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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후보만 5종… ‘의료강국’ 쿠바의 나홀로 도전

    코로나19 백신 후보만 5종… ‘의료강국’ 쿠바의 나홀로 도전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으로 팬데믹 극복에 나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주 초부터 수도 아바나 일부 지역에서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서구와 남미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 개발한 백신을 수입하는 것과 달리 쿠바는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해왔다. 그 결실이 바로 이번에 접종을 시작한 '압달라'와 '소베라나 02'이며 다른 3종의 코로나19 백신도 개발 중에 있다. 인구 1100만 명의 섬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만 무려 5종이 나온 셈.다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두 백신은 아직 임상시험 3상을 마치지 않았다. 그러나 호세 포르탈 쿠바 보건장관은 "전체 4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두 백신의 이례적인 접종을 시작한다"면서 "백신을 맞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위험보다 더 많은 이익을 줘 병자와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곧 임상시험 3상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접종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남미국가들도 쿠바의 백신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바의 백신이 남미에서 개발된 유일한 코로나19 백신이기 때문으로 남미 국가들 역시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로 고통을 겪고있다. 쿠바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대표적인 의료 강국으로 꼽힌다. 과거 미국의 금수조치로 의약품 등의 수급이 어려워지자 의료기술과 약품 개발 등을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역량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쿠바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면역력을 보호해준다는 코로나 예방약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기도 했다. 쿠바는 코로나19 초기 풍부한 의료 인력과 통제에 힙입어 확산을 억제하는데 성공했으나 올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하루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OK금융 품에 안긴 ‘쿠바 폭격기’ 레오

    OK금융 품에 안긴 ‘쿠바 폭격기’ 레오

    ‘쿠바 폭격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가 7시즌 만에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V리그로 돌아온다. OK금융그룹은 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자마자 주저 없이 레오를 선택했다. OK금융그룹은 10.7%(140개 중 15개)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2012~13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4~15시즌까지 총 3시즌 동안 활약하며 V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레오는 “2012~13시즌에 석진욱 감독님과 함께 뛰었다.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금융그룹에 패한 것도 기억한다”며 “OK금융그룹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전력은 이란 태생의 바르디아 사닷을 낙점했다. 207㎝로 이란 19세 이하·21세 이하 대표팀 경력을 가진 사닷은 V리그에 입성하며 ‘두 가지 진기록’을 작성했다. KOVO 관계자는 “사닷은 V리그에서 뛰는 최초의 이란 선수”라며 “2002년 8월 12일생으로 우리나이 19세, V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연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뛴 카일 러셀을 택했다. 우리카드는 알렉산드리 페헤이라, KB손해보험은 노우모리 케이타와 재계약했다. 6순위로 밀린 현대캐피탈은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보이다르 브치세비치를 뽑았고 대한항공은 호주 대표 출신으로 유럽리그에서 오래 뛴 링컨 윌리엄스를 지명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45명이 참여했다.한편 대한항공은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후임으로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17~18시즌부터 2020~21시즌까지 일본프로배구 나고야 울프도그스 감독을 지냈다. 그는 “일본에서의 경험 외에 또 다른 모험을 찾고 있었는데 대한항공과 같은 명문팀에서 함께 뛸 기회를 얻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며 “내가 사랑하는 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균열 방치한 고가철도 무너졌다… 멕시코 시민 덮친 ‘시민의 발’

    균열 방치한 고가철도 무너졌다… 멕시코 시민 덮친 ‘시민의 발’

    열차 지나는 순간 철교 지지빔 와르르 아래 지나던 차량·사람들 잔해에 갇혀 2차 붕괴 우려 속 실종자 찾는 인파 몰려 3년 전 보강공사, 예산 없어 보수 지연작년까지 균열·부식 문제제기 잇따라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 30분쯤 고가철도가 무너져 고가를 지나던 지하철이 추락했다. 사고 직후 전해진 피해 상황은 최소 20명 사망에 70명 부상이었으나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시민보호국은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 남동부 올리보스역 인근 지하철 12호선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을 처음 알렸다. 올리보스와 테존코역 사이 차도 위로 평행하게 놓인 메트로 12호선의 고가철교 구간이었다. 고가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열차가 곤두박질치며 바로 아래 차도를 덮쳤고 한밤 아비규환이 연출됐다. 현장을 찾은 클라우디아 샤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열차가 지나가는 순간 철교의 지지빔이 무너졌고 그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사람들도 잔해 속에 갇힌 상태”라며 2차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객차에도 사람들이 갇혀 있어 한시가 급한 가운데 대형 크레인 투입이 늦어져 자정쯤 잠시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사고 이후 샤인바움 시장이 지휘하는 현장 지휘본부가 꾸려지고 구조대가 투입된 사고 현장 주변엔 자신의 가족과 친구가 사망 혹은 실종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인파가 몰렸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임신 6개월이어서 최근엔 집에 있었다는 아드리아나 살라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후 10시 50분쯤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며 26세 동갑 오스카 로페스의 생사를 수소문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부상자들은 사고 현장 주변 49개 병원으로 이송됐다.인구 900만명 멕시코시티에서 지하철은 하루 평균 450만명가량 수송한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일부 역을 폐쇄해 이용자가 줄었지만, 그 전 해인 2019년엔 한 해 16억 550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남미, 북미를 통틀어 뉴욕 지하철에 이어 두 번째로 긴 도심 지하철이다. 사고가 난 12호선은 멕시코시티의 12개 노선 중 가장 최근에 신설된 노선이지만, 2017년 9월 멕시코에서 강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에서 94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난 뒤 지하철 노선의 고가 인프라 일부가 파손됐다. 이에 2018년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실시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정비와 보수공사가 늦어지는 일이 반복됐고 지난해까지 올리보스역 주변 철교의 균열, 철교 기둥의 부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 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시 올리보스와 노팔레라역 사이의 기둥이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기술자들은 12호선의 고가 부분을 따라 300개의 기둥에 있는 철근에 대한 초음파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시민들 역시 2018년 이후 간간이 철로의 균열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로 공유하며 보강공사를 촉구했지만, 보수는 이뤄지지 않고 해당 트윗만 이번 사고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 AP는 이번 붕괴로 2006~2012년, 12호선 건설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재임하던 마르셸로 에브라르드 현 멕시코 외교부 장관에게 정치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강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12호선뿐 아니라 다른 노선에서 이번 사고의 전조 격인 사고가 겹쳐 일어났었다. 지난해 3월엔 타쿠바야역에서 두 대의 열차가 정면충돌해 승객 1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1월에도 지하철의 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6개 지하철 노선이 폐쇄되면서 여성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3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①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오후 무너진 고가철교 위 지하철이 추락한 현장에서 늦은 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열차가 지나는 순간 지지빔이 무너져 뒤틀린 열차 안에 많은 사람들이 갇혔으며, 철교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사람들도 함께 매몰됐다. ②2017년 9월 지진이 발생하고 이듬해 보강공사가 이뤄진 직후에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심한 균열이 생겼던 고가철교의 모습을 전했던 트윗이 뒤늦게 다시 주목을 받았다.멕시코시티 로이터 연합뉴스·트위터 캡처
  • [영상] 굉음과 함께 멕시코 지하철 순식간에 폭삭…23명 사망·79명 부상 [이슈픽]

    [영상] 굉음과 함께 멕시코 지하철 순식간에 폭삭…23명 사망·79명 부상 [이슈픽]

    지하철 지나던 중 고가 지지기둥 붕괴객차 2량 엿가락처럼 휘어…어린이도 사망더미에 승용차도 깔려…현장 처참히 부서져12개 노선 중 가장 최근 2012년 개통2017년 강진 후 주민들 균열 신고 잇따라멕시코 대통령 “사고 원인 숨김없이 조사”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밤 굉음과 함께 고가철도가 무너지면서 그 위를 지나던 지하철이 5m 아래로 추락해 100여명이 사상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포함됐으며 일부 부상자들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미주 대륙에서 미국 뉴욕 지하철에 이어 하루 평균 가장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자기 붕 떠서 천장에 몸 부딪혀”굉음과 함께 불꽃, 먼지 일며 도로 순식간에 붕괴, 5m 아래 열차 추락 4일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전날 밤 사고로 지금까지 23명이 사망했으며 7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3일 오후 10시 30분쯤 멕시코시티 남동부에 있는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승객을 태운 지하철이 지상 구간에서 5m 높이의 고가를 지나던 순간 굉음과 함께 고가철도가 아래 도로로 무너져 내리며 열차가 추락했다. 현지 밀레니오TV가 전한 사고 당시 영상엔 고가가 순식간에 붕괴해 불꽃과 먼지를 일으키며 열차가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마리아나(26)는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에 “큰 천둥소리가 들린 뒤 모든 게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열차 안엔 앉아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서 있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지하철이 추락하자 갑자기 붕 떠서 몸이 천장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한쪽은 바닥에 한쪽은 고가 끝에 비스듬히 걸쳐 있는 열차 안에서 15분가량 갇혀 있었고, 이후 한 승객이 유리창을 깨자 탈출을 시작했다고 마리아나는 전했다. 그는 “난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아서 다른 이들이 탈출하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폭발 일어난 줄…비명소리조차 안들려”현장엔 생사 확인하려는 가족들 발동동 사고 당시 근처에 있던 한 목격자는 멕시코 매체 밀레니오에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서 보니 흰 먼지구름이 보였다.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멕시코 방송 텔레비사에 “먼지가 잦아든 후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갔다”면서 “비명도 들리지 않았다. 충격을 받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엔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과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이들도 몰려와 애타는 심정으로 수색작업을 지켜봤다. 사고 열차에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여동생을 찾아 인근 병원들을 뒤지고 있는 헤수스 세구라 오소리오는 AP통신에 “여동생 이름이 사상자 명단에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발의 차이로 참사를 피한 이들도 있었다. 직전 역에서 하차해 사고를 피한 마리라는 이름의 여성은 엘우니베르살에 “열차에 사람이 너무 많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차라리 내려서 걷기로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세 마르티네스는 일이 늦게 끝나 사고 열차를 놓쳤다며 “15분 차이로 목숨을 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 도로에는 양방향으로 여러 대의 차량의 지나고 있었으나 다행히 고가 바로 밑은 차가 다니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추락 후 택시 1대가 열차에 깔렸으나 운전자는 무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 후 추락한 객차 2량은 양쪽 끝을 고가에 걸친 채 V자 형태로 엿가락처럼 휘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태다. 당국은 객차의 추가 추락을 우려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크레인을 동원해 작업을 재개했다.사고원인 미정…강진 후 주민들 균열 신고“지하철 지날 때면 건물 흔들, 부실공사”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인바움 시장은 지하철이 지나갈 때 고가철도의 지지기둥 하나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현지 일부 언론은 2017년 9월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7.1의 강진 이후 해당 고가철도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사고와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지진 이후 주민들이 고가철도 균열을 신고하면서 당국이 보수작업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사고 이전부터 고가철도가 불안했다는 증언도 나온 것이다. 지하철 12호선 인근에 사는 리카르도 델라토레는 AFP통신에 지하철이 지날 때마다 인근 건물들이 흔들렸다며 “그것만으로도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멕시코 당국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했다. 세인바움 시장도 외부 업체가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하철 12호선은 멕시코시티 남부를 동서로 잇는 노선으로, 총 12개인 멕시코시티 지하철 노선 중 가장 최근인 2012년 개통됐다.멕시코시티 지하철 하루 400만명 이용미 뉴욕 지하철 다음으로 이용객 많아 작년 3월도 열차 2대 충돌, 42명 사상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하루 400만명가량이 이용해, 미주 대륙에선 미국 뉴욕 지하철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이다. 멕시코시티에선 지난해 3월 타쿠바야역에서 열차 2대가 충돌해 1명이 죽고 4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5년에는 오세아니아역에서 열차가 제때 정차하지 못하고 앞차를 들이받으면서 12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로 12호선 건설 당시 시장이던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에브라르드 장관이 시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지하철 설계와 공사가 잘못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2013년엔 노선 일부를 폐쇄하고 보수공사가 실시됐다. 에브라르드 장관과 세인바움 시장은 오는 2024년 대선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이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이번 사고가 멕시코시티 대중교통과 관련한 가장 끔찍한 사고라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멕시코시티 고가 철도 무너져 지하철 추락, 적어도 23명 사망

    멕시코시티 고가 철도 무너져 지하철 추락, 적어도 23명 사망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지하철의 고가 철도가 3일 밤(이하 현지시간) 무너져 이곳을 지나던 열차 여러 량이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수십여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멕시코 시민보호국(CNPC)은 이날 밤 10시 30분쯤 메트로 12호선 올리보스 역에서 참사가 벌어졌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클라우디아 쉰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통해 2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이 7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위중한 환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 쉰바움 시장은 사고 차량이 매우 약한 상태라 구조 작업이 중단됐다면서 추락한 객차를 안정시키기 위해 현장에 크레인이 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쉰바움 시장은 지하철이 지나갈 때 고가 철도를 지탱하는 기둥 하나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BBC 방송과 뉴욕 타임스(NYT)는 현지언론 엘 우니베르살을 인용해 2017년 9월 멕시코시티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한 이후 메트로 12호선 고가 철도에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붕괴를 걱정했다고 전했다. 당시 엘 우니베르살은 당국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올리보스 역과 노팔레라 역 사이 고가철도 기둥에서도 구조적 손상을 발견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300개 기둥을 보수했다고 보도했다. AP는 2017년 강진이 사고가 난 노선에 영향을 줬는지 분명치 않다고 짚었다. 하루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메트로 12호선은 도심과 시 남부를 잇는 노선으로 도심 구간은 지하이고 외곽 구간은 지상에 있다. 2012년 공식 개통돼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최근에 건설됐다. 이번 사고로 메트로 12호선이 건설될 때 시장이었던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타격 받을 수 있다고 AP는 내다봤다. 에브라르드 장관이 시장 직에서 물러난 직후 설계와 공사가 잘못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2013년엔 노선 일부를 폐쇄하고 보수공사가 진행됐다. 에브라르드 장관과 쉰바움 시장은 2024년 임기가 끝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꼽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시티에선 지난해 3월 타쿠바야 역에서 지하철 차량 두 대가 충돌해 1명이 죽고 4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5년에는 오세아니아 역에서 차량 한 대가 제때 정차하지 못하고 앞차를 들이받아 12명이 다쳤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하루 400만명 이상 이용하며 미주대륙에서 미국 뉴욕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고 NYT는 설명했다. 멕시코 지하철의 연간 수송객은 16억명에 이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女배구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초대 감독에 김형실

    女배구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초대 감독에 김형실

    여자 프로배구 신생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은 22일 초대 사령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을 4강에 이끈 김형실(69)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신임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페퍼저축은행의 신임 감독으로서 여자 배구발전과 신생팀 부흥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신생팀이 새롭고 신바람 나는 배구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82~1984년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1991년 청소년 여자대표팀 감독과 여자 대표팀 코치, 1997∼1998, 2005년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대표팀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4강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이후 2006년 대한배구협회 전무이사, 2015∼2017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장을 지내는 등 행정 업무도 맡았다. 페퍼저축은행이 김형실 감독을 임명하면서 28일 열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부터 본격적인 선수단 구성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KOVO와 프로 13개 구단은 이사회를 통해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페퍼저축은행에 1순위 지명권을 주기로 한 바 있다. KOVO는 이와 관련,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여한 선수 44명의 명단을 이날 공개했다. 28일 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드래프트에는 2015~16시즌 GS칼텍스에서 뛴 캐서린 벨, 2017~18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크리스티나 킥카, 2016~17시즌 도로공사 소속으로 뛴 힐러리 헐리 등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밖에도 빅토리아 루쑤(러시아), 안나 니콜레티(이탈리아), 달리야 로드리게스(쿠바) 등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청바지 입는 쿠바 새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보낸 김정은

    청바지 입는 쿠바 새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보낸 김정은

    디아스카넬, 2018년 평양서 김정은 만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쿠바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미겔 디아스카넬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을 보내며 관심을 끌고 있다. 쿠바 대통령인 디아스카넬 총서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쿠바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최고 권력인 총서기 자리에 올랐다.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디아스카넬 총서기의 생일을 맞아 축전과 김 위원장 명의의 축하 꽃바구니는 보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19일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총서기에 선출되자마자 축전을 보냈고, 그 이튿날에도 당 국제부장을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에 보내 별도의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축하 인사와 함께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제재 봉쇄 책동과 겹쌓이는 시련 속에서도 사회주의 위업을 승리적 전진을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형제적 쿠바 인민에게 굳은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전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에 동질성과 사회주의 연대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총서기는 2018년 만난 인연이 있다. 북한은 2018년 7월 당시 리수용 당 부위원장(비서)이 쿠바를 방문해 ‘교류와 협조에 관한 합의서’에 조인했고, 그해 11월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었던 디아스카넬 총서기가 북한으로 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3대째 부자세습이 이어지고 있는 북한과 달리 쿠바는 디아스카넬이 총서기에 오르면서 62년 만에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통치 시대가 막을 내렸다. 1960년에 태어나 혁명 후 세대로 분류되는 디아스카넬 총서기의 취임으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디아스카넬은 회의 때마다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가 하면, 젊은 시절 공산권에서 금기시되던 비틀스의 음악을 듣고 청바지를 즐겨 입는 등 파격적 면모로도 유명하다. 또 게릴라 전투에 참여한 적이 없고, 군인 경력도 3년 복무에 그쳐 이전 세대와 차별화된 정책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의 관계도 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어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반미전선을 구축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개혁과 계승 사이… 쿠바 1인자 된 ‘비틀스 팬’

    개혁과 계승 사이… 쿠바 1인자 된 ‘비틀스 팬’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를 맞이한 쿠바 공산당을 이끌 새 지도자로 60세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로써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2년 만에 카스트로 형제가 아닌 지도자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쿠바 공산당은 제8차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당 중앙위원회가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라울 카스트로(89)를 이을 총서기(제1서기)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 대통령 겸 총서기는 트위터에 “4월 19일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당의 설립자이자 안내자였던 세대가 책임을 넘겨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형 피델 카스트로(1926~2016)에 이어 2011년부터 당을 이끌던 라울 카스트로는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6일 총서기 사임을 공식화했다. 그는 사임 당시 새 지도부에 대해 “열정과 반제국주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누가 뒤를 이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디아스카넬은 후임자 후보 1순위로 지목돼 왔다. 라울 카스트로가 2018년 디아스카넬에게 국가원수 자리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줬기 때문이다. 이듬해 쿠바가 43년 만에 대통령직을 부활시키면서 디아스카넬의 직함은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디아스카넬이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되며 세대교체를 일으킨 쿠바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전자공학을 전공한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이후 세대로 카스트로 형제처럼 게릴라 출신도 아니며 군 생활은 의무 복무기간에만 했다. 특히 그는 피델 카스트로 정권 시절인 1960~1970년대 쿠바 당국이 금기로 삼았던 영국 밴드 비틀스의 팬으로 유명하다. 금지된 음악을 좋아했다는 자체만으로 그를 개방적인 성향으로 분류하는 평가도 나왔다. 청년 시절부터 공산당에서 활동한 그는 1994년 비야클라라주 당 총서기로 임명됐고 실용주의적 관리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디아스카넬 체제에서 쿠바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디아스카넬이 카스트로 체제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고령층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변화의 목소리를 즉각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디아스카넬은 앞으로 쿠바의 미래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라울 카스트로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그간 카스트로 후계자로 거론됐던 여러 젊고 유망한 이들은 지나친 권력욕이나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낙마했지만 디아스카넬은 흔들림 없이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라울 카스트로는 이날 “디아스카넬은 즉흥적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 고위직에 오를 만한 모든 자격을 갖춘 젊은 혁명가로 심사숙고해서 선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디아스카넬에게 발 빠르게 축전을 보내 “동지가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로 선거된 데 대해 가장 열렬한 축하와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보낸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포스트 카스트로/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포스트 카스트로/오일만 논설위원

    쿠바의 ‘카스트로 시대’ 가 62년 만에 막을 내렸다. 1959년 쿠바 공산혁명 이후 장기 집권을 했던 형 피델 카스트로(1926∼2016)에 이어 권좌를 물려받았던 동생 라울 카스트로(89)가 최근 사임을 발표했다. 라울은 지난 16일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나는 임무를 완수했고 조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후임 총서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 겸 국가평의회 의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3년 전 라울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넘겨받은 상태다. 디아스카넬은 쿠바혁명 다음해인 1960년 태어난 ‘혁명 후 세대’를 대표한다. 로큰롤을 좋아하고 청바지를 즐겨 입으며 비틀스 팬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비야클라라주, 올긴주 당서기 등 지방에서 성장해 중앙 정계로 진출했다. 관광자원을 개발해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을 인정받아 2003년 최연소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됐다. 그는 2009년 고등교육장관, 2012년 국가평의회 부의장으로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라울의 퇴진으로 쿠바는 ‘포스트(Post) 카스트로’ 시대가 열렸지만 쿠바의 상황은 심각하다. 돛대도 부러지고 삿대로 망가진 고물선과 비슷하다. 라울이 쿠바 경제를 되살리려던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 큰 좌절을 겪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와 극적으로 관계 정상화를 이뤘지만 뒤를 이은 트럼프가 그 결정을 번복하면서 양국 관계가 다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2015년 경제성장률 4%로 반짝 성장세를 보였던 쿠바는 2016년 마이너스 0.9%로 역성장했고, 2017년 0.5%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주력인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최소 11%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인구 1100만명의 섬나라 쿠바는 1962년 도입된 배급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경제난 속에 쿠바 시민들은 점점 더 부족해지는 식량, 의약품, 기타 필수품을 받기 위해 매일 수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이 외신의 전언이다.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미지수다. 라울은 한 번도 탈사회주의를 선언한 적이 없는 강경보수 사회주의자다. 라울이 낙점하고 키운 후계자 디아스카넬이 라울이 죽기 전에 자본주의를 도입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관측도 많다. 라울의 외아들인 알레한드로 카스트로(55)는 내무부 산하 정보기관의 수장이다. 라울이 아들에게 권력을 넘기기 전까지 과도기 지도자로 디아스카넬을 활용한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쿠바의 행보를 주목한다.
  • 막 내린 62년 ‘카스트로 시대’… 쿠바 새 길 열릴까

    막 내린 62년 ‘카스트로 시대’… 쿠바 새 길 열릴까

    라울 카스트로(왼쪽·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가 총서기직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1959년 쿠바 혁명 후 62년간 이어진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 총서기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쿠바 최고 권력인 공산당 총서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군복 차림으로 당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대회장에 들어온 카스트로 총서기는 개회사에서 “살아 있는 한 내 조국과 혁명,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발을 등자(발걸이)에 디딘 채 항상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미 2016년 제7차 전당대회에서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와 함께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90) 부서기도 함께 물러나면서 쿠바 혁명세대가 모두 무대 뒤로 떠나게 됐다. 카스트로 총서기는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였던 형 피델 카스트로(오른쪽·1926~2016)에 가려진 채 50년 가까이 2인자로 쿠바를 통치해 왔지만 형보다 더 정통파 공산주의자로 평가된다. 바티스타 친미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멕시코로 망명했던 그는 체 게바라(1928~1967)를 만나 그를 형 피델에게 처음 소개했다. 그는 쿠바 혁명 때는 사령관으로 여러 전투를 지휘했고 1959년 바티스타 정권이 무너지고 혁명정부가 들어선 후 국방장관, 국가평의회 부의장, 공산당 부서기 등을 맡았다. 피델의 건강이 악화하자 2008년 카스트로 총서기는 형에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에 공식 선출됐고 2011년 쿠바 공산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는 1인자가 되어 쿠바를 지휘하기 시작한 후에는 사회주의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이끈 것은 카스트로 총서기였다. 카스트로 시대가 무대 뒤로 물러나게 됐지만 카스트로 총서기가 막후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며 쿠바의 사회주의 모델에 당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카스트로 총서기는 당의 새 지도부에 대해 “열정과 반제국주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뒤를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이을 전망이다. 로이터는 코로나19로 쿠바의 경제 악화가 더욱 심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은 젊은층으로부터 개혁 특히 경제 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피델 이어 라울도 ‘카스트로 시대‘ 저물어…막후에서 덩샤오핑처럼

    피델 이어 라울도 ‘카스트로 시대‘ 저물어…막후에서 덩샤오핑처럼

    쿠바의 ‘카스트로 시대’가 60여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한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 7차 전당대회에서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며 5년 후 차기 전당대회에서 총서기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카스트로 총서기는 누구에게 자리를 물려줄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쿠바 혁명 이후인 1960년에 태어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카스트로 총서기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로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0여년 이어진 ‘카스트로 시대’가 저물게 됐다.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년)가 2011년까지 공산당을 이끌었고,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물려받았다. 라울은 1931년 6월 3일 가난한 사탕수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하바나의 예수교 학교에서 공부했다. 하바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공산당 청년 그룹과 어울렸다. 1953년 형 피델을 도와 풀젠시오 바티스타 장군을 축출하기 위해 몬카다 군대 참호를 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는데 실패한 뒤 1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1955년 사면을 받고 멕시코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만나 형 피델에게 소개해줬다. 라울은 쿠바인들이 7월 26일 혁명운동이라 부르는 피델의 망명자들과 함께 그랜마 호에 올라 1956년 12월 쿠바로 돌아와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에서 게릴라 전투를 벌여 끝내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키고 피델이 총리에, 라울이 혁명군 사령관을 맡았다. 라울은 1965년 새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2서기로 올라섰다. 피델은 1서기로 같은 해부터 2011년까지 일한 뒤 동생에게 물려줬다. 피델은 2016년 11월 병사했고, 동생 라울은 산티아고 드 쿠바에 있는 산타 이피게니아 공동묘지에 있는 형의 묘에 유골을 뿌렸다. 19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전당대회에선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90) 부서기도 물러날 예정이라 혁명세대들이 모두 공산당 정치국에서 퇴장하게 된다. 다만 쿠바의 공산당 1당 체제나 사회주의 모델에 당장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영국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노먼 매케이 연구원은 AFP 통신에 “카스트로가 통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공산당 스타일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금수 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제재 강화와 코로나19가 겹쳐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주된 소득원이던 관광산업이 마비되면서 지난해 경제는 11% 추락했다. 식품 등 생필품 부족도 심해져 국민의 삶의 질도 크게 낮아졌다. 쿠바 당국은 올해 이중통화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에 대한 경제 개방의 폭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좀처럼 들리지 않던 체제 비판이나 반대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속에서도 최근 쿠바 곳곳에서 소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당수에서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은퇴 후에 책을 읽고 손주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그가 무대 밖으로 퇴장해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바 전직 외교관인 카를로스 알수가라이는 AFP·로이터 통신에 “라울은 계속 중요인사로 남을 것”이라며 “중국 덩샤오핑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계속 최종 결정권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타이태닉호 중국인 생존자 6명, 그들이 겪은 차별은 109년 지난 지금도

    타이태닉호 중국인 생존자 6명, 그들이 겪은 차별은 109년 지난 지금도

    1912년 4월 14일 밤과 다음날 새벽 사이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영국의 호화 유람선 타이태닉호가 빙산과 충돌해 1513명이 목숨을 잃었고 703명이 다행히 살아남았다. 절대로 가라앉지 않는다고 장담했던 그 배에는 중국인 8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 중 6명이 구조됐다는 얘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호흡을 맞춘 1997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타이타닉’에도 다음의 내용이 나온다는데 기억이 흐릿하기만 하다. 침몰하는 배를 떠난 구명보트 중 하나가 생존자가 혹시 있을지 몰라 돌아왔더니 암흑 천지에 나무문에 매달려 있는 중국 젊은이를 발견한다. 젊은이의 이름은 퐁 랑이다. 그와 나머지 5명 생존자의 역경은 끝나지 않았다. 6명은 침몰 24시간 만에 뉴욕 엘리스 섬에 있는 입국 심사소에 도착했지만 1882년부터 1943년까지 시행된 중국인 배제법을 몰랐던 탓이었다. 24시간 만에 추방됐고, 이들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2017년 제작돼 최근 중국에서 시사회를 마친 다큐 영화 ‘여섯(The Six)’에서 이들의 정체성과 함께 운명적인 항해 이후 109년의 얘기가 공개됐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해 눈길을 끈다. 마침 세월호 참사 7주기다. 오늘날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만연하는데 이들 중국인 6명이 겪은 인종차별과 이민 반대 정책이 각별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방송은 전했다.6명의 이름은 승객 명단에 리 빙, 팡(퐁) 랑, 창 칩, 아 람, 청 푸, 링 히 등으로 나온다. 이들은 카리브해에 일하러 가던 선원들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한 장의 티켓에 모두 8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인 아서 존스는 “이들은 한 묶음이었다. 전부 알려지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생존자 다수가 언론으로부터 기적의 생환 얘기로 조명된 반면 이들은 20세기 초 서구에서의 반중국 정서에 영향 받아 사악한 존재로 다뤄졌다. 침몰 다음날 브루클린 데일리 이글이란 신문은 중국인 생존자들이 “맨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구명 보트에 뛰어들어 몸을 숨긴 “괴물들”로 묘사했다. 다큐 제작진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란 것을 밝혀냈다. 제작진이 타이태닉호의 구명보트를 본따 만들어보니 중국 남자들이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기란 불가능했다. 존스는 “오늘날에도 똑같은 일을 목도한다. 우리는 이민자들이 언론에 희생양이 되는 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매체들은 중국 남성들이 구명보트에 먼저 오르려고 여자 복장을 했다고 비난했다. 타이태닉 역사학자 팀 말틴도 중국 생존자들이 구명보트에 숨어 들었거나 여자로 변장했다는 얘기는 대중과 언론이 지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낭설은 당시 많은 이들이 여성과 어린이부터 구조됐어야 했다고 바라본 세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말틴에 따르면 오히려 중국 남성들은 다른 생존자를 열심히 도우려 했다. 퐁 랑은 구명보트에 오르지 않고 떠다니는 문에 몸을 맡기려 했으며 나중에 노를 저어 구명보트에 오른 뒤에는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오르도록 도왔다.6명은 결국 쿠바로 향했다. 그 뒤 다시 영국으로 향했는데 마침 1차 세계대전이 터져 많은 영국인 선원들이 참전해 선원이 부족해져서였다. 창 칩은 시름시름 앓다가 1914년 폐렴으로 세상을 등져 런던의 한 공동묘지 무연고 묘에 묻혔다. 다른 이들은 1920년까지 영국에서 함께 일했다. 경기 침체로 이민자들이 온갖 비난을 뒤집어쓸 때였다. 몇몇은 영국 여성과 결혼해 자녀들을 낳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통지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둔 채 추방돼야 했다. 존스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들 가족 모두는 정책에 의해 내몰려 정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 람은 홍콩으로 떠났고, 링 히는 증기선에 올라 인도 캘커타로 향했다. 리 빙은 캐나다, 퐁 랑은 몇년 동안 영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해를 한 뒤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그의 아들 톰 퐁은 타이태닉 침몰 반 세기 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태어났다. 톰은 “아버지가 절대로 내게는 물론 어머니에게도 타이태닉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퐁 랑은 1985년에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는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20년 전에야 비로소 한 가족으로부터 아버지가 난파선에서 살아남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톰 퐁은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얘기를 감춘 것은 트라우마와 치욕스런 기억이 혼재된 때문으로 짐작했다. 영화 제작진이 추적한 생존자 후손들도 마찬가지였다. 퐁 랑 역시 인종차별을 가한 남자에게 주먹질로 응징하는 모습을 아들은 자라나며 봤다. 톰 퐁은 “아버지는 멋진 신사였다. 다만 출신 때문에 차별받는다고 느낄 때까지만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얘기를 공유하고 싶어했는데 듣는 이들이 타이태닉호의 중국인 생존자들 얘기를 들어 현재의 상황을 돌아봤으면 한다고 했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되풀이된다”는 것이 톰 퐁의 마지막 말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中국제학교서 동포 도움 받은 교장 추진80명 수강… 징용·차별 등 수난사 돌이켜한류·예술가·기업인 등 활약도 함께 다뤄‘미나리’ 열풍·역사 왜곡 등 현재 이슈 연계“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혐한(嫌韓) 시위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일 한인들이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뤄낸 변화입니다.”(이성대 서울 구암고등학교 교사) 재일 한인 3세이자 인권운동가인 신숙옥씨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이 교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맞서는 재일 한인들의 노력을 주제로 수업을 이어 갔다. 이 교사는 “재일 한인들은 극우 세력들로부터의 인권 침해를 겪고 있지만, 일본의 시민사회와 손잡고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구암고는 전국 학교 중 유일하게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를 채택해 수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다루는 교과서다. 2019년 5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수립한 ‘부처협업 교과서 개발계획’에 따라 외교부가 지원하고 전북교육청이 주관해 개발됐다. 새로운 교과서가 탄생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활용되려면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시도교육청의 인정도서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상 학교 선정 과정에서 김대인 구암고 교장이 선뜻 나섰다. 김 교장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선양 한국국제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던 경험이 발판이 됐다. 당시 학교에는 중국 동포 기업인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장학금이 모여들었다. 학교가 행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동포들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교장은 “우리 학생들도 해외로 나가서 생활할 기회가 많을 텐데, 정착해 있는 한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세계 곳곳에 뻗어 있는 한인들과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 전례가 없는 과목을 가르치는 ‘맨땅에 헤딩’에 역사 교과를 가르치는 이 교사가 손을 들었다. 한국사와 세계사, 국제학 등에 관심 있는 3학년 학생 80여명이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과목을 선택했다. 수업은 조선 후기 간도와 연해주, 대한제국 시기 하와이와 멕시코의 농장으로의 이주를 시작으로 한인의 역사를 되짚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의 강제징용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돌이킨다. 이 교사는 “한인의 역사를 접하다 보면 핍박받는 한인의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학생들은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며 존경받는 한인들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한인들의 이야기도 접한다. 한인들이 각국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알리며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도 배운다.‘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가 처음 보급된 올해는 공교롭게도 여러 이슈와 사건들이 맞물려 국내에서도 해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쿠바 한인 이주 100주년, 영화 ‘미나리’ 열풍,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 등 일련의 사건들은 수업 시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들이다. 지난 8일부터는 재미 한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다. 재미 한인의 역사와 현재는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에 맞서는 모습 또한 정면으로 다룰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자이니치’에 대해 배우면서 이 과목의 존재 의미를 떠올렸어요. 우리나라에서든 해외에 나가서든 ‘민족’이라는 의식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3학년 박수빈양) 학생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떠올리는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강예빈양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인들을 배우면서 ‘한국인’, ‘한반도’를 넘어 시각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인들이 해외에서 겪었던 고난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 인권 문제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고민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 재미 한인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한인의 역사를 다루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가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승인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초·중·고교는 한인의 역사와 한류 열풍에 대해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서 한인의 역사는 한국사 교과서의 일부분에서 소개된다. 김 교장은 “세계 각국에서 한민족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클 것”이라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인들을 통해 학생들도 세계시민으로서의 넓은 시야와 진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수년간 경제 불황에 시달린 남미 에콰도르에서 친시장주의자인 기예르모 라소(66)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뽑히며, 에콰도르가 미중 패권경쟁의 각축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서 빌린 거액의 국가채무를 갚지 못해 ‘부채의 늪’에 빠진 에콰도르를 이끌게 된 라소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밀착해 국가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라소 당선인이 ‘친중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고 미중 간 관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기회창출당’(CREO) 소속 라소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그는 52.5%의 득표율로 좌파 ‘희망을위한연합’(UNES) 소속인 안드레스 아라우즈를 5% 포인트 앞섰다. 라소는 “에콰도르가 그간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변혁을 예고했다. 금융계 출신 ‘경제 전문가’인 라소는 텅텅 빈 국고를 다시 채우겠다며, 해외 투자를 유치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 65억 달러(약 7조 3000억원)의 지원을 받아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염두에 둔 목표이자, ‘에콰도르를 나락으로 빠뜨린 주범’으로 지목되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이후 정책 기조와 정반대 공약이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2007~2017년) 동안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쿠바·베네수엘라 등과 ‘반미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미국 정부 기밀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게도 망명처(영국 주재 에콰도로 대사관)를 제공했다. 대신 그는 중국에 기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6년 에콰도르를 찾아 병원과 수력 발전소를 지어 주기로 약속했다. 댐과 병원, 도로 등이 ‘차이나 머니’로 대거 지어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에콰도르의 대중국 채무는 184억 달러로 중남미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 재판을 피해 벨기에 브뤼셀로 사실상 망명했다. WSJ는 “포퓰리즘 지도자들로 가득 찬 중남미에서 에콰도르가 미국의 새로운 동맹이 될 것”이라면서도 “에콰도르가 중국을 완전히 밀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좌파 세력이 여전히 중국을 지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에콰도르가 5세대(5G) 네트워크 투자에서 중국 업체를 배제하는 조건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허용했지만, 에콰도르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여전히 중국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혈전’ 얀센에 꼬이는 백신 수급… 국내 백신은 임상 3상도 못해

    ‘혈전’ 얀센에 꼬이는 백신 수급… 국내 백신은 임상 3상도 못해

    국내 사용 백신은 AZ·화이자 제품뿐“정부 수천억 지원해도 임상시험 빠듯보건연구원에 전략적 집중 투자해야” 백신 대부분 자체 개발 쿠바 사례 주목정부 “미허가 노바백스 도입 계획 없어”코로나19 백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잠시 반짝했다가 이내 관심에서 멀어진 ‘백신 주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를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일관된 전략을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 제품뿐이다. 이날 미국 정부가 ‘드물지만 심각한’ 혈전 사례를 이유로 얀센 백신을 사용 중단하라고 권고한 것에서 보듯 외국에서 생산한 백신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에서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임상 3상에 도달한 제품은 하나도 없다. 노바백스 백신이 기술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위탁생산된다는 게 그나마 유일하게 긍정적인 뉴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대로라면 국내 1호 백신이 몇 년 뒤에 나올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하나만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가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정부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과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구성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 940억원에서 올해 1388억원으로 늘렸다. 복지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국내 5개사가 하반기 임상 3상 착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도 적극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강진한 가톨릭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정부는 수천억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임상시험을 하기도 빠듯한 액수”라며 “외국에선 ‘3차 방위산업’이라는 말까지 써 가면서 국가 차원에서 나서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이후 수십년간 지원을 늘린다는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강 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연구개발조차 최저가 입찰로 하다 보니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부여조차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초빙교수는 “백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기초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한국은 그 부분이 특히 약하다”면서 “정부가 백신 주권을 고민한다면 국립보건연구원에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를 해서 연구 중심축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신 주권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것이 쿠바 사례다. 쿠바는 오는 8월까지 전체 인구의 절반인 600만명에 대해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백신 후보 ‘소베라나(주권) 02’와 ‘압달라’에 대해 6월 긴급사용 승인을 추진 중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이겨 내기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공을 들여 현재 백신 대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한편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에 “계약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올 2월 노바백스와 계약할 당시 2분기부터 백신 물량을 도입하고 연내 4000만회분(2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반장은 아직 허가를 받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 도입을 서두른다는 지적에 “완전하게 인허가 절차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허가·승인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내 백신 개발 지원한다지만...“1호 내년에나 백신주권 요원”

    국내 백신 개발 지원한다지만...“1호 내년에나 백신주권 요원”

    코로나19 백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잠시 반짝했다가 이내 관심에서 멀어진 ‘백신 주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국 백신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백신 주권을 추진할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 제품뿐이다. 노바백스 백신 생산도 지연됐고, 얀센과 모더나 백신은 초도 물량 시기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위탁생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재까지 국내 기업에서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임상 3상에 도달한 제품이 하나도 없다. 이대로라면 국내 1호 백신이 몇 년 뒤에 나올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하나만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가 손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정부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과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구성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 940억원에서 올해 1388억원으로 늘렸다. 복지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국내 5개사가 하반기 임상 3상 착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도 적극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강진한 가톨릭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정부는 수천억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임상시험을 하기도 빠듯한 액수”라면서 “외국에선 ‘3차 방위산업’이라는 말까지 써 가면서 국가 차원에서 나서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이후 수십년간 지원을 늘린다는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강 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연구개발조차 최저가 입찰로 하다 보니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부여조차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초빙교수는 “백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기초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 부분이 특히 약하다”면서 “정부가 백신 주권을 고민한다면 국립보건연구원에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를 해서 연구 중심축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신 주권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것이 쿠바 사례다. 쿠바는 오는 8월까지 전체 인구의 절반인 600만명에게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백신 후보 ‘소베라나(주권) 02’와 ‘압달라’에 대해 6월 긴급사용 승인을 추진 중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이겨내기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공을 들여 현재 백신 대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한편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에 “계약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올 2월 노바백스와 계약할 당시 2분기부터 백신 물량을 도입하고 연내 4000만회분(2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반장은 아직 허가를 받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 도입을 서두른다는 지적에 “완전하게 인허가 절차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허가받지 않은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 사람과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거리라고 생각할까. 통일이 되든 분단이 영원하든 이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자랑거리를 똑바로 알면 만약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들이 통일국가에서 원하는 것, 높이 평가하는 것 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단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이어져도 북한 당국이 정신적으로 어떠한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여론조사 등을 실시할 수 없고, 조사를 하더라도 당국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뻔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탈북민 조사를 통해 가능하다. 만약에 한반도 통일이 되면 북쪽의 가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탈북민 조사로 탈북민들이 북한을 바라볼 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불변적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길까. 최근에 필자의 선배들이 ‘Korea Journal’(한국저널)에 투고한 ‘북한 애국심’(North Korean Patriotism)이라는 논문을 보니 탈북민 응답자의 대다수는 북한의 체육 성과와 예술, 즉 문화적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전쟁과 무력으로 영토를 탈취한 시대가 대부분 지나갔고, 이제 세계 사회에서 문화와 체육 성과를 통해 민족심을 고취시키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와 달리 소위 말하는 ‘혁명역사’나 ‘주체사상’ 혹은 ‘백두혈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응답자는 20% 안팎이었다. 이는 정치적이고 사상적일수록 북한에 대한 자부심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나온 결과인지 북한에 있었을 때부터 든 의식의 연장선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북한이 개방됐을 때 사상의 허상에 접하게 될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군사력과 사회주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인프라와 식량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긍지의 대상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나라가 체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이런 자랑 요소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기근과 경제난을 버티면서 핵보유국이라는 위상을 쟁취한 북한은 우리에게 위험하고 우려스럽지만, 군사력의 상징인 핵이 곧 국가의 주요 긍지가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을 체육과 예술로 대체할 수 있을까. 탈북자 응답자의 20% 정도만 북한의 경제 실적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온 걸 보면 핵 대신 경제 지원 같은 합의가 새로운 긍지가 될 수도 있다. ‘꿩 대신 닭’의 논리로 볼 때, 주민들에게 경제 살리기는 꿩이겠지만 여전히 핵을 고집하는 당국의 행태를 보면 경제는 닭임에 틀림없다. 또 닭으로 여겨 왔던 경제를 살리게 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주의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즉 경제를 살리려면 북한 당국이 말하는 ‘장사풍’, 즉 시장과 신흥자본가 계층인 돈주를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주의가 맞지 않는 현상이 정상화되게 된다. 그동안 ‘비정상적’ 현상으로 주장한 개인도매(되거리장사 등), 국영기업소에 연계된 개인장사꾼 등이 합법화의 길로 가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기에 쿠바와 중국에서 했듯이 합법적 사적 경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 빈부격차 문제 등 자본주의 사회 같은 문제가 이미 등장했지만 더 심화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또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그런 문제가 없어지기는커녕 심화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통일 후에 사회주의가 북한 사람들에게 향수의 기반이 될 위험도 크다.
  • 인도 코끼리, 길 걷다가 갑자기 땅에 머리 박아, 이유는? (영상)

    인도 코끼리, 길 걷다가 갑자기 땅에 머리 박아, 이유는? (영상)

    인도 코끼리 한 마리가 길을 걷다가 갑자기 땅에 머리를 박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타르칸드주 짐코벳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차량 뒤쪽을 유유히 걷던 이 코끼리는 이런 모습을 보였다. 사진 속 코끼리는 갑자기 길에서 살짝 벗어나 이마와 가까운 코등을 풀이 무성하게 자란 땅으로 밀어 넣으며 한쪽 다리까지 땅에서 들어올렸다.당시 사진작가 아르피트 쿠바가 이 코끼리의 특이한 행동을 촬영했다. 그러고나서 그는 함께 있던 가이드들에게 코끼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가이드들은 그에게 해당 코끼리는 가려움을 달래기 위해 아침 이슬이 맺힌 풀 위에 머리를 대서 그것을 흙과 섞어 피부에 붙은 기생충 등을 없애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끼리는 이마와 코가 민감해 단단한 것에 문지르기 싫어해 이런 방식으로 기생충에 대처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이 코끼리와 같은 동물이 자연에서 치료제를 찾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사진 속 코끼리를 포함한 다른 암컷 한 마리와 두 마리의 새끼 코끼리로 이뤄진 코끼리 무리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는 사파리 차량에서 400m 이상 떨어져 있는 이 코끼리를 촬영하기 위해 300㎜ 망원렌즈를 장착한 DSLR 카메라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르피트 쿠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구 중심주의 벗는 서구 학자들… 동서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서구 중심주의 벗는 서구 학자들… 동서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생동감 있는 스토리텔링을 펼치는 역사 서적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돼 관심이 쏠린다. 비서구권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 폭넓은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출판사 부키는 최근 세계사의 흐름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세상의 모든 역사’(전 6권) 시리즈를 출간했다. 미국 홈스쿨링 교육자이자 역사 저술가인 수잔 와이즈 바우어가 서양사·동양사·한국사가 긴밀하게 얽혀 세계사라는 큰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가장 먼저 출간된 ‘중세편 1, 2’는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에서 시작해 제1차 십자군 전쟁으로 막을 내린다.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의 갈등부터 당나라의 등장까지, 무함마드의 출생부터 샤를마뉴 대제의 등극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아우른다. “로마 제국에서 동방을 향해 저 끝까지 간 곳에 전투의 패배를 씻으려 절치부심하는 한 왕이 또 있었다. 371년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소수림왕은 고구려의 왕관을 물려받으면서, 적군의 말발굽 아래 짓밟혀 위세가 말이 아닌 나라도 함께 물려받은 터였다”(1권 125쪽)는 식으로 한국 역사 흐름도 놓치지 않는다. 젊은 시절 한국 교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저자는 “서구 독자들에게 소홀하기 쉬운 동양에 대한 인식을 심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노먼 데이비스 영국 런던대 교수의 저서 ‘노먼 데이비스의 유럽사’(전 4권·심산출판사)는 선사 시대부터 탈냉전까지 동유럽과 서유럽의 이야기다. 유럽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저자는 모든 단계마다 동서 유럽을 아울러 유럽 중심주의와 서구 문명의 편견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담았다. 다만 유럽 자체의 경계를 넘어 서술을 확장하는 것은 어려운 터라 이슬람이나 식민주의, 유럽의 해외 영토 등의 주제는 적절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각 장에는 특별한 ‘캡슐’이 포함됐다. 캡슐은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작은 주제를 설명한 것이다. 크고 작은 사진과 클로즈업된 장면이 적절하게 배치된 역사 화보집을 보는 듯하다.이 밖에 일본에서 40여년을 생활한 미국인의 시선으로 일본의 빛과 그늘에 대해 살핀 ‘일본의 굴레’(글항아리)도 주목된다. 일본 쓰쿠바대학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를 지낸 태가트 머피가 외부자와 내부자라는 두 시각에서 일본 사회를 탐색한다. 책은 막부의 강력한 권위를 기반으로 수백년간 평화를 유지한 에도 시대에 주목한다. 이후 등장한 메이지 유신 주역이 권력을 독점하고, 이들이 죽고 나서 생긴 권력의 공백 때문에 관료에게 휘둘리는 현재 일본 정치 구조가 됐다고 분석한다. 미군정이 태평양 전쟁 이후 처리 과정에서 일본인들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 봉쇄해 과거사 청산이 어려워졌다는 주장도 펼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최근 역사 서적 출간은 일방적으로 누가 이기고 지는 식의 서술이 아닌 동서양이 교류하는 흐름을 중심에 놓고 보거나 자연환경과 연결 지은 거대사의 흐름 속에서 살펴보려는 시각이 대세”라며 “서구 중심주의로 근대성이 발현되던 시대가 지나고, 문명사·거대사·교류사가 중심이 된 시대에도 두꺼운 역사 서적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배 끄트머리 매달려 36시간…대서양 한가운데 표류 난민 극적 구조

    배 끄트머리 매달려 36시간…대서양 한가운데 표류 난민 극적 구조

    대서양 한가운데를 표류하던 자메이카 난민이 인근을 지나던 낚싯배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18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전복된 미국행 보트에 매달려 36시간 동안 바다를 떠돌던 난민이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보트에 타고 있던 다른 난민 6명은 실종 상태다. 12일 아침 플로리다주 남동부 포트피어스 32㎞ 해상에서 자메이카 국적 난민 1명이 발견됐다. 전복된 보트 끄트머리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난민은 침몰 직전의 위기 상황에서 인근을 지나던 낚싯배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표류 36시간 만이었다.낚싯배 선장은 “승객들을 태우고 낚시하기 좋은 지점으로 배를 몰고 나갔다가 표류자를 발견했다. 우리가 다가가자 그는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표류자는 자메이카 국적 난민으로 저체온증과 탈수 증세를 보였다. 보트에서 새어 나온 기름을 뒤집어써 온몸이 끈적거렸다. 낚싯배 선장과 승객들은 난민에게 물과 음식을 내어주고 기름을 닦아준 뒤 해안경비대 구조선을 기다렸다. 선장은 “낚시 여행이 돌연 구조 드라마가 됐다. 하필 그때 그 지점으로 배를 몰고 간 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등골이 오싹했다”고 설명했다. 보트는 10일 바하마 최서단 비미니에서 출발해 같은 날 밤 8시 전복됐다. 거친 파도에 보트가 뒤집히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보트에 오른 난민 7명이 모두 바다에 빠졌다. 구조자는 이후 36시간 동안 북쪽으로 160㎞ 이상 표류했으며, 다른 승선원은 모두 사라졌다고 전했다. 마이애미해안경비대는 140시간 동안 인근 1만7210㎞ 해역을 뒤졌지만 나머지 6명을 발견하지 못하고 수색 작업을 중단했다. 해안경비대 측은 15일 “수색 및 구조 작전 중단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발표했다.해안경비대는 또 플로리다키스 제도에서 실종된 쿠바 이민자 10명에 대한 수색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자메이카 난민이 구조된 날 플로리다키스 제도 앞바다에서는 스티로폼과 나무로 만든 1.8m 길이의 조악한 사제 선박이 텅 빈 채로 발견됐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사고 당일 쿠바 아바나에서 출항한 선박에는 쿠바 난민 10명이 타고 있었다. 15일까지 86시간 동안 총 2차례에 걸쳐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 난민들을 찾지 못하고 해안경비대는 철수했다. 미국은 2017년 오바마 정부 때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폐기했다. 미국으로 들어오려다 해상에서 붙잡힌 난민(젖은 발)은 돌려보내되, 미국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들(마른 발)은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다. 이 정책이 폐기되면서 강제 송환 가능성도 커졌지만 미국행 보트에 몸을 싣고 해상 국경을 넘으려는 난민 행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에도 미국행 보트에 올랐다가 배가 전복되면서 플로리다 남쪽 무인도에 표착한 쿠바 난민 3명이 33일 만에 구조된 바 있다. 난민들은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와 쿠바 사이에 위치한 작은 산호섬 앵길라 케이에서 코코넛과 고둥, 야생 쥐를 먹으며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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