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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년 이어갈 한옥마을 만드는 게 목표”

    “1000년 이어갈 한옥마을 만드는 게 목표”

    “푸른농촌희망찾기 운동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함께 포개진 한옥마을을 조성, 앞으로도 1000년 동안 이어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산이 맑은 곳’이라는 뜻의 경남 산청(山淸)군. 지난 16일 찾은 단성면 남사리마을은 500년 전 조선 사림마을(士林村)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을 전체가 전통 가옥과 토담길로 조성돼 있어 영남 지역에서도 안동과 더불어 대표적인 한옥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다. 100여채의 전통 가옥과 고택으로 조성된 마을에 28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토담과 한옥 어우러진 전통마을 이곳의 브랜드는 남사예담촌. ‘예를 중시하는 조상의 마음가짐을 이어받는 옛 담 마을’이라는 뜻을 담았다. 남사예담촌의 특징은 같은 성씨가 모여 사는 일반적인 전통마을과 달리 다른 성씨의 사대부들이 한마을을 이뤘다는 점이다. 이는 남사예담촌이 주변 니구산과 남사천으로 둘러싸여 있고(배산임수), 마을 앞으로 두 산이 맞물려 있는(쌍용교구) 등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이곳은 한국전쟁 전 99칸 한옥집이 두 채나 보존돼 있을 정도로 명문 사대부 마을로 명성을 높였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과 국악을 집대성한 고 기산 박헌봉 초대 국립국악원장도 이곳 출신이다. 다른 성씨의 마을이라는 성격은 이곳의 자랑인 5.7㎞ 길이의 토담길을 낳았다. 토담길은 2007년 문화재청의 옛담문화재로 지정됐다. 노해윤 남사예담촌 이장은 “마을 사대부들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당나귀를 타고 가도 집 안이 보이지 않도록 높이가 최고 2m 50㎝나 되는 토담을 집집마다 쌓았다.”고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중흥 하지만 이 마을 역시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을 피해 가지 못했다. 1970년대 한때 600명에 이르던 마을 주민은 2000년대 들어 절반도 남지 않았다. 곳곳에 빈집이 늘어 갔다. 박태진 남사예담촌 사무장은 “아이 울음소리가 마을에서 들리지 않은 게 벌써 9년째”라면서 “양반촌이라는 자부심도 마을이 쇠락하는 현실 앞에서는 아무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사예담촌이 선택한 대안은 농촌진흥청 푸른농촌희망찾기운동의 일환인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 2003년부터 전통 한옥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려 체험장과 숙박시설, 향토음식체험관 등 10곳의 관광객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또한 서당과 종이한옥짓기, 전통혼례, 회화나무 염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005년부터 매년 10월 전통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박태진 사무장은 “불과 3, 4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이 길을 물어도 머리만 들어 대충 알려줄 정도로 배타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친절하게 관광객을 맞는 등 마음의 문을 외부로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귀띔했다. 친환경 농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푸른농촌희망찾기운동의 결실이다. 이곳의 주 생산품은 딸기. 쪼그려 앉아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무농약 농법이 매우 힘든 작목이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새로운 농법을 개발, 요즘은 연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쌀과 콩 등 친환경 농법으로 수확한 다른 작물 역시 직거래가 아니면 사기 힘들 정도로 인기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중국인 콩고서 무장괴한에 피습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에 진출한 중국수력발전건설그룹의 고속도로 공사장 한 곳이 현지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무장괴한들은 지난 5일 오전 콩고 동부 북키부의 고속도로 공사장 부설 채석장을 습격했으며 경비 중이던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고 중국수력발전건설그룹의 콩고대표처 책임자가 전했다. 해당 구간은 중국수력발전건설 제14국이 시공하고 있다. 중국 근로자들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회사측은 재공격을 우려, 근로자와 설비를 현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인 및 중국기업에 대한 공격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초에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수도 알제의 중국인 상점들이 현지인들의 습격을 받았고 이보다 앞서 7월말에는 알제리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투입된 중국인 노동자들을 호송하던 군 트럭이 공격당하기도 했다. 테러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 이후 알카에다의 알제리 무장조직인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카에다’는 중국인과 중국기업에 대한 테러를 공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나이지리아 남부의 최대 무장단체 ‘델타해방운동’이 현지 유전 투자에 적극적인 중국의 석유기업들을 상대로 투자를 중단하지 않으면 보복테러에 나서겠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중국아프리카인민우호협회 통계에 따르면 사업 및 취업, 농업개발 등을 이유로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인은 2007년말 현재 50만명이 넘는다. 일각에서는 수백만명이 체류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잠비아 등에는 ‘바오딩(保定)촌’이라는 중국인 집단거주 농촌도 적지 않다. 현지인들과의 접촉빈도가 잦아지면서 충돌이 그치지 않고 이것이 발전돼 ‘반중감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tinger@seoul.co.kr
  • 은행 인사부 ‘밤샘중’

    은행 인사부 ‘밤샘중’

    신입사원 모집이 한창인 은행 인사팀이 ‘밤샘 모드’에 돌입하는 등 서류심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 나붙는 취업 공고에 지원자들이 워낙 많은 이유도 있지만, 은행마다 이력서보다는 자기소개서 등에 무게를 둬 심사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추석 명절인 지난 3일 오전, 차례를 지낸 신한은행 인사부 직원들은 속속 본점으로 출근했다. 지난달 21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신입사원 서류심사를 늦어도 오는 8일까지는 마치기로 했지만 좀처럼 일이 줄어들지 않아서다. ●토익 만점자·회계사 지원 줄이어 이번 공채에는 4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지원, 5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사부 직원을 모두 합해야 30명이니 직원 1명당 660여명 정도의 서류는 읽어야 한다. 게다가 신한은행의 자기소개서는 양이 많고 문제도 어렵기로 유명하다. 글자 제한이 200자 원고지 16장 정도(6500bite)인데, 워낙 길다 보니 지원자 사이에선 ‘신한문예’라 불린다. 쓰기도 어렵겠지만 채점하기도 만만치 않다. 이 은행 인사부의 한 관계자는 “스펙(취업을 위해 쌓는 경력)보다는 은행원의 자질과 조직에 맞는 인재상을 찾기 위해 이력서 이상으로 자기소개서를 강조한다.”면서 “서류심사에 점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부터 서류심사에 들어간 우리은행도 비슷한 이유로 서류심사 기간만 20일을 잡았다. 모두 200명을 뽑는데 1만 9696명이 지원, 9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원서 행간에 나타난 지원자의 성품과 은행이 필요한 인재상이 비슷한지 읽어 내려면 지원자 1명당 최소 5분 이상 할애해야 한다.”면서 “스펙을 중요시하는 회사일수록 그만큼 서류심사 기간은 짧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면접관 80명을 투입해 ‘1박2일 합숙면접’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날 원서를 마감한 국민은행도 올해부터 인성·적성 검사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미래의 창의적인 금융인재’를 찾는 것이 목표인데 1차 서류심사를 치른 뒤 오는 18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지난해에는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저서 중 일부를 지문으로 준 뒤 이와 연관해 금융산업의 전망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금감원 70대1… 금융공기업 인기 이런 가운데 취업 문이 좁다 보니 인재만 줄을 세워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은행 지원자 가운데는 토익 만점자만 99명, 900점 이상자는 무려 3670명이나 된다. 해외대학 출신자는 525명이다. 공인회계사와 미국 공인회계사(AICPA)도 각각 26명, 55명에 이른다.150명 모집에 1만 2750명이 지원해 85대1의 경쟁률을 보인 하나은행도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자격증 소지자만 올해 상반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한편 금융권에 임금 삭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신(神)의 직장(금융공기업)’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달 원서 접수를 마감한 금융감독원은 25명 모집에 1750여명이 몰려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5명의 신입 행원을 뽑는 산업은행은 54대1, 36명을 모집한 한국은행은 6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살찔 걱정없이 추석음식 즐기는 방법

    살찔 걱정없이 추석음식 즐기는 방법

    올해도 어김없이 햇곡식으로 가득한 추석이 다가왔다. 달콤한 깨와 고소한 콩이 듬뿍 든 송편부터 부드러운 육즙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쇠고기산적과 잡채까지, 추석은 그야말로 ‘고량진미’(살찐 고기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의 천국이다. 하지만 3일간의 연휴가 끝난 뒤 체중계에 올라서면 후회가 곱절로 밀려오기 마련. 송편을 비롯한 추석 음식은 대부분 놀랄 만큼 고열량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송편 6개는 300㎉, 잡채 5젓가락은 280㎉, 동태전 3개는 254㎉이고, 약과 2개는 무려 270㎉에 달한다. 대부분 밥 한 공기(300㎉)와 맞먹는 열량이다. 결국 친척들과 담소를 나누며 먹는 한 끼 식사만으로도 남녀 20~49세 기준의 1일 평균 칼로리 섭취량인 2500㎉와 2000㎉(한국영양학회 2005년 자료 기준)의 절반가량을 채우는 꼴이 된다. 이 상태로 3일을 보냈다가는 지난 3개월간 노력한 다이어트가 헛수고가 될 것은 자명한 일. 어떻게 하면 살 찔 걱정 없이 추석을 보낼 수 있을까. ◆“식사 중에는 되도록 물을 마시지 말고, 김치를 많이 먹을 것” 청강문화산업대학 식품과학과의 이상준 교수는 “명절에는 평소에 잘 먹지 않던 맛있는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까닭에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례 음식은 기름에 볶고 지지는 것이 많아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곁들여 식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도 소화를 촉진하는데 도움을 준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이 덜 분비되므로 식사 중에는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유익하다. ◆“송편은 식혜와 함께, 과식 후에는 과일로 지방 해소” 송편은 추석 별미인 동시에 가장 손쉽게 살을 찌우는 추석 음식이다. 간식으로 송편을 먹을 때 탄수화물 분해효소가 풍부한 식혜를 곁들이면 소화를 도와 지나친 포만감을 없애준다. 또 고단백,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사 후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 성분과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섬유소인 펜틴이 풍부한 사과, 배 등 과일을 먹으면 과도한 지방이 중성지방으로 전환돼 축적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과식으로 체했을 때는 매실차가 최고” 유혹에 넘어가 과식을 피하지 못했다면 매실을 추천한다. 매실은 위장 활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를 촉진 시키고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는데 뛰어나다. 때문에 체했을 때에도 매실은 천연 소화제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이상준 교수는 “추석음식으로 살찌는 것을 피하려면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그리고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음식을 먹을 때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가 풍부한 타액이 음식물과 고루 섞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전북 남원 구름다리마을

    [HAPPY KOREA] 전북 남원 구름다리마을

    ‘춘향전의 고향’ 전북 남원시내를 빠져나와 차량으로 15분가량 달리면 152가구 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대산면 운교리 ‘구름다리마을’이 보인다. 가을 들녘에는 알곡이 주렁주렁 열려 마을 주변이 온통 샛노란 빛으로 여물었다. 마을 주민이 합심해 일궈온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도 노란 알곡처럼 풍성하게 영글어간다. 구름다리마을의 자랑은 바로 수십년간 이어온 ‘협동농업정신’이다. 마을은 1959년 전국 최초의 단위농협 설립지로 알려져 있다. 마을 재창조 계획에도 이 협업정신이 근간이 됐다. 70세 이상 노인 장수수당, 장학사업 등 40여년간 이어온 끈끈한 공동체 의식도 한 몫했다. 마을 뒷산으로 가면 10만㎡의 개간지가 보인다. 푸른 밭에는 배추와 무·콩·고구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한쪽에는 고사리밭도 마련돼 있다. 감·매실·사과 등의 유실수 1300여그루도 심었다. 지난 3년간 마을 사람들의 땀은 ‘영농체험단지’로 흘러들어가 올해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하루 10~20명에 불과한 방문자를 2015년까지 1만 5000명까지 늘린다는 야심찬 포부가 그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완공한 ‘추어(秋漁)체험장’도 관광객들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직접 미꾸라지에게 먹이를 주고 기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다 자란 미꾸라지는 추어탕으로 만들어 마을 식당에서 맛본다. 김형석 구름다리마을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팀장은 “현대건설과 1촌1사를 맺어 지난해 고구마캐기 행사를 갖는 등 각광받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원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中, 美닭고기 반덤핑 조사 착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정부가 27일(현지시간) 미국산 수입 닭고기 제품에 대한 반(反)덤핑, 반보조금 조사에 나서면서 양국간 무역분쟁이 산업 전분야로 확산될 전망이다. 미 상부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2주전 미국산 수입품이 국내 산업을 위협한다고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무역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추가 관세를 매기자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지난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회담 뒤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이때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며 그릇된 지구촌 경제시스템을 전면 개혁해나갈 것을 천명했다. 또 중국 측은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장기간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양국간 마찰은 ‘장기전’에 돌입할 조짐이다. 타이어에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자동차부품, 닭고기, 철강 파이프, 콩, 영화, 음악, 출판물 등 산업 전분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중국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외국 영화와 음악, 출판물에 대한 중국의 수입 규제가 국제무역규정을 위반했다며 미국의 손을 들어주자 이에 불복, 항소했다. 다음날 미국 철강노조와 제지회사 3곳은 중국산 코팅 용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라고 정부에 요구, 맞불에 맞불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stinger@seoul.co.kr
  • 中 펩시 등 美제품 39개 수입불허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당국이 펩시, 타이슨 푸드 등 미국 식품업체의 제품에 대해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잇따라 수입을 불허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1일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이 최근 펩시를 포함해 25개국 회사의 제품이 중국 품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수입을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제품은 25개국 154개 제품으로 덴마크 등 다른 국가의 제품도 포함돼 있다. 미국 제품은 39개로 25%를 차지한다. 이번에 발표된 기준 미달 품목은 이미 지난 7월에 중국 검역당국이 적발한 것이지만 발표가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질검총국은 펩시코 오렌지 주스가 7월 브라질로부터 수입한 37.8t 분량의 냉동 오렌지 주스에 기준을 초과하는 효모가 들어 있다면서 반송 조치를 취했다. 펩시코는 중국 남부 광둥성 공장에서 ‘돌’이라는 브랜드로 오렌지 주스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과자 제조사인 제너럴 밀스와 타이슨 푸드 제품은 중국에서 금지된 약품 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통관이 불허됐다. 미국 분유회사인 메드 존슨의 유아용 분유 300㎏도 단백질 함유량 부족을 이유로 수입되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미국과 타이어 보복관세를 둘러싸고 무역 분쟁을 치르는 가운데 일어난 것으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은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미국산 자동차 부품과 닭고기에 대해 덤핑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한 연구소 간부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은 미국산 콩이 중국에 덤핑 수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tinger@seoul.co.kr
  • 지자체-홍보대사 ‘빛과 그림자’

    지자체-홍보대사 ‘빛과 그림자’

    ‘월드스타’ 비(본명 정지훈)의 또 다른 이름은 ‘서울시 글로벌 홍보대사’다. 지난 1월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서울 홍보를 시작한 정씨는 지난달부터 CNN에 소개되는 1분짜리 서울 홍보 동영상에도 출연해 서울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전 세계를 돌며 진행하는 자신의 ‘월드투어’ 콘서트장에도 서울시 홍보부스를 설치, 현지 팬들에게 서울시의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과 책자를 직접 나눠준다.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서울을 꼭 한 번 방문해 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서울시도 비의 ‘서울홍보’에 화답했다. 지난 7월 영국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의 방한 당시 맨유 선수들과의 미니축구경기인 ‘드림매치’에 정씨를 초청했다. 세계적 선수들과 축구경기를 한 정씨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만든 의류브랜드인 ‘식스투파이브’를 선물했다. 140여개국 7500만명에 달하는 전세계 맨유 팬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과 의류 브랜드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알렸다. 이처럼 홍보대사를 잘만 활용하면 지자체와 홍보대사 모두에게 이득이 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단체장과 사진 한 번 찍는 것이 전부인 국내 대부분 지자체의 홍보방식 또한 양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형원·박원순 람사르총회서 공헌 서울시와 가수 비는 지자체와 홍보대사 간 대표적 협업 성공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 6월 가수 비에게 글로벌 홍보대사 ‘1호’라는 영예를 부여했고, 가수 비도 올해만 430억원이 넘는 서울시 홍보효과를 창출해냈다. 윤영만 서울시 마케팅 담당관은 “원래 정씨의 홍보대사 위촉기간을 1년 정도로 생각했지만, 정씨의 홍보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커 본인만 원한다면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의 소속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측도 “서울시가 글로벌 홍보대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의미있는 역할을 부여해줘 정씨도 이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소모품 취급 1회용 홍보대사 태반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총회에서도 두 홍보대사의 숨은 헌신이 대회 성공에 큰 힘을 보탰다. ‘개똥벌레’ 가수 신형원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2년 넘게 홍보대사를 맡아 람사르 홍보콘서트와 홍보영상물 등에 출연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적극 나섰다. 경남도 관계자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던 신씨와 박 이사가 자발적으로 람사르 총회와 경남도 홍보에 나서줘 대회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며 고마워했다. ●지자체 ‘사진찍기용’ 방식 벗어나야 하지만 이같은 지자체의 홍보대사 운영 성공사례는 ‘가뭄에 콩나듯’ 드문 게 현실이다. 대부분 지자체는 홍보대사를 언론 노출을 위한 ‘소모품’으로 인식하다 보니, 유명인과 지자체 모두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지난 5월에는 몇몇 지자체가 역도선수 장미란의 동의도 없이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가 장씨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며 읍소해 망신을 사기도 했다. 수영선수 박태환 역시 아테네 세계선수권대회 한 달여 전까지도 여러 지자체 홍보대사 위촉식에 불려다녔던 것으로 드러나 최근 박씨의 부진에 지자체들이 원인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는 “홍보대사를 부탁하는 지자체가 되레 연예인에게 ‘우리 지자체를 어떤 식으로 홍보할지 알려달라.’며 ‘적반하장’식 요구를 할 때도 많아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PR 전문가인 박영만 마케팅홍보연구소장은 “선거를 의식한 ‘사진찍기’ 이벤트가 전부인 지자체들의 홍보대사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 온라인 활동을 기반으로 지자체와 홍보대사가 꾸준히 ‘이슈 메이킹’을 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노을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적당히 소용돌이치며 뭉텅이진 구름이 있었고, 또 그 구름이 너무 요동치지 않게 간간이 흔들어주는 적당한 바람이 있었다. 태양은 철렁이는 수평선 위에 점점이 뿌려진 일곱개의 섬, 그리고 파도에 닿을 듯 말 듯 띠 모양으로 떠있는 구름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즐겼고, 뭍의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진 해안 어귀에서 바람과 바다, 노을을 함께 즐겼다. 태양이 물 아래로 잠긴 것은 그 뒤로도 한참 지나서였고 검붉은 노을의 여운이 없어지기까지는 그로부터 또 한참 뒤였다. 노을이 아름다운 영광(靈光) 칠산 앞바다의 모습이다. 이 바다는 이곳 사람들의 젖줄과 같다. 주꾸미, 낙지, 민어, 전어, 돔, 조기, 보리새우 등 갯것들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잡혀 넉넉한 삶을 이어오게 했다. 오죽했으면 조기를 잡으러 갈 때 배 위에서 ‘칠산 바다에 돈 실러 간다.’고 노래했을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먹을거리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식객(食客)들이 여행객의 주류가 됐으니 그 발걸음이 더더욱 영광 땅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칠산 앞바다를 주황색과 보라색, 회색빛 감도는 붉은 색으로 덧칠하는 노을은 미식(美食)을 탐하며 배 두드리는 여행객들에게 심미(審美)의 만족감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영광 사람들도 노을이 자랑스러웠나보다.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17㎞ 길이의 백수 해안도로 어귀에 아예 노을박물관(061-350-5600)까지 뒀다. 또한 천년고찰 불갑사 일대에는 온통 붉은 상사화(相思花) 천지다. 땅에서 기다란 줄기가 맥없이 쑥 솟아나는가 싶은 모양이지만 그 위에 피어난 꽃술은 마치 농염한 여인의 기다란 눈썹처럼 근사하게 벌어져 있다. 가버린 봄을 추억하려는 가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소금으로 만들어진다 식객으로 혀끝의 만족을 찾아갔다가 미(美)의 절정 한 조각 붙들고 돌아올 수 있는 곳, 영광이다. 굴비는 조기 말린 것이다. 조기 중에서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을 갖고 있는 참조기만이 영광 법성포 굴비라는 영예를 얻고 귀한 몸이 될 수 있다. 단단한 머리에 노란 빛을 띠고 있어 황금투구를 쓴 조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싼 굴비는 산지 가격으로만 한 마리에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니 귀하신 몸이 틀림없다. 이 참조기들은 음력 3월 즈음 알을 낳기 위해 중국 앞바다에서 추자도와 흑산도를 지난 뒤 연평도로 올라가는 도중 칠산 앞바다에서 잡혔다. 하지만 요즘은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만이 아니라 추자도, 중국 등지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래서 이곳에서 잡힌 조기만이 아닌, 이곳에서 소금 뿌려 말린 굴비를 ‘법성포 굴비’라고 부른다. 법성포 굴비라고 별다를 것 없다며 폄하할 때 주로 들먹여지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가 다른 이유는 분명하다. 조기를 염장 건조하는 해다올의 박윤수 사장에 따르면 1년 이상 묵혀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염장하는 제조기법이 다른 지역 굴비와 다른 이유 첫 번째다. 또 하나는 하늬바람이다. 옴폭 들어간 법성포에는 강한 바닷바람이 몰아쳐 파리가 얼씬도 하지 못한다. 거리 하나, 산 하나만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리들이 웽웽거리니 천혜의 조기 덕장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너른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던 지느러미 달린 물고기에게 무슨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나누겠는가. 중국 고깃배에 잡히면 중국산, 추자도 고깃배에 잡히면 추자도산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다. 하지만 풍어 깃발을 펄럭거리며 만선의 배가 들어오던 법성포에는 더이상 고깃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2년 전 매립사업을 진행해 법성포 갯벌길 일부만 남기고 흙으로 메웠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를 파는 가게는 여전히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법성포 굴비를 찾는 데 어려움은 없다.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대부분 소금으로 시작한다. 굴비는 물론 꼴뚜기젓, 낙지젓, 갈치속젓 등 짭짤한 것들 모두 마찬가지다. 이곳은 국내 생산량의 11%를 차지하면서 신안 다음으로 많은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예로부터 소금을 만드는 곳인 염산(鹽山)면 등에는 현재 모두 124개의 소금 만드는 회사가 있다. 칠산 앞바다 물을 받아쓰고 있다. 영백염전 김영관 회장은 “간수를 뺀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88%로 단맛이 난다. 친환경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더 적어서 74~78% 정도”라면서 “짠 음식이 안 좋다는 것은 정제염을 먹을 때 얘기일 뿐 천일염은 오히려 몸에 좋은 소금”이라고 말했다. ●상사화 군락에 서면 나도 사춘기 소녀 먹을거리에 대한 탐닉만으로 그치면 폼이 덜 난다. 이달 하순에서 다음달 초순이면 불타는 상사화가 지천에 가득하다. 부드러운 꽃잎의 곡선이 농염한 여인인 듯 보였지만 찬찬히 보니 불덩어리 하나를 높이 치켜든 모양새이기도 하다. 평일임에도 또 아직 상사화가 절정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성미 급한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불갑사 지나 불갑산까지 삼삼오오 무리지어 꽃놀이에 나섰다. 불갑사 입구 주차장에서 15분은 족히 올라가야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곳에서도 용천봉, 도솔봉까지 가려면 최소 1시간은 올라가야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 아주머니들은 등산복을 잘 갖춰 입었지만 굳이 정상까지 올라갈 이유는 없다. 적당히 그늘 좋은 곳, 상사화 군락 잘 보이는 곳에 자리 깔고 앉아 각자 싸온 맛난 음식과 이야기 보따리 꺼내 놓으면 그곳이 바로 수십 년 전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신호로써 단풍이 인생의 비의(秘意)를 품게 만든다면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는 인생의 봄날이 봄에만 머물러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희망을 건네준다. 가을 꽃놀이가 가을 단풍놀이보다 좋은 이유다. 영광의 모든 유적지, 공원 등이 그러하듯 불갑사 역시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다. 영광군청 관계자는 지난해만 50만명의 ‘상추객(賞秋客)’들이 찾았고, 18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올해 축제 역시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가능하면 주말보다는 평일에 찾아야 넉넉한 마음으로 상사화를 즐길 수 있다. ●여행수첩 ▲먹을거리 영광에서는 모싯잎 송편이 유명하다. 모싯잎과 쌀, 천일염 약간, 그리고 소로 들어가는 콩이 전부다. 보통 송편의 서너 배 크기로 일할 때 새참으로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고 해 ‘머슴 송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찌고 나면 남색에 가까운 빛깔로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다. 영광에는 만나떡집(061-351-1462) 등 60여 곳의 모싯잎 송편 떡집이 있다. 전국으로 배달이 되니 서울에서도 맛볼 기회는 있다. 또한 황토갯벌장어가 있다. 일반 민물 양식 장어와 달리 갯벌의 염도를 함유한 지하수로 장어를 키워 더욱 고소한 육질을 자랑한다. 불갑사 입구에 장어정(061-353-5476)이 유명하다. 장어정식이 1만 3000원. 이 밖에도 청보리를 먹여 키운 한우와 함께 흔히 오도리로 통하는 보리새우는 영광 먹을거리의 또다른 자랑이다. ▲가는 길 광주 송정역이나 터미널까지만 오면 영광은 차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영광까지 직접 가는 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있다. 글 사진 영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우리말 여행] 접두사 ‘올-’

    ‘늦-’은 ‘일정한 시간이나 제철에 뒤진’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늦공부, 늦더위, 늦되다’ 등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에서 볼 수 있다. ‘올-’은 ‘늦-’의 상대어인데 쓰임새는 적어 보인다. 곡식, 열매를 나타내는 명사 앞에 붙어 ‘빨리 자란’의 뜻을 더한다. ‘올밤’은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밤이다. 올콩, 올벼는 일찍 여무는 콩이고, 벼다. 준말은 ‘오-’.
  • DTI규제 확대 첫날… 수도권 은행 가보니

    DTI규제 확대 첫날… 수도권 은행 가보니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액 규모를 제한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된 첫날인 7일. 수도권 은행 대출창구는 얼어붙은 분위기였다. 정책 발표 사흘 만에 콩 튀듯 술렁이던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예고한다. 하지만, 규제에 대한 지역적 체감 온도 차이가 크고 경기상승 기대도 적지 않아 이번 규제가 집값 상승세를 잠재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최근 집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서울 강동, 목동, 노원구의 은행들은 DTI 규제 확대에 일반 창구까지 썰렁했다. 7일 해당 지역 은행창구의 주택담보대출 상담은 대부분 개점 휴업 상태와 다를 바 없었다. ●“한달 전부터 이미 대출 받아가” 신한은행 목동 중앙지점의 대출상담은 이날 하루 단 한 건도 없었다. 백형수 목동 중앙 부지점장은 “규제가 시작되자 무 자르듯 주택 담보대출 상담도 사라졌다.”면서 “과거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기준만 맞으면 대출을 해줬지만 강화된 DTI 기준에 소득을 증빙할 서류까지 내야 하니 대출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처 국민은행 파리공원지점에도 대출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구자원 차장은 “급히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규제 강화에 대비해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가의 아파트가 많아 보통 3억원 이상 빌리는 고객이 많은데, 이번 조치로 대출가능액이 반토막 나는 일이 부지기수”라면서 “지난해 8월 LTV 확대 때와 비교하면 이번 타격은 제법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사정은 강동구도 마찬가지다. 창구는 대출 실수요자보다는 대출가능 한도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문의전화만 넘쳐났다. 박재영 우리은행 둔촌점 부지점장은 “얼마나 줄었는지와 어떻게 하면 더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만 이어질 뿐, 대출은 이제 개점 휴업 상태”라면서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줄어든 대출 한도 만큼 신용대출이 가능한지를 묻는 고객은 있었다.”고 말했다. ●60%로 묶인 과천은 안도 반면 최근 아파트 값 상승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힌 경기도 과천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분위기였다. 과천 3단지에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 탓에 아무래도 대출액수나 건수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지만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실제 오늘(7일) 오전에도 고객 두 사람이 구체적인 대출 상담을 받고 갔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지점이 월 평균 10~15건 정도의 주택담보대출을 진행해온 점을 고려하면 아직 변화를 감지하긴 힘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지역격차 반영해 규제해야” 규제 발표에도 과천 지역의 은행 창구가 덤덤한 분위기인 데는 이유가 있다. 강남 수준까지 강화될 것으로 봤던 규제 수위가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근 2단지 대출담당자도 “발표 직전까지 과천에선 정부가 DTI를 강남 3구 수준인 40%까지 묶을 것이란 소문이 나면서 대출승인을 서두르는 분위기였지만 정작 60%로 발표되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덩달아 한산해진 다른 수도권지역 은행 창구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작 투기는 딴 곳에서 벌어지는데 엉뚱한 곳까지 대출 발목만 잡았다는 불만이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은행 대출담당자는 “60㎡ 아파트 한 채에 8억원이 넘도록 가격이 뛴 과천과 부동산가격이 그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나머지 지역을 똑같이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는 조치”라면서 “지역 격차를 반영한 세밀한 규제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이름뿐인 일반고교 조기졸업제

    제도 도입 10년째를 맞은 조기졸업제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학생 발달 속도에 맞춘 교육과정 제공을 위해 2000년 조기졸업제를 도입했다. 이후 해마다 제도 활성화를 일선학교에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수혜자는 거의 없다. 올 2월 서울 일반계 고교 조기졸업자 수는 30명에 불과하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일반계고 조기졸업자 수는 2005년 2월 4명, 2006년 11명, 2007년 8명, 2008년 27명이었다. 같은 기간 특목고 조기졸업자의 20~40분의 1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조기졸업자를 배출한 올해도 서울시내 10개 고교 당 평균 1명 꼴에 지나지 않는다. 중학생은 2005년 2월 8명이었지만 2006년에는 대상자가 없었다. 2007년 2월에는 10명, 2008년 7명, 올 2월 13명으로 다소 늘어났다. 초등학생은 2003년 이후 수년 동안 대상자가 없다 2007년 2월 4명이 나왔다. 2008년 1명, 올 2월은 2명이다. 조기졸업자 수가 가뭄에 콩나듯 하는 이유는 ‘제도’만 있고 ‘실질’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선 학교장들은 학교자율화 조치로 조기졸업에 대한 모든 재량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일반 과정과 구분되는 조기졸업 과정을 제대로 운영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강남의 한 사립고 교감은 “소수 학생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체 평가도 하는 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다른 학교 교감도 “고교선택제 때문에 조기졸업제를 홍보하는 학교도 있지만 실제 내실있는 교육과정 마련은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생쥐네 집은 재원네 집 마당 끝에 있었습니다. 마당과 밭이 잇닿는 밭둑 굴속이 생쥐네 집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먹이가 많았기 때문에 생쥐네 창고는 언제나 먹이로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생쥐들의 털빛도 늘 윤이 났습니다. “아빠, 이게 무슨 곡식이에요?” 호기심 많은 막내 생쥐가 콩알만 한 먹이를 물고 와 아빠 생쥐한테 물었습니다. “글쎄다! 이런 곡식 낟알은 나도 처음 보는데? 이건 생긴 모양이 콩도 아니고 그렇다고 팥도 아니고……. 무슨 곡식 모양이 꼭 수류탄같이 생겼을까?” 아빠 생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그건 위험한 먹이일지도 모르니 그냥 창고에 놔둬라.”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이런 먹이가 달렸던 곡식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요.” 막내 생쥐는 이상하게 생긴 먹이를 굴 속 창고 한 쪽에 놓았습니다. 놓고 돌아서면서도 궁금증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잠시 후 밖에 나갔던 아빠 생쥐는 조금 크고 넓적한 씨앗을 물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신바람이 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내가 호박씨를 구해왔다. 저 밭둑에 잘 익은 큰 호박이 썩었지 뭐냐. 그래서 내가 그 호박 속으로 들어가 씨를 먹어보니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어. 우리 다 같이 호박씨를 더 가지러 가자.” “나도 그 호박을 어제 봤어요. 가는 김에 그 옆에 있는 해바라기 씨도 따옵시다. 고소하기로는 해바라기 씨가 더 고소하지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올라가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맛은 어떻고요. 우리는 땅으로만 기어 다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재미를 전혀 모르잖아요. 우물 안 개구리라고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야 해요. 우리 대궁에 올라가 멀리 내다볼래요.” “그런 데 함부로 올라가면 안 돼. 실수로 떨어질 수도 있고, 들고양이나 너구리한테 걸리는 날에는 끝장이라구.” “그래도 저는 올라갈 거예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먼 세상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여요. 새로운 꿈도 생기고요. 온 세상이 다 제 것 같은걸요.” 막내 생쥐는 자꾸 고집을 부렸습니다. “꿈도 좋지만 여기 밭둑이 어때서 그러니? 배부르면 그만이지. 자자, 그만 하고 어서 호박씨나 가지러 가자.” 아빠 생쥐의 말에 온 식구들은 뒤를 따랐습니다. 막내 생쥐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쉬지 않고 호박씨를 물어다 이리저리 파놓은 땅굴 창고마다 쌓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낟알도 많이 물어다 쌓았습니다. 깨알보다 더 작은 씨앗들은 젖은 호박씨에 묻어오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갔습니다. 드디어 봄이 되었습니다. “아빠, 우리가 창고에 쌓아 놓은 먹이에서 싹이 나와요.” “그래! 그럼 먹지 마라. 싹이 나지 않은 새로운 곡식이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굳이 그걸 먹을 필요가 없지.” 생쥐네 창고 먹이에서 싹튼 새싹은 땅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고 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던 엄마 생쥐가 놀라서 들어오면서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지금은 위험하니 나가지 마라. 재원이 할머니가 이리로 오고 있어.” 그 말에 생쥐네 식구들은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죽은 듯이 엎드렸습니다. “참 이상하다! 아무도 여기다 화초 씨를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꽃모가 나오다니! 이건 분꽃, 이건 채송화, 이건 봉숭아, 그리고 이건 해바라기네! 어이구, 호박과 옥수수, 땅콩도 싹을 내밀었네! 이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왔나? 그렇지 않으면 누가 흘렸나? 나도 미처 만들 생각을 못했던 꽃밭이 생기다니…….” 재원이 할머니는 꽃모 사이에 난 풀을 일일이 뽑아주며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 새 생쥐네는 정말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엎드린 채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할머니는 꽃밭의 풀을 다 매고야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보, 우리가 물어온 것들 중에 꽃씨가 많았던 모양이에요?” “그런가 보구먼.” “애들아,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저 할머니가 꽃밭에 자주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이 할머니의 눈에 띌 수도 있잖니?” “그것뿐이 아니야. 이곳에는 들고양이와 너구리들이 늘 찾아오는 곳이야.” 생쥐 부부는 아기 생쥐들한테 단단히 일렀습니다. “그래도 해바라기 꽃에는 올라가 보고 싶어요. 저는 거기서 먼 세상을 보면서 해바라기 꽃처럼 크고 아름다운 꿈을 키울 거예요.” “그건 위험한 일이라고 했지!” 아빠 생쥐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그날부터 조심해서 먹이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햇살이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졌습니다. 그러자 꽃모들의 키도 몰라보게 커갔습니다. 생쥐들은 거기서 어떤 꽃이 필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흥분한 재원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그새 분꽃이 폈네! 어머나, 맨드라미와 봉숭아꽃도 피었네! 야, 꽃 색깔이 곱기도 하다! 여긴 호박이 두 개나 맺혔네! 옥수수도 곧 달리겠고…….” “할머니, 어느 게 봉숭아고 어느 것이 맨드라미예요?” 쪼르르 달려 나온 재원이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여태 그런 것도 모르니? 이 닭 벼슬처럼 생긴 빨간 꽃이 맨드라미고, 빨간 꽃잎이 여럿 뭉쳐 핀 건 봉숭아지. 이 할미가 어려서는 봉숭아 꽃잎을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였단다. 손톱에 물을 들이면 악귀와 병마를 물리친다고 했지. 그리고 이 분꽃 좀 봐라. 꼭 작은 나팔 같지? 이 나팔 모양의 꽃이 지면 까만색의 작은 수류탄 같은 열매가 열린단다.” “정말요?” “그럼. 그런데 귀신 곡할 노릇이다. 우리 식구 중에 누구도 꽃을 심은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훌륭한 꽃밭이 됐으니. 히야, 저 키 큰 해바라기는 곧 꽃을 피우겠는걸!” 생쥐네 식구들은 굴속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입이 간지러웠습니다. 금세라도 달려나가 자기네가 심었다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아아, 해바라기 꽃요! 그 꽃이 해님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다는 꽃인가요?” “그렇지. 해바라기는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만 나면 고개를 바짝 쳐들고 해만 바라보고 있지. 한평생 해님을 사모하며 쳐다보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지다구.” 해바라기에 대해서 자세히 안 것은 재원이뿐이 아닙니다. 굴속에서 엿듣고 있는 생쥐들도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뭘 존경할까? 해바라기 꽃이 평생 사모하는 해님처럼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사모할까. 아예 내가 하늘에 올라 생쥐별이 되면 어떨까.”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야. 이뤄질 수도 없고.” “형, 위험한 일이라도 나는 해보고 싶어. 그 꿈을 향해 더 큰 생각을 하고 싶어.” “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니?” 생쥐 형제는 티격태격 말씨름을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은 여름 내내 풍성했습니다. 생쥐들이 오줌과 똥을 싸 거름이 됐는지 꽃모들은 아주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피어난 꽃들도 오래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바라기의 꽃잎이 마르고 얼굴에 박힌 씨앗이 여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까치 한 쌍이 날아왔습니다. 날아온 까치들은 해바라기 얼굴에서 잘 익은 씨앗만 콕콕 쫘서 빼내 까먹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빠 생쥐는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해바라기를 가만 두지 못해! 그 해바라기는 우리가 씨를 물어다 여기 심어서 키웠단 말이야!” “생쥐야, 너도 이제 보니 아주 쓸 만한 녀석이구나. 우리를 위해 그렇게 좋은 일을 미리 한 것을 보니.” 까치는 하얀 뱃바닥과 어깻죽지를 흔들어대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러면 너희를 잡아먹게 부엉이나 수리를 불러온다. 과일농사를 다 망쳐놓은 이 도둑까치들아!” “농작물 망치기로 치면 고라니나 멧돼지들이 더하지. 그래도 그 녀석들은 사람들한테 보호만 받으면서 살던데? 사람들이 너희 생쥐한테는 도둑이라 불러도 우리에겐 그렇게 부르지 않아.” “흰소리는! 그러니까 ‘까치 뱃바닥 같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지.” “입은 살아서 나불대기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가 먹고 남은 찌꺼기나 차지하시지. 저 잡아먹을 들고양이가 다가온 것도 모르는 주제에 뭐 우리를 어쩌고 어째!” 막내 생쥐는 들고양이란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 아래를 내려다보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야옹, 캭!” 살금살금 다가온 들고양이는 높이 점프하여 앞발로 막내 생쥐를 쳐냈습니다. 그리고는 생쥐와 같이 떨어지면서 생쥐를 한입에 물었습니다. “찍찍, 찌지직! 찍” 막내 생쥐는 고양이한테 꼬리를 잃고 정신없이 굴속으로 도망쳤습니다. “아니, 막내야! 어머머, 배와 등에 난 이 들고양이 이빨 자국 좀 봐! 흑흑…….” “막내야! 우리들이 뭐랬어? 엉엉엉…….” 생쥐네 식구들은 막내 생쥐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막내 생쥐는 아픔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했습니다. 감긴 눈을 뜰 줄 몰랐습니다. “나는 이제 살아나기는 틀렸어요! 그러니 내 혼이라도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로 가게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세요!” “얘얘,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너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했잖아?” “미안해요! 하지만 내 영혼은 틀림없이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에 오를 거예요. 거기 가면 힘없는 생쥐들끼리만 모여서 행복하게 사는 곳이 있을 거예요! 자기 꿈을 맘 놓고 키우며 사는 행복한 마을이……!” 막내 생쥐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하더니 이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남은 생쥐들은 슬픔 속에서도 막내 생쥐의 유언대로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들고양이와 너구리를 피해 해바라기 씨앗을 물어다 먹지 않고 굴속에 묻었습니다. 이듬해도 꽃을 피워 막내 생쥐의 영혼이 별나라로 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 몇 년 후부터 생쥐 가족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밤마다 해바라기의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막내 닮은 별을 찾곤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에는 해가 갈수록 해바라기 수가 자꾸 늘어만 갔습니다. ●작가의 말 생활동화가 널리 읽히는 때라 일부러라도 순수 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면서도 결국은 사람이야기인 것을. 그런데 맘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꿈을 갖고 실천하려면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환경이나 행복에 만족해서는 더 나은 생활, 더 넓은 세상에 나가 꿈을 펼칠 수가 없다. 설사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도전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도전을 포기한다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다. ●약력 1950년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서 출생해 성장했으며,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책으로 ‘위대한 그림’, ‘새가 되어 날아간 할아버지’ 외 다수와 전공서적 ‘동화창작의 실제’, ‘아동 글쓰기 지도의 이해와 실제’, ‘그림동화 한 편 써 보자’ 등이 있다. 현재 장안대· 협성대·덕성여대 대학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비타민D와 치료제 함께 섭취해야

    골다공증 치료제가 체내에서 작용하는 기전은 크게 파골세포에 작용하는 것과 조골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뉜다. 이중 호르몬 제제 등 일부만이 조골세포에 작용할 뿐 대표적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는 대부분 파골세포에 작용하여 골 흡수를 막는 역할을 한다. 양규현 교수는 “단일 약물로 어느 한 쪽에만 작용하는 경우는 많지만 그렇다고 두 가지 약물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따라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사용하면서 햇빛을 통해 꾸준히 조골 작용을 돕거나, 아예 비타민 D가 합성된 단일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권장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과 관련, 대표적인 영양소는 역시 뼈를 구성하는 칼슘이다. 현재 대한골대사학회 등에서 권장하는 1일 칼슘 섭취량은 성인 기준 하루 1000㎎이다. 칼슘 함량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멸치·우유·요구르트·치즈 등 유제품과 배추김치·무청·두부·된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류, 깨·미역·달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단, 이렇게 섭취하는 칼슘은 일부만이 체내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칼슘 흡수를 높여주는 비타민 D가 반드시 필요하다. 칼슘은 아무리 충분한 양을 섭취해도 골절 발생률 저하에는 별 영향을 못 미친다. 그러나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면 골절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 그만큼 비타민 D가 중요하다. 이런 비타민 D를 음식으로 섭취하려면 등푸른 생선·달걀·우유 등을 자주, 많이 먹어야 하지만 이런 식품의 비타민 D 함유량이 너무 적어 음식으로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충분한 실외 활동을 통해 햇빛을 넉넉하게 쬐어야 하며, 골다공증 환자라면 비타민 D 보충제나 비타민 D 성분이 포함된 치료제를 함께 복용해야 골다공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작은 친환경 실천이 가족·지구 살려요”

    “작은 친환경 실천이 가족·지구 살려요”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에코맘으로 거듭날래요.” 환경시민단체인 환경정의는 27일 제1기 ‘에코맘이 간다’ 수료식과 참가자들이 만든 ‘친환경 생활백서’ 발표식을 가졌다. ‘에코맘이 간다’는 지난 5월7일부터 5주간 매주 목요일 60여명의 주부들이 모여 친환경 살림법, 유해물질 줄이기 등 대안 생활을 모색하는 강좌였다.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로부터 가계부 쓰기와 대형마트 끊기 등 ‘녹색소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사찰음식 전문가인 선재 스님에게 아이들의 질병을 개선하는 사찰음식 이야기를 듣는 등 친환경적인 삶을 배웠다. 이날 수료식에서는 참가자 중 30여명이 직접 실천한 ‘에코맘 생활기’를 묶어 발간한 ‘친환경 생활백서’도 소개됐다. 주부 이정현씨는 세제 대신 EM발효액(‘Effective Microorganism’의 약자, 살균과 악취제거에 유용한 미생물군 80여가지를 모아 만든 액체)을 써서 하는 집안 청소법을 소개했다. 직장인 정은씨는 생리통을 줄이기 위해 환경호르몬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부 없앤 체험담을 풀어 놓았다. 강좌에 참가했던 주부 안경숙(51·경기 성남시 분당)씨는 “강좌를 들으면서 온 가족의 식생활을 바꿨다. 고기 대신 콩을 먹고, 즐기던 밀가루는 아예 안 먹다 보니 나는 3㎏, 남편은 10㎏ 빠졌다. 습관 바꾸기가 너무 힘들어서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화학물질로부터 가족의 건강과 환경을 구한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더 컸다.”고 전했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HAPPY KOREA] 충남 논산 햇빛촌 바랑산마을

    [HAPPY KOREA] 충남 논산 햇빛촌 바랑산마을

    논산 시내에서 차로 20여분 달려 양촌면 오산리에 도착하면 바랑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훼손되지 않은 바랑산 자락 밑에 ‘햇빛촌 바랑산마을’이 자리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300여명의 주민들이 공동생산과 공동생활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다. 충남 논산시 ‘햇빛촌 바랑산 마을’은 2007년 행정안전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에 ‘바랑산’을 무기로 내세워 선정됐다. 오산리 주민들에게 바랑산은 삶의 터전 그 자체다. 가구의 30%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는데 취, 머위, 호박 등 각종 채소와 감나무가 모두 바랑산의 기를 받아 자란다.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4계절 체험장’은 주민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는 마을회관이자 직장이다.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짚공예실, 미니 도서관, 정보화센터, 체험장, 식당 등이 한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옆 건물에는 각종 나물 등을 포장하는 창고도 마련됐다. 농사짓는 동네 주민들 모두가 새벽부터 이곳으로 출근해 하루를 보낸다. ●식당·짚공예실 열어 일자리 창출 1t 트럭을 마을 공동 명의로 구입해 그간 중간업자에게 주던 유통비를 절약한 것은 큰 수익이다. 논산에서 서울 경동시장이나 가락시장까지 운송일을 맡은 송영찬(56)씨는 “매일 서울까지 왕복 360㎞ 거리를 오가는 게 녹록지 않다.”며 “그래도 우리 동네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있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산 기슭에는 곶감 저온창고와 건조장이 자리잡았다. 곶감을 만드는 과정은 꽤 까다롭다. 매년 10월 하순에 수확한 뒤 바로 손질해 곶감으로 만들어야 상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문제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 앞으로는 저온창고에 오랫동안 보관해 짬짬이 감을 손질해 곶감을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체험장 내에 지난 6월 문을 연 ‘바랑산식당’은 지역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논산 시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걸어 홍보효과를 노렸고, 지역 주민들을 통한 입소문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바랑산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콩으로 만든 두부가 주요 메뉴다. 해물두부전골, 두부두루치기, 순두부찌개 등 두부로 만든 각종 음식이 준비됐다. 문을 연 지 채 2개월도 안 됐지만 수익이 쏠쏠하다. 6월 순수익이 125만원, 7월 순수익이 629만원을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손님이 동네 주민이지만 주말에는 바랑산을 찾은 등산객 손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바랑산농장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열씨는 “무엇보다 맛이 좋아 한번 온 손님은 꼭 다시 찾는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식당수익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마을 주민으로, 희망근로 형식으로 일하고 있다. 농사 비수기인 겨울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안정적인 일자리다. 짚공예실에서는 최점동(89) 할아버지가 한줄한줄 새끼를 꼬아 멍석을 만들고 있었다. 지난해 다리를 다친 이후로 농사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터다. 최 할아버지는 “월급으로 매달 80만원 받는 것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며 “가만히 앉아서 하면 되는 일이니까 나한테 딱이다.”고 말했다. 아직 짚 공예품 판매실적은 높지 않은 편이다. 등산객 등 외부 손님들이 과거 정취를 느끼고 싶다며 한두 개씩 사가는 수준. 그러나 짚 공예 사업으로 최 할아버지가 일자리를 얻은 것을 생각하면 그 가치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가을엔 곶감만들기·산채나물캐기 체험사업은 아직 시행 초기 단계다. 곶감 만들기, 된장 만들기, 산채나물 캐기, 숲속민박 체험, 생태체험, 눈썰매 타기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본격 운영되길 기다리고 있다. 관련 프로그램 일정이 마무리되면 올가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된장 만들기’는 마을에서 핵심으로 준비하는 사업이다. 지난봄 시범사업으로 세 가족이 참가해서 된장을 만들었다. 4계절 체험장 담벼락 한군데에 놓여 있는 조그마한 장독대에는 가족의 이름표가 새끼줄에 걸려 있다.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마을 주민 최동환(68)씨는 “체험사업이 활성화되면 마을이 북적거릴 것”이라며 “도시민들이 바랑산의 아름다움을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논산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상봉 규모 늘려 이산가족의 한 덜어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년 만에 재개될 듯하다. 오늘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적십자회담 결과를 지켜봐야겠으나 정부의 의지나 일련의 북측 행보로 볼 때 10월3일 추석에 맞춰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꽉 막혀 있던 남북 관계를 감안하면 남북 이산가족들이 2년 만에 재회의 기쁨을 맛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새삼 흥분되는 일이다.다만 이산가족 상봉이 오랜 가뭄 끝에 찾아온 단비인 까닭에 상봉 규모를 늘리고, 면회 상설화까지도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 적지 않다. 이산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북측 가족과의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산가족은 8만 7000여명에 이른다. 1988년 첫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후 12만 7000여명의 상봉 신청자 가운데 4만명이 이미 세상을 떴다. 사망자 수도 2004년 3570명, 2007년 4304명, 2008년 5626명으로 매년 10%포인트 이상 크게 늘고 있다. 70대 이상이 76%를 차지할 정도로 상봉 신청자 대다수가 고령인 까닭이다. 이산가족 상봉이 활발했던 2000년대 중반 매년 3000여명 정도가 북측 가족을 만났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가뭄에 콩 나듯, 명절에 잔칫상 내듯 상봉행사를 가져서는 신청자 대다수의 한을 풀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88년 이후 21년간 재회한 이산가족은 남북을 합쳐 2만 117명에 불과하다. 남북은 앞서 2007년 10·4 정상회담을 통해 금강산에 면회소를 짓고 이산가족들이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후 북측이 합의를 깨지만 않았어도 지난해 사망한 실향민의 상당수가 북측 가족을 만났을 것이다. 당장 상봉 상시화 합의가 어렵다면 상봉 규모를 늘리고, 다음 상봉 일정이라도 잡아야 한다. 납북자 및 국군포로 상봉도 확대해야 함은 물론이다.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당부한다.
  • [Healthy Life] (38) 신부전증

    [Healthy Life] (38) 신부전증

    사람들이 도대체 콩팥 소중한 줄을 모른다. 심장이나 뇌처럼 ‘문제가 생기면 곧 죽음’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까닭이다. 게다가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부품 갈아끼우듯 이식하면 된다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애 태우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줄을 서 있다. 이식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안일한 인식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콩팥병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콩팥병 환자들은 말한다. “콩팥 소중한 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이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병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한 신부전증에 대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하성규 교수로부터 듣는다. ●신부전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며, 의학적 정의는. 신장 기능이 상실된 상태를 통칭 신부전이라고 한다. 진행 상태에 따라 급성·만성신부전으로 구별한다. 일반적으로 신부전이라면 만성적으로 신장 기능이 멈춘 상태로 이를 흔히 만성신장병(만성콩팥병)이라고 부른다. 만성신장병은 소변으로 알부민이 배설되는 신장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사구체 여과율이 60㎖/min/1.73㎡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그리고 신장을 이식한 환자로 정의하고 있다. ●신부전증 원인은 무엇인가. 2007년도 대한신장학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들의 발병 원인질환으로는 당뇨병에 의한 신장병(44.9%)이 가장 많고, 고혈압에 의한 사구체 경화증(17.2%)과 만성 사구체신염(11.6%)이 뒤를 잇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부전 발병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 만성신장병의 위험 인자로는 당뇨병·고혈압·자가면역질환·요로감염 및 요로결석·폐쇄성 요로질환·악성 종양, 만성신장병의 가족력·급성신손상 병력·신장에 독성을 가진 약물·저체중 출산 등이, 사회인구학적 요인으로는 고령(60세 이상)·특정 화학약품이나 환경에 노출된 경우·저소득층·교육수준이 낮은 계층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신기능 악화에 따른 병증은 거의 증상이 없는 초기부터 심한 요독증상을 보이는 말기까지 다양하다. 초기에는 소변에 단백뇨나 혈뇨가 보이면서 혈압이 서서히 올라가고, 밤에 소변 때문에 잠을 깨는 야뇨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자각증상에 무관심해 그냥 지나친다. 병이 진행하면서 수면장애, 집중력 감소, 피로감과 무기력증, 아침에 눈 주위가 푸석하고, 발과 발목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또 빈혈 때문에 피부가 창백해지며 가려움증·식욕부진·오심·구토와 영양장애도 심해진다. ●자가검진이 가능한 특징적 증상은 무엇인가. 신장 질환은 말기에 이르러도 심각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다 ▲집중력과 식욕이 떨어진다 ▲밤에 쥐가 잘 나고 발과 발목이 잘 붓는다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밤에 소변 때문에 잠을 자주 깬다 ▲고혈압이 있다 ▲혈뇨나 커피색 소변 또는 거품이 많은 소변을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만성신장병(만성콩팥병)은 신기능 감소 정도에 따라 다음의 5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단백뇨·혈뇨가 나타나며 사구체 여과율이 90㎖/min/1.73㎡ 미만, 2단계는 60∼89로 감소하고, 3단계에는 30∼59로 감소한다. 4단계에 들면 사구체 여과율이 고도 수준인 15∼29로 떨어지며, 말기 신부전 상태인 5단계에는 투석이 필요한 15 이하가 된다. 이 수치가 가장 정확한 진단기준이 된다. ●검진은 어떻게 하는가. 먼저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소변검사에서 지속적인 단백뇨(알부민뇨)가 있는지를 확인하며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피검사(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검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일시적 신장 기능장애가 온 경우에도 이상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만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상 3개월 이상 신장의 구조적 이상에 따른 단백뇨가 보이거나 떨어진 신장 기능의 회복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신부전증 치료법을 병기별로 나눠 설명해 달라. 1기는 단백뇨·혈뇨가 있지만 신장 기능은 정상이므로 동반질환의 치료나 병증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와 함께 고혈압 등 심혈관계 위험요인에 대한 치료를 시행한다. 2기는 1기 치료에 더해 병증의 진행 속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며, 3기는 합병증을 평가·치료한다. 4기로 들어가면 요독증상이 나타나므로 신대체 요법(혈액 투석)을 준비하며, 5기에는 식이요법·약물 치료와 함께 신대체 요법을 적용한다. ●콩팥 이식 성공률은 어느 정도며, 이식 후 기능에 문제 없는가. 신장 이식은 정상적인 남의 콩팥을 이식해 신장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법으로 가장 좋은 치료법이나 기증자가 너무 적은 것이 문제다. 이식을 위해서는 혈액형이 일치해야 하고 조직형이 잘 맞는 기증자라야 성공률이 높다. 조직형은 부모·자식간에는 50%가, 형제간에는 0%, 50%, 100% 조직형이 맞을 수 있고 일란성 쌍생아는 100% 일치한다. 가족 기증자가 없을 경우에는 대개 사체 이식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신장 기증자가 적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 보통 생체이식의 5년 생존율은 85∼90%, 사체이식은 75∼85%로 사체 이식의 생존율이 10% 정도 낮지만 점차 향상되고 있다. ●혈액투석을 대체할 치료법은 아직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인가. 혈액투석이란 투석용 기계와 여과기(인공 신장)로 환자의 피를 거르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굵고 긴 혈관이 필요한데, 4기라면 동맥-정맥을 이어주거나 환자의 혈관이 너무 가는 경우에는 인조혈관을 사용한다. 혈액투석은 주 3회, 매회 4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최근에는 인공신장의 재질이 좋아져 더 효과적으로 요독을 제거할 수 있다. ●콩팥병 예방을 위한 생활 지침은 무엇인가. 신장 질환은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신장병을 부르는 주요 인자는 ▲단백질 과다 섭취 ▲염분 과다섭취 ▲흡연과 과도한 음주 ▲불필요한 약제 복용 ▲비만 등을 꼽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더위를 잊게 해준 어머님의 냉콩국수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더위를 잊게 해준 어머님의 냉콩국수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는 여름이다. 이제 곧 불볕더위가 닥치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떠난다. 그래서 도시는 한동안 텅비게 된다. 어느 직장에서는 단체로 여름캠프를 가기도 한다. 참 좋은 일이다.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게다. 그러나 예전에는 지금의 좋은 시절과 달라서 더위와 싸우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선풍기가 있을 리 없다. 부채로 하룻밤을 세운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골목 어귀에다 밤마다 평상을 내다놓고 동네사람들과 수박이며 참외를 먹으면서 더위를 달래곤 했다. 비지땀을 줄줄 흘리며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께서 거친 손으로 등을 밀어주시며 차가운 우물물로 등목을 쳐주시곤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이 시원해지며 어머님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여름철만 되면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즐겨 잡수시던 냉콩국수를 점심, 저녁때를 가리지 않고 만들어 주셨다. 냉콩국수는 먼저 적당히 삶은 콩을 맷돌에 갈아야 한다. 우리 집 맷돌은 커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맷돌운전은 남자라고 어린 내가 맡아서 했다. 때론 어머니나 누나가 거들어 주기도 했다. 다음은 잘 삶은 국수를 대바구니에 넣어 물을 뺀다. 콩국물 속에 맷돌이 어느 정도 잠기게 되면 얼음을 사다가 크게 깨서 콩국물 그릇에 넣는다. 큰 얼음이 반쯤 녹게 되면 어머니께서는 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맞추신 다음 볶은 호박나물을 국수 위에 얹고 그 위에다 깨소금을 듬뿍 치신다. 그런 다음 미리 준비해 놓은 국수그릇에 얼음 콩국물을 붓는다. 아! 그 콩국물의 맛, 고소하고 시원함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아버지께서는 “어~ 시원하다” 하시며 두 그릇 세 그릇을 비우신다. 어머님의 솜씨와 정성이 담뿍 담겨 있는 맛에 땀은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어머니는 식구들이 모두 밥상에 빙 둘러앉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옆에서 인자하신 얼굴로 바라보신다. 덤으로 국수며 콩국물을 떠주시는 어머님의 얼굴이 밝다. 그때 예쁘게 미소 지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지금도 영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어머님께서는 먼 나라로 여행길을 떠나신 지 오래다. 그러나 무더위 삼복더위가 찾아들면 그 옛날 어머님이 만들어 주시던 냉콩국수 생각만 해도 더위가 멀리 달아난다. 일요일인 내일은 식구들과 함께 냉콩국수도 만들어 먹고 할머니 이야기도 들려주며, 더위도 몰아내고 정말 시원한 하루를 즐기려 한다. 글_ 이완세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 [특파원 칼럼] 힐러리 전성시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힐러리 전성시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힐러리의 전성시대’라는 칼럼 제목을 보고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어 의아해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일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외교관으로서의 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힐러리 장관은 얼마 전 아프리카 순방에서 콩고의 한 대학생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콩고 문제에 중국과 세계은행이 개입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국무장관은 빌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정색을 하고 답했다가 국무장관 자질 논란에 휩싸였었다. 아프리카 순방 중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가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안전하게 미국으로 데려오면서 이목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콜롬비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일정 때문에 비서실장을 대신 배석시킨 것을 놓고 힐러리가 ‘왕따’당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일부에서는 내놓았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 외교관들을 주지사 공관에서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국과의 강한 대화 의지를 전할 때는 대북외교에서 힐러리가 소외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만 놓고 본다면 힐러리의 전성시대가 아니라 수난시대라고 부르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분석가들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 중에는 너무 단선적인 분석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힐러리 장관의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은 정평이 나 있다. 조직과 예산을 늘려 국무부는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견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소외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성과도 힐러리 장관에게 마이너스라기보다는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팔꿈치 골절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뒷방 마님’ 신세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난달 외교협회 연설을 통해 화려하게 외교 전면에 복귀하면서 불식시켰다. 지지도도 66%로 건재하다. 힐러리 장관은 야심이 큰 정치인이다.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자신의 말처럼 대통령의 꿈을 완전히 포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국무장관으로서 새로운 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원칙을 강조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여성 등 소외 계층의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여성 인권 향상을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힐러리의 해외 순방일정을 보면 역대 국무장관들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정치 유세를 연상시키는 방문국의 젊은세대나 여성들과의 타운홀 미팅이나 모임이 꼭 포함돼 있다. 관료의 테두리를 넘어 일반인들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미국을 알리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여자대학을 찾아 여대생들을 만났고, 이스라엘에서는 여성 기업인들을, 이라크에서는 전쟁 미망인들, 중국에서는 여성 시민운동가들을 만났다. 아프리카에서는 전쟁 피해 여성들과 마이크로크레디트와 주택단지를 운영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힐러리 장관은 지난 5개월 간 연설 등을 통해 ‘여성’이라는 단어를 450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전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보다 2배 더 많은 수치다.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방문국에 여성들의 인권유린 개선을 촉구하고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리며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자산으로 활용할 줄 아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소외된 여성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찾아주려는 자신감과 확신에 찬 힐러리 장관, 수난시대가 아닌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김균미 워싱턴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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