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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추락 패러디 영상 ‘이럴 수가’

    한편 이날 시상식을 생중계한 미 NBC-TV가 켄터키주에서 통근 여객기가 이륙 직후 화염에 휩싸여 49명이 숨졌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추락을 패러디한 영상을 버젓이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상식 중계를 시작하면서 방영된 패러디 영상에서 이날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은 시상식장으로 가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자 좌석에서 튕겨져 나가떨어진 뒤 머리 위 짐칸으로 기어들어간다. 그뒤 오브라이언은 드라마 ‘로스트’의 한 장면처럼 파도에 떠밀려 무인도로 다가와 엄청 겁먹은 표정을 짓는다. 이후 박장대소가 터지며 시상식이 시작된다. 이 영상이 방영된 시점은 소중한 인명이 스러진 여객기 추락 참사가 빚어진 뒤 불과 몇 시간 안 돼서였다. 참사 현장인 켄터키주 렉싱턴의 방송사인 WLEX의 팀 길버트 총국장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다 깜짝 놀라 부랴부랴 조치를 취하려 했다. 길버트는 “생중계여서 도저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며 “우리가 대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런 영상을 안 내보낸다고 해서 시상식을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NBC측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A타임스 등의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TV평론가인 스콧 콜린스는 “이해할 수 없는 취향”이라고 꼬집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차브족/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차브족’이란 단어는 우리사회 기성세대에게 아직은 생소할 듯하다. 차브(chav)는 2004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사전에 오르면서 그해의 최고 유행어로 뽑혀 단박에 주목을 받았다.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마주치는, 트레이닝복에 야구모자를 쓰고 값싼 금붙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어의 뜻은 집시들이 쓰는 말 차비(chavi=어린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차브족의 특징은 당당한 개성 표현에 있다. 명품 하나라도 몸에 걸치고 “난 너희와 달라, 나는 고급이거든.”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한 그동안의 젊은이들과는 달리, 차브족은 자신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였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래, 나 가난하고 무식해. 그래서 어쩔 건데?”라면서 떳떳하게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다. 영국에서 등장한 차브족 문화는 그들의 ‘양아치 패션’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보다는 유치하고 값싼, 그래서 촌스럽기까지 한 차림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쿨(cool)’한 것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인기인들이 동참함으로써 차브 패션은 유행의 한복판으로 진입했다. 영국의 축구 천재 웨인 루니와 그의 애인인 콜린 맥러플린, 영국의 해리 왕자, 미국에서 라틴계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겸 가수인 제니퍼 로페스 등이 차브 패션을 즐기는 인사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한때 트레이닝복을 무대의상으로 활용해 길거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이 넘쳐나기도 했다. 차브족 사이에 샴페인이 유행하면서 관련업계가 고민에 빠졌다는 외신이 들어왔다. 차브족이 즐기면 그 문화는 ‘저급’ 취급을 받고, 그 결과 기존 애호층에게서 외면받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명품족과 대척점에 있는 차브족이 ‘적’의 영토에 침입해 함락하는 꼴이라고나 할까. 최근 우리사회에 ‘된장녀’ 논쟁이 한창이다. 스스로 경제력을 갖지 못하고도 명품으로 치장하려고 애쓰는 ‘그녀’들보다야 당당하게 제 영역을 넓혀가는 차브족이 훨씬 예뻐 보이기 마련이다. 그들의 패션감각에 동의하는가는 각자 판단할 몫이지만.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사실주의’ 액션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

    감독을 따져 영화를 고르는 관객이라면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17일 개봉)는 뒤통수 맞을 일은 적어도 없다. 리얼리티의 감도를 최대한 끌어올린 수고로움, 드라마의 스케일을 키운 비장미 깃든 감각적 영상 등이 그의 액션방식을 다시 한번 웅변해준다. 극적 효과를 노리고 일삼는 스크린의 과장을 눈감아주기에 지친 액션팬들에게는 진중한 맛을 안겨줄 작품이다. 1986년의 동명의 TV인기 시리즈를 어떤 분위기로 스크린에 이식했을지가 무엇보다 궁금하다. 감독은 중국 출신의 스타 궁리를 끌어들인 ‘지구촌 액션’으로써 영화의 현재성을 웅변한다. 두 형사가 주축이 된 짝패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본얼개는 특별할 게 없다. 내부정보가 유출돼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FBI 소속의 형사 리코(제이미 폭스)와 소니(콜린 파렐)가 마약운반책으로 국제적인 마약밀매 조직에 위장잠입한다. 악의 소굴에 몸을 던진 두 형사의 활약상을 근간으로 한 영화는 건조한 화면에 로맨스를 끼워넣어 습도를 조절한다. 마약상 보스의 정부 이사벨라(궁리)를 사랑하게 된 소니의 캐릭터는 드라마를 ‘비감 액션’으로 살찌우는 장치로 무난하다. 거친 동선으로 채워지는 액션물을 어떤 장르의 드라마보다도 더 차분하게 구사하는 화법은 역시나 ‘마이클 만 스럽다’. 그러나 문제는 강약조절이 안돼 체온조절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지루한 이야기 전개방식이다. 마약조직의 일망타진과 두 형사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빤한 목표지점을 향해 일정보폭으로만 직렬행군하는 영화는, 사실주의 액션의 미덕을 빼면 감당하기 힘들 만큼 지루(러닝타임 132분)하다. 냉온탕 넘나드는 화끈한 오락을 원하는가, 감독의 방식을 즐길 것인가, 문제는 그것이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몬스터 하우스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길 키넌/스티브 부세미·매기 질렌홀(목소리) 줄거리 45년간 이웃과 담쌓고 지낸 심술쟁이 할아버지의 집, 그 진실은? 20자평 걸어다니는 집괴물. 어른들이 더 재밌어할 스필버그 제작 영화. ■ 사랑하니까,괜찮아 장르/등급 로맨틱 드라마/ 12세 감독/배우 곽지균/지현우·임정은 줄거리 완벽한 킹카, 시한부 생명의 운명적 사랑을 만났으니…. 20자평 풋풋한 러브스토리. 제발 좀 그만 보고 싶은 불치병 캐릭터. ■ 각설탕 장르/등급 드라마/전체 감독/배우 이환경/임수정·유오성·박은수 줄거리 말과 여기수의 우정, 역경을 뚫고 삶의 목표에 골인하는 인간승리담. 20자평 동물이 주인공인 첫 국산영화. 그러나 빤히 순서가 읽히는 평이한 드라마. ■ 다세포 소녀 장르/등급 코믹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재용/김옥빈·박진우·이켠 줄거리 동성애, 원조교제 등 온갖 금기를 넘어다니는 허무(?)맹랑한 청춘 이야기. 20자평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상상력은 군침 돌지만, 지나친 장난같아 불쾌할 수도 있을 듯. ■ 괴물 장르/등급 SF드라마/12세 감독/배우 봉준호/송강호·변희봉·박해일·배두나 줄거리 한강 둔치에 나타난 돌연변이 괴물, 납치된 딸을 구하려 사투하는 일가족. 20자평 봉준호 감독을 ‘괴물’이라 부르게 될, 본격 토종SF. ■ 마이애미 바이스 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마이클 만/제이미 폭스·콜린 파렐·궁리 줄거리 마약밀매 조직에 위장잠입한 두 형사. 여자를 위해선 목숨도 건다? 20자평 실제상황 같은 사실주의 액션. 그러나 시계를 몇번씩 들여다보게 만드는 지루한 드라마. ■ 신데렐라 장르/등급 공포/15세 감독/배우 봉만대/도지원·신세경 줄거리 성형외과 여의사와 고교생 딸, 수술 환자들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비밀의 문을 여는데…. 20자평 스타일 살아있는 영상. 강렬한 소재에 턱없이 못 미치는 무난한 드라마.
  • [사설] 北·美, 조건 없이 만나 대화하라

    북한을 뺀 5개 6자회담 참가국과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8개국 외교장관들이 오늘 북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회동한다. 북한이 어제 조건없는 6자회담 참가를 거듭 거부한 직후 결정된 사항이다. 미국이 제안하고 중국이 동의했다는 점에서 대북 압박의 공조틀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미국의 본격적인 대북제재 착수를 앞두고 북 미사일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은 셈이다.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8자회동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미간 직접 대화일 것이다. 두 나라 외교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이번 사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다. 북의 6자회담 복귀와 북·미 양자대화의 선후를 따질 일이 아니다.4년 전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ARF 회의장 옆방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양국간 이견을 상당부분 해소했던 것처럼 얼마든지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나라는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대북제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엄청난 국제적 압박에 직면할 북한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북제재를 위해 경제적, 외교안보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미국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 및 중국과의 마찰을 무릅쓰고 추가 대북제재를 강행함으로써 6자회담 참가국간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미국에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북한과 미국은 지금이라도 6자회담을 둘러싼 샅바싸움을 그만 끝내야 한다.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 대북제재로 인해 동북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지금의 신경전은 무의미하다. 대북제재는 미사일과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 먼 길을 돌아갈 이유가 없다. 북·미가 ARF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는 것이 현명한, 그리고 유일한 해법이다.
  •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하루 앞으로’… 관전포인트는

    유엔의 대북 결의문 채택 이후 북핵·미사일 문제 해법의 전기를 모색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부터 확대외무장관 회담(PMC) 등 다양한 형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다. 어떻게든 북한을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회담 틀이 논의되고 있다. ●무수히 거론되는 회담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핵심국들이 공히 바라는 바는 6자 외무장관 회담 성사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시에드 하미드 외무장관은 24일 “북한이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기 전에는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해 순수한 의미의 6자회동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국들 간에 갖가지 묘안과 변형된 형태의 회담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간 힘겨루기 결과 ARF 현장에서 어떤 식의 회담으로 정리될지 알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한·미·일·중·러)이 중국의 공식적인 반대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뤄질지, 주최국 말레이시아가 6자회담 외무장관들을 초청하는 간담회 형식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미국은 5자회담이 불가능할 경우 한·미·일 3자 회담이나 캐나다·호주·인도·파키스탄 등도 포함한 7자,8자 회담도 제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6자회담 수석대표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 대표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다이내믹한 회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백남순 조우할까? 북·미 양자 대화 여부는 ARF 최고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 2002년 ARF에서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내가 여기 있음을 그(백 외상)에게 알려라.”라고 말한 뒤, 짧은 시간 만났고 2년뒤에도 만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런 이벤트가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6자회담 틀내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외교장관 회담 2000년 당시에 백남순 외무상과 이정빈 외교장관 사이에 첫 남북 외교장관 회동이 ARF 무대에서 이뤄진 이후 남북 외교장관 회동은 연례 행사처럼 돼 왔다. 주최국은 회의석상에서 남북한 외교장관을 나란히 앉도록 하는 배려를 했다. 반·백 두 장관은 2004·2005년 두 차례 만났다. 미사일 발사 이후 남한의 쌀·비료 지원 중단과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중단 등 잇따른 남북관계 경색 속에 두 사람이 어떤 내용을 주고받을지가 관심사다. ●ARF 대북 성명의 수위 북한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시간은 오는 28일 오전이다. 으레 발표하는 성명에서 북한 관련 내용이 어느 정도로, 어떤 강도로 담길지가 주목된다. 백남순 외무상이 참석할 경우, 참석하지 않더라도 북한 입장을 고려, 별도 성명은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국가들과 북한의 관계, 그리고 대화를 통한 해결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서라도 대북 성명은 ‘심각한 우려’ 정도로 담을 가능성이 높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건강 칼럼] 쓸개 이야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양식품 선호는 유별나다. 특히 곰 쓸개인 웅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중국에서 웅담을 구해 왔다는 한 환자는 필자에게 “어떻게 먹는 게 좋으냐?”고 묻기도 했다. 중국산 웅담의 대부분이 가짜인 터라 뭐라 말을 못했다. 실제 모 방송사의 취재에서도 대부분 돼지나 뱀 쓸개로 드러났다. 그 쓸개가 문제다. 쓸개, 즉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보관하는 곳이다. 담즙의 담즙산은 위에서 1차 소화된 음식물 속의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갖고 있어 췌장에서 나오는 효소와 함께 소화작용을 돕는다. 담석은 담즙 속 담즙산과 레시틴, 콜레스테롤의 농도에 따라 형성이 결정된다. 즉, 지방성분이 많고 다른 성분의 함유율이 낮을 때 잘 생긴다. 미국의 경우 40세 이상의 여성 20%, 남성 10%에 담석이 있으며, 매년 100만명의 새 환자가 생긴다. 우리나라도 서양식 선호에 따라 담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담석증의 원인은 비만, 고지혈증, 고칼로리식, 레시틴 부족, 담즙산의 과소 분비 등이다. 따라서 비만인 사람은 저지방식과 함께 레시틴이 풍부한 콩류와 등 푸른 생선을 자주 먹는 게 좋다. 증상은 담도가 막혀 생기는 우상복부 통증이다. 여기에 발열, 오한이 나타나면 담낭·담관염이 동반된 경우로, 방치하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후에 생기는 소화불량, 복부팽만, 약한 상복부 동통은 담도 폐색과 관계없어 식이조절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우루소 디옥시콜린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담낭벽이 석회화했거나 담낭에 담석이 꽉 찬 경우, 담낭의 기능이 떨어져 조영술에서 담낭이 보이지 않는 무증상 담석증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담낭암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민물고기 회와 가재, 게 등에 의한 간디스토마가 꽤 많았다. 간디스토마는 그 숫자가 500마리 이상이면 담도 폐쇄나 다른 간 질환을 일으켜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Book Review] 안데르센 평전

    순수한 동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하지만 그는 정작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위한 작가’이기를 거부했다.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환상과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거침없이 그려낸 그의 작품은 영어 혹은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달콤한 이야기로 변질됐다. 스스로 “나의 인생사가 나의 작품에 대한 최상의 주석”이라고 했듯, 안데르센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그의 작품이 왜 복잡다단한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영국 출신의 안데르센 연구가 재키 울슐라거가 쓴 ‘안데르센 평전’(전선화 옮김, 미래M&B 펴냄)은 근대 동화의 개척자 안데르센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한 평전이다. 안데르센의 생애를 다룬 책으로는 ‘안데르센 자서전’이 국내에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많은 사실들이 왜곡되고 어두운 내용이 빠져 있어 “은폐의 걸작”이란 말을 듣는다. 안데르센은 마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10년마다 새로 자서전을 써냈다.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와 알코올중독자 세탁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이 써놓은 글을 보면 상류층과의 친분관계에 몰두하느라 헐떡이는 그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안데르센 평전’은 자서전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저자는 덴마크어로 씌어진 편지, 일기, 평론 등 다양한 문헌들을 통해 안데르센의 복잡한 내면과 창작의 비밀을 밝힌다. 책은 부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느꼈던 소외감과 분노, 양성애적인 욕망, 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 글쓰기의 괴로움 등 안데르센이 평소 지닌 감정의 무늬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안데르센은 인상부터 예사롭지 않다. 못생긴 데다 눈치까지 없던 안데르센을 어느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다.“키가 크고 말라서 살도 없고 뼈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초롱같이 긴 턱과 창백한 얼굴로 도마뱀처럼 구부린 채 꿈틀거리며 다녔다. 행동은 단순하고 아이처럼 순진하여 어딘가 바보 같았다.” 기괴함마저 안겨주는 쓸쓸한 영혼의 모습이다. 책에는 자신의 후원자인 요나스 콜린의 아들 에드바르 콜린을 비롯, 젊고 매력적인 남성들에게 느꼈던 안데르센의 동성애적 감정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안데르센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200편이 넘는 동화를 쓴 작가로 기억된다. 안데르센 이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나 독일의 그림 형제가 구전민담을 수집해 정리한 데 반해, 안데르센은 처음으로 옛이야기를 문학적 양식으로 소화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런 점에서 안데르센은 근대 동화의 창조자라 할 만하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기 삶에서 나온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의붓누이 카렌 마리는 동화 ‘빨간 구두’의 카렌으로, 한 때 사랑한 여인 리보르는 ‘팽이와 공’의 공으로 형상화됐다. 자신의 영혼의 자화상을 동화 속에 그려놓은 것은 물론. 안데르센은 성공한 ‘미운 오리새끼’이자 사랑에 목숨을 건 ‘인어공주’였으며,‘꿋꿋한 양철 병정’이자 왕의 사랑을 받는 ‘나이팅게일’이었다. 우울한 ‘전나무’, 불쌍한 ‘성냥팔이 소녀’, 악마 같은 ‘그림자’도 모두 안데르센의 분신이다. 책은 안데르센이 주변 인물이나 경험을 동화에 어떻게 끌어들였는지, 어떤 식으로 작품의 초고를 수정해갔는지 소상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안데르센 동화의 원전도 만날 수 있다. 중역과 축약 번역, 번안으로 접하던 안데르센 동화와는 또 다른 감흥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어른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만이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안데르센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안데르센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양수겸장’의 작가다. 저자는 안데르센 특유의 구어체와 수다스러운 어투, 비약과 유머, 풍자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번역상의 오류가 안데르센을 단순한 동화작가의 범주에 가두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2002년 덴마크 오덴세 시가 수여하는 ‘안데르센 특별상’ 수상작.3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모기야, 나 좀 미워하면 안되겠니?

    모기야, 나 좀 미워하면 안되겠니?

    장마철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 한낮 무더위에 지쳐 간신히 밤잠을 청하려는데,‘앵∼앵∼’하며 ‘야간 공습’을 감행한다.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내리쳐봐야 허탕치기 일쑤다. 더욱 짜증스러운 것은 유독 얼굴 주변에서 맴돈다는 사실. 이럴 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모기퇴치기’다. 매캐한 연기의 모깃불과 모기향, 살충제 수준을 넘어 요즘은 전자파나 초음파를 이용한 최신 기구들이 일반화됐다. 그러면 이런 기구들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걸까. ●젖산·이산화탄소등 냄새 좋아해 인체로 접근 모기 등 날벌레는 후각을 통해 동물의 몸에서 나오는 냄새와 이산화탄소 등을 감지한다. 특히 모기는 심한 근시이지만 후각은 매우 잘 발달해 있다. 특히 모기는 젖산 냄새를 좋아하는데,20∼3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10m 밖에서도 알아챌 수 있다. 모기가 얼굴로 몰려드는 이유는 얼굴에 상대적으로 젖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얼굴 주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중 평균 농도보다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등산할 때 땀을 뻘뻘 흘리면 하루살이(날파리) 등 날벌레들이 새까맣게 얼굴 주위로 몰려드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숨을 거세게 몰아 내쉬면서 얼굴 주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 특히 유산소 운동을 하면 얼굴 등 피부에서 땀과 함께 젖산이 많이 나온다. 모기 등 날벌레는 땀냄새, 발냄새, 아미노산 등의 냄새를 좋아한다. 또한 여성호르몬을 좋아해 피부로 발산되는 여성호르몬의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후각의 발달 이외에 모기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한 근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몸에서 발산하는 열을 통해 모기는 10∼20m 거리에서도 사람을 감지해낼 수 있다. 미국 농림부와 플로리다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사람 몸이 지방을 태울 때 생기는 아세톤이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도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뚱뚱한 사람은 대사작용이 활발한 경우가 많아 ‘유인물질’이 많이 분비돼 모기에 잘 물린다.”고 설명한다. ●살충제는 날개근육 수축·호흡기능 마비시켜 초음파를 이용해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이 최근 많이 쓰이고 있다.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인데, 암컷은 여름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수컷을 피하게 된다. 암모기는 통상 평생 단 한 차례 교미할 때만 수모기를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점에 착안, 수모기의 날갯짓 소리 대역인 1만 2000∼1만 7000㎐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암모기를 불안하게 해 쫓아낸다는 것이 초음파 모기 퇴치기의 원리다. 수컷의 소리는 초음파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전자)모기향이나 뿌리는 모기약에서 살충제로 사용되는 화학약품은 다양하지만, 곤충의 신경 작용을 방해하는 공통점이 있다. 살충제를 모기를 향해 뿌리면 날갯짓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기의 근육과 신경이 만나는 부위에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된다. 이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날갯짓을 하도록 기능하며 효소(콜린에스터라제)에 의해 분해된다. 그런데 살충제 성분이 침투하면 효소의 작용을 멈추게 한다. 때문에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않고 누적된 탓에 날개 근육이 계속 수축돼 날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살충제 성분은 호흡 기능을 하는 근육을 마비시킴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따끔’하고 아픈 느낌과 동시에 피부에 앉은 모기를 쫓아봤자 이미 한참 포식을 하고 난 다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모기는 물 때 침에 담긴 진통제와 혈액응고를 막는 성분을 우선적으로 동물의 혈관에 집어넣기 때문이다. 또 물린 부위가 가렵고 뻘겋게 부어오르는 이유는 백혈구들이 몰려와 ‘히스타민’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흐르는 피의 양이 많아지도록 해준다. 백혈구 항체가 더 많아져 상처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300억 대저택 사세요”

    미국에서 1300억원짜리 대저택이 매물로 나왔다.ABC 방송 등은 12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스키 휴양지 아스펜에 있는 스타우드 대농원이 1억 3500만달러의 사상 최고액으로 시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소유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다르(57) 왕자로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미대사를 지내다 최근 국가안보회의 의장을 맡게 되자 매물로 내놓게 된 것이다. 종전 최고액은 플로리다주 팜비치 해변에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저택으로 1억 2500만달러였다. 지역 신문인 로키마운틴뉴스에 따르면 스타우드 대농원은 백악관보다 규모가 더 큰 것으로 유명하다.11만 6000평 대지에 건물 면적만 1만 5000평에 달하고 15개 침실에 욕실만 20여개에 이르고 엘리베이터까지 갖춰져 있다. 반다르 왕자는 지난해 서거한 파드 전 국왕의 조카로 공식 이름은 반다르 빈 술탄 압둘 아지즈. 왕실 서열 2위로 부총리와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는 술탄 왕세제의 아들이다. 그는 부시 부자와 친해 ‘반다르 부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아버지 부시는 그를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아들 부시 대통령과는 호형호제한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저서 ‘공격 계획’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 전, 콜린 파월 국무장관보다 먼저 그에게 침공 계획을 알려줬다고 폭로한 바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中 류시앙 110m허들 세계新

    ‘황색탄환’ 류시앙(23·중국)이 육상 남자 110m허들 세계신기록을 수립,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시앙은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 12초88을 기록, 종전 자신과 콜린 잭슨(영국)이 함께 보유한 세계기록(12초91)을 앞당겼다. 이날 대회에는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여자장대높이뛰기에 출전했고, 돌아온 스프린터 매리언 존스도 여자 100m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빅스타들이 총출동했지만 관심은 류시앙에게 모아졌다. 류시앙이 힘찬 스퍼트로 미국, 쿠바, 자메이카 출신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따돌리고 세계기록을 세우자 관중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류시앙은 “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항상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아테네올림픽에서 내가 미국과 유럽인들을 물리친 유일한 황인종이었다는 것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빨리 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추가 기록단축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류시앙은 대회장소인 로잔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4년전 로잔에서 류시앙은 13초12의 주니어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 류시앙은 아시아인에게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던 육상 단거리에서의 금메달을 현실로 만들었다.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기대된다. 한국에서는 2003년 박태경(26)이 세운 13초71이 최고기록으로, 류시앙의 기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블라터 재선 투표부정 있었다” FIFA 비리폭로 책 시판

    국제축구연맹(FIFA)과 스위스 출신의 제프 블라터 회장의 비리 의혹을 파헤친 책이 전 세계 시판에 들어갔다. 영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앤드루 제닝스가 펴낸 ‘파울! FIFA의 비밀세계:뇌물과 투표 부정, 티켓 스캔들’은 FIFA측이 스위스 내 판매금지를 시도했다가 최근 철회했다. FIFA측은 “날조된 정보와 명예훼손으로 가득 차 있다.”며 영국의 출판사 하퍼콜린스를 스위스 취리히 법원에 제소, 지난 4월26일 스위스 내 판매금지 가처분 조치를 받아냈다. 그러나 하퍼콜린스측은 “제닝스가 지난 4년간 세심하게 집필을 준비했다.”면서 “스위스인 변호인들도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자문했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FIFA는 지난달 11일 “더이상의 법적 대응은 불필요하다.”며 가처분 신청을 철회했다. 제닝스는 이 책에서 FIFA의 마케팅 파트너인 ‘ISL//ISMM’이 2001년 3억 6400만 스위스프랑(약 3000억원)의 손실을 내고 도산한 배경을 파헤치고 있다. 당시 블라터 회장은 도산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샀다. 제닝스는 또 블라터가 재선되는 과정에 투표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연합뉴스
  • [US오픈] 미켈슨 3연승 눈앞

    필 미켈슨(미국)이 메이저 3연승을 눈앞에 뒀다. 미켈슨은 18일 미국 뉴욕주 매머로넥 윙드풋골프장 서코스(파70·7264야드)에서 열린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인 US오픈 3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2오버파 212타로 케네스 페리(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인 PGA챔피언십과 올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를 잇달아 제패한 미켈슨은 이로써 메이저 3연속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메이저 3연승은 최근 50년 동안 타이거 우즈만 달성했다. 미켈슨은 “우승을 간절하게 바라지만 아직도 18홀이나 남아 있다.”며 우승에 대한 의욕과 함께 경쟁자들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죠프 오길비(호주)는 합계 3오버파 213타로 3위를 달렸고 비제이 싱(피지), 이안 폴터(잉글랜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이 공동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라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우즈는 전날 2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를 쏟아내 합계 12오버파 152타로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컷을 통과하지 못했고, 최경주(CJ)도 합계 11오버파 151타로 탈락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내추럴(EBS 오후 1시50분)버나드 맬라머드의 퓰리처 수상작을 스크린으로 옮기며 천재적인 야구 선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감동적으로 옮기고 있다.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인 이 영화의 성공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에 합류하게 된 베리 레빈슨 감독은 이후 ‘영 셜록 홈즈’(1985)의 메가폰을 잡기도 했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굿모닝 베트남’(1987)으로 평단에서도 박수를 받았던 그는 여섯 번째 연출작 ‘레인맨’(1988)을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잔잔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나 50세가 가까운 나이에 출연해 주인공 캐릭터의 젊은 시절부터 연기하던 로버트 레드포드의 모습이 어색하다면 어색하다. 랜디 뉴먼의 웅장한 테마 음악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벼락 맞은 나무를 깎아 만든 방망이 ‘원더 보이’를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로이 홉스(폴 설리반 주니어)는 천재적인 야구 실력을 갖고 있다. 어느덧 청년으로 자라난 로이(로버트 레드포드)는 여자친구 아이리스(글렌 클로스)에게 이별을 고하고 프로구단 시카고 컵스의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고향 네브래스카를 떠난다. 하지만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바바라 허쉬)에게 이끌려 호텔에 갔다가 총에 맞아 야구를 포기하게 된다.16년 후 서른다섯의 나이에 최하위 구단 뉴욕 나이트에 입단하게 된 로이는 ‘원더보이’로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끈다. 늦깎이 스타의 등장에 미국 야구계는 뜨거워지지만 뉴욕 나이트를 인수하려는 변호사의 계략에 빠져 로이는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데….1984년작.134분. ●리쿠르트(OCN 오후 1시)‘하트의 전쟁’,‘마이너리티리포트’(이상 2002년)의 인상적인 조연에 이어 스릴러 ‘폰부스’(2002년)의 주연으로 할리우드 차세대 스타로 각광받았던 콜린 파렐이 대배우 알 파치노와 호흡을 맞췄다.CIA 요원이 어떻게 선발되고 교육받는지 반전을 섞어가며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청춘물 ‘노웨이 아웃’(1987년),‘겟어웨이’(1994년),‘단테스 피크’(1997년)등으로 액션스릴러에 일가견이 있는 로저 도날드슨 감독이 만들었다. MIT 공대를 빼어난 성적으로 졸업한 제임스 클레이튼(콜린 파렐)은 CIA요원 선발관이자 베테랑 교관인 월터 버크(알 파치노)의 권유로 CIA에 지원한다. 목숨을 건 훈련을 받던 제임스는 자신의 임무에 대해 서서히 의심을 갖게 되고, 마침 이중 첩자를 찾아내라는 명령을 받는데….2003년작.11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프간서 오사마와 인연… 인질참수 악명

    아프간서 오사마와 인연… 인질참수 악명

    종전 선언 후 이라크를 피로 물들인 주역으로 꼽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9)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4년 미국인 닉 버그를 참수하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였다. 1983년 고교 졸업을 1년 남겨두고 돌연 자퇴한 알 자르카위는 6년의 공백을 거쳐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무자헤딘(무슬림 전사)’으로 참전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길을 걸었다. 옛 소련군이 철수한 뒤 아프간에 온 그는 이슬람 신문사에서 근무하면서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1992년 요르단에 돌아온 뒤 이듬해 체포돼 6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함께 수감됐던 이슬람 학자 요세프 라바바는 “빈 라덴과 달리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아이디어가 전혀 없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칼리드 아브 도마도 “그는 음식을 가져와라, 바닥을 청소하라는 식으로 다른 수감자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모두 그가 두려워 따랐다.”고 회고했다. 지인들 모두 입을 모아 성격이 매우 강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알 자르카위는 2004년 빈 라덴에게 충성 맹세를 한 후 자신이 이끄는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를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으로 재편하게 된다. 별도로 움직이던 이라크 저항세력과 전세계 무슬림 전사 조직인 알카에다의 연결고리가 된 것이다. 알카에다는 그를 통해 이라크 저항세력을 영향력 아래 두게 된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그를 일개 무장단체의 행동대장격으로 격하했지만 여러 건의 폭탄테러와 납치 살해를 주도하면서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요 지도자로 자리잡았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지난 4월 미군이 바그다드 남쪽의 저항세력 은신처에서 확보한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드러났다. 미제 테니스화를 신은 채 기관총 사격 자세를 취한 그는 부상설을 일축하듯 건강하고 여유있는 모습이었지만 이것이 결정적으로 꼬리가 잡히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인천이 원조] (9) 초등학교

    [인천이 원조] (9) 초등학교

    인천항 개항 후 다양한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도 서구식 신교육이 도입된다. 1892년 존스 목사는 인천시 중구 내동 내리교회를 보살피던 아펜젤러에 이어 2대 목사로 부임했다. 이어 감리교 여선교부도 이화학당의 마거릿 벤젤을 이 교회에 파견했다. 서울에서 교사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1892년 4월 내리교회 내에 성경 공부를 비롯해 신교육을 펴는 매일(daily)학교를 설립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초등교육 기관인 ‘영화학당’의 출발이다. 물론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이 영화학당보다 먼저 설립됐지만 이들은 중등 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영화학당의 초기 학생수는 남자 3명, 여자 2명에 불과했다. 실제 교육은 내리교회에 상주하던 전도사였던 강재형씨와 부인 강세실리아가 자신들의 숙소에서 실시했다. 최초의 ‘부부교사’인 셈이다.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이라 각기 다른 방에서 강씨는 남자 어린이를, 부인은 여자 어린이를 가르쳤다. 초미니 학교지만 설립 주체도 달랐다. 존스 목사는 남학교를, 벤젤은 여학교를 각각 설립했다. 이들도 1893년 5월 결혼식을 올려 ‘부부교장’이 되었다. 그러나 영화학당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인천에서는 서양인들이 어린이 간을 약에 쓴다는 등의 요언이 나돌아 1895년에야 겨우 학생이 2명 늘 정도였다. 당시 학생들은 가난해서 학교측이 학용품은 물론 용돈까지 대줬다. 학과목은 한문·국문·성경·지리·영어에다 수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였는데, 매 시간의 시작과 끝을 알리기 위해 손으로 흔드는 종을 사용했다고 했다. 1904년 존스 목사는 어려운 학교 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자선사업가인 콜린스로부터 1000달러를 기부받아 그해 11월 인천시 중구 경동 싸리재에 벽돌로 된 단층짜리 교사를 신축하고, 인천의 유지와 교원들로 구성된 의사회(議士會)를 통해 학교발전책을 논의한다. 의사회는 이듬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단발을 하고 검정색으로 염색한 교복을 입도록 하는 등 개화에 앞장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1906년에는 학생들에게 민족정신을 북돋아주기 위해 내리교회 신자가 미국으로부터 구입해 기증한 나팔과 북, 고물 소총 등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해 시민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화학당은 1911년 지금의 영화초등학교 자리인 인천시 동구 창영동 36번지에 2층 벽돌집 교사를 마련해 이전하고 1913년에는 강당까지 건립, 명실상부한 인천의 명문교로 발돋움해 수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에서는 일본말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손기정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지워버린 동아일보 이길용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박사이자 여성계 지도자였던 김활란, 유아교육의 개척자 서은숙 박사, 이화여대의 교육자 김애마 학장, 미국 줄리아드 출신 음악가 김영의 교수, 영화배우 황정순 등이 모두 영화학교 출신이다. 그러나 영화학당은 1930년대에 이르러 관립 학교에 밀려 서서히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학교 이름도 영화소학교-영화국민학교를 거쳐 영화초등학교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아직까지 옛 그 자리에서 초등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전체 학생은 학년당 1학급씩 90명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효시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억弗 ‘북한투자 펀드’ 나왔다

    북한에 1억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하는 펀드가 영국 금융감독청(FSA)의 승인을 받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미국이 대북 금융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조선 개발 및 투자 펀드’가 조성되는 셈이다. 북한은 이 펀드를 통해 외환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주 안에 자금을 모으기 시작할 이 펀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 정부를 자극할 수도 있다. 펀드의 투자 자문인 영국의 콜린 맥아스킬은 “조선 펀드는 북한의 광물과 금융, 에너지 부문 등 빠르고 효과적으로 외환 흐름을 낳을 수 있는 산업에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아스킬은 고려 아시아 펀드의 회장이다. 지난 1978년부터 북한과 거래해온 ‘북한통’이다. 그는 “그동안 북한의 불법적인 경제 활동만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강조됐다.”고 말했다. 조선 펀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펀드 설립을 발표한 이후 투자 문의가 빗발쳐 애초 계획던 5000만달러가 넘는 1억달러를 모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에너지전쟁 이제 시작이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에너지전쟁 이제 시작이다/우득정 논설위원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159ℓ에 불과한 원유 1배럴의 현물가격이 중동산 기준으로 7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휘발유값도 조만간 ℓ당 1600원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원화 강세가 없었더라면 ℓ당 2000원을 넘는다는 얘기다.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당시의 가격을 현 시세로 환산하면 배럴당 80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아직 견딜 만하다고 주장할지 모르나 천만의 말씀이다. 당시에는 4차 중동전과 이란의 혼란 등 중동지역의 일시적 불안이 국제 유가 폭등을 불렀지만 이번에는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유가 폭등 시나리오가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해 미국 에너지정책국가위원회와 전문가들의 모의실험 결과를 인용,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과 미국의 알래스카 원유 저장시설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으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는다는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적인 투기펀드인 퀀텀펀드를 운용하는 짐 로저스는 10년내 유가가 상당기간 15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다가 오는 석유위기’의 저자인 콜린 캠벨은 이르면 올해 중 석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한다면서 이후 매년 2∼3%씩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미국이 핵문제로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이 보복성 석유감산 조치에 돌입하면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잉여생산 능력 부족과 중장기적인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고유가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된다.”고 보고했다. 고유가 행진에도 정부가 배급제 등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시책을 펼 수 없는 이유다. 2004년 말 현재 전세계 석유 확인매장량은 1조 1886억배럴, 미확인 매장량은 1조배럴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확인매장량의 61.7%가 중동지역이고, 지난해 전세계 1일 생산량 8026만배럴의 30.7%를 중동산유국이 공급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석유채굴 가능 연수는 전세계 평균 40.5년. 중동 81.6년, 중남미 40.9년, 아프리카 33.1년, 유럽 및 유라시아 21.6년, 아시아·오세아니아 14.2년, 북미 11.8년이다. 러시아가 자원 무기화를 선언하면서 미국과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는 배경이나, 남미의 베네수엘라에 이어 볼리비아가 이달 초 석유와 천연가스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한 배경에는 매장 석유의 고갈시기와 함께 ‘에너지동맹’이라는 세계 질서 재편 움직임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주도의 에너지 수급질서에 동참하느냐, 아니냐로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석유매장량 세계 2위인 이란과 석유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인도, 그리고 베네수엘라, 유럽의 일부 국가들을 동맹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004년 러시아·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중남미·아프리카에 이어 이번 주 아제르바이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산유국 중심으로 정상외교를 펼치는 것도 에너지 질서 재편과정에서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3.8년분의 사용량인 30억배럴의 대형 유전탐사권을 획득했다지만 중국이나 일본, 인도의 성과에 비해서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호주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며 정경분리 원칙을 천명했다. 최근 미국과 안보동맹을 선언한 일본도 미국의 핵 정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란의 석유자원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동물도 짝짓기 계절엔 피를 부른다. 에너지 짝짓기 시대에 피를 보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주머니를 최대한 부풀리는 길밖에 없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SWAT 특수기동대(MBC 밤 12시55분) 1980년 중후반은 외화시리즈의 전성기였다. 요즘처럼 토요일 낮이나 평일 심야가 아닌 황금 시간대에 외화시리즈가 편성됐다.‘에어울프’‘맥가이버’‘A특공대’‘전격제트작전’ 등은 그 당시 인기작. 앞서 초반엔 ‘특수기동대’라는 작품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미국 경찰 내 특수조직으로 테러나 강력 범죄에 맞서는 특공대의 활약을 다뤘다. 영화 ‘SWAT 특수기동대’는 바로 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TV시리즈 주제곡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원작에서 데케 역(영화에선 L L 쿨 제이)을 맡았던 로드 페리가 데케의 아버지로 카메오 출연했다. 뻔한 스토리지만 시간을 때우기에는 충분히 재미있다. 짐 스트리트(콜린 파렐)와 브라이언 겜블(제레미 레너)은 인질 구출 과정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탓에 스와트 팀에서 방출되며 강등된다. 겜블은 경찰을 떠나지만 경찰을 천직으로 여긴 스트리트는 강등을 받아들인다. 스트리트는 댄 혼도(새뮤얼 잭슨)가 최정예 멤버로 꾸리는 팀에 들어가는 기회를 잡게 된다.5명의 팀원은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악명 높은 마약왕 알렉스 몬텔(올리비어 마르티네스)을 이송하는 일에 투입된다. 알렉스는 자신을 구출하는 사람에게 1억 달러를 준다고 소문을 내고 이 돈을 노린 수많은 갱 조직들이 몰려드는데….2003년작.117분. ●영원과 하루(EBS 오후 11시) 죽음을 앞두고 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하는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작품.1970년 그리스 최초 독립영화로 평가받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1975년 ‘유랑극단’으로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안개 속의 풍경’(1988),‘율리시스의 시선’(1995)으로 각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그리고 이 작품으로 199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연달아 수상한 거장이다. 황량하고 쓸쓸한 도시 테살로니키에 살고 있는 그리스의 유명한 시인 알렉산더(브루노 간츠)는 나이가 들어 외롭게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다. 마지막 생을 병원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은 알렉산더는 평생토록 꿈꿨던 19세기 시인 솔로모스의 흩어진 시어들을 찾는 여행으로 보내려고 한다.13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 안의 고정관념을 깨라”

    “내 안의 고정관념을 깨라”

    공장 노동자는 거칠다. 버스 운전기사는 난폭하다. 법조인은 딱딱하다. 교직원은 보수적이다.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이러한 고정관념을 갖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한번쯤 깨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일들에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들. 자기만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면 자기 안에 숨은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 전문채널인 Q채널이 14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에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도전! 다른 인생 살아보기’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집중조명한 4부작이다. 1부는 발레를 정복한 남자들의 이야기. 조선소에서 일하는 8명의 노동자들이 거친 작업복 대신 몸에 끼는 타이즈와 발레슈즈를 신었다. 난생 처음 입어본 복장과 신발은 어색하기만 하다. 발레 독무가인 다니엘 존스는 심혈을 기울여 이들을 교육시킨다.4주 후 가족과 친구,200명이 넘는 회사 동료들 앞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과연 도전자들의 뻣뻣한 몸에서 부드러운 발레 동작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2부에서는 버스 운전기사들이 탭댄스에 몸을 실었다. 세계 탭댄스대회 우승자 콜린 던이 6명의 운전기사들을 훈련시킨다. 처음엔 힘들어 좌절하지만 꿋꿋하게 버티는 도전자들.3주 후 가족, 친구, 동료들 앞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야 한다. 난생 처음 탭을 춰보는 도전자들과 달리 63세 도전자 폴은 사실 과거에 전문적으로 탭을 추던 댄서였다.25년만에 다시 탭댄스를 추는 노장의 투혼을 보는 것도 묘미. 3부 ‘법문 읽는 카우보이’는 법조계 인사 6명이 딱딱한 법복과 법전을 뒤로 하고 모험을 감행한다. 진정한 카우보이로 태어나기 위해 밥 무어하우스로부터 2주간 훈련을 받는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실제 로데오 경기대회에 출전하는 것.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로데오 경기장에서 6000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미션에 도전하는데…. 4부에서는 보수의 대명사인 교직원들이 도발적인 캉캉에 도전한다. 파리 몽마르트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역사적인 댄스홀 물랭루주.150년 전통의 여자고등학교 교사·교직원 10명이 캉캉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도전자들의 목표는 2주 후 850명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 가족들 앞에서 공연을 갖는 것. 나이를 잊은 채 캉캉의 매력에 빠져드는 도전자들의 열정과 화려한 공연은 압권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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