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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공학계의 거두 황우석 서울대 교수

    ‘하늘을 감동시키자.’ 생명공학계의 거두인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51) 교수의 좌우명이다.황 교수는 며칠 전 미국 시애틀에서 최고 권위의 ‘사이언스’지를 통해 인간의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를 발표,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감동’과 ‘놀라움’은 비단 생명공학계뿐만이 아니다.그의 일상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놀랄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생명공학과는 전혀 다른 서울대 미식축구부의 지도교수를 2년반 동안 맡고 있다.또 19년째 홀로 강화도 전등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400배 이상 참배해오고 있다.국선도 수준이 득도의 경지에 이르러 ‘살아 있는 국선도의 전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일반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범상치 않은 ‘일’들을 그는 지니고 있다. 여기에 1년 365일 가운데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연구생활’에 몰두하는 부지런함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있다.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튿날 새벽에도 그는 방진복을 걸쳐 입고 연구현장에 복귀할 정도로 장인정신으로 무장돼 있다.아마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아닐까. 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도 10년 넘게 하루 서너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았고,연구팀 전원이 3년째 휴일과 명절을 반납한 덕분”이라고 말한다.그렇게 연구원들은 연중 무휴로 제각각 동물난자 채취,체외성숙,탈핵,체세포 핵이식,세포융합 및 활성화,체외배양,대리모 이식·착상 등에 몰두해왔단다.만일 주말에 쉬거나 자칫 정전이라도 되면 난자 채취나 체외성숙 등에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처럼 ‘하늘을 감동시킬’ 제2,제3의 쾌거는 언제쯤이냐고 성급하게 물었더니 황 교수는 “세계 최초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다들 연구에 미쳐 있다.”며 웃었다. ●미국서 귀국 다음날도 실험실 달려가 지난 23일 이른 아침 충남 돼지농장의 실험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서울대 연구실에서 황 교수를 잠시 만났다.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오나라∼가나라∼’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교수님,세계적 과학자께서 어떻게 장금이를?”하고 물었더니 황 교수 왈,“벨소리는 연구실 여직원이 다운받아준 것이고,요즘 방송이나 신문에 인터뷰를 해도 뭐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낸다.”며 ‘미소년’ 같은 웃음을 활짝 지어보였다.그저 앉으나 서나 오로지 ‘소,돼지’ 생각뿐이란다. “미식축구요? 2년반 전쯤 어느날인가 그래요.서울대 미식축구부 졸업생들이 벌떼같이 몰려오더니 다짜고짜 ‘미식축구부 지도교수로 선임됐다.’고 하더군요.부탁도 아니고 그냥 자기네들끼리 투표를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는 통보였습니다.” 생명공학에 몰두하던 그는 졸지에 미식축구부 지도교수가 된다.1965년 서울농대 미식축구부 창단 이래 비전공자가 지도교수가 되기는 처음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처음에는 달갑지 않았지만 미식축구부 멤버들의 끈끈한 인간애에 감복하면서 점점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특히 시합에서 승리했을 때 그 영광을 남에게 돌리는 양보정신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단다. 황 교수는 “사회 일각에서,서울대 출신을 부정적 에고이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식축구부원들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 배려와 양보·봉사의 정신 등 사회성까지 갖춘,정말이지 의리의 친구들이다.”고 치켜세웠다. 미식축구부의 자랑은 더 이어진다.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쫓아가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경기의 전술·전략 등에서는 문외한이라 ‘코치역할’은 제대로 못해주고 있다.그러나 승패에 관계없이 선수들의 등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격려가 황 교수의 소중한 역할이다. 지난해 2월 OB(졸업생)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미식축구부원들의 가정형편이 대부분 넉넉하지 못한 데다 다른 체육부 학생들처럼 장학제도의 혜택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황 교수는 장학금 5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그러자 ‘범서울대 동문’ 차원에서 시동이 걸렸고 곧 이어 서울대 미식축구부 사상 처음으로 장학금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바쁜 연구생활로 (경기에)자주 참석을 못해 아마 3월 새 학기가 되면 (지도교수직에서)‘잘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19년째 전등사로 가는 까닭은’ 황 교수는 미국 출국 3일 전에 전등사를 찾아 예불을 올렸다.또 다녀온 뒤인 지난 22일 새벽 4시에 전등사를 찾아 400배를 올렸다.이번 ‘쾌거’를 시작으로 현재 진행 중인 ‘5대 프로젝트’(소,돼지,애완동물,백두산 호랑이,줄기세포)의 성공적 연구를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연구팀원들의 건강을 빌었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19년 전 건강이 지독하게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절망적인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권유를 받았다.그는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강화도 마니산의 전등사를 찾아 108배의 예불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다. 생명의 존귀함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이후 매월 한차례씩 간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전등사를 꼭 찾는 버릇이 생겼다. 2년 전 2월 어느날 전등사에 갔을 때였다.참배를 끝내고 대웅전을 막 나오는데 한 스님이 다가와 황 교수가 아니냐고 불쑥 물었다.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스님은 (전등사의)주지스님이 황 교수에게 곡차를 한잔 대접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생명공학자와 득도한 주지스님과의 만남이 우연히 이루어졌다.‘19년째의 전등사행’ 가운데 유일하게 만난 사람이었다. 황 교수에게 연구철학의 바탕에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담겨 있지 않느냐고 불쑥 물었다.“아마,그렇게 봐도 맞을 것”이라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담긴 글을 접할 때 가장 감명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전등사행’이 시작되면서 내친김에 그는 ‘국선도’를 배우기 시작한다.깊은 명상과 호흡,스트레칭….연구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건강회복을 위해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곧 국선도에 빠져들었고 19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동네 대중목욕탕에 들른 뒤 5시면 어김없이 국선도장을 찾는다.그가 ‘국선도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릴적 가족 먹여살린 소에 보답하려 수의대 선택 그는 서울 논현동 35평 전세 아파트에서 전업주부인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요즘에는 군에서 막 제대한 아들이 합류해 한 식구가 더 늘었다.얼핏,35평 전세가 전 재산이라는 말에 세계적 업적을 남기려면 생활도 풍족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돌아오는 답변이 의외였다.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국가에서 봉급을 주고,또 아이들 교육까지 시켜주는데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풍요 속에 나태가 오는 법이며 가용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연구비 없어 연구 못하는 그런 시대는 아니란다.봉급이 얼마냐고 슬쩍 물었더니 “내가 관리 안 해서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다른 교수들의 말을 빌리면 대략 수당까지 합쳐 연봉 8000만원쯤으로 추정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충남 부여의 ‘깡촌’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6살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초등학교 시절 방과후 가족의 재산목록 1호이기도 했던 소에게 풀을 먹일 때마다 ‘장차 소를 연구해야지.’ 하고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가끔 너무 배가 고프면 ‘소를 잡아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어머니는 어린 황 교수를 볼 때마다 “너는 면사무소 서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소 3마리가 우리 식구를 먹여살렸지요.나중에 꼭 소에 대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는 대전고 3학년 때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의대 진학을 권유받았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대 수의학과에 입학했다. 이 때부터 그는 ‘소와의 춤’이 시작됐다.대학 시절 미팅 한번 하지 않았다.대신 도축장이나 가축병원에 드나들면서 소의 항문에 손을 집어넣어 장기를 만져 소의 상태를 진단하는 ‘직장검사’를 셀 수도 없이 했다.아마 국내에서 황 교수보다 직장검사를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소를 키우는 전국의 어지간한 농장 주인들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의 연구실과 집에는 농민들로부터 ‘우리 소가 아프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그때마다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소를 키우는 축산농가 사람들은 그런 황 교수를 보고 ‘정말로 쇠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일본 유학 중 연구비와 생활비가 모자랐을 때 결정적 고비를 넘기게 해준 이들도 그를 아끼는 농민이었다. ●‘이공계 기피’ 정부 안이하게 사회는 과도하게 우려 87년 일본에서 돌아온 그는 23명의 연구팀을 구성,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이후 최근 10년간 그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에 잇따라 성공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의 연구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인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의 영향도 컸다.안 교수는 평소 황 교수에게 “세포를 복제하는 방법만이 장기이식시 타인의 면역거부를 완전히 해결하는 길”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화제를 잠시 돌려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치유책을 물었다.그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너무 과장해서도 안되고 또 덮으려고 해서도 안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세계적 조류라고 할 수 있지요.기피현상을 ‘암’으로 비유하면 사회에서는 ‘4기암’으로,정부에서는 ‘1기암’으로 각각 바라보고 있습니다.저는 ‘3기암’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올해가 새로운 전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애정’이 있어야 모든 병이 빨리 완치되듯이 현재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국가든 사회든 ‘애정’이 절실할 때라고 강조했다.다행히 최근 분위기로 볼 때 기피현상이 상승의 변곡점에 있으며 5년 후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그는 치유책으로 ▲세제 ▲병역특례 ▲공직진출 등의 제도적 개선을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면서,과학기술의 진흥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5년쯤 뒤엔 노벨상도 해낼것” 황 교수는 미국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한 직후 ‘노벨상 감’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그러나 황 교수는 “우리가 지금 노벨상을 받을 때도 아니고 받아서도 안된다.”면서 “연구결과를 더욱 심화시켜 실용화할 수 있는 확인작업이 더욱 중요하다.바로 그것을 이룬 사람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연구팀의 실력으로 봐서 5∼10년 후 정도면 반드시 그런 성과를 이룩할 것으로 장담했다. 그는 또 “새로운 학문에 대해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추고 전세계의 추이를 파악하고 역량도 뛰어난 후배교수 서너명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지휘봉을 넘겨야 우리 연구팀이 다음 단계로 점프 업할 수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그 지휘봉을 이어받을 후배교수들 가운데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과학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황 교수는 갖고 있다. 앞으로 시급히 해야 할 과제에 대해 그는 “전세계에는 정말 이 순간에도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난치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들의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한민족의 얼로 상징되는 백두산호랑이를 복제하는 데 꼭 성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입각설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선정위원 명단과 관련,그는 “현재 전국의 13개 대학 184명의 분야별 연구진이 또다른 ‘세계 최초’의 개가를 올리기 위해 리더로 혼신의 힘을 쏟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12월 출생 ▲72년 대전고 졸 ▲77년 서울대 수의학과졸 ▲79년 동대학원 졸 ▲82년 서울대 수의학박사 ▲86∼97년 서울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96∼97년 대한수의학회 학술위원장 ▲97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현) ▲99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자문위원(현) ▲2000년 일본수의학회 학술위원(현) ▲10년간 그가 이룩한 결과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 등이다. 김문기자 km@˝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농민들의 반란 '풀뿌리 민주주의’ 위력

    요즘 중국 농민들의 ‘반란’이 화제다.고도성장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은 자신들의 권리 침해를 시위로 항변하고 당 간부들을 투표로 내쫓는 등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지난달 말 베이징 인근의 창핑 난사오전 장툰촌 촌장이 주민들의 재산에 손을 대고 이권 개입에 열을 올리다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쫓겨났다. 주민들은 상급 행정기관으로 몰려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한통속인 당 간부들의 반응이 없자 ‘주민소환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저장(浙江)성 전양촌 촌위원회 부주임 차이자순(蔡加順)이 주민들의 결의 사항을 묵살하고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다가 주민들의 손에 파면되기도 했다. 중국 농민들의 적극적인 실력 행사는 ‘친민(親民)’을 모토로 내건 4세대 지도부의 분위기 조성도 한몫 거들었지만 지난 98년부터 ‘촌민위원회조직법’에 따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대표를 뽑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징화스바오(京華時報)는 사설에서 “파면된 촌장을 주민들이 좀벌레라 불렀다.”며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水可載舟 亦可覆舟)’는 점에서 농민들은 파면 투표는 쾌거”라고 전했다.중국 네티즌들도 “농촌은 중국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라고 격려 발언을 잇고 있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는 초기부터 복병을 만났다.농민들의 낮은 정치의식을 파고드는 ‘매표(買票)’ 행위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허베이(河北)성 서현 상강촌의 촌장 선거에서 왕지이는 한표에 500위안씩 모두 1200표(9000만원)를 얻어 당선됐다.광둥성 마오밍촌의 경우 매표 행위로 당선됐던 촌장이 주민들의 신고로 자격이 박탈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부정선거는 더 커다란 부패를 낳게 된다.”고 질책하면서 은폐된 부정선거의 발본색원을 촉구했다. 중국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전면적인 민주주의로 나아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적어도 개혁·개방의 와중에서 혼탁해진 분위기를 상당 부분 맑게 할 ‘정수기’의 역할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oilman@
  • 2004 승부를 건다/탁구간판 유승민

    14일 서울 강남의 한 체육관.아직 앳된 티에 머리에 염색을 한 청년이 탁구대 앞에서 흰 탁구공을 쉴새없이 때리고 있었다.한겨울인데도 푸른색 유니폼은 어느새 땀에 흠뻑 젖었다.그러나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다.유승민(사진·22·삼성카드)에게 탁구는 친구이자 애인이다.탁구공 ‘짬밥’만 벌써 15년째다. ‘탁구 신동’으로 각광을 받으며 태릉선수촌에 입성한 지 어느새 9년.2000시드니올림픽에 이어 두번째로 오는 8월 ‘꿈의 무대’인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다.그러나 올해는 사뭇 각오가 남다르다.최근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0위에 오르면서 한국 남자탁구의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가장 어려운 상대는 세계최강 중국 선수들.종종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곤 했다.지난해 12월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세계 2위 왕리친을 꺾는 등 ‘공화증(恐華症)’을 어느 정도 넘어섰지만 세계 1위 마린을 선두로 한 ‘만리장성’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그래서 요즘 중국 선수들을 겨냥,몸쪽 공 공략과 막판 집중력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심리훈련도 시작했다.시드니올림픽 복식에서 중국에 패하면서 4위에 그친 악몽을 떨쳐내기 위해서다.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2년생인 그는 초등학교 교사인 여자친구와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N세대’.가끔씩 친구들과 서울 강남역 근처 유흥가로 ‘원정’을 가는 평범한 ‘20대 청춘’이다.그러나 말투나 분위기는 천상 30대를 앞둔 관록의 선수다.유승민은 “어릴 때부터 10살 이상 많은 (김)택수형,(이)철승이형의 조언을 들어서인 것 같다.”면서 “친구들도 ‘애어른’이라고 놀리지만 놀땐 다른 애들과 똑같다.”고 밝게 웃었다. 이제까지는 탁구 신동이라는 명성을 증명해 보이지 못했다.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무소’처럼 정상을 향해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는 ‘성실함’을 갖췄다.88서울올림픽 때 유남규가 거둔 단식 금메달의 쾌거를 다시 기대케 하는 이유다.유승민은 “올림픽 금메달은 평생의 목표”라면서도 “아테네올림픽을 후회하지 않을 대회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英 여성 탐험가 피오나 손윌 걸어서 최단시간 남극점 도달

    영국의 한 여성 탐험가가 도움을 받지 않은 채 도보로 남극점에 최단시간 만에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BBC는 피오나 손윌(사진·37)이라는 여성이 지난 10일 42일 만에 남극대륙의 허큘리스해안에서 남극점까지 1127㎞의 거리를 도보로 주파,종전 최단시간(44일) 기록을 깨뜨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30일부터 음식과 연료,장비가 실린 129㎏의 썰매를 끌고 체감온도 영하 50도에 달하는 맞바람을 뚫으며 하루 평균 약 25㎞씩 전진한 끝에 이뤄낸 쾌거이다. 손윌의 인터넷 여행일지에는 그의 도착 소식이 10일 오후 10시59분(세계표준시)에 게재됐다. 손윌은 위성전화를 통한 BBC 통화에서 “남극에 도달한 것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강렬한 경험이었다.”면서 남극 기지에 설치된 임시 막사에서 샴페인을 마시며 성과를 자축했다고 밝혔다. 연합
  • [스포츠 라운지]녹색테이블의 엄지공주 유엄지

    ‘잠자는 공주에서 엄지공주로.’ 꿈나무 가뭄에 시달려 온 국내 여자탁구계에 오랜만에 유망주가 탄생했다.대전 호수돈여중 3학년 유엄지(15).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소녀지만 정현숙(51·단양군청 감독) 이에리사(49·용인대 교수) 현정화(34·마사회 코치) 김경아(26·대한항공)로 이어져온 한국 여자탁구의 슈퍼스타 계보를 이을 만한 ‘거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여수에서 열린 제41회 중·고학생종합선수권 여자부 개인전에서 중학생으로는 대회 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른 것만으로도 쉽게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오는 3월 호수돈여고에 입학할 예정인 그는 요즘 겨울훈련에 열중이다. ●부모님은 ‘스포츠 커플’ 그는 고등학교 시절 체조 선수였던 아버지 유균희씨와 핸드볼 선수였던 어머니 김명자씨의 피를 이어받은 덕분에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났다.특히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 부모는 그를 육상선수로 키울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소질은 다른 데 있었다.도마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97년 우연히 탁구장에 함께 간 이모부가 그의 ‘천재적인’ 소질을 발견한 것.결국 이모부의 권유로 라켓을 잡고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종목은 달라도 대를 이어 운동선수가 된 것이다. 그러나 뒤늦게 탁구선수가 된 그의 앞길이 순탄할 수는 없었다.소질은 있었지만 또래보다 라켓을 늦게 잡은 탓에 금방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도마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001년 호수돈여중으로 진학한 뒤에도 늘 유망주로는 거론됐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모질지 못한 성격이 걸림돌이었다.승부근성이 남보다 떨어져 시합에 나가면 기량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번번이 쓴 맛을 봤다.그는 길을 가다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주머니를 뒤져 동전 몇개라도 쥐어줘야 할 만큼 마음이 여린 소녀다. ●땀방울 의미 깨친 ‘천재’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운동선수치곤 체력도 떨어진 탓에 고민하던 그가 새롭게 각오를 다진 건 중학교 2학년 때.이왕 시작한 탁구를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결심이 섰다. 체력을 다지기 위해 생각해 낸 보양식은 탕수육.중국음식점을 하는 부모에게 영양분이 풍부한 각종음식을 특별히 만들어 달라며 꾸준히 체력보강에 힘을 썼다.덕분에 지금은 자신이 붙었다는 그는 “요즘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탕수육은 맛도 있고 체력 보강에도 그만”이라며 매주 2∼3번씩은 탕수육을 먹으며 훈련에서 흘린 땀을 보충하고 있다. 오랜 노력 끝에 결국 그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그 첫 결실이 중·고학생종합선수권 여자부 개인전 우승.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중학생이 고교생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에리사가 문영여중 3학년인 69년에 실업선수까지 참가한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킨 이후 처음으로 이룬 쾌거다.특히 문화관광부장관기 우승자인 청소년 국가대표 문보선(서울여상 3년)과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 챔피언 서명은(서울여상 2년) 등을 제압해 의미도 컸다. “그때 우승으로 비로소 자신감이 생겼어요.올해 목표는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히는 거고요.더욱 열심히 운동해 현정화 언니 같은 선수가 될 거예요.” 그는 재능에만 의존하는 선수가 아니다.재능에다 흘린 땀방울이 합쳐야 좋은 선수가된다는 진리를 벌써 깨달았다.틈만 나면 개인훈련을 할 정도로 야무지다.야간 훈련이 없는 날은 1시간 이상 개인훈련을 더해야 라켓을 놓는다.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때까지는 라켓을 놓치 않겠다며 당차게 입술을 꽉 깨문다. 글·사진 대전 김영중기자 jeunesse@ 유엄지는 누구? ●생년월일 1988년 6월 15일 ●별명 쥐(입 오므리면 닮았다고) ●취미 TV보기 ●좋아하는 탤런트 김재원(‘살인미소'에 매료) ●좋아하는 음식 피자,탕수육 ●경력 2001년 학생종합대회 단체 3 위, 2002년 문화부장관기 학생종별 대회 단체 3위, 2003년 중고학생종별 선수권대회 단체 3위, 회장기 중고 학생 종합선수권대회 단식 1위 엄지에 대한 선배들의 조언 ●정현숙 단양군청 감독 유엄지는 오랜만에 등장한 차세대 주역으로 기대가 크다.특히 탁구는 동물적인 감각 등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야 한다.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엄지가 바로 이같은 재능을 타고난 선수다. 당연히 소질만 믿고 자만에 빠지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아직 나이가 어린 탓에 기술적인 미숙함이 보이지만 차츰 배워나가면서 극복하면 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이 부담감으로 작용해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가짐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진정으로 내가 언니들의 뒤를 이어 여자 탁구계를 이끌 선수가 되겠다는 자세를 갖고 훈련에 임하면 좋은 선수로 대성할 것으로 믿는다. ●현정화 마사회 코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핸드와 밀어치기가 좋고,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반면 리시브 등 수비에 약점이 있고,잔 플레이에서 실수를 하는 등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게 보인다.경험을 좀더 쌓아 세밀하게 경기를 끌어간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엄지에게는 특히 지금이 중요하다.선수생활을 자신감 있게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나중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그러나 무엇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내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면 노력이 99%이고 자질은 1%이면 충분했다.지금 잘 한다고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해 훌륭한 선수로 컸으면 좋겠다.
  • 소설가 김훈 이상문학상 수상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김훈(사진)씨가 7일 선정됐다.수상작은 ‘화장(火葬)’.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김성곤(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화장’에 대해 “모든 소멸해가는 것들과 소생하는 것들 사이에서 삶의 무게와 가벼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성찰이자 탁월한 묘사로,근래 보기 드문 한국문학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 공무원 초과근무수당은 임금보전수당?/공공의 敵 ‘허위청구’

    “한솥밥 식구가 못 미더워서…” 21일 본사가 전국 취재망을 가동해 파악한 결과 각 자치단체들이 초과근무수당 허위지급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시·군 또는 광역단체에 따라 한해 10억원에서 100억원 가까이 배정된 초과근무수당 가운데 상당액이 허위로 지급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치단체들은 카드체크기,지문인식기는 물론 최근에는 정맥·홍채 인식기 등 최첨단 장치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초과근무를 산정하고 있으나 양심불량 공무원들의 ‘지능적인 범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공무원들은 출입자 관리를 위해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기존 수기장부(손으로 쓰는 일지)가 2중 결재를 받는 등 절차가 복잡해 이를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허위기록을 막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 수백만원 차이 나’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8월쯤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과 3개 구청에 15개의 지문인식기 시스템을 도입했다.프로그램 소프트웨어와 인식기를 포함해 대당 가격이 640여만원으로 엄지손가락을 인식기에 대면 퇴근시간이 정확히 산정돼 컴퓨터에 자동 수록된다. 시는 초과근무수당이 허위로 지급돼 자체감사에 적발되거나 실제 초과근무하는 공무원간에 형평성 문제가 대두돼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시는 시스템 도입 후 한달 사이에 시 본청만 1500여만원가량의 초과근무수당 예산을 줄이는 쾌거(?)를 이루었으며,3개 구청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절감효과가 연간 15% 이상일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성남시의 한해 초과근무수당은 7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청이나 구청 인근에 거주하거나 술을 마신 공무원들이 밤늦게 청사로 들어와 체크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돼 자치단체장이 직접 근무기강 확립에 나서는 등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이 때문에 지하와 1·3·4층에 설치된 4대의 인식기를 당직자가 근무하는 1층에만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한 공무원은 “일주일에 2∼3차례 밤에 나와 인식기에 체크를 하는 것만으로 연간 300만∼400만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수기장부에 의존해오다 최근 홍채인식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홍채인식기의 경우 가격이 지문인식기의 절반 정도인 데다 오류도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시는 한해 평균 85억여원에 달하는 초과근무수당(구청 포함)이 이 시스템 도입으로 20∼30%가량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1면에서 ●‘족집게 시스템’ 총동원 과천시는 손등의 혈관모양을 감지하는 정맥인식기를 지난 2001년부터 사용하고 있다.지문인식기는 사용자들이 손가락으로 인식시스템을 누르다 보니 인식기가 더러워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수도권을 제외한 자치단체의 경우 카드체크기 사용이 많은 편. 대전시는 카드체크기를 사용해 초과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한 사람이 동료들 것까지 한꺼번에 가져오는 편법을 동원하는 사례가 있어 최근 첨단 인식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도 수당을 많이 받기 위해 각 실과별로 밤늦게 퇴근하면서 여러 장의 카드를 한꺼번에 긁거나 술을 마신 뒤 체크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돼 고민에 빠져 있다.서울시의 경우도 지난 1998년쯤 카드체크기를 도입해 20∼30%가량 수당절감 효과를 보았으나 최근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어 올해 초부터 별관을 포함,모두 11대의 지문인식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기본인식이 바뀌어야 초과근무수당을 임금보전 개념으로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얌체 공무원들의 적응도가 기기의 정밀도를 앞서기 때문이다.K시 관계자는 “시스템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것 자체가 불신이 깊어진다는 의미”라며 “공무원 스스로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정리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씨줄날줄] 제3의 프리온

    지난 1980년대 중반 광우병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도 이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쿠루병 등이 있었다.특히 쿠루병은 파푸아뉴기니의 포어족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함 때문에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었다.이 병은 발병 초기 광우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다가 2년내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었다.이상한 것은 어린아이나 여성들만 걸린다는 사실이었다.학자들은 처음에는 유전병으로 봤으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포어족은 식인(食人) 습성이 있어 가족이 죽으면 그 영혼을 지킨다는 미신에 따라 시체를 나눠먹었다고 한다.관습에 따라 뇌와 눈은 어린 아이와 여성들의 몫이었다.학자들은 그들이 먹은 뇌에 있던 오염물질에서 쿠루병이 발병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모든 학자들은 발병 오염물질이 일종의 변형 바이러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미국 UC샌프란시스코대학의 스탠리 프루시너 박사는 1982년 바이러스가 아닌 전혀 다른 물질,훗날 명명된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일반 단백질과는 달리 스스로 증식하는 성질을 지닌 ‘프리온’의 발견은 처음에는 백안시됐으나 몇년 후 광우병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뒤늦게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한다.그는 그 공로로 199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과 복제기술을 이용해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에 대항하는 제3의 ‘변형(가짜) 프리온’을 다량으로 발현시켜 ‘프리온’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법을 활용했다는 것이다.실용화되기까지는 광우병 면역 확인 등 3년여에 걸친 임상실험 단계가 남아 있으나 우리의 생명복제 및 유전자 조작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쾌거라고 볼 수 있다. 제3의 프리온 복제를 통한 광우병 내성(耐性)소 생산이 세계인의 식탁을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시킨다면 황 교수팀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장기 이식용 무균 돼지’ 개발은 불치병 환자들에게 기적의 선물이 되리라 본다.황 교수팀의쾌거는 미래 수종(樹種)산업으로서 생명공학기술(BT)의 소중함을 일깨운 계기가 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 [녹색공간]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라

    며칠 전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는 ‘자연의 권리’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때마침 천성산에 살고 있는 꼬리치레 도롱뇽을 원고로 하여 천성산 구간의 고속철도 공사를 막아보자며 재판을 신청하고 있던 터였다. 도롱뇽이라는 동물이 원고가 되어 재판을 건다? 무슨 허튼 수작이며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고 반문할 것이다.그러나 세상은 바뀌고 있고 또 바꿔야 한다. 사법 심사를 구할 수 있는 자는 권리 침해를 입는 ‘사람’이다.그 ‘사람’의 범위는 애초 제한되어 있었다.지위나 생활 정도가 높은 주류 상류층만이 ‘사람’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일종의 특권으로서의 ‘사람’이었다.바로 그 특권의 아성이 무너져 내렸다.18세기였다.‘사람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한 것이다.이어 주요 자유권과 함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공공 시민’의 권리가 제도화되었다. 이러한 인간의 권리 선언은 두 수준에서 계속 확장의 과정을 밟아 왔다.인간의 권리가 보편의 가치로 떠오르면서 이 권리는 범세계 수준으로 펼쳐나갔고,여태제외시켜 온 변두리의 사회 구성원을 ‘권리 범주’에 포함하면서 인간의 권리는 범사회 수준으로도 스며 들어갔다.인간의 권리 주장이 뿜어낸 호소력은 엄청났다.국가 권력이 휘두른 인권 유린의 횡포를 제재하였는가 하면,따돌림받아온 사회 약자의 권익을 옹호하기도 하였다.인권의 범위를 넓혀 온 역사의 쾌거이다. 그럼에도 어지간해서는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그 안에 도사리고 있었다.삶의 터전에 함께 살면서도 굳은 의식 탓으로 남성들이 오랫동안 여성들의 권리를 수용하지 못했듯이,생태계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있으면서도 무딘 의식 탓으로 인간은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다.‘권리 이야기’는 언제나 인간 본위였다. 생명을 말할 때도 인간의 생명 문제에 붙박아 두고,평화를 논할 때도 인간들 사이의 평화 문제에 갇혀 있었다.생명과 평화의 담론조차도 인간 중심의 좁은 테두리 안에서 맴돌았을 뿐 그 너머로 뻗어나가지 못하였다.모든 것을 인간 본위로 재려 한 의식 세계이다.그렇게 하여 생태계에 태어나 생명을 지키며 살고 있는 생명 일반의 권리는 인정받지 못한 채 마구 짓밟혀 왔다. 최근에 일기 시작한 ‘자연의 권리’ 이야기는 비좁은 인간 중심의 의식과 삶의 방식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의 표상이며,깊은 각성에서 나온 목소리이다.물이 썩고 대기가 더럽혀졌다고 갖은 투정을 다 부리는 것은 여전히 오직 인간의,인간을 위한 생명욕구에서 비롯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개발 탐욕 때문에 무참히 썩고 있는 땅과 물의 고통,인간의 편리와 이익 때문에 참혹히 죽어가고 있는 생태계의 아픔에 대하여 동감할 때가 온 것이다.‘자연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를 포함하는 더 큰 개념이자,그것을 넘어서는 더 높은 가치이다.그러므로 자연도 고통을 당하는 한 법의 심판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그것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인간이 ‘생태 시민’으로 나설 때 비로소 가능하다. 생태 시민은 좁다란 인간의 권리 주장에 갇혀 있기를 거부한다.그 너머 이웃해 함께 살고 있는 생태계에 대한 보살핌을 책임과 의무로 여긴다.도롱뇽의 아픔과 죽음에 가슴아파하여도롱뇽의 벗이 되고자 함께 일어나 ‘생태 솔리다리티’도 만든다. 박 영 신 녹색연합 상임대표 연세대 명예교수
  • 의당 발굴 싸고 학계 논쟁/‘강력한 한성백제’ 드러나나

    공주 의당 수촌리 백제무덤에서 금동관모와 신발,환두대도,중국 도자기 등이 쏟아져 나오자 학계에서는 ‘백제사를 다시 써야할 발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그러나 백제의 ‘어떤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지에 이르면 첨예한 시각차이가 드러난다. 한성백제(BC18∼AD475)가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기원을 전후한 시기 한성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다는 사실이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발굴로 증명됐다고 보는 학자들과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삼국사기 기록을 긍정하는 학자들은 이번 발굴이 백제가 3세기에나 국가체제를 갖추었다는 학계의 기존 주장을 뒤엎고 있다는 점에서 풍납토성 발굴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고 환영한다.유물이 증명하는 대로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이런 정도의 문화를 공주지역에 남겼다면 한성백제의 세력과 역사는 당연히 이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풍납토성 발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은 의당발굴을 역사해석을 위한 재료로 삼기보다는 대거 출토된 화려한 유물과 유례가 드물게 시대적 변천을 보여주는 무덤군(群)을 통하여 당시 사회를 재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듯한 인상이다. 발굴작업을 진두지휘한 이훈 충남역사문화연구소 문화재연구부장은 “이번 발굴은 웅진 천도 이전에 백제의 세력이 공주지역에 미치고 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라는 역사적 해석을 배제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순발 충남대 교수도 “수촌리 발굴로 이 무렵 백제가 금강유역 지역에 대한 영역적 지배를 달성하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이훈 부장의 의견과 비슷한 것 같지만,한성백제가 이 시기에 근접해서야 공주지역을 장악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점이 다르다. 반면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공주지역에서 이렇듯 훌륭한 선진유물이 나왔다는 것은 한성백제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그는 닭머리 모양의 장식이 달린 4세기 중국 동진(東晋)시대의 계수호(鷄首壺) 등도 “금강수계를 장악하고 중국과 직접 교역하면서 한성백제의 외곽세력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권력집단이 공주지역에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형구 선문대 교수는 “이번 발굴이 ‘1971년 무령왕릉 이후 최대’라는 신문 및 방송 등 보도기사의 ‘헤드라인’부터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뛰어난 유물이 쏟아진 결과를 축하하는 의미의 단순한 수사이거나,‘충남지역’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런 표현은 1996년 이후 이루어지고 있는 풍납토성의 발굴 결과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삼국사기에는 공주에서 가까운 지금의 아산 탕정면에 온조가 탕정성을 쌓았고,25년에도 아산원에 사냥을 갔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당시의 수렵이란 영토확장을 위한 무혈 순무(巡撫)라는 점에서 한성백제는 이미 1∼2세기 당시에 이 지역을 장악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 사진 공주 서동철기자 dcsuh@ ■의당 발굴 ‘이제부터 시작' 학계는 박물관을 하나 새로 세워야 할 만큼 많은 유물을 쏟아낸 공주 의당 백제고분발굴을 놓고 “이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의당은 그동안 금강 북쪽으로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이 밀집해 있는 강 남쪽보다 눈길을 끌지 못했다.그러나 이번에 위기에 처한 한성백제의 수도를 옮겨왔을 만큼 강력한 토착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남석 공주대박물관장은 “이번 발굴은 300평 정도에서 불과 6개의 무덤을 파낸 것”이라면서 “백제무덤은 넓은 지역에 40∼50개가 모여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주변에 훨씬 더 많은 유적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 곳에서 무령왕릉만큼 화려한 유물은 나오지 않을지 모르지만,역사적인 가치는 더 클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사적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발굴조사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이훈 충남역사문화연구소 문화재연구부장도 “농공단지로 지정되는 바람에 이번에 발굴이 이루어진 곳보다 오히려 이웃한 사유지가 더욱 지형적으로는 무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땅주인과 협의를 거쳐 추가발굴조사를 벌이는 것이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의당면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지표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훈 부장은 “그동안 의당면 일대는 문화유적지도를 만들기 위한 간단한 조사만 이루어졌을 뿐 제대로 된 지표조사는 없었다.”면서 “당연히 의당면 전역에 걸쳐 정밀 지표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넓게 펼쳐진 의당벌을 백제산성인 율정리산성과 오인리산성,그리고 통일신라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으나 재조사가 불가피한 수촌리토성이 감싸고 있다는 것도 내부에 상당한 크기의 ‘도시’가 있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편 충남역사문화연구소는 10일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갖는데 이어 11일 오전 10시부터는 지역주민은 물론 관심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발굴 현장과 출토유물들을 공개한다. 공주 서동철기자
  • “우리 장애인들 기능 세계최고 재확인”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3연패 쾌거 신필균 단장

    “종합우승 3연패의 쾌거가 확정된 순간 절로 눈물이 솟구치더군요.장애인 선수들이 흘린 땀이 결실을 맺었다는 생각에 더욱 기뻤습니다.” 지난 29일 인도 뉴델리 인디라간디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제6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한국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했던 신필균(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단장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기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렸다.”며 자랑했다.뉴델리에 머물고 있는 신 단장은 30일 기자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이같이 우승의 감격을 표현했다. 총 32개국에서 1000여명의 장애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25개 부문으로 나눠 기량을 겨룬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모두 30명의 선수가 출전,‘종합우승 통산 4회 및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장애인이 된 신 단장은 “여섯차례 대회 중 종합우승을 네번이나 차지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장애인 기능 수준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한다.”면서 “그동안 출전 선수들이 사회적 냉대 속에서 홀로 눈물을 삼키며 기술을 연마했던 서러움을 한 순간에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동메달 5개,은메달 2개 등 총 20개의 메달로 타이완(2위)과 인도(3위)를 따돌리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특히 주최국인 인도는 심사위원에 자국인을 대거 기용하면서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을 따라오지 못했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인 고용이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수단은 지난 3개월간 경기 분당에 있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합숙훈련을 해왔다.특히 현지에서는 일교차와 열악한 환경 때문에 감기와 설사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김용수기자 dragon@
  • [오늘의 눈] 재평가 된 제주 4·3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 4·3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공식 사과함에 따라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의 하나인 4·3사건은 굴절과 왜곡의 역사를 보내고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이는 지난 2000년 1월 정부의 제주4·3특별법 공포 이후 3년 10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결과지만 제주도민들로서는 실로 4·3발발 반세기여 만에 얻은 가슴 벅찬 쾌거이며 승리다. 대통령의 사과발표 직후 4·3유족들은 물론이고 4·3사건희생자유족회,4·3연구소 등 4·3관련 단체원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고 그동안의 한과 반목,갈등이 풀리는 감격에 눈물 흘렸다. 남북 분단 이후 처음 제주에서 치러진 대규모 민간교류 체육·문화축전인 남북평화축전에 이어 1일 성공리에 끝난 제주평화포럼 과정에서의 이 역사적인 ‘4·3평가’로 인해 제주는 이제 ‘붉은 섬’이라는 오명을 씻고 ‘인권과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의 사과는 4·3의 완전한 매듭이 아니라 신원·상생·화합의 시작이다.“4·3의 교훈을 더욱 승화시켜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가치를 확산시키고 화해와 협력으로 이 땅의 모든 대립과 분열을 종식시켜 한반도의 평화,나아가 동북아와 세계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통령의 말처럼 미래 기약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사과로 4·3평화공원 조성,4·3추념일 제정,후유장애자와 유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4·3유적지 발굴 등 정부 4·3진상규명위원회가 건의한 7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4·3에 대한 기존 주장과 해석을 지지하는 전·현직 군·경 등 보수층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앞으로 4·3특별법 개정을 통한 후속조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이 많지만 이들의 의견 역시 존중돼야 함은 물론이다.이것이 민주주의다. 김영주 전국부 부장급 chejukyj@
  • 레슬링·씨름판서 한몫하는 區들/구로구 전국체전 金2 배출 동작구 金1·銅3 건져 기염

    ‘스포츠하면 우리 구’ 시내 자치구 중 유일하게 레슬링팀을 둔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에 경사가 났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제84회 전국체육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한 레슬링팀이 금메달 2,은메달 1개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자유형 120㎏급 양현모(32)와 그레코로만형 51㎏급 이영종(24)은 우승,자유형 84㎏급 송세민(26)은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보탰다. 구로구 레슬링팀이 창단된 것은 지난 2월.“우수선수 발굴·육성과 더불어 관내 학교의 레슬링 꿈나무들의 진로를 넓혀주고 싶었다.”는 것이 레슬링팀 창단을 주도한 양대웅 구청장의 말이다. 구로구에는 영서중학교와 고척고등학교에 레슬링부가 있다.구로구 레슬링팀은 창단되자마자 올해 회장기 우승과 KBS배 준우승의 성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씨름팀 역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은 아깝게 놓쳤지만 운영비가 그리 넉넉잖은 자치단체 팀으로서는 기대하기 쉽잖은 ‘금 1,동 3’이라는 수확을 거뒀다. 90㎏ 이하 용장급 정종익(24)이 우승했다.75㎏ 이하 경장급 왕종근(25),95㎏ 이하 용사급 문경식(23),130㎏ 이하 장사급 정원용(23)이 각각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2000년 12월 창단,이듬해부터 대회출전을 시작한 동작구 씨름단은 지난 7월 전국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2연패의 쾌거를 이룬 것을 비롯,4월 강원 횡성한우배 준우승에 이어 지난달 충북 증평인삼배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씨름명문의 전통을 다지고 있다. 송한수 황장석기자 surono@
  • [사설] 우주로 가는 중국 바라만 보나

    중국의 질주가 끝이 없다.중국이 15일 쏘아올린 첫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가 21시간여동안 60만여㎞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16일 무사히 귀환했다.이로써 중국은 러시아·미국에 이어 자국 기술로 우주에 사람을 실어보낸 세번째 나라가 됐다.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은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한편으론 우려스럽다. 이번 쾌거로 중국은 정치·외교·경제·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대의 부가가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우선 경제적으로 국가기술력이 최고의 수준임이 입증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신뢰도가 비약적으로 신장될 전망이다.우리나라 공산품의 대외경쟁력이 크게 위협받을 수도 있다.우리나라가 복잡한 국내사정으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2010년 상하이 엑스포까지 고도 성장을 거듭하며 동북아지역의 경제패권을 독차지할까 심히 우려된다. 하지만 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이 아시아 제1의 군사대국임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우주기술은 첨단과학기술의 결정체로서 국가기술력의 선·후진국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이다.특히 무거운 우주선을 지구 궤도로 쏘아올리는 핵심기술인 로켓기술은 정밀 유도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일본이나 인도,타이완 등 주변국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까닭이다.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가 무력화되고,일본이 탄도미사일 방어프로그램을 앞당기는 등 동북아지역에서의 군비경쟁이 촉발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우리 정부는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의미를 국가경제 및 안보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면밀하게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 中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 中 ‘우주클럽’ 가입 안팎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우주를 향한 ‘천년의 꿈’이 이뤄진 15일,중국은 우주과학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사상 세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은 드디어 과학기술 강국으로 우뚝 서면서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우주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지난 92년 유인우주선 발사를 목표로 ‘프로젝트 921’이 가동된 지 11년만이다.크게는 1956년 마오쩌둥(毛澤東)주석의 지시로 시작된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이 47년만에 역사적인 쾌거를 거둔 셈이다. ●거세게 이는 중화주의 이번 성공은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 선전과 민족주의 고취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중국 공산당의 주도 아래 채택한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지난 78년 개혁·개방 선언 이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기념비적 성과를 이뤘다는 체제 선전이 가능해진 것이다.개혁·개방의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와 소외계층의 불만을 잠재우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한족을 포함,56개 다민족 국가로 이뤄진 중국 대륙을 사회주의 이념 퇴색으로 인한 공백을 중화주의(中華主義)의 구심점으로 묶으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 중국이 다른 경제 긴급현안에도 불구하구 연간 20억∼30억달러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가며 유인 우주선 발사에 총력을 기울인 이유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이날 유인우주선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본 뒤 “선저우(神舟) 5호의 발사 성공은 중국 인민들의 역사적인 도약을 가져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주선 발사일을 제16기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16기 3중전회) 직후로 잡은 점도 의미심장하다.공산당이 이끄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승리’를 전세계에 알리려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된다. ●후진타오 “中 역사적 도약” 보다 크게 중국의 우주클럽 가입은 우주개발의 다극화 시대를 예고한다.냉전시대 미·소간의 우주개발 경쟁은 소련의 붕괴로 막을 내리고 미국 독주시대로 들어섰지만 새로이 중국의 가세와 함께 유럽연합(EU),인도,일본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중국은 유인선 발사에 이어 2010년 달 탐사선 발사,우주 정거장 건설,화성 탐사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인 우주 개발계획에 뛰어들 채비를 갖춰 주변국들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이 우주를 유영하는 ‘천년의 꿈’이 실현됐다는 민족적 자부감과 민족주의가 한껏 고양될 전망이다. 중국의 주요 언론들과 네티즌들은 “중화민족은 쉼없이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는 용감한 민족임을 세계 만방에 다시 한번 증명했다.”“중국이 웅비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굳게 믿는다.” 등 대대적인 선전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천년의 꿈’으로 표현하며 국운 상승 분위기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2010년 상하이 엑스포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oilman@
  • 취미로 시작 프로의 길로/송파주민센터 미술교실 3인방 회화제 나란히 입선

    송파구(구청장 이유택) 주민자치센터가 문화예술계 신인배출의 산파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정1동 주민자치센터 미술교실동아리 ‘예술뫼’의 여성 3인방인 심경섭(47)·권복희(43)·김명림(43)씨가 최근 환경미술협회 주최로 열린 녹색미술회화제에 나란히 입선해 화제다. 이들은 지난달 17∼23일 종로구 인사동 녹색갤러리에서 데뷔 작품전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자치센터 미술프로그램은 월 1만 5000원짜리 과정.심씨 등은 2001년 처음으로 강의에 참가한 이후 끈질긴 연습으로 2년여만에 정상급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한국수채화공모대전’ 입선에 이어 올해엔 특선을 차지한 김철자(40),일본어능력시험(JLPT) 4급에 합격한 이명자(44),닥종이 인형공예 자격증을 취득한 심승미(36)·신옥주(38) 주부와 칠순을 앞둔 고령에 단전호흡 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지현(69) 할머니 등도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새 인생을 개척한 주인공들이다. 16∼20일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송파구 제1회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는 재건축 중인 잠실3동을 뺀 27개동 361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들이 경연을 벌여 내일을 꿈꾸는 7000여명의 또 다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자치센터 페스티벌에서는 어린이 노래교실 최연소 참가자 조영재(7)군에서부터 ‘가져가’를 열창할 최고령 참가자 이수복(80) 할머니까지 수강생들이 숨은 재주를 보여준다. 오륜동 풍물패 ‘오륜단비’와 잠실6동 스포츠댄스 ‘장미’팀 등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앞장서는 ‘이웃사랑 전도사'들도 많다. 종이공예,서예,미술 등 54개 부문 총 467개 작품이 출품되는 작품전시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전액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어서 값진 행사가 될 전망이다.송파구 주민자치센터는 개설 2년여만에 수강생만도 연인원 4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송파구 배창수 자치행정과장은 “이번 박람회는 따뜻한 사랑방 문화의 터전인 주민자치센터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편집자에게/ “구단은 더 투자, 팬 지속적 관심을”

    -‘이승엽 홈런 아시아신기록’기사(대한매일 10월3일자 1·9·26·27면)를 읽고 우리는 지난 2일 일본의 살아있는 전설이며 자존심인 오 사다하루(왕정치·다이에 호크스 감독) 등이 보유했던 한시즌 최다홈런 아시아기록(55개)이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 의해 새로 작성되는 감격을 함께했다.이번 신기록은 우리 프로야구가 미국이나 일본에 견줘 역사는 일천하지만 이제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쾌거다. 메이저리그는 예외로 하더라도 야구역사가 우리보다 60여년이나 앞선 일본에 견줘 개인기량에선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또 대기록 수립을 앞뒀던 지난 10일간은 신기록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으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스포츠의 국민통합 역할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축구 A매치도,마라톤도 아닌 단체경기에 이처럼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릴 수 있었던 것은 야구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매력 때문이다. 기록이란 항상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이승엽의 말처럼 국내에서 이룰 만한 것은 거의 다 이루었고,이제 더 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아시아신기록을 넘어 60홈런,아니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구단들의 더 많은 투자와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차장
  • 여자 월드컵/ ‘죽음의 A조’ 북·미戰 시선집중

    여자 월드컵은 지난 1991년 당시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에 의해 창설돼 중국에서 첫 대회를 치른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여성들을 세계 수준의 축구대회에 참여시키고,남자 축구에 견줘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는 여자 축구를 활성화시키려는 FIFA의 의도는 성공을 거둬 95년 스웨덴대회와 99년 미국대회를 계기로 흥행에도 크게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91년 1회 대회 때는 대륙별 예선을 거친 12개국이 참가해 미국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고,제2회 스웨덴대회에서는 노르웨이가 정상에 올랐다.본선 참가국 수가 16개국으로 늘어난 3회 대회에선 미국이 정상에 복귀했다. 지난 3회 대회에서는 남자축구에 견줘 체력과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완벽에 가까운 기술과 전술을 보여줬고,슈팅 드리블 프리킥 등 전술적 이해도는 남자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본선 진출 16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 1·2위 8개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컵의 주인을 가리며,미국 노르웨이 중국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꼽히는 가운데 북한이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조별리그 24경기는 워싱턴DC,필라델피아,콜럼버스,보스턴(매사추세츠주),로스앤젤레스,포틀랜드(오리건주) 등 미국 6개 도시에서 열리고 8강전은 보스턴과 포틀랜드에서 개최된다.준결승은 포틀랜드,결승전은 다음달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B조의 한국은 22일 오전 4시15분 워싱턴DC의 RFK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첫 경기를 갖는다. 28일 콜럼버스에서 열릴 북한과 미국의 경기는 이번 대회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독자의 소리/ 교수임용제도 개선 필요 외

    교수임용제도 개선 필요 요즘 외국박사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국내박사들의 설자리가 좁고,무차별 외국유학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이런 가운데 국내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토종 박사들이 세계적인 명문대학 출신 박사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잇따라 외국 명문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고 있다고 한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의 김일민 박사와 강형우 박사가 최근 캐나다와 미국의 명문대학 조교수로 임용됐다.또한 KAIST 기계공학과 출신의 정용만 박사는 100여명의 미국 및 유럽 명문대학 출신 박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영국 5대 명문의 하나인 워릭대학의 조교수로 임용됐다.토종 박사의 우수성을 입증한 쾌거로,우리나라 이공계 교육의 질이 매우 높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최근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 학위를 땄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이제 우리가 키운 고급 두뇌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국내 대학에서도 ‘해외간판’ 지상주의에서 탈피,실력을 중시하는 교수임용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병연(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결혼비용 낭비 많아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하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 9088만원이라는 보도에 놀라움과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자식 가진 사람으로서 결혼비용의 부담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이는 마치 결혼을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라 돈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예로부터 우리사회에는 “딸자식 시집보내고 나면 집안 기둥뿌리 뽑힌다.”고 할 정도로 결혼에 과도한 비용을 들여왔다.하지만 이런 허례허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남의 체면을 생각하고 과분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일은 지양되어야 한다.또한 결혼비용을 대부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어 가계 적자의 요인이 되고 있다.꼭 고가의 혼수를 마련하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신혼여행을 다녀 와야만 하는지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장삼동(울산시 남구 무거동)
  • 대구 유니버시아드 / 남자배구 ‘피날레 金’

    남자배구가 한국의 종합 3위를 자축하는 피날레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경수(LG화재·13점) 신영수(한양대·10점) 쌍포가 이끈 한국은 3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마지막날 남자배구 결승전에서 북한 미녀응원단의 뜨거운 성원속에 일본에 3-2(17-25 25-19 20-25 25-17 15-1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6년 만이자 통산 네번째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남자배구는 지난 1979년 멕시코시티대회에서 강만수 이인 김호철 등이 주축을 이뤄 첫 정상 정복에 성공한 뒤 95년 후쿠오카대회와 97년 시칠리아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남자 기계체조의 간판스타 양태영(경북도청)은 지난 30일 계명대체육관에서 열린 종목별 결승 링에서 9.70점을 얻어 동젠(중국)과 공동 우승한 뒤 이어진 평행봉 결승에서도 예르나르 예림베톤(카자흐스탄)과 9.60점으로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양태영은 단체전과 개인종합을 포함해 한국체조 사상 첫 국제종합대회 4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리듬체조의 이리나 차시나(러시아)와 함께 대회 최다관왕에 등극했다.한국선수가 국제종합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것은 지난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 테니스 유진선과 양궁의 양창훈 이후 처음이다. 앙태영은 또 마루운동에서 9.525점으로 시티판 고르바초프(카자흐스탄)와 공동 2위에 오른데 이어 뜀틀에서 동메달을 보태 혼자 6개의 메달을 따냈다.다이빙에서도 세계대회 사상 첫 메달이 나왔다.남자 싱크로 플랫폼에 출전한 권경민(경희대)-조관훈(용인대)조는 결선에서 5라운드 합계 302.34점으로 다이빙 최강 중국과 북한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편 북한 여자축구는 결승에서 일본을 3-0으로 잠재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특히 북한은 독일과의 첫 경기부터 무실점 행진을 거듭,5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는 대회 사상 첫 무실점 우승을 달성했다. 대구 박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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