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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익숙하면서 다른 콩 요리, 인도네시아 템페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익숙하면서 다른 콩 요리, 인도네시아 템페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접하다 보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감탄을 느낀다. 하나는 다름에 대한 감탄이다. 닭의 간과 돼지고기 부산물로 만든 전통적인 프랑스식 파테나 영국의 장어 젤리와 내장 파이 등 평소 익숙함과는 거리가 먼 음식과 만나면 이렇게 식문화가 다를 수 있다는 데 놀란다. 다른 하나의 감탄은 이토록 비슷할 수도 있구나 하는, 같음에 대한 경이다. 달라 보이지만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유사한 음식이 많다. 같아 보지만 다른, 그래서 더 흥미로운 음식들. 템페가 그런 음식이다.템페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콩 발효음식이다. 흔히 인도네시아식 청국장 또는 낫토라고도 불리는데 사실 어폐가 있다. 만드는 원리나 방식은 유사하지만 결과물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생김새부터 심상치 않다. 언뜻 보면 누가(땅콩엿)처럼 생겼는데 눌러 보면 폭신하다. 그렇다고 두부라고 하기엔 단단한 감이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 중 가장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다. 템페는 중국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콩, 정확하게는 대두나 백태는 약 3000년 전 중국 북부에서 재배를 시작한 이후 점차 아시아에서 중요한 식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쉽게 포만감을 주고 영양학적으로 유용했지만 문제는 맛이었다. 대두는 다른 녹색 콩이나 곡물들과는 달리 삶아도 그다지 식감이 부드럽지 않을뿐더러 특유의 비릿한 향이 가시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배고픈 인간은 어떻게든 콩을 섭취하기 위해 성가시지만 여러 방법을 고안해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콩류 가공품이 그 결과물이다. 대두를 물에 불린 후 맷돌에 갈아 끓이면 콩물이 되고 건더기를 짜내면 비지가 나온다. 짜고 남은 액체는 두유가, 두유를 천천히 끓여 위에 생기는 막을 건지면 유부가, 두유에 간수를 넣고 그대로 응고시키면 순두부가 된다. 순두부의 물기를 짜내면 우리에게 익숙한 두부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젓갈 같은 육수를 넣고 발효시키면 취두부가 된다. 갈지 않고 불려 익힌 콩에 누룩균을 접종시켜 따뜻한 곳에 두고 발효시키면 청국장과 낫토가 만들어진다. 같은 과정으로 삶은 대두를 으깨 뭉쳐 발효시킨 것이 메주,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더 발효시키면 간장과 된장이 탄생한다. 대두를 이처럼 많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런 방법을 찾아낸 인간이 더 경이로울 따름이다.템페는 위의 과정 중 청국장과 낫토를 만드는 방식을 따른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메주처럼 형태를 잡아 발효시킨다는 점이다. 삶은 콩을 바나나 잎으로 싸 벽돌처럼 층층이 쌓은 다음 템페 균을 접종시킨 후 적도의 상온에서 하루에서 이틀간 발효시키면 흰 균사가 콩 사이사이를 빽빽하게 채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템페다. 콩을 으깨거나 갈지 않아 콩의 씹히는 맛이 살아 있고, 사이사이에 들어찬 흰 균사로 인해 마치 버섯을 씹는 듯한 식감을 준다. 분명 콩 발효식품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미끈거리는 낫토나 청국장과는 다른 범주에 있다. 템페 자체의 맛은 청국장의 자극적이고 구수한 풍미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낫토의 묘하게 심심한 맛과 가깝다. 그냥 날로 먹어도 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보통 템페를 잘게 자른 후 코코넛 오일에 튀겨 먹는 걸 선호한다. 튀기게 되면 겉이 단단해지면서 씹는 맛이 강조되고 미미했던 견과류의 향도 강해진다. 튀겨서 그냥 먹거나, 카레에 고명처럼 올려 먹기도 하는데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야자 설탕과 라임, 고추를 넣어 만든 소스와 함께 버무리는 ‘템페 아삼 마니스’이다. 직역하자면 새콤달콤한 템페로 다소 심심한 템페의 맛에 다양한 표정을 얹혀 주기에 한국인이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는 요리다. 콩류 발효식품이 그렇듯 템페도 영양가가 높아 트렌디함을 좇는 전 세계 푸디들에게 주목받는 음식이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에게 유용한 대체 육류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튀긴 템페를 햄버거 패티로 사용한다든가 샌드위치 속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샐러드 고명으로 뿌려 두부의 물컹함에 질린 이들에게 씹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용도로도 쓰인다. 삶은 닭가슴살에 질린 다이어터들에게도 괜찮은 대안식품이 될 수 있는 흥미로운 식재료다. 그렇다면 어디서 템페를 맛볼 수 있을까. 다행히 국내에 유일하게 템페를 제조하는 업체가 있어 인도네시아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좋은 품질의 템페를 만나 볼 수 있다. 피아프 템페는 일본에서 템페 제조기술을 배워 태안에서 국산 콩을 이용해 템페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고, 트렌디한 서울의 몇몇 식당과 카페에서도 메뉴로 활용하고 있으니 그렇게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 백종원이 찾아낸 충북의 맛

    백종원이 찾아낸 충북의 맛

    낯선 땅에서 예상치 못한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음식이라면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자치단체들이 먹거리 개발과 육성에 나서는 이유다. 충북 자치단체들도 지역 대표 농산물과 결합한 새로운 상차림을 속속 내놓고 있다. 외지인을 유혹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농민들의 수익창출을 돕겠다는 자치단체들의 꿈이 담겼다. 충북 자치단체들이 전주비빔밥, 춘천 막국수 같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음식을 27일 알아봤다. ■ 영동 영표국밥영동군은 영표국밥을 대표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영표국밥은 축구선수 이영표가 만든 것도, 좋아하는 국밥도 아니다. 영동군 특산물인 표고버섯이 들어간 ‘영동표고국밥’의 줄임말이다. 고산준령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지리적 조건에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고품질의 표고버섯이 생산된다. 표고버섯의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향이 사골육수, 고추기름 등과 만나 칼칼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먼저 대파를 프라이팬에 넣고 볶는다. 돼지고기는 표고 양의 반 정도 분량을 넣고 볶아 준다. 돼지고기가 익으면 새우젓을 넣는다. 양파와 표고버섯을 넣고 채소를 볶는다. 고춧가루, 국간장을 넣고 고추기름이 나올 때까지 또 볶아 준다. 말린 표고 우린 물과 사골육수를 넣고 건더기 재료와 함께 끓여 주면 영표국밥이 완성된다. 영표국밥은 요리연구가 백종원씨 작품이다. 그는 지난해 추석 한 TV 프로그램에서 경부고속도로 영동 황간휴게소를 무대로 영표국밥과 영표덮밥 등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자 황간휴게소로 영표국밥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왔다. 소고기불고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듯한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영표덮밥도 반응이 좋았다. 대파, 양파, 삶은 계란, 불린 표고버섯, 간 소고기, 단맛간장 조림소스 등으로 만든다. ‘영표 형제’의 대박으로 지난해 10~11월 황간휴게소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늘었다. 군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3일간 난계국악축제장에서 영표국밥 판매부스를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군은 백씨가 대표인 더본코리아와 지난해 12월 영동특산물을 활용한 음식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황희성 군 식품안전팀장은 “영표국밥은 술 마신 다음날 해장용으로도 좋다”며 “판매업소는 간판 제작과 입식테이블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괴산 장수밥상 고추·옥수수·배추정식… 장수 비결 담은 밥상 괴산군은 청정환경을 자랑한다. 유기농엑스포도 열었다. 100세 이상 노인이 많아 장수의 고장으로 불린다. 괴산군은 이런 특성을 모아 장수밥상을 만들었다. 고추정식, 옥수수정식, 배추정식 등 3가지다. 고추정식은 괴산 청결고추의 깔끔하고 매운맛을 지역 향토음식과 함께 건강하고 다채롭게 풀어낸 상차림이다. 괴산식 고추다짐이와 함께 먹는 돼지고기수육, 입맛을 돋우는 고추드레싱샐러드, 매콤한 고추장떡, 시골된장과 풋고추 등이 함께 나와 고향의 맛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고추튀김, 고추전, 고추김치도 제공된다. 고추는 비타민C가 많아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고 감기 예방, 면역력 강화, 피로회복에 좋다.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며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장수와 딱 어울리는 식재료다. 지방분해 촉진 기능도 있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매운맛은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에도 좋다. 옥수수정식은 대표 특산품인 대학찰옥수수를 결합해 만든 밥상이다. 돼지고기의 풍부한 육즙과 함께 옥수수의 톡톡 터지는 식감을 맛볼 수 있는 옥수수떡갈비, 영양만점 콘치즈, 고향의 맛 옥수수전, 옥수수솥밥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옥수수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제격이다. 비타민과 필수지방산 리놀레산이 풍부해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노화 예방에도 좋다. 배추정식은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던 보쌈김치와 돼지고기수육, 배추메밀전, 배추만두 등 다양한 배추 요리가 곁들여진다. 들기름 장에 쓱쓱 비벼 먹는 배추우거지솥밥은 루테인 흡수를 극대화해 눈의 회춘을 돕는다. 배추는 식이섬유를 함유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비타민C도 풍부하다. 배추 속 글루코시네이트라는 성분은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억제해 준다. 정지희 군 장수밥상 담당은 “고추정식은 많이 맵지 않아 누구나 즐길 수 있다”며 “올 초부터 식당 2곳에서 1만 5000원 내외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 약채락 약이 되는 채소… 황기·당귀 듬뿍 넣은 도시락 제천에서 나는 황기와 당귀는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조선시대 후기에 약초시장이 형성돼 해방 이후부터는 서울, 대구, 금산에 이은 4대 약령시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제천시는 이를 살려 약초와 한방을 음식에 접목한 자연음식 브랜드인 ‘약채락’을 2009년 개발했다. ‘약이 되는 채소를 먹으면 즐겁다’는 의미인 ‘약채락’은 제천 지역에서 재배·생산되는 황기, 당귀, 뽕잎, 백수오, 곤드레 등 약초가 주재료다. 황기는 보약의 우두머리로 불린다. 당귀는 기혈을 회복시킨다. 뽕잎은 콩 다음으로 단백질 함량이 많은 식물이다. 백수오는 해독 기능이 있다. 곤드레는 소화기능을 도와준다. 이런 재료들로 만든 약채락은 보약이나 다름없다. 대표 메뉴는 약채락비빔밥이다. 지역에서 나는 약초 10여 가지를 담아 약초고추장으로 맛을 냈다. 시가 개발한 약초고추장은 황기, 당귀, 오가피 추출액을 첨가해 약초의 은은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제천은 황기를 넣어 24시간 숙성한 황기약간장, 뽕잎을 활용한 약초소금도 개발해 약채락 요리에 사용한다. 시는 제철 채소와 약초가 나오는 약채락한정식과 약채통밥, 약초밥상, 황기샤부칼국수, 울금떡갈비, 곤드레밥, 쌈채정식 등도 개발해 상품화했다. 현재 약채락 음식은 17개 식당에서 만날 수 있다. 약채락전통 비빔밥은 1만원, 약채락한정식은 2만 5000~3만원, 울금떡갈비 정식은 2만원, 곤드레밥정식은 1만원 등이다. 약채락건강도시락도 3가지 나왔다. 한방과 접목된 황기육수밥에 곤드레, 뽕잎, 말린 가지, 취나물, 브로콜리순 등 제천 대표 산나물과 약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는 약채락비빔밥 도시락은 8000원이다. 그윽한 한방향을 품은 약고추장제육구이가 있는 약채락일품도시락은 1만원이다. 박화자(64) 약채락협의회장은 “다른 지역 유명 음식은 골라 먹는 재미가 없다”며 “제천에 오시면 약초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가짜 고기에 홀릭… 대세는 ‘푸드테크’

    가짜 고기에 홀릭… 대세는 ‘푸드테크’

    “아줌마, 짜파구리 할줄 아시죠? 지금 물 올리시면 시간 딱 맞겠네, 냉장고에….”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조여정이 연기한 최연교는 아쉬울 것 없이 살아와 해맑고 단순한 성격의 부잣집 사모님이다. 하지만 만약 연교가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주부였다면? 다음 대사는 “냉장고에 있는 한우 채끝살 좀 넣으시고요” 대신 “냉장고에 있는 대체육(alternative meat) 스테이크도 좀 넣으시고요”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먹다 뱉은 기억이 있는 콩고기를 떠올리며 고귀한 채끝살을 어떻게 감히 식물성 고기 따위가 대체할 수 있겠냐는 의문은 2020년에 적합하지 않다. 오늘날 푸드테크는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진짜 같은 가짜 고기를 구현하는 데까지 왔다. 오랫동안 고기 맛에 길들여진 지구촌이 최근 ‘가짜 고기’에 부쩍 열광하는 이유다.美 실리콘밸리의 힙스터는 푸드테크 기업들 건강과 환경, 동물 보호 이슈 등이 주 소비자층인 밀레니얼 세대 라이프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로 여겨지면서 대체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의 가장 ‘핫’한 기업도 정보기술(IT) 기업이 아닌 대체육을 개발한 푸드테크 기업들이다. 식물성 단백질로 가짜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 미트는 지난해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하루 만에 주가가 25달러에서 65.75달러로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37억 7600만 달러(약 4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라이벌 임파서블푸드는 빌 게이츠를 비롯해 코슬라벤처스, 알파벳GV, 테마섹 등 유명 벤처캐피털, 팝 가수 케이트 페리와 힙합 가수 제이 지 등에게서 투자금을 7억 5000만 달러나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20억 달러로 평가된다. 임파서블푸드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실제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향, 육즙까지 구현한 돼지고기로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대체육시장 규모가 2017년 42억 달러에서 2025년 75억 달러(약 9조 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네슬레, 카길, 타이슨푸드 등 글로벌 식품·육가공 업체들이 대체육시장에 뛰어들거나 투자를 하고 있으며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기업들도 북미 시장에서 앞다퉈 대체육 버거를 내놓고 있다.단순한 채식주의자?… 건강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대체육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건 제품의 타깃이 단지 채식주의자(비건)가 아니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식물성 고기는 엄격한 비건들의 식생활을 위해 출시됐고, 거대 육가공 시장과는 분리된 ‘비건’ 시장이 따로 형성됐다. 하지만 푸드테크의 발전으로 이제 대체육은 육가공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진짜 고기도 즐기면서 1주일에 한두 번 가볍고 건강한 식단을 위해 가짜 고기를 구입해 먹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맛, 가격 등에서 대체육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면 기후변화 이슈가 더욱 중요해질 가까운 미래에 대체육 제품이 육가공 시장의 10%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맛없는 콩고기?… 풍미·식감·색깔·형태 다 잡았다 대체육이 육류에 익숙한 일반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어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엔 기술 발전이 있다. 흔히 ‘콩고기’로 통하는 1세대 식물성 고기는 콩가루와 대두분리단백, 글루텐을 반죽해 만들어 콩 특유의 향이 심하고 식감도 고기에 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기반 회사들이 풍미와 식감뿐만 아니라 형태, 색깔까지 고기와 흡사한 식물성 고기 개발에 착수한 결과 기존 콩고기를 뛰어넘는 신개념 가짜 고기가 탄생했다. 임파서블푸드의 붉은 가짜 고기는 콩 뿌리에 공생하는 박테리아에서 ‘뿌리혹헤모글로빈’(헴·He-em) 성분을 추출해 만든 것이다. 헴이 고기의 핏속 성분과 유사해 고기의 맛과 향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이 업체는 헴을 만드는 유전자를 콩 뿌리에서 추출한 뒤 맥주 효모에 주입해 헴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비욘드미트는 완두콩과 녹두, 쌀 등에서 단백질 성분을 추출한 뒤 코코넛오일을 주입해 기름진 지방의 맛을 더했다. 색깔은 비트를 써서 빨갛게 냈다. 화학 첨가물 덩어리?… GMO서 불거진 건강 논란 그러나 첨단 기술 탓에 가짜고기가 ‘건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도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콩 박테리아의 ‘헴’ DNA 하나를 뽑아 대량 생산한다. 미국에서 건강한 음식으로 인정받으려면 유기농, 비건, NON-GMO(유전자변형농산물)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GMO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 비욘드미트도 곡물 단백질과 코코넛오일 등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첨가물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단체들과 일부 학계에선 “화학 첨가물이 가득 들어간 가짜 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육식을 하는 것이 더 건강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에 비욘드미트를 들여온 동원F&B는 원래 임파서블푸드의 식물성 고기를 수입하려 했지만, GMO 이슈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통과하지 못해 비욘드미트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은 걸음마 단계… 대기업들도 아직 관심만 한국 대체육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원에서 의욕적으로 수입한 비욘드미트의 판매량은 기대보다 저조했다”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대체육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대체육 자체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2곳으로 먼저 제이영헬스케어가 미국과 일본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콩을 활용한 식물성 고기 원물 개발에 성공, 가공 제품 생산을 위해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곡물을 원료로 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개발한 지구인컴퍼니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투자회사들로부터 총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회사, 제약회사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체육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 현재는 시장 조사를 하며 우선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머지않아 대기업들도 기존 업체 인수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체육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된장·막걸리 먹으면 면역력 강화, 신종코로나 예방 도움

    된장·막걸리 먹으면 면역력 강화, 신종코로나 예방 도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경남도농업기술원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음식으로 발효식품인 된장과 막걸리를 추천했다. 도농업기술원은 된장과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을 섭취하면 면역체계가 강해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7일 밝혔다. 도농업기술원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질환은 체내 면역 기능이 떨어졌을 때 쉽게 감염될 수 있어 근본적인 예방 대책으로 면역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꾸준한 운동이 효과적이며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장류 식품인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를 발효시키는 1년여 동안 유익한 물질이 생성돼 항암, 항비만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을 불릴 때 생기는 하얀 거품 성분인 사포닌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재래식 된장은 체내 백혈구 생성을 증가시켜 체내 면역체계를 강화한다.막걸리는 찹쌀, 멥쌀 등의 곡물을 찐 뒤 누룩과 물을 섞어서 발효시킨 우리나라 고유 술이다.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발효하는 동안 생긴 유산균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B가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아 면역력 향상 효과를 더욱 좋게 한다. 도농업기술원은 막걸리는 술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알코올 중독 등 몸을 해치기 쉬우므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농업기술원 하인종 연구관은 “음식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익균과 대사산물은 인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건강기능성을 두루 갖춘 우리 전통 발효음식을 섭취하면 면역력을 강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200년 만에 온 통조림 전성시대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200년 만에 온 통조림 전성시대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면 매번 드는 생각이 있다. 이 많은 식재료가 과연 제때 다 팔릴까. 특히 신선식품 코너를 마주할 때가 그렇다. 집에서 음식을 해 본 사람이라면 가공하지 않은 식품이 얼마나 빠르게 신선함과 제맛을 잃어버리는지 충분히 이해하리라. 걱정과 안타까움은 코너 한구석에 있는 할인코너에 가면 더욱 커진다.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신선도를 잃어버린 청과류나 채소류들이 놓인 그곳이다. 단지 선택받지 못해 가치를 잃어버린 식재료가 있는 공간을 보노라면 쓸쓸함이 밀려온다. 이런 생각을 한 게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인류가 농사를 짓고 식재료를 직접 생산하면서부터 가장 큰 골칫거리는 잉여 농산물의 처리였다. 땅에서 나는 작물이나 먹이를 주고 키운 동물이건, 바다에서 건진 수산물이건 보존이 늘 문제였다. 그래서 인간은 별의별 시도를 해 본 뒤에 몇 가지 보존 방법을 발명해 냈다. 소금에 절이는 염장, 햇빛에 말리는 건조, 식초나 기름에 담그는 절임, 연기를 쐬는 훈연 등은 수천년 동안 음식을 보존하는 유일한 선택지였다.아마도 음식과 관련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냉장·냉동고일 테지만 그에 앞서 나타난 혁명적인 보존법을 꼽자면 통조림을 들 수 있다. 재료를 용기에 넣고 가열한 후 밀봉해 미생물의 증식과 유입을 막는다는 간단한 이론이지만 부패를 유발하는 미생물의 존재를 몰랐던 당시에 고안된 기술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흔히 ‘통조림의 아버지’로 니콜라 아페르라는 프랑스인을 꼽는다. 1795년 영국과 전쟁 중이었던 나폴레옹은 전투식량 조달을 위해 새로운 식품 보존법 개발에 큰 상금을 걸었다. 제과업자이자 요리사였던 아페르는 이를 보고 무려 14년간 연구한 끝에 고압증기멸균 방식을 고안해 내 결국 상금을 탔다.당시 아페르가 고안한 방식은 금속 통조림이 아니라 유리병을 이용한 병조림이었다. 샴페인병에 수프나 콩, 고기 등을 넣고 끓는 물에 일정 시간 동안 둔 후 밀봉하는 방식으로 흔히 집에서 병조림을 만들 때 쓰는 그 방법이다. 그렇다면 아페르는 받은 상금으로 통조림 공장을 차려 부자가 됐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금속용기에 음식을 담은 통조림은 프랑스의 전쟁 상대국인 영국에서 개발됐다. 아페르는 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병조림에 관한 특허를 내지 못했는데 영국의 한 중개인이 영국에서 아페르의 방식을 모방하다시피 해 특허를 냈고, 런던의 돈킨 홀 앤드 갬블사가 특허를 사들여 1813년 금속 통조림이 처음 시판됐다. 금속으로 만든 통조림은 제조나 운송 과정에서 잘 깨지는 병보다 가공 보관 측면에서 훨씬 유용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한 아페르는 프랑스에서 병조림 회사를 차렸지만 영국의 통조림 회사만큼 큰돈을 벌진 못했다. 일설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특허를 낼 수 없게 된 아페르가 영국에 특허를 내고 돈을 벌려 했지만 영국인들에게 배제당했고, 적국에 특허를 팔았다는 원죄가 있어 그것을 드러내 놓고 불평할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쨌거나 아페르를 통한 통조림의 발명은 잉여 농산물을 획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줬다는 점에서 음식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금이야 통조림 식품이 정말로 먹을 게 없을 때 찬장을 열어 꺼내 먹는 최후의 수단으로 전락했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아무나 맛볼 수 없는 고급 식품으로 여겨졌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보존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보존법을 거친 제품들보다 원물에 가장 가까운 맛을 낸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곧 대량생산을 통해 값이 저렴해지고 흔해지자 사람들은 금방 흥미를 잃었다.과거의 통조림은 지금과 달리 식품 안전 문제나 제품의 풍미 차원에서 문제가 많았다. 초기 납땜 통조림을 먹은 이들은 납 중독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흔적도 없이 뭉개진 채소들이나 끔찍한 맛을 내는 통조림 고기 등으로 인해 기아에 허덕이지만 않는다면 크게 매력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날 통조림 제품은 갖가지 현란한 패키지와 내용물의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그 존재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끊임없는 제품 개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통조림 속 내용물은 질이 낮고 맛이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뒤집는 맛 좋은 통조림 제품들이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추세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최근 경향과도 통한다. 어쩌면 아페르가 기대했던 통조림의 전성시대가 200년이 지난 지금에야 도래했는지도 모르겠다.
  • 이리 오너라! 문화 사다리 타보자꾸나

    이리 오너라! 문화 사다리 타보자꾸나

    설 연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과 고궁이나 박물관, 미술관 나들이를 다녀오는 건 어떨까. 일상에 쫓겨 평소 누리지 못했던 전통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명절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연휴기간 무료개방 고궁서 민속놀이 한판 연휴 기간(24~27일) 서울 경복궁, 창덕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유적관리소(현충사, 칠백의총, 만인의총)가 무료 개방된다. 경복궁에선 수문장 교대의식과 광화문 파수의식이 재현되고, 수문장 복식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설날 당일(25일) 오후 2시에는 관람객에게 세화(歲畵)를 나눠 준다. 세화 나누기는 새해를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 왕과 신하들이 그림을 주고받던 데서 유래한 세시풍속이다. 덕수궁,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등에서도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쥐띠 모여라… 민속박물관선 콩주머니 선물 국립민속박물관은 24일과 26일 경자년 설날맞이 한마당 행사를 연다. 쥐띠 관람객에게 쥐띠 해의 기운이 담긴 콩 복주머니를 선착순으로 나눠 주고, 세화 나누기도 진행된다. 세배하는 법과 설 차례상 차리기를 체험할 수 있고, 박물관 로비에 마련된 설날 포토존에선 가족 사진을 찍어 준다.전국 14개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민속놀이와 전통문화·음식 체험 행사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6일 오후 3시 열린마당에서 전통연희와 스카음악이 어우러진 무료 공연 ‘설 놀이판 각자의 리듬, 유희스카’를 선보인다. 국립김해박물관은 26일 오전 11시, 오전 1시 두 차례 새해맞이 지신밟기 한마당을 연다. 자세한 일정은 각 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미술에 빠져볼까… 연휴엔 예술의 세계로 국립현대미술관도 연휴 기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가을 개막한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이 과천, 서울, 덕수궁 등 3개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의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한국 비디오아트의 역사를 훑는 ‘한국 비디오아트 7090-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도 흥미롭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은 단순하지만 세련된 핀란드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돌도끼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나뭇가지 형태를 살린 의자, 핀란드 출신 세계적 건축가 알바 알토 작품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목으로 만든 사우나 공간, 오로라 영상, 시벨리우스 오디오 부스 등 핀란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만들었다. ●예술의 전당, 온가족 함께하는 전시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후기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의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일생을 소개하는 영상과 미디어아트, 일러스트 등을 한자리에 모아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원산지 속인 농식품 1위는 배추김치...2위는?

    원산지 속인 농식품 1위는 배추김치...2위는?

    지난해 원산지를 가장 많이 속였다가 적발된 농식품은 배추김치와 돼지고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지난해 원산지 표시 대상 업체 27만 5000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원산지를 속이거나 표시하지 않은 업체 4004곳(4722건)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속 결과 전년 대비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수는 2.2% 증가했고, 적발 건수는 4.6% 늘었다. 위반 물량이 1t 또는 1000만원 이상인 대형 위반업체도 527곳으로 확인됐다. 위반 품목으로는 배추김치가 23.4%(1105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 위반도 20.6%(974건)로 많았다. 다음으로는 콩 11.1%(523건), 쇠고기 10.9%(516건), 닭고기 4.4%(206건) 순이다. 위반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이 절반이 넘는 58.4%(2340건)를 차지했다. 식육판매점 9%(364건), 가공업체 7%(272건), 집단급식소 3%(132건) 등이다. 위반 유형은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해 적발된 경우가 33.1%(929건)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미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킨 경우도 두번째로 많은 12.4%(349건)였다. 농관원은 원산지를 거짓표시 한 2396곳(2806건)은 관련자를 형사 처벌하고, 원산지 미표시와 표시방법을 위반한 1608곳(1916건)에 대해서는 4억39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잦은 외식에 단 음식·술 즐기는 가족, 육식파보다 탄소배출량 ↑” (연구)

    “잦은 외식에 단 음식·술 즐기는 가족, 육식파보다 탄소배출량 ↑” (연구)

    잦은 외식과 단 음식 그리고 술을 즐기는 가족은 고기를 즐기는 가족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셰필드대 등 국제연구진이 일본 전역에서 약 6만 가구를 대상으로, 식습관에 따른 탄소 발자국을 살핀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기서 탄소 발자국은 인간의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연구자는 일본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의 식품 공급망을 상세히 설명하는 유통 또는 마케팅 분야의 ‘라이프 사이클’ 유추법을 사용해 육류 소비량은 가구별 차이가 10% 미만으로 비교적 일정하지만, 이들이 남긴 탄소 발자국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육류보다 다른 식품들이 탄소 발자국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예를 들어, 외식은 보통 집에서 고기를 먹는 경우보다 175%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데 관여했다. 실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가정에서는 외식으로 연평균 770㎏의 온실가스에 관여하고 있지만, 육류 소비는 이보다 훨씬 적은 280㎏에 불과했다. 또한 탄소 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가구는 일반적으로 탄소 발자국을 적게 남기는 가구보다 두세 배 더 많은 단 음식과 술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일본에는 소고기 생산이 콩 재배보다 단백질 1g당 20배 수준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뒤 채식주의자가 된 가정이 많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런 일률적인 대책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주저자인 일본의 경제학자 가네모토 게이이치로 총합지구환경연구소(RIHN) 부교수는 “만일 우리가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육류를 줄이는 것보다 단 음식과 술 소비를 먼저 줄이는 방법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면서 “이번 발견은 탄소 발자국 문제가 소수의 고기 애호가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물론 육류 역시 탄소 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음식이 맞다”면서 “붉은 고기 대신 흰 고기와 채소로 대체하면 탄소 발자국을 더욱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원 어스’(One Earth)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가네모토 게이이치로/원 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뭐든지 다 이상한, 그래서 멋진… 첫사랑 닮은, 그래서 신기루 같은

    뭐든지 다 이상한, 그래서 멋진… 첫사랑 닮은, 그래서 신기루 같은

    인도는 정말 묘한 곳이다.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은 절대로 가지 말아야지 하면서 인도 쪽으로 쳐다보지도 않는 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인도만의 매력에 빠져 인도만 찾아 간다. 인도에 한 번 다녀오면 그곳에 놓인 마음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도를 정의하자면…‘인크레더블’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 강한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 천연덕스럽게 되새김질을 하며 태연하게 소가 누워 있는 거리, 여행자를 속이고 또 속이는 오토릭샤꾼들, 끊임없이 나타나 목덜미를 괴롭혀 대는 파리떼….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이 세상 모든 괴로움을 모아 놓은 곳이 인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크레더블 인디아’. 인도를 홍보하는 캐치프레이즈는 정말이지 절묘하다. 이토록 절묘하게 인도를 정의할 수 있다니. 인도에 갈 때마다 느낀다. 인크레더블 인디아! 시인 김태형도 그의 인도 여행기 ‘아름다움에 병든 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선 뭐든지 다 이상했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인도 여행의 에피소드 하나. 기차역에 내렸는데 어디선가 터번을 쓴 인도인 짐꾼들이 나타나 일행의 짐을 들고는 성큼성큼 앞서 가더니 정확하게 우리 자리에 갖다 놓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여행사에서 보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들은 그 역에 있는 ‘프리랜서’ 짐꾼들이었다. 물론 짐을 좌석 선반 위에 올려 둔 짐꾼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수고비를 요구했다. 일행 중 그 누구도 이 짐꾼들이 우리 자리를 어떻게 정확하게 찾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떤 선배 여행자의 전설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사진작가인 그는 역에서 멋진 인도인과 만났고 그를 따라 급히 카메라를 들고 가며 그의 짐을 옆자리 소년에게 맡겼다. 물론 그 소년은 모르는 사람. 두 시간 동안 정신없이 촬영을 하던 그는 문득 가방을 역에 두고 왔다는 생각이 났고 황급히 돌아갔더니 소년이 그 자리에 앉아 짐을 지켜 주고 있더라는 것. 아무튼 인도 라자스탄의 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이 인크레더블 인디아의 실체를 약간이나마 만날 수 있다. 공유와 임수정이 주연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김종욱 찾기’의 무대가 됐던 곳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주인공 지우(임수정 분)가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차린 기준(공유 분)과 함께 10년 동안 잊지 못했던 첫사랑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거기 사람들은 어떻고, 그 냄새는 어떻고 분위기는 또 어떻길래 대체 못 잊겠다는 건데요? 대체, 그게 뭐길래 십년 씩이나 잊혀지질 않냐구요!” 인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은 이 대사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그게 뭐길래 십년 씩이나 잊혀지질 않냐구요!”●사막 위 우뚝… 불가사의한 메헤랑가르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자스탄 지역은 인도에서도 가장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모습을 간직한 땅이다. 광대한 타르사막에 둘러싸인 척박한 땅이지만, 메마른 사막 위에 서 있는 거대한 성과 투명한 호수는 여행자들에게는 인도의 어떤 지역보다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라자스탄은 ‘라지푸트들의 땅’이라는 뜻이다. 라지푸트는 라자스탄을 지배했던 전사 집단이다. 이들은 승리하지 못할 때에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조하르’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과 아이들은 화장용 장작 더미에 몸을 던지는 ‘사티’ 풍습을 지켰다. 라지푸트족의 이러한 용맹 때문에 인도 전역을 통일했던 무굴제국도 라자스탄 지역만은 무력에 의한 점령 대신 혼인 등을 통한 타협책으로 그들을 끌어안았다고 한다. 라지푸트들은 라자스탄의 수많은 성채와 전설의 주인공들이다. 라자스탄 지역은 인도와 주변 국가로 통하는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라지푸트들은 평지에 성을 세웠던 인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절벽에 성을 쌓고 자신들의 소왕국을 세워 군림했다. 자이푸르의 자이가르성, 조드푸르의 메헤랑가르성, 자이살메르의 자이살성 등이 모두 적이 침범하기 힘든 천혜의 절벽에 만들어진 성들이다. 라자스탄 지역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도시는 조드푸르다.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한 낭만적인 도시로 우리에게 소개된 적이 있다. 조드푸르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메헤랑가르성이다. 여전히 조드푸르의 마하리자가 소유하고 있는 이 거대한 성은 15세기 중엽에 착공하기 시작해 19세기 초에 완성됐다. 125m의 높은 언덕에 웅장하게 선 이 거대한 성은 한눈에 보기에도 인근 왕국들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개를 180도 꺾어야만 바라볼 수 있는 이 성은 사막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가사의하게 다가온다. 물론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번제물로 바쳐진 왕후들의 손자국 메헤랑가르성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할 곳이 자야폴이라 불리는 정문이다. 1806년 마하라자 만 싱이 자이푸르와 비카네르 왕국의 공격을 막아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세운 승전문이다. 성문 앞에는 15개의 손바닥 자국이 찍혀 있다. 이것들은 마하라자의 왕후들이 남긴 것으로 왕의 장례식 때 자신의 몸을 왕의 번제물로 바치는 사티 의식에 참여한 흔적이다. 남편인 왕의 죽음에 동참하는 일종의 순종의식 사티는 인도를 식민 통치한 영국 정부에 의해 100년 전부터 근절됐다고 한다. 메헤랑가르성은 여러 개의 안뜰과 궁정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 왕의 행차에 사용되던 소품과 초상화, 풍속화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궁정 모습과 왕의 행차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 세밀화도 만날 수 있다. 라자스탄은 인도의 다른 지방보다 세밀화가 발달한 곳이기도 한데, 조드푸르를 비롯해 라자스탄의 각 도시에는 세밀화를 배울 수 있는 학교들이 있다. 메헤랑가르성 곳곳이 아름답지만 가장 아름다운 곳은 왕의 침소다. 갖가지 색을 칠한 유리가 방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방을 보고 있노라면 한번쯤은 이런 방에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든다. 미로처럼 뒤엉킨 성채의 내부를 구석구석 돌아본 뒤에는 성채의 꼭대기로 올라가 보자. 커다란 대포가 구시가지를 향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대포의 모습과 달리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드푸르의 풍경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벽이 푸른색으로 칠해진 도시는 말 그대로 푸르고 푸르다.●신분 상승의 염원 담긴 ‘블루시티’ 사막 위의 도시 조드푸르가 푸른색에 집착한 이유는 푸른색이 인도의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의 고유 색깔이기 때문이다. 1459년 조드푸르가 마르와르왕국의 수도가 되면서 당시 브라만 계급이 다른 계급과의 신분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 집에 파란색을 칠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계급들 역시 신분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염원으로 자신들의 집을 푸른색으로 칠했고, 도시 전체가 푸른색으로 칠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드푸르는 ‘블루시티’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메헤랑가르성에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구시가지에 닿는다. 골목은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과 담배를 피우는 노인들, 소떼들과 오토릭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그리고 이 골목을 계속 따라가면 사르다르 마켓에 닿는데 야채와 향료, 인도과자, 직물, 은,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차이를 마시며 바라보는 메헤랑가르성의 야경도 꼭 한 번 볼만하다.‘김종욱 찾기’에서는 공유와 임수정이 메헤랑가르성이 보이는 노천 카페에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메헤랑가르성에 올라 도시를 굽어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임수정의 마음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특별한 첫사랑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영화 제작진은 국내 최초로 인도를 찾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아침에는 짙은 안개에 뒤덮여 보이지 않다가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인도의 모습이 마치 첫사랑에 대한 이미지와 같았다”는 것이 장유정 감독이 인도를 촬영 장소로 고집한 이유다.●인도 건축의 정교함 담은 ‘우다이푸르’ 우다이푸르는 ‘동양의 베니스’ 또는 ‘라자스탄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거울처럼 맑은 피촐라 호숫가에 지어진 이 도시는 도시를 외부 침입자로부터 지키기 위해 댐을 건설해 인공호수를 만들고, 산 위에 9㎞ 정도의 산성을 쌓아 도시를 철옹성처럼 만들었다. 시티 팰리스는 라자스탄에서 가장 큰 궁전군이다. 우다이푸르를 건설한 우데싱 2세가 처음 지은 후 여러 마하라자가 건물들을 덧붙였다. 궁전의 주요 부분은 박물관으로 개방되는데 한 해에 수십만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네 개의 큰 건물과 작은 건물로 이루어진 궁전은 지붕과 발코니에서 피촐라 호수, 아라발리산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반대편으로는 시가지를 포함한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 시티 팰리스에서 바라보면 호수 한가운데 하얀색 케이크를 닮은 건물이 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이 레이크 팰리스로 원래는 왕실의 여름 궁전이었지만 지금은 호화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대리석 건축물과 내부를 치장한 화려한 실크, 형형색색의 벽화, 화려한 목재 가구 등은 이국적이면서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1983년 제임스 본드 영화인 ‘옥터퍼시’의 주요 무대로 사용되면서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 명소로 자리매김했다.라자스탄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는 푸슈카르다. 푸슈카르 호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아담한 이 도시는 힌두교의 성지로 천지창조의 신 브라흐마의 손에 들린 연꽃이 지상에 떨어져 호수가 생겼다는 신화를 간직하고 있어 인도 각지에서 수많은 순례자가 찾아든다. 또한 매년 낙타 축제가 성대하게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 가운데 자리한 호수를 따라 돌다 보면 가트가 나온다. 성스러운 물에 영혼의 때와 마음의 죄를 씻어 버리려는 힌두인들이 말없이 의식을 행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조용히 꽃을 물에 띄워 보내고 물에 몸을 담그며 기도를 올린다. 이곳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가짜 수도승을 만난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푸자’(기도)를 해주겠다고 접근한다. 수도승은 꽃과 빨간 가루, 쌀알이 담겨진 작은 쟁반을 들고 옆에 앉는다. “아버지의 건강을 빌고, 어머니의 건강을 빌고, 동생의 건강을 빌고, 나의 건강을 빌고….” 그러고는 쌀알 몇 톨을 섞어 이마에 찍어 주고는 돈을 내라고 한다.●영혼을 씻는 순례자의 쉼터 ‘푸슈카르’ 호수를 나오면 좁은 골목이 이어진다. 오래됐거나,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숨어 있고,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뛰어다닌다. 릭샤가 이리저리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장작으로 쓸 나뭇가지를 머리에 인 여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간다. 인도를 물씬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골목이다. 인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나라다. 수많은 종교와 이해불능의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 천년 전의 생활방식과 첨단 정보기술(IT)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 뜨겁고 건조한 사막과 코뿔소와 하마가 살아가는 열대우림이 공존하는 나라가 바로 인도다. 인도의 이런 불가사의함을 느껴 보고 싶다면 라자스탄주로 가보시길. 메마른 모래바람이 불어대는 황폐한 대지 위에 눈부신 성이 우뚝 서 있는 풍경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신기루처럼 보이는 그 풍경은 직접 보는 그 순간에도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거나 손으로 촉감할 수 있는 실재다 ■ 여행수첩 아시아나항공과 인도항공이 델리까지 직항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타이항공이 방콕을 경유해서 델리로 취항한다. 델리에서 각 도시들은 기차로 연결돼 있어 이용하는 데 어렵지 않다. 야간열차의 침대칸을 이용하면 숙박비도 절감된다. 6~9월은 우기.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여행하기 좋다.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긴소매 셔츠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늦다. 통화는 루피. 1루피는 약 16원. 공항과 호텔, 은행, 시내의 환전소에서 환전이 가능하다. 라자스탄의 주요 도시들은 관광도시라 숙소를 찾는 데 어렵지 않다. 다만 숙소의 스타일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옛 궁을 호텔로 개조한 곳이 있는가 하면 아주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도시마다 자리하고 있다. 호텔은 크게 성 내와 성 밖의 호텔로 분류할 수 있는데, 성 안에 있는 호텔들은 위치 때문에 비싸다는 것을 알아두자. 달이라고 불리는 인도식 수프는 삶은 콩에 향신료 마살라를 가미해 만드는데 밥을 먹을 때 섞어서 먹는다. 화덕에 구운 둥근 빵 ‘난’은 얇고 큰 호떡같이 생겼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요리를 구경하기 힘든 인도지만 요거트에 절인 닭고기에 향신료를 가미해 구운 탄두리 치킨은 쉽게 만날 수 있다.
  • 2019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6~10일

    2019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6~10일

    경남 진주시는 농업 신기술과 미래 농업 방향을 보여주는 ‘2019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가 6~10일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다고 1일 밝혔다.9회째인 올해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는 ‘농업을 한곳에 미래를 한눈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7개 전시관에서 첨단농기계, 농자재, 해외농업, 스마트농업, 펫산업 등을 선보인다. 20여개 나라에서 250개사가 참여해 500여개 부스를 운영하며 농업 신기술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첨단농기계관에는 대형·소형 농기계, 첨단 농업용 드론과 헬기를 전시하고 해외관에는 21개 나라 47개사에서 해외 농식품 전시와 세계문화 특별전시를 한다. 녹색식품관에는 경남도와 진주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소속 시군, 경남벤처농업협회 우수 농특산물 등을 전시한다. 스마트농업관에는 농촌진흥청의 다양한 기술이 전시된다. 익은 딸기를 알아서 수확하는 딸기수확로봇을 비롯해 카메라를 활용한 접목로봇, 고온 극복 혁신형 스마트 온실, 가상현실(VR) 원예 제어시스템 등 신기술을 볼 수 있다. 체험을 통해 농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도심 속 목장 나들이를 운영해 우유빙수, 우유 핫케이크, 우유 탄탄면 만들기 등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원예작물을 활용한 원예치료체험, 우리밀 놀이터, 농업에 이용되는 곤충 체험, 거북·뱀·토끼 등 50여종의 동물 체험, 짚풀공예 체험, 다른 나라 의상을 입어보는 다국적 문화체험, 농업박물관, 승마·마차 체험, 농업열차 체험, 농촌교육농장 체험 등을 통해 농업과 친해 질 수 있다. 제9회 토종농산물 종자전시회, 수출상담회 등 동반행사와 힐링 농업페스티벌, 농촌교육농장, 향토음식장터, 문화예술공연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7일 보조경기장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 9일 종합경기장 안에서 제3회 코리안 컵(KOREAN CUP) 종이비행기 대회가 개최된다. 국내 수출유망업체 50여개사와 베트남 등 17개 나라 42개사 바이어가 참여하는 수출상담회도 마련된다. 8일 MBC컨벤션 세미나장에서 ‘자영농가의 온라인 판매 전략과 6차산업 특용작물의 산업화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토종농산물 종자전시회에는 고구마·콩·참깨·수수 등 130종 700여점의 토종농산물이 선보인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무더위 꺾였지만 식중독 주의…추석 음식 이렇게 보관하세요

    무더위 꺾였지만 식중독 주의…추석 음식 이렇게 보관하세요

    폭염의 기세가 꺾이고 날이 제법 선선해졌지만 식중독은 식품 위생에 소홀하기 쉬운 가을철에도 걸릴 수 있어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특히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만드는 추석 명절에는 재료 구매부터 조리, 보관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세균도 있다. 냉장고에 뒀던 음식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냉장 상태에서 활동을 멈췄던 세균이 해동 과정에서 다시 증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냉동 육류, 생선 등을 해동할 때는 냉장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에서 해동하는 게 좋다. 흐르는 물에 해동할 때는 반드시 4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오랜 시간 방치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토란국, 고사리나물, 송편소에 들어가는 토란, 고사리, 콩류에는 위해성분이 일부 포함돼 있어 재료 준비를 할 때 조심해야 한다. 옥살산칼슘, 호모겐티신산 등 토란에 함유된 위해성분을 제거하려면 끓는 물에 5분 이상 삶고서 물에 담갔다가 써야 한다. 고사리에 함유된 위해성분 프타퀼로사이드는 끓는 물에 5분 이상 데친 후 물에 담가 사용하면 없어진다. 콩류에 든 위해성분 렉틴을 제거하려면 콩을 5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완전히 삶아 익혀야 한다. 다 만든 음식은 2시간 내로 식히고 덮개를 덮어 냉장 보관한다. 베란다에 조리된 음식을 보관하면 낮 동안 햇빛을 받아 온도가 올라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2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하며,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은 반드시 재가열 해 먹어야 한다. 명절 음식은 기름에 튀기고 볶는 게 많아 고열량, 고지방이다. 콩 송편 4개(100g)가 194㎈, 소고기 산적 200g이 453㎈, 동그랑땡 150g이 309㎈다. 명절 음식 영양정보는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몇년 넘게 감자칩만 먹은 영국 19세 청년 “앞이 안 보여요”

    몇년 넘게 감자칩만 먹은 영국 19세 청년 “앞이 안 보여요”

    몇년 넘게 감자칩 등만 먹은 영국의 10대 청소년이 시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BBC 방송 기사는 매우 충격적이다. 브리스톨의 안과 의사들이 초등학교를 마친 뒤부터 프렌치프라이, 프링글스, 흰빵에다 이따금 햄이나 소시지 몇 조각을 먹었을 뿐 과일이나 채소를 일절 먹지 않은 청년이 17세 때부터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지금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3일 보도했다. 극심한 비타민 결핍증과 영양 불균형의 결과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청년이 청력도 좋지 않다고 보도했는데 BBC는 시력만 언급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에게는 14세 때 좋지 않은 전조가 있었다. 지치고 몸이 좋지 않아 주치의를 찾았다. 당시 이미 비타민 B12 결핍증 진단을 받고 보충제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치료를 받거나 형편없는 식단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3년 뒤 브리스톨 안과병원에 갔는데 진행형 시력 상실로 진단됐다고 미국에서 발간되는 내과학 저널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journal)가 소개했다. 데니즈 에이탄 박사는 “그의 식단은 근처 피시 앤드 칩스 식당의 칩스에만 의존했다. 프링글스 같은 크리스프류도 먹고 때때로 흰빵 슬라이스와 정말 이따금 햄 몇 조각을 들었다. 정말로 과일이나 채소는 전혀 먹지 않았다”면서 “그는 섬유질 음식은 정말로 못 넘기겠다며 칩스와 크리스프류가 먹고 싶고 먹을 수 있다고 느끼는 유일한 음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40대인 그의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도시락에 과일이나 채소도 넣어줬지만 전혀 손대지 않았다”면서 “시력 손상을 고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악몽이었다. 대학에 들어가 정보기술(IT) 관련 과정을 시작했으나 아무것도 듣고 볼 수 없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에이탄 박사 등은 그를 정밀 검진한 결과 비타민 B12 뿐만 아니라 구리, 셀레늄, 비타민D 등이 극히 낮은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고 과체중도 아니었다. “뼛속의 미네랄이 모두 빠져나가 그 나이 또래 사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랐다. 정말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까? 법정 장애인으로 등록할 기준은 이미 넘겼다. 정면을 응시했을 때 오른쪽을 전혀 보지 못해 운전을 할 수 없고, 읽거나 TV를 보거나 얼굴을 분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주변을 볼 수 있어 스스로 걸어다닐 수는 있다. 만약 조금만 일찍 발견했더라면 영양 문제로 시작한 시신경 손상은 치유할 수 있었는데 방치하는 바람에 시신경 속의 신경섬유가 죽어 영원히 치유하지 못할 수 있다. 에이탄 박사는 다행히도 이런 사례는 아주 희귀하다면서도 부모들은 자녀의 지나친 편식을 방치하면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라고 권했다. 또 이런 일이 걱정되는 이라면 당장이라도 매일의 식단에 한두 가지 새로운 음식을 집어넣으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비타민보충제는 어디까지나 보완할 뿐이며 건강한 식습관을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타민A 같은 일부 비타민은 독이 될 수도 있어 남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채식도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으면 비타민 B12 결핍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얼, 설탕을 넣지 않은 콩 음료, 고기와 수프의 조미료로 쓰는 이스트인 마마이트 등이 비타민 B12를 강화해준다. 영국식단협회 대변인이며 상담 영양사인 레베카 맥마나몬은 “2016년 이후 영국 정부가 완전 식품으로부터 얻기 힘든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비타민 D 보충제를 하루에 10마이크로그램(국제단위로는 400) 먹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을 유념할 가치가 있다”면서 “복합 비타민 보충제는 다섯 살 생일을 지난 뒤부터 모든 어린이들이 먹도록 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만주 독립군의 전투식량은 뭐였을까

    독립군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의 밑바탕이 된 전투식량은 무엇일까. 경북 안동 예미정(종가음식 전문점)은 14일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만주 독립군 밥상 연구논문 발표 및 복원 시연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100여년 전 항일 무장투쟁 당시 만주 독립군들이 먹었던 전투식량을 복원하고, 독립군 전투식량을 연구해 온 한·중 학자들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논문도 발표한다. 이날 공개되는 독립군 전투식량은 장작불로 달군 가마솥에 옥수수반죽을 구워내 말린 ‘옥수수떡’과 옥수수·차좁쌀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소금물로 적셔 손으로 뭉쳐낸 ‘배추우거지 주먹밥’, 볶은 옥수수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 옥수수를 가마솥으로 고아서 만든 옥수수엿, 조청, 볶은콩 엿강정 등이다. 예미정 측은 “옥수수에다 콩가루 또는 건조두부를 섞거나 육포, 명태살 등을 곁들이는 방법으로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강하고, 소금에 절인 콩자반으로 염분 섭취를 꾸준히 하는 등 강인한 체력 유지에 필요한 식품영양학적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던 꿩고기 옥수수국수, 옥쌀밥, 버들치호박잎매운탕, 콩자반, 차좁쌀 시루떡, 두부비짓국 등도 선을 보인다. 박정남(대경대 교수)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은 “비상식품을 개발한 선열들의 지혜와 애국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름철 건강 음료 우유로 만드는 영양식 3선 소개

    여름철 건강 음료 우유로 만드는 영양식 3선 소개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양 음식을 먹으며 여름을 나는 풍습이 있다. 말복을 앞두고 무엇을 챙겨 먹을지 고민이라면, 일상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다. 요즘 영양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우유, 버섯, 콩 등 평소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하나의 영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유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현대인의 건강식, 건강 음료 중 하나다. 우유 속에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무기질 등 114가지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적은 움직임에도 땀 손실이 많은 여름철에 마실 경우 체내 수분과 미네랄을 보충하고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배재대학교 가정교육과 김정현 교수는 “우유에는 체내 수분 균형을 잡는 데 필요한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제철 과일, 채소, 그리고 우유를 활용해 여름철 건강식을 만들 수 있다”며 “바쁜 직장인과 학생에게는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체중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열량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는 건강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맛과 영양을 배로 즐길 수 있는 저칼로리 우유 영양식 3선을 소개한다.*‘두부+우유’ 콩국수재료: 우유 4컵(1컵=200㎖), 순두부 1봉지, 국수 400g, 소금 약간, 오이 ½개방법:a. 국수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분 정도 삶아 찬물에 헹구어 놓는다.b. 믹서기에 우유 4컵, 순두부를 넣고 곱게 갈아 콩물을 만들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c. 오이는 돌기를 제거한 후 곱게 채 썰어 놓는다. 그릇에 소면과 콩물을 담고 오이를 얹으면 완성. 차갑게 먹으려면 미리 얼린 얼음을 올린다. *‘요거트+우유’ 컵 샐러드재료: 플레인 요거트(무가당) 또는 수제 요거트 200㎖, 그래놀라 ½컵, 제철 과일방법:a. 요거트와 그래놀라를 차례대로 얹고 그 위에 제철 과일 등을 토핑한다.b. 기호에 따라 그래놀라는 시리얼, 귀리로 대체할 수 있다.<수제 요거트 만드는 법>재료: 우유 1ℓ, 플레인 요거트 1개방법: 우유 1ℓ를 40℃ 정도로 데우고 플레인 요거트를 넣어 4시간 발효시킨다. *‘인삼+우유’재료: 우유 200㎖(1잔), 인삼 1뿌리(인삼가루는 1스푼), 꿀방법:a. 믹서기에 우유, 인삼, 꿀을 넣고 간다.b. 꿀을 넣을 때는 기호에 따라 조절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PCC “바이오연료 개발 위한 토지활용도 기후변화 가속화” 지적

    IPCC “바이오연료 개발 위한 토지활용도 기후변화 가속화” 지적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한 작물 재배나 산림 이용도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정 작물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개발은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토지황폐화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국가별 적절한 정책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8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0차 총회에 참여한 195개국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을 채택했다. 이번 특별보고서 집필에는 명수정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이번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농업, 임업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토지 이용과 관련한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화석연료 이용과 산업부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흡수하는 중요한 배출원이자 흡수원이라고 IPCC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난개발과 무분별한 이용은 토지 황폐화를 촉진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자생 가능한 식물을 줄여 토양의 탄소 흡수능력을 감소시킨다. 이는 기후변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되고 기후변화는 토지의 질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IPCC측은 현재 전 세계 5억명 정도의 사람들이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에 거주하는데 이들 지역은 기후변화와 가뭄, 폭염, 먼지폭풍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경우 건조지의 물 부족 심화, 잦은 자연화재, 영구 동토층 파괴, 식량 시스템 불안정이 가속화되고 2도 상승할 경우는 영구 동토층이 거의 사라지게 되고 식량 시스템 불안정성으로 인한 전쟁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IPCC 제3실무그룹 공동의장 프리야다르시 슈클라 박사는 “기후변화 때문에 식량안보는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고 열대지방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량 감소로 식량가격이 상승하고 영양소의 질은 떨어지고 결국 공급망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식량안보의 네 가지 측면인 생산성(생산량), 접근성(가격과 식량구매력), 이용성(섭취 가능한 영양), 안정성(지속 이용가능성)을 모두 위협하게 된다고 IPCC는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카리브해 연안 지역 저소득 국가 피해가 클 것으로도 예측됐다. IPCC 제2실무그룹 공동의장 데브라 로버츠 박사는 “통곡류, 콩, 과일, 야채 중심의 식습관에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시스템에서 지속가능하게 생산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게 된다면 토지황폐화를 예방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IPCC는 이와 함께 과잉소비, 음식낭비, 삼림벌채를 막고 화전농법을 중단하는 것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업신고 안하고 콩국수 판매…여름철 노린 ‘양심불량’ 업체

    영업신고 안하고 콩국수 판매…여름철 노린 ‘양심불량’ 업체

    영업 신고도 하지 않고 콩국수를 판매하거나 품질 검사를 받지 않고 냉면 육수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양심 불량’ 식품제조업체들이 경기도 단속에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여름철을 맞아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안산·평택·시흥·광명·안성시에 냉면, 콩국수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이나 제조업소 50곳을 점검해 6곳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주요 위반 내용은 영업허가 위반 3건, 원산지 위반 1건, 보존·유통 위반 1건, 품질 검사 위반 1건 등이다. 특사경은 적발된 6곳을 입건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흥시 A 업체는 관할 지자체에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콩국수 등을 판매했으며, 같은 지역 B 업체와 안성시 C 업체는 영업장이 아닌 창고나 천막 구조 가설건축물에 냉면 육수 원재료와 냉면 육수 등을 보관하다가 걸렸다. 콩국수 식당인 안성시 D 업소는 반찬으로 제공하는 김치 원료로 중국산과 국내산 고춧가루를 섞어 사용하면서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속인 사실이 드러났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할 경우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안산시 E 업체는 냉장 보관해야 하는 식육을 임의로 냉동고에 보관해 팔다가 적발됐고, 광명시 F 업체는 냉면 육수의 원료인 소스류를 생산하면서 6개월마다 해야 하는 자가품질검사를 1년 6개월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가품질검사를 하지 않을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사경은 이번 수사기간 냉면 육수, 냉메밀 육수, 콩 국물 등 여름철 상하기 쉬운 9개 유형 17개 제품을 수거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대장균, 식중독균 등 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이하여 식품과 관련된 다양한 형태의 부정·불량업소가 활동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도민 건강을 해치는 식품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상시 수사를 벌여 불법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항일 무장투쟁 독립군 밥상 복원한다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군의 전투식량 등을 고증해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추진된다.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중국 연변아라리식품유한공사와 지난 20일 연변주 신흥공엽구관리위원회 사무청사에서 독립군 밥상 복원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항일 독립운동 중심이던 연변과 안동 두 곳 전통음식과 특산물을 중심으로 민간단체와 기업이 주축이 돼 만주 독립운동사 연구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독립운동 인명과 일제탄압 기록, 당시 판결기록, 전투·사건 위주로 만주 독립운동사를 고증·복원했다. 중국 측이 지난해부터 기초자료를 수집해 이날 소개한 만주 항일 무장투쟁 요람인 신흥무관학교 생도 밥상은 닭고기옥수수 국수, 버들치호박잎 매운탕, 토끼고기 감자 만두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주식이다. 독립군 전투식량으로는 명태살을 섞어 단백질을 보강한 옥쌀주먹밥, 말린 건두부를 옥수숫가루에 섞어 반죽해 달군 가마솥에서 구워낸 옥쌀누룽지떡, 야전에서 먹기 쉬운 미숫가루, 간편한 볶은 콩 따위를 들었다. 옥쌀은 옥수수 녹말과 옥수숫가루, 밀가루를 섞어서 흰쌀 모양으로 만든 것을 일컫는다. 예미정은 오는 8·15 광복절을 맞아 이번에 소개한 독립군 음식을 참작해 신흥무관학교 독립군생도 밥상 시연회를 하고 새로운 종가음식 개발을 위한 바탕을 마련할 예정이다. 조일호 예미정 대표는 “병참과 보급이 열세임에도 일본 정규군과 싸워 이긴 독립군 체력을 뒷받침한 음식이라면 애국 식품을 넘어 웰빙식품으로 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믿는다”며 “앞으로 애국 독립음식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채식 중심 식단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도움

    채식 중심 식단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도움

    최근 웰빙과 건강 열풍 때문에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육식 위주의 식단이 늘어남에 따라 대규모 축산 산업이 발달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인 메탄이 엄청나게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채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한편에서는 채식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왔다. 그런데 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채식 중심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AT스틸대 대체의학부, 미국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 조지워싱턴대 의대, 영국 마운트 스튜어트병원, 남부 데번 헬스케어 건강보험재단 공동연구팀은 채식 위주의 식물성 식단이 크론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 20일자에 실렸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만성염증성 질환이다.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해 설사, 복통,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낸다. 연구팀은 체중감소,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을 겪는 비흡연자 25세의 크론병을 앓고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식단 변화 실험관찰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여한 환자는 크론병 정도를 표현하는 ‘하비-브래드쇼 인덱스’(HBI) 점수가 17점으로 나타나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약물 치료와 함께 식단에서 모든 육식제품과 육가공식품을 제거하고 과일, 채소, 통곡물 중심의 식단으로 바꿨다. 육식에서 부족한 단백질은 콩류를 통해 섭취하도록 했다.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해 2년 동안 치료를 병행한 결과 내시경 검사에서도 장 점막에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후 육식을 조금씩 늘리더라도 크론병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채나 과일 등 식물성 식단에는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섬유질이 풍부해 크론병은 물론 다른 소화기 문제들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RM 한나 칼레오바 박사는 “이번 사례연구는 ‘음식이 약’(Food really is medicine)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라며 “채식 위주의 식단은 크론병 완화 뿐만 아니라 고지혈증으로 인한 심장질환, 2형당뇨(성인당뇨), 대장암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난민이란 죄…병든 8살 아이가 공항에 175일째 갇혀 있어요

    난민이란 죄…병든 8살 아이가 공항에 175일째 갇혀 있어요

    앙골라서 부인·네 자녀와 함께 한국행 심사 통과할 때까지 수개월 ‘공항 살이’ “공중화장실서 씻고 잠자리 비위생적” 일부 족쇄·수갑 찬 채 장기간 구금도 변호사 접견도 사실상 불가능 가까워“부인과 아이 4명을 데리고 공항에서 175일째 갇혀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한국에서 1만 2000㎞ 떨어진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온 난민 루렌도 은쿠카(46)의 가족은 여섯달 가까이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앙골라 정부의 콩고 이주민 추방 과정에서 박해를 받다가 한국으로 왔다. 은쿠카 가족들에게 공항은 감옥이다. 아이들은 공항 의자에서 잠을 자고 공중화장실에서 씻는다. 높은 공항 물가 탓에 신선한 음식은 꿈도 못 꾼다. 둘째 아들 실로(8)는 임시 허가를 받아 한국 병원에 실려갔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다. 은쿠카는 “우리도 인간이다. 공항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들은 올 1월 난민 사전 심사에서 정식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불회부 결정’을 받았다. 지난 4월 결정 취소 소송에서도 패소해 7월 항소심 재판 때까지 공항에서 지내야 할 처지다. 20일 세계난민의날을 맞아 은쿠카 가족처럼 공항에서 난민 사전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체류하는 난민 신청자들이 극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민 사전 심사 과정에서 난민들이 의식주도 보장받지 못하고 폭행·구금 등 물리적 폭력에 노출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약 10건의 피해 사례를 모아 다음주에 인권위에 진정을 넣는다. 일부 난민 신청자들이 공항에 갇혀 지내야 하는 건 ‘출입국항 난민신청제도’ 때문이다. 2013년 도입된 이 제도는 비행기나 배를 타고 입국한 사람이 난민 신청을 하면 본심사에 올릴 대상인지 판단하는 사전 절차다. 최대 7일 내 회부·불회부 결정이 나오는데 이때까지 신청자들은 공항에 머문다. 여기서 떨어지면 본국으로 강제 송환되거나 소송을 해야 한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2018년 공항만 난민 신청자는 516명으로 전년도(197명)보다 61% 증가했다. 하지만 난민 심사 회부율은 2017년 10.6%, 2018년 46.7% 수준이었다. 불회부 결정을 받으면 취소 소송에서 승소할 때까지 공항에서 지낸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기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는 송환 대기실에 31명, 탑승동에 37명, 여객동에 6명의 난민 신청자가 머물렀다. 제2터미널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공항에 갇힌 셈이다. 이날 피해 증언에 나선 이집트인 무함마드 아보지드도 약 3주간 인천공항에서 지냈다. 그는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 지난해 4월 우리나라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면접관은 거짓이라며 그를 몰아세웠다. 그는 “공항에서 있던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돌이켰다. 일부 난민들은 수갑, 족쇄를 차거나 밀폐된 보호실에서 장기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한얼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난민들은 공항에서 가스분사총이나 곤봉에 맞거나 수갑을 찬 채 비행기에 짐처럼 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보장돼야 할 변호사 접견권도 난민에게는 요원하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어렵게 난민이 변호사 접견을 신청해도 만나기 전에 강제 송환되는 사례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난민과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를 파악하고 난민의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120원짜리 에티오피아 커피 한 잔, 그 꿈의 향을 찾아서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 감탄이 나왔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 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는 아디스아바바공항이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에티오피아를 찾게 됐다. 첫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랄리벨라와 곤다르를 돌아보는 일정이었고 두 번째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진카, 아라브민치, 하와사, 콘소를 거쳐 짐마, 봉가, 바레 국립공원, 하라르에 이르는 다소 긴 여정이었다.그렇게 한 달에 걸쳐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훑어보며 에티오피아의 다양한 모습과 만났다. 고대 기독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랄리벨라의 암굴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던 숭고한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진카의 무르시족과 하마르족 마을에서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부족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술을 나눴다. 바레 국립공원에서 만났던 멧돼지 가족과 바분 원숭이들도 유쾌했다.●수도사들 ‘악마의 열매’라며 불에 태우자… 세상에 없던 향 뿜으며 ‘커피’ 탄생해 하지만 이 모든 풍경과 경험을 지나와 한국에 와 있는 지금 머릿속에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커피다. 매일 아침마다 거리의 노천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함께 마셨던 진한 커피향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코 끝에 커피향이 스치는 것만 같다. 커피 하면 많은 이들이 브라질 또는 콜롬비아를 떠올릴 테지만 커피의 발상지는 에티오피아다. 다양한 설이 있지만 커피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 살았던 목동 ‘칼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를 보살피던 칼디는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했다.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칼디는 염소들이 열매를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술에 취해 흥분하여 춤을 추는 듯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칼디는 그 열매를 따서 집으로 돌아와 물에 끓인 후 마셔 보았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칼디는 이 신기한 사실을 이슬람 수도사들에게 알렸고,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이라고 생각한 수도사들은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더 향기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커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발견 덕분에 이른 아침을 여는 지루한 회의가 그럭저럭 참을 만하게 된 것이다. 커피라는 이름 역시 에티오피아의 지명 ‘카파’(Kaffa)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카파는 에티오피아의 커피나무 자생지이기도 하다. 카파가 터키로 전파되어 Kahweh,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에서 Cafe, 이탈리아에서 Caffe, 독일에서 Kaffee, 영국과 미국에서 Coffee로 불리게 되었다. 커피 콩은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나뉘는데 아라비카종은 로부스타종에 비해 산미가 있고 향이 뛰어나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냉해에 약한 편이라 가격이 비싸다. 아라비카종은 주로 해발고도 1500m에서 3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에서 연평균 15~25℃의 기온과 2000~2500㎜ 정도의 강수량인 지역에서 자라는데 에티오피아는 그 조건에 딱 떨어지는 곳이다. ●귀한 손님에겐 ‘커피 세리머니’ 전통… 화로 ·토기 주전자·송진 이용한 특별한 의식 아디스아바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을 가면 짐마다. 여기가 바로 카파다. 그러니까 카파는 짐마의 옛 명칭이다. 짐마 공항에 내리자마자 커피를 그려 놓은 커다란 커피 간판이 여행자를 반겼다. 공항 한쪽에는 에티오피아식 커피를 파는 조그만 커피 좌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십여 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서자 에티오피아의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삼륜 오토바이 택시와 말이 끄는 마차, 자동차가 뒤엉킨 도로는 복잡했다. 이 복잡한 도로 위를 양과 염소가 느린 걸음으로 걸어다녔다. 숙소에 들어서자 커피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환영의 인사로 커피 세리머니를 한다. 에티오피아 말인 암하릭어로는 ‘분나 마프라트’라 부른다. ‘분나’는 ‘커피’를, ‘마프라트’는 ‘요리’를 뜻한다. “에티오피아식 커피는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일 거예요. 처음엔 좀 낯설 테지만 이틀만 지나면 세 잔 이상 마시지 않고는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예요.” 짐마 지역을 안내할 가이드인 데스가 말했다.커피잔이 가득 올려진 자그마한 탁자 위에는 네렐라라는 에티오피아식 하얀색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주위 바닥에는 행운을 불러 온다는 풀이 깔려 있었다. 탁자 앞에 자리한 화로에는 숯불이 연기를 피워 올렸고 그 위에는 목이 긴 토기 주전자 ‘제베나’가 올려져 있었다.그 옆에는 향로가 있었는데, 노란색 송진 덩어리를 올려놓으니 흰 연기와 함께 진한 향내가 퍼져나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세리머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예요.” 데스가 귓속말로 나지막이 말했다. “주변의 냄새를 없애 커피향이 더 도드라지도록 하는 거죠. 손님에게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여인은 곧 프라이팬에 하얗게 건조된 커피콩을 볶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때 손님들은 연기를 함께 마시며 향기를 음미한다. 커피가 적당하게 볶아지자 곧 절구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제베나에 담긴 물이 끓기 시작하고 커피 가루를 넣고 다시 얼마간 끓인다. 에티오피아는 대부분의 지역이 해발 2000m 이상인데, 높은 고도 때문에 95℃ 정도면 물이 끓는다. 하지만 목이 긴 제베나는 기압 차이를 줄여줘 진한 커피를 우려낼 수 있다. 또한 커피 아로마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이제 커피를 마실 차례다. 제베나에서 나온 커피가 손잡이가 없는 작은 찻잔 ‘시니’에 넘치도록 담긴다. 기분 탓인지 훨씬 더 검고 진하게 보인다. 여기에 설탕을 두 스푼이나 넣는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셔 본다. 진하고 신선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초콜릿 향인지 캐러멜 향인지 뭔가 달콤한 맛과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박하향이 스며 있고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신맛도 깃들어 있다. “세 잔은 마시는 게 예의입니다. 첫 잔은 ‘우애’, 둘째 잔은 ‘평화’, 셋째 잔은 ‘축복’을 담아 마시죠. 커피 생산지 중 고유의 커피를 마시는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유일합니다.” 데스가 어깨를 으쓱 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어깻짓이었다. 첫째 잔은 ‘아볼’, 두 번째 잔은 ‘후에레타냐’, 마지막 잔은 ‘바라카’로 부른다.짐마에서 차를 타고 1시간을 가면 봉가라는 조그마한 도시가 나온다. 이곳이 칼디가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다. 봉가에는 야생 커피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숲이 있다. 지금의 카파는 10개의 워레다(작은 행정구역)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봉가는 카파의 행정수도. 인구는 약 3만명이다. 에티오피아의 모든 커피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를 통해 거래된다. 수확 후 가공을 마친 커피는 ECX의 커피 보관소로 모인다. 커피 보관소는 에티오피아 8개 주요 지역에 있는데 봉가도 그중 한 곳이다. 봉가 시내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삼십 여분 가자 짙은 황토색의 강이 나타났다. 드라이버는 이곳부터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봉가 가이드를 맡은 베레케트는 물 한 병을 던져주며 여기서부터 4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늘 하나 없는 황톳길이 눈 앞에 펼쳐졌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를 걸어가자 이곳이 커피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라는 입간판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간판이었다. 베레케트는 팔을 이끌며 숲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몇 발자국 숲으로 들어갔을 뿐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에 오는 여행자들은 사실 봉가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그들은 랄리벨라의 암굴교회나 진카의 원시부족 마을을 방문하길 원하죠. 하지만 봉가는 아라비카 커피의 최초 발생지이기도 한 만큼 더 알려질 필요가 있는 곳이에요.” 베레케트가 말했다. “커피 나무가 어디 있죠?” 내가 묻자 베레케트가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 숲의 모든 나무가 커피 나무입니다.”정말 놀라웠다. 아열대 기후 속에 자리한 이 울창한 레인 포레스트가 모두 커피나무라니! 나는 어느새 커피 숲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커피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어떤 커피나무는 키가 5m는 더 돼 보였다. “봉가의 산림 보존 지역은 넓이가 500㎢에 이르는데, 이와 비슷한 크기의 아열대 숲은 에티오피아에 몇 군데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베레케트는 숲의 나무들이 만드는 짙은 그늘이 열매를 느린 속도로 자라게 하는데, 이 때문에 풍미 가득한 커피 열매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걸 바로 따서 먹을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단 수확기가 돼야 하죠. 10월부터 빨갛게 익은 커피를 따기 시작해요.” 지금이 10월이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에티오피아 여행은 국내선 연결편이 잘 돼 있어 되도록이면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한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맛이 시큼하다. 전압은 220V로 우리와 같은 콘센트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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