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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냐 존치냐 지역사회 시끌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냐 존치냐 지역사회 시끌

    충북 청주시가 신청사를 건립하면서 존치키로 했던 본관을 철거키로 입장을 뒤집자 시민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십억원이 들어간 신청사 설계는 재공모키로 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8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범석 시장 출범 후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와 사회적합의가 부정당하는 막가파식 불통행정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보존에서 철거로 돌아선 파행행정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범덕 전 시장 재직시절이던 2018년 시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등록 요구에 따라 본관 존치를 결정한 바 있다. 이들은 “본관은 좌우대칭의 외압적 외형에서 벗어나 주민친화적 열린공간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관청건물”이라며 “후지산과 욱일기를 본따 건축을 했다는 시의 주장은 본관을 설계한 강명구 건축가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설계 재공모 결정도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이미 본관 존치를 전제로 세계적 건축가의 설계가 완성됐고, 지급된 설계비만 97억원”이라며 “국제적 결례를 무릅쓰고 이를 무효화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의 부자도시들은 지역문화유산을 도시경쟁력의 토대로 삼고 있다”며 “본관을 지키기위해 문화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설명회와 문화재청을 통한 문화재등록 요구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주시의 철거 의지는 확고하다. 시는 지난 27일 증축 등으로 본관의 원형훼손이 심각하고 존치시 많은 유지관리비가 투입돼 철거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이 본관을 문화재등록 검토대상으로 선정했지만 보수·정비 등으로 본래 가치가 크게 떨어지거나 문화재 등록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출이 어려운 경우 문화재등록에서 제외할수 있다는 점도 철거이유로 들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등록 검토대상 가운데 옛 전북도청 등 5곳이 철거 및 철거 예정”이라며 “본관은 터 살리기, 핵심 축 보존 등 다양한 흔적을 살려 보존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설계 재공모와 관련해서는 부지 전체를 활용한 효율적 설계, 기존 설계 안 대비 공사비 및 유지관리비 절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재공모시 비용은 110억원으로 예상된다. 준공 목표는 당초보다 3년 늦은 2028년 11월이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3가에 위치한 시청 본관은 1965년 연면적 2001.9㎡ 규모의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뒤 1983년 4층으로 증축됐다.
  • 국내 건설업계 모듈러 시장 잰걸음…삼성물산·포스코건설·포스코A&C 맞손

    국내 건설업계 모듈러 시장 잰걸음…삼성물산·포스코건설·포스코A&C 맞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건설·포스코A&C가 해외 모듈러 건축 시장 개척을 위해 손을 잡았다. 3사는 ‘모듈러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 사의 역량과 강점을 활용해 국내·외 모듈러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모듈러 공법은 탈현장건설(OSC)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스마트건설 기술 중 하나다. 외벽체와 창호, 전기배선 등 자재와 부품의 70~80%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하는 방식이다. 골재를 세우고 콘크리트를 부어 짓는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에 비해 공사기간을 30%가량 단축할 수 있고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아 균일한 품질 관리에도 용이하다. 또 공사 중 안전사고 우려도 적다. 3사는 국내·외 모듈러 연계사업 협력과 공동수행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공동연구·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중동 등 해외 모듈러 시장 개척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모듈러 건축 관련 시장은 세계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9% 내외의 성장이 예측될 정도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를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준공한 바 있다.또 포스코건설과 자회사 포스코A&C는 평창 동계올림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 옹진백령 공공실버주택, 인천 그린빌딩 교육연구시설을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했다.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모듈러 건축물인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 역시 포스코건설·포스코A&C가 지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모듈러 건축 확대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19일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6-3 생활권에 모듈러 통합 공공임대주택단지 착공식을 열었다. 2024년 하반기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상 7층 4개 동 415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되는 주택 중 국내 최대 규모(가구 수 기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짓고 있는 경기 용인 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은 13층으로 준공 시 국내 모듈러 주택 중 최고층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호반건설은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 중학교 증축 공사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을 통해 해외 모듈러 시장을 공략 중이다. 정훈 포스코A&C 사장은 “빠르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모듈러 공법이 건설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3사 협력을 통해 모듈러 시장을 선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동해안 낀 경북도, 파도로 전기 만드는 사업에 뛰어 든다

    동해안 낀 경북도, 파도로 전기 만드는 사업에 뛰어 든다

    동해안을 낀 경북도가 파도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波力) 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주목된다. 파력 발전은 공해가 없는 해양에너지로 21세기를 이끌 청정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27일 동부청사에서 ‘동해안 파력발전’ 기획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했다. 도는 연안,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파력발전 장치 설치와 관련한 입지 여건을 조사·분석하고 향후 파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기반 확보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했다. 파력발전은 파도 움직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해양에너지로 태양광, 풍력보다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영국 등 유럽연합 일부 국가만 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다. 도는 이번 용역 결과 울릉 태하포구·현포항·남양항, 포항 영일만항이 파력발전에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앞으로 동해안 파력발전 실증시험을 통해 경제성이 입증되면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경곤 경북도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은 “국내 파력발전 기술은 실증단계이며 경북 동해안은 파랑 조건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파력 발전은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KRISO)가 해양수산부 과제를 받아 2016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용수시험파력발전플랜트(500㎾급)으로를 건설한 바 있다. 1만 2000t 규모의 콘크리트케이슨 방식으로 가로 37m, 세로 35.2m, 높이 29.5m 규모다. 2021년 11월엔 제주 추자도에 방파제와 연계한 묵리파력발전소를 건설해 현재 실증운영 단계에 있다.
  • (기고) 물은 누구의 것인가?

    (기고) 물은 누구의 것인가?

    ‘충북의 정당한 물사용권을 보장하라’는 성명을 충북지사와 도내 국회의원, 시장·군수가 지난 22일 발표했다. 댐피해극복과 수리권회복을 위해 이렇게 한뜻이 된 적이 있던가? 연간 용수공급능력이 소양강댐(12억1300만㎥)보다도 훨씬 많은 충주댐(33억8000만㎥)과 대청댐(16억4900만㎥)이 있음에도, 정작 충북은 20개 다목적댐 전체 공급량 1239만t/일의 8.1%인 100만t/일을 제공받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북소재 용담댐물은 전북이 전량 쓰는데 충북은 심한 차별을 받는다며, 반도체, 바이오건강, 전지산업 등의 육성을 위한 물공급 확대를 요구했다. 댐문제의 본질은 수리권이다. 어느 날 세계적인 호반관광도시를 만들어 준다며 순진한 농민들 속여 거대한 콘크리트 둑 쌓고 ‘저 물은 수공과 한수원 것이다. 거기서 번 돈은 우리 것이다. 하지만 피해는 지역과 주민들이 온통 지세요.’ 이런 고약한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우선적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댐 법을 개정해야 한다. 댐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법), ‘제5조(댐관리청과 댐수탁관리자) ① 댐은 환경부장관이 관리한다.’를 ‘댐소재지 시도지사와 공동관리한다.’로 변경해야 한다. 변경할 것이 많지만 이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댐소재 지역정부와 주민추천대표가 댐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물과 발전판매 수입은 원칙적으로 피해지역 것이다. 국가는 댐을 세우면서 지역이 투자할 기회를 박탈했다. 돈 되는 사업을 그간 독식한 것이다. 태고이래, 지역을 흐르던 하천에 일방적으로 둑 쌓고 ‘그 물은 국가 것이요’라는 것은 ‘짐이 나라요’라는 봉건시대나 가능한 일이다. 댐건설법은 말이 법이지 횡포를 합법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치와 분권시대에 댐정책은 관습적 수리권이 널리 인정된 고려·조선시대보다도 훨씬 못하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연 2500억원에 이르는 충주댐 이익금 중 피해지역인 충주·제천·단양은 연 35억원을 받았다. 세상에 이런 불공정한 일을 어찌 국가가 하고 있단 말인가? 피해지역을 도와준다고(?) 조성하는 출연금이 있다. 그런데 충주·소양댐의 그것으로 전국 댐지역에 주고 있다. 기막힌 이중 약탈이다. 수공과 한수원만 욕할 일인가. 이를 방치한 피해지역 지도자는 대오각성해야 한다. 사유재산과 환경권이 강화된 지금 이런 일탈에 법적 대응해야 된다. 말과 성명서로 바뀌지 않는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수자원정의를 세우기 위해 나선 충북지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를 위해 어디서 그 원천 동력을 확보할 것인가. 바로 피해지역민과 이를 위해 일하는 댐단체, 전문가다. 강원도와 팔당, 안동, 담양 등과 연대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소위 바다 없는 충북특별법제정에 집중할 것이지 고민이 필요하다. 해수부 예산을 1%도 못 받는 현실에서 명분은 있으나 ‘충북’으로 했을 때, 지역마다 다른 사안을 가지고 ‘00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일이 초래될 수 있고, 입법과정에서 고립될 수 있다. 또한 특별법제정과 ‘충북댐용수 사용권 정상화’ 요구가 댐피해지역의 이익과 일치되는지 의문이 있다. 충북이 댐피해를 당하고 있으니 용수공급량을 늘여달라고 했다. 도내에서 용수가 절실한 곳은 청주권이다. 충주·대청댐 피해지역 내세워 충북경제의 80%를 점유하는 청주권성장을 위해 용수공급 확대를 주장한다면, 이는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물리는 것이다. 청주의 눈으로 충북과 전국을 그려선 곤란하다. 또한 “북한강 수계의 수자원은 수도권에서, 남한강 수계의 수자원은 충북에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은 강원도민과 팔당민에게 상처와 오해를 줄 수 있다. 지역주의로는 댐법 개정도 특별법제정도 쉽지 않다.
  • [세종로의 아침] 가덕도 신공항 건설, 이제 ‘정치’는 빠져라/류찬희 경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가덕도 신공항 건설, 이제 ‘정치’는 빠져라/류찬희 경제부 선임기자

    동남권신공항 건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입지는 이미 부산 가덕도로 결정됐다. 특별법에서 입지를 가덕도 일원으로 못박았기 때문에 입지를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최근 공항 기본계획수립 용역도 시작돼 더는 되돌릴 수 없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부는 애초 지역 간 갈등을 해결하고, 객관적인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김해신공항을 동남권신공항으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지난해 지자체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여야 가리지 않고 표를 얻기 위해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기로 하면서 정책 결정을 뒤집었다. 정책 결정 과정으로 볼 때 나쁜 선례였지만, 특별법까지 마련된 이상 더이상의 입지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제는 안전한 공항을 건설하고, 많은 외국 항공사가 취항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2의 인천공항’으로 만드는 과제만 남았다. 이런 가운데 가덕도 국제공항 건설의 안전성을 흔들 수 있는 정치적 움직임이 감지돼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공항 건설에는 물리적인 기간이 따르는데도 정치적으로 공기 단축을 결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뭐든지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정치 만능주의가 또 피어오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규모 국제공항을 건설할 때는 공기보다 안전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은 평지의 단단한 땅에 건설되는 공항이 아니다. 깊은 바다 위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식으로 건설된다. 이곳은 해마다 강한 태풍이 지나는 길목이고, 바깥 바다라서 파고도 높다. 이런 곳에 들어서는 공항은 무엇보다 단단한 지반이 요구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매립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주변 산을 깎아 깊은 바다를 메우고 서서히 땅을 다져 가며 지반 안전성을 확인하고서 활주로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매립지는 비록 허용한도의 침하가 생기지만, 육지의 연장이라서 상대적으로 지반이 안정적이다. 세계적으로도 바다에 접한 대규모 국제공항은 모두 매립식으로 건설됐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부유식 공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최근 급부상했다. 이유는 한 가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다.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이전에 공항을 열려면 공기를 단축하는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목소리가 공항토목 전문가의 검증된 견해가 아니라 정치권과 일부 지자체가 밀어붙이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국제공항은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전제로 건설된다. 국제공항 활주로는 상하좌우 작은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공항을 건설해도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국제공항의 이름을 붙일 수 없다. 항공사들은 철저히 안전성이 확보된 공항에만 취항한다.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경제성 없는 공항은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도 국제공항 건설에 부유식 공법을 적용한 사례가 없다. 일본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부유식 활주로 건설 연구를 했지만, 적용하지 않았다. 안전성 담보와 국제 인증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해서다. 우리나라 건설 시공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공항 건설 경험도 풍부하다. 부유식 공법이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품어서도 안 된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을 세계적인 안전한 공항으로 건설하려면 건설 공법만큼은 공항토목 전문가들의 깊은 검토를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 공기 단축 방법은 안전한 공법을 먼저 결정하고서 찾아도 늦지 않다. 공항 입지를 뒤집는 것은 정치적으로 가능했을지 몰라도, 공항 건설 공법까지 정치적인 잣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이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정치’는 빠져야 한다.
  • ‘빛의 캔버스’ 된 채석장, 고흐와 함께 거닐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빛의 캔버스’ 된 채석장, 고흐와 함께 거닐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버려진 채석장 사면 채운 예술의 빛바위의 결·무늬, 원초적 美 드러내음악·관객 움직임 더해 치유 장소로 소외되는 관객 없이 영화 보듯 관람단순 감상 넘어 적극적 창조자 역할뛰어가는 아이들마저 하나의 작품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말기, 절대로 만지지 말기, 무조건 조용히 하기. 이렇듯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어떤 조심스러움이 필요하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에 소지품 검사를 하는 곳도 많고 백팩은 반드시 사물함에 맡기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으며 작품 사진을 찍지 못하는 곳도 많다. 그런데 가끔 이런 조심스러움을 확 벗어던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작품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꾸밈없이 느끼고 싶을 때. 복잡한 에티켓을 잠시 잊고 그저 작품 속으로 온전히 빨려 들어가고 싶을 때. 그럴 때 나는 프랑스 남부 레 보드프로방스의 ‘빛의 채석장’을 떠올린다. 나에게 미술을 말 그대로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의 기쁨을 알려 준 곳이다. 이곳에서는 그림이 천장 위에도, 바닥 위에도 ‘상영’되기에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그림을 자연스럽게 만질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실제 그림이 아니라 벽에 투사된 이미지이기에 관객들은 그림을 향해 마음껏 손을 뻗어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아무 데서나 주저앉아 영화처럼 그림을 감상해도 되고, 공간을 가득 채우는 웅장한 음악 소리에 묻혀 웬만한 속삭임은 타인에게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작품 위를 성큼성큼 걸어가도 되고, 작품 속에서 남몰래 살짝 춤을 춰도 되는 그런 자유로운 미술관. 아이맥스 영화관 같기도 하고 초대형 미술관 같기도 한데, 극장처럼 어둡지도 않고 미술관처럼 조용하지도 않아 흥미로운 곳이다. 관객이 미술작품의 퍼포먼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느낌을 주는 장소이기에 더욱 기분 좋다. 원작을 직접 관람하진 못하지만 뛰어난 화질과 엄청난 사이즈로 작품을 확대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게다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가의 작품을 한 장소에서 몰아 보는 기쁨도 쏠쏠하다. 한 화가의 작품을 마치 자서전처럼 연대별로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배움의 기쁨도 함께한다. 빛의 채석장에서 미술과 음악은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의 아름다움을 증폭시킨다. 미술은 음악으로 인해 더욱 커다란 울림으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의 목소리도 음악에 파묻혀 더이상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미술과 여타 예술의 컬래버레이션은 관객에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하는 ‘백조의 호수’에 맞춰 홀로 춤을 추는 댄서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는 파리의 오랑주리미술관에서는 무용수가 그림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춤을 추는 공연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멋진 퍼포먼스는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백남준의 ‘다다익선’ 앞에서 멋진 오케스트라 공연을 해도 좋을 것 같고, 김환기의 그림 앞에서 현악사중주나 무언극을 관람해도 멋지지 않겠는가.●건축비 아끼고 지역 경제도 살려 무엇보다도 작품 앞에 관객이 서 있을 때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이 빛의 채석장의 또 다른 묘미다. 보통 미술관에서는 ‘내 차례’가 오기까지, 다른 관객이 그림을 다 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만 그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빛의 채석장에서는 어떤 후미진 공간에서도 그림이 시원하게 보이기 때문에 키 큰 앞사람의 머리에 가려 안 보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사방에서 무한히 터지는 불꽃놀이처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천장과 바닥, 사면을 꽉 채울 때 고흐의 별빛 속을 걸어가는 관객의 모습은 더욱 애잔한 감동을 준다. 고흐는 하늘에서 신명나게 붓을 놀려 별빛을 뿜어 대고, 우리는 그 별빛을 머리 위에 한가득 맞으며 춤을 추는 기분이다. 기존의 미술관에서는 텅 빈 공간을 그림이 채우고 있는데, 빛의 채석장에서는 그림 자체가 또 다른 어엿한 공간이 된다. 왜 우리는 아무리 아름다운 장소에 가도 ‘더 아름다운 장소’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일까.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말처럼 정말 인간은 욕망이 충족될수록 더 큰 욕망을 갖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일까. 그런데 더 큰 욕망을 갖는 일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더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하고 싶은 열망 속에는 더 아름다운 장소를 ‘창조’하고 싶은 꿈도 함께 깃들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장소들을 자꾸만 바라보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장소를 내 손으로 가꾸고 싶다는 꿈도 자라난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은 전 세계 건축가들에게 눈부신 영감을 선물했다. 쇠락한 공업도시였던 빌바오는 구겐하임미술관이라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통해 단 하나의 아름다운 장소만으로도 도시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한 것이다. 그처럼 빛의 채석장도 인구절벽을 향해 치닫던 레 보드프로방스의 운명을 바꿨다. 빛의 채석장은 구겐하임미술관처럼 엄청난 건축비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더욱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아름다운 공간을 원하고 또 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빛의 채석장은 예술가들의 꿈을 이뤄 주는 공간, 미술을 사랑하지만 매번 머나먼 나라의 거대한 미술관에 가서 원작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꿈을 이뤄 주는 공간이다. 원화를 모방한 가상의 이미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관객의 움직임, 그림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서 이곳 자체가 또 하나의 치유적 장소가 된다. 빛의 채석장에서는 누구나 고흐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의 친구가 되고, 모네의 수련이 가득한 연못 위에 배를 띄워 평화롭게 노 저으며 모네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빛의 채석장이 아름다운 이유는 채석장 위에 아름다운 영상을 ‘덧입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버려질 뻔한 채석장에 ‘예술의 빛’을 비춤으로써 그 채석장의 바위 하나하나가 지닌 ‘결’과 ‘무늬’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예술이라는 빛이 거대한 돌들을 비추자 하나하나의 돌들이 지닌 결과 무늬가 저마다의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새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돌들에 비친 그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돌들 자체가 아름다웠다. 빛의 채석장은 첨단형 미디어아트이기 이전에 원초적 대지의 예술이 아니었을까. 자연 속 대지는 우리에게 매일 풍요로운 아름다움을 선물하는데, 우리는 그 대지의 빛을 잿빛 콘크리트 건물로 가린 대도시에서 그 야생의 빛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스토리텔링으로 다시 태어나는 작품 나는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 고흐가 거대한 채석장의 바위들 속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숨 막히는 감동의 눈길로 바라봤다. 고흐의 그림들이 평소보다 아름다워 보일 뿐 아니라 채석장의 돌들 자체가 고흐의 그림으로 인해 ‘그저 평범한 바위’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캔버스’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잃어버린 장소, 버려진 채석장이 미술작품의 아름다움과 예술가의 삶이라는 스토리텔링과 첨단과학의 힘으로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지역경제 전체를 살려 냈다. 이런 공간에서는 관객이 ‘나는 미술에 문외한이야’란 생각 때문에 소외되지 않는다. 마치 영화를 보듯 편안하게 미술을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작품과 관객 사이의 머나먼 거리가 좁혀지고, 전문적 비평가와 아마추어 관람객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예술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아이들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 속으로 뛰어가도 그림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처럼 보인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 밑으로 뛰어가는 아이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고흐는 거대한 우주의 캔버스 위에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마치 페인트칠하듯 그려 주고, 사람들은 고흐가 창조해 낸 거대한 예술의 공간에서 웃고, 울고, 뛰고, 거닐고, 춤추며 작품 ‘안쪽’의 공간을 살아가는 거주민이 된다. 빛의 채석장에서 고흐는 화가를 뛰어넘어 건축가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돼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새롭게 재창조한다. 관객은 그림 ‘밖에서’ 그림을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안에서’ 그림과 함께 숨 쉬는, 적극적인 미의 창조자가 된다. 관객이 그림 위에 서 있고, 그림 옆에 기대고, 그림 속으로 걸어가고, 그림 아래로 뛰어감으로써 그림은 때로는 거대한 벤치가 되고, 때로는 천장이 되고, 마침내 그림 자체가 거대한 장소가 돼 관객의 마음속에서 찬란하게 물결친다. 문학평론가·작가
  • 철근 더 넣고, 바닥 높이고, 경보음 울리고… 층간소음 꼼짝 마

    철근 더 넣고, 바닥 높이고, 경보음 울리고… 층간소음 꼼짝 마

    건설사들이 앞다퉈 ‘층간소음 줄이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소음 저감을 위한 기술 연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음 기준치가 한층 엄격해진 탓이다. 최근 정부의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뛰거나 걷는 동작으로 발생하는 직접 충격 소음 기준치를 주간 43데시벨(dB)·야간 38dB에서 주간 39dB·야간 34dB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보다 4㏈ 낮아지는 데다 완공 뒤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보완 시공도 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삼성물산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연구소인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을 운영한다. 총면적 2380㎡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연구 시설뿐 아니라 층간소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곳에선 벽식·기둥식·혼합식·라멘(내부의 벽이 아닌 층을 수평으로 지지하는 보와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버티는 구조) 등 4개의 주택 구조를 적용해 구조별로 소음이 전파되는 과정을 확인한다. 아파트에서 사용되는 바닥 슬래브 두께별 충격음의 차이를 체험 및 연구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소음 저감 기술인 ‘고중량·고유동 바닥 재료를 활용한 300㎜ 슬래브’도 시범 적용해 효과를 확인한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3중 바닥 구조’를 개발했다. 바닥을 지탱하는 콘크리트 슬래브에 철근을 추가 시공해 강도를 높이고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에서 70㎜, 차음재 두께는 30㎜에서 40㎜로 높였다.현대건설은 고성능 완충재에 특화된 소재를 추가로 바닥에 입혀 충격 진동수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건설사 최초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 및 중량 충격음 부문 1등급 인정서를 취득했다. DL이앤씨도 자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인 ‘디사일런트2’를 특허 출원했으며 ‘층간소음 알리미’ 상용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알리미는 거실과 집안 벽면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환경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인 4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주의’ 알림이 울리고, 1분 평균 43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경고’ 알림이 울리는 기술이다. 포스코건설도 하이브리드 강성보강 바닥시스템인 ‘안울림’을 개발했다. 업계에선 건설사들의 다양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이 향후 주택 수요를 견인하는 특화 설계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분양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 품질 개선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분양가 상승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서울시 도시안전건설위, 품질시험소 방문…“철저한 건설자재 품질관리” 주문

    서울시 도시안전건설위, 품질시험소 방문…“철저한 건설자재 품질관리” 주문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송도호)는 지난 22일 서울시 건설사업에 사용되는 아스콘, 콘크리트, 철강재 등 건설자재의 품질을 시험하는 서울특별시 품질시험소를 방문해, 부실공사 예방 첫걸음은 철저한 건설자재 품질관리임을 강조하고 품질시험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도시안전건설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서울특별시 품질시험소(이하 ‘품질시험소’)를 방문해 사업 추진에 대해 보고받은 후 건설자재의 품질을 시험하는 토질재료 시험실과 화학 시험실의 시험 과정 시연을 참관했으며, 연이어 택시미터기 검정과정 등을 현장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는 건설현장 품질관리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서는 단순 지적위주의 점검에서 탈피해 현장여건에 맞는 품질관리 점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현장 시공시 품질관련 문제점 해결과 개선 대책을 신속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위원장은 현장점검을 마무리하며 품질시험소는 품질시험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기관 간의 업무 연계와 지속적 장비 확충 등을 통해 시험능력을 향상할 것과 시험종목의 확대와 시험 과정·통보의 전산화로 고객 지향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 세종에 국내 최대 모듈러 주택단지 착공...7층, 4개동·416가구

    세종에 국내 최대 모듈러 주택단지 착공...7층, 4개동·416가구

    세종 행복도시에 국내 최대 모듈러 주택단지가 조성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9일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6-3생활권에서 모듈러 통합 공공임대주택 단지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종 모듈러 통합공공임대주택 단지는 지상 7층(4개동), 416가구로 가구 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가구 면적은 21∼44㎡ 규모이다. 다양한 입면과 충분한 채광을 확보하도록 복층 테라스 세대를 도입해 일반 공동주택과 같은 쾌적한 주거성능뿐만 아니라 미관과 도시경관도 살리게 설계했다. 2024년 하반기 준공 및 입주 예정이다. 모듈러주택은 외벽체, 창호, 전기배선,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 자재와 부품의 70~80%를 공장에서 박스 형태로 사전 제작해 현장에 운반해 설치하는 탈현장 건설공법(OSC·Off-Site Construction)을 활용한 주택이다.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30% 단축할 수 있고 탄소 및 폐기물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공법이다. 건설업의 낮은 생산성, 인력난, 안전·품질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국토부는 모듈러주택 건설 핵심기술을 개발하고자 2014년부터 연구개발 실증사업으로 충남 천안 두정 모듈러주택(40가구, 6층), 서울 가양 행복주택(30가구, 6층)을 준공했고 경기 용인 영덕에 국내 최고층인 13층 규모의 모듈러주택(106가구)을 건설하고 있다. 이원재 국토부 제1차관은 착공식에서 “모듈러주택은 기능인력 고령화와 내국인 숙련인력 감소 등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공기단축 및 스마트건설기술을 통한 건설생산성 향상, 현장 안전문제 해결, 환경비용 줄이기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주택건설산업의 혁신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최근 역대급 폭우와 태풍이 이어지면서 그 원인으로 지목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사실 인류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수한 대책을 구상해 왔다. 예컨대 미국의 지구공학계에선 화산 폭발로 성층권(고도 10~50㎞)에 이산화황이 쌓이면 황산 분자가 태양광을 산란시켜 기온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항공기에 20t가량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 상공에 살포하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이 줄어들어 기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도 지구를 식히는 데 인간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2015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신작 ‘화이트 스카이’에서 이처럼 지구의 위기를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조명한다.하지만 저자는 오만한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인류에게 경고한다. 우선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인 탄산칼슘이나 황산염을 살포하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다시 땅에 떨어지므로 계속 보충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하던 작업을 갑작스레 중단한다면 지구는 거대한 오븐의 문을 연 것같이 다시 급격한 온도 상승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 더 많은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할수록 하늘은 흰색으로 변해 더는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은 끝이 없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제거를 위해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든지 올림픽 수영경기장 크기의 구덩이 1000만곳에 나무를 묻어 탄소를 격리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약 900만㎢의 면적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구덩이 1000만곳을 파려면 200만명의 인력과 20만대에 달하는 중장비로 1년 동안 작업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던 1950~60년대에는 인간의 편의에 따라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 나오기도 했다. 소련 과학자 표트르 보리소프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을 가로지르는 댐을 건설해 북극의 만년설을 녹이자고 제안했다. 북극해에서 차가운 물을 끌어올려 베링해에 쏟아 내면 북대서양의 따뜻한 물이 그 자리에 유입돼 극지방의 겨울이 따뜻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인류의 편의대로 기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오만한 태도다. 저자는 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호기롭게 덤볐다가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재앙을 일으킨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기도 한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FWS)이 1963년 수생 잡초를 억제하고자 아시아 잉어를 도입했는데, 이들이 토종 물고기를 압도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했다. 미국 시카고 운하에서는 강 수역을 넘나드는 외래 어류의 오대호 유입을 차단하려고 전기 장벽을 가동했다.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멸종위기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를 만들어 원서식지를 재현하는 모습에서는 생물 다양성을 지키려는 처절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하나의 생태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에 비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라고 탄식한다. 영국 환경운동가 폴 킹스노스는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라고 말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가 제시한 의견들은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애초에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는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미친 것처럼 보이는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라도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닌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면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되묻는다. 이제 인류는 산업화 이전 기후로 돌아갈 수 없고 하얀 하늘 아래서 살 것을 준비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진 않지만 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 영화 틀 깨부순 ‘누벨바그’ 거장, 잠들다

    영화 틀 깨부순 ‘누벨바그’ 거장, 잠들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운동 ‘누벨바그’(뉴웨이브·새로운 물결) 사조를 이끌었던 현대 영화의 아이콘 장뤼크 고다르 감독이 별세했다. 91세.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이 고다르 감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그는 영화 평론지 ‘카이예 뒤 시네마’에서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과 함께 기고 활동을 하며 누벨바그를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다. 1954년 영화 ‘콘크리트 작전’으로 데뷔한 그는 기존 영화의 문법을 거스르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주목을 받은 ‘네 멋대로 해라’(1959)로 이름을 널려 알렸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 ‘비브르 사 비’, ‘자기만의 인생’, ‘미치광이 피에로’, ‘경멸’ 등이 있으며, 1965년 ‘알파빌’로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그는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 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영화 혁명가’로도 불렸다. 그는 “무언가를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로 데려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고다르처럼 영화적 전통을 파괴하는 방식을 이어받은 감독으로는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세이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이 꼽힌다. 새롭고 실험적인 연출로 현대 영화의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점 등을 인정받아 2011년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2018년 영화 ‘이미지 북’으로 칸영화제 특별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2년 전까지도 각본을 쓰는 등 누벨바그의 마지막 감독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 왔으며, “영화는 현실이나 또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돼야 할 고유의 장르”라는 신조를 평생 충실히 지켰다. 로이터는 “헝클어진 머리와 굵은 뿔테 안경 차림의 고다르는 영화감독과 배우를 일류 화가나 문학의 대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우상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은 것”이라고 추모했다.
  • 佛 영화 전설 장 뤽 고다르 감독 별세

    佛 영화 전설 장 뤽 고다르 감독 별세

    프랑스의 전설적인 감독 장 뤽 고다르(91)가 별세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리베라티옹 보도를 인용해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1930년생인 그는 카이예 뒤 시네마라는 잡지 평론가로 활동하다 1954년 영화 ‘콘크리트 작전‘으로 데뷔했다. 1959년 ‘네 멋대로 해라’로 널리 알려졌고, 1960년대 프랑스의 영화 운동 ‘누벨 바그‘(뉴 웨이브, 새로운 물결)를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후 ‘비브르 사 비’, ‘경멸‘, ‘작은 병정’ 등의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손에 쥐고 사용하는 핸드 헬드 카메라의 사용을 정착시키고, 영상을 일부러 흐름이 끊어지게끔 편집한 점프 컷 등 혁신적인 시도로 ‘영화 혁명가‘라고도 불렸다. 2018년 영화 ‘이미지 북’으로 칸 영화제 특별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는 2011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또 2년 전까지도 각본을 쓰는 등 누벨 바그의 마지막 감독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으며, “영화란 현실이나 또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되어야 할 고유의 장르”라는 개념을 평생 충실히 지켰다.
  •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내년 2월 발의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내년 2월 발의

    정부가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내년 2월 발의하고, 국토교통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투트랙’으로 신도시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을 마련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기 성남(분당), 고양(일산), 안양(평촌), 부천(중동), 군포(산본) 등 5개 자체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기 신도시 정비 추진방안’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합의했다. 국토부는 원활한 신도시 정비와 마스터플랜 실행의 법적 지원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제도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과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내년 2월에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또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되 국토부는 정비기본방침을, 각 지자체는 정비기본계획을 동시에 마련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했다. 정비기본방침은 1기 신도시 등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정비 가이드라인으로, 도시기능 성장 방안·광역교통 및 기반시설 설치 방안·지자체 정비계획과 연계한 특례 및 적용기준·선도지구 지정에 관한 사항을 담게 된다. 정비기본계획은 정비사업의 기본방향과 주거지·토지이용관리계획, 기반시설 설치계획, 정비예정구역 지정, 용적률·건폐율 등 밀도계획, 이주대책 등을 포함한다.국토부는 또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경기도와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행정적 실무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장급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간담회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단순히 콘크리트를 재건축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성세대 국민들의 인생을 재설계하고 지역주민들 삶의 미래를 찾아나가는 인생 재건축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속하게 추진하고 소통체계를 강화해 1기 신도시 주민들께 정책 추진 상황을 수시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려한 화단과 척박한 땅의 간극/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려한 화단과 척박한 땅의 간극/식물세밀화가

    유년 시절의 추억 속 식물을 떠올려 본다. 우리 집 거실에 있던 소철 화분과 보라매공원에서 본 붉고 노란 튤립.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식물은 대부분 재배식물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지난여름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창에 닭의장풀 꽃 사진을 올렸더니 친구 하나가 어릴 적 이 식물을 잉크꽃이라 불렀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경기도 양평에서 나고 자란 친구는 자신이 식물에 딱히 관심 있던 것은 아니지만 닭의장풀, 애기똥풀, 하늘타리와 같은 들풀을 자주 봐 온 터라 자연스레 들풀 이름을 많이 알게 되었다 말했다.친구와 나는 같은 시기 같은 한국, 50㎞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살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에 둘러싸여 있었다. 재배식물을 보아 온 나와 자생식물을 보아 온 친구 사이에는 각자가 살아온 땅의 간극이 분명 존재했다. 일정 장소에 모여 사는 식물군, 식생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기후와 토양, 지형이다. 남미의 사막에 사는 식물과 우리나라에 사는 식물이 다르고, 내가 사는 경기도와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식물도 다르다. 그러나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땅의 식생 차이는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인위적인 개발의 영향이 훨씬 커 보인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식물 수업을 하던 중 제철을 맞은 앵두(앵도)나무 이야기를 꺼냈다. 한참 앵두나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어린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를 물으니 학생 3분의2가 앵두를 모른다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며 가만히 앵두나무를 되뇌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앵두나무는 도시 주택의 정원수로서 흔히 심어져 왔다. 그러나 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앵두나무는 뽑히고 베어져, 이제 이들은 서울 공원이나 대형 정원 혹은 경기도 외곽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우리가 고층 건물을 짓느라 앵두나무를 도시 밖으로 내쫓은 셈이다. 앵두나무와 감나무, 할미꽃이 있던 도시 주택가는 콘크리트와 시멘트를 부어 만든 새 아파트와 외국에서 육성된 이름 모를 외래 식물이 가득한 화단이 되었다. 앵두나무가 있기 전의 땅에는 또 다른 고유 식물들이 살아왔을 것이다. 지루하고 지저분한 것은 멀리 내쫓고, 새롭고 깨끗한 존재를 내 가까이에 들여놓는 일의 반복이야말로 지금껏 인류가 해 온 일이다.가끔 도심 화단을 지날 때면 식재된 식물종의 다양성과 화려함에 놀라곤 한다. 생소한 품종의 달리아, 해바라기, 튤립 외에도 범부채와 나리, 상사화와 같은 야생화 그리고 민트, 로즈메리 등의 허브식물도 볼 수 있다. 예산이 넉넉한 지역일수록, 주민의 미감이 까다로울수록 그에 맞게 화단 생태계는 발전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여전히 이용되지만 더이상 도시 안에서 식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앵두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그 외의 채소와 과일의 행방을 생각해 보자. 서울에서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경기도 외곽 지금 내가 사는 지역에는 크고 작은 공장과 택배회사, 갖가지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농장이 즐비하다. 신선한 상태의 식재료를 서울에 공급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에 생활용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외곽에 농장과 공장을 지어야 했다. 가끔 이곳은 서울을 위해 존재하는 동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곳은 아니었다. 어릴 적 아버지의 고향인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농촌 마을이었으나, 이제 귀한 야생화나 여유로운 농촌 풍경 대신 트럭 무게에 깨진 콘크리트 사이를 비집고 나온 잡초들이 무성하다. 물론 우리 지역이 도시 조경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십여 년 전, ‘공장지대’가 된 초기만 해도 봄이 되면 지자체에서 길가 화단에 대대적으로 화려한 재배식물 모종을 심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트럭들이 오가며 내뿜는 매연과 뜨거운 바람 그리고 쓰레기 때문에 화단의 꽃이 잘 자라지 못하다 보니 이제 지자체에서는 화단에 맥문동과 팬지처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생존력이 강한 소수의 식물만을 심게 되었다. 흙이 노출된 땅에는 오염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는 애기똥풀, 딱지꽃, 지칭개와 같은 들풀이 건조한 모습으로 생장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매일 만나는 식물 풍경이다. 내 눈앞에 화려한 재배식물 화단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생존력이 강한 식물만이 살아갈 수 있는 오염된 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경기도 외곽의 어느 동네를 산책하며 깨달았다.
  • 민간 건설 공사비에 ‘물가상승률’ 반영

    민간건설공사 공사비 산정에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반영된다.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기간에 따라 건설사업자와 주택건설등록업자에게 벌점을 경감해 주는 제도가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에도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 3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9건의 규제개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민간 건설공사 계약에서 철근, 콘크리트 등 특정 품목의 자재비 인상은 공사비에 일부 반영하지만 전체적인 물가가 상승분은 공사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규제개혁위는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에 ‘품목조정률’ 방식뿐 아니라 ‘지수조정률’ 방식을 명시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지수의 변동에 따라 공사비 인상을 가능하게 했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발주청과 인허가 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시간은 현재 ‘2시간 이내’에서 ‘6시간 이내’로 완화된다. 현장 신고를 받은 발주청과 인허가 기관이 국토부에 2차 신고를 해야 하는 시간도 현행 ‘24시간 이내’에서 ‘48시간 이내’로 조정된다. 사건 발생 이후 인명구조 등 응급조치에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조치다.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면제되는 건축물의 증축 범위가 현행 기존 대지 면적의 5% 이내에서 10% 이내로 완화되고, 이에 따른 부지 확장도 대지 면적의 10%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영농활동에 필요한 농산물 저온저장고는 신고만 하면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법 시행령이 개정된다. 1종 근린생활시설에도 동물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이륜자동차 번호판의 지역표기 삭제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 “슬픔과 회한이…” 힌남노 앞두고 기상청이 주목한 ‘이 숫자들’

    “슬픔과 회한이…” 힌남노 앞두고 기상청이 주목한 ‘이 숫자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립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를 발표하는 기상청 브리핑에서 설명자로 나선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4일 오전 브리핑 말미 이 같은 말을 꺼냈다. 힌남노는 5일 오후 9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에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180㎞ 해상을 지나 6일 오전 9시 강도가 ‘강’인 상태로 부산 북북서쪽 20㎞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륙 시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50hPa과 43㎧로 전망되는데 이대로면 가장 강한 세력으로 국내에 상륙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석관은 힌남노 예상경로 등을 전한 뒤 대한민국에 상륙했던 역대 태풍 이름과 사망자, 이재민 수, 재산피해 금액 등을 자세히 정리해놓은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 때문에는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으며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는 5조1479억원인데 이는 태풍 재산피해액 역대 1위에 해당한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이다. 이재민은 6만1844명 발생했고 재산피해액은 4조2225억원이었다. 2004년 제15호 태풍 메기 때문엔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원이었다.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선 6명이 사망했고 6714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는 2150억원 발생했다. 이 분석관은 “이 숫자들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있다”라면서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고 강한 비가 예상되니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석관은 “(태풍이 올 때)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린다”라며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이번 태풍, 경로가 의미가 없다” 힌남노는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155km/h로 국내에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했던 1959년 ‘사라(951.5헥토파스칼(hPa)·부산)’와 두 번째로 강했던 2003년 ‘매미(954헥토파스칼(hPa)·통영)’를 넘어선다. 힌남노는 충분히 강해진 상태에서 한반도에 상륙하기 때문에 많은 비뿐 아니라 매우 빠르고 강한 바람까지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 강풍반경이 380㎞여서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태풍 같은 규모와 세기에 있어서는 태풍의 경로 논의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장은 “서쪽이냐 동쪽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라며 “태풍의 강도와 그 규모는 세기가 약화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워낙 크고 강력한 태풍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나 무조건 대비를 철저히 해야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대한 여파에 대해서는 “서울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 남부와 강원도까지는 충분히 태풍에 약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풍속 15~20m/s로 사람이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강풍도 불고 비도 많이 오기 때문에 중부지방도 충분히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매미’ 위력 넘어서는 태풍 상륙 기상청장은 인명 피해를 우려하며 “태풍이 지나가는, 길어야 12시간 동안은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모든 대비를 해달라”라며 “안전한 곳에 계시고 위험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이 되셨으면 좋겠다. 그 점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재차 말했다. 6일 태풍이 근접할 때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초속 60m 이상의 관측 사상 가장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초속 10m의 바람이 불면 우산을 들고 있기가 어렵고, 초속 20m가 되면 걷는 것도 힘들어진다. 초속 40m의 바람에는 건장한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걸음도 옮기지 못한다. 초속 60m 정도면 철탑이 골리앗 크레인이 쓰러지거나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질 정도의 위력이다. 힌남노는 하필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는 시점에 국내에 접근한다. 해수면 높이가 가뜩이나 높은데 힌남노 경로 인근으로 높이가 최대 10m 높은 물결까지 일면서 5~6일 만조시간대 제주·남해안·울릉도·독도를 중심으로 폭풍해일경보가 발령될 수 있겠다. 
  • 역대급 태풍 ‘힌남노’…부산시장, 파리 출장 논란에 ‘취소’(종합)

    역대급 태풍 ‘힌남노’…부산시장, 파리 출장 논란에 ‘취소’(종합)

    “경로가 의미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역대급 세력을 지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장은 “이번 태풍 같은 규모와 세기에 있어선 지금 태풍의 경로가 동쪽이냐, 서쪽이냐 하는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경고했다. 태풍 힌남노는 5일 오후 9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에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180㎞ 해상을 지나 6일 오전 9시 강도가 ‘강’인 상태로 부산 북북서쪽 20㎞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이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2박 4일간의 일정으로 장영진 산업부 1차관,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정책비서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과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를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를 제출한다고 밝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도시 시장으로서 유치계획서를 직접 제출해 국제박람회기구(BIE) 관계자와 170개국 회원국에 부산시와 부산시민 여러분의 강력한 유치 의지를 적극 알리겠다”라며,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유치 교섭활동도 쉴 틈 없이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일단 시장의 파리 출장 기간에도 부시장 중심으로 태풍에 각별히 대비하고, 박 시장은 필요시 파리 현지에서 화상회의 등을 통해 태풍과 관련한 안전 사항을 직접 챙긴다는 계획이다.파리 출장 논란에 출국 직전 ‘취소’ 사실상 태풍으로 부산시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기간에 부산시장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태풍 대비 보다 엑스포 유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거 같다” “시장이 계획서 제출하러 파리에 직접 가야할 이유가 있나” “부산이 태풍에 날아가게 생겼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같은 논란에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울로 이동해 출장을 준비하다가 5일 오전 프랑스 파리 출장계획을 취소하고 부산으로 복귀했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역대급 위력을 가진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어 부산을 비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시의 태풍 대응 수위를 비상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로 선제적으로 격상하고 전체 시 직원 7600여 명이 태풍 대비에 전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계획서 제출과 파리 현지에서 준비하는 행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하고 신재현 부산시 국제관계대사를 파견했다. ‘매미’ 위력 넘어서는 태풍 상륙 힌남노는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155km/h로 국내에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했던 1959년 ‘사라(951.5헥토파스칼(hPa)·부산)’와 두 번째로 강했던 2003년 ‘매미(954헥토파스칼(hPa)·통영)’를 넘어선다. 힌남노는 충분히 강해진 상태에서 한반도에 상륙하기 때문에 많은 비뿐 아니라 매우 빠르고 강한 바람까지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 강풍반경이 380㎞여서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장은 인명 피해를 우려하며 “태풍이 지나가는, 길어야 12시간 동안은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모든 대비를 해달라”라며 “안전한 곳에 계시고 위험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이 되셨으면 좋겠다. 그 점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재차 말했다. 6일 태풍이 근접할 때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초속 60m 이상의 관측 사상 가장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초속 10m의 바람이 불면 우산을 들고 있기가 어렵고, 초속 20m가 되면 걷는 것도 힘들어진다. 초속 40m의 바람에는 건장한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걸음도 옮기지 못한다. 초속 60m 정도면 철탑이 골리앗 크레인이 쓰러지거나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질 정도의 위력이다.●폭풍전야 앞둔 부산…모래주머니 벽까지 부산교육청은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6일 모든 학교에 전면 원격 수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태풍 힌남노 북상에 대비해 취약 지역을 비롯한 현장 점검을 벌이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상습 침수하는 지하차도와 마린시티, 민락수변로 등 월파 우려 지역에 대해 사전 점검을 했다. 부산지역 주민과 상가들은 대피 시설로 피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차바’ 태풍으로 큰 피해를 봤던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역시 주말 장사를 포기한 채 도로에 모래주머니로 벽을 쌓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역대 태풍의 위력…무사히 지나가기를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 때문에는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으며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는 5조1479억 원인데 이는 태풍 재산피해액 역대 1위에 해당한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이다. 이재민은 6만1844명 발생했고 재산피해액은 4조2225억 원이었다. 2004년 제15호 태풍 메기 때문엔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 원이었다.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선 6명이 사망했고 6714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는 2150억 원 발생했다. 기상청 분석관은 “이 숫자들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다”라면서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고 강한 비가 예상되니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논과 벽 교차 ‘井’… 농촌 활력 샘솟네[건축 오디세이]

    논과 벽 교차 ‘井’… 농촌 활력 샘솟네[건축 오디세이]

    땅에는 오랜 역사가 있고, 오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산업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연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땅의 역사는 사라지고 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기억도 소멸되고 만다. 더이상 젊은 인구의 유입이 없어진 농촌은 늙어 간다. 건축이 이 모든 것을 되살린다면 어떤 방식이 될까? 경기도 이천 호법면에 지난봄 문을 연 ‘논스페이스’는 과거 논농사의 기억을 담은 건축과 함께 실험적인 문화공간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천은 예로부터 쌀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호법면은 이천쌀의 주산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모내기를 하고 가장 먼저 쌀을 수확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의 문턱에 찾은 호법면 주박리. 광진평야의 젖줄과도 같은 복하천의 짙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텃새가 한가로이 날아든다. 천변으로 피어나기 시작한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살랑이고, 하천을 따라 줄지어 선 논에는 벼가 서서히 익어 가고 있다. 나지막한 산과 논들이 주변 풍경을 이루는 평화로운 농촌의 한가운데 ‘논스페이스’가 자리하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를 꿈꾸는 MZ세대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날 만한 위치다.‘논스페이스’는 은퇴한 건축주가 오랫동안 꿈꿔 온 귀촌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온 건축사사무소 정웅식 소장은 “논농사와 화훼농사를 하며 늙어 가고 있는 지역 마을에 다양한 문화들이 교류하는 교차 공간을 가진 실험적인 문화시설을 제안함으로써 새로운 생명과 가능성으로 지역을 재생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32년간 경기도 지역 공립고등학교를 돌며 기술교사 생활을 하다 호기롭게 명예퇴직을 한 건축주 유창길씨는 평화로운 지박리 마을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 정착지로 정하고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했던 낚시터를 구입했다. 방치된 지 오래여서 평소엔 쓰레기가 쌓여 있고, 비만 오면 물이 넘치는 낚시터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울산시 변두리의 시골 마을 논밭 사이에 설계 사무실을 내고 자연을 관찰하며 의미 있는 작업을 해 온 정 소장을 만나면서 유씨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지속가능한 지역 재생에 관심이 많았던 정 소장은 “물이 맑고 풍부해 논농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화훼 생산이 가장 많은 곳이지만 명성과는 달리 더이상 젊은 인구의 유입이 없어서 지역 사회는 고령화됐다”면서 “건축을 통해 지역을 재생하겠다는 건축주의 생각에 공감했고 복하천이 유유히 흐르는 마을에 오면 마음이 편해서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주변의 논보다 좀 높게 쌓인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노출 콘크리트로 된 사각기둥 더미들이 부락을 이루듯 모여 있는 ‘논스페이스’를 공중에서 보면 우물 ‘정’(井) 자를 여러 개 겹쳐 놓은 바둑판 모양이다. 논 한가운데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라 이질적일 것 같지만 묘하게도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3년 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곳의 예전 모습이 궁금해 1970~80년대 위성지도부터 구해 봤다는 정 소장은 “논길의 수로처럼 여러 개의 벽을 격자형으로 세워 중첩된 공간에 가로와 세로의 질서를 부여하며 논의 기억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천을 따라 자연 형성된 논이 있었고, 이후에 정비되면서 대상 부지는 논농사에 필요한 저수지로 활용되다 어느 순간부터 낚시터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관리가 되지 않아서 흉물이 돼 있었습니다. 하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논이 낚시터로 사용되면서 단절됐던 논의 흔적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그는 땅의 기억을 짚어 단절된 흔적을 되살리면서 다양한 문화가 교차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구상했다. 단절됐던 논의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콘크리트 벽을 논길의 수로처럼 세웠다. 가로와 세로의 콘크리트 벽들이 교차하면서 다양한 공간 질서가 만들어졌다. ‘논스페이스’는 가로와 세로의 질서가 잘 정비된 바둑판 논처럼 확연하다. 남쪽의 낮은 산에서 흘러오는 자연의 흐름이 논, 하천 그리고 반대편 작은 하천의 교차점을 통해 논과 산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다시 논과 산으로 반복되고 그 연장선에 논스페이스의 벽이 이어지며 세로의 질서를 이룬다. 콘크리트 벽들이 교차하면서 직조된 공간에는 외부의 나무, 돌, 물, 하늘, 자연 등을 들여왔다. 가로와 세로의 벽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만들어지는 공간들은 논스페이스의 특징이자 기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건축적 장치다. 정 소장이 ‘교차 공간’이라고 이름 지은 개별 공간들은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닌다. 선형 공간이어서 동선이 길고, 각 공간이 영역화돼 있으며 외부 공간이 많이 만들어져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점에 따라 다양한 소실점을 만들어 내고 모든 방위에서 다양한 자연 풍경을 선사한다. 영역화된 공간 덕택에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즐길 수 있다. 긴 선형 공간은 다양한 활동이 서로 방해하지 않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해 준다. 루프탑에 형성된 외부 교차 공간도 다양한 플랫폼을 생성하는 확장된 공간이 된다. 기본 형태는 1층 모양과 같지만 높낮이를 다르게 벽을 세우고 벽 사이에 유리를 끼워 전망을 고루 즐길 수 있는 루프탑은 때로 지역민들의 리버 마켓이나 공예품 전시 및 판매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루프탑에 오르면 바닥에 깔아 놓은 자갈들을 밟는 소리가 자박자박 귀를 즐겁게 하고, 푸른 하늘 아래로 보이는 농촌 풍경에 눈이 시원하다. 하늘은 높고 가을바람이 산뜻하다.정 소장은 “일반적으로 상업시설을 지을 경우 전망이 좋은 건축물을 짓고, 대형 공간을 만들어 좌석을 많이 배치하고 싶어 하지만 제가 이 땅에 와서 느낀 것은 건물을 낮게 지어 평화로운 풍경들을 다양하게 건축 안에 품어 내는 것이었다”면서 “작은 개별 공간들로 이뤄진 나지막한 덩어리를 짓자는 구상을 건축주가 흔쾌히 받아들여 줬다”고 말했다. “다른 문화들이 서로 융합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새로움을 계속해서 창출하게 됩니다. 가로와 세로의 질서로 만들어진 교차 공간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새로운 교차 문화들을 생산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업 공간을 뛰어넘어 민간이 만들어 내는 지역 복합 문화공간의 플랫폼을 지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오감이 작동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정 소장의 말대로 입구에 들어서 비어 있는 공간 아래에 서면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어디선가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탄화 목재를 사용해 만든 가구들 덕분에 후각이 작동한다.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재료의 물성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천장의 볏집 노출 콘크리트를 시도했다. “어릴 적에 모내기를 한 뒤 쌓아 놓은 볏단에서 놀던 추억이 있어요. 이 공간에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벽은 시골 논바닥처럼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었고, 천장에는 수작업으로 만든 중국산 멍석을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볏집이 변형되고 물성도 바뀌어 내부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정 소장은 바둑판 모양의 ‘논스페이스’ 브랜드 디자인부터 전시행사 기획까지 도맡아 돕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건축가의 역할이 공간을 구축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의도대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그는 논스페이스 첫 번째 전시로 이천 지역에서 작업하는 고판이 작가의 전시기획과 작가와의 대화를 직접 진행했다. ‘논스페이스’라는 이름에 대해 그는 “사방으로 논이 펼쳐진다고 해서 ‘논스페이스’이기도 하지만 보편화된 물리적 공간이 아니며(NON-SPACE), 차별화되고 실험적인 추상적 공간(NONSPACE)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건축주 유씨는 카페와 공간 운영을 올해 스물아홉인 장남 호상씨에게 맡겼다. 특별히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젊은이들이 찾아와 주는 게 신기하다는 그는 “건축의 힘이 정말 크다고 느꼈다”면서 “은퇴 후 이렇게 아들과 함께 시골에 내려와 일할 수 있으니 더 없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 나무 빌딩 늘면 탄소 배출 준다

    나무 빌딩 늘면 탄소 배출 준다

    “무서워할 이유는 하나도 없으면서 배울 것은 많은 존재가 나무다. 활기차고 평화로운 그들은 우리를 힘내게 하는 정수를 아낌없이 나눠 준다.” 방대한 양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복잡한 문장 때문에 들어는 봤어도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은 없다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나무에 바친 찬사다. 나무는 오랫동안 인류에게 건축 자재로 사랑받았다. 그런데 1867년에 열린 제2회 파리 만국박람회에 조제프 모니에라는 정원사가 출품한 작고 보잘것없는 작품 이후 목재는 건축 자재로서 이전의 명성을 잃게 됐다. 모니에가 내놓은 작품은 ‘정원 물통’으로, 콘크리트와 금속을 결합시켜 만든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제품이었다. 철근 콘크리트가 건물을 높이 짓기도 쉽고 불에도 강하다는 점에 건축가들이 주목한 것이다. 20세기를 거쳐 지금까지 철근 콘크리트는 목재를 대체한 건축 재료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 문제가 불거지고 친환경이 시대정신이 되면서 목조 건축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는 철근, 철골, 시멘트가 필요한데, 이 재료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완공 이후에는 냉난방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건축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과학 저널 ‘네이처’가 발표한 목조 건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목조 건축물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지진에도 강하다. 오스트리아, 일본,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분석해 보니 합성목재로 만든 7층 목조 건물은 규모 6.5~7.3의 강진에 해당하는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았지만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일부가 파괴되거나 철골 구조에 비틀림이 생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베를린 훔볼트대 농업경제학과, 대만 세계채소센터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도시 인구의 90%가 강도를 높인 공학목재로 만들어진 중층 건물에서 산다면 2100년까지 106Gt(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공학목재는 목재 요소를 접착·접합시켜 만든 목재로, 원목구조재에 견줘 변형이 거의 없다. 강도, 내구성, 내화성도 우수해 고층 빌딩이나 다리를 만들 때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3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100년까지 공학목재 수요 증가가 토지 사용과 직간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국제적 다지역 공개 토지시스템 모델’을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세계 도시 인구의 90%가 공학목재로 새로 만든 4~12층 규모의 목조 건물에 산다면 2100년까지 106Gt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목조 건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100년까지 전 세계의 산림 면적이 1억 4000만㏊ 이상 늘어나야 한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포프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수석연구원(토지이용관리학)은 “나무를 이용한 건축이 철근 콘크리트보다 환경에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지만, 목재 사용량이 급속히 늘어날 경우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숲이 파괴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프 박사는 “노후화된 목재 건물을 폐기할 때 나오는 폐목재의 재활용법을 비롯해 목재 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신중한 계획과 강력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BBC “내겐 5성급이었던 반지하가” “아이들이 하늘 볼 수 있었으면”

    BBC “내겐 5성급이었던 반지하가” “아이들이 하늘 볼 수 있었으면”

    영국 BBC가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는 이런 동영상을 내놓을 때마다 당혹스럽기만 하다. 영화 ‘기생충’에서 우리네 심화된 불평등과 주거 위기를 세계인에게 고발했던 반지하 문제다. 그런데 영화보다 더 잔혹한 현실이 지난달 초 물난리에 민낯을 드러냈다. 반지하에 밀어닥친 물난리에 4명이 숨진 뒤 서울시는 반지하를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당장 갈 데가 없고, 다른 곳에 안식처를 마련할 만한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항변했다. 집주인 할머니의 넋두리와 “우리 세대 말고 다음 세대에나”란 발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국회에서 일한다는 청년이 예전에 살던 좁은 집에서 5성급처럼 여겨지는 반지하로 이사 온 지 얼마 안돼 물난리를 겪었다며 콘크리트 벽 위의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은 먹먹해지게 만든다. 대통령이 신림동 물난리에 세 식구가 목숨을 잃은 반지하 방을 내려다보던 시선에 대한 대꾸처럼 섬네일을 만든 점이 눈에 밟힌다. 유튜브에 올라온 BBC 동영상을 본 뒤 각국 누리꾼들의 댓글도 유심히 살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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