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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지구촌 환경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레이첼 카슨의 명저 ‘침묵의 봄’은 봄이 와도 들리지 않는 새소리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이 결국 인간을 위협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섬뜩한 한마디였다. 카슨의 경고는 2006년 급기야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만 꿀벌이 1년 만에 22개주에서 무려 25~40%나 사라졌다. ‘군집붕괴현상’이라 불리는 꿀벌의 실종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40만 군(벌통 하나 분량의 벌떼)에 이르던 한국의 꿀벌은 지난해 10%를 조금 웃도는 4만 5000군으로 줄었다. 꿀을 찾으러 나간 벌이 돌아오지 않거나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되풀이됐다. 꿀벌의 실종이 위협적인 것은 꿀벌이 자연 활동을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유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식물 상당수는 꿀벌에 번식을 의존한다. 꿀을 찾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꿀벌이 사라지면 그만큼 식물이 열매를 맺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농가에서는 아몬드와 딸기, 콩 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물에서 꿀벌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고, 살충제와 이상기후 등 수많은 요소들이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특히 유럽정부는 살충제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일부 살충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는 최근 “꿀벌의 감소는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발현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꿀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질병과 기생충, 살충제, 먹이의 부족, 종 다양성 부족 등 모든 게 꿀벌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 측은 “어느 하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죽은 벌에서 100가지가 넘는 살충제 및 화학약품 성분, 기생충을 발견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메이 버렌마움 교수는 “한두 가지의 살충제를 규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면서 “모든 살충제와 화학약품을 한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없는 만큼 꿀벌 문제를 단시일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벌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은 소각로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요소들을 규제하려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해 구조를 개편하는 수준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봄맞이 건강 식음료] 롯데칠성 ‘참두 뉴트리빈’

    [봄맞이 건강 식음료] 롯데칠성 ‘참두 뉴트리빈’

    미혼 남녀나 맞벌이 부부는 아침을 챙겨 먹기 쉽지 않다.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참두 뉴트리빈’은 이런 1, 2인 가구의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참두 뉴트리빈은 비타민B2, 콩 단백질, 칼슘 등 한국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고루 갖췄다. 한 병(200㎖)안에 바나나 4개 분량의 비타민B2, 계란 1개 분량의 콩 단백질, 우유 1잔 분량의 칼슘이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B2의 경우 세계적인 비타민 원료 공급회사인 DSM사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거쳤다. 영양소들을 겉포장에 간결한 아이콘으로 표기해 제품의 영양적 측면을 강조했다. 콩의 담백한 맛이 돋보이는 ‘오리지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스위트’, 검은콩 특유의 고소한 맛이 살아 있는 ‘검은콩’ 등 3종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참두’도 약 2년에 걸쳐 최고의 두유 전문가들이 모여 한층 업그레이드를 했다. 천연대두를 통째로 사용해 콩의 깊은 맛과 향, 영양을 그대로 담았다.
  • [한반도 기류 변화] 中에 외면당한 北, 제3국에 러브콜

    북한이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으로부터 올해 식량 지원을 약속받지 못하자 제3국을 통한 ‘보급로’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주로 해외 주재 대사관을 통해 식량 지원 및 경제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 북한이 러시아 극동의 아무르 주(州)와 농업분야에서 활발히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봄부터 아무르 주의 1000㏊ 규모의 농장에서 콩, 메밀, 밀, 감자, 채소 등을 재배해 자국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인터넷 매체인 ‘보스토크 미디어’도 러시아 사할린 주 대표단이 이르면 이달 중에 북한을 방문해 농업·건설·임업·어업 분야의 상호 협력 방안과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확대 문제를 중점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몽골에도 식량 지원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라오스와도 IT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란과도 원유 수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 이외 나라들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중국만큼 경제적 능력이 우월한 국가들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에 즈음해 매년 제공해오던 식량지원마저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식량지원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작황이 지난해보다 개선되겠지만 만성적 식량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FAO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수입한 곡물은 1만 2400t에 불과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두,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다”

    암을 억제한다고 알려진 대두(大豆).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메주콩으로 사용되는 이 콩에 포함된 ‘제니스테인’이란 성분이 피부의 주름 개선 등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코드’(Swisscode)란 스위스 화장품업체가 주름 개선 효능이 있는 ‘제니스테인’이 포함된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출시한다고 보도하면서 이 성분의 효능을 소개했다. 천연 식물 호르몬인 제니스테인은 피부 탄력을 되찾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한다. 2011년 중년 여성 2000명(50~65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에서는 참가자 53%가 이 성분을 단 1개월만 사용한 것으로도 주름 개선에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실험 전후 사진의 비교를 통해 이뤄졌으며, 당시 참가자들은 매일 두 차례 ‘눈가의 잔주름’에 제니스테인 2~3방울을 바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호르몬은 폐경기 여성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떨어져 피부의 콜라겐이나 탄력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니스테인 분자가 에스트로겐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호르몬 대체요법(HRT)’처럼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제니스테인은 대두 이외에도 완두콩 등 콩류는 물론 이를 이용해 만든 간장이나 두부, 청국장 등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中 AI 탓에 세계 콩 산업 된서리

    중국의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돼지 집단 폐사 등으로 세계 콩 시장이 요동칠 태세이다. AI 등으로 세계 최대 콩 수입국인 중국의 사료용 곡물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대두 가공업자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국의 2013년 곡물 연도(2012년 9월~2013년 8월) 콩 수입량이 5800만t으로 지난해 5920만t보다 2%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중국식량·오일상무넷의 류셴우(劉賢武) 대표는 “신종 AI의 영향으로 올해 사료용 콩 수요가 최소 50만t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발전에 따라 주민들의 육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은 사료용 곡물 수요가 폭증하면서 2004년 세계 최대 콩 수입국으로 부상했고,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콩 수입을 늘려 왔다. 하지만 H7N9형 AI 확산으로 가금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사료용 콩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774명이 사망한 2003년에도 중국의 콩 수입은 21% 급감한 바 있다. 2006년 H5N1형 AI가 확산했을 때도 수입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었다. 실제 신종 AI 발생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지난 12일 다롄(大連)상품거래소(DCE)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은 t당 3157위안(약 57만원)으로 지난 3월 평균가보다 6.8%나 떨어졌으며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5월 인도분 콩 선물 가격도 부셸(27.2㎏)당 13.762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콩 가격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곡물시장 조사업체인 상하이상품교역컨설팅의 애널리스트 투쉬안(屠璇)은 “돼지 사료 수요까지 줄어들면 올해 (사료용)콩 수입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14년 만의 ‘응애~’ 강원 산골 깨운 아기울음

    14년 만의 ‘응애~’ 강원 산골 깨운 아기울음

    첩첩 산골, 강원 정선군 화암면 북동리 마을에서 14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렸다. 10일 정선군에 따르면 아기가 태어난 화암면 북동리 마을은 전체가 잔칫집 분위기다. 주인공은 지난달 31일 태어난 유재인군으로 3년 전 서울에서 귀농한 유익열(42)씨와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응엔티응안(27)씨의 첫 아들이다. 이름도 ‘어질게 살아가라’고 쌓을 재(載), 어질 인(仁)으로 지었다. 오랜만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 북동리 마을 이장 장부군(60)씨는 “북동리는 넓은 면적에 주민이 띄엄띄엄 사는 깊은 산골마을이라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서 “이런 오지마을에 새 생명이 탄생했다니 마을 전체가 잔치라도 열어야 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 마을은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황금 노다지를 찾아온 사람과 화전민으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금광이 문을 닫고 1979년 수해로 골짜기에 몰려 있던 수많은 집이 휩쓸려 내려가면서 급격히 쇠락했다. 현재 40여 가구에 70여명이 산골짜기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다. 대부분이 60대 이상이고 10대 이하는 갓 태어난 재인군을 포함해 5명뿐이다. 이런 마을에 오랜만에 갓난아이를 안겨준 유씨는 축하전화와 미역, 배냇저고리 등을 들고 찾아오는 마을주민들을 맞느라 바쁘다. 정선군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개나리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면서 북동리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축하의 글이 올라왔다. 귀농하면서 충북 단양에 살던 노모(83)까지 북동리 마을로 모셔 결혼도 하고 아들도 얻은 유씨는 “논이 없어 감자와 고추, 콩, 곤드레 등 밭농사를 주로 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아들을 얻으면서 앞으로 농사를 더 늘려 돈을 더 벌어야 할 것 같다”면서 “내친김에 둘째도 얼른 낳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불각시에 들이닥친 병자를 맞이하여 월천댁과 딸아이 구월이가 정주간과 봉놋방을 부지런히 오가며 간병을 하고 있었으나, 병자는 좀처럼 기신을 차리지 못했다. 귀조차 먹었는지 큰 소리로 물어도 도무지 기척이 없었다. 걱정이 태산 같기는 궐자를 업어온 두 사람보다 숫막질하는 월천댁이 더 컸다. 평소 흉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여서 병자 수발을 아낙네에게 맡긴 두 사람은 왔던 길을 황급히 되짚어갔다. 그들을 뒤쫓아오는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그처럼 되짚어갔던 행수가 동행들을 이끌고 숫막으로 돌아온 것은 중화 때를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분주를 떠느라 모두 파김치가 되어 있었고, 나귀들 또한 지쳐서 회초리를 내려도 고개만 내저을 뿐 고집을 부리며 도무지 발굽을 떼려들지 않았다. “어허… 이 무슨 낭패인가. 혼쭐을 내는데도 짐승들이 도무지 발굽을 떼려 하지 않아. 콧방귀도 안 뀌어.” “콧방귀도 안 뀌는 것은 나귀들뿐만 아니네. 우리가 업어온 행려병자도 전혀 차도가 없어. 아무래도 의원이 가까운 말내 도방까지는 업어가야 할 형편인걸.” “명줄이 붙어 있으면서 말문을 열지 못한다면 그 위인 태생부터 귀머거리가 아닌가.” “글쎄, 말문을 딱 닫아걸고 입도 뻥긋하지 않으니 속내를 알 수가 있어야지.” “어쨌든 환난을 만나 혼백이 떠버린 듯하니 지금 당장 병구완은 잠시 월천댁에 맡기고 우리 상단은 염전까지 당도해서 내성의 여각과 약조한 날짜는 지켜줘야 하겠네. 회정길에 다시 숫막에 들러 차도가 있는가 없는가 알아보는 게 좋겠네.” “본색을 알 수 없는 위인을 숫막에 맡겨두는 것도 내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굴신을 못 하는 사람을 푸대접해서 숫막에서 내쫓으란 말인가. 필경 부질없는 죽음을 당할 것이네. 그런 짓은 명색 환난상구(患難相救)한다는 원상들이 저질러선 안 될 일이지 않은가. 우리 행중도 언제 어디서 그런 횡액을 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지 않은가.” 다음 파수에는 또다시 소금섬과 미역짐을 지고 십이령을 넘어야 했다. 그것이 내성에 있는 소금 도가 포주인과 약조된 일이었다. 울진의 흥부포구에는 토염전을 일군 80여 호의 염호(鹽戶)들이 널려 있었는데, 그곳은 삼척 부중의 벼슬아치들이나 질청의 아전들 소유였다. 토염은 청정 해역에서 끌어올린 고포 해안의 곽전(藿田)에서 생산되는 돌곽 미역과 같이 울진 포구의 소문난 토산품으로 손꼽혔다. 염전 한 꼭지는 150평이고 두 꼭지를 한 자리로 불렀는데, 그 한 자리를 가꾸는 데는 염부 두 사람이 종사하였다. 흥부포구의 두 염막에서 소금을 굽는 염부들만 하더라도 90여명을 헤아렸다. 토염은 ‘염전에서 마사토와 함께 응축시킨 뒤 우려내어 굽는 방식인데, 그 소금을 한 번 굽는 데는 얼추 달포가 걸렸다. 날씨가 좋으면 한 자리에서 한 번에 소금 70, 80말을 거두는데, 값어치로 따져 그 소금 한 섬이 30냥이라면, 조 한 섬은 20냥에 거래되었던 시절도 있을 정도였다. 소금은 현동이나 내성장까지만 나가도 쌀 반 섬과 바꿀 수 있었고, 콩이나 잡곡일 경우는 맞바꿀 수 있었다. 비가 잦아 토염 생산이 줄어든 흉년에는 쌀 한 섬이 소금 한 섬이었다. 가마솥을 걸어 솔잎과 장작불을 지펴 소금을 굽는 자염(煮鹽)에 비해서 토염이 그토록 천세나는 것은 고등어에 염장을 지르거나 겨울철 김장을 담글 때 넣으면 그 시원한 맛을 자염이 감히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다 가까이 거주하는 민초들도 소금 먹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바다에서 수백 리 떨어진 내륙의 산골 백성들은 소금 배가 나루 가까운 곳에 이르렀다는 소문만 들어도 다투어 곡식과 피륙을 가지고 달려가 빼앗듯 흥정하려 들었다. 그래서 울진 흥부포구의 염호들은 소금만 팔아서 축재한 소문난 부호들이었다. 덩달아 소금장수를 배장수라 부르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선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문이 배가 남는다 해서 지어진 별호였다. 자염이라 하더라도 비가 잦아 소금이 줄어든 흉년에는 쌀값에 버금갈 정도였고, 소금 기근으로 구황염이 필요한 봄철과 비가 잦은 칠팔월에는 그나마 저잣거리에서 손쉽게 소금을 찾아볼 수 없었다.
  • 이지바이오, 러시아서 직접 경작한 옥수수 국내 첫 반입

    이지바이오, 러시아서 직접 경작한 옥수수 국내 첫 반입

    국내 업체가 해외 농장에서 직접 경작한 옥수수를 처음으로 국내에 반입했다. 생물자원 전문기업 이지바이오 계열 사료업체인 서울사료가 러시아 연해주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옥수수 3,100톤이 지난 18일 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22일 새벽 평택항을 통해 들어왔다. 이지바이오그룹은 계열사 팜스토리㈜의 자회사인 서울사료를 통해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연해주에 농업법인 ‘에꼬호즈’를 설립, 서울시 면적의 1/4인 15,000여 헥타르의 농지를 임대하여 농산물을 생산해왔는데, 5년 만에 본격반입이 시작된 것이다. 서울사료는 올해 NON-GMO 옥수수 4,700톤, 콩 5,700톤 등 12,000여 톤의 곡물을 생산하여 이중 일부를 국내에 들여와 축산사료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식용으로 판매하거나 자체 축우농장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옥수수 반입은 사료를 포함한 국내전체 곡물자급률이 22.6%(2011년 기준)에 불과하고 사료곡물의 자급률은 1%도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해외농업개발협회를 통한 할당관세 추천에 의해 반입되는 첫 사례로 기록되고, 해외농업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곡물자원 확보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해마다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고 식량자원의 무기화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연해주의 광대한 경작지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농업자원 개발은 이번 사례 이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지바이오그룹은 연해주의 곡물생산이 생산성과 가격, 물류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경작면적을 확대하는 한편 향후 주변 농장들의 곡물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한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지바이오그룹은 계열사인 이지바이오와 팜스토리, 마니커, 서울사료, 이지가족농장 등을 통해 농, 축산물 생산에서부터 사료와 첨단 바이오공학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는 생물자원전문기업이다. 인터넷 뉴스팀
  • 갈릴레이가 그린 ‘태양 흑점 지도’… 400년째 기록중

    갈릴레이가 그린 ‘태양 흑점 지도’… 400년째 기록중

    “과학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과학저널 네이처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간한 최신호에서 던진 화두다. 네이처의 질문은 과학의 근본을 묻는다. 원래 과학은 느리다. 지난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네이처는 현재의 과학계가 이런 기본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봤다. 과학자들이 연구비를 받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와 성과를 제시해야 하고,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고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빠른 과학’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네이처가 과학이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5가지 ‘느린 연구’를 소개한다. 과학자들이 태양의 흑점을 처음으로 세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400년 전인 1613년이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신의 망원경으로 최초의 흑점 지도를 그렸다. 이후 200년 이상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태양 흑점을 세고 이를 기록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었다. 1848년 스위스 천문학자 루돌프 울프는 태양 흑점이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간격이 9.5~12년이라는 ‘울프 숫자’ 공식을 만들어냈다. 2011년 벨기에 왕립관측소는 1700년 이후 500명의 과학자들이 기록한 흑점 지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백년의 기록을 통해 태양 활동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흑점 활동은 인공위성의 활동이나 각종 통신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벨기에 센터에는 매월 90여명의 관측자들이 각자 관측한 태양 흑점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대부분 아마추어 천문가인 이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은 2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갈릴레이 방식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것은 서기 79년이었다. 화산재와 용암은 폼페이라는 도시국가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연구소인 베수비오 관측소가 이곳에 자리잡은 것이 우연이 아닌 셈이다. 1841년 과학자들은 화산이 가장 잘 보이면서도 화산의 영향에서 안전한 600m 높이의 산 중턱에 관측소를 지었다. 당초 관측소의 목적은 24시간 화산활동을 감시해 화산 폭발 시점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측소의 과학자들은 화산의 진실에 대해 점차 가까이 다가갔다. 첫 번째 관측소장이었던 마케도니오 멜로니는 용암이 지구 자기장에 어떻게 반응하지는지를 화산암에서 읽는 방법을 찾아내 ‘고자기학’을 창시했다. 루이지 팔미에리는 전자기 지진계를 발명해 지진파 감지의 신기원을 열었다. 20세기 초 연구소에서 일하던 주세페 메르칼리는 오늘날 사용되는 ‘진도’(震度)의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최초의 베수비오 관측소는 1970년대 그 역할을 다하고 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꿨다. 지표면에 센서를 설치하고 위성을 띄운 뒤 연구소에 앉아서 모니터로 실시간 감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그 역할은 나폴리에 있는 국립지구물리학 연구소가 맡고 있다. 영국 로삼스테드연구소는 1843년 영국의 ‘비료왕’으로 불렸던 존 로스가 비료가 작물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든 거대한 농장이었다. 로스는 질소, 인, 칼륨, 나트륨 등 화학물질들을 보리, 콩 등의 농사에 사용해 실제 생산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폈다. 연구소장 앤디 맥도널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소는 수많은 비료들의 작용과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들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소는 농업과 관련된 과학적 궁금증을 해소하는 모든 종류의 연구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1968년에는 육종을 통해 얻어진 신품종 작물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2003년에는 연구소에서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연구도 시작됐다. 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했지만 ‘농작물에 관해 장기간의 연구를 한다’는 원칙은 유지됐다. 현재 연구소에는 19세기 이후 실험에 사용되거나 실험에서 얻어진 30만종의 식물과 토양 샘플이 보관돼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1921년부터 ‘천재’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IQ 테스트를 거쳐 1900년부터 1925년 사이에 태어난 1500명의 어린이들이 선발됐다. 인간 발달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였다. 터먼이 연구를 시작한 목적은 ‘천재는 약하고 사회성이 결여돼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는 특별한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1980년대 하버드대의 조지 바이런트는 터먼의 조사대상들이 생애 마지막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추적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의 하워드 프리드먼은 이를 기반으로 현대 심리학의 근간인 ‘사람의 인격이나 심성은 어린 시절뿐 아니라 어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을 완성했다. 터먼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그의 연구는 9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961년 호주 퀸즐랜드대 물리학과에 부임한 존 메인스톤은 학교에서 이상한 장치를 발견했다. 종 모양의 유리병 속에는 모래시계와 같은 형태의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위쪽의 타르 덩어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쪽으로 흘러 떨어지도록 하는 구조였다. 이 장치는 34년 전 이 학과의 첫 교수였던 토머스 패널이 원유를 증류한 뒤 남은 타르 찌꺼기가 고체이자 유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메인스톤은 이후 이 장치를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한 방울이 흘러내리는 데 6~12년이 걸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1984년 메인스톤은 타르 찌꺼기의 점성이 물보다 2300억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5년의 관찰에서 얻어진 단 한 편의 논문이었다.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타르 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 때문에 타르 방울이 떨어질 때 어떤 모습인지, 어떤 방향인지 등을 밝혀내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떨어진 타르 방울은 2000년 11월이었다. 2005년 이 실험은 황당한 연구이지만 의미 있는 연구에 주어지는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이 사람의 부모는 자작농이었다. 세 누나와 형 하나, 노부모가 하루종일 밭일을 하고 간신히 풀칠을 했다. 세 시간 배를 타야 겨우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제 촌놈’으로 자랐다. 해방 직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채 다 자라지도 않은 곡물까지 쓸어갔을 그 무렵, 그래도 굶지는 않았다. 귀한 막내아들에게 쌀밥을 한 술씩 덜어주던 노모와 누나들 때문이었다. ‘가진 것 없는 섬 놈’으로 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은사인 김기호 선생을 만났다. 섬 밖의 삶은 생각지도 못한 그에게 스승이 말했다. “섬은 커질 수 없다. 그러나 그 섬의 사람이 커지면 달라진다.” 그 이후 공부를 했다. 부산으로 나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장이 됐다. 금융지주 회장까지 지냈다. 금융 외길 53년. 금융을 배웠고, 금융을 알았고, 금융에서 성공했다. 그래도 이 남자의 마음속엔 의문이 남았다. ‘더 가야할 길이 있지 않을까.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음을 비웠다. 지금까지 받은 운과 복에 겨운 삶을 되돌려 줄 때라고 마음먹었다. 스스로 은행장 직에서 내려왔다. 남은 인생을 금융인력 양성에 바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FP(파이낸셜 플래너)협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 회장 등을 지낸 윤병철(76)씨다. 그는 ‘하나마나 한 은행’으로 불리며 국내 33번째로 출범한 하나은행을 4대 시중은행으로 올려놓는 데 초석이 됐다고 자부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때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그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회장은 1937년 거제에서 태어났다. 모두가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콩이 나면 그 기름을 짜서 남는 찌꺼기를 먹고 그렇게 살았지. 가뭄이 들어 농사도 잘 안 돼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힘들었어. 그 와중에도 누님들이 굶어가며 밥 덜어주고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줬어. 귀하게 컸지.” 8세. 늦봄이었다. 쑥을 캐러 가는 누나들 뒤를 따라갔다가 물 웅덩이에 빠졌다. 가뭄이 심해 군데군데 받아놓은 물 근처에서 놀다 발이 쑥 들어갔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때부터 “덤으로 산다”고 생각해 왔다. 11세 때 후사가 없던 큰아버지 집에서 15리 떨어진 경남 하청초등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하청중·고등학교를 세운 김기호 교장이다. “‘수처작주’라고, 세상 어디 가든지 간에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라는 뜻인데 그분께 배웠지. 자신을 갖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 이런 말이오. 내가 살아온 그때, 돈·백·실력이 중요했지. 하지만 없는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나. 가난한 섬놈이니 돈하고 백은 없는 걸. 그럼 실력이 2배, 3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지.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야.” 인생에서 귀한 사람을 1966년 또 만났다. 고(故) 김진형 한국개발금융 회장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개발금융을 설립할 때 한국은행 총재 출신인 김 회장이 개발금융설립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가 경제인협회 조사역으로 일하다 실무를 보좌했다. “참 소탈하셨지. 자기 손으로 꼭 문을 열었어. ‘차 문도 못 열면서 무슨 일선에서 일을 하겠나’라고 하셨던 분이었지.” 더 놀라운 일은 한국개발금융이 출범한 뒤 생겼다. 김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김 회장과 같은 경북 선산 출신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김학렬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원로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김 수석이 어떻게 도와줄지 묻자 김 회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되네. 안 도와주는 게 더 고마운 일일세”라고 거절했다. 누구나 바라던 ‘정부의 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간의 노력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게 참된 금융인의 자세를 배웠다. 앞서 금융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1960년, 24세 때였다. 농업은행 4기로 입사했다. “부산대 법대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뒤 들어갔는데 서울대, 연·고대만 있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만난 동기들하고 지금도 가깝게 연락하고 지내지.” 그는 친분을 맺은 농4회(농업은행 4기 모임) 멤버들과 지금도 평생지기로 지낸다. 정영의, 조대형, 이상철, 김주익씨 등이다. 정영의씨가 훗날 재무장관을 지낼 때 그는 하나은행장을, 이상철씨는 국민은행장을 맡았다. 이들을 가리켜 ‘3인방’이라고 남들이 불렀다. 농업은행 출신 은행장 모임인 ‘동락회’도 있다. 신한은행장을 지낸 라응찬씨, 농협 회장을 지낸 원철희씨, 기업은행장이었던 김승경씨 등이 멤버다. 그렇게 농협은행에서 1년 반을 일하다 1961년, 농협은행을 나와 한국경제인협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본 경영 1세대들은 돈보다 꿈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지. 그래서 생각했어. 평생 월급쟁이였지만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지는 않겠다고. 지금까지 나를 버텨준 경영지론이지.” 김진형 전 총재의 권유로 1967년 그는 한국개발금융에 둥지를 텄다. 기업이 새로 하는 사업을 심사해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정부 지분이 전혀 없어 민간과 외국인 주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배분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미래 성장산업도 발굴했다. “1970년대 초 원양어업과 해운업이 은행권에서 소외돼 있던 시절, 직접 돈을 지원하며 밀어주기도 했지. 나도 같이 컸어. 그렇게 나 역시 승승장구해 1977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어.” 1991년 7월 그는 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올랐다. 사람 모양의 로고는 그가 채택한 것이다. 자음 ‘ㅎ’을 사람 형태로 형상화하고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다. ‘미친 사람 널뛰는 모습같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설득했다. 33번째 후발은행이니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고객이 편리하게 느끼는 장소만 찾아 점포를 냈다. 시장 인근, 아파트 단지 안 등을 파고들었다. 1995년 출혈경쟁 논란을 부른 ‘솔로몬 신탁’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었다. 절세효과 덕에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대거 몰렸고 판매 1년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01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부실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했다. 첫 목표를 뉴욕 증시 상장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해냈다.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는 3년 동안 적잖은 결실을 이뤄냈다. 부실자산 정리에 7조 2000억원을 쓰고,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총 자산도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직원들한테 고맙고 뿌듯하고 그랬지.” 2004년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임은 생각하지 않았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하면 안 돼. 매너리즘에 빠지거든. 나한테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공하는지, 부자가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자’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꾸 부딪쳐 보란 거지.” 요즘 논란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은행은 자주적인 경영이 돼야 하는 곳이라 언젠가는 꼭 민영화가 돼야 해. 근데 사업 부문 자금이 금융에 투입되도록 문호를 넓혀주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여건상 민영화가 힘들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인생 2막’은 금융계 인재 양성이었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자격제가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되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재무설계를 해주는 거야. 투자는 물론이고 세금, 은퇴, 상속설계 등을 설명해주더라고.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자금을 빌려서 2000년 한국FP협회를 설립하고 CFP제도 도입을 추진했지.” 비영리 사단법인인 FP협회는 투자관리나 위험 방지, 부동산과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해 자격을 주는 곳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 지금까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26만명에 이른다. “시작할 때는 후임 양성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개인과 가계에도 꼭 필요한 게 재무설계인거야.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부자가 되는 법과 성공하는 법. 그는 한참을 소리내 웃다 진지하게 답했다. “부자라는 게 돈이 많은 게 아니더라고.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준비를 해 나가며 사는 것이지. 결혼하고 살 집 마련하고 하는 것들 말이야. 수입이 얼마나 되고, 저축이 얼마만큼이고 이런 것들을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게 그나마 비결인 거지. 돈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만족이 안 돼서 계속 불행해지니까.”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현대사회 필수 브레인비타민 ‘임팩타민 파워’

    현대사회 필수 브레인비타민 ‘임팩타민 파워’

    현대사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지식 사회다. 이전의 어떤 시대보다 뇌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휘발유가 있어야 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두뇌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있다. 바로 ‘브레인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다. 비타민B는 집중력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비타민B는 뇌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서 신경체계를 건강하게 해준다. 특히 비타민B1, B2(리보플라빈), B6(피리독신), B3(나이아신), B9(엽산), B12(시아노코발라민)은 신경전달 물질을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비타민B1이다. 비타민B1은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필수 성분인데, 뇌는 이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비타민B6, B9, B12 등의 성분 또한 집중력과 기억력 등의 신경기능을 유지하는 필수성분이다 비타민B외에도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성분인 콜린도 필요하다. 콜린이 결핍되면 두뇌의 정보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기며 기억력 감퇴, 사고력 저하 등의 현상이 일어난다. 콜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파프리카, 브로콜리, 양배추, 콩 등이 있다. 베스트셀러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의 저자인 힐리언스 선마을 이시형 촌장(신경정신과)은 “뇌의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선 뇌 속에 세로토닌을 충분히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유학 시절,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1년 365일 입병을 달고 살았다는 이시형 박사. 이 박사는 “우연히 비타민B 영양제를 복용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입병에 잘 걸리지 않게 되었고 비타민B에 대한 효과를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며 비타민B의 효과를 강조했다. 또한 이시형 박사는 “스트레스, 술, 담배 등 유해환경에 쉽게 노출되고, 만성피로가 심한 수험생과 직장인에게는 기존 영양권장량보다 5~10배 함량의 비타민B군이 필요하다”며 “비타민B의 하루 최적 섭취량은 50-100mg인데, 두뇌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타민B 고함량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고”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임팩타민 파워’는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는 수능 수험생과 현대인들을 위해 다양한 비타민군을 갖춘 고함량 비타민B 제품이다. 일반적인 비타민영양제와 달리 성인의 최적섭취량(ODI: Optimal Daily Intakes)에 맞춘 고함량 비타민B 복합제제로, 비타민B1, B2, B12는 물론 비오틴, 이노시톨, 콜린까지 비타민B군 10종을 모두 균형 있게 함유하고 있다. 또한 비타민 B군의 대사를 촉진하는 아연과, 활성비타민 벤포티아민을 함유하고 있어 빠르고 강한 피로 회복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시형박사는 “‘임팩타민 파워’는 우리 몸의 흡수, 이용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인들이 최적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비타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 “한국, 일제 이겨냈듯… 콩고 독재 극복할 것”

    “한국, 일제 이겨냈듯… 콩고 독재 극복할 것”

    “한국은 일본 강점기도 독재도 스스로 싸워 이겨냈기 때문에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요. 콩고 사람들도 여전히 독재와 싸우고 있지만, 한국 사람처럼 하나가 되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저 역시 비슷한 역사를 가진 한국을 배우며 콩고의 미래를 그립니다.” 서울대 공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는 콩고 유학생은 15일 유창한 한국말로 입을 뗐다. 올해 서울대 글로벌 최우수 인재 장학생에 선발된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파투 바디방가(33). 2004년 “한국말이라곤 한자도 몰랐다”는 그는 한국과 콩고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했다. “처음엔 콩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콩고를 알리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이번에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는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구나’를 깨달았죠. 콩고도 한국처럼 열심히 배우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 큰 꿈을 꾸게 됐어요.” 바디방가는 2008년 한국 내 다문화 공동체를 연구하는 ‘다문화 시민교육 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학업과 연구소 활동을 병행하고자 하루 3~4시간만 잘 때도 많았다. “아프리카 사람이라는 이유로 한국인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폭행당한 친구가 있었어요. 충격적이었죠. 다문화 공동체에 속한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일체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다혈질이지만 한번 친해지면 속정이 깊은 게 또 한국사람들이니까요.” 그는 석사 논문을 잘 마무리한 뒤 콩고에 돌아가 한국에서 보고 배운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콩고의 자원을 한국의 기술력과 연결해 콩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 “콩고는 우라늄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많습니다. 많은 나라가 개입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이 스스로 일어난 것처럼 콩고도 교육을 통해 스스로 일어날 겁니다. 우리에게 생선이 아니라 낚시할 수 있는 법, 교육의 기회를 좀 더 열어주세요.”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OBS 스페셜(OBS 토·일요일 밤 8시 15분) 우리 것에서 세계의 식품이 된 콩과 함께하는 300일간의 맛있는 여정이 시작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독일, 벨기에, 미국 등 8개국에서 콩과 함께한 인류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또한 우리 민족과 콩의 관계를 조명하고 콩의 우수한 효능과 세계 각국의 콩 음식문화를 소개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타이완 중부 항구의 어시장은 어부들이 직접 잡아온 생선을 그날 판매하는 것이 특색이라고 한다. 그런데 타이완에는 어시장뿐만 아니라 밤에도 휘황찬란한 시장이 있다. 바로 봉갑야시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군침 도는 먹거리들은 물론 애견숍 등도 눈에 띈다.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MBC 토요일 밤 9시 50분) 결혼식 전 학술대회에 온 채원(유진)을 만난 철규(최원영)는 울적한 마음에 술을 마신다. 세윤(이정진)은 채원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로 마중을 가고, 주리(윤아정)는 두 사람을 미행한다. 한편 채원과 강진(박영규)은 춘희(전인화)와 효동(정보석)의 화해를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전남 나주 드들강에서 발견된 임신 5개월 된 김은채씨의 사망 사건을 재조명한다. 그녀가 물속에서 사망한 이후로 추정되는 시간에 아기 아빠에게 김씨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 왔다. 신고를 한 최초 목격자는 어떤 사람의 부탁으로 신고만 해 준 것이라고 말한다.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우리 교민 3만 5000명이 거주하고,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 필리핀 세부. 최근 한국인이 배후로 길거리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총기 소지가 용이한 필리핀은 불법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청부살인도 가능한 곳이다. ■2013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동화처럼(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1990년, 삼수 끝에 원하지 않는 과에 입학한 명제는 무료한 대학생활 중 서영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엠티에 가서 서영과 오리배도 타고 어두운 방안에서 서영의 손도 잡았지만 서영은 명제를 밀어낸다. 한편 같은 노래패 장미는 킹카인 치대생 정우를 짝사랑 중이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최후를 맞이한 여인이 있다. 놀랍게도 죄목은 무려 5만명에 달하는 병사들의 목숨을 잃게 한 것이었다. 그녀가 무죄를 주장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편 아돌프 히틀러와 전쟁의 신 에르빈 롬멜을 당혹시킨 한 남자가 있었다는데….
  • 여학생 2차성징, 바른 습관이 예쁜 가슴 만들어

    여학생 2차성징, 바른 습관이 예쁜 가슴 만들어

    아이들의 2차 성징이 해마다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부모들의 특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 신체 발육이 빠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성장이 빠른 경우 ‘성조숙증’ 증상이 의심되기도 하는데,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너무 일찍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확진 받은 어린이(여 9세, 남 10세 미만)를 분석한 결과 2004년 194명에서 2010년 3686명으로 7년 새 19배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2차 성징에서 여학생은 가슴의 발달을 시작으로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사춘기 이후 많은 양이 분비돼 가슴의 유선이 발달하기 때문에 신체 발달에 신경써줘야 한다. ▲2차 성징 가슴 관리, 모양이나 크기 영향 미쳐 2차 성징에 가슴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인이 됐을 때 가슴 모양이나 크기가 영향을 받으며 이때 자신의 사이즈와 맞지 않는 속옷을 입게 되면 정상적인 가슴 발육이 힘들고 모양도 나빠질 수 있다. 2차 성징이 이뤄질 때 예쁜 가슴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본인 사이즈에 알맞은 속옷 착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가슴이 발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몸에 딱 밀착되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거나, 혹은 좀 더 큰 사이즈로 보이고 싶어 패드를 넣기도 한다. 가슴의 크기는 성호르몬 분비와 관계가 있다. 작은 속옷은 가슴을 고정시켜 가슴의 움직임이 적게 하는데 이는 가슴에 전달되는 자극을 줄이고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해 가슴 발육을 저해한다. 또한 혈액순환에도 장애를 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와 달리 큰 사이즈 속옷은 가슴을 지지해주는 역할이 미비해 처지거나 양쪽으로 벌어지는 등 가슴 모양에 좋지 않게 돼 예쁜 가슴을 위해서는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의 속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속 바른 자세가 가슴 처짐 예방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를 웅크리고 있으면 호르몬 분비와 흐름이 나빠져 가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어깨와 팔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평소 바르고 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앉는 것이 예쁜 모양의 가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허리를 일으켜 근육이 펴지면 위축됐던 가슴이 도드라져 모양도 바로 잡힌다. 도움말을 준 그랜드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여성의 가슴의 처지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중력과 탄력이다. 성장기나 젊은 시절에는 중력이나 탄력에도 강한 저항을 보이지만, 청소년기에도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장기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가슴 처짐을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번 처진 가슴은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우며 향후 ‘유방하수교정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전에 가슴이 처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선 발달 돕는 음식섭취, 마사지도 중요해 또한 2차 성징 시 가슴 발달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유선 조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슴의 유선 조직이 잘 발달하기 위해서는 여성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을 다량 함유한 음식과 호르몬을 생성하는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소플라본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콩, 사과, 감자, 마늘, 당근, 석류, 보리 등이 있으며,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우유, 달걀, 치즈 등이 있다. 그 밖에 혈액 순환을 위해 가슴 부위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슴 상단부와 하단부에 아로마 오일이나 혹은 마사지 크림을 적당히 발라 양 손으로 가슴의 라인을 따라 둥글게 원을 그리며 10~20분 정도 마사지 한다. 가슴 위 겨드랑이 부위부터 가슴과 가슴 사이 안쪽까지 손으로 쓸어내리듯 마사지 해주는 것도 예쁜 가슴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철인 3종 출전 후 붉은색 소변, 근육손상으로 인한 급성콩팥염

    평소 자신의 건강을 믿었던 이재호(31)씨는 운동광이었다. 운동이라면 뭐든 가리지 않는 만능 재주꾼으로 통했다. 그런 이씨가 아마추어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 뒤 문제가 생겼다. 다음 날, 움직이기 어려울만큼 다리가 아팠고, 평소보다 소변량이 많았던 데다 붉은 색조까지 보였다. 이씨는 ‘경기에 출전하느라 무리해서 그럴 것’이라고 여겨 병원을 찾는 대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저녁 무렵이 되자 허벅지에서 장딴지에 이르는 부위에 팽창감과 함께 참기 어려운 통증이 몰려왔다. 게다가 소변색까지 더욱 붉어져 핏빛이 완연하자 이씨는 놀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서둘러 뼈주사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양쪽 허벅지 근육에서 동위원소 흡수가 관찰되었으며, 심한 근육 손상이 확인됐다. 병명은 횡문근 융해증(가로무늬 근육이 손상되는 질병)에 의한 급성 콩팥손상이었다. 소변 상태가 심각해 지체 없이 혈액 투석을 시작했다. 다행히 이씨는 이후 일주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은 뒤 병세가 일부 호전돼 퇴원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계속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강덕희 교수는 “이씨처럼 평소에 건강을 자신하는 젊은 사람도 급성 콩팥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면서 “이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 손상이 급성콩팥병으로 발전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심한 근육통과 함께 소변이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보이는 붉은 색 소변은 피가 섞인 것이 아니라 손상된 근육에서 배출된 근육색소가 피에 섞여 혈뇨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강 교수는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운동능력이나 신체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마라톤 같은 운동을 무리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또 운동 중에는 수시로 물을 마셔 탈수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콩팥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수칙”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영화 프리뷰]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영화 프리뷰]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삼촌과 농사를 짓고 사는 잭(니컬러스 홀트)은 늘 모험을 꿈꾼다. 시장에 말과 수레를 팔러 간 잭은 한 수도사에게서 말값 대신 콩을 건네받는다. ‘절대 물에 젖지 않게 하라’는 당부와 함께. 그날 밤, 갑갑한 궁궐을 탈출한 이자벨 공주가 비를 피해 잭의 오두막에 들른다. 그 순간 바닥에 떨어졌던 콩에 빗물이 닿으면서 거대한 콩 나무가 솟아오른다. 공주는 오두막과 함께 하늘로 치솟고 잭은 오두막 밖으로 튕겨나간다. 잭과 왕실경호대는 공주를 찾아 콩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그곳에는 전설로만 전해지던 거인들의 세상 간투아가 있었다. 낯익은 이야기다.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원제: Jack the giant slayer)는 영국의 민담 ‘잭과 콩 나무’의 확장판이다. 민담에서 잭은 늙은 소를 팔려고 길을 떠났다가 노인을 만나 소값으로 콩을 받아온다. 어머니는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소를 팔아넘긴 잭을 질책하며 콩알을 창 밖으로 던져버린다. 하룻밤 사이 콩은 하늘까지 자라고, 잭은 콩 나무를 타고 올라가 거인의 집에서 금화를 훔쳐 내려온다. 거인들이 쫓아 내려오지만, 어머니가 콩 나무를 베어버린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1·2편’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슈퍼맨 리턴스’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의 손에서 영화는 전형적인 모험극 혹은 영웅담으로 거듭난다. 칼 한번 휘둘러 본 적 없는 젊은 소작농이 공주를 거인과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구해내고 영웅으로 거듭난다. 신분 차를 극복하고 공주와 결혼해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으로 끝맺는다. 서사만 놓고 보면 싱어의 영화 중 가장 뻔하다. 싱어 특유의 반전이나 뒤틀린 선악구도, 비틀린 장르의 공식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DJ 카루소에서 싱어로 감독이 교체되면서 시나리오 또한 ‘유주얼 서스펙트’ ‘작전명 발키리’의 A급 각본가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만졌지만, 영웅 모험극의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다. 다만, 판타지 블록버스터답게 볼거리는 확실하다. 영화 전체를 3차원(3D) 카메라로 찍었는데 1억 9000만 달러(약 2061억원)를 쏟아부은 티가 곳곳에 묻어난다. 키가 8m에 이르는 거인들은 저마다 개성과 감정, 표정을 지닌 독립된 인격체로 그려진다. 특히 인간세계에서 추방당해 수백년 동안 유배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표현된 거인들의 피부와 미세한 표정 변화가 인상적이다. 싱어는 “피부 표면이 얼핏 보기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부스럼인지 조약돌인지, 털인지 잡초인지 궁금하게 만들어 수천 년 동안 고립되고 방치된 시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판타지 영화의 거인들이 둔하고 지능도 떨어지는 것과 달리 ‘잭 더 자이언트 킬러’에서는 야심가 폴론 장군이 이끄는 조직적인 군대로 공성전(攻城戰)에 능하며, 날렵하고 엄청난 완력을 뽐낸다. 28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 쌓겠다”

    [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 쌓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에게 이런 막중한 시대적 소명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이명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그리고 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입니다.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민의 노력과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하면 된다는 국민들의 강한 의지와 저력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의 역사는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 밤새 불이 꺼지지 않은 공장과 연구실에서, 그리고 영하 수십도의 최전방 전선에서 가족과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계셔서 가능했습니다. 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모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온 우리 앞에 지금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번 도전은 과거와는 달리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을 믿습니다. 역동적인 우리 국민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습니다. 이제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합니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첫째,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기존의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의 터전 위에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습니다.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는 사람이 핵심입니다.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습니다. 또한 국내의 인재들을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습니다.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어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경제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서,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에 종사하든지 간에 모두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그런 경제 주체들이 하나가 되고 다 함께 힘을 모을 때 국민이 행복해지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국민도 기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맞춤형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으로 국민들이 근심 없이 각자의 일에 즐겁게 종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개인의 꿈을 이루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일은 교육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주춧돌로 삼아 국가가 발전하게 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배움을 즐길 수 있고,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국민이 많아질 때, 진정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입니다.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에만 매달려 있으면 우리의 미래도 얼어붙을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서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이루어가고, 그것으로 평가받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서 사회에 나와서도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바꿔 가겠습니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그 누구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입니다. 지금 한류 문화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기쁨과 행복을 주고 있고,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5000년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새 정부에서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생활 속의 문화,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인종과 언어, 이념과 관습을 넘어 세계가 하나 되는 문화, 인류평화발전에 기여하고 기쁨을 나누는 문화, 새 시대의 삶을 바꾸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행복은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할 때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하루빨리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발전의 길로 나오기 바랍니다.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에 아까운 자원을 소모하면서 전 세계에 등을 돌리며 고립을 자초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안보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만 여기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한민족 모두가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킬 때 신뢰는 쌓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꿈꾸는 국민행복시대는 동시에 한반도 행복시대를 열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는 시대입니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긴장과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와 협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및 아시아, 대양주 국가 등 역내 국가들과 더욱 돈독히 신뢰를 쌓을 것입니다. 나아가 세계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지구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의 임무를 시작합니다. 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입니다.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나가는 새로운 길에 국민 여러분이 힘을 주시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 국가와 국민이 동반의 길을 함께 걷고,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이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그 길을 성공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면서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저는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습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을 쌓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 쪽도 나눠 먹고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 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과 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입니다.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려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의 미래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저와 정부를 믿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는 길에 동참하여 주십시오.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 먹이사슬 순환 틀 깨는 오만함 삐뚫어진 채식에 섬뜩한 독설

    “채식은 ‘먹고 먹히는’ 생태계 순환고리를 무시한 오만한 이념이며,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하는 위험한 식단이고, 곡물 기업이 배후를 조종하는 ‘친환경 사기극’이다.” 급진적 환경운동가 리어 키스가 쓴 ‘채식의 배신’(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이 내세운 주장이다. 저자는 20년간 우유조차 마시지 않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자)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비건 식사를 한 지 3개월 만에 생리가 멈췄고, 2년 사이 건강을 잃었다. 채식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배신감을 느낀 그는 참치캔을 땄고, 잡식으로 돌아서자마자 “살아 있는 느낌”을 되찾는다. 저자는 살육으로 육신의 허기를 더는 사탄의 유혹에서 벗어나 저지방의 낙원으로 드는 채식주의가 되레 악마의 식단이라며 돌직구를 던진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이다. 저자에게 콩이란 “산업쓰레기에 불과”하다. 콩 속 아이소플라본은 자궁 내막증 발병 확률을 높이고, 1주일에 2회 이상 두부를 먹은 사람은 두뇌노화가 가속화되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어린이들에겐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채식주의란 거대 담론의 허구를 파헤치는 데 주력한다. 중간중간 채식주의의 도덕적 바탕, 예컨대 엄마가 있고 생명이 있는 건 먹지 않는다는 신념 같은 지엽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채식주의는 왜 생겼을까. 인간의 오만함 때문이다. 먹이사슬의 맨 위에 인간이 있다는 발상, 인간이 육식을 그만두면 세상은 뭇 생명들로 넘쳐날 것이란 자기중심적 판단 때문이다. 먹이사슬은 선이 아닌 원이다. 피식자가 곧 포식자다. 그런데 그 순환계에서 사람만 쏙 빠지겠단다. 채식주의자들로서는 생명이 그리는 순환의 원을 깨고 싶겠지만, 거기서 빠져나갈 수는 없다. 뿌리가 달렸든, 깃털이 달렸든, 맨살로 오가든, 지구 위 생물 모두는 이미 그 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거푸 강조하는 건 채식주의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세상을 구하려 시작한 채식주의자들의 시도는 좋았으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들에 너무 무지한 게 잘못됐다는 거다. 이를 꾸짖는 저자의 독설은 섬뜩하다. “당신이 먹는 곡물과 콩은 유령 고기다. 그 음식에는 사라진 동물 종 전체가 뼛속까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답은 뭔가. 생명은 채식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수입 2배로 폭증 ‘세계곡물 폭풍 흡입’…중국發 식량재앙 오나

    [주말 인사이드] 수입 2배로 폭증 ‘세계곡물 폭풍 흡입’…중국發 식량재앙 오나

    중국이 ‘세계 식량의 블랙홀’로 등장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으로 식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쌀·옥수수·밀 등 주요 곡물과 대두(콩) 수입량이 폭증하며 세계 식량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세계 곡물시장이 요동치며 ‘중국발(發) 식량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등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세계 곡물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398만t이다. 쌀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5%나 늘어난 234만t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옥수수 수입량은 전년보다 197% 증가한 520만t으로 세계 10위, 밀 수입량은 195% 늘어난 369만t으로 세계 20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중국 내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대두 수입량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5838만t을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체 곡물 수입량도 해마다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2007년 58만 9000t, 2008년 66만 8000t, 2009년 321만 1000t, 2010년 450만t, 2011년 545만t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반면 곡물 수출량은 2007년 986만t, 2008년 181만t, 2009년 132만t, 2010년 124만t, 2011년 122만t, 2012년 95만t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세계 곡물시장 관계자들은 한때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이던 중국이 2007년 이후 곡물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수입량을 늘리는 바람에 국제 곡물가를 끌어올려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부추기는 등 세계 식량위기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장 이브 처우 사료산업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면서 곡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옥수수 전체 소비량의 5%만 수입한다고 해도 전 세계 옥수수 교역량의 30%나 되는 엄청난 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식량 생산량은 모두 5억 8957만t. 1990년대 중반부터 2009년까지 100%를 넘어섰던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2010년 처음으로 99.1%로 떨어진 뒤 2011년 99.2%, 2012년 97.7%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중국의 쌀 소비량은 1억 9721만t으로 한국(580만t)의 34배, 돼지고기는 5166만t으로 한국의 37배에 이른다. 밀 소비량은 1억 1731만t으로, 미국(3816만t)보다 3배 이상 많다. 세계 농지의 7%로 세계 인구의 20%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천시원(陳錫文) 공산당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지난 9년 동안 식량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빠른 도시화로 인해 식량 수급 상황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중국이 식량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경제 발전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져 중국인들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식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 증가는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와 유제품과 육류 소비를 늘리고 있다. 1인당 평균 육류 소비량이 10년 사이 22% 증가했고, 1인당 평균 우유 소비량은 무려 305% 늘었다. 이 같은 단백질 소비 증가는 육류 사육에 필요한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로 이어져 자연스레 옥수수 등의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곡물 자급률 하락도 주요 원인이다. 최근 기후 악화로 중국의 최대 밀 생산지인 산둥(山東)·저장(浙江)성의 수확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다 중국 동북부 지역의 해충과 자연재해로 곡물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콩·쌀·밀에 대한 자급 비율을 높이기 위해 농업 분야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며 안간힘을 쓰지만, 주요 곡물 자급률 95% 달성은 사실상 쉽지 않은 실정이다. 관리 부실로 식량 손실률이 높은 점도 식량 수급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농업 과학기술 혁신발전 포럼’에서 “낙후된 시설과 관리 부실로 중국은 연간 5만t의 식량을 낭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톈쭤(張天佐) 농업부 농산물가공국장은 “중국의 곡물 수확 후 손실률이 8~12%나 되며 채소도 연간 20%가 넘는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며 “낙후된 농산물 저장시설 보수와 유통·가공시설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수확 후 손실율은 각각 곡물 7~11%, 감자·과일 15~20%, 채소 20~25%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손실 규모도 3000억 위안(약 52조원)을 넘는다. 이 같은 중국의 식량 수요 증가는 곡물시장이 요동치며 세계 곡물가 파동으로 이어지는 탓에 세계 식량위기의 불씨가 되고 있다. 2007년과 2008년 국제 곡물가 파동으로 옥수수·밀·대두 가격은 90~101%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옥수수·밀 등의 주요 곡물가가 17~34% 뛰었다. 국제 곡물의 수급 불균형에 따라 곡물 가격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세계 곡물시장을 흔드는 ‘큰손’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물량을 잡기 위해 글로벌 곡물 메이저(농산물중개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인 마루베니는 중국에 옥수수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의 가빌론을 53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중국 공략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국의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MD)도 중국을 겨냥해 호주의 그레인 코프 지분을 인수했다. 미국의 곡물 메이저 카길과 번지를 비롯해 싱가포르에 상장된 노블, 스위스의 글렌코어 등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중국이 밀과 보리, 쌀과 옥수수 수입을 크게 늘릴 경우 수익성이 높아질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식량 증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정부는 중장기 식량자급률 목표를 95%로 설정하는 한편 가구당 책임생산량을 정하고 생산자가 소유할 수 있는 도급제를 시행해 생산효율을 높였다. 곡물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국내 곡물값 안정화도 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5억 위안의 재정을 투입해 농산물 저장시설 및 유통·가공 설비 보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장톈쭤 국장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농업 부문 지원에 나서면서 농산물 보관 및 유통·가공 시설이 재정비되고 농산물 초벌가공과 정밀가공 분야의 잠재력이 커져 중국 농산물 가공업이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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