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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팍스 시니카’ 향한 중국식 자본주의

    ‘팍스 시니카’ 향한 중국식 자본주의

    중국뿐인 세상/후안 파블로 카르데날·에리베르토 아라우조 지음/전미영 옮김/명명랑한 지성/432쪽/2만 3000원 중국이 세계 질서를 지배하는 ‘팍스 시니카’의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가볍게 넘기고 매년 7% 이상의 경제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은 두둑한 주머니와 달라진 위상을 앞세워 세계 정복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신간 ‘중국뿐인 세상’은 놀라운 성장세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으로 파고드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본질을 파헤쳤다. 저자인 후안 파블로 카르데날과 에리베르토 아라우조는 스페인 ‘엘 문도’의 상하이 특파원과 AFP의 베이징 통신원을 지낸 기자다. 이들이 보기에 베이징올림픽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된 중국의 세계 진출 행태는 서구가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사용했던 식민 지배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은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서 원자재 공급을 보장받고 생산한 제품을 팔 새 시장을 확보하며 그 기반 위에 교역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노린다.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돈이라는 조용한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2009년부터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개발도상국 등 중국의 자본력이 손을 뻗은 25개국 이상을 찾아 각 지역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500여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3억명의 거대한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세계의 공장’을 계속 돌리고 도시화를 이어 나가려면 원자재 조달은 필수적이다. 페루의 광산촌, 콩고의 구리광산,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막, 모잠비크와 시베리아의 숲을 향한 중국의 진격은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공사나 다름없다. 중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등 정책은행들은 중국의 이런 행보에 무한대로 자금을 공급한다. 힘을 과시할 줄 아는 외교술과 중국인의 끈질긴 기업가 정신이 중국식 자본주의의 확장을 돕는다. 문제는 중국이 취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상호주의’라는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만 알고 보면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취한다. 중국의 야심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중국인 이주자들과 국영기업 소속 노동자들이다. 두 저자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확산으로 중국 사회의 모순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국제사회에 이식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인류의 진보적 가치가 정치·경제적 탐욕 아래 훼손되고 폄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인들의 투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벤 애플렉, 당신이 본 아프리카 난민 상황은 어떤가요” 유명배우 청문회 불러 3시간 경청한 美 의회

    “콩고민주공화국의 안보 분야 개혁과 경제 개발을 위해 미국 의회와 정부가 더 많이 개입해야 합니다.”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장. 중동 정책도 아시아 정책도 아닌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과 르완다, 우간다 등 ‘그레이트 레이크’ 지역 국가들의 현안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주제만 보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할 ‘평범한’ 청문회였지만 로버트 메넨데즈 외교위원장과 존 매케인 의원 등 외교위 중진 의원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이자 감독인 벤 애플렉(42)이 이들 앞에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전을 겪으며 여성·어린이들의 인권 유린 문제가 심각했던 DR콩고를 수차례 방문한 애플렉은 이날 배우나 감독이 아닌 인권활동가 자격으로 청문회에 참석해 생생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2010년 DR콩고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이스턴콩고이니셔티브’(ECI)를 설립, 현지 난민들을 돕는 사업을 수년째 벌이고 있다. 애플렉은 “14개월 전에는 (DR콩고에서) 반군이 고마 지역을 점령하면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아이들의 전쟁 강제 동원에 따른 살상이 심각했고 난민이 넘쳐났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평화유지군과 국무부, 의회 등 고위급 외교 노력으로 반군이 결국 항복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됐지만 우리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이 추가 설명 및 의회에 대한 제언을 요청하자 그는 “국무부의 그레이트 레이크·DR콩고 특사 역할을 강화하고, 3월 말로 끝나는 평화유지군 활동을 연장하는 한편 조세프 카빌라 DR콩고 대통령이 안보 개혁에 나서도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 국제개발처(USAID)가 DR콩고를 위한 경제 개발 계획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애플렉과 함께 증인으로 나온 러셀 페인골드 국무부 그레이트 레이크·DR콩고 특사와 로저 미스 전 DR콩고 주재 미 대사 등도 DR콩고와 르완다, 우간다의 인권 상황 등을 설명하며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청문회는 오후 5시 가까이 돼서야 끝났다. 청문회에 참석한 한 외교 소식통은 “아프리카 문제로 유명 배우 등 다양한 증인들을 불러 3시간이나 경청하고 토론하는 것이 미 의회의 특징이자 저력”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백만개의 조용한 혁명(베네딕트 마니에 지음, 이소영 옮김, 책세상 펴냄)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름 없는 시민들의 연대기다. 무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나’의 일상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조용한 움직임들은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살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조용하지만 위력적인 혁명으로 진화해 왔다.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기자인 저자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시민사회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했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로질러 아프리카 최빈국부터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국, 북미와 일본, 유럽의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수십개국에서 일고 있는 혁명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이다. 산지-소비자 직거래 통로를 만들어 유통혁명을 일으킨 프랑스의 지역구매시스템 아마프(Amap),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탄생한 여성협동조합 리자트(Lijjat) 등 우리가 몰랐던 다른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진다. 400쪽. 1만 8000원. 죽설헌 원림(박태후 지음, 열화당 펴냄) 수백종의 자생 꽃과 토종나무, 과실수와 화초 등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어우러진 죽설헌(竹雪軒)의 사철을 기록한 책. 정원주인인 화가 박태후가 썼다. 호남 원예학교에서 과수, 채소, 화훼의 기초를 배우고 산야를 돌아다니며 각종 종자를 채취해 심고 가꾼 것이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꽃과 나무를 가꿔 온 이야기, 대숲과 연못의 조성에 관한 경험담,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죽설헌의 삶에 대해 기록해 두었던 글을 모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 토종나무와 야생화들의 특징과 이를 제대로 가꾸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그 지역 환경에 가장 적합하거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수종, 또 가급적이면 유실수나 채소, 잡초와의 경쟁에서 견딜 수 있는 다년생 화초 등을 심으라고 권한다. 전남 벌교 출신의 사진작가 이일천의 사진을 곁들인 책은 우리나라 자생식물 가꾸기에 관한 작은 도감을 보는 것 같다. 310쪽. 2만 3000원.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 엮음, 이광렬· 이승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매년 12월 20일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사유와 수상자들의 업적을 알려주는 연설을 한다. 노벨상 시상 연설은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로 노벨상 수상자의 과학적 업적이 인류사에 왜 중요한지를 소개한다. 책은 1901년 첫 노벨상 시상식부터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2013년 노벨상 시상식까지 과학분야의 시상 연설을 모았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분야 순으로 각권을 정리했다. 인류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할 수 있는 113년 노벨상의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물리학의 경우 빌헬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업적으로 첫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방사선의 발견, 양자역학의 발전 등 20세기와 21세기 물리학의 흐름을 보여준다. 연금술의 아류였던 화학이 생명 탄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발전하기까지, 산업화와 전쟁 시대의 병리학에서 질병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생리·의학으로 진보하는 과정에서 노벨상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전 3권. 각권 2만 5000원. 마지막 기회라니?(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홍시 펴냄) 코믹 SF 작가와 과묵한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기. 1500만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쓴 애덤스가 쓴 유일한 논픽션이다. 1985년 옵서버킬러매거진의 의뢰로 마다가스카르 섬의 멸종위기종 원숭이 ‘아이아이’를 취재하러 갔던 애덤스는 세계야생동물기금에서 일하던 동물학자 카워다인을 만나면서 멸종위기종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세계 각지의 멸종위기종을 취재하는 여행을 감행하기로 한다. 1988년 시작한 둘의 탐사여행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자이르부터 중국 양쯔강, 모리셔스섬 등 세계 구석구석을 찾아 1년간 계속된다. 1989년 첫 출간된 이래 위기에 처한 동물의 문제를 세상에 알린 기행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368쪽. 1만 3000원.
  • “말하지 않아도…” 침팬지와 이별하는 구달 박사

    “말하지 않아도…” 침팬지와 이별하는 구달 박사

    ‘침팬지의 어머니’라 불리는 제인 구달 박사(80)와 침팬지 한마리가 이별을 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공개됐다. 최근 콩고에 위치한 제인 구달 연구소 측은 이곳 시설에서 건강을 되찾은 암컷 침팬지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담은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 침팬지의 이름은 운다(Wounda)로 현지어로는 ‘죽을 때가 다 됐다’는 뜻. 몇년 전 숲에서 병으로 거의 죽어가는 상태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나 운다는 구달 박사와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고 최근 야생의 친구들 곁으로 돌아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마치 사람과 사람이 작별하듯 슬프고 애잔한 감정이 흐른다. 오랜 시간 구달 박사와 정이 들었던듯 침팬지 운다는 박사를 꼭 껴안고 마음을 전하며 총총히 숲으로 사라졌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구달 박사가 이곳 콩고에 침팬지 보호시설을 연 것은 벌써 20년 전. 언론은 “구달 박사가 그간 밀렵꾼에게 다치거나 병든 수많은 침팬지를 구조해 건강을 되찾게 했다” 면서 “현재도 연구소에는 무려 160마리 이상의 침팬지가 보호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화 In & Out] ‘보이지 않는 사람들’…찾아라! 미술관 속 난민

    [문화 In & Out] ‘보이지 않는 사람들’…찾아라! 미술관 속 난민

    미술관 곳곳에 숨겨진 손바닥 한 뼘 크기의 미니어처들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서울시립미술관이 유엔난민기구(UNHCR)와 손잡고 다음 달 2일까지 선보이는 이색 전시 ‘보이지 않는 사람들’전은 어릴 적 즐겨 하던 ‘보물찾기’를 쏙 빼닮았다. 계단, 창틀, 화장실, 선반 등 미술관의 틈새 공간을 이 잡듯 뒤져야 난민 17명의 삶이 담긴 미니어처 28개를 모두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진으로 미니어처를 찍어 미리 나눠 준 전단의 QR코드와 대조하면 개개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새터민 외에 아프리카 니제르 등지의 난민 캠프를 찾아 직접 찍어 온 사람들의 영상들이다. 영상에는 탈북자 김영희·고정희·이성희·이은철씨와 차크마 세주파(방글라데시), 이브라힘 오마(말리), 바비키르 모하메드(수단), 욤비 토나(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기구한 사연이 담겼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기구한 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에겐 여전히 ‘보이지 않는 존재’일 뿐이다. 전시는 이 점에 착안해 사람들의 ‘관심’에 주파수를 맞췄다. 미술관 관계자는 “관객 한두 명이라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한 작은 미니어처에 눈을 돌리고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난민들은 세상에서 가장 잘 보이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했다. 관람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상 속 난민에게 직접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UNHCR는 지난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을 6400여명으로 추산한다. 이 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35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은 한국을 ‘반기문 사무총장의 나라’로 알고 있지만 꽤나 야박한 대접을 받은 셈이다. 전시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깨알 같은 재미도 선사한다. 정문 회전문 위, 전단 배포대 옆, 비상계단 알림판 위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미니어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행사는 다음 달 2일까지. 미술관을 찾아 전 세계적으로 3500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의 이야기 중 일부에 잠시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일(토) 지상파 하이라이트

    ■설 특집 고향극장(KBS1 밤 7시 10분) 한적한 겨울 농촌의 풍경을 간직한 전남 순천시 월등면에는 사시사철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주인공이 있다. 유소록씨와 장경자씨 부부다. 잉꼬부부로도 소문이 자자한 이들이 마을의 유명인사가 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끊임없이 흥얼대는 남편 유씨의 노랫소리 때문이다. ■어벤져스(KBS2 밤 9시 15분) 지구의 안보가 위협당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슈퍼 히어로들을 불러모아 세상을 구하는, 일명 ‘어벤져스’ 작전이 시작된다. 에너지원 큐브를 이용한 적의 등장으로 인류가 위험에 처하자 국제평화유지기구인 실드의 국장 닉 퓨리는 ‘어벤져스’ 작전을 위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슈퍼 히어로들을 찾아 나선다. ■설 특집 세바퀴(MBC 밤 11시 15분) 설을 맞이해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과 함께 ‘제2의 고향’ 특집을 마련했다. 방송인 하일과 아들 하재익, 일본인 며느리 루미코, 프랑스 꽃청년 파비앙, 콩고 왕자 출신 난민 욤비 부자 등이 출연해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외국인들의 엉뚱함과 유쾌함을 만나본다. ■설날특집 잘 먹고 잘 사는 법(SBS 오전 8시 15분) 충북 옥천을 찾아 설날 음식을 만드는 탤런트 김동현, 혜은이 부부의 모습이 공개된다. 두 사람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마솥으로 만든 손두부의 맛에 빠져 참았던 식탐을 드러낸다. 집에서도 손두부를 만들어 달라는 혜은이의 요구에 아연실색한 김동현. 혜은이는 직접 빚은 만두의 손맛에 반해 버렸는데…. ■나눔 0700(EBS 오후 3시 50분) 한달 전, 119 구급차로 급히 병원에 실려 온 신춘화씨는 심한 빈혈과 급성 췌장염, 간경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춘화씨는 코끼리 다리처럼 부풀어 오른 다리 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앉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 그의 곁에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살뜰히 간병해 주는 어머니 박옥순씨가 있다. 노모는 딸 춘화씨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설날특집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밤 9시 15분) ‘한국 영화와 추억의 노래’를 주제로 그동안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우리 영화를 보며 그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난다. 김유진 감독의 1998년 영화 ‘약속’, 이정욱 감독의 2003년 영화 ‘국화꽃 향기’, 유하 감독의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등을 소개한다. 이들 작품의 주요 장면을 음악과 함께 선보인다.
  • “아름답다”… 연필로 종이에 그린 예술혼

    “아름답다”… 연필로 종이에 그린 예술혼

    “종이에는 화가의 내공이 가감 없이 드러납니다. 마치 시인에게 산문을 쓰게 하면 감춰진 글 솜씨가 드러나는 것과 같지요.” 28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종이그림을 마주한 유홍준(65)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는 “아름답다”고 연신 되뇌었다. 그는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에는 피카소가 초기에 연필로 그린 종이 작품들이 즐비하다”면서 “그의 예술이 어떻게 성장했고 왜 피카소인가를 보여주기에 또 다른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근과 이중섭은 시대를 잘못 타고나 종이에 연필로 겨우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오히려 이런 그림들이 작가를 더욱 빛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선은 이중섭의 ‘세 사람’, ‘소와 새와 게’, ‘돌아오지 않는 강’ 등에 머물다 은박지에 새긴 은지화에 이르러 멈췄다. 다시 박수근의 ‘군상’, ‘마을풍경’ 등을 훑는 듯하더니 어느새 이응노의 콜라주 ‘구성’이나 수묵화 ‘군상’ 등을 살폈다. “이응노 선생의 부인이 언젠가 ‘(남편이) 손이 마려워 가만 있지 못한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쉴 틈 없이 집안 구석구석의 사물을 이용해 무언가를 그리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김종영처럼 크로키에 능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거나 “김환기의 밝게 덧칠한 불투명 수채화는 매력적”이란 감상도 잊지 않았다. 미술평론가로 도 이름난 그는 대학시절부터 박수근과 이중섭의 그림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종이에 표현된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작품은 어떤 모습을 띨까. 갤러리현대가 다음 달 5일부터 3월 9일까지 개최하는 ‘종이에 실린 현대작가의 예술혼’전에 답이 숨어 있다. 이중섭, 박수근, 김종영, 이응노, 김환기, 천경자, 김종학, 한묵,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김기린 등 굵직한 근현대 작가 30명의 종이작품 120여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캔버스에 그린 유채화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작품들이다. 김환기의 ‘새와 달’, 박생광의 ‘소춘소하도’, 박수근의 ‘모자(젖먹이는 아내)’, 이인성의 ‘부인상’, 이우환의 ‘무제’, 천경자의 ‘콩고의 처녀들-킨샤사에서’ 등을 접할 수 있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크게 세 가지 성격을 갖는다. 우선 6·25전쟁 등 외환과 빈곤에 시달리던 시절 종이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들이다. 담뱃갑 은박지에라도 그림을 그려야 했던 시절이다. 다음 세대의 종이그림은 드로잉을 거쳐 한지에 먹, 혹은 채색작업을 통해 동서양의 조형세계를 넘나든다. 아예 종이 자체의 물성에 주목해 현대미술의 실험적 도전에 나선 요즘 작품들도 있다. 유 교수는 “작품의 재료와 크기로 값을 매기던 예전 미술시장의 관습에서 벗어나 종이그림이나 수채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프리카 콩고에 맑고 깨끗한 물을

    아프리카 콩고에 맑고 깨끗한 물을

    한국환경공단 이시진 이사장은 아프리카 물·위생환경기구(WS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 달부터 콩고민주공화국의 식수·위생환경 개선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발굴한 식수·위생 분야 공적개발원조(ODA)의 하나로 추진된다. 향후 4년간 진행하게 될 사업 규모는 총 42억 2000만원이다. 공단은 콩고의 수도 킨샤사에서 동쪽으로 665㎞ 떨어진 이디오파 지역에서 식수위생 설계·감리·시설 시범 운영을 맡는다. 이 이사장은 “사업 대상 지역 20여개 마을에 관정 30개를 개발하고 기존 식수원 20곳도 정비할 계획”이라며 “보건소·학교 화장실과 8곳의 빗물 저류시설도 신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아프리카 팀, 클럽월드컵 첫우승 정조준

    모로코 구단 라하 카사블랑카가 아프리카 국가로는 첫 클럽월드컵 제패를 겨냥한다. 개최국 클럽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카사블랑카는 19일 마라케시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호나우지뉴가 버티고 있는 남미 대표 아틀레치쿠 미네이루(브라질)를 3-1로 꺾는 일대 이변을 일으켰다. 카사블랑카는 22일 새벽 4시 30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결승을 치른다. 올해로 10회째인 이 대회 결승에 아프리카 팀이 오른 것은 2010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 때 TP마젬베(콩고)에 이어 두 번째. TP마젬베는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0-3으로 졌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클럽이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사례다. 국내 팬들에게 낯선 카사블랑카는 보톨라(1부 리그) 11회, 컵대회 7회,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챔피언스리그에서 3회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팬들은 유니폼 색깔과 문장을 따 ‘녹색 독수리’라고 부른다. 지난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56골을 뽑아낼 정도로 공격력이 좋다. 파우지 벤자르티 감독은 이번 대회 세 경기에서 세 골을 넣은 무흐신 이아주르의 결정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카사블랑카는 후반 6분 이아주르의 선취점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18분 호나우지뉴에게 프리킥을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결승골이 필요한 시점에 이아주르가 패널티지역에서 파울을 유도하자 무흐신 무타우알리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넣었고 추가시간에는 비비엔 마비데가 쐐기골을 넣었다. 녹색 독수리가 올해 다섯 번째 우승컵을 겨냥하는 뮌헨을 거꾸러뜨리는 기적을 일굴 수 있을까. 팬들의 시선이 마라케시로 향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박영준 원전 수뢰 유·무죄 열쇠 ‘그 시각’ 청와대에 있었나 없었나

    원전과 관련해 브로커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유·무죄는 알리바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이 2010년 3월 하순에 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기소했다가 변호인단의 요구로 수뢰 시각을 특정했기 때문이다. 1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등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최근 박 전 차관이 2010년 3월 29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법원은 심리를 거쳐 내년 1월 10일쯤 박 전 차관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계획이다. 박 전 차관은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처리 설비 공급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구체적인 진술과 당시 현장에서 이씨가 신용카드를 결제했다가 취소한 내역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변호인단은 박 전 차관이 지목된 강남구 호텔에 없었다면서 이유를 구체적으로 내놨다.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던 박 전 차관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했고 오후 9시쯤 끝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서울 도심의 교통체증을 고려하면 종로구에 있는 청와대에서 강남구에 있는 현장까지 30분 안에 가는 것도 불가능한데 “10∼20분 얘기하다가 돈을 건넸다”는 이씨의 진술은 거짓이라는 주장을 펴기로 했다. 변호인단은 이를 뒷받침하려고 당시 청와대 행정관과 모 기업 대표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의 청와대 출입기록은 제시되지 않아 논란을 키울 전망이다. 결국 박 전 차관이 진짜로 9시까지 청와대 행사에 있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응답했다 ‘우생순’… 죽음의 조 뚫고 16강행

    응답했다 ‘우생순’… 죽음의 조 뚫고 16강행

    세르비아에서 진행 중인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죽음의 조’를 뚫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베오그라드의 피오니르 체육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예선 A조 경기에서 51-20 완승을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예선 전적 3승 1패로 몬테네그로를 골 득실 차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대표팀은 14일 조 1위 프랑스(4승)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은 대표팀은 전반 12분 12-1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50점 이상 득점에 성공한 팀은 대표팀이 유일하다.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한 정유라(대구시청·6골)는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고, 후반 투입된 막내 이효진(경남개발공사)과 원선필(인천체육회·이상 19)은 각각 8골과 5골을 터뜨리며 언니들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장신 수비벽을 앞에 둔 채 과감하게 슛을 날리는 배짱을 보였고, 속공과 개인기도 출중했다. 대표팀은 김온아(인천체육회)와 심해인(삼척시청), 주희(대구시청) 등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신예 위주로 팀을 꾸려야 했다. 또 유럽의 강호 프랑스, 네덜란드, 몬테네그로, 아프리카의 복병 콩고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배치돼 예선부터 일정이 좋지 않았다. 몬테네그로와의 첫 경기에서 22-24로 패해 어둠이 드리웠다. 우려했던 대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추슬렀고, 네덜란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29-26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대표팀은 앞으로 일정도 쉽지 않다. 16강에서는 홈팀 세르비아 또는 전통의 강호 덴마크와 만날 것으로 보이고, 8강에선 세계 최강 노르웨이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임 감독도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한 듯 출사표에서 “일단 8강이 목표”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北 장성택 실각설] 장성택 현재 평양 자택서 자숙… 김정일 2주기때 재등장할 수도

    [北 장성택 실각설] 장성택 현재 평양 자택서 자숙… 김정일 2주기때 재등장할 수도

    실각설이 제기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평양 자택에서 자숙 중이며, 이르면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5일 “장성택은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사위라는 점에서 처형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학술회의에 참석해 “비록 별거 중이지만 김경희가 살아있는 한 장성택을 칠 사람은 없다”면서 “김정일 2주기 또는 몇 개월 뒤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을 데리고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때의 장성택은 이미 모든 직위와 세력을 잃은 상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장성택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진행 중이며, 장성택과 연계된 노동당 중앙 및 시·도당 행정부 인원이 2000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숙청 대상자가 최소 2000명은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경우 앞서 숙청된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과 달리 북한 권력기관 전반에 걸친 인맥의 뿌리가 깊다”면서 “행정부뿐만 아니라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등 장성택 직할 부서들에 대한 해체 내지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장성택의 최측근인 리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역사상 당 중앙위 부부장 이상을 공개처형한 사례는 없었다. 이는 장성택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새로운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총정치국장에 대해서는 ‘야심가’라고 소개하며 “1990년대 후반 ‘사회주의 청년동맹 황색 사건’ 당시 처형을 면하고 지방 산골에서 온갖 모욕을 당하며 칼을 갈았다는 소문이 한때 북한에서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일하다 1991년 망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생각나눔] 기후변화의 역설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의 최대 역설은 저소득 국가들이 가장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가장 많이 본다는 것이다. 이런 불공평한 구조 탓에 선진국들은 2009년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돕기 위해 2012년까지 매년 300억 달러(약 32조원)의 긴급재정지원금을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기금은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지만 당장 올해부터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국제빈민구호단체 옥스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이 올 연말까지 제공하기로 한 원조 금액은 76억~16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원조의 절반 수준으로 여기에는 과거에 제공된 차관이 포함돼 정확한 계산이 힘들다는 게 옥스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선진국 대부분이 원조 불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심지어 영국을 제외하면 2014년도 원조 계획을 밝힌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이뤄진 원조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노르웨이는 브라질의 삼림 파괴 방지를 위해 10억 달러를 제공했으며, 미국은 콩고 분지의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1억 5700만 달러, 일본은 이집트 풍력에너지 설치비로 3억 3800만 달러를 각각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업이 기존에 약속했던 대외원조의 일부분이며, 단순히 기후 협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기후 변화의 불평등한 충격’을 주제로 지난 11일부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서도 슈퍼 태풍 하이옌의 피해지인 필리핀을 비롯해 재해 취약지구에 속한 130개 저소득 국가는 “선진국은 약속한 원조 계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럽 대표로 참석한 위르겐 레페베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의 책임이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 있는지에 관한 ‘책임전가게임’(blame game)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해 올해도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23년 동안 세계 195개국서 산 ‘여행의 신’ 화제

    23년 동안 세계 195개국서 산 ‘여행의 신’ 화제

    일상을 떨치고 오랜시간 해외로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신화’가 될 남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캐나다 출신의 한 남자가 23년 동안 무려 195개국을 여행해 화제에 올랐다. 비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여행한 사람으로 기록된 화제의 인물은 마크 스펜서 브라운(44). 현재 아일랜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운은 고향 캘거리로 돌아오기 위한 ‘마지막 배낭’을 싸고 있다. 그가 처음 여행에 나선 것은 지난 1990년. 브라운은 “내 나이 21살 때 미래를 고민하면서 전세계 모두를 경험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여행 동기를 밝혔다. 이후 그는 배낭을 메고 전세계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주로 히치하이킹과 오토바이를 타고 각 대륙을 다니며 가본 곳 중에는 전쟁터는 물론 북한도 포함돼 있다. 여행 중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한두번은 아니다. 말라리아등 풍토병에 여러차례 걸린 것은 물론 이라크에서는 걸프전, 아프리카에서는 각종 내전을 겪었으며 소말리아에서는 CIA 스파이로 오인받아 투옥되는 신세가 됐다. 그의 여행이 무려 23년이나 걸린 것은 일반 관광객과 달리 현지인들과 살았기 때문. 브라운은 “콩고에 가서는 피그미족과 살며 사냥을 다녔다” 면서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객들과는 달리 23년의 여행이 매일매일 삶이었다”고 말했다. 특이한 것은 경비 역시 여행 다니며 직접 벌었다는 점. 브라운은 “발리에서는 은을,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구를, 아프리카에서는 원석을 사다가 다른 나라에 팔았다” 면서 “현지인과 함께 살거나 값싼 호텔에서 묵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여년 간의 기나긴 여행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인 브라운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제 내 여행은 끝났다. 적어도 당분간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英 일정 마치고 벨기에로… 디뤼포 총리와 무슨 얘기 나눴나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마지막 방문지인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에그몽궁에서 엘리오 디뤼포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호혜적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디뤼포 총리와의 회담에서 ‘개발 분야 공동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의 공동 협력 강화와 한반도 및 유럽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 측이 밝혔다. 특히 ‘개발 분야 공동 협력 양해각서’의 서명을 계기로 양국은 콩고와 르완다, 베트남 등 제3국에서의 협력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용도를 높여 지난해 현재 연간 36억 5000만 달러 수준인 양국 간 교역과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과 의약,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 과학기술협력 협정 체결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신설 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솔베이 등 EU 역내 5개 일류 기업이 우리 기업에 투자를 약속한 규모가 총 4억 달러에 이른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전 당시 벨기에는 상비군이 없었음에도 참전을 위한 대대를 편성, 파견했던 우리의 소중한 우방”이라며 “유럽 열강들 속에서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고 유럽 통합을 선도해 온 벨기에의 지혜는 우리나라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을 펼쳐 나가는 데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벨기에를 방문했다. 브뤼셀(벨기에)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STX 전문상사로 탈바꿈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추진하고 있는 ㈜STX가 STX그룹의 지주회사 성격을 버리고 전문상사 기업으로 변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STX는 5일 “지속 가능한 4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경쟁력을 갖춘 전문상사로 거듭나며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실현하겠다”면서 “외부거래의 비중을 현재 65%에서 2017년 96%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4대 모델은 ▲에너지(석탄, 석유) ▲원자재 수출입(철강, 비철) ▲기계·엔진(플랜트) ▲해운·물류 등이다. 에너지 사업에서는 우선 계열사 의존 비중을 줄이고 독자영업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현재 판매량 기준으로 국내 종합상사 중 2위인 석탄 부문에서 인도네시아,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원자재 수출입 부문에서는 올해 7개국에서 철강재의 신규 판매선을 발굴한 성과를 살려 신규 시장 개발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서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기계·엔진 부문에서는 특수선용 영업을 계속 추진하면서 베트남 하노이 등 6개 해외 거점을 활용, 엔진 영업망을 살리기로 했다. ㈜STX는 지난 8월 아프리카 콩고와 기니에서 6000만 달러 규모의 식수 개발 사업 및 디젤발전소 운영 관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운·물류 서비스에서는 STX마린서비스와 연계해 구매·운영·정비 등을 아우르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STX마린서비스는 2011년 ㈜STX에서 분할된 선원·선박관리 전문회사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STX는 이를 통해 2017년 매출 2조 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로써 채무 상환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런 방안은 오는 27일 예정된 사채권자 모임에서 남은 회사채에 대한 만기 연장, 금리 조정, 출자전환 등 상환 조건의 변경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STX는 3종의 비협약회사채 2932억원에 대해 다음 달 말부터 돌아오는 상환 만기를 2017년 12월 말로 연장하고, 이율을 연 2%로 조정하는 한편, 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반기문·김용 ‘경제·안보’ 阿 동행

    반기문·김용 ‘경제·안보’ 阿 동행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오른쪽) 세계은행 총재가 4~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사헬 지역을 공동으로 방문한다. 두 사람이 아프리카 대륙을 함께 찾는 것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1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반 총장과 김 총재를 포함한 대표단은 말리(5일), 니제르(6일), 부르키나파소 및 차드(7일)를 잇따라 방문해 각국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두 국제기구 수장이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하는 것은 극한 기후와 열악한 기반시설,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사헬 지역 지도자들로부터 국제기구 지원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서다. 김 총재는 “국제사회가 특히 이 지역 여성 및 아동을 위해 더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살고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과 김 총재는 지난 5월에도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등을 포함한 대호수 지역을 함께 돌아보면서 해당 지역의 경제 발전 및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미·중·유엔 ‘빅3’는 출세코스… 중동 파견땐 컨테이너 생활도

    [주말 인사이드] 미·중·유엔 ‘빅3’는 출세코스… 중동 파견땐 컨테이너 생활도

    외교관 하면 떠오르는 우아하고 화려한 이미지 뒤에는 그늘도 깊다. 해외 근무지의 90% 정도가 한국보다 생활 여건이 떨어지는 데다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만큼 외교관의 ‘프리미엄’은 많이 상쇄된 상황이다. 우리나라 외교부 정원은 2194명. 이 중 외교관은 9월 현재 1880명으로, 그 중 3분의2가량인 1200여명이 전 세계 178개 공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느 국가로 발령이 나느냐는 외교관들에게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좌우하는 ‘만사’(萬事)나 진배없다. 어느 공관에서 일했는지는 외교관 경력의 꼬리표가 되고, 생활 여건이 극도로 열악한 험지(險地) 근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한다. 인사철마다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복도 통신’에서 누가 줄을 댔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교관 인사 제도에는 ‘냉·온탕’ 원칙이 있다. 누구나 선호하는 해외 근무지(온탕)와 험지(냉탕)를 거의 예외없이 번갈아 근무해야 한다. 재외 공관은 치안, 기후, 물가, 풍토병 등 주요 생활 요인에 맞춰 <가>, <나>, <다>, <라> 4등급으로 구분된다. 똑같은 공관 같아도 내부적으로는 ‘자릿값’이 있는 셈이다. 가급(19개)은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핵심 연관국과 서유럽국들이다. 전체 공관의 10.6%인 가급 지역 공관들은 인사철마다 경합이 불붙는다. 나급(58개)은 기타 유럽국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다급(42개)은 러시아와 남미 국가들이 해당된다. 러시아는 과거 가급이었지만 치안 불안과 물가 상승 등으로 기피 지역이 돼 다급으로 조정됐다. 이른바 ‘특수지’(험지)로 분류되는 라급(59개)은 아프리카와 중동, 서남아시아, 남미 고산 지역이지만 다급 지역도 상당수는 험지와 매한가지다. 신참 외교관은 통상 입부 15년까지 본부-해외연수 2년-온탕 3년-냉탕 2년-본부 근무의 수련기를 거쳐 중견 외교관으로 성장한다. 외교부는 내년부터 근무 패턴을 온탕-본부-냉탕-본부로 단순화하기로 했지만 험지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부 청탁이나 연줄까지 동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빽’을 쓰면 찍혀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더 나은 공관 자리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경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이 선망하는 미국 워싱턴, 뉴욕 유엔대표부, 중국 베이징은 ‘열탕’이다. ‘빅3’ 공관은 생활하기도 좋지만 요직으로 가는 ‘출세 코스’로 통한다. 지난 7월 베이징 주중대사관에 자리 하나가 났는데 경쟁률이 10대1까지 치솟았다. ‘빅3’ 근무는 사주를 타고나야 한다는 푸념까지 나올 정도다. 느긋하게 온탕에 몸을 담갔다 나오면 험지가 기다린다. 외교관들이 갈 때는 울고 갔다가 돌아올 때는 고생한 기억에 또 울고 온다는 데가 이곳이다. 험지 근무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병역 의무’로 표현하는 외교관들이 많다. 험지는 근무도 생활도 열악하다. 2008년 주콩고 공관 창설 요원이었던 임상우 인사운영팀장의 회고담. 미국 근무 후 홀로 부임한 그의 첫 1년은 암울했다. 현지 전기 공급이 자주 끊겨 밤이면 자체 발전기를 돌려야 했지만 하루 유류비만 100달러씩 나오다 보니 발전기 가동을 포기하고 손전등만 켠 채 살았다. 임 팀장은 “냉장고도 안 쓰고 현지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밤마다 숙소 안에서 손전등으로 말라리아 모기를 때려 잡는 게 일과였다”고 말했다. 상수도가 없어서 물도 직접 길어 날랐다. 임 팀장과 같은 시기에 주카메룬 공관 창설 임무를 수행한 참사관은 1년 만에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1972년 이후 각국에서 순직한 우리 외교관은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아웅산 폭탄테러 희생자 5명을 빼고도 35명에 이른다. 아프리카의 말라리아와 서남아시아의 뎅기열 같은 풍토병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예방이 불가능하고 후유증도 심하다. 2010년에는 원인 불명의 풍토병에 걸린 외교관이 서울까지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다. 모 대사 부인은 말라리아 후유증으로 신체 일부에 평생 장애를 갖게 됐다. 외교관 중 어린 자녀를 풍토병으로 여읜 가슴 아픈 사연도 적지 않다. 이라크에서는 한때 우리 외교관도 납치에 대비해 자살용 권총을 휴대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지난해 해발 2000m 이상의 남미 고산지대 공관에 근무하는 한 외교관은 뇌출혈로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산소 부족으로 인한 고산병이 원인이었다.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의 고지대 공관은 예전부터 대당 4000달러가 넘는 산소발생기를 지원해 줄 것을 본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그 민원은 다 해결되지 못했다. 후진국일수록 치안이 좋고 전기·상수도 등이 갖춰진 주택의 임차료가 선진국보다 비싸다. 본부에서 지원하는 임차료는 턱없이 부족해 한국 외교관들은 대개 변두리에 살거나 공동주택에 모여 산다. 중동 지역의 경우 단신 부임한 외교관이 집을 구하지 못해 장기간 컨테이너 생활을 한 적도 있다. 주한 카자흐스탄 외교관들은 서울 한남동의 고급 빌라촌에 살지만, 카자흐스탄 주재 한국 외교관들은 옛 소련 시절 지어진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식이다. 험지의 경우 금전적 보상은 있다. 현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은 체재비(재외근무수당) 외 매달 880~2500달러를, 4~7급은 매달 720~2300달러의 특수지 수당을 받는다. 전쟁·내전 지역은 추가 수당이 더해진다. 하지만 2011년 다·라급 101개 공관 중 특수지 수당이 지급되는 공관이 52개로 대폭 조정돼 해당 지역 외교관들에게 금전적 손실을 떠안겼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 외교의 뼈아픈 점은 5인 미만의 ‘미니 공관’이 전체의 61%를 점유할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글로벌 외교를 해야 하는 ‘집중과 선택’의 결과물이지만 여건이 나쁘다 보니 서울에 가족을 남겨둔 채 홀로 부임하는 ‘역기러기’ 외교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외교관 자신과 가족이 감내해야 하는 몫으로 떠넘겨졌다. 젊은 외교관들은 “애국심과 소명감만 강조하는 시대가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하기도 한다. 재외 공관 숫자는 1991년 141개에서 현재 178개로 20여년 동안 26.2% 증가했지만 외교 인력은 20년 전보다 불과 250여명 늘었다. 외교관 1~2명이 주재국 및 겸임국의 정무·영사·통상·문화·자원외교 등 실무 전반을 일당백으로 해야 한다. 특히 미니 공관일수록 험지에 분포해 혹사하지만 사기나 성과는 높지 않다. 매년 급증하고 있는 여성 외교관은 변화의 주체다. 여성 외교관은 2007년 전체 합격자의 67.7%로, 남성 합격자를 처음 추월한 후 올해 마지막 외무고시에서도 59.5%를 차지했다. 지난 9월 현재 외교부 전체의 여성 비율은 32.68%(703명), 외교부 본부의 여성 비율은 47.83%(530명)이다. 여초(女超)가 굳어지면서 험지 근무는 남녀 차별을 두지 않는다. 남성 외교관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미·중·일·러 4강 외교, 북핵, 군축, 안보 분야 등에도 여성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외교관의 임신·출산·육아 장벽은 여전히 두텁다. 요즘 같은 맞벌이 대세 시대에 외교관 가족들은 대다수가 별거한다. 21년차 외교관 김효은(외시 26회)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대외협력국장은 “해외 출장이 잦아 기혼 여성 외교관들 상당수가 친정이나 시댁에 얹혀 산다”며 “한 명의 여성이 일하기 위해 다른 한 명의 여성(시어머니, 친정어머니)이 희생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외교관일수록 결혼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신붓감으로서의 외교관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201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30대 후반 외교관의 미혼율이 23%로, 일반 여성의 3배가 넘는다는 통계까지 인용됐다. 이 같은 세태가 작용한 것인지 ‘사내 커플’은 크게 늘었다. 1987년 ‘부부 외교관’ 1호로 기록된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보와 박은하 전 개발협력국장 이후 외교관 커플은 현재 15쌍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피카소·마티스에 영감 준 아프리카 예술을 만나다

    피카소·마티스에 영감 준 아프리카 예술을 만나다

    피카소(1881~1973)의 대표작 ‘아비뇽의 처녀들’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기괴한 탈을 뒤집어쓴 듯하다. 도톰한 입술과 옆으로 퍼진 눈, 아치 모양의 눈썹이 그렇다. 유럽 화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림은 원시 아프리카의 조각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는 넘치는 예술적 생동감으로 오히려 유럽 본토를 압도했다. 피카소를 비롯해 조르주 브라크, 앙리 마티스 등 당대의 예술가들은 아프리카의 원시적 조형미에서 영향을 받았다. 피카소의 큐비즘(입체파)과 마티스의 포비즘(야수파)이 대표적이다. 내년 1월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은 현대미술에 영감을 불어넣은 아프리카 예술의 역동성을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에는 콩고강 유역 15개 부족의 유물 71점이 공개된다. 콩고강은 적도를 따라 대륙을 관통하는 4700㎞의 강이다. 3000여년 전 농경민인 반투족이 이곳 강변에 터전을 잡은 뒤 풍요로운 문화를 꽃피웠다. 전시품들은 대부분 조각상과 가면으로 채워졌다. 다양한 유물들을 엮어주는 연결고리는 심장 모양의 가면과 여인상, 그리고 조상 숭배의 풍속이다. 콩고강 일원에서 확인되는 심장 모양의 가면은 나무나 상아로 만들어졌다. 영양의 둥근 뿔을 형상화한 쿠엘레족의 가면은 제례용이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부족민들이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부족들에게 가면을 쓰고 춤추는 행위는 유희가 아닌 공동체의 통합을 위한 의식이었다. 콩고강 유역의 사람들은 조상의 신비로운 힘이 자손들을 보살핀다고 믿었다. 선조의 뼈를 유골함에 보관하고 주위에는 장승을 세워 유골을 지키게 했다. 마을 입구에 세운 사람 모양의 나무조각인 ‘은키시 은콘디’는 일종의 보호자였다. 그런데 전시에 나온 유물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것들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의 세계민속박물관인 케브랑리 소장품이다. 19~20세기 유럽의 식민지배 역사를 방증하는 것이다. 스테판 마텡 케브랑리 박물관장은 지난 21일 개막식에서 “세계 최고의 조각품은 아프리카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02)2077-900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늬만 지방자치… 정부, 통 큰 결단을/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무늬만 지방자치… 정부, 통 큰 결단을/한준규 사회2부 차장

    “도대체 이게 무슨 지방자치입니까. 선출직 구청장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쓸 예산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역에 공원이라도 하나 만들려면 중앙 정부나 서울시에 손을 벌리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최근 저녁 자리에서 A 구청장은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자치구의 평균 연간 예산은 3500억원 수준이다. 각종 복지비와 직원 인건비, 고정 경비 등을 빼면 10억원도 채 남지 않는다. 예산이 없으니 구청장으로서 공공시설 건립이나 특색있는 사업은 꿈도 꿀 수 없다. A 구청장은 “우리도 부모님에게 ‘용돈’을 얻어 쓰려면 부모님 말을 잘 듣고 따라야 하는 것처럼 정부나 서울시에서 콩고물을 얻기 위해 열심히 줄을 선다”며 “나의 구청철학이 담긴 사업을 하나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푸념도 이어졌다. 기초노령연금 등 중앙정부와 매칭 복지비가 예산의 50%를 넘어서고 복지 수혜자가 증가하지만, 구청 수입인 지방세는 오히려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서울 자치구 총예산 중 복지 비율이 2009년 32.2%, 2010년 34.9%, 2011년 38.5%, 지난해 41.4%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노원구(54.5%), 강서구(52.8%), 은평구(50.9%)는 지난해 복지비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중랑구(49.1%), 강북구(49.0%)도 50%에 육박했다. 몇 년 안에 60%를 넘는 자치구도 나올 것이다. 지방재정 파탄은 불 보듯 뻔하다. 이처럼 기초자치단체의 ‘부도’를 막고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국세와 지방세의 세목을 조정해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 즉 돈줄을 쥔 큰집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 현재 교부세 중심의 지방세제와 행정 체계는 관선 단체장 시절인 지방자치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0%(중앙정부)대 20%(지자체)인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세 비율이 50%선인 스위스와 캐나다, 40%대인 미국·일본·독일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방세 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이자는 지자체와 학계 요구를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무늬만 지방자치란 비판의 출발점이다. 국세 중 지방세로 넘기기 적합한 것은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다. 소비세를 판매장 지역에 귀속시키면 주민들의 지역 내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등 지방재정 건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과 다른 지역의 귀속 비율을 차등 적용함으로써 재정자립도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 또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 원천징수분(2010년 기준 31조 9000억원)을 지방세인 지방소득세로, 지방소득세 소득분(소득세분, 법인세분 2010년 기준 7조 9000억원)을 국세로 세목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 세금 증가 없이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70%대 30% 이상으로 조정된다. 또 국세인 소득세에 지방소득세를 함께 부과하면 납부 편의성 높아지고 징세 비용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고사 직전인 지방재정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세목 교환’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방 행정을 통제하는 군사정권 시절의 생각을 버려야 할 시점이다.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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