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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노인과 섹스

    “저 곳은 늙은이들이 살 나라가 못 된다.서로 껴안고 있는 젊은이들,/…/,관능의 음악에 홀리어,지성의 기념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라고 예이츠는 한탄했다.지금의 우리보다 몇십배나 작고 몇배나 점잖았던 70여년 전의 아일랜드를 두고 쓴 시구다.조국 젊은이들의 관능적 행태에 예순을 넘긴 대시인의 마음이 적잖이 상했던 모양이다.예이츠보다 훨씬 둔감하고,나이도 젊은 한국인 가운데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관능주의,나아가 관능의 독점 현상을맘에 들지 않아 하는 사람들이 나뿐일까. 역사의 거대담론 기운이 쇠잔해진 최근 십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해진 것은 ‘젊음’이다.젊은이가 많아졌다는 것이 아니다.수적으로 젊은이는 오히려 십년 전보다 줄어들었다.달라진 것은 젊음의 존재 양상이다.주위를 둘러보면 젊음이 점령군처럼 요소요소에 진주해 있다.진짜 점령군인 양 젊은이에게 맞눈길을 주지 못하는 나이든 사람도 없지 않다.단군 이래 젊음이 이 땅에서 이처럼 힘이 센 적이 있었던가. 반면 단군 이래 노인들이 이처럼 무력해진 적이 있었던가.젊음이 자신의 외적 가치를 알아차릴 때 그 깨달음은 젊지 않은 것에 대한 무시와 무례로 이어진다.젊음의 관능적인 포즈에서 그같은 무시와 무례가 가장 노골적으로 읽혀진다.젊음이,젊음의 관능이 군림하는 시대에 노인은 자신의 관능을,성을 말할 수 있을까. 영상물등급위원회는 70대 실제 부부의 실제 성생활을 담은 영화 ‘죽어도 좋아’를 제한상영물로 판정했다.제한영화관이 없으니 전체 관람불가인 것이다.영등위는 “일반 국민 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67분의 영화 가운데 구강성교와 성기노출의 7분간 성교 장면을 문제삼았다. 너무 적나라한,너무 사실적인 장면이라는 것이다.이 영화는 노인들에겐 애초에 가능하지 않고,그래서 생각하거나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섹스가 실존적으로 중요하며,또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노인의 섹스에 관한 사회의 상식을 잘못된 편견으로 깨겠다는 말이다.상식과 정설과 기존의식을 타파하는 것은 쿠데타와 같다.그래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반란의 실제 행위이며,행위의 디테일이다.대안과 반대의 디테일을 보여주지 못할 때 안티와 쿠데타는 실패한다.7분간의 성교 장면은 쿠데타의 상세한 실제상황이며,구강성교나 성기노출은 피해서는 안되는 백병전과 같다. 70대의 노인들이 쿠데타의,반란의 사실적인 디테일을 생산할 수 있을까.‘죽어도 좋아’의 사실성에서 가장 소중한 점은 노인들의 섹스가 주체적이라는 것이다.섹스라고 하는 3차원의 감성과 동작을 73세와 71세의 남녀 노인이 자급자족으로 생산해내고 있다.섹스에 필요한 모든 것이 노인의 왕국에서 생산·조달되는 것이다.거기에는 약물,공상,사회적 일탈의 매매춘,나이차가 나는 연애 등 노인의 왕국,노년의 계(系) 밖에서 수입할 수 있는 섹스 보조물이 전무하다.그래서 ‘죽어도 좋아’의 섹스는 비 외세의존적,독립적,주체적이다.노년의 계 안에 닫혀 있는 섹스가 장면 자체로 어필할 리 없다.그러나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주체적 가능성이지 우월적인 매력이 아니다. 매력은 없어도 노인의 섹스는 성공했는가.몰래카메라가 아니기 때문에 ‘죽어도좋아!’라는 영탄을 즉시 현실로 연결지을 수는 없다.오로지 잣대는 그 영탄이 예술적 논리성을 충족시키느냐다.나에겐 논리적인 의구심이 생기지 않았다. 중년의 나는,젊음이 점령군의 배지처럼 날로 위협적인 광채를 더해가는 이때,노인간의 섹스를 사실적으로,주체적으로,성공적으로 영상화한 ‘죽어도 좋아’가 내 정서에 해를 끼쳤다고 보지 않는다.오히려 영혼에 득이 됐다고 생각한다.이 영화를 18세이상 성인이 보고 싶으면 어느 극장에서나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영등위의 재심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작심한 이인제 “이젠 행동으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13일 당내에서 진행중인 신당논의에 강한불만을 드러내면서 “말로만 할 단계가 지났다. 이제부터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민주당 신당논의가 계속될 때는 노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당내투쟁은 물론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지난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서 중도사퇴한 뒤 말을 아끼던 이 의원은 이날 작심한 듯 자신의 심경과 향후 구상을 펼쳐보였다.전날 측근이나 가까운 인사들이 노 후보측이 주도해 진행중인 신당논의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노 후보가 위장개업을 통해 ‘친위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극한 감정을 표출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언급이라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 사무실서 기자간담회를 한 데 이어 오찬간담회와 기자들과 티타임을 연이어 가지면서까지 민주당내 신당논의를 “국면경선이나 정강정책을 얘기하는 것은 결국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이고,이것은 신당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절하했다.그 연장선상에서 자신은민주당내 신당논의가 국민적 호소력을 가진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재보선 등 두번의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민주당은 지역적으로,이념적으로 완전히 고립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신당을 하려는 것”이라면서 “신당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 새틀을 짜자는 것인데….”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신당논의 분위기에서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신당내 경선참여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한동(李漢東) 의원,김중권(金重權) 전 민주당대표와의 18일 모임 강행 의지를 보이는 등 실천적 행동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다만 구체적 행동방식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춘규기자 taein@
  • 대선3인방 속내는/ 李 “”걱정없다””, 盧 “”재경선뿐””, 鄭 “”혼자라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최근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넘나들고 있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간의 각축전이 본격화하고 있다.특히 이들 유력 대선주자간의 수읽기와 막전·막후에서의 상호 견제 움직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李 “걱정없다”/ 병풍·정풍도 노풍처럼 사그라질것 13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공식 일정은 없었다.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는 휴가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후보는 전국적인 폭우로 지난 11일 경남 김해의 수해현장을 방문하면서 사실상 휴가를 하루로 끝냈다.12일에는 충남 안면도에서 열린 전국농업경영인대회에 참석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보고,16일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 이은 8·8 재보선의 압승은 한나라당과 이 후보에게는 매우 유쾌한 일이다.국회 의석 과반수를 차지한 거대 야당으로서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이런 대형호재에도 이 후보는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은 것 같다.병풍(兵風)과 지지율정체 탓이다. 이 후보는 8·8 재보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으려고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다면 대통령후보 사퇴는 물론 깨끗하게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정면 대응했다.하지만 민주당의 병풍공세는 계속되고 있다.이 후보는 검찰의 태도와 방송 등 일부 언론의 보도에도 불만이 있다.다른 당직자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로 나오는 등 ‘정풍(鄭風)’이 예사롭지 않은 것도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하지만 이 후보는 겉으로는 여론조사에 별로 개의치는 않는 것 같다.담담하다고 한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 후보는 정 의원의 지지도 상승세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선이 4개월여 남은 상태에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때문인 듯하지만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 같다.물론 올 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노풍(盧風)’이거세게 불었지만,시간이 가면서 거품이 꺼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정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한나라당의 당직자들도 아직은 별로 걱정을 하는 것 같지 않다.권철현(權哲賢) 후보 비서실장은 “이회창 후보의 반대편에 있는 세력들을 모두 합쳐 단일후보를 냈을 때의 지지율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반(反) 이회창 세력들이 모두 한 곳으로 결집될 가능성도 낮은 상태에서의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요즘 이 후보는 기자회견 외에 다음주 초에 발족될 예정인 대통령 선대위인선에 고심하고 있다.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선대위 출범과 함께 각계 전문가 영입을 통해 특보단과 자문단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보수적인 색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참신한 명망가를 영입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곽태헌기자 tiger@ ■盧 “재경선뿐”/鄭의원 경선거부는 反민주 발상 8·8재보선 참패 이후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원군(援軍)’을 만났다. 노 후보를 지지해온 사회 각계 인사들이 당내 반노(反盧)세력의 ‘신당창당을 통한 후보 교체’ 움직임에 맞서 ‘노무현 지키기’에 본격 나선 것이다.노 후보는 단순한 민주당 대선후보가 아닌,200만 국민이 참여해 뽑은 국민후보인 만큼 정당한 이유없이 후보를 교체하거나 무원칙적으로 신당 창당을 추진해선 안 된다는 논리에서다. 노 후보의 정책조언자인 국민대 김병준(金秉準) 교수,고려대 최장집(崔章集) 교수,함세웅 신부를 비롯해 영화배우 문성근(文成瑾)씨,시사평론가 유시민씨,문재인(文在寅) 변호사 등 100여명은 13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활동’을 선언하고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노 후보는 단순한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200만 국민이 참여해 뽑은 국민후보”라며 “정당한 이유없이 노 후보를 공격하고,후보교체와 무원칙한 신당 창당 등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려는민주당 일부세력에 국민경선 정신을 부정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노 후보에게도 “정책과 노선을 달리하는 정치세력이 정파 이익을 위해 무원칙하게 손잡는 구시대적인 신당 시도를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며 “국민을 믿고 정도를 걸을 것”을 주문했다.아울러 노사모 회원 50여명은 같은시각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운동을 벌였다. 노 후보측은 반노세력의 집중포화에 대한 ‘외곽때리기’와 함께 당내 지원사격도 병행했다.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은 이날 신당의 대선후보 선출방식과 관련,“국민경선은 최소한의 공리(公利)”라며 국민경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지난 12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노 후보가 포함되는 재경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노 후보를 배제한 국민경선에만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그건 우리 입장에서 불가능하다.”고 선을그었다.어떤 형태의 신당을 만들더라도 기존의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노후보의 지위만큼은 반드시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 후보측은 반노세력에 대해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노 후보측 한 핵심관계자는 신당 창당을 친노(親盧)세력의 ‘친위 쿠데타’로 보는 시각에 대해 “논리적,실질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그러기 전에 확실한 사람(재경선 후보)을 데려와야 한다.그래야 확실한 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민경선을 반대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지난번 국민경선에서 졌던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민경선이 노후보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鄭 “혼자라도”/ 신당 국민경선 고집땐 참여안해 최근 여론지지율 급상승과 함께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의 ‘영입대상 0순위’로 지목되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13일 ‘대선 출마’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 현재까지 정 의원의 직접 언급과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당이 국민경선을 고집하지 않고,추대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신당의 대통령후보로 나서겠지만 그런 여건이 안되면 신당 혹은 무소속으로라도 대선에 출마한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 정 의원은 이날 “당선 가능성을 검토하겠지만 당선가능성이 없어도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정치개혁과 대선 분위기를 바꾸는 의미가 있다면 출마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그가 사실상 처음으로 대권 꿈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정 의원은 이날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참석차 말레이시아로 출국하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에서 저에 대한 기대가 많이 나오니까 책임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민주당 신당 추진 세력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언행이다. 정 의원은 대선출마를 위해 상당히 깊이 있고 충분한 검토를 마쳤다는 인상도 짙게 풍겼다.즉 출마를 위해선 “마음의 준비가 제일 큰 것”이라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4번이나 후보로 나왔고 일생 동안 정치를 했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돼 있었지만 저는 이번이 ‘첫경험’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하는 일이많은 집사람한테도 앞으로 일을 줄이라고 했다.”고 덧붙여 가족·주변인사들 쪽에서도 대선행보 구체화에 대비한 정지 작업을 마쳤음을 시사했다.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시원시원해서 좋겠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게 정당중심이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가) 불리하다면 생각을 해보겠다.”고도 언급했다. 지금까지 무소속 출마쪽에 비중을 두었던 태도에서 벗어나 민주당의 신당이든,제3의 독자 신당이든 당을 업고 출마하는 게 유리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는 나아가 신당논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도 감추지 않았다.민주당 신당추진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분리대응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그는 민주당의 주류쪽이 신당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후보 재경선 문제에 대해 “국민경선에 참여한 많은 국민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부정적 입장을 피력,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주류가 제기한 ‘분권적 대통령제’를 매개로 한 개헌론엔 “총리의 권한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여 비주류를 앞세워 노 후보측을 압박해 들어가는 전략 구사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박유철 前독립관장 가족 ‘4대 이은 사랑’ “예리해진 대한매일 특별한 아침”

    백범기념관건립위원회 박유철(朴維徹·65·전 독립기념관장) 위원장 가족은조상의 혼(魂)이 깃든 ‘대한매일’을 펼치면서 아침을 연다.박 위원장은 대한매일신보의 초대 주필로 활동하며 항일 구국운동을 이끌었던 박은식(朴殷植) 선생의 장손이다.부인 양준자(梁俊子·59·안양대 교수)씨는 1904년 영국인 배설(裵說)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양기탁(梁起鐸) 선생의 친손녀이다.대한매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인연을 지닌 가족이다. 1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백범기념관건립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위원장의 둘째아들 지윤(志潤·26·서강대 신문방송학과)씨와 막내딸 지선(志宣·22·연세대 영문학과)씨도 대한매일의 팬이기는 마찬가지다.특히 두 남매는젊은 세대답게 창간 98주년을 맞은 대한매일에 거침없는 비판과 함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1998년 대한매일 재창간 이후 더 열렬한 독자가 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박 위원장은 “대한매일이 과거 서울신문 시절 정부의 생각을 대변하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졌음을실감한다.”면서 “정부는 물론 절대권력을 상대로 비판의 칼날을 예리하게 세우려는 의지가 지면에 드러나고 있다.”고 기뻐했다.지윤씨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 대한매일이 관심 밖이었다.”면서 “그러나 민영화 이후 대한매일이 대안적 언론사 소유구조의 사례로 집중 거론되고 있으며,알찬 지면이 매우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때 파격적인 ‘대∼한매일’ 제호와 편집은 친구들 사이,아니 대학생들 사이에서 화제였죠.그렇지만 일반 시민들이 가판대 등에서 대한매일을 쉽게 찾기가 어려워 안타까워요.” 지선씨의 지적이다. 특히 이들 가족은 우리 민족의 애국심과 자긍심을 드높였던 월드컵 거리 응원의 열기를 이어가는 역할을 대한매일이 맡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위원장은 “월드컵 거리응원 때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쏟아져 나온시민들을 보고 ‘3·1운동’을 떠올렸다.”면서 “대한매일은 이제 한국인의 의식에 잠재된 애국심을 이끄는 민족 정론지로 정착하기위해 새롭고 과감한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거리 응원에 참가,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어깨동무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 새삼 민족을 인식했다는 지윤씨는 “민족정론의 전통을 이어받은 대한매일만이 한민족의 폭발적인 힘을 모아낼 수 있는 언론이 될 수있다.”고 말했다.이들은 또 대한매일이 ‘통일’을 준비하는 신문이 돼야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서해교전을 둘러싸고 세대간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김구 선생의 말씀대로 첫째도 둘째도 통일을 이루는 게 민족의 최우선 과제인데,화해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마다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습니다.그렇다고 통일을 위한 노력을 늦춰서는 결코 안됩니다.” 박 위원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선씨는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희생을 감수하면서 통일을 추진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많다”면서.“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시점에 북한이 꼭 서해교전을 일으켜야 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고,전체적으로 북한과 통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가감없이 밝혔다. 대한매일에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박 위원장은 “사회 전반의 원칙이 흔들리고 부패와 비리로 얼룩지게 된 것은 일제 식민지,이승만 장기 독재,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 등 뒤틀린 역사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노정에 대한매일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지선씨는 “기성 세대의 악습인 혈연·지연 등 연고주의에 묶여 있지 않은우리 세대가 사회에 본격 진출하면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대한매일의 ‘학벌타파’ 기획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지윤씨는 “요즘도 대한매일이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놓고 머뭇거리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다.”면서 “족벌언론보다 자유로운 처지인 대한매일이 더욱 과감한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조현석 임일영기자 hyun68@
  • 파라과이 비상 선포

    남미 파라과이에서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곤살레스 마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전국에 5일 시한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그러나 제1야당인 급진자유당 소속의 훌리오 프랑코 부통령이 시위대에 동조,마치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어 파라과이 정정이 혼란에 빠졌다. 빅토르 에르모사 내무장관은 이날 수도 아순시온의 정부청사에서 마치 대통령을 대신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의회가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비상사태의 위헌 여부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시위대들은 공직 부정부패와 마치 대통령의 긴축재정에 반대,마치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제2의 도시인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서는 1500여명의 시위대가 브라질과의 연결 교량을 점령,차량통행을 중단시키기도 했다.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11살의 어린이를 포함,4명이 총상을 입었다.시위 진압과정에서 이들을 포함,6명이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브라질에 망명 중인 오비에도 전 장군이 이번 시위를 배후조종했다고 비난하고 있다.오비에도 전 장군은 1996년 이후 세번에 걸친 쿠데타 시도를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책꽂이/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등

    ◇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2(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정초일 옮김)=지난 2월 출간해 인기를 모은 시리즈의 두번째 권.‘인류의 운명을 바꾼 스캔들과 배신,재판’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역사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랑과 음모,계략과 파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푸른숲,2만 3000원. ◇대통령과 장군(김준하 지음)=제2공화국 윤보선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이의 회고록.1961년 5·16쿠데타 발발에서 63년 대통령 선거까지 윤보선(대통령)과 박정희(장군) 두 인물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특히 쿠데타 직후 윤보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히는 증언으로서 가치가 높다.나남출판,1만 2000원. ◇유쾌한 정치반란,노사모(노혜경 등 지음)=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노사모’를 본격적으로 분석했다.노사모는 과연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에 불과한가,아니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축제’인가? 그 해답을 얻고자 각계 전문가 9명과 노사모 회원 9명의 글을 함께 실었다.개마고원,1만원.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프란시스코 페레·박홍규 지음,이훈도 옮김)=190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페인에 자유학교를 세웠으나 정부로부터 군사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누명을 쓰고 총살형을 당한 프란시스코 페레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박홍규 영남대 법대 학장이 쓴 페레 평전과,페레가남긴 글 ‘모던스쿨의 기원과 이상’ 두 부분으로 구성했다.우물이 있는 집,1만 1000원. ◇포스트콜로니얼(고모리 요이치 지음,송태욱 옮김)=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도쿄대 교수의 자기 비판서.메이지유신 시절 ‘근대화=문명화’라는 일본 내 인식이 실은 구미 제국주의 열강을 모방하려 한 ‘자기 식민지화’에 지나지 않으며,그러한 자기 식민지화를 은폐하려고 일본이조선 등지에 침략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한다.저자는 식민주의 의식이 전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일본사회 재편에 그대로 반영돼,동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재진출이라는 형태의 신식민주의가 가능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삼인,1만원.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초파리(마틴 브룩스지음,이충호 옮김)=초파리는 20세기 유전학의 총아였다.1910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모건 교수는 초파리에서 발견한 하얀 눈의 돌연변이를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이를 시작으로 초파리는 유전학에서부터 발달생물학에 이르기까지,행동유전학에서 노화 연구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생물학적 발견의 핵심에 있었다.초파리 이야기가 한편의 소설처럼 재미있게 전개된다.이마고,9800원. ◇생태학,그 열림과 닫힘의 역사(도널드 워스터 지음,강헌·문순홍 옮김)=현대 생태학의 중요한 흐름을 조성한 역사적 변천시기를 구분해 각 시기에서 핵심적인 몫을 한 인물들의 생태사상과 그 사상의 시대사적 의미를 다루었다.아카넷,2만 7000원. ◇씨름(이만기·홍윤표 지음)=우리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기원과 역사,기술,장사 열전 등을 두루 다루었다.프로 씨름대회 출범후 1세대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체육기자 경력 20년인 홍윤표 일간스포츠 부국장이 함께 썼다.다양한 씨름기술을 그림으로써 자세히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대원사,4800원. ◇쇠똥마을 가는 길(이호신 글·그림)=탄자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초청으로아프리카를 방문한 동양화가가 50일간의 여정을 수묵화에 담아냈다.제목의‘쇠똥마을’이란 아프리카의 마사이족 마을을 말한다.화선지에 수묵으로 그린 아프리카 전경이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열림원,1만 2000원. ◇인생의 황혼에서(헬렌 니어링 엮음,전병재·박정희 옮김)=어떻게 나이들어가야 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타고르·위고·슈바이처·키케로·톨스토이 등 240여명에 달하는 인물이 남긴 빛나는 성찰을 실었다. 민음사,8500원.
  • 책꽂이/동물들의 사회생활 등

    ■ 인문·사회 ◇동물들의 사회생활(리 듀거킨 지음,장석봉 옮김)=동물의 협동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속임수를 사람의 눈으로 해석한 재미있는 책.인간의 사회생활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동물의 그것을 통해 살피고,싸우고,쟁취하는 동물의 생활상과 협동 형태의 변화과정이 진지하고 설득력있게 그려졌다.지호,1만 2000원. ◇한국의 시민운동-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박원순 지음)=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줄기차게 시민운동을 펼쳐온 저자가 지난 몇년동안 쓴 세미나 발제문과 기고문 등을 엮은 책.특히 이 책은 그동안 시민단체에 가해졌던 다양한 비판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라는 점은 물론 시민운동단체 내부의 생생한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당대.1만 2000원. ◇진보정당은 비판적 지지를 넘어설 수 있는가(주대환 지음)=민주노동당 마산 합포지구당 위원장이자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올해 대선의 화두.지난 87년 이후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에 걸림돌이 되어 온 ‘비판적 지지론’의 망령이 올해 대선에서도 되살아날 것이라는우려를 제기하며 진보정당의 전망과 과제를 진지하게 살피고 있다.이후.1만원. ◇동방기독교와 동서문명(김호동 지음)= 5세기이후 아시아 내륙지방의 초원과 사막,인도·중국 등지에 널리 전파돼 1000년동안 생명력을 유지한 동방 기독교의 일파,곧 네스토리우스교(경교)의 실상과 그에 따른 동서 문명교류를 고찰했다.지은이는 중앙아시아와 그 주변 세계 연구에 천착해온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까치,1만2000원. ■ 과학·학술 ◇좁은 땅 넓은 바다(조정제 지음) =국토연구원 부원장,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저자가 바다에 비전을 제시하는 책.지금까지 해양 관련 정책의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조건이 비슷한 외국의 예를 통해 바다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제시한다.한울.1만4000원. ◇꽃의 제국(강혜순 지음)= 이동할 능력도 없고 뇌세포 하나도 못갖춘 식물이 어떻게 인간의 생활을 좌우하고 또 수억년동안 지상에 살아 남았을까.이런 관점에서 한없이 나약하면서도 진화를 거듭해 온 식물의 실체를 꽃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규명한 책.어른은 물론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식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꾸몄다.도서출판 다른 세상.1만6000원. ■경제·경영 ◇巨商 임상옥의 상도경영(권명중 지음)= 이윤과 윤리가 양립할 수 있을까.이고민에 대한 답을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의 철학에서 찾은 저자는 윤리야말로 기업운영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라는 글에 담긴 절제·균형·신뢰의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고,이를 토대로 우리 기업에게 필요한 윤리를 쉽게 풀어썼다.거름.1만2000원.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직이 강하다(루스벨트 토머스 지음,채계병 옮김)= CEO 한 사람의 경영마인드만으로는 21세기에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미국의 유명 컨설턴트인 저자는 “기업이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밑바탕에 각기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가진 직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한 조직안의 모든 개인이 가진 중요성을 탐구하는 책.이지북.1만3000원. ◇카를로스 곤-변화와 개혁으로 이끄는 성공경영(오토미 히로야스 지음,은미경 옮김) =1조4000억엔의 부채를 지고 붕괴직전까지 갔던 닛산자동차를 불과 2년만에 흑자 경영체제로 탈바꿈시킨 프랑스인 카를로스 곤.닛산을 변화와 개혁으로 이끈 그의 경영 노하우를 낱낱이 밝힌다.삼호미디어.9900원. ◇위너스(사토 요시나오 지음,은영미 옮김)=나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을 가져라.일본 최고의 컨설턴트가 강조하는 성공의 비결이다.꿈을 갖고 최선을다해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다양한 예와 함께 실었다.청아출판사.1만원. ◇CEO 히딩크(윤정민 지음)=‘히딩크 경영리더십의 7가지 조건’이라는 부제를 단 이책은 불과 1년 반만에 ‘이기는 방법’을 깨우치게 한 히딩크의 리더십을 경영 차원에서 재해석했다.히딩크를 통해 한 명의 뛰어난 CEO가 조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하서.9000원. ■처세 ◇명장 명참모(도몬 후유지 지음,이정환 옮김)=일본 전국시대 명장과 명참모의 뛰어난 용병술과 조직력을 통해 현대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제시하는 책.리더를 명장에 중간관리자를 명참모에 비유,역사 속 일화와 함께 인재를 양성하는 법을 일러준다.경영정신.1만2000원. ■기타 ◇위드 차이나(한국물가정보 발행)=중국 전문 산업 정보를 다룬 월간지.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한·중 교역이 증가했지만,지금까지는 마땅한 가이드북이 없었다.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인에게 성공·실패 사례,유망 상품,한·중 물가 비교,중국 기업 소개,법률가이드 등 자세하고도 실용적인 정보를 소개한다.사단법인 한국 물가정보.7000원 ◇이휘소(공석하 지음)= 한국이 낳은 천재 과학자 이휘소.그의 짧지만 뜨거운삶을 3권의 소설로 기록했다.앞서 낸 소설의 미흡한 내용을 보완한 완결판이다.15년간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굴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 희생당한 한 천재의 삶을 그대로 복원했다.뿌리.각 7800원. ◇꽃은 져도 향기는 그대로일세(명정 정성욱 엮음)=우리 나라 선(禪)지식의 선구자인 경봉 큰스님의 50여년에 걸친 수행일기와 대 선사들과 주고 받은 서한문을 엮은 책.올해로 입적 20년을 맞는 경봉스님의 남긴 80여편의 시와 20여개의 화두가 함께 엮어져 경봉스님이 용맹정진하며 추구해 온선의요체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예문.8800원. ◇대통령과 장군(김준하 지음)=제2공화국 윤보선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이의 회고록.1961년 5·16쿠데타 발발에서 63년 대통령 선거까지 윤보선(대통령)과 박정희(장군)두 인물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특히 쿠데타 직후 윤보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히는 증언으로서 가치가 높다.나남출판,1만2000원.
  • [씨줄날줄]공직자의 임기

    강금식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선임된 지 2개월이 채 안돼 얼마 전 사표를 제출했다.13대 평민당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정당추천 몫으로 공자위원에 위촉됐던 강 위원장은 지난 5월 초 우여곡절 끝에 선임됐다.그는 박승 전 위원장이 한국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긴 뒤 정부가 강력히 추천한 이진설 산업대 총장을 ‘쿠데타’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공적자금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을 들어 공자위원장에는 정당 추천인사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민간인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는 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정계 진출설이 나돌았으나 “위원들이 추천한 이상 하루를 맡더라도 직을 수행하겠다.”며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얼버무렸다.‘설’은 2개월이 못돼 ‘사실’로 입증됐다.강현욱 의원의 전북지사 당선으로 공석이 된 지역구에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내년 2월까지인 공자위원장보다는 2004년 4월까지 신분이 보장되는 국회의원이 낫다고 판단한 것일까? 강씨는 위원장직을 사퇴하기 하루 전156조원의 공적자금 중 69조원은 회수불능으로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에도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8·8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취임 1년여만에 도중하차했다.‘강봉균 봐주기’라는 논란 속에 경제정책의 싱크탱크라는 KDI 원장에 선임된 그는 지난 2000년 4·13총선에 차출됐다가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그는 ‘부탁도 많이 해야 하고 체질에도 맞지 않는’강요된 선택으로 표현했다.취직을 위한 첫 면접시험(강원장의 말),결선투표까지 가는 격전 끝에 경제수장에서 국책연구원장으로 변신한 그는 ‘꾀돌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아이디어 주머니를 풀어헤쳤다.하지만 그도 지역구 출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옛 선비들은 벼슬에 나아갈 때 안분(安分)과 시중(時中)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았다.‘편안한 마음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때에 맞게 처신하라.’는 뜻이다.또 공익을 앞세우고 사익을 뒤로 돌렸다.강금식씨와 강봉균씨의 처신에 대해 막중한 공복의 자리를 정계 진츨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언제쯤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까. 우득정 논설위원
  • 깊어지는 ‘민주 내홍’/반노파 제압 명분 찾아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재신임·후보직 사퇴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홍(內訌)이 계속되고 있다.당무회의에서 노 후보의 재신임이 인준돼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중도개혁포럼이 후보·지도부 사퇴를 요구했고,21일에는 주요 당직자들이 집단지도체제의 당무운영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친노(親盧)-반노(反盧),쇄신연대-중도개혁포럼 간의 권력투쟁 양상도 복잡하다.민주당내 움직임을 각 세력별로 알아본다. ■盧후보측 대응책 부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중도개혁포럼 등 ‘반노(反盧)파’가 세력화할 뜻을 밝히면서 장기전 채비에 돌입하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 후보측은 반노파의 움직임을 권력투쟁의 서곡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반노파가 갈수록 세를 규합해 나가는 가운데 8·8 재·보선에서마저 참패한다면 노 후보의 입지는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이에 따라 초반에 반노파의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팽배해지면서 강경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노 후보의 측근은 “이미 (반노파를)포용할 단계는 지난 것 같다.”며 “투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노 후보를 지지하는 쇄신파 의원들의 발언수위도 전에 없이 강경하다.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중개포가 저렇게 나오는 것은 재·보선 이후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중개포는 더이상 명분도 없고,영향력도 없다.”고 폄하했다. 쇄신연대 장영달(張永達) 회장도 “중개포 회원들이 주류 입장에 있다가 전당대회이후 소외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며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로 의미를 축소했다. 노무현 후보는 “당은 당대로 가야 하니까 일일이 대꾸 안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한화갑(韓和甲) 대표도 “한번 결정되면 총의를 존중해야 한다.”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노 후보는 21일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12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강한 톤으로 당원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노 후보는 “나무에서 떨어지고 찬밥 먹고 산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반드시 해낼 자신감이 있으니 나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노 후보는 “노무현이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고 한심한 사람도 아니다.”며“족보 없는 떠돌이 무사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비장한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이어 “계보에 줄서듯 하지 말고 믿고 따라달라.자학하지 말고 사활을 걸어달라.”고 거듭 단합과 ‘파이팅’을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중립파 입장-盧 헐뜯으면 대선 패배” 지난 20일 민주당내 중도개혁포럼 인사들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즉각 사퇴’언급과 관련,당에서 중립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후보 흠집내기’ 시도가 계속되면 노 후보는 상처가 날 수밖에 없으며 ‘국민경선’으로 얻은 민심마저 잃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은 “아직 16대 국회 원구성이 끝나지 않아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모두가 뼈를 깎는 자세로 반성해야 할 때”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전 의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하게 정치를 해야지,자꾸 모여 상대편을 헐뜯으면 결국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원론적으로는 모두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가야 한다.”면서 “당의 형편상 지도부가 당장 물러나지 못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납득할 수 없는 분들이 많은 것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일한 해법은 ‘현실’을 놓고 당의 구성원들이 꾸준히 대화하는 방법뿐”이라면서 “다소 혼란스럽게 보여도 미봉책보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순(金聖順) 지방자치위원장은 “후보가 스스로 물러나기 전에는 국민경선을 거쳐 뽑은 후보를 끌어내릴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중부지역 출신 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적 생명보다 당과 대의를 생각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또 “이제는 노 후보를 가꾸고 다듬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야 할 때”라고‘노 후보 중심의 개혁’을 강조했다.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중개포 출범 취지는 어려울 때도 당의 근간이 되자는 것이었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노 후보에게만 돌리는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밝혔다.이어 “일단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면서 “노 후보에게 권한은 주되 책임은 분산시켜야 한다.”고 ‘후보 보호론’을 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이인제·비주류 입지 찾기/반노파의 노림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지도노선과 득표력에 회의를 표시하며 파상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민주당내 반노(反盧)파의 움직임이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진행중이다. 그동안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당무위원회의,그리고 20일 중도개혁포럼 모임에서 노 후보와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던 반노 진영은 21일 추가적 집단 움직임이 없었다. 다만 개별 의원들이 산발적으로 후보사퇴 요구 목소리를 거두어들이지 않은 채 “월드컵이 끝나면 후보사퇴 서명작업 등 세력화를 하겠다.”거나 “7월달에 신당창당 등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탈당할 수 있다.”고 주장,분열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태다. 당내 주류쪽에서는 이같은 반노 진영의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성격규정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반노파의 성격과 관련,이인제(李仁濟) 전 고문과 연결짓는 시각이 압도적이다.이 전 고문은 “말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반노 움직임의 핵은 이인제 전 고문이라는 게 주류쪽 시각이다. 실제로 반노 움직임의 핵심엔 이 의원의 정치적 기반인 충청권 의원들이 서 있다.그리고 중부권 및 수도권의 ‘친(親)이인제 성향’의원들도 함께하고 있다.전날 후보와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중도개혁포럼도 대선후보 경선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회원들이 ‘친이인제 성향’으로 분류됐었다. 따라서 민주당내 반노 진영의 움직임은 어느 정도 이인제 전 고문의 향후 정치적 구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물론 반노 움직임의 지향점을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영입시도와 연결시키려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반노파의 움직임이 대선국면이나 대선 후를 겨냥,이인제 전 고문과 비주류의 입지 확보를 위한 정치적 몸짓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실제로 반노파의 상당수 의원들은 이날 “당의 결속과 외연확대를 위해 노력할 때지 갈라서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설훈(薛勳) 의원이 제시한 ‘노무현 후보-이인제 당 대표’란 절충안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이 전 고문이 독자적으로 선택할 카드가 여의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춘규기자 taein@ ■민주 당직자 일제사의 배경/한대표의 친위쿠데타 21일 민주당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과 박병윤(朴炳潤) 정책위의장,정범구(鄭範九)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당안팎의 관측통들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당내 위상 강화를 위한 친위 쿠데타적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평소 한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같은 날 줄줄이 사퇴를 한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이들이 사퇴 이유로 집단지도체제의 문제점을 거론한 게 한 대표측의 집단 반발이라는 관측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정 대변인 등이 밝힌 사퇴의 변은 한마디로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11명의 최고위원들이 동등한 권한을 행사함에 따라,제대로 할 수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이는 한 대표가 이름만 대표일 뿐,제대로 된 권한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 대표는 그동안 “대표 비서실의 비서 한명도 내 맘대로 임명 못한다.”고 푸념하곤 했다.노 후보도 최근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이 불거지자 “지금 대표는 여러 최고위원들중 한명일 뿐이어서 제대로 재량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한 대표를 옹호했었다. 하지만 당직자들의 사의표명에 대한 다른 최고위원 진영의 반응은 냉소적이다.한 비주류 최고위원측은 “그렇다면 집단지도체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냐.대안을 내놓아야지….”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 [월드컵 피플] 이창주 ‘빈체로’사장

    “여기가 2002년 6월 한국의 ‘현재’를 가장 현장감 있고 박력있게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서울 삼성동에 ‘KT플라자’를 6월 한달 동안 운영하는 문화공연기획사 ‘빈체로’의 이창주(48) 사장이 내세우는 자부심이다.서울 여의도 등 곳곳에 등장한 월드컵플라자중 한 곳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삼성동 ‘KT플라자’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이다.지난 14일 오후 한국·포르투갈의 경기를 기다리는 ‘거리의 붉은악마’들이 가득한 ‘KT플라자’는 무엇이 달랐나.대형 스크린과 스피커·조명 외에 무엇이 더 있었나. 막사 안에 마련된 초고속망이 깔린 컴퓨터 20여대로 붉은악마들이 수시로 인터넷을 즐기고 있었다.무료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도 벌어졌다.플라자 한쪽에서는 멍석을 깔아놓고 외국인까지 참여한 제기차기 시합,화살을 병에 집어넣는 전통놀이 투호,외국인 대상의 전통 혼례의상 입어보기 등이 벌어지고 있었다.KT측이 마련한 대형모형관에서는 한국 정보기술(IT)의 수준을 보여주는 초고속망·인터넷·모바일폰 등의 발전현황을 보여주고있었다. 전통과 현대,놀이와 기술이 한자리에 버무려져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강남의 ‘문화 빠꼼이’들이 어슬렁거리며 재미를 찾고,즐기고 있었다. 이 사장은 “마침 외신기자들의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코엑스 이곳에서 강남구청의 땅과 KT의 IT기술,빈체로의 문화기획이 만나 ‘한국의 현재’가 생생하게 전세계로 전송되고 있다.”고 자랑했다.더이상 한국전쟁과 군사쿠데타,화염병으로 뒤덮인 사회 혼란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미래지향적인 한국 이미지를 수출하는 전진기지라는 것이다. 이탈리아어인 ‘빈체로’는 ‘나는 이길 것이다.’라는 의미.이 사장이 고급 문화,또 스포츠와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싶어 95년에 자본금 1억원으로 세운 회사다.한국외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4년 일한 뒤 87년 유럽으로 건너가 여행사와 스포츠 마케팅사를 운영한 그는 93년 귀국한 뒤 돈보다 문화와 가까이 있고 싶었다.이번 월드컵을 맞아 ‘월드뮤직 페스티벌’을 열어 우리에게 덜 익숙한 보사노바·아카펠라·재즈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한 일이나,월드컵 전야제 기획에 참여한 것도 그같은 욕심 때문이었다. 월드컵 16강 진출로 온 나라가 달아오른 요즘 이 사장은 또 다른 기획에 골몰한다.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인천·수원·제주 등 전국에 퍼져 있는 축구전용구장 10곳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88∼93년에는 대한축구협회 유럽에이전트까지 맡았던 그는 90년 국가대표팀의 첫번째 외국인 감독인 크라머 영입에도 관여했다. “축구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유럽처럼 축구전용 경기장에서 대규모 문화공연을 벌여 축구를 생활화해야 합니다.국민 관심이 줄지 않아야 2006년 월드컵에서도 16강·8강에 진출하지 않겠습니까.” 문소영기자 symum@
  • 정승화 前육참총장 별세

    12·12사태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지내다 쿠데타를 일으킨 부하 장교들에게 연행되는 수모를 겪었던 정승화(鄭昇和·사진)예비역 대장이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향년 76세. 정승화 전 총장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가 이날밤 9시쯤 숨을 거뒀다. 정 전 총장은 쿠데타가 일어난 79년 12월12일 서울 한남동 참모총장 공관으로 들이닥친 허삼수 당시 보안사령부 인사처장과 우경윤 수도경비사령부 제33헌병대장의 병력 50여명에 의해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연행됐다.군사 재판을 거쳐 이등병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정 전 총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48년 육사 5기로 임관,6·25전쟁 당시 대대장과 부연대장 등으로 참전했고 휴전후에 연대장·사단장·육군본부 특전감을 거쳐 3군단장·육사교장·1군사령관을 지냈다. 87년 한때 통일민주당 고문을 지내기도 했으며 지난 95년 12·12사태 수사과정에서 명예를 회복했다.2000년 1월 예비역 장성의 모임인 성우회 6대 회장으로 취임,국군포로 송환운동을 활발하게 펼쳤다.고인은31년간의 군 생활에서 충무무공훈장,미 은성무공훈장,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신유경 여사와 3남 1녀가 있다.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영결식은 16일 오후 2시 대전 국립묘지에서 육군장으로 치러진다. 한편 육군은 장례기간 예하 전 부대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고인을추모할 방침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무샤라프 재신임 확정적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5년 임기연장을 묻는 국민투표가 30일(현지시간) 실시됐다.오는 10월 치러질총선에 앞서 정권을 확고히 하려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시간표에 따른 것이다.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29일 대국민 TV 연설을 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공정선거를 약속하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선거에서 지면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에는확답을 회피했다.정치 전문가들은 어떤 경우건 그가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투표결과는 1일 발표된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승리도 확정적이다.그는 높은 투표율이 정권의 정당성 확보에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주유소와 교도소 등을 포함,전국에 8만 7000개 투표소를 설치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애쓰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99년 10월 선거로 뽑힌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를 무혈 쿠데타로 축출,정권을 잡았다.당시 대법원은 오는 10월까지 민주주의와 개혁을 추진한다는 조건으로 임기 3년을 인정했다.10월 지방의회와 국회,상원을 뽑는 총선이 실시되면 새로 구성된 의회가 대통령을 뽑고 파키스탄은 민정으로 복귀한다.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임기연장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선거 승리를 통해 2007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려는 계획이다. 총선을 기다려왔던 야당은 국민투표 거부운동을 펼치고 있다.헌법 위반은 물론 부정선거 논란도 일고 있다.이번 투표에서는 주민등록증을 제시하지 않아도 되고 투표인 명부도없다.중복투표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자 손가락에 일주일 정도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묻히는 것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美 내년 이라크 직접 공격””

    [뉴역 교도 연합] 미국 정부가 내년에 7만~25만 명을 동원해 지상과 공중에서 이라크를 공격,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쿠데타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며 이 지역 군대를 이용한 대리전으로는 정권을 교체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따라 대규모 공격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전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공격을 하더라도 적절한 군사적,경제적,외교적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내년 초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시인했다.
  • 이회창 “대통령도 法심판을”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의혹을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및 TV청문회를 거듭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강행했고,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대통령 국정일선 퇴진’ 주장을 ‘쿠데타적 내란음모’라고 성토하는 등여야의 극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춘천에서 강원지역 국민 경선대회가 끝난 뒤 대통령 세 아들 수사 등을 촉구하며,가두행진을 갖는 등 장외투쟁을 본격화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경선대회에서 “이 정권4년 동안 세풍·총풍에다 야당파괴·인신공격·흑색선전등 혹독한 탄압을 받아왔다.”면서 “이제는 대통령의 세아들을 구하고 대통령 일가의 부패·비리를 은폐하기 위해또다시 거짓말을 만들어 야당에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대통령에 대해 “나와 한나라당을 죽이려는 추악한 정치공작을 중단하고,세 아들을 포함한 대통령 일가의부정축재의 진상을 스스로 밝혀야 하며,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 요구를받아들이지 않은 채 권력비리를 은폐하고 중상모략을 계속한다면 국민과 함께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이재오(李在五)총무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앞으로 경선 대회가 끝난 뒤 가두시위를 갖기로 했다.”면서 “금주중 국회 행자·법사·외교통상·정보위를소집하는 등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무는 이어 부총무단과 함께 이명재(李明載)검찰총장을 방문,대통령 세 아들과 권력주변 인사들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한나라당의 ‘대통령 국정 일선 퇴진’과 관련,“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떼라고 하는 것은 비행중인 파일럿에게 비행중단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심재권(沈載權) 총장직무대행은 “초 헌법적 발상이며,쿠데타적 음모이고,내란 음모가아닌가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의 가두 시위에 대해 “노무현 돌풍을 저지하기 위한 지역주의 수법”이라며 중앙선관위에 사전선거운동 여부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의뢰했으며,TV토론제의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의 폭로와 민주당의 ‘정치 공세’ 주장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TV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강동형 홍원상 춘천 이지운기자 yunbin@
  • 최규선 정국/ 與野 벼랑끝 대치

    한나라당은 23일에도 청와대와 대통령 세 아들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으나,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대통령국정일선 퇴진’ 요구에 대해 “초헌법적 발상”이라는 등 강력히 성토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고도 증거물이라는 ‘녹음테이프’ 공개를 미루고 있는 민주당설훈(薛勳) 의원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정계를 떠날 것’을 촉구하며 압박했다.야당 주장을 ‘정치공세’로 치부한 민주당측에 대해서는 TV나 라디오 등을 통한 ‘공개토론회’를 요구하며 맞받아쳤다.윤여준(尹汝雋)의원도 “국민 앞에 나가 당당하게 진실을 가리자.”며 설의원에게 TV토론회를 제안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모든 비리와 부패의 본산은 청와대이고,대통령의 세 아들이주역”이라며 “국민의 허탈감을 대변하는 우리의 주장이정치공세인지 아닌지 TV토론을 하자.”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대통령 아들의 비리를 은폐하려는 청와대 기도가 더 큰 문제”라며“최성규(崔成奎) 전총경이 비행기 안에서 경찰국장에게 전화를 건 것만 봐도그의 도피에 배후가 있다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최 전 총경 증발사건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고 청와대와 외교부,검·경,현지 공관 등이 한통속이 돼 벌인 ‘작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나라당의 ‘대통령 국정 일선 퇴진’ 요구에 대해 겉으로만 보면 전날보다 반발의 강도가 더 센 느낌이었다.전 당직자가 나서 “초헌법적 발상”“망언”“쿠데타적내란음모” 등의 극렬한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성토했다. 심재권(沈載權) 총장직무대행은 “국정 중단 요구는 망언이요,헌법파괴 국기문란 행위”라면서 “이같은 초헌법적발상은 쿠데타적 음모이고 내란음모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박종우(朴宗雨) 정책위의장도 “공당이주장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이 영남지역 경선후 가두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데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한나라당이 대구와 부산에서 가두행진 계획을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특정지역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극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선후보 경선을 옥외에서 치르는 것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는 게 중앙선관위의 지침으로 알고 있다.”며선관위와 한나라당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공개 요구했다. 또 한나라당의 TV토론 제안에 대해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TV토론을 하자는 주장 자체가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NYT “美, 차베스 축출 사전동의”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최근 수개월 동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기도에 가담했던 세력들과 차례 회동, 차베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고위관리들이 반(反) 차베스 세력에게 차베스 축출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들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고위관리는 “베네수엘라인들이 국민투표와 같은 합법적인 수단으로 차베스를몰아낼 것을 주문했다.”고 말하며 미국의 차베스 퇴진 음모 연루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그들(반 차베스 그룹)이 차베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러 이곳에 왔었다면서 “우리의 메시지는 아주 명확했다.‘헌법적 절차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윙크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對)베네수엘라 정책 입안에 관여했던 국방부의 한 관리는 미 정부의 메시지가 그렇게 직설적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우리는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면서 ‘우리도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비공식적이고,은근한 신호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마라.”고 말린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여기 무기가 있다.그 녀석을 넘어뜨리는 것을 돕겠다.”라는 식으로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폭로는 미국이 쿠데타 음모를 묵인 내지 더 나아가 부추겼다는 비난이 중남미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뉴욕 타임스는 미국이 이번 사건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전복을 비난하는 내용을 헌장에 명시하고 있는 미주기구(OAS)의 다른 회원국들과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차베스 대통령 축출 직후 “차베스 정부가 국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탄압했다.”면서 그의 퇴진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것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의 축출을 비난한 미주 지역 여타 국가들과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미국은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 후 친쿠바정책을 펴온 데 대해 불편한 입장을 가져왔다. 뉴욕 타임스는 비판론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차베스 대통령 제거를 열망한 나머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수호자로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미국 관리들이 차베스의 복귀에 대해서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클린턴 행정부 시절 남미 담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아르투로 발렌수엘라 조지타운대 남미학과장은 이번 사건이 “남미의 합헌 정부 존중 원칙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상황전개”라면서 “이 문제가 우리 모두를 괴롭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OAS를 중심으로 그동안 아이티,과테말라,페루 등지에서 민주정부 선출 존중 원칙이 큰 성과를 거뒀으나 미주지역은 미국의 이번 행동을 정권이 쿠데타로 계속 뒤바뀌는 지난 60∼70년대 상황의 재연을 용인하는 신호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베네수엘라 쿠데타 ‘2일천하’

    ■혼미 정국 앞날은. 지난 12일 일부 군 세력에 의해 축출됐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14일 극적으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이로써 차베스 제거를 노렸던 군부를 비롯,자본가 계급,노조의 쿠데타는 ‘2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지지지들과 군부의 힘으로 14일 오전 대통령궁에 재입성한 차베스 대통령이 반대 세력의 역공을 물리치고 혼미한베네수엘라 정국에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국 안정 불투명= 대통령직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차베스 대통령의 앞날은 힘들 전망이다.군부 내 반(反) 차베스세력과 노조·자본가 계급의 불만이 아직 여전하고,차베스 축출을 촉발시켰던 문제들이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지난주 총파업사태의 재현은 물론 친·반 차베스군간충돌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이전보다 분열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따라서 빠른 안정 회복을 위해서는 사회 통합을 유도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유연하게 운영해나가는 게 필수적이다. 차베스는 자신의 실정을 일부 인정,지난주 자신의 퇴진을 촉구한 시위대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전망된다.차베스는 대통령궁에 도착한 뒤 행한연설에서 이번 쿠데타가 있기 전 국영석유회사인 PDVS 집행부의 사표를 수리했었다고 밝혔다. 또한 쿠데타 가담 인물들에 대한 처리도 향후 정국의 가늠자다.카르모나와 그의 측근들은 한 군 기지에 수용돼 심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호세 빈센테 란겔 국방장관은 쿠데타 가담자 처리 문제에 대한 질문에 “마녀사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페루,멕시코,파라과이 등 일부 중남미 국가지도자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어떤 새 정부도 인정치 않겠다고 밝힌 것도 차베스에게 압력으로작용할 전망이다.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불편해질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단명한 임시정부= 출범 때부터 정통성 시비를 부른 카르모나 임시정부는 13일 결국 27시간만에 문을 닫았다.임시대통령직을 부통령이 아닌 상공인연합회장이 맡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국내외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멕시코,아르헨티나,파라과이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이날 “헌정질서를 파괴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임시정부 승인을 거부했다. 게다가 국회를 해산하고 대법원 판사를 전격 해임하는 등 급진 조치를 단행,군부·국회뿐 아니라 노동자연합마저임시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차베스 복귀는 군부 작품?= 지난 주말부터 벌어진 임시정부 반대 시위가 결국 차베스의 기적 같은 복권을 이뤄냈다.수천명의 차베스 지지자들은 카라카스 시내 곳곳과 대통령궁 인근에서 차베스 복권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벌였다. 차베스 지지 시위가 격렬해지자 군부는 비밀 협상을 통해카르모나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내놓도록 압력을 가했다고외신들은 전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주 대규모 총파업으로 군부가 차베스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잘못 계산했었으며,이를 뒤늦게 깨달은 군부가 차베스의 복권을 다시 용인했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 ■돌아온 차베스… 美 “좋다 말았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4일 대통령직에전격 복귀함에 따라 차베스의 축출을 내심 환영했던 미국의 입장이 곤혹스럽게 됐다. 미국은 차베스의 축출을 ‘쿠데타’가 아니라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가 반영된 ‘정권 변화’로 규정했고 페드로카르모나 과도정부 수반과는 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더욱 난처하게 됐다. 미 국무부는 14일 공식성명을 통해 “전세계가 베네수엘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폭력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위기상황를 해결하도록” 촉구했다.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도 NBC방송에 출연,“차베스는 잘못된 정책으로인해 축출됐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헌법에 따른합법적인 절차를 존중할 것”을 당부함으로써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차베스는 취임 초부터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해 미국의 반감을 샀다.쿠바혁명의 계승자로 자처하면서 콜롬비아에서가장 위험한 게릴라 단체로 평가받는 ‘콜롬비아혁명군’과 비밀접촉을 해왔고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무고한 어린이들과 민간인들을 희생시키고있다.”고 비난해미국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또 차베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고유가 체제를 주도하는 한편 쿠바에 석유를 공급했으며 이라크,리비아와 동맹관계를 유지한 점도 미국의 비위를 건드렸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사태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였다.미국이 차베스 축출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차베스 퇴진 운동을 주도한 노동자총연맹의 카를로스 오르테가 위원장이 지난 2월 워싱턴을 방문,국무부 관리들과 접촉한 점 등으로 미국의 개입 의혹이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mip@
  • 안개속 베네수엘라/ 경제 실정에 민심 폭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강제퇴진함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앞날은 한치 앞을 점치기 힘들게됐다.총파업에도 불구,퇴진을 거부하던 차베스는 11일의유혈충돌 시위로 군부마저 등을 돌리자 더이상 버텨내지못하고 사임 압력에 굴복했다. [혼란 가중] 차베스의 퇴진으로 베네수엘라는 이른 시일내에 총선을 실시,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페드로 카르모나 페데카메라스(상공인연합회) 의장이 과도정부 수반을맡아 총선을 치르게 되지만 차베스 후임세력에 대한 윤곽은 잡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총선 실시까지의 과도정부 기간 중 베네수엘라가안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노동자 계급을 위주로30%가 넘는 국민들이 여전히 차베스를 지지하고 있어 충돌우려는 아직도 남아 있다. 군부의 향배가 베네수엘라의 안정 유지에 중요한 변수로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퇴진 배경] 총파업은 차베스 대통령이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경영진을 자신의 측근으로 교체하려는 데 대한 반발로 촉발됐다.그러나 차베스의 집권 3년간 계속된 실정에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확산되며 총파업이 차베스 퇴진을요구하는 정치적 시위로 발전됐다. 1998년 12월 대선에서 8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된 차베스는 99년 2월 취임 이후 ‘평화로운 혁명’을 기치로 내걸었으나 자신의 측근들을 정부와 국영기업의 요직에 임명,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진 것 외에는 해놓은 게 없다는비난을 받아왔다. 반정부 성향이 짙은 노동자총연맹(CVT)을 친정부적인 볼리바르 노동자전선(FBT)으로 대체하려다 자신의 지지기반이던 노동자 계층의 지지마저 잃게 됐다.게다가 49개의 사회주의적 법안을 제정,자본가들마저 등을 돌렸다.이 때문에 대선 당시 80%를 넘던 지지율은 40% 밑으로 급락했다. 더욱이 지난 3년간 유가의 계속된 하락으로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경제가 침체된 데다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미국과의관계도 악화됐다. 총파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군부에서 사임 요구가 줄을 이었고 11일 유혈시위가 발생하자 40명이넘는 군 지도부가 반(反)차베스 진영에 가담,결정타를 날렸다.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베네수엘라는 하루 260만배럴의원유를 생산,미국으로 하루 100만배럴을 수출하는 세계 4위의 석유수출국이다. 베네수엘라가 수입 증대를 위해 석유 증산에 나설 것이란관측이 나돌면서 12일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일간의 총파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 및수출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차베스가 사임했지만 당장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기는 힘들다.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에 대한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베네수엘라의 안정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과도정부가 효율적인 정책 운용을 통해 석유 생산 및 수출을 정상화시킨다면 최근의 유가 불안 요인을 해소시킬 수 있겠지만 혼란이계속되면 중동 불안과 함께 유가를 급등시키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 유세진기자 yujin@kdailyㅎ.com. ■퇴진 차베스는 누구. 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로 전격 사임한 우고 차베스(47)대통령은 취임 초 베네수엘라에 ‘경제혁명’을 가져올 카리스마적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특수부대 장교였던 1989년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며 현실 정치의 부조리에 눈뜬 차베스는 92년부하 1만명을 이끌고 당시 부패한 카를로스 페레스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했다. 2년간 자칭 ‘긍지의 감옥’에서 보낸 후 제5공화국운동당을 이끌며 대중적 민주주의를 표방,9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2000년 임기 6년의 대통령에 재선됐다. 차베스는 집권 초 베네수엘라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및 빈곤 추방과 함께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개혁을 약속하는 한편 재임 이후 독재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위한 개혁헌법을 만드는 등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혁을 빌미로 실정을 거듭해 경제 악화를 부채질했으며 이로 인해 지지도 급락을 겪어왔다.사회주의적 개혁입법 단행으로 자본가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박상숙기자 alex@
  • 한국문학의 흐름 바꿔놓은 4·19세대

    ◆4월혁명과 한국문학(창작과비평 펴냄). 전후문학 세대나 민주화문학 세대보다 더 분명하게 한국문학의 흐름을 뒤바꿔 놓은 거대한 힘. 1941년생 뱀띠로 1960년 4·19혁명 당시 대학에 갓 들어와‘혁명의 신선하고 독한 공기를 직·간접으로 쏘인’ 4·19세대 문인들을 일컫는 말이다.“뱀들이 우글거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뛰어난 문인이 대거 배출된 띠이기도 하다. 4·19 42주년을 앞두고 올해 진갑(進甲·만 61세)을 맞는 41년생 뱀띠 문인들을 위해,그들의 문학적 성취의 현재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꾸린 문학기획서 ‘4월혁명과 한국문학’(창작과비평 펴냄)이 나왔다.4월혁명과 60년대 사회와 문학을 오늘의 관점에서 좌담과 작가론 등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좌담 참석자는 문학평론가 김병익 염무웅 임헌영,소설가 김승옥,시인 이성부이고 문학평론가 최원식이 사회를 맡았다.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4·19 당시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렸고자신들의 문학수업에 대해 얘기했다.또 자유당 정권 때의 언론의 실상,4·19혁명과 5·16쿠데타가 서로 길항(拮抗)하고응전한 60년대 이후의 역사,전후 세대 작가와 4·19세대 작가의 비교,‘창작과 비평’ 창간이 던진 충격과 지각변동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털어놓는다. 특히 소설가 김승옥이 자신의 소설을 빚어낸 개인적·역사적 체험을 고백한 대목은 60년대 문학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4·19 이후 번역되기 시작한 일본소설로부터 받은 충격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결심 ▲좌익 가족사가 문학에 남긴 깊은 상흔 ▲4·19세대의 중요한 문학적 소재가 사실은 6·25 체험담이었다는 것 등은 소설가의 내밀한 고백을 넘어 그 시대의 문학적 표정을 그려볼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작가론은 1941년생 또는 4·19세대 대표적 문인으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승옥 이문구 현기영,평론가 염무웅 김현,시인 이성부 조태일,그리고 70년대 민족문학의 혜성이 된 김지하를 다뤘다.개인적 재능과 역사적 환경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산출한 문학과 문학인의 숨결이 담겨져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확전” 목소리 높이는 美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교회 테러를 계기로 미국이 확전의명분을 다지고 있다. 영국 언론은 미국이 이라크내 비행장에 대한 조사를 마쳐 이라크 군사 공격 계획이 진행되고있다고 전했다. 이번 교회테러가 미국인을 겨냥했는지 아니면 외국인이나 기독교인을 목표로 삼았는지는 분명치 않다.그러나 부시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공격행위로 간주,단호한 대응을 다짐했다.미 언론도 9·11테러 이래 미국인이가장 처참하게 죽은 사건으로 표현,대(對)테러전에 힘을실어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통해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으며 누구에 의해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살인 행위”라며 “이번 테러를 자행한 사람들을 정의의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대테러전의 정당성을 강조할 때마다 내세운 ‘정의의 심판’을 다시 되새겼다.온건파로 알려진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비열한 테러공격’이라고 비난하며 파키스탄 법 당국과 긴밀히 협력,테러의 책임자를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사망자 5명 가운데 미국인 외교관가족 2명이 현장에서 즉사함으로써 미국 내에서 대테러전에 대한 지지는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면서 부시 행정부는 국내외의 반전 논리에 부딪혔다.부시 대통령이 선언한 2단계 테러전은 11월 중간선거와 2004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노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예멘 미 대사관의 수류탄 투척사건에이은 이번 테러는 미국인이 테러 위험에 노출됐다는 부시행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대통령의 통치력을 의심하며 파키스탄 내에서의 첩보활동강화 등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라크 북부의 3개 주요 비행장들에대한 조사작업을 실시,처음으로 미국이 대 이라크 군사행동을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행동을 취했다고보도했다. 이 신문은 CIA가 조사한 비행장들이 이라크 내에서 사담후세인 대통령 정권이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인 쿠르디스탄의 아르빌·도후크·술라이마니야 등 3개 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라크간의 분쟁이 발생할경우 병력과 무기를 공수받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한 이라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확전' 등돌리는 EU·아랍. 중동지역을 순방하고 있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이 17일 이라크 공격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를 ‘추리의 거품(speculative bubble)’이라고 일축했다.요르단을 시작으로 이집트,예멘,오만,아랍에미리트연합,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카타르 등 모든 순방국들이 이라크 공격에 반대입장을 표명하자 자신의 방문이 이라크 공격과는 무관함을 애써 드러내보이려는 의도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은 바레인을 떠나기에 앞서 이라크 공격시 아랍권의 지지를 얻는데 한계가 있음을 간접적으로시인했다.그는 역내 주요 관심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사태뿐이며 중동순방과 관련한 어떤 다른 의제들도 이·팔 분쟁의 그늘에 가려졌다고 말했다.2단계 테러전을 이라크로삼으려는 미국의 정지작업이 이·팔분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뜻이다. 역내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는 체니 부통령에게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며 공격시 기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국제사회를 통해 이라크가 유엔무기 사찰을 받도록 압박해야 한다는강경입장도 전했다고 사우디 일간지 알 와탄은 보도했다. 바레인은 역내의 잠재적인 해악을 피하도록 이라크가 유엔사찰을 받을 것을 촉구했지만 중동의 실질적 위협은 이라크가 아니라 이·팔 분쟁이라고 미국의 의도를 비켜갔다.쿠웨이트의 알리 알무사 전 외무장관은 체니 부통령의 18일 방문에 앞선 신문기고를 통해 중동평화를 위해 이라크의 평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클레어 쇼트 영국 국제개발장관은 “영국이 미국과 함께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장관직을 사퇴하겠다.”며 “최선의 해결책은 유엔사찰단의 재입국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위한 작업을 늦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실질적 지도자인 압둘라 왕세자를 자신의 텍사스 목장에초청한 것이나 압둘라 왕세자가 제안한 중동평화안을 공개 지지한 것은 이례적이다.특히 체니 부통령은 “압둘라 왕세자와의 대화 내용은 자신과 통역을 제외하고는 아무도모른다.”고 말해 이라크 공격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반대 표명이 형식적일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뉴스위크는 25일 발간되는 최신호를 통해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할 전직 이라크 장성들을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후세인의 정예부대인 공화국 수비대의 대령 등 36명의 이라크 군장교가 터키에 나타났다고 전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이라크내 쿠데타의 조짐을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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