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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술이 술술]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논술이 술술]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1932년에 발표된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조지 오웰의 ‘1984’와 더불어 미래 사회에 대한 가상적 제시를 통해 인간 사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탐구로 이끌고 있는 대표적 작품이다. 1914년 미국의 헨리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위치한 자신의 공장에 자동화된 자동차 조립라인을 만들었는데,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이 조립라인은 생산되는 제품을 표준화할 뿐만 아니라 일하는 과정도 표준화하는 것이었다. 포드가 도입한 이러한 일관작업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표준화된 동질적인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량 생산된 상품은 그에 걸맞은 대량 소비를 필요로 했는데, 포드는 노동자들에게 과거에 비해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해결하였다. 노동자들이 대량 생산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규모 유효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드는 대량 생산과 대중적인 소비 문화의 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대중사회 출현의 길을 열었으며, 이러한 생산 방식을 ‘포드주의(Fordism)’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곧 포드주의는 자동화된 기계를 이용해 인간의 노동을 합리화하고 통제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하며, 현대의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를 낳은 사회구조적 틀이라고 할 수 있다. 헉슬리는 독특한 연도 표기와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포드의 신격화에 대한 묘사를 통해 ‘포드주의 비판’이라는 의도를 직접 나타낸다. 또 그가 그리고 있는 ‘멋진 신세계’의 모습은 포드주의의 특징들과 직접 결합돼 있다. 이처럼 헉슬리가 나타내고 있는 ‘멋진 신세계’의 섬뜩한 사회 현실은 가상의 미래가 아니라, 당대의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던 ‘포드주의’의 변동 안에 내포되어 있는 부정적 가능성의 묘사인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생산의 효율성에만 감탄하고 있을 때, 헉슬리는 그 안에 담긴 위험을 날카롭게 찾아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이 발표된 지 70여년이 지난 오늘날의 현실이 과연 헉슬리의 경고에 비추어 어떠한지를 평가하고 반성해 보는 것은 우리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은 점점 더 작품 속의 ‘존’이 절망에 빠졌던 ‘멋진 신세계’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그의 ‘경고’는 끔찍하게도 ‘예측’으로 실현되고 있다. ‘유전자’로 상징되는 최근의 과학 발달은 인간에 대한 도구적 기계적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정보화’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에서의 불안정성을 키우며 사회의 계층적 양극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세계화’라는 말로 특징이 표현되는 사회의 변동은 ‘소비주의’에 기초한 하나의 생활 양식으로 전 지구의 인간들을 더욱더 표준화하고 있으며, 문화적 다양성을 급속히 파괴하고 있다. 게다가 범람하는 대중 문화와 매체들은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부추기며 새로운 ‘쾌락’을 상품으로 개발하기에 여념이 없다. 형태와 정도의 차이만 존재할 뿐, 어느덧 ‘멋진 신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자화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책꽂이]

    ●대중문화속의 현대미술(토머스 크로 지음, 전영백 옮김, 아트북스 펴냄) 아방가르드 예술과 대중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탐구해온 미술사가의 비평을 담았다. 잭슨 폴록, 앤디 워홀,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등을 둘러싼 생생한 에피소드와, 이들이 20세기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1만 8000원. ●상군서(장현근 편역, 살림 펴냄) 중국 전국시대 정치적 풍운아였던 상앙의 사상을 담은 부국강병의 지침서.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고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군주는 그 본성을 이용해 법에 의해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는 게 기본 요지다. 잔혹한 군국주의 사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8900원. ●건축으로의 여행, 벽(에블린 페레 크리스탱 지음, 김진화 옮김, 눌와 펴냄) ‘벽’이라는 건축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벽이 우리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며 발전되었는지를 과거와 현재, 동·서양을 넘나들며 살펴본다.1만원. ●무통문명(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 이창익·조성윤 옮김) 한 철학자의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사색이 담긴 책. 쾌락을 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현대 문명, 즉 ‘무통문명’하에서 미래문명이 만들어내는 인간은 혼수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묘사한다.1만 8000원. ●일본의 신화(요시다 아쓰히코·후루카와 노리코 지음, 양억관 옮김) 일본 신화가 어떻게 성립되었는지, 세계 각지의 신화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사기’와 ‘일본서기’ 등 옛 문헌을 중심으로 일본 신화를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설명했다.1만 2800원. ●조피 숄 평전(바버라 라이스너 지음, 최대희 옮김, 강 펴냄)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대학가 운동권의 애독서였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의 주인공 조피 숄의 삶을 그린 책.1940년대 나치의 광기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을 때 독일 대학생이었던 조피 숄은 오빠 한스 숄과 함께 반나치운동을 펼치다가 붙잡혀 처형됐다.1만 3000원. ●위대한 가르침을 찾아서(P D 우드펜스키 지음, 오성근 옮김, 김영사 펴냄) 러시아의 저명한 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였던 지은이가 그의 영적 스승이었던 구르지예프를 만나 경험했던 강의와 대화내용을 기록했다. 코카서스 지방에서 태어난 구르지예프는 티베트와 이집트, 에티오피아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여행하며 티베트교, 수피즘, 기독교의 신비주의 등 동서양 정신세계의 진수를 섭렵했다.2만 4900원.
  • [이진의 섹스&시티]‘선수’ 전성시대

    ‘진정한 선수를 가려내자!’ 여기서 말하는 선수는 운동선수도 아니고 룸 살롱 종업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성을 끄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들에게 이성에게 접근하는 것은 일종의 게임이며 흔히 말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죠. 미국 TV 프로그램 중 ‘더 플레이어(The Player)’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목도 직역하면 우리들이 쓰는 말처럼 ‘선수’랍니다. 진짜 선수를 가려내자는 쇼의 취지에 맞춰서 주인공은 미 대륙 전역에서 뽑힌 자·타칭 바람둥이 남자 15명이죠. 그들은 매주 3명의 미녀 판정단의 날카로운 심사를 받으면서 서로의 외모, 매너, 장기, 화술, 체력을 입증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합을 벌입니다. 최후로 남은 1인자는 미국 최고의 선수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을 얻고 한 미녀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죠. 이 타이틀을 따기 위해 15명의 남자들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 개인적인 노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패션, 미용, 몸 만들기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붓는 것은 기본이요, 그 도시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나이트클럽과 사교장소에 정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부지런함은 필수니까요. 이 쇼를 보다 보면 ‘굳이 자신이 최고의 바람둥이라는 걸 증명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식 바람둥이 카사노바라는 것이 벼슬도 아닌데 말이죠. 또 ‘선수’라고 하면 섹스파트너를 헌팅하러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는 쾌락주의자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때 ‘나는 10년간 1000명의 여자와 섹스를 했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씨리헌터’라는 이름의 남자가 있었죠. 그는 맘에 드는 여자를 골라 침대까지 이끄는 자신의 작업방식과 성경험을 낱낱이 공개했고 게임점수를 올리는 것처럼 자신의 섹스 경험을 점수로 수치화시켜서 자랑스럽게 여기고 수기까지 쓴 겁니다. 여자를 일회용 물건처럼 한번 쓰고 버린다고 생각하는 뒤틀어진 사고방식이 그가 말하는 ‘선수 정신’의 근간이라 생각하면 역겨웠지만 수기를 끝까지 읽었죠. 흥미로운 것은 ‘씨리헌터’나 미국 리얼리티 쇼에 나온 남자들이나 ‘난 천하의 작업남이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자신감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선수’라는 호칭자체에 큰 의미를 둬서 어쩌면 이것을 벼슬이나 왕관처럼 생각하는 것 같죠. 그것은 결국 자신이 선수, 바람둥이 카사노바 성향을 만천하에 공개할 만큼 자랑스럽고 대중에게 객관적 평가를 받을 만큼 당당하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언제부턴가 작업능력은 게임의 기술로, 섹스경험은 점수로, 이성을 만나서 접근하는 과정 자체가 게임 정도로 취급 돼 갑니다. 점수 올리기 급급한 선수들은 오늘도 나이트클럽을 배회하고 또 한명의 여성과 게임을 즐기겠죠. 갈수록 ‘진국’을 만나기가 어려워집니다.
  •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떡볶이에 미친’ 이영주(46)씨.24년 동안 떡볶이와 고락을 함께하며 ‘대구 동성로 떡볶이 신화’를 일궈낸 그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10억원을 들여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를 차려 철판피자떡볶이 등 다양한 떡볶이 관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1990년대의 압구정동을 묘사한 문학작품들은 압구정동에 대해서 지극히 신랄하다. 시인이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감독인 유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는 연작시에서 압구정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입구에/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소리와 함께/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년간 하루 십 킬로의/로드웍과 섀도우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텔론이나/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세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로 무장할 것/…이곳 어디를 둘러보라 차림새의 빈부격차가 있는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욕망의 평등사회다 패션의 사회주의 낙원이다/가는 곳마다 모델 텔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지 재미동포라 지화자, 봄날은 간다….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 욕망과 유혹의 삼투압이여/자, 오관으로 느껴보라 안락하게 푹 절여진 만화방창 각종 쾌락의 묘지, 체제의 꽁치통조림 공장, 그 거대한 피스톤이, 톱니바퀴가 검은 기름의 몸체를 번득이며 손짓하는 현장을/왕성하게 숨막히게 숨가쁘게/그러나 갈수록 섹시하게… ●한때는 ‘해방구’… 불황에 빛바랜 느낌 작가 이순원의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에서도 1990년대의 압구정동에 대한 묘사는 비슷하게 신랄하다. …오늘 아침 그녀는 자신의 800만원짜리 이태리산 침대에서 잠을 깼다. 침대 맞은편 벽에 걸린 영국산 수제품 뻐꾸기시계가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 아래에 놓인 이태리산 털실내화를 신고 엄마가 있는 안방으로 갔다. 침실과 아빠 엄마의 의상실이 따로 분리돼 있는 방이었다. 아빠는 1억 5000만원짜리 밴츠 560SEL을 타고 이미 출근한 다음이었고, 엄마만 혼자 2200만원짜리 서독산 침대에 누워 프랑스산 오리털이불 바깥으로 한쪽 다리를 걸치듯 내놓고 있었다. 외출을 할 때면 언제나 금박을 장식한 12만원짜리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는 다리였다.…그녀는 비너스 조각을 한 1400만원짜리 이태리산 대리석 욕조에 가볍게 이온 목욕을 한 다음 자기 침실로 가 2300만원짜리 이태리산 장롱을 열고 전에도 입었던, 입어도 그 속이 확연히 들여다보이는 그물형 스캉달 팬티와 그 팬티와 세트를 이룬 은은한 핑크색 브래지어를 하고 차이나형 꽃무늬가 수놓아진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었다. 그리고 그 위에 40만원짜리 쏘냐 리카엘 상표가 붙은 블라우스와 70만원짜리 이바노브니 검정색 미니 스커트를 입고 역시 검은 색상의 320만원짜리 피에르 발망 반코트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섰다…핸드백은 엄마의 430만원짜리 것만은 못하지만 자연산 무늬를 조금 갈색나게 처리한 280만원짜리 구찌 악어가죽 핸드백을 골랐다. 그 안엔 어제 쓰다 남은 20몇만원과 조금 전 엄마가 외출하기 전에 주고 간 외환은행권 10만원짜리 수표 석 장,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급한 일이 생기면 쓰라고 그 전에 아빠가 주었던 100만원짜리 상업은행권 수표 한 장, 입학 선물로 받은 VIP카드, 얼마 전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12만원 주고 두 개를 사 하나는 영준이 오빠를 준 피에르 가르뎅 손수건, 작은 용기에 담은 몇 가지 드봉 화장품, 그 화장품 판촉물로 받은 굵은 빗 한 자루, 핸드백용 강력 무스, 친구들 전화번호를 적은 1만4천원짜리 프랑스산 양가죽 팬시 수첩, 양가죽 케이스 안의 스위스산 볼펜이 들어 있었고, 그 제일 밑바닥에는 현금 말고는 그 핸드백 안의 유일한 국산품인 이미 반쯤 쓴 피임약이 들어 있었다. 작가 이순원은 1990년대의 소위 ‘압구정파’ 출신 여대생 은지를 통해 압구정동이며 로데오 거리를 묘사하다 못해, 직설적인 어법으로 ‘이 땅 졸부들의 끝없는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 아니 똥통같이 왜곡된 한국 자본주의가 미덕처럼 내세우는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운운하며 드러내놓고 울분을 토한다. ●경력 24년… 대구서 강남 중심으로 진출 원래 로데오란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나 소의 등에 올라타고 누가 오래 버티는가를 겨루는 서부 카우보이들의 경기를 일컫는 말인데, 미국에서도 상류층만 모여서 사는 베벌리힐스에 있는 세계적인 패션거리에 로데오라는 이름이 붙고, 이어 이 땅의 소위 오렌지족, 혹은 ‘야타족’으로 불리는 부유층 신세대들이 압구정동에 자신들만의 놀이공간을 만들어 로데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신세대들은 한때 로데오 거리를 일종의 해방구로 여겨, 너나없이 세이프티존(SAFETY ZONE)이란 영어를 새겨 넣은 차양이 긴 모자를 자신들만의 무슨 상징물처럼 눌러쓰고 활보하기도 했다. 이순원식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이며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이자 유하식 ‘욕망의 평등주의이자 패션의 사회주의’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도 IMF를 지나 우리 경제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어딘지 모르게 그 빛이 바랜 느낌이 없지 않다. 실제로 로데오 거리를 기웃거리는 동안 명품점이며 패션점, 각종 음식점의 주인들은 ‘좋은 시절은 물 건너갔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로데오 거리의 단골고객이었던 이 땅의 큰손이나 복부인 같은 졸부들이 더 이상 손쉽게 눈먼 돈을 벌어 흥청망청하기에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맑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로데오 거리의 식당들도 이제는 고급스럽기보다는 대중적인 간판들이 즐비하다. 주로 퓨전요리 중심인데, 일식이며 중식, 한식, 심지어 소주방까지도 상호 앞에 기꺼이 퓨전이라는 관형어를 붙이고 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가격이 1만원 안팎으로 크게 비싸지 않다. 로데오 거리의 여러 퓨전요리점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뜨이는 것은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02-547-3778)다. 한마디로 한다면, 레드페퍼의 주인인 이영주씨는 떡볶이에 미친 사람이다. 올해로 떡볶이 경력이 24년인 중년의 그이는 스스로도 떡볶이에 미쳤다고 기꺼이 자인한다. 이를테면 강남에서도 세가 가장 비싼 로데오 거리에 물경 10억원을 투자하여 건평 100평의 3층 건물을 세내어 떡볶이 전문점을 차린 것이다.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300만원, 권리금 4억원에 나머지 실내장식으로 총 10억원을 들인 레드페퍼는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는 떡볶이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고급카페나 레스토랑풍의 화려한 실내장식과 디자인이 보는 이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데,1층,2층, 테라스, 복층이 모두 손님을 맞는 홀이다. 그중에서 그이만이 출입할 수 있는 3층은 소위 개발실인데, 그 안에는 세계 모든 종류의 소스들이 가득 차 있다. 그 소스들 중에는 그이가 개발한 떡볶이용 고추장이 소스란 이름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떡볶이의 종류를 보면 그이가 떡볶이에 미쳤다는 말이 좀더 실감이 난다.2인분 기준의 철판즉석떡볶이는 레드페퍼떡볶이(1만원), 순대떡볶이(8000원), 거리떡볶이(6000원), 불고기떡볶이(8000원), 해물떡볶이(8000원)가 있는데, 레드페퍼떡볶이는 쌀떡, 야채, 햄, 어묵, 만두, 쫄면, 라면, 팽이버섯이 들어간 거리떡볶이에, 오징어, 새우, 홍합, 꼬마만두, 삶은 계란이 더해진다. 불고기떡볶이는 거리떡볶이를 기본으로 하여 순살불고기와 각종 버섯이 더해지고, 순대는 순대가 더해진다. 이외에도 각각 5000원짜리의 피자떡볶이, 치킨탕수떡볶이, 스파게티떡볶이, 궁중떡볶이가 있고, 쟁반떡볶이, 떡꼬지, 떡튀김, 비빔만두, 순대볶음, 오뎅탕 등이 있다. 얼마 전에는 철판피자떡볶이를 개발했는데, 쌀떡에 화이트소시지, 비엔나소시지, 햄, 모차렐라치즈를 넣어 피자토핑을 뿌리고, 새우, 어묵, 만두, 달걀, 당근, 파, 팽이버섯, 양배추, 피망, 적채, 양파, 페퍼로니 등을 넣어 철판에 볶아내어 매운 것을 싫어하는 청소년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30대 사장 40가지의 롤 메뉴 개발 이영주씨는 떡볶이를 햄버거나 스파게티, 피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요리로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다. 기실 그가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떡볶이 전문점을 낸 것도 그가 펼치고자 하는 꿈의 일환인 셈이다. 그이는 압구정동에 오기 전에 이미 ‘동성로떡볶이’란 상호로 대구에서만 본점에서부터 7호점까지를 직영하여 월 순수익 7000만~8000만원을 올린 소위 ‘떡볶이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이가 바로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하여 스스로 동성로떡볶이시대를 청산한 채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러’(02-540-2577)는 ‘날것(raw)이라는 뜻으로 퓨전일식 스타일의 소위 캘리포니아롤 전문점이다.31세의 박진효씨가 운영하는데, 과연 젊은이답게 무려 4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롤 메뉴를 내고 있다. 일찍이 압구정동파가 되어 세이프티존이라는 모자를 쓰고 로데오 거리를 휩쓸었을 나이의 그이는 공과계통의 대학을 졸업하고 어학연수 차 미국에 건너갔다가 캘리포니아롤에 눈떠 일본인 요리사 아래서 요리법을 익힌 것이다. 원래 캘리포니아롤이란 스시라는 일본식 생선초밥을 미국식으로 변형시킨 요리인데, 이를테면 날것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생선을 안에 넣고 초밥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아니면 튀김가루를 입혀 튀겨내어 거기에 각종 소스를 끼얹는 식이다. 스네이크롤은 장어구이에 아보카드를 얹고, 달콤한 계란말이로 감싼 롤이고, 살몬크런치롤은 밀가루를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크런치에 연어를 덮고 거기에 다시 날치알을 얹은 롤이고, 트레저아일랜롤은 역시 크런치에 날치알과 장어, 참치, 아보카드를 섬처럼 쌓아올린 롤이고, 레인보롤은 연어, 참치, 아보카드에 크림치즈를 더한 롤이고, 스파이더롤은 이제 막 껍질을 벗은 물렁한 게를 통째로 튀겨 토마토, 오이, 날치알, 아보카드를 더한 롤이고, 키스미롤은 새우와 게살에 매콤한 칠리소스를 끼얹은 롤이고, 더블펀치롤은 파인애플에 게살, 가리비, 아보카드를 부쳐내어 소스를 뿌린 롤이고, 프라이롤은 크런치에 게살, 날치알, 아보카드를 넣어 기름에 튀겨낸 롤인데, 이렇듯 40여종에 이르는 롤들이 7000~8000원이다. 이밖에도 세트로 내기도 하는데, 필라델피아롤이나 슈퍼크런치롤에 활어초밥이며 튜나샐러드와 우동을 함께 내거나 4가지 롤에 활어회와 활어초밥, 우동을 내기도 한다.
  • 中 ‘섹스없는 결혼’ 늘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최근 중국 난징(南京)의 결혼 소개소에서 ‘이색 맞선’이 이뤄져 화제가 됐다.‘결혼은 좋지만 섹스가 싫은’ 남녀 결혼 희망자가 무려 65명이나 모인 것이다. 중국에 처음으로 등장한 ‘무성혼인(無性婚姻)’ 소개소의 이벤트였다. 무성혼인 희망자 65명 가운에 절반은 성기능 장애인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심리적인 이유로 섹스 없는 결혼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매일신보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인민대 성사회학연구소 판쑤이밍(潘綏銘) 소장은 표본조사를 통해 중국의 기혼·동거 남녀 가운데 30%가 ‘매달 1회의 성생활도 하지 않았고’,1년 동안 성생활이 전혀 없었던 경우도 6.2%에 달했다고 밝혔다. 판 교수는 무성결혼을 ‘삶의 피로와 생존에 대한 압력 등 심리적 이유로 성 쾌락을 잃어버린’ 일종의 정신 질환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성학회 쉬전레이(徐震雷) 상무이사는 “중국인들은 개혁·개방 이후 극심한 생존 경쟁에 처해 있고 무성결혼 역시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일신보는 난징시 위생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난징시 700만 인구 가운데 성기능 장애자가 무려 10만명에 달한다.”며 “현재 무성혼인의 30%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고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oilman@seoul.co.kr
  • 두 남자,프랑스 요리로 말을 걸어오다/유소영 옮김

    두 남자,프랑스 요리로 말을 걸어오다/유소영 옮김

    크리스마스 이브, 뭔가 근사한 식탁을 앞에 두고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유쾌하고도 은밀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지 않은가. 가장 예쁜 접시를 골라 정성스레 테이블 세팅을 하고 와인과 이국적인 음식을 곁들인다면 설레는 겨울밤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을 것이다. ‘두 남자, 프랑스 요리로 말을 걸어오다’(유소영 옮김, 한길사 펴냄)는 우리의 식탁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프랑스 요리 입문서이자, 음식에 깃든 문화와 어린시절의 향수까지 보듬는 책이다. 색다른 크리스마스 상차림을 원한다면 테이블 세팅과 레시피에 관한 정보를 활용해 손쉽게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듯싶다. 또 굳이 요리에 관심이 없더라도 음식과 관련된 프랑스 문화와 저자들의 추억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매혹적인 프랑스의 풍경 속으로 푹 빠져들 만하다. ●저자는 한국서 비스트로 차린 프랑스인 저자는 한국에서 르 생텍스라는 비스트로(격식 없는 작은 식당)를 차린 두 명의 프랑스인.10년 전 한국에 와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라틴어를 가르치다가 “한국에 빠져 눌러앉았다.”는 벵자맹 주아노는 2000년부터 이태원에서 프랑스 식당을 경영해왔다.1년반전 유능한 요리사를 찾다가 여행이 취미인 11년 경력의 요리사 프랑크 라마슈를 만났고, 둘은 의기투합해 1년여에 걸쳐 책을 완성해냈다. 주아노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프랑스 요리책은 보통 번역서여서 재료를 구하기 힘들거나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오븐이 없이도 만들 수 있으며,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랑스 가정식 20가지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류학 박사학위를 준비 중일 정도로 새롭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관심이 많은 그는, 단순히 요리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랑스의 문화를 아울렀다.“유럽의 역사를 보면 음식 때문에 전쟁을 한 적도 많았습니다. 살아야 되니까 먹는 게 아니라 그 문화가 중요한 거죠.” 첫 장엔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서서히 엄격한 규칙으로 확립돼 간 식탁 예절의 역사, 프랑스 식사의 순서, 프랑스 음식에 대한 한국인들의 편견, 와인 즐기는 법 등 프랑스 음식문화의 전반적인 소개를 담았다. ●요리에 담긴 역사와 일화도 담아 다음 장엔 20가지 음식의 요리법과 그 요리에 담긴 역사와 유년시절의 일화를 수필로 풀어냈다.“희미한 불빛 아래서 플라스틱 테이블에 종이를 깔고 나눠 먹던” 노동자들의 음식인 양파수프의 역사,“야채수프의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장마철의 오후를 보냈던 어린시절의 기억 등이 파스텔톤의 수채화처럼 독자들을 향수의 세계로 이끈다. 마지막 장에서는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상점, 기본 도구와 재료 소개 등 실용서로 부족함이 없는 정보까지 꼼꼼히 챙겼다. 미각의 쾌락과 지적인 즐거움이 뒤섞이면서 묘한 매력을 안겨주는 책.1만 7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책꽂이]

    ●장미의 이름 읽기(강유원 지음, 미토 펴냄) 움베르트 에코의 대표작 ‘장미의 이름’을 텍스트 삼아 작품배경인 중세에로의 진지한 인문학 여행을 권유하는 책. 저자는 ‘장미의 이름’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논리적 사유태도로 읽어야 할 문학 텍스트”라고 강조한다.1만원. ●마른 작설잎 기지개 켜듯이(김정웅 지음, 문학동네 펴냄) 세속과 신성을 아울러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한 ‘천로역정, 혹은’으로 제8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16년 만에 내놓은 세번째 시집. 윤제림 시인은 “우리 삶의 무대가 지구라는 이름의 비좁은 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 것을 알려주려는 사람”이라고 우주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를 평가했다.7000원. ●불멸의 이순신(전8권)(김탁환 지음, 황금가지 펴냄)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으로 알려진 장편 역사소설. 지난 7월 1∼3권이 출간돼 지금껏 10만여 부가 팔린 인기소설로,‘성웅’이기보다는 ‘인간’ 이순신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각권 8500원. ●초콜릿(조앤 해리스 지음, 김경식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의 시골마을에 새로 문을 연 초콜릿 가게 때문에 빚어지는 이웃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 쾌락주의와 금욕주의로 대립하는 동네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동화풍의 우화소설.7500원.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신경림 지음, 우리교육 펴냄) 1998년과 2002년에 각각 출간된 1,2권이 양장본으로 한권에 묶여 다시 나왔다. 한국 근·현대 시사(詩史)를 일군 대표시인 45명의 시와 시세계를 신경림 시인의 안내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가 있는 산문집.1만 7500원. ●9,990원(프레데리크 베그베데 지음, 문영훈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 ‘99프랑’이란 제목에 책값까지도 99프랑이어서 프랑스 출간 당시 화제가 된 소설. 광고가 인류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란 단정 아래 현대인의 삶, 사랑, 섹스 등의 소재를 유쾌한 어조로 풀어냈다.9990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채팅으로 한 여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아이 둘을 키우는 30대 중반 유부녀입니다. 인터넷에서 대화만 주고받다 처음 만났는데 좋았습니다. 만남이 계속되다 보니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녀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잘못된 일인 줄 알기에 죄책감으로 힘들지만, 서로 사랑하는 탓에 관계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술을 마시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녀도 저만큼 힘들어하고요. 제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 도와주세요. -차승진(가명)- 채팅으로 가정파탄이 늘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에서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차마 말하기조차 민망스러운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여중생들이 용돈이 필요하다며 채팅을 통해 성인 남자들과 성관계를 맺고, 카드빚을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하고, 동반 자살사이트를 만들어 동반 자살을 하고…. 얼마 전엔 30대 가정주부가 채팅으로 만난 고등학생과 오랫동안 불륜을 저질러 오다 남편에게 들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고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처에서 불륜이 넘쳐나면서 진실된 사랑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을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행위는 사랑이 아닌 쾌락을 위한 몸부림일 뿐입니다. 짧은 순간의 욕정이 사라지고 나면 양심의 가책으로 마음이 괴롭지만 마약과 같은 짜릿한 쾌감 때문에 관계를 끊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추하게 망가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가엾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짓된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어서 진실된 사랑이 발붙일 곳이 없어서 통곡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승진씨, 당신은 지금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남편 있는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남편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어 간통죄로 고소를 하게 되면 당신과 그 여자의 인생은 더할 수 없이 비참해질 뿐만 아니라 가엾은 어린 두 아이가 엄마를 잃게 되고, 아내의 추잡한 행동으로 가정이 파괴된 남편은 두 아이를 끌어안고 피눈물을 쏟으며 살아가야 할 것이니 당신은 평생 씻지 못할 죄를 짓게 됩니다. 지금 20대 중반이라면 앞날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아서 헛된 사랑놀이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인생을 다 걸 만큼 그 여자를 사랑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성인이 된 당신이지만 아직도 인격적으로 더 많이 성숙해야 할 시기이니 만큼 지금 저지르고 있는 행동이 더할 수 없이 수치스러운 실수라 생각하고 하루빨리 관계를 청산하십시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안정된 후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을 때 아픔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승진씨, 그 여자는 남편과 자식이 있으면서도 앞날이 창창한 ‘어린’ 남자를 유혹하여 두 남자 사이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젊음을 헛되게 보내면 머지 않아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옵니다. 지금은 내일을 위해 눈코뜰새 없이 혼신을 다해 뛰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여자 문제로 매일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며 허송세월해선 안됩니다. 잘못된 줄 번연히 알고 있기에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제게 공개된 상담을 의뢰해온 당신에게 저는 인간적인 연민을 느낍니다. 쉽게 만난 여자와 적당히 즐기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남자들 마음이라는데, 그 여자와 관계를 사랑이라고 믿으며 마음 고통을 앓고 있으니 말입니다. 승진씨, 수습할 수 없는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매몰차게 돌아서십시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시네드라이브] 영화계 온통 ‘훔쳐보기’

    상의를 벗은 여주인공의 뒷모습과 히히덕대는 네 남자(영화 ‘귀여워’의 포스터),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가죽끈 패션의 여전사(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의 춘향의 모습),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섹스신 단독 공개(영화 ‘영 아담’의 한 인터넷 기사 제목)… 은밀한 부분이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가운데 하나다. 컴컴한 공간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는 영화는 이같은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는 대표적인 매체. 하지만 요즘 영화계는 내용은 물론이고 홍보·마케팅·매스컴까지 지나칠 정도로 말초적인 관음증을 이용하고 있다. 일찍이 로라 멀비가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1975)에서 “여성 스타는 남성의 욕망에 찬 시선에 성적 대상으로 기능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듯이, 영화속 관음증의 대상은 여성이 많다. 최근 영화에서는 이전처럼 노골적으로 여성을 남성적 시선의 종속물로 그리진 않지만, 오히려 시각적으로는 더 은밀하고 강력한 방법으로 여성을 전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여전사 캐릭터.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액션 영웅의 자리에 여성들이 들어섰지만, 영화는 여전사들의 늘씬한 몸매가 돋보이도록 클로즈업한다.‘레지던트 이블’의 질(밀라 요보비치)은 힙라인까지 패인 새빨간 드레스를 휘날리며 발차기를 하다가, 속편에서는 배꼽이 드러나는 망사 옷으로 갈아 입었다. 스릴러 장르에서 남성을 파멸에 빠뜨리는 팜므 파탈형 여성도 관음증의 대상이다. 최근작 ‘팜므 파탈’에서는 여주인공이 망사옷을 입고 스트립쇼를 펼쳤다.‘주홍글씨’도 사진사를 유혹하는 누드모델과 여성의 동성애 장면은 관음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홍보나 마케팅에선 내용이나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관음증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영화임에도, 포스터나 홍보 문구는 대놓고 “훔쳐보라”며 관객을 유혹한다. 직접적인 섹스신 하나 없는 ‘S다이어리’의 포스터에는 주인공이 묘한 표정을 한 채 SEX라고 쓰여진 티셔츠와 팬티차림으로 서있고,‘영 아담’의 홍보사는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노출이 논란이 된다며 오히려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 온통 관음증을 부추기는 영화와 홍보물이 넘쳐나는 사회…. 당신은 훔쳐보고 싶지 않은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론] 체 게바라를 다시 읽는 밤/정끝별 명지대 국문과 교수·시인

    [시론] 체 게바라를 다시 읽는 밤/정끝별 명지대 국문과 교수·시인

    지난 12일 오후 3시. 카이로에서 30여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야세르’를 연호하며 투쟁의 구호를 외치는 시간, 나는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있었다. 아니 체 게바라와 아라파트와 빈 라덴을 떠올리고 있었다. 영화 상영을 기다리다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날렸다.‘체 게바라, 아라파트, 그리고 빈 라덴의 공통점은?’ 응답 메시지가 즉시 달려왔다.‘잘 모르는 자들임! 약한 자들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임!’ 내게도 그렇지만 특히 그 친구에게 체 게바라는 모택동, 호치민, 파농 등의 이름 한가운데서도 가슴 설레는 가장 빛나는 오라(aura)를 내뿜었던 인물이다. 꿈과 이상의 무한지점을 향해 가열차게 나아갔던 이름, 체 게바라. 그는 이제 우리에게 향수 어린 혁명가이자 몽상가이자 모험가이자 이상주의자이자 낭만주의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끝내 이루어질 수 없는, 결국은 미완으로 끝날 그 무엇을 향해 한 시대의 억압에 맞서 온몸으로 저항했던, 그리하여 시인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메시아를 기대한 마지막 세대’가 아니었을까? 21세기에 들어서도 지구촌 도처에서 전쟁과 테러와 납치와 암살과 음모와 억압과 착취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욱 강력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명분 없는 이라크 전에서는 무수한 병사와 민간인들이 죽어나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는 끊임없는 보복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폭력에 총과 혁명으로 대항했던 게바라와 달리 비폭력으로 대항했던 간디는 ‘일곱 가지 사회적 악’을 다음과 같이 열거한 바 있다. 원칙이 없는 정치, 노동이 없는 부, 의식이 없는 쾌락, 인간이 없는 지식, 도덕관념이 없는 거래, 인류가 없는 과학, 희생이 없는 신앙. 주변을 둘러 보라.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우리는 바오바브나무와 같은 이 폭력과 악의 뿌리는커녕, 잎 혹은 가지들이라도 제대로 눈치채고 있는가. 긴 안목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을 앞서 볼 줄 아는 진정한 혁명가, 아니 지식인들조차 설 땅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은 아닌지…. 진정한 혁명 혹은 지식은 지금 체제순응주의로 개종중이다. 실용과 정보와 취미에 묻혀 상품으로 소비되고 향수로 추억될 뿐이다. 영화 밖에서 게바라는 내게 묻고 있었다. 우리가, 내가, 정말 한때 혁명적 삶을 꿈꾸기는 했던 것일까. 우리는, 나는 너무 쉽게 우리의 적(敵)을 닮아버렸다. 게바라는 이렇게 말했었다. 세계 어디서든 불의가 저질러지면 그것에 깊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것이야말로 혁명가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고, 완전한 혁명에 도달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확실한 길은 끊임없이 내부의 혁명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정직하게 분노할 줄 아는 한 우리는 여전히 혁명을 꿈꿀 수 있다. 정직하게 분노할 줄 알아야 나는 비로소 시인일 것이다. 혁명을 원치 않는 사회일수록, 시가 위기인 사회일수록 우리가 혁명과 시를 논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의 적은 늘 우리의 내부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고, 나는 나에게서부터 분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게바라를 다시 읽는 가을밤이 아련하고 소슬하다. 영화 속 젊은 게바라는 천식으로 쉴 새 없이 기침을 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김수영의 시 ‘눈’의 한 구절을 떠올리곤 했다.“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눈을 바라보며/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마음껏 뱉자.” 정끝별 명지대 국문과 교수·시인
  • [영화속 수능잡기]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속 수능잡기]8월의 크리스마스

    교왕과직(矯枉過直), 쇠뿔을 바로잡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지나쳤다가는 소를 죽이는 수가 있다. 뭐든 과하면 문제다. 몸에 나쁘다는 콜레스테롤도 많을 때가 문제지 적당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적당한 음주도 몸에 좋다는 보고는 얼마든지 있다. 과공(過恭)이 비례(非禮)라는 말도 있다. 겸손도 지나치면 예절에서 어긋난다는 것이다. 좋은 충고도 오래 듣다 보면 고맙기는커녕 짜증난다. 과음, 과식, 과용, 과속…, 항상 ‘오버’(over)와 지나침이 문제다. 그쳐야 할 곳을 아는 자가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철학자들은 말하지만 사람들은 곧잘 ‘오버’하기 십상이다. 감정의 조절을 위해서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으라는 것이 스토아 학파의 주장이다.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라는 간단한 이치를 터득함으로써 주어진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고성쇠(榮枯盛衰), 번성하면 시들고 성하면 쇠하는 이치를 깨닫게 되면 땅을 치며 통곡하는 우는 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늙음을 한탄하고 죽음에 애통해 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다. 동물들은 아프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지르는 동물들은 예술을 모른다. 예술가들은 늘 어떤 식으로 비명을 질러야 하는가, 항상 그 방식을 생각한다. 곧바로 비명을 내지르지 않고 어떤 형식으로 아픔을 표현해야 하는가를 고려하는 창작의 과정을 거친다. 그 창작의 과정 속에서 고통은 여과되고 세련된다. 이른바 예술적 승화란 고통의 여과와 세련됨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승화된 고통은 타인에게 공감을 주지만 동물처럼 질러대는 비명은 혐오감을 준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인공 정원(한석규)은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위 신파영화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여느 멜로 영화처럼 주인공들이 질질 짜지도 않는다. 사진사인 정원은 죽음을 앞두고 카메라 조작법을 메모한다. 리모컨 하나 작동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디지털 기기의 조작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그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차분하다. 심은하를 사랑하는 정원의 마음도 역시 아프다. 죽어야 할 자신의 운명을 뻔히 알기에 정원은 그녀를 마음껏 사랑할 수 없다. 정원의 고통은 사랑을 느끼면서도 사랑하지 못하는 고통이다. 정원은 술을 마시고 자학을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무분별한 쾌락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는 시종일관 냉정하다. 바로 그 냉정함이 이 영화가 말하는 휴머니즘이다. 사랑한다는 그 사실이 오히려 부모가 자식을 구속하고 남편이 아내를 학대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절제와 분별과 냉정함이 결여된 사랑은 타인에게 고통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자주 타인에게 헤아릴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인지.‘8월의 크리스마스’가 아름다운 것은 타인의 상처를 배려하는 절제가 있기 때문이다. 허진호 감독, 한석규·심은하 주연,1998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 사랑과 죽음의 클래식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으로 각광 받는 일은 흔하다. 미남 스타 톰 크루즈가 심야의 LA 거리를 휘저으며 살인 청부역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준 ‘콜래트럴’. 초반부 빈센트(톰 크루즈)가 흑인 택시 운전수 맥스(제이미 폭스)의 차에 탑승해 ‘사우스 웨스트 스트리트로 가자.’고 하면서 내뱉는다.‘인구 1700만명이 살고 있는 LA에서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이 죽어도 6시간 이상 방치되는 비정한 도시’라고. 이때 은은하게 흘러 나오는 선율이 바로 바흐 작곡의 ‘G 선상의 아리아’이다.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현(G선)만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G선상의 아리아’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 이 고전 선율은 우리영화 ‘동감’에도 쓰였다.1979년에 살고 있는 영문과 대학생 김하늘이 2000년에 거주하고 있는 광고창작학과 유지태와 무선으로 교신하다 라스트에서 극적으로 해후한다는 내용이다. 이 곡은 강력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모건 프리만이 도서관에서 엽기적인 살인마의 행적을 쫓는 ‘세븐’에서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살인 전력으로 수감된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가 교도소 내에서 간수의 귀를 물어 뜯는 장면에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쓰여 엽기적인 상황을 부추겨 주는데 일조했다. 스웨덴 감독 보 비더버그가 곡마단 소녀와 전도 유망한 유부남 장교와의 비련의 사랑을 묘사한 ‘엘비라 마디간’에는 사랑의 테마곡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K467’이 삽입됐다. 이후 ‘엘비라 송’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스탠리 큐브릭은 클래식을 배경 음악으로 적재적소 활용해 유명세를 높였다. 인류 탄생 기원을 추적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원숭이가 동물의 뼈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사용된 뒤 이 곡이 빌보드 톱 40에 진입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우주선이 푸른색 짙은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다뉴브강’을 삽입 시켜 ‘멋진 우주 오페라극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전달했다.’는 격찬을 받았다. 의사인 남편, 미술 큐레이터인 아내. 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은밀한 혼음 등 이탈적인 성적 쾌락 모임에 기웃거린다는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 하포드 박사(톰 크루즈)가 아내 앨리스(니콜 키드만)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섹스 파티장을 가기 위해 서두르는 장면에서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 2’가 삽입됐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패륜의 애정 행각을 풍자해 주는 멜로디로 활용됐다. 이 곡은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해서 짝사랑하는 미대 여학생 태희(이은주)의 MT장을 몰래 따라온 인우(이병헌)가 함께 춤을 추며 사랑의 밀어를 나누어 간다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쓰여 ‘아이즈 와이드 샷’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했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전쟁 광 길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이 헬기를 몰고 죄없는 베트남 민가를 폭격하는 장면에서 바그너 작곡의 ‘발퀴레의 기행’이 쓰여 영화 음악 사상 고전 음악이 가장 박력 있게 사용된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발퀴레는 전쟁터를 돌아 다니면서 죽은 시체를 거두어 간다는 여신의 이름. 발퀴레의 행적을 소재로 한 클래식은 전쟁 영화의 비극을 반추시켜 주는 장면과 적절히 맞아떨어졌다는 칭송을 받았다. 클래식 곡은 현대 영화계의 지나친 상업화를 완화시켜 주는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12일 TV 하이라이트]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한지혜,소유진,탁재훈,최성국,김종국,아유미가 출연한다.‘셀카 짱 콘테스트’코너에서는 엽기,노출,나의 가족을 주제로 휴대전화 사진 자랑을 한다.지상렬과 소유진의 엽기적인 포즈,한지혜의 샤워 사진,탁재훈의 목욕 사진,김종국의 몸매 사진 등이 노출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냉전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타이완 키모이군도에 세운 예술박물관을 찾아간다.지뢰밭 한가운데 자리잡은 벙커 위에 커다란 확성기를 설치한 작품은 생각의 공유와 교류를 상징하고,콘돔이 걸려있는 벙커 밖에 누워있는 해골은 사랑과 평화가 죽음과 전쟁을 대치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다소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낙서라는 테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첫 전시회의 주인공은 젊은 미술가 김태중이다.설치미술에서부터,일러스트레이트,가구 디자인,전시기획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생활 속의 예술,독특하고 기발한 작품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작가 김태중을 만나보자.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호기심으로 시작한 소녀의 채팅.채팅은 현실의 만남으로 연결되고 소녀는 처음 대면하는 소년과 데이트를 즐긴다.소녀는 점점 소년에게 순수한 호감을 느끼지만 소년은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소녀를 바라본다.소년은 순간의 쾌락을 위해 소녀에게 범행을 저지르게 되는데….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18t 고속버스가 계란을 깨트리지 않고 지나간다.고속버스경력 27년 김정모 기사가 도전한다는 ‘계란 지나가기’그 결과가 궁금해진다.‘특종이 간다’에서는 한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새벽마다 애처롭게 울고,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의 정체를 살펴본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성필을 미행한 기태는 나경을 만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허탈해하고,약속장소에서 기다리던 창수는 화가 난다.항소를 하지 않겠다는 민우의 말에 나경은 더 화가 나고,금실은 재혁에게 세희와 이혼하라고 윽박지른다.한편,창수의 차를 쫓아간 기태는 창수 일당에 둘러싸여 위기에 처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점순은 베개를 안고 자기가 낳은 아기라며 자장가를 부르고,흐느끼며 매달리는 민섭을 알아보지 못한다.진국은 갑작스레 회사 경영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배후를 의심한 덕배는 영실을 다그친다.정애는 정희 모친으로부터 정희의 정신병력을 듣고 혼담을 취소시키려다 은수와 부딪힌다.
  • [방재훈의 PSAT특강] 철학 관련 문제의 중요성

    예상대로 올해 외무고시에는 철학지문이 많이 제시됐다.수험생의 사고력과 추론력을 평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외국에서도 형이상학적인 지문이 많다.철학문제는 언어논리영역에서 어려운 문제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철학사 위주로 책들을 읽어둘 필요가 있다. ●문제 다음 글에 나타난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신은 전지(全知)ㆍ전능(全能)ㆍ전선(全善)한 존재라고 여겨진다.만일 신이 전지하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악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고,그리고 전선하다면 이러한 악을 제거하길 원할 것이고,또한 전능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도대체 왜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것일까? 중세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러한 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의지는 스스로 의지하지 않는 한 결코 악해지지 않는다.의지의 결함은 외부의 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악이다.이는 신이 부여한 좋은 본성을 저버리고 나쁜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탐욕은 황금에 내재되어 있는 악이 아니라,정의에 어긋나게 황금을 과도하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재된 악이다.사치는 아름답고 멋진 대상 자체에 내재된 악이 아니라,보다 높은 차원의 기쁨을 주는 대상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는 절제를 망각하고 과도하게 감각적 즐거움을 탐닉하는 마음의 잘못이다.그리고 삼위일체에 의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최상의 상태로,평등하게,그리고 변하지 않는 선으로 창조됐다.어떤 대상은 개별적으로 분리해 볼 때 마치 아름다운 그림 속의 어두운 색과 같이 그 자체는 추해 보일 수 있지만,전체적으로 볼 때 멋진 질서와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전체 우주의 일부분을 구성하기 때문에 선한 것이다.” (1)다른 사람의 악행의 결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2)갓 태어난 아기가 선천적 질병으로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3)세상에 존재하는 악은 세상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하기에 적당한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 (4)지진,홍수,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이러한 자연재해 때문에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5)많은 악행에도 불구하고 온갖 권력과 쾌락을 누리다가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선과 악의 대결에서 항상 선이 승리하는 것만은 아님을 보여 준다. ●풀이 및 정답 (1),(2),(4)는 스스로 의지하지 않은 사람에게 나쁜 결과가 미친 경우이기 때문에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있다.(3)은 ‘개별적으로는 추해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질서와 미를 포함하고 있는 우주의 일부분을 구성하기 때문에 선하다.’는 진술을 완전히 반박하는 것이다.(5)는 현실적인 악을 인정하고 설명하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논리와 유사한 주장이라 볼 수 있다.따라서 정답은 (5) ●문제 다음 글의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진술로 가장 적절한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유한한 것이다.그러므로 우리에게는 무한하다고 하는 것에 대한 관념이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어떤 사람도 무한히 큰 것,빠른 것,무한의 시간,무한의 힘에 대한 연상을 가질 수가 없다.따라서 우리가 무한하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 종말이나 한계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그 현상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우리 자신의 무능력을 표시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그러므로 신의 이름은 부르기는 하지만 이것은 신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왜냐하면 신은 불가사의한 것이고 그의 힘과 위대성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를 찬송하기 위해서이다.이미 말한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감각에 의하여 먼저 인식된 것이기에 감각에 의하지 않고는 어떤 사물을 표현하는 생각도 형성할 수 없다.어떤 사람이라도 사물이나 현상을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크기로 국한하여 인식할 수밖에 없다.어떤 사물이 전부 한 곳에 존재하는 동시에 다른 장소에도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왜냐하면 이러한 현상은 아직 인지된 적도 없고 인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이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면서,기만적인 철학자나 사기적인 스콜라 철학자로부터 차용해 온 부조리한 어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1)무한 자체는 우리가 감각으로써 경험할 수 없다. (2)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념들이 있다. (3)맹인은 색에 대한 진정한 인식이나 관념을 형성할 수 없다. (4)유니콘은 우리가 감각으로 직접 경험할 수는 없지만 상상할 수는 있다. (5)신을 실제로 만난 이들이 있다면 이들은 신의 이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풀이 및 정답 인간은 후천적 감각(경험)에 의하지 않고는 어떠한 관념도 형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제시문의 주장이다.이와 상반된 입장이 인간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관념이 있다고 하는 선험철학이다.따라서 정답은 (2)
  • 儒林(189)-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儒林(189)-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그러나 이러한 계환자의 술수도 대부 영가아(榮駕)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하였다.영가아는 도랑을 내어 소공의 묘를 격리할 것이 아니라 아예 소공의 묘를 묘도(墓道)의 남쪽에 만들 것을 주장하여 그대로 외딴곳에 파묻어 버린 것이었다.이 사실을 알게 된 공자는 마침 자신의 직책이 국토를 관장하는 사공임을 기화로 계환자를 찾아가 다음과 같이 항의하였다고 ‘공자가어’는 기록하고 있다. “임금을 내침으로써 자기 죄를 드러내는 것은 예가 아닙니다.지금 소공의 무덤을 선공들 무덤 곁에 합치려 하는데,그것은 계씨의 신하 노릇을 잘못한 행위를 덮어 주려는 뜻에서입니다.그런데 어찌하여 임금의 묘를 감히 묘도에 장사 지낼 수 있겠습니까.” 공자의 말은 준엄한 질책이었다.임금을 내친 신하로서 잘못한 행위를 꾸짖고 이 기회에 명분을 바로잡으려는 공자의 결의가 번득이는 대목인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계환자는 어쩔 수 없이 공자의 말을 받아들여 소공의 무덤을 다시 이장하여 선공들의 무덤 곁에 합쳐 주었으며,그 대신 도랑을 내어 구별하는 차선책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공자의 위상은 더욱더 높아져 갔다.그리하여 다음해인 기원전 498년 공자 나이 54세 때에 다시 사구(司寇)라는 더 중요한 벼슬에 등용되었는데,정치에 입문한 지 불과 3년 만에 형옥을 다스리는 관리인 사구라는 직책으로 발탁되었음은 공자의 황금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더구나 사구라는 벼슬은 지금의 대법원장 겸 법무부장관의 직책에 해당하는 중요한 자리로서 사구가 된 공자는 옥송(獄訟)의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항상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였다고 한다. 공자가 사구 벼슬을 하는 동안에 있었던 여러 잡사들이 ‘공자가어’에 조목조목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을 훑어보면 흥미로운 장면이 많이 있다. 즉 공자가 사구가 된 뒤로는 노나라에서 양에게 물을 억지로 먹여 체중을 늘려 팔았던 양 장수 심유(沈猶)씨는 다시는 물을 억지로 양에게 먹이지 않게 되었고,음탕한 처를 두었던 공신(公愼)씨는 즉시 처를 내쫓았고,사치하고 방자하게 굴던 심궤(愼潰)씨는 곧 국외로 이사를 갔고,에누리가 많던 가축 장수들은 다시는 바가지 씌우는 값을 부르는 일이 없게 되었다고 한다.그 결과 노나라 사람들은 남녀를 구별할 줄 알게 되고,길가에 떨어져 있는 물건들도 자기 것이 아니면 줍지 아니하게 되고,남자는 충성과 신용을 숭상하게 되고,여자는 정절과 순종을 숭상하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2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가축의 체중을 불리려 억지로 물을 먹이는 부정식품 행위와 극심한 성매매가 판치는 음탕한 풍토와 물질만능의 사치와 허영이,이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정한 상도의가 횡행하고 있으니,그렇다면 인류의 역사는 공자의 시대에서 한 발자국도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아니다.부정과 성에 대한 쾌락과 퇴폐와 사회악이 더욱더 만연되고 있으니,인류의 역사는 오히려 퇴보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자가 사구의 지위에 있을 때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번은 어떤 부자가 맞고소한 사건이 일어났다.공자는 아버지와 아들을 한 감방에 석 달 동안 가두어 놓을 것을 명령하였다.석 달이 지나자 아버지 편에서 먼저 뉘우치고 고소를 취하하니 공자는 이들을 모두 풀어 주었다.이를 알게 된 계환자는 성을 내면서 말하였다. ‘사구가 나를 속였구나.전에 그는 내게 말하기를 국가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효도를 앞세워야 한다고 하였다.나는 지금 불효자를 처벌하여 백성들에게 효도를 가르쳐 주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용서를 해주다니.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 ‘구멍’이란 코드로 본 최인호

    한 작가의 문학적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통로는 다양하다.보는 이에 따라 이 통로는 경로를 달리하고 개폐의 방식을 달리한다.이런 다양성 속에서 하나의 일관된 준거를 찾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평론의 일이라면 황도경이 자신의 새 평론집 ‘환각’(새움 펴냄)에서 작가 최인호를 읽는 코드로 ‘구멍’을 든 것은 의미있으면서 재미있는 발상이다.일찍이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이런 미시적이고 비본질적 형식 요소를 통해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귀찮지만 흥미로운 시도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도경은 글의 도입부에서 ‘최인호의 이야기 어디엔가는 구멍이 뚫려 있다.’고 미리 매듭 하나를 지어놓고 들어간다.그 구멍은 기적소리가 웅웅 돌아드는 동굴 혹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가 공명하는 우물인가 하면 인간의 얼굴에 천공된 성과 속의 경계 같은 구멍일 수도 있다.황도경은 이를 ‘통로’로 읽는다.삶과 죽음,흥분과 설렘,치욕과 환멸에 이르는 경로로서의 구멍이다. 그는 구멍의 독자적 기능성에 대해서도 말한다.“최인호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의 인물들과 함께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그 구멍 속 지옥의 광경을 함께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황도경은 구멍의 일상성도 되살린다.예컨대 ‘윤간에 의해 더럽혀진 여자애의 성기’를 통해서는 속(俗)의 악마적 광기와 마주치게 되고,그 어둡고 눅눅함이 궁극에는 구멍 밖의 밝음을 가르치는 증거 혹은 ‘자기존재의 시발점’이라는 독법(讀法)이다. ‘하늘의 뿌리’와 ‘두레박을 올려라’에서 보는 구멍이 죽음과 일상,욕망과 금기,쾌락과 상실의 경락이라면 ‘다시 만날 때까지’와 ‘돌의 초상’에서 만나는 구멍은 ‘허위’나 ‘거짓’의 명제를 통해 역설적으로 진실의 가치를 설명하는,작지만 필요불가결한 중층의 소도구가 된다. 사실 황도경의 시도처럼 오로지 ‘구멍’이라는 외눈박이 같은 경로 하나로 최인호를 모조리 분해하고,분석할 수는 없다.그러기에는 최인호의 세계가 너무 넓고 깊어서다.그럼에도 한 작가,그것도 중량있는 작가의 무게를 다는 천칭의 중심으로 구멍을 들이미는 황도경의 시도는 재미있다.그냥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식상함을 벗어난 유의미이기도 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마돈나’ ‘절규’ 뭉크걸작 도난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The Scream )’와 ‘마돈나(Madonna)’가 22일(현지시간) 도난당했다. 노르웨이 경찰은 복면을 한 무장강도 2~3명이 이날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에 침입,직원을 위협해 수십점의 작품들 가운데 ‘절규’와 ‘마돈나’를 훔쳐 달아났다고 밝혔다. 뭉크의 1893년 작품인 ‘절규’는 성별을 확인할 수 없는 한 인물이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입을 벌린 채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으로,‘사랑과 죽음,절망’ 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한 화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마돈나’는 성적인 쾌락의 극치에 이른 듯한 나신(裸身)의 성모 마리아를 그린 문제작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일요영화]

    ●섬(SBS 오후 11시45분)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2000년작.김유석 서정 서원 장항선 조재현 출연.섬이라는 한적하고 외진 낚시터를 배경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엽기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성 심리를 다뤘다. 바람피는 애인을 살해한 경찰관이 외딴 낚시터로 몸을 피한다.이 낚시터의 좌대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낚싯대를 드리워놓고 여자를 불러 찰나의 쾌락에 취하곤 한다.이곳에 티켓다방 아가씨들을 배에 태워 좌대까지 안내하는 여자가 있다.여자는 좌대에 틀어박혀 자살하려던 경찰관을 구해준 뒤 이 남자에게 집착한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낚시터에 검문을 온 경찰이 들이닥치고 불안감이 극에 달한 남자는 낚싯바늘을 입에 넣고 자해를 시도한다.여자는 경찰을 따돌려 남자를 구하고 섹스로 치유해 준다.남자는 여자의 집착과 고립감을 견디지 못하고 떠날 결심을 한다.100분. ●거대한 강박관념(EBS 오후 2시) 1930년대에 히틀러 정권을 피해 할리우드로 망명한 독일 출신 감독 더글러스 서크의 1954년 작. 방탕한 부잣집 자식이자 바람둥이인 밥 메릭은 어느 날 젊은 혈기로 고속 모터보트를 몰다가 사고로 의식을 잃는다.구조대는 급한 나머지 인근 웨인 필립박사의 집에서 그가 사용하는 인공호흡장비를 빌려와 밥을 소생시키는 데 성공한다.하지만 그 사이 발작을 일으킨 웨인 필립 박사는 죽고 만다.웨인 필립 박사에게는 아름다운 신부와 딸이 있다.밥 메릭은 자신 같은 망나니를 구하려 박사가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120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책꽂이]

    ●행복요리법(마티유 리카르 지음,백선희 옮김,현대문학 펴냄) 히말라야 산중에 기거하는 불교 전문가가 들려주는 행복론.저자는 마치 닳아없어지는 양초처럼 시간이 갈수록 고갈되는 쾌락과 행복을 혼동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또한 행복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증오를 꼽는다.증오는 모든 정신적 독소 가운데 가장 해로운 것.저자는 “증오,그것은 마음의 겨울이다.”라는 빅토르 위고의 말을 되새겨준다.1만5000원. ●건축,사유의 기호(승효상 지음,돌베개 펴냄) 20세기의 기념비적 건축물들을 통해 인간의 삶을 성찰.한스 샤로운의 베를린 필하모니 홀,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찬디가르 신도시,루이스 칸의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베르크 광장과 쉬른 미술관,스웨덴 스톡홀름의 우드랜드 공동묘지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물신에 사로잡혀 유희와 축재의 도구가 되고 궤변에 의해 희화화하는 우리 시대의 건축과 주거 현실에 대한 비판도 통렬하게 쏟아낸다.1만8000원.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로버트 레슬러 지음,황정하 등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미연방수사국에서 범죄심리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연쇄살인범 수사로 명성을 날린 로버트 레슬러의 수사기록.희생자의 상태나 주변환경,연쇄 범죄에 따른 공통된 증거만 가지고 범인의 인상을 분석해 내는 그의 ‘프로파일링(profiling) 기법’은 난해한 범죄수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세계적으로 과학적인 수사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저자는 한번 살인을 한 뒤 시차를 두어 유사한 방법으로 살인을 반복하는 범죄자들을 일컬어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로도 유명하다.1만2800원. ●왜? 사랑했을까(폴 아론 지음,김영실 옮김,지상사 펴냄) 세기의 연인으로 주목받은 24쌍의 사랑을 들여다봤다.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부인 이디스는 1919년 남편이 뇌일혈로 쓰러지자 대통령 업무를 대신 수행했다.대통령의 아내로 임기 말까지 권력을 행사한 경우는 이디스가 유일하다.미국 메이저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조 디마지오와 섹시 스타 마릴린 먼로의 결혼은 성격차이로 깨졌다.9500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죄의식 느끼면서도 그리운 옛 사랑

    [김영희 이혼클리닉] 죄의식 느끼면서도 그리운 옛 사랑

    결혼한 지 5년이 넘은 20대 주부입니다.아이는 아직 없어요.얼마 전 친구 생일에 갔다가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남자를 만났습니다.그 사람은 제가 기댈 곳이 없어서 남편과 결혼한 것을 알고는 힘이 돼 주고 싶다고 하더군요.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고 둘이서 사흘 동안 여행을 다녀왔어요.그리고 함께 밤을 보냈습니다.그에게 ‘집착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자기가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그렇게 의미를 둘 줄 몰랐다고 하더군요.그후 연락도 되지 않아요.남편에게 씻지 못할 죄를 져 가책을 받으면서도,그가 그립습니다.남편에게 고백하고,이혼하고 싶어요.남편은 저를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요. -윤주영- 주영씨,남편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남자가 그리워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당신의 ‘부도덕’을 탓하기에 앞서 연민이 느껴집니다.그 남자와의 관계를 당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여자는 사랑에 목숨을 걸고,남자는 야망에 목숨을 건다는 말이 있지요.남자는 사랑이 없어도 여자를 품을 수 있지만,여자는 사랑 없이 자신을 줄 수 없다고 했는데,요즘 세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가정 있는 사람들이 혼외정사를 하고도 손톱만큼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상습적으로 이 여자,저 남자를 넘나들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육체적 쾌락을 즐기기 위해 양심·도덕·윤리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며 살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가정파탄이 늘고 있습니다. 주영씨,친구 생일에 갔다가 고등학교 때 좋아한 남자를 만나게 됐는데 그 남자는 당신이 기댈 곳이 필요하다면 자기가 돼 주겠다고 했다지요? 그렇게 말한 사람이 함께 여행까지 다녀와선 연락을 끊고 있나요?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람입니다.주영씨,이 세상에서 당신이 몸과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남자는 오직 한 사람,당신 남편뿐입니다.다소 부족하고 불만스럽다 해도 꾸밈 없고 타산 없는 남녀관계는 부부밖에 없습니다.남편 아닌 다른 남자의 둥지에서 휴식과 위안을 얻으려 한 잘못된 생각이 오늘의 불행을 자초한 것입니다. 주영씨,그 남자는 고등학교 때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그때 그 사람’이 아닙니다.당신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며,또한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다.사흘 동안 여행을 다녀온 뒤 당신이 그 남자에게 집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실수를 한 것 같다.일상으로 돌아가라.그 일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둘 줄 몰랐다.”고 말했다면,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할 말을 다 한 것이지요.그런 사람을 가슴 속에 담아 두고 괴로워한다니 이해하기 힘드네요.당신의 집착이 부담스러워 관계를 끊고자 숨어버린 남자를 그리워하고 있다면,당신은 또 한번 어리석은 여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 남자는 가끔씩 만나 적당히 즐기면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자기 가정이 당신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것을 전혀 원치 않았겠지요.주영씨,환상에서 깨어나 냉정한 이성을 찾아야만 큰 불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남편과 잠자리를 하기 싫고,잠자리를 해도 그 남자가 머릿속에서 떠올라 괴롭다고 했는데….사흘 동안의 그 사건을 ‘사랑’이 아닌 ‘치욕’이라 생각하고 마음에서 하루빨리 깨끗이 지워버려서 가치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마세요.당신을 쉽게 취하고,쉽게 가버린 사람입니다. 주영씨,남편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이혼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은 죄없는 남편을 두번 죽이는 일이니 덮고 가세요.남편이 당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당신 스스로를 용서하지 말고,남보다 더 충실한 아내가 돼 보답하며 사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세상 어디에도,다시 태어난다 해도 100점짜리 남자를 만날 수 없습니다.당신이 꿈꾸고 있는 진실된 사랑을 남편과 함께 시작해 보세요.행복과 불행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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