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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군 용서 못한 콜롬비아… 평화협정 표류

    반군 용서 못한 콜롬비아… 평화협정 표류

    여론조사 찬성 10~20%P 앞서… 평화 원하지만 정부 협정안 불만산토스 정부 재협상 동력 상실… 유혈 충돌 재발 가능성은 희박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단체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지난달 26일 체결한 평화협정안이 2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52년간 내전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국민적 상처가 남아 있음에도 반군 활동에 ‘면죄부’를 주고자 한 정치권의 협상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반군 6개월 재교육 면죄부’ 반발 커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유권자의 37.41%(1306만 3500여명)가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고 보고타 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찬성과 반대의 표차는 5만 6000여표로 0.43% 포인트에 불과했다. 국민투표를 제안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 대국민연설에서 “과반이 평화협정에 반대했지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쿠바 아바나에 머물고 있는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도 “FARC는 안정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장 농민군 지도자들이 1964년 결성한 FARC는 좌익정부 수립을 목표로 마약 밀매 등을 하며 정부군과 대립해 왔다. 하지만 남미 역사상 최장기 내전으로 최소 22만여명이 사망하고 8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오랜 내전에 지친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지난달 평화협정 논의를 마무리했지만 국민투표 부결로 이를 이행할 근거를 잃게 됐다. 국민투표 부결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안팎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13~15일 여론조사에서 찬성 55.3%, 반대 38.3%를 기록하는 등 지난 8월 이후 8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매번 찬성 의견이 10~20% 포인트 우세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국민이 평화는 갈구하지만 현 정부의 협정안 내용에는 불만을 가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협정안은 무엇보다 FARC 구성원들이 향후 6개월간 무기를 반납하고 재활 교육을 받으면 반군 활동 때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FARC는 정당 조직으로 변신해 콜롬비아 의회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찬성 높은 북부 투표 25%로 낮은 탓도 현직 상원의원으로 평화협정 반대 운동을 주도해 온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은 “평화협정이 전범들을 사면한다”는 논리로 반군 피해자들의 여론에 호소하며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산토스 정부가 피해자 보상, FARC 점령지의 토지 분배 등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협상을 진행해 여론의 반감을 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밖에 FARC의 게릴라 공격을 많이 받아 평화협정 반대 여론이 높았던 내륙 지방과 달리 찬성 여론이 높았던 북부 카리브해 연안에서 지난달 30일 태풍 ‘매슈’의 영향으로 투표율이 25% 정도로 낮게 나온 점도 전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번 투표 부결로 유혈 분쟁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콜롬비아 정국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정전은 지속된다”며 정부 협상단에 3일 FARC 지도부와 추후 방안을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가 산토스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국정 추진 동력을 잃은 현 정부가 향후 평화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부와 달리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구속받지 않는 콜롬비아 의회가 FARC와의 평화협정을 인준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국민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법안을 통과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타 포스트는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까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추진에 나섰고, 미국은 북한과 불법 거래한 중국 기업을 처음으로 기소·제재하는 등 북한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북한의 핵 야욕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등에 대해 비확산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68)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수준의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을 통한 출구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국무부 부차관보 시절 북·미 미사일 협상을 주도했고 2009~2013년 북한·이란 제재 총괄 조정관을 맡아 이란 핵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 평가는. -북한이 SLBM을 발사하고 5차 핵실험을 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실어 미국을 공격하려 한다. 대단히 우려스럽지만 이를 위한 시험은 이뤄지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아직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본다. 핵물질과 관련, 북한은 영변 플루토늄 농축시설뿐 아니라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HEU) 농축시설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핵탄두 실험, 미사일 탑재 발사 등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핵무기 개수 등 추측만 쏟아 낼 것이 아니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韓, 핵무장보다 ‘핵우산’ 강화가 효율적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에 어떤 압력이든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중국이 핵심 키다. 중국은 지난 3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동의했는데, 서류로는 동의했지만 이행이 관건이다. 중국이 몇 가지 행동을 하고, 자국 기업인 단둥훙샹실업발전에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럼에도 중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를 단호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자신의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강한 조치를 취해 북한 내부 문제로 이어져 정권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외부 압박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특히 엘리트들이 특권을 얻지 못하게 되면 김정은 정책에 불만이 쌓일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제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압박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필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강한 압박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적 해법이다. 김정은이 그냥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 그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니 우리 이익에 맞는 혜택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래서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이 필요하다. 이것은 이란에 했던 것과 같다. 이제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 북한 정권을 위협할 수준의 압박과 동시에 외교적 출구전략이다. 우리는 북한이 품위를 유지하면서 출구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김정은과 북한은 체면을 원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 재개 시작은 ‘北 핵능력 동결’ →그렇다면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6자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다. -공식 협상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데 북한과 대화할 수는 없다. 북한은 협상하는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북한은 또 ‘한반도 비핵화’라는 협상 주제에 동의해야 하고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북한도 자신들의 목표는 ‘핵 없는 한반도’라고 하겠지만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달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당장 내일이나 내년, 또는 5년 이내에 핵능력을 폐기하는 데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시작해야 하고, 시작은 북한의 핵능력 동결이다. 북한이 더이상 핵물질·무기를 만들지 않도록 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6자회담 등 협상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핵심 플레이어는 남북과 미국, 중국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관심은 있지만 키 플레이어는 아니다. 남북 양자회담과 북·미 양자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한·미 간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 →북한과 이란은 다른데 이란 수준의 제재가 가능한가. -북한은 이란과 달라 더 힘들다. 이란은 국제금융체계와 관계를 맺어야 했고 원유를 수출해야 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지 않다. 북한의 경제 규모와 수요는 이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고, 유일하게 ‘수출’하는 것은 ‘골칫거리’다. 특히 이란은 자신들을 도와줄 하나의 크고 영향력 있는 친구가 없지만, 북한은 중국이 있다. 중국이 북한을 붕괴되지 않도록 받쳐 주는 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어렵다. 반대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하면 북한은 생존할 수 없다. 김정은은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압력을 넣기 어려운 상대이지만, 유일하게 가능한 나라는 중국이다. 북한의 석탄·철광 수출 금지, 모든 화물 검색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美 추가 세컨더리 보이콧 中과 협의를 →미 정부가 대북제재법과 행정명령 이행에 나섰는데. -미 의회가 통과시킨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라 재무부가 처음으로 중국 기업 훙샹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는데 이는 중요한 조치다.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이 스스로 제재를 이행하면 미국이 나설 필요가 없겠지만, 미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제재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큰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을 너무 많이 쓰면 중국이 불쾌해할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에 협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양국 사법 당국 간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이 한 차례 제재에 그칠지, 아니면 추세가 될 것인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1990년대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켜본 전문가로서 김정은 정권의 핵 집착 배경은.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다르다. 김정일은 더 신중했다. 김정은은 실질적이고 전략적으로 핵을 개발해 핵능력을 서둘러 갖추려고 한다. 그는 핵무기가 ‘바게닝 칩’(협상카드)이 아니라 북한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여기고, 전 세계에 자신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그는 세계가 “우리는 그 가이(녀석·김정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능력을 수용하기를 원한다. 북한은 핵개발 이유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없어지면 더이상 핵을 개발하지 않을 것인가. 김정은의 이 같은 주장은 핵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과 남한에 대한 도발적 행위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사드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美의 북한 문제 소극적 개입 비판은 오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은데. -사람들이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정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에 개입하기 위해 더욱더 많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개입과 논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를 원하고, 현 상황에서 미국과 핵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 이해됐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가 이란이나 쿠바와는 문제를 푼 반면 북한만 남았다고 지적하는데, 쿠바와 이란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개입을 원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北 이동식 미사일 선제타격 쉽지 않아→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제기된 한국의 핵무장론과 전술핵 재배치론, 선제타격론에 대한 의견은.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핵개발은 물론 김정은의 대남 도발에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체적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는 조약으로 맺어진 동맹이고,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한반도에 분쟁이 생기면 미국이 당연히 개입하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이는 미국에 대한 공격임으로 즉각 보복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논쟁 끝에 스스로 핵을 개발하지 않고 동맹이 제공하는 강력한 억지력에 의지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핵무장보다 한·미가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지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해 북한을 억지하고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선제타격론은 정치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순 있겠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까지 개발, 공격 지점을 옮겨 다니며 숨기고 있는 데다가 정보력과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디서 언제 먼저 공격할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드 배치 장소가 발표됐다. 한·미가 사드 이외에 더 해야 할 일은. -우리는 미사일방어체계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 능력과 연합 정보력, 사이버 능력 등을 강화해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해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음을 확인시켜야 한다. 그가 한국을 공격할 경우 괴로움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강화될수록 각국의 방위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차기 미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대북 정책 제언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북한 문제는 다음 정부의 국가 안보 어젠다의 최우선 수준이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대로 다루려면 압박과 외교, 억지라는 3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라크, 세네갈보다 낮은 여성의원 비율…한국에 무슨 일이?

    이라크, 세네갈보다 낮은 여성의원 비율…한국에 무슨 일이?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의 숫자와 비율은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9일 국제의원연맹(IPU)의 발표에 따르면 193개 국가 가운데 109위다. 흔히들 여성인권이 억압받는 나라로 여기는 사우디아라비아, 남수단 등보다 더 낮은 상황이다. 최초의 여성대통령까지 배출한 나라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한민국 국회 여성 당선자는 15대 때 9명(3.0%)에 불과했지만 이후 17대 들어서며 총 39명(13.0%)으로 처음 10%대를 넘어섰다. 비례대표 여성할당제가 채택된 덕이었다. 이후 41명(13.7%·18대), 47명(15.7%·19대), 51명(17.0%·20대)으로 여성의원 증가세는 완만하게나마 상승해왔지 꺾이지는 않아왔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순위는 점점 뒤로 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88위던 여성의원 비율 순위는 이후 90위→88위→106위→109위로 매년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그나마 16.3%로 116위를 기록한 북한에 비해 낫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어야할 정도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되며 여성 정계진출의 정점을 찍었지만, 공교롭게도 그 이후부터 세계적 추세에서도 점점 뒤로 밀려나는 모양새가 됐다. 여성인권이 철저히 억압되는 곳으로 꼽히는 중동국가들인 사우디아라비아(19.9%·93위), 남수단·이라크(26.5%·공동 61위), 아랍에미레이트연합(22.5%·77위) 등,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인 세네갈(42.7%·6위), 에티오피아(38.8%·19위) 등보다도 훨씬 처지는 순위다. 이번 국제의원연맹 조사에 따르면 여성 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르완다였다. 하원 80석 중에 51석이 여성 차지(63.8%)였다. 볼리비아(53.1%)와 쿠바(48.9%)가 그 뒤를 이었다. 참고로 미국은 하원 433명 중 84명(19.4%)이 여성 의원으로 97위를 차지했다. 영국은 649명 중 192명이 여성의원으로 48위(28.7%)였다. 물론 CNN 등 서구 언론들은 이날 발표 결과를 놓고 일본의 여성의원비율의 저조함에 더욱 주목했다. 실제 일본 중의원의 여성 의원 비율은 전체 475석 가운데 45석으로 9.5%였다. 순위로는 157위.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같은 순위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건 '여성이 빛나는 사회'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다. CNN은 "2020년까지 정부와 기업 등에서 여성의 비율을 최소 3분의 1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아베 정권의 여성 각료 비율은 3.5%에 불과하다"며 "일본의 성평등 추진은 아직도 효과가 미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 의회의 이러한 여성 의원 비율은 아시아 평균인 19.5%는 물론이고, 아랍 국가 평균인 18.4%보다도 낮은 것이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151석 중 30석. 19.9%. 2013년 1월 기준), 남수단(332석 중 88석, 26.5%, 2011년 8월 6일 기준) 같은 여성 인권 후진국보다도 낮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 의원 비율이 41.1%로 가장 높다. 아메리카 대륙이 27.7%, 유럽 국가들의 비율은 25.8%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부 ‘北 압박 외교’ 탄력

    외교부 “北 규탄 국가 총 111개” 尹외교 새달 벨기에서 공조 요청 미국이 북한의 고립을 격화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에 외교·경제 관계 단절 등을 촉구하면서 우리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 압박 외교’ 역시 더욱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논의는 물론 최근 북한이 활로를 찾기 위해 접촉을 늘리고 있는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국가 등을 대상으로 대북 제재 공조를 강화하면서 계속 북한의 ‘숨통’을 죄어 갈 것으로 보인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조치에 대해 “한·미는 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뤄 오고 있으며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한 제반 수단과 전략에 관해 철두철미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부터 북한의 ‘셈범’을 바꾸기 위해 대북 제재와 대북 압박 외교를 병행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이란 방문, 아프리카 3국 순방,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첫 쿠바 방문 등은 이들 국가와 친선 관계를 이어 온 북한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던졌고, 우간다가 북한과 군사협력을 중단케 하는 등 작지 않은 성과도 올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한 국가 및 국제기구는 교황청을 포함해 총 111개로 북한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대변인은 “12억 7000만명 가톨릭을 대표하는 교황청이 북한 도발에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최초로, 주목할 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다음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프가니스탄 관련 각료회의에 참석해 대북 제재 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임성남 1차관은 다음달 초까지 세네갈과 앙골라에서 대북 제재 결의 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한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차관과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열어 대북 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고강도 제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 측에 강도 높은 안보리 결의 도출에 대한 협력을 촉구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손잡은 산학연, 생산량 20% 늘리고 생산비 30% 줄인다

    [ICT, 농부가 되다] 손잡은 산학연, 생산량 20% 늘리고 생산비 30% 줄인다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 근교 지바현 가시와시에 있는 지바대학 환경건강필드과학센터 내 스마트팜. 지바대학에는 미쓰이와 미쓰비시 등 거대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 중인 스마트팜 10여동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었다. 농림수산성이 지정한 모델하우스형 스마트팜인 이곳은 각각의 연구 목적이 다르다. 예를 들어 미쓰비시 등이 참여한 태양광 이용 스마트팜 5개동은 주로 토마토의 다수확 생산시스템을 연구 목표로 삼고 있다. 세이와 등 10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 중인 스마트팜은 통합환경 제어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연구하고 있었다. 비료 및 수분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1000㎡당 50t의 토마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량은 기존보다 20%가량 늘리고 생산비용은 오히려 30% 줄이는 방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스마트팜에서는 우리의 농촌진흥청에 해당하는 일본 국립연구기관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농연기구) 등이 참여해 토마토 양액재배체계의 생산플랫폼을 표준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방법을 찾고 인건비 부담을 줄여 저비용 안정생산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농연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인 안동혁 박사는 “토마토를 기르는 이유는 스마트팜에서 재배하기 어려운 작물에 속하기 때문”이라면서 “작물마다 최적의 환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전혀 없어 이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소프트웨어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바대학은 스마트팜 보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재배환경 데이터를 찾아내고 스마트팜에 맞는 품종과 환경 등을 기업, 연구소 등과 함께 연구하는 거점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팜 운영회사인 미라이의 경우 지바대학과 공동으로 발광다이오드(LED)와 같은 인공광을 이용한 양상추 재배에 있어 생산비를 낮추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공조효율 개선, LED 조명반사판에 의한 에너지 절감 등을 실험해 실질적인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동선 간소화, 작업노동 단축 등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당 양상추 생산비를 700엔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이 밖에도 병해충을 막아 생산을 안정화시키고 위생관리 노하우 등도 입증해 기업에 전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원절감, 환경보전, 폐기물 감소 및 재사용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해석해 가공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200t 규모의 빗물 재활용 시설도 마련돼 있다. 심지어 까마귀 등 조류의 하우스 지붕 피해 방지를 위한 장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일본은 대학과 연구기관, 정부가 함께 스마트팜 보급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 농림수산성과 경제산업성은 2009년 농업과 공업, 상업 등이 연계된 연계촉진법을 제정해 스마트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경우 농업과 공업, 상업의 연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농림수산성은 시설원예의 첨단화로 농촌경제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범정부적 스마트팜 보급 확대를 위한 연구거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 3월까지 일본 전국에 10개의 연구거점을 마련, 산·학·연 컨소시엄을 통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바대학이 바로 이런 연구거점에 해당된다. 기존에 스마트팜을 기업이나 대학에서 홀로 운영해 발생하던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면서 비용절감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2012년 스마트팜을 전국에 150곳까지 확대했다. 도쿄 외곽 과학도시인 쓰쿠바에 있는 농연기구 역시 농림수산성이 지정한 스마트팜 실증거점 중 한 곳이다. 1983년 설립된 이곳은 3371명의 직원 중 연구원이 1835명에 달할 정도로 연구 기능이 강하다. 1년 예산이 613억엔(약 6730억원)에 이르며 스마트팜에 필요한 각종 정책 개발은 물론 수확이나 재배에 필요한 로봇이나 재배 노하우 등을 연구한다. 최근 농연기구가 중점을 두는 것은 토마토와 오이, 파프리카 중에서 양액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찾아내고 이들이 스마트팜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실제 데이터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탄소형의 고도환경제어시스템을 구축해 생산비를 줄이는 방안도 찾고 있다. 그런 방안으로 지열을 이용하거나 태양열의 축열기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농연기구가 운영하는 스마트팜을 방문했을 때 작업환경의 고도화와 자동화를 이룩하기 위해 개발한 로봇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로봇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최근 이들이 개발한 토마토 수확로봇은 생산비용을 낮추기만 한다면 토마토 수확에서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토마토는 육묘와 묘판에서 재배한 모종을 정식으로 심는 정식(定植) 작업, 수확 등으로 시기를 나눌 때 수확에 걸리는 시간이 3분의1에 해당할 정도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수확로봇은 카메라와 조명기구, 전동실린더, 수확용 로봇 핸드 등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시중에서 판매되는 부품을 활용해 제조원가를 낮췄다. 이 로봇은 재배 선반에 일정한 높이로 막대기 모양의 지지대를 설치하고 열매가 붙어 있는 부분을 지지대 밖으로 끌어내 로봇의 손이 자동으로 잘라내는 방식이다. 로봇을 이용할 경우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수확할 수 있다. 현재 생산 단가는 250만엔이지만 성능을 개선해 2018년 말까지 200만엔 이하로 낮춰 일반에 보급한다는 생각이다. 농연기구는 이 외에도 토마토가 열리기 전에 열매맺기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로봇도 개발 중이다. 이와사키 야스나가 농연기구 야채 생산 시스템영역 생산유닛팀장은 “우리 연구의 큰 줄기는 환경제어와 노무관리로 나눌 수 있다”면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각종 연구가 현장과 격리되는 점을 경계했다. 이와사키 팀장은 “스마트팜 운영자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연구가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소통하지 않는다면 산·학 협력은 그야말로 현장과는 유리된 연구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시와노하·쓰쿠바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그린란드 미군 지하 비밀 핵시설’ 얼음 녹아 모습 드러낸다

    ‘그린란드 미군 지하 비밀 핵시설’ 얼음 녹아 모습 드러낸다

     냉전 시대 미군이 그린란드 지하에 지은 비밀 핵군사 시설이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 향후 수십 년 내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캐나다와 미국, 유럽 과학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냉전 시대 그린란드의 만년빙 밑에 건설했던 지하 군사시설이 근래 기온 상승으로 얼음층이 빨리 녹으면서 오는 2090년까지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이 한창이던 1959년 미 육군 공병단은 ‘얼음벌레(Iceworm) 프로젝트’라는 비밀 작전계획에 따라 당시 덴마크 영토이던 그린란드에 캠프 센추리(Camp Century)라는 지하기지를 건설했다.  세계 첫 이동식 원자로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은 ‘얼음 밑 도시’는 얼음 밑 8m 깊이에 3㎞에 걸친 지하터널로 연결됐으며 실험실과 병원, 가게, 영화관, 교회 및 최대 군인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췄다.  군 당국은 북극 지대에서 건설 방법을 시험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기지 설치 목적이라고 밝혔으며 또 실제로 기지 체류 과학자들은 지구 기후를 연구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지하 얼음 샘플을 채취했다.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들이 현재까지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하기지는 미군의 방대한 비밀 군사프로젝트를 위장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얼음층 밑에 핵미사일의 이동식 발사통로를 구축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 덴마크 정부조차도 미군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않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 미합참에 제출된 ‘얼음벌레 프로젝트’는 캠프 센추리의 지하 얼음터널에서 소련을 직접 겨냥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군은 쿠바 미사일 위기 등 소련과의 냉전이 첨예화한 당시 상황에서 캠프 센 추리 지하 터널 등에 소련 등을 직접 겨냥한 600기의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미군 기술진은 얼음벌레 프로젝트가 불가능함을 간파했다. 빙하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어 터널이 일그러지거나 붕괴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1964년부터 캠프 센추리는 산발적으로 이용됐으며 3년 뒤에는 완전히 폐기됐다.  미군은 캠프의 생화학 및 방사능 폐기물 등을 포함해 주요 인프라는 대부분 남겨둔 채 철수했다. 당시 미군은 매년 쌓이는 눈과 얼음으로 이들 시설이 영구히 얼음 밑에 묻힐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의 추정은 현재까지는 옳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지 포기 당시 지하 12m였던 기지는 현재 35m로 깊어졌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추세가 반전될 것이 확실한 것으로 캐나다 토론토 소재 요크대의 윌리엄 콜건 교수 등 연구진은 판단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올해 들어 수도인 누크 지역의 6월 중 기온이 섭씨 24도까지 올라감으로써 기록을 세웠다. 2003~2010년 사이 그린란드를 대부분 덮고 있던 얼음층도 20세기 전체 기간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녹았다. 향후 수십 년 간은 적설량이 용해량보다 더 많겠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추세가 반전되면서 2090년까지는 불가피하게 기지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또 기후변화가 가속할 경우 이보다 더 빨리 드러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미 육군 문서들과 도면 등을 검토한 결과 20만ℓ의 디젤연료와 비슷한 양의 폐수,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양의 방사성 냉각수와 기타 유해 폐기물 등이 함께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지가 모습을 드러나기 시작하면 ‘청소’문제가 관련국 간에 주요 정치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그린란드와 덴마크 정부가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기후변화가 제기하는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미 정부도 덴마크 및 그린란드 정부와 당국 간 상호 안보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임을 다짐한 바 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탄피로 만든 펜으로… 콜롬비아 52년 내전 끝내다

    탄피로 만든 펜으로… 콜롬비아 52년 내전 끝내다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북부 해안도시 카르타헤나.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지도자인 로드리고 론도뇨(일명 티모첸코)가 나란히 섰다. 1964년 농민반란을 시작으로 계속된 내전을 52년 만에 종식하기 위해 지난달 평화협정에 합의한 뒤 이날 열리는 공식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 2500명이 참석했다. 협상 장소를 제공했던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도 참석해 역사적 현장을 지켜봤다. 콜롬비아 정부가 평화를 뜻하는 하얀색 옷을 입어 달라고 요청해 참석자 대부분의 복장은 흰색이었다. 론도뇨가 먼저 서명하고 산토스 대통령이 같은 펜으로 사인했다. 이들이 서명에 사용한 펜은 실제 내전에서 사용된 총알 탄피로 만든 것이다. 펜 손잡이에는 “총알은 우리의 과거를 기록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다”라는 문장이 스페인어로 적혀 있었다. 297쪽으로 구성된 평화협정문에 서명을 마친 산토스 대통령은 자신의 옷에 수년간 끼우고 다니던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 배지를 떼어 론도뇨에게 건넸다. 론도뇨는 이를 가슴팍에 끼우고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제트기 다섯 대가 행사장 위를 비행하며 콜롬비아 국기의 색깔인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 연기를 뿜어 하늘을 장식했다. 서명 뒤 론도뇨는 “우리가 전쟁 중에 초래했을지도 모르는 모든 고통에 대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산토스 대통령도 “우리 조국의 수장으로서 FARC가 민주주의로 온 것을 환영한다”고 응답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인 FARC가 52년간의 내전을 종식하는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평화협정안을 다음달 2일 국민투표에 부치며 ‘찬성’ 의견이 많으면 평화협정이 공식 발효된다. FARC는 정당 등 정치적 결사체로 재출범할 예정이며 180일 안에 유엔에 무기를 넘기고 무장 해제를 완료해야 한다. 미국은 3억 9000만 달러(약 4325억원) 지원을 약속하는 등 국제사회도 평화를 달성한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은 FARC를 테러조직 목록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했다.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평화협정 서명은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시키는 역사적인 성과라고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하프타임] MLB 투수 페르난데스 요절

    미국 해안경비대는 25일(현지시간) 오전 마이애미 비치에서 보트 사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우완투수 호세 페르난데스(25·마이애미) 등 3명이 숨졌다고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이 보도했다. 쿠바 출신인 그는 세 차례 망명 시도에 모두 실패해 감옥살이까지 했으나 네 번째 시도에 성공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시작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12승 6패, 방어율 2.1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부상으로 2년간 고전했으나 올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MLB 대표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 호세 페르난데스, 보트 사고로 사망…“죽을 고비 4번 끝에 망명했는데”

    호세 페르난데스, 보트 사고로 사망…“죽을 고비 4번 끝에 망명했는데”

    2008년, 16살의 호세 페르난데스는 ‘망명 보트’에서 뛰어내렸다. 물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페르난데스는 4번의 시도 끝, 망명에 성공해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멕시코에 도착했다. 목숨을 건 네 번째 시도는, 성공이었다. 그렇게 페르난데스의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25일, 24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망명 보트에서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보트 사고는 페르난데스의 목숨을 앗아갔다. 정상을 향해 달리던 페르난데스의 걸음도 멈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 에이스 페르난데스는 마이애미 비치에서 보트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1992년 쿠바 산타클라라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어릴 때부터 유망주로 꼽혔다. 계부 라몬 히메네스의 도움으로 쿠바 정상급 투수 코치 올란도 차이니의 지도도 받았다. 미국 망명 후, 고교 리그에서 페르난데스는 13승 1패 평균자책점 2.35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노히트 노런도 두 차례나 달성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4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된 페르난데스는 최고 시속 159㎞의 빠른 공과 커브를 앞세워 2시즌 만에 마이너리그 무대를 평정했다. 2013년 4월 8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페르난데스는 감격스러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 8탈삼진으로 막았다. 그해 5월 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한 투구로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둔 페르난데스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2.19의 놀라운 성적을 거둬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신인왕 수상식이 열린 2013년 11월, 페르난데스는 시상식에 나타난 할머니 올가의 모습에 눈물을 쏟았다. 2008년 망명할 때 함께 쿠바를 떠나지 못한 올가는 5년 뒤, 손자가 가장 빛나는 날 미국에 도착했다. 페르난데스는 이후 오른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고전했다. 2014년 4승(2패), 2015년 6승(1패)을 거뒀다. 재활을 마친 올해에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페르난데스는 16승 8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여기서 멈췄다. 최근 그는 “내년 1월에 아버지가 된다. 약혼녀 카를라 멘도사가 내 아이를 가졌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감격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페르난데스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6일 열릴 예정이던 마이애미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를 취소했다.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기자 회견을 열고 “페르난데스와 함께 한 시간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공직열전] 동북아·북미 등 지역정책 총괄… 외교 컨트롤타워役

    [2016 공직열전] 동북아·북미 등 지역정책 총괄… 외교 컨트롤타워役

    외교부 1차관 산하에는 ‘지역국’이라 불리는 양자외교 담당 부서들과 지원 부서가 포진해 있다. 지역국들은 관할 지역에 관한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주재국 대사관 등을 통해 각국과 외교 관계를 다지며 각종 협의·협력사업을 꾸려 나가는 등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우리 외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또 대사관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지역국이 담당한다. 대중(對中)·대일(對日) 외교를 책임지는 동북아국은 북미국과 더불어 외교부 내 최고 핵심 부서로 뽑힌다. 정병원(53·외무고시 24회) 국장은 일본과장(동북아1과장), 동북아국 심의관에서 국장으로 승진하는 등 동북아 라인을 충실히 밟아 온 지역 전문가다. 심의관 시절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실무를 맡았고, 국장으로 승진한 뒤로는 합의 후속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복잡해진 중국과의 문제도 정 국장 관할이다. 듬직하며 선이 굵은 외모에 소신이 강하고 균형 감각이 뛰어나 중·일 외교관들과의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야전지휘관’ 스타일이다. 정 국장과 함께 동북아국을 운영하는 배종인(48·외시 26회) 심의관은 주일대사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일본에 대한 이해가 깊다. 조약, 국제협약 등 국제법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공공외교 분야에도 관심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대표적 ‘출세 코스’인 북미국은 여승배(49·외시 24회) 국장이 맡고 있다. 여 국장은 북미·북핵 라인을 거쳤고 주중대사관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어 외교부 핵심 업무를 두루 꿰고 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 선후배들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구(50·외시 26회) 심의관도 북미2과장, 주미대사관 참사관을 지낸 ‘미국통’이다. 스마트하면서도 쾌활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들과 잘 화합하며 빈틈없는 성과물을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다. 중남미국과 아중동국은 근래 중요도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부서다. 이 지역 국가들과의 교류가 중요해진 것은 물론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활발히 진행된 ‘대북 압박 외교’에도 큰 역할을 했다. 임기모(51·외시 25회) 중남미국장은 외교부 내에서 손꼽히는 이 지역 전문가다. 스페인어 전공자로 과테말라, 멕시코에서 근무했고 중남미지역협력과장, 중남미국 심의관을 거쳤다. 중국에서 연수를 하고 상하이영사관에서 근무했으며 대미 외교에 대한 이해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등 큰 미션을 맡고 있다. ‘외교관의 솔직 토크’라는 책도 썼다. 권희석(53·외시 20회) 아중동국장은 소말리아, 구유고슬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격오지’에서 평화 유지·재건 업무 맡은 경험이 많다. 후배들 사이에서 열성적·열정적 외교관이란 평가를 많이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첫 이란 방문, 아프리카 3국 순방 등 실무를 맡아 조율하며 상당한 성과들을 남겼다. 유럽국은 박철민(52·외시 23회) 국장이 곧 자리를 옮길 예정이라 임수석(48·외시 25회) 심의관이 사실상 국장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임 심의관은 지난해 외교부 사업 중 초유의 히트를 쳤던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실무 전반을 담당했다. 젠틀한 성품과 뛰어난 매너를 가졌으며 글쓰기와 문서 작성 능력이 뛰어나 후배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외교부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조정실에는 예산편성 등을 맡은 조정기획관,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기획관, 보안·통신 담당인 외교정보관리관이 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외교관들의 인사를 담당하는 조구래(47·외시 25회) 인사기획관은 북핵2과장, 북미2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대사관 참사관 등 외교부 핵심 코스를 충실하게 밟았다. 장관 보좌관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뛰어난 연설문 작성 능력과 번뜩이는 발상 등으로 윤병세 장관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능력은 정평이 나 있어 이번에는 외교부 내 김영란법 대책 마련 태스크포스까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외시 합격 당시 최연소 합격자(21살)였다. 장관 직속인 이상화(48·외시 25회) 장관정책보좌관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주목을 받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에서 7년 넘게 반 총장을 보좌했고 관련 책까지 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외교부 내에서는 반 총장과의 인연보단 업무가 주어지면 어떤 환경에서도 ‘작품’을 만들어 내는 성실한 업무 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선남국(49·외시 26회) 부대변인은 공보담당관을 거쳐 개방직인 부대변인에 올라 이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 근무 당시 우리나라와의 직업교육 교류사업 등을 기획하는 등 교육사업 및 외교협력정책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와도 편히 어울리고 화합을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부임한 마상윤(49) 정책기획관은 국제정치학 전공 교수 출신이다.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외교부와 통일부에서 자문위원도 맡아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V리그 OK저축은행에서 뛸 뻔했던 쿠바 세페다 성폭행 유죄, 징역 5년형

    V리그 OK저축은행에서 뛸 뻔했던 쿠바 세페다 성폭행 유죄, 징역 5년형

     성폭행 추문에 휘말렸던 쿠바 남자배구 대표팀의 주장 롤란도 세파다 아브루(27)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2016~17시즌 그가 뛰기로 했던 국내 V리그 OK저축은행은 이미 지난달 그를 대체할 외국인 선수로 마르코 보이치(28·몬테네그로)를 영입했다.    핀란드 탐페레 법원은 지난 7월 2일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토너먼트에 출전하기 위해 머무르던 이곳 호텔에서 한 여자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금됐다 풀려났던 5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세파다와 알폰소 가빌란(21)과 리카르도 칼보 만자노(19), 오스마니 우리아르테 메스트레(21)는 5년형을 언도받았고, 루이스 소사 시에라(21)에게는 3년 6개월형이 선고됐다.   처음에 선수 둘이 호텔 지하 나이트클럽에서 이 여성을 만나 메스트레의 방으로 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는데 메스트레가 여성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다른 선수들에게 자신의 방에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 뒤 많은 선수들이 오랜 시간 이 방에 머물렀으며 그녀가 떠나지 못하도록 머리채를 붙잡는 등 완력을 행사했다. 그녀는 마침내 방을 빠져나와 호텔 리셉션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 여성이 합의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집단 강간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 여성에게 2만 4000유로(약 3000만원)의 손해 배상을 하도록 명령했다.    성폭행 추문이 불거진 직후 코치 2명이 해임됐으며 이들 주전급 선수가 빠진 쿠바 대표팀은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해 다섯 경기 모두 패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그의 재임 기간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역설적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는 점점 안전하고 점점 번창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가들은 난민 위기와 테러리즘, 중동의 기본 질서 붕괴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다”고 역설적인 세계 상황을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혼란을 초래하는 극단주의와 종파 간 폭력 사태가 이른 시일 내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리아 내전 등은 군사적 수단이 해결책이 아니며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정직하다면 공존을 위해서는 어떠한 외부의 물리력도 다른 종교 공동체나 민족 공동체에 가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공동체가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풀릴 때까지 극단주의의 불씨는 계속 타오르고 수많은 인류는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 등 강대국들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서 제한된 능력만 갖추고 있다”며 “세계가 더 분열되지 않고, 앞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통합을 위한 기존 길에서 코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대국이던 쿠바와 미얀마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지원, 지구온난화 해결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진전 사례로 꼽으며, 자신은 전지구적 도전에 눈감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48분간 진행됐으며,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친 8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커창 ‘외화내빈’

    ‘정치적 고향’ 랴오닝성 부정 선거… 497명 대표 박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독주에 가려 있던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모처럼 세계 최정상급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리 총리의 권력 기반을 갉아먹는 악재가 잇따라 발생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리 총리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미국 뉴욕, 캐나다, 쿠바 순방에 나섰다. 뉴욕에서는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다. 중국 측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강력히 요구한 반면, 미국 측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치다 막판에 극적으로 회담이 성사됐다. 리 총리의 오바마 대통령 독대는 처음이다. 리 총리는 이어 20일부터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이 역시 2013년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또 25일부터 28일까지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한다. 쿠바 공산 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도 만난다. 하지만 화려한 외유와는 달리 중국 내부에서는 내년 권력 교체기를 준비하는 리 총리의 고민을 깊게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최근 발표된 랴오닝(遼寧)성 인민대표 선거 부정 사태는 리 총리에게 치명적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는 랴오닝성 출신 전인대 대표(국회의원) 102명 가운데 45명을 부정선거 연루 혐의로 자격을 박탈했다. 랴오닝성 광역의회에 해당하는 성 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 452명도 무더기로 자격 박탈 조치를 당했다. 랴오닝성은 공청단 출신인 리 총리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당서기를 지낸 ‘정치적 고향’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공청단 출신 왕민(王珉) 전 랴오닝성 당서기의 낙마와 함께 리 총리의 권력 기반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리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천취안궈(陳全國)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당서기로 부임하자마자 폭탄 테러가 발생한 것도 악재다. 신장자치구 피산현 공안은 지난 10일 테러리스트의 거점으로 의심받는 건물을 수색하다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역공을 당했다. 이 때문에 현지 공안국 부국장 등 다수가 사망했다. 작전 실패의 책임 소재가 피산현을 넘어 자치구 차원으로 확산되면 천 신임 서기의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천 서기는 내년 가을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진입이 유력한 상태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 “쿠바, 특정 요구조건 충족하지 않으면 외교관계 종전으로 돌릴 것”

    트럼프 “쿠바, 특정 요구조건 충족하지 않으면 외교관계 종전으로 돌릴 것”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쿠바가 ‘특정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뤄놓은 쿠바와의 외교 관계 회복을 종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정 요구조건’에는 종교와 정치적 자유의 보장, 수감된 모든 정치범의 석방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공산당 압제에 맞서 싸우는 모든 쿠바인 편에 설 것”이라며 미국과 쿠바의 관계복원 협상이 카스트로 정권에만 이익이 되는 “일방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쿠바와의 관계 복원을 지지한다던 종전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일간지 ‘데일리 콜러’에 “50년이면 충분하다”면서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지만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하길 바랐다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는 2014년 12월 쿠바와의 관계복원을 선언했고 지난해 5월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33년 만에 삭제했다. 같은 해 7월에는 1961년 외교단절 이후 54년 만에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3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만에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세균 “동맹 확인하러 미국 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12일(현지시간) “새로 개원한 20대 국회에서 국내 협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6박 8일 방미 일정 첫날인 이날 워싱턴DC 워터게이트호텔에서 재미교포 초청 간담회를 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나 쿠바 문제를 먼저 해결하느라 북한 핵문제는 미뤄둔 것 같은 인상도 있었다”며 “미국 정치지도자와 이 문제를 의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번 순방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함께한 것에 대해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가 잘될지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여야 3당 대표가 함께 외교활동을 하면 미국 정치지도자에게 좋은 인식을 주고 국민도 환영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있어 동행 순방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민이 국회를 절묘하게 분할해 준 것은 여야가 싸우지 말고 잘 타협하라는 뜻”이라며 “그래서 전례 없이 의장 순방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함께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내에서는 여러 의견을 두고 여야가 논쟁을 하더라도 한·미 안보동맹과 경제협력에 조금도 변화가 없고 오히려 강화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외교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알링턴국립묘지 참배와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 헌화, 동포 간담회를 소화한 정 의장은 13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나 북핵 대응을 위한 양국 의회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의장은 14일 뉴욕으로 이동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 등을 진행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우리 집에 놀러와… 세계로 초대장 보낸 사람들

    우리 집에 놀러와… 세계로 초대장 보낸 사람들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찾았습니다.” 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사는 오혜성(55)씨는 9일 “누군가 우리 집에 온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주택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등록한 새내기 호스트(집주인)인 오씨는 방문객(게스트)을 ‘친구’로 표현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왔는데 어떻게 대접을 안 할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갓 잡아온 문어와 한참 살이 오른 보말(‘고둥’의 제주도 사투리)을 식탁에 내어놓고 오손도손 대화를 하다 보면 밤새는 줄 모르고 시간이 훌쩍 간다고 했다. 오씨가 처음부터 민박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그저 어렸을 때 살았던 제주가 그리워서 4년 전 외할머니 집을 헐고 새로 전원주택을 지었다. 2층짜리 지중해풍 주택으로 방은 2개만 만들었다. 오씨 부부 말고는 이용할 사람이 없어서다. 부산에서 사업을 했던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려와 이곳에서 바람을 쐬곤 했다. 그러다 지난해 오씨는 아내를 설득해 아예 제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부부가 살기에는 적막했다. 한참 일할 나이에 하던 일을 그만두면서 무기력해지는 것도 느꼈다. 이에 그가 내린 결론은 집을 가지고 뭔가를 해 보자는 것이었다. 공들여 지은 이곳에 사람들을 초대하면 활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오씨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인원수마다 추가 비용을 받겠지만 우리는 머무는 사람 수에 관계없이 하루 숙박비만 받는다”며 “금전적 관계를 뛰어넘어 경험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은퇴 후 외롭지 않아요, 시니어 호스트 가정집을 빌려주는 ‘공유 민박’이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50대 이상 시니어들에게 공유 민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직장을 그만두면서 단절된 사회적 관계가 호스트와 게스트로 연결되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며 “새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우리나라에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50대 이상 호스트 수는 1300명을 넘는다. 강원도 속초에서는 50·60대가 전체 호스트의 40%를 이룬다. 연령대별 호스트 증가 속도(전년 대비)에서도 50·60대(129%)가 가장 빠르다. 70대 이상도 92%의 증가율을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60세 이상이 전 세계 에어비앤비 호스트 중 10%를 차지한다. 넉넉하지 못한 재정 상황 때문에 부수입을 벌기 위해 호스트를 하는 경우(49%)도 많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43%)에서 방을 내주기도 한다. 지난해 7월부터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공유 민박을 하는 정현숙(52)씨는 “매일 여행 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벨기에, 이스라엘, 홍콩, 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오는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하다 보면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 그려질 때가 많다고 했다. 노인복지센터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정씨는 혼자서는 두 가지 일을 모두 감당할 수 없어 지금은 딸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그의 집이 ‘부산 마마앤도터’로 불리는 이유다. 정씨는 “나중에 요양보호사 일을 그만두고 나면 온전히 호스트의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면서 “지금은 차근차근 배우며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어디서 오셨어요?” “맛있게 드셨어요?” 등 기본적인 영어는 할 수 있지만 대화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는 것이다. 정씨는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외국인 손님과 함께 산책을 하거나 관광지를 둘러볼 때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호스트에서 게스트, 다시 호스트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사는 전제우(32)·박미영(31) 부부는 공유 민박을 하면서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같은 회사(SK텔레콤)에서 만나 2014년 결혼을 했을 때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그러다 같은 해 9월 신혼집의 방 한 칸을 외국인 손님에게 내주면서 새로운 세계를 맛봤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유목민(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푹 빠진 것이다. 이듬해 어렵게 들어갔던 회사를 둘 다 그만뒀다. 양가 부모를 모신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세계시장과 국내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지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전했다. 단순히 현재의 삶으로부터의 ‘일탈’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위한 도전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은 훌쩍 떠났다.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1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호주, 하와이, 남미, 멕시코, 쿠바, 미국, 유럽 등을 거쳤다. 말 그대로 세계일주를 하고 온 것이다. 숙소는 자신의 집 또는 주변 호스트의 집을 방문했던 외국 게스트들과 연락이 닿아 그들 집에 머물렀다. 지난 7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대안예술공간 ‘이포’에서 여행 사진전을 열고 있는 이 부부는 “공유 민박이 일시적 관계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유대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왔다”면서 “공유 민박 등 공유 경제의 핵심은 ‘공유’지 ‘경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을 버는 문제로 접근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이들이 1년 동안 여행만 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추구하는 이들은 개발자답게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짤방(짤림 방지용 인터넷 이미지) 검색기, 여행(AO Trip), 좋카만(‘좋아요’를 부르는 카드 뉴스 만들기) 앱 등 평소 관심 있던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난 8월부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옥집을 구해 이곳을 공유 민박 장소로 쓰기로 했다. 현행법상 주인이 거주를 안 하는 민박은 불법이기 때문에 창천동에 있는 집은 정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세계 여행을 하면서 한국적인 걸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호스트 역시 ‘한국의 얼굴’이란 마음가짐으로 외국인들과 다양한 한옥 체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을 입히다… 미술관이 된 민박집 예술인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홍대에서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된다. 공유 민박 최초로 게스트하우스 공간을 미술 전시관으로 꾸몄다. 조각가 이길래·김민기, 설치미술가 송송, 도예가 한정은이 에어비앤비 호스트 6명과 협업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지난 7월부터 3곳의 게스트하우스가 순차적으로 새 단장에 나섰다. 다음달부터 한정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민즈 하우스’가 마지막으로 문을 연다. 민즈 하우스 호스트인 이민정(39·푸드 칼럼니스트)씨는 “홍대를 찾는 외국인 게스트 상당수가 영화감독 등 예술인”이라면서 “이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와 작가를 널리 알리고 싶어 이런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길래 등 국내 유명 작가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트 디렉터(미술평론가 김병수)가 발벗고 나서준 덕분에 첫출발이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시 비용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이씨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며 “공유 민박이 한국의 예술을 알리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각가 김민기와 함께 작업한 ‘우&우 하우스’ 호스트인 최우성(38·이벤트 기획업)씨는 “이달부터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마에 성기 달고 태어난 사람 닮은 돼지 ‘충격’

    이마에 성기 달고 태어난 사람 닮은 돼지 ‘충격’

    중국에서 돌연변이 돼지가 또 태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최근 중국 소셜 미디어에 사람 얼굴과 이마에 성기가 달린 돌연변이 돼지 영상이 게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돌연변이 돼지가 촬영된 곳은 중국으로 남성의 손에 들여 올려진 돼지는 혀를 길게 내민 채 헐떡거리는 모습이다. 돼지의 충격적인 모습을 접한 많은 사람은 돌연변이 돼지의 원인이 환경오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이런 돌연변이 돼지는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중국 광시좡족 자치구 난닝 시 타오 루(41)의 농장에서 새로 태어난 새끼 돼지 19마리 중 1마리가 이번 돌연변이 돼지와 비슷하게 태어났지만 하루 만에 죽었다. 한편 지난 1월 쿠바 시에고데아빌라의 한 농장에서도 원숭이 얼굴을 한 돌연변이 돼지가 태어나 세간의 이목을 받은 바 있다. 사진·영상= Youtube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폐기물 ‘O’… 버려진 땅에서 미래형 도시농업 일군다

    [ICT, 농부가 되다] 폐기물 ‘O’… 버려진 땅에서 미래형 도시농업 일군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부 지역에 자리잡은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 구장 셀룰러필드 앞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를 이용해 동쪽으로 10분쯤 이동하니 쇠락한 공업단지가 나타났다.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뜻밖에도 공단 안에 작은 농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소규모이지만 밀 등 몇 가지 작물들이 재배되고 닭과 오리도 함께 사육되고 있었다. 농장 바로 옆에는 커다란 그래피티가 그려진 낡은 공장 하나가 나왔다. 이 지역의 명소로 재탄생한 ‘더 플랜트’였다. 과거 돼지고기 가공 공장으로 이용되다 버려졌던 이곳은 이제 폐기물을 하나도 만들어내지 않고 야채와 버섯, 어류 등을 생산하는 미래형 도시 농업의 상징이 됐다. 여름방학 기간이었음에도 더 플랜트에는 시카고 지역 학교에서 견학을 온 학생들로 가득했다. 한 해에 약 5000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한다고 더 플랜트의 프로그램 매니저 조너선 피레이라가 귀띔했다. 단순한 먹을거리 생산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농업 연구와 교육용 견학, 지역 농산물 유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도시 재생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플랜트 시카고’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지역 거부(巨富)인 존 에델이 2010년 버려졌던 3층짜리 폐공장 건물을 25만 달러에 매입한 뒤 인근 일리노이 공과대학(IIT)과 손잡고 새로운 농업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됐다. ‘더 플랜트’는 ‘제로 에너지’와 ‘제로 폐기물’을 기본 원칙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직 농장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더 플랜트의 중심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지하실에 찾아가니 어두컴컴하면서도 축축한 재배지에서 야채와 버섯, 어류 등 10여 가지가 재배되고 있었다. 피레이라 매니저는 “이곳은 외부 에너지 지원 없이 지속적으로 농수산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폐쇄형 생태계’(loop ecosystem)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살펴보니 효모 균주를 발효시킬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는 잎채소 등에 보내져 흡수하게 하고, 맥주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아 즙은 재배 식물들의 퇴비로 쓴다. 골파와 허브 등을 키우는 데 사용한 물은 민물고기인 틸라피아 수조에 넣어 재사용하고, 틸라피아 수조에는 물에 뜨는 식물들을 키워 수질을 정화해 이 물을 다시 식물에 뿌려준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한 공정에서 만들어진 폐기물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른 공정에 필요한 재료나 성분이 될 수 있게 시스템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더 플랜트가 관심을 모으는 건 거대도시인 시카고 시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농산물이 산지에서 출발해 가정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평균 2400㎞ 안팎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대규모 농업지역인 캘리포니아 지역에 6년째 가뭄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멕시코와 남미 지역에서까지 대규모로 농산물을 수입해 이동 거리는 더욱 늘고 있다. 거리에 비례해 제품의 신선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방부 목적의 농약 사용도 늘 수밖에 없다. 더 플랜트는 이런 이동거리를 30~40㎞로 크게 줄여 각광을 받고 있다. 아침에 딴 버섯들을 점심식사에 쓰는 것이 시카고의 식당들에서는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블레이크 데이비스 IIT 교수는 “더 플랜트가 가치 있는 것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첨단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들을 잘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누구나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제로 폐기물’을 넘어서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폐기물까지 더 플랜트에 가져와 써 지구의 쓰레기를 줄여 나가는 ‘비욘드 제로 폐기물’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도시농업 실험은 ‘자동차의 도시’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곳은 1950년대에만 해도 인구가 200만명에 달했지만 자동차 공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8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공식적인 실업률만 30%를 넘고 재정난으로 경찰이나 소방 같은 기초적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백인들이 거의 도시를 떠나 인구의 80% 이상이 흑인으로 남게 되면서 도심 주거지역의 주택이 불과 1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을 정도로 죽은 도시가 됐다. 2009년 디트로이트의 백만장자 존 한츠는 폐허가 된 지역에 농장을 건설해 사람이 다시 살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시의 버려진 땅을 매입해 농장을 만들었고 시민운동가들은 빈 땅을 경작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세계 도시농업의 수도’로 불린다.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되면서 경제적 지원이 중단되자 자급자족을 위해 도시농업을 활성화한 것이 계기가 됐다. 캐나다 밴쿠버에도 100여개의 공동체 텃밭이 운영되고 경작 대기자 수가 2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밴쿠버 시 정부는 토지 소유자가 노는 땅을 공동체 텃밭으로 제공하면 재산세를 감면해 주는 등 혜택도 제공한다. 시카고 지역의 지속가능 농업 프로그램인 ‘와이저’에 참여하고 있는 하미드 아라스투퍼 IIT 교수는 “도시농업이 과거 버려졌던 땅에 사람이 모여들게 하고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들이 근교에 유통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글 사진 시카고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언니들, 쿠바 잡았다

    1-3 뒤지다 6회말 3득점 역전승 예상 깨고 슈퍼라운드 진출 확정 걸음마 단계인 한국 여자야구가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궜다. 이광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16 세계여자야구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쿠바를 상대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5일 열리는 베네수엘라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전체 12개 출전국 중 상위 6개국이 나가는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쿠바의 세계랭킹은 8위로, 11위인 한국보다 3계단 높다. 경기 전 한국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이번 대회 1차 목표였던 슈퍼라운드 진출을 일찌감치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쿠바는 2회초 한국 선발투수 이미란을 상대로 2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2회말 1사 1, 3루에서 석은정의 좌전 적시타로 처음 득점하면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쿠바는 4회초 바뀐 투수 김라경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 내야 적시타로 1점을 달아났다. 한국의 역전 드라마는 6회말에 시작됐다. 한국은 무사 2, 3루에서 정혜인의 우전 적시타, 곽대이의 희생번트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이후 양이슬이 1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쳐내며 마침내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9회까지 진행되는 남자야구와 달리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은 7회를 끝으로 경기가 종료된다. 한국은 7회초 쿠바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으면서 이날 경기를 매조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안방서 혁명 노리는 한국 여자야구

    안방서 혁명 노리는 한국 여자야구

    소프트볼 선수 영입도… 최고 성적 도전 ‘시속 110㎞ 직구’ 김라경 등 활약 기대 한국 여자야구가 3일 부산 기장군에서 개막하는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서 세계 최강에 도전장을 내민다. 전 세계 12개국 300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은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고 LG가 후원하는 대회로 2년에 한 번 개최된다. 한국 여자야구는 세계적 수준인 남자야구와 달리 아직 변방에 머물러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선수가 부족해 소프트볼 선수 12명을 영입해야 했다. 야구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가 8명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저변이 넓지 않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11위이지만 큰 의미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자야구를 하는 국가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11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이 랭킹 포인트가 없어도 자동으로 공동 12위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광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한국이 지금까지 거둔 최고의 성적은 8개국이 출전한 2008년 일본 대회의 6위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조 2위까지 진출하는 슈퍼라운드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베네수엘라(5위), 쿠바(8위), 파키스탄(12위)과 A조에 속해 있는데 개막식 당일인 3일 오후 1시 기장군 드림주경기장에서 파키스탄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오는 4일 오후 6시 30분에 쿠바, 5일 오후 6시 30분에 베네수엘라와 일전을 벌인다. 조 2위 안에 들면 7∼10일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은 시속 110㎞에 육박하는 직구를 구사하는 김라경(17)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라경은 프로야구 한화 투수인 김병근(23)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선수로, 여자 선수로는 대단한 구속의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프트볼 출신으로 뒤늦게 야구의 매력에 빠진 주장 포수 곽대이(32)와 재일교포 출신 배유나(28)는 국가대표로서 첫 출전을 앞두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는 세계랭킹 1위 일본이다. 일본은 C조의 미국(2위), 호주(3위)와 함께 이번 대회 ‘3강’으로 분류된다. 결승전은 11일 오후 6시에 드림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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