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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데이비스 2세·지아코니·日 고시바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8일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미국인 레이먼드 데이비스 2세(87·펜실베이니아대) 및 리카르도 지아코니(71·워싱턴대학연합)와 일본인 고시바 마사토시(76·도쿄대)를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은 2000년과 2001년 화학상 수상에 이어 기초과학분야에서 노벨상 3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왕립과학원은 이들 3인이 우주물리학 발전에 공헌했으며 특히 우주 중성미자와 우주 X선 근원을 발견한 업적으로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2세와 고시바는 지하 광산에 거대한 수조를 설치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우주 중성미자의 존재를 규명했으며,지아코니는 우주 X선를 탐지하는 망원경을 창안,우주물리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고 과학원은 밝혔다. 과학원은 선정 이유서에서 “3인의 수상자는 가장 작은 우주의 구성인자를 규명함으로써 태양·별·은하계·초신성 등 우주의 거대한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으며 우주를 향한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와 고시바는 1000만크로네(약 12억 6000만원)의 상금중 절반을 반반씩 나누어 갖고 나머지 절반인 500만크로네는 지아코니에게 수여된다. 이들은 노벨 사망 기념일인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로부터 상장과 상금을 받는다. 함혜리기자 lotus@
  • 아시안게임/ 볼링 세계新 ‘스트라이크’

    “선수가 아프다는 게 뭐 자랑인가요.” 개인전과 3인조전에 이어 볼링 3관왕에 오른 김수경(천안시청)은 부상을 딛고 일궈낸 쾌거를 오히려 수줍어 했다. 김수경과 차미정(대전시청) 김여진(서울시시설관리공단) 김희순(평택시청)김효미 남보라(이상 이화여대) 등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팀은 7일 홈플러스 아시아드볼링장에서 계속된 5인조 경기에서 6게임 합계 6272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날 기록은 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세운 세계기록 6183점을 89점 경신한 것이다. 첫날 경기에서 초반 한때 4명의 선수가 100점대를 기록하는 등 흔들리다 세번째 게임부터 스트라이크가 폭발,중간 합계 3089점으로 2위 일본에 7점 앞선 한국은 이틀째 4번째 게임부터 신들린듯한 스트라이크 행진을 벌이며 쉽게 승부를 갈랐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김수경이지만 그녀가 부상을 딛고 분전한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김수경은 지난 4일 2인조 경기 도중 오른쪽 약지의 굳은살이 찢어진 데 이어 이틀전 3인조전 때엔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인 손가락과 공에 회전을 주는 어깨에 부상을 당했다는 것은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그러나 김수경은 ‘몸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모든 선수의 수치’라는 생각에 이를 감춘 채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특히 4번째 게임에서는 236점을 뽑아 한국이 이 때까지 2위를 달린 일본에 98점차로 앞서는 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김수경은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남은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4관왕에 오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금메달이 유력시된 남자 5인조에서는 합계 6273점으로 일본(6389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아시안게임/ 정구 전종목 휩쓸었다

    ‘7전 7금’ 한국 정구가 사상 유례없는 전 종목 석권으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한번에 날려버렸다.무려 금 7개,은 3개,동 2개를 따내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오른 것.여자부의 김서운(수원시청)과 남자부의 유영동(순천시청)은 3관왕의 영예도 안았다. 지난 3일 일찌감치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을 일군 정구는 7일 남녀 단·복식과 혼합복식 등 5종목을 싹쓸이했다. 우리 선수끼리 맞붙은 남녀 개인 단식 결승에서 김희수(문경시청)와 박영희(대구은행)가 우승했고,여자 복식에서는 김서운-장미화(안성시청)조가 미즈카미 시노-야타가이 시호(일본)조를 5-1로 물리치고 5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복식에서도 우리 선수끼리 맞붙어 이원학(달성군청)-유영동조가 이겼고,혼합복식에서는 김서운-유영동조가 7번째 금메달을 사냥했다. 94년 히로시마대회부터 한국 정구를 이끌어왔지만 간질환과 잦은 허리부상으로 한때 대표팀에서 탈락하기도 한 유영동은 “한달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장 슬픈 선물을 주셨지만 오늘은 가장 기쁜 선물을 주셨다.”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정구는 이로써 역대 아시안게임에 걸린 15개의 금메달 가운데 12개(94년 여자 복식·단체전,98년 남자 복식·단체전,여자 단체전)를 거머쥐었다. 동호인 수 3만명에 1년 예산은 3억 5000만원에 불과하지만 협회,감독,선수,동호인이 똘똘 뭉쳐 이룩한 쾌거였다.대표팀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연습 파트너를 자청했고,협회 임원들은 주머니를 털어 3400만원의 지원금을 마련했다. 동호인들도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생업을 팽개치고 관중석을 메웠다.게다가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섯달 전부터 경북 문경에서 강도높은 합숙훈련을 했으며,이미 두달 전 부산에 내려와 사직정구장에서 코트 적응 훈련을 계속해왔다.땀과 정성이 일궈낸 ‘금 싹쓸이’인 셈이다. 조경수 여자팀 감독은 “라이벌 일본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한 선수들이 너무 고마울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정구는 경기 방식은 테니스와 비슷하지만 딱딱한 공 대신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사용한다.19세기 말 일본에서 고무공 테니스가 개발된 뒤 1905년 한국에 도입됐고,53년 대한테니스협회의 발족으로 테니스와 정식 분리됐다. 부산 최병규기자 cbk91065@
  • 아시안게임/ 강경원 ‘금빛 근육’

    보디빌딩을 한국의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부상시키고,자신에게 쏟아진 ‘국내용’이라는 비아냥도 일축한 쾌거였다. 강경원(인천시체육회)이 6일 부산시민회관에서 벌어진 보디빌딩 85㎏급에서 대흉근과 복근의 균형미를 한껏 뽐내며 한국에 세번째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한국은 전날에도 60㎏급 조왕붕(영도구청)과 70㎏급 한동기(경북도청)가 각각 금메달을 따내 8체급에서 금 3개와 동 1개를 수확,강호 싱가포르(금 2,은 2,동 1)를 제쳤다. 강경원은 지난 99년 한국 남자들의 꿈이라는 ‘미스터 코리아’에 선발됐다.가슴과 배의 근육이 뛰어나고 근육의 결이 아름다운 게 강점으로 꼽혔다.그러나 근육의 전체적 크기를 일컫는 프레임과 세퍼레이션(근육량)이 국제 대회에서 상위 입상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흠이었다. 강경원의 장점은 김창남 대표팀 감독이 말하듯 “생활태도가 성실해 식이요법에 승부가 걸린 보디빌더로서 타고난 선수”라는 것.그는 지난 2년 동안 고통스러운 식이요법을 견뎌내며 성공적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그는 이날우승이 확정된 뒤 서울 불광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은 여동생 미아(27)씨에게 영광을 돌렸다. 강경원의 다음 목표는 고교시절 체육관을 처음 찾았을 때부터 꿈꿔온 ‘미스터 유니버스’ 타이틀을 품에 안는 것. 그는 “가장 존경하는 한동기 선배처럼 세계를 호령하고 싶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중동세를 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매진해 꿈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부산 박준석기자 pjs@
  • 아시안게임/ 정구 남녀동반 2연패 ‘스매싱’

    한국 정구가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털어버리려는 듯 남녀 단체전에서 2회 연속 동반 우승을 이루었다. 정구 단체전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남자가 타이완을,여자가 일본을 각각 3-0으로 꺾었다.종합전적 4전 전승을 기록한 남녀 대표팀은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여자는 “이래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냐.”고 다그치듯 정구가 94년 히로시마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단체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2연패가 확정된 순간 가장 뜨거운 눈물을 뿌린 선수는 10년 동안 한국 남자정구를 대표해온 유영동(순천시청).관심 밖의 종목이라는 설움에 더하여 간질환과 잦은 허리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좌절도 맛봤다. 피나는 재활훈련 끝에 지난 3월 태극마크를 다시 단 뒤 이번 쾌거를 이루었지만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해야 할 아버지는 한달 전 세상을 떠났다.그는 감정을 추스르곤 “못다한 효도를 하려면 나머지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따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한국 정구의 2연속 동반 우승은어려운 여건을 딛고 “한번 해보겠다.”는 의욕과 단단한 팀워크가 낳은 결과. 남자대표팀 주인식 감독은 “훈련 시스템과 지원에서 라이벌 일본에 상대가 안 됐지만 우리 선수들은 의욕이 넘쳤고 단합도 잘 됐다.”면서 “우리에 익숙한 코트와 공을 사용하고 관중들의 응원 등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히던 일본에 의외의 통쾌한 승리를 거둔 여자팀의 조경수 감독은 “일본선수들의 비디오테이프를 철저하게 분석한 게 도움이 됐다.”면서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싹쓸이하고 싶다.”고 기대를 부풀렸다. 이날 두 감독은 “정구는 테니스 엘보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만큼 주부와 40대 이후 남성들에게 아주 좋은 운동이라는 점을 기사에 꼭 써달라.”고 정구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부산 조현석기자 hyun68@
  •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 ‘6인의 기적’

    종주국을 누르고 따낸 기적에 가까운 금메달이었다. 동서대 체육관에서 열린 세팍타크로 남자 서클 결선.상대는 15세기부터 세팍타크로를 즐겨온 태국과 미얀마,그리고 일본.15년 전 처음 이 경기를 접한 한국으로서는 벅찬 상대였다. 저변과 지원 또한 태국,미얀마와는 상대가 안 됐다.하지만 한국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이 있었다.무엇보다 피나는 노력의 결과를 반드시 얻어야 했다. 7m의 원 안에서 김종흔 유동영(이상 울산시청) 윤주형 이준표(이상 경희대) 곽영덕(동신대) 등 5명의 선수가 패스를 주고 받을 때마다 포인트가 쌓여갔다.강력한 집중력과 승부욕을 발휘했고 특히 포인트가 높은 가위차기(3포인트)가 잘 먹혀들었다. 결과는 5781점.5723점을 따낸 태국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이로써 한국 세팍타크로 남자 서클은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첫 출전,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뒤 4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지난 5월 부산에서 프레대회 형식으로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 서클경기에서 태국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데 이은 쾌거였다.5140점을 올린 미얀마와 3827점의 일본은 3,4위에 모두 동메달을 주는 규정에 따라 동메달을 수상했다. 87년 국내에 처음 도입돼 88년 협회가 창설된 세팍타크로는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했다.태국 등 대부분 참가국들이 6명의 서클선수와 레구선수를 따로 구성,남녀 각 18명의 선수단을 출전시킨 반면 한국은 서클선수를 레구와 단체전에도 출전시켜야 했다.게다가 6명만이 정식 대표로 인정돼 훈련비 보조를 받을 수 있었다.6명의 훈련비로 12명이 훈련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고교 교사로 수업을 빼먹을 수 없어 선수촌 아닌 전북 김제에서 훈련을 이끈 유재수 감독은 “2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면서 “오늘 승리를 바탕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부산 곽영완기자 kwyoung@ ■세팍타크로 서클이란 세팍타크로는 말레이시아어로 ‘발로 차다.’라는 뜻의 ‘세팍’과 태국어로 ‘공'을 뜻하는 ‘타크로’의 합성어다.15세기 말레이시아 왕실에서 오락으로 시작돼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타이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원안에서 머리나 발을 이용해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경기였으나 1945년 규칙 개정을 통해 네트를 도입,우리의 ‘족구’와 비슷하게 탈바꿈했다.90북경대회 때 ‘레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서클(원형),레구,팀 게임 등 3개 세부종목이 있다.서클은 궁정 놀이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경기.지름 7m의 원안에서 5명이 서로 패스를 주고 받게 돼 우리의 제기차기와 비슷하다.껑충 뛰어올라 가위차기를 하거나 발뒷굽으로 차면 3점,발안쪽이나 머리·무릎을 쓰면 1점이다.중간에 공을 떨어뜨리거나 패스가 끊기면 시간을 손해봐 불리해진다.순위 결정전은 10분씩 1세트 경기를,예선과 결선에선 10분씩 3세트 경기를 치른다. 레구와 팀 게임은 높이 1.52m,길이 6.1m의 네트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경기로 각각 4명(후보는 1명),12명(후보는 3명)이 출전한다.3개의 레구가 모여‘팀’이 되는 것이다.한 세트의 승점은 15점이며 2세트를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한다. 임병선기자 bsnim@
  • 부산아시안게임/종목별 점검/수영-자유형 1500m 조성모 ‘희망봉’

    수영은 일본과 중국의 전통적 ‘금밭’이다.부산아시안게임 수영에 걸린 금메달은 무려 43개.육상(45개) 다음으로 많다.경영에만 32개가 걸렸고 다이빙 8개,싱크로나이즈드 2개,수구 1개 등이다. 지난 방콕대회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경영에서만 각각 13개와 15개의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그밖의 참가국으로서는 이들 두 나라의 틈새에서 2∼3개의 금메달을 노릴 수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국의 역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다.지난 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아시안게임이 시작된 이후 반세기 동안 경영의 조오련(70·74년) 최윤희(82·86년) 지상준(90·94년) 방승훈(94년) 조희연(98년)과 다이빙의 송재웅(70년) 등 6명만이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목표 금메달 수는 육상과 비슷한 2개. 조성모(해남고)와 한규철(삼진기업)이 나서는 남자 자유형 1500m와 김민석(한진중공업)의 남자 자유형 50m가 우승이 기대되는 종목이고, ‘제2의 지상준’성민(한체대)의 남자 배영에서도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아들 조성모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지난달 2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재닛에번스국제초청대회 1500m에서 15분22초92의 한국신기록으로 당당히 4위에 올라 대를 이은 아시아 제패의 꿈을 부풀렸다. 경영이 ‘안방 노골드’의 치욕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와중에 싱크로나이즈드와 다이빙,수구는 ‘노메달’ 모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싱크로는 97세계주니어선수권 듀엣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이룩한 장윤경-김민정(이상 이화여대)에게 은메달을 기대하고 있다.일본이 세계최강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는 있지만 중국이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급성장을 해 중국의 역할에 따라 메달 색깔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이빙과 수구는 객관적 전력상 입상조차 어렵다는 분석. 다이빙은 90년대까지 아시아 주니어 2인자로 통한 권경민(강원도청)의 감각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다크호스’북한까지 참가해 메달로 향하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삼성 나노반도체 상용화 의미/ 플래시 메모리 ‘황금시장’ 선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90나노 반도체 생산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치열한 반도체 기술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90나노(머리카락 굵기의 1250분의 1) 기술로 데이터저장용(NAND) 플래시메모리와 512메가 D램·1기가 D램 양산 기술을 확보한 것은 세계 반도체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시장 주도권 확보-삼성전자는 세계 유수의 반도체업체보다 1년 정도 앞서 나노기술을 상용화해냈다. 미국 인텔사도 내년 3·4분기쯤에나 90나노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가 D램 미세화 공정과 시장 지배력면에서 세계 반도체업계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16일 기자간담회에서 90나노 기술의 상용화 사실을 발표하면서 시종 자신감있는 표정을 지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나노기술 상용화에 힘입어 메모리부문 매출이 2001년 44억달러에서 2005년 140억달러,2010년 2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플로피디스크시장 대체 전기- 90나노 기술을 적용한 2기가 데이터저장용 플래시 메모리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초대용량 메모리 반도체시대의 본격적인 도래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초에도 1기가 플래시메모리를 세계 처음 개발한 바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휘발성인 D램과는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남아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캠코더 등 디지털 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황사장은 “플로피디스크(FDD),하드디스크(HDD)를 대체할 전기를 마련했다.”며 “2005년에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플로피디스크 50%가 플래시메모리로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반도체업계는 3∼4년 뒤쯤이면 삼성전자가 전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대용량 메모리 선점 기반 확보- 삼성전자는 최첨단 90나노 반도체 D램기술을 2004년부터 차세대 512메가 D램 및 1기가 D램의 양산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반도체업계는 미세공정 기술 개발로 가격 경쟁력과 대용량고성능 반도체 제품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90나노 D램 양산기술 개발로 512메가 D램 및 1기가 D램의 생산성이 40% 정도 향상될 것으로 자신했다. 관계자는 “이번 공정 개발로 향후 기가 대역의 대용량 D램시대가 최소한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며 “제품기술의 빠른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후발 D램 업계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정치권 모처럼 ‘합창’, 베니스영화제 수상 축하 국회문광위 메시지 채택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裵基善)는 12일 최근 국제영화제 수상에 즈음한 축하 메시지를 채택했다.하루가 멀다하고 정쟁으로 시간을 보내는 여야정치인들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문광위 소속 의원들은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감독상을 받고 문소리는 신인배우상을 받는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관계된 감독과 배우·제작자 등은 물론 국내 영화인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자 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 이날 문광위에서는 김성재(金聖在) 문화관광부장관이 청와대 수석시절 병역비리를 재조사하도록 했느냐는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축하메시지를 채택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의원들은 “최근 국제영화제에서 쾌거는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성과이자 우리 영화의 미래를 밝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기선 위원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법과 제도적인 지원은 물론 영화진흥금고의 확충 등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배 위원장은 이어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이창동 감독 환영회에도 참석,영화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메시지 채택건은 배 위원장이 지난 11일 문광위 간사인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과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에게 각각 제의해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문광위 천호선(千浩仙) 수석전문위원은 “스크린 쿼터제 유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이 채택된 적은 있지만,축하메시지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시론] 베니스의 기립박수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 여배우상을 수상했다.그야말로 쾌거가 아닐 수 없다.지난 5월에 칸영화제에서 임권택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을 때만큼 기쁜 일이다.아니 어쩌면 그이상일 것이다.연이은 경사를 통해 우리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어찌 쾌거가 아닐 수 있겠는가.어찌 두손 높이 들어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로써 우리영화는 소위 세계 3대 영화제라고 알려진 칸·베니스·베를린의 장벽을 모두 넘어서게 되었다.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한 지 40년만의 일이다.반면에 이번의 연타석 홈런은 선두주자들의 기록에 비해 그 의미가 한결 크다.요원한 것으로만 여겨온 고지를 잇따라 등정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영화인들이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문화예술을 이룩해낸 선진적 국력을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이는 분명 전례 없는 멋진 경험이다. 그렇다.‘오아시스’의 수상은 감독 개인이나 영화인들만의 영광이 아니라 곧 국민적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이 영화는 감독과 관객,또는 영화인들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 완성해 낸 합작품이며,또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들도 이 영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아름다운 국민 정서와 의지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우선 ‘오아시스’는 기획영화의 전형이다.예측 가능한 흥행성과 작가적 예술성을 절묘하게 결합해 냈을 뿐만 아니라 유수한 국제영화제를 선택하고 공략하는 뛰어난 기획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중에서도 중핵에 해당하는 고정관객이 무언의 힘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영광은 물론이고 어쩌면 제작 자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을 통해 확보된 50만의 ‘악마들’과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여든 50만의 능동적인 관객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던 기획진으로 하여금 상업성에 함몰되지 않도록 해주었다. 일회적이고 포장만 요란한 통속영화들이 판을 치는 우울한 현실에서 그 이면을 직시하면서,그리고 제작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을 우수한 인력 인프라로 극복하고자 하는 강인한 의지와 열정으로 묵묵히 작품성에 몰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것은 바로 감독과 기획진을 전적으로 신뢰해준 100만의 잠재관객이었다.그것은 월드컵을 성원한 ‘붉은 악마들’이나 국민의 거국적 성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관공서와 공무원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다.경찰청과 서울시는 상호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삼일고가도로를 일시적으로 봉쇄하면서 촬영을 도왔고,문화관광부와 부산시는 세트 건립과 설비 지원에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으며,시민들은 교통혼잡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했다. 서울영상위원회의 창립사업이기도 한 ‘오아시스’의 클라이막스 촬영은 그렇게 해서 훌륭하게 갈무리되어 베니스로 향했고,이제 수상식장에서 감독과 기획진은 그 영광을 두 대도시의 시민들에게 바쳤다. 감독의 좌우에는 또한 든든한 후견인들이 있었다.세계적 신망을 지닌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부천 국제영화제 위원장,그리고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등이 앞장서서 홍보대사로 나섰고,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국회문광위원들이 그 뒤에서 보이지 않게 힘주어 밀고 있었다.여기에 ‘박하사탕’을 기립박수로 칭찬한 수많은 국제영화제 관계자들. ‘오아시스’는 결코 사막 한가운데 있지 않았으며,이는 ‘취화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한편의 영화가 지니는 진정한 가치는 이렇게 해서 감독의 손을 떠나 영화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귀속된다. 다시 한번 ‘오아시스’의 쾌거를,특히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 문소리·설경구씨에게 국민적 찬사를 보낸다. 이용관 중앙대 영화학과 교수
  • [사설] 칸에 이은 베니스의 쾌거

    이창동 감독이 작품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지난 5월 임권택 감독의 칸 영화제 감독상에 이은 쾌거다.영화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주제의 심오함과 서사 전개의 정제·완결미에서 순수 예술과도 겨룰 수 있는 장르이다.근대적 각성과 상상력이 있는 곳이면 예외없이 자신들의 삶과 역사와 의식과 꿈을 스크린 위에 입체화하고자 했다.그러나 자본주의의 힘이 문화에서도 맹위를 떨치면서 무분별한 상업성과 미국 할리우드에 각국의 영화관이 속속 점령당하고 예속되었다. 우리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으나 1990년대 후반 새로운 시각과 용기를 지닌 영화인들의 노력 덕분에 세계가 주시하고 선망하는 자국산 관람 비율을 획득했다.지난해 8000만명을 넘어선 국내 영화관객 중 45%가 한국 영화 차지였다.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조폭 소재 일변도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임권택 감독의 칸 감독상과 이번 이창동 감독의 베니스 감독상은 최근 한국 영화가 어렵게 일군 성취에 대한 국제적 인정이면서,또 세계 영화계가예의를 갖추며 내놓은 권고와 제시라고 할 수 있다. 임 감독과 이 감독 모두 한국 제일의 작가주의 감독으로,관객들은 이들의 작품에서 감독의 예술적 작가 정신과 상업성,흥행에의 기본적 고려가 늘 긴장관계에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작가와 감독들의 긴장은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꺾이기 쉽다.칸과 베니스가 먼저 격려의 손길을 뻗쳤으니,이젠 우리 국내 영화팬이 나설 차례다.수상작 ‘오아시스’는 밑바닥으로 전락한 전과자와 중증 장애자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영화가 대중적이면서도 깊이를 가지기를 조금이라도 바라는 관객이라면 서둘러 ‘오아시스’를 보자.
  • 현대車, 사상 최대규모 수출 계약

    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수출 사상 단일 계약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인 2만 6000여대의 승용차를 리비아에 수출한다. 4일 현대차는 리비아 정부로부터 베르나(수출명 엑센트) 2만 6373대를 수주,이날 울산항에서 5000대를 첫 선적했다고 밝혔다. 최한영(崔漢英) 부사장은 “이번 수주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합 끝에 품질·성능 등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쾌거”라며 “특히 현대차가 시장다변화를 위해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얻어낸 결실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5000대를 선적한데 이어 올해 안에 수차례에 걸쳐 수주물량을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지난 4∼6월 리비아에 장애인용 베르나 6900대를 성공적으로 수출,리비아 정부의 호평을 받은 것이 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 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6월 2002 FIFA 월드컵 공식후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도 이번 수주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
  • 조윤정 US오픈 ‘32강’, 셀레스와 16강놓고 격돌

    조윤정(삼성증권)이 한국 여자선수로는 두번째로 메이저 테니스대회 3회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06위 조윤정은 30일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계속된 US오픈(총상금 1617만달러) 여자단식 2회전에서 32번시드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를 2-0(6-4 6-4)으로 완파하고 32강이 겨루는 3회전에 올랐다. 한국 여자선수가 메이저대회 3회전에 진출한 것은 이덕희(은퇴)가 81년 US오픈에서 16강에 진입한 이후 통산 두번째다.90년대 한국 여자테니스의 간판스타 박성희(은퇴)는 무려 15차례나 메이저대회 본선에 출전했으나 2회전에 7차례 올랐을 뿐 32강에 오르지는 못했다. 조윤정은 지난해 US오픈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은 이래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까지 3연속 메이저대회 본선에 진출했으나 모두 1회전 탈락했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첫승의 감격을 맛본 데 이어 3회전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1월 세계 22위까지 오른 강호 수아레스를 맞은 조윤정은 서비스에이스를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상대에게 단 1차례의 에이스를 허용하지 않았고 첫 서비스의 성공률을 높이는 작전으로 맞서 줄곧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1시간32분만에 낙승했다. 98년 안동여고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테니스팀에 입단한 조윤정은 김은하 전미라 등 팀 선배들에게 가려있다 2000년 단식 랭킹 1위에 오르면서 국내 최강으로 떠올랐고 2001년 미드랜드여자챌린저대회에서 국제대회 첫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68㎝·58㎏으로 조금 마른 편인 조윤정은 양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특별한 주무기는 없지만 침착하고 안정된 경기운영이 장점이다.특히 치아의 아래 위가 맞닿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는 치아 부정교합이라는 선천적 핸디캡에 시달려 체력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나 강한 의지와 타고난 승부욕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세계 단식 랭킹은 지난 2월 99위에 오른 것이 최고.현재는 106위로 밀려났으나 이번 대회의 선전으로 80위권까지는 충분히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조윤정의 3회전 상대는 91·92년 US오픈을 2연패하는등 메이저대회 9승에 빛나는 6번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로 결정됐다. 객관적으로는 조윤정의 열세가 예상되나 셀레스는 슈테피 그라프(독일)와 경기 도중 그라프의 광적인 팬의 칼에 찔린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한동안 테니스계를 떠나기도 하는 등 내리막길에 있어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구교동, 세계펜싱선수권 동메달

    구교동(사진·29·울산시청)이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에페 동메달을 따냈다. 세계랭킹 240위의 구교동은 2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강호들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3위를 차지했다.이로써 한국은 ‘주부검객’현희(경기도체육회)의 에페 우승에 이어 또 한번 쾌거를 이뤄 부산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예선을 6전 전승으로 통과한 구교동은 64강전에서 마레크 페트라스제크(폴란드·세계 97위)를 접전 끝에 1점차로 누른 데 이어 팀 동료 이상엽(부산시체육회)과 딩글 로베르트(스웨덴·세계 30위),메엘리스 로이트(에스토니아)를 차례로 제치고 파란을 이어갔다. 구교동은 준결승에서 우승자인 파벨 코로브코프(러시아·세계 28위)에 12-15로 패했으나 3·4위전을 치르지 않는 규정에 따라 비탈리 자카로프(벨로루시)와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기철기자
  • 전문가 좌담/한국형 경제모델의 모색/ ‘원칙있는 보상’ 성과주의 정착 시급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일본의 10여년간 장기불황 등으로 미국식과 일본식경제 모델이 모두 불신받고 있다.과연 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떤 형태를 지향해야 할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정책연구센터장) 상무,한국외국어대 박명호(朴明浩·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을 통해 진단했다.사회는 이상일(李商一) 대한매일 경제팀장이 맡았다. *이상일 팀장= 미국이나 일본 경제모델의 문제점들이 요즘 지적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언오 상무= 월드컵 기간동안의 ‘대∼한민국’ 열기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전히 실종됐습니다.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시점에서 매우 적절합니다. *박명호 교수= 외국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80년대초 미국에서는 10년후쯤 이른바 신(新)고전파 경제학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그러나 80년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서 9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살빼기 모델이었습니다.80년대 초에도 과거 전혀 생각못했던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역사나 다른나라의 사례에서 경제모델을 찾는 것은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특정모형의 선택보다는 우리경제를 시장지향적으로 몰고가는 방안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무= 과거 우리는 일본식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일본과도 다릅니다.오너중심,대기업체제,정부개입이란 특성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문경영인,중소벤처기업,외부감시강화로 대폭 바뀌었습니다.이는 경쟁과 선택의 결과입니다.어떤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다,아니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박 교수=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경제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미국은 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습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세계화의 영향 때문입니다.하지만 노동조합조차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실질임금의 하락을 수긍합니다.80년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성과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지요.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인식이 부족합니다.구조조정의 쓴 맛을아직 덜 본 것이지요.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팀장=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식 성과주의를 국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회계부정 등으로 미국식 시스템도 비판했는데요. *이 상무=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야 합니다.업종,기술,경쟁상대 등에 따라 차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금융기관은 성과위주로 해도 상관 없지만 제조업체·정부 등은 섣불리 도입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성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상위그룹의 능력이나 도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 우리 사회는 성과주의를 무턱대고 거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시장에서 개인역량을 평가하고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시장경제 시스템인데 잘 수용하지 않습니다.월드컵 4강 포상금을 축구 대표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한 것을 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기여도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나눌 수 있습니까.성과주의의 작품이었던 이번 4강쾌거의 마지막 마무리도 성과주의로 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이 상무=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약하다보니 성과차이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사회적 신뢰가 약합니다.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스타플레이어급 CEO(최고경영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직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입니다. *이 팀장= 한국적인 성장모델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 교수= 시장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19세기말에 가난했던 나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합니다.또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서 1만 1500달러선의 중간층 국가가 거의 없으며 이는 ‘미싱 미들’(Missing Middle)로 표현됩니다.중간 지대에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선진국의 자유시장 경제로 나가려면 엄격한 원칙적용이 중요합니다.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지역구 기업의 은행대출 때 행장에게 청탁전화 거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시장경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재벌문제의 해소도 엄격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도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이 상무= 하지만 우리같은 문화풍토에서 시장경제를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테면 농업을 시장경제라고 해서 완전개방시킬 수 없고,실업을 마치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현실에서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는 것도 안됩니다.한국적인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이거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는 경쟁과 실험 등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대기업 오너체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오너는 나쁘고,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팀장= 시장의 문제를 고치려는 정부개입의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이 상무= 미국은 국가 안에서는 정부간섭 없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군대까지 힘을 모읍니다.하지만 우리는 유착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고 대립도 아닌,아주 어설픈 상황입니다.시장경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정부가 효율적으로 나서주는 것인데,우리는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팀장= 일본에서는 구조개혁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박 교수= 일본과 한국의 중요한 차이는 위기의식의 정도입니다.일본 중산층에게는 위기의식이 없습니다.디플레 상태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실업문제도 크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기업 정부 국민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일본의 장기불황에는 죄인이 없다는 것입니다.때문에 시스템의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일본은 이런 식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상무= 일본은 아직 먹고 살만한 나라입니다.시장경제가 겉으로는 도입됐지만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예를들어 닛산자동차에 외국인인 카를로스 곤 사장이 와서 개혁을 했지만 여타기업으로 전파가 안되고 있습니다.반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고 가진 게 별로 없는 우리는 일본에 비해 개혁 확산이 빠른 편이지요. *이 팀장= 시장경제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절반이 임시직으로 변하는 등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 상무= 독과점이나 대기업 편중 같은 현상은 몇십년동안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경제의 태생적 한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순히 현상만 갖고 나쁘다 좋다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이 시장경제적이냐,아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무한경쟁 속에서 독과점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 교수= 임시직이 급증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보수와 안정된 고용을 제공해 온 데 원인이 있습니다.대기업 대졸자 첫 연봉이 1500만∼2000만원쯤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액수입니다.아마 이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시장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이런 데까지 정부가 나서면 안될 것입니다. *이 팀장=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 상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4대 개혁과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만,유독 정치분야는 낙후되어 있습니다.또 교육이나 복지처럼 완전경쟁은 아니지만 민간의 활력이나 경쟁의 원리가 도입될 수 있는 부분들이 폐쇄적,독점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한국적 시장경제 모델의 핵심은 기업입니다.기업은 시스템이 어찌됐든간에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합니다.경쟁에 둔감한 부분들부터 먼저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박 교수= 60년대부터 30년간 성장을 해온 우리경제는 앞으로 자본과 노동의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새로운 기술과 경영노하우,연구개발,제도의 효율성 등이 종합된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합니다.총요소생산성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로 가야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금융 등 개별시장이 자기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시장경제의 구축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이언오 상무·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장=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정부시스템,산업정책,기술정책 등 큰 틀의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등.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발전론,경제학사,경제제도 비교이론 분야의 전문가로 제도학회,비교경제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유럽의 산업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등.
  • [충무로 산책] 거장의 용기

    제5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취화선’(제작 태흥영화사)이 30일 전국 40개 개봉관에서 재개봉된다.18세 관람가이던 등급을 12세로 낮추고 제목도 ‘오원 장승업 취화선’이라고 친절하게 살을 붙였다.재개봉을 위해 영화사가 스스로 등급심의를 새로 신청하기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다.“국제영화제가 인정한 좋은 영화를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게 제작사가 밝히는 재개봉 취지다. ‘취화선’의 재개봉 의미는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곱씹어볼 대목이 또 하나 있다.임권택 감독의 절절한 영화사랑과 ‘용기’다. 지난 5월10일 개봉한 영화는 칸영화제 수상의 쾌거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열기에 가려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한 채 6월 말 막을 내렸다.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은 “미처 영화를 못 본 관객이나 극장주들이 다시 개봉해달라는 문의를 자주 해왔다.몇몇 정사장면만 빼면 교육용 영화로 훌륭하겠다는 교육기관의 요청이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재개봉 여부의 최종 결정권자는 임 감독.난색을 표하던 감독은 곧 생각을바꿨다.“어린이 관객들에게 한국화의 역사를 보여주겠다.”며 손수 2분여의 정사장면을 잘라냈다. 지난 6월 막내릴 당시 ‘취화선’이 동원한 관객은 전국 106만 5000명.마케팅까지 60억원을 들였으니 손익분기를 맞추려면 대충 200만명은 확보해야 했다.재개봉이 손익분기까지 넘겨준다면 제작사로서야 더없이 좋은 일이겠다.그러나 그 모두에 앞서 주인공 장승업의 호방한 기질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정사장면을 덜어낸 건 분명 거장감독의 ‘용기’다. 유명 감독들이 원본에 쏟는 애정은 새삼 들출 필요도 없다.지난 97년 할리우드 자본으로 ‘제5원소’를 만든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국내 수입사가 극장 상영시간을 조절하려고 필름의 일부를 가위질하자,당장 다음 작품(택시)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을 파렴치범으로 둔갑시켜 보란듯 앙갚음(?)했다. ‘취화선’ 재개봉에 대한 반응은 벌써부터 기대치 이상이다.전국 5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롯데시네마는 전국 체인극장에 영화를 일괄 재상영하겠다고 나섰다.극장들의 이같은 호응을 업고 제작사는 내친김에적극적인 홍보도 펼칠 계획이다.거장 감독의 영화사랑에 화답해줄 ‘성의’가 한국영화 팬들에겐 있지 않을까. 황수정기자
  • 이용경 KT사장 내정자/ KTF·018 화학적 결합 검증 받은 ‘테크노CEO’

    성공한 ‘테크노 CEO’.외유내강과 뚝심을 지닌 경영자. 공룡 통신그룹을 이끌 이용경(李容璟·59) KT 사장 내정자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다. 이 KT 사장 내정자는 20일 주총에서 정식 승인을 받기 까지는 ‘무적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내정자가 KT 사장 물망에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통신업계와 재계 관계자들의 눈과 귀는 온통 그에게 쏠렸다.재계 5∼6위권의 ‘공룡 기업’ KT의 향후 행보가 그의 손에 달려 있고,분명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에게는 모든 사람의 접근이 차단됐다.행보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다.‘KT호’의 항해도를 그리는데만 몰입해 있다.이 내정자의 의욕 넘치는 구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KT 사장추천위원회에서 20여명의 쟁쟁한 공모자들을 따돌리고 일찌감치 사장감으로 뽑혔다. 추천 이유는 간단했다.거대 공룡 KT를 이끌기 위해선 단순하게 외풍이나 막아주는 정치적인 인물보다는 통신분야 전문 엔지니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급변하는 통신환경 시장에 대처하고 세계적인 통신사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있는 전문 경영능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물로 이 내정자가 적임자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KTF 사장으로서 보여준 탁월한 경영 능력도 주효했다.이 내정자라면 ‘민영 KT’의 비전을 확실하게 세우고,조직 내부도확 바꿀 수 있다는 판단도 따랐다. 자신도 추천위의 추천 이유에 대해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이 내정자는 “해외경험을 통해 쌓은 글로벌 마인드와,KT에 오랫동안 몸담았고 자회사인 KTF사장으로서 경험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다.”며 “KT를 세계 최강의 통신회사로 키울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KTF사장 거쳐 통신업계 거목으로 성장- 이 내정자는 2년여전 KTF 사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통신업계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었다.하지만 한솔엠닷컴의 인수 합병(M&A)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면서 그를 바라보는 통신업계의 시각이 달라졌다.단시간에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고 폭발적인 가입자 확보가 잇따르자 재계는 ‘이용경 사장’을 무서워하기 시작했다.이때부터 이 사장은 ‘테크노 CEO’로서의 전문 경영인 반열에 당당히 올라서게 된 것이다. 한솔엠닷컴과의 합병은 시가총액으로 8조원,이동통신 가입자 수 1000만명이 달려있는 국내 증시사상 최대 규모였다.그는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인수합병 뒤 KTF에 내건 구호는 매출 9조원,2005년 ‘글로벌 톱 10’진입이었다.무선 인터넷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선정하고 줄곧‘스피드 경영’전략을 펴왔다.공격적인 경영과 야심찬 포부,세계속의 통신업체를 꿈꾸는 그의 경영 스타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경영 스타일- ‘투명함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경영인이다.독실한 기독교인이고 연구원 출신이란 점이 그 배경이다.KTF 시절엔 독단을 배제하고 직원의 고언을 경청한 뒤 합리적인 결정을 도출한다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그의 이같은 유연성은 공격적 전략과 접목,곧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공짜’와 ‘복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Na’ 브랜드나 국내 첫 여성 전용 브랜드 ‘드라마’의 히트는 대표적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드라마’는 단기간에 50만명의 여성을 고객으로 끌어 들였다. 겉으로 풍기는 모습만으로 평가하기 힘든 경영인이다.외모는 조용한 성격을 가진 선비와 같다.이상철(李相哲) 전임 KT 사장(정통부 장관)이 ‘불도저'식인 반면 그는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로 조직을 이끈다.그러나 속내는 강한 외유내강형이다. ‘3번의 기회’라는 일화는 그가 외유내강형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일을 처리하기에 앞서 철저한 기획과 빈틈없는 준비를 강조한다.한 두번의 실수는 모른 척 한다.그러나 세번째 똑같은 실수를 하면 불벼락이 떨어진다.KTF 시절에 이 내정자의 겉모습만 보고 처신하다가 대기 발령을 받은 사람이 여럿있었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 ‘매직엔’ 사업을 추진할 때는 담당 임원들의 사표를 받아 놓고 다그칠 정도로 뚝심도 보여줬다.결과는 대만족.단기간 가입자 및 매출을 1위로 올려 놓는 쾌거를 이뤘다. 이같은 그의 경영스타일은 올해 미국의 권위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로부터 KTF가 세계 100대 IT기업 중 4위,통신업종 1위로 선정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내정자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최고 경영자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잘 감지하는 능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통신업계에서는 KTF의 고속성장은 ‘이용경=전형적인 테크노 CEO’라는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민영화란 배를 갈아 타고 세계적인 통신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항해를 하는 KT.이 내정자는 ‘테크노 CEO는 고집이 있다.’는 고정틀을 깨야만 최고경영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지적을 이 시점에서 새겨야 한다. 정기홍기자 hong@ ■프로필 △1943년 경기도 안양 출생 △경기고(60년),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64년)△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전자공학 박사(75년) △75∼77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조교수 △77∼79년 미국 Exxon사 연구원 △86∼91년 미국 AT&T 벨연구소 연구원 △91∼96년 한국통신 연구개발단 책임연구원,연구개발원장,무선통신개발단장 △96∼2000년 한국통신 연구개발 본부장 전무이사 △2000년 3월∼2002년 7월 KTF(옛 한국통신프리텔) 사장△가족=부인 김순희(55)씨와 2남 △취미=수영,등산 ■KT사장들은 소문난 효자 ‘효자여야 KT 사장된다.’ 이용경 KT사장 내정자가 100세에 가까운 노모를 모시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KT사장 자리를 거친 이계철(李啓徹)·이상철(李相哲) 전임 사장 등 ‘이삼 트리오’의 효심(孝心)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세 사람은 6∼8대 KT 수장의 대를 잇고 있다. 이 내정자의 모친은 1906년생으로 정확하게 96세이지만 아직 정정하다.부친도 1904년생으로 90세가 훨씬 넘도록 장수했지만 지난해 작고했다. 이상철 전 사장(정통부 장관)도 지난해 작고할 때까지 부친을 지극히 모셔온 효자다.그는 평생 교육자로서 자식들에게 특히 더 엄격했던 아버지를 ‘등대’로 지칭하곤 한다.그의 강한 추진력은 아버지의 영향에서 나왔다고 한다. ‘청백리’로 잘 알려진 이계철 전 사장은 10년간 치매 어머니를 모신 것으로 오래전부터 소문이 자자하다.사장 시절 ‘효도전화 무료서비스’ 행사를 펼친 것도 어머니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열린세상] 官주도 한탕주의 미래는 없다

    2002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벌써 한달 하고도 달포가 돼간다.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열풍은 지나가면 허전한 법이라는 일상의 진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월드컵의 허전함이 빠르게 엄습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88올림픽의 씁쓸한 뒷모습이 생생한 기억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당시 올림픽 직후의 사회상이 떠오른다.온 세계가 찬사를 아끼지 않은 올림픽을 우리가 언제 개최했느냐는 듯한 한국인의 표정들 말이다.관제 일변도의 잔치였으니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 리 만무하다.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2002월드컵은 88올림픽과 같은 운명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리 장담할 일도 아니다. 월드컵이 끝날 무렵 정부는 월드컵 이후 대책을 헤아리는 데도 한참 걸릴만큼 여러 가지를 내놓았다.얼마나 준비된 것들일까 회의감을 주기 충분한 관(官) 주도의 급조한 정책들이었다.15개 주력산업은 무조건 세계 5위권 진입이며,각종 기획단을 구성하는 등등 요란을 떨며 쏟아냈다.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입안된 것이라 그 실효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라도 유효한지 의심스럽다.관제 공휴일도 있었고,민·관합동의 이름으로 개최된 국민축제도 열렸다. 어디 이것뿐인가.정부 산하 국책 연구원들은 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보름 남짓한 7월 중순에 부랴부랴 ‘월드컵 이후 국민적 과제’라는 세미나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월드컵의 의미와 한국사회의 과제를 진단하려는 노력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이들 연구소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정부의 생각이 연구원에 일방적으로 전달되어 정작 발표논문을 만드는 데까지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먹을 시간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월드컵에 관한 논의가 거의 없었던 우리의 현실에서 월드컵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한결같이 일회성,일과성,홍보성,전시행정의 테두리 안에서 뱅뱅 돌고 있다.1988년이나 2002년이나 마찬가지이다.준비 없는 겉치레 잔치에 불과하다.이러다 보니 모여지는 것은 없고 잔치 한번 치르는 것에 모든 의미를 부여한다.무엇을 하였다기보다는 그냥 치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표현이다.그저 한건 올린 것으로 만족해 한다.결국 부실은 불은 보듯 뻔하고,미래는 기약되지않고,관제 행사는 다시 반복되며,국민적 동력은 퇴색되어만 간다. 이번 월드컵의 성공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만들어낸 쾌거이다.‘Be The Reds’가 그랬고,700만명의 거리응원이 그랬고,자원봉사가 그러했다.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자기 조직적인 질서 만들기가 월드컵의 대명사였다. 지금 포스트 월드컵 문화사회 만들기 논의가 한참이다.문화광장을 만들고,k-리그의 영광을 재현하고,축제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자명하다.간접적인 지원에 충실하는 것으로 그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행여 국면전환용으로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주관 운운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월드컵의 그때를 재현하듯이 모든 것을 상쾌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다. ‘6월의 선물 소중히’,‘우리 스스로도 놀랐다’,‘우리 넘어 세계시민으로’,‘열린 공동체로 진정한 사회통합을’,‘지구촌 한국 재발견’.월드컵을 마무리하면서 각 신문들이 기획특집으로 잡은 제목 속에서 국민적 열기와 환희가 하늘을 찌르던 당시의 한국사회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월드컵의 의미를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지만 한 가지만 언급을 하자.이번 월드컵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말끔히 씻어버렸다.레드 콤플렉스,엽전 콤플렉스,보릿고개 콤플렉스,민족 콤플렉스를 일거에 녹아 내리게 한 것이다.이제 한국사회는 오랫동안 안고 살아 왔던 콤플렉스로부터 자유로운 행보를 하며성숙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놓은 셈이다. 시민의 자발적인 힘을 주축으로 한 풀뿌리 수준에서 말이다.교훈은 매우 간명하다.포스트 월드컵시대,관 주도의 한탕주의로는 미래 없다.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 교수
  • 우수기업 좋은 광고/은상 KT 메가패스-가입자 업계최초 400만돌파 쾌거

    ‘대변신 메가패스 대축제’ KT 메가패스는 스케일이 큰 광고로 차별화를 시도해 소비자를 파고든 대표적 브랜드다. ‘대변신 메가패스 대축제편’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한국축구 최고로 변했다! 우리도 최고로 변했다.’란 헤드라인은 월드컵 한국축구팀을 내세워 업계의 대표 브랜드임을 각인시켰다. 또 흔히 이벤트 내용과 경품을 헤드라인으로 강조하는 것과 달리 ‘투스카니’등의 대형 경품을 제공하면서도 광고내용 피켓을 든 5명의 GOD멤버를 등장시켜 주목률을 높였다. 이에 힘입어 메가패스는 런칭 2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22개월 만인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400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대용량의 정보를 뜻하는 메가(MEGA)와 초고속인터넷 통신의 빠른 정보전달을 의미하는 패스(PASS)를 적절히 조합,소비자 인식을 바꾼 결과다. 특히 헤드라인에서 언급됐던 축구를 주제로 축구필드와 같은 초록색 톤을 전체 톤으로 사용하고,대한민국 대표가수인 GOD를 내세워 메가패스 대표성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
  • 우수기업 좋은 광고/금상 삼성카드 히딩크 감독-히딩크감독 모델로 강한 인상 심어

    모델이 좋은 광고는 절반은 성공이다.기막힌 카피만으로도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월드컵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지난 5월.우리는 ‘훌륭한 모델에 돋보이는 카피까지’갖춘 그야말로 절묘한 광고를 접했다.히딩크 감독이 등장하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삼성카드 광고다.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데 이어 8강·4강 진출이란 신화를 이뤄내자 전국민은 광고 카피처럼 히딩크가 능력을 발휘해주길 진정으로 바랐다.국민 전체의 감정을 사로잡는 이번 광고로 삼성카드는 신용카드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카드도 사실 깜짝 놀랐다.‘히딩크 감독=삼성카드’라는 이미지를 선점해 5000억원이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번 광고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의 시끌벅적하고 열광적인 월드컵 광고형식을 탈피,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출했기 때문이다.그것이 바로 국민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안긴 이유였다. 광고 카피대로 히딩크는 국민들에게 능력을 발휘했고,삼성카드는 이번 광고로 기업가치가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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