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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서 영화마니아 손짓/국제영화제 새달 24일 개막

    ◎40여국 210여편 상영/캄보디아·스리랑카도 참가/재외한인 영화 특별전도 오는 9월24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리는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는 40여 나라의 작품 210여편이 관객들과 만난다.이는 지난해의 33국,164편에 비해 크게 늘어난 규모이다.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만한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된 작품은 모두 21편.후샤오시엔의 ‘샹하이의 꽃’,채명량의 ‘구멍’,스탠리 콴(관금붕)의 ‘쾌락과 타락’,이와이 슈ㄴ지의 ‘4월의 이야기’,황지안신의 ‘수면부족’들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캄보디아·카자흐스탄·스리랑카 영화도 포함됐다.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무대인 ‘새로운 물결’에는 7국에서 12편을 선보인다.한국영화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임상수 감독),‘둘 하나 섹스’(이지상),‘하우등’(김시언) 등 3편이 들어 있다. 세계의 우수작을 초청하는 ‘월드 시네마’에 등장하는 영화는 40여편으로 지난해의 2배에 가깝다.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출품 신청이 1∼2회 때보다 너무 많아 사양하느라 진땀을 뺐다”고밝힐 정도.게다가 유명한 영화제의 수상작들이 많이 포함돼 영화팬으로서는 다양한 작품을 즐길 기회를 보장받은 셈이다.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원한 하루’(칸영화제 황금종려상),카렌 샤크나 자로프의 ‘보름달 뜬 날’(카를로비 바리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에밀 쿠스트리차의 ‘검은 고양이,흰 고양이’가 주목받는 작품들이다.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의 작품들이 낀 것도 새로운 흐름이다. ‘한국영화 파노라마’가 초청할 작품은 10∼12편.이 가운데 ‘이방인’(문승욱 감독) ‘별이 날다’(민병훈) ‘강원도의 힘’(홍상수) ‘아름다운시절’(이광모) ‘파란 대문’(김기덕) ‘죽이는 이야기’(여균동) ‘정사(이재용)는 이미 결정됐고 나머지는 제작이 진행되는 대로 선택키로 했다.개막작·폐막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밖에 다큐멘터리·단편영화·애니메이션 등을 모은 ‘와이드 앵글’에는 70편이 나오며,‘유영길 감독 회고전’ ‘우리 시대의 다큐멘터리’ ‘재외한인 영화 특별전’등의 특별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편 부산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프리마켓인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를 개최한다.대상 작품은 김수용 감독의 ‘여명’ 등 한국영화 5편,중국 안휘 감독의 ‘쑈신’ 등 아시아 영화 12편 등 모두 17편이다.
  • 無財七施/知詵 스님·백양사 주지(서울광장)

    모든 생명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 자기 본능(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그것은 자기의 깜냥(분수)을 알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허위의식에 젖어 분수에 넘치고 주제넘은 삶을 하려는데서 생기는 부작용과 여러가지 병폐를 극복하기 위함이다.현명하지 못한 중생들은 어떤 환란이나 절대위기에 처해서야 자정(自淨)의 능력을 발휘한다.그러나 그 자정의 능력도 웬만했을 때 이야기지 한계를 넘으면 속수무책이다. 지금까지 인간들은 끝없는 욕망에 불을 붙여 가장 발전(?)된 세상,즉 편리하고 윤택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었다.그러나 그 부작용이 얼마나 많은가. 잘 먹고 잘 살게 될 수록 인간은 타락하게 된다. 소위 IMF라는 국제통화기금 사태를 만나 우리는 지금 고통을 겪고 있다. ○가난하나 인간다운 삶 이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 우리민족이 겪었던 과거를 거울로 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는 얼마나 가난했던가.1946년생인 나는 어릴적에 나물 먹고 밀과 보리겨를 먹으며 가난하게 살던 기억이 생생하고 굶어서 죽어가는 사람도 보았다.그때는 먹는 것만 해결되면 좋은 집에서 잘 입고 사는 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하물며 쾌락을 즐기며 지금처럼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가난하게 살았지만 영혼은 맑고 노동력은 왕성하여 건강하고 우정과 도리,정성,나눔,인내,꿈,이런 것들이 우리 삶의 내용이었다.즉 가난하게 살아도 인간답게 사는 사회였다.각설하고 지난 날 가난했지만 정신만은 풍성하게 살았던 추억을 생각하며,오늘 우리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IMF시대 실직자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참고로 하고 싶다. 불교에서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말이 있다.남에게 베풀고 나누어 줄만큼 가진 것이 없어도 보시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신시(身施)로서 몸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두번째는 심시(心施)인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마음 써주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세번째는 화안시(和顔施)로서 온화한 얼굴빛으로 매사를 대하는 것이며 네번째 자안시(慈眼施)는 자비하고 화합하는 눈길로 남들을 격려하는 일이다. ○베풀줄 알아야 참사람 다섯번째는 애어시(愛語施)인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희망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말하는 것이며 여섯번째 방사시(房舍施)는 공간을 함께 쓰거나 오갈 곳 없이 눈·비맞는 사람과 방을 함께 쓰는 일이다.일곱번째는 상좌시(床座施)인데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또는 자기 감투까지도 양보하는 일이다.어디 이 것뿐이겠는가.없어도 도우며 사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과욕을 부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좋은 일하면서 남들과 더불어 사는 참사람이 될 수 있다.가진자 아는자들이 헌신,봉사하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베푸는 덕목이 없는 자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다.어려울 때 자기 형편에 맞춰 보시하는 선행을 못하면 잘 살아도 평생 좋은 일을 못하게 된다. 우리는 가난하게 살았던 시절,그러나 인간적으로 살았던 시절을 되새겨야 한다.
  • 비아그라가 뭐길래/美 화이자社 지구촌 에피소드 소개

    ◎미국­70대 쾌락 재발견… 카슨市 매춘업소 호황/레바논­“3알 먹고 야만적 공격” 주부가 남편 고소/브라질­읍장이 주민수 늘리려 1알씩 무료 배급 【워싱턴 AFP 연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전세계에 보급되면서 지구촌에서 갖가지 헤프닝이 이어지고 있다. ‘비아그라’를 개발한 미국 화이자사 파멜라 지멜 대변인은 28일 지금까지 지구촌에서 있었던 갖가지 ‘비아그라’에 얽힌 에피소드를 모아 소개했다. 미국 네바다주 카슨시(市)에서는 ‘비아그라’로 힘이 솟은 70대 노인들이 쾌락을 재발견하는 통에 매춘업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또 이스라엘 의회 과학위원회에서 의원들이 ‘비아그라’를 심의하던 중 한 의사가 가져온 8알중 4알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레코지방 인베르니치가(家)는 치즈 브랜드를 ‘숲속의 치즈’에서 ‘비아그라’로 바꿔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부근의 코모 호수를 찾은 여행자들이 ‘비아그라’를 무더기 구입해 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63세 할머니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70세 할아버지가 ‘비아그라’를 복용하면서 다른 여자한테 가버리자 남편을 고소하는 한편 ‘비아그라’가 결혼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부착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화이자사를 제소할 것을 고려중이다. 레바논의 한 여성은 남편이 한꺼번에 ‘비아그라’ 3알을 먹고 야만적으로 공격했다면서 남편을 고소했고 브라질의 보카이우바 도 술 읍의 엘시오 베르티 읍장은 주민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비아그라’를 무료 배급키로 했다. 세계야생기금(WWF)은 ‘비아그라’도 남성정력을 증진시킨다는 코뿔소 뿔을 대신해 주지 못해 코뿔소의 멸종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 타이완(臺灣)의 31세 매춘부는 ‘비아그라’를 복용한 70세 고객이 한차례에 그치지 않고 원치않는 두번째 성교를 강요하면서 폭력을 휘둘러 그를 살해한 것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洪剛義 서울의대 교수 청소년보호 토론회 주제 발표

    ◎IMF 시대 가족 응집력 강화해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청소년보호위원회가 21일 개최한 ‘IMF시대의 청소년보호’ 정책토론회에서 서울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의 홍강의 교수는 ‘가정에서의 청소년 보호대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홍교수는 발표를 통해 “IMF가 청소년의 가정과 학교생활에 직·간접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다음은 발표내용 요지. IMF 체제는 청소년 본인과 가정,학교생활 및 학업에 영향을 미친다.경제위기는 가정적으로 부모의 실직이나 수입감소 등 생계에 위협을 줄 수 있다.이에 따라 부부싸움·이혼 등 가정내 갈등이 증가하는 추세이다.이는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과 싸움·구타·학대 증가로도 이어진다.청소년 본인에게는 과외학습이 줄어들어 성적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용돈과 취미활동도 줄어드는 변화가 온다.그 때문에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나 비판감이 커지게 돼,일부 청소년은 불안증이나 우울증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와같은 현상은 부정적인측면이다.IMF체제에서 오히려 가정의 갈등이 줄어들며 응집력이 강화되는 경우도 있다.또 용돈을 아끼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모에 대한 이해와 고마움을 느끼는 청소년도 있다.바로 그런 식으로 청소년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크기 때문에 부정적인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우선 가정에서 부모와 청소년간에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문제의 해결 및 협조방안을 논의해 본면 새 세대에 대한 부모의 이해도 증진될 것이다.청소년에게 욕심을 줄이고 근검절약하는 자세를 갖도록 지도해 본다.용돈을 스스로 벌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한 가정에 실직자가 생겨 경제적 어려움이 오면 친척과 이웃,교회 등 지역사회가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학생간에 ‘경제위기의 의미와 영향’ 등에 대해 소집단 토의를 해보는 것이 좋다.청소년 개개인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말하도록 한다.비용이 적은 건전한 오락과 운동을 학생들이 함께 개발하는 것도 좋다.이를 위해 전임 상담교사나또래 상담원을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전체적으로는 물질적·감각적·쾌락주의적 가치관을 재고해야 한다.그 과정에서 공영매체의 역할이 매우 크다.재미있고 청소년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이와함께 청소년 상담과 봉사 등을 위한 전문기관과 전문가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 인도 카주라호 사원(세계 문화유산 순례:65)

    ◎찬델라왕조 100년 걸처 지은 힌두신의 ‘성전’/950년부터 85개 사원 건립… 현재 22개만 온존/사원 벽면에 조각한 미투나상 ‘관능미의 극치’ 힌두교 신들의 속성은 종종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으로 드러난다.그러한 힌두 신들은 의인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반인반수적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한 예로 힌두교의 신 시바는 마치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곡 ‘개구리’에 나오는 주신 디오니소스처럼 욕망과 결점을 지닌 과장된 거인이자 주술사로 등장한다.‘문화적 갑옷’이라곤 전혀 걸치지 않은 순수한 원초적 감정의 결정체로서의 힌두 신.그 신들의 은밀한 속살까지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인도의 카주라호 사원이다. 카주라호는 인도 북부 마디야프라데시 주의 북단에 위치한 궁벽한 시골마을이다.인구 7천명이 조금 넘는 이 마을은 해가 지면 근처의 정글에서 원숭이 울음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외진 곳이다.그러나 오늘날 카주라호는 인도의 대표적인 유적지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그곳에 찬란한 ‘성의 신전’ 카주라호 사원이 있기 때문이다.카주라호 사원은 지난 86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인도­아리안양식 석조물 카주라호 사원은 ‘달의 신’ 찬드라의 자손이 세웠다는 인도의 찬델라 왕조가 서기 950년부터 1050년 사이에 건립한 인도­아리안 양식의 석조사원이다.전성기에는 85개의 사원이 있었지만 14세기 이슬람 교도의 지배아래 들면서 파괴돼 현재는 22개만 남아있다.카주라호의 사원군은 시가지를 중심으로 서군과 동군,그리고 남군으로 나뉜다.이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끄는 곳은 서군으로 가장 많은 사원이 보존돼 있다.카주라호 사원중 제일 큰 높이 31m의 칸다리아 마하데바 사원을 비롯해 공포의 여신 칼리에게 바쳐진 차운사나트 요기니 사원,시바와 파르바티 부부상이 새겨진 데비 자가담바 사원,시바신이 타고 다닌다는 황소 난디가 새겨진 비슈바나트 사원,태양신 수르야를 모신 치트라굽타 사원 등 특징적인 사원들은 모두 이곳에 몰려 있다. 카주라호의 사원은 화강암으로 된차운사나트 요기니 사원을 빼고는 모두 사암으로 만들어졌다.이곳에서 20여㎞ 떨어진 켄강에서 캐낸 것이라는 이 사암은 분홍색,황갈색 등 색깔도 가지각색이다.그러나 카주라호 사원 외벽은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듯 군데군데 거무스름하게 빛이 바래 안타까움을 안겨줬다.그런 곳엔 으레 찌든 때를 벗겨내는 ‘사원지기’들이 있었다.그들의 눈동자엔 하나같이 신심이 가득했다.하루종일 야자나무 솔에 암모니아수를 묻혀 검댕을 닦아내는 것이 그들의 ‘소명’이다. 카주라호 사원을 카주라호 사원이게 하는 것은 바로 사원 외벽에 장식된 미투나상,곧 남녀교합상이다.‘에로틱 조각의 신천지’라는 말에 걸맞게 카주라호 사원의 수많은 나신들은 데칸고원의 대지 만큼이나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었다.카주라호 사원 가운데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꼽히는 칸다리아 마하데바 사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원은 말끔하게 정돈된 잔디밭과 나직한 울타리가 어우러져 유적공원 같았다. 이름모를 새소리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빨간 부겐빌리아 꽃 내음이 진동하는 사원은 마치 열락의 땅인양 평온했다.사원 바깥 벽에는 900개가 넘는 온갖 형상의 조각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그 중의 압권은 단연 관능미의 극치를 이룬 미투나상이었다.차오르는 만월처럼 풍염한 여인의 젖가슴과 봉곳하게 솟아오른 도발적인 히프,목 뒤에 입술을 살짝 갖다대면 발목까지 그대로 흘러내릴듯한 매끄러운 몸 선….미투나 상이 뿜어내는 관능은 더 이상의 비유를 허락치 않았다.오죽하면 마하트마 간디는 사랑의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이 조각상들을 모두 부숴버리고 싶다고 했을까. 인도인들은 도대체 어떤 심경으로 신성한 사원에 이처럼 보기 민망한 상들을 새겨 놓았을까 궁금했다.순간 기자의 머리속에는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의 말이 떠올랐다.“섹스는 환생해야 할 아홉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 여덟가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밀러의 생각일 뿐.미투나상의 성결합 자세는 차라리 음양 에너지의 상징이자 정신적 생명력의 승화된 표현으로 다가왔다. ○신성한 사원에 나상 즐비 힌두들은금욕적이고 내세적이며 염세적이어서 현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그것은 일면적인 고찰에 불과하다.그들은 쾌락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는 않지만 그것을 죄악시하지도 않는다.미투나 상은 기본적인 도덕률만 지키면 얼마든지 쾌락을 추구할 수 있다는 그들의 독특한 성관을 압축해 보여준다. 시가지에서 동쪽으로 뻗은 길을 따라가면 올드 카주라호 마을에 이른다.이 마을을 조금 지나면 동쪽 그룹 사원들을 볼 수 있다.이곳엔 파르스바나트·산티나트·아디나트 사원 등 3개의 자이나교 사원들이 한 데 모여 있다.이가운데 유난히 눈길을 끈 곳은 파르스바나트 사원이었다.이 사원 안에 있는 몽골리안 얼굴의 여인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겼다.여기서 다시 남쪽으로 1㎞쯤 가면 카주라호 사원들 중 마지막으로 조성된 두라데오 사원이 모습을 드러낸다.전성기를 지나 쇠락한 기미는 있지만 이곳의 압사라 천녀상 만큼은 남부 그룹 사원의 백미로 일컬어질 만했다. 카주라호 사원의 관능적인 조각상들을 완상하기에 하루일정은 빠듯했다.어느덧 해는 기울고 사원 어깨 너머로 붉은 저녁노을이 물감처럼 번졌다.욕정의 파도가 물결치는 카주라호의 나상에도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어둠에 스러져가는 사원은 이제 원숭이들의 독천장.휘늘어진 고목 위를 무리지어 오르내리는 원숭이들은 사원의 터주대감이자 ‘하누만’신 바로 그것이었다. ◎여행가이드/델리∼바라나시 항공편/3월 전통무용 축제 볼만 카주라호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쉽도록 교통편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비행기를 탈 경우 카주라호까지는 아그라나 바라나시에서 40분,델리에서 1시간 40분 가량 걸린다.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5㎞ 떨어져 있으며 택시밖에 다니지 않는다. 캘커타나 바라나시 방면에서 온다면 사트나에서 하차해 하루 4번씩 운행하는 버스편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카주라호를 방문하는 데는 몬순 우기가 끝나는 9월부터 혹서기에 들기 전인 3월까지가 무난하다.특히 3월은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인도의 전통 민속무용을 선보이는 카주라호댄스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 허저족의 어렵문화(흑룡강 7천리:23)

    ◎물고기 껍질 옷­이불 보온성 탁월/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장갑­자루 등 생활용품도 생산/4월 해빙기엔 강에 제사… 최대 명절로 지난해 12월 6일 우리는 동강시 가진구 허저족자치향(가진구혁철족자치향) 소재지인 가진구로 갔다.가진구는 동강진에서 동북으로 4.5㎞ 떨어져 있다.북으로 흑룡강을 등지고 동,남,북으로 나지막한 가진산에 둘린 분지에 오붓하게 자리잡은 가진구촌은 허저족의 어향이다. 때가 겨울이어서 아름다운 자연은 없어도 겨울풍치가 가관이었다.서남에서 흘러온 연화하가 얼어서 거울같이 햇빛을 반사하는데 수십척의 크고 작은 어선들이 얼음판과 강역 모래사장에 세워져 있다.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썰매를 타기도 하고 팽이를 치기도 했다. 연화하를 따라 산굽이를 돌아가니 일망무제한 흑룡강이 시야에 안겨왔다.강 건너는 러시아 유태인자치주의 변경도시 레닌스코야가 있다고 하지만 육안으로는 볼 수가 없었다.바로 가진구에서 0.5㎞ 강물을 거슬러오른 곳에서 흑룡강과 송화강이 합수되면서 강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결빙땐 움막지어 생활 삼강구로 불리는 합수목은 이름 그대로 무변대해다.강이 얼기 전에는 누런 색을 띠는 송화강과 검푸른 흑룡강이 합쳐지면서 신기한 보검으로 갈라놓듯 두가지 색깔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흐른다고 한다.그것이 기묘한 경관이다.합수목에서부터 강을 따라 10여㎞ 가서야 점차 물빛은 검푸른색깔로 바뀐다는 것이다. 두가지 색깔의 물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상상속에 떠올리면서 매운 겨울 바람이 쓸고 가는 강판을 바라보았다.강이 얼기 전에 집채같은 얼음덩이들이 밀고 밀리다가 그대로 얼어붙은 강판은 마치 가을 보습을 댄 밭처럼 우툴두툴했다.두만강,압록강 얼음위에서 스케이트를 탄다는 상식이 송화강이나 흑룡강과 같은 북방의 대하에서는 통하지를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강위에서는 나무판자로 작은 집을 짓고서 겨울 물고기들을 잡고 있었다.침대 하나에 난로를 놓은 비좁은 막안 얼음에 우물구멍만큼 구멍을 뚫었는데 바로 거기로 물고기들을 잡아 올린다고 한다.겨울 물고기는 하루 50∼60근은 쉽게 잡는다고 한다.한근에15원,몇백원 벌이는 된다.흑룡강에서는 바로 이 구간에 고기가 제일 많다는 것이다.‘삼화(자라,방어,붕어)’와 ‘오라(정장어,뿔수염어,황어,숭어,가물치)’ 등 명어들 외에도 잉어,백조어,연어,붉은발도요,열목이,물개,송어 등 많은 종류의 고기가 있다.늘 철갑상어가 출몰하고 매년 백로가 지나면 바다에서 연어가 무리로 강을 거슬러온다. 가진산이 흑룡강과 부딪치며 동강이 난 벼랑바위에 자그마한 정자가 서있었다.여름이라면 정자속에 앉아서 시원한 강바람을 쏘이며 고기를 낚기에 알맞는 곳이다.오채운 여사는 정자를 가리키면서 조어대(낚시터)라고 일러주었다.개방이 되면서 여러 나라에서 낚시꾼들이 여기로 오는데 일본인들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조어대에 올랐다.수면과 10여m 높이 정자가 세워진 널따란 바위와 그 언덕에는 1천여명은 모일만한 광장이 있었다.매년 4월 강이 풀릴 때면 마을의 허저족들은 여기에서 강에 제를 지낸다.오채운여사는 말한다. “우리 민족은 강에 제를 지내는 것을 중대한 명절의식으로 안답니다.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날 저녁이면 사람들은 제물들을 갖추어 갖고 와서 화톳불을 피워놓고 의식을 지냅니다.우리 민족은 강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민족이랍니다.입는 것은 물고기 가죽옷이고 먹는 것도 물고기거든요.우리의 문화는 강의 문화입니다” 오채운 여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제사 때 부르는 민요 한가락을 불러주었다. “…어머니 강이여/ 우리는 대대로 그 품에서 사노라/ 수리개는 푸른 하늘을 떠날 수 없고/ 허저족은 강을 떠날 수 없네/…” 허저족들은 물고기껍질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그것으로 옷을 짓는 것은 물론 이부자리나 기타 생활용품… 허리띠,앞치마,각반,장갑,자루 등을 만들어 쓴다.물고기껍질로 만든 제품들은 보온성이 좋아 추위를 막을 수 있고 또 여름에는 살에 붙지 않아서 시원하다. 오채운 여사는 우리를 자기의 친정집으로 안내했다.그녀의 부친 오명옥(60)은 직접 손을 걷고 귀빈을 대접하는 특별한 음식 ‘타라하(탑라합)’를 만들었다. 타라하란 우리의 물고기 회와 비슷한 음식이다.오노인은 물고기 머리는 떼고 능란한 솜씨로 잉어가죽을 벗겨내고 나서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어 따로 건사하는데 부레는 그대로 입에 넣고 씹어 먹는 것이다.그리고 칼로 통째로 고기만을 발라내고 다시 칼로 새끼손가락 마디만큼씩 간격을 두고 가로에었다.그런 다음 끝을 뾰족하게 깎은 나무꼬챙이에 꿰어 들고 불에 굽기 시작했다. ○고기뼈는 공예품 만들어 겉면만 굽는데 기름기가 밖으로 내배일만 하면 된다.밖은 익고 안은익지 않은 반숙이다.구운 고기를 칼로 썰어서 상에 올렸다.마늘과 고추가루를 듬뿍 놓은 초간장에 반숙이 된 물고기 살점을 찍어서 입에 넣으니 맛이 좋다.언 가물치를 그대로 썰어서 초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고기가 사르르 녹았다. 허저족들은 물고기에서 비늘 외에는 버리는 것이 없다.서과(40)는 고기뼈로 공예품을 만들어 개인 박물관을 차린 사람이다. 허저족은 물고기민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기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서양 문화와 사람이 고기가 되려고 하는 동양 문화가 고루 몸에 밴 민족이다.2천여년 전에 장자는 물고기가 되지 못하는 것을 한탄했는데 누군가 “물고기한테도 쾌락이 있을소냐”고 묻자 그는 “물고기한테 쾌락이 없음을 그대는 어찌 아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 고야/홋타 요시에 지음(화제의 책)

    ◎‘근대회화의 시작’ 고야의 인생역정 이탈리아의 미술사가 아돌포 벤투리는 “고대의 시가호메로스에서 출발하듯이 근대 회화는 고야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에스파냐 아라곤 지방 출신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그는 벤투리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근대 유럽을 뒤흔든 거대한 변혁의 물결을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증언하고 있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화가다. 이 책은 고야의 극적인 인생역정과 그가 겪은 시대의 참혹상을 그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들을 매개로 그려낸 일종의 전기소설이다. 고야는 나폴레옹 군대에 짓밟힌 조국의 참상을 목격하고 자신을 덮친 병마와 싸우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악마성을 냉철하게 관찰함으로써 미술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하지만 붓 하나를 무기로 입신출세의 계단을 숨가쁘게 올라간 그는 결국 조국을 떠나 망명지인 프랑스 보르도에서 82세의 나이로 객사한다. 일본 최고의 아쿠타가와상(개천상)과 오사라기지로상(대불차랑상)을 수상한 홋타 요시에(굴전선위)는 고야에 관한 이러한 전기적 사실을 활달한 필력으로 형상화한다. 출세지향주의자이자 쾌락주의자였던 고야는 47세에 성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수은에 중독돼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귀머거리가 됐다.그러나 죽음의 심연을 겪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계로 들어갔을 때부터 고야는 비로소 미래의 장막,현대회화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선구가 될 수 있었다. 지은이는 이러한 점을 특히 동시대인인 베토벤의 청력상실과 비교하는 데많은 지면을 내준다. 또한 고야에게 평생 따라다녔던 에스파냐의 참혹한 현실 곧 음모와 전쟁,혁명과 반혁명 등이 그를 깨어있는 시대의 증언자로 몰고갔음을 강조한다. 김석희 옮김 한길사 전4권 각권 1만4천500
  • 신파 연극/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도 좋았더란 말이냐’ 극중 이수일이 심순애에게 부르짖는 이 원망조의 대사는 돈에 눈이 어두워 사랑을 버리는 연인들에게 언제나 인용되는 경구다.용서를 빌면서 심순애가 이수일의 바지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자 ‘놓아라,더러운 손,하나 밖에 없는 내 세루바지 찢어질라’는 가난을 풍자적으로 처리한 신파극만의 묘미다.일막이 끝나면 징을 치고 막간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는데 머리엔 포마드,백색상하복에 백구두,양복윗주머니엔 빨간 행거치프를 꽂고 있다.‘…것이었던 것이었다’로 일관되는 변사투의 대사는 유치찬란의 극치로서 식자층에겐 ‘신파조’로 경멸되던 장르다. 70년대 중반 서울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려진 ‘이수일과 심순애’는 번역극 만연으로 식상한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이후에는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니 올들어 부쩍 신파극 붐이다.동숭동 소극장들은 연일 문을 닫는데 비해 ‘불효자는 웁니다’같은 30년대 신파극에는 관객이 끊임없이 몰려든다고 한다.세종문화회관의 경우는 연일 4천여 객석을 꽉 채우고 관객의 90% 이상은 40,50대 이상의 장년층이라고 했다. 신파극은 춥고 배고프던 시절 우리의 때묻은 과거의 흔적이다.그런데 지금 왜 신파극인가.일자리를 잃고 밖으로 내몰리는 가장과 치솟는 물가,메말라 가는 인정속에서 눈물과 웃음이 도사린 신파극에 대한 향수 때문인가.그것은 ‘어머니!’ 한마디에도 덮어놓고 눈물바다를 이루는 객석만으로도 알 수 있다. 신파를 통해 문화체험이 전무했던 장·노년층의 잠재의식을 끌어낸 것까지는 좋았다.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이어지는 쪼들리는 현실을 잊고 싶다거나 골치 아픈 것을 회피하는 ‘쾌락주의의 한 형태’일 수는 없다.신파연극의 마지막은 암울하고 절망적인 ‘수심가조’로 이런 복고문화의 대중적 심리는 바로 ‘대중의 좌절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문화평론가 조형준의 ‘우리의 복고문화는 문화적 파시즘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고 있다’는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그리고 자조에서 벗어나 얄팍한 상혼에 놀아나지 말고 우리의 발전된 연극무대를 좀더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 나가야겠다.
  • 지도층이 모범 보여라/이경자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시론)

    ○새해 덕담 여유도 없어 1997년을 보내고 1998년 새해를 맞이하였다.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 마냥 밝기만 할 수 없는 것은 유난히 혹독한 1997년 연말을 보내야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지난해 내내 노동법 파문이다,한보사태다,기아사태다 하여 어수선하더니 급기야 IMF 구제금융 사태로 한해를 마감하였다.어처구니 없는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하여 하루 하루를 힘겹게 넘기는 긴박한 국가상황을 목격하면서 국민들은 마음을 졸이며 불안해 했다. 아무리 지난난들이 다사다난했다 하라도 덕담으로 새해를 맞는 것이 우리의 풍속이나 새해에는 올 해가 지난보다 우리 국민들에게 더욱 잔인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그럴 여유마저도 잃은 듯하다.상존하는 외위기설,대량실업에 고물가시대 및 외국본의 기업사냥 예고,이 모두가 엄청난 고통을 요구하며 우리 앞에 전개될 변화들이다.이러한 변화가 몰고 올 시련을 이겨내기란 전에 없이 매우 고통 스러울 것이다.왜냐하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의 성격이 이전에 우리 사회가 겪었던 고통과는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우리 국민은 수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핍의 생활을 해왔다.그러나 그것은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을 품은 인내와 고통이었다.이에 비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오늘보다 못한 내일을 바라보는 좌절의 고통이란 점이 다르다.그리고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그리고 소비의 쾌락을 경험한 이후에 오는 것이란 점에서도 그전에 경험했던 내핍의 고통과는 같을 수가 없다. 우리사회 전반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작되면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임금동결이나 감봉,물가고를 감수해야 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고통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민들은 내필 생활 익숙 지금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의 고통분담을 호소하고 있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같은 국민들의 고통을 분담하여야 할 당사자들은 바로 국정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아닌가 싶다.왜냐하면 이런 파국의 첫 단추는,그것이 정경유착이 되었든,정치관료사회의 부정부패가 되었든,이들에 의해 잘못 끼워졌기 때문이다.지도계층의 고통분담 실천없이 국민들의 고통만을 강요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국가가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나라가 어려울 적마다 위정자들은 고통담을 호소했다.국민들은 선택의 여지 없어 고통분담에 참여할 수 밖에 었다.국가살림을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세금을 더 냈고,사회보장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국민연금에 들라면 연금에 들었고,기금이 필요하다면 기금을 냈고,성금이 필요하다면 성금을 냈다. 그런데 그것들이 어떤 결과로 국민들에게 돌아왔는가.세금은 경부고속철도의 경우에서 보듯,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낭비되기가 일쑤였고,연금은 무책임하고 허술한 운용으로 바닥이 나 수많은 국민들의 노후의 희망을 좌절시켰고,각종 기금과 성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오리무중인 채 부패와 부조리의 온상이라는 의구심만 자아내고 있지 않은가.어디 그 뿐이가.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던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보도진의 취재대상이 되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수없이 보아오면서 정치지도자들에게 실망하고 우리의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이런 국민들에게 또다시 고통분담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민들의 정치,정부에 대한 불신의 앙을 걷어내고 정치지도자들을 신뢰할 있도록 하여야 한다.그러기 위하여 적어도 고통분담의 노력이 지도층으로부터 솔선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지도층의 고통분담은 정치적 수사나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확실하고도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김 당선자 앞장 약속 환영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신년사에서 “공정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질 때 모든 국민이 자진해서 국난극복에 나설 것”이라며 대통령 자신과 청와대가 고통분담에 앞장서고 그 다음에 정부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참으로 올바른 처방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대통령 당선자가 이같은 새해 다짐의 차질없는 실천을 통해,선거에서 그를 지지해준 국민뿐 아니라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의 신뢰까지 얻어 이 난국을 극복해 주기를 바란다.많은 국민들은 대통령 당선자의 새해 첫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는가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 대선주자들 온라인 성폭력 토론회/“여성문제 적임자” 한목소리

    ◎‘노출과 성폭력의 관계’엔 모두 비판적 대선주자들이 성폭력 토론회에 ‘접속’했다.한국성폭력상담소와 컴퓨터통신 유니텔이 97 세계성폭력추방주간(11월25일∼12월10일)동안 사이버공간에 마련한 ‘온라인 성폭력 토론회’에 뛰어든 것.이들은 성폭력문제가 여성에게 민감한 관심사임을 감안,자신이 여성문제해결에 적임자라는 점을 앞다퉈 강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랜 판사경력을 보고 제가 모든 사물에 굉장히 보수적일 거라고 믿는 분들이 많다.하지만 각계각층 다양한 인생을 간접 경험하다 보니 오히려 사회적으로 힘없는 약자,피해자입장에 서게 된다”면서 “성폭력문제도 여성 정조침해가 아니라 인간존엄성 말살차원으로 보고 피해여성들의 권익회복,성폭력없는 세상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주장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세상의 반인 여성여러분을 누구보다 사랑해 여성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섭섭하다”면서 “평소 ‘아내의 권리가 남편과 같고,어머니의 권리가 아버지와 같고,딸의권리가 아들과 같은 세상’을 강조해왔다”고 홍보.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자신이 “할머님과 어머님,누님의 사랑속에 자란데다 슬하에 딸만 둘”이라며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을수 밖에 없는 가족사를 공개. ‘노출은 성폭력의 주범이고,끝까지 저항하면 강간은 불가능한가’라는 첫주제(11월25∼31일)에 이들은 입을 모아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후보는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했으나 극복할수 없는 폭행·협박이 가해졌어야 강간죄로 본다”며 판사출신답게 법지식을 과시한뒤 “하지만 강도높은 반항은 ‘강간치사’를 부를 수도 있어 강간기준으로 적합치 않다”고 역설. 국민회의 김후보는 “성폭행 가해자 70%가 면식범 소행이며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 가운데 34.3%가 어린이 성추행”이라는 자료를 인용하며 “성폭행원인을 여성노출에 돌리는 것은 본질호도”라고 지적. 국민신당 이후보는 성폭력 요인으로 “여성을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보는 남성중심사고,대중매체의 역할방기,여성순결에만 치중한채 남성의 성충동 자제에는 무관심한성교육” 등을 꼽았다. 유니텔에서 go DISCUSE하거나 초기화면에서 통신광장을 거쳐 토론마당으로 들어가면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다.
  • 예술과 정신분석/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화제의 책)

    ◎예술에 대한 프로이트 논문 5편 실어 예술에 대한 프로이트의 관점을 엿볼수 있는 논문 모음집.‘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년의 기억’‘미켈란젤로의 모세상’‘17세기 악마 로이로제’‘정신분석에 의해서 드러난 몇가지 인물유형’‘무대 위에 나타난 정신이상에 걸린 등장인물들’ 등 5편의 글이 실렸다.‘레오나르도…’는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적 미술가이자과학자인 레오나르도가 어머니에 대해 기졌던 집착과 동성애 성향을 파헤친 글.레오나르도가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고 믿고 있던 ‘독수리 환상’을 분석도구로 삼는다.카테리나라는 시골처녀의 사생아로 태어난 레오나르도는 여느 아이들이 경험하는 아버지의 억압이나 아버지와의 경쟁,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등을 경험하지 않았다.이러한 사실은 그의 예술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로이트는 ‘모나리자’나 ‘두 성녀와 아기예수’ 등의 작품속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모성을 넘어서는 사랑으로 어떻게 묘사될 수 있었는가를 밝힌다.또 ‘근대조각의 완성’이라는 평을 듣는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의 의미를 분석한다.프로이트는 이 조각상이 과연 여러 비평가들이 지적했듯이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아 내려오던 모세가 유태민족의 우상숭배와 배신행위를 보고 분노해 율법이 적힌 돌판을 집어 던지기 직전의 모습인지를 규명한다.문학작품을 이용해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을 살핀 ‘…인물유형’도 주목할만한 논문.프로이트는 특히 ‘맥베드’를 인용,쾌락원칙을 벗어나 성공함으로써 병에 걸리게 되는 사람들의 유형을 고찰한다.근친상간의 테마와 고아소녀 레베카의 이야기를 다룬 입센의 ‘로스메르스홀름’(1886년)의 인물성격도 살핀다.정장진 옮김,열린책들,1만1천원.
  • 최현규 장편소설 ‘모스’ 6권 완간

    ◎“쾌락­자유의 가면 쓴 악마주의에 경종” “지금 범세계적으로 악마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록음악이나 영화 등의 대중예술을 통해 파고드는 악마주의는 쾌락과 자유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요.악마주의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발(Baal)신앙에서 유래한 것입니다.그 악마주의자들의 피의 의식은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누군가 나서 이에 대해 경보를 울려야 합니다” 소설가 최현규씨(38)가 악마주의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모스’(포레스트)를 6권으로 완간했다. 3년전 출간돼 인기를 모았던 1부 국내편 3권을 손질하고 2부 세계편 3권을 새로 써 펴낸 것.소설은 미화 1달러 지폐 뒷면에 그려진 이른바 ‘모든 것을 보는 눈’ 그림이 담긴 한장의 CD로부터 시작된다.그 CD가 파티마의 예언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그리고 요한계시록에서 말하는 인류의 종말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 ‘악마주의로 대표되는 타락한 서구문화의 유입을 경계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습니다.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는 데 혈안이 된 글로벌 기업의 실상도 고발하고 싶었어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군산복합체 형태를 띤 글로벌 기업이 한국동란과 베트남전쟁 발발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주장도 편다.고대와 중세,현대를 넘나드는 거대한 스케일과 속도감있는 문체,치밀한 복선에 의한 반전 등이 이 소설의 장점.그는 올 안으로 한국 전통무예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기천문’을 펴낼 계획이다.
  • “문화를 알면 삶이 풍요롭다”/민용태 고려대 교수(시론)

    ◎“물신주의에 병든 사회 건강 잃은뒤 돈 소용없듯 꿈·감동없는 삶은 죽은것 문화와 함께 함께 참된 생명을…” 한석봉 어머니의 말이 새롭다.“하루라도 글을 안 읽으면 입안에 곰팡이가 슨다”.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텔레비전을 보고 신문도 읽고,하다 못해 거리의 간판이라도 본다.그러나 모든 문화라고 반드시 사람에게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사람의 생명과 믈을 아껴주지 않는 어느 문화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위암과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에서 최고이다.세상에 사람이 죽고 싶으련만,특히 우리처럼 오래 사는 것을 최대의 복으로 생각하는 민족이 암에 걸리고 차에 치여 죽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그러나 사실과 통계는 늘 이렇게 위협적이다. 물고기도 물이 오염되면 이내 죽고 만다.1급수에 산다는 가재와 징거미가 없어지면 2급수에 사는 피라미가 설치고,그것도 더욱 오염 되면 미꾸라지까지 자취를 감춘다.문화 오염이라는 것도 같아서,오늘의 우리 문화 풍토는 유락시설이 많은 한강 상류보다 더러워서 이미 위험 수위이다. 문화는 삶의 질과 폭을 넓혀준다.우선 우리의 현실이 항상 북한의 “전면전” 도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환상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그러나 그 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가치 관념이나 의식이 지나치게 물신주의에 병들어 있고,거짓이나 위선을 도덕이라고 생각하는 ‘체면’과 ‘겉치레’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삶의 위상에 보다 진솔하게 가까이 가는 자세가 없고,숨쉬며 느끼고 생각하고 즐기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명적 사고도 없다. 원시시대에는 배고프면 먹는 것이 문화였다.다음 시대는 하루 3끼 먹는 것이 습관이고 문화였다.그러나 오늘은 같은 음식이라도 좋은 곳에서,맛있는 것을,좋은 음악을 들어가며 먹는 것이 좋다. 말하자면 이 ‘좋은 곳’ ,‘맛 있는 것’,‘좋은 음악’이 먹는 것과 어우러지는 문화시대이다.우리의 오늘은 분명히 이 ‘문화시대’에 와 있으나 실제 우리의 사고나 습관은 배고파서 뚝딱 먹어치우는 물질주의,성급주의가 판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문화를 모른다는 것은 “먹고 사는데 문화가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최근 페루에 있는 세계적 유적 ‘꼰도르(콘도르)’ 독수리의 머리 부분 3분의1을 우리나라 사람이 CF를 찍느라고 파괴했단다.구구한 변명은 젖혀 놓고라도 3천년을 살아도 다시 못만들 인류의 유산을 어떻게 다시 복원 할 수 있겠는가. 문화재가 당장 먹고 사는 일과 관계가 없다고 치자.그렇다면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꿈꾸지 않고 사는 재주가 있는가.웃지 않고,울지 않고,감동하지 않고 살 수가가 있겠는가.옛 사람도 살았고,옛 사람도 우리처럼 꿈과 믿음이 있었고,옛 사람도 우리 비슷하게 생겼고,그 사람이 우리의 할아버지 였다는 확신과 그 느낌을, 문화와 예술이 아니고는 어디에서 찾을수 있을 것인가. 잘 입고,잘 먹고,잘 사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다.생각하고 느끼고 감동할 줄을 알아야 행복할 수 있다.우리 사회에는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끝이듯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꿈꿀줄 모르면 그 쾌락은 오래가지 못 한다.우리의 오늘이야 말로 삶의 질이 중요한 때이다.보다 즐겁게,보다 좋은 환경에서,보다 좋은 기분으로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말을 바꾸면 보다 문화적으로 살고 싶다.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글이나 예술,문화 문제는 늘 뒷전이다. ‘문화를 모르면 밥 먹은 입에 암이 생긴다’ 위암과 교통사고는 공통분모가 있다.문화 부재와 조급성의 산물이라는 점이다.문화란 눈 앞의 일과 관련이 없는 듯 보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다.너무 눈앞의 일에만 관심을 두면 문화가 안보인다.눈을 감지 않으면 꿈을 꿀수 없듯이,눈앞의 일만이 세상살이라고 생각하면 늘 조급해진다. 문화는 원래 ‘땅파고 가꾸는 일(cultura=cultivo)’이라는 말에서 기원했다.‘하늘 보고 땅 파는 마음’을 모르면 ‘문명과 돈은 곧 암’이 된다.외부의 환경보호만 시급한게 아니다.마음의 환경보호,마음의 생명중심적 사고도 중요하다.‘삶의 진실성을 한 순간이라도 망각하면 그 입에 곰팡이가 슨다’ 예술이나 글은 그 원시적인 삶의 땀과 향기,그 즐거움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기억하고 있는 음식들이다. 문화인은 두곳에서 먹을 것을 얻는다.그 한 곳은 자연,다른 한 곳은 문화이다.요즘 ‘신바람’이라는 말이 유행하지만,그 ‘바람’은 몸(자연)과 생활의 절주가 맞닿는 곳,즉 좋은 음식(자연)에 좋은 분위기(문화)가 있어야 가능하다.예술에 취하지 않고 글에 반하지 않는 사람은 돈이 천금이라도,늘 죽음 가까이 산다. 오래 살고 싶거든 문화인이 되자.
  • “가정·사회 망치는 마약 추방”/본사주최 마약퇴치국민회의

    ◎3천명 피킷들고 가두행진/마약퇴치대상 부산지검수사반 수상 서울신문사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한 97 마약 퇴치 국민대회가 17일 하오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 김기수 검찰총장 손주환 서울신문사 사장 민관식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대한약사회 대한적십자사 YMCA 등 30개 단체 회원 및 시민 학생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유엔이 정한 제10회 세계 마약퇴치의 날(매년 6월26일)을 앞두고 열린 기념식에서 부산지검 마약수사반(반장 안상돈 검사)이 마약 퇴치 대상을 받았으며,강원지방경찰청 형사기동대(단속 부문)경찰청 마약계 전경수 경위(계몽·교육 부문)부산시청 보건과(치료·예방 부문)관세청 조사국 특수조사계(국제협력 증진 부문)가 본상을 각각 수상했다.서울시립 동부아동상담소(대표 김보애수녀)는 특별상을 받았다. 대상에는 상패와 부상 6백만원,본상과 특별상에는 상패와 부상 3백5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손사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나라는 한때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마약류 퇴치 성공국가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국제 마약 유통의 중간경유지에서 소비지로 바뀌면서 마약류 사범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불법 마약류 거래와 투약행위를 지금 당장 우리 사회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장관은 기념사에서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는 연령층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근로자 학생 주부 등 사회 건전 계층에까지 폭넓게 침투되고 있다』면서 『마약류 사용은 곧 나와 내 가족,그리고 우리 사회를 파멸시킨다는 점을 인식해 국민 모두가 마약 추방의 기수라는 마음가짐으로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김검찰총장은 『마약은 핵문제나 환경 오염과 더불어 인류 멸망의 3대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마약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중독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범국민적 예방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에는 탤런트 최수종 김희애 김보연 유하영,가수 김흥국 이승철,코미디언 남보원,개그맨 김미화씨 등 인기 연예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기념식이 끝난뒤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광화문지하도∼광화문빌딩 구간에서 「쾌락은 순간,파멸은 평생」 「추방하자 백색 가루,예방하자 백색 공포」라고 쓴 피킷을 들고 행진하면서 시민들에게 마약의 해악을 알리는 홍보책자와 부채 등을 나누어 주었다. 광화문빌딩 앞에서는 서울경찰청 관악대가 대회 주제곡인 「마음과 마음」을 연주하는 가운데 마약의 유혹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몸짓의 대형 에어벌룬 로봇(Air Ballon Robot)에 공기를 불어넣는 행사도 가졌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부 보건복지부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서울시 국가안전기획부 진로문화재단이 후원했다.
  • 이나미 리츠코 교수의 「사치향락의 중국사」

    ◎사치·향락 역사의 역설적 깨우침/은 주왕∼청 서태후의 방탕과 몰락 조명/정사감각 마비 일부층 과소비에 경종 절세 미녀 달기를 옆에 끼고 충신 비간의 심장을 도려낸 주지육림의 원조 주왕,국가 세입의 6분의 1을 생일잔치에 쏟아 부은 서태후의 사치벽,마약복용과 선문답으로 날을 지샌 육조시대의 오렌지족 하안….중국사의 한 단면을 이루는 사치향락의 전례를 집중 조명한 역사교양서 「사치향략의 중국사」(이은숙 옮김)가 도서출판 차림에서 나왔다.지은이는 중국문학 전공학자인 이나미 리츠코(정파률자,국제일본문화센터 교수).전문학자의 글인 만큼 쉽게 풀어쓴 역사물이 범하기 쉬운 「사실성의 오류」를 허락치 않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그들의 스케일만큼이나 엄청난 과소비와 사치의 행태를 발견할 수 있다.황제로부터 귀족과 상인,「사치의 블랙홀」인 환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벌인 사치향락 행각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재물의 힘으로 가능했다.때문에 그들의 사치향략은 물질에서 시작해 물질로 끝났다.그러나 송대의 문인 소동파처럼 물질지향적인 사치를 외면하고 해방감으로 가득찬 정신적 사치를 추구한 사람들도 있다.일탈의 정서를 특징으로 하는 이같은 「지적 사치」는 세상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는 지식인들의 자유분방한 기백으로 표현된다. 중국 역사상 절대권력을 손안에 거머쥔 천자가 끝없는 향락에 빠진 예는 수없이 많다.이 책에서는 특히 은왕조의 주왕,13세에 진나라 제위에 올라 26년만에 중국 천하를 통일한 시황제,수나라 2대 황제인 양제 등 3명의 사치행태를 비교 고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왕,시황제,양제로 이어지는 중국 사치향락사의 궤적을 좇다보면 웬지 숨이 가빠진다.그들의 사치에는 「지옥」을 즐긴다고나 해야할 듯한 광적인 처절함이 배어있을 뿐,평안하고 한가로운 해방감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양제의 사치는 은나라 주왕의 「주지육림식」 사치행태와 비슷했다.주왕이 별궁의 모래언덕에 말린 고기 숲을 만들었다면,양제는 서원을 능견 꽃과 능견 잎으로 장식하는 등 재물의 힘을 빌어 자연의 순리조차 거스르려고 했다.또 양제는 결벽증이 있는 어머니의 영향 탓인지 마구잡이로 호색본능을 폭발시켜 색을 탐했지만,음탕한 어머니를 둔 시황제는 미녀보다는 신선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현실적 쾌락에 기우는 양제와 현세초월적 성향이 강한 시황제의 차이점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의 사치향락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존재가 바로 지식인 집단인 사대부다.사대부의 사치는 죽림칠현 이래 대체로 정신의 사치,정신의 방탕이 중심을 이뤘다.죽림칠현 가운데 한 사람인 유영의 글은 정신적 사치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는 자신이 남긴 단 한편의 산문 「주덕송」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하늘을 지붕삼고 땅을 이불삼아 생각하는 대로 행동한다.멈출 때는 술잔을 손에 들고 움직일 때는 술잔과 호리병을 매달고 간다』 유영의 이 유유자적한 술찬가에서는 생성과 소멸의 넉넉한 섭리에 몸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참된 인간존재의 모습이라는 노장사상의 흔적이 고스란히 읽힌다. 이 책은 기원전 12세기의 은나라 주왕에서 금세기초 청나라 서태후를 관통하는,3천년에 이르는 중국의 사치향락사를 다룬다.그 역사에 등장하는 향락행태는 오늘날 정사감각이 마비된 채 과소비와 사치를 일삼는 우리 한쪽의 모습과 적잖이 닮았다.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한다고 했던가.이 책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역설적인 깨우침을 안겨준다.
  • 방송개발원 토론회… 김우룡 교수 주제발표문

    ◎방송의 선정·폭력성 규제장치 마련을/시간·프로그램 등급제 등 도입 바람직 방송의 문제를 방송인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으며,방송사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이 나서 좋은 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한국방송개발원(원장 엄효현)이 「우리 방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8일 하오2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방송 대토론회의 주제발표에 나설 김우용 외국어대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우리 방송의 윤리적 과제­선정성과 폭력화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김교수 발표문을 요약한다. TV의 한 장르를 일컫는 「타블로이드TV」란 표현이 있다.90년대초 미국 폭스네트워크의 가십성 토크쇼 「A Current Affair」가 성공하면서 선정적 스토리,끔직한 범죄,섹스와 흥미위주의 가십성 프로가 범람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런 타블로이드 현상이 우리 방송에도 크게 번지고 있다.뉴스의 연성화,다큐멘터리의 선정성,드라마의 비윤리적 묘사,토크쇼의 저질성 등이 이를 대변한다. 「트래시TV」란 말도 있다.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전도시키면서 말초신경적 흥미에만 초점을 두는 방송은 쓰레기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상업주의적 저널리즘 혹은 시장지향적 미디어는 수용자들의 정치적 무지를 촉구하고 정치적 정보나 상품광고에 대해 집단적인 동의를 조작해냄으로써 미디어 소비자를 수동화·습관화시킨다.의식보다는 쾌락을 추구하게 하고,역사의식 보다는 역사적 무의식을 지향하게 함으로써 가치관의 혼미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이 두가지 문제는 「TV망국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요즘 우리 TV프로는 통제불능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드라마는 불륜·폭력·선정·사치가 난무하는 퇴폐경연장이 되고 있다.TV드라마의 불륜행각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해 왔다.「아름다운 불륜」 시비를 낳았던 MBC 미니시리즈 「애인」의 힛트이후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기형적 사랑」을 다룬 멜로물을 선보이고 있다.TV의 성표현도 절제와 생략을 잊은지 오래다.성표현의 일상화 외에도 잔혹한 폭력장면 묘사가 빈번하다든가,조직폭력배나 범죄집단이 멋진 의리의 사나이로 잘못 투영되는 예가 많아 청소년들의 가치를 전도시키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다.라디오·TV 토크쇼들은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저속한 대화를 함부로 내보내고 있어 「미디어 포르노」현상을 부추기고 있다.이 프로들은 밤무대 쇼를 연상시키는 성적 농담,연예가십과 신변잡담에 침실·사우나·술집 등을 배경으로 삼아 방송의 품격을 해치고 있다. 매체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불과 10년 사이에 새 매체가 많이 등장했고,경쟁매체는 날로 늘어나는 데다 미디어의 새로운 부가서비스들이 생겨났으며,외국의 TV전파가 무방비상태로 우리 안방이 쏟아지고 있다.따라서 앞으로는 라디오·TV프로뿐 아니라 광고에서도 윤리문제가 많이 제기될 것이다. 방송은 영화·연극·소설·PC통신 등 다른 매체와는 달리 공공성 및 공익성을 앞세워야 할 당위성을 갖고 있다.때문에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PD나 기자의 윤리의식 제고에 기여할 세미나·워크숍·매뉴얼 발간 ▲미디어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방송사의 경영리더십확립 ▲저질방송 추방을 위한 적극적인 국민운동의 활성화 ▲방송위원회 심의제도 개혁 ▲매스컴 관련학과에 미디어윤리 교과 개설 ▲방송의 선정성·폭력성·저질성에 대한 정치권 차원의 관심 제고 ▲시간등급제 또는 프로그램 등급제 도입 ▲정부의 확고한 방송정책 입안 ▲비평의 활성화 등이 요구된다.〈정리=김재순 기자〉
  • 순결 서약식(외언내언)

    단테의 베아트리체,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헤너의 「파비올라」, 둘이서 나란히 걸어가기에는 좁은 길이라고 믿는 알리사.『언제라도 볼일이나 님므부근에 오시거든 한번 들러주세요』 이런 편지를 쓸줄 아는 줄리엣 등은 피천득씨 수필에 나오는 「구원의 여상」들이다.그리고 하나같이 순결한 이미지의 상징이기도 하다. 개방적인 성문화가 신세대적인 것인양 판을 치는 세태속에서 연세대생들의 「순결 서약식」은 순결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정의지로 보여진다.목회자와 교수와 학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는날까지 육체와 마음의 순결을 굳게 지킬것」을 서약하고 순결을 상징하는 반지를 나누어 가졌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정결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라도 기분좋고 유쾌한 일이 아닐수 없다.더구나 지금 한창 물오른 듯한 젊은 대학생들의 「순결」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 순은처럼 빛나보인다. 그런 한편에서는 「순결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이데올로기」라면서 이와는 상반된 「정조대 깨뜨리기」행사도 있었던 모양이다. 누구라도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살 수 있고 살고 싶어한다.더구나 젊음의 특권이 보장된 대학사회는 지성이 전제되는한,어디 한군데 얽매일 필요없이 자신의 의견을 분방하게 개진할 수 있다.단지 그것이 육체적으로 순결하든 정신적으로 순결하든간에 「지조는 정신적인 것이고 정조는 육체적인 것」으로 분리돼선 안된다는 점이다.그래서 「지조의 변절은 육체생활의 이욕에 매수된 것이요,정조의 부정도 정신의 쾌락에 대한 방종에서 비롯된다」는 시인 조지훈의 「지조론」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언제부턴가 「순결」이란 단어는 한물간듯한 구태의연한 이미지로 변질된 감이지만 문득 들으면 가슴에 샘물이 흐르는듯한 싱그러운 반가움을 안겨준다.결혼전의 순결을 지키는 것이 옳다 그르다 이전에 「순결서약식」은 이 화창한 계절에 대학생다운 결곡함을 보여준 또하나 새로운 몸짓에 틀림없다.
  • 지하철 성추행 대졸이상이 많다고(박갑천 칼럼)

    『강간을 당해봤으면 하면서도 초자아(superego)가 반대하기 때문에 불합리하게 여기면서 두려워하는 여자도 있다』.「프로이트 심리학입문」(캘빈 S 홀 지음 황문수역)에 나오는 말이다.『그여자는 그 소망을 방해하는 양심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이다.이드(id:본능적 쾌락원리)는 「그걸 원해」 하고 있고 초자아는 「얼마나 무서운 일이냐」하고 있으며 자아(자아:ego)는 「두려워한다」고 말하고 있다』 덩달아 떠오르는 명언(?)이 있다.『여자라면 강간 당했다는 말 입에 올리는게 아냐』.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가 했던 말이다.그의 시녀가 궁정호위병한테 강간 당했다며 곧은불림하자 여왕은 한 장교가 찬 칼을 뺏어 칼집에서 칼을 빼내더니 시녀에게 주면서 다시 꽂아넣으라 한다.시녀가 꽂아넣으려 하면 칼집을 움직이니 제대로 꽂히겠는가.네게 있는 난질기대 때문에 꽂혔지 이렇게 움직였으면 꽂혔겠느냐는 호통이었다고 보면 될일이다. 이 비슷한 얘기는 우리 야사에도 많다.그가운데서 취은송세림의 「어면순」을 보자.­어떤 나이 든여자가 여름날 속옷만 입고 빨래를 한다.지나가던 동네사내가 욕정이 꿈틀.다가가 뒤쪽에서 욕심을 채우고 내뺀다.방망이를 들고 뒤쫓는 여자가 소리친다.『이망할녀석,이무슨 몹쓸짓야』. 때꼭,암살이지.그걸 안 젊은이는 동곳빼긴 커녕 되술레잡는다.『아주머니,거기 넣은건 제 엄지손가락이었어요』.『인석아,거짓말 마.그게 엄지였다면 지금까지 내 아랫녘이 왜 이리 달콤새큼해』.오늘날에는 그 「한계」를 두고 형법학자 사이에서도 설왕설래하고 있다한다. 프로이트가 『사회적통제에 복종하고자 하지않는 위험한 충동』으로 본 「원시적 충동」이 성욕(넓은 뜻에서의 리비도­사랑).그게 억눌릴때 불만이나 신경증적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그는 말한다.설사 심리학이 말하는 「강간 당하고싶은 생각」이 있다고 치자.그래서 「위험한 충동」을 받아들인다 해도 「은밀한 곳」이라야 하는것 아닐지.「어면순」여인이 방망이 들고 쫓아간 것도 그때문이 아니었을까. 심리학의 분석은 학문일 뿐이다.사람에게는 염치라는게 있다.만원지하철 속의 잦아진 성추행사건은 그래서 얼굴 뜨겁게 한다.더구나 그「변태자」의 75.6%가 대졸이상이라니.배운자들이 「위험한 충동」에 앞장선다는 대목이 여간만 실망스러운게 아니다.〈칼럼니스트〉
  • 절제없는 여행(외언내언)

    우리 국민이 올해 해외에서 지출한 여행경비가 정부예산(60조원)의 10%에 가까운 5조9천2백억원이 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이 액수는 지난해보다 8천4백80억원이 늘어난 것.1인당 평균 여행경비는 1천609달러(1백29만원)로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미국의 1인당 여행경비(937달러)보다 1.7배,독일(640달러)보다는 2.5배나 더 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씀씀이가 헤프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통계는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한다.세계화·개방화시대에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외국에서 견문을 넓히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또 돈을 많이 쓰더라도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을 얻는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다.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행의 본뜻은 저버린 채 무조건 고급품이나 비싼 물건을 싹쓸이 하는가 하면 불건전한 쾌락을 즐기는데 돈을 물쓰듯하고 그것을 자랑까지 한다.이같은 천박한 행태는 자신뿐만 아니라 전체국민을 욕되게 한다. 우리는이런 사례를 수 없이 보아왔다.태국등 동남아시아에서의 보신관광,중국에서의 졸부행세 등이 좋은 예다.그런가 하면 한국인 여행자는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소매치기와 폭력배의 표적이 되어 많은 피해를 보기도 한다.지난 94년 공보처는 해외공보관을 통해 수집한 「해외에서의 국가이미지 실추사례」를 발표,과소비와 추태관광을 경고한 바 있지만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도 알차고 세련된 해외여행을 할 때가 됐다.여행사의 각성이 필요하고 관계당국의 효과적인 관리와 지도가 절실하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여행에 나서는 개인의 마음가짐이다.돈은 돈대로 뿌리면서 나라망신을 시키고 다닌다면 그보다 어리석은 짓은 없을 것이다.경제수준이 높다고 해서 선진국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품위 있고 절제된 여행을 할 줄 아는 것도 선진국민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 “중 인민들 탐욕 추구 사회주의 관념 퇴색”/6중전회 결의 공개

    ◎문화·경제 개혁 가속 중국 지도부는 지난 10일 폐막된 공산당 제14기 중앙위 6차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채택된 결의를 공개,탐욕과 쾌락 추구,부패 등이 중국의 문화 진보와 경제개혁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신문들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들에 따르면 당지도부는 「사회주의 정신문명 건설을 위한 중요 문제에 관한 당중앙의 결의」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악덕과 범죄 증가 등 사회·윤리·문화적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들을 극복할 것을 다짐했다. 1만5천자에 7부,30조로 된 이 문건은 일부 분야에서 도덕의 규범이 약화되고 있고 물질숭배와 쾌락 추구,개인주의 경향이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음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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