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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국제공조 나서는 철벽女 고립주의 치닫는 마초男

    [글로벌 인사이트] 국제공조 나서는 철벽女 고립주의 치닫는 마초男

    미국 대선 경선이 중반을 지나면서 오는 7월 민주당·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각 당이 누구를 최종 후보로 지명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공식 후보 지명은 전당대회에서 이뤄지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경선 레이스로 볼 때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에서는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정책과 사람들, 본선 매치 경쟁력 등을 들여다봤다. ●클린턴 ‘공조외교’ vs 트럼프 ‘고립주의’ 클린턴의 외교·경제 등 분야별 정책 공약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현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 1기 국무장관을 지내며 외교정책의 틀을 짰다는 점에서 오바마 정부 정책을 이어가지 않을 경우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 되기 때문에 상당수 정책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일본·이스라엘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등에 대한 대응도 국제공조를 강화해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 경험이 많은 클린턴은 북한의 도발에는 제재로 맞서되 대화의 창구는 열어 놓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반면 트럼프는 한국·일본·독일 등 미군주둔 동맹국들이 비용을 적게 낸다며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제기하고 대테러 정책으로 무슬림 입국 금지, 물고문 부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무용론 등 극단적 정책을 내놔 미국을 고립주의로 끌고 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더이상 세계 경찰이 아니다. 남의 나라 안보 수호에 엄청난 돈을 쓸 수 없다”며 한·일이 분담금을 많이 안 내면 미군을 철수하고, 핵무장도 용인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미치광이”라며 강경하지만 중국이 나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며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중동·중남미 정책도 발을 빼려는 분위기로 일관하는 가운데 이란 핵협상은 물론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협상도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통상·사회 정책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며 공정한 무역협정을 중시한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만 등을 고려,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보완책이 마련될 경우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클린턴은 또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지지 및 총기 규제, 이민개혁, 최저임금 인상 등 추진을 밝혔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일자리 사수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로, 자유무역이 대세인 오늘날 글로벌 경제 상황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과 멕시코, 베트남 등 미국과 무역이 많은 나라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어갔다며 이들 국가와의 무역협정을 재검토, 재협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 히스패닉 등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클린턴과 트럼프의 정책이 대조돼 본선에서 만날 경우 정책별 차이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도표를 얻기 위해 정책 재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린턴 ‘호화군단’ vs 트럼프 ‘아웃사이더 군단’ 클린턴과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일등공신이자 가장 든든한 지지자는 누구보다도 그들의 가족이다.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 딸 첼시 클린턴(36), 유대계 금융인 사위 마크 메즈빈스키(38) 등이 총출동해 유세 현장을 함께 누비고 있다. 빌은 대통령 시절 경제 살리기 등 성과를 앞세워 부인을 돕고 있지만 ‘르윈스키 스캔들’ 등은 악재가 되기도 한다. 마크의 어머니 마저리 마골리스 메즈빈스키(73)는 유명 언론인·정치인 출신으로, 클린턴의 막강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마저리는 특히 한국에서 입양한 딸을 둬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트럼프는 첫째 부인과 둔 2남 1녀 중 외동딸이자 둘째인 이반카 트럼프(34)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반카는 유대계 사업가 남편 자레드 쿠시너(35)와 함께 아버지의 유세 참여는 물론 캠프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히 내조해 온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45)도 인터뷰 등을 통해 남편을 돕고 있으며 아버지 사업을 이어온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38), 에릭 트럼프(31) 등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클린턴 선거 캠프는 워싱턴 주류 출신 ‘클린턴사단’과 ‘오바마사단’으로 이뤄진 호화군단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반면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재단’과 보수단체 출신 아웃사이더들로 이뤄져 있다. 클린턴 캠프가 탄탄한 맨파워로 준비된 면모를 보이는 것과 달리 트럼프 측은 계속 인력을 영입하는 등 좌충우돌하고 있다. 클린턴 캠프의 대표 인사로는 클린턴사단 출신으로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위원장,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본부장 출신인 로비 무크 선거본부장, ‘문고리 권력’ 개인 비서로 평가받는 인도계 여성 휴마 애버딘 등이 있다. 정책은 민주당 성향 싱크탱크 출신 마야 해리스, 백악관 특보 출신 앤 오래어리, 국무부 고문 출신 잭 설리반, 월가 개혁론자 개리 겐슬러 등이 맡고 있는데 이들에게 경제 및 외교안보 등 각종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 그룹이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 스티그리츠, 래리 서머스 등 진보학자들을 비롯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레온 파네타, 톰 도닐런 등 고위 관료 출신들이 대거 참여한다. 트럼프 캠프는 보수정치단체 출신 코리 르완도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 밥 돌 전 상원의원 수석고문 출신 마이클 글래스너 부본부장 등이 이끌고 있다. 막후 실세는 법률·정치고문 역할의 마이클 코헨이며, 뉴욕 컨설팅회사에서 이반카와 함께 일했던 27세 여성 호프 힉스가 언론보좌관을 맡아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트럼프는 최근 언론을 통해 캠프 외교안보팀인 ‘국가안보위원회’ 인사들을 공개했는데, 위원회를 이끄는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 이외에 전직 정부·군 출신, 교수, 업계 관계자 8명 모두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무명 인사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지도 주목된다. 클린턴은 멕시코계 훌리안 카스트로 주택도시개발장관을 선호하고 있으며,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진보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트럼프 측은 경선에서 뛰었거나 경쟁하고 있는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존 케이식, 벤 카슨, 크리스 크리스티 등이 언급되며 ‘깜짝 인사’ 지명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의 ‘야구 외교’

    오바마의 ‘야구 외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 국빈 방문 사흘째인 22일(현지시간) 마지막 일정으로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관람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나란히 앉아 쿠바의 국기(國技)라 할 수 있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노타이에 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은 이따금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터뜨렸다. AFP통신은 “국교를 회복한 양국 관계를 굳건히 하는 데 ‘야구 외교’가 한몫했다”고 전했다. 이날 탬파베이는 쿠바 출신 마이너리거 다이론 바로나를 투입해 199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이후 17년 만에 쿠바를 찾은 메이저리그팀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3회까지 관람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장을 떠나 카스트로 의장의 배웅을 받으며 다음 방문국인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야구 관람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 연설과 반정부 인사 면담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알리시아 알론소 국립극장에서 한 대중 연설에서 “나는 미국과 쿠바가 수십 년 동안 분리돼 대립해 온 시대를 살았다”면서 “미주 대륙에 남아 있는 냉전 시대의 마지막 잔재를 파묻기 위해 쿠바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쿠바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야 하며 민주주의를 포용해야 한다”면서 “쿠바의 정치·경제적 변화는 미국의 강요가 아닌 쿠바의 자율로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바나 미국 대사관에서 쿠바 인권운동가들을 만났다. 그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의 베르타 솔레르 대표 등 10여명의 반정부 인사와 함께한 간담회에서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된 일부 인사를 비롯해 여러분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명분을 대표했다”면서 “쿠바에서 이런 일을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오바마, 스페인어로 “새로운 날” 금수해제·인권 등 현안은 입장차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봐라. 당장이라도 풀어 줄 수 있다.”(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1일 오후(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기자회견은 3시간 전과 달리 긴장감이 흘렀다. 88년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기념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2시간 넘게 진행된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들 앞에 섰을 때는 표정이 다소 굳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쓰며 “오늘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날(nuevo dia)”이라며 “쿠바의 운명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쿠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 쿠바 간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면서도 미국의 여성 수영선수 다이애나 니아드(64)가 2013년 아바나에서 플로리다까지 보호장치 없이 해협을 건넌 사례를 거론하며 “그녀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인권문제 등을 둘러싸고는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기지가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무역·여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무역 제재 해제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의 권한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의회가 얼마나 빨리 금수조치를 해제할지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질문까지 받은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 출신 CNN 기자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자가 “쿠바에는 왜 정치범이 있느냐”고 따져 묻자 카스트로는 정색하며 “정치범 명단이 있으면 나한테 달라. 내가 그들을 당장 풀어 주겠다”며 발끈했다. 회견 내용만큼 역사적 회동의 마무리도 떨떠름했다. 기념촬영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왼팔을 어정쩡하게 들어 올리면서 어색한 풍경이 연출됐다. 외신들은 적대관계는 청산했지만 갈 길이 먼 두 나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AFP통신은 “‘승리의 팔’을 들어 올리려는 카스트로의 노력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오바마는 주먹을 불끈 쥔 ‘좌파 상징’ 대신 손목을 흐느적거리는 것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앞서 호세 마르티 기념관 방문으로 이튿날 일정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혁명궁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카스트로 의장과 함께 쿠바 전통음악을 들으며 쿠바의 대표 명물인 시가를 음미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2일 쿠바 국영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하고 사회단체·반체제 인사들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 탬파베이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를 관람한 뒤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경제 러브콜’ 보내는 쿠바… ‘인권 러브콜’ 보내는 美

    MLB 로빈슨 유가족 특별 동행 페이팔 등 CEO 10여명도 동참 카스트로, 금수 조치 해제 촉구… 오바마, 정치범 문제 해결 맞불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전함을 타고 3일 걸려서 여기에 왔다. 나는 (에어포스 원으로) 겨우 3시간 걸렸다.” 순간 긴장감이 흐르던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깝고도 먼 나라’ 쿠바에 오는 데 전용기로는 불과 3시간 거리지만 88년이나 걸렸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바나에 도착하자마자 시내의 한 호텔로 이동해 지난해 8월 재개설된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만나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쿠바 국민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미 대사관을 개설한 것은 우리의 가치, 이익과 쿠바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이해를 효과적으로 증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대사관을 재개설하기 전 이익대표부에서 경비원, 운전사 등으로 오랫동안 일해 온 쿠바인 3명을 거명한 뒤 “여러분 덕분에 지금까지 많은 것을 이뤘다. 여러분은 미국과 쿠바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치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가 내리는 이날 저녁 부인 미셸과 두 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舊)아바나 지역을 걸어서 구경했다. 이들이 대성당과 광장, 박물관 등을 방문하자 근처에 있던 쿠바인들은 “미국(USA), 오바마”를 외치며 이들을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성당에서 미·쿠바 관계 정상화 추진을 위해 비밀 회담을 주선했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을 만났다. 이어 현지 역사학자의 안내를 받으며 박물관에서 준비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초상화 등을 구경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동행했다. 1947년 흑인 최초로 브루클린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야구 선수 재키 로빈슨의 유가족인 부인과 딸이 그들로, 22일 양국 야구팀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빈슨은 1947년 쿠바에서 열린 다저스의 훈련 캠프에 참가한 바 있다. 민주당·공화당 의원 40명과 제록스·페이팔 등의 기업 최고경영자 10여명도 동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국빈 만찬을 하고 양국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카스트로 의장은 53년간 지속된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 조치 해제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범 등의 인권 문제 해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쿠바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반체제 인사들, 인권운동가들과도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날 대중 연설을 통해 쿠바인이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몇 시간 앞두고 반정부 인사 수십명을 체포하고 감시를 강화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벌여 양국 간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민주당은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인 레거시(유산)라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반대해 온 공화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쿠바 출신 아버지를 둔 대선 경선 후보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카스트로 독재정권을 도와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하러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등은 영접했지만 이번에는 존경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늘 역사적 쿠바 방문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대통령으로서 88년 만에 역사적인 쿠바 방문길에 오른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 장모인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이후 88년 만이자 역대 2번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대중 연설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시범경기,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으로 빡빡하게 채워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국영TV로 생중계되는 대중연설을 한다. 이 연설에서 그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가 더욱 풍부한 쿠바의 비전을 제시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전했다. 특히 쿠바인이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점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면 미국이 쿠바의 정권 교체를 추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에는 쿠바인에게 달렸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서 반정부 인사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에 여전히 인권탄압이 존재하는 만큼 압력을 넣기 위한 행보다. 실제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반정부 인사들을 무더기 체포하는 등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의 반정부 단체인 쿠바애국연합(UNPACU)은 지난주말 전국적으로 약 300명의 반체제 인사가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14일 밝혔다. 다른 반정부 단체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도 지난 13일 아바나에서 개최한 평화 행진을 전후로 40명 이상의 여성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만나는 반정부 인사 리스트는 “쿠바와 협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쿠바 측은 미국이 쿠바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아바나에서 열리는 양국 간 친선 야구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이번 야구 경기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탐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로 오바마 대통령 쿠바 방문의 하이라이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게임이 양국 간 경제 장벽을 깨는 등 쿠바의 빗장이 열리는 ‘홈런’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더 힐’이 전했다.  미 재무부는 최근 쿠바인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봉급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쿠바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야구 선수들을 위한 조치다.  최근 쿠바로의 여행 제한 완화와 화물선에 대한 안전규제 완화, 직접우편 서비스 재구축 등의 조치를 했던 미국 정부는 쿠바가 인터넷 접근 확대와 외국 기업의 쿠바인 고용허가 완화 등의 개방조처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①‘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①‘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

    파리를 매일 걷고 걸으며 오늘의 파리와 만났다. 오늘은 동네를 산책하듯 걷지만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 속절없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쉬워 내가 걸어온 길을 자꾸 뒤돌아보았다.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한가운데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왜 단테의 ‘지옥’에 매혹되었을까? 부티크호텔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에펠탑. 왼편 아래 건물은 이브 생 로랑의 저택이다샹젤리제 인근 나폴레옹호텔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개선문과 프히들렁 거리파리에선 길을 잃어도 좋아. 파리에 대한 낯간지러운 찬사다. 좀 민망하지만 과장은 아니다. 파리는 어디를 가나 황홀할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할로겐 가로등 덕분인지 거리에 덩그렇게 놓인 쓰레기통조차 예쁜 도시. 세상에 이런 도시가 또 있을까? 파리에서 만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파리의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져요. 봐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요.”지나친 말이 아니다. 파리에서 지내는 동안 나도 그랬으니까. 파리에서 나는 걷고 또 걸었다. 어제와 오늘은 동네를 산책하듯 걸었지만 어쩌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를 길이었다. 이런 간절함 때문일까. 나는 거리마다, 골목마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파리와 만났다. 파리는 매일 변한다. 나는 파리에서 3주간 머물렀지만 에펠탑이나 루브르, 개선문은 내내 뒷전이었다. 과거의 파리가 아닌 오늘 이 순간의 파리를 보고 싶었다.1977년에 지어진 퐁피두센터는 2016년에 보아도 미래지향적이며 도발적이다. 20세기 건축의 아이콘퐁피두센터 안에는 국립근현대미술관도 있고 도서관, 사진 갤러리도 있다. 기획전을 제외하면 무료다퐁피두센터 바로 옆, 스트라빈스키 광장에 조각가 니키 드 생팔과 장 팅겔리가 함께 만든 ‘니키 분수’가 자리했다퐁피두센터 설립을 결정한 프랑스 전 대통령 조르주 퐁피두‘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는 파리 한가운데 있는 근현대미술관이자 복합문화시설이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퐁피두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며칠을 지냈다. 중정中庭을 가진 좋은 집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도 안한 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빵을 사러 갈 때마다 자연스레 퐁피두와 마주쳤다. 저 앞에 턱하니 자리 잡은 퐁피두를 뒤로하고, 동네 주민인 척 퐁피두의 뒷골목을 걸어 다녔다. 바게트를 사서 반으로 ‘접어’ 에코백에 넣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은 가벼웠고,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왔다. 파리지엥인 척하는 시간의 한가운데 퐁피두가 있어 내가 지금 파리에 있음을 더욱 실감했다. 파리에 오지 못한 기나긴 시간 동안 파리를 떠올릴 때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가장 그리운 곳이 퐁피두였다. 퐁피두 하면 떠오르는 기억의 잔상, 지워지지 않은 시간 때문이다.아주 오래 전 퐁피두에 처음 왔을 때 나는 퐁피두에서 ‘파리답다’고 말할 어떤 공기를 느꼈다. 퐁피두 앞 광장에서 파리의 싱그러운 청춘들을 보았다. 외부에 노출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퐁피두 6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리 시가지의 나지막한 스카이라인도 잊을 수 없다. 노트르담 성당, 에펠탑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 같은 파리의 풍광 속에 한껏 젖어 들었다. 여기가 파리구나. 그때 파리에 왔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퐁피두에서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퐁피두 앞 광장에 않아 주변을 살피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퐁피두의 외관만 바라보고 있어도 어느새 기분이 유쾌해진다. 퐁피두를 난생 처음 보는 관광객은 “왜 파리 한가운데 공장이 있죠?” 하고 묻기도 한다. 공장이 아니라고 하면 공사 중인 건물이냐고도 묻는다. 그만큼 겉모양이 파격적이다. 얼핏 건물은 안이 다 들여다보이고 에스컬레이터뿐만 아니라 수도관, 가스관, 철근 등이 모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발전하는 공간의 도해Evolving Spatial Diagram.’ 퐁피두란 공간의 의미는 시각적으로 이렇게도 표현된다. 2016년에 보아도 미래지향적인 이 건물이 정작 1977년에 지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감동은 배가된다.1977년 문을 연 퐁피두센터는 이탈리아 출신의 렌조 피아노와 영국 출신의 리처드 로저스가 지었다. 전 세계 공모를 통해 모인 49개국 681점의 설계안 중에서 이들이 선정되었을 때 렌조의 나이는 겨우 서른다섯이었다. 작년 초 입주한 광화문의 KT 신사옥을 설계한 이가 바로 렌조 피아노다. 퐁피두는 강철과 유리로 지은 건물이다. 1만5,000톤의 강철과 표면 면적 1만1,000㎡에 달하는 유리가 사용되었다. 안에서는 밖을, 밖에서는 안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건물 안과 밖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한다. 에스컬레이터는 건물 가운데가 아닌 바깥쪽으로 빼내 내부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내부에 기둥 또한 없어 자유롭게 공간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지금은 파리를 대표하는 건축의 하나가 되었지만 건립 당시에는 논란이 많았고, 반대도 거셌다. “안이 다 들여다보이잖아요!” “외부의 벽을 다 벗겨낸 것 같다고요!”퐁피두의 반대자들은 이단아 같은 퐁피두의 외양이 클래식한 도시, 파리와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결국 파리 중심부를 재개발하면서 퐁피두 설립을 강력한 의지를 갖고 결정한 이는 프랑스 전 대통령인 조르주 퐁피두다. ‘퐁피두’란 이름은 바로 그에게서 따왔다. 그 후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퐁피두는 외관만으로도 많은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이런 게 대통령이 가져야 할 혜안이고, 대통령이 내려야 할 결정이다.퐁피두센터는 유럽 아트신scene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럽의 역사와 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재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많은 근현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말해진다. 순수미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건축, 사진 그리고 뉴미디어 작품까지 포괄한다.가로 166m, 세로 60m, 높이 42m의 공간에 7만점의 작품이 정기적으로 교체되며 매년 스무 개 정도의 새로운 전시를 이어간다. 그러니 지난달에 퐁피두를 갔다 해도 이번 달에, 다음 달에 또 가야 할 일이다. 퐁피두에선 전시뿐만 아니라 음악, 댄스, 연극, 공연과 영화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갖가지 장르의 이벤트와 순수미술의 접점, 상호작용은 퐁피두의 큰 관심사다.퐁피두는 1989년을 경계로 과거와 새로운 시대를 구별한다. 1989년 11월 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유럽 미술계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한편 유럽은 천안문 사태를 통해 엿보게 된 중국의 새로운 모습에 관심을 기울였다. 유럽의 시선으로 볼 때 새로운 예술적 영토가 생겨났다.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컨템포러리 아트 비엔날레 같은 인터내셔널한 아트신에 불현듯 등장하면서 세계 예술계의 지형에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퐁피두는 이처럼 세계 예술계의 변화된 지형에 포커스를 맞추고 특히 동유럽, 중국, 레바논과 여러 중동 국가, 인도, 아프리카, 남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파리에 여행을 왔는데 시간이 넉넉지 않다면 나는 루브르나 오르세보다 퐁피두를 권하고 싶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피카소, 마티스, 칸딘스키, 몬드리안, 미로 등 다양한 작품을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퐁피두는 미술관뿐만 아니라 도서관, 서점, 기념품 숍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파리 청춘들의 평범한 일상을 엿보기 좋다. 퐁피두 옆, 프랑스 조각가인 니키 드 생팔이 만든 ‘니키 분수’도 놓치면 안 될 볼거리다.쿠바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인 아버지와 콩고 출신 어머니를 둔 작가, 위프레도 람Wifredo Lam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퐁피두센터는 전통적인 예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장르의 믹스 같은 다양한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을 기울인다퐁피두센터Place Georges-Pompidou, 75004 Paris, France +33 1 44 7812 33 11:00~22:00 (화요일 휴무) 성인 14 www.centrepompidou.fr로댕박물관은 한때 로댕, 장 콕토, 마티스, 이사도라 덩컨이 살았던 저택이다높이가 6.5미터에 달하는 주조물인 ‘지옥의 문’은 로댕 박물관의 장미정원에서 볼 수 있다루브르보다 로댕이 좋은 이유로댕박물관Musee Rodin이 2015년 11월12일에 새로 문을 열었다. 3년간의 리노베이션으로 전에 비해 좀 더 박물관답게 면모했다. 로댕이 살았던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긴 처음이다. 매년 70만명이 지나다닌 쪽모이 세공 마룻바닥의 많은 부분이 말끔히 교체되었다. 석고, 회반죽, 흙을 섞어 물로 갠 플라스터를 재료로 쓴 작품도 새로이 전시되었다. 그동안 수장고에서 잠자던 작품들이다. 플라스터 작품들은 로댕의 작업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볼 수 있는 단서들이다.로댕박물관 건물은 18세기 초에 지은 저택이다. 로댕이 한때 살았던 집이다. 1908년 로댕은 자신의 비서였던 릴케의 소개로 1층에 있는 4개의 방을 빌려 4년 동안 이 집에서 살았다. 로댕뿐만 아니라 작가 장 콕토, 화가인 앙리 마티스,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한때 이 집에 살았다. 로댕박물관의 컬렉션과 작품만큼 박물관 건물 자체가 특별한 역사를 가진 셈이다.나로선 사이즈만 보면 루브르보다 로댕박물관 같은 곳이 더 좋다. 물론 루브르는 명실공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박물관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숨이 막힌다. 일단 관람객이 너무 많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인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제 아무리 비집고 들어가도 모나리자 그림에서 5m 이내에 접근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루브르의 모든 관람객이 모나리자를 향해 돌진하기 때문이다. 루브르까지 와서 사람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 보면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다. 봐야 할 예술품이 너무 많은 것도 때로는 고역스럽다. 미로 같은 박물관에서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다. 출구를 찾지 못하고 무작정 걷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루브르에 갈 때는 자기만의 테마를 갖고 작품을 선별적으로 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불평이 길었지만 루브르가 좋을 때도 있다. 늦은 밤, 루브르 호텔 옆 파사쥬 리슐리외 입구를 지나 유리창 너머 루브르를 보았을 때처럼 관람객이 한 명도 없는 루브르는 의심할 바 없는 예술의 신전이다.로댕은 말년에 이르러 자기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평생 수집한 예술품, 여기에 수반하는 저작권을 모두 국가에 기부했다. 로댕박물관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로댕박물관이라고 해서 로댕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그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처럼 로댕과 관계를 맺었던 사람의 작품도 있고, 고흐나 뭉크 같은 화가의 그림도 볼 수 있다. 로댕미술관에서 그의 조각만큼이나 내 눈길을 잡아끈 건 로댕의 데생 그림들이다. 로댕은 장장 7,000여 점의 데생을 남겼다. 그는 흑연과 목탄, 브라운 컬러의 수채물감으로 종종 여성 또는 인체의 움직임을 그려냈다. 조각뿐만 아니라 데생에서도 로댕은 자기의 두 손으로 인간을 완전히 창조했다. 그는, 신이 조각가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을 ‘신의 손’을 가진 조각가라고 여겼을 것이다.새롭게 단장된 로댕박물관은 로댕의 연대기와 테마에 따라 18개 전시실로 구성된다. 예컨대 ‘비롱 저택의 로댕Rodin at the Hotel Biron’이란 방은 로댕이 실제 살았던 시기의 모습으로, 당시 사용한 가구와 그가 수집한 작품으로 정교하게 복원되었고, ‘로댕과 고대Rodin and Antiquity’란 방은 로댕이 앤티크 딜러에게 사들인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으로 꾸며졌다. 로댕은 수많은 그리스, 로마의 조각 파편을 수집했고, 그중 100여 점이 이곳에서 전시 중이다. 로댕은 젊은 시절부터 고대 문명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지옥’이란 테마에 매혹된 계기가 된 것도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게 된 미켈란젤로의 작품들 때문이다. 그의 작품 ‘워킹 맨The Walking Man’의 경우처럼 로댕은 자기에게 영향을 끼친 고대 그리스에 대한 존경을 그의 컬렉션으로 표현했다.로댕박물관 건물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원은 크다.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생각하는 사람’처럼 로댕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조각품을, 좁은 박물관 실내가 아닌 한가로운 정원에서 볼 수 있다. 고요한 정원은 아무도 없는 심야의 루브르처럼 평화롭지만 ‘칼레의 시민’이나 ‘지옥의 문’ 같은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내게 칼레의 시민은 칼레시를 구하기 위한 영웅들이 아니라 죽음에 직면한, 죽음을 자기의지로 선택한 사람들로 보인다. 모든 인간이 한 번은 마주하게 될 순간이다.‘지옥의 문’은 또 어떤가? 지옥에서 입맞춤하고, 생각하고‘생각하는 남자’의 전신, 달아나고, 떨어지고, 순교하고, 타락하는 인물상의 모습에서 폭력, 절망, 열정 등 지옥이란 또 다른 세계에 매혹된 로댕의 심경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지옥의 문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만나는 장미정원의 왼쪽 끝에 있고, 오른편 끝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로댕이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받아 지옥의 문을 만든 거라면 그는 지옥 자체가 아니라 지옥 다음에 이어질 ‘연옥’과 ‘천국’이란 세계 또한 떠올렸을 것이다. ‘지옥의 문’ 건너편에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건 자연스럽다.위대한 조각가에게도 세상사의 부침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로댕은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8살 때 가사를 돕기 위해 석고 세공업자에게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조각을 시작했지만 그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노년에 이르러 자기의 모든 작품을 국가에 기부하고자 했지만 그것도 간단치 않았다. 프랑스 국회는 로댕의 작품 기증 건을 표결에 붙였는데, 찬성 391표, 반대 52표로 개운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삶만큼이나 죽음도 드라마틱하다. 그는 1917년 1월29일, 평생 자신의 모델이 되어 주고 함께해 준 로즈 브레와 결혼했는데 그녀는 불과 보름 후인 2월14일에, 로댕은 같은 해 11월17일에 세상을 떠났다. 스물네 살의 청년, 로댕이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수업을 듣다 우연히 만난 여자가 로즈 브레다. 로댕박물관은 로댕이 세상을 떠나고 2년 후인 1919년에 오픈했다.로댕박물관에는 로댕의 조각뿐만 아니라 고흐나 뭉크 같은 화가의 그림도 있다공간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매우 현대적인 제스처의 ‘워킹 맨The Walking Man’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 ‘뜬 소문’‘칼레의 시민’은 신체의 특정 부위를 과감하게 확대, 묘사해 극적인 효과를 준다로댕박물관 77 rue de Varenne, 75007 Paris, France +33 1 44 18 61 10 10:00~17:45(월요일 휴무) 성인 €10 www.musee-rodin.fr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france.fr
  • ‘압도적 1위’ 트럼프 3연승… 슈퍼 화요일 앞두고 전국구 흥행

    ‘압도적 1위’ 트럼프 3연승… 슈퍼 화요일 앞두고 전국구 흥행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파죽의 3연승으로 경선 초반을 압도했다. 23일(현지시간) 열린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가 1위를 차지하면서 북동부(뉴햄프셔)와 남부(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서부(네바다)에서도 저력을 보였다. 트럼프가 전국적인 경쟁력을 입증함에 따라 11개 주의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3월 1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45.9%를 득표하며 마코 루비오(23.9%)와 테드 크루즈(21.4%)를 여유 있게 앞질렀다. 트럼프는 네바다에 배정된 30명의 대의원 중 득표율에 비례해 최소 12명을 확보했으며, 루비오와 크루즈는 각각 최소 5명을 얻었다. 나머지 8명의 대의원은 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까지 트럼프는 최소 79명의 대의원을 얻어 2위 크루즈(최소 16명)를 크게 따돌렸다. 트럼프는 코커스 종료 1시간 뒤 승리를 선언하며 “놀라운 경선이 두 달간 펼쳐질 것”이라면서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두 달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며 남은 경선에서 압승을 거둬 조기에 후보 지명을 확정 짓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승리 배경에는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만연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A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네바다 코커스에 참가한 유권자의 60%가 연방정부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대통령이 기존 정치권에 속하지 않은 ‘아웃사이더’가 돼야 한다는 의견은 유권자의 60%에 달했다. 트럼프의 반이민 노선도 네바다에서 승리를 이끈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바다주에서 최근 라틴계 인구가 급증하면서 백인 노동자 계층 사이에 반이민 정서가 높아졌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에 벽을 쌓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이 이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네바다주 전체 인구에서 라틴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27%에 달하지만, 이날 네바다 코커스에 참가한 유권자 중 8%만이 라틴계였고 85%가 백인이었다. 다만 코커스에 참가한 라틴계 집단에서도 트럼프가 쿠바 이민자 출신인 루비오와 크루즈를 꺾고 지지율 1위를 차지하면서, 라틴계가 밀집한 서부 및 남부 주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두 후보의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네바다 코커스는 공화당 전체 대의원의 3.3%만 선출하지만 서부에서 치러지는 첫 경선지이기에 서부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네바다에서도 압승하면서 전국적으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과 미니 슈퍼 화요일(3월 15일)에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는 이날 17~2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 성별, 인종에서 1위를 기록해 전 계층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여온 루비오와 크루즈는 이날 경선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트럼프 대항마’ 결정은 슈퍼 화요일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의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루비오와 크루즈 중 1명은 경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화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었다. 이에 두 후보는 네바다 코커스를 앞두고 서로에 대한 비난전의 수위를 높이며 확고한 2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이날 경선 결과가 드러나자마자 크루즈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슈퍼 화요일에 경선이 치러지는 텍사스로 향했으며, 전날 루비오는 다음달 8일 경선이 열리는 미네소타와 미시간으로 이동해 다음 경선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분열 1000년 만에 역사적 만남

    분열 1000년 만에 역사적 만남

    교회 통합·테러리즘 국제 협력 등 두 수장 30개 조항 공동 선언문교황 요청에 쿠바 중재·러 묵인… 푸틴, 경제 제재·고립 탈피 노력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는 두 종파가 분열된 지 10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두 종교 지도자는 교회의 단합과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17일까지 멕시코를 순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아바나에서 쿠바 등 중남미를 방문 중인 키릴 총대주교를 지난 12일(현지시간) 2시간가량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의 VIP실에 들어서자마자 “드디어!”라는 감탄사와 함께 “우리는 형제다”라며 키릴 총대주교와 포옹하고 볼에 세 차례 입맞춤을 나눴다. 총대주교는 “이제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교황도 “이 만남은 신의 의지”라며 화답했다. 교황과 총대주교는 기독교의 통합, 기독교인의 박해, 우크라이나 내전, 난민, 경제적 불평등 등 중요한 교회 및 국제 이슈를 망라한 30개 조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서 두 지도자는 “두 교회의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모든 국가에 있는 두 교회의 신자들은 평화와 사랑 속에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도에 대한 위기에 대해 두 지도자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들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박해받는 이라크, 시리아 등지의 기독교인들을 도와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테러리즘을 정당화하려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이 만난 것은 1054년 기독교가 서방과 동방으로 분열된 이후 처음이다. 1000년가량 반목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톨릭은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정교회와 화해를 추진해 왔다. 교황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와 회담은 했지만 러시아 정교회는 그동안 교황과의 회담을 피해 왔다. 이번 회동은 비(非)유럽 출신 교황의 오랜 요청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묵인하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중재에 의해 비유럽에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이번 회담에서 정교회 수장이 교황과 대등한 입장에 선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여름 각국 정교회 총대주교 회의가 예정돼 있어 러시아 총대주교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정교회의 세력이 강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즉,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정신적으로 하나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또 경제 위기에 빠진 유럽과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 간의 대립을 완화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도 두 지도자가 회동이 성사된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방과 대립하며 고립 중인 러시아와 러시아 정교회가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용하고 있으며 교황도 이를 허용하고 있다”는 AP가 전한 일각의 비판과 일맥상통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가톨릭과 정교회 기독교는 1054년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가톨릭과 콘스탄티노플(현재의 터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 정교회로 분열됐다. 교리의 핵심인 ‘삼위일체’를 둘러싼 해석의 차이로 서로가 상대를 파문했다. 바티칸의 가톨릭에서는 교황이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반면 동방 정교회에서는 각 교회는 대등하다고 본다. 총본산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콘스탄니노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근세 들어 정치적 영향력이 크고, 정교회 신자의 3분의2를 보유한 러시아가 중심이 됐다. 가톨릭은 주로 서유럽과 남미를 중심으로 약 12억명, 정교회는 러시아와 동유럽, 그리스 등에서 약 2억 5000만명의 신자를 두고 있다.
  • [2016 美 대선 첫 선택] 최연소·히스패닉 첫 州 법무차관 ‘승승장구’

    극우 ‘티파티’ 지원 업은 보수 아이콘 캐나다 출생… 대통령 자격 논란 우려 “테드 크루즈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중 가장 일관된 보수주의자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크루즈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때 민주당적을 갖고 있었고 낙태, 동성결혼, 존엄사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비해 크루즈는 한결같이 공화당 내 보수파의 가치를 대변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크루즈는 쿠바인 이민자 아버지와 백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70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히스패닉 최초 연방대법원장 보좌관, 최연소 및 히스패닉 최초 텍사스주 법무차관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크루즈는 2012년 당내 극우 세력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아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중앙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2013년 상원에서 21시간 19분 동안 오바마케어 반대 연설을 하고, 이민자 출신임에도 이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보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는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법적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을 소지가 있다. 또 강경한 보수 성향으로 인해 당내 주류 세력이 온건한 마코 루비오를 선호하는 것도 그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당신이 보지 못한 가장 후끈한 MLB

    당신이 보지 못한 가장 후끈한 MLB

    내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기다리는 야구팬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다. ‘토종 선수’들의 미국 진출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28·LA다저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 등 5명의 한국 선수가 동시에 MLB를 누비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6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최근 LA에인절스에 입단한 최지만(24)과 아직 구단들과의 접촉이 진행 중인 이대호(33), 오승환(33)까지 합류할 경우 숫자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들이 낯선 구장과 부상을 극복하고 MLB에 ‘한인 선수 전성시대’를 열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MLB 새내기’ 김현수와 박병호는 안정적인 리그 연착륙이 최대 과제다. 두 선수 모두 국내 최고의 선수였지만 MLB에서도 실력이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박병호의 경우 마이너리그행 거부권과 관련해 에이전트에서 즉답을 피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볼 때 거부권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자칫 잘못하면 마이너리그로 갈 수 있다는 부담감을 떨치는 강한 정신력이 요구된다. 다행히 현지에서는 박병호에게 적응의 시간을 줘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30일 ‘미네소타의 내년 시즌에 대한 5가지 질문‘이라는 기사에서 “강정호는 시작은 늦었지만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로 시즌을 마쳤다”며 “미네소타 구단도 박병호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는 구단과의 협상을 통해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확보했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볼티모어가 쿠바 출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영입을 추진하면서 주전 좌익수 자리를 안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볼티모어 지역지 MASN은 이날 보도를 통해 “세스페데스가 좌익수로 출전하고 김현수는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현진과 강정호는 부상을 떨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재활훈련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다저스의 2선발이던 잭 그레인키가 팀을 떠난 상황이라 건강하게만 복귀할 경우 주전 경쟁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도 올해 놀라운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 9월 수비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으며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당초 내년 5월쯤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강정호는 재활이 예상보다 순조로워 내년 4월 복귀 가능성도 엿보인다. 추신수는 올해 타율 .276, 22홈런, 82타점으로 무사히 시즌을 마쳤지만 전성기와 비교해 볼 때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는 성적은 아니었다.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515억원)라는 몸값에 부응하기 위해 내년에는 좀더 큰 활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특파원 칼럼] 오바마와 트럼프, 그들의 ‘버킷리스트’/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와 트럼프, 그들의 ‘버킷리스트’/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송년회가 잦은 요즘이다. 미국 워싱턴DC 안팎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빠지지 않는 화젯거리가 있다. 바로 미국 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이자 ‘막말의 달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얘기다. 대다수는 트럼프의 언행에 부정적이다. 보수적 성향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전 국무부 고위 관료는 기자에게 “만에 하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을 큰 보자기로 덮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 알리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트럼프의 외교정책은 빵점이다. 한국과 북한, 중국 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며 작금의 대선판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정치인은 본인의 부고 기사 말고는 어떤 기사가 나와도 좋다고 했던가.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트럼프는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더니 최근 41%를 얻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다가는 각종 미인대회를 소유한 부동산재벌 출신이 백악관을 처음으로 차지하는 이변을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 미 언론에 트럼프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그에 못지않게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임기가 1년 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레임덕’에 빠질 만도 한데 여전히 굵직굵직한 뉴스들을 터뜨리고 있다. 이민개혁 행정명령,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이란 핵협상 등을 마무리한 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파리 기후변화협정 타결 등 그의 레거시(유산)가 쌓이고 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겠다며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테러 정책 강화를 역설하지만 공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을 움직이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나 8년 만에 권력 교체기가 다가오면서 남은 1년도 분주하게 보낼 오바마 대통령과, 앞으로 1년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가 궁금해졌다. 새해를 앞두고 버킷리스트는 종종 ‘새해 결심’으로 바뀌기도 하니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할 일’ 목록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총기 사건을 막기 위한 총기 규제 강화, 난민 수용 확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최저임금 인상, 남녀 동일임금 추진, 90년 만에 미 대통령으로서 쿠바 방문 등이 리스트에 있을 것이다. 또 IS 격퇴,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이 있지만 모두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힘든 과제들이다. 다음은 트럼프. 공화당 후보로 낙점돼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통령이 된다면 “라티노와 무슬림의 불법 이민과 무단 입국을 막을 것이며 시리아 난민도 차단할 것”이다. 그는 또 “안보 무임승차 국가인 한국과 일본, 독일로부터 돈을 더 뜯어낼 것이며 중국을 봉쇄하고 뺏긴 일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트럼프도 너무 바빠 보인다. 그런데 그들의 버킷리스트에 있었으면 하는 ‘북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 두 사람 모두 북한 김정은 정권과 상대를 안 할 것처럼 나온 지 오래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오바마 대통령과, 외교에 무지한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버킷리스트에 넣어 관여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chaplin7@seoul.co.kr
  • [프리미어12] 이래서 이대호

    [프리미어12] 이래서 이대호

    ‘빅보이’ 이대호가 꽉 막힌 속을 푸는 듯한 시원한 홈런포로 프리미어12 첫 승을 이끌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7회 터진 이대호의 역전 홈런에 힘입어 10-1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 패배를 딛고 첫 승을 신고하며 8강 토너먼트를 향한 첫 관문을 넘어섰다. 개막전에서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한 대표팀은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 타선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을 연출했다. 1회 1사에서 민병헌이 몸 맞는 볼로 나갔으나 김현수의 병살타가 나왔다. 2~4회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다. 박병호와 손아섭, 황재균, 김재호 등이 차례로 삼진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메이저리그 출신 상대 선발 루이스 페레스에게 6회까지 단 1안타에 그치며 농락당했다. 대표팀은 결국 5회 선취점을 허용했다. 선두 타자 윌킨 라미레스에게 2루타를 내준 게 화근이었다. 라미레스가 장원준의 3구를 받아친 날카로운 타구는 중견수 이용규의 글러브에 닿았다가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이용규가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곧바로 페드로 펠리스의 중전 적시타가 나와 2루 주자 라미레스가 홈을 밟았다. 그러나 루이스가 내려간 7회 반전의 실마리를 찾았다.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고, 다음 타자 김현수의 땅볼 때 2루까지 내달렸다. 뒤이어 들어선 이대호가 바뀐 투수 펠릭스 페르민의 2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 뒤에 꽂아 넣었다.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8회 초 강민호와 김재호, 정근우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싹쓸이 3루타를 날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대호는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김현수까지 홈에 불러들이며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는 앞서 치러진 베네수엘라-미국전이 비로 지연된 탓에 예정보다 50분 늦은 오후 7시 50분에 시작됐다. 양 팀 모두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나가는 등 열악한 조건에서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은 12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베네수엘라와 3차전을 치른다. 한편 국제야구연맹(IBAF) 세계랭킹 10위 베네수엘라는 2위 미국에 7-5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KBO 롯데에서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베네수엘라)가 5득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A조에선 쿠바가 네덜란드를 6-5로 꺾고 첫 승을 올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리미어12] ‘KS 인증’ 장원준, 도미니카 잡아라

    [프리미어12] ‘KS 인증’ 장원준, 도미니카 잡아라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장원준(30)의 어깨에 한국 야구의 운명이 걸렸다. 김인식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은 11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리는 조별예선 B조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로 장원준을 10일 예고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완패한 대표팀은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고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어야 한다.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남은 경기에서 연패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8강에 오르려면 남은 4경기에서 최소 3승이 필요하다. 남은 상대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 등이다. 2연패 후 3연승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으면 한결 가볍게 조별리그를 풀어 나갈 수 있다. 장원준 또는 이대은(26·지바롯데)을 도니미카전 선발로 기용할 뜻을 내비쳐 왔던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장원준의 노련함을 선택했다. 이대은은 대회 개막 직전 치른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퍼펙트 역투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위기 대처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 쿠바전에서는 팀이 앞선 상황에 나섰다. 주자도 없었다. 반면 장원준은 한국에서 가장 부담이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흔들림 없이 던졌다. 슈퍼시리즈 2차전에서는 선발 우규민(30·LG)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등판했지만 2와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중남미의 강호다. 이번 대회에는 메이저리그(MLB)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빠졌으나 여전히 막강하다. 특히 MLB 출신 3인방이 위협적이다. 우완 투수 다니엘 카브레라(34)는 MLB 162경기에서 48승65패 평균자책점 5.10을, 강타자 페드로 펠리스(40)는 11년간 통산 140홈런, 598타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포수 미겔 올리보(37)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MLB 통산 1124경기에서 타율 .240을 찍고 145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호주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인도양 크리스마스섬의 난민 수용 시설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 호주 ABC방송 등 외신들은 난민들이 시설을 사실상 장악하고 처우 개선과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지난 7일 시설을 탈출한 30대의 쿠르드계 이란인 남성이 이튿날 해안가 절벽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 격앙된 중동 출신 수용자들은 방화와 폭력을 일삼았고 이 섬에 자리한 무시무시한 구금 시설의 실상도 전 세계에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0년 호주로 밀입국한 뒤 강제로 크리스마스섬의 시설에 수용돼 바깥세상과 격리됐다. 난민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수용소 경비원들이 살해했다”며 누적된 불만을 터뜨렸다. 경비원과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수용소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망명 신청자와 난민의 인권을 돌보지 않은 호주 당국의 가혹한 태도가 불러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크리스마스섬은 예쁜 이름과 달리 슬픈 역사를 지녔다. 섬의 이름은 1634년 동인도회사의 함장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이 섬에 처음 발을 디딘 데서 유래한다. 이후 영국 함대가 주둔하면서 영국령이 됐다가 1957년 영연방의 호주에 양도됐다. 호주 서부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2600㎞ 떨어진 작은 섬으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는 불과 360㎞ 거리에 있다. 면적은 135㎢에 불과하고 열대우림과 해안,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졌다. 북동부 끝자락에 1400명 남짓한 주민이 거주하는 정착지구만 자리할 따름이다. 주민의 80%는 중국·말레이계다. 호주 정부가 수용소를 세워 외딴섬에 난민들을 몰아넣기로 한 것은 2001년 9·11테러 직후였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미군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버금가는 시설을 호주에도 만들자는 밀약 아래 2003년 난민 수용소를 설치했다. 대규모 난민선 입항을 금지하는 이민 정책을 내놓고 난민들의 밀입국 루트 길목에 자리한 이 섬을 지목했다. 인권단체들은 수용소를 교도소로 규정하고, 과거 원주민들을 분리 수용하면서 박해하던 ‘백호주의’의 잔재라고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수용소가 인종차별주의와 반테러리즘, 이슬람혐오증 등의 복합품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당한 뉴질랜드인도 수용돼 있지만 이 섬은 ‘난민들의 무덤’으로 더 악명을 떨쳐 왔다. 2010년 12월 중동 출신 난민 100여명을 태운 어선이 섬 절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지만 호주 구조대가 구조에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너살 아이들이 부서진 배의 파편을 붙잡고 울부짖었으나 출동한 구조요원들은 구명조끼만 던져 줘 70명 넘는 난민이 익사했다. 호주 정부는 현재 크리스마스섬에 2900여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주 야당 측은 수용 인원이 2배가 넘는 54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호주 정부의 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호주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국제적인 분쟁 지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면서 난민이 발생한 책임을 일부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쿠바전 패배 김인식 감독 “이대호·박병호, 결국 해줄 것”

    쿠바전 패배 김인식 감독 “이대호·박병호, 결국 해줄 것”

     김인식(68)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아마 야구 최강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고개를 숙인 4번 이대호(33)와 5번 박병호(29)에 대해 “(본 대회에서는) 해주리라고 본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계속된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 2차전에서 1-3으로 패해 두 차례 평가전을 1승 1패로 마쳤다.  전날 투타에서 쿠바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6-0으로 승리한 한국은 이날은 두 차례의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결정력 부족으로 완패했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평가전이긴 하지만 4번 지명타자로 첫 선발 출전한 이대호가 2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5번 박병호가 이날 안타 1개를 쳐내긴 했지만 두 경기 도합 7타수 1안타에 삼진을 5차례나 당하는 등 타선의 기둥인 두 선수의 타격감 회복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 감독은 먼저 이대호에 대해 “아직 손바닥 상태가 완전치 않아서 그런지 손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병호에 대해서는 “너무 치기 어려운 공이 온다. 상대 투수가 박병호 타석 때마다 특히 잘 던졌다”고 변호했다.  실제로 쿠바의 빅토르 메사 감독은 이날 경기 7회초 2사에서 박병호 타석 때 투수 호세 가르시아가 초구부터 정면 승부를 하자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마운드 위로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메사 감독은 이에 대해 물었더니 가르시아에게 홈런을 맞지 않도록 다양한 구종을 섞어서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박병호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김 감독은 “오늘 쿠바 투수들의 변화구가 어제보다는 강하게 움직였다. 처음에 나온 투수가 1,2 선발급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에 던진 2명이 셋업맨과 마무리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화구도 쳐보고 빠른 볼도 쳐보긴 했는데, 공격에서 잔루가 너무 많았다”며 “선발 우규민이 다치는 바람에 투수 운용이 꼬였는데, 생각 외로 이후 투수들이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이날 주 포지션이 우익수인 손아섭을 좌익수로 기용한 것에 대해서는 “자기 포지션이 아닌 포지션 수비를 해봐야 나중에 상황이 생겼을 때 적응할 수 있다”며 “미리 대비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대표팀은 오늘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숙적’ 일본과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가 선발로 나온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며 “오늘하고 내일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일본과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을 전력분석팀에서 체크하고 있다. 7일 전력분석팀의 의견을 들어보고 우리도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틀 동안 일본 전력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겠지만 전력 분석팀이 지금까지 파악한 것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서 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타구에 오른손등을 강타당한 투수 우규민에 대해서는 “일단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내일 상태를 봐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교체까지도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대체할 만한 투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대회 1차 목표는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라며 “예선을 통과하려면 3승 이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쿠바의 빅토르 메사(55) 감독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메사 감독은 2차전을 마친 뒤 “어제(1차전)는 시차 적응이 덜 돼 힘들었는데, 오늘은 비교적 편하게 경기를 치렀다”며 이렇게 말했다.  메사 감독은 “한국이 정말 잘하더라”며 “모든 아시아 선수들이 그렇듯이 한국 선수들도 굉장히 끈기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가장 눈여겨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전부 다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 (한국은)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답했다.  메사 감독은 스타 선수 출신으로, 선수 시절 한국과도 붙어봤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생각한 건데, 한국은 일본이나 대만보다 번트를 덜 대고 고의 4구도 적은 것 같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이어 “만약 (한국 프로야구가) 쿠바 선수를 영입하고 싶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멘토보다 멘티… 美 공화, 40대 루비오에 열광

    젭 부시(62) (마코 루비오를 향해) 대선 출마선언 뒤 59차례나 상원 표결에 결석했네요. 그럴 거면 의원직을 사퇴하세요. 마코 루비오(44) 어떤 참모가 “루비오 공격이 선거에 득이 된다”고 조언했더라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는 부시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과 맞서려 대선에 나왔거든요. 청중 (정치 멘토였던 부시에게 역공을 가하는 루비오에게 환호한다. 부시는 야유 세례를 받는다.) 젭 부시(62) …. (고개를 떨군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콜로라도대학에서 열린 3차 TV토론회에서 이 장면이 생중계된 뒤 1일까지 나흘 동안 쿠바 이민 2세 출신인 루비오는 지지율 상승세를 탔다. 나흘 동안 루비오에게 총 1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소액 기부금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억만장자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인 폴 싱어가 루비오 의원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올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며 지분 매입, 소송 등으로 삼성 측과 분쟁을 벌여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회사다. 과거 대선에서 부시 가문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싱어는 기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루비오가 미국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은 물론 의원으로서의 자질, 유권자를 설득할 능력 측면에서 출중하다”고 극찬했다. 베팅 사이트에서도 루비오의 경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쳐 베트페어는 29%, 프레딕티드는 40%까지 루비오의 승리 확률을 높여 잡았다. 루비오 ‘대망론’은 선거 초반 대세론을 이루던 부시에 대한 지지율이 경선 주자 중 4~5위권에 머무는 가운데 당 바깥의 ‘악동’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신경외과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 벤 카슨이 지지율 1~2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몇 달째 이어지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부시가 일단 같은 플로리다 출신으로 지지 기반이 겹치는 루비오에게 공격을 가했는데 루비오가 이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40대 특유의 패기와 기개를 드러낸 장면이 전국에 중계된 것이다. 1998년 플로리다주 웨스트마이애미시 커미셔너에 도전한 ‘애송이’ 루비오에게 50달러 수표를 후원금으로 건네며 ‘멘토’ 역할을 자임했고, 루비오가 상원의원이 된 2000년 이후 상부상조해 왔던 부시는 18년 만에 위상이 역전될 위기에 처했다. 3차 토론회 뒤 부시는 선거캠프 총괄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절치부심 중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지만, 개편될 캠프가 ‘문하가 스승을 꺾는 통속적 스토리’에 열광하는 표심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초청 받은 중량급 해외 인사 손사래…北 黨창건 70주년 ‘반쪽 행사’ 될 듯

    북한의 노동당 창당 70년 행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행사에 참가할 외빈들은 과거에 비해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력을 총 결집해 진행하는 행사임에도 중량급 있는 해외 인사들의 기피로 ‘반쪽행사’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7일 “북한이 올 초부터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의 초청에 공을 들였지만 부질없는 일이 된 것 같다”며 “(외국인사)고위급이 아닌 실무급에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표적 혈맹인 중국은 서열 5위의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내 북한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했지만 대부분의 초청자들은 참가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참석을 약속했던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베트남 공산당 서열 12위의 응오 반 주 당중앙감찰위원장도 최근 방북 일정을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김정일 집권 때는 중국과 러시아, 쿠바, 베트남 등 주요 우방국 전·현직 수상 및 총리급들이 내방해 위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각국의 중량급 내빈들의 방문은 실종됐다.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이 소개한 당 창당 행사 내빈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 위상이나 규모가 과거에 비해 형편없다. 필리핀 국회의원이 이끄는 대표단 정도만 눈에 띌 뿐 대부분은 각국의 비정부기구(NGO) 대표단 정도다. 그마저도 북한과 교류를 유지해온 동남아, 아프리카 나라들로 국한됐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강석주 당 국제비서와 리수용 외무상이 당 창건 행사에 외빈들을 초청하기 위해 각국을 방문하는 등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북한이 당 창당 70주년을 기념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시사하자 참가를 고려했던 인사들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줄줄이 방북을 포기한 상태다. 이 때문에 당 창당 행사 끝난 뒤 ‘반쪽행사’에 따른 책임으로 외교관들의 숙청·경질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외교관 출신 한 탈북자는 “김정은의 잘못된 판단으로 행사에 차질이 발생해도 책임은 외교관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재즈로 물드는 자라섬의 가을

    재즈로 물드는 자라섬의 가을

    올해도 어김없이 자라섬의 가을밤을 재즈 선율이 물들인다. 국내 대표 재즈 페스티벌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오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자라섬을 비롯한 경기 가평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12회째다. 자연과 재즈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해마다 연인원 20만명 이상이 찾는 페스티벌이다. 오픈 밴드를 포함해 모두 27개국 100팀 628명의 음악인이 무대에 오른다. 재즈가 차츰 저변을 넓혀 가고 있기는 하나 대중적인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 음악 팬이나 재즈 초보자라면 관록의 퓨전 재즈밴드 스파이로 자이라의 무대가 문턱이 낮을 법하다. 팝 성향의 이 밴드 음악은 CF에도 자주 등장해 친숙함을 더한다. 카메룬 출신으로, ‘아프리카 스팅’이라 불리는 베이시스트 리처드 보나의 흥겨운 무대도 재즈와의 첫 만남에는 제격이다. 러시아 색소폰 연주자 이고르 부트만이 이끄는 모스크바 재즈 오케스트라의 무대는 빅밴드의 뜨겁고 풍성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마니아라면 독일에서 온 클라우스 돌딩거의 무대가 설레일 법하다. 이번이 첫 내한이다. 독일 최초의 재즈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돌딩거가 1971년 결성한 퓨전 밴드 패스포트는 현재 독일 재즈계를 이끄는 수많은 아티스트를 배출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파올로 프레수, 쿠바 출신 피아노 시인 오마르 소사, 인도의 타악기 장인 트릴로크 구르투가 뭉친 트리오 앙상블 무대도 마니아의 귀를 사로잡을 듯하다.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실력파 드러머 한웅원이 이끌고 베이시스트 서영도 등이 함께하는 한웅원 밴드, 국악과 록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밴드 잠비나이 등 한국 음악인들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12개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재즈아일랜드, 파티스테이지의 공연은 유료이며 나머지 스테이지 공연은 모두 무료다. (031)581-2813~4.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자라섬에는 재즈가 산다

    자라섬에는 재즈가 산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라섬의 가을밤을 재즈 선율이 물들인다.  국내 대표 재즈 페스티벌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오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자라섬을 비롯한 경기 가평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12회째다.  자연과 재즈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해마다 연인원 20만명 이상이 찾는 페스티벌이다. 오픈 밴드를 포함해 모두 27개국 100팀 628명의 음악인이 무대에 오른다. 재즈가 차츰 저변을 넓혀 가고 있기는 하나 대중적인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 음악 팬이나 재즈 초보자라면 관록의 퓨전 재즈밴드 스파이로 자이라의 무대가 문턱이 낮을 법하다. 팝 성향의 이 밴드 음악은 CF에도 자주 등장해 친숙함을 더한다. 카메룬 출신으로, ‘아프리카 스팅’이라 불리는 베이시스트 리처드 보나의 흥겨운 무대도 재즈와의 첫 만남에는 제격이다. 러시아 색소폰 연주자 이고르 부트만이 이끄는 모스크바 재즈 오케스트라의 무대는 빅밴드의 뜨겁고 풍성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마니아라면 독일에서 온 클라우스 돌딩거의 무대가 설레일 법하다. 이번이 첫 내한이다. 독일 최초의 재즈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돌딩거가 1971년 결성한 퓨전 밴드 패스포트는 현재 독일 재즈계를 이끄는 수많은 아티스트를 배출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파올로 프레수, 쿠바 출신 피아노 시인 오마르 소사, 인도의 타악기 장인 트릴로크 구르투가 뭉친 트리오 앙상블 무대도 마니아의 귀를 사로잡을 듯하다.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실력파 드러머 한웅원이 이끌고 베이시스트 서영도 등이 함께하는 한웅원 밴드, 국악과 록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밴드 잠비나이 등 한국 음악인들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12개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재즈아일랜드, 파티스테이지의 공연은 유료이며 나머지 스테이지 공연은 모두 무료다. (031)581-2813~4.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올해는 어떤 ‘깜짝 수상자’가 나올까. 오는 5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엿새간 6개 분야의 주인이 가려질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9일과 10일 각각 평화상과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관례상 8일이 유력하다. 이미 각계 인사들과 도박사이트들은 올해 수상자가 누가 될지를 놓고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상 수상 여부다. 또 중국 소설가 모옌(2012년) 이후 3년 만에 아시아계 등 제3세계 작가의 문학상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상을 받는다면 역대 교황 중 첫 수상자가 된다. 종교인으로선 달라이 라마(1989년) 이후 26년 만이며, 가톨릭 성직자로선 테레사(1979년) 수녀 이후 36년 만이다. 또 10년 넘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은 시인이 이변을 연출한다면, 114년 역사의 노벨상에서 김대중(2000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수상자로 기록된다. 노벨상은 역대 수상자와 다양한 시상기관, 물리학·화학·생리의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학자들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이를 기초로 각 수여 기관이 최종 수상자를 선별한다. 다만 각 부문 후보는 관례상 50년 동안 공개되지 않는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평화상 후보 난립  노벨상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평화상 후보로는 기관 68곳, 개인 205명 등 모두 273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278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일단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꼽은 유력 후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영국의 베트페어(www.betfair.com)는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높은 4대1의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올해 54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의 숨은 중재자로 알려져 있다. 또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정부와 반군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국제 분쟁 종식과 인권 문제, 환경 문제까지 폭넓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어 성폭행 여성 수천 명을 치료한 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5대1), 많은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무시에 제라이(13대2) 신부 등이 꼽힌다. 단체로는 러시아의 언론사 노바야가제타(8대1)와 일본 국민(평화헌법 9조를 지켜낸 일본 사람들·10대1)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미 국가안보국(NSA)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상 12대1)과 반기문(14대1) 유엔 사무총장 등이 거론됐다. 사이트 순위에는 없지만 역사적 이란 핵합의를 끌어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수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AFP는 시리아 난민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며 난민 문제를 공론화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유력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꼽았다.    ●제3세계 문학인들 강세…과학 분야에선 여풍 드세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모두 198명을 추천받았다. 이 중 36명이 올해 처음으로 추천된 작가다.  베트페어는 우크라이나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5대1의 배당률로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언론인 출신인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증언록인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등 다큐멘터리 형식의 산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어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대1),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7대1),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와 조이스 캐럴 오츠(이상 10대1)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은 노르웨이의 욘 포세,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이상 18대1)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평화상과 문학상은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변수가 많은 분야로 꼽힌다. 학계에서 확고한 공적을 인정받는 이들이 수상하는 경제·과학 분야와 달리 예측이 쉽지 않다. 도박사이트들이 따로 베팅 코너를 꾸리는 이유다.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를 예측해 온 톰슨 로이터는 지난달 25일 올해의 화학·생리의학·물리학·경제학 분야 예상 수상자 명단을 내놨다. 그런데 유독 여풍이 드세다. 톰슨 로이터는 “2002∼2014년 12년간 예상 수상자 명단에 오른 여성은 6명에 불과했는데 올해에만 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 저자 중 여성 비율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반 ‘X선 회절사진’으로 DNA 구조를 밝힌 영국의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상에서 배제됐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위상이다. 노벨상이 처음 시상된 1901년 이후 단지 17명의 여성만이 과학분야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에선 유전질환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한 유전체 편집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가 후보로 꼽힌다. 생리의학상에선 ‘단백질 펴짐 반응’이라고 불리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모리 가즈토시 일본 교토대 교수와 피터 월터 UC 샌프란시스코대 교수가 거론됐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극저온에서 존재하는 최초의 ‘페르미온 응축물’을 만든 데버러 진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교수 등이 언급됐다. 경제학 분야에선 정치적 판단과 시장의 관계를 밝힌 리처드 블런델 런던대 교수 등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노벨상 선정 뒤에는 정치적 판단?  올해 노벨상 선정도 숱한 뒷얘기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추악한 뒷모습을 그린 스웨덴 영화 ‘노벨스 라스트 윌’(2012년)처럼 말이다. 영화에선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암투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뒤바꿔 놓았지만 현실에선 정치적 고려가 당락을 가를 변수로 보인다.  역사학자로 25년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예이르 루네스타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오바마에게 상을 준 것은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해 달라’는 취지였지만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채워 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노벨상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부를 일군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남긴 유언에 따라 제정됐다. 노벨은 그의 유산 약 3100만 크로나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기부했고,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유산을 기금으로 노벨재단을 설립해 1901년부터 노벨상을 수여했다. 노벨상은 애초 생리의학, 화학, 물리학, 문학, 평화 등 5개 부문에 수여됐는데, 스웨덴중앙은행이 1968년 노벨을 기리며 경제학상을 신설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화학상·물리학상·경제학상),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생리의학상), 스웨덴한림원(문학상),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평화상)가 나누어 심사한다. 노벨이 유서를 작성하고 노벨재단이 설립될 무렵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하나의 나라였다. 1905년 나라가 분리됐지만 심사 및 수여 기관은 바뀌지 않았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개최되며,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머지 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수여된다. 수상자는 상장과 금메달, 상금을 받는다. 상금은 올해 부문당 약 800만 크로나(약 11억원)이며 한 부문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나눠 갖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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