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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알카에다 지도자 알리비 죽음 보복” 이번엔 리비아 호텔 테러… 10명 사망

    IS “알카에다 지도자 알리비 죽음 보복” 이번엔 리비아 호텔 테러… 10명 사망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고급 호텔에서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로 10명이 숨졌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IS가 리비아로 손길을 뻗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리아 북부 도시인 코바니를 IS로부터 탈환하는 등 대테러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이 주장하던 참이었다.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무장 괴한 3~4명이 트리폴리의 오성급 호텔 코린시아 정문에서 차량 폭탄 테러를 벌인 뒤 호텔 내에서 총격전과 인질극을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비원 등 호텔 측 직원 5명과 미국인 1명, 프랑스인 1명 등 모두 10명이 사망했다. 진압 병력이 곧 출동해 범인들과 대치전을 벌였으나 이들은 호텔 24층에서 자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뒤 IS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테러는 자신들이 저질렀으며 아부 아나스 알리비가 죽은 데 따른 보복 차원이라고 밝혔다. 알리비는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2013년 10월 트리폴리에서 미군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이송된 뒤 재판을 앞두고 사망했다. 그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 대사관 동시다발 테러에 관여해 220여명을 사망케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또 지난 17일 트리폴리의 알제리대사관을 공격한 것도 자신들이며 튀니지 기자 2명도 납치해 뒀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테러 사태를 “IS 같은 극단 세력이 리비아를 비롯해 북아프리카까지 넘보고 있다는 징후”라고 전했다. 리비아는 1969년 쿠데타 이후 42년간 철권통치를 펼쳐 온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죽은 뒤 혼란에 빠졌다. 크게 봐서는 동부 벵가지 중심의 이슬람계 정부와 동부 토브루크 중심의 반이슬람계 정부가 반목하고 있는 양상이지만 여기에다 지역별, 이념별 분파 간 대립까지 겹쳐 사실상 국가가 갈가리 찢긴 내전 상태로 평가된다. 지난 6개월간 최소 1000여명이 죽고 4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FT는 이 분파들 가운데서도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를 주목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이슬람계 정부가 수세에 몰리자 이슬람 강경 세력 후원에 나섰고, 이에 힘입어 파즈르 리비아가 IS화되면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가디언은 “미 국방부는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IS식 참수나 처형이 늘어나고 있으며 IS 훈련캠프로 보이는 시설이 들어서는 현상에 주목해 이 지역의 IS화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AFP통신 등 일부 외신은 이번 폭탄 테러 사망자 가운데 한국인도 1명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는 “현재까지 리비아 내무부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은 4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시황제의 칼날… 정보기관 지도부 찌르다

    시황제의 칼날… 정보기관 지도부 찌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드라이브가 연일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최고 정보기관의 차관급 고위간부가 잇따라 낙마했다. 고위 공직자와 군 고위 장성, 국유기업인 등이 잇따라 낙마하는 데 이어 최근에는 문화예술계, 국가정보기관 등으로 사정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 주석 반부패의 선봉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최근 우리의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부의 부부장(차관급) 추진(邱進)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중앙기율검사위는 추진과 같은 급인 국가안전부 부부장 마젠(馬建)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보기관 지도부가 2~3일 사이 줄체포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두 사람 모두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 등 반시진핑 쿠데타를 모의한 것으로 전해지는 ‘신 4인방’을 지원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저우융캉은 지난해 12월 초 ‘당과 국가의 기밀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같은 달 말 당국의 조사 사실이 공개된 링지화는 시진핑 일가 등 중국 지도부의 축재 및 비리 자료를 만들어 해외 정보기관과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 4인방’이 시 주석 집권을 막기 위해 흑색선전 자료를 모으는 등의 과정에서 국가안전부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진 부부장은 보시라이 낙마 때부터 체포설이 나돌던 인물이다. 2012년 2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당시 충칭시 1인자이자 차기 지도부로 거론되던 보시라이의 비리 자료를 들고 청두(成都) 미 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을 때 저우융캉의 지시를 받고 총영사관을 찾아가 왕리쥔을 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왕리쥔 망명 사건은 보시라이 낙마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마젠의 경우 저우융캉은 물론 링지화와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사정 범위를 국가정보기관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시 주석의 의중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임자이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 정법 계열의 수장으로 국가안전부를 장악한 저우융캉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와 관련, “후 주석 시절 국가안전부가 여러 파벌로 갈려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2월 대내외 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위원회를 창설해 최고 책임자인 주석직을 꿰차는 등 정보기관을 정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호랑이 몰이’ 문화예술계도 겨눴다

    시진핑 ‘호랑이 몰이’ 문화예술계도 겨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방위적인 반부패 불길이 문화예술계로 번지고 있다. 부패 관리 곁에서 브로커로 활약해 온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차기 수사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참고소식(參考消息)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아사히신문을 인용해 고서화 등 중국 골동품을 좋아하는 부패 관리들 곁에서 뇌물수수를 알선해 온 화가 등 문예인들이 조상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황금, 현금, 보석, 부동산, 자녀유학, 도박, 골프 회원권, 성상납 등은 물론 ‘돈세탁’과 직결되는 예술품도 뇌물로 애용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낙마한 안후이(安徽)성 부성장 니파커(倪發科)는 광산 채굴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1200만 위안(약 21억원) 상당의 비취 보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집에서는 고가 서예작품과 고서화는 물론 비취 공예품 200점이 발견됐다. 당 기율검사위가 조준한 문예계 인사들 중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전직 지도부와 가까운 거물급 스타가 상당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부패가 문예계로 확산된 것은 시 주석의 일인지배 체제 구축을 공고화하기 위한 권력투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와 관련, 당장 유명 코미디언 자오번산(趙本山)이 곧 체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오번산은 반시진핑 쿠데타를 모의한 것으로 전해지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대변인’으로 통하는 인물로 최근 들어 ‘출연정지설’, ‘조사설’ 등 연일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중화권 언론들이 공공연히 장쩌민의 정부(情婦)라고 부르는 인민해방군 소속 여가수 쑹쭈잉(宋祖英),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동생 쩡칭준(曾慶准) 국가문화성유한공사 주석의 이름도 거론된다. 앞서 월드스타 청룽(成龍),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 등 장쩌민 계열의 스타 군단 상당수가 시 주석 집권 이후 수난을 당한 것도 권력투쟁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과학원 출신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권색교역(權色交易)이나 권전교역(權錢交易), 혹은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특정 정치인을 띄워 주는 일은 문예계 인사들 사이에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권력투쟁이 문예계 전반에 대한 숙청으로 이어지는 것은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 ‘차기 호랑이’ 싹 자른 시진핑

    中 ‘차기 호랑이’ 싹 자른 시진핑

    중국 장쑤(江蘇)성의 성도인 난징(南京)시의 일인자 양웨이쩌(楊衛澤·53) 당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관영 신화망이 5일 보도했다. 양웨이쩌는 올 들어 낙마한 첫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직이다. 양웨이쩌가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사정 칼날이 ‘차기 호랑이’(부패 몸통)로 리위안차오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웨이쩌는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장쑤성 일인자인 당서기 재직 시절(2000~2007년) 장쑤 지역에서 승진 가도를 달려온 인물이다. 2000년대 초반 쑤저우(蘇州)시장에서 우시(無錫)시 당서기로 한 단계 올라선 데 이어 2006년 차관급인 장쑤성 당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승진했다.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은 이날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장쑤성 당서기 시절 음주 사건 등으로 위기에 처했던 양웨이쩌를 보호해 주며 측근으로 관리해 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 집권 이후 ‘큰 호랑이’들은 주변 측근들부터 정리돼 온 패턴에 비춰 리위안차오 부주석의 낙마설과 연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리위안차오는 반(反)시진핑 쿠데타 세력인 ‘신4인방’과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명경은 앞서 리위안차오가 ‘신4인방’의 일원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과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의 비밀 모임에 참석해 충성 서약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위안차오의 측근인 양웨이쩌는 리위안차오뿐만 아니라 우시 당서기 재직 시절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가족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저우융캉 일가가 호화 별장을 짓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진핑 사정 칼날에… 외교부 고위관료 첫 낙마

    시진핑 사정 칼날에… 외교부 고위관료 첫 낙마

    중국 외교부 장쿤성(張昆生·56) 부장조리(차관급) 겸 예빈사(의전국) 사장(국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차관급 이상 고위 외교 관료가 낙마한 것은 근래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외교부는 2일 홈페이지에서 장 부장조리가 공산당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혐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의 해임은 반(反)시진핑(習近平) 쿠데타를 주도한 ‘신(新)4인방’의 일원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장관급)의 낙마와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明鏡)은 이날 “장쿤성은 링지화와 같은 산시(山西)성 출신으로 링지화와 가까웠던 일파들이 척결되는 과정에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산시성 출신 고위직 다수가 부패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2011년 부장조리로 승진한 장 부장조리는 그동안 라틴아메리카 업무를 관장하면서 예빈사 사장을 겸임해 왔다. 부인은 유명 배드민턴 선수 샤오제(肖杰)다. 그의 후임으로는 친강(秦剛·48) 신문사(新聞司) 사장 겸 수석 대변인이 임명됐다. 친강이 맡았던 기존 수석 대변인 자리는 류젠차오(劉建超·50) 부장조리가 맡기로 했다. 류 부장조리는 37살이던 2001년 중국 역사상 최연소로 대변인에 기용돼 2009년까지 8년간 ‘중국의 입’으로 활약해 온 최장수 대변인으로도 통한다. 지금도 외교부 언론 총사령탑으로서 영사 업무, 한반도 등 동북아 문제까지 담당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지금&여기] 데모스테스의 재판/강병철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데모스테스의 재판/강병철 정치부 기자

    극작가 이근삼의 1964년 작품 ‘데모스테스의 재판’은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는 저세상의 어느 재판에 대한 이야기다. 생전에 ‘까뚜리왕국’ 경비원이었던 데모스테스는 폭동을 막던 중 왕궁에 침입한 시민 한 명을 죽인다. 이후 폭동은 성공한 혁명이 되고 그 결과 ‘뚜방뚜왕국’이 들어서면서 데모스테스는 반동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다. 죽은 데모스테스는 다시 사후세계의 재판정에 서고 이 재판은 무려 5000년 동안 5만 3221회나 이어지는데도 그의 유무죄는 가려지지 않는다. 이 재판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의 살인에 대한 평가가 계속 뒤바뀌기 때문이다. 차례로 저세상으로 오는 새로운 증인들은 데모스테스의 살인을 저마다 다르게 평가한다. 결국 그는 까뚜리왕국이 5000년 역사 속에서 24번 역적집단으로 몰리고 19번 위대한 왕국이라고 규정되는 동안 반동과 애국자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번갈아 받는다. 4·19혁명과 5·16쿠데타가 차례로 일어난 때를 즈음해 이런 비정상적인 극중 상황을 그려낸 작가의 주제의식이 뭔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그건 자고 나면 애국과 반동이 뒤바뀌는 현실에 우리가 과연 정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느냐는 회의감이었을 것이다. 당시 무수한 데모스테스들은 반동으로 몰려 이 나라에서 사라졌지만 기나긴 역사의 호흡에서 볼 때 그건 무구한 진실성을 담보하기는 힘든 판결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바라보며 50년 전 이 작품을 떠올린 건 2014년 헌재가 일종의 데모스테스의 재판을 너무 서둘러 끝낸 게 아닐까 하는 찝찝함 때문이다. 물론 작품 속 재판정처럼 헌재가 무한정 선고를 미룰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른바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1·2심 판단이 엇갈린 상황에서 헌재는 왜 고작 다음 달인 대법원의 판단조차 기다릴 수 없었을까. 더욱이 정치적 논란이 분명히 예상되는 때에 헌재는 오히려 논란을 더 증폭시키고 스스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식으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데모스테스의 재판’이 발표됐던 시대에 벌어진 상당수 정치적 재판은 최근에 와서 그 결과가 뒤집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2014년 헌재의 선고가 다시 그 같은 길을 가리라고는 당연히 믿지 않는다. 대신 선고와 별개로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해산을 선고한 헌재 그리고 해산을 청구한 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분명 언젠가 바뀔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이나 까뚜리왕국과 뚜방뚜왕국이 뒤바뀔지는 모를 일이니까. bckang@seoul.co.kr
  • 터키, 반정부 언론인 등 대대적 검거…국제사회 “반민주적 행위” 맹비난

    터키 당국이 반(反)정부 성향의 언론인, 경찰 등에 대한 대대적 검거작전에 나서자 국제사회가 “반민주적 행위”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AFP통신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터키 경찰이 터키 전역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반대하는 신문사 편집국장과 방송사 회장, 프로듀서, 작가, 경찰 등 최소 27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체포영장은 32명에 대해 발부됐다. 언론인들은 협박과 위협을 통해 국가 권력을 찬탈하려 한 혐의를, 경찰들은 2010년 알카에다와 연관된 범죄 조직을 수사하면서 증거를 조작·왜곡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고 터키 국영 아나톨리아통신이 전했다. 이날 체포된 인사 중에는 터키 최대 일간지 자만의 에크렘 두만리 편집국장과 사마뇰류 TV의 히다예트 카라차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두만리 국장이 체포되는 모습은 TV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두만리 국장 체포 시 이스탄불 자만 본사 앞에는 수천명의 지지자와 언론인이 모여 “자유 언론은 침묵할 수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체포된 사람들은 과거 에르도안 대통령의 동지였다가 최대 정적이 된 이슬람 성직자 페툴라 귤렌의 지지자들이다. 귤렌은 현재 미국에 머물며 교육과 언론, 문화, 경찰, 사법부 등에 지지자를 다수 확보한 터키의 사회단체 ‘히즈메트(봉사) 운동’을 이끌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2일 귤렌 지지자에 대한 대대적 검거를 예고했다. 두 언론사는 1년 전 당시 총리였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을 집중 보도한 바 있다. 터키 제1야당이 “이번 급습은 쿠데타”라며 반발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담당 집행위원과 요하네스 한 EU 확대협상담당 커미셔너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검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인 언론 자유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는 터키의 EU 가입 신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터키 당국이 자국의 민주적 근간과 핵심가치를 침범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당적 박탈·檢송치… ‘단두대’ 앞 저우융캉

    당적 박탈·檢송치… ‘단두대’ 앞 저우융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 핵심 타깃으로 지목돼 온 최고 지도부 출신 ‘부패 호랑이’(지도급 부패 인사)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에 대한 사법처리가 수사 1년 만에 마침내 본격화됐다. 시 주석이 권력투쟁에서 거둔 또 하나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받는 가운데 1인 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그의 칼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시 주석이 주재한 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저우융캉에 대한 당적박탈 및 검찰 송치 조치가 결정됐다. 당국은 처음으로 저우융캉의 혐의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사 결과 저우융캉은 엄중한 기율 위반, 직권 남용, 뇌물 수수, 부정 축재, 당과 국가의 기밀 누설, 간통·성매매, 기타(전처 살해) 등 7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저우융캉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이 불법 이익을 얻도록 하는 식으로 친·인척을 동원해 거액의 뇌물을 챙겼을 뿐 아니라 친·인척, 정부, 친구들이 사업상 거대한 이익을 얻도록 하고 국가 자산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적시했다. 중국에서는 부패 혐의만으로도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우융캉은 최고 사형도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는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등 부패 혐의만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명보는 권력 집중을 완성한 시 주석이 저우융캉 구명에 나섰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체면을 고려해 저우융캉 사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밀 누설 혐의는 저우융캉이 보시라이와 손잡고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시 주석 취임 전 시 주석 일가 등 지도부의 축재 내역을 해외 언론에 건넨 것을 가리킨다는 분석이다. 2012년 6월 블룸버그는 지난 10여년간 시진핑의 누나 등 일가가 약 4000억원의 재산을 형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명경은 관련 보도 모두 저우융캉이 정법 계열을 장악하던 시절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저우융캉 재판에서 이를 공개할 경우 보도를 확인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이 부분은 비공개 처리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의 검찰 수사는 최장 14개월까지 가능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까지 저우융캉에 대한 부분 공개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기율검사위가 ‘기타 범죄 혐의 단서를 포착했다’고 지목한 부분은 저우융캉의 전처 살해 혐의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우융캉 사법처리가 본격화된 만큼 시 주석 낙마 쿠데타를 계획한 신(新)4인방 중 유열하게 사법처리가 안 된 현직 인사인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결정이 고강도 반부패 정책의 계속적인 추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장 전 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도 표적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독재자’ 무바라크 끝내 무죄… 짓밟힌 ‘이집트의 봄’

    ‘독재자’ 무바라크 끝내 무죄… 짓밟힌 ‘이집트의 봄’

    “학살자가 무죄라면 내 아들이 자살했다는 말입니까?” 이집트 카이로에 사는 무스타파 무르시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아들이 총알을 맞고 쓰러졌던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광장에 나왔다. 무르시처럼 2011년 초 ‘아랍의 봄’ 당시 군경의 살인 진압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시위대의 맨 앞에 섰다. 시위대 규모는 순식간에 2000여명으로 불어났으나 군경이 쏜 최루탄과 물대포에 곧바로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2011년 봄날처럼 ‘정권 퇴진’을 외쳤지만 재집권한 군부는 이미 철옹성으로 변해 있었다. 카이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카이로 형사법원은 ‘아랍의 봄’ 당시 권좌에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86)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시위대 8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어 1심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던 독재자를 2심 법원이 사면한 것이다. 담당 판사는 “무바라크가 시위대 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혐의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무바라크는 이날 두 아들과 함께 기소된 부정부패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치안 최고 책임자 5명도 무죄가 됐다. 무죄는 예고된 것이었다. 민주항쟁의 산물로 탄생했던 무슬림형제단 중심의 민선정부가 지난해 7월 군부 쿠데타로 전복되면서 이집트는 ‘아랍의 봄’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쿠데타에 항거한 시위대 529명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기도 했다. 반면 시민혁명 도중 시위대 살해 혐의로 기소됐던 경찰관 170여명은 대부분 풀려났다. 쿠데타를 주도한 압둘팟타흐 시시 전 국방장관이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 6월부터는 옛 군사정권 인사들의 복권이 노골화됐다. 시시 정권에 우호적인 판사들로 물갈이된 법원은 이번에 무바라크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옛 군부 세력과 손을 잡으려는 ‘신군부’의 정치적 계획을 완성해 줬다. 무바라크는 재판 직후 이집트 엘발라드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전혀 잘못한 게 없다. 2012년 1심 선고를 들었을 때 ‘하’ 하고 웃어 버렸다”면서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무바라크는 이번 판결과는 별개의 소송인 공금횡령 사건으로 3년형을 받았지만 교도소 대신 현재 카이로 시내의 한 군 병원에 연금 상태로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2.0 시대] “시 주석 개혁·법치 성공해야 완벽한 권력 장악”

    [시진핑 2.0 시대] “시 주석 개혁·법치 성공해야 완벽한 권력 장악”

    중국 인민대 정치학과 장밍(張鳴)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권력 집중에 매진하는 것은 중국과 공산당을 개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만 어려운 방법만 고집해 개혁이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 주석이 취임 2년 만에 ‘시 황제’와 같은 권력을 구축했는데. -시 주석은 상무위원들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시키고 대통령제와 같은 1인지배체제를 구축했으나 외부에서 보듯 권력이 공고한 것은 아니다.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보다는 세지만 ‘상왕’인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권력이 여전히 작지 않다. 군도 아직 장악하지 못했다. →권력 집중의 목표는. -시 주석은 중국을 이끄는 공산당이 심하게 부패해 당의 존립이 위험하다고 보고 권력 집중을 통한 개혁으로 당과 국가를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혁의 보폭이 너무 크고 어려운 방법만을 고집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시진핑표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개혁 실행안에 모순이 많다. 첫째 목표인 반부패를 보자. 중국은 민중 지지가 아닌 관료를 통해 국가를 다스리는 시스템이어서 반부패를 하더라도 당·정 집단을 안고 가야 한다. 부패 청산을 완벽하게 하기 어렵다. 18기 4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가 내세운 법치 목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중심인 당이 법보다 크면 인치가 법치를 압도할 수밖에 없다. 법이 당보다 큰지에 대해 여전히 모호한 태도다. →시 주석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조건은. -중국의 권력은 음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고유의 직위가 주는 양성 권력보다 실제 힘이 뒷받침될 때 생기는 음성 권력이 중요하다. 시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와 법치 확립 등의 개혁이 성과를 내야 권력이 완벽해진다. 시진핑은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로서 양성 권력을, 장쩌민은 퇴임했으나 음성 권력을 가지고 있다. 투쟁과 갈등이 불가피한 관계다. →저우융캉 상무위원 이후 또 다른 ‘큰 호랑이’(부패 혐의로 사법 처리되는 지도자급 인사)가 나올까. -중국은 지도자 부패 문제를 공개하는 일을 극도로 꺼린다. 당의 이미지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불만이 폭발해 당이 수동적인 상태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우융캉이 문제가 된 것은 부패 때문이 아니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등과 반(反)시진핑 쿠데타를 모의했기 때문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수사권, 공유해야 한다/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수사권, 공유해야 한다/김정현 소설가

    뇌물인지 후원인지, 거래인지 알 수 없는 돈거래 끝에 한 재력가가 피살되고 정치인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되는 막장드라마가 펼쳐졌다. 사건이야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곁가지로 또 다른 막장드라마가 시작되고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바로 그 재력가의 장부를 두고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재력가의 장부에 돈을 건넨 현직 검사와 경찰 등 공무원의 이름이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경찰은 장부를 압수하지 않고 유족에게 돌려주며 사본을 확보해 두었고, 뒤늦게 제출받은 검찰은 검사 이름이 수정액으로 지워져 있어 오해를 받았다. 지운 것은 유족으로 밝혀졌는데, 검찰은 경찰이 사본이 있음을 밝히지 않은 사실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살인사건 수사가 끝나면 경찰을 제대로 한 번 손보겠다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설마 그처럼 졸렬할까 믿고 싶지 않지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돌아보자. 지금 대한민국 검사는 범죄를 수사하는 ‘수사권’과 공소를 제기하는 ‘기소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비틀어 말하자면 경찰이 아무리 범죄혐의를 밝히려 해도 검사가 수사지휘권으로 제한하면 중단하거나 검찰에 넘겨야 하고, 밝혀졌더라도 재판에 회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막강한 힘인지, 12·12사건을 전후한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의 내란 혐의를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사의 판단으로 불기소 결정한 일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검사에게 그토록 엄청난 권한을 부여한 근거는 무엇일까. 아마 능력과 도덕성일 것이다. 또한 그 신성한 권한에는 누구도 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은 검사만이 수사한다’는 검찰청법 조항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삭제되었으니 권위의식은 내려놓은 셈이다. 그렇지만 변호사법의 자격 요건에 의해 그들만의 권한은 여전하다. 참고로 조건을 보면 첫째,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의 과정을 마친 자 둘째, 판사나 검사의 자격이 있는 자 셋째,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다. 솔직히 교수나 그만큼 법을 공부하고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고인의 동의하에 변호에 나설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일부 성의없는 변호사보다는 나을 것도 같고. 뭐, 법이 그러니 자격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 해도 도덕성에 관해서는 점점 의문이 커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연이어 드러나는 비위만이 아니다. 이미 진작부터 국민들은 검사의 도덕성에 신뢰를 갖지 않았으니 확인일 뿐이다. 그럼 능력은 과연 독점의 필요가 있는 것일까. 국민 대부분이 법에 무지한 예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에는 대학에서 어지간히 법을 공부한 사람이면 검사의 직무 정도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운(運)도 배제할 수는 그 사법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그들의 리그에 끼어들지 못한 것일 뿐. 특히 4년 동안 경찰이 되기 위해 관련법과 실무를 공부한 경찰대학 출신에 이르러서야. 그렇다고 무작정 경찰을 편들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장부에 드러난 사실을 보고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경찰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사본을 확보해 둔 것은 수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수사권과 관련한 검·경 간의 갈등도 한 원인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 이제 한 번 털어놓아 보자. 검찰이나 경찰 어차피 사람의 문제이고 별반 다르지도 않다. 오직 한 번 가진 엄청난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것과 나누거나 공유하자는 것일 뿐이다. 애당초 국민은 안중에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국민은 진작부터 역겨워하며 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법조계를 비판하고 수사권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공공연히 그려내는 대중문화물이 늘 하는 것이 그 증명이다. 이제 권력의 독점시대는 끝내야 한다.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국민의 눈치를 보는 공복이 된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이 법조인 출신으로 가득하니 말이다. 대통령은 그 문제를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 [2기 내각 인사청문회] 野, 차떼기 맹공… 이병기 “후회… 머릿속 ‘정치 관여’ 지워 버릴 것”

    [2기 내각 인사청문회] 野, 차떼기 맹공… 이병기 “후회… 머릿속 ‘정치 관여’ 지워 버릴 것”

    국회 정보위원회가 7일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과 이른바 ‘북풍’ 관여 의혹을 도마 위에 올렸다. 청문회 초반에는 국정원 직원이 야당 의원의 질의 자료를 몰래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회의가 한때 파행을 빚었다.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 등의 의혹을 놓고 여야는 태도를 달리했다.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소명 기회를 주는 등 ‘엄호 모드’를 보였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장으로서의 자격 검증에 치중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 연루 전력과 관련해 “당시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불법 자금을 받아 적발됐다”면서 야당을 겨냥했고,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이 국민적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일생일대의 뼈아픈 기억이며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특보로서 이인제 의원의 공보특보였던 김윤수씨에게 5억원을 전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1997년 대선 당시 안기부(국정원)의 이른바 ‘북풍’ 사건과 관련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권 의원이 ‘북풍의 진상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 관여했느냐’고 질의하자 “북풍과 관련해서 출국 금지까지 당하며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를 당하지도 않았고 재판을 받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안기부 2차장으로 재직했고, 김대중 대선 후보 측이 북한과 접촉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안기부 주도의 ‘북풍 공작’ 연루 의혹을 받아 왔다. 이 후보자는 5·16 군사정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젊은 학생들이 판문점으로 가서 ‘가자, 북으로’를 외칠 때인데 상당히 어린 마음이었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쿠데타라는 것은 분명하다. 5·16으로 정치발전이 조금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원을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정치 관여’라는 네 글자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원장직을 수행하려 하고 가슴 한구석에 사표를 들고 다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국정원 직원의 카메라 촬영이 문제가 돼 ‘야당 의원 감시’ 논란으로 40여분간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후 국회사무처가 임시취재증을 발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회의가 속개됐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운영위에서 국회 출입기자등록 내규에 따라 임시취재증을 발급하는 관행에 대해 검토하고 조사단을 꾸려 촬영한 사진을 확인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고, 이 후보자는 “청문회 촬영이 관행이라 해도 과잉이었다”고 사과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기 내각 인사청문회] 김명수 “5·16 평가 시기상조”

    [2기 내각 인사청문회] 김명수 “5·16 평가 시기상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사전답변서에서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과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7일 국회에 제출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김 후보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5·16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지나친 개인 검증’ 문제라고 비난하면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연구비 부정 수령, 교수 승진 심사에서의 연구 업적 논란에 대해 “당시 관련 학계의 문화와 절차에 비춰 큰 하자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자의 논문을 베껴 자신의 연구계획서로 작성한 사실과 공동 저작물을 단독 연구 실적으로 등재하고 중복 게재한 사실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았다”고 답했다. 연구비 부당 집행 의혹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직위를 남용해 논문 작성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에 고발당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비를 부당하게 받은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를 사기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김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상은 의원, 종북타령하더니” 진중권 박상은 국회의원 비판…장남 자택 압색 결과 현금 수억 발견

    “박상은 의원, 종북타령하더니” 진중권 박상은 국회의원 비판…장남 자택 압색 결과 현금 수억 발견

    ‘박상은 의원’ 박상은 의원이 해운비리 연루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이를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 박상은, 세월호 1번 수사 대상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해놓고 “종북타령하더니…”라고 쓴소리했다. 그는 18일에도 ‘해운비리 연루 정황 박상은 의원, 아들 집서도 수억대 한화·엔화·달러 현금 뭉치’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놓으며 박상은 의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박상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불거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발언을 두고 당의 전면에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서해5도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박상은 의원은 “통수권자가 스스로 영토를 포기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개탄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쿠데타이자 반란행위이며 종북좌파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박상은 의원의 운전기사인 A씨는 3000여만원이 든 가방과 서류를 들고 검찰에 찾아가 박상원 의원의 ‘불법정치자금’이라며 증거물로 제출했다. 박상은 의원은 전날 에쿠스 차량에서 현금과 정책 자료가 담긴 가방을 훔친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신고한 상황이었다. 박상은 의원 측은 가방에 현금 2000만원이 들어 있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3000만원이 들어 있어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상은 의원의 장남 자택 압수수색 결과도 비리 정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 검사)이 15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박상은 의원의 아들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7억여원에 달하는 현금 뭉치를 비롯해 일본 엔화, 미국 달러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7일 박상은 의원의 아들을 불러 돈의 출처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돈이 지난 6·4 지방선거 공천 대가로 박상은 의원이 받은 불법 자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상은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시 중구, 동구, 옹진군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조사하기로 했다. 박상은 의원과 관련된 계좌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세동 등 쿠데타 주역 10인 군인연금 반환 소송 패소

    12·12 쿠데타의 주역인 장세동(77)씨 등이 개정된 법령에 따라 못 받게 된 군인연금을 돌려 달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함상훈)는 13일 장씨 등이 “군인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낸 군인연금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역시 각하했다. 이번 소송에는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장씨를 비롯해 허화평(76) 전 보안사령관 비서실장, 허삼수(77) 전 보안사 인사처장, 고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등 10명이 원고로 참여했다. 이들은 1979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진행된 12·12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군 복무자로서 쿠데타에 가담했다. 이들은 이후 1980년 11월부터 차례로 퇴직했다가 1996년 서울고법에서 반란모의참여죄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장씨 등은 199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후부터 연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형법상 내란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한 개정 군인연금법에 따른 조치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그동안 지급받지 못한 연금을 요구하며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가 거부당했다. 이에 불복한 장씨 등은 지난 1월 연금지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군인연금법에 대해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국방부가 민원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처분은 아니라며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군인연금을 지급받던 중 군인연금법이 개정돼 급여제한 사유 등이 발생한 경우 법령에 따라 연금지급 유무 및 금액이 확정되는 것”이라며 “국방부가 법 개정에 따라 연금지급 거부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이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사실상·법률상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해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인연금법에 규정된 내용을 확인해 주는 국방부의 통지에 대한 이들의 문제제기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라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세동, 허화평, 허삼수씨 등은 2003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같은 소송을 냈으나 패소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남수단 소년은 총을 들었다

    남수단 소년은 총을 들었다

    “내 고향을 공격하고 동네 사람들을 죽인 군인들에게 복수하고 싶다.” 아콤(14)은 남수단 어퍼나일주의 말라칼에 살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내전으로 그의 마을은 쑥대밭이 됐고, 먹을 것을 찾으러 폐허가 된 동네로 돌아간 게 화근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군대에 희생당한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형을 유엔 주둔 지역에 남겨 두고 반군에 자원했다. 9일 뉴욕타임스와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남수단 내전이 길어지면서 어린이가 군대에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살파 키르 대통령이 쿠데타 음모 혐의로 리에크 마차르 부통령을 해임하자 부통령 지지자들이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내전은 대통령 소속 ‘딩카족’과 부통령의 ‘누에르족’ 간 부족 전쟁으로 확산됐다. 유엔은 정부군과 반군 양측 소년병이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주로 어퍼나일, 종레이, 유니티 등 분쟁이 극심한 3개주에서 소집된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전체 난민 100만명 중 어린이 비율이 66%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가족을 잃은 소년들이 복수심에 군대에 자원하거나 지역 공동체 지도자들이 부족의 자부심을 들먹이며 징집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서 어린이를 징집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에티오피아에서 양측 대표를 만난 유엔 아동·무력분쟁 특사 레일라 제루기는 “정부군과 반군 모두 어린이에 대한 폭력을 인식하고 중단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군은 공식적으로 소년병 징집을 부인하고 있다. 반군의 한 관계자는 “소년병이 전투에 앞장서는 것은 아니다. 각자 총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부상병에게 물을 갖다 주거나 청소하는 등 허드렛일을 주로 한다”고 밝혔다. 18세 이하 어린이나 청소년을 군인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제규약 위반이다. 남수단뿐 아니라 분쟁을 겪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쿠르드족의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이 소년병을 활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파투마 이브라힘은 “남수단이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하기 전부터 이 지역에서는 소년병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기구는 난민캠프에서 소년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축구, 배구 등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산수나 영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월드비전의 마키바 야마노는 “청소년 특유의 에너지와 분노를 군대를 통해 발산하지 못하도록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SNS 옥죄는 태국 군부 反쿠데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태국 군부가 반쿠데타 시위의 진원지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옥죄기에 나섰다. SNS에서 쿠데타 반대 운동을 펼친 운동가를 체포한 데 이어 인터넷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을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경고했다. 8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군부는 ‘더 강한 제재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반쿠데타 시위대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앞서 태국 군부는 수백개의 웹사이트를 차단했고 페이스북 등 SNS를 일시 차단하기도 했다. 또한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고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 5일 쿠데타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운동가 솜밧 분가마농을 붙잡으며 SNS 탄압을 본격화했다. 그는 SNS에서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5시에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고 제안한 인물이다. 영화 ‘헝거게임’을 본떠 검지, 중지, 약지를 편 손을 치켜드는 이 동작은 민주화 의지를 확인한다는 뜻이 있다. 시리찬 응아통 태국군 대변인은 “우리 수사팀이 인터넷을 통해 추적했다”면서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AFP에 밝혔다. 체포를 주도한 피시트 파오인 치안감은 “SNS상의 모든 범죄자에게 경찰이 잡으러 갈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고 AP에 말했다. 한편 태국 군부는 친탁신파인 ‘레드셔츠’ 운동가 짜끄라폽 까이 전 총리실 장관, 질스 웅빠꼰 전 쭐랄롱꼰대학 교수 등 20여명을 왕실 모독 혐의로 소환했다. 태국은 왕실을 모독하면 최고 15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군부는 이를 악용해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딸 부패 스캔들에…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물러나다

    후안 카를로스(76) 스페인 국왕이 2일 재위 39년 만에 퇴위를 결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방송을 통해 카를로스 국왕이 왕위를 아들인 펠리페(45) 왕세자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를로스 국왕은 스페인에 민주주의를 처음 도입한 민중의 영웅이었다. 입헌 군주제와 군사독재가 반복되던 스페인에서 내란으로 권력을 잡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직접 선정한 후계자인 그는 프랑코가 사망한 1975년 즉위한 뒤 새 헌법을 제정해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1981년 군인들의 쿠데타 시도를 막아내기도 했다. 당시 군부가 의회를 공격해 의원들을 인질로 삼은 상황에서 카를로스 국왕은 군 지도부를 소집해 진정시킨 뒤 TV에 출연해 국민에게 민주 정부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훗날 인터뷰에서 “프랑코 장군이 지목한 왕이었기 때문에 군 지도부가 내 말을 따라 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돌아봤다.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로 191명의 국민이 숨졌을 때도 그와 소피아 왕비는 추모행사에 참석해 유가족을 보듬었다. 그러나 이런 국왕의 인기도 스캔들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사냥 광이었던 그는 2012년 스페인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 초호화 코끼리 사냥을 간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그에게 치명타를 안긴 사건은 막내딸 크리스티나 공주가 2011년부터 수사를 받고 있던 남편의 혐의에 연루된 일이었다. 크리스티나 공주는 지난 1월 세금 유용과 돈세탁 혐의를 시인했다. 2007년 ‘돈키호테’를 쓴 미겔 세르반테스와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히기도 했던 카를로스 국왕의 인기는 날로 떨어져 갔다. 올해 초 스페인 중도 보수지 엘 문도의 설문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지난해보다 9% 포인트 떨어진 41%로 나타났다. 아들인 펠리페에게 왕위를 물려줘야 한다는 여론은 지난해 46%에서 62%로 높아졌다. BBC 등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이날 카를로스 국왕이 개인적인 이유로 왕위를 넘기기로 했고, 계속되는 고관절 수술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혔지만 공주 부부의 부패 혐의 수사 장기화 등 잇단 스캔들에 따른 부담이 그의 결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스페인 왕실뿐 아니라 유럽의 입헌군주 국가들에서 지난해부터 연로한 국왕들의 양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76) 여왕이 아들인 빌럼 알렉산더르(47)에게 왕위를 물려줬고, 이어 7월에는 벨기에의 알베르2세(80)가 아들 필리프(54)에게 자리를 내줬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태국 국왕 쿠데타 승인

    태국 군부가 단행한 쿠데타를 국왕이 4일 만에 승인했다. 쁘라윳 짠오차(59) 육군참모총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군사정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의 의장인 자신의 지위를 푸미폰 아둔야뎃(86) 국왕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왕실은 쿠데타에 대한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고 AFP 등이 전했다. 쁘라윳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지난 22일 쿠데타 이후 처음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잉락 친나왓(46) 전 총리가 이끌던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수텝 트악수반(64) 전 부총리가 주도한 시위대의 대치가 반 년 이상 지속돼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쿠데타를 정당화했다. 계엄군 대변인 시리찬 대령은 쁘라윳이 향후 과도 총리 임명 및 의회 구성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군부가 탁신 친나왓(64) 가족과 그의 지지세력이 영원히 태국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탁신파는 우려했다. 태국의 정국 불안은 기득권층과 탁신파 간의 왕위 계승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탁신파 중 일부가 국왕의 유일한 아들이지만 지지기반이 약한 마하 와찌랄롱꼰(61) 왕세자에게 충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방콕에서는 쿠데타 발발 이후 지난 25일까지 사흘 연속 산발적으로 반(反)쿠데타 시위가 벌어졌으나 시위대와 군경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다. 23일 구금됐던 잉락은 25일 밤 석방됐지만 군인들이 그의 집을 지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다. 반정부 시위대를 이끈 수텝은 반역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막가는 태국 군부, 입법권도 장악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태국 군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와 정부 관료, 학자, 친정부 시위대 등 반대파를 모조리 잡아들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태국 군부가 24일(현지시간) 학자와 작가 등 24명에게 소환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실각한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권의 지지 세력으로 대부분은 지난 2월 총선에 찬성했던 인물들이다. 군부는 특히 쿠데타 권력을 굳히기 위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군부는 잉락 전 총리,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전 과도정부 총리 등 정부와 푸어타이당 주요 인사 200여명을 구금한 데 이어 상원을 해산하고 상원이 가진 입법권을 군부로 이양했다. 권력을 장악한 국가평화질서유지회의(NPOMC) 대변인은 “하원이나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법안에 대한 책임은 이제 군부의 지도자가 맡는다”고 밝혔다. NPOMC는 행정부처 및 정부 기관들을 책임질 군인들도 임명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민간인에게 권력을 이양하리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쿠데타를 주도한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이 총리직을 맡는 등 군부가 상당 기간 통치할 가능성이 커졌다. 군부는 또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친탁신계 ‘레드셔츠’ 시위대가 동요하자 이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군부는 이날 북동부 콘캔시에서 폭탄과 탄약, 차량 등의 은닉처를 발견했고 이에 관계된 20여명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태국 언론은 이날 밤 북부 파타니 지역 주유소와 편의점 등 12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최소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쁘라윳 육군참모총장은 쿠데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게 국가상황에 관한 편지를 보냈으며, 추밀원은 푸미폰 왕이 이 편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을 보냈다. 추밀원은 그러나 푸미폰 국왕이 쿠데타를 승인했다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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