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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칡과 등나무/구본영 논설고문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파트 단지의 등나무 아래 벤치를 자주 찾는다. 지지대를 따라 감아 올라간 등나무의 무성한 잎들이 선사하는 시원한 그늘은 늘 일상의 크고 작은 시름을 잊게 한다. 한 선배가 보내온 이메일 글을 읽고 무릎을 쳤다. 갈등의 어원이 서로 어우러져 살지 못하는 갈(葛·칡)과 등(藤)의 상극성에서 유래했음을 알게 되면서다. 칡과 등은 서로 떨어져 살면 아무 일도 없지만 붙어살면 둘 다 죽는다는 설명이었다. 등은 오른쪽으로 줄기를 감아 올라가는 반면 칡은 왼쪽으로 줄기를 뻗기 때문이란다. 하긴 등나무는 집 주변에서 흔하지만 같은 콩과 식물인 칡은 산에서만 자생하지 않나.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갈등을 겪는다. 욕망과 현실의 충돌이 빚어내는 개인적인 마음의 갈등이야 욕심만 줄이면 상당 부분 해결될 게다. 우리 사회에서 들끓는 진영 간, 계층 간, 지역 간 갈등이 더 큰 문제다. 이런 사회적 갈등을 수렴해야 할 정치권이 외려 부추기고 있으니….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를 가진 큰 정치인들이 갈수록 보기 드문 현실이 그래서 안타깝다. 상대 의견에 꼭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생각의 다름은 인정해야 상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 안 마시는 이부장이 간암이라고?

    [메디컬 인사이드] 술 안 마시는 이부장이 간암이라고?

    발생 원인 83% 바이러스성 간염주량 세다고 간 튼튼한 것 아냐 2013년 대한간학회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73.5%가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술’을 꼽았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는 술이 세기 때문에 간암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2010년 대한간암연구회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간암의 원인은 B형 간염이 72.3%, C형 간염 11.6%, 과도한 음주 10.4% 등의 순이었습니다. 사실상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발병이 83.9%를 차지하지만,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셈입니다. 그래서 26일 전문가들을 만나 간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 봤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입니다. 신경이 없기 때문에 파열되거나 얼굴·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온 뒤에야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아차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간암이 생기면 통증이나 피로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말기까지 아무런 증상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습니다. 간암은 대체로 간염과 간경변 등의 과정을 거쳐 생깁니다. 간염 바이러스와 알코올, 독성식품 섭취 등의 원인으로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런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B형 간염 환자의 10~15%에서는 간암이 바로 생깁니다. 더 큰 문제는 간암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사실입니다. 불과 1년 내에 종양이 다른 장기까지 침범하는 4기까지 진행합니다. 간은 해독·살균 기능과 각종 대사 기능을 담당해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이동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1년 생존율이 70~80%, 5년 생존율이 50~60% 수준”이라며 “하지만 3·4기로 진행되면 대부분 1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간암 위험군은 50대 이상 중·고령층 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역시 간염 바이러스입니다. 다행히 B형 간염은 백신이 있어 예방접종을 하면 항체가 생겨 감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B·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기능도 좋아져 간염 임신부의 95% 이상이 아이에게 병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간암 환자는 어릴 때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혜택을 보지 못한 50대 이상의 중·고령층입니다. 안 교수는 “동남아 국가나 몽골, 중국 같은 곳은 전 인구의 10% 이상이 간염 환자일 정도로 격차가 크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간염 환자가 계속 줄고 있어 향후 간암 발생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일부 위험은 여전히 있습니다.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과 침, 정액 등 체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칫솔, 면도기를 함께 쓰거나 주삿바늘을 공유하다 감염될 수 있습니다. 성관계로 인한 감염 위험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행위에 따라 몸에 상처가 나면 감염될 위험이 있습니다. 간암 원인 중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암 위험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술이 세다는 것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많은 것일 뿐 결코 간이 튼튼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을 과신해 과음하다 간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교수는 “간염이나 간경변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엄격하게 음주를 제한해야 한다”며 “일반인도 한 번 술을 마시면 최소한 3일은 쉬어야 간이 충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도 간 기능이 저하된 B형 간염 환자에게 치명적입니다. 오래됐거나 깨끗하지 않은 땅콩, 호두, 옥수수, 콩 등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안 교수는 “최근에는 일부 간독성이 강한 다이어트 식품을 복용하다가 급성 간염이 생겨 병원을 오는 젊은 여성이 많이 늘었다”며 “간암 환자라면 특히 각종 즙이나 엑기스 등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간염 환자라면 정기 검진받아야 많은 분들이 혈액만으로 간암을 진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가급적 ‘복부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조영술로 확진합니다. 따라서 간염 환자라면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모든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간은 기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처럼 완전히 잘라 낼 수 없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작아도 여러 곳에 흩어져 있거나 혈관을 침범하면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환자는 고주파로 종양 부위만 태우거나 경동맥에 항암제를 넣고 혈관을 막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간이식술입니다. 다른 장기나 큰 혈관으로 암세포가 침범하지 않았다면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외과 교수는 “직경 5㎝ 이하의 단일 종양이나 3㎝ 이하의 종양이 3개 이하인 경우는 간이식을 받으면 대부분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간이식은 8촌 이내 가족이 간의 일부를 제공하는 ‘생체 간이식’이 대부분입니다. 뇌사자 간이식은 0.8%에 불과합니다. 유럽은 95% 이상이라고 합니다. 서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이제 혈액형도 걸림돌이 되지 않고, 간의 크기만 적당하면 된다”며 “수술 성공률이 100% 가까이 높아졌지만 좀더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뇌사자 간이식이 활성화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간암 생존율 18년 만에 20%P 상승 의술의 발전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간암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1995년 10.7%에서 2013년 31.4%로 20% 포인트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망자도 많습니다. 2014년 10대 암 사망자 중 간암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서 교수는 “간암 사망자가 여전히 많은 이유는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 얼굴에 황달이 생길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간염 환자라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간이식을 받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데 복용을 중단했다가 간이 망가져 이식을 다시 받은 사례도 있었다”며 “뒤늦게 복용하면 중단한 만큼 몰아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오게 된다”고 했습니다. 면역억제로 인한 감염 예방을 위해 회 등 날음식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바둑이→메리, 그 다음은?…반려견 이름 ‘베스트 5’

    바둑이→메리, 그 다음은?…반려견 이름 ‘베스트 5’

    100만. 우리나라에 등록된 애완견 수(6월 현재)다. 소득 수준의 향상,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개를 가족처럼 여기는 애견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97만명) 등 대도시 인구보다 많은 애견이 우리와 함께 산다. 반려견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우리 곁의 견공들은 어떤 이름으로, 어디에 몰려 살고 있을까.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소소한 통계를 통해 애견에 대한 얕은 궁금증을 풀어보자. ●바둑이→메리→그 다음은? 바둑이. 해방 직후인 1948년부터 민주화 직전인 1987년까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영희와 철수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다. 바둑이는 누렁이 등과 함께 산업화 시대 때 유행했던 개 이름이다. 1990년대 들어 애완견 이름도 점점 세련돼졌다. 당시 3대 개 이름으로는 알려진 게 ‘메리’와 ‘해피’ 그리고 ‘쫑’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곁에 사는 애완견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을까.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등록된 반려견 통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흔한 애완견 이름은 ‘코코’였다. 100마리당 1.4마리(1만 4986마리)가 이 이름으로 불렸다. 2위는 보리(1만 1339마리), 3위는 초코(1만 959마리), 4위는 똘이(1만 603마리), 5위는 콩이(1만 548마리) 순이었다. 부르기 쉬운 2음절에, 강아지 털 색깔 등 특징을 담은 이름이 대세였다. 한 작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개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 개 이름을 생년월일 등에 기초해 작명소에서 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가장 사랑받는 개 종류는? 그렇다면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견종은 무엇일까. 순백색 긴털이 매력적인 말티스였다. 국내 등록 애완견 중 25만 8616마리가 이 종이었다. 애완견 10마리 중 2.6마리는 말티스라는 얘기다. 2위 시츄(11만 585마리), 3위 믹스견(10만 2642마리), 4위 푸들(10만 2226마리), 5위 요크셔테리어(8만 5672마리)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모두 몸집이 작은 견종인데 아파트 등 실내에서 개를 키우는 인구가 많은 국내 애견족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에서 개를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국내 애완견들은 주로 수도권 대도시에 몰려 살고 있었다.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애완견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경기 수원으로 모두 2만 8061마리가 살았다. 2위는 경기 고양(2만 7544마리), 3위 경기 성남(2만 7297마리), 4위 경기 부천(2만 3096마리), 5위 경기 용인(2만 1162마리), 6위 경기 안양(1만 9483마리), 7위 경기 남양주(1만 6544마리), 8위 경기 안산(1만 6527마리), 9위 인천 부평(1만 5219마리), 10위 대전 서구(1만 4285마리) 순이었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애완견 수를 보면 경기 안양이 33마리로 가장 높았고 2위 대전 서구(29마리), 3위 경기 성남(28마리), 공동 4위 경기 고양·경기 부천·인천 부평(27마리) 순이었다. 글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인포그래픽 이솜이 인턴기자 shmd6050@seoul.co.kr
  • 박신혜, 김래원 사로잡은 ‘달콤살벌 스타일링’ 훈녀 의사패션의 완성은?

    박신혜, 김래원 사로잡은 ‘달콤살벌 스타일링’ 훈녀 의사패션의 완성은?

    배우 박신혜가 달콤살벌한 매력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불량 여고생이였던 박신혜가 김래원을 만나 훈녀 의사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박신혜는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신혜는 의사 가운에 심플한 주얼리를 매치해 세련된 의사 패션의 정석을 보여줬다. 칼라가 깊게 파인 화이트가운에 작고 동그란 목걸이가 포인트를 더하며 박신혜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한 층 부각시켰다. 이날 박신혜의 스타일링에 힘을 더한 목걸이는 아가타 파리의 ‘코코로즈(coco rose)’ 로 알려졌다. 프랑스어로 작은 콩을 뜻하는 코코로즈는 로즈골드 색상에 심플한 디자인이 여성미를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닥터스’는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사랑이 충만한 의사로 성장하는 유혜정(박신혜)과 아픔 속에서도 정의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홍지홍(김래원)이 사제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신혜 김래원을 비롯해 이성경 윤균상 김영애 등이 출연한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형 도시재생 세운상가의 반격] 신뢰 쌓은 거버넌스팀

    [서울형 도시재생 세운상가의 반격] 신뢰 쌓은 거버넌스팀

    그림·편지로 답변하며 市와 소통 “우리 얘기 응답해줘 마음 열어” 주민이 함께 가는 도시재생 강조 “아니, 세운상가를 가지고 몇 번이나 계획을 엎은 거예요. 그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과 지역 주민이 봤으니 (서울시를) 당연히 믿을 수가 없죠. 그래도 지금은 서울시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세운상가 상인 김모씨) “세운상가 재생사업을 위해선 주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죠. 하지만 수년간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사라지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서울시가 계획을 발표해도 믿지 않았어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주민들과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했죠.”(조은호 세운상가 거버넌스팀장)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운상가를 전면 철거가 아닌, 주민 중심의 도시재생방법으로 살리겠다고 했을 때 적지 않은 서울시 공무원들은 속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2006년 이후 수차례 계획이 바뀌면서 지역 상인들은 이미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 상태’였다. 20일 양병현 시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콘텐츠를 구성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주민들이 공공에 대해 신뢰를 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징검다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꾸려진 것이 세운상가 거버넌스팀이다. 조은호 세운상가 거버넌스팀장은 “세운상가 상인과의 신뢰도 구축을 위해 ‘초상화’를 그려 주면서 개발의 문제점과 지역 주민의 요구를 듣기로 했다”고 말했다. 10여명의 활동가가 상인 270명의 초상화를 그리며 주민들의 요구를 들었다. 며칠 뒤 초상화가 주민들에게 전달될 때 활동가들은 짧은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주민들의 요구 사항에 대한 시의 답변이 적혀 있었다. 송달석 세운상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회장은 “이전에는 우리 이야기를 듣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었고, 이렇게 대답을 해준 적도 없었다”면서 “솔직히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강원재 거버넌스팀 소장은 “세운상가 도시재생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주민이 함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는 주민조직인 ‘다시세운시민협의회’를 중심으로 ‘수리협동조합’, ‘세운상가는 대학’, ‘수리협동조합’, ‘21C연금술사학교’ 등에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입주 문화예술단체와 상인제안모임, 주민협의체, 전문가 등 80인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세운상가 활성화의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한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서울형 도시재생의 모형을 만드는 사업”이라면서 “결과물이 아닌 과정도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밥 한 줄에 만원 받는 식이면 관광객 쫓아내는 것”

    “김밥 한 줄에 만원 받는 식이면 관광객 쫓아내는 것”

    중국인 저가 관광·바가지요금 등 질타 “마음속에 남는 건 그 나라 국민의 친절”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관광객이 안 오느냐고 막 아우성을 치다 또 많이 오면 느긋해져서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만원씩 받는 식이면 더 오는 게 아니라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이 될 수 있도록 불만 제로 관광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저가관광이나 택시 바가지요금 같은 문제들은 관광객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객들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라며 “바가지요금을 씌우면 친절이 어디로 가버린다. 음식점을 갔는데 불친절하고 위생시설이 별로인 것도 친절 제로”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이 2004년 주한 페루대사관의 무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자신의 딸이 아팠을 때 근처의 단골 빵집 주인이 새벽 1시에 약을 구해준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말라 대통령이) 그 한국 국민 한 사람의 친절 때문에 한국을 잊지 못한다며 퇴임 후에 한국에 살고 싶다고 하더라. 친절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이어 “콩 한쪽도 나눠 먹으려고 하는 우리 선조들, 백의민족이 갖고 있던 그 아름다운 심성을 살리면 ‘한국에 가면 참 친절해서 그 마음이 영원히 남더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런 것도 최고로 남는 콘텐츠”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 자원에 좋은 스토리를 입힌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구글 CEO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러 왔다가 DMZ(비무장지대) 안보관광을 즐긴 것(콘텐츠)도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했다. 또 “관광이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나라의 빛을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며 “그 빛이 정말 매력적이고 다시 와서 보고 싶고 아름답고 영롱해야 볼 맛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7] 우유, 먹을수록 좋다 vs 먹어서 좋을게 없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7] 우유, 먹을수록 좋다 vs 먹어서 좋을게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우유와 함께 하는 세상이 됐다. 한 사람의 생애,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 줄곧 함께 하는 것은 부모형제도 아니고, 밥도 아니다. 우유뿐이다. 밥과 숭늉의 자리, 젖의 자리, 간식과 놀이의 자리에 우유가 빠지지 않는다. 이처럼 우유의 지배력이 ‘결정적’으로 확대된 배경에는 장기지속적인 ‘계몽’과 ‘설득’이 압도적인 영향을 끼쳤다.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명백한 허위 사실’에서 시작해 분유와 이유식 등 엄밀하게 말해 ‘인간을 위한 식품’이라기보다는 ‘기업을 위한 식품’이 모유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고를 쏟아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민낯이 아니라 화장으로 가려진 우유의 가면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털어 감당하는 우윳값에 천문학적인 광고비가 덤터기로 얹어진다는 사실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뒤집어 말하면, 서민들이 주머니를 털어 우유 회사, 분유회사와 유제품 회사의 광고를 대신 해 준 셈이다. 하기야 ‘돈이 돈을 먹고,승자가 모든 전리품을 독식하는’ 왜곡된 자본주의 체제에서 거의 모든 상품이 이렇게 과장과 기만의 광고 전략을 구사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우유만이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한 우유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더 엄정한 평가가 필요하고, 더 가혹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쌀보다 우유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우유만큼 강력하게 우리의 생활을 장악하고 있는 식품은 없다. 정확한 통계가 없고, 단순하게 비교할 기준이 애매할 뿐 이미 쌀과 밀가루의 영향력을 넘어섰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의 ‘삼시세끼’가 된 빵과 커피류는 물론 거의 모든 가공식품류와 과자류, 젊은 세대들이 매일 입에 달고 사는 감자칩과 감자튀김, 파스타도 우유와 버무려지고, 햄이나 소시지 같은 돼지고기 가공품, 햄버거, 사탕, 탄산수, 맥주에도 우유가 섞이거나 락토오스가 들어간다. 단순하게 밥과 떡, 일부 면류와 가공식품류에 들어가는 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활용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유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까. 어림으로라도 다 아는 문제일 테니 간단하게 개략만 하겠다. 현재 일선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우유의 좋을 점을 살펴봤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있어 성장을 촉진하고, 치아의 발육을 돕는다. △혈압을 내려 뇌졸중이나 혈관질환을 막아준다. △두뇌를 발육시켜 머리를 좋게 한다. △피부노화를 방지한다. △꾸준히 장기 복용하면 장수 효과가 크다. △위암을 예방한다. △소화기능을 촉진한다. 맞는 말도 있고, 황당한 내용도 있다. ●우유의 빛과 그림자 우유 속에 단백질과 칼슘이 많으며 활용 가지가 높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마빈 해리스는 “척추동물 중에서 포유류 진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젖을 먹음으로써 최상의 칼슘 공급원을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우유가 사람이 아니라 송아지를 위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100g 기준으로 모유에는 1.1g이 들어있는 단백질이 가공 전의 우유에는 3.5g이나 들어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사람과 소는 소화 기능과 소화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제쳐 두더라도 소와 사람은 생애 주기가 다르고, 당연히 성장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소의 성장주기를 유지하도록 구성된 우유를 사람에게 먹이면 결과가 어떨 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단백질의 유형도 따져볼 문제이다.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유청단백질과 소화 흡수가 어려운 카제인단백질의 함량이 모유는 6대 4 정도이나 우유는 2대 8 정도나 된다. 아무리 먹어도 소화 흡수에 문제가 있다면 헛물만 켜는 일이다. 혈압을 내려준다는 점도 일정 부분 근거가 있다. 우유속의 트립토판에서 만들어진 세로토닌은 정상 혈압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능을 하는데, 우유 100g에 이런 트립토판이 40∼50mg 가량 들어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트립토판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두뇌의 물리적 발육은 충분한 단백질 섭취 등 포괄적인 영양의 문제이니 따로 거론할 필요가 없지만, 두뇌 발육이 단순한 뇌의 용적 확대가 아니라 포괄적인 뇌 기능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는 단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뇌의 경우 최소한의 발육 기준만 충족시킨다면 우유 섭취와 뇌 기능의 인과성은 다른 식품과 비교해 별다른 특이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우유를 많이 마신 1950년대 미국인이 우유를 거의 모르고 살았던 당시의 우리보다 머리가 좋았던 것이 아니듯이. 몇몇 메타분석을 통해 우유가 위암을 예방해 준다는 주장과 가설이 제시됐지만, 일부 의학자들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우유를 즐겨 마시는 서구와 우유를 즐기지 않았던 한국에서의 위암 발생률 차이를 우유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비약이며, 오히려 양 권역의 대장암 발생률에 주목한다면 우유는 권장의 대상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우유를 모르고 살았던 시절에는 한국에서 위암은 흔한 반면 대장암은 희귀암에 속했으나 이후 우유와 빵 중심의 서구형 식생활이 확산되면서부터 대장암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우유에 포함된 지방이나 엄청난 양의 항생제, 그리고 성장촉진을 위해 투여하는 각종 호르몬 제제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정보가 세상에 나와 있지만, 그런 우유에 모성의 정서가 담겨있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건강한 모유는 아기가 필요로 할 때에만 만들어진다. 가임 여성이라도 출산한 임산부가 아니면 아무 때나 젖을 생산하지 않는다. 인체가 가진 신비로운 현상이지만, 우유를 생산하는 소도 이런 점에서는 사람과 다르지 않다. 원래 소는 젖을 먹여야 할 송아지가 곁에 없으면 체내에서 우유를 만들지 않는다. 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장 드니 비뉴에 따르면, 어린 송아지가 어미 소 곁에 머무르며 이따끔 주둥이로 어미소의 유방을 툭툭 건드리는 것은 어미의 모성을 자극해 체내에서 우유를 생산하게 중요한 행동이다. 장 드니 비뉴는 “모든 전통적인 암소들은 새끼 송아지를 핥아야 젖이 나오며, 이는 어미의 혀와 새끼의 털이 접촉하면서 활성화되는 반사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소들이 이런 특성과 무관하게 우유를 생산하도록 품종이 개발된 것들이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지금 마시는 우유는 암소가 송아지를 낳고 기르기 위해 생산한 모성의 산물이 아니라 연령만 되면 언제든지 우유를 생산하도록 품종이 개량된 소가 생산하는 ‘공산품’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도 마시고 싶다 필자는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마시지 못한다. 마시면 어떤 형태로든 탈이 나고 만다.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급식으로 공급한 끓인 탈지면 이후 우유와는 친해질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운동장에서 신나게 축구를 하고 난 뒤 친구가 건넨 팩우유를 들이켰다가 난리가 났던 경험은 트라우마가 되었다. 이런 체질 덕분에 그 맛있다는 카페라떼 등 라떼류와 카푸치노, 카페모카, 카라멜 마키아또 등 우유를 섞은 커피는 아예 마실 엄두를 내지 못한다. 허구헌 날 마시는 게 아메리카노이다. 그래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우유를 마셔대고, 그러고도 탈이 나기는커녕 더 없느냐는 듯 입맛을 다셔대는 작은 딸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필자의 체격은 보통 수준이다. 키 172cm에 체중이 61∼62kg이니 체질량지수(BMI)가 20∼21쯤 된다. 덩치가 압도적인 요즘 사람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냘픈 편이지만, 운동을 즐기는 덕분에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한 때는 체중을 3∼4kg쯤 늘려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술은 술대로 즐기는 데다 떡볶이 라면 순대 등 간식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운동도 뼈빠지게 했다. 그래서 얻은 게 고작 체중 1kg 정도였는데, 그나마 오래 가지 못했다. 그래서 우유를 생각했다. 비단 체중 문제만이 아니라 먹어서 나쁠 일이야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휴일날 집에서 바나나우유, 딸기우유부터 마셨다. 달달한 게 맛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종일 속이 부글거렸고, 가스가 찼다. 결국 내린 결론은 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먹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유제품을 전혀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요즘도 매일 아침에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바나나나 블루베리, 볶은 아마가루를 섞어서 반 홉쯤 먹고 출근을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치즈를 얹거나 버터 바른 빵도 먹고, 우유가 든 과자류나 아이스크림도 잘 먹는다. 물론 우유와 달리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그러니 우유에 대해 맹목적인 적대감을 가질 일도 없다. 우유를 직접 먹지는 않지만 소비에는 일조를 하며 산다. 그러지 않을 방도가 없는 세상이니 도리가 없다. 필자는 우유가 ‘나쁜 식품’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거나 건강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식품이라고도 믿지 않는다.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칼슘이 성장기나 노화기의 사람들에게 좋은 보충제 역할을 해줄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우유를 먹어서 탈이 없는 사람의 얘기다. 유당 분해효소인 락타제를 가지지 않았거나 양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자주 우유를 마시다보면 효소 분비량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지만 적응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러니 우유를 마실 수 있으면 마시되 그럴 수 없다면 기꺼이 포기하고 살아도 된다는 뜻이다. 단백질이나 칼슘 등 우유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은 육류와 콩 건어물 해조류 등에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또다른 문제는, 요즘 생산되는 우유는 옛적 왕가에서 타락죽을 끓일 때 사용하던, 소의 모성이 담긴 건강한 우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도 그 때의 소가 아니고, 소가 우유를 생산한 조건도 너무나 다르다. 소에게 투여한 성장촉진제가 인체의 호르몬 체계를 어떻게 교란할지도 겁나고, 항생제가 내 몸에 2차 축적되는 일도 두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문의들 중에는 특히 아이들에게 모유 대신 우유를 먹이는 일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대병원 소아과 이근 교수는 “갓 나은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건 아주 나쁜 선택”이라고 단언한다. 모유 수유 전도사이기도 한 그는 “아무리 홍보를 하고, 광고를 해도 모유를 우유와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난 의사라 잘 안다. 병을 달고 사는 애들 모두 분유 먹고 자란 애들이다. 감기, 아토피피부염, 정서장애 등등 셀 수도 없다. 국민건강도 문제지만 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계산도 안 되고 있다. 또 소젖 먹고 자란 애들, 엄마젖 먹인 애들보다 IQ가 10쯤 낮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소젖 먹인지 40년 만에 국민지능 많이 낮아졌지 않나. 애들 안경 쓰는 것, 왕따 현상도 따지고 보면 분유 먹고 자란 세대의 특성이 나타난 것이다. 걔들은 따뜻한 사랑이나 깊은 배려를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근 교수가 필자에게 들려준 이 말은 울림이 컸다. 그가 지적한 분유는 우유를 가공한 것이고, 유아기를 벗어나면 거의 먹을 일이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유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맹신론에서 몇 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우유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먹어서 나쁠 게 없다. 그러니 먹을 수 있으면 먹는 게 낫다.’는 것과 ‘먹어서 좋을 게 없다. 그러므로 애써 먹지 않아도 잃을 게 별로 없다.’는 전제는 확실히 다르다. 필자는 전자 쪽이지만, 요즘 부쩍 자주 듣게 되는 후자 쪽 주장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언론학 석좌교수인 마이클 폴란이 출간한 푸드룰(Food Rules)은 우유를 비롯한 모든 식품에 대한 평가를 간명한 법칙으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마이클 폴란이 제시한 법칙 중에는 재미있는 항목들이 많다. ‘증조할머니가 음식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어떤 식품도 먹지 않는다.’는 그는 이름에 ‘저칼로리’라든가 ‘저지방’, ‘무지방’이라는 신조어가 붙은 식품을 피하라고 권한다. 그런 식품을 먹어서 얻을 것이라고 믿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살 찌는 사람, 병 드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텔레비전 광고에서 본 음식을 피한다.’는 룰도 내놨다. 그냥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들떠보지도 말라고 말한다. 그 뿐이 아니라 ‘공장에서 만든 음식’, ‘자동차 창문으로 전달되는 식품’도 그의 경계 목록에 들어있다. 끝으로 마이클 폴란은 중국의 속담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정한 먹거리와 식품의 룰을 정리한다. ‘네 다리(포유류)로 서 있는 것보다 두 다리(가금류)로 서 있는 것을 먹는 게 좋고, 그보다는 다리 하나(채소와 과일)로 서 있는 것을 먹는 게 좋다.’ 그럼 우유는 어떤가. jeshim@seoul.co.kr
  • 고기 대신 채식 중심 식사하면 당뇨병 위험 34%↓

    고기 대신 채식 중심 식사하면 당뇨병 위험 34%↓

    오랫동안 지중해식 식사는 심장 건강을 지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제 이 건강 식사가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미국인 보건 전문가 20만 명의 식사 및 의료 기록 데이터를 연구했다. 그 결과, 통곡물과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소비가 높고 육류 소비가 낮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34% 더 낮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섭취한 식물성 및 동물성 식품의 전체 등급을 나누기 위해 식품별로 높고 낮은 점수를 줘 순위를 정했다. 채식이 일부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식물성 식품에서도 건강하거나 덜 건강한 버전으로 나뉜다는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곡물의 경우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통곡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제된 곡물이나 감자, 설탕이 든 음료 등 덜 건강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한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16% 더 높았다. 또 동물성 식품이 적은 채식 기반 식사를 한 사람은 당뇨병 위험이 20% 더 감소했는데 이때 가장 건강한 버전의 식물성 식품을 소비한 경우 그 위험은 34%로 낮아졌다. 이는 건강한 버전의 채식이 식이섬유와 항산화 물질, 불포화 지방산, 마그네슘 등 미량 영양소의 함량이 높아서 당뇨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건강 채식은 건강한 장내세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채식 기반 지중해식 식사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바르셀로나·발렌시아·말라가·나바라 대학에 의해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사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사에 주로 쓰이는 올리브유에 함유된 좋은 지방이 칼로리(열량)를 계산하는 것보다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것도 확인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식물성 식품 기반의 식사를 하는 방향으로 적당하게 식단을 변화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영양학자 암비카 사티자 박사는 “이번 결과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현재의 식이 권고를 지원하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프랭크 후 하버드대 교수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씨앗 등 건강한 식물성 식품의 함량이 높고, 특히 붉은고기와 가공육 등 동물성 식품의 함량은 낮은 식이 패턴으로의 변화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감소하는 상당한 건강 이점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오랜 시간 동안 참가자들의 식사를 점증적으로 측정해서 자기 보고한 자료의 측정에서 나올 수 있는 오류를 낮췄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가 14일자로 보도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In&Out] GMO 완전 표시제와 안전한 학교급식/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

    [In&Out] GMO 완전 표시제와 안전한 학교급식/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불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GMO 특허권의 90%를 가진 다국적 종자회사 ‘몬산토’ 반대 시민행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는데, 몬산토 코리아 앞에서는 ‘밥상 위의 옥시, GMO 반대’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GMO는 유전자 재조합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농·축·수산물을 재배·육성하고 이를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부문에서 세계 1위 국가다. 1인당 연간 평균 43㎏을 소비한다. 우리쌀 소비량 63㎏과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다. 이미 우리 밥상에는 콩, 유채(카놀라), 옥수수, 면화, 감자, 토마토 등 GMO가 범람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이 수입돼 소비되고 있는데도 우리가 구매하는 상품에서는 GMO 표시를 발견하기 어렵다. 제조·가공 후 유전자 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라고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 때문이다. GMO의 위해성은 여러 논문과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자살, 유방암, 대장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무정자증, 성조숙증 등과 GMO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남미 아이티도 GMO 원조를 거절한 바 있다. 지금 유럽연합에서는 유전자 변형 작물에 사용하는 ‘글리포세이트’란 제초제의 재승인 여부가 논란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몬산토 마피아’와 몬산토의 ‘장학생’들은 계속해서 GMO가 안전하다고 발표한다. 우리 정부는 GMO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오히려 유전자 변형 작물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어느 나라도 주식을 유전자 변형 작물로 개발하지 않는데, 현재 전북 청정지역에서 유전자 변형 쌀을 개발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GMO를 피할 수 없다면, 국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무엇이 GMO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예외 없이 GMO 원재료 표시를 하고, GMO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에는 무(無)유전자변형식품(GMOfree)이나 비(非)유전자변형식품(Non-GMO) 등의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월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은 오히려 후퇴한 조치다. 예를 들어 GM 콩을 이용해 식용유를 만들어도 가공 과정에서 GMO DNA나 단백질이 파괴돼 남아 있지 않으면 GMO 원료를 사용했음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GMO를 사용하지 않은 무유전자변형식품이나 비유전자변형식품은 ‘Non-GMO’ 표시를 하기 어렵다. 우발적으로 GMO가 섞일 수 있는 ‘비의도적 혼입치’가 0%는 돼야 이 표시를 할 수 있게 해서다. 전 세계적인 GMO 표시 기준 흐름에 역행하는 데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기준이다. 대만은 학교 위생법 개정을 통해 올 들어 학교 급식에 GMO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GMO가 포함된 가공식품을 뿌리 뽑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들 급식에 GMO를 사용하는 것은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다. 과거 로마시대 상류층은 납이 든 근사한 잔에 따뜻한 포도주를 따라 먹는 것을 즐겼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점차 심각한 납 중독 피해가 나타났다. 혹자는 네로 황제의 횡포가 납 중독으로 인한 치매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먹을거리는 중요하다. 1996년부터 상용화된 GMO에 대한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GMO 완전표시제’와 ‘GMO 없는 학교급식’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 ‘발암 우려’ GMO 식탁 오르는데… 알권리 없는 한국

    ‘발암 우려’ GMO 식탁 오르는데… 알권리 없는 한국

    WHO, 혈액암·폐암 등 유발 물질 지정 국내 수입 외국 콩·옥수수에 대량 살포 빵·과자·장류 등 광범위하게 쓰이지만 제초제 사용처 미공개·발암 판단도 유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종자업체인 몬산토사의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추정물질’로 지정했다. 콜롬비아는 국제암연구소의 발표 이후 항공기를 이용한 글리포세이트 살포를 금지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 환경청은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 목록에 포함시켰다. 세계 각국에선 이미 글리포세이트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름조차 생소한 제초제지만 글리포세이트의 발암성 문제는 우리 식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글리포세이트 퇴출 운동이 아직 한국에서 본격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글리포세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초제로, 2012년에만 72만t이 생산됐으며 1996년 이 제초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유전자변형 콩이 개발되면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잡초는 물론 주 경작 작물도 죽일 수 있는 ‘비선택성’ 제초제여서 농작물에는 잘 뿌리지 않았는데, 이 제초제를 견딜 수 있는 유전자변형작물(GMO)이 등장하면서 잡초를 죽이는 데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글리포세이트 사용량은 미국에서만 지난 40년간 250배 증가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100배 늘었다. 2007년 자료만 봐도 미국에선 한 해 글리포세이트를 8만t 이상 사용했다.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이 제초제가 어디에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전자변형작물을 재배하고 있지 않아 미국 등 다른 나라만큼 광범위하게 쓰이진 않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제초제가 대량 살포된 유전자변형작물이 밥상을 점령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식품용 GMO 수입 승인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GM 옥수수 111만 6000t, GM 콩 102만 9000t을 수입했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 GM 옥수수 29만t, GM 콩 34만 9000t을 들여왔다. 이렇게 수입된 유전자변형작물 가운데 식용 콩은 99% 이상이 콩기름 제조에, 콩기름을 만들고 남은 콩깻묵은 간장 등 장류 가공용으로, 콩깻묵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 성분만을 추출해 만든 분리대두단백은 다양한 식품에 이용되고 있다. 옥수수는 전분과 전분으로 만든 감미료인 ‘전분당’에 사용된다.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전분당이 들어가는 식품은 무궁무진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아이오와주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글리포세이트는 혈액암의 하나인 비호지킨 림프종 발생 위험을 2.1배 증가시킨다. 캐나다 6개 주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다발성 골수종 발생 위험을 2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암연구소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추정물질로 지정하며 보고서에서 “글리포세이트가 사람에게 비호지킨림프종과 폐암을 일으킨다는 제한적인 증거가 있으며 실험용 쥐 등 동물에 대한 발암과 관련해서는 증거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연구원은 “글리포세이트에 계면활성제 등 다른 물질을 혼합해 제초제를 만들면 독성이 더 증가한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WHO가 글리포세이트의 암 유발 가능성을 제기한 이후 유엔 잔류농약전문가그룹(JMPR)은 글리포세이트의 인체 독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식품 섭취를 통해 노출된 수준으로는 발암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유럽연합 식품안전청(EFSA)도 지난해 11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GMO 반대 단체들은 ‘농약 생산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JMPR의 의견은 신뢰할 수 없으며 EFSA의 보고서는 몬산토 등 거대 기업의 로비스트에게 굴복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미국의 식품 소비자운동단체인 ‘미국 알권리’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JMPR에서 글리포세이트 안전성검토위원회 의장을 맡은 앨런 부비스 교수는 국제생명과학연구소(ILSI)의 부회장도 맡고 있는데 ILSI는 2012년 몬산토로부터 후원금 50만 달러(약 5억 9000만원)를, 종자·농약업계를 대변하는 크롭라이프 인터내셔널로부터 52만 8000달러를 각각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는 발암추정물질로 분류했지만 JMPR은 암 발생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혀 아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글리포세이트 발암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홍수 혹은 가뭄… 공포의 라니냐가 온다

    아시아엔 큰 홍수, 남미엔 가뭄 日, 2010년 같은 폭염 우려 브라질올림픽 물 부족 심할 수도 사상 최악의 슈퍼 엘니뇨가 1년 만에 물러가자마자 올여름 라니냐가 불청객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돼 전 세계 농업과 에너지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올여름 라니냐가 발생해 가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1949년 이후 최장·최악으로 기록된 엘니뇨가 해수면 온도가 확연히 내려가면서 지난달 종료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 기상예보센터도 올 연말까지 (라니냐의) 발생 확률을 75%로 예상하면서 발생 시기가 7~9월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엘니뇨와 정반대 특징을 가진 라니냐가 발생하면 비가 많은 곳에서는 큰 홍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건조한 곳에서는 가뭄이 악화하는 ‘기상 극단화’가 두드러진다. 일본의 경우 라니냐는 태평양 쪽 일부 지역에 비를 많이 가져온다. 여름철 강수량은 오키나와 아마미 지역을 중심으로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처럼 봄에 엘니뇨가 끝나고 여름에 라니냐가 발생한 2010년 일본은 기록적인 고온현상을 겪기도 했다. 겨울에는 서고동저의 기압 배치로 추위를 몰고 왔다. 라니냐가 나타나면 대서양에서 허리케인 발생이 늘고 브라질, 페루 등 건조한 남미 지역에서는 한발(가뭄)을,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폭우와 홍수를 가져온 예가 많았다. 올봄까지 이어진 엘니뇨로 인한 기상악화로 작황 부진에 시달린 농업계는 ‘라니냐 경보’에 걱정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니냐는 콩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올 들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홍수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물 부족 국가로 꼽히는 브라질도 콩·오렌지·설탕 등 주요 농작물 재배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상파울루의 물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옥수수와 콩의 주 생산지인 아이오와 지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의 팜 오일 생산도 폭우로 인한 타격이 우려된다. 라니냐의 영향은 농업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에도 변수다. 1998년부터 2000년 사이에 지속된 라니냐로 미국과 캐나다의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떨어지자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다고 WSJ는 전했다. 유럽에서는 풍속도 약해져 발전용 풍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용어 클릭] ■라니냐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 반대로 엘니뇨는 동태평양 연안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
  • [건강을 부탁해] 사소한 일로 불안감 느낀다면…6가지 해소 방법

    [건강을 부탁해] 사소한 일로 불안감 느낀다면…6가지 해소 방법

    혹시 사소한 일로 불안을 느끼나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도 어렵나요? 이때 손바닥이 축축하거나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혹은 현기증이 나지는 않았나요?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불안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잦은 스트레스와 구분됩니다. 스트레스는 한 상황에서 위협을 보이는 것에 대한 반응이며, 불안은 그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영국 공인 영양학자 쇼나 윌킨슨은 “불안은 짜증과 집중 저하, 무력감, 과민성, 긴장감, 초조로 특징지어진다”면서 “이는 살면서 때때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심한 증상으로는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구강 건조, 피로, 발한,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다음 6가지를 소개했습니다. 1. 카페인을 끊어라 카페인은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더 느끼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또한 중독성까지 있어 차와 커피는 약물처럼 작용한다. 이에 대해 저명한 영양학자 메릴린 그렌빌 박사는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카페인을 원하게 되고 이후 혈당 변화가 심해져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이 롤러코스터의 변화는 더 심해져 심지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은 약물처럼 작용하므로 갑자기 중단하면 두통과 메스꺼움, 피로, 근육경련, 우울감 등 매우 극단적인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갑자기 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단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카페인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건강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그렌빌 박사는 “몇 주 동안 천천히 줄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즉 하루에 먹던 커피 총량의 절반을 우선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고나서 이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박사는 “이후 허브차와 원두커피 등 다른 음료로 천천히 바꿔라”면서 “디카페인 커피 역시 테오브로민이나 테오필린과 같은 성분이 남아있으니 이상적으로는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2. 중요한 일부터 하라 스트레스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라. 지금 당장 당신의 삶에서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그렌빌 박사는 강조했다. 박사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느껴지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상쾌하며 힘을 실어준다”면서 “또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가장 먼저 할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살면서 삶에 관한 자제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현미와 통밀빵, 아몬드를 먹어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약간 변화를 준 식사를 통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렌빌 박사는 말했다. 박사는 “인체는 유제품과 생선, 바나나, 말린 대추, 콩, 아몬드, 땅콩 등 식품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에서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세로토닌 생성에는 얼마나 많은 트립토판이 뇌에서 변화를 일으키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앞서 언급한 음식과 현미와 통밀빵, 귀리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결합하면 뇌에서 트립토판 흡수를 돕는 인슐린이 인체에서 분비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좋은 방법은 아침으로 달걀과 통밀 토스트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4. 당수치를 유지하라 스트레스와 싸우는데 필요한 것은 혈당 수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갑자기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거나 오래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슈거 크래쉬’라는 무력감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당신이 위급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을 돕긴 하지만,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포도당을 동원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시 혈류로 보낸다”면서 “혈당이 급락하면 초초함과 짜증이 더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2~3시간마다 단백질을 포함한 소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완숙으로 삶은 계란 한 알과 아몬드 10~12개, 작은 참치 캔, 현미와 같은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롤러코스터의 급변과 단 음식에 관한 갈망을 멈출 수 있다. 혈당 저하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몸은 더는 빠른 복구에 필요한 요구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혈당을 유지해 감소된 아드레날린 수치는 자연히 더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심정을 차분하게 하며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생선 섭취량을 늘려라 우리 뇌의 약 60%는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고 영양학자 카산드라 번스는 설명한다. 이 중 거의 절반의 지방은 생선에서 다량 발견되는 DHA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런 이유로 생선은 종종 ‘뇌 음식’의 훌륭한 원천으로 여겨진다. 번스는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해 생선 기름이나 보충제 등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영양소다. 난 오메가6 지방산을 함께 제공하는 보충제를 추천한다”면서 “이런 필수 지방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행복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해소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6. 숙면하라 많은 사람이 압박감과 긴장감, 초조함을 경험한다. 특히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 이런 감정은 이후 취침 시간에 더 눈에 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면은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사는데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불안은 모두 연관돼 있다고 영양학자 마르티나 델라 베도바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충분한 못자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우리가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때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마그네슘은 천연 진정제’로 알려져 있으며 근육과 신경을 이완해 우리가 편히 자는 것을 도우니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불안감을 해소하는 간단한 방법 6가지

    불안감을 해소하는 간단한 방법 6가지

    혹시 사소한 일로 불안을 느끼나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도 어렵나요? 이때 손바닥이 축축하거나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혹은 현기증이 나지는 않았나요?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불안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잦은 스트레스와 구분됩니다. 스트레스는 한 상황에서 위협을 보이는 것에 대한 반응이며, 불안은 그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영국 공인 영양학자 쇼나 윌킨슨은 “불안은 짜증과 집중 저하, 무력감, 과민성, 긴장감, 초조로 특징지어진다”면서 “이는 살면서 때때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심한 증상으로는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구강 건조, 피로, 발한,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다음 6가지를 소개했습니다. 1. 카페인을 끊어라 카페인은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더 느끼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또한 중독성까지 있어 차와 커피는 약물처럼 작용한다. 이에 대해 저명한 영양학자 메릴린 그렌빌 박사는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카페인을 원하게 되고 이후 혈당 변화가 심해져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이 롤러코스터의 변화는 더 심해져 심지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은 약물처럼 작용하므로 갑자기 중단하면 두통과 메스꺼움, 피로, 근육경련, 우울감 등 매우 극단적인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갑자기 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단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카페인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건강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그렌빌 박사는 “몇 주 동안 천천히 줄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즉 하루에 먹던 커피 총량의 절반을 우선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고나서 이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박사는 “이후 허브차와 원두커피 등 다른 음료로 천천히 바꿔라”면서 “디카페인 커피 역시 테오브로민이나 테오필린과 같은 성분이 남아있으니 이상적으로는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2. 중요한 일부터 하라 스트레스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라. 지금 당장 당신의 삶에서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그렌빌 박사는 강조했다. 박사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느껴지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상쾌하며 힘을 실어준다”면서 “또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가장 먼저 할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살면서 삶에 관한 자제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현미와 통밀빵, 아몬드를 먹어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약간 변화를 준 식사를 통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렌빌 박사는 말했다. 박사는 “인체는 유제품과 생선, 바나나, 말린 대추, 콩, 아몬드, 땅콩 등 식품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에서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세로토닌 생성에는 얼마나 많은 트립토판이 뇌에서 변화를 일으키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앞서 언급한 음식과 현미와 통밀빵, 귀리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결합하면 뇌에서 트립토판 흡수를 돕는 인슐린이 인체에서 분비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좋은 방법은 아침으로 달걀과 통밀 토스트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4. 당수치를 유지하라 스트레스와 싸우는데 필요한 것은 혈당 수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갑자기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거나 오래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슈거 크래쉬’라는 무력감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당신이 위급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을 돕긴 하지만,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포도당을 동원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시 혈류로 보낸다”면서 “혈당이 급락하면 초초함과 짜증이 더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2~3시간마다 단백질을 포함한 소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완숙으로 삶은 계란 한 알과 아몬드 10~12개, 작은 참치 캔, 현미와 같은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롤러코스터의 급변과 단 음식에 관한 갈망을 멈출 수 있다. 혈당 저하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몸은 더는 빠른 복구에 필요한 요구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혈당을 유지해 감소된 아드레날린 수치는 자연히 더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심정을 차분하게 하며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생선 섭취량을 늘려라 우리 뇌의 약 60%는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고 영양학자 카산드라 번스는 설명한다. 이 중 거의 절반의 지방은 생선에서 다량 발견되는 DHA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런 이유로 생선은 종종 ‘뇌 음식’의 훌륭한 원천으로 여겨진다. 번스는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해 생선 기름이나 보충제 등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영양소다. 난 오메가6 지방산을 함께 제공하는 보충제를 추천한다”면서 “이런 필수 지방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행복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해소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6. 숙면하라 많은 사람이 압박감과 긴장감, 초조함을 경험한다. 특히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 이런 감정은 이후 취침 시간에 더 눈에 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면은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사는데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불안은 모두 연관돼 있다고 영양학자 마르티나 델라 베도바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충분한 못자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우리가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때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마그네슘은 천연 진정제’로 알려져 있으며 근육과 신경을 이완해 우리가 편히 자는 것을 도우니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10년 전의 ‘혈기방장’은 아직도 그대로일까. 팔순에 접어든 그가 어떤 모습으로 손님을 맞을지 그려보며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유, 많이 덥지? 어서 와, 어서 와.” 문을 여는 그의 말투와 표정. 10년 전의 그가 다시 보였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2002~2006년) 어떤 전임자들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박승(80) 전 총재는 여전히 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이봐 학생, 기껏 어려운 시험 봐서 합격해 놓고 왜 포기하려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54년 2월 어느 날, 해군 제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교 절차를 밟지 않자 ‘등록을 서두르라’는 독촉장이 날아오더니 이마저도 반응이 없자 저 멀리 경남 진해에서 전북 김제의 깡촌까지 직접 사람이 달려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이리공고 수석 졸업 예정자를 반드시 데려와 입교시키라는 해사 교장의 ‘특명’을 받은 그 군인은 나의 고집에 아주 난처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가 끝내 임무 완수를 못 하고 돌아간 그날은 나의 힘겨운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내가 태어난 1936년, 호남 벽촌 마을에서 어느 집이라고 여유가 있었겠냐마는 우리 집은 특히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원래 한의사였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고, 나를 보셨던 44세 때의 아버지는 가족의 기초 생계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일 뿐이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급사한 뒤 의술의 길을 포기했던 아버지는 그 후 평생을 한글 초서체 연구에 바치셨다. -194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7㎞ 떨어진 이리공업중·고에 진학했는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어떤 때는 모심고 김매느라고, 어떤 때는 산에서 땔감을 구해야 해서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 혼자 새벽엔 보리방아 찧고 낮에는 논일하고 저녁엔 길쌈해서 생계를 꾸리시다 보니 중·고교 6년 동안 수업료 때문에 가슴 졸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당시에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불시에 수업료 납부 영수증 검사를 해서 영수증이 없으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을 못 내서 공부를 못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그렇게 터덜터덜 집에 와 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한글 서체와 씨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깨, 콩, 닭, 토끼를 이고 지고 5㎞ 떨어진 읍내에 가서 고생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3 때 6·25전쟁이 났다. 전쟁이 터지고 얼마 후 인민군이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인민군들은 학생단체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가입시켰다.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부르게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다. 학생들 중 6명은 나와 같이 아침마다 기차로 통학하던 고2, 고3 형들이었다. 얼마 후 유엔군이 들어와 인민군이 퇴각했는데, 그 형들은 천생 ‘빨갱이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할 판이었다. 결국 다들 산으로 도망쳤는데, 나중에 빨치산이 돼서 경찰서를 습격했다가 결국엔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내가 몇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이렇게 개죽음을 했겠구나.’ 좌우 이념 대결의 허망하고 참혹한 결과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 집 아들 빨리 결혼해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어야 되겠네.” 동네 아낙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지만 고3 졸업반인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 아니면 예순 넘긴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2남 4녀 중 형은 일찍 돌아가셨고 누나 3명은 출가한 상태였다. 하지만 농사꾼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군 사관학교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해사에 시험을 쳤다. -해사 입교를 포기하고 농사에 전념했던 그해, 가을 수확을 하니 먹고살 것 빼고 딱 쌀 다섯 가마가 남았다. ‘이 정도면 일단 대학에 등록할 수준의 돈은 되겠다.’ 이듬해 초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시험을 봤다. 어머니가 싸 주신 찐 고구마 5개를 손에 들고 난생처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역과 남대문 주변의 살풍경은 60년이 지난 현재도 머리에 또렷하다. 곰탕집 간판을 보고는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 간판을 보고는 ‘떡 파는 곳’으로 오해했던 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55학번으로 서울대 합격을 했는데, 입학 때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그래서 고등교육받는 게 가당치도 않은 시골 출신의 고학생일 뿐이었다. 서울에서 가정교사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자니 고향집의 농사가 문제였다. 수시로 서울과 김제를 농사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중·고교 6년 동안 그랬듯 학비와의 전쟁이 대학 졸업 때까지 이어졌다. -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입학 때 가졌던 경제학 교수에 대한 바람은 더 절실해져 갔다. 그러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의 선택은 돈을 벌면서도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였다. -1961년 한국은행 배지를 달았다. 만 25세였다. 양복 한 벌을 18개월 할부로 사 입으니 세상이 마치 내 것 같았다. 얼마 후 5·16 정변이 났다. 정권을 잡은 군부는 동국대 옆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무관 이상 공무원과 교사, 교수, 기업인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입행 첫해의 내가 여기에 강사로 위촉됐다. 매주 3~5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대학 총장, 학장도 나의 강의를 듣는 상황이 됐다. 대학 은사 박희범 교수님께서 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란 건 강의를 시작하고 얼마가 지난 후에야 알았다. 경제기획론과 경제발전론을 가르치셨던 박 교수님은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의 학자이셨는데, 혁명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으셨다. 교수님은 나중에 교육부 차관과 충남대 총장을 지내셨다. -운명을 바꾼 미국 유학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찾아왔다. 1968년 나는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몇 날 며칠을 심하게 취조당했다. 일인즉슨 이랬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가 대단히 심했는데 한국은행은 환율을 올려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폈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뛴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서봉균 재무장관을 초청해 환율 인상 정책을 펴도록 설득시키기 위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원고 작성과 발표를 대리급 조사역에 불과했던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다음날 조간신문 1면 톱에 당장이라도 정부가 환율을 대폭 올리는 듯한 기사가 났다. 국민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이 왔다. 얼마 후 중앙정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원부터 부총재보까지 담당자들을 모조리 연행해 갔다. 중앙정보부 분실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가 멋대로 신문사에 원고를 넘겨줬느냐”는 추궁이 이어졌는데, 작성자인 내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후배 행원이 신문기자 친구에게 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나의 혐의점은 벗겨졌지만, 어쨌든 나는 후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으로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게 한국은행 간부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겼다. “자네 혼자 책임을 지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확실히 보상해 줄게.” -보상을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1년 한국은행 최초로 국외에 유학생 2명을 파견하게 됐다. 전체 행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는데 나는 통계학에서 과락이 나와 탈락했다. 그런데 재시험 공고가 떴다. “어떻게든 박승 대리는 합격시키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캠퍼스)로 유학을 떠났고 2년여가 흐른 1974년 4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왔다. 유학을 마친 뒤 은행에 복귀하고 나서 얼마 지나 두 군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한국은행 총재를 하게 되는 이경식 당시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와 함께 일을 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한국은행 재직 때 나의 직속상관이었다. 또 하나는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을 통해 타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자문단’의 단장 역할이었다. 당시 사우디는 ‘1차 오일쇼크’로 막대한 달러를 벌게 됐지만 경제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우디 국왕은 경제 개발을 도와줄 자문단 파견을 한국에 요청했다. 나의 선택은 사우디였다. -사우디에서 1년 만에 돌아와 1976년 9월 한국은행에 사표를 내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갔다. 교수 부임 직후에 쓴 ‘경제발전론’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교수가 되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 3년 동안은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경제 관련 사설을 썼다. 한 편 작성에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언론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나와 함께 김학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관련 사설을 서울신문에 썼다. 교수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학교 안에서는 정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학교 밖에서는 국제경제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는데 1988년 뜻하지 않은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박 교수, 나랑 같이 한번 일해 봅시다.” 노태우 대통령이 그해 2월 취임을 앞두고 경제수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만 52세였다. 노 대통령과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나를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내가 맡았던 첫 번째 과제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공약의 실현이었다. 말이 200만호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는데 막상 아파트를 지으려고 보니 서울 시내에는 땅이 없었고, 서울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밖으로 나가자.” 지도를 펴놓고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측량원표를 중심으로 반경 25㎞를 컴퍼스로 동그랗게 돌려 봤다. 25㎞ 이내로 한 것은 ‘지하철 1시간 이내’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온 지역이 경기 분당, 산본, 평촌, 인천 중동 등 4곳이었다. 4대 신도시 추진이 확정되자 1988년 12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박 수석, 이제는 건설부 장관으로 고생 좀 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까지 맡아 주셔야지요.” -건설부 장관이 되고 나서 이듬해 서울 북쪽의 일산이 추가돼 5대 신도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이 되면서 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심각한 마찰에 부딪치게 됐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130만원대였는데 건축비는 170만원, 시장 가격은 25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분양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이 남는 구조였고, 건설회사는 낮은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날림 공사를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분양가를 올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의 반대가 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집값이 더 뛴다고 했다. 대통령을 만나 건의했지만 “그 얘기는 이미 경제수석한테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구나.” 사표를 냈다. 다음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게 1989년 7월이었고 이듬해 3월 신학기부터 다시 강단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이듬해 초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2006년 3월 퇴임할 때까지의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한국은행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의 3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나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의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 -내가 모은 재산은 언젠가는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오래전에 장기 기증 서약도 마친 상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데는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세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승 前 총재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정부(청와대·건설부·공공기관)에서, 또 대학 강단(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굽이굽이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경제계의 원로다. 한국은행 총재 때 소신 있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김제 백석초, 이리공업중·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 경제학 석사·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신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주택공사·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 佛베르사유궁 뜰에 서리태·상추 쑥쑥

    3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베르사유 왕실 채원에 ‘서울텃밭’ 들어선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베르사유 국립조경학교와 서울시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베르사유 왕실 채원에 서울텃밭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1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고급 전문 조경사 양성 기관인 베르사유 국립조경학교는 현재 왕실 채원을 관리하고 있다. 베르사유 왕실 채원은 330년 전 루이 14세 시기에 조성됐다. 9㏊ 면적에 400여 종의 과일, 채소, 꽃, 허브 등이 재배된다. 이곳에 조성되는 서울텃밭은 60㎡ 규모로 꾸려진다. 재배 기간은 2020년까지로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에선 올해 유엔 선정 ‘세계 콩의 해’를 기념해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백태와 서리태를 주로 재배하게 된다. 아울러 목화, 메밀, 수수, 무, 상추, 쑥갓 등의 채소도 길러진다. 텃밭 둘레엔 봉선화가 심어진다. 한국의 미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텃밭을 소개하는 안내판과 작물 표지판에는 한국어와 프랑스어가 병기된다. 시 관계자는 “도시농업의 가치를 공유하고 환경 친화적 농업 교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농가 피해 없도록” vs “멸종 위기 부를 것”

    “농가 피해 없도록” vs “멸종 위기 부를 것”

    道 작년 조사 후 “7600여 마리 서식… 야생 노루 적정 개체 수는 6100마리”“조사 때 먹이 공급원 중간산 초지 누락… 적정 수효는 道 주장보다 훨씬 많을 것” ‘제주도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조례’ 개정안이 최근 입법예고됐다. 야생 노루를 ‘유해 동물’로 지정해 포획을 허용한 것을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이다. 제주도는 2013년 7월 1일부터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해 한시적으로 노루 포획을 3년간 허용했고 다음달 말이면 포획 허용이 종료된다. 도는 노루로 말미암은 농작물 피해가 계속되는 데다 야생 노루 적정 개체 수 유지 등을 위해 노루 포획 허용을 오는 7월부터 3년 추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지역 농민단체 등은 노루 탓에 농가 피해가 줄어들지 않아 지속적인 노루 개체 수 적정 관리를 위해 3년간 포획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이번 개정조례안을 환영하고 있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는 제주도가 포획 연장 근거로 내세운 노루 적정 개체 수 검증이 부실하다며 노루 포획 기간 연장은 한라산 노루 멸종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피해 면적 감소… 피해 농가 수는 별 차이 없어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주에서는 노루 4597마리가 포획됐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지역에서 2970마리, 서귀포시 지역에서 1627마리가 잡혔다. 제주시 지역은 서귀포 지역과 비교하면 콩이나 당근, 무 등의 밭작물이 많이 재배돼 노루 서식 밀도가 높다. 노루 포획이 허용되면서 농작물 피해 면적은 감소하는 추세다. 야생 노루 탓에 발생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2013년 78㏊에서 지난해 49㏊로 37% 줄었다. 피해 보상 금액도 5억 600만원에서 3억 4700만원으로 31%가 하락했다. 하지만 노루 피해 보상을 신청한 농가 수는 2013년 380개 농가에서 2014년 301개 농가, 지난해 312개 농가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해발 400m 이하의 농작물 피해 지역 1㎞ 이내에서만 노루 포획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제주도의 분석이다. 지난 3년간 포획한 야생 노루 대부분은 식용으로 처리된다. 포획 노루의 92.4%인 4246마리는 모두 식용으로 처리됐고 피해 농가나 지역 주민은 이 가운데 68.3%인 2900마리를 자가 소비했다. 대리 포획자(엽사)들도 31.7%인 1346마리를 식용으로 사용했다. 포획해 매장한 노루는 337마리에 그쳤다. 제주도는 2013년 야생 노루 포획을 허용하면서 일부는 생포해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에 1마리, 2014년에 13마리만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옮겨 갔을 뿐이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생포 실적이 전혀 없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등은 야생 노루가 줄어 피해 면적은 축소됐으나 피해 농가 수는 줄지 않아 지속적인 노루 개체 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유무역협정(FTA)과 기상이변 등으로 농가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노루 등 유해 야생동물 피해마저 계속 이어지면 생계 유지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문대진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은 “노루 포획 기간 연장과 함께 최고 1000만원인 피해 보상 금액을 상향 조정해 피해 농가가 더이상 손해를 보지 않도록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년 전 2만여 마리 서식 추정… 4년새 절반 감소? 제주도는 노루 포획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려고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도 전역에서 노루 개체 수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제주에는 모두 7600여 마리의 노루가 서식하며, 야생 노루의 적정 개체 수는 6100마리라고 추정했다. 이는 8∼9월 노루의 먹이식물량과 노루의 1일 먹이 소비량을 비교해 산출한 수치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적정 개체 수 가운데 67%인 4094마리가 암컷이고, 암컷의 60%인 2456마리가 2마리의 새끼를 낳고 그 가운데 0.7마리가 생존한다고 보면 해마다 1719마리씩 자연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루 개체 수 조사 결과는 2013년 노루 포획 허용 당시 근거로 제시한 2009년 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가 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009년 조사에서는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인 11만 2744㏊에 1만 2881마리의 노루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뒤인 2011년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 조사에서는 2만 280마리로 추정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2년 뒤인 2013년 7월,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을 허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의 조사에서 확인한 노루 개체 수는 2011년 개체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 3년간 4597마리를 포획하고 매년 10%인 2000여 마리가 자연사했다고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아직 1만 3000마리는 한라산 등지에 남아 있어야 한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는 초기 조사 때 노루 개체 수가 부풀려졌거나 최근의 조사가 부실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특히 도가 노루가 먹을 수 있는 먹이식물 총량을 조사하면서 대상 지역을 산림 지역에 한정해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한다. 야생 노루의 주요 서식지이자 먹이 공급원인 중산간 대규모 초지를 먹이식물 총량 조사에서 누락한 것으로, 이들 초지를 포함하면 노루 적정 개체 수는 도가 주장하는 6100마리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먹이식물 총량의 오류와 이에 따른 수용 능력의 30%를 적정 개체 수로 결정한 데는 어떠한 과학적 검증이 이뤄진 바 없다”며 “특히 국내에서는 수용 능력에 따른 적정 개체 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논의가 이뤄진 바도 없다. 외국 사례에서도 특정 개체 수를 확정해 이를 넘지 않게 인위적으로 강제하는 정책과 기술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노루 개체 수에 대한 더 명확한 연구와 분석이 있기 전까지는 노루 포획 허가 연장을 해서는 안 된다”며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함께 노루가 농지에 침입할 수 없도록 방지시설을 개선하는 연구와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비즈+] 면역력 돕는 대상 ‘클로렐라 플래티넘’

    [비즈+] 면역력 돕는 대상 ‘클로렐라 플래티넘’

    미세먼지로 인한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유해물질 배출을 돕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클로렐라가 재조명받고 있다. 담수에서 사는 단세포 녹조류의 일종인 클로렐라는 5대 영양소를 비롯해 각종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유하고 있다. 콩보다 많은 단백질을 함유한 고단백 식품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 식품으로도 연구했다. 199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클로렐라 시장 점유율 70%를 유지 중인 대상은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클로렐라 플래티넘’을 25일 추천했다. 국산 클로렐라 원말 95%와 클로렐라 추출물 5%를 원료로 아미노산, 미네랄 등 유효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식품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몽드셀렉션에서 건강기능식품부문 금상을 받았다.
  •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이어 황열 감염 비상...예방 어떻게 하나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앙골라에서 ‘황열’(Yellow Fever)의 유행이 지속하고 있어 여행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22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앙골라에서는 올해 들어 황열 확진 환자 수가 늘면서 수도 루안다를 포함한 14개 주에서 환자 696명이 발생하고 이 중 293명이 사망(11일 기준)했다. 현지에서는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유행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도 루안다에 전체 환자의 63.9%가 집중됐다. 앙골라와 가까운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에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일 긴급위원회(EC)를 열고 “발생 국가 방문 시 미리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프리카의 앙골라, 콩고, 적도기니, 가나 등을, 중남미의 브라질(일부 지역),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을 황열 위험국가로 지정한 상태다. 황열은 모기를 통해 ‘황열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발열, 근육통, 두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중 약 15%는 최초 감염 증상에서 회복된 이후에 또다시 고열과 황달 등을 나타낸다. 증상이 다시 나타난 ‘독성기’ 환자의 20∼50%가 2주 이내에 사망한다. 황열은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와 남미 열대지방에서 해마다 환자 8만4000∼17만명이 발생한다. 매년 사망자도 6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이후 황열 환자가 발생하거나 유입된 적이 없다. 황열은 사람 간 감염이 없고,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국내에는 매개 모기가 없다. 황열은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다수의 아프리카 황열 발생국은 예방접종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이 불가능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등 중남미 국가는 황열 유행국은 아니지만 방문 전 예방접종을 확인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황열 위험 지역으로 여행하거나 해당 지역에 사는 경우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열 예방접종은 전국 13개 국립검역소,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받을 수 있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할 수 있도록 출국하기 적어도 10일 전에는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 한 번 접종하면 10년 동안 면역력이 유지된다. 예방접종 후 14일 동안은 헌혈할 수 없다. 황열 위험 국가에서 귀국한 후에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검역관에게 알려야 한다. 귀국 후 6일 이내에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을 때 여행 사실을 의사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귀국 후 1달 동안은 헌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질병관리본부는 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아이가 반찬 투정한다고요? 아빠가 함께 요리해보세요!

    “아빠, 내가 이걸로 요리해줄게. 기다려 봐.” 작은애가 파릇한 무순 몇 개를 식탁으로 가져옵니다. 그릇에 담긴 계란샐러드를 수저로 푹푹 뜨더니 작은 접시에 올려 조물조물 모양을 만들고 무순 두어 개를 폭폭 꽂습니다. 그러더니 기괴한 요리가 담긴 접시를 제 앞으로 쑥 내밉니다. 달콤한 계란샐러드와 씁쓸한 무순의 조화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습니다만, 꼬마 셰프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작은애는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무의 씨앗이 든 종이컵을 가져왔습니다. 종이컵 바닥에 솜을 넣고 적당히 물을 적신 뒤 그 위에 무씨를 몇 개 뿌린 것인데, 이게 싹이 돋았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무순을 요리에 쓴다는 것을 알려줬고, 싹이 나자 저를 위해 무순으로 요리해준 것이지요. 작은애는 자른 무순이 또다시 자라나면 제게 요리를 또 대접해주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애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요리수업을 합니다. 고기와 파프리카 등을 나무 막대기에 꽂은 꼬치요리를 비롯해 빵 사이에 햄과 토마토를 넣은 샌드위치 등 주로 간단한 요리들입니다. 아이들은 요리수업을 굉장히 좋아한다 합니다. 한번은 큰애가 크래커와 치즈, 햄, 토마토 등을 준비해 놓고 아빠를 위해 카나페를 만들어 주겠다 했는데, 제가 아침에 일찍 나가고 저녁에 늦게 들어오느라 요리를 못 해준다며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결국 큰애가 만들어 놓은 눅눅한 카나페를 제가 나중에 먹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되기도 했습니다. 요리수업은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콩을 먹기 싫어했던 작은애는 자기가 직접 만든 콩떡 속의 콩은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엄마가 고른 건강한 재료로 아이와 함께 만든 엄마표 간식을 즐기는 아이는 사탕과 초콜릿을 덜 찾게 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각종 맛있는 요리로 유명한 프랑스는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요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10단계로 짜인 미각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요리 재료를 직접 만지고, 씹고, 냄새를 맡으며 오감을 깨우는 훈련을 어려서부터 받습니다. 초등학교 과정에선 인간이 살면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맛을 경험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음식을 제대로 만들고 맛있는 요리를 즐기는 것이지요. 살아가면서 먹는 즐거움만큼 큰 것도 없지요. 정말 부러운 수업입니다. 최근 TV에서 각종 요리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셰프 붐’이 일고 있습니다. 유명한 요리사들이 나와 멋진 요리 경연을 하거나,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비결을 알려줍니다. 이들의 특급 요리 비결도 인터넷에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바람 때문일까요. 학교 현장에서도 요리수업이 인기입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요리를 가르치는 학교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를 겨냥해 최근엔 아동 요리 지도사 자격증도 생겨났습니다. 주민센터나 백화점은 물론 요리 관련 회사들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요리 수업도 즐비합니다. 요리를 통해 창의력을 기르고 손기술을 배우고 남과 함께 요리하는 기쁨을 배우는 일은 권장할 만한 일입니다. 집에서 요리수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요리하면서 칼을 다루고 불을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방은 생각보다 위험한 공간은 아닙니다. 엄마 옆자리에 신문지를 깔고 플라스틱 칼과 남는 음식재료, 밀가루 반죽 등만 쥐여 줘도 좋습니다. 가족이 함께 멋진 요리를 만들고 즐겁게 먹는 휴일을 기대합니다. gjkim@seoul.co.kr
  • [사설] 적군 아닌 비리에 무너지는 안보 현장

    군(軍)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신무기 체제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신무기는 재래식 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비용이다. 이렇듯 천문학적인 혈세의 투입을 국민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면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군이 지금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신뢰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도대체 비리가 개입되지 않은 획득 사업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말해 보라. 오늘도 야전에서 흙투성이가 되도록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진짜 군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군인이 명예를 먹고산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이제 거의 없다. 비리로 얼룩진 무기를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사병들에게 적과 싸워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강요하는 것은 위선이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방산비리의 끝을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그제 ‘무기·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을 벌여 8건의 문제를 적발하고 2명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한다.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 실전처럼 훈련하는 152억원 규모의 중대급 교전훈련장비(MILES) 시스템을 육군본부가 납품받았지만, 핵심 성능인 공포탄 감지율은 함량 미달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육군본부는 평가방식을 바꿔 ‘합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전차가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표적이 올라오는 전차표적기 자동운용 시스템도 성공률이 기준인 99%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72%에 불과한데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 담당 사업팀장은 개발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정신 상태를 가진 자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있다는 현실이 한심스럽다. 엉터리 장비를 들고 나가 싸워야 하는 사병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이런 짓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賣國)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그런데도 합참은 K2 흑표전차 100대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비리를 공개한 같은 날이다. 북한군이 보유한 전차는 4500대 남짓으로 우리의 2배 가깝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럼에도 국민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80억원짜리 흑표전차 100대라면 8000억원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방산비리가 되풀이될 것이 뻔한데 제대로 된 성능의 전차가 생산되겠느냐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이렇듯 국민은 국방부나 합참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자업자득이다. 이제라도 군은 신뢰받지 못하는 전력증강 계획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방산비리부터 척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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