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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르코지, 차기대선 출마 청신호

    니콜라 사르코지(58) 전 프랑스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에 청신호가 켜졌다. AFP통신은 7일 프랑스 보르도법원이 로레알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와 관련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재판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르도법원 치안판사는 지난 3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예비기소된 후 수사를 통해 나온 증거가 유죄로 보기에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르도법원은 사건 관련자 12명 중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 2명 외 10명은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당시 화장품 회사 로레알그룹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갑부 여성인 릴리안 베탕쿠르(90)로부터 법정지출 상한선(7500유로)을 넘는 15만 유로(약 2억 1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베탕쿠르가 고령으로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악용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검찰도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재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3년의 실형과 5년간의 공직 진출 금지 결정을 받을 수밖에 없어 차기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상황이었다. 그는 이미 “사회당 정권이 망친 프랑스 경제를 구하겠다”면서 2017년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5000만 유로의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으며, 파키스탄 무기 수출에 따른 사례금 수수 의혹인 ‘카라치 커넥션’ 등 각종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돼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아플수록 강건해진다 너와 나, 그리고 사랑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안세민 옮김/와이즈베리/756쪽/2만 8000원 책 제목이 ‘안티프래질’이라니. 뭐 이렇게 어려운 말이 있는가? 세계 각국의 사전을 다 찾아도 없는 개념이란다. 저자가 직접 만들어낸 신조어다. 금융 위기를 예측한 전작 ‘블랙 스완’으로 전 세계 언론의 찬사와 혹평을 동시에 받은 철학 에세이스트인 그의 설명을 들어보니 좀 이해가 된다. 원제는 ‘Antifragile’이다. 프래질(fragile)은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뜻이다. 안티프래질은 그 반대의 의미로 충격이나 무작위적인 사건에서 부서지거나 손실을 입기보다는 이익을 더 크게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래질’한 것이 뭔지 예를 들어보자.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면 군사 독재 정권이 스위스의 민주 정권에 비해 더 프래질(취약)하다고 말할 수 있고, 지진이 발생하면 부실하게 지어진 현대적 빌딩이 파리의 사르트르 대성당보다 더 프래질(무너지기 쉬운)하다고 할 수 있다. 안티프래질은 공격이나 충격을 받으면 더 강해지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레르나 호수에 사는 뱀처럼 생긴 생명체 히드라가 등장한다. 머리가 여럿인 히드라는 머리 하나가 잘릴 때마다 두 개가 더 생긴다. 안티프래질의 상징인 셈이다. 책과 사상은 안티프래질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공격을 받으면 자양분을 얻는다. 금서나 혹독한 비난을 받은 경우다. 유연한 필치로 남녀의 성생활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헨리 밀러의 소설은 미국 23개 주에서 금서로 지정됐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한 해 100만부씩이나 팔렸다. ‘보바리 부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더 좋아지고 강건해진다. 실제 일시적으로 감당할 만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려 골밀도가 높아진다. 안티프래질의 성격을 가장 강하게 가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이나 증오이다. 프루스트의 소설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신분 높고 지적인 유대인 예술애호가 수완은 고급 매춘부 오데트의 차가운 태도에 더욱 사랑을 느낀다.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2030 젊은이들 모으고 가족관객 찾아서…공연장 뛰쳐나간 클래식

    2030 젊은이들 모으고 가족관객 찾아서…공연장 뛰쳐나간 클래식

    3일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옥타곤에 ‘뜻밖의 손님’들이 떴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들이 결성한 앙상블 더 필하모닉스였다. 클럽을 찾은 20~30대 관객들은 디제잉이 흘러나오면 춤을 추다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주역들이 빚어내는 클래식 선율에 빠져드는 ‘이중적인’ 음악 체험을 했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옐로 라운지 서울’이란 제목으로 시작된 클럽 클래식 파티. 지난해 첫 무대에는 12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무대는 앞으로도 일정이 이어진다. 오는 31일에는 아코디언 연주자 마티나스가 국내 가요를 아코디언으로 들려준다. 11월 12일에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클럽을 찾는다. 이처럼 전형적인 공연장을 뛰쳐나가 클럽, 쇼핑몰, 영화관, 공원 등에서 열리는 클래식 무대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3~4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는 가족 관객을 겨냥한 다채로운 클래식 체험의 장이 열렸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 첼리스트 양성원 등의 공연뿐 아니라 안동림 전 청주대 교수, 피아니스트 김주영 등 명사들의 클래식 강연, 악기 체험 등이 마련된 ‘피크닉 클래식’이다. 지난달 14~15일 서울 올림픽공원. 공원을 찾은 관객들은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잔디밭 위로 흐르는 조수미의 유려한 음색을 배경 음악으로 즐겼다. 하루 평균 8000여명씩, 이틀간 1만 6000여명이 다녀간 조수미의 파크콘서트다. 지난달 10일 젊은 성악가들로 이뤄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는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처럼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전적이 있다. 멤버들이 판매원, 요리사, 고객 등으로 분장해 있다가 ‘플래시몹’으로 오페라 공연을 펼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는 클래식계에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앙상블 디토의 게릴라 콘서트가 펼쳐졌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무용가 김보라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은 쇼핑몰과 영화관을 찾은 젊은 층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클래식의 ‘공연장 탈출’ 트렌드는 무엇보다 새로운 관객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2030으로 대표되는 청년층과 가족 단위의 관객을 흡수해 클래식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있다. ‘옐로 라운지 서울’과 ‘피크닉 클래식’을 주최한 유니버설뮤직의 홍보담당 양미정 대리는 “클래식은 격식 있는 무대에서 즐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감상의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음악 장르 간 벽 허물기를 시도한 것”이라면서 “특히 요즘 K팝이 나라 안팎으로 워낙 강세라 클래식을 굳이 찾아 듣지 않는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의 관객을 잡기 위한 기획”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최근 이뤄지고 있는 클래식 공연의 장소 파괴 현상은 다양한 클래식 무대를 실험하고 관객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브랜드 가치/오승호 논설위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체험 매장’을 만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각종 모바일 기기와 카메라, 액세서리 등을 직접 만져보고 서비스를 경험하는 전용 매장이다. 베스트 바이에 입점한 것은 삼성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베스트바이와 손잡는 것을 필수 코스로 여긴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1990개나 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베스트바이의 인지도를 활용해 제품을 알리는 마케팅이다. 조지 소로스나 워런 버핏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잖다. 바로 이들의 평판 때문이다. 개인 브랜드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워런 버핏은 알아도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버핏은 미국의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협상과 관련해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 리스크, 즉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미국 경제의 새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리 아이아코카는 최고경영자(CEO)의 브랜드 이미지가 회사를 압도하는 예로 꼽힌다. 그는 1달러의 연봉만 받겠다고 선언하고 부도 직전의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를 회생시켰다.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조 145억 달러로 세계 14위를 차지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10년 8월 세계 100개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 정치환경, 교육 등을 종합 평가해 우리나라를 ‘세계 베스트 국가’ 15위로 선정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20위권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이미지 브랜드는 개발도상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007~2010년 148개국 35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은 ‘이민가고 싶은 나라’에서 50위에 머물렀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영국의 인터브랜드는 그저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3’을 발표했다. 애플이 14년 아성의 코카콜라를 누르고 브랜드 가치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8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현대자동차는 43위, 기아자동차는 87위다. 독일의 안홀트-GMI가 발표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10년 30위다. 국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상책은 없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베네수엘라, 美외교관 3명 추방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관에 속한 외교관 3명을 추방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이 반정부파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혐의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3월에 이어 미 고위급 외교관에 대한 추방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CNN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TV방송을 통해 “엘리아스 하우아 외무장관에게 카라카스 미 대사관 소속 최고위급 외교관인 켈리 키덜링 등 외교관 3명을 추방할 것을 지시했다. 그들은 48시간 내에 떠나야 한다”며 “양키는 물러가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들 외교관이 극우세력인 반정부파에 자금을 지원해 전력시스템을 망쳐놓고 경제를 파괴하는 행위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수년째 전력난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3월에도 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육군 무관 2명을 추방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들이 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전 어수선한 틈을 타 군 정보를 수집해 정정 불안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가 볼리비아에서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하게 되면서 미국과 남미 간 마찰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부터 USAID가 진행해온 모든 협력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며 철수 사실을 확인했다. USAID는 1964년부터 볼리비아의 보건과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보호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USAID가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추방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USAID 추방 명령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를 ‘미국의 뒤뜰’로 표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나온 것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케리 장관의 발언이 중남미 좌파블록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회원국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맘껏 뛰어놀렴!” 불우아동 1만명에 신발 기부한 15세 소년

    “맘껏 뛰어놀렴!” 불우아동 1만명에 신발 기부한 15세 소년

    “신발이 너무 낡아 학교에 가기 부끄러워하는 학생들도 있고 평소에 신고 다닐 신발조차 없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습니다.” 미국의 한 15세 소년이 만 명이 넘는 불우아동에게 신발을 기부한 사연이 알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CNN 등 다수의 미국매체가 최근 소개한 이 사연의 주인공인 니콜라스 로인거(Nicholas Lowinger) 군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엄마와 함께 노숙자들의 거주지를 방문하게 된 로인거 군은 마침 새로 산 신발을 다른 어린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곧 왜 엄마가 절대 신발을 자랑하지 말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저랑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이 모여있었어요. 저랑 다른 것이 있다면, 저는 새 신발을 신고 있었지만 그 친구들은 다 찢어진 신발을 신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신발이 없어서 신발을 나눠신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 날 이후 그는 곧바로 자기가 갖고 있는 신발 중 발이 안 맞아 신을 수 없어진 것들을 주변의 보육시설 등에 기부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누군가는 새 신발을 싣고, 누구는 다른 사람이 신던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사실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로 했어요.” 겨우 12세의 나이에 로인거 군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 성공, 그들의 지원을 받아 스스로 기부단체(Gotta Have Sole Foundation)를 설립, 본격적으로 불우아동들에게 신발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의 기부를 받은 어린이 중에는 아빠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엄마와 함께 도망나온 어린이도 있었다. 신발을 제대로 챙길 겨를도 없었기에 이 어린이는 엄마의 신발을 신고 몇 달을 지냈다. 로인거 군이 이 어린이에게 새 신발을 선물할 때까지 말이다. 로인거 군의 이야기가 점점 알려지면서 그를 지원하겠다는 신발 제조회사들의 지원이 이어졌고, 로인거 군의 집으로 배달된 신발들은 곧 신발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규모가 커지자 로인거 군은 보육시설들을 통해 신발지원 신청도 받기 시작했다. 신청 받은 신발이 창고에 없는 경우에는 로인거 군이 신발 지원 회사에 연락해 그 신발을 찾아주기도 했다. 신발을 기부 받은 어린이가 만 명이 넘은 지금까지도 로인거 군은 자기가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신발을 들고 직접 해당 어린이에게 배달을 하고 있다. 로인거 군의 선행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 대신 로인거 군의 부모는 한가지 조건을 내밀었다. 기부를 위해 쓰는 시간이 1주에 15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외의 시간에는 성실히 자기 꿈을 위해 노력할 것이 부모가 로인거 군에게 내건 조건이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는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었다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처럼 다른 친구들도 이렇게 다른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미정부에 의해 실시된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 전역에는 약 160만 명의 집 없는 어린이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인거 군의 신발이 얼마나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그의 아름다운 선행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성모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현대차, 글로벌 브랜드 43위로 껑충

    현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50대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30일 발표한 ‘2013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자동차는 90억 달러(약 10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해 43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순위가 10계단 상승했다. 100위권에 처음 진입한 2005년과 비교하면 8년 동안 브랜드 가치는 35억 달러에서 2.5배 증가하고 순위는 84위에서 41계단이나 올랐다. 현대차의 지난해 대비 브랜드 가치 성장률은 20.5%였다. 100위 안에 포함된 14개 자동차 브랜드의 평균인 12.4%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순위 상승 폭도 업계에서 가장 커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임을 입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비롯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스포츠 마케팅 및 사회공헌활동으로 크게 높아진 현대차의 위상이 브랜드 순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액은 396억 달러(약 42조 6000억원)로 지난해 329억 달러보다 20% 증가했다. 순위도 지난해 9위에서 8위로 올랐다. 이는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출시와 함께 적극적인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펼친 데 따른 성과로 분석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도요타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10위로 자동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애플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올라섰다. 애플은 983억 1600만 달러(약 106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2000년 이후 13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 온 코카콜라를 밀어냈다. 지난해 처음 글로벌 10위 브랜드에 진입한 삼성전자는 한 계단 상승한 8위를 차지했다. 인터브랜드는 매년 각 회사의 재무 상황과 마케팅 활동을 조사해 브랜드가 창출할 미래 기대수익의 현재 가치를 평가해 100위 브랜드를 선정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기고] 녹색경제를 창조경제정책으로 육성해야/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기고] 녹색경제를 창조경제정책으로 육성해야/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지구촌 곳곳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에서 날씨 좋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도 이상기온과 대형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즉,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구현되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며 고용과 청정에너지 시장의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있는 새크라멘토를 방문했을 때 가로등마다 ‘새크라멘토, 태양의 도시’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18%에서 33%로 확대하면 친환경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대기오염을 줄이고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독립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현재 미국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가 생산되고 있다. 그중 태양에너지 산업이 글자 그대로 활활 타고 있다. 2013년 5월 9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의하면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태양광 및 태양열 관련 고용이 63%, 녹색교통 분야는 152% 각각 증가하였다. 지난해 5월에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 자체 생산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제로 네트 에너지센터’(Zero Net Energy Center)가 설립되었다. 이 센터(연면적 4273㎡)는 재생에너지건설 전기노동자들에 대한 직업훈련 용도로 건설됐으며 기존의 유사 건물 대비 에너지 소비를 75% 감축한 것이 특징이다. 벤처기업의 요람지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캘리포니아 녹색혁신지수’에 따르면 전세계 청정에너지에 대한 벤처자금 투자액이 2012년 65억 달러(약 6조 9850억원)인데 그중 미국이 44억 달러(약 4조 7280억원)이며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진 투자액이 26억 달러(약 2조 7940억원)로 세계 투자액 중 약 40%가 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태양광 전지 기업인 솔라리아의 대외협력부사장을 지낸,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에너지 특별보좌관 대빗 호츠차일드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정부가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를 국제기구로 만들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한 점 그리고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점 등을 들어 녹색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과 캘리포니아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하였다. 영국의 유명한 기후변화학자이자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사인 니콜라스 스턴 경은 “기후변화로 인해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이 녹색성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미래 경제력의 핵심인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한 녹색 강국과 창조경제를 통한 선진강국 전략이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 [월드 톡톡] 베네수엘라 차베스 육성 논란

    지난 3월 암투병 끝에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살아 돌아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차베스 전 대통령의 목소리와 유사한 육성이 담긴 파일이 공개되면서 때아닌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차베스라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 속 인물은 자신이 측근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으며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억류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인물은 “내부에 적이 있으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나”라며 “9월 16일 현재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살아있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차베스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이 파일은 정권을 교란하려는 야권의 술수라고 일축했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은 제1야당인 ‘정의우선당’이 생전에 차베스가 친형인 아단 차베스 바리나스주 주지사와 통화한 내용을 조작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통화내용의 수신자로 지목된 아단 차베스 역시 이 음성파일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역겨운 짜깁기 음성파일 때문에 일부는 (동생인) 차베스가 죽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믿을 것이며 또 일부는 그가 죽기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모두 엄청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 음성 파일이 언제 어떻게 녹음된 것인지 누가 공개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파일을 공개한 주체가 야권이 아니라 현 정부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피 안섞인 20대 남녀 ‘근친상간’ 혐의 체포, 이유는?

    피 안섞인 20대 남녀 ‘근친상간’ 혐의 체포, 이유는?

    미국의 28세 남성과 21세의 의붓딸이 마음을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AP통신 등 해외언론이 전했다.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에 사는 켈시 니콜라스(28)는 5년 전 한 여성과 결혼해 의붓딸 라토라 자렛(21)의 새 아빠가 됐다. 5년간 가족으로서 함께 살았지만 어느 새 이성의 감정이 생긴 두 사람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이 두 사람의 비밀 연애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폭로됐고, 두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친상간’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혈연관계가 아닌 두 사람에게 ‘근친상간’ 혐의는 다소 아이러니 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법적으로 두 사람은 아버지와 딸 관계이고, 현지법상 이는 분명한 근친상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으며, 혐의에 대한 부인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두 사람이 근친상간 혐의로 최소 5년에서 15년 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의붓딸 라토라 자렛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매월 마지막 금요일이면 연구원들과 미술재료를 잔뜩 싣고 가는 곳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다. 16년을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왔지만 이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몸과 마음이 더 분주해진다. 미술재료도 사야 하고, 이를 그분들이 사용하기 좋게 미리 나눠놓기도 해야 한다. 바나나와 콜라를 가방에 넣고 잠을 설치는, 소풍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사뭇 들뜬다. 사람들은 묻는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술을 할 수 있어요? 나는 대답 대신 긍정의 미소로 답한다. 준비가 필요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 여행의 출발은 우리 마음이 시각적이라는 인식에 있다. 가령, 아버지를 떠올리라고 하면 난 곧바로 인자한 미소로 현관 앞에서 ‘이제 왔니?’ 하고 묻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이렇듯 마음의 상은 시각적이다. 그 순간 상상의 내용은 심상이 될 수 있고, 실제로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심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시각적 심상 때문에 우리의 눈이 얼마나 많은 유혹에 시달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미지들이 마치 진실의 모든 것인 양 인식되는지 생각하게 되면 아예 눈을 감고 싶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을 가장 지배적인 감각으로 사용해 세상을 그린다. 그런데 이 눈이 함정이 될 수 있다. 너무 많이 보면 넘쳐나는 이미지 속에서 정작 마음이 길을 잃게 된다. 마음의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눈이 멀어 가는 처지로, 깨끗하고 맑은 마음의 눈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니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우리가 그들에게 시력을 줄 수 없음은 명백하다. 대신 감각의 세계를 탐색하고 즐길 방법을 제공한다. “이것은 종이이고, 이것은 빨간색이며, 이것은 사과색과 같고, 어쩌면 태양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그들은 다양한 재료를 손끝으로 보면서 아픔과 혼란스러움을 얘기하기도 하고, 맛있는 사과를 떠올리며 따스한 햇살의 느낌을 손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물론 이분들은 자신의 ‘작품’을 눈으로 보지 못한다. 대신 마음으로, 온몸으로 본다. 소리와 냄새, 그리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그의 미각까지 자극하고, 그렇게 ‘오감’(五感)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가 그의 마음속에 펼쳐지는 것이다. 한낱 우리의 눈으로 보는 그의 작품이 뭘 뜻하는지는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작품을 만들며 만나는 세계, 그 공명(共鳴)의 세계가 먼저다. 눈 먼 자와 눈 뜬 자들이 만나, 누가 눈을 뜨고 감은 것인지 모를 ‘공감의 장’이 펼쳐진다. 보지 못하는 이들이 보는 우리보다 길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먹고, 입고, 걷는 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언정 이미지에 현혹된 적이 없기에 비로소 보이는 진실과 공감각의 세계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재료를 매만지고 느낌을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이동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 순환과정으로 치유가 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정작 미술재료를 들고 간 우리들이다. 그들과 떠나는 마음의 여행에서 볼 수 있는가, 없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친구 사이도, 부부와 부모자녀 간에도 이런 영혼의 들숨과 날숨의 순환이 필요하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만지고 보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를 보고 있는 걸까.
  • 친구 뒷다리 잡고 늘어지는 개구리 포착

    친구 뒷다리 잡고 늘어지는 개구리 포착

    ”친구야 같이가자!” 친구의 뒷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개구리의 재미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야생전문 사진작가 니콜라스 레우(37)는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안드레나 볼케이노 국립공원에서 촬영한 재미있는 개구리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선명한 빨간색 눈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빨간눈 청개구리’(red eyed tree frog). 남미에 서식하는 이 개구리는 환경에 따라 몸색깔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파리나 나방 등 작은 곤충을 주식으로 한다. 나무를 타는데 능숙한 이 개구리는 울긋불긋한 색깔로 야생사진작가들이 좋은 모델이 되기도 한다. 레우는 “과거 이같은 장면을 한차례 목격한 바 있는데 이번에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운좋게 카메라에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면서 “마치 개구리가 친구에게 살려달라고 사정하는듯 보였다”며 웃었다. 이어 “이 개구리는 나무 위에 올라가면 특유의 위장술로 찾아내기 힘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날렵하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냉장고 수납공간 탄생의 비밀

    냉장고 수납공간 탄생의 비밀

    집과 자동차 크기는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넓은 것에 길들면 비좁았던 과거로의 회귀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주부들은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냉장고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넓은 것을 원하는 주부들의 욕망과 가전 회사의 매출 경쟁이 뒤엉키면서 어느덧 900ℓ를 넘긴 제품까지 등장했다. 900ℓ 냉장고의 수납공간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실감나지 않는 사람은 단위를 제곱미터로 환산해 보는 방법이 있다. 900ℓ=0.9㎥다. 다시 말해 900ℓ대 냉장고 속 수납공간을 합친 크기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약 96.5㎝인 빈 상자 정도 된다. 이렇게 환산해 놓으면 생각보다 작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냉장고의 크기단위(ℓ)는 이른바 ‘유효 내용적’, 즉 순수한 수납공간만을 따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공간의 넓이는 어떻게 물건을 정리해 넣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공간배치가 잘된 30평대 아파트가 40평대처럼 넓어 보이는 이치와 다름없다. ‘어떻게 수납공간을 구성해야 물건을 잘 정리해 넣을 수 있을까?’ 냉장고 회사 전략팀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냉장고 신제품을 기획하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은 인근 대형마트에서 ‘수상한 사람들’로 통한다. 며칠에 한 번씩 회사원 복장의 남녀가 우르르 몰려와 채소부터 과일, 햄, 반찬통, 음료수, 양념류까지 카트에 쓸어 담는 ‘묻지마 쇼핑’을 하기 때문이다. 1회 쇼핑량은 카트 3~4개, 비용도 수백만원에 달한다. 대량 쇼핑을 이어가는 이유는 냉장고 속 수납공간을 넓힐 황금비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팀원들은 구입한 식·음료를 종류별로 나눠 일일이 줄자로 재고 크기를 기록한 뒤 평균값을 구한다. 예를 들어 참외의 평균 크기는 10㎝×7.5㎝(길이×너비)다. 토마토는 9㎝×7㎝다. 공산품은 포장과 용량에 따라 크기가 각각 다르다. 우유의 경우 200㎖는 5.5㎝×10㎝, 500㎖는 7㎝×14㎝다. 1ℓ짜리 종이팩과 손잡이가 달린 2ℓ짜리 우유는 넓이에서 5㎝, 높이에선 1.5㎝ 차이가 난다. 이렇다 보니 냉장고 팀원들은 자기 아이 키는 몰라도 오이나 수박, 콜라병 사이즈는 정확히 꿰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후엔 각각의 물건을 냉장고의 각 수납공간에 넣었다가 빼기를 수십 차례 반복한다. 용도에 따라 칸막이의 크기를 정확히 정해야 허투루 쓰는 공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무조건 많은 양의 물건을 넣을 수 있게만 한다고 해 좋은 것이 아니다. 무조건 담아 넣을 수 있게 만들면 정작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실제 초기 미국식 냉장고는 냉동실을 아이들 장난감 상자처럼 만들었다. 많은 것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꽉 채워지면 아래쪽엔 도통 어떤 물건을 넣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냉장고는 문을 열어 놓는 시간이 곧 전기요금이란 것을 고려하면 시간도 돈도 버리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의 삼성전자 냉장고는 출고 시부터 야채실, 음료수 칸, 반찬 선반, 냄비 넣는 자리, 심지어 치즈 칸까지 세분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상품기획 단계에서 냉장고 기획부서에서 꼭 거치는 테스트가 있다. 이른바 ‘숨은 음식 찾기’다. 가정에서처럼 80% 정도를 채운 냉장고 속에서 과제를 정해 필요한 식자재를 찾는 방법이다. 공정성을 위해 실험에는 신형 냉장고의 구조를 전혀 모르는 성인남녀가 참여한다. 목경숙 부장은 “야채볶음밥과 방울 토마토 샐러드를 만들 재료 7가지를 찾는 테스트를 한 결과 자사 신제품은 평균 1분 7초가 걸린 반면 타사 제품은 2분 21초가 걸렸다”면서 “수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고 말한다. 가족 구성원을 배려한 인체공학적인 설계(PUI)나 주방 인테리어와 맞추는 디자인도 최신 추세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직접 냉장고를 열어 무언가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아이들의 키에 맞춘 키즈존을 설치하기도 한다. 물론 가장 기본으로 삼는 것은 냉장고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주부다. 삼성은 155~161㎝인 주부들의 평균 키를 고려해 제품을 제작한다. 연구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신장 높이의 125%까지는 수납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는 최신형 냉장고의 키 높이를 최대 185㎝까지 키웠다. 목 부장은 “지난해 총 2661가구를 분석한 결과 냉장고 높이를 18㎝ 이상으로 키워도 96%의 가구에선 문제없이 설치가 가능했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런 결과는 최신형 냉장고에 반영됐다”면서 “또 수납부터 냉장고 크기까지 연구한 덕에 같은 공간에서 저장 공간을 30%나 늘리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3년여에 걸친 연구과정을 통해 출시된 냉장고가 넓은 냉장실과 다양하게 공간 분할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모델 T9000과 FS9000이다. 냉장고만 고민하고 살다 보니 팀원에겐 너나 할 것 없는 버릇이 있다. 최동순 차장은 “남의 집에 가면 바로 냉장고로 가서 문을 활짝 열고 사진을 찍는 무례를 저지르곤 한다”면서 “각 가정이 어떻게 냉장고를 활용하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보니 생기는 일인데 사정이야기를 하면 그래도 이해해 주시는 편”이라고 미소지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냉장고 속 수납공간은 이런 노력과 수학적 통계의 산물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메가박스, 새달 16일까지 세계 유명 고전 발레 실황 상영

    세계의 유명 고전 발레 실황을 국내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메가박스는 영국로열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고집쟁이 딸’의 공연실황을 국내 최초로 개봉한다고 26일 밝혔다. 로열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함께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이날부터 10월 16일까지 상영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케네스 맥밀란의 안무를 바탕으로 로열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로런 커스버슨이 줄리엣을, 페데리코 보넬리가 로미오를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원작 삼은 고전 발레다. 10월 17일 개봉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와 함께 3대 고전 발레로 불리는 작품으로 러시아 고전 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연출한 안무를 토대로 했다. 11월 7일에는 ‘고집쟁이 딸’이 개봉한다. 부잣집 아들과 억지 결혼을 해야 하는 리즈와 그의 연인 콜라스의 사랑을 희극적으로 담은 코믹 발레 장르다. 공연 실황은 메가박스 코엑스를 비롯해 전국 13개 지점에서 상영되며 티켓 가격은 2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메가박스 홈페이지(www.megabox.c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北근로자 “잘된 일… 우리 민족끼리 해야지”

    北근로자 “잘된 일… 우리 민족끼리 해야지”

    “북남이 힘을 합치면 못 할 게 없지요.” “우리 민족끼리 (공단을) 해야지 다른 데 가서 해 봐야 좋은 데 어디 있나요.” 지난 4월 중단된 지 166일 만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재가동된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 표정은 밝고 명랑했다. 지난 5개월간 일손을 놓았던 탓인지 설레임도 엿보였다. 이날 출근한 북한 근로자는 우리 측 집계에 따르면 3만 5027명으로 전체의 65%에 달했다. 북측 근로자들은 남측 언론의 현장 취재에 피하거나 꺼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개성공단 재가동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구동성으로 “잘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연신 같은 민족임을 강조했다. 재가동 이틀째인 17일 남측 언론에 공개된 공단 내부는 승합차와 트럭이 분주하게 오가고 정상 가동에 들어간 업체마다 북측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모습이었다.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은 이날 “입주 기업의 생산 가동률은 전날 53%에서 56%로 높아졌다”며 “100% 가동 업체는 전날 24개사에서 이날 28개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123개사 가운데 아직까지 가동하지 못한 곳은 29개 업체로 줄었다. 속옷 제조 업체인 에스케이어패럴의 경우 북측 근로자 1011명 전원이 출근했다. 재가동 이틀 만에 가동률 100%를 기록했다. 북한 여성이 대부분인 공장 내부에서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재봉틀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공장 건물 내 식당에서는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큰 솥에 김치국을 끓이고 있었다. 북측 종업원 대표인 50대 여성은 남측 기자들에게 “개성공단에 처음 오느냐. 직접 보니 멋지냐”고 말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입주 기업들은 추석날 하루만 휴무하고 연휴 내내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컸다. 대다수 남측 주재원은 연휴 내내 개성공단 체류를 계획하고 있다. 공단 중단으로 납품 기한을 지키지 못한 물량을 더 생산하거나 북측 근로자들을 다시 숙련시키기 위한 작업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의 생산성이 20~30%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옥성석 나인모드 회장은 “주문이 밀려서 공장을 가동하는 게 아니라 잠정 폐쇄 전 주문을 납품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악화로 상여금 지급이 어려운 입주 기업도 상당수다. 공단 중단 사태로 5개월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대출도 한도까지 찼다. 업체들은 통상 명절에는 북측 근로자에게 초코파이를 1∼2상자씩 줬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어렵다는 기류다. 북측 근로자들의 의식 변화도 감지됐다. 한 입주 기업 관계자는 “재가동 협의를 위한 북측 근로자들과의 회의에 코카콜라를 제공했는데 회의가 끝나고 보니 전원이 다 마셨다”며 “예전에는 미국산 콜라는 절대 마시지 않았다”며 북한 근로자들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개성공동취재단·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시를 쓴다는 목표 있기에 절망 안해”

    ‘숭고한 노이로제’는 낯설고 불온한 책이다. 책보다는 책의 형태를 띤 실험 예술에 가까워 보인다. 쪽수 표기도 없다. 쪽마다 서체도, 활자의 크기도 다르다. 새빨간 배경 위에 인쇄된 ‘白日夢’이라는 제목의 글은 상하 좌우가 바뀌어 있다. 콜라주처럼 삽입된 이미지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쾌(快)보다 불쾌에 근접한다. “우레탄 군홧발로 팔각궁륭형 천장을 마구 돌아다닌다”, “인간은 외롭고 의롭고 야해야 한다” 같은 난해한 문장들이 적혔다. 이런 문장도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제정신이 아닌 짓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성귀수 내면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숭고한 노이로제’는 말 그대로 성귀수(52) 시인의 내면을 옮겨 놓은 책이다. 시인이기도 한 까만양 출판사의 신종호(49) 대표가 처음으로 내놓은 ‘내면일기’ 시리즈다. 지난 12일 서울 창천동의 한 카페에서 시인과 함께 만난 신 대표는 “가장 순수한 모습을 위해 자기검열 없이 사유와 상상력의 극한을 분출하고자 한다”고 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내면’은 에세이 등의 형식을 통해 보기 좋게 정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폭발하듯 분출된 내면의 모습은 난삽하고 불편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언어와 이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그것들과 불화하고 긴장하면서 규범적 한계에서 부단히 멀어진다. 시인은 이 책을 두고 “자기를 정의하고 규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상성과 규범을 초월하려는 것이 노이로제라면 진정한 노이로제의 본질은 숭고하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1991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2003년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이라는 시집을 발표했다.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과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조르주 심농의 추리 소설 등을 한국어로 옮기고 지금은 마르키 드 사드의 전집 번역을 준비하고 있는 불문학 번역가이기도 하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그가 아르센 뤼팽 홈페이지를 만들어 ‘성귀수 작전실’이라 이름 붙인 공간에서 2004년부터 기록한 글들을 묶은 책이다. 그가 “몇 번이나 그만두려는 생각도 들었다. 발가벗는 것 같았다”면서도 이 책을 만든 이유는 뭘까. 책의 말미에 시인은 “존재의 오지랖일랑 집어치우고, 자네 속에 용쓰는 코모도 왕도마뱀과의 사투에 사활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적는다. “크게 보면 책에는 삶이나 감정, 욕망에 관한 글이 있고 시와 미학에 관한 글이 있다. 전자를 존재의 오지랖이라고 한다면 책을 씀으로써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시인과 신 대표는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긋는다. 시인에게 시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언어체계가 존재한다는 신념”을 구현하는 것이고 “증축을 통해 미학적 형태를 개념으로 만드는 일”이며 “신(神)을 위해” ‘순수한 관념’을 쓰는 일이다. 나머지 글은 불필요한 과잉에 지나지 않지만 불완전한 시인은 불완전한 글로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해 부연하고 변명할 수밖에 없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불완전함에 대한 자기 고백인 동시에 완전함을 향한 강박적 갈구다. “시는 죽기 직전까지만 쓰면 된다. 시를 써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신 대표는 “앞으로 다른 시인들과 김기덕 감독, 이현세 만화가의 내면일기 시리즈를 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가면을 벗는 처절한 자기 고백”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숭고한 노이로제’는 신 대표에게는 시리즈의 출발점이고, 시인에게는 종착점이다. 시인은 “어떤 책을 쓸 때 그 책을 쓰는 이유는 그 책 속에 모두 담겨 자폭해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쓰면 존재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해방될 것 같았다. 중요한 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나는 하나의 문으로서 이 책을 만들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명인·명물을 찾아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15일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화려하게 꾸며진 전시장은 없고 거대한 낡은 콘크리트 건물이 버티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듯 건물 외벽은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져 나갔다. 내부는 아무런 인테리어 없이 콘크리트 바닥과 벽, 낡은 철문이 전부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장을 연상케 한다. 10여년 전 담배공장이 문을 닫았을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믿기 어렵지만 이곳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11일~10월 20일) 주 전시장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거칠고 야성적인 옛 담배공장은 전 세계 작가들의 혼이 깃든 공예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실내에서 조명 불빛을 받은 작품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비감마저 들게 한다. 근대산업의 유산과 현대 공예작품의 조화가 절묘하다. 문화인들은 이곳을 세계적인 전시공간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현대 디자인계의 거장인 루이지 콜라니(독일)는 “세계 각국에서 버려진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많이 있지만 이 담배공장은 건물 외형과 내부 모습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며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 말했다.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옛 담배공장이 세계공예문화의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 자리 잡고 있는 옛 청주 연초제조창이 그곳이다. 2011년에 이어 올해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상설전시관이 마련되는 등 다양한 문화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1946년 들어선 이 공장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담배공장이었다. ‘ㄷ’자 형태의 5층 건물로 전체 면적은 13만㎡다. 근무인원은 3000여명에 달했다. 당시 주변 상가는 온종일 사람들로 붐볐고 직원 월급날에는 인근에 흥겨운 장이 섰다. 해방 이후 방직공장인 대농공장과 함께 청주 경제를 이끌었던 두 개의 축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공정 현대화로 1999년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 12월 다른 담배공장들과 함께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이 문을 닫자 흉물로 변해갔다. 공장 내부에는 사람들이 몰래 갖다 버린 쓰레기와 폐자재가 수북이 쌓여갔다.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까지 전락했다. 여기저기서 공룡 같은 거대한 폐공장 때문에 동네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년간 방치됐던 이 공장은 청주시가 2010년 KT&G로부터 매입하면서 활용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역의 몇몇 문화인들은 화력발전소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영국의 데이트 모던 미술관, 기차역을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탄생시킨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 군수기지 공장을 아시아 최고의 미술시장으로 변모시킨 중국의 798지구 등을 주목했다. 그들은 ‘아트팩토리’의 성공사례들을 소개하며 이곳을 비엔날레 행사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지만 많은 예술인들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문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에서 90% 이상이 아트팩토리에 찬성했고, 시민들도 상당수가 공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1년 비엔날레 행사장으로 결정됐다. 내부 청소와 조명장치만 설치한 채 전 세계 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손님을 맞았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들이를 가는 꼴’이라며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도종환 시인은 “먼지조차 버리지 말라. 이곳은 숨죽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술”이라고 노래했고, 뉴욕 퀸스미술관 관장은 “드넓은 건물 그 자체가 민얼굴 미인”이라고 칭송했다.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마친 청주시는 자신감을 얻고 연초제조창을 세계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육성키로 했다. 현재 담배원료 창고는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사용하고 있고, 담배 제조공장 일부 건물에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이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연초제조창의 공간활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비엔날레 기간인 다음 달 11, 12일 이틀간 ‘문화융성, 폐허에서 감성’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불 꺼진 담배공장에 문화를 입히는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향후 상설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이곳을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조선 후기의 지식인 사회를 뒤흔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중국에 대한 견문 기행문으로 곳곳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르포 저널리즘을 담고 있다. 가난한 조선 사회와 백성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고민과 지혜가 곳곳에 펼쳐진다. 연암은 사절단의 일원으로 망망무제의 드넓은 만주를 대하고는 울기 좋은 호곡장(好哭場)이라고 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처음 보는 건 즐거움과 기쁨일 터인데, 왜 눈물을 흘리기 좋은 곳이라고 했을까. 연암은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愛惡慾)의 칠정(七情)이 모두 울음을 유발한다고 했다.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과 분노 등 감정이 북받칠 때 사람은 울음이 날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함께 미국의 3대 신문으로 꼽히는 136년 역사의 워싱턴포스트가 디지털 시대의 천재 기술인이자 경영자인 아마존의 주인 제프 베저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786억원)에 팔렸다. 보브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 밴 브래들리 편집국장으로 대변되는 투철한 저널리즘이 만든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사임을 이끌며 세계 신문에 저널리즘의 정수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 워싱턴포스트의 막이 내린 것이다. 발행인이 매각을 발표할 때 몇 간부들은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 시대의 벌판을 보며 아날로그 신문을 선도한 전문인들은 연암의 심정이었을까. 1970년대 중반 신문방송학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 저널리즘을 가르치던 교수님은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최초로 귀국하신 장용 교수님이었다. 함석헌 선생이 만들던 ‘씨알의 소리’와 잡지를 통해 친밀감을 느꼈던 그분의 저널리즘 시험 문제는 은하계처럼 장관이었다. ‘…을 논하라’ 대신 엄청난 분량의 객관식과 단답형 문제의 공세 속에 어떤 꼼수도 부려 보지 못하고 그저 장렬히 전사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지겨울 정도로 수많은 뉴스 정의와 의미를 통해 신문과 저널리즘, 민주주의 번영을 가져온 신문의 가치를 배웠다. 신문 전성 시대에 배운 그때 뉴스와 신문은 전통 유명 신문들의 폐간, 급격한 부수 감소, 온라인 미디어로 이동하는 소비자로 말미암은 신문 이용의 공동(空洞)화 등 신문의 사망론이 운위되는 시대 앞에서 어떤 심정일까. 신문 저널리즘은 18세기 처음 등장한 이래 정치, 사법, 행정, 경제 및 교육제도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가치와 철학을 형성·공유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해 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신문이 수행하는 표현의 자유가 소통되는 공론장 역할로 사상과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충돌을 보장한다. 그래서 신문은 정치·경제·교육 제도처럼 사회공동체의 근간으로 인정돼 왔다. 전통 신문의 미래에 대한 비관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이용에서 경천동지의 변화를 고려하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를 포함하는 일체의 권력(집단)에 대한 감시 기능을 통해 사회가 민주적 공동체로 발전해 오는 데 기여한 경험을 고려하면 신문의 역할 유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제임스 레스턴은 토머스 제퍼슨 미국 2대 대통령의 ‘신문이란 대포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탄환을 장전하여 우리를 겨누어 왔다’는 말에 대해 ‘미국과 미국 대통령은 순종하는 신문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포화와 같이 시끄러우면서도 정확한 사실과 냉혹한 논평의 포격을 가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제임스 레스턴, 신문의 포열). 신문의 미래를 위해 명심해야 할 지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신문은 여러 권력의 균형자 역할을 하며, 신문에 나쁜 것은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신문은 여느 상품과 같을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신문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맡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문자로 적힌 것을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에 대한 정당한 지원은 우리 사회를 위한 정당한 지원일 것이다.
  • 90분간 악착 같았기에… 간신히 한 골은 건졌다

    90분간 악착 같았기에… 간신히 한 골은 건졌다

    축구대표팀이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세계랭킹 8위)를 상대로 따끔한 본선 예방주사를 맞았다. 세계적인 강팀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빈곤한 골 결정력과 세트피스 실점이라는 해묵은 숙제도 짊어졌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허무하게 두 골을 내줬지만 이근호(상주)가 후반 48분 만회골로 희망을 보여줬다. 홍 감독 취임 이후 6경기에서 1승3무2패. 지난 2월 크로아티아전 대패(0-4)를 설욕하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됐고, 상대전적도 2승2무3패가 됐다. 그래도 태극전사는 잘 싸웠다.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등 최정예 멤버가 빠졌지만 브라질(9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월드클래스임을 보여줬다. 장거리 이동에 시차적응 문제까지 있었지만 공격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했고, 수비라인은 견고했다. 탄탄한 체격과 긴 다리를 앞세워 편하게 공을 찼다. 홍명보호에서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포지션 찾기에 한창이어서 스쿼드를 대거 손질했다. 구자철을 내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고, 공격조합에 조동건(수원)·손흥민(레버쿠젠)·김보경(카디프시티)·이청용(볼턴)을 냈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처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삐걱댔다.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압박은 약했고, 전방으로 뿌려주는 패스도 질이 떨어졌다. 중앙에서 활약이 미미하니 왼쪽 날개 손흥민과 원톱 조동건이 고립된 건 당연했다. 전반 내내 오른쪽 이청용 혼자 ‘원맨쇼’를 펼쳤다. 우리가 날린 유효슈팅도 고작 1개. 홍 감독은 후반 한국영(쇼난 벨마레)을 넣으며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옮겼고 덩달아 한국의 흐름도 좋아졌다. 후반 1분 손흥민이 돌파 끝에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리더니, 후반 15분과 17분에는 이청용이 거푸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장을 꽉 채운 4만 723명 붉은 악마의 파도타기 응원으로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고질적인 실점 루트인 세트플레이에서 거푸 골을 내줬다.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도마고이 비다(다이나모 키예프)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6분 뒤엔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가 프리킥을 머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0-2. 이날 처음 발을 맞춘 포백 윤석영(QPR)·김영권(광저우)·곽태휘(알샤밥)·이용(울산)은 잽싸게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이근호가 ‘라스트 라스트 미닛’ 헤딩골로 영패를 면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엔 미드필드를 많이 내줘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를 했다. 어리고 경험 없는 선수들에게 좋은 경기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전형적인 원톱의 부재, 세트플레이에서 불안한 포백라인, 느슨한 수비조직력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이고르 스티마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테크닉·조직력·콤비네이션까지 전부 좋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면서 “축구에서는 골을 넣지 못하면 진다”고 훈수했다. 홍 감독은 조만간 영국으로 출국해 프리미어리거를 점검하며 박주영(아스널)·기성용(선덜랜드) 등 ‘겉도는’ 선수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새달 브라질(12일), 말리(15일)와 평가전을 치른다. 전주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美판사 “용서는 신이 하는 것” 발언한 흉악범에 사형 선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해 주는 것은 신이다(To error is human, but to forgive is divine)’ 명언으로 통하는 미국 속담이다. 하지만 경찰관을 살해하고 복역 중에는 여간수와 성관계까지 가진 흉악범이 반성문에서 형식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가 이에 열을 받은 미 연방 판사가 즉각 사형을 선고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넬 윌슨(31)은 지난 2003년 뉴욕시 스테이트아일랜드에서 무기 구매자로 위장한 경찰관 두 명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는 2007년에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어 번복되고 말았다. 이후 복역 중이던 윌슨은 자신을 감독하던 여간수와 감방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이 발각되어 혐의가 추가되었다. 윌슨과 성관계를 한 여간수는 임신까지 한 상태였으며 그녀 또한 징역 15년형에 처할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윌슨은 배심원들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잘못은 인간이 저지르고 용서는 신이 한다’는 형식적인 반성문만 제출해 결국 배심원들은 그에게 약물 주사를 통한 사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윌슨은 뒤늦게 자신의 변호사에게 잘못을 돌렸지만, 이 또한 먹혀들지 않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니콜라스 가로피스 미 연방 판사는 “윌슨은 가장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몇 달간 여간수와 성관계를 가지는 등 충격적인 범죄를 계속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니콜라스 판사는 또한 미 법무부에 어떤 연유로 이 같은 흉악범이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감옥의 독방에 수감되었는지를 조사하라고 판결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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