도 거의 무시되었는데, 그때가지 빛의 파동설이 우세했기 때문에 질량이 없는 파동인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블랙홀 등장, 백조자리 X-1 그로부터 130년이 훌쩍 지난 1916년, 아인슈타인이 우주를 기술하는 뉴턴 역학을 대체하여 시간과 공간이 하나로 얽혀 있음을 보인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직후, 검은 별 개념은 새로운 활력을 얻어 재등장했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러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입니다. 독일의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별에 적용해서 방정식의 해를 구했습니다. 그 결과, 별이 일정한 반지름 이하로 압축되면 빛마저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이 생기게 되고, 그 중심에는 모든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특이점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어떤 물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만한 반지름까지 압축되어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반지름 한계치입니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수학적 해석일 뿐,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 연구는 보여준다”면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 핵물리학이 발전하여 충분한 질량을 지닌 천체가 자체 중력으로 붕괴한다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고, 이 예측은 결국 강력한 망원경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으로 입증되었습니다. 1963년 미국 팔로마산 천문대는 심우주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천체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검은 별의 에너지로 형성된 퀘이사임을 확인했습니다.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검은 별이 2세기 만에 마침내 실마리를 드러낸 것입니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대신 ‘검은 별’,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죠.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습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20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된 셈입니다. 197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X-선 관측위성 우후루는 블랙홀 후보로 백조자리 X-1을 발견했습니다. 강력한 X-선을 방출하는 이것이 과연 블랙홀인가를 놓고 이론이 분분했는데, 급기야는 과학자들 사이에 내기가 붙었습니다. 1974년 스티븐 호킹과 킵 손 사이에 벌어진 내기에서 호킹은 백조자리 X-1이 블랙홀이 아니라는 데에 걸었고, 킵 손 교수는 그 반대에 걸었습니다. 지는 쪽이 성인잡지 ‘펜트하우스’ 1년 정기 구독권을 주기로 했죠. 1990년 관측자료에서 특이점의 존재가 입증되자 호킹은 내기에 졌음을 인정하고 잡지 구독권을 킵 손에게 보냈는데, 그 일로 킵 손 부인에게 엄청 원성을 샀다고 합니다. 2005년에는 우리은하 중심에서도 블랙홀이 발견되었는데, 최신 관측자료에 의하면 전파원 궁수자리 A*가 태양 질량의 430만 배인 초대질량 블랙홀임이 밝혀졌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에 자문역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킵 손은 나중에 블랙홀 존재를 결정적으로 입증한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의 블랙홀 중력파 검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블랙홀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호킹은 노벨상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도 킵 손에게 두 번이나 패배한 형국이 되었습니다.블랙홀 존재, 어떻게 알 수 있나? 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습니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죠. 예컨대 태양이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나 밀도가 높아야 할까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해 공식으로 구해보면, 70만㎞인 반지름이 3㎞까지 축소되어야 하며, 밀도는 자그마치 1cm^3에 200억 톤의 질량이 됩니다. 각설탕 하나 크기가 그만한 무게가 나간다는 얘기죠. 지구가 블랙홀이 되려면 반지름이 우리 손톱 정도인 0.9cm로 작아져야 합니다. 이처럼 초고밀도의 블랙홀은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습니다.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이며, 빛의 초속은 30만㎞입니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거죠.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습니다. 1958년에 미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를 말합니다. 말하자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의 시작점이죠. 어떤 물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경우, 그 물체에게는 파멸적 영향이 가해지겠지만, 바깥 관찰자에게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 그 경계에 영원히 닿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됩니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 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입니다. 블랙홀, 화이트홀, 웜홀 1964년, 이론 물리학자 존 휠러가 최초로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대중에게 선보인 데 이어 1965년에는 러시아의 이론 천체물리학자 이고르 노비코프가 블랙홀의 반대 개념인 ‘화이트홀’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블랙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면 언젠가 우주공간으로 토해낼 수 있는 구멍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이 화이트홀 가설의 근거입니다. 말하자면, 블랙홀은 입구가 되고 화이트홀은 출구가 되는 셈이죠. 이렇게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 시공간의 구멍을 웜홀(벌레구멍)이라 합니다. 말하자면 두 시공간을 잇는 좁은 통로로, 우주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웜홀을 지나 성간여행이나 은하 간 여행을 할 때,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우주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거죠. 웜홀은 벌레가 사과 표면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할 때 이미 파먹은 구멍으로 가면 더 빨리 간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름지어진 거죠. 하지만 화이트홀의 존재가 증명된 바 없으며, 블랙홀의 기조력 때문에 진입하는 모든 물체가 파괴되어서 웜홀을 통한 여행은 수학적으로만 가능할 뿐입니다. 그래서 스티븐 호킹도 웜홀 여행이라면 사양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블랙홀의 현관 안으로 들어갔던 물질이 다른 우주의 시공간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놀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무수한 공상과학 스토리가 탄생했습니다. ‘닥터 후(Doctor Who)’, ‘스타게이트(Stargate)’, ‘프린지(Fringe)’ 등 끝이 없을 정도죠. 이런 얘기들은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 또는 평행우주를 여행한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우주는 수학적으로 성립되는 가공일 뿐으로, 그 존재에 대한 증거는 아직까지 하나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시간여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엄청난 속도로 여행하거나, 또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외부 관측자의 눈에는 시간의 흐름이 아주 느리게 보일 것입니다. 이것을 중력적 시간지연이라 합니다. 이 효과에 의해 블랙홀로 낙하하는 물체는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고, 사건의 지평선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한대가 됩니다. 즉 사건의 지평선에 닿는 것이 외부에서는 관찰될 수 없습니다. 외부의 고정된 관찰자가 보면 이 물체의 모든 과정은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도 점점 파장이 길어지고 어두워져서 결국 보이지 않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운동하는 시계의 시간은 느리게 갑니다. 2014년 영화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었죠. 우주 비행사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입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안에는 실제로 어떤 것이 있을까란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블랙홀 내부를 이해하기 위해 끈이론, 양자 중력이론, 고리 양자중력, 거품 양자 등등 현대 물리학의 거의 모든 이론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와우! 과학]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암흑 에너지의 비밀…DESI로 푼다

    [와우! 과학]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암흑 에너지의 비밀…DESI로 푼다

    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은하가 존재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리 눈에 보이는 별과 은하, 그리고 눈으로는 직접 볼 수 없는 가스와 먼지를 합쳐도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과 에너지의 5%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68%는 아직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암흑 에너지이고 28%는 역시 정체가 불분명한 암흑 물질이다. 과학자들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을 직접 검출하지는 못했지만, 우주의 팽창과 은하단의 모습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했다. 은하와 은하가 모인 집단인 은하단은 눈에 보이는 물질이 지닌 중력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 반대로 우주의 팽창 속도를 생각하면 물질과 암흑 물질의 중력을 훨씬 뛰어넘는 에너지가 존재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와 여러 협력 기관들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해 암흑 에너지 분광기(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 이하 DESI)라는 새로운 관측 장치를 개발했다. DESI는 광섬유에 연결된 5,000개의 작은 로봇을 이용해서 수많은 은하와 퀘이사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암흑 에너지를 직접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암흑 에너지의 영향을 받는 은하와 퀘이사를 수천만 개를 관측해 그 분포와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DESI는 애리조나 고산 지대에 있는 4m 구경 마얄 망원경(Mayall Telescope)에 설치됐으며 올해부터 5년에 걸쳐 3,000만 개 이상의 은하와 퀘이사를 관측할 예정이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는 지난 1일 시행한 첫 관측 이미지를 공개했는데,(사진) 이미 잘 알려진 천체에 대한 시험 관측을 통해 장치를 테스트한 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매우 정교한 우주의 3차원 지도를 작성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우주의 팽창에 관여하는 암흑 에너지와 그와 연관된 과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모두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우주를 만든 주역이고 앞으로 우주의 운명 역시 이들에 달려있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21세기 과학의 가장 큰 도전이다. 최첨단 관측 기술이 적용된 DESI가 이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20세기에 기라성 같은 천문학자들 중 최고의 영웅 한 사람을 꼽으라면 에드윈 허블을 드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요하기만 한 줄 알았던 우리의 우주가 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맨처음 발견하여 인류에 고한 사람이 허블이기 때문이다. ‘팽창우주’의 발견은 7000년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 전에 허블은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의 성운으로만 알려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실은 독립된 외계은하임을 밝혀내,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았던 사람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자디잔 티끌 같은 것으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의 크기로 생각해왔던 우주가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광막하기 그지없는 우주가 현재에도 무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자,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이 팽창우주를 발견하는 데 사용한 도구는 적색이동이었다. 멀어져가는 천체의 빛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적색이동 현상이 나타난다. 허블이 중학교 중퇴 학력의 관측조수 휴메이슨과 함께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은 결과,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사방의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도망가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몹쓸 것에 오염되었거나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건가? 그래서 우리와는 다시는 상종하지 않으려고 저렇게 허겁지겁 달아나는 건가? 훗날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은하가 인간이라는 물질로 오염되어서 다른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바로 허블의 법칙이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 발견 이후 신출내기 천문학자였던 허블은 단숨에 천문학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수많은 상과 명예박사를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당시 천문학이 포함되지 않아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중에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 노벨상을 주려 했으나, 그때는 받을 사람이 없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업적 외에도 장수가 필수적인 상수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노벨상 규정이 일찍 바뀌었다면 아마 허블은 두 번쯤 받았을 것이다. 안드로메다 은하 거리 결정과 팽창우주가 각각 충분한 수상자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허블은 노벨상만 받지 못했을 뿐, 과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와 인기를 누렸다. 영화 배우나 작가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1937년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식에 주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1948년에는 허블의 초상화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천문학자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후 반세기 동안 ‘타임’지 표지에 얼굴을 올린 천문학자는 퀘이사를 발견한 마틴 슈미트와 유명작가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뿐이었다. 몇 번의 좌절과 느닷없는 임종 인생의 정점에 있던 허블에게 뜻하지 않은 좌절이 찾아왔다. 1944년 윌슨산 천문대 대장 애덤스는 은퇴를 결심하고 업적이나 지명도를 고려하여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했다. 그러나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워낙 독단적인데다 과시욕이 심한 허블은 주위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문대 선배 연구원이던 할로 섀플리와의 불화였다. 두 사람은 기질적으로도 상극이었다. 평화주의자였던 섀플리는 1차대전에 종군한 퇴역소령인 허블이 군용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파이프를 문 채 천문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영 눈에 거슬렸다.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을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고 상찬했다니,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며,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허블의 또 다른 불화 상대는 반 마넨이었다. 역시 선배 연구원이던 반 마넨은 냅킨 링 사건으로 허블과의 악연을 남겼다. 윌슨산 천문대의 저녁식사에서는 전날 밤 2.5m 망원경 관측자가 상석에 앉아 대화를 이끌어가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허블이 식사 전에 나타나 상석에 놓인 반 마넨의 냅킨 링을 자기 것과 바꾸어놓았다. 식사 종 소리에 내려온 반 마넨은 자기 냅킨 링이 다른 자리에 놓인 것을 보고는 잠시 얼굴이 굳어졌지만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허블이 주위 사람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던가를 알려주는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애덤스 대장은 허블의 독단으로 인해 빚어지는 골치 아픈 문제들에 무든히 속을 썩였지만 모든 것을 감싸안는 편이었고,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한 것을 보면 그 역시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이 반대하자 천문대측에서도 허블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후임으로는 허블보다 한참 어린 물리학자 보웬을 천문대장으로 임명했다. 이 소식을 듣고 허블은 “천문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를 새로운 천문대장으로 임명하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허블의 좌절은 이뿐 아니었다. 윌슨산 천문대가 5m 망원경을 소유한 팔로마산 천문대와 합병했는데, 세계 최대인 5m 망원경으로 하는 관측을 포기할 수 없었던 허블은 차마 자리를 박차고 떠나지 못한 채 그대로 천문대에 주저앉았지만, 그 꿈마저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다. 허블의 연구 주제가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측일정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뼛속까지 타고난 관측자였던 허블은 여기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허블은 심장발작을 일으켰고, 잠시 회복되어 몇 년 만에 관측에 나섰다가 53년 다시 뇌졸중으로 영영 눈을 감고 말았다. 64세 생일을 3주 앞둔 때였다. 그의 아내 그레이스 외에는 누구도 그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레이스는 어떠한 장례식과 추도회도 거부했다. 그리고 허블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출신인 그레이스는 백만장자의 딸로서 전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한 후 이듬해 허블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이전부터 싹트고 있었다. 그녀는 천문대에서 허블을 본 후 첫눈에 반한 듯하다. 헌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게다가 우주를 연구하는 허블에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그녀는 허블에게 ‘성운 항해자’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그녀는 허블의 자료를 기증하면서 허블의 전기를 쓰는 사람은 남성 과학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허블이 떠난 지 28년 후 90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녀의 유해는 화장되어 남편 옆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굴곡진 사연으로 인해 우리는 20세기 천문학 최고의 영웅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모르며, 허블을 추념하려면 1990년 우주로 올라간 허블 우주망원경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허블 부부에게도 하나의 위안이 있었다. 허블이 죽은 후 얼마 안되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위원인 찬드라세카르와 페르미가 허블이 인류에게 끼친 공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끝에 그레이스를 찾아가 허블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비밀 사항을 전했다는 점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가 뒤늦게 천문학으로 전향하여 늘 남의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했던 허블이 지하에서나마 그 소식을 들었다면 크게 기뻐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타고난 관측자 허블이 남긴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타임머신’ 망원경으로 138억 년 우주를 보다

    [이광식의 천문학+] ‘타임머신’ 망원경으로 138억 년 우주를 보다

    망원경은 타임머신 우리는 결코 ‘현재’를 볼 수 없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과거’이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본다는 문제’에 대한 재미있는 해설 기사가 13일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발표되어 소개한다. 글쓴 이는 호주 모내시 대학 천문학 부교수인 마이클 J. I. 브라운 부교수다. 우리의 감각은 과거에 고착되어 있다. 멀리서 번개가 번쩍 하면 천둥 소리는 몇 초 뒤에 들린다. 우리는 ‘과거’를 듣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보는 것 역시 과거다. 소리는 3초마다 1km씩 이동하지만, 빛은 1초에 30만km를 달린다. 우리가 3km 떨어진 곳의 조명등을 볼 때, 우리는 100분의 1밀리 초 전에 일어난 일을 보는 것이다. 그렇게 먼 과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다. 따라서 우리가 더 멀리 볼 때, 우리는 더 오랜 과거를 보는 셈이다. 우리가 지상에서 보는 것은 거의 찰나의 과거이지만, 눈을 하늘로 돌리면 문제는 달라진다. 몇 초, 몇 시간, 몇 년 전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다. 망원경으로 보면 더욱 아득한 과거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망원경은 타임머신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초 단위부터 따져보자. 달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천체로, 계곡과 산, 크레이터가 있는 우리 지구 행성의 위성이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약 38만km로, 지구를 30개쯤 이어놓으면 닿는 거리이다. 빛이 이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1.3초가 걸린다. 그러니까 우리가 쳐다보는 달은 1.3초 전의 달 모습인 것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달이 크게 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1.3초는 지구에서 교신하는 데는 감지할 수 있을 만한 시간 지체이다. 달 주위를 도는 우주선의 승무원과 전파로 통신한다면, 빛의 속도인 전파가 오가는 시간은 2.6초가 된다. 지상의 관제실에서 어떤 지시를 내리고 그 응답을 받는 데 최소한 그만큼 시간 지체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 다음 분 단위로 넘어가보자. 태양을 타깃으로 삼아 얘기한다면, 지구-태양 간 거리는 약 1억 5000만km다. 천문학에서는 이 거리를 1천문단위(1AU)라 하여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삼는다. 이 잣대로 재면 금성은 약 0.7AU, 토성은 약 10AU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빛이 달려오는 데는 약 8분 20초가 걸린다. 지평선 위로 해가 올라왔다면 그 해는 이미 8분 20초 전에 올라왔다는 얘기가 된다. 가장 가까운 행성 이웃인 금성과 화성은 수천 만km 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금성과 화성 역시 몇 분 전 과거의 모습인 것이다. 화성이 지구에 아주 가까울 때는 우리는 3분 전의 화성을 보는 것이며, 아주 멀 때는 20여 분 전 화성 모습을 보는 셈이다.화성 지표 위에는 현재 여러 대의 탐사 로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3~20분의 시간 지체는 이 로버들을 운용하는 데 약간의 문제를 야기하다. 로버를 시속 1km로 운전하는 경우, 이 시간 동안 로버가 이동하는 거리는 50~330m나 된다. 로버가 앞에 보이는 장애물을 관제실에 보고하고, 관제실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라는 명령을 내리더라도 그 시간에 로버가 이동하는 거리는 100~660m나 되는 것이다. 이는 제한된 빛의 속도로 인한 시간 지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화성 탐사선은 초속 5cm를 제한속도로 하고 있으며, 난파 사고를 막기 위해 온보드 컴퓨터를 운용하고 있다. 138억 년 우주의 전 역사를 본다 조금 더 우주 멀리 나가보자. 토성의 경우,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울 때라 하더라도 여전히 10AU 이상 떨어져 있으므로, 지금 맨눈으로 보는 토성은 약 1시간 전의 모습이다. 카시니 우주선이 2017년 토성의 대기로 뛰어들어 최후를 맞았을 때, 우리는 카시니의 임종을 이미 파괴된 우주선에서 보내진 에코(echos)를 1시간 후에 듣고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과거’는 사실 우주라는 그릇 속에서는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은 태양계 행성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멀다.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까지 빛이 달리는 데는 고작 4시간 걸리지만(4광시란 한다), 별까지의 거리는 광년이라는 잣대를 써야 한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km이다.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켄타우루스(리길켄트)는 4.3광년으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27만 배에 이른다. 그러니까 지금 보는 리길켄트는 4년3개월 전의 모습인 것이다.현재 밤하늘에서 가장 핫한 관심을 모으는 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오리온자리의 일등성 베텔게우스다. 태양의 900배인 적색 초거성인 이 별이 조만간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최후를 맞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밝기는 태양의 50만 배, 거리는 640광년인 이 별이 만약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 내는 빛은 온 은하가 내는 빛보다 더 밝으며, 지구는 약 1~2주간 밤이 없는 세상이 된다. 하지만 조만간이라 하지만 천문학에서는 며칠이 될 수도 있고, 몇천 년, 몇만 년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이 오늘밤 실제로 일어난다면 현장에선 이미 640년 전에 일어났다는 얘기다. 640년 전이라면 이성계가 고려조를 치기 위해 위화도에서 군사를 되돌릴 무렵이다. 망원경 없이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먼 물체는 안드로메다 은하이다. 거리는 약 250만 광년. 인류가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겨우 30만 년 전인데, 오늘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빛은 그보다 더 까마득한 과거에 안드로메다를 출발한 빛인 셈이다. 별지기들이 많이 쓰는 소형 망원경만으로도 몇억 년의 시간을 거슬러 여행할 수 있다. 퀘이사 3C 273은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받아 엄청나게 빛나는 천체로 개개의 은하보다 밝다. 그러나 25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맨눈 볼 수 있는 한계치보다 1,000배나 어둡다. 하지만 구경 20cm 망원경을 들이대면 우리 눈에도 보인다. 즉, 25억 년 과거가 보이는 것이다. 더 큰 망원경은 더 먼 과거를 보여준다. 구경 1.5m 망원경으로 보니 퀘이사 APM 08279 + 5255는 단지 희미한 점이었다. 그러나 그 천체는 무려 120억 광년 거리로, 지구 나이 46억 년의 3배나 되는 과거라 할 수 있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다. 머지않아 우주로 올려질 제임스웹 망원경은 우주의 끝을 볼 수 있을 거라 한다. 그러면 우리는 망원경으로 우주의 전 역사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보듯이.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와우! 과학] 물탱크로 우주 관측하는 ‘수중 관측소’ 아시나요?

    [와우! 과학] 물탱크로 우주 관측하는 ‘수중 관측소’ 아시나요?

    고고도 수중 체렌코프 감마선 관측소 High-Altitude Water Cherenkov Gamma-Ray Observatory (HAWC). 해발 4,100m의 멕시코 고산 지대에 미국 내 15개 기관과 멕시코 내 12개 기관이 협력해 건설한 대형 과학 관측 장비의 이름이다. 도대체 뭐 하는 장치인지 이름만 들어서는 쉽게 알 수 없지만, 더 이상한 것은 그 외형이다. 높이 5m, 지름 7.3m의 거대한 물탱크 안에 188,000리터의 물을 채워 넣고 우주를 관측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물탱크가 한 개도 아니고 300개나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메릴랜드 대학의 조던 굿맨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이 HAWC를 이용해 지구에서 15,000광년 떨어진 마이크로퀘이사 SS 433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대체 대형 물탱크로 어떻게 멀리 떨어진 천체를 관측할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체렌코프 방사 (Cherenkov radiation)에 있다. 감마선처럼 높은 에너지를 지닌 파장은 사실 지구 표면에서 관측이 어렵다. 너무 강한 에너지 때문에 대기 상층부에서 지구 대기 입자와 충돌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에너지는 여러 가지 방사선과 입자를 내놓으면서 사라지게 되는데 그중 일부는 지표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고에너지 입자의 특징상 물 같이 밀도가 높은 물질과 부딪히면 이에 따른 방사가 관측되는데, 이것이 체렌코프 방사다. HAWC의 물탱크 내부에는 이를 관측하기 위한 4개의 광증폭 튜브 (photomultiplier tube)가 있다. 그리고 이런 물탱크가 300개 이상 있어 방사선 에너지의 유무는 물론 방향까지 확인할 수 있다. HAWC는 100GeV에서 50TeV 사이의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지상에서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관측 장비라고 할 수 있다. 관측 목표 역시 이런 강력한 에너지를 내놓는 블랙홀, 퀘이사, 초신성 등이다. 굿맨 교수의 연구팀은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천체인 퀘이사와 비슷하지만, 그 규모가 훨씬 작고 우리 은하에도 존재하는 마이크로퀘이사를 상세히 관측했다. 마이크로퀘이사 역시 퀘이사처럼 많은 물질을 흡수하는 블랙홀의 제트(jet0라고 생각되지만, 거리가 멀어 상세한 관측은 힘들었다. 전혀 망원경이나 천체 관측 장비처럼 생기지 않은 HAWC의 도움으로 과학자들은 마이크로퀘이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의 흐름인 제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람이나 장치나 외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HAWC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유류나 화학 물질을 저장소처럼 보이는 거대한 물탱크를 이용해서 우주를 관측한다는 사실은 천문관측을 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억 5000만 광년 떨어진 별 빨아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사이언스)

    1억 5000만 광년 떨어진 별 빨아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사이언스)

    약 1억50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 하나가 항성을 잡아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태양보다 질량이 2000만 배 이상 큰 이 괴물 천체에서 별을 빨아먹는 과정에서 트림하듯 나온 ‘제트’ 현상을 천문학자들이 관측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초질량 블랙홀은 평소 잠을 자듯 가만히 있지만 별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한다. 그런데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붙잡힌 별은 가까운 쪽과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가 달라 마치 면 가락을 뽑듯 가늘고 길게 늘어난다. 그러면 블랙홀은 이를 마치 국수 먹듯 삼킨다. 이른바 ‘조석파괴사건’(TDE·tidal disruption event)으로 불리는 이 우주 현상은 지금까지 극히 일부에서만 발견됐지만, 우주 초기에는 더 흔한 일이었다고 천문학자들은 추정한다. 미국국립전파천문대(NRAO)가 주도한 국제천문학연구팀은 세계 각지에 있는 여러 전파망원경과 적외선망원경을 사용해 ‘Arp 299’로 불리는 충돌하는 두 은하 중 한쪽에서 이런 조석파괴사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은하 중 한쪽 중심에 있는 초질량 블랙홀은 태양보다 질량이 두 배 이상 큰 별 하나를 흡수하며 조석파괴사건에서 중요한 세부적인 내용을 보여줬다. 천문학자들은 이 불운한 별에서 뜯겨 나온 물질들이 블랙홀 주위에 회전 원반을 형성하고 일부 물질이 블랙홀 자전축 양방향으로 고속으로 분출하는 제트를 형성한다고 말한다. 이번 관측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연구소의 미겔 페레스-토레스 박사는 “지금까지 조석파괴사건에서 제트의 형성과 진화 과정이 직접 관측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Arp 299’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는 2005년 1월 30일에 나왔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카나리아제도에 있는 윌리엄허셜망원경을 사용해 두 은하 중 한쪽 중심에서 방출된 밝은 적외선 폭발을 포착했다. 같은해 7월 17일 미국 전역에 설치된 10개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인 ‘베리롱베이스라인어레이’(VLBA)에서도 Arp 299의 같은 위에서 방출된 새로운 별개의 전파를 확인했다. 거의 10년 동안에 걸쳐 시행된 VLBA와 유럽 VLBI 전파망원경 네트워크(EVN), 그리고 또다른 전파망원경들을 사용한 지속적인 관측에서 블랙홀의 제트 분출 현상은 예상대로 한 방향에서 폭발하는 전파 방출임을 보여줬다. 관측된 전파 팽창은 제트 속 물질이 평균적으로 빛의 속도의 약 4분의 1로 이동했음을 보여줬다. 다행히 전파는 은하 속 블랙홀로 흡수되지 않고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대부분 은하 중심에는 태양의 몇백만 배에서 몇십억 배의 질량을 가진 초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블랙홀 하나에는 질량이 너무 많이 집중돼 있어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다. 하지만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제트 분출이 일어나 블랙홀의 존재를 보여준다. 이는 전파 은하와 퀘이사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페레스-토레스 박사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초질량 블랙홀은 어떤 것도 파괴할 만큼 활동적이지 않아 조용한 상태”라면서 “조석파괴사건은 우리에게 강력한 블랙홀 부근에서 제트 형성과 진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특별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Arp 299의 초기 적외선 폭발은 충돌하는 두 은하에서 초신성 폭발을 감지하기 위한 프로젝트 진행 도중 발견됐다. Arp 299에서는 수많은 별이 폭발하며 초신성이 된다. 이 때문에 Arp 299는 초신성 공장으로도 불린다. 블랙홀 제트 분출 역시 처음에는 초신성 폭발로 여겨졌다. 처음 관측된지 6년 뒤인 2011년에서야 전파 방출 부분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후 관측에서는 이런 전파 팽창이 증가했고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초신성이 아니라 제트임을 알 수 있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본래 밝기의 30배로…역대 최고 배율 중력 렌즈 발견

    [고든 정의 TECH+] 본래 밝기의 30배로…역대 최고 배율 중력 렌즈 발견

    중력 렌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라 빛이 중력의 영향으로 경로가 바뀌면서 마치 렌즈처럼 멀리 있는 천체를 확대하는 현상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본래대로라면 희미해서 관측하기 힘든 천체도 관측할 수 있다. 초점이 딱 맞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본래 모양과는 좀 다르거나 여러 개로 보이기는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본래 모습을 재구성하는 것은 물론 그 차제로도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구성 물질 등 여러가지 특징을 연구할 수 있다. 과거 중력 렌즈를 통해서 관측할 수 있는 천체도 주로 퀘이사나 멀리 있는 은하였다. 이제는 별이나 심지어 행성까지 시도되고 있다. 본래 밝기의 10배까지 더 밝게 보이는 중력 렌즈는 천문학자들에게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하와이 대학의 하랄드 에벨링(Harald Ebeling)이 이끄는 국제 전문학자 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역대 가장 큰 배율의 중력 렌즈를 찾아냈다. 'eMACSJ1341-QG-1'라고 명명된 매우 멀리 떨어진 은하가 본래 밝기의 30배로 확대되어 보이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는 eMACSJ1341.9-2441이라는 은하단으로 역시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대형 은하단이다. 이 은하는 매우 길쭉하게 늘어나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지상의 망원경으로 후속 관측이 이뤄지고 있다. 중력 렌즈에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관측 대상은 물론 렌즈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렌즈 효과를 역으로 조사하면 렌즈 역할을 한 은하단의 질량 같은 중요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종종 이를 통해 암흑물질처럼 직접 관측이 어려운 물질의 분포를 관측한다. 중력 렌즈는 종종 우주에서 가장 큰 렌즈로 불린다. 앞으로 이 거대한 렌즈의 도움을 받아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비밀을 더 쉽고 자세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30억년 전 만들어진 거대 블랙홀 발견

    130억년 전 만들어진 거대 블랙홀 발견

    우주 대폭발(빅뱅)이 있은지 6억 9000만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에 만들어진 거대 블랙홀이 발견됐다.현재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우주 나이는 137억 5000만년 정도로 이번에 발견된 거대 블랙홀은 약 130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발견은 초기 우주의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카네기연구소 관측소, 칼텍 제트추진연구소, 애리조나대 스튜워드관측소, 캘리포니아대 물리학과, MIT-카브리 천체물리학 및 우주연구센터,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연구소, 중국 북경대 천문학과, 이탈리아 볼로냐 천문관측소, 프랑스 밀리미터파 천문연구소(IRAM) 국제공동연구진은 130억년보다 훨씬 이전에 생겼으며 질량이 태양의 8억배에 이르는 거대 블랙홀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미 칠레 세로 토로로 범미주관측소에 있는 망원경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보유한 광역적외선 측량탐사선, 영국의 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측했다. 그 결과 지구에서 130억여 광년 떨어진 곳에서 ‘퀘이사’를 발견했다. 퀘이사는 허블 법칙에 따라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삼킬 때 나오는 밝은 빛으로 그 중심에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현상이다. 이번에 130억 광년 떨어진 곳에 퀘이사가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우주 탄생 직전인 6억 9000만년 후에 이미 거대 블랙홀이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두아르도 바야도스 미국 카네기연구소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현재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블랙홀”이라며 “거대 블랙홀의 기원과 성장 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의 탄생 비밀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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