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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정책 ‘감산·고급화’로 전환

    건국이후 수십년 동안 유지돼온 낡은 쌀 정책에 대해 정부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증산(增産)위주였던 쌀 정책을 감산(減産) 및 고급화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농민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보릿고개’ 시절에 기초해 추진돼온 그동안의 쌀 정책이 이제 전환기에 왔다고 본다.1인당 쌀 소비량이 20년전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 만큼 수요측면에 큰 변화가 일어났고,WTO(세계무역기구)협정으로 추곡수매자금같은 정부보조금을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됐다는점을 든다. 정부는 감산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작(轉作)보상제’를 도입한다.농민에게 콩나물 콩·옥수수 등으로 전작을 장려하고 그 차액을 농림부가 관리하는 기금에서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다.논에 쌀을 재배하면 300평당 70만원을 벌 수 있지만 콩나물용 콩을 재배하면 40만원,옥수수 등 사료작물은 35만원 밖에 얻지 못한다. 현재 정부의 추곡수매는 약정수매방식이다.매년 봄 농가와 가격·물량을 미리 정한뒤 여기에 맞춰 사들인다.그러나 WTO협정으로 매년 물량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2004년까지 추곡수매예산을 매년 750억원씩 줄여나가야 할 판이다.정부는 올해 전체 생산량의 15%에 불과한 575만섬 밖에 사들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약정가가 아닌 시가로 사들이는 ‘공공비축제’로 전환할 방침이다.수확기 산지 쌀값이 일정수준 이상 떨어질 경우 하락분의 70∼80%를 보상하는 ‘미작경영안정제’도입도 추진 중이다.일종의 보험같은 성격이다. 농림부의 안이 성공하려면 예산확보,법령정비,WTO 규제 회피 등 선결과제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농민들의 호응이 중요하다.그러나 시가매입인 공공비축제의 경우,농민들 입장에서는 약정수매가보다 쌀값을덜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반발이 예상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논에 딴작물 심으면 보상금

    쌀을 재배하던 논에 콩이나 옥수수 등 다른 작물을 심으면돈으로 농민들에게 보상해 주는 방안이 내년부터 시범 실시된다. 정부가 수확기에 쌀을 시가로 사들인 뒤 필요할 때마다 시장에 푸는 공공비축제 도입도 추진된다. 농림부는 26일 열린 쌀산업 안정대책 자문위원회에서 이런내용의 ‘내년도 및 중장기 쌀산업 대책방향’을 보고했다.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3월말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에 천수답(天水畓)등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계농지 5,000㏊(1,500여만평)에 대해 전작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콩나물콩과 옥수수 등 사료작물을 재배할 경우,쌀 재배 때얻을 수 있는 소득과의 차액만큼을 농수산물가격안정기금과 축산발전기금에서 지원해 준다. 또 수확기 산지 쌀값이 일정수준 이상 떨어질 경우 하락분을 일부 보상해 주는 ‘미작경영안정제’ 도입도 추진키로했다. 고품질 벼의 재배면적을 올해 40%에서 내년에 5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전체 보급 벼종자의 74%를 고품질로 하고 시가보다 5% 싸게 공급하는 한편 벼 수매규격을 현행 3등급(1,2,등외)에서 특등을 추가,4등급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림사업 시행지침을 바꿔 내년부터 논에 벼 이외의 다른 작물을 심는 것을 허용하는 한편 밭벼 재배를 줄이기 위해 밭벼에 대해서는 정부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001 길섶에서/ 새가 된 광대

    옛날 얘기 한 토막-.한 때 삼남을 휩쓸던 어느 사당패가위기를 맞았다.밑둥 잘린 나무 시들듯 언제부터인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다.판을 벌여도 구경꾼이 모이지 않으니재주꾼은 하나 둘 떠나고 제 밥값도 못하는 주제들만 남아서 콩이니 팥이니 공론이 많았다. 이처럼 실의에 빠져있는 판에 어떤 사람이 찾아와 입단을 원했다.위인이 꾀죄죄하고 눈에는 눈곱까지 끼어 별 볼일 없어 보였지만,자칭 입산수련 십년에 한가지 묘기를 얻었다니 속는 셈 치고 꼭두쇠의 면접이 허용됐다. “재주가 뭐지?”“저어-.”“어름사니(외줄타기꾼)?”“아닌뎁쇼”“그러면 땅재주?”“그것두….”“그럼 도대체 뭐야?”“새 흉내를 냅니다요”“예끼 시러베 아들놈,그것도 재주라고 사당패에서 밥 먹겠다고…? 차라리 서당개풍월 읊는 소리가 낫겠다.” 일언지하에 퇴짜를 맞은 사내,망연자실 하늘 한번 치어다 보고는 엉거주춤 몸을 움츠리는 것이었다.그러더니 후루룩 날아가 버렸다. 김재성 논설위원
  • 미국 인형업체 ‘타이’ 한국시장 본격 진출

    ‘세계 최고의 수집 인형을 만나세요’ 미국의 대형 완구유통업체 ‘타이’(Ty·www.ty.com)가오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전문코너를 열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동물모양의 인형을 시리즈로 한정판매해 전 세계 인형 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타이는 지난해 매출·순이익에서 경쟁사인 마텔,하스브로,레고 등을 추월해 세계1위를 기록했다. 타이의 대표적인 인형은 손바닥 크기로 내부가 콩(Bean)으로 채워져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비니 베이비’시리즈다. 350여종 모두 고유이름과 생일이 적힌 ‘꼬리표’를 달고있다. 출시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은퇴’한 인형들은 경매에서 최고 1,200달러에 팔릴 정도로 인기있다”며 “한국 문화를 반영한인형도 개발,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02)582-9083김미경기자
  • 취업정보 사이트는 속빈 강정?

    “뽑는 기업은 없어도 취업정보는 많다?” 구직난 속에 취업준비생들은 인터넷 취업사이트의 허수 정보에 골탕을 먹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은 대략 400여개.하루동안 새롭게 제공되는 구인정보만 해도 1,500여개가 넘고있다.이중 쓸만한 정보는 어느정도 있을까? 네티즌들은 “가뭄에 콩나듯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취업정보사이트 잡마니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구인정보 중 일주일동안 지원을 결정한 기업의 수는 고작일주일에 1개 정도가 65%에 이를 정도다.“하루 하나 찾기도 어렵다”고 대답한 것을 합하면 95%가 넘는다.쉽게 말해 볼 정보가 없는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전문가들은 최근 구직난을 틈타 다단계나 세일즈인원을 정규직처럼 포장하는 허위광고가 많아졌고,취업정보 사이트들간의 정보량 경쟁이 불량정보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실제 취업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올해 대학원을 졸업하는 김대환 씨는 “쓸만한 정보를 찾기가 실제 취업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몇몇 취업 사이트들이 자체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역부족인 실정이다.스카우트(www.scout.co.kr)의 홍보팀장 이은창 씨는 “취업정보사이트들이 범람하면서 업체들 내부에서도취업 정보의 고급화에 나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지적했다. 구직자들도 인터넷에서 취득한 최신 취업정보를 무턱대고 믿지말고 꼼꼼히 챙기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한다”,“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인터넷 취업사이트의 또다른 풍속도가 됐다. 유영규 kdaily.com기자 whoami@
  • 한마디/ 간호사가 의사의 부하인가?

    ◆불량유류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이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구를 써넣은 현수막을 내걸도록 하자.행정처분 즉시 의무적으로 “우리 주유소는 가짜 유류를 팔다가 적발되어 ○년 ○월○일까지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래야 없어진다.(황종구씨가 산자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병원을 나갔을 때 환자를 생각했다면 그렇게 나갔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는 병원을 지켰습니다.머리 좋다고 그것 하나만 믿고 공부밖에안한 사람들 자기 자신밖에 모르고,정말 가뭄에 콩 나듯제대로 된 의사는 몇 안되고….(신미현씨가 복지부 홈페이지 ‘간호사가 의사의 부하인가’라는 논쟁에서). ◆인구의 절반을 담당한 여성부도 불과 102명인데,인권분야에 무려 439명이나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문제 아닌가요?(국가인권위측이 요구하는 조직 규모가 지나치게 방대해짐을 지적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마디). ◆신문에서 ‘불법 개조 밴형 지프 대대적 단속’이란 기사를 본 적이 있다.행정관청에서는 시행도 하지 않으면서일정한 시일을 두고 하는 행사인 양 기사가 나오는 것 같다.본인은 승용형 지프를 가지고 있으며 연간 80여만원의자동차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납세자로서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다.밴형 지프를 사서 개조하면 연간 6만5,000원을 내면 되는 것을 승용형을 타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것이다.말뿐인 단속보다 불법 개조형 차량이 실제로 도로상에다닐 수 없도록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만 납세자로서 수긍할 것이다.(‘공정성’이라는 아이디로 행자부 홈페이지에올린 글)
  • 영호남 내륙 중산간 100세 장수노인 많다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은 식사를 규칙적으로하고 잡곡밥보다는 쌀밥을, 생야채보다는 데친 나물을 즐겨먹는다.또 하루 평균 8∼9시간 충분히 잠을 자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장수 비결’은 서울대 의대 박상철(朴相哲) 교수팀이 전국의 100세 이상 노인 63명을 조사,31일 밝힌 결과에서 나타났다. 장수 노인 92.1%는 15∼30분에 걸쳐 세끼를 꼬박꼬박 거르지 않고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좋아하는 음식은 채소,콩,해조류,과일 순이었다.반찬으로는 나물을 가장 좋아하며된장,쌈장,고추장,간장 등 장류를 항시 섭취하는 사람도 45%나 됐다.매운 음식(52.4%)이나 튀긴 음식(52.4%)보다는단 음식(93.6%)을 선호했다. 이들의 38%는 집안 일,마을 나들이,밭 일 등 활동을 하고있었다. 흡연자는 조사대상자의 20.6%,술을 마시는 사람은25.4%였다. 장수인들이 많이 사는 ‘장수 벨트’는 영호남 지역의 200∼400m의 산중턱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벨트는 경북 예천·상주를 비롯,전북 고창,전남 함평·영광·고성·담양·곡성·구례·순창 등 10개 지역과 제주도로 이어졌다.이는그동안 장수 지역으로 알려졌던 전남 남해안과 충북 괴산,진천 지방 등 해안과 평야지방에서 중산간지방으로 장수벨트가 이동했음을 나타낸다. 박 교수는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2,221명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결과 1,500명 선으로확인됐다”면서 “불과 200명 수준이었던 10년전에 비해장수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2001 길섶에서/ 나눠먹기

    옛말에 ‘콩 한 쪽도 나눠 먹으라’는 말이 있다.어렵더라도 사이좋게,우애있게 지내라는 말이다.이같은 나눠먹기와화목은 우리나라와 가정을 지탱해 준 정신이 아닐까.그런데요즘에는 나눠먹기라는 게 썩 좋은 말로 들리지는 않는 것같다. 밥그릇 챙기기로 들리기도 한다. 합병에 따라 최대 은행으로 출범하는 국민·주택은행의 최근 인사를 보면 나눠먹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본부장은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이 10명씩으로 같다.팀장급에 국민은행 출신은 47명,주택은행 출신은 45명이다.지난 1999년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한빛은행의 경우 노동조합 전임자 수까지도 양측 은행 출신이 같다. 우리 사회에 나눠먹기가 어디 은행뿐인가.겉으로는 불만이없도록 나눠먹기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속으로는 문제가 곪아터지는 게 아닐까.능력과 성과에 따른 대우가 아닌 지나친 나눠먹기와 (하향식)평등주의는 조직에 약이 아니라 독이다.이것은 사회주의 국가의 종말에서 이미 목격된것이다. 곽태헌 논설위원
  • ‘다시 보는 우리만화’ 출간

    “티티앙 이앗”“악 으윽 뭐…저따위 녀석이 있느냐?!”“건방진 녀석! 얏! 타탕 핑”“으윽” 64년 나온 손의성 화백의 만화 ‘민족의 반역자 매국노’중 한 대목이다.촌스러운 대사들과 거칠다 싶은 그림들.하지만 TV도 가뭄에 콩나듯 갖고 있던 당시 청소년들의 꿈을키우고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이 ‘서툰 만화’였다. 글논그림밭 출판사가 내놓은 ‘다시 보는 우리 만화’는이렇듯 ‘잊혀진 기억’을 퀘퀘묵은 창고에서 끄집어 낸다. 만화가 동틀 무렵의 단행본 만화들과 잡지의 내용을 맛보기로 소개하고 있다.눈이 세련된 요즘 아이들은 “애걔걔”하며 외면할지 모르지만 열악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결코 그수준이 낮지 않다.. 50년에서 69년까지 나온 만화의 발자취를 더듬은 이 책은명랑·전통·장르·순정만화로 나눠서 훑고 있다. 명랑만화에는 ‘고바우’로 유명한 시사만화 작가 김성환화백,‘주먹대장’으로 잘 알려진 김원빈화백이 등장한다. 엉뚱한 발상과 행동이 담긴 장면 속엔 배고프고 춥던 시절을 달래준 웃음이 묻어난다. 전통극화‘흑두건’‘앵무새왕자’를 그린 김종래화백 등의 컷에서는 역사속에서 지혜를 찾으려 했던 노력을 만날수 있다. 이밖에 한국 SF만화를 개척한 ‘라이파이’의 김산호,고양이 눈과 긴 속눈썹의 주인공으로 상징되는 오명천,‘서부활극 싸이안’의 손의성,최초의 순정만화 ‘영원한 종’의 한성학화백 등의 작품 컷이 나온다. 작가 52인과 도판자료 608개를 수록했다.우리 만화사의 귀중한 자료집으로 굵직한 역사 속에서 보고 지나쳐버린 ‘또 하나의 역사’를 담았다.부록에 실린 잡지만화와 딱지만화도 빛바랜 기억을 현재로 되살아나게 하는 데 한몫 거든다. 1만6,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전통 자수 향한 ‘8번째 사랑고백’

    ■'이렇게 좋은 자수'펴낸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서울대 국문과 조동일교수는 “남자 같은 여자와 여자 같은 남자가 소설을 잘 쓴다”라며 작가 박경리여사와 고 황순원씨를 예로 든 적이 있다.대립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사람이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논리다.여기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이다. 자수(刺繡)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성이다.고정관념을 비웃듯 ‘남자’ 허 관장은 자수,보자기 등 ‘규방문화’에 30년째 무한한 사랑을 쏟아붓고 있다. 그가 최근 ‘이렇게 좋은 자수’‘이렇게 고운 색’(현암사)을 두 권을 펴냈다.23년 전 ‘한국의 자수’(삼성출판사)를 지은 뒤 ‘옛 보자기’(88년 한국자수박물관) 등에 이어 여덟번째 ‘규방문화 짝사랑’을 고백한 셈이다. 10년 동안 준비한 뒤 1년은 꼬박 매달려 만들었다는 ‘이렇게 좋은 자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보물 제563호인 ‘사계분경도(四季盆景圖)4첩’을 비롯,한국전통자수를 대표하는 200여점을 수록했다. ‘이렇게 고운 색’은 자수를자수답게 하는 한국전통색을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허 관장은 “마법사의 손놀림 같은독특한 색채미를 창출한 옛 여성의 빼어난 슬기에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되었다”고 서문에서 심경을 밝혔다.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났다.먼저 책에 영어를 병기한 이유를 물었더니 “세계화 운운하며 새 상품을 찾는 것도 좋지만 ‘이미 세계화 된 것’에 관심갖는 게 더 중요하다”며 “도자기·불교에 국한된 ‘세계적인 우리 것’ 리스트에 ‘자수’와 ‘색’을 보탤 수 있다는 자부심을 담았다”고 말한다. 조리있는 말솜씨에 차분하고 나긋나긋한 음성.자수와는 천상배필이라고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치를 제시했다.독일 영국프랑스 미국 벨기에 호주 등 구미의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가진 총 30여차례의 해외전시와 600만여명의 관람객…. “이쯤되면 자수가 당당히 세계화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지않느냐”고 반문했다.“박물관의 역할인 수집,조사·연구,전시 면에서 누구 못지않게 충실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수집 이야기를꺼내면서 자부심과 보람의 뒷켠에 숨은 고충을 털어놓았다.“골동품 상인들이 지어준 별명이 ‘넝마주이’입니다.자수만 보면 깨끗하지만 원료 상태는 먼지 투성이의 헝겊에 불과합니다. 그것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옷은 먼지로 뒤덮히고걸레가 되기 십상이죠.” 지천명을 목전에 둔 49세 때 자수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학 석사를 취득한 그가 한국전력에서 이사 감사를 지낸 뒤였다. 망설이다 ‘남자’와 ‘자수’가 만난 이유를 물었다.“색채 감각이 특별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성격도 세심한 편이어서 여성문화에 관심이 많았죠.게다가 70년대 중반만 해도 자수는 버려진 분야라 쉽게 접근할 수 있었죠.” 골동품가에서 불리는 그의 별명이 ‘여학생’이라고 귀띔한다.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공식 지원은 ‘가뭄에 콩’이었다.사립박물관은 정책적인 지원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문화지원을 내건 ‘메세나협회’를 찾아가도 ‘안 줄 궁리만 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박물관은 매년 1억원의 적자를 내지만 정작그의 셈법은 다르다. “25년 문열었으니 적자가 25억원입니다.그러나 수익이 전혀 없는 30여 차례 해외전시 효과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150억여원이나 됩니다.오히려 125억원을 번게 아닙니까.” 그러나 자조적인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영원한 지원자인 내 아내가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치과의사인 동반자 박용숙의 경제적·정신적 지원이 없었으면 그의 작업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사재 털어 ‘아동문학평론’ 100호 출간 이재철교수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미래다.오늘 우리가 다하지못한 꿈을 그들에게 거는 것은 우리가 인류공동체의 평화와 복지를 언제나 염원하기 때문이다.” 햇볕은 커녕 물도 제대로 못 먹어온 아동문학에 대한 외사랑으로 40여년을 바친 이재철(李在徹·70)단국대 명예교수에게 오는 21일은 남다르다.사재를 털다시피 근근이 이어온 계간‘아동문학평론’ 100호와 고희(古稀)기념논총으로 ‘한국 현대아동문학작가작품론 II’을 출간한다.“제가 쏟아부은 25년 정열과 땀이 오롯이 들어 있습니다.교수 월급을다 털어넣다시피 해 ‘무능한 가장’이 되었지만 우리 문학사에 한 자양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76년 여름호로 창간한 계간 ‘아동문학평론’은 아동문학비평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이 역사 뒤에는 이교수의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집념과 열정’이라는 개인사가 버티고 있다.가뭄에 콩나듯 하던 지원금도 90년부터는 끊겼고 앞서 86년에는 병마와 싸우느라 발행인이부인인 김미자여사로 잠시 바뀌기도 했다. 신념의 뿌리를 물어보니 “아이들이 잘 자라지 않으면 아무리 발달한 문화라도 곧 시듭니다”라며 “아동문학이 민족의 좋은 거름이라는 신념 하나로 살아왔습니다”라고 말한다.이어 “유행이나 돈을 좇았으면 이렇게 ‘미친 짓’은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업적을 “아동문학계의 족보 만들어 주는 사람”으로 낮춰 말하기도 한다. “일본과 독일 등지의 아동문학관이 그토록 부러울 수가 없다”는 그는 숙원인 ‘국제 아동문학관’을 만들기 위해 과천시와 협의 중이다.평생 모은 책 2만권(시가 30억원)을 기증키로 한 사실은 그의 ‘갈증’을 방증한다.이 교수는 아동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저서 ‘아동문학개론’ ‘한국현대아동문학사’ ‘세계아동문학사전’ 등 20권의 책을 지었다.출간기념식은 오후 5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이종수기자 vielee@
  • 수확기 농작물지키기 ‘비상’

    가을철 수확기를 맞은 전국 농촌의 농민과 경찰들에 농작물지키기 비상이 걸렸다.최근들어 절도범들이 농촌을 돌며농작물의 종류와 가격,물량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훔쳐가기 때문이다. 경찰은 농작물 도난사고를 막기 위해 농민들에게 예방요령을 담은 홍보전단을 배포하고 자율방범대와 부녀봉사대를구성,순찰을 강화하는 등 농작물 보호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방범대는 농로 옆이나 집에 쌓여있는 벼·고추·콩 등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방범에 취약한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조를 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농민들은 도둑맞은 농작물의 피해보상이 어려운 점을 알고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농작물 도난사고는훨씬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6시쯤 광주시 광산구 선암동 황룡강 둑에서 조모씨(77)가 찧기 위해 말려둔 벼 40가마를 도난당했다.30대로 보이는 남자 2명이 조씨에게 다가와 “정미소에서왔다”며 타고 온 트럭에 싣고 유유히 사라졌다. 또 지난달 말 전남 나주시 왕곡면 삼계리에서는 배 과수원을 하는 박모씨(45)가 추석 대목을 노리고 출하하려던 배 500상자 분량을 도난당했다.박씨는 경찰에서 “도둑이 들끓고 있다는 소문에 잠을 안자고 과수원 6,000여평을 지키고있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잘익은 것만 골라 따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 농민 이모씨(66) 집에 도둑이 들어 고추 120㎏을 훔쳐 달아났으며 같은달 29일 영양읍 동부리 D식품은 고춧가루 25포대(시가 250만원 상당)를 도난당했다. 강원도경은 올들어 도내에서 모두 15건의 농작물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 가운데 12건은 범인을 검거했으나 도난당한 농작물에 대한 피해보상은 받지 못했다. 경북 영주와 봉화지역에서는 값비싼 인삼·송이 등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순찰활동을 강화했으며 재배 농민들도 밤새워 농작물을 지키고 있다. 경찰은 농작물 도난을 막기 위해 ▲농작물을 집밖에 쌓아두지 말것 ▲집을 비울 때는 이웃집에 서로 연락할 것 ▲출입문 시건장치 재점검 ▲행상을 가장한 거동수상자 즉시 신고 ▲낯선 차량번호 메모등을 당부했다. 전국종합 정리 이기철기자 chuli@
  • 전영우·이영표특파원 두샨베 르포/ NGO, 국경 몰래 넘어 난민도와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로 전 세계의 시민단체(NGO)들이 모여들고 있다.전쟁과 기아,추위,질병 등 4중고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돕기 위해서다. 현재 두샨베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식량과 의복 등을 보내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NGO의 숫자는 10여개.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단체들이 두샨베로 속속 모여들고 있어 조만간 수십개에 이를 전망이다.이들은 세계식량계획(WFP)이나 국제적십자사 등 세계적 조직망을 갖춘 단체들과협력,단 한 알의 곡식,한 벌의 옷가지라도 아프가니스탄으로 더 들여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샨베에 모인 NGO 관계자들은 3,000∼4,000m에 이르는고산지대에는 이미 겨울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 더이상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이들은 신속한 구호 활동을 위해 자체 연락망을 구축,매일 회의를 여는 등밤을 지새우다시피하며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WFP의 의뢰로 식량 운반 임무를 맡은 아일랜드 시민단체골(GOAL)의 핀탄 램(25)은 지난 11일 더블린에서 아프가니스탄 구호 활동을 벌일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는 4시간만에 비행기에 올랐다고 한다.램은 “현재 534만명의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집을 버리고 먹을 것을 찾아 떠돌거나 아사(餓死)의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이번 겨울에 모두 750만명이 굶주림과 추위,질병으로 인해 죽음으로내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북부동맹 점령 지역에서도 10여개의 단체에 속한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돕고 있다. WFP는 달마다 밀가루,콩 등 5만2,000t의 식량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낼 예정이다.그러나 자금 부족 등으로 식량 자체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물차와 인력도 부족한 형편이다.특히 우즈베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폐쇄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는 통로가적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은 외국인의 출입 자체를금지, 미국의 공습 개시 이전에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아프가니스탄 회원들이 비밀리에 NGO들과 연락을 취한 뒤 목숨을 걸고 국경까지 나와 식량과 의복 등을 실어나르고있다. 전영우·이영표특파원 anselmus@
  • [대한광장] 野의원의 ‘대통령 6·25觀’ 왜곡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의 안모의원이 대통령직 사퇴를 요구하고 그로 인해 국회가 파행까지 됐다는 보도는 필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도대체 대통령의 발언이 어떠했기에 국가원수 자진 사퇴까지 주장했을까 하는 혼란이었다.이 땅에서 살다 보니 나 역시 불행하게도 어느새 우리 정치인들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 대도 믿지 않게 됐기에 그 의원의 ‘희망’이 섞여 전달됐을 연설이 아닌 실제 연설문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에서난생 처음으로 청와대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다. 그랬더니 다행히 문제의 연설문이 실려 있었다.과연 6·25와 관련된 구절이 몇 개 있었다.예를 들면 이런 말들이다. ◆대통령의 실제 연설 내용=“우리군은 창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발한 6·25전쟁 속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끝내 조국의 국토를 수호해 냈습니다.우리 국군의 용전분투와 유엔의 지원이 없었던들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떻게존립할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는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 전몰장병과 피와땀의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국군장병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추진은 우리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튼튼한 국방력,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그리고 남북간의 협력 추진,이 세가지는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호 보완적인 평화에의 요건인 것입니다.” “통일은 우리의 지상명령이지만 당면의 과제는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입니다.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군과 전 국민이 참여하는 안보와 테러방지에 대한 자세가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는 문제의 구절이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세 번의 통일 시도가 있었습니다.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이 두 번은 성공했습니다.하지만 세 번째인 6·25 사변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그런데이 세 번 모두가 무력에 의한 통일 시도였습니다.그러나 이제 네 번째의 통일 시도는 결코 무력으로 해서는 안됩니다.반드시 평화적으로 해야 합니다.지금은 남북이 엄청난 대량살상 무기를 가지고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의안전을 위해서나 장래의 번영을 위해서나 반드시 평화통일에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무엇이 친북적 이념이고 역사인식인가=도대체 이 발언 어디에 그 의원의 말대로 대통령이 사퇴해야 할 ‘친북적 이념이나 역사인식’이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비서진이 쓴연설원고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것인가? 이 것이 대통령직을 사퇴해야 할 문제 발언이라고 진심으로생각했다면 그 의원이 있을 정 위치는 의사당이 아니라 정신병원일 것이다. 김일성이 말로는 평화통일을 주장해 놓고 행동으로는 ‘무력 통일’을 시도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켰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이는 북한으로서 뼈저린 도덕성과 명분의 상실이기에 오늘날까지도 ‘6·25는 북침’이라고 허위주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 김일성이 무력 통일을 기도했다는 말을 ‘친북적 이념이나역사인식’으로 둔갑시키는 그런 기막힌 재주꾼들에게 내가 밤새워 쓴 원고료의일부가 포함된 국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이 세비로 지출된다는 사실에 화가 날 뿐이다. 이 덕 일 역사평론가
  • ‘오색산수전’ 여는 한국화가 정종미씨

    “조선시대 화가 안견은 수묵(水墨·빛이 엷은 먹물)을 통해 이상향을 표현했지만 저는 우리의 ‘전통색’을 통해 이상을 담으려 합니다.” 홍화(붉은 색),쪽(쪽빛),황벽(누른 색) 등 식물에서 짜낸전통색을 이용해 산수의 모습을 추상화로 그려내는 작가 정종미(44).그가 오는 10월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오색산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전시작품은 30호부터 500호까지 25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좋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보다 영주 부석사의 조사당벽화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그가 그린 작품들 가운데 ‘몽유도원도’‘몽유고서도’‘황룡사지’ 등 ‘옛 것들’이 포함돼 있는 이유를 유추해 볼 수있는 대목이다. “제가 사용하는 재료는 우리 선조들이 불화와 민화,공예품 등에서 사용했던 것들입니다.지금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런 재료들을 발굴,연구하고 새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서양화가 표현해내지 못하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의 예술세계를 형성하자는 것이지요.” “한지를 만져 보셨나요.얇으면서도 그처럼 부드럽고 질긴것은 없다는 게 서양 사람들의 얘기예요.종이 성격이 마치생활력 있고 강인한 한국 여성같이 느껴져요.” 그는 90년대 중반 미국 뉴욕으로 연수하러 갔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그림들이 집결된 미국 미술시장을 보고 나서,전통 회화와 공예에 관한 연구와자부심을 통해서라야만 세계 속에 설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는 “전통 회화 특히 산수의 경우 수묵화에 너무 익숙해있어서 우리의 산과 물이 마치 흑과 백으로 돼 있는 것처럼착각해 왔다”면서 “전통 고구려 벽화,고려 불화,조선 민화,도자기,공예,염색 등에서 나타나는 색에 대한 감각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한다.흔히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하지만 선조들의 색감은 탁월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먼저 종이를 염색한 다음 종이의물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듬이질을 하는 것입니다.그 위에 채색이 올려지고 몇 날을 불려서 갈아 만든 콩으로 장판지를 만들듯 콩땜을 합니다.쪽,홍화 등으로 물을 들이기도합니다.” 그는 “이렇게 하면 화면에 미묘한 색들이 깊이있고 투명하게 겹치고 떠오르며,독특한 재질감이 배 나오게 된다”고 말한다.마지막으로 염색한 모시와 삼베,다른 한지들을 콜라쥬(화면에 붙임)해 질감과 공간감을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그는 추상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고구려벽화,고려불화,민화등을 8년간 연구했고 지난해 여름 ‘우리 그림의 색과 칠’이라는 책을 냈다.홍콩에서 발행되는 미술잡지 ‘아시안 아트 뉴스’ 올해 첫호 표지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02)720-6474유상덕기자 youni@
  • [김삼웅 칼럼] 올 추석에는 쌀을 화두로 삼자

    바람결이 소슬하고 나뭇잎 색깔도 달라보인다.어김없이 가을이고 추석명절이 다가온다.주말부터 새달 3일까지 연휴가이어진다. 들녘에는 벼가 무르익어 황금빛 물결이 지고 황금연휴가 시작되면 공해와 일상에 찌든 도시인들은 훨훨 털고 귀향길에 오를 것이다. 추석은 예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듯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햇곡식과 잘익은 과일로 차례지내고 헤어졌던 친족이 다시 만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화자 얼씨구’가 절로 나오고 두둥실 어깨춤을 추는때가 중추 가배절이었다. 올해도 풍년이다.90년래의 가뭄과 폭우로 농사가 어려움을겪기도 했지만 농민들의 피땀어린 정성으로 5년 연속 풍작을 일궈냈다.하지만 농민들은 울상이다.풍년맞은 농민들 얼굴에 그늘이 짙고 분노가 스민다. 우리 역사에서 ‘풍년에 즐겁지 않은’ 현상은 초유의 일이다.수탈과 기근과 배고픔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민초들에게 그나마 풍년은 하늘이 준 은덕이고 나라님의 시혜처럼여겨졌다. 씨를 뿌리고 거두기까지 여든여덟번의 손이 가야거둘 수 있는 작물(米)이었으므로 쌀은 그만큼 귀한 존재였다.귀한 만큼 수탈이 심하고 그래서 농민들에게는 애환의대상이었다. 봉건왕조 시대에 쌀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 되고 서민들은잡곡이나 초근목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그래서 북쪽지방에서는 쌀밥을 임금과 그 일족(이씨 왕조)만 먹을 수 있는것이라 하여 ‘이밥’이라 불렀다.각종 민란과 동학혁명이농민들의 쌀을 수탈하는 악세(惡稅)에서 비롯되었음은 다아는 일이고. 올 추석에는 화제를 바꿔보자.테러사건,보복전쟁,정치문제등 화젯거리가 넘치고 고스톱이나 노래방도 단골메뉴이지만,틈을 내서라도 가족끼리 쌀문제를 토론하면 어떨까. 우리들 삶의 근원이고 겨레의 주식으로 자리잡아 온 쌀문제의 토론은 중요하다.풍작과 소비량의 격감으로 창고마다볏가마가 쌓이고 관리비가 엄청 들며 과잉생산(?)으로 수매가와 수매량이 줄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고 더러는 다익은벼논을 갈아엎기까지 한다. 쌀이 모자라 배곯아 온 민초들에게 쌀이 남아 걱정인 현실은 어찌보면 ‘배부른’ 투정일지 모르지만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심각하다.구한말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방곡령을 내리고,식민지시대 질좋은 우리 쌀을 ‘공출’이란 이름으로 빼앗길 때 쌀은 바로 우리의 생명줄이고민족의 혼이었다.지금 북녘에서는 ‘쌀밥에 고깃국’이 최고의 이상인 터에 남녘에서는 쌀과잉으로 농민과 정부가 함께 걱정이니 이것이 축복인 것인지 재앙이 될는지 판단이어렵다. 현재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쌀재고량은 735만섬,햅쌀까지합치면 1,000만섬이 넘고 쌀 보관 비용에만 한 해 1,000억원이 넘는다.2004년 부터 WTO의 쌀협정으로 값싸고 질좋은중국,호주쌀이 국내에 들어오면 농촌경제는 더욱 어려워진다.그렇다고 수출로 먹고사는 처지에 외국산 쌀을 막을 수도 없다. 방법은 없는가.이것이 추석토론의 주제가 돼야 한다.현재식량자급률은 30%선에 불과하다.쌀과 감자·고구마가 자급될 뿐 나머지는 수입해다 먹는다. 밀은 자급률이 5%,지난해 302만톤이상 들여왔다.옥수수 자급률 3.9%,콩 36.5%,보리 74.4%다.곡물전체의 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1995년29.1%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8.4%밖에 안됐다. 정리하자.쌀은 남아돌고 잡곡은 모자라 비싼 외화 주고 사온다.뭔가 잘못되지 않았는가.실정이 이러하니 해답은 내부에 있다.한민족의 뿌리인 농촌을 살리자면 쌀값을 안정시키고 벼농사를 보장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밀가루음식 대신 쌀음식을 먹도록 한다.‘쌀음식 장려’의 캠페인을 벌이고 벼농사 대신 밀·옥수수·콩을 심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남는 쌀을 북녘에도 넉넉히 보내주고 과자나 빵을 쌀로 제조하면 면세혜택을 주자. 그나마 정부가 쌀 400만섬을 추가로 매입하고 야당인 한나라당도 30만톤 대북지원을 제기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반가운 손님 ‘뻥튀기 장수’

    ‘뻥이요∼ 뻥튀기요.’ 멀리 마을어귀나 골목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면 꼬마들은마음부터 들떴다.그토록 좋아하던 딱지·구슬치기도 팽개치고 동네 아이들 모두 뻥튀기 장수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자기 집에서 뻥튀기를 튀기는 것도 아니었다.그래도 기분은 그러했다.장구통 모양의 시커먼 기계에서 ‘뻥’하는 소리와 함께 부풀려져 나오는 뻥튀기만 봐도 마음은 절로 풍성해지는 듯했다. 먹을 것이 흔치 않았던 60∼70년대의 풍경이다.당시는 주전부리라고 해봐야 고작 찐 고구마,감자,옥수수 등이 전부였다.봄부터 여름까지 과일 등으로 입을 달래던 꼬마들은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주전부리를 할 먹거리가 별로 없어 심심했다. 이런 가운데 뻥튀기 장수라도 올라치면 최고의 군것질 거리가 생기는 것이었다.물론 ‘눈깔사탕’과 같은 것도 있었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이 뻥튀기였다. 아이들은 장작불을 지펴 따뜻한 구들장에 배를 깔고 누워만화책을 보면서 뻥튀기로 심심한 입을 달랬다.친구와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거나 할머니에게 옛날 얘기를 들을 때도곁에는 뻥튀기가 있었다. 뻥튀기 장수가 찾아오는 날이면 동네는 으레 잔치 분위기였다.대전시 유성의 5일 장터에서 지금도 튀밥을 튀기는 임흥관(林興官·68)씨는 “옛날에 마을을 돌며 이 장사를 했을 때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고 인기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쌀,옥수수,콩 등 뻥튀기 재료를 담은 깡통들이 기계 앞에늘어섰고 장수는 무쇠로 만들어진 기계를 장작과 솔가지로불을 때며 돌려대기 바빴다.7∼8분에 한번씩 ‘뻥’하는 소리와 함께 튀밥이 쏟아져 나왔다.뻥튀기 장수는 튀길 때가되면 사람이 놀라지 않도록 미리 ‘뻥이요’하는 소리를 질렀다.그리고는 ‘죽부인’ 모양의 큰 철망을 기계에 씌운뒤 쇠꼬챙이를 끼워 앞으로 당기면서 뻥튀기를 튀겼다. 튀긴 후 뿌연 김이 솟아오르고 아이들은 구수한 그 냄새도좋아 코를 연신 킁킁거렸다. 철망 밖으로 튕겨나오는 튀밥을 서로 먼저 주워먹으려고 다투기도 했다.오줌이라도 누으러 장수가 잠시 자리를 뜨면 아이들은 앞다퉈 철망에 남아있는 튀밥을 긁어 먹으려고 달려들었다. 뻥튀기 장수 20년 경력의 임씨는 “장이 서야 하루 20번정도 튀길까 무싯날에는 고작 서너 번밖에 못 튀겨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80년대 초만 해도 한방에 500원을 받았지만 손님이 많아하루 1만원은 벌었다고 한다.당시로서는 큰돈이다.지금은 3,000원으로 크게 올랐지만 하루에 2만원 벌기도 벅차다고한다.리어카에 기계와 땔감을 싣고 마을들을 돌아다니면 자녀들이 따라와 밀어주곤 했다는 임씨.지금은 모터가 기계를돌려주고 가스로 불을 지핀다. 힘이 들어 5년 전 현재 터에정착했다는 그는 “옛날은 참 좋았는데 지금은 장사가 안돼걱정”이라고 푸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국제 곡물가 1~3% 상승

    미국 테러사태 이후 국제곡물가격이 1∼3% 정도 올랐다. 농림부가 16일 발표한 ‘국제곡물가격동향’에 따르면 대두(콩) 가격은 미국 걸프산 2등품 기준으로 지난 7일 1t에181.42달러였으나 테러사태 후 시카고 곡물시장에서 첫 거래가 이뤄진 지난 13일에는 5.97달러(3.2%) 오른 187.39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는 걸프산 옥수수 2등품 기준으로 1t에 지난 7일 94.78달러에서 13일 95.66달러로 상승했다.밀은 미국 포트랜드산 백밀 1등품 기준으로 이달 7일 134.48달러에서 13일 1.47달러가 오른 135.95달러에 거래됐다. 김성수기자 sskim@
  • [바다를 살리자] (3)어업허가 남발·불법어로 실태

    우리나라 대표적인 꽃게 어장인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은 올 상반기 그물 맛을 거의 보지 못했다.수년동안 어힉량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해 꽃게가 제법 잡혀 쏠쏠한 재미를 봤던 터라 은근히 기대를 했으나 그물에 걸린 꽃게는‘가뭄에 콩나듯’ 했다.상반기 옹진수협에 위탁된 꽃게는1,02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421t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바다에 고기가 없다: 어민들에게 만선의 꿈이 사라진지 오래다.90년 1,33만9,000t에 달하던 어획량은 95년 1,22만6,000t,98년 114만2,000t,2000년 99만1,000t으로 계속 줄고 있다.그럼에도 어선수와 어업허가는 오히려 늘고 있어 어족자원 고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어선은 95년 7만6,801척에서 97년 8만1,000척,99년 9만4,852척,2000년 9만5,890척으로 늘었다. 어업허가도 96년 6만682건이던 것이 98년 8만3,592건,2000년 8만6,731건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해양수산부가 연근해어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94년부터 펴고 있는 감척(減隻)사업이 실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어선이 늘고 있는 것은 연안어선(10t 미만)에 대해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정수(艇手)제한에 걸리지 않는 한 대부분 허가나 등록을 허용하기 때문이다.해양수산부의 무등록선박 양성화조치(97∼98년) 당시 양성화를바라고 급조된 어선이 많아던 것과 2t미만 어선은 어업허가없이도 건조 가능한 현실 등도 어선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전문가들은 환경부양능력(Environmental Carrying Capacity)을 고려할 때 어선수,허가건수등을 70% 이하 수준으로 줄여야 바다가 산다고 입을 모은다. ■양식장이 넘쳐난다: 과다허가된 양식장도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경남도의 경우 양식장 허가면적은 모두 1만1,451㏊.이중 바다오염의 주범인 가두리와 수하식 양식장이 5,100㏊에 이른다.가두리 양식장은 과다하게 살포된 먹이와 배설물이 바닥에 가라앉아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으며,수하식도 밀식으로 해수 이동을 방해하고,사용후 버린 폐어구가해저에 쌓여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양식종을 임의로 변경,생태환경을 교란시키는 불법도 예사다.이때문에 양식장이 밀집된 통영연안에서는 거의 매년 양식중인 굴이나 우렁쉥이가 폐사하고,적조가 발생한다. ■불법어업이 판친다: 어족자원 고갈과 어선 증가는 불법어업으로 이어진다. 해수부와 지자체는 지난해 3,161건의 불법어로 행위를 적발했다.불법어업의 35% 가량(1,179건)을 차지하는 소형기선저인망어업(일명 고데구리)는 남해안 일대에서 광범위하게이뤄지고 있다. 소형기선 저인망어업은 바다밑을 훑는 조업방식으로 인해치어를 남획할뿐 아니라 산란장을 파괴시켜 어장 황폐화의주원인이 되고 있으나 소자본으로 쉽게 조업을 할수 있고인력이 적게 들기 때문에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고데구리 천국인 남해안 일대에서도 경남과 전남의 경계수역인 남해 서상면일대 해역은 양측 어선들이 서로 얽혀 폭력사태도 빈발한다.불법어선들은 30∼50척씩 선단을 이뤄조업하다 단속나온 해경 경비정이나 어업지도선을 에워싼채위협을 가하고,심지어는 단속선에 돌진하는 등 공권력을 짓밟기 일쑤다. 이처럼 불법조업이 판치고 있는 것은 단속이어렵고 적발돼도처벌이 미약하며 허가조업보다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IMF사태이후 불법조업을 생계형 경제사범으로분류,300만원정도 벌금을 물리지만 소득은 연간 5,000∼6,000만원에 달해 쉽게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남면 심미 어촌계 김지완(金志完·67) 계장은 “소형기선저인망이 낮 3시쯤 출항해서 밤동안 야간작업을 하고 바로냉동처리한 뒤 새벽에 들어오기 때문에 단속이 안되고 있다”며 “항 ·포구에 정박하려는 어선에 대해 관계당국에서보다 철저한 단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별취재반. ■전국팀:강석진 이정규 조승진 김학준 이천열 조한종 남기창 이기철 ■경제팀:김성수. ◎ 해양수산개발硏 신영태박사 “어업의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선 감척사업이 지금보다 더욱 강도높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경제연구실 신영태(辛英泰·48·부연구위원) 박사는 감척사업에 대한 어업계 안팎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업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활로는 바로 감척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WTO(세계무역기구)등의 압력에 따라 그동안 어민들에게 지원되던 면세유나 각종 어업보조금 중단은 불가피하지만 어선감척과 관련된 보상금 지원은 WTO측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는 수입 개방과 어자원 감소 등에 대비해 94년부터 연근해 어선 수를 점차 줄여가는 감척사업을 추진해 왔다.하지만 이 기간 줄어든 어선은 1,282척으로 전체 6만5,000여척의 2%에도 못 미칠 정도로 어민 참여가 저조하다. 감척사업에 대한 지원보상금이 어민 개인의 평균 부채 탕감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적은 때문이라고 신 박사는 분석했다.또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감척사업은 보상비를 후하게 집행,어민들로 하여금 일반 감척사업을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허가권을 쥐고 있는범위 안에서 쉽게 허가를 내줌으로써 한쪽에서는 엄청난 돈을 투입해 감척하고 한쪽에서는 어선을 늘여주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연안자원이 저급 어종들로 대체되고 말았다면서 어업자원관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효율적인 감척사업을 위해서는 ‘유휴 허가’의 허가취소 등 대대적인 정비와 불법 어업 방지, 감척 신청 어민에 대한 직업 교육 실시,보상금의 현실화 등이 병행되어야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기고/ 불법어로 뿌리뽑아야. 어민들은 “연안 바다에 물고기가 없다”고 울상이다. 한때는 해양수산부나 수협중앙회를 보고 욕도 하면서 스트레스라도 풀었지만,이제는 원망조차 할 힘도,의욕도 없다고한숨짓는다. 배운 것이라곤 고기잡이밖에 모르는 어부들이 막상 바다로나가도 물고기가 없다.채산성이 없어 고기잡이 매력도 없다. 게다가 1995년 WTO의 출범으로 값싼 수입수산물은 물론이고활어(活魚)까지 물밀듯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연안바다에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불법어로로 물고기의 씨를 말리기 때문이다.한·일,한·중 어업협정으로 멀리 나가지 못하는 배가 연안을 촘촘한 그물로서 두 세번씩훑고 지나간다.불법어로를 당국에 신고하면 ‘오라 가라’고 하여 시간도 뺏기고 신분도 노출된다.그러면 신고한 어민의 그물을 끊는 등 보복과 행패를 일삼는다고 어민들은하소연한다. 최근에는 수산자원 증식을 위해 방류한 새끼 물고기 불법어로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인공종묘 생산이 불가능한 방어치어의 포획을 허용했더니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방류한 조피볼락 치어를 마구 잡아 팔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불법어로는 어민들의 양심에 관한 문제로서 공생(共生)이 아닌 공멸공사(共滅共死)의 비참한 시나리오로서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또 어민들의 어구 회수율도 높여야 하고,어구나 자재를 바다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바다에 투기된 어구나 자재가 분해되면서 각종 맹독성 환경호르몬과 같은 오염물질을 내뿜는다. 통발의 회수율은 30%에 불과하다. 현재 300여 통발업체가업체당 연간 5,000개 정도의 통발을 사용하고 있지만,연간100만개가량이 회수되지 않고 바다로 버려지는 실정이다. 회수되지 않은 통발은 고기의 무덤이 된다.통발속에 든 고기가 죽으면 다른 물고기가 썩는 냄새에 홀려서 통발 속으로 들어가고 빠져나오지 못한 채 또 죽고 썩는 악순환의 고리가 진행된다. 갯벌이 있는 연안의 오염 단속도 강화시켜야 한다.바다 생태계의 시작인 갯벌은 지금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등 육상공해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오염돼 갯지렁이가 없다. 중금속과 유기주석화합물인 트리부틸틴(TBT), 폴리염화비페닐(PCB)과 다이옥신 등의 환경호르몬에 오염된 갯벌에 먹이 생물이 감소되면서 물고기 번식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환경 호르몬은 물고기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바다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하는 ‘생명의 바다운동’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한다. 이런 상태로 방치하다간 바다가 쓰레기 하치장으로변하면서 물고기가 없는 바다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물고기가 없는 바다가 어찌 바다라 할 수 있겠는가? 바다의 주인은 해양경찰서도 해양수산부도 수협중앙회도아니다.논밭의 주인이 농민이듯이 우리 어민이 바로 바다의주인이다. 우리 어민이 바다오염과 환경파괴와 불법어로의 단속에 앞장서야 한다.소비자가 오염된 물고기라 하여 외면하면 우리어민은 설 땅이 없기때문이다. 최진호 부경대 교수 바다가꾸기 상임의장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8) 궁핍했던 시인 이용악

    “북쪽은 고향/그 북쪽은 여인이 팔려간 나라/머언 산맥에 바람이 얼어붙을 때/다시 풀릴 때/시름 많은 북쪽 하늘에/마음은 눈감을 줄 모르다” 절창 이용악(李庸岳·1914∼1971)의 시 ‘북쪽’이다.같은 고향을 노래하는 데도 곰살스럽지 않게 식민지의 비애가 묻어나면서도 기개와 투지가 넘친다.민족정서를 노래한 시인 중 드물게 건장한 구리빛 얼굴의 농투사니 심경에 바탕한 남성적 세계를 형상화한 이용악은 여성적인 김소월과 대조를 이뤄 오히려 이 시인이야말로 우리의 민족시인이라는 주장이 확산되어갈 지경이다.그가 노래한 ‘북쪽’은 바로 함경북도 경성(鏡城),파인 김동환과 같은 곳이다.지연만으로도 이용악은 충분히 삼천리사와 가까울 수 있는 처지인데 거기에다 그 특유의 마당발식 사람됨까지 겹쳐 북도 출신 문학인의 재경(在京) 친목회장 격이었다. 누구나 서울 오면 그를 앞세워 고향 선배에게 찾아 다녔음이 여러 편지에서 드러난다.꼿꼿하기로 소문난 황순원조차도 평양에서 상경하면 최정희를 직접 만나지 않고 “이용악형과 함께 찾아 뵈올까 했으나 그날 사와 댁에 계실 것같지 않다는 이형의 개의(改意)”로 만나기를 포기하고 하향했다고 전한다. 황순원의 발신지는 평양시 무림리 156-6.숭덕학교 교사로3.1운동에 관련되어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아버지의 기개를 이은 듯한 고결한 시인이자 작가였던 황순원은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뒤 평양에 머물다가 1943년고향인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로 낙향하여 학대받던 한글로창작에 전념하며 상처 없이 8·15를 맞은 깨끗한 문사였다. 평양에서 낙향 직전에 보낸 이 편지로 이용악은 최정희의일정을 꿰고 있다는 것과 황순원을 비롯한 서도(평안도)와북도 문인들을 연계지어 주는 중개역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것도 잡지사와 작가를 연계시켜 주는 단순한 뚜쟁이가 아니라 집필 상담도 해주는 자문역을 수행하고 있다. 장사꾼이었던 아버지가 객사한 뒤 어머니의 국수 떡 계란을 팔아 연명했다니 이용악 집안의 어려움은 알만하다.일본 유학시절에는 온갖 품팔이를 다 해본 이 시인은 가난의무서움을 알기에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에 민망할만큼 애절하게 취업을 청탁하고 있다.“매신(每日新報) 건(件) 지금으로부터 잘 운동하면 될 것 같은데 김선생(파인)께서힘써 주셨으면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아무튼 수일 내로이력서 다시 써서 김선생께로 보내 볼 작정이 올시다”고이용악은 숫제 사정조다. 다른 한 편지에서는 “김동진(金東進)씨”를 언급하면서 “김선생께선 그후 만나실 기회가있으셨는지” 구체적으로 묻는데, 김은 바로 평양출신 언론인으로 1940년 11월부터 매일신보 상무로 있었던 인물이다.입사하기만 하면 친일파로 낙인찍혔던 매일신보에 그렇게 기를 쓰고 들어가려 했던 이용악의 소망은 좌절당했는데,대체 그가 얼마나 호구지책이 어려웠기에 이 지경이었을까.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1939)한 이용악은 물 불 가릴 틈새 없이 생활난에 허덕이며 ‘인문평론’같은 별로 평판이좋지 않던 잡지에 몸담았다가 서울 생활이 어려워져 귀향한 것이 1942년이었고,그가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는 다 이때 쓴 것들이다. 바로 이 해에 최정희 주변에는 어떤 일이있었던가. 편지에 보면 우선 김동환과 신원혜 부부의 장남영사(英士·1926년생)가 죽었는데,파인은 매우 침통해 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용악은 최정희에게 “최선생 조차곁에 없다면 김선생께선 도저히 이번 슬픔에서 헤어나지못할 것입니다.잘 위로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는데,신원혜의 존재를 거의 의식하지 않은 천진스런 시인의 눈치가 엿보인다. 이용악 서간문의 발신지는 청진시 신암동이나,잠시 “극히가난한 월급 봉투를 받고 있던” 청진일보사였다. 그러나이 시인이 아이를 가지고도 “내지인(일본인)이 아니면 배급도 주지 않는다”는 가난 속에서 “입고 있던 와이셔츠등속이랑 뜯어서 기저귀를 만들었답니다.그러나 댁(최정희)에서 애기 낳을 때 쯤에는 혹은 얻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란 구절은 너무 서럽다. 콩트처럼 이런 가난한 시인의 집에 도둑이 들어 단 한 컬레뿐인 ‘백화(白靴)를 훔쳐 가버렸는데,“용악이 보다도더 비참한 사람이겠습니다.덕분에 며칠이고 들어앉아 독서나 해야 밑지지 않겠습니다.취직되면 구두 한 켤레야 사겠죠”란 구절에 이르면 이용악의 인간됨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판세에 최정희에게 아기(지원)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봐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그의 설래발은 여전히 널리 펼쳐져 있었던 것 같다. 이 각박한 시대에 우리의 민족시인이용악이 가난과 병마와 싸우며 ‘채근담(菜根譚)’과 헤세의 ‘데미안’을 탐독했었다는 삽화는 그의 문학론 이해에 새 조명을 쏘게 해준다. 이 고난의 시기에 이용악이 쓴 시 ‘길’(‘국민문학’ 1942.3)은 자칫하면 “싱가포르 함락이라는 ‘지극히 복된기별’을 듣고 별을 우러러 ‘즐거운 백성’된 것을 노래함으로써 일제의 침략 전쟁을 합리화했다는 엉뚱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실은 “고통스런 시대를 살아가는 식민지 지식인의 부끄러운 자기 확인의 사회적 의미”(윤영천,‘이용악론;민족시의 전진과 좌절’)로 보기도 한다.사족이지만 이용악은 이 혹독한 가난의 체험 때문에 8.15직후상경하여 ‘조선총독부 도서관(국립도서관의 전신)’ 일본인 관장 관저가 적산가옥으로 접수된 걸 불하받는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조선문학가동맹에 적극 가담,활동했으나,정부수립 전후해서는 정인택(鄭人澤) 등과 정릉 이웃에 살다가 6.25 직전에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전쟁중 현덕·설정식 등과 월북한 그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관계는 얽히고 설키기 마련이어서 이용악이 그토록 들어가고자 했던 매일신보사의 ‘사진순보(寫眞旬報)’에 근무했던 작가 정인택은 직장 관계로 꽤나 친일작품을 지저분하게 남긴 심리주의적 경향의 작가로 이상·안회남(安懷南) 등 서울내기 중 몰락한 집안 출신들과 가까웠다.안회남은 ‘금수회의록’의 작가 안국선의 외아들로 우국지사인 아버지 때문에 불우한 성장기를 보낸 고독한 작가로 술을 즐겼다.진도로 유배당한 안국선이 현지 처녀와 결혼,방면 후 서울에서 얻은 아들이 바로 회남이다.지사 기질을이어받은 회남에게 식민지 교육은 배포가 안 맞아 아버지의 타계와 비슷한 시기인 고교 4학년 때 등록금을 유용한채 자퇴,문학과 술과 연애라는 일제 통치 아래서의 전형적인 절망의 문학병에 빠져들었다. 최정희에게 언제나 술타령 구절이 들어있는 편지를 보냈던곳은 종로구 체부동 시절로 안회남이 1940년대 초반 충남연기군 전의면으로 낙향하기 직전에 쓴 글들이다. 편지에는 친하게 지냈던 작가 현덕(玄德),이석훈(李石薰)이 등장하고,원고료를 받으면 “아내가 월여를 두고 조르던 전기다리미를 하나 사고는 최정희에게 점심을 사겠다”는데 그메뉴가 “정식을 취하시든지 또는 50전 영화 구경 50전 맥주 50전 런치를 취하시든지”하라는 제안은 당시 문인들의취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엽서는 오히려 노골적인 사과내용을 담아낸다. “저녁에 댁에 간 것은 저의 잘못이올시다.용서해 주시옵소서.술이 대취했습니다”고 정중히 사과하는 안회남의 자세는 다른 문인들과는 달리 지사형 작가로서의 풍모가 드러나 있다. 이용악을 중심축에 둘 때 그 양쪽에 배치되어야 할 인물은당연히 같은 고향인 재주꾼 김종한과 문단에 별 기반을 못잡은 박찬모(朴贊謨)일 것이다. 원산 북선매일신보를 발신지로 한 박찬모의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단연 ‘용악형’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현덕인데,작품 경향으로 볼때 용악과 현덕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통한다.“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이번 삼독째 덤벼 중권을 읽는 참에 독소전단(獨蘇戰端)의 보(報)를 받았다는 것이 요즈음 마치 살아나게 되는 것 같은 자극입니다”는 구절은 이 젊은 작가가시골에 몸은 두고서도 세계정세를 정확히 독파하고 있구나싶은 대목이다.세계사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독일의패배는 예견된 필연이었다. “딱 엎드려 동면을 하고 싶은가 하면 느닷없이 어디 부딪쳐 보고 싶어 못 견디겠고”라고 이어지는 구절은 심상찮은 암시다. 아들 자랑과 가정을들먹이는 대목은 역사의 격랑 속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자괴감을 달래려는 속내를 드러낸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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