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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데타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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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전 정경심의 불행한 운명 정확히 내다본 진중권

    1년전 정경심의 불행한 운명 정확히 내다본 진중권

    위조 표창장에 대한 진실을 앞장서서 외쳐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7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판결이 나기 정확히 1년전 유죄판결을 우려했던 자신을 글을 다시 공유했다. 진 전 교수는 1년전 “정경심의 지지자들이 실은 정 교수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의 혐의 문제를 ‘사법’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으로 가져가면 피고는 지지자들을 의식해서라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할 수밖에 없고, 피고가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끝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하면 이른바 ‘개전의 정’이 없다고 하여 양형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정치인이라면 설사 법적으로는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검찰 권력의 희생양’ 행세를 하며 정치적 재기를 도모할 수 있겠지만 정 교수가 정치할 것도 아니고, 어차피 그 지지자들은 절대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또 장진영 변호사에게 올바른 변호에 대한 자문을 구했던 것도 소개했다. 채널A 시사 프로그램 ‘외부자들’에 함께 출연했던 장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이 범인임을 알면서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를 무죄로 만드는 변호사보다는 의뢰인을 위해 오직 사실과 진실만 말하는 변호사가 올바르다고 밝혔다. 올바른 변호란 유죄를 억지로 무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사 무죄든 유죄든 재판과정에서 사실과 진실에 입각해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주는 게 변호사의 임무이며 원칙이라고 진 전 교수는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간단한 사법적 문제가 복잡한 정치적 문제가 되어 버렸다”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란 정치적 목표가 사라진 지금, 지지자들이 정 교수를 위한다며 사법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에 문제를 가둬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었다. 또 형사사건의 피의자인 정 교수를 향한 지지자들의 ‘정치적’ 기대와 요구, 그리고 그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이 법정에서는 정 교수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 전 교수는 “정경심을 ‘사랑한다’고 외치는 사람들 중에서 정작 이 점을 우려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며 “하긴, 그들이 언제 정 교수를 알기나 했던가요? 결국 그 사랑도 그저 정치적 사랑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1년전 진 전 교수의 전망은 그대로 현실화되어 정 교수는 지난 23일 1심 판결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증거 인멸 가능성 때문에 법정구속됐지만 여전히 지지자들은 ‘사법쿠데타’를 주장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터키, 독일 체류 反에르도안 언론인에 27년형 선고

    터키, 독일 체류 反에르도안 언론인에 27년형 선고

    터키 법원이 독일에 망명중인 자국 언론인 칸 둔다르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간첩 혐의 등을 적용해 2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독일은 둔다르 송환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가디언은 터키 정부의 시리안 반군 지원에 관한 기사를 썼다가 국가기밀 누설 등의 혐의를 받으며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힌 터키 일간 줌후리엣의 전 편집장 둔다르에게 터키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줌후리엣은 2014년 터키 정부가 시리아로 무기류를 밀반출했다는 기사를 이듬해 보도했다. 이후 터키 정부는 국내외 비판을 받게 됐다. 편집장인 둔다르는 정부 기밀 폭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 10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원 출석 중 괴한의 총격 위협에 시달리게 되자 2016년 독일로 망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18년 독일 방문 중 둔다르가 스파리아며 송환 요구를 했지만, 독일은 둔다르 보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둔다르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간첩 행위를 위한 기밀 정보 보호로 18년 9개월, 2016년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고 추방된 성직자 그룹을 지원한 혐의로 8년 9개월을 선고 받았다. 감옥에 있지는 않지만 나의 40년 기자생활은 무위로 돌아갔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터키 정부가 기자를 가혹하게 처벌함으로써 ‘민감한 문제를 다뤘다간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이 판결에 터키에 있는 언론인들의 업무 수행을 더욱 방해할 것이라는 점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발표된 저널리스트 보호위원회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언론인 구금이 많은 나라로 꼽혔다. 올해 터키에서 37명의 언론인이 체포됐으며, 그나마 이 수치는 2016년 구금된 언론인 수의 절반 수준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추미애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는 ‘깨시민’ 필요”

    추미애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는 ‘깨시민’ 필요”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깨어있는 시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와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를 언급했다. 추미애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에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고 중간 중간 숨이 턱턱 막혔다. 검찰이 일그러진 자화상 보기를 회피하는 한,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웬만한 용기 없이 쓰기도 쉽지 않은 검찰의 환부에 대한 고발성 글이기에 저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꺼내 읽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책을 읽으면서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긋기도 했다. 당시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책의 한 구절(검사의 직무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을 인용하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더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넷플릭스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보았다”면서 “룰라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지우마가 경제개혁을 단행한 이후 이에 저항하는 재벌과 자본이 소유한 언론, 검찰의 동맹 습격으로 탄핵을 당하게 된다.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죽음입니다’ 지우마가 물러나면서 남긴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로 검사는 전 대통령 룰라에게 증거가 없는데도 부패 혐의로 기소한다. 룰라는 이것은 쿠데타라고 항변하지만 투옥된다”며 “군부의 권력을 밀어내고 간신히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가 암울한 브라질은 시지프스의 돌처럼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돌을 들어올리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민주주의는 두 눈 부릅뜬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냉철한 판단과 감시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검찰권과 사법권도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끔찍한 사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검찰개혁 완수하라” 종교·학계·시민단체 검찰청 앞 시국선언[전문]

    “검찰개혁 완수하라” 종교·학계·시민단체 검찰청 앞 시국선언[전문]

    천주교, 개신교에 이어 불교, 원불교, 천도교도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영남, 호남, 대전, 충남, 전북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또한 지역 검찰청 앞에서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혁명의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정치검찰의 난동과 적폐언론의 편가르기로 시민들의 고통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며 규탄했다.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원불교 교무 일동’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총장은) 검찰조직만을 위한 총장으로, 본인은 피해자 코스프레에 대선후보라는 정치행위를 즐기고 있다”며 “국민들은 검찰개혁의 본질을 지지하며 본질을 흐리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를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 단체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신도들도 국회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불교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은 스스로 개혁을 완수할 힘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윤석열총장과 최근 검찰조직의 행태를 통해 명백하게 입증됐다. 이 싸움에서 검찰이 이기면, 대다수 국민은 그들에 의해 언제고 누구라도 간첩이나 범죄자로 내몰릴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을 바라는 천도교인 동학인 일동’ 역시 “공수처를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완성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못 이룬 검찰개혁을 이번에 꼭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400여개 영호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9일 “현 사태의 본질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과 그것을 막아서는 반개혁적 집단 항명의 대결”이라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악의적으로 훼손하고 사법정의를 파괴한 것”이라며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일부 야당이 앞장서서 비호하고 나서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유신독재와 군사쿠데타 세력에 맞서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영호남 시민들을 대변한다”며 “정부여당은 공수처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전관예우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신속히 완수해야 하며, 이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언론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검언유착과 정치검찰을 비호하는 그간의 부끄러운 작태를 중단”하라며 “진실의 파수꾼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청권 84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전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총장은 직무에 복귀하자마자 ‘월성원전 수사’ 지휘를 통해 마치 무슨 정의를 실현하는 양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야바위 정치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전북 6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개혁은 우리 사회 적폐 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민교협)도 ‘검찰개혁은 원칙에 따라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검찰개혁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민교협은 “공수처 설치가 시대적 현안이 된 것은 이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확립해 검찰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또 “검찰총장을 비롯해 일부 검사들은 검찰 조직이나 검사 개인, 그리고 특권층의 비리 의혹과 범죄 혐의는 곧잘 외면하면서도 검찰 권력과 검사 개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출된 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도 마다하지 않는 모순적 태도를 반복한다”며 “일부 언론은 우리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갈 사회적 의제 설정을 포기한 채 기득권 수호와 정파적 이해관계 관철에 앞장서거나 특정 권력기구의 입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9일 영호남 지역의 검찰청사 앞에서 발표한 ‘검찰개혁’ 시국선언 전문과 참여단체, 지역 명단이다. 시국선언 규모를 보면 부산지검 앞 54개 단체, 창원지검 앞 52개, 광주·순천지검 앞 44개·124개 단체, 안동·대구지검·포항지청 앞 71개 단체, 전주지검 앞 60개 등이다. 이날까지 영호남 지역의 풀뿌리, 교육, 종교, 노동, 문화예술, 시민사회 등 408개 단체가 참여했다. 참여지역별로는 부산, 창원, 진주, 진해, 김해, 대구, 안동, 울산, 포항, 울진, 경주, 광주, 고흥, 화순, 광양, 나주, 목포, 보성, 순천, 여수, 전주, 고창, 김제, 무주, 익산, 정읍 등이다. 정치검찰 규탄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영호남 범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선언문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시민들이 고통을 인내하며 국난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늘, 촛불혁명의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정치검찰의 난동과 적폐언론의 편가르기로 시민들의 고통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현재 사태의 본질은 일부 언론이 호도하고 있듯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개인적 충돌이 아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과 그것을 막아서는 반개혁적 집단 항명의 대결이다. 촛불시민혁명을 뒤엎고 낡은 기득권의 세상을 다시 세우려는 자들의 시대착오적 권력투쟁의 산물인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직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반복해왔다. 나아가 검사들의 집단 항명을 부추기며 검찰개혁 추진을 요구하는 선출권력의 민주적 통제조차 부정하는 반헌법적 태도를 취해왔다. 백일하에 밝혀진 바, 검찰은 그의 지휘 아래 공소유지라는 미명 아래 사법부 사찰을 진행하였다.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악의적으로 훼손하고 사법정의를 파괴한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일부 야당이 앞장서서 비호하고 나서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들 적폐 집단은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70여년 기득권 유지를 위해 사태의 본질을 흐리며 정국을 극단적으로 어지럽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 총장은 직무에 복귀하자마자 ‘월성원전 수사’ 지휘를 통해 마치 무슨 정의를 실현하는 양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야바위 정치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적폐기득권체제에 공생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선택적 수사와 기소를 일삼던 그들이 헌법가치나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운위하는 것은 기만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승리의 역사이며, 여전히 진행 중인 촛불시민혁명이 바로 그 길을 걷고 있다. 지금 그러한 대의를 꺾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음을 우리는 확신한다. 검찰개혁은 우리 사회 적폐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는 출발점이자 일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수사권, 기소권 독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무소불위한 권한을 구축한 무한 검찰 권력은 공수처를 통해 견제받아야 한다. 수사, 체포, 구속, 공소 제기 및 유지에 이르기까지 사법과정의 전 단계에서 통제받지 않는 칼을 휘둘러온 검찰 권력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분산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검찰개혁의 방향이자 시민사회의 명령이다. 이에 과거 유신독재와 군사쿠데타 세력에 맞서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영호남 시민들을 대변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정부여당은 공수처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전관예우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신속히 완수해야 하며, 이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 개혁 후퇴가 적폐기득권 세력의 준동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부동산개혁 등 사회대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1. 사법부는 법관에 대한 조직적인 사찰과 압박으로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던 정치검찰의 범죄행위를 사법정의의 수호자로서 준엄하게 심판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1.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기소의 편파성과 불공정성 등으로 인권유린을 자행하던 과거와 확고히 단절하고,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지키겠다는 검사선서의 정신으로 돌아와 국민의 준엄한 요구인 검찰개혁의 대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1. 언론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검언유착과 정치검찰을 비호하는 그간의 부끄러운 작태를 중단해야 하며,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보도를 통해 진실의 파수꾼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2020년 12월 9일 영호남 408개 단체 (광주) 44개 단체전국교수노조 광주전남지부/ 동강대 교수협의회/ 광주전남 대학 민주동우회 협의회/ 광주대 민주동우회/ 동신대 민주동우회/전남대 민주동우회/ 조선대 민주동우회/ 호남대 민주동우회/ (재)누리문화재단/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4ㆍ19 문화원/ 광주전남 시민행동/ 호남 의열단/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 (사)한국곰두리봉사회 전남지부/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광주노회(예장통합)인권위원회/ (사)인문연구원 동고송/ 시민플랫폼 나들/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전남기독교민주화운동동지회/ 광주전남 작가회의/ 함께하는 세상을 위한 가톨릭 사회교리 실천 모임/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사단법인 광주전남6월항쟁/ 광산시민연대/ 5.18평화연구원/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사) 5.18 유족회/ 사) 5.18부상자회/ 사)5.18구속부상자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범민련 광주전남연합/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1987합창단/ 범민련 광주전남연합/ 우리문화연구회 풍물패 “두드림” 4ㆍ19풍물단/ 오월 민주여성회/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사) 인문도시연구원(전남) 124개 단체 [전남전체] 17개 단체전남기독교교회협의회(전남NCC)/ 목포·신안·무안·영광·함평·강진·해남 목회자와 평신도협의회/ (사)참교육학부모회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남지부/ 전남장애인연대/ 전남교육희망연대/ 광주전남기독교민주화운동동지회/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사)한국낭장망협회/ 남도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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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단체경북대구지역YMCA협의회/ 예술마당솔경북지회/ 경북민주동우회/ 경북혁신포용포럼 [포항] 11개 단체지속가능한포항시민연대/ 행동하는포항시민모임/ 정의당포항시위원회/ 포항시민연대/ 포항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포항여성회/ 경북장애인부모회/ 포항시민광장/ 민주노총포항지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동당 경북도당 [경북 김천] 1개 단체김천교육너머 [경북 문경] 1개 단체문경시민희망연대 [경북 상주] 9개 단체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상주시농민회/ 상주시민의정참여단/ 상주시민주단체협의회/상주시여성농민회/ 상주지방자치연구소/ 상주환경운동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상주지회/ 천주교정의구현상주연합 [경북 안동] 14개 단체안동시민연대/ NCCK안동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농민회안동교구연합회/ 생명의공동체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안동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안동YMCA/ 안동YWCA/ 안동시농민회/ 안동환경운동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안동시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안동지회/ 천주교안동교구정의평화위원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안동지부/ 안동영주민주연합 [경북 영덕] 1개 단체영덕참여시민연대 [경북 영주] 13개 단체민본사상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건설노조 영주지회/ 영주시농민회/ 영주시민사회단체연석위원회/ 영주시민연대/ 영주시의정모니터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주지회/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기관차승무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시설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역연합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전기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차량지부/ 한국작가회의 영주지부 [경북 울진] 2개 단체울진사회정책연구소/ 울진여성회 [경주] 4개 단체경주학부모연대/ 참교육학부모회 경주지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대학교 교수노동조합 (전북) 60개 단가톨릭농민회 전주교구연합회/ 고창시민행동/ 군산대민주동문회/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기장 전북노회 정의평화위원회/ 김제정의평화행동/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전주지부/ 무주군공무직노동조합/ 무주시민행동/ 무주시민회/ 문화예술기획 공감/ 비전대민주동문회/ 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사단법인 더불어이웃/ 사단법인 사람과 미래/ 사단법인 한몸평화/살맛나는 민생실현연대/ 생명평화 마중물 / 생명평화정의전북기독행동/ 시민행동21/ 시민주권 남원행동/ 와이비갤러리/ 우석대민주동문회/ 원광대민주동문회/ 익산민예총/ 인공지능사회연구소/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 전라광장/ 전북마을공동체미디어네트워크/ 전북예수살기/ 전문예술인모임 화두회/ 전북 NCC 평화통일위원회/ 전북 평화통일<일요>기도회/ 전북교육마당/ 전북대민주동문회/ 전북미래교육연구소/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유아교육·보육연대회의/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전북진보광장/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혁신정책공간/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 YMCA/ 전주고백교회/ 전주길고양이보호협회/ 전주대민주동문회/ 전주민예총/ 전주시민회/ 전주희망연구원/ 정유재란기념사업회/ 정읍통일연대/ 종교평화협의회/ 지리산권역인문연구원/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최덕수열사추모사업회/ 평화와통일을 위한 YMCA 만인회/ 한국민족서예인협회 전북지부/ 한스리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전북본부 다음은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성명 전문 검찰개혁은 원칙에 입각하여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다. 검찰개혁이 더욱 탄탄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토대가 된다는 것은 범국민적 합의에 속한다. 1987년 6월민주항쟁이 군사독재를 끝낸 후 30년이 넘는 동안 과거의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국군보안사령부나 기무사령부, 정보경찰 등이 지녔던 초법적 위력이 사라져가는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검찰의 힘은 계속 강화되었다. 과거 권력의 주구 노릇을 마다하지 않던 검찰이 이제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정치기구화하여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음양으로 거부하고 있다. 촛불 이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시대적 현안이 된 것은 이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확립하여 검찰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1년 반 이상 검찰과 기득권 수구세력의 검찰개혁에 대한 전면적이고 격렬한 저항 탓에 정상적인 정치가 흔들리고 국민들의 혼란과 피로감이 심해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작년 연말에 민생법안과 각종 개혁법안의 처리까지 미룬 채 공수처법 통과를 저지하려는 제1야당의 행동으로 인해 장시간 국회가 마비되다시피 한 것을 온국민이 우울하게 지켜보았는데 지난 봄 총선 결과에 따라 원 구성이 대폭 바뀌었음에도 마치 데자뷰처럼 올해 연말 역시 국회가 공수처법 앞에서 똑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또 검찰총장을 비롯하여 일부 검사들은 검찰 조직이나 검사 개인, 그리고 특권층의 비리 의혹과 범죄 혐의는 곧잘 외면하면서도 검찰 권력과 검사 개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출된 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도 마다하지 않는 모순적 태도를 반복한다. 민주정부에서 공무원들이 취해야 할 태도와는 거리가 멀뿐더러 촛불정신과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일이다. 검찰은 조직 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개혁과 변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갱신에 매진해야 한다. 촛불정신을 체득한 국민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그 어느 때보다 원하고 있다. 검찰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정치가 정상화되지 않는 데에는 언론 역시 책임이 크다. 언제부턴가 몇 종의 신문과 방송 보도를 종합해 보고서야 문제의 골자를 겨우 포착하고, 거짓뉴스가 횡행하는 SNS로부터 더 많은 정보와 뉴스를 얻는 사회가 되었다. 일부 언론은 우리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갈 사회적 의제 설정을 포기한 채 기득권 수호와 정파적 이해관계 관철에 앞장서거나 특정 권력기구의 입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교단이 모두 동참하다시피 하여 수천 명 성직자, 수도자가 서명한 선언서와 이름조차 숨기는 몇몇 교수의 발언을 같은 비중으로 보도하는 편집 태도가 작금의 한국 언론의 비정상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언론의 자성과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촛불항쟁 당시 대다수 언론을 향했던 민심의 싸늘한 시선과 분노에 찬 목소리를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라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당과 정부에 있다. 그 점에서 촛불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갖가지 실책을 저지르는 등 우왕좌왕하는 집권세력의 책임 역시 엄중하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방역 위기와 이로 인해 생존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보호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첩첩이 쌓이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물론 모든 정치세력이 더 많은 토론과 참여, 투명한 정보 공개,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약자를 더 배려하는 공동체적 연대의식이야말로 K-방역을 낳은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집권세력이 잘 준비되고 정제된 정책으로 국민 옆에 다가가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주기를 바란다. 부디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 관련 당사자들이 검찰개혁을 원칙에 맞게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0년 12월 9일서울대 민교협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전직 대통령 잘못 사과”해야 미래가 열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들에게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혔고, 7일에는 비대위원들에게도 사과 계획을 표명했다고 한다. 9일은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당사자는 물론 그들이 소속한 정당조차도 국민에게 사과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시도는 새로운 정치사를 쓴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시민학살사건과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한 번도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김영삼 정부에서 사면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도 지난 10월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및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았음에도 사과는커녕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입법부와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확정된 데 이어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대법원 유죄 확정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지금껏 사과 한마디 없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에서 사면론을 제기하니 공감을 못 얻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계획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며,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재평가한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사법부의 최종 판결까지 부정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우롱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움직임이자 그 자체로 용기 있는 결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사과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합류하길 바란다. 국민도 ‘국민의힘’의 용기와 노력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 정치권 “판결 이후에도 사죄·반성 없는 전두환...뻔뻔한 모습만”

    정치권 “판결 이후에도 사죄·반성 없는 전두환...뻔뻔한 모습만”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를 두고 정치권은 당연한 결과였다고 말하며 사죄를 촉구했다. 또한 정치권은 실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점을 법원에서 확인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5·18 진상 규명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반성과 사죄 없는 전두환, 중죄로 다스려야 한다”고 밝혔다. 시당은 “법원이 1980년 5월, 전두환 세력의 헬기 사격을 최초로 인정한 점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전두환 씨에게 집행유예를 처분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또한 논평을 통해 “고(故) 조비오 신부님의 명예가 조금은 회복된 점이나, 사법부가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헬기 사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여전히 요원한 진실 규명에 조금은 다가간 것 같아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씨는 재판 전 과정에서 후안무치한 행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으며, 12.12쿠데타를 자축하는 등 사과와 반성은 커녕 그들만의 불법 권력으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광주 시민과 희생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선고 결과는 아쉽지만 광주 학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5·18 광주 학살은 명백한 반인륜적 범죄 행위임에도 여전히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며 “40년 동안 뻔뻔하게 역사의 진실을 감추고 사죄하지 않는 전두환 씨에게 엄중한 법적 단죄가 내려져 사법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5·18 진실의 완벽하고도 조속한 규명이 절실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5·18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들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법적으로 확인됐다”며 “전두환은 판사의 선고 중에 조는 모습을 보였고, 판결 이후에도 사죄와 반성 없는 뻔뻔한 모습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의 진실은 여전히 남아있고 전두환은 5·18 당시 최초 발포 명령권자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반인륜적 범죄를 낱낱이 밝혀내기 위해 5·18 진상조사위원회가 전두환을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법원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간 헬기 사격을 인정한 최초 판결이 이뤄졌다. 이제는 당시 자행된 헬기 사격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전씨에 대한 형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안타깝지만, 오늘 판결은 거짓으로 역사를 가릴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준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980년 당시 무고한 시민들에게 자행됐던 헬기 사격의 실체가 40년 만에 밝혀졌다. 사필귀정, 진실이 이겼다”며 “그동안 끊임없이 은폐되고, 왜곡되고, 탄압받았던 오월 역사를 정의와 진실 위에 바로 세운 재판부의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전두환이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오월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 오월 가족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윤영석 “추 장관의 ‘막가파’식 난동…문 대통령 침묵 비겁”

    윤영석 “추 장관의 ‘막가파’식 난동…문 대통령 침묵 비겁”

    국민의힘 중진인 윤영석 의원(3선·양산갑)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한 것은 추 장관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친위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논평을 내고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명령에 대해 “월성원전 부당 폐쇄,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문 정권의 몰락을 불러올 부정비리를 파헤치는 윤 총장의 날카로운 칼을 강제로 빼앗기 위한 헌정질서 파괴행위”라며 “추 장관이 내건 윤 총장의 직무배제 사유는 하나같이 억지스럽다. 문재인 정권의 ‘눈엣가시’인 윤 총장에게 누명을 덮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추 장관은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연전연승해 국민적 영웅이 된 이순신 장군을 모함하고 모해한 조선 선조대의 간신들과 판박이 같은 모리배(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요, 정상배(정권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또 “민주당의 이낙연 대표와 의원들은 추 장관의 막가파식 난동에 같이 춤을 추고 장단을 맞추고 있다”며 “그야말로 개 한 마리가 짖으니 여러 개가 함께 짖음이요, 닭 한 마리가 우니 여러 닭이 함께 우는 격”이라고 일갈했다.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침묵은 비겁하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달라고 자신이 윤 총장에게 쥐여준 칼을 추미애가 뺏어도 아무 말도 않는 것은 치졸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문 대통령은 당장 직무배제 조치를 철회시키고 추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가이성, 국민의 합리적 판단이 정권의 비상식적 난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며 “사법부는 추미애의 위법 부당한 직무배제 행위를 즉각 중단시키고 윤 총장의 직무권한을 신속히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감독자인 법무장관으로 검찰총장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면서 윤 총장에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밝힌 혐의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검찰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사실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 등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베리아서 차 마시고 중태 빠진 나발니, 베를린 이송될까

    시베리아서 차 마시고 중태 빠진 나발니, 베를린 이송될까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기내에서 실신해 위중한 상태에 빠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된다. 독일 비정부 조직(NGO)인 ‘시네마 포 피스’ 재단이 나발니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파견한 응급 항공기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독일을 떠나 옴스크 공항에 착륙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영화감독으로 이 재단을 창설한 야카 비질지 사무총장은 전날 저녁 취재진에게 나발니는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항공기에 동승할 것이라고 했다. 나발니가 입원 중인 옴스크 구급병원 차석의사 아나톨리 칼리니첸코는 기자들에게 나발니의 몸에서 독극물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의사들은 그가 중독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나발니가 지난 2011년 창설해 운영하는 ‘반부패 펀드’의 이반 즈다노프 대표는 경찰이 나발니에게서 ‘치명적인 물질’을 검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수석의사 방에 머물고 있을 때 교통경찰 관계자가 들어와 수석의사에게 핸드폰(화면)을 보여주며 이것이 우리가 찾아낸 물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교통경찰은 수사 기밀 유지를 이유로 발견한 물질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것이 나발니의 생명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위험을 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보호복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즈다노프는 소개했다. 나발니 측근의 주장은 치료 담당 의사들의 발표와 배치되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위협할 야당 인사로 첫 손 꼽히는 나발니는 전날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가 곧바로 기내에서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나발니가 탄 비행기는 시베리아의 다른 도시 옴스크 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아르미슈는 트위터를 통해 그가 의식 불명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단 채 옴스크의 한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옴스크 의료진이다. 병원에 온 뒤 상태가 나아지긴 했지만 이송할 만한 몸상태가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이송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해외로 이송하는 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발니 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이라고 환영했다. 아르미슈 대변인은 반정부 성향의 인터넷 매체 ‘메디아조나’ 등에 나발니가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셨으며 기내에서 땀을 흘리다가 화장실에 가서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발니가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과 비행기에서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 등이 올라왔다. 아르미슈는 “나발니가 차에 섞인 무언가 때문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이날 아침에 그가 마신 것은 차밖에 없다. 의사들이 말하길 뜨거운 액체에 섞인 독극물이 더 빨리 흡수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측근들은 한 남성 용의자가 공항 카페에서 나발니의 찻잔에 뭔가를 타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의 신병을 빨리 확보하면 독극물을 탔는지와 누가 배후에서 조종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는 다음달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며칠 동안 시베리아 도시들을 돌며 집권당인 ‘통합 러시아당’ 의원들의 비리에 관한 자료를 수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톰스크에 머무는 사흘 내내 건강에 문제가 없었으며 이날 아침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았다. 그는 지난해 7월에도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입원한 일이 있다. 당시 그의 주치의는 “알 수 없는 화학물질에 중독됐다”는 소견을 밝혔다. 또 2017년 4월에도 모스크바 시내에서 한 포럼에 참석한 뒤 퇴장하다 괴한이 얼굴에 약물을 뿌리면서 눈 동공과 각막이 손상됐다. 수십 차례 투옥된 경력이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연 지난 7월 개헌 국민투표를 ‘쿠데타’와 ‘위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018년 대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지난 2009년 키로프 주(州)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정부 산하 기업이 소유한 목재를 유용한 혐의로 징역 5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것이 결격 사유가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국 부모, 아들 살해한 사형수 둘 종신형 감형한 태국 국왕에 “감사”

    영국 부모, 아들 살해한 사형수 둘 종신형 감형한 태국 국왕에 “감사”

    대단한 부모들이다. 2014년 9월 여자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으로 태국을 찾은 아들 데이비드 밀러(당시 24)가 무참히 살해되는 비극을 맛본 이언과 수 밀러 부부다. 영국 저지 출신으로 토목환경공학과 대학원생이던 데이비드는 노퍼크 출신으로 에섹스 대학에 다니던 한나 위더리지(23)와 함께 휴양지로 유명한 코 타오 섬을 찾았다가 해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미얀마 노동자 출신 남성들인 자우 린과 와이 피요(윈 자우 툰)가 위더리지를 강간하고 둘 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에게는 이듬해 12월 사형이 선고됐다. 2017년 항소심과 지난해 대법원에서도 원심은 유지됐다. 여느 피해자 부모와 달리 밀러 부부는 오래 전부터 이들의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미 두 범인이 강간과 살해 혐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이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은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68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 나라의 모든 사형수들의 사면 여부를 검토해 두 사람을 종신형으로 감경했다고 왕실이 지난 14일 뒤늦게 밝혔다. 이언과 수는 이에 16일 성명을 내 “국왕 폐하가 우리 아들 데이비드의 살인범들에게 은전을 베푼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활동가들이 여론에 변화를 일으키려 했던 일이 마침내 태국 법원까지 바뀌게 해 혼란스러운 시기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모든 순간 아들이 그립다. 딸을 끔찍하게 잃은 위더리지 가족과 늘 마음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두 살인범들이 다른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 수 없는 감옥에서 오래오래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들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두 미얀마 청년들이 함정에 걸려든 것이며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왕이 이렇게 은전을 베푼 배경에는 한달 가까이 이어진 반정부 집회가 있지 않나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국왕의 이번 칙령으로 구체적으로 몇 명의 사형수들이 사면, 감경 등의 은전을 입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야후 뉴스 UK는 17일 전했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반정부 집회가 재개됐다.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반정부 인사 탄압 중지 등의 요구를 내건 반정부 집회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다가 16일에는 방콕 도심 민주기념비 앞에 약 2만명이 모여 진행됐다. 일부 언론은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라고 전했다. 18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각 지역에서 학생들이 세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6년 전 민주화 운동 세력의 상징적인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나 사진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번져나갔다. 사진과 영상에는 해시태그 ‘# 독재에 반대한다’가 달려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스페인을 38년간 통치했던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이 ‘망명객’이 됐다. 올해 82세.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더욱 간절해질 나이에 등 떠밀려 타향살이에 나선 건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6년 전 아들 필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준 그는 재임 시절인 2011년 고속철 사업 유치에 관여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언론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스페인은 물론 비자금 은닉처인 스위스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되자 궁지에 몰려 보따리를 싼 것이다. 말년은 험하지만 그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혔던 위인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상징적 존재지만 대단한 결기로 스페인의 민주화 시대를 연 공로자다. 또한 카탈루냐 분리 독립 움직임을 달래 국민통합을 이뤄낸 업적도 대단하다. 왕으로서의 삶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공화국이 들어서며 쫓겨난 왕가의 후손인 그는 출생 때부터 타국을 떠돌았다. 자신의 사후 군주제를 부활하겠다는 독재자 프랑코의 엉뚱한 결정에 느닷없이 왕위 계승자가 돼 열 살 때 처음 고국 땅을 밟았고, 1975년 대관식을 치렀지만 ‘프랑코의 꼭두각시’라는 냉대를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그가 신임을 얻게 된 계기는 1981년 군부 쿠데타를 막으면서다. 당시 반란군 일당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국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의원들을 인질로 삼은 일촉즉발의 순간 카를로스 국왕은 군복을 입은 결연한 모습으로 TV에 나왔다.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반란군을 향해 “나를 총살하라”고 외친 그에게 감읍한 100만 시민이 의사당 앞에 몰려나와 쿠데타 세력을 몰아낸 건 유명한 일화다. 그는 첫 민선 총리 아돌포 수아레스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에도 역대 총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도덕적 군주로 칭송받았던 그는 이후 스스로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초심을 잃고 권력을 남용해 뒷돈을 챙기는 한편 내연녀까지 두면서 추문을 달고 살았다. 2008년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 온갖 호화사치를 부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웅에서 재앙이 된 그에게 분노한 국민의 입에선 이제 군주제 폐지가 오르내린다. 수도 마드리드에선 국왕의 이름을 딴 대학 명칭을 바꾸자는 청원이 시작됐고, 지방도시에 있는 동상이 철거되고 거리에서는 그의 흔적이 지워질 태세다. “그는 더이상 우리 사회의 도덕적, 민주적 가치를 대표하지 못한다.” 독재 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투사’에게 치욕스런 국민의 심판이 떨어진 것이다. 카를로스 국왕의 반전 인생 행로에 우리나라 민주화 ‘일부’ 세력의 현재가 오버랩된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동지들을 대신해서 정치권에 진입한 과거 운동권 인사들은 지금 금융사기, 뇌물·향응, 권력형 성범죄 등의 혐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덕성과 정의감으로 무장했던 자신들의 과거는 어디에 내다 버렸을까. 예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수는 괜찮다는 ‘도덕적 면허권’은 뻔뻔한 자기 정당화로 이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탈색시켰다.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도덕성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자기성찰과 자기비판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부정에 저항하고 억압에서 해방되려는 운동으로 시작한 권력이 부패하는 것도 결국 자기만의 작은 정의에 취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10년 전에 나온 역사학자 임지현의 책에서 발견한 대목이다. 정의로운 사람조차 권력을 잡으면 필연적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okaao@seoul.co.kr
  • 한때 가장 위대했던 스페인 前국왕, ‘부패 스캔들’ 얼룩져 불명예 망명길

    한때 가장 위대했던 스페인 前국왕, ‘부패 스캔들’ 얼룩져 불명예 망명길

    한때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도 꼽혔던 스페인 전 국왕이 거액의 돈세탁 혐의에 휘말려 결국 고국을 떠나기로 했다. BBC 등은 후안 카를로스 1세(82) 상왕(上王)이 6년 전 왕위를 물려준 아들 펠리페 6세 국왕에게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실상 ‘불명예 망명길’에 오르게 된 카를로스 1세의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는 설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카를로스 1세는 2011년 고속철 사업권 협상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자국 내 컨소시엄과의 막후 중재 역할을 한 뒤 사우디 압둘라 전 국왕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돈을 내연 관계인 독일인 여성 사업가 코리나 라르센을 통해 스위스 조세회피처에 은닉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위스의 한 매체는 카를로스 1세가 사우디로부터 받은 뇌물 규모가 1억 달러(약 1194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검찰은 지난해부터 이 사건을 수사 중이고 스페인 대법원도 지난 6월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결정했다.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그의 재임 시절을 떠올리면 부패와 추문으로 얼룩진 말년은 더욱 참담하다. 카를로스 1세는 독재자 프랑코 총통이 사망하고 스페인에서 입헌군주제가 부활하면서 1975년 국왕에 즉위했다. 1981년 우익 세력의 군사 쿠데타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저지하고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움직임 속에서도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는 등 국민 통합과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2007년 여론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위기 와중이던 2012년 호화 코끼리 사냥을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딸이 공금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등 각종 왕실 추문이 잇따르며 그는 2014년 6월 아들 펠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게 된다. 여기에 최근 터진 부패 스캔들이 결국 카를로스 1세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세탁된 자금이 아들 펠리페 6세에게 흘러간 것으로 드러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펠리페 6세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지 않고, 전직 국왕에게 지급되는 연 22만 8000달러의 연금도 취소해 버렸다. BBC는 “스페인의 민주화를 이루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듯했던 전직 국왕의 굴욕적인 말로”라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통일운동가 김낙중 전 민중당 대표 별세

    통일운동가 김낙중 전 민중당 대표 별세

    통일운동가 김낙중 전 민중당 공동대표가 지난 29일 새벽 12시 50분 별세했다. 89세. 1931년 경기 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해 고려대 경제학과로 편입, 학업을 마쳤다. 5·16쿠데타 이후 ‘김낙중 남파간첩 사건’으로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 1973년 ‘간첩예비죄’,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구속까지 모두 5차례 18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국제앰네스티는 고인을 양심수로 지정하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남기씨와 아들 김선혁 고려대 교수, 딸 김선주·김선결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일산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31일 오전 9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검찰, 테러 사주 혐의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 기소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검찰, 테러 사주 혐의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 기소

    지난해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망명길에 올라 해외에서 떠돌이생활을 하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테러를 사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볼리비아 검찰은 6일(이하 현지시간) 모랄레스를 테러 사주 혐의로 기소하고 아르헨티나에 신병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0일 하야를 발표한 뒤 도망치듯 멕시코 망명길에 오른 모랄레스는 현재 아르헨티나에 체류하고 있다. 볼리비아 검찰이 모랄레스를 테러 사주 혐의로 기소하면서 제시한 증거는 녹취록이다. 검찰에 따르면 멕시코로 망명한 모랄레스는 멕시코시티에 머물고 있던 지난해 11월 14일 자신의 측근인 볼리비아의 농민지도자 파우스티노 유크라와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에서 모랄레스는 유크라에게 "볼리비아 주요 도시의 진출입로를 막고 정치-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약탈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라고 지시하는 대목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2~17일 모랄레스가 최소한 두 차례 유크라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리비아 주요 도시의 진출입로 봉쇄와 약탈 등을 부추긴 건 테러를 선동한 것이라고 검찰은 규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엔 모랄레스의 육성 메시지가 담겨 있다. 모랄레스는 "도시로 식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라. 도시를 봉쇄하자. 진짜로 도시에 울타리를 쳐야 한다"고 말한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 소견을 인용, "녹취록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모랄레스의 육성이 틀림없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모랄레스의 지시를 받고 사회적 혼란을 부추긴 농민지도자 유크라는 테러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테러를 지시한 가장 윗선은 사회-정치적 혼란을 가중시켜 권좌에 복귀하려고 한 모랄레스"라면서 아르헨티나에 신병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볼리비아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2월 중도좌파 정권이 들어선 아르헨티나는 모랄레스에겐 우호적이지만 지금의 볼리비아 임시정부에 대해선 정치적 거리를 두고 있다. '쿠데타 세력'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는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준회원국인 볼리비아의 자니네 아녜스 임시대통령의 연설 차례가 되자 돌연 화상회의에서 퇴장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볼리비아 정부를 쿠데타 정부로 보고 있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녜스 임시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살인 유죄” 군부독재자 출신 수리남 대통령, 장기집권 끝날 듯

    “살인 유죄” 군부독재자 출신 수리남 대통령, 장기집권 끝날 듯

    군부독재자 출신, 여당 총선 패배3선 연임, 사실상 무산 수리남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사실상 무산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데시 바우테르서(74) 수리남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전했다. 수리남 선거당국은 지난달 25일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야당 연합이 승리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총 51석 중 여당 국민민주당의 의석은 종전 26석에서 16석으로 줄었다. 이로써 수리남 대통령은 의회 간접선거로 뽑히기 때문에 바우테르서 대통령의 장기집권도 막을 내리게 됐다. AP통신은 오는 8월 취임할 새 대통령으로는 야당 개혁당의 당수인 경찰 출신의 정치인 찬 산토키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수리남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수리남 법원은 그가 군부독재 시절인 1982년 12월 정부 반대 세력 15명을 살해한 군사 작전을 지휘했다며 살인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16명이 납치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 중 1명만 살아남아 범행을 증언했다.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며 살인혐의를 부인해온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유죄 선고 후에도 구속되진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공연한 구설에 휘말렸다. 5월 초 이광재 당선자의 영 개운치 않은 비유 탓이었다. “노무현·문재인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 피선거권 박탈로 10여년 만에 재기해 흥분한 탓일까? 총기는 사라지고 욕심만 넘쳤다. 3년 전 문 대통령 당선 후 20년 집권 운운했던 이해찬 대표의 언급과 다르지 않았다. 좌충우돌 독설가 진중권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 나라가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 “서로 징그럽게 얽혀 백 년은 해 드실 듯”. 욕먹어도 쌌다. 어떻게 쿠데타로 아버지(태조)와 형(정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태종에 비유했을까. 더 고약한 것은 ‘세종의 시대’를 언급한 부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장차 도래할 ‘성군의 치세’로 건너가는 교량이라는 것일까? 칭찬인지 가르침인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세종이란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일까. 이광재 본인? 태종이라면 대역죄로 처단했다. 그는 ‘차기’와 관련한 확인되지도 않은 발언을 빌미 삼아 처가의 씨를 말렸다. 물론 전제왕조에서 최대 과제는 왕권의 안정과 안정적 승계였다. 이 점에서 조선의 국왕 28명 가운데 태종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 세종의 치세는 태종의 칼끝에서 나왔다. 그는 왕권의 안정을 위해 정치 술수와 공작, 무고한 살상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짓이었다. 태종은 1404년(태종4) 반정공신 이거이, 이저 부자를 숙청했고 1407년 처남 민무구, 민무질 형제를 사사했으며 이무, 윤목, 유기 등의 목을 베었다. 1416년엔 나머지 처남 민무휼, 민무회 형제를 죽였으며 같은 해 야심가 이숙번을 축출했으니 1418년 선위할 때 조정엔 왕권을 위협할 척신도 공신도 없었다. 단 하나, 세종의 장인 심온 집안이 문제였다. 심온은 신중했다. 권세를 부리거나 권력을 탐할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집안은 조선 최대의 권벌. 부친 심덕부는 태조 이성계와 함께 위화도에서 회군한 조선 창업 공신이었다. 그의 형 심인봉은 군사령관인 의흥삼군부 도총제를 지냈고 동생 심정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로 군부의 실세였다. 동생 심종은 태조의 사위였으며 심온은 세종(이도)의 장인인 데다 태종의 처남 민무휼과 사돈 관계였다. 비록 권력욕은 없다 해도 그 주변엔 권력의 부나비들이 꼬였다. 1418년 6월 3일 태종은 세자(이제, 양녕대군)를 폐하고 이도(충녕)를 새로이 책봉했다. 6월 9일 명나라에 주문사를 보냈다. 8월 8일 명의 인가가 떨어지기도 전에 느닷없이 왕위를 선위하겠다고 선언했다. 승계를 청하는 주문사를 명에 파견하기로 하고 9월 3일 심온을 영의정에 앉혀 사은주문사로 임명했다. 심온은 졸지에 왕의 국구(장인)에 영의정 그리고 조선을 대표하는 사절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낚싯밥일 줄이야…. 9월 8일 심온 일행이 한양을 출발했다. ‘세종실록’은 그날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심온은 임금의 장인으로 나이 50이 못 되어 수상의 지위에 오르게 되니 영광과 세도가 혁혁하여 전송 나온 사람으로 장안이 거의 비게 되었다.” 이런 기록도 있었다. “심온 환송식에 나온 사람들의 말과 마차가 일으킨 먼지가 한양을 뒤덮었다.” 태종은 예의 주시했다. 얼마 전 병조참판 강상인 사건까지 있었다. 선위할 때 태종은 상왕으로서 군사 문제는 직접 주관하겠다고 밝혔다. 군령권을 상징하는 직인도 직접 보관했다. 그런데 참판 강상인이 병조의 일을 세종에게 직보한 것이다. 대관들이 벌떼처럼 일어났지만 태종은 일단 강상인이 원정공신이라는 이유로 낙향 조처로 일단락했다. 11월 병조좌랑 안헌오가 참소했다. 심온의 경쟁자인 박은이 태종의 심기를 헤아려 꾸민 일이었다. “강상인과 동지총제 심정(심온의 동생), 병조판서 박습이 사적인 자리에서 말하기를 ‘요사이 호령이 두 곳에서 나오는데 한 곳에서 나오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역린을 건드렸다. 26일 태종은 즉각 추국을 지시했고 강상인은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했다. “병조판서 박습, 이조참판 이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 심정과 그런 말을 했으며 심온에게도 ‘군사는 마땅히 한 곳에서 명이 나와야 한다’고 하자 ‘옳다’고 대답했다.” 태종은 곧바로 강상인, 박습, 이관, 심정을 모반대역죄로 처형했다. 심온은 의주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해 12월 22일 한양으로 압송했다. 심온은 고문으로 무릎이 부서졌지만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대질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수사 책임자인 유정현이 귀띔했다. ‘태종의 뜻이외다’, ‘자백해야 당신 선에서 끝날 것이오’. 심온은 불러 주는 대로 자백하고 사약을 받았다. 1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태종은 이미 자신의 처가를 숙청했다. 장인 민제는 태종의 스승이었고 처남 민무구와 민무질은 이른바 ‘혁명의 동지’였다. 게다가 세 왕자는 골육상쟁의 피바람 시절 외가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랐으니 외삼촌들과 더 끈끈할 수밖에 없었다. 1404년 태종은 이제(양녕대군)를 세자에 책봉하면서부터 처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했다. 당시 무구, 무질 두 처남은 병권을 쥐고 있었다. 마침 일부 공신이 장인 민제를 앞세워 세자와 명나라 공주의 혼사를 추진하려 했다. “나와는 상의도 없이 세자의 혼사를 논의해?” 태종은 별렀다. 이화가 나섰다. ‘(두 처남이) 어린 조카를 끼고 권세를 잡으려 한다’는 것인데, “민씨 형제가 왕자의 난을 거론하며 ‘임금에겐 아들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했다”더라고 탄핵했다. 태종은 두 처남을 제주도로 유배했다. 이런 상소도 올라왔다. 태종이 신하들을 떠보기 위해 선위 파동을 일으켰는데, 그때 백관 가운데 두 처남이 히죽거렸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참소였지만 처형하라는 주청이 잇따랐다. 두 처남은 유배지에서 사사됐다. 셋째, 넷째인 무휼과 무회도 형들의 결백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자살’ 형식으로 죽였다. 처가를 정리하기 직전 태종은 이거이와 이저 부자를 숙청했다. 이저는 태조의 사위고 그의 동생 이백강은 태종의 사위였다. 태종의 사병 혁파 명령에 반발할 정도로 말발이 셌던 이들이었다. 이때 나선 것도 이화였다. “두 사람이 말하기를 ‘아들들을 모두 제거하고 녹록한 상왕(정종)을 모시는 게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태종은 두 사람을 고향으로 내쫓았다. 총애했던 이숙번도 그렇게 숙청했다. 나이도 젊고 비상한 두뇌에 결단력과 배짱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위험한 인물이었다. 1416년 서너 달 동안 궁궐에 나타나지 않자 대관들이 불충을 이유로 처벌을 주장했다. 태종은 못 이기는 척 함양으로 유배 보냈다. 이에 비해 연로한 하륜은 수많은 비위 사실과 탄핵에도 철저하게 보호했다. 그는 태종보다 20살이나 많았으니 왕권에 위협이 될 수 없었다. 태조가 조선을 건국했다면 태종은 왕조의 기틀을 다졌다. 6조 제도를 정착하고, 전국 8도 체제를 세웠으며, 사대교린 외교로 국가 안보를 다졌고, 대간 제도 확충으로 관리들의 부패와 신권의 확장을 견제했으며, 정책 결정 과정을 모두 문서로 남기도록 했다. 게다가 왕권의 승계도 안정적으로 이뤘다. 그는 성공한 군주였다. 한 정권의 성공은 후계의 완성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노무현을 세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고 못다 한 계획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반면 노무현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김·노 10년간 이룬 성과도 물거품이 됐다. 이명박·박근혜는 견원지간이었다. 둘은 지금도 감옥에 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입술이 허옇게 부르터 있었다. 대통령의 건강은 최고급 비밀인데, 본인은 그런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정치적이지 않다. ‘정치적’이란 말에 담긴 술수, 모의, 기획과는 담을 쌓았다. 조선 정치 최고단수 태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노무현이 그랬듯이 문 대통령도 아끼는 이들에게는 ‘절대로 정치하지 말라’고 할 사람이다. 솔직히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걸 이용해 먹을 자도 있겠지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정적 살해 20년형 선고받고도 대통령 3연임 이게 가능?

    정적 살해 20년형 선고받고도 대통령 3연임 이게 가능?

    정적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과 함께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대통령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남미 대륙의 북동쪽, 동쪽으로 프랑스령 기아나, 서쪽으로 가이아나, 남쪽으로 브라질, 북쪽으로 대서양과 접한 인구 60만명의 조그만 나라 수리남에서 벌어지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데시 바우테르서(74) 수리남 대통령은 1980년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처음 들어선 헹크 애론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통치했다. 1992년 전역 후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나라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리남 법원은 그가 군부독재 시절인 1982년 12월 정부 반대 세력 15명을 살해한 군사작전을 지휘했다며 살인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이 작전에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16명이 납치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 중 한 명이 살아남아 범행을 증언했다. 자신은 현장에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온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유죄 선고 후에도 구속되지 않았고, 곧바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은 코로나19 탓에 다음달 연기됐다. 이에 따라 2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두 번째 임기 연장에 성공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총선에서 5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당선된 의원들이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바우테르서는 자신이 속한 국민민주당 승리와 3선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AFP 통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민주당 의석이 현재 26석에서 14∼17석으로 줄어들어 다수당 지위를 놓칠 것으로 예상됐다. 투표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유권자 줄이 길게 늘어서 2시간 연장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초기 개표 결과는 26일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선거 결과는 한 달 안에 발표하도록 돼 있고 새 대통령은 오는 8월 13일까지 취임해야 한다. 이날 수리남 총선은 코로나19 사태로 남미 여러 나라의 선거가 줄줄이 연기되는 가운데 예정대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수리남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11명, 사망자는 1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현직 총리 첫 법정 출석 네타냐후 “정치적 쿠데타”

    현직 총리 첫 법정 출석 네타냐후 “정치적 쿠데타”

    유죄 선고 땐 총리직 퇴진·징역형 가능성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확대 각료회의를 주재했던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 그는 몇 시간 뒤 정부가 제공한 또 다른 의자에 앉았다. 이번엔 딱딱한 나무 의자였다. 14년간 이스라엘 총리를 맡으며 최장 기간 집권했지만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판사 앞에 선 것이다. 현직 국가 최고 지도자가 형사사건으로 법정에 선 것은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영국 찰스 1세(1600~1649)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뇌물·사기·신뢰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마스크를 쓴 리쿠드당 출신 장관들이 법원에 도열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마스크도 없이 등장해 15분간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이 좌파 기자들과 협력해 나에 대한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조작했다”며 검찰총장과 전직 경찰 수장을 비난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전했다. 그는 이날 저녁 우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기소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적 쿠데타 기도”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법정 밖에서 찬반 시위도 벌어졌다. 하이파대 역사학자인 파니아 오즈 살즈베르커 교수는 “작은 승리일 뿐”이라며 “재판이 방해받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변성이 많은 이스라엘에서 국가 최고 실력자를 법정에 세운 것은 ‘정부 기관들의 회복력과 공정성에 대한 진술 같은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만일 유죄가 선고되면 총리직 퇴진은 물론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극우의 가짜 5월 넘어… ‘하나 된 5월’을 향해 간다

    극우의 가짜 5월 넘어… ‘하나 된 5월’을 향해 간다

    5·18민주화운동은 성격이 복잡하지 않다. 당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미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 하자 광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를 반대했고, 신군부가 잔인하게 총과 칼로, 그리고 헬기 기총 소사로 시위 시민을 학살한 것이 시작과 끝이다. 그날은 1997년 이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세계적인 민주화운동의 모범 사례가 돼 유네스코에 기록물이 등재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폭동 vs 저항’이란 대립적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집단 기억’의 공유를 바탕으로 5·18의 정신인 자유, 민주, 평화, 평등이 온 세상에 구현되도록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지난해 6월 홍콩 도심 집회에서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면서 세계에 중계됐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서 홍콩 어머니 6000여명이 광둥(廣東)어로 번안된 이 곡을 합창했다. 이 장면은 전파를 타고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이 노래는 현재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민주화 투쟁 현장에서 으레 불리는 ‘민중 가요’로 자리잡았다. 이는 1994년 국민과 해외동포 성금으로 설립된 5·18기념재단의 국제 교류와 연대 사업이 이뤄 낸 성과로 꼽힌다. 기념재단은 1999년부터 매년 5월 ‘광주아시아포럼’과 5·18아카데미 등을 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가을로 연기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활동가들의 교류와 소통을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은 2000년부터는 ‘광주인권상’을 제정, 매년 5월 수상자를 선정한다.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로 5·18의 진상을 알리는 각종 출판물과 음반 등의 발간·배포도 이어지고 있다. 5·18이 국제적 민주화의 모델로 위상을 굳혀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11년 5월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다. 2007년 남아공 넬슨 만델라의 1963년 법원 판결 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적은 있지만 아시아 민주화·인권운동 측면에서 ‘1980년 광주 상황’을 등재했다는 점은 향후 국내 현대사 정립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18이 세계 민주화운동의 전형적인 사례로 공인받은 셈이다. ●코로나에도 집회 열겠다는 극우세력 국내 상황은 미완에 머물고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5·18이 법적·정치적으로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지만 평가는 제각각인 탓이다. 올 40주년 기념행사도 ‘5월 정신’의 전국화를 목표로 서울·부산·대구·경기 등 전국에서 14개 사업 80여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는 5·18기념주간에 ‘5·18 폄훼’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연대 등 극우단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18 40주년 전야제마저 취소된 상황인데도 16~17일 금남로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다는 내용의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앞서 지난 6일 광주시청 앞 등지에서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 등을 공개할 것”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명단 공개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상매체 등을 통해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광주시가 ‘감염병예방관리법’에 따라 집회를 금지했지만, 이들은 법원에 집회 금지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게릴라식 공격도 이어진다. 수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 소행이라 주장해 온 지만원(79)씨는 지난 2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시스템 클럽’(5월 8일)에 ‘무등산의 진달래’란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 특수군 600여명은 김일성의 지령을 받아 1980년 5월 21일 밤중에 광주교도소를 5회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씨의 글은 다른 극우단체의 인터넷 사이트에 퍼져 나가면서 ‘5·18 왜곡과 폄훼’의 진원지 중 하나로 지목된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 학살의 주범인 신군부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이를 사실인 양 호도하고,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내용을 퍼뜨리거나 재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공동의 기억’을 형성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5·18의 전국화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군부의 왜곡된 자료 보수매체 타고 확산 5·18 왜곡은 최초 12·12 쿠데타를 통해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주도했다. 신군부는 5·18을 불순세력의 선동에 의한 폭동으로 간주하고 담화문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퍼뜨렸다. 2017년 국방부 특조위가 활동하는 과정에서 당시 군사정부의 조직적인 5·18 왜곡의 일부가 처음 드러났다. 1985년 국방부 주도로 설립된 ‘80위원회’는 ‘광주사태 백서’를 발간하기 위해 군 관련 자료를 모았다. 계엄군의 진압작전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관련 서류 곳곳에서 왜곡 흔적이 발견됐다. 1988년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설립된 ‘511연구위원회’도 광주에 투입된 각 군의 전투 상보 등을 첨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오인 사격에 따른 계엄군의 사인을 시민군 발포로 숨진 것으로 위장하거나 사망자 검시 보고서 등을 조작해 ‘지휘권 이원화’나 최초 발포 명령자를 숨기는 데 급급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왜곡한 각종 자료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확산 바람을 타고 보수 매체 등에 그대로 노출돼 역사를 비틀었다. 이들 내부 집단에서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5·18을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이런 정보가 흘러 넘치고 있다. ●광주시 역사 왜곡 대응 전담팀 운영 광주의 광역·기초 의원 90여명은 최근 합동결의대회를 열고 극우 보수단체의 금남로 집회 금지와 5·18 왜곡·날조 금지를 촉구하는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일부 극우 세력들은 5·18을 지속해서 비방·폄훼하면서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마저 왜곡하는 몰지각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는 역사 왜곡 대응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 4·15 총선 당선자들도 최근 21대 국회에서 ‘5·18 왜곡 처벌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일부 인사들이 5·18을 막말 수준으로 폄훼하는 것은 언론 및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다”며 “악의적 왜곡은 법으로 엄단하고 5·18의 조속한 진상 규명과 헌법 전문 반영을 통해 아무도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기 전남대 5·18연구소장은 “5·18에 대한 기억의 공유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그 정신의 전국화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최강욱… 개원 전 재판부터 받는 與 당선자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최강욱… 개원 전 재판부터 받는 與 당선자들

    “저 사악한 것들보다 더럽게 살지 않았다” 황운하·한병도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향후 재판 결과 따라 의원직 상실할 수도4·15 총선에서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여권 인사들이 국회 입성 전에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부터 받게 됐다. 당선자 중 가장 먼저 법정에 서는 최강욱(52·열린민주당)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잇따른 시민단체 고발로 재판과 동시에 검찰 조사까지 받을 위기에 처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최 전 비서관의 업무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이 열린다. 정식 공판이라 최 전 비서관은 출석 의무가 있다. 최 전 비서관은 변호사 시절인 2017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금고형 이상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기소 당시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고 반발했던 최 전 비서관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약속드렸다”면서 “최소한 저 사악한 것들보다 더럽게 살진 않았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13일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최 전 비서관의 비상장 주식 보유 의혹 등을 고발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에 배당돼 있다. 또 다른 단체인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19일 최 전 비서관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 전 비서관이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며 올린 글 중 “이(철)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는 내용이 허위로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로 채널A 기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의 재판도 오는 23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열리는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황 전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한 전 수석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의원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윤석열 저격수’ 최강욱, 열린민주 비대위원장으로…5월 전당대회

    ‘윤석열 저격수’ 최강욱, 열린민주 비대위원장으로…5월 전당대회

    만장일치 결정…임명은 20일 최고위서최 당선자, 윤석열 부인 검찰 고발 주도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검찰 수사를 맹비난한 4·15 총선 당선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열린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다. 최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의원 후보 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열린민주당은 19일 오후 4시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다음달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전까지 최 당선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 속에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최고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최 당선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고, 최 당선자는 이를 수락했다. 열린민주당은 20일 오전 10시 현 지도부 마지막 최고위를 열어 최 당선자를 비대위원장에 임명할 예정이다. 이날 이근식 당 대표가 사임하고 정봉주 최고위원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는 다음달 열기로 했다.손혜원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빠른 시일 내에 당의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면서 “열린민주당은 5월 11일(예정)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진애, 최강욱, 강민정 당선자들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한 의정 활동으로 꼭 보답하겠다”면서 “다른 후보들도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당내 활동을 통해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친조국’ 최강욱, 尹 겨냥 “세상 바뀐 걸 확실히 느끼게 갚아주겠다” 발언 논란 최, 조국 아들 입시비리 의혹 관련 21일 첫 재판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결정된 최 당선자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최 당선자와 조 전 장관이 공모한 정황을 잡고 그를 불구속 기소하자 수차례 “검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다. 최 당선자는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돼 오는 21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으로 압승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을 겨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는 글을 올려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최 당선자는 검찰이 자신을 기소할 당시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며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 지난달 말에는 윤 총장 부부가 7월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윤 총장 본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저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총선 직전에는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한편 창당을 주도한 정봉주·손혜원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은 열린민주당은 당의 앞날에 대해 “민주당의 판단에 달려있다”며 민주당과의 합당 등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연일 선을 긋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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