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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나눔

    서너살 남짓 꼬마가 빵을 먹으며 유모차에 있는 아기 동생을 보살핀다.그런데 유모차에 있는 아기가 꼬마의 빵 먹는 모습을 보더니 그만 울음을 터뜨린다.갑작스레 우는 아기와 자기의 빵을 번갈아 보던 꼬마는 주저 없이 자신의 빵을 아기에게 준다.그러곤 맛있게 빵을 먹는 아기를 보며 자신은 유모차에 떨어진 빵부스러기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는다.요즘 한 제과점의 TV광고로 정말이지 ‘빵이 세상을 행복하게 해 주는’장면이다. 얼마 전 남북 경추위 회의에서 쌀 40만t의 대북 지원이 결정되었다.미국의 밀어붙이기식 강경책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그나마 다행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서양의 개인주의가 물밀듯이 유입되면서 옆집의 사람이 굶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콩 한쪽도 나눠 먹으라.’라고 일러 주시던 조상들은 뭐라 하실까.서너살 꼬마의 나눔처럼 우는 아이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세상,이념보다 마음이 앞서는 세상은 정녕 다시 이룰 수 없는 걸까.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 한나라당은 경로당 / 선거인단 77%가 50대이상… 20대 0.05%

    한나라당은 9일 자신들이 최종 집계한 대표 경선 선거인단 명부를 들여다 보곤 화들짝 놀랐다.23만명의 선거인단 중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이 무려 77.17%를 차지,‘노쇠정당’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당내에서조차 이처럼 믿기 힘든 현실에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4명 중 3명이 장노년층인 셈이니 그럴만도 하다. 한나라당이 발표한 선거인단 구성에 따르면 20대는 0.05%로 눈을 씻고도 찾기 힘들었고,30대도 5.19%로 가물에 콩 나듯 드물었다.40대 역시 17.60%에 그쳤다.반면 50대 33.23%,60대 이상은 무려 43.94%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의 일반 유권자 비율인 20대 23.2%,30대 25.1%,40대 22.4%,50대 12.9%,60대 이상 16.4%와는 크게 대비되는 연령분포다. 한나라당은 당초 연령별로 선거인단을 고루 안배하는 차원에서 도시지역의 경우 45세 이하,농촌지역의 경우 55세 이하 선거인단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라고 각 지구당에 선거인단 추천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워낙 젊은 층이 빈약한 탓에 이런 역부족의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박종희 대변인은 “일반 유권자층과의 엄청난 괴리에 우리도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선거인단이 고령집단으로 드러나자 당권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특히 젊은 층의 지지를 기대했던 50대 주자들은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젊은 얼굴’을 모토로 하는 강재섭 의원측은 “유권자 비율대로 대의원을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지키지 않았다.”고 당 선관위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무더위 고개드는 6월 스태미나 식품 봇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몸속 에너지는 밖으로 빠져 나간다.에너지가 빠져나가면 기력이 쇠하는 것은 물론 입맛도 없어지고,체력도 떨어진다. ●매출 벌써 작년보다 20% 가까이 늘어 최근 들어 백화점과 할인점들은 이를 겨냥한 다양한 스태미나 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신세계 이마트 금석헌 수산 바이어는 “지난달 하순부터 민물 장어 양념구이와 삼계탕 등 여름철 스태미나 식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여름철 체력을 보충해 주는 스태미나 식품은 뭐니뭐니 해도 삼계탕.닭은 양질의 단백질로 소화가 잘 되는 데다 인삼은 속을 따뜻하게 해 더위를 덜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경희대 한방병원 보양클리닉 이장훈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리면 속이 냉해지기 때문에 인삼이 든 삼계탕 등 더운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동충하초를 먹여 키운 닭으로 만든 동충하초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다.값은 4500원.이마트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삼계탕(4000원선)을,롯데마트는 영계 삼계탕(3950원)을,그랜드마트는 삼계탕 패키지(3500원)를,킴스클럽은 삼계탕 세트(4100원)와 수삼·은행 등이 들어간 특별 삼계탕 세트(4900원)를 각각 내놓고 있다. 삼계탕이 부족하다면 비타민이 닭고기보다 많은 오골계와 중국의 스태미나식인 유황 오리 제품도 있다.행복한세상은 연산 오골계를 7500원에 팔고 있다.이마트는 오골계 2종류(500g 6000원,700g 8000원)와 유황 오리(100g 1000원)를 판매하고 있다. 장어 제품도 뛰어난 보양식품이다.신세계백화점은 국내산 생물 장어(100g 3800원),국내산 장어 양념구이(100g 6000∼6500원)를 판매하고 있다.행복한세상은 양념 장어를 3마리 1만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이마트는 장어 양념구이(100g 3480원)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산 민물 생물 장어(100g 3200원)와 페루산 훈제 바다장어(100g 2700원)를 내놓고 있다.킴스클럽은 중국산 훈제 장어(100g 4000원선)와 국내산 훈제 장어(100g 5000원선)를 팔고 있다.그랜드마트는 민물 장어(1㎏ 2만 9000원)를 내놓고 있다. 홍삼 제품도 인기다.행복한세상은 홍삼절편(3만원선)과 홍삼차(50포 9500원)·홍삼 엑기스(4만 5000원)를 선보이고 있다.이마트는 홍삼 양갱(5만 1500원)을,킴스클럽은 홍삼 분말(60g 1만 4300원)과 홍삼 엑기스(50g 3만원)를 각각 팔고 있다. 건강 선식도 스태미나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롯데마트는 찹쌀·보리·현미·콩 등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먹는 건강선식(2㎏ 3만 2000원)을,행복한세상은 찹쌀·쌀보리·검은쌀·표고·신선초 등 30여가지가 들어간 선식(2㎏ 3만 7000원)을 내놓고 있다. ●상어 연골·선인장 농축액 등 이색식품도 등장 신세계백화점은 십전대보탕 재료를 먹여 키운 한방 돼지(100g 1500원)와 사골(1.2㎏ 4만 5600원)과 우족(1.2㎏ 4만 8000원),뉴질랜드산 상어연골(100정 8만 2000원),선인장 농축액(30봉지 6만원) 등 이색적인 스태미나식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비타민이 풍부한 상추·청경채·치커리 등이 포함된 쌈모듬(350g 3780원)을 식물성 스태미나식으로 내놓고 있다.롯데마트는 버섯과 고추,마늘,당근 등 각종 양념류를 섞은 쇠고기 버섯전골 세트(6800원)와 한우통사골(1㎏ 3만 7800원)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행복한세상은 사슴엑기스(80㎖ 30포 12만원)와 인삼·오미자·맥문동 등을 끓여서 만들어 피로 회복효과가 뛰어난 생맥산(3만∼3만 5000원)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살짝만 건드려도 화들짝 놀라요 / 움직이는 식물 ‘미모사’ 키우기

    잎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잎과 줄기를 움츠리는 미모사가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으면 1∼2초 사이에 입과 줄기를 접어버려 신기해 보이고 꽃이 피면 화려하고 예쁘기 때문이다. 벌레잡이 식물을 기르다가 미모사를 키우고 있다는 황수길(25·인터넷 도매업자)씨는 “퇴근 후 미모사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자연스레 모든 시름을 잊게 된다.”고 말한다. 콩과 식물인 미모사는 브라질이 원산지.크기는 30∼50㎝까지 자라지만,겨울철 온실과 같이 난방시설이 좋은 곳에서 키우지 않으면 10㎝ 이상 자라지 않으며 죽을 수도 있다.따라서 브라질에서는 다년생 식물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1년생 관상용 식물로 재배되고 있다.특히 여름철에 피는 꽃은 핑크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뤄 밤하늘에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이어서 누구나 빨려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답다. “미모사는 반드시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만 움츠리지요.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더라도 오그라드는 법이 없답니다.” 3년 전부터 미모사를 키우고 있는 전미화(38·주부)씨는 “다른 식물과는 달리 미모사는 건드리면 움직이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더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미모사를 건드리면 잎과 줄기를 접어버리는 것은 순전히 생존을 위해서다.벌레가 접근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미모사는 잎맥에 있는 수분을 순간적으로 큰 줄기에 이동시켜 수분을 빼내 잎과 줄기를 닫아버린다.이는 벌레들이 수분이 없으면 맛이 없다고 느껴 먹지 않기 때문이다. “미모사의 움직이는 모습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교육용으로 적합하다는 점이 애완식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봅니다.물을 하루에 한번 듬뿍 주는 것 외에는 별달리 관리할 필요가 없어 기르기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죠.” 아이들의 식물에 대한 교육용으로 미모사를 키우고 있다는 양규석(사진·39·엔스틱 대표)씨는 미모사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모사를 키우려면 한국 벌레잡이 식물원(02-477-8246) 등에서 구입하면 된다.가격은 3000∼5000원.다음 카페(cafe.daum.net)에 들어가면 동호인 모임인 ‘미모사네집’이 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 콩고기 탕수육·밀고기 꼬치 “암소갈비 안부럽네요”/ 채식 10년 유태인씨 가족 식탁 탐방

    “오늘 저녁 상이 푸짐하네요.콩고기 탕수육에 꼬치고기까지 나오고….”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2동 유태인(58·법무사)씨 집.유씨와 부인 김수복(52),둘째딸 지은(27),셋째딸 은경(17·고2),쌍둥이 형제 덕현·주현(14·중1) 등 채식주의자 가족이 모처럼 단란하게 둘러앉았다. 이들은 거실에 앉자마자 상을 2개 붙여 펴더니 전기 그릴을 올려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하지만 고기가 타는 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이들이 굽는 고기는 콩이나 밀의 단백질을 뽑아 만든 콩고기·밀고기.그러나 씹는 맛은 고기와 비슷했다.맛도 괜찮았다.상추에 싸서 먹자 소고기,돼지고기를 먹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된장찌개에 나물… 간식은 고구마 채식을 먼저 시작한 이는 유씨였다.검찰 공무원이었던 유씨는 잦은 외식과 과음 탓에 건강이 나빠져 지난 1993년 초 병원을 찾았다.‘고지혈증’이라며 더 심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유씨는 이때부터 완전 채식으로 돌아섰다.“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멀리하고 채소를 먹었다.”는 유씨는 “당시에 콩고기는 커녕 먹을 야채도 몇 가지 되지 않아 채식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씨의 채식에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부인이었다.김씨는 “채식하는 남편을 두고 고기 먹기가 미안했고,‘두부와 콩을 먹자.’며 반찬 투정하는 남편이 미워지기도 했다.”며 “너무 힘들어 한때 이혼까지도 생각했다.”고 돌이켰다.하지만 이들 부부는 사랑과 이해로 이혼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고,온가족의 식단이 채식으로 변했다. 10년째 채식을 실천한 유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예순으로 가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피부도 좋아진 유씨는 채식 예찬론자가 되었다. 전가족이 채식으로 돌아선 뒤 가장 바쁜 사람 또한 김씨였다.아침마다 도시락 3개를 싸기 때문.자녀들이 완전 채식으로 입맛이 싹 바뀐 탓이다.날마다 아이들 도시락 챙기기가 귀찮다는 김씨는 한때 학교 급식을 권하기도 했다.하지만 “학교에서 나오는 김치에서 비린내가 나서 먹지 못하겠다.”며 3남매는 도시락을 꼭꼭 챙긴다.비린내는 김치를 담그면서 넣는 액젓 때문이다. 물론 덕현·주현군은 또래의 아이들이 즐겨먹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피자도 먹지 않는다. 지은양은 “처음에 채식을 하니까 먹을 게 거의 없는 것도 힘들었지만 친구들이 결벽증 환자처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며 “지금은 남자 친구와 채식 전문식당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와 두부요리.또한 제철에 나오는 신선한 나물을 빠뜨리지 않는다.고구마와 감자가 간식이다. ●콩으로 쇠고기·생선 맛까지 내 요즘에는 콩고기·밀고기 등 고기와 거의 맛이 같은 육류 대용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그래서 메뉴 선정도 쉬워졌다. 건강과 환경·생명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사이에 콩고기 제품의 등장은 희소식이었다.채식주의자들은 육류가 아닌 채소와 견과류·콩·해조류 등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육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마음처럼 쉽게 식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쫄깃한 질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그래서 육류 대용식품인 콩·밀고기는 채식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도와주는 징검다리이자 채식 요리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게 만드는 대안이 되고 있다.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키우는 소와 돼지·닭에 대한 반감으로 채식 콩·밀고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채식 고기의 주류는 역시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만든 콩이다.콩으로 햄·소시지,쇠고기,떡갈비,닭고기,생선 등의 맛을 낸다.메뉴는 전골,육개장,햄버거,양념 치킨까지 만들 수 있다.살 수 있는 곳으론 베지푸드(031-591-4181)와 채식사랑(031-437-8606) 등이 대표적이다.백화점이나 할인점에는 햄·소시지만 나와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 검은콩·검은깨·검은쌀·가지·포도·자두 ‘블랙푸드’ 인기 쑥~

    ‘블랙푸드’의 열기가 식지 않는다.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 한동안 유행하던 블랙푸드 건강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은색은 그동안 식감(食感)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음식에선 거의 쓰이지 않았다.하지만 검은색 자연 식품들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큰 인기를 얻고있다. ●색소 ‘안토시아닌' 효능 때문 블랙푸드의 비밀은 바로 ‘안토시아닌(anthocyanin)’.꽃이나 과일,곡류의 적색,청색,자색을 나타내는 수용성 색소다. 검게 보이지만 사실은 검은색이 아니다.식물에선 곤충이나 조류를 유인해 화분의 수정 및 종자의 전파에 기여한다. 이런 안토시아닌이 생리활성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김태영 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 연구관은 “항산화 작용을 비롯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며 항암 및 항궤양 등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대표적인 먹을거리로는 검은 콩·검은 깨·검은 쌀.이들이 블랙푸드 돌풍의 핵이다.또 가지·포도·자두·오디·블루베리·야생딸기 등에도 비교적 많다.‘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은 안토시아닌 외에도 여러가지 노화억제 등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고 있다.서양에선 과거 성악가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검은 콩을 삶아 먹었다고 전해진다. 구성자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목이 깔깔해서 식사를 하고 싶지 않거나 정신적 과로로 목 뒷덜미가 뻣뻣할 때 검은 콩을 삶아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구 교수는 안토시아닌은 끈적거리는 덩어리로 세포를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의 기능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콜라겐이 풍부한 우족이나 닭고기를 삶아 먹을 때 검은 콩을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검은 콩에는 이외에도 리놀산과 비타민E 등이 많아 살결이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올라갈 때,신장기능이 약할 때 좋다. 검은 콩을 술에 담그면 보신과 이뇨작용 외에도 류머티슴 질환으로 인한 부기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또한 귀울림이나 불면증 피부미용에도 좋다.검은 콩 150g에 적포도주 1병의 비율이면 된다.콩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살짝 볶아서 술을 담가도 된다.소주는 1ℓ에 검은 콩 230g의 비율을 쓰면 좋다. 검은 콩은 인삼과는 상극이다.인삼을 먹은뒤 2시간쯤 지나서 검은 콩을 먹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검은 콩이 인삼의 약효를 씻어 배설하기 때문.또한 검은 콩을 조리할 때 흰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검은 깨는 예부터 흑임자라 하여 약으로 쓰여왔다.안토시아닌 외에도 레시틴이 많아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탈모를 방지하는 영양소가 풍부하다.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지방을 원활히 운반하는 레시틴이 많으므로 수험생이나 정신 노동자에게 좋다.칼슘과 인도 균형있게 들어있어 뼈를 튼튼하게 해줘 골다공증을 막아준다. 검은 쌀은 안토시아닌은 물론 철분과 아연,셀레늄 등 미량의 무기원소가 다양하다.본초강목에는 흑미가 ‘자음보신(滋陰補腎)’의 효과와 혈액 순환을 돕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노인이나 허약자의 영양 건강식이다. 검은 쌀로 밥을 지을 때 식감을 고려해 일반미의 5%를 섞어주면 적당하다. ●미역·다시마는 색깔만 검어 블랙푸드의 돌풍에 힘입어 다시마·김·미역과 오징어·낙지·문어의 먹물까지 블랙푸드 행세를 하며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나 이들에는 안토시아닌이란 색소가 없어 진정한 블랙푸드로 보기 어렵다. 다시마·미역·김 등의 식용 해조류는 엽록소와 피코빌린 등의 색소가 있으며 비타민,올리고당류(식이섬유),요오드,칼슘 등이 풍부해 혈압을 떨어뜨리고 비만을 막아준다. 또 오징어 등의 먹물은 멜라닌 색소가 주요 성분이며 물에 잘 녹지 않아 흡수되기 어렵다.그러나 뇌의 구성 성분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의 동물실험에서 오징어 먹물의 항암 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에선 먹물이 첨가된 라면과 국수까지 나오고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대관령 삼양목장 나들이 / 초록 품에 안기다

    드넓은 초지에서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면 분주했던 일상의 마음도 느려지기 마련.그래서 요즘엔 멜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 이국적 환경을 갖춘 목장이 선호된다. 해발 800∼1400m 고지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대관령 삼양목장.온통 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이곳을 찾았다. 삼양목장은 80년대 중반 동양 최대의 목장으로 조성됐다.한때 3000마리의 소를 사육했지만 지금은 홀스타인 젖소 600여마리밖에 없다.목장측은 소 사육 이외에 관광에 눈을 돌려 관광 담당 법인 ‘해피그린㈜’을 만들어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목장을 개방하고 있다. ●여의도의 7.5배 광활한 초지규모에 놀라 목장을 처음 찾으면 일단 어마어마한 초지의 규모에 놀라기 마련.총 면적은 자그마치 600만평.여의도의 7.5배다.그중 450만평이 초지다.소 사육에 필요한 작업용 도로 길이만 120㎞다. 목장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도로가 비포장이고,높낮이가 심해 승용차보다는 4륜구동차가 좋다. 목장탐방의 포인트는 크게 3가지.영화와 TV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광활한 초지다.능선 사이사이 흐르는 계곡도 볼 만하다. 정문에서 목장 나들이 코스를 상세히 표기한 지도를 하나 받았다.정문 안쪽에 들어서 100m쯤 들어가니 왼쪽으로 아담한 별장이 보인다.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와 준서가 함께 도망쳐 잠시 살았던 곳.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쪽 길로 올라갔다가 목장 한 바퀴 돌아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가을동화’ 은서·준서 나도 한번 돼볼까 오른쪽길 바로 위는 ‘청연원’이다.청연원은 수백년된 노송과 주목이 조화를 이룬 공원.정원 옆으로 목장 위쪽 계곡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시원스럽게 흐른다. 청연원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길 오른편에 ‘은서,준서나무’란 푯말이 서 있다.푯말 뒤로 멀리 멋드러진 노송 두 그루가 정답게 서 있다. 오른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1단지 축사다.축사엔 우사와 착유실(搾乳室)이 있는데,착유 시간(오후 4시30분∼7시)엔 미리 양해를 구해 우유를 짜는 모습도 볼 수 있다.축사에서 조금만 올라가니 ‘야생화 탐방로’란 푯말이 보인다.푯말 뒤 언덕을 넘으니 초지는 사라지고 원시림 계곡이 앞에 펼쳐져 있다.수십년 수령의 활엽수들이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고,여기저기 무게를 못이겨 쓰러진 고목들이 앞을 가로막는다.계곡은 야생화 집단 서식지.길쭉한 흰 꽃잎이 외롭게 느껴지는 연영초,이름만큼이나 얄미운 앵초,파란 풀밭에 흰 별이 박혀 있는 듯한 큰개별꽃,보랏빛 꽃잎의 갈퀴현호색,동의나물꽃 등등.눈아래 보이는 것이 모두 야생화라 행여라도 발에 밟힐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계곡을 나와 다시 길을 재촉하니 연이은 구릉이 인상적인 초지가 펼쳐진다.‘중동초지’란다.초지엔 민들레 천지다.노랗게 핀 민들레꽃이 초록과 어우러져 한바탕 꽃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 중동초지에서 10분쯤 올라가니 바다가 보인다는 ‘동해전망대’가 나온다.그러나 날씨가 흐린 데다가 안개까지 껴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날씨가 맑을 때는 동해와 함께 강릉,주문진,연곡천,소금강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서쪽으로 목장 전경과함께 소황병산,매봉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니 멀리 방목중인 젖소떼가 보인다.100여마리의 소떼가 초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 2단지 축사를 지나니 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 입구가 나온다.입구부터 정상까지 7.3㎞.일단 들어섰지만 길이 너무 험해 승용차가 도중에 설까봐 겁이 난다. ●수십년 수령 활엽수… 야생화 ‘꽃잔치’ 어렵게 오른 정상은 축구장 넓이만한 초지.역시 안개 때문에 조망이 기대에 못미친다.워낙 고지대여서 기온이 몹시 차다.입김이 보일 정도.그늘진 곳에 아직 눈이 두껍게 쌓여 있다.반팔 차림으로 나들이에 나선 게 후회 막급이다.이곳에서 노인봉 산장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소황병산 입구부터 정문으로 내려가는 구간은 5㎞에 이르는 계곡길.이 계곡은 남한강의 발원지로 오대천,조양강 등을 거쳐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계곡 중간쯤엔 잔잔한 호수 ‘삼정호’가 조성돼 있다.원래 소들의 목마름을 달래기 위해 만든 곳으로,원앙새가 서식하는 곳이다.계곡 오른쪽으로는 드라마 ‘임꺽정’‘야인시대’,영화 ‘중독’ 등의 촬영지가 있다.입장료 5000원.(033) 336-0885. 대관령 삼양목장(평창) 글 임창용·사진 손원천기자 sdargon@ [가이드] 대형 콘도형 민박 곧 개장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지면 456번 지방도와 만난다.우회전해 횡계 번화가로 들어가면 네거리를 지나 교량이 나오는데 교량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대관령 삼양목장 가는 길이다.목장 정문까지 7㎞ 정도.길이 험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숙박 목장 안에 있는 산장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산장의 경우 4∼5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실은 1박 6만원,특실은 8만원이다.목장 직원들이 쓰던 사택을 리모델링한 콘도형 민박도 이달 말 개장할 예정.최대 50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대관령 옛길 그 옛날 봇짐장수들이 넘던 ‘대관령 옛길’을 한번 걸어보자.대관령 옛길은 영동고속도로 개통전까지 영동서 영서를 연결하던 험로.‘선질꾼’으로 불리던 일꾼들이 강릉의 해산물과 농산물,영서 지방의 토산품을 등에 지고 넘나들던 고갯길이다.대관령 중간에 있는 ‘반정’에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앞으로 내려가는 코스와 반대로 올라오는 코스가 있다.내려갈 때는 1시간30분,올라올 땐 2시간20분쯤 걸린다. [식후경] 부드러운 한우 숯불구이 도암면 횡계리 일원엔 유난히 황태 음식점이 많다.동해에서 잡힌 명태를 추운 겨울 얼음물로 깨끗하게 씻어 겨우내 찬바람에 말린 대관령 황태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육질이 부드러워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그중 횡계리에서 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에 위치한 ‘송천회관’(033-335-5942) 음식이 맛있다.황태찜 2만 5000원(4인),구이 7000원,황태해장국 5000원이다. 대관령삼양목장내 식당의 황태 음식과 산채비빔밥 맛도 수준급이다.황태국 백반 6000원,산채비빔밥 6000원. 횡계리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 고기 숯불구이를 맛 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것이 식당 주인의 설명.고기가 숯불에 은근히 익어 쫀득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또고기에 밴 숯향이 미각을 자극한다.여기에 직접 담근 우리콩 된장,콩비지찌개 맛도 고기맛에 뒤지지 않는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 “좋은 먹거리에 사회도 밝아집니다”/ 유기농 고집 25년 강 대 인

    “좋은 먹거리를 섭취하면 사람이 건강해지고 사람이 건강하면 사회도 밝아집니다.” 평생을 무공해 농산물 생산에 골몰해온 농사꾼이 있다.강대인(姜大仁·52·전남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씨다.유기농법 개발과 청정 농산물 생산에 전념해온 지도 어언 25년.‘벼농사’ 하면 전국에서도 알아줄 만큼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최근 청와대가 유기농산물을 식단에 올리기로 했다는 보도 이후 강씨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전국 각 농협이 ‘강사’로 모셔가려고 혈안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충청·경상·강원·경기도 등 전국을 돌며 자신이 개발한 ‘성묘 이앙법’과 ‘쌀겨 농법’ 강의에 열중이다.성묘 이앙법은 어린 모를 15㎝ 가량 모판에서 키운 뒤 내다 심는 농법이다.보통 10㎝ 가량 자랐을 때 옮겨 심는 것보다 병충해에 훨씬 강해진다는 것. “환경은 곧 생명”이라는 강씨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하는‘철학자’다.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한 유기농사가 요즘들어 짭짤한 수입까지 챙겨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가 유기농사에 흠뻑 빠져든것은 지난 75년.꽤 많은 논농사를 짓던 선친이 농약에 중독돼 쓰러지면서부터.선친은 벼가 덜 쓰러지도록 하는 24D’농약을 사용해왔다.아버지는 결국 암에 걸려 숨졌고 이 농약에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됐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당시 순천농고를 졸업한 그는 취직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농사일을 떠맡게 됐다. “농약은 결코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민간단체인 ‘정농회’ 창립 멤버들과 만났다.이들을 통해 알게 된 유기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유기농에 대한 개념조차 희미하던 시기였다.보통 논 한 마지기(200평)에서 쌀 다섯 가마가 생산됐으나 이 농사법으로는 두 가마 생산이 고작이었다.병충해에 따른 감수(減收)였다.주민들의 냉소적인 눈초리가 부담이 됐지만 결코 포기할 수는 없었다.농약과 화학비료,제초제 등을 쓰지 않고 농사짓는 방법 연구에 더욱 골몰했다.관련 서적을 읽고 농산물연구소 등을 내집 드나들 듯했다. 오리농법·미꾸라지농법 등 갖가지 방법을 적용해 봤으나 실패를 거듭했다.그러던 80년 초 미역과다시마 등 해조류를 구입,삶은 물을 논에 뿌렸을 때 끈끈한 막이 볏잎에 형성되면서 병충해에 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해충 방지를 위해 횟가루에 해초를 섞어 흙벽에 발랐던 조상들의 지혜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야산에서 쑥·억새 등을 베어다 녹즙을 만들었다.이것 역시 영양제 역할을 하면서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농약을 사용한 논과 비슷해졌다.미질은 훨씬 좋았다. 이렇게 개발한 천연 물질들을 밭농사에도 적용했다.고추·마늘·양파·콩 등도 병충해에 걸리지 않고 무럭무럭 자랐다.대성공이었다. 최근에는 이종(移種) 직후 논에 쌀겨를 뿌리는 농법을 시행하고 있다.쌀겨가 발효할 때 발생하는 유기산이 잡초의 발아를 막고 오리 등을 넣었을 때보다 벼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사실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이런 사실들이 농업관련 잡지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서울의 소비자단체와 백화점 등으로부터 계약재배 요청이 쇄도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 유기농인 600여명을 회원으로 둔 사단법인 ‘정농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농사법을 보급하고 있다.새농민상·농림부장관상 등 각종 친환경농업인 상을 수상했으며,2001년 ‘보성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강씨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브랜드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할 경우 우리 농산물의 해외 수출 길도 밝다.”며 수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보성 최치봉기자 cbchoi@
  • 이집이 맛있데요 / 서울 ‘덕수분식’ 콩나물국밥

    얼큰한 맛에 땀을 뻘뻘 흘리며 먹어야 제격인 콩나물 국밥.작취(昨醉)로 밤새 시달린 속을 시원하고 개운하게 풀어주는 콩나물 국밥은 모주꾼들은 속을 풀기 위해,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은 소화가 잘 되면서 입맛 당기는 국물 맛에 이끌려 즐겨 먹는 ‘국민 음식’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덕수궁 정문 바로 옆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는 콩나물 국밥 전문집인 ‘덕수분식(02-778-6886)’.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집으로 입소문이 나 점심시간만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덕수분식의 콩나물 국밥은 무엇보다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쇠고기 등 육류나 들깨가루 등을 전혀 쓰지 않고 바지락·생새우 등 해산물만 사용해 맛을 내기 때문이다.사장 겸 주방장인 정현례(53·여)씨는 “해산물에서 우러나오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탤런트 강부자씨 등을 단골 손님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콩나물 국밥의 생명은 뭐니뭐니 해도 콩나물에 있다.계약재배를 통해 한결같이 똑같은 맛을 내고 오동통하면서도 날씬하게 자라도록 깨끗한 육각수로 기른 콩나물을 사용해 입맛을 돋운다. 콩나물 국밥은 물에다 멸치와 다시마 등을 넣어 몇시간 동안 끓여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육수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손님들이 하나둘 모여들면 육수를 뚝배기에 부은 뒤 양념 다대기(새우젓,고춧가루·후춧가루,다진 마늘)와 바지락·생새우 등을 넣어 끓인다.육수가 끓으면 콩나물과 밥을 넣어 다시 끓인 뒤 계란을 풀고 미나리를 그 위에 얹는다.그러면 시원하고 담백한 콩나물 국밥으로 변신한다.손님들은 자신의 입맛에 따라 새우젓으로 다시 간을 맞춰,따로 나오는 그릇에 덜어 후후 불어가며 먹는다.국밥과 함께 나오는 졸깃졸깃한 무말랭이를 곁들여 먹는 맛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집의 별미다.다만 양념 다대기를 끓이다 보면 붉은 거품이 조금 생기는데,싫어하는 사람은 이를 살짝 걷어내고 먹으면 된다.한 그릇에 4500원.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씨줄날줄] 어긋난 5·18 행보

    1980년 5월,사건기자이던 필자는 광주를 취재하지 못했다.경찰서를 출입하는 사건기자로서 피 맺힌 민중의 함성과 울부짖음이 천지에 메아리치던 광주를 취재하지 못한 아쉬움과 죄책감은 아직도 남아있다.광주에 가지 못한 이유는 기자의 출신 지역까지 선별해 보내던 데스크의 방침 때문이었다. 당시 광주에 갔던 기자들도 총격전이 벌어지던 현장을 가까이서 취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나마 보이는 상황을 취재해 송고했더라도 보도 되지 않으니 더 미칠 노릇이었을 것이다.현지로 파견된 한 선배와 현지주재이던 선배는 총소리가 콩볶듯 요란한 금남로의 여관에서 상자째 소주를 사두고 마시기만 했다고 한다.밖에서는 “적군이 쳐들어오고 있으니 시민들 모두 나와서 싸우자.”고 차를 타고 다니며 울부짖는 한 처녀의 비명이 울리고 그렇게 도청에 모인 항쟁지도부는 처참하게 죽어갔다.언론이 총알을 피해 만취해 있는 사이 광주 민중의 꽃들은 한송이,두송이 꺾여 떨어지고 있었다. 정부 주관의 5·18기념식이 처음 열리던 1997년까지만 해도 광주·전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동참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지역감정을 정권유지의 도구로 악용하던 권력과 그 권력에 눌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언론에 의해 각인된 그릇된 시각이 남겨놓은 유산 때문이리라.그 5·18이 20주년을 맞던 2000년 5월에는 국내외 인권 운동가와 학자들이 전남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5월 항쟁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의 실천이었으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표방하는 광주정신은 광주를 넘어 전세계로 퍼져 나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광주선언’을 채택하기에 이른다.지역을 넘어 세계를 향한 선언이다. 2003년 5월,광주를 찾은 민주당 신·구주류의 두 지도자는 서로 자신이 5·18을 계승한 ‘적자’임을 외치며 상대방을 비방한다.한 사람은 “5·18정신에 무임승차해온 사람은 5·18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하고,다른 사람은 “신당은 5·18정신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해 낼 것”이라고 한다.민생은 뒷전인 채 분당으로 치닫는 여당 지도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광주에서의 모습이다.왜곡된지역감정을 뛰어넘어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국민통합과 통일을 이루고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때다.그것이 진정한 5·18민중항쟁의 정신일 것이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hwc77017@
  • 장애 딛고 외식업체 근무 김미희씨

    “위생개념부터 차근차근 이젠 어엿한 사회인예요” 김미희(21)씨는 하루하루가 즐겁다.정신지체 2급인 그녀는 자기 몸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기 힘들지만 역경을 딛고 외식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미희씨는 ‘정신질환자’가 아니다.단지 ‘정신지체 장애인’일 뿐이다.그러나 비장애인들은 정신지체 장애인을 정신질환자 취급한다.장애인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그녀는 여동생으로부터 복장점검을 받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고3인 여동생 금녀(18)는 언니가 양치질은 제대로 했는지,손톱은 짧게 잘랐는지,머리는 예쁘게 빗었는지를 일일이 챙긴다.잔소리를 해대는 동생이 밉지 않다.홀어머니와 세 자매가 살고 있는 가족 중에서 유일한 비장애인이기 때문이다.엄마(57)와 언니 미화(27)·미희씨 모두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미희씨는 강원도 삼척의 산골에서 태어났다.찢어지게 가난했다.논밭 한 뙈기 없었던 아버지는 꿩이나 노루 등을 잡아 생계를 유지했다.그러나 술로 세월을 보낸 탓에 위암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미희씨가 8세 때였다. 미희씨는 10세가돼서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정신지체 장애 때문이었다.초등학교 5학년 때에는 경기 부천으로 이사했다.오빠가 부천에서 공장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을 불러들였다.그러나 오빠 역시 1998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가족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소주로 달래다 끝내 세상을 떴다.오빠가 매일 소주 2∼3병씩을 마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미희씨는 2000년 부천정보산업고등학교 사무자동화과에 입학했다.특수학급에서 컴퓨터를 공부했다.3학년 때인 지난해 여름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으로 취업의 길에 나서기로 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외식업체에 취업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6명을 선발,교육에 들어갔다.그녀는 6개월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았다.그녀는 청결개념은 물론 위생개념도 없었다.서비스 정신은 더욱 없었다.그러나 6개월만에 혼자서 몸을 씻는 등 청결에 대한 개념을 익혔다.접시 닦는 법,요리하는 법,서빙하는 법 등도 배웠다. 자포자기할 때도 많았다.실습나간 피자헛 매장에서는 점장에게대들기도 했고 거짓말도 자주 했다.집에 가겠다고 떼를 쓴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녀를 담당했던 직업훈련교사 조윤희(41)씨가 그때마다 딸처럼 달랬다.조씨의 정성으로 그녀는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조씨는 지금도 틈만 나면 미희씨를 찾아 사후지도를 하고 있다. 미희씨는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외식업체 ‘코코스’의 부천점에서 일하고 있다.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4시간씩 주방보조 일을 하고 있다.한때 PC방 등을 전전하며 무의미한 생활을 했던 그녀는 이제 보람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그녀는 간단한 메뉴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또 양식 메뉴에 들어가는 콩과 당근 등도 직접 조리한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보조금과 장애수당,가족들이 매달려 부업으로 버는 20만원을 합치면 약 70만원의 생활비가 전부다.미희씨가 버는 돈은 한달에 20만원 정도.전셋집이 오는 6월 만기가 돼 더 좁은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 미희씨는 아직 한번도 지각하지 않았다.코코스 부천점 트레이너 매니저 허미연(25)씨는 “미희씨가 열심히 일한다.”면서 “농담도 자주 해 매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길섶에서] 송홧가루

    동네 뒷산에 올랐습니다.솔밭 길을 지나는데 한줄기 바람이 휙 하고 불더니 노란색 먼지가 회오리를 칩니다.올봄 뜸하던 황사가 다시 오려나 하면서 무심코 내려다보니 등산화 윗부분에 노란 가루가 가득합니다.송홧(松花)가루였습니다. 순간 박목월의 시 ‘윤사월’이 떠올랐습니다.“송홧가루 날리는/외딴 봉우리/윤사월/해 길다//꾀꼬리 울면/산지기 외딴 집/눈먼 처녀사/문설주에 귀 대이고/엿듣고 있다” 아울러 어린시절 설 명절때면 주머니에 가득했던 송화다식이 생각났습니다.당시 세뱃돈은 가물에 콩나듯 했고,약과나 송화다식 등이 어린 손님들의 몫이었지요. 한 손에 두꺼운 종이를 펴들고 다른 손으로 꽃이 달린 소나무 가지를 잡아 당겨서 흔들면 노란 가루가 모아집니다.이렇게 갈무리한 송홧가루를 이듬해 설 꿀에 반죽해 갖가지 문양의 다식판에 찍어내면 송화다식이 되지요. 출근길 어느새 따가워지는 햇살을 손으로 가리며 올려다보니 도심 곳곳에 조경수로 심은 소나무 가지마다에도 수많은 송화가 빠금히 얼굴을 내밉니다.반가운 마음에 외쳐봅니다.“니들이 송화 맛을 아니.” 김인철 논설위원
  • 초보 마라토너 준비 이렇게 / 마라톤, 식이요법 실패땐 지옥훈련도 ‘말짱 도루묵’

    신록의 5월,전국이 달리고 있다.국내 마라톤 마니아는 100만명.조깅 인구까지 합하면 뛰는 사람이 200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5월에는 마라톤 대회도 많다.오는 1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출발,총 21㎞를 뛰며 되돌아오는 대한매일하프마라톤대회를 비롯해 이 달에만도 전국적으로 20여개의 대회가 열린다. 마라톤 도전자들은 대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훈련 거리를 줄이거나 스피드 보충을 통해 훈련량을 조절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식이요법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마라토너의 에너지원인 식사 계획이 올바르지 못하면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훈련량을 조절하는 것처럼 영양도 조절해야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식이요법, 20km는 4일전엔 시작해야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경기 시작 7일 전에,5㎞나 10, 20km를 달리려면 4일전에 식이요법 계획을 세워 시작하는 것이 좋다.7일 전부터 훈련량을 줄이는 풀코스 도전자는 훈련 거리를 1.6㎞ 감소시킬 때마다 열량 섭취량을 100㎉ 가량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래야 몸무게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경기 6일 전에는 과식하지 않으면서 허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먹어야 한다.5일 전부터는 특히 식사를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단축 마라토너는 경기 4일 전부터 식이요법을 시작해야 한다.고탄수화물·저단백질·저지방 음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찰밥과 빵,시리얼이 대표적인 음식이다.그동안 훈련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경기 3일 전쯤이면 활력이 떨어진다.수분이 글리코겐과 함께 근육에 축적되므로 몸무게가 늘 수도 있다. 경기 이틀 전, 영양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이다.경기가 열리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활 리듬이 깨지기 때문.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숙소 근처의 식당이나 식료품점을 알아두고 고탄수화물 음식을 준비해 가면 좋다.음주는 금물. 경기 하루 전에는 휴식을 취하고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글리코겐 저장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평소 먹던 음식도 여러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밤에는 800∼1000㎉ 가량을 섭취해야 한다.새로운 음식은먹지 않는 게 좋다. ●경기당일 커피·탄산음료는 금물 경기 당일 아침 식사는 가볍게 한다.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고 지구력도 높아진다.그러나 경기시작 2∼4시간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커피나 탄산음료는 금물이다. 경기 도중에는 10∼20분마다 ½∼¾컵 가량의 물을 마셔준다.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기에서는 30분마다 25g 정도의 탄수화물이 소비되므로 오렌지 주스 1잔이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경기가 끝나면 바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다.근육은 운동 후 1시간 이내에 탄수화물을 가장 잘 흡수한다.경기가 끝난 뒤 15분 이내에 50∼100g의 탄수화물 섭취가 좋다.액체 상태에서 시작해 건포도와 빵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마라토너들이 섭취해야 하는 ▲탄수화물 음식은 찰밥·빵·국수·시리얼·과일 ▲단백질 음식은 기름기가 적은 고기류·생선·우유 및 유제품·콩 등이 있다.버터·갈비·참기름 등과 같은 기름진 음식,섬유소가 많은 음식,가스가 차는 식품은 평소 섭취하고 대회 직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정구명 서울보건대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 강원도 정선 나들이

    꾸불꾸불 흘러가는 오대천에는 물철쭉이 물가를 붉게 물들이며 고혹적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아우라지로 이어지는 구절리의 송천엔 봄빛이 농익었고,임계천의 ‘구미정’(九美亭)엔 여름을 재촉하는 물소리가 힘차다.‘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는 강원도 정선으로 길머리를 잡았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33번 국도를 타면 정선 가는 길이다.이 길을 따라 수려한 오대천이 이어지고,정선에 이르러 조양강과 만난다. 차 속도를 떨어뜨리고 차창을 활짝 여니 왼쪽으로 펼쳐진 오대천의 풍광이 차 안으로 한가득 밀려오는 듯하다.평지는 이미 초여름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산 골짜기는 아직 봄이 한창이다. 길 오른쪽 산 기슭에 핀 늦깎이 진달래가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멀리 산 능선엔 산벚나무들이 군데군데 흰 무늬의 수를 놓고 있다. ●백석폭포 부근엔 흐드러진 물철쭉 오대천 풍광은 북평면 나전리 못미쳐서 나오는 ‘백석폭포’ 인근이 돋보인다.10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우렁차다.며칠전 제법 많은 비가 와서인지약간 흙탕물이 섞인 오대천 물줄기에선 힘이 느껴진다. 폭포 인근 천변엔 물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물철쭉은 산철쭉의 또 다른 이름.산철쭉은 높은 산 능선에서 주로 서식하지만,계곡 등 물가에서도 잘 자라 물철쭉으로도 불린다.일반 철쭉의 잎이 달걀 모양으로 색이 연한 반면,물철쭉 잎은 보다 긴 타원형 모양이면서,꽃잎 색이 진하다. 오대천은 나전리에서 조양강에 합류한다.33번 도로는 42번 국도와 만나는데,여기서 좌회전해 10분 정도 가면 아우라지가 있는 북면 여량리다. 정선은 지난해 여름 극심한 수해를 당해 천이나 강 주변 훼손이 생각보다 심했다.여량리까지 가는 동안에도 몇 군데서 도로 복구공사로 파헤쳐진 길을 가느라 어려움을 겪었다.아우라지도 모래와 진흙 등이 물가를 뒤덮어 다소 황량한 느낌.예전의 고즈넉한 풍광을 되찾으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길을 재촉해 구절리로 향했다.정선역에서 출발하는 한 량짜리 ‘꼬마열차’ 종착역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구절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송천이 흐르고,오른쪽엔 노추산이자리잡고 있다.송천 옆 길은 상당히 험하다. 포장·비포장 길이 반복되다가 노추산 계곡부터는 아예 비포장 길이다.그나마 지난해 수해로 길이 많이 파여 지프가 아닌 승용차로 가려면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 ●송천 끼고 앉은 한가로운 ‘한터마을' 물철쭉은 본래 오대천보다는 송천이 유명하다.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수해로 물가 철쭉이 쓸려 그 자태가 영 예년만 못하다.그래도 천을 따라 어렵게 길을 헤쳐가는 것이 꼭 오지 트레킹에 나선 것 같아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송천은 정선 경계를 지나 강릉시 시계로 이어진다.굽이쳐 흐르는 송천을 끼고 앉은 강릉의 첫 동네는 왕산면 ‘한터마을’. 동요 ‘나의 고향’의 ‘꽃피는 산골’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대여섯집 정도 되는 집집마다 흰색,분홍,보라색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 지나는 이들을 취하게 한다.집 앞에 매어 놓은 황소가 되새김질하는 모양이 마냥 한가롭다. 왕산면 대기리를 지나 정선 임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임계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여량리 방향으로 5분쯤 가면 왼쪽으로 반천리 가는 길이 나오는데,여기서 좌회전 하면 임계천 따라 절경이 이어진다. ●9가지 아름다움 갖춘 ‘구미정' 그중 반천리의 ‘구미정사’(九美精舍) 주변 풍광이 가장 뛰어나다.조선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1652∼1747) 선생이 사색당파에 실망해 사직한 후 정선에 내려와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일명 ‘구미정’으로도 불린다. 구미정의 ‘구미’는 반석 위에 생긴 작은 연못이라는 뜻의 석지(石池)와 층층이 쌓인 절벽이란 뜻의 층대(層臺)를 비롯해 전주(田疇),어량(漁梁),징담(澄潭) 등 9가지 아름다움을 갖췄다고 해 붙여졌다. 구미정에 다가가면서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으려니,마침 정자에 앉아 화투를 치던 이들이 ‘면사무소에서 나왔느냐.’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문화재인 정자에서 여흥을 즐기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경치사진 찍으러 왔다.”는 말에 이내 표정이 풀어지며 막걸리 사발을 건넨다. 정선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정선 5일장' 옛 향수 듬뿍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진부IC∼33번 국도∼42번 국도(나전리)∼여량리∼구절리 코스를 따르면 된다.구절리 위 송천 옆길은 길이 좁고 험해 버스는 갈 수 없다.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까지 운행하는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도 해볼 만하다.정선행 직행버스가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 시외버스터미널(033-563-9265)까지 하루 11회 운행된다. ●숙박 정선읍 회동리 가리왕산(1561m)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에 묵어보자.1만여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의 이 휴양림엔 소나무 인공림과 주목,마가목,음나무 등 고급 희귀수목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회동계곡을 따라 호젓하게 난 9㎞의 산책로 주변엔 산나물과 야생화도 지천이다.숲속의집 이용료는 3∼4인용(8평) 4만 4000원,5∼6인용(10평) 5만 5000원.예약 문의 휴양림 관리사무실(033-562-5833). ●가볼 만한 곳 끝자리가 2,7일 열리는 정선 5일장에 한번 들러보자.작지만 옛 장터의 향수가 그대로 살아 있는 곳이다.검정 고무신과 대장간 농기구 등 수십년 전의 생활용품들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감자송편,옥수수술,더덕,메밀묵,산채음식 등 토속 먹거리도 풍성하다.정선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장터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엔 당귀와 인진쑥,황기 등 인근 산에서 나는 약초를 파는 약초시장도 있다.5일장에 맞춰 청량리역에서 ‘정선5일장 열차’가 운행된다.왕복 요금은 2만 5000원 정도.문의 정선군청 문화관광과(033-560-2544). [식후경] 비지찌개 먹고 수석 감상 북면 여량리 아우라지 인근에 있는 ‘옥산장’(033-562-0739)의 비지찌개 맛이 일품이다. 옥산장은 본래 여관이지만 여관 옆에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이곳 비지찌개 맛의 비결은 적당히 띄운 비지에 있다.콩을 갈아 만든 비지를 따뜻한 온돌방에서 이틀밤 정도 재운다. 때문에 김치와 몇가지 양념을 넣어 끓여낸 비지찌개에선 청국장 냄새가 약간 나는 듯하면서 비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밥숟가락을 바쁘게 한다.직접 담근 된장을 쓰는 된장찌개 맛도 구수하고 담백하다.각각 5000원. 식당 옆 통나무집엔 옥산장 주인 전옥매씨가 20여년간 정선 일원 하천에서 수집한 수석을 전시해 놓고 ‘돌과 이야기’라는제목의 간판을 붙였다.갖가지 모양과 무늬를 가진 돌을 테마별로 분류해 전시해 놓았는데,제법 구경할 만하다.전씨가 구수한 입담으로 수석 이야기를 들려준다.단체 숙박객이 올 때는 전씨가 구성진 ‘정선아리랑’ 가락도 들려준다. 수석 전시장 옆엔 굴피 지붕을 얹은 전통 흙집을 지어 그 안에 옛 생활도구를 모아 놓았다.옥산장 뜰엔 갖가지 꽃이 만발해 전통적 여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여관 객실도 깔끔한 편이다.
  • 청남대·대청호 나들이

    ‘대통령 별장에나 한번 가볼까.’ 최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청남대와 인근 대청호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충북 청원군과 대전시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맑은 금강 줄기와 호안의 섬들이 어우러져 한려수도를 연상시킬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그러나 그동안 보안구역인 청남대로 인해 일반인들은 상당 부분 접근이 어려웠는데,이제야 수려한 대청호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셔틀버스로만 이용… 예약 두달 밀려 청남대는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청호 뒤 편에 자리잡고 있다.아직 승용차를 타거나 걸어서 직접 접근할 수는 없고,반드시 문의 파출소 앞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청남대행 셔틀버스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충북도 관광사이트(www.cbtour.net)를 통해 셔틀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당분간 청남대 관람료나 셔틀버스비는 무료이나 관련 규정이 마련되면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하루 1000명만 셔틀버스 이용이 가능한데,이미 2달 이상 예약이 밀려 있어 지금 신청해도 한 여름은 돼야 청남대 구경을 할 수 있다.문의 청원군 안내소(043-251-3801). 지금 청남대는 온통 꽃에 파묻혀 있다.본관 앞 뜰엔 연분홍 진달래와 철쭉,새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잘 다듬어진 조경수들은 마치 초록물을 들인 듯 빛깔이 곱다. ●지금 청남대엔 철쭉·야생화 만발 본관 진입로 옆으론 소박한 야생화들이 손님들을 반긴다.청남대엔 특히 구석구석 금낭화가 많이 피어 정겨운 분위기를 낸다. 배밭길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꼭 한번 가볼 만하다.길 옆으로 노송들이 알맞은 밀도로 자라고 있고,그 밑엔 다양한 야생화와 철쭉이 화사한 분위기를 낸다. 보통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가이드의 안내로 돌탑∼양어장∼본관∼정원∼골프장 등을 둘러보게 된다. 9홀 규모의 골프장은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사용을 안하다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사용해 화제가 됐다.미들홀(파4) 코스 하나에 5개의 그린을 만들고 9개의 티잉그라운드를 두어 9홀을 소화할 수 있도록 꾸민 초미니골프장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보다 많은 관람객들을 위해 라운딩은 허용치 않을 계획”이라고 밝혀 골프장으로서의 기능은 사실상 마감됐다고 할수 있다.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대청댐 방면으로 500m 정도 가면 문의문화재단지가 나온다.80년대 초반 대청호가 생기면서 수몰지역 문화재를 옮겨 복원했다.3만3000여평 부지에 지방문화재 49호인 문산관을 비롯한 전통가옥과 기와박물관,민속자료전시관 등 고 가옥 10여채와 연자방아,성황당 등 옛사람들의 생활 터전을 재현했다.기와박물관엔 백제시대 이후 기와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곳은 문화재 관람보다는 단지내 이곳저곳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경관 감상이 포인트.특히 단지의 맨 위쪽에 서면 초가와 기와지붕 넘어 펼쳐진 호반 풍경이 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관람료는 무료.(043)251-3545. 문화재단지 뒤엔 역사와 전설이 깃든 양성산(350m)이 자리잡고 있다.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자비왕 때 화랑도 출신의 승려 화은대사가 양성산을 보고 ‘중이 발(鉢)을 들고 시주를 구하는 형세라 양승지(養僧地)로 흠잡을데가 없구나!’라고 하여 승병 300명을 제자로 삼아 불경과 무예를 익히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문의단지는 수몰지역 문화재 복원 보통 문의문화재단지∼독수리바위∼정상∼삼거리봉 코스를 이용하는데,2시간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대전광역시 역내에 속하는 대청호 남쪽의 신탄진에서 오동동까지 강을 따라가는 코스가 좋다.미호동에서 비룡동까지의 용호가도,신상동부터 화남대교까지 신호가도가 이어지는데,호수의 푸른 물결과 연초록 물이 들어가는 산 사이로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제법 상쾌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인근 구봉산(370m) 아래 현암사에 가보자.8세기 초 신라 성덕왕 때 창건한 고찰.원효대사가 “천년 후 절 앞에 세개의 호수가 생겨 ‘임금왕(王)’자 지형이 만들어지면 국왕이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대청호가 생기면서 항공촬영한 사진을 보면 실제로 청남대가 임금왕 자 형세를 하고 있다고 한다.아름다운 대청호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현암사에 올라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청원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원 IC에서 빠져야 편하다.고속도로에서 나와 만나는 17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1㎞쯤 가면 왼쪽으로 죽암리 가는 길이 나온다.여기서 좌회전해 10분정도 달리면 두모삼거리가 나오는데,우회전해 ‘문의’가 표기된 이정표를 따라 20분 정도 달리면 문의문화재단지를 지나자 마자 문의파출소 앞의 셔틀버스 승강장에 닿는다. 대중교통수단은 청주에서 문의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 미원면 운암리의 옥화자연휴양림의 ‘숲속의집’에 묵어보자.5∼9평형 통나무집과 벽돌집,흙집 등 18동과 등산로,자전거 도로 등을 갖추고 있다.숙박료는 5평 2만5000원,7평 3만원,9평 4만원.청원군청 산림축산과(043-251-3424)에 예약해야 한다. ●인근 가볼 만한 곳 밤에 시간이 있다면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내 자동차야외극장에서 영화를 즐겨보자.가로 22m 세로 12m의 초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현재 상영작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관람료는 자동차 1대당 1만2000원.(043)250-0770∼1. 내수읍 형동리의 ‘운보의 집’에도 들러보자.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저로,운보미술관,우향미술관,도예전시관,운보공방,운보찻집 등을 갖추고 있다.운보의 작품 감상뿐만 아니라 운보의 그림을 넣은 각종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입장료 1500원.(043)213-0570. ●맛집 청원 IC에서 문의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의문화재단지 못미쳐 길 오른편에 시골묵집(043-222-5012)이 나온다.이집의 시골묵밥 맛이 별미다. 인근 산에서 나온 도토리로 직접 쑨 묵을 새끼 손가락 크기로 썰어 묵은 김치와 몇가지 양념,물을 적당히 섞어 따끈하게 끓여낸다. 보통 밥을 말아먹는데,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4000원.미나리 등 야채를 넣어 무쳐내는 묵무침 맛도 좋다.5000원. 대청호 남쪽 끝 부분에 있는 ‘평양숨두부집’(042-284-4141)의 순두부도 맛있다.‘숨두부’는 순두부의 황해도식 방언.콩을 맷돌에 갈아 솥에 안쳐 끓인 뒤 간수를 넣을 때 ‘숨을 돌린다’고 표현하는데서 나왔다고 한다.말하자면 ‘숨을 불어넣는다’란 뜻이 담겨 있다.국산 콩으로 매일 직접 순두부를 만들어 내는데,양념을 얹어 밥과 함께 먹는다.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공기밥 포함 4000원.
  • “세계의 관혼상제 체험하세요”/ 23일부터 사흘동안 통과의례 페스티벌

    “어른이 된다는건 뭐야? 엄마 죽는다는게 뭐야? 아빠 제사는 왜 지내는 거야?” 아이를 키우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들을 법한 질문.부모들은 “응,크면 알수 있어”라고 얼버무리며 지나치기 일쑤다.자세히 설명한다고 해도 관념어의 나열에 그칠 뿐 아이들의 진지한 호기심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이런 곤혹스러움을 떨치기에 좋은 축제가 있다. ‘관혼상제 등 통과의례를 축제로 즐기며 배우자’라는 모토 아래 문화관광부·서울시·강동구가 주관하는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2003’(집행위원장 임진택)이 오는 23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펼쳐진다. ●삶의 의미 되새겨 볼 기회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도심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를 즐기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값진 기회다.특히 올해는 벨로루시,남태평양의 쿡아일랜드,이란 등 별로 친숙하지 않은 나라의 민속팀을 초청하여 그곳의 통과의례와 민속놀이를 선보인다. 축제 분위기는 22일 저녁 7시 전야제에서 고조된다.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판굿과 비나리로 시작해,국립 창극단과 무용단이 창작음악 ‘가시리’와 상여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먼저 ‘통과의례 비교·체험전’에서는 가나,터키,일본,뉴질랜드,인도 등 세계각국의 탄생의례,성년의례,혼례,상장례 등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예컨대 한국은 출생의례로 금줄을 만드는데,가나에서는 8일째 되는 날 이름을 주는 의식을 치른다.또 들돌이나 물동이를 들어올려 성인을 인정받는 한국의 의식과,문신을 그려넣어 전사로 인정받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의식도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페스티벌의 큰 장점은 체험과 참여에 있다.임진택 집행위원장은 “이 축제는 단순한 공연예술제가 아니라 관객이 직접 통과의례를 경험하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말한다.그의 말마따나 ‘생의 길-죽음 체험’코너를 마련하여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준다.자궁을 연상케하는 공간을 지나서(‘태초의 길’),직접 관속에 들어가 삶의 외경심을 되새겨보고(‘생사의 길’),무덤을 지나며 환생을 체험하는(‘환생의 길’) 공간이 참가자들을 기다린다.또 쿡아일랜드·벨로루시·이란의 전통혼례를 원하는 커플의 신청을 받아서 혼례를 마련해준다. ●각국 민속놀이도 선보여 이밖에 나라별 가위바위보,한국·중국의 콩주머니 던지기등 유사한 민속놀이를 비교하거나 필리핀의 수타칸,몽골의 사교등 이색적인 민속놀이를 접할 수 있는 ‘통과의례 열두 대문’코너도 흥미롭다. 임진택 위원장은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의례를 통해 자기의 삶과 가족의 공동체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다른 나라의 풍속과 의례에 녹아있는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통해 문명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을 교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세 일정은 홈페이지(www.ropf.or.kr)참조.(02)487-1444. 이종수기자 vielee@
  • [맛 에세이] 초파일 음식

    울긋불긋한 연등 행렬로 화려한 축제의 날,초파일.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날은 중생 모두 복되기를 기원하며 절에 가서 등을 다는 것은 물론이고,집집마다 오색의 종이를 붙여 만든 등을 식구 수대로 걸어놓기도 했다.그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내는 등이 가장 길하다고 하여 자기의 등이 더욱 밝기를 기대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절에서는 재를 올리고 소반(素飯·고기 반찬 없는 밥)과 느티나무의 연한 잎을 따서 멥쌀가루와 섞어 찐 느티떡과 미나리강회를 먹고 볶은 콩을 나누며 석가의 뜻을 기렸다. 무엇보다도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연꽃.꽃뿐만 아니라 뿌리,연밥(열매)도 이롭다.고려도경에 보면 연꽃,연근,연밥까지도 부처님의 보좌로 인정하여 신성시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중요한 식량이었으며 약초 구실도 했다.이것이 우리에게도 전해져 개성있는 민속식으로 발전했다. 어린 연잎은 살짝 데쳐서 쌈을 싸 먹었는데 이것을 연화포라 하고,연근 녹말을 우분이라 하여 이것으로 경단도 만들고 갈탕(葛湯)처럼 걸쭉하게 죽을 쑤어 마시기도 했다. 연근은 땅속 정기를 머금은 뿌리채소이다.비타민과 미네랄,당질이 주성분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작용과 비타민B가 많은 보혈식품 중의 하나이다. 연근으로 정과(조린 것),저냐(지진 것),죽도 만들었다.절에서는 김치도 담갔고 연뿌리의 구멍마다 찹쌀을 넣어 밥을 지어먹기도 한다. 연밥은 연실이라 하며 연밥장아찌,연밥죽,연인죽(連仁粥),연자당(蓮子糖) 등도 있고 연육(蓮肉)은 약제로도 쓰였다.우리 고유의 명주였던 연엽주(蓮葉酒)는 찹쌀과 누룩을 버무려 켜켜이 연잎을 넣든가 연잎에 싸서 빚는 독특한 향미의 술이다.특히 연다(蓮茶)는 향미를 즐기는 민속차이다.벌어진 연꽃 속에 진한 차를 부어 꽃 향기가 배어나게 한다.이것을 따로 마련해 두고 차에 조금씩 넣어서 마시는 차로 풍류가 넘치는 차이다. ‘…맑은 물에 씻겼어도 요염하지 않으며/줄기가 곧고 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는다.꽃향기는 멀어질수록 맑아지며/우뚝 선 깨끗한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뿐…’ 송나라 때 주돈이의 애연설(愛蓮設)이 있는 연못에 가고 싶다.그윽한 연다(蓮茶) 한 잔만으로도 옷깃을 여미고 맑은 눈을 뜰 것 같지 않은가.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 생식의 두얼굴 / 건강식 소문에 식사대용으로 인기 체질 안 맞으면 ‘독’… 알고 먹어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식(生食)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유명 탤런트나 모델 등이 생식으로 몸무게를 몇 ㎏ 뺐다는 차원을 넘어 한 TV드라마에서는 아침식사로 생식이 좋으냐,나쁘냐는 문제를 두고 고부간의 갈등을 빚기도 한다. ●“혈압 낮춰주고 당뇨도 예방” 불이나 열에 익히지 않은 생식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체중감량,식사대용,영양식,간식,식이요법,성인병 예방,체질개선 등이다. 생식에 쓰이는 재료는 현미·콩·옥수수 등 곡류,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표고버섯·영지버섯 등 버섯류,우엉·양배추 등 채소류에 이르기까지 30∼40여종이다.시중에 나온 생식 제품이 가루로 되어 있어 물이나 우유,주스 등에 타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간편하다는 점이 또 하나의 인기요소다. 생식 전문업체들은 “재료들을 급속 동결처리하면 영양소 손실이 거의 없다.”며 “재료의 색·맛·향이 자연상태로 유지된다.”고 입을 모았다.생식을 오랫동안 계속하면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 생식업체 이롬라이프의 생명과학연구원 박미현 박사는 “장기간 생식하면 성인병과 변비를 막거나 개선할 수 있으며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이외에도 식이섬유가 당분의 체내 흡수 속도를 늦춰 포도당 이용률을 높여 당뇨를 개선하고,혈액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그 결과 당뇨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한의원 김수범 원장은 “시간에 쫓기며 생활하는 직장인,수험생,밤낮이 바뀐 사람들에겐 생식이 좋다.”며 “항상 몸이 피곤하고 개운하지 않은 사람이 생식하면 기혈의 순환을 도와서 몸을 가볍게 한다.”고 말했다. ●하루 권장칼로리 턱없이 부족 반면 생식을 할 땐 주의할 점도 많다. 생식 1포에 열량이 평균 150㎉가 들어 있어 하루 3포를 섭취하면 성인 남자 1일 권장량인 2200㎉에 크게 부족하다.생식 제품으로 하루 3끼의 식사를 장기간 대체하기에는 적절치 못하고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겐 무리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 조계란씨는 “생식은 가열식품에 비해 소화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찬 사람에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시판 중인 생식 제품들은 보통 수십가지의 원료를 배합한 것이기 때문에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전에 재료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장기간 섭취할 경우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제품별로 특정 영양소가 너무 적거나 많아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생식 제조업체는 제품의 영양성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표시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명현현상' 생기면 즉각 중단해야 생식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샘플을 신청해서 먹어보는 것도 좋다. 생식을 시작한 뒤 두통·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생식업체들은 체질이 좋아지는 ‘명현현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증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생식을 중단해야 하고,그후 다시 시작해도 이런 반응이 나타나면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의 생식은 월 20만∼40만원으로 비교적 비싸다.그러나집에서 직접 만들 수도 있다.콩·현미·율미 등 무공해 농산물을 구입,햇볕에 잘 말려 냉동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 분쇄기에 적당량씩 갈아 먹으면 된다.이들 재료를 찌거나 볶는 등 가열한 다음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은 선식(禪食)이라고 하는데 미숫가루와 비슷하다. 이기철기자 chuli@
  • 빈혈 얕보면 ‘큰코’

    봄이 되면서 빈혈이 고개를 든다.겨우내 움츠렸던 혈관이 확장되면서 덩달아 빈혈 증상도 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누구나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우리와 가까운 빈혈이지만 의학적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대부분 “빈혈쯤이야…” 하고 생각한다.그러나 빈혈로 나타나는 숨겨진 질환은 결코 가볍지 않다.흔히 ‘현기증’과 혼동하는 빈혈의 원인과 증상,치료법 등을 살펴본다. ●빈혈 사람의 핏속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이 있어 체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다.빈혈은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인체의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세계건강기구의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자의 경우 헤모글로빈 수치가 13g/㎗(정상 13∼18g/㎗),여자는 12g/㎗(정상 12∼16g/㎗) 이하를 빈혈로 규정하고 있다. 빈혈은 어지러운 증상을 이르는 현기증과는 구별해야 한다.빈혈이 있으면 현기증이 흔히 나타나지만,현기증이 있다고 모두 빈혈은 아니다. ●원인 및 종류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적혈구는120일 정도 활동한 뒤 비장에서 파괴된다.그러나 피가 몸밖으로 빠져나가거나,골수에서 적혈구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그리고 적혈구가 혈관이나 비장에서 수명보다 일찍 깨어지면 빈혈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인체에 철분이 모자라 골수에서 정상적으로 적혈구를 생산하지 못해 생기는 빈혈을 ‘철분결핍성 빈혈’이라고 한다.대부분의 빈혈이 여기에 속한다.철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거나 위장관에서 철분을 잘 흡수하지 못한 경우,또 흡수된 철분이 적절히 이용돼야 할 대사과정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원인이 된다.신체 이상으로 철분 필요량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철분이 체외로 빠져 나가는 경우도 빈혈을 일으킨다. 이밖에도 엽산결핍성 빈혈,재생불량성 빈혈,급성 출혈성 빈혈,용혈성 빈혈,만성질환(만성 간염,신부전증,종양,내분비질환 등)에 의한 빈혈 등이 있다. 질환별로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월경으로 인한 철분 손실로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치질·위장관 종양·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로 철분 결핍이올 수 있다.특히,철분 결핍성 빈혈은 위암과 대장암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중년 이후 빈혈 증상이 나타나면 위장관의 악성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 보통은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판명되며,단순 빈혈일 경우 먹는 철분제재로 치료한다.철분제제를 복용할 때는 철분 함유량이 충분한 제제를 골라 사용하되 체내의 부족한 저장철을 회복하기 위해 빈혈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6개월 정도 계속해 철분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철분 결핍성 빈혈 이외에는 철분 제제를 복용해도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자가진단이나 원인도 모른 채 소위 종합치료제 따위의 약을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특히 여성은 월경과 임신,출산 등으로 남성보다 50% 이상 많은 철분을 소모하며 다이어트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쉬워 철분제를 적절히 복용하면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철분 결핍성 빈혈 외에 다른 질환으로 생긴 빈혈은 상대적으로 빈도가 적으나,발생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밝히는 것이중요하다. ●한방에서의 빈혈 한방에서는 빈혈을 혈허(血虛),위황(萎黃),허손(虛損)의 범주에서 다룬다. 혈허는 쉽게 말해 피가 부족한 상태로 피로,무력감,어지러움,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림,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안색이 창백하고,손톱의 색깔이 옅고,잠을 잘 못이루거나,건망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허증(虛症)에 속하는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보법(補法)을 적용하는데,기가 부족한 병증에는 보기(補氣)처방을 사용한다.인삼,백출,백복령,감초로 만든 사군자탕(四君子湯)이 대표적인 약이다. 또 피가 부족한 빈혈에는 숙지황,당귀,천궁,백작약을 넣은 사물탕(四物湯) 등으로 보혈(補血)처방을 한다. 체질적으로는 소음인에게 빈혈이 생기기 쉽다.비위 계통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소음인 빈혈에는 달걀 노른자로 낸 기름을 섭취하거나,닭고기,시금치,미역,비타민C,칠성장어 등이 좋다.한약재로는 당귀,천궁,하수오,작약,단삼 등이 혈을 보하는 작용을 한다.인삼이나 대추,꿀을 섭취하고 배꼽 및 관원혈에 뜸을 떠주는 것도 좋다.태음인과 소양인은 소화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빈혈이 적다.그러나 커피,홍차,감 등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타닌성분의 식품이나 위장관 출혈 증상으로 빈혈이 생길 수 있다.태음인은 소 간,사슴 피,무말랭이,콩,우유,다시마 등이 좋으며 한약재로는 용안육,녹용,삼지구엽초 등이 효과가 있다.소양인은 돼지 간,홍당무,딸기,토마토 등이 도움이 되며,한약재로는 숙지황,구기자,산수유 등이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 ■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철원 교수,주영한의원 김성민 원장
  • 된장 독소 없애는 ‘5德 먹거리´

    수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된장.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식품 된장이 건강 먹거리로 나날이 각광받고 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을 주 원료로 한 발효 식품 된장은 예로부터 우리의 가장 친숙한 먹거리다.영영가가 좋을 뿐만 아니라 각종 요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료로서의 역할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먹어 계명대 김일두 교수는 “우리 민족은 된장을 삼국시대나 그 이전부터 먹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보면 ‘고구려에서는 장양(藏釀·장 담그기와 술 담그기)을 잘한다.’는 기록이 나타나고,삼국사기에는 신문왕 3년(683년)에 폐백 품목으로 장이 나와 당시 중요한 먹거리였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된장에는 5가지의 덕이 있는 것으로 예찬받아 왔다.단심(丹心·다른 맛과 섞여도 제맛을 잃지 않음)·항심(恒心·오랫동안 상하지 않음)·불심(佛心·비린 냄새를 제거함)·선심(善心·매운 맛을 부드럽게 함)·화심(和心·다른 음식과도 조화를 이룸)이 있는 것으로곧잘 비유된다. ●젊은층 냄새 때문에 기피하기도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된장이 발효하면서 나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기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된장에는 몸에 좋은 효모와 생리활성물질 등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최근 연구 결과이다.그 결과 된장은 건강식과 장수식품 목록에 빠지지 않는다. ●몸에 좋은 효모·생리활성물질 풍부 김용판씨는 ‘내 건강 비법’이란 책에서 “된장 100g에는 약 1000억 마리의 유익한 효소가 있으며,이 효소가 몸 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청소부’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청국장 전도사로 유명한 호서대 생물정보학과 김한복 교수는 “된장에 있는 아르기닌이란 아미노산과 레시틴은 비아그라와 같은 작용을 해 남성의 힘을 강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된장은 같은 콩 발효 식품인 청국장과는 다르다.된장은 소금을 사용하며 담그는 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반면 청국장은 소금을 쓰지 않으며 2∼3일 안에 발효할 수 있는 속성 장이다.또한 된장의 맛은 짜면서 은근하지만 청국장은 질박하면서 거칠다.냄새는 청국장이 더 강하다. 김 교수는 “청국장의 발효 균주는 바실러스균 하나이지만 된장에는 이를 포함해 아스퍼질러스라는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이 무척 다양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된장을 생으로 먹으면 미생물과 효소를 그대로 살려서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된장을 생으로 먹을 땐 “큰술 하나 정도를 유리컵의 물에 풀어 먹으면 적당하다.”고 밝혔다. ●메주 고르는 법 집에서 된장을 담그기 위해 메주를 살 땐 곰팡이 색깔이 흰색이거나 노란색이 좋다.파란색이나 검은색 곰팡이가 난 것은 썩거나 바람이 든 것으로 장맛이 떨어진다. 된장 찌개를 끓일 때 된장의 절반은 처음부터 재료와 함께 넣어 팔팔 끓인 다음 나머지 된장은 불을 끄고 잠시 식힌 뒤 풀어 넣는 것이 좋다.이렇게 찌개를 끓이면 된장의 풍미도 즐기면서 된장속의 미생물과 효소도 살아있는 채로 먹을 수 있다. 된장의 우수성이 알려졌지만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에서는 메주를 만들어 된장을 담그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각 시·도의 농업기술센터에서 전통방식으로담근 된장을 구입하면 편리하다.또는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된장’을 치면 배달까지 해 주는 업체가 많다.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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