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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 얘기하고 싶어”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 얘기하고 싶어”

    올 한 해 사회 전반적으로 멘토 열풍이 분 가운데 여성 멘토의 책 한 권이 서점가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감성 에세이 ‘그냥 눈물이 나’(시공사 펴냄)를 내놓은 이애경(38)씨가 주인공이다. 조용필의 ‘기다리는 아픔’, 윤하의 ‘오디션’ 등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이기도 한 이씨는 풍부한 감수성과 흡인력 있는 필력으로 삶의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20~30대 여성들과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건넨다. 책에는 저자가 케냐, 쿠바,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20여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얻은 깨달음과 기자, 작사가, 연예기획사 이사 등으로 변신하면서 일과 사랑에서 겪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았다. 젊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곧 3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씨는 26일 “이 시대를 살며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겪은 일들을 통해 위로와 격려, 그리고 용기와 희망을 전해 주고 싶었다.”면서 “아무리 힘든 시간일지라도 인간은 그 시간을 통해 더 자라고 더 강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문화계 전반에서 ‘위로’ 코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에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비판으로 화를 내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것들이 이제 따뜻한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다.”면서 “화를 내는 사람에게도 결국은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루시드 폴 “제 음악이 치유제·힘 됐으면…공학박사 길 포기 후회 안해”

    루시드 폴 “제 음악이 치유제·힘 됐으면…공학박사 길 포기 후회 안해”

    몸과 마음이 들뜨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연말. 잔잔한 음악으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가수가 있다. ‘가요계의 음유시인’ 루시드 폴(36·본명 조윤석)이다.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고 감성이 풍부한 음악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가 지난 20일 새 앨범 ‘아름다운 날들’을 내놓았다. 21일 서울 신사동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루시드 폴을 만났다. →5집이다. 이번 앨범을 자신의 내면으로 떠나는 순례자의 시선이라고 소개했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가장 많은 뮤지션들과 작업을 했고, 다양한 악기를 원 없이 써봤다. 노래를 빛나게 해주는 편곡과 악기 배치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곡마다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을 잘 살릴 수 있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공부나 방송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스스로를 ‘유배’시킨 채 곡을 쓰는 데만 전념했다. →그래서 그런지 가사가 더욱 사색적이고 철학적이다. ‘나를 흔들리게 하는 건 내 몸의 무게’(외줄타기), ’난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무얼 놓지 못해 주저하는지’(어부가), ‘언젠가 내가 나를 태워버릴 것 같아’(불) 등이 대표적이다. -혼자서 내 이야기를 토로하고 싶었다. 이전에는 내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면 이번에는 누군가 내 이야기가 들리는 사람이 있다면 와서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내 자신을 다독이고 싶은 것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외로움이든 불안함이든 무언가를 해소하고 싶었다. 일종의 스스로에 대한 위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집과 유사한 점도 있다. →앨범 제목인 ‘아름다운 날들’은 어떤 뜻인가. -외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보낸 지난 2년여의 시간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난여름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주는 묘한 서글픔이 있었다. 내게 또 그런 아름다운 날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대(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스위스(로잔공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수로 전업하기에는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나. -미련은 전혀 없다. 무언가를 성취했다기보다는 후회 없이 연구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공부를 마무리할 무렵에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면 같은 분야의 사람들을 접촉할 일이 많은데, 공대 쪽 사람들과 정서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다른 점이 많이 느껴졌다. 유학 생활에 대한 피로감도 있었고, 내가 더 이상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가 겹쳐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것 같다. →그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고등학교 때 난 이미 음악인이었다. 기말고사 때도 공부는 하지 않고 기타를 끼고 살아서 기타줄을 끊어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끊으니까 금단 현상이 왔고, 대학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가 하고 싶어서 육교 위에서 부른 적도 있고, 학교 잔디밭에서도 불렀다. 그러다가 1998년 인디 밴드 ‘미선이’의 보컬로 활동하게 됐다. →4집 때 화제가 됐던 ‘고등어’에 이어 이번에는 나무를 깎아 여러 가지를 만드는 장인을 소재로 한 ‘꿈꾸는 나무’, 염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여름의 꽃’ 등 자연을 소재로 한 가사가 유독 많다. -자연이 주는 소재가 무한하다. 사람도 크게 보면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때론 태양이나 별처럼 자연이 말 없이 주는 영감이 클 때가 있다.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 때문인지 음악에서 치유의 힘이 느껴진다. -힘들 때 밥만 같이 먹어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시대와 나이를 불문하고 외로움은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감히 할 수 있다면, 제 음악을 듣고 치유가 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탱고와 플라멩고 등 남미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곡도 많다. -유학 갈 무렵부터 브라질 음악을 좋아했고, 쿠바 음악을 들으면서 외연을 넓혔다. 생명공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남미 음악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람의 체온 같아 좋다. →크게 힘 들이지 않고 노래하는 것 같은 창법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은. -나긋나긋하다고 이야기해주는 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윤곽이 흐리멍텅한 것이 불만이다. 악기나 배경 음악에 묻혀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 방치했던 내 목소리를 한번 연구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가수 인생에 유희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던데. -전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 때문에 가수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평소 내 음악을 좋아했던 (유)희열이 형이 소속사 대표를 통해 내가 다시 가수를 할 수 있도록 세 번이나 설득했다. 내겐 정말 형 같은 사람이다. 후배들도 잘 챙기고 의리가 있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루시드 폴(Lucid Fall)은 ‘찬란한 가을’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부터 그의 시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음악의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한다는 그는 ‘가요계의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소진되지만 않는다면 음악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그의 여정을 가능한 한 오래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 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 [지상좌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29세 청년수령 김정은, 그의 정신세계&리더십

    [지상좌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29세 청년수령 김정은, 그의 정신세계&리더십

    스물일곱 살 청년이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북녘 체제의 뿌리였던 ‘수령’(首領)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북녘 체제의 기둥인 ‘당중앙’이었다. 그는 할아버지의 외모에 아버지의 성정을 닮았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그를 ‘위대한 영도자’라고 칭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이제 그의 것이 됐다. 무려 60여년을 키워 온 권력도 그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남녘에도, 북녘에도 이 ‘27세의 권력’은 낯설다. 과연 김정은은 북한 사회를 영도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23일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권준수 서울대 정신과 교수와 통치자들의 리더십을 연구해 온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에게 김정은에 대해 물었다. 두 전문가가 분석한 김정은의 정신세계를 좌담 형식으로 싣는다. →27세 김정은이 정치적 리더십을 갖췄다고 볼 수 있나. -권준수 교수 20대 초가 되면 두뇌의 구조적 성숙은 마무리된다. 27세 정도면 타인에 대한 친밀감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고,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27세가 돼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 정신적 성숙도는 개인 간 차이가 크다. 김정은은 아마도 아버지와 그를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정치적 리더십을 체득했을 수 있다. 김정은을 평균적인 남성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최진 소장 정치적 리더십 발달과정을 보면 20대 중후반은 ‘정치 입문기’이자 ‘리더십 준비기’다. 협의·조정 능력과 조직 관리 능력이 형성되는 시기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방향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나이 때 장교가 되고 싶어 만주로 떠났다.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려면 카리스마, 조직 장악력, 판단력, 국정경험이 있어야 한다.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의 후광을 받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외형적 카리스마를 보여 주고 있다. 김정일의 넷째 부인인 김옥이 김정은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조문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 판단력, 국정운영능력은 모두 의문투성이다. 중국의 마오쩌둥이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도 젊은 나이에 권좌에 올랐지만, 그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했다. →나이와 리더십은 상관관계가 큰가. -권 교수 나이가 리더의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만, 나이 외에도 교육과 훈련, 사회체제 등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리더십과 관계가 있다. 다만 20대가 지도자가 되려면 여러 세대와 계층이 갖고 있는 ‘20대’라는 인식이 리더십에 대한 의문으로 변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김정은은 어릴 때부터 제왕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행동을 체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젊은 사람들은 충동적인데, 김정은은 심리적 요인에 휘둘리기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의해 계산된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 나이는 단순히 물리적 숫자가 아니라 리더십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앞서 말한 대로 20대는 ‘리더십 준비기’이고, ‘리더십 형성기’인 30대를 거쳐 40대가 돼야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완성하게 된다. 40대가 ‘리더십 완성기’인 것이다. 40대가 돼야 지도자로서 자신감이 형성되고 ‘40대 기수론’처럼 리더로서 ‘깃발’을 세울 수 있다. →김정은은 일찍이 생모를 잃었다. 그의 성장 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권 교수 김정은이 출생할 때는 퍼스트레이디가 김정남의 친어머니인 성혜림이 아니라 김정은의 친어머니인 고영희였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을 것이다. 고영희는 재일동포 출신이어서 북한 상층부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신분이었고, 1988년부터 유선암으로 고생하다 2004년에 숨졌다. 김정은은 중병을 앓고 있는 재일동포 출신 어머니에게 매우 강하게 집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집착에 비례해 심리적 경쟁자인 아버지를 닮아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아버지라는 강력한 존재를 닮는 것이 가장 안전한 상태임을 습득했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성격은 김정일과 매우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강하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유년 혹은 모성에 대한 결핍이 존재할 수 있고, 따라서 그의 사생활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최 소장 모성애가 결핍된 지도자들은 여성에게 적대감을 갖거나, 극소수 여성에게 빠져드는 양극단의 모습을 보인다. 김정일도 ‘어머니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유로 여비서와 함께 살았고, 배우 최은희를 납치했다. 더욱이 김정은은 어머니가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어서 ‘형제 콤플렉스’를 겪었을 수도 있다. →복잡한 형제 관계도 김정은의 리더십에 영향을 끼칠까. -권 교수 부모 관계뿐만 아나리 형제 관계도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에 따르면 김정은은 매사에 조용했던 친형 김정철과 달리 경쟁심이 강했다고 한다. 여동생인 김여정이 오빠가 아닌 작은오빠라고 부르자 심하게 화를 냈다고 한다. 김정은이 형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퍼스트레이디가 자신의 친어머니였기 때문에 비록 김정남이 장남이었지만, 이미 권력의 향배는 김정철과 김정은에게 넘어왔을 것이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장자가 세습 구도에서 멀어지면 나머지 아들들의 라이벌 관계가 훨씬 심해진다. 김정철의 성격이 유약했고, 아버지가 김정철에게 뚜렷한 권력승계 의지를 밝히지 않아 김정은은 ‘나에게 기회가 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경쟁심을 가졌을 것이다. -최 소장 어머니가 여러 명이어서 형제 관계가 복잡하면 형제들 사이에서 서로 중심이 되려는 강한 권력의지가 발동한다. 선의의 경쟁보다는 형제를 제압하고 완벽한 1인자가 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김정은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만큼 영웅주의와 폐쇄적 신비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폐쇄적 신비주의는 처음에는 사람들을 열광시키지만, 장기화되면 소통 부족으로 국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진다. →김정은은 어떤 지도자가 될 것인가. -권 교수 김정은은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북한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여전히 전쟁을 직접 경험한 군부가 존재하고, 주체사상으로 뭉쳐 있다. 그의 내면에는 서구의 ‘어린아이 시선’과 북한 사회의 ‘성인 시선’이 혼재할 것이다. 이 경우 가장 쉽게 취할 수 있는 방어기제가 바로 ‘분리’(splitting)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폐쇄국가의 성격을 유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서구화된 문명을 향유하는 사생활을 즐길 개연성이 있다. 이 둘을 통합해 사회를 과감하게 변화시키는 길로 나아갈지, 분리된 상태로 놓아둘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최 소장 미국의 정치학자 헤럴드 라스웰(1902~1978)의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선동가형’ 리더에 가깝다. 자기 과시욕이 강하고, 극과 극을 오가며, 예측 불가능하지만 변화 지향적이다. 김정일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영화를 좋아하고, 자동차 광이며, 만능 스포츠맨이다. 선동가형은 기본적으로 속도를 좋아한다. 김정은의 성장과정을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바버(1930~2004)의 리더십 유형에 대입해 보면 왕성하게 일하면서도 권력욕과 승부욕이 강한 ‘적극(Active)-부정형(Negative)’에 가깝다. 방송 화면을 살펴보면 원로들을 볼 때도 겸손함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의연하고 차분하게 포용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정은이 ‘청년 리더십’을 보인다면 우리는 ‘아버지 리더십’으로 대응해야 한다. 송수연·이범수기자 songsy@seoul.co.kr ●권준수(52) 서울대 의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의대 방문교수, 서울대 신경정신과 임상교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부교수,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연구지원실장을 거쳐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과학교실)와 의약품심사평가 선진화사업연구단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대한정신분열병학회 이사장과 대한인지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저서 강박증의 통합적 이해(학지사, 2009), 정신분열병 AtoZ(군자출판사, 2003), 뇌와 기억, 그리고 신념의 형성(역)(시그마프레스, 2003),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올림, 2000) ●최진(51)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고려대학교 행정학 연구교수, 미국 남가주대(USC) 초빙교수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정책홍보실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주요 저서 대통령리더십 총론(법문사, 2007), 대통령리더십과 국정운영스타일의 심리학적 상관관계(고려대, 2005), 인간 김대중과 새로운 리더십(보림, 2004), 김정일의 정치적 리더십에 관한 연구(고려대, 1995)
  • 쿠바 재즈와 한국 전통음악이 만나면…노마딕 프로젝트 콘서트 개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 이하 ARKO)와 외교통상부가 오는 26일까지 한국-쿠바 음악교류 프로그램인 ‘쿠바 노마딕 프로젝트 인 서울’(Cuban Nomadic Project in Seoul)’을 개최한다.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양국의 예술가들이 함께 교류하고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새로운 창작에너지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몽골·중국·이란 등지에서 진행된 바 있으며 한국에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의 전통 음악에 실험적인 작업을 가미하여 정통성과 실험성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는 정상급 연주자들이 만나 서로에게는 신선한 예술적 자극을, 관객들에게는 평소 접하기 힘든 새로운 협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거문고 허윤정 선생을 비롯하여 이자람(판소리), 김웅식(장고, 타악), 박연지(해금), 김보라(민요), 정덕근(바이올린), 서정실(기타), 쿠바에서는 쿠바 국립 오페라극장의 대표 가수 Gloria Casas Azqui(소프라노), Carlos Alberto Laurencio Milian(바리톤), 젊은 쿠바 음악을 대표하는 4인조 재즈그룹 Grupo Aire de Concierto가 참여한다. 21일 도착한 쿠바 뮤지션들은 5일간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아르코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에서 워크숍을 통해 공동 작업할 예정이며, 이들의 잼콘서트는 오는 26일 월요일 오후 8시 올림푸스홀(서울 삼성동 소재)에서 진행된다. 이 날 콘서트는 ‘여름에서 겨울로(Summer into Winter)’라는 제목으로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와 쿠바의 성악곡, 쿠바 고유의 아프로 쿠반 음악은 물론, 양국의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구성의 음악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고] 체코 민주화 큰별 지다

    “나처럼 조용한 사람이 모험적인 삶을 산 것은 삶이 믿을 수 없는 기적이기 때문이다.” 체코 국민들에게 ‘민주화’와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기적을 안겨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75세. 하벨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사비나 단체보바는 “그는 장기간 투병 끝에 새벽에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1996년 폐암 수술을 받았던 하벨은 순환기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 왔으며 체코 국영TV는 그가 지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1936년 수도 프라하에서 영화제작사와 부동산을 소유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초 발표한 희곡 ‘가든 파티’와 ‘비망록’ 등으로 “유럽에서 가장 촉망받는 극작가”라는 찬사를 얻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순수한 문인으로 놓아두지 않았다. 1968년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체코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으나 소련군의 무력 개입으로 좌절되자 정치에 본격 투신했다. 1977년 인권의 중요성을 알린 ‘77헌장’의 공동발기인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반체제 운동으로 1979년부터 1983년까지 4년간 끊임없는 고문과 옥고를 치러야 했다. 그의 작품들은 20년간 체코에서 출판·공연이 금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속된 탄압에도 불구하고 1989년 반체제연합 ‘시민포럼’을 조직, 공산당의 권력 독점 폐지 등을 요구하는 ‘벨벳혁명’(무혈혁명)을 주도해 공산정권을 40여년 만에 붕괴시켰다. 벨벳혁명의 성공으로 야권의 스타로 떠오른 그는 1989~1992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대통령을 지낸 데 이어, 슬로바키아 분리 독립 뒤인 1993~2003년에는 민주 선거를 통해 체코 공화국 대통령을 연임했다. 재임 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1999년), 유럽연합(EU·2004년) 가입 등을 이끌며 체코를 민주주의 국가, 자유시장경제로 전환시켰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국제무대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폈다. 쿠바와 중국의 야권 인사들을 지원하는가 하면, 미얀마 군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탄압을 받는 반대세력의 투쟁도 지지했다. 첫 번째 부인 올가의 이름을 딴 올가 하벨 재단을 통해 장애인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다채로운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수차례 올랐으며, 2003년에는 미국 대통령자유메달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제7회 서울평화상을 받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주말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MBC 일요일 밤 11시 50분) 1592년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 전쟁의 기운이 조선의 숨통을 조여 온다. 민초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던 선조 25년. 정여립, 황정학(황정민), 이몽학(차승원)은 평등 세상을 꿈꾸며 ‘대동계’를 만들어 관군을 대신해 왜구와 싸운다. 하지만 조정은 이들을 역모로 몰아 대동계를 해체시킨다. 대동계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몽학은 썩어 빠진 세상을 뒤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야망을 키워 친구는 물론 오랜 연인인 백지(한지혜)마저 미련 없이 버린 채 세도가 한신균 일가의 몰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반란의 칼을 뽑아 든다. 한때 동지였던 이몽학에 의해 친구를 잃은 전설의 맹인 검객 황정학은 그를 쫓기로 결심하고, 이몽학의 칼을 맞고 겨우 목숨을 건진 한신균의 서자 견자(백성현)와 함께 그를 추격한다. 15만 왜구는 순식간에 한양까지 쳐들어 오고, 왕조차 나라를 버리고 궁을 떠나려는 절체절명의 순간. 이몽학의 칼 끝은 궁을 향하고, 황정학 일행 역시 이몽학을 쫓아 궁으로 향한다. ●하바나 블루스(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쿠바 아바나의 무명 뮤지션인 루이와 티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 가는 젊은이들이다. 자신들의 열정을 담은 첫 콘서트를 기획하던 중 실력 있는 신인을 찾으러 온 스페인의 유능한 음반 프로듀서를 만나게 되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다. 꿈에 부푼 두 사람은 평생 나가 보지 못했던 쿠바를 떠나 스페인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음반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계약이 노예계약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루이와 티토는 고민에 빠진다. 루이는 부인과도 이혼의 위기에 놓이고 나라를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티토는 자신들의 인생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잡아야 된다고 하면서 갈등을 빚게 된다. ●꼬마 유령 캐스퍼(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유령이 출몰한다는 대저택 ‘윕스태프’에 두 소년이 잠입한다. 이들은 이 으스스한 곳에서 증명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용기를 증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유령이 나타나자 혼비백산해서 도망친다. 사실 이곳의 터줏대감은 꼬마유령 캐스퍼와 그의 삼촌들인 유령 삼총사다. 캐스퍼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만 다들 캐스퍼가 나타나기만 하면 기겁하고 도망치는 바람에 늘 외롭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의 상속자인 캐리건과 그녀의 오른팔 노릇을 하는 딥스가 이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찾아온다. 그러나 이들도 역시 캐스퍼와 짓궂은 유령 삼총사의 등장에 기겁을 하고 도망친다. 그렇게 캐리건과 딥스는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고스트 버스터스’에 철거반까지 동원하는데….
  • ‘ML맨’ 정대현… “사인만 남았다”

    ‘ML맨’ 정대현… “사인만 남았다”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입성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주인공으로 기록된다.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 볼티모어가 정대현과 협상을 벌여 계약 조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BL닷컴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메디컬 테스트를 거친 뒤 공식적으로 구단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티모어 구단도 구단 홈페이지에서 정대현 영입과 관련, 부사장 댄 듀켓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우완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과 계약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초기 단계여서 아직 자세한 계약 조건을 언급할 수 없다. 계약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는 메디컬 체크 등 해결해야 될 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대현은 “볼티모어와 2년간 계약금 20만 달러에 옵션을 포함한 총연봉 300만 달러 등 총 320만 달러(약 36억원) 계약을 앞두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메디컬 테스트가 통과 의례라는 점에서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또 볼티모어 구단은 정대현에 대해 “33세의 잠수함 스타일 투수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쿠바를 꺾고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큰 무대에서 그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켰다.”면서 “올 시즌은 물론 프로 통산 평균자책점도 1점대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볼티모어는 ‘명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 끼여 1997년 이후 1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올해도 69승 93패로 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다. 승률 .426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7위다. 특히 마운드가 약하다. 팀 평균자책점이 30개 팀 중 최하위(4.89)다. 정대현 영입을 추진하는 이유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대현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원 소속구단 SK와의 협상을 중단, 지난 18일 미국으로 전격 출국했다. 정대현은 2001년부터 SK에서 11년간 뛰면서 불펜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팀의 세 차례 우승에 일조했고 통산 32승 22패 99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맹활약,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드러냈다. 정대현이 입단하면 국내 프로야구에서 곧바로 빅리그에 진출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종전 구대성과 이상훈 등이 국내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모두 일본 무대를 거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씨줄날줄] 의총(議總)/임태순 논설위원

    병자호란 당시 조선은 청나라와 싸우자는 척화파(斥和派)와 강화를 맺어 외교적으로 풀어가자는 주화파(主和派)로 나뉘어 있었다. 척화파와 주화파의 대표는 김상헌과 최명길이었다. 대의명분상으로는 결사항전하자는 강경파의 주장이 그럴듯하지만 임진왜란을 치른 지 얼마 안돼 피폐해진 조선의 국력으로는 막강한 군사력의 청과 싸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항상 대의와 명분이 실리를 이긴다. 결국 척화파의 의견을 따른 인조는 청나라 왕에게 세번 절하고 이마를 아홉번 땅에 대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치욕을 당했다.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는 회의를 열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한 사람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이면 훨씬 더 합리적인 결론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집단사고’(集團思考·Group Thinking)다. 그러나 항상 집단사고가 옳은 것은 아니다. 집단사고에도 여러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잘못을 범한다.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는 ‘동조화’ 경향이 있다. 설령 자신이 옳아도 집단의 의견이 다르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토론을 하면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강경파의 의견은 더욱 강해지고 비둘기파의 의견은 더욱 약해지는 ‘집단의견의 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이다. 집단의 의사나 행동은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한 집단이 처음 내린 결정은 외부인이 보기에는 잘못된 것이지만 점점 최초의 결정이 강화되는 쪽으로 방향성을 지니게 된다.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사업인데도 ‘이미 발을 들여놓았는데’, ‘이미 관계를 가졌는데’ 하면서 계속 투자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집단사고의 대표적 오류 사례로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쿠바 피그만 침공사건이 회자된다. 당시 백악관 엘리트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우리가 실패할 리 없다.”는 독단에 빠져 병력 파견에 아무런 반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침공부대는 쿠바군에 생포돼 거액의 배상금을 물고 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당이 엊그제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 후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 ISD 폐기나 유보를 전제로 한 재협상 약속문서를 받아오라고 결론이 났으니 사실상 대통령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민주당이 ‘집단최면’에 걸려 있어 애초부터 합리적인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웠다. 때로는 74명의 의원보다 개개인이 더 현명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머리가 방패!…11m 희귀 고대악어 발견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방패’ 모양의 머리를 가진 고대 악어 화석이 모로코에서 발견됐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패 악어’(Shield Croc)로 명명된 이 고대 악어의 머리 돌출부는 특수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부위는 혈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트리케라톱스 같은 공룡과 비슷한 주름 장식으로 덮여 있다고 한다. 방패 악어는 몸길이 9~11m 정도로 오늘날 악어보다 거대하며, 주로 강가에서 서식하면서 4m 정도 되는 실러캔스 등의 백악기 후기에 살던 거대 동물들을 포식했다. 하지만 현생 악어와 비교하면 그 턱 힘은 터무니없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를 이끈 미주리대학 고생물학자 케이시 홀리데이 박사는 방패 악어에 대해 “얇고 약한 턱과 관절이 특징인 악어 종류로 생각된다.”면서 “먹이와 싸우는 타입이 아니라, 먹이가 가까이 오면 재빨리 낚아채 큰 바구니 같은 입으로 펠리컨처럼 한 번에 삼킨다.”고 설명했다. 방패 악어는 오늘날의 악어 종류인 크로커다일, 엘리게이터, 카이만, 가비알 중 크로커다일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세기 초, 캐나다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이 입수한 방패 악어의 두개골 화석은 최근 홀리데이 교수팀의 조사 대상이 됐다. 그는 “방패 악어가 생존한 약 9900만 년 전에, 이 기관이 담당했던 역할을 특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석을 상세히 조사하고 현생 악어의 생태 활동과 비교했을 때 체온 조절이나 동료와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일부 크로커다일과 쿠바 악어 등의 현생 악어는 눈 윗부분에 뿔 같은 돌기가 나 있다. 수컷 악어들은 이 뿔로 암컷을 유혹하고 다른 수컷을 위협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홀리데이 박사는 “방패 악어도 비슷한 습성이 있어 머리를 이용해 과시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제 71​회 고대동물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오바마정부 첫 관타나모 재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군사재판이 열린다. 미 국방부가 7일(현지시간)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아라비아반도 최고지도자를 지낸 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46)에 대한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생의 알나시리는 2000년 10월 12일 급유를 위해 예멘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미 해군 함정 USS콜호에 대한 폭탄 테러를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테러로 미군 1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알나시리는 2002년 미 중앙정보국(CIA)에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으며 9년 만에 처음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군 검찰은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알나시리가 군 조사관의 고문 탓에 거짓 자백했다.”며 그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군사법정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실제로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은 2008년 2월 알나시리를 물 고문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은 또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관타나모 군사법정에서 열리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뒤 이곳에서의 군사재판을 중단시켰으나 의회의 반대에 부딪쳐 올해 초 재판 동결 조치를 해제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쿠바 52년만에 부동산 매매 허가… 시장경제 첫발

    쿠바가 52년 만에 ‘시장경제’를 과감히 수용하는 대대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쿠바는 3일(현지시간) 개인이 부동산을 임대차하는 것은 물론 사고팔 수 있고, 친척에게 재산을 양도할 수 있으며, 이민을 가더라도 국가가 주택을 몰수하지 않는 등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개혁법안’이 10일부터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008년 형 피델에 이어 집권한 이후 가장 획기적인 경제개혁 조치로 풀이된다. 쿠바는 지난 1959년 1월 피델이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사실상 물물교환만 허용하고 재산 거래는 불법으로 금지해 왔다. 법안은 이와 함께 친척에게 유산을 물려줄 수 있으며, 이민 간 친척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재산 증서를 양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국가에 귀속됐다. 이 밖에 ▲ 파티 광대, 음식 장사, 회계사 등 몇몇 부문에서는 독자사업 가능 ▲식량배급제 폐지 ▲국영기업의 자율성 신장 ▲외자 유치 활성화 ▲수년내 공무원 100만명 이상 감축 등이 포함됐다. 다만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개인은 도시와 지방에 각각 1건씩의 부동산만을 소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일부 제한이 있긴 하지만 자동차도 사고 팔 수 있도록 자유화했다. 이와 관련,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높아지는 것을 의식해 라울 의장은 “쿠바식 사회주의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며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바 정부는 취업 인구의 80%를 고용하고 있으며, 무료 교육 및 보건 그리고 무료에 가까운 주거, 교통 및 식량배급제를 실시하는 대신 월 20달러의 급료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쿠바의 시장경제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행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쿠바경제 전문가인 필립 피터스 미국 렉싱턴 연구소 부소장은 “국가가 이전에 없던 재산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진전”이라며 “쿠바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거주만 할 수 있었던 공간을 재산과 담보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국야구, 세계 3위… 亞 1위

    한국 야구가 세계 랭킹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아시아에서는 선두다. 국제야구연맹(IBAF)이 4일 여름 대회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한국은 766.70점을 얻어 아마추어 최강 쿠바(956.02점)와 미국(893.25점)에 이어 3위를 달렸다. 한국은 지난달 야구 세계선수권대회인 IBAF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2라운드(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2009년 월드컵 부진 탓에 4위로 내려앉았던 한국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에 힘입어 2010년 최종 순위 3위에 올랐었다. 일본은 656.42점으로 4위에 올랐고 타이완은 444.04점으로 5위에서 7위까지 밀려났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세종재단 이사장 권철현씨

    세종재단은 2일 권철현(64) 전 주일본 대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권 이사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쓰쿠바대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를 취득했다.
  • 당신들도 떨고 있습니까

    당신들도 떨고 있습니까

    42년간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하자 현재 권좌를 누리고 있는 독재자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재스민 혁명 이후 아직까지 아랍권에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독재자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다. 카다피 사망 이후 시리아 국내외 반정부 인사들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카다피의 뒤를 잇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21일 전했다. 실제로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승리를 선포하는 순간 시리아 홈스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현지 통합시리아혁명위원회 대변인은 “주민들은 ‘오늘은 기쁨과 희망의 날’이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면서 “모두가 너무 기쁘고 알아사드가 다음 차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알아사드는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아 11년째 집권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당국의 초강경 시위 진압으로 2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 6월 대통령궁 경내에서 폭탄 공격으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두 달 넘게 체류하다 지난달 말 귀국했다. 카다피의 몰락을 지켜본 살레로서는 자신이 거부했던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에 다시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살레의 처벌 면제를 보장하는 대신 조기 퇴진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예멘의 야당은 살레의 아들 아흐메드가 최정예 부대 공화국수비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살레의 퇴진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보고 GCC 중재안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청년단체를 주축으로 한 시위대는 살레를 즉각 퇴진시키고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최근호에서 앞으로 무너질 독재자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등을 꼽았다. 포린 폴리시는 김 위원장과 고(故)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국가로 만들었으며 북한에는 현재 약 15만명이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집권 후 3만명에 이르는 소수 민족을 학살했을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을 통해 야당 인사까지 살해하는 등 통치 행태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권력을 물려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도 언론과 인터넷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나 최근 경제 침체로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벨라루스의 루카셴코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고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인간 심연 들여다본 심리 서적 3권] 대통령 거짓말로 공포를 조장하다

    17세기 영국의 외교관이었던 헨리 워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 “한 나라의 대사란 거짓말을 하라고 외국에 보내진 정직한 사람이다.” 국가 간에 서로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과, 거짓말을 국가 이익에 대한 봉사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적시한 표현이다. 국가 간에만 거짓말이 오가지는 않는다. 되레 정치 지도자가 자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광범위하다.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지은 ‘왜 리더는 거짓말을 하는가?’(전병근 옮김, 비아북 펴냄)는 국가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유형별로 나눈 뒤, 그들이 거짓말 하는 이유와 결과 등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흔히 국제정치에서 거짓말이 흔할 것 같지만 실제 국가 간에 오가는 거짓말은 의외로 적다는 사실, 국가 지도자들이 다른 국가보다 자국 국민을 상대로 더 거짓말을 잘한다는 사실, 전체주의 국가보다 오히려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자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사실 등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외교정책의 영역에서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국가 간 거짓말 ▲공포 조장 ▲전략적 은폐 ▲민족주의 신화 창조 ▲자유주의 규범에 반하는 거짓말 ▲사회적 제국주의 ▲비열한 은폐 등 일곱 가지로 나눴다. 다만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회적 제국주의’와 ‘비열한 은폐’는 논의에서 제외시켰다. 예를 들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자국민을 상대로 ‘공포 조장’을 한 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처럼 ‘공포 조장’은 지도자들이 국가에 위협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어떤 대국민 속임수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위험이 임박했다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될 때 흔히 사용된다.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는 대신 미국도 터키에서 주피터 미사일을 철수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 부인한 것은 ‘전략적 은폐’에 해당한다. 소련의 조건을 수용했다는 데 대한 우파의 비난을 피하면서 미사일 위기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지도자들의 거짓말이 유용한 도구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해 전략적 효용을 뛰어넘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미국이 품은 전 지구 차원의 야심을 감안할 때, 공포 조장이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국가 안보 담론의 계속되는 특징이 될 것”이라며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민주주의 제도를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또 한 번 미국이란 나라를 이라크전과 베트남전 같은 재앙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CCTV로 본 세상 1초당 겨우 두번?

    CCTV로 본 세상 1초당 겨우 두번?

    빈 공간에 들어서면 심벌즈 영상이 반복된다. 원래 심벌즈는 1초에 60번 진동한다. 그런데 초고속 카메라로 잡아낸 화면은 1초에 겨우 25번의 진동만 보여줄 뿐이다. 그 옆 폐쇄회로(CC) TV는? 겨우 1초당 2번이다. 세상을 보는 규격화된 방식이, 특히나 CCTV처럼 애초부터 의심하고 적대하는 시선이 삶의 세세한 부분을 얼마나 말살하고 있는가 드러내준다. 알바니아 출신 안리 살라(37)의 작품 ‘3분후’다. 12월 4일까지 서울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 분관에서는 ‘소통의 기술’전이 열린다. 안리 살라 외에 한국 출신 함양아(43), 알제리 출신 필립 파레노(47), 쿠바 출신 호르헤 파르도(48) 4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변국 출신임에도 미국, 유럽 미술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미디어아트 작가라는 사실. 그래서 소통에 더 민감할는지 모른다. 파레노의 작품 ‘말풍선’은 무한증식하는 말풍선을 전시장 천장 가득 채워뒀다. 전시장 밖으로 막 흘러넘친다. 다 하지 못한 말들을 상징한다. 파르도는 미국 LA에서 접한 한국 문화를 ‘불고기’라는 작품으로 정리했는데, 정작 우리가 보기엔 한국과 무관해보인다. 잘 안다 했으나 실제와는 다른 것, 그게 소통이기도 하다. 함양아는 다소 도발적인 작품 ‘영원한 황홀’을 내놨다. 가둬놓은 곳에서 말벌들끼리 서로 죽이는 장면과 서울의 풍경을 겹쳐뒀다. 현대 한국인의 소통은 이런 게 아니냐는 물음 같다. 5000원. (02)2022-06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40억 아파트 가진 美 ‘뉴요커 거지’ 사연 눈길

    이보다 더 부유한 거지는 없다? “나는 뉴요커 거지” 번잡한 뉴욕 맨하튼 거리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집을 보유하고도 매일 거리로 나와 구걸을 하는 거지의 사연이 뉴욕타임즈에 보도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전직 교수인 어윈 코레이(97)는 매일 맨해튼 동쪽 35번가 거리에서 지난 17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구걸을 다닌다. 코미디언 배우로도 활동한 그가 거리로 나서 구걸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코레이는 비록 꾀죄죄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지만, 다른 거지나 노숙자와 달리 뉴욕 맨해튼에 무려 350만 달러(약 40억 6600만원)에 달하는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다. 이런 그가 17년간 매일같이 거리에 나서 구걸을 한 이유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코레이는 아내가 사망한 뒤 홀로 된 것을 견디지 못하고 거리로 나왔고, 그때부터 구걸을 해 모은 돈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250달러를 벌기도 한 그는 이 돈을 전부 쿠바 아이들에게 의약품을 사 보내는 봉사활동단체에 기부했다. 그의 봉사활동을 돕고 있는 한 지인은 “사실 그는 구걸이 필요없는 사람이다. 절대 거지가 아니다.”라면서 “그에게 있어 구걸은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이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라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라섬, 그곳엔 재즈가…

    자라섬, 그곳엔 재즈가…

    경기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1번지. 비만 오면 북한강에 잠겨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섬이 알려진 것은 오롯이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JIJF)의 힘이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관객 75만여명. 지난해에만 16만 8000명이 찾았다. 올해도 21개국 36개팀이 풀어놓는 재즈선율을 오는 1~3일 들을 수 있다. 첫날은 1968년 결성된 미국의 10인조 밴드 ‘타워 오브 파워’가 불을 지핀다. 리더 에밀리오 캐스틸로(테너 색소폰)를 비롯한 5명의 창단 멤버가 활약하고 있다. 43년 동안 다진 팀워크는 설명이 필요 없을 터. 색소폰과 트럼펫, 트롬본 등 관악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밴드 특유의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매력적인 그루브를 기대해도 좋다. 2일에는 프로젝트밴드 ‘쿠바노 비, 쿠바노 밥’을 주목해야 한다. 영화 ‘모 베터 블루스’의 동명(同名) 주제곡으로 친숙한 트럼펫 연주자 테렌스 블렌차드와 라틴 재즈 중흥을 이끈 콩가 연주자 폰초 산체스의 밴드가 뭉쳤다. ‘쿠바노 비, 쿠바노 밥’이란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디지 길레스피(1917~1993)와 타악기 연주자 차노 포조가 1947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면서 아프로-쿠반 재즈에 한 획을 그은 명곡에서 따온 이름이다. 프랑스 출신 기타리스트 마크 듀크레의 트리오 공연도 두고 볼 만하다. 2000년대 들어 3년마다 발표한 석 장의 앨범이 모두 최고 평점을 받았다. 3일에는 냇 킹 콜(1917~1965)의 동생이자, 내털리 콜의 삼촌이란 이유로 평가절하됐던 프레디 콜이 이끄는 퀄텟(4인조) 공연에 눈길이 간다. 형의 아류 취급을 받았지만, 프레디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형이 숨진 지 35년 만인 1990년 발표한 앨범 ‘아임 낫 마이 브러더, 아임 미’는 그의 역량을 집대성한 노작으로 꼽힌다. 1일권 3만 5000원(이하 예매 기준). 2일권 5만원. 3일권 7만원. (031)581-2813~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의사가 모자라? 감자 주고 데려오지~”

    “의사가 모자라? 감자 주고 데려오지~”

    남아도는 감자를 이용해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면 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의 수리 엘마이라 섬. 프린스 에드워드 주의 선거구인 이 섬은 의사가 모자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은 의사가 모자라 응급실까지 폐쇄했다. 이런 섬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독특한 구상이 나왔다. 남는 감자를 주고 의사를 모셔오면 단번에 문제가 해결된다는 반짝 아이디어 공약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제이슨 맥그리거(23·아일랜드당) 후보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감자를 주고 의사를 데려오겠다.”며 의료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최소한 의사가 5명은 있어야 응급실을 운영할 수 있지만 지금은 2명에 불과하다.”며 “감자를 주고 모자라는 의사를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지목한 무역(?) 파트너는 의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중미의 공산국가 쿠바. 맥그리거는 “프린스 에드워드에선 감자가 남아돌지만 쿠바에선 재배를 하지 않는다.”며 “영양이 넘치는 감자를 주겠다고 하면 의사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캐나다에서도 감자농사로 유명한 곳이다. 캐나다에서 나는 감자의 1/3이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생산된다. 사진=인터넷 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당신 없이 살기보단 함께 죽고 싶다”

    “당신 없이 살기보단 함께 죽고 싶다”

    “당신 없이 살기보다는 당신과 함께 죽고 싶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은 1962년 위기에 직면한 남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옛 소련이 미국을 겨냥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던 때였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미국의 역사학자인 아서 M 슐레진저와 가진 47년 전 인터뷰 내용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취임 50주년을 맞아 오는 14일 책으로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재클린 케네디: 존 F 케네디의 삶에 대한 역사적 대화’라는 제목이다. 재클린은 인터뷰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이) 카멜롯 기사단의 충성심과 세심함, 용기를 가졌다.”면서 “친절하고 중재하려고 노력하면서 용서하는 신사였으며 책과 사람, 가구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재클린은 남편이 자신 앞에서 울기도 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클린은 또 당시 남편이 부통령이었던 린든 B 존슨이 자신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려는 것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신이여 존슨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재클린은 당시 성추문이 있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위선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재클린은 “마틴 루터 킹의 사진을 볼 때마다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남편의 장례식 때도 그가 “술에 취해 있었던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클린은 혼외정사나 지병인 애디슨병 등 남편의 단점은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책은 1964년 초 재클린과 슐레진저가 가진 7차례의 인터뷰를 토대로 구성됐다. 남편이 암살된 뒤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한 재클린은 1994년 사망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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