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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인근 식품 21건만 검사한 식약청 
“日먹을거리 안전”

    원전 인근 식품 21건만 검사한 식약청 “日먹을거리 안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입된 일본산 식품 153건을 분석한 결과, 모든 식품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검사 대상은 과자·국수·소스·카레 등 대부분이 가공식품이었다. 검사 대상인 일본산 식품 1196건 가운데 적합 판정을 받은 식품은 397건(33.2%)이며, 나머지 799건은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하루 전인 지난 29일 검사에서는 14건의 식품에서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 위험이 가장 높은 원전 인근의 이바라키·후쿠시마·군마·도치기 등 4개현에서 수입한 식품은 30일 검사 결과에 단 4건만 포함돼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검사가 완료된 식품 244건 가운데 이들 4개 현에서 수입신고된 식품도 17건으로 전체의 7%에 불과했다. 사실상 방사능 오염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의 식품 대부분이 아직까지도 방사능 검출 여부가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원전 인근 지역 식품을 우선 검사하고 있지만 수입 시기에 따라 먼저 수입된 식품을 순차적으로 검사하느라 시일이 많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먼저 수입된 식품을 검사하다가 기계를 중지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사고 원전 인근 지역 식품이 수입되면 우선해서 검사 대상으로 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일본 북동쪽보다 남서쪽에서 많은 식품이 수입되고 있으며, 수입량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청은 방사성물질이 1Bq(베크렐) 이하의 극소량만 검출되어도 식품 품목명과 검출량을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점을 감안, 최선을 다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적합판정이 난 경우에도 검출치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르 몽드 “日 원전위기는 국가·엘리트의 잘못”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일본의 원전 위기는 국가와 엘리트들의 실패를 보여준 것이라고 프랑스 유력지 르 몽드가 30일 분석했다. 르 몽드는 도쿄발 해설 기사를 통해 “일본인들은 역사의 전환점을 맞아 앞으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엘리트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때 자제할 줄 아는 참을성 있는 국민을 가졌다면서 이런 사회의 도덕적인 힘과 경제력이 합쳐지면 생각보다 빨리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 몽드는 그러나 일본의 이 같은 회복은 국가와 원전 운영사의 책임 문제뿐만 아니라 극도로 위험한 에너지 관리에 대해 최소한의 투명성도 요구할 능력이 없는 정치권의 문제점도 제기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근본적으로 일본은 현대 경제의 기본인 에너지 정책을 재고해 몇몇 전문가들이 모든 결정을 하도록 일임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면서 원자력 에너지는 전문가들을 초월한 숙고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후쿠시마현 전 주지사 사토 에이사쿠(71)는 29일자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사태는 사람들의 부주의가 일으킨 참사”라고 질타했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다섯 차례 주지사를 연임한 에이사쿠는 2002년 후쿠시마 제 1원전의 2개 원자로 격납용기에 심각한 균열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도쿄 전력(TEPCO)측이 조작했다는 제보가 있었으며, 2000년에도 원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내부자들의 고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안전과 운영을 같은 조직인 경제산업성에서 관리 감독하는 한 원자력 정책의 투명성과 원전의 안전 운영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일본산 국산둔갑 막아야 시장 살아나”

    “일본산 국산둔갑 막아야 시장 살아나”

    31일 낮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손님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국내산으로 표시된 고등어·갈치 등을 보고 방사능에 오염된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방배동에서 온 주부 고모(61)씨는 “요즘 일본산을 누가 먹나? 일본산이라고 표시된 것에는 눈길도 가지 않는다. 혹시나 속여 파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불신의 눈길을 보였다. 상인들의 표정이 밝을 리 없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수산시장 전체를 엄습하고 있는 듯했다. ●일본산엔 주부들 눈길도 안 줘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수검원)은 이날부터 한달간 전국의 백화점·유통업체와 재래시장 등 약 6000곳을 대상으로 원산지 허위표시 특별단속에 나섰다. 일본산과 러시아산 등이 국내산으로 둔갑돼 판매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자는 이날 수검원 관계자들과 국내 수산물 도매시장의 기준 가격이 되는 노량진수산시장 특별 단속을 동행 취재했다. 단속에 대한 상인들의 불만도 높았다. 러시아산과 일본산 대게를 주로 취급하는 상인 김주완(32)씨는 “방사능 공포로 가게 매출이 80% 이상 줄었다. 대게 가격도 1만 5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껑충 뛰고 물량도 대폭 줄었다.”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는데, 정부에서 대책을 세우는 게 먼저 아닌가.”라며 정부를 원망했다. 이에 대해 수검원 전종호 사무관은 “원산지 표시 단속을 철저히 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면 다시 수산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수산물들에 원산지 표시가 돼 있었으나, 육안으로 봐서는 수입 수산물과 국내산 수산물의 차이를 감별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수검원 관계자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고, 국내산이라고 표시돼 있는 고등어에 일본산이 슬쩍 끼여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인들의 수법이 교묘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무대책”… 상인들 불만 수검원에서 나온 검사원들은 나름의 단속 노하우를 공개했다. 국내산 표시가 선명한 도미를 들고 한참 살펴보던 한 검사원은 “국내산 도미는 홀쭉하고 껍질 색깔이 어두운 붉은색을 띠지만, 일본산은 뚱뚱하며 선명한 붉은색을 띤다.”고 설명했다. 다른 검사원은 “국내산 고등어는 무게가 200~300g에 불과하지만, 일본산은 300g 이상 나가기 때문에 크기가 좀 더 큰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검원에 따르면 활우렁쉥이 국내산은 어른 주먹 크기의 반만 하고 표피색이 옅은 붉은색을 띠지만, 일본산은 어른 주먹 크기만 하고 표피색이 국내산보다 붉은색을 띤다. 수검원 관계자는 “활홍해삼의 경우 국내에서는 제주 일부에서 생산된다.”면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일본 남부 지방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원자력과 지역사회 통제력/강형기 충북대 지방자치학 교수

    [열린세상] 원자력과 지역사회 통제력/강형기 충북대 지방자치학 교수

    원전 사고가 난 후,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3월 15일 새벽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해 격노했다는 기사는 우리에게 많은 내용을 전한다. TV 화면을 통해 원전이 폭발하는 장면이 널리 보도된 후무려 한 시간이 지나도 총리에게 사실 관계를 보고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 후로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도쿄전력에 분노를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사태를 주시하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대비해야 하는가. 한 건의 대형 인명 사고 배후에는 29건이나 되는 동종의 경미한 인명 사고가 발생하고, 그러한 29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배후에는 인명에 상해(傷害)는 없지만 이변 또는 이상 사태가 300건이나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처럼 위기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도쿄전력이 상정외(想定外)라고 말한 것처럼 대형 쓰나미가 아니었다면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불행하게도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이전에도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 사고 때마다 사실을 감추려고 하는 도쿄전력의 은폐 체질은 이미 1976년부터 지적됐다. 도쿄전력의 은폐 체질을 세상에 뚜렷이 각인시킨 사람은 후쿠시마 현 사토 에이사쿠 전 지사였다. 사토 지사와 도쿄전력이 대립한 계기는 1998년 후쿠시마 원전에서 위험 경보가 울렸지만 이를 은폐하려 한 것이 탄로가 나면서였다. 그리고 2002년 8월 원전에 고장 및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서와 함께 도쿄전력이 장기간 점검 기록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내부 고발로 알게 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다. 그후 2003년 4월 원전이 정기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추자 사토 지사는 2005년 7월까지 재가동 허가를 해 주지 않았다. 일본의 관련 법은 원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현지 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의 자민당 정부와 도쿄전력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무려 2년 동안이나 가동을 멈추게 했던 것이다. 도쿄전력이 사고를 은폐한 것은 비단 이번 후쿠시마에서만이 아니다. 2007년 7월 16일 니가타 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 지역에 있는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한 시간 후에나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걸려 온 휴대전화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이 소방서에 연락해 사태를 수습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도쿄전력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아이다 히로시 가시와자키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위험 시설의 소유자 및 관리자에게 일시적으로 시설의 사용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소방법에 근거해 원전의 긴급 가동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 후 니가타 원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를 받고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은 뒤인 2009년에서야 재가동할 수 있었다. 지금 일본에선 사토 지사가 건재했더라면, 시민사회의 알 권리가 더 중시됐다면 이토록 심각한 원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사토 지사나 아이다 시장은 원자력 전문가가 아니다. 지역의 안전과 주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원자력 문제와 같이 지역 주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는 전문가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안전을 말할 수는 있어도 안심을 강요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안전이 과학적 기준을 근거로 한 것이라면, 안심은 안전을 근거로 불안해하지 않는 마음의 상태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안전한 시설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안심할 수 있도록 공동체가 통제 장치를 가동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통제 장치가 힘을 발휘하려면 특정 조직의 기구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거친 기구여야 한다는 점이다. 니가타 현이 2008년에 이른바 원자력안전광보감(原子力安全廣報監)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지만 그것이 큰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원자로 ‘특수천’… 오염수 유조선 회수 검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고농도 방사성물질로 인한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해결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 주변 상황은 간단치 않다.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물을 주입하면 온도는 내려가지만 손상된 격납용기를 통해 방사성물질이 든 오염수가 외부로 누출돼 주변 바다와 토양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폐쇄의 전 단계로 우선 원자로를 냉각시켜 추가 폭발을 막고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유력시되는 방안은 파손된 원자로 건물에 코팅된 특수천을 씌우고 유조선 등으로 오염된 물을 회수하는 것이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파손된 건물에 특수천을 덮어 방사성물질의 비산을 막고 오염된 물을 유조선 등으로 회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 1~4호기 건물 내에 붙어 있는 방사성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접착시킨 뒤 건물 상부를 특수포로 만든 가설 건물로 덮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필터가 있는 환기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터빈 건물 지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물질을 처리하는 방안도 다양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형 유조선에 오염된 물을 옮겨 담는 방안과 사고 원전 옆에 지하 저수조를 파 오염된 물을 보관했다가 원전 냉각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다량의 저장 용기를 들여와 오염된 물을 보관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오염 확대를 막기 위해 활성탄 등 흡착제로 고농도 방사성물질을 여과하는 새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후쿠시마 원전의 폐쇄 방법이 보다 심도 있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사성물질이 계속 누출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제1원전의 1~4호기 원자로를 폐기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에다노 장관은 제1원전의 1~6호기 원자로를 모두 폐쇄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폐쇄 방법도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일본의 원전 전문가들은 최선의 방법으로 원자로를 냉각시켜 5~10년 반감기를 거쳐 하나씩 해체해 드럼통에 넣어 저장하는 미국의 스리마일섬식 방안을 꼽는다. 냉각된 원자로를 반감기를 거치지 않고 해체하는 방법도 가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악의 방법은 체르노빌 방식으로 원자로를 콘크리트로 덮어 방사성물질의 추가 유출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폐쇄 과정에서 원자로 건물 등이 파손돼 방사성물질의 유출이 우려되고 해당 지역은 죽음의 땅으로 변해 접근조차 불가능해진다. 이런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체르노빌식 폐쇄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해법을 선택하든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시로야 세이지 위원은 “핵연료는 냉각에 이르기까지 1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악마의 재/이춘규 논설위원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미국은 일본 서부 나가사키 시에 플루토늄 원자폭탄 ‘팻맨’(Fatman·뚱보)을 투하한다. 인류 두 번째 원폭은 당시 나가사키 시 인구 24만명 가운데 7만명 이상을 몰살시킨다. 건물의 36%가 전소·파괴됐다. 플루토늄 239를 사용한 나가사키 원폭은 우라늄 235로 제조돼 히로시마에 3일 전에 투하된 인류 첫 원폭의 1.5배 위력. 나가사키 시를 둘러싼 산이 무시무시한 열선·폭풍을 차단한 덕분에 인명 피해는 히로시마의 절반이었다. 나가사키 시가 평원이었다면 히로시마보다 피해가 훨씬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가사키 원폭의 소재로 쓰인 플루토늄. 핵무기 원료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된다. 인공위성 전원 역할을 하는 원자력 전지로도 사용된다. 플루토늄은 금속 상태에서는 은색이지만, 산화되면 황갈색으로 바뀐다. 인류가 알고 있는 방사성물질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력한 것이라고 해 ‘악마의 재’로 불린다. 방사성 낙진은 흔히 ‘죽음의 재’로 불린다. 우라늄, 플루토늄, 세슘, 요오드 등 원자핵 분열로 생기는 방사성물질이 이에 해당한다. 핵무기·원자력발전소 폭발 후 생성되며 살상력은 가공할 만하다.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때 죽음의 재가 쏟아졌다. 약 800만명이 직간접 방사능에 노출됐고, 사망자는 9000명. 아직도 200여만명이 암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부터 25년. 3·11 동일본 대지진 뒤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 세슘·요오드가 검출돼 열도가 방사능 공포에 휩싸인 데 이어 플루토늄까지 검출되자 일본인들의 공포지수가 급상승했다. 후쿠시마 1원전 3호기가 문제다. 3호기는 우라늄 238과 플루토늄 239의 혼합산화물(MOX)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플루서멀’ 발전 방식이다. 지난 14일 수소 폭발 과정에서 핵연료봉이 녹으면서 액체 상태 플루토늄이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미량이지만…. 그런데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일본 역사를 통한 최악의 위기”라고 우려한다.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핵폭탄이 투하돼 궤멸적인 피해를 입은 6일 뒤 일왕은 무조건 항복했다. 그 악마의 재 플루토늄이 일본인들에게 나가사키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 누리꾼들은 “나가사키 원자폭탄에 사용됐던 플루토늄이 검출되다니 너무너무 무섭다.”며 떨고 있다. 열도에서 악마의 재로 인한 불행만은 반복되지 않기를.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日 ‘지도’ 나선 美·佛

    미국과 프랑스가 일본 방사능 재앙 저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동일본 대지진 이후 3번째 전화 회담을 갖고 원전 위기에 긴밀히 협력하는 등 일본을 장단기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원자로 노심과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등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로봇과 운영요원 40명을 일본으로 급파했다. 피터 라이언스 미 에너지부 원자력에너지 담당 차관보는 이날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고가 발생한 원전의 원자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방사선 저항성이 강한 로봇들을 운영요원들과 함께 일본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은 방사능 방어 기능을 갖춘 카메라와 함께 아이다호에 위치한 에너지부 국립실험실에서 운반돼 일본으로 보내졌다. 이 로봇들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방사선량에 노출되더라도 작업을 할 수 있다. 로봇은 방사능 오염으로 접근이 차단된 지역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영상과 원전지대의 방사능 수치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에너지부 대변인인 스테파니 뮬러는 “원격 조종 로봇은 (방사능에) 오염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정화 작업에도 쓰여 왔다.”고 설명했다. 라이선스 차관보는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미국 로봇의 역량을 익히는 데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는 말로 일본의 반응을 전했다. 함께 파견된 로봇 운영요원들은 일본 원전 직원들의 훈련을 맡게 된다. 미국은 로봇뿐 아니라 7710㎏에 달하는 관련 장비를 함께 보내기로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후쿠시마 제1원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31일 원전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 된다. 프랑스 원자력위원회(CEA)와 원전업체 아레바의 원전 전문가 2명이 함께 파견된다. 유럽 최고의 원전 기술국인 프랑스는 최소 58개의 원자로를 보유, 국가 전체 전력의 75%를 원자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 핵 재앙에 어느 국가보다 관심이 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제2원전 터빈 건물서 연기

    방사성물질이 대거 유출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10㎞쯤 떨어진 제2원전의 원자로 1호기에서 30일 오후 흰 연기가 피어올라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긴급 조사에 나섰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제2원전에서 연기가 난 것은 처음으로, 이곳에서도 원자로 붕괴 등의 사고가 일어난다면 일본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방사능 유출 사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쯤 제2원전 원자로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20분 남짓 만에 멈췄다. 일본 당국은 연기가 화재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제2원전은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정상 가동을 멈추고 외부 전력 없이 자체 비상 발전기로 원자로 냉각작업을 벌여 왔다. 도쿄전력은 제2원전의 1∼4호기는 모두 원자로의 온도가 섭씨 100도 미만으로 안전한 냉온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 내 일부 전문가는 비상 발전기의 용량 부족으로 폐연료봉 저장 수조에 대한 냉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기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日人이여, 열도를 ‘리셋’하라

    3·11은 일본인의 DNA에 깊고 단단하게 각인될 숫자가 될 것이다. 일본의 첨단 과학으로도 예측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초대형 지진과 쓰나미. 1만명을 넘어선 사망자, 2만명에 육박한 행방불명자를 낸 끔찍한 재난. 그리고 인재(人災)로 결론나고 있는 공포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 그 어찌 일본인의 유전자에 오래오래 기억되지 않을 것인가. 30일로 대재앙 20일째. 현재진행형인 원전 사태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서서히 3·11 이후가 거론되고 있다. 미래 설계도이자 부흥의 청사진이다. 복구의 삽자루를 쥐고, 재생을 꿈꾸며, 희망을 얘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9·11테러가 미국과 미국인을 변화시켰듯 3·11 대지진도 일본에 있어 한 시대를 구분하는 주요한 분기점이 됐다. 일본인들은 3·11이 일본의 새로운 국가 건설의 둘도 없는 기회이며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잃어버린 20년의 정체를 체험하며 무기력증, 집단 우울증에 빠져 있던 일본. 저출산, 노령화, 젊은세대의 무력증, 악화일로의 재정적자, 신용등급 강등, 도요타 리콜 사태. 제2의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내준 쇼크. 삼성, 김연아 등 번번이 한국에 뒤진 사건. 일본인에게 낙담과 실망을 주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 와중에 닥친 3·11은 열도를 리셋(재생)할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있어서는 안 될 대재앙이었지만 그 엄혹한 현실을 딛고 어떻게 곤경을 극복해 낼지, 전세계가 주목하는 2011년 최대의 토픽이다. “일본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에서 “동력을 잃은 기관차, 어떻게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비관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자신감에 차 있어 보인다. “부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94.6%에 달한다는 여론조사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이곳 도쿄에서 취재를 하면서 만난 일본인들은 부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본으로 갖고 있었다. 부흥 가능이란 전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부흥 이후 달라져야 할 일본의 새로운 모습에 더 관심을 보인다. “과거의 경제대국과는 다른 모습”(가야마 리카 정신과의사), “펑펑 소비하고 돈만 있으면 된다는 사회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는 따뜻한 사회로의 이행”(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 “옛날로 돌아갈 게 아니라 미래와 연결되는 일본 사회 건설”(고미네 다카오 호세이 대학 교수) 같은 생각들이다. 개인주의, 신자유주의, 패배주의 늪에 빠진 일본의 패러다임을 어떻게든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3·11을 계기로 분출하고 있다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열거했던 잃어버린 20년의 문제점들이 3·11과 함께 쓰나미에 휩쓸려 가듯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는 바람은 지나친 낙관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 침체에 빠질 일본 경제는 반년이나 1년이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역전될 것이다. 재해지역 곳곳에서 재건과 복구의 깃발도 올라갈 것이다. 넉넉한 지갑을 지닌 덕에 외국자본에 손 벌리지 않고도 수십조엔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부흥자금을 거뜬히 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프라의 복구뿐 아니라 일본 사회의 부흥, 인간의 부흥이 아닐까. 일치단결해 재해를 이겨내고 있는 일본, 전기 덜 쓰고 덜 먹고 재해지역을 돕는 일본인들, 다시 해 보자는 열의에 찬 이 부흥의 시대를 지나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포스트 3·11 재팬’이 자못 흥미롭다.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편서풍/우득정 수석논설위원

    그제 2기 임기를 시작한 최고령 장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요즘 ‘노소화합’(少和合)과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용어를 자주 들먹인다. 경륜과 패기가 조화를 이루는 상생의 사회로 가자면 서로 상대방의 위치에서 헤아려 보자는 뜻일 게다. 최 위원장은 ‘적도’를 의미하는 남미의 에콰도르를 방문했을 때 그곳 관리들의 안내로 적도박물관을 방문했다고 한다. 거기에는 2m 간격을 두고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가 두개 달려 있는데 남쪽 꼭지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북쪽 꼭지에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화단에 물을 뿌린단다.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전향력(轉向力)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반대쪽으로 분다는 증거다. 최 위원장은 서로 손을 내밀면 맞닿을 수 있는 지점에서도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 입장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후 최 위원장은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공세에 직면할 때면 역지사지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린다고 털어놓았다. 지구의 자전으로 열대고압대에서는 무역풍이, 중위도에서는 편서풍이,극부근에서는 편동풍이 규칙적인 바람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4일 아이슬란드 남부에 위치한 에이야파알라외쿨 화산이 폭발하자 불과 2~3일 만에 전 유럽이 화산재로 뒤덮이면서 사상 최악의 항공대란을 겪은 것은 편서풍 때문이다. 봄이면 우리나라를 찾는 불청객 황사도 편서풍을 타고 날아든다. 서쪽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면 곧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일본 동부지역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시설이 파괴되면서 편서풍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상청은 일본의 방사성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까지 도달하자면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방사성 물질 제논이 강원도에서 처음 검출된 데 이어 그제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도 검출됐다. 그러자 방사성 물질 이동경로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올겨울 한파를 몰고 온 북극기류를 타고 러시아 캄차카반도와 알래스카를 경유,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프랑스 기상청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했던 경로다. 하지만 일본의 대재앙을 보면 예측도 모두 부질없는 말씨름인 것 같다.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번 주말 수도권 일대 ‘방사능비’ 우려 고조

    이번 주말 수도권 일대 ‘방사능비’ 우려 고조

    이번 주말 수도권 등지에 사상 초유의 ‘방사능비’가 내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주말에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에 비가 내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부에 퍼져 있는 방사성 물질을 비가 쓸고 땅으로 내려올 경우 그 농도는 그동안 지표상에서 관측된 것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 학계와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입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지표 부근보다 대기 상층부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30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의 경우 상층부에 더 많은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동과정에서 희석돼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지표보다는 농도가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성 요오드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0.356m㏃(밀리베크렐)/㎥가 검출되는 등 지역에 따라 최소 0.04m㏃/㎥에서 최대 0.356m㏃/㎥까지 검출됐다. 학계에서도 상층부의 방사성 농도가 이보다 짙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희철 부산대 대기학과 교수는 “지상 1.0~1.5㎞ 구간이 경계층인데 지표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곳에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학과 교수도 “오염물질이 외부에서 오는 경우엔 상층부가 더 오염의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문제는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인데 현재 지표에서 측정되는 수준으로는 상층부도 대단히 높게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 1.0~1.5㎞ 지점에 방사성 물질이 비를 만날 경우 지표로 쓸려 내려올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에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확하게 검측이 되지 않아 단언할 수 없지만 지표보다 대기중에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은 상태라면 이것이 비를 만날 경우 지표에 방사성 물질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것도 미량일 것으로 예상돼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제2의 재앙’ 냉각수 Q&A] 원자로에 투입된 바닷물 어디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투입한 바닷물 수백t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전소 건물에 유입됐다가 건물 밖으로 나온 냉각수가 방사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2의 재앙이 예고되는 냉각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냉각에 사용한 물은 어떻게 됐을까. A. 4가지 방법으로 처리됐을 가능성. 도쿄전력은 원자로 냉각에 사용한 바닷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4가지 방법으로 처리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첫째 원자로 건물 내 물웅덩이에 그대로 남아 있거나 발전소 옆 임시 저장 탱크에 저장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살수 작업 때 투입한 양이 워낙 많아 바다나 토양에 그대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많다. 일부는 수증기 형태로 공기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교도통신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이 초고농도 방사능이 포함된 냉각수를 25일부터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부소장으로 사고 수습에 참여했던 알렉산드르 코발렌코는 최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백t에 이르는 후쿠시마 원자로 냉각 수조의 방사성 냉각수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에 대해 일본 당국이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Q. 바다나 토양으로 빠져나간 냉각수의 양은. A. 일본 정부는 수치를 파악할 겨를조차 없을 것. 원자로 압력용기와 격납용기가 폭발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현재 이걸 막는 데 주력하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 정신이 쏠려 있는 까닭에 일본 정부로서는 오염 정도를 면밀히 파악할 겨를조차 없어 보인다. 도둑이 들어와서 싸우고 있는데 문이 얼마나 부서졌는지, 무엇이 없어졌는지 파악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다. 환경오염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Q. 원래 냉각수는 어떻게 처리하나. A. 정화 절차 거쳐 매장 처리.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주입한 냉각액은 바로 외부로 빼내지 않고 정화 절차를 거친다. 우선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는 폐냉각수 저장소(탱크)로 옮긴다. 저장소 내 기화장치를 이용해 서서히 증기로 만든다. 이 증기 역시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성능 필터를 통해 정화된 증기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오염된 물의 양을 줄인다. 오염 냉각수를 증기 처리하고 남은 고농도의 방사성물질 냉각수는 ‘드럼통’에 옮겨 담은 뒤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에서 매장 처리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도움말 정규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선임연구원
  • [日 원전 450여 전사들의 사투] 하루 두끼·물 1.5ℓ… 교대는 없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3호기에서 복구 작업을 하는 원전사수대가 가혹한 근무 환경에서 목숨을 건 투혼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보안검사관사무소 요코다 가즈마(39) 소장이 28일 언론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원전에는 도쿄전력 자사와 협력사 직원 등 450여명이 작업을 하고 있다. ●비스킷 아침·통조림 저녁 이들은 하루 두 끼의 식사를 한다. 아침에는 비스킷 2봉지와 야채주스 정도. 저녁에는 물을 넣으면 발열하는 미역 밥이나 버섯 밥, 카레, 닭고기가 든 통조림 1통 등이 고작이다. 물도 한 명당 하루 1.5ℓ 정도로 제한돼 있다. 목욕이나 샤워는 불가능하고, 옷도 거의 갈아입지 못한다. ●모포 1장 덮고 2시간 토막잠 잠은 원전 1호기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긴급 대책실’에서 토막잠을 잔다. 각자에게는 모포 1장만이 배포됐다. 한 작업원은 “건빵으로 굶주림을 견뎠다. 몇 차례 토막잠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고 건빵을 씹을 힘도 없을 정도다. 차를 마시고 싶다.”고 본사에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작업원은 최근 부인과의 휴대전화 통화에서 “하루 2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들에 대한 구호물자는 원전 주위에 방사선량이 많아 헬리콥터가 아닌 도쿄전력 버스로 운반하고 있다. 그나마 원전으로 접근하는 게 쉽지 않아 물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작업원 등은 매일 오전 7시에 회의를 열어 각 원자로의 상황을 점검하고 작업 순서를 확인한다. 오전 10시∼오후 5시 작업을 하고 숙소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오후 10시를 넘겨 취침하고 야근자는 잠을 자지 않고 각종 계기의 수치를 감시한다. 이들이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될 위험을 안고는 있지만 교대 요원의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 작업 인력을 교체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일당 545만원 제안도 원전 작업원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도쿄전력은 협력사에 요청해 대피 중이거나 각지에 있는 작업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중에는 급여 기준을 어겨가며 “일당으로 40만엔(약 545만원)을 주면 오지 않겠느냐.”며 고액의 급여 제안을 받은 직원도 있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원전 사고 초기에 일시 대피를 했지만 “원전 이외에는 일할 곳이 없다.”며 원전 작업장으로 복귀한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플루토늄 누출 예상 못해 東風 대비 확산모델 검토”

    “플루토늄 누출 예상 못해 東風 대비 확산모델 검토”

    권원태(56) 국립기상연구소장은 29일 “일본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은 틀림없다. 다만 가변적인 기압 배치로 인해 이동경로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권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물질 확산에 따른 국민적 우려와 궁금증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방사성물질 이동경로 다양”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KINS)에서 제시한 이동경로가 맞나.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상황으로는 후쿠시마 쪽에 위치했던 저기압이 캄차카반도로 이동하며 비를 뿌렸는데 이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KINS에서 발표한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것인가. -가능성은 있는 경로다. 겨울철에는 한대성 기류(폴러제트)가 북쪽에 위치하는데, 방사성물질이 이것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기압 배치가 변하면서 남하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것도 편서풍이다. 또 1만㎞의 장거리를 돌아서 오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고 본다. →초기에는 방사성물질의 한반도 유입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했는데.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면 세계 곳곳으로 퍼지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 누출됐을 때 가능성이 낮다고 한 것은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직접적으로 오는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당연히 둘러서는 올 수 있다. 하지만 영향력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에서 플루토늄 누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8월 말부터는 기압 배치상 동풍이 불 수도 있다는데. -(잠시 머뭇거리며) 솔직히 처음 누출 이야기가 나온 12일에는 그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8월 말부터 9월까지 동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 원전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모델 운영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오염원인 일본 원전사태가 마무리되는 것이 중요하다. ●“확산 범위보다 농도가 중요” →일본 언론과 인터넷에서 제시하는 프랑스 확산 모델은 정확한 것인가. -나도 궁금해서 확인해 봤다. 확산되는 영역을 표시한 것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농도 등의 표시가 없어서 프랑스 모델에서 확산지역으로 표시된 지역 모두가 심각한 오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농도다. 아직 세계 어디에서도 심각한 정도의 농도가 나타난 곳은 없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日방사성물질 어떻게·얼마나 왔나

    日방사성물질 어떻게·얼마나 왔나

    지난 28일 강원도에서 방사성 제논이 검출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요오드와 세슘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검출되면서 방사성물질의 이동 경로와 인체 위해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성 요오드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0.356m㏃/㎥가 검출되는 등 지역에 따라 최소 0.04m㏃/㎥에서 최대 0.356m㏃/㎥ 범위로 검출됐다. 이를 피폭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4.72×10-6~3.43×10-5m㏜ 범위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인 1m㏜의 약 20만~3만분의1 정도에 해당된다. 특히 춘천측정소에서는 세슘137(137Cs)과 세슘134(134Cs)도 각각 0.018m㏃/㎥, 0.015 m㏃/㎥ 확인됐다. 두 원소를 더해 피폭 방사선량을 계산하면 1.21x10-5m㏜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1m㏜)의 약 8만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앞서 강원도에서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경우, 지난 26일 채취한 시료에서 최대치(0.878㏃/㎥)를 기록한 이후 12시간 간격으로 0.464㏃/㎥, 0.395㏃/㎥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윤철호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방사성물질을 북극으로 밀어올렸던 캄차카 반도의 저기압이 없어지면서 제논의 농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며, 농수산품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등 일상생활에 조금의 변화도 필요 없을 정도로 걱정 없는 양”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측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도 앞서 발견된 방사성 제논과 마찬가지로 캄차카 반도와 북극,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편서풍의 영향으로 한반도에는 방사성물질이 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기상청도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예상 경로가 가능하다고 태도를 바꿨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지구 자전으로 생기는 중위도 3~11㎞ 지역의 편서풍 때문에 일본 내 지상의 바람이 바뀌더라도 (국내에)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제논이 검출된 기류만 놓고 보면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발표한 진로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폴러제트(북극 제트기류)에서도 (위·아래로)짧은 순환이 있었는데, 이 불규칙한 바람을 타고 북극에서부터 흑룡강성을 지나 우리나라에 온 것이며, 결국 전체적인 큰 물줄기는 편서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처럼 예상하지 못한 경로를 타고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날아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이번 경우는 경로 상에 있던 저기압이 방사성물질을 위로 밀어올리고,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다가 고기압을 만나 지상에 근접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면서 “단순히 선형적으로 언제, 어디에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에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지구촌 덮치는 방사능

    지구촌 덮치는 방사능

    일본 후쿠시마 원전발 방사능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미국은 서부뿐 아니라 동부까지 방사능이 날아들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내 최소 15개 주의 물과 공기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등 동부에 위치한 주의 공기와 빗물 등에서는 방사성 요오드131 성분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EPA의 관측에 따르면 알래스카, 앨라배마, 캘리포니아, 괌, 하와이, 네바다, 사이판, 워싱턴 등 10개 지역의 방사선 수치는 전체적으로 지난주보다 더 높아졌다. 미 전력업체 ‘프로그레스 에너지’(Progress Energy)는 지난 주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츠빌과 플로리다주 크리스털리버의 원전 인근에서도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드루 엘리엇 대변인은 “우리 원전에서 나온 게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매우 적은 양이라 당국도 보고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과 이웃한 아시아에서도 방사성물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은 6개 지역에서 추가로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가핵안전국은 29일 동부 연안의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광둥성, 광시좡족자치구 등 6개 성과 시, 자치구의 공기에서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동북부 헤이룽장성에서 처음 발견된 데 이어 확산세로 접어든 것이다. 중국 당국은 방사성 요오드131의 농도가 ㎥당 0.001㏃(베크렐)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도 이날 공기 중에서 극소량의 방사성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일본 수입 식품에서 처음 방사성물질을 발견했다. 일본 혼슈 이바라키에서 수입한 고구마로, 요오드131이 1㎏당 15.25㏃(기준치 1㎏당 100㏃)을 기록했다. 타이완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수입한 우동의 포장지에서도 요오드131, 세슘134, 세슘137이 각각 14.8㏃, 16.7㏃, 18.9㏃ 검출됐다. 타이완에서 일본 식품의 방사성물질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커지는 방사능 불안에… 채소 길러먹고 외출 삼가고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자 국민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를 식탁에 올리지 않기 위해 직접 채소 등을 재배하는가 하면, 외출을 삼가고 방사능 피폭 예방 제품을 구입하는 등 갖가지 묘안을 짜고 있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이성희(47·여)씨는 아파트 베란다에 만든 상추밭 규모를 최근 더 넓혔다. 상추 모종 6개를 빽빽하게 심었던 스티로폼 상자 하나를 세개로 늘리고, 쑥갓과 치커리 모종도 사다 심었다. 이씨는 “서울의 대기에서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창문까지 꼭꼭 닫아 두는 마당에 내력도 모르는 채소를 사 먹기가 왠지 불안하다.”면서 “당분간 유기농으로 직접 기른 것만 먹으려고 채소밭을 더 늘렸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에서 텃밭 가꾸기 세트와 모종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이 걱정된다며 직접 채소를 기르겠다는 문의가 하루 다섯통 정도 걸려 온다.”면서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판매량도 2배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방사능 피폭에 특히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어린이와 임신부들은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방사능 피폭에 대비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주부 홍미정(42)씨는 “한반도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28일 낮에 아이가 비를 맞고 들어와 화들짝 놀랐다.”면서 “외출할 때는 무조건 긴팔, 긴바지 옷을 입히는 등 나름대로 대비는 하고 있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임신 8개월차 주부인 최모(32)씨 역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도 10년 후에 소아암 환자가 늘었다고 하니 아이를 낳은 이후가 더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방진 마스크와 유모차 덮개 등 방사능 피폭 예방 상품도 연일 매진 사례다. 신세계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27~28일 마스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0%, 지난주보다 10%나 늘었다.”면서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황사 마스크는 방사능 차단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일단 마스크라도 써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진 마스크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 역시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산업용 방진 마스크 판매량이 급증, 수입한 제품이 다 동나 급히 추가로 들여온 물량도 하루 만에 거의 매진”이라면서 “최소 3만원인 1급 방진 마스크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김소라기자 sam@seoul.co.kr
  • “최악 상황에도 연간 피폭선량 훨씬 미달”

    “최악 상황에도 연간 피폭선량 훨씬 미달”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28일에 전국 12개 측정소에서 공기를 채취, 분석한 결과 모든 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면서 “지금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극미량으로 인체 위험과 연계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국민 생활에 조금의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방사성물질 유입 전망에 대해서는 “지구가 결국 하나로 연결된 만큼 일본 원전 사고 영향으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양이 중요하며, 지금 발견되는 것들은 극미량”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윤 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내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것인가. -어제 제논에 대한 보고에서 유입 경로를 얘기했다. 좀 더 정확한 경로는 평가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제논과 같은 경로(후쿠시마→캄차카반도→북극→시베리아→한국)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에도 우리나라에서 세슘·요오드가 검출되는가. -두 물질은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핵종으로, 평소에는 거의 검출 되지 않는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대기권 안에서 일어난 다른 핵실험의 영향으로 가끔 황사에 섞여 들어오는 경우는 있다. →요오드와 달리 세슘이 춘천에서만 검출된 이유는. -우리나라가 크지는 않지만 국지적 영향도 있다.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왜 춘천에서만 나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제논은 비활성 기체로 확산이 가장 빠르고 요오드, 세슘 등이 그 다음이어서 이에 따른 영향이 아닐까 유추한다.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물질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해를 끼치나.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연간 선량한도로 계산하면 몇십만분의1 수준이다. 이 조건도 최악의 상황에서 1년 내내 노출돼 피폭 받은 양을 가정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하기가 어렵다. →마스크를 쓰면 도움이 되나. 또 오염된 농·수산품 섭취나 비를 맞는 것은 어떤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수준은 국민들 생활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확실히 말씀드린다. →다른 방사성물질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은 없나. -일본에서 올 수 있는 수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이를 반복해 적용하더라도 개인의 연간 피폭 선량보다도 여전히 훨씬 낮다. 지금 수준에서 인체 위험과 연관시키는 것은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조성할 뿐이다. →지난밤, 서울에서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했다가 다시 번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28일)오전부터 시료 분석에 들어갔으므로 24시간 후인 29일 오전 10시가 돼야 신뢰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분석 결과가 바뀔 수도 있는데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폭발 위험 없는 핵융합에너지가 미래다”

    “폭발 위험 없는 핵융합에너지가 미래다”

    “핵융합장치는 총을 쏴도 폭발 위험이 없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태로 전 세계가 원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제2의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핵융합에너지는 바닷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다. 우라늄이 분열해 거대한 에너지를 얻어내는 원자력에너지와 반대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면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원리다. 우리나라의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NFRI) 이경수(55) 소장은 29일 기자와 만나 “원자력에너지의 궁극적 대안은 방사능 유출 걱정 없는 핵융합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소장이 자신 있게 주장하는 이유는 연구소 내부에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있기 때문이다. 2007년 9월 완공된 핵융합장치는 초고온의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를 진공용기 속에 넣고,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스마가 벽에 닿지 않게 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장치로 ‘인공 태양’이라 불린다. 이 소장은 일찌감치 원전의 위험성을 깨닫고 핵융합장치의 ‘안전성’에 주목했다. 이 소장은 “자체 테스트 결과 이 장치는 샌다거나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진공 상태에 있는 수소에너지들이 빛으로 변하면서 열을 모두 흡수해 버리는 동시에 전원이 꺼지기 때문에 원전과 같은 사고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핵융합장치를 둘러싸고 있는 초전도체는 온도 상승으로 절대 깨지지 않는 ‘온도 안정성’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처럼 원전 내부 온도가 올라가 폭발하는 현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핵융합연구장치를 발전·보완해 2030년 후반까지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원자력에너지는 과도기적 에너지이며, 풍력·조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도 ‘파트타임’ 에너지일 뿐”이라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왜 우리가 핵융합 에너지와 같은 미래형 대체 에너지 발전을 서둘러야 하는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번 원전 사태로 중국이 건설하려던 100여기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은 곧바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핵융합연구장치의 건설 과정에서 초전도자석 제작 기술 등 핵융합 관련 10대 원천기술을 획득했다. 현재 프랑스 카다라시에서는 한국,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해 2015년까지 핵융합발전실험로를 건설하는 국제핵융합발전실험로(ITER)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원천기술은 이 프로젝트에서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2005년 12월 연구소가 발표한 국가핵융합에너지개발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50년부터 핵융합발전소가 신규 전력 수요를 대체하게 되며, 2070년대까지 100만㎾ 핵융합 발전소를 60기 이상 건조할 경우 국내 전력 수요의 30% 이상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는 핵융합발전에 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핵융합발전소를 짓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방사능 공포 ‘양치기 정부’가 더 불안

    방사능 공포 ‘양치기 정부’가 더 불안

    제논(Xe)에 이어 방사성물질인 요오드가 전국에서 검출됐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29일 확정 발표로 한반도가 후쿠시마발(發) 원전 공포에 휩싸였다. 주부들은 당장 식탁부터 걱정하고 있지만 KINS는 “방사선량이 문제”라면서도 “현재는 극미량이므로 괜찮다.”며 안일하게 대응, 오히려 미래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편서풍 외에 다른 이동루트는 상상할 수도 없다던 기상청은 “KINS가 발표한 진로는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고 고집을 꺾었다. 국민들과 환경단체들은 국가기관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원전 입장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KINS는 이날 오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서울과 춘천·대전·군산·광주·대구·부산·제주·강릉·안동·수원·청주 등 세슘 측정장비가 있는 국내 12곳의 측정소에서 공기를 모아 분석한 결과, 전 지역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춘천에서는 갑상선 암을 일으키는 방사성 요오드와 함께 방사성 세슘도 검출됐다. 제논 측정장비는 강원 북부지역 한곳에만 설치돼 있다.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의 농도는 1㎥에 최소 0.049밀리베크렐(m㏃)에서 최대 0.356m㏃이다. 이를 피폭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인 1밀리시버트(mSv)의 약 20만분의1에서 3만분의1 수준이다. 윤철호 KINS 원장은 “춘천에서 검출된 세슘137과 세슘134가 각각 0.018m㏃, 0.015m㏃로 둘을 합쳐도 피폭 방사선량은 연간 선량 한도(1mSv)의 약 8만분의1 수준으로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의 극미량”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달 초 편서풍을 타고 방사성물질이 추가로 올 것이라는 예상과 관련, 윤 원장은 “개연성이 있다고밖에 말 못한다.”며 “문제는 피폭 방사선량”이라고 말했다. KINS는 이번에 문제가 된 요오드와 세슘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퍼졌는지에 대해 추정만 할 뿐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방사성 제논이 검출되자 부랴부랴 매일 공기 중 방사능을 검사했고 검사한 첫날 바로 공기 중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28일 이전인 24일 검사에서는 방사성물질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24~28일 한반도에 방사성물질이 퍼졌지만 언제 퍼졌는지 시기조차 모르고 있다. 윤 원장은 “방사성물질이 24~28일 가운데 언제 퍼졌다고 특정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방사성물질의 이동경로와 관련,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북극으로 돌아서 온 진로가 터무니없는 게 아니다.”며 “편서풍은 폭이 3000㎞가 되기 때문에 기찻길처럼 곧게 관성적으로 가지 않는다.”고 당초 입장에서 후퇴했다. 또 방사성물질 검출에 대한 28일 언론보도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는 주무부처(교과부)의 주장을 KINS는 “검출된 것은 맞다.”고 2시간 만에 뒤집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절대 안 온다던 방사성물질이 나오자 건강에 문제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정부를 누가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효섭·최재헌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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