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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기고] 목재와 콘크리트/이동흡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장

    목재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용한 재료이다.도구 및 주거재료로서 인간에게 가장 친숙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재료에서 목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날이 갈수록 콘크리트보다 낮아진다.최근 수십년 동안 도시 전체가 회색 콘크리트로 변하고 농촌에도 고층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지구역사상 환경오염이 가장 심각하였던 지난 세기를 대표하는 건축 재료는 철근과 콘크리트라 할 수 있다.인간이 지구생명권(생물의 주거환경)과의 공존을 고려하지 않은 고내구성 위주로 만든 재료가 콘크리트이다.주거재료로서 목재의 사용이 급격히 감소한 현상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돌이켜보면 콘크리트 주거환경이 시작된 것은 불과 40년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세계1위의 합판생산국으로,동남아시아에서 대량의 원목을 수입하였다.당시 국가경제에서 목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기에 정부는 목재의 소비절약을 강요했다.급기야 콘크리트로 대체할 수 있는 목재는 모두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이때부터 주거재료도 콘크리트로 변하기 시작하였다.우선 전주가 콘크리트로 바뀌었고 철도 침목,주택도 콘크리트 아파트로 바뀌었다.콘크리트 전주는 반영구적이라고 하였는데 벌써 폐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다.방부처리한 목재 전주는 내구연한이 30년 이상으로 콘크리트 전주와 차이가 없다.침목의 경우도 미국은 목재를 93% 사용하나 우리나라는 교량 침목을 제외한 대부분이 콘크리트로 교체되었다. 일본에서는 주거환경 재료를 친환경적인 목재로 부활하여 건강을 회복하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심지어 ‘콘크리트 주택은 수명을 9년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목재에는 수분을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조습(調濕)기능이 있다.이때 발열을 하므로 따뜻함이 있으나,콘크리트에는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없다.콘크리트에는 차갑고 음습한 기운이 돌며 장기간 거주하면 신체에서 오히려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뼛속까지 차갑게 만든다.이것은 냉복사에 의한 것으로 목재에서 방출되는 적외선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신체가 열을 빼앗기면 면역기능이 저하돼 감염되기 쉽고,자율신경 조절에도 이상이 생기기 쉽다.실제로 콘크리트와 목재를 비교한 동물실험에서,쥐가 태어나 자율 행동을 할 때까지의 생존율이 전자는 7%인 데 반해 목재는 85%였다.이는 콘크리트에 체열을 빼앗기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한다.일본에서 독감에 의한 학교 폐쇄율이 목재교사는 10.8%인데 콘크리트에서는 22.8%로 높다.주택에 목재 사용률이 높으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목재는 재생가능한 자원이며,목재를 원료로 하는 목질 자원은 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제조 에너지가 적게 들기 때문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적다.폐기시에도 유해물질 발생이 없으며,재활용도 용이하기 때문에 지구환경에 부담이 없는 재료이다.또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구하고,용이하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이다.목재 자체는 다른 건축 재료보다 결코 비싸지 않은데도 언제부터인가 부(富)의 척도로 오해된다. 우리 자신이 그동안 목재를 건축 주거재료로 멀리하였기 때문에 기술이 단절되었다.건축·토목 같은 분야에서조차 목재를 대학 교과목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건축가나 기술자가 목재를 주거재료로 충분히 활용할 자신이 없기에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우리나라도 머잖아 우리가 직접 심어서 가꾼 굵고 질이 좋은 국산재를 이용해야 할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목재를 건축·주거 재료로 많이 사랑하고 이용해 준다면 목재 또한 인간을 떠나지 않고 영원히 친구로 남을 것이다. 이동흡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장˝
  • [데스크 시각] ‘서울광장’ 우리가 지키자/임태순 수도권 부장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공간의 공포,공백의 공포를 잊기 위해 사람들은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사실 무한한 침묵 속의 공간은 인간을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공포감을 갖게 한다.그러나 벽이 세워지고,외부로부터 차단되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인간은 비로소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것에 안도하게 된다. 무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원시적 본능이 아니더라도 현대의 도시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다 보니 높이 건물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현대인은 익명성 속에 단절과 소외감이 깊어만 간다. 최근에는 많이 화려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외관은 회백색의 우중충한 모습이었다.콘크리트의 단선 색조였다. 서울시가 보름전 벽면을 녹화하겠다고 발표했다.건물의 외벽이나 담장 등 구조물의 벽면에 나무나 덩굴성 식물을 심어 도시공간에 푸름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로변의 녹시율(綠視率)이 높아지면 수직구조물이 주는 위압감,단조로움이 해소되고 벽면의 식물이 태양복사열을 차단해 한결 시원해진다고 한다. 여름철 냉방시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할 경우 전력사용량이 평균 30% 감소할 정도라고 한다.또 산성비나 자외선을 차단해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곤충 등 작은 동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 생태계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한다. 이러한 실질적 혜택보다도 삭막한 도시벽면에 녹음이 우거지면 그 자체가 좋은 일이다.고색창연한 벽에 담쟁이덩굴이 덮이면 한결 사람사는 맛이 나고 운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시청앞 분수대를 헐고 서울광장을 오픈했다.시내 한가운데의 잔디광장이어서 시청 주변 직장인들의 생활 풍속도를 바꿀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인근 직장인들은 점심을 먹고 들러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회를 감상한다.또 분수대를 찾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일부 직장인들은 일부러 잔디광장을 거쳐 회사로 출근하기도 한다.물론 서울광장은 밤에도 손님맞이에 바쁘다. 서울광장이 시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것은 잔디광장이기 때문일 것이다.보도블록이나 석재 등으로 바닥이 깔려 있었으면 아무래도 맛이 덜했을 것이고 삭막함도 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잔디광장이 벌써부터 시달리고 있다.하이힐에 파이고 찍히고,담뱃불에 지짐을 당한다.인파의 발길을 감당하지 못해 누렇게 변색되기도 한다.급기야는 잔디 휴식일까지 만들었다. 도시에 자연을 입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담쟁이덩굴은 보기엔 좋지만 담쟁이가 콘크리트가 뿜어내는 독소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또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벌레나 곤충에 시달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광장의 잔디도 시민의 자제,절제가 뒤따라야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환경정책에 오염자 부담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대기나 수질을 악화시킨 오염자에게 개선비용을 물리는 것이다. 도시의 상징인 벽과 광장을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아마 공중도덕,시민의식 등이 가장 싼 무공해 청정비용일 것이다. 임태순 수도권 부장 stslim@˝
  • [녹색공간] 江은 江이요 늪은 늪이다/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신록이 완연한 늦봄이다.마침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비가 내려 삼라만상을 가득 채운 생명의 속삭임을 듣는다.최근 한 달간 영호남 일부 지역을 빼고는 적당한 비가 오셨다 하니,모내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의 발걸음도 약간은 가벼워졌을 터이다.이렇듯 생명의 기운을 일으켜 북돋워 주는 비지만 언제나 반가운 손님인 것은 아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태풍을 동반하는 장마철 큰비는 공포와 원망의 대상이었다. 조지 스튜어트는 ‘폭풍우’라는 소설에서 “건초 수확기의 뇌우는 내각을 갈아 치우고 기온이 약간만 변해도 왕좌가 흔들린다.”고 했다.우리나라에서도 수해는 오래 전부터 가뭄과 함께 국운을 좌우하는 천기의 변화로 받아들여졌다.재해가 왕의 부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근신하고자 했던 피정전(避正殿)이나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던 진휼(賑恤)은 물을 잘 다스리는 일이 국가의 중대사였음을 보여준다. 첨단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오늘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태풍 ‘매미’와 ‘루사’가 몰고 왔던 기습폭우로 수백 명의 인명 피해와 수조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던 것이 바로 작년과 재작년이다.따라서 수해 예방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정책의 하나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문제는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있다.매년 재해복구비 7조원과 치수사업 예산 1조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수해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에 무기력하고 매년 더 큰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홍수에 대한 이해가 근본부터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정부의 치수대책은 제방을 높이고 더 튼튼하게 쌓거나 강바닥을 긁어내어 낮추는 것이 전부다.하지만 이는 비가 새는 집에서 지붕을 고치기보다는 마룻바닥에 양동이를 대어 물을 받겠다는 것과 같다.홍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강이 범람해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예외적인 사건이지만,사실은 우리가 굳은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극히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현상이다. 아니나 다를까.작년과 재작년 수해가 극심했던 곳은 예외없이 인위적으로 물길이 바뀐 지역이었다.제방을 높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붙여 물을 가두어둘 수 있다고 믿었지만,결국 불어난 강물이 제 물길을 찾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최근 제방 사면에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붙여 논란을 빚고 있는 창녕 우포늪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침수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지역은 원래는 늪이었으나 60년대 이후 농업진흥공사가 매립해 논이나 밭으로 개간한 곳이다. 제방을 튼튼히 쌓아 홍수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몰라도 언젠가 더 큰 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지속가능한 수해예방의 원칙은 강과 늪에 우리들이 빼앗았던 공간을 가능한 한 돌려주어 물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탄핵 기각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튼실하게 할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이러한 원칙이 수해 예방에도 적용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을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 치수대책에 요구되는 자세일 것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儒林(9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지금까지는 사람의 행렬이 드문 한적한 풍경이었다.대부분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도시는 베드타운의 역할로만 충실한 듯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의외로 드물어 유령의 도시처럼 보였다.그러나 아웃렛이 있는 외곽지대는 모여든 사람들로 무슨 잔칫날처럼 붐비고 있었다.싼값에 고급 명품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혼잡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네거리에 붙여진 도로 표지판을 보았다. ‘죽전사거리.’ 나는 차 옆 좌석에서 메모지를 들여다 보았다.어제 내게 길을 가르쳐준 문화재과에 근무하는 관리의 말이 정확하다면 첫 번째 갈림길에 접어든 셈이었다. “죽전사거리에서 우회전하십시오.고가도로 위로 직진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그가 가르쳐준 대로 방향지시등을 켠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그러자 한 눈에 구도로가 나타났다.새로 개발된 신도시가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낡은 구역인 듯 도로는 좁고 퇴락한 건물들이 도로 양옆에 촘촘히 서있었다.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한꺼번에 개발된 분당의 신도시는 일단 여기에서 끝이 난다.그러나 인간의 끝 간 데를 모르는 욕망으로 인해 개발은 또 다른 개발을 낳고 도시는 또 다른 도시를 낳는다.‘수지’라는 새로운 이름의 신개발지가 암세포처럼 번져 나가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름은 용구현(龍駒縣)이라 불리던 용인시.고구려에서는 이곳을 구성현(駒城縣)이라 하였다.고려 때는 처인현(處仁縣)이라 불렸으므로 두 마을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와 용인이라는 명칭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이다.조선초기의 문신이었던 김수녕(金壽寧)은 용인을 다음과 같이 기문(紀文)하고 있다. “용인은 작은 고을이다.그러나 왕도가 인접한 까닭으로 밤낮으로 모여드는 대소빈객이 여기를 경유하지 않는 적이 없는데,이는 대개 남북으로 통하는 길목인 때문이다.” 그러나 용인이 서울에서 가까운 작은 고을이었지만 풍광만은 절경이어서 갑자사화 때 관이 쪼개어져 참시를 당한 후 사흘 동안이나 장사를 지내지 못하여 점쟁이가 말하였던 대로 ‘바위 밑에서 사흘 밤을 잠들기를 기다렸던’ 매계 조위(曺偉)는 이곳 객관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환패(環佩)소리 같고 고요하게 맑은 것은 동경(銅鏡)을 새로 간듯하네/물고기도 꽃다운 먹이에 몰려들어서 펄떡펄떡 뛰어 오른다. 너울거리는 녹음이 청정한데 늙은 나무는 가지가 엉기었다/급한 비가 질펀한 물을 깨트리며 은은하게 우레를 몰고오고 공중에 빗긴 것은 만줄기 은대(銀竹)인데/수면 위에는 야단스레 소용돌이가 생긴다. 맑은 청풍이 뜰을 씻어가고 어둠은 저물녘 까마귀를 따라 온다/술잔이 오래되어 밤기운이 차곱고야/나는 이 한적함을 사랑하여 삼성(參星)이 기울 때까지 앉아 있노라. 시를 적어서 아름다움을 기록하려해도 차마 묘한 시구 음·하(陰·何)에게 부끄럽구나.” 조위가 노래했던 대로 용인의 절경을 노래하려 해도 음·하,즉 육조시대의 유명한 시였던 음갱(陰)과 하손(何遜)이 부끄러워서 차마 기록할 수 없다는 조위의 탄식처럼 용인은 예로부터 풍광이 아름다운 적현(赤縣). 그러나 그 풍광은 어디로 사라졌는가.조위의 시처럼 청정한 녹음은 어디로 사라지고 뜨락을 스쳐가는 맑은 바람과 까마귀를 따라 내려오던 저물녘의 어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광기어린 인간의 욕망으로 끊임없이 파헤쳐지고,부서지고,까뭉개진 자리에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들만이 들어서고 있음이니. 일찍이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말하였다. “도시는 인류의 쓰레기 하치장이다.”˝
  • 오세요! 확 달라진 석촌호수로

    1960년대 말 서울 송파권역 개발로 한강과 단절되면서 ‘죽음의 호수’로 여겨졌던 석촌호수가 30여년만에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쉼터로 자리잡았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오는 16일 오전 7시 ‘석촌호수 명소화 사업’ 준공식을 갖는다고 12일 밝혔다.이를 기념해 송파 한가족 시민 걷기대회도 연다.‘8자’ 모양으로 나눠진 동호와 서호 둘레 2.5㎞를 도는 코스다. ●‘죽음의 호수’서 휴식공간으로 석촌호수는 강남권 개발이 본격화된 지난 1969년 서울시의 한강 본류 하상정비사업 과정에서 생겨났다.서울시가 이 일대 강을 매립했는데,매립이 안된 일부가 호수로 남게 됐다.이후 줄곧 방치돼 오다 1980년대 초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정비작업을 벌였으나,이후 또다시 무관심 속에 방치돼 죽음의 호수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지난 2001년부터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석촌호수 일대를 명소화하는 작업에 나섰다.이번 준공식으로 3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서울시 교부금 40억원을 포함해 72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석촌호수 및 주변이 정비되면서 이용시민도 부쩍 늘어났다.최근에는 평일 하루 1만여명,휴일에는 2만여명이 찾아와 조깅을 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최고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송파구는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라는 지명 유래에 따라 동호쪽에 ‘소나무 장승마당’을 만들었다.옛날 한강을 오가던 황포돛배와 뗏목을 본뜬 모형도 띄워놓았다.단순히 보기 위한 공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건강을 다지는 코스가 되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피크닉장과 노인들의 휴게공간인 ‘실버가든’도 함께 조성했다. 무엇보다 조깅로를 따라 불규칙하게 식재돼 있던 벚나무 대신 45종의 허브식물 1만 5000포기와 수양나무,산벚나무,이팝나무,계수나무 등 8만 2000여그루의 나무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걷고 싶은 거리’ 추천 1호가 됐다. ●환한 불빛속에 음악 흐르고 석촌호수 최고의 작품은 호수변 콘크리트를 말끔히 걷어내고 인체공학적 탄성 재질로 단장한 2.5㎞짜리 우레탄 조깅로.조깅로 중간 중간에 해미석이 깔린 폭 1.5m,길이 420m의 지압보도 역시 사랑을 받고 있다.특히 20년만에 교체된 조명등 덕분에 4배나 밝아졌을 뿐 아니라 최신 음향시설도 갖춰 어디서든 음악감상도 가능하다. 오는 8월까지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 음악회가 1시간30분 동안 밤을 수놓는다.아카시아 꽃과 함께 하는 포크 콘서트,댄스 페스티벌,내마음은 호수 음악회,골든 팝 음악회,그룹사운드 콘서트 등 장르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儒林(9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92)-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지금까지는 사람의 행렬이 드문 한적한 풍경이었다.대부분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도시는 베드타운의 역할로만 충실한 듯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의외로 드물어 유령의 도시처럼 보였다.그러나 아웃렛이 있는 외곽지대는 모여든 사람들로 무슨 잔칫날처럼 붐비고 있었다.싼값에 고급 명품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혼잡을 이루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네거리에 붙여진 도로 표지판을 보았다. ‘죽전사거리.’ 나는 차 옆 좌석에서 메모지를 들여다 보았다.어제 내게 길을 가르쳐준 문화재과에 근무하는 관리의 말이 정확하다면 첫 번째 갈림길에 접어든 셈이었다. “죽전사거리에서 우회전하십시오.고가도로 위로 직진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그가 가르쳐준 대로 방향지시등을 켠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그러자 한 눈에 구도로가 나타났다.새로 개발된 신도시가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낡은 구역인 듯 도로는 좁고 퇴락한 건물들이 도로 양옆에 촘촘히 서있었다.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한꺼번에 개발된 분당의 신도시는 일단 여기에서 끝이 난다.그러나 인간의 끝 간 데를 모르는 욕망으로 인해 개발은 또 다른 개발을 낳고 도시는 또 다른 도시를 낳는다.‘수지’라는 새로운 이름의 신개발지가 암세포처럼 번져 나가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름은 용구현(龍駒縣)이라 불리던 용인시.고구려에서는 이곳을 구성현(駒城縣)이라 하였다.고려 때는 처인현(處仁縣)이라 불렸으므로 두 마을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와 용인이라는 명칭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이다.조선초기의 문신이었던 김수녕(金壽寧)은 용인을 다음과 같이 기문(紀文)하고 있다. “용인은 작은 고을이다.그러나 왕도가 인접한 까닭으로 밤낮으로 모여드는 대소빈객이 여기를 경유하지 않는 적이 없는데,이는 대개 남북으로 통하는 길목인 때문이다.” 그러나 용인이 서울에서 가까운 작은 고을이었지만 풍광만은 절경이어서 갑자사화 때 관이 쪼개어져 참시를 당한 후 사흘 동안이나 장사를 지내지 못하여 점쟁이가 말하였던 대로 ‘바위 밑에서 사흘 밤을 잠들기를 기다렸던’ 매계 조위(曺偉)는 이곳 객관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환패(環佩)소리 같고 고요하게 맑은 것은 동경(銅鏡)을 새로 간듯하네/물고기도 꽃다운 먹이에 몰려들어서 펄떡펄떡 뛰어 오른다. 너울거리는 녹음이 청정한데 늙은 나무는 가지가 엉기었다/급한 비가 질펀한 물을 깨트리며 은은하게 우레를 몰고오고 공중에 빗긴 것은 만줄기 은대(銀竹)인데/수면 위에는 야단스레 소용돌이가 생긴다. 맑은 청풍이 뜰을 씻어가고 어둠은 저물녘 까마귀를 따라 온다/술잔이 오래되어 밤기운이 차곱고야/나는 이 한적함을 사랑하여 삼성(參星)이 기울 때까지 앉아 있노라. 시를 적어서 아름다움을 기록하려해도 차마 묘한 시구 음·하(陰·何)에게 부끄럽구나.” 조위가 노래했던 대로 용인의 절경을 노래하려 해도 음·하,즉 육조시대의 유명한 시였던 음갱(陰)과 하손(何遜)이 부끄러워서 차마 기록할 수 없다는 조위의 탄식처럼 용인은 예로부터 풍광이 아름다운 적현(赤縣). 그러나 그 풍광은 어디로 사라졌는가.조위의 시처럼 청정한 녹음은 어디로 사라지고 뜨락을 스쳐가는 맑은 바람과 까마귀를 따라 내려오던 저물녘의 어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광기어린 인간의 욕망으로 끊임없이 파헤쳐지고,부서지고,까뭉개진 자리에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들만이 들어서고 있음이니. 일찍이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말하였다. “도시는 인류의 쓰레기 하치장이다.”
  • 덤프트럭 고속도로 통행 허용

    덤프트럭도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그동안 고속도로 운행이 제한됐던 덤프트럭과 콘크리트믹서트럭 등 ‘건설기계’의 고속도로 통행이 가능토록 하는 내용의 고속국도법 개정안을 마련,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속도로를 운행할 수 있는 자동차의 범위를 확대해 덤프트럭,타이어식 기중기,콘크리트믹서트럭 등 건설기계 가운데 도로운행이 가능한 것의 고속도로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혐오시설이 시민쉼터 탈바꿈

    그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온 유수지(游水池·홍수기에 빗물을 일시 저장하거나 갈수기에 가둔 물을 내보내는 저수지)가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여가활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권한대행 박충회)는 대림3동 빗물펌프장내 유수지 4650여평(1만 5330㎡)에 각종 체육시설을 설치, 무료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유수지에는 농구장(2면)과 배드민턴장(4면),타원형 트랙을 갖춘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이 조성됐으며,이동식 화장실도 비치했다.이용시간은 3∼9월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10∼2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02)2670-3861∼4. 박 권한대행은 “내년에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바닥을 각 경기종목에 맞는 바닥재로 교체할 계획”이라면서 “또 도림2동과 신길동에 위치해 있는 유수지도 체육공원으로 꾸밀 예정” 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 타워크레인 파업에 레미콘 공급 중단 겹쳐 건설현장 ‘올 스톱’ 위기

    건설공사 현장이 ‘올 스톱’ 위기에 내몰렸다.철근 파동에 이어 레미콘 공급 중단,타워크레인 기사들의 파업에 발목이 잡혀 건설 현장이 사상 초유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공사가 중단된 곳이 나온 가운데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이 5월 춘투와 맞물려 장기화될 경우 자칫 ‘건설 대란’으로 번질 것으로 우려된다. ●손 놓은 건설현장 수도권 건설 현장에는 28일부터 기초 건자재인 레미콘이 공급이 중단돼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레미콘 공급 중단은 겉으로 보기에 바닷모래 채취 중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격 인상을 둘러싼 레미콘-건설업계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해마다 반복되는 레미콘 가격 인상 공방이 건설현장 공사 중단으로 이어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 타워크레인 기사도 이날부터 ‘팔’을 접었다. 노조는 이날 서울 영등포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2890여대의 타워크레인 중 기사가 노조에 가입해 있는 1470여대가 당장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쇄 공기 지연 우려 레미콘은 자재 특성상 재고가 불가능해 공급이 끊기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사도 멈춰 전체적인 공기 지연으로 이어진다. 최선홍 벽산건설 자재팀장은 “철근 대란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늘어나 레미콘값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레미콘업체들이 해마다 토목·건축 공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근로자의 날 등이 겹치는 4월 말을 겨냥,레미콘 공급 중단 압력을 행사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만희 건설교통부 건설경제심의관은 “레미콘 파동은 가격 협상과정에서 일어난 ‘소동’에 불과하며,빠른 시일 안에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도권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가 지연되는 등 레미콘 파동이 이미 현실화됐다.경남기업 서울 신길동 우림재건축 현장 성낙준 소장은 “사흘째 레미콘 공급이 중단된 데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손을 놓아 공사 현장이 올 스톱됐다.”며 “공급 중단이 오래갈 경우 전체 공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레미콘 공급중단·타워기사 파업 안팎

    “철근은 깔아놓았는데 레미콘이 들어오지 않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못하고 있습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워크레인까지 멈춰 손을 놓아야 할 판입니다.” 아파트 3000여가구 건설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동문건설 김모 소장은 “타워크레인은 비노조원 중심으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면서 “콘크리트 타설뿐 아니라 철근과 형틀,전기설비 작업이 중단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기지연,수익성 악화 이중 타격 레미콘 공급이 끊기고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파업하면서 수도권 건설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터파기나 마감재 공사를 뺀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건설·주택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전체 현장의 절반이 손을 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신길동 경남기업 우림 재건축 아파트 현장은 669가구 아파트 골조공사가 한창이지만 지난 일요일 레미콘을 받은 뒤 비가 내리고 레미콘 공급이 멈추는 바람에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거의 중단됐다.28일 부터는 타워크레인 3대가 모두 서는 바람에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성기준 소장은 “일부 공사는 호이스트(육상 이동식 소형 크레인)를 동원,일부 공사를 하고 있으나 능률이 오르지 않아 다음 공정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쌍용건설 주상복합아파트 양승동 현장소장은 “5일 이내에 해결이 안되면 공사 전면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체,공사재개 위해 동분서주 서울 남가좌동 삼성물산 재개발 아파트 건설 현장.이모 소장은 “오전에 타워크레인 2대 중 1대가 가동을 멈춰 비노조원을 겨우 수배해 작업에 들어갔으나 능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동부건설은 사업장별로 레미콘이 많이 들어가는 기초·토목·골조 공사의 공기 재조정에 들어갔다.이 회사 미아10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은 레미콘 공급이 전면 중단돼 다른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타워크레인 노조원들의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주들의 모임인 ‘타워크레인협동조합’에 비노조원 파견을 긴급 요청하는 한편 이동식 크레인을 대거 동원,작업을 하고 있다. ●레미콘 주중 타결 전망 레미콘업계는 t당 7000원이었던 모래 가격이 바닷모래 채취 제한 이후 t당 9000원 이상으로 급등,레미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28일 열린 긴급 가격인상 협상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격협상이 관건인 레미콘 파동은 조만간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최현석 건자재협의회장은 “레미콘업체들이 공급을 재개하면 3%인상 선에서 이번 주중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운동 성격을 띠고 있는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노조는 2001년 노조결성 뒤 총파업 투쟁과 고공 시위 끝에 임단협을 체결하는 등 강경노선을 걸어왔다.노조의 요구 내용도 임금 24.7% 인상과 근로계약서 체결,타워 임대업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불법용역 소사장제 철폐,타워크레인 관련 면허제 도입 등 사용자가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기 때문이다. 류찬희 김경두기자 chani@seoul.co.kr˝
  • ‘死川’이 살아났다

    콘크리트 바닥 때문에 ‘동·식물의 감옥’이자 온갖 악취로 시민들에게 짜증을 줬던 서울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인근의 성내천이 사계절 푸른 물이 흐르는 자연하천으로 되돌아왔다. 서울 송파구는 ‘성내천 물 맑히기 한강물 유입’ 사업을 마치고 26일 마천근린공원에서 통수식을 가졌다.성내천에는 이날부터 한강물 8000여t을 포함,하루 1만여t의 맑은 물이 흐르게 됐다.수심이 80∼120㎝쯤 돼 어린이들이 올 여름부터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인근에 사는 가정주부 한모(47)씨는 “성내천이 메말라 그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면서 “물이 넉넉히 흐르는 것을 보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성내천은 우기(雨期)만 되면 빗물이 웅덩이에 고여 악취를 풍겼다.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1994년 하천 바닥에 콘크리트를 깔았다.그러나 콘크리트 시설물의 갈라진 틈새로 오물이 쌓여 악취가 심해지고 동·식물의 생육이 위협받는 등 부작용만 나타났다. 송파구는 이에 따라 성내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한 사업에 나섰다.한강물 유입공사에는 시비 20억원이 들어갔다.마천동 성내4교∼잠실철교에 이르는 성내천 5.4㎞ 가운데 상류 복개도로를 뺀 5.1㎞에 400㎜짜리 대형 송수관을 깔았다.조경석도 쌓고 수중보도 설치하는 등 자연형 하천을 조성하는 작업을 함께 추진했다. 앞서 95년 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오금 본선에서 지하수 600여t을,지난해 4월엔 거여 본선에서 600여t의 물을 끌어들여 1200t의 지하수를 흘려보내 성내천에 도랑물이 흐르게 했다.10년 만에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작업도 시작했다.지난해 9월에는 전 구간에 우레탄과 투수콘으로 된 조깅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최근 조사결과 성내천에는 189종의 식물과 8종의 조류,4종의 어류,5종의 수서곤충 등이 자라고 있다.특히 위례성길∼오금1교 구간에는 쇠뜨기와 층층이꽃 등 희귀종이 적잖다. 이유택 구청장은 “한번 무너진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알리는 뜻에서 성내천 환경·생태지도를 연내에 제작,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조정래의 세상보기] 지옥인 서울 천당 만들기

    광적인 인구밀집·켜켜이 쌓인 매연·무차별 난개발로 묘사되는 거대지옥. 그런데 한술더떠 서울시는 도심건축물의 높이제한까지 풀어주려 한다. “엄마,별이 뭐야?” 며칠 전에 그림책을 펴놓고 별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는 이렇게 물었다.엄마는 자기 아이가 둔하거나 명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짜증으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그러나,딸과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이 없었다.놀라고 당황한 엄마는 눈을 크게크게 떴다.그제서야 한두 개의 별빛이 마지못한 듯 흐릿하게 깜박거렸다.엄마는,하늘이 처져내릴 지경으로 무수한 별들이 명멸하고 있는 아름다움은 20여년 전의 고향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너무 오래 무심하게 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 하늘에서 별이 안 보이게 된 것은 이미 10년도 넘었다.대기가 매연가스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다.얼마 전에 세계적인 대도시들 중에서 대기 오염으로 공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단연 서울이 꼽혔다.광적인 인구밀집의 불균형과 함께 서울이 누리는 또 하나의 영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전국토의 0.1% 면적에 전체 인구의 4분의1인 1300여만명이 와글와글 몰려 산다.이것이 서울이다.그러니 자동차들은 얼마나 많이 뒤엉키며,쉴 새 없이 뿜어대는 매연은 또 얼마일 것인가.그 매연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별이 안 보이게 하늘을 가리고 말았다.누구든지 남한산성 같은 데 올라가 서울 쪽을 한번 바라보라.일년 사시장철 불그죽죽한 공해띠가 서울하늘을 드넓게 뒤덮고 있다.그 검붉은 공해띠는 별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사람의 숨쉬기에 치명타를 가한다.영국 의사의 연구에 의하면 담배연기보다 10배 해로운 것이 대도시의 매연 가스다.그래서 담배를 입에 물어본 일이라고는 없는 30대 여성이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그런 서울은 지옥이다. 서울의 난개발은 또 하나 세계적인 명성감이다.특히 도심의 난개발은 무질서의 극치이고,비문화의 상징이다.어느 세계적인 건축가는 ‘이건 도시가 아니라 시멘트 콘크리트 정글이다.’라고 했다.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뉴욕을 보고 미국을 경멸해버렸던 사르트르가 서울을 보았더라면 뭐라고 했을까.그러나 서울의 난개발은 우리만의 슬픈 사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다급한 경제 건설,숨가쁜 산업화,인구의 도시 집중,걷잡을 수 없는 도시 팽창,이 피치 못할 과정 속에서 서울은 불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 불구성을 치유하는 것이 서울도 살리고,나라도 살리는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인구를 줄이는 것이라는 점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서울시가 도심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한다.왜냐하면 ‘도심의 공동화’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란다.서울시가 정신이 제대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도심의 건축물 고도 제한을 푸는 것은 난개발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이고,지옥의 지옥을 촉진시키는 망발이다.서울을 그나마 사람 사는 도시로 바꾸어 가려면 지금 도심에 들어찬 건물들을 모두 10층 이하로 낮춰야 한다.그러지는 못할망정 높이 제한을 풀다니,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3·1고가도로가 사라져 버렸을 때 시민들 모두가 환호했던 것은 ‘인간다운 도시’ 서울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맑은 물이 흐르고 가로수 숲이 무성한 청계천 길을 걷고,차를 한잔 마시는 것,그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일인가.도시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일 아닌가.그리고,미 8군이 이전해가는 용산의 땅에 숲이 울창한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박수를 보냈던 것은 서울을 인간다운 도시로 살려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뭉쳐진 것이었다. 서울시는 잘 가던 길에서 왜 역행을 하려 하는가.지금도 벌써 부분부분 남산이 가리고,북한산이 가리고,도봉산 줄기가 가린다.우리가 애써서 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함이다.이 나라의 상징이기도 한 서울을 인간답게 만드는 길은 확대가 아니라 축소이며,자연 회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지옥인 서울 천당 만들기

    광적인 인구밀집·켜켜이 쌓인 매연·무차별 난개발로 묘사되는 거대지옥. 그런데 한술더떠 서울시는 도심건축물의 높이제한까지 풀어주려 한다. “엄마,별이 뭐야?” 며칠 전에 그림책을 펴놓고 별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는 이렇게 물었다.엄마는 자기 아이가 둔하거나 명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짜증으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그러나,딸과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이 없었다.놀라고 당황한 엄마는 눈을 크게크게 떴다.그제서야 한두 개의 별빛이 마지못한 듯 흐릿하게 깜박거렸다.엄마는,하늘이 처져내릴 지경으로 무수한 별들이 명멸하고 있는 아름다움은 20여년 전의 고향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너무 오래 무심하게 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 하늘에서 별이 안 보이게 된 것은 이미 10년도 넘었다.대기가 매연가스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다.얼마 전에 세계적인 대도시들 중에서 대기 오염으로 공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단연 서울이 꼽혔다.광적인 인구밀집의 불균형과 함께 서울이 누리는 또 하나의 영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전국토의 0.1% 면적에 전체 인구의 4분의1인 1300여만명이 와글와글 몰려 산다.이것이 서울이다.그러니 자동차들은 얼마나 많이 뒤엉키며,쉴 새 없이 뿜어대는 매연은 또 얼마일 것인가.그 매연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별이 안 보이게 하늘을 가리고 말았다.누구든지 남한산성 같은 데 올라가 서울 쪽을 한번 바라보라.일년 사시장철 불그죽죽한 공해띠가 서울하늘을 드넓게 뒤덮고 있다.그 검붉은 공해띠는 별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사람의 숨쉬기에 치명타를 가한다.영국 의사의 연구에 의하면 담배연기보다 10배 해로운 것이 대도시의 매연 가스다.그래서 담배를 입에 물어본 일이라고는 없는 30대 여성이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그런 서울은 지옥이다. 서울의 난개발은 또 하나 세계적인 명성감이다.특히 도심의 난개발은 무질서의 극치이고,비문화의 상징이다.어느 세계적인 건축가는 ‘이건 도시가 아니라 시멘트 콘크리트 정글이다.’라고 했다.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뉴욕을 보고 미국을 경멸해버렸던 사르트르가 서울을 보았더라면 뭐라고 했을까.그러나 서울의 난개발은 우리만의 슬픈 사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다급한 경제 건설,숨가쁜 산업화,인구의 도시 집중,걷잡을 수 없는 도시 팽창,이 피치 못할 과정 속에서 서울은 불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 불구성을 치유하는 것이 서울도 살리고,나라도 살리는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인구를 줄이는 것이라는 점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서울시가 도심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한다.왜냐하면 ‘도심의 공동화’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란다.서울시가 정신이 제대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도심의 건축물 고도 제한을 푸는 것은 난개발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이고,지옥의 지옥을 촉진시키는 망발이다.서울을 그나마 사람 사는 도시로 바꾸어 가려면 지금 도심에 들어찬 건물들을 모두 10층 이하로 낮춰야 한다.그러지는 못할망정 높이 제한을 풀다니,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3·1고가도로가 사라져 버렸을 때 시민들 모두가 환호했던 것은 ‘인간다운 도시’ 서울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맑은 물이 흐르고 가로수 숲이 무성한 청계천 길을 걷고,차를 한잔 마시는 것,그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일인가.도시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일 아닌가.그리고,미 8군이 이전해가는 용산의 땅에 숲이 울창한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박수를 보냈던 것은 서울을 인간다운 도시로 살려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뭉쳐진 것이었다. 서울시는 잘 가던 길에서 왜 역행을 하려 하는가.지금도 벌써 부분부분 남산이 가리고,북한산이 가리고,도봉산 줄기가 가린다.우리가 애써서 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함이다.이 나라의 상징이기도 한 서울을 인간답게 만드는 길은 확대가 아니라 축소이며,자연 회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열린세상]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봄기운이 완연하다.이맘때,대학에서 지내는 큰 즐거움 중 하나가 교정을 향기로 채우며,봄차림 자랑하는 꽃나무를 감상하는 것이다.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연녹색의 나무들을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에 감탄한다.봄의 정취를 사진기에 담아내는 학생들과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긋한 행복감을 느낀다. 돌이켜보면,대학이 지역 주민들에게 못할 짓 참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이것은 대학의 책임이라기보다 독재라는 정치적 조건 때문이었다.특히 1980년 ‘서울의 봄’에서 시작해서 87년 민주화 항쟁의 기간 동안 수시로 벌어지던 대규모 집회와 최루탄 진압,그리고 악명 높았던 소위 ‘지랄탄’ 등으로 대학가 주민들은 학생들과 더불어 쓴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 자료에 따르면 87년 한 해 동안에만 경찰이 쏜 최루탄이 72만 4000발에 달했다니,대학 주변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것인가.화염병,돌멩이,최루탄 탓에 집값이 떨어진다던 하소연이 기억에 생생하다.콧물,눈물 질질 흘리던 분식집 여린 꼬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 진 마음의 빚 때문일까.이제 대학이 인근 주민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것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최근 몇몇 대학들이 캠퍼스의 담장을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이는 좋은 출발이다.외국의 대학들을 보면 대부분 대학과 지역사회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그야말로 ‘캠퍼스 타운’인 것이다.서울과 같은 거대도시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발상을 한다면,지역사회를 위해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이 여러 가지 있다. 첫째,대학은 지역의 문화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다.상당수의 대학들이 문화적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주변에 변변한 문화시설이나 극장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이런 문화적 결핍을 대학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대학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전시회나 문화 공연이 열리고,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은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이런 행사들이 교내 구성원들만의 잔치여서는 곤란하다.보다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대학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적’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대학 도서관 같은 시설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주민등록증으로 도서대출도 가능하게 하자.‘관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그러나 힘들더라도 사회교육이라는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임무이다.또한 가정형편이 어려운 인근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이런 일들이 지식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만들고,대학의 지식 전파 기능을 완수하는 길이다. 셋째,대학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잿빛 콘크리트의 도시에서 대학은 그나마 얼마간의 녹지를 보유하고 있다.도시 공기의 심각한 오염 속에서 대학은 작은 숲의 역할을 할 수 있다.노동에 지치고,일상에 피곤하고,속도에 넋이 빠진 사람들이 찾아와 차 한 잔 마시고,앉아서 쉬고 갈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대학은 보다 적극적으로 나무를 심어야 한다.콘크리트와 시멘트는 죽음이다.콘크리트와 시멘트를 들어내고 나무를 심고,숲을 가꾸자.이를 통해 생명을 살리고,지친 현대인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학교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건물을 짓는 일은 신중히 재검토되어야 한다. 끝으로 대학은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와는 다른 철학을 잉태하는 곳이어야 한다.‘경쟁’과 ‘시장 원리’가 온통 난리를 치며 사회를 획일화시킬 때에도,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속으로 갈급해하는 다른 소리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느림’,‘삶의 의미’,‘생명’,‘배려’와 같은,비효율적이지만 대단히 중요한 가치의 의미를 외치는 것이 정말로 큰 대(大)자 ‘대학’이 사회를 위해 제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삼일교 건설에 쓰기로

    서울시는 민간부문 최초로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하는 우리은행의 지원금을 삼일교(가칭) 건설에 쓰기로 했다.삼일교는 청계천 21개 다리 가운데 종로구 관수동 5 일대와 중구 수표동 20 삼일로 교차로에 건설할 계획이다. 삼일교 건설비는 설계비와 감리비 등을 합쳐 2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너비 46m,길이 22.7m의 콘크리트 슬라브교로 지어진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주변 조경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9월 공사를 매듭짓는다. 송한수기자 onekor@˝
  • ‘안전 적신호’ 아파트2곳 재건축

    서울시는 안전사고 위험 등을 고려해 사용승인 후 30년이 지난 성북구 정릉3동 스카이아파트와 관악구 신림8동 강남아파트를 공영개발과 주민자율개발 방식 등으로 재건축한다고 6일 밝혔다. 1969년 지상 2∼4층 5개동 140가구로 조성된 스카이아파트는 안전진단 결과 복도의 슬래브와 콘크리트 안전난간에 대형 균열이 발견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74년에 지어진 지상 6층 17개동 876가구의 강남아파트는 연탄아궁이 주변 슬래브가 심하게 변형되는 등 재건축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스카이아파트는 2000년 11월,강남아파트는 2001년 6월 재난위험시설물 D급으로 지정됐다. 자연경관지구에 위치한 스카이아파트는 건물 높이가 3층으로 제한되는 등 재건축의 이점이 적어 주변지역을 포함시켜 용적률과 층고를 완화한 뒤 재건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SH(옛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용적률 250%를 적용받는 제3종 일반 주거지역의 강남아파트는 해당 구청장이 이 지역을 재난위험지역으로 지정한 뒤,도시계획조례에 특례조항을 신설해 용적률을 300%까지 늘릴 계획이다.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한 뒤 주민이 자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난사군도 분쟁 재연되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남중국해(南中國海)에 위치한 난사(南沙·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이번엔 ‘관광’ 문제로 주변국들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지난주 베트남 정부가 이달 중순부터 100명의 관광객들을 난사군도로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영유권을 주장해 온 중국과 타이완,필리핀 등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정부는 즉각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난사군도에 베트남이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는 것은 영유권 침범”이라고 경고한 뒤 “명백한 중국 영토에서의 관광사업 계획을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난사군도는 남중국해에 열을 지어 100여개의 무인도와 환초(環礁) 등으로 이뤄졌고 한때 아시아의 화약고로 간주됐다.하지만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트남과 중국,타이완,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6개국간 영유권 분쟁의 대상이 됐다. 이에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팜 반 트라 베트남 국방장관은 3일 “난사군도는 베트남 영토”라며 “우리는 관광객들을 보낼 권리가 있다.”고 중국측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하노이 주재 필리핀 대사관측은 베트남 정부에 ▲베트남의 관광사업이 적법한가 ▲2002년 체결한 상호 불가침 협정에 위배되는가를 문의하는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 난사군도에 수상가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주변국들에 항의를 받았던 타이완은 일단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대신 쾌속정을 현지의 환초로 보내 콘크리트로 된 기둥모양의 건축물을 짓고 새를 관찰하는 탐조탑(探鳥塔)이라고 설명했지만 분쟁국들은 그대로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난사군도를 둘러싸고 1988년 중국과 베트남 해군이 존슨 환초에서 충돌해 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유혈분쟁을 빚은 바 있다.지난 2002년 말 중국과 영유권을 주장하는 4개국이 포함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10개 회원국이 폭력을 배제한 상호협력 협정에 서명했지만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oilman@˝
  • [세상속으로] 추방 항의 외국인노동자 131일째 명동성당 농성

    정부의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에 항의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의 노숙농성이 23일로 131일째를 맞았다.이들은 직장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는 노동허가제 실시와 강제추방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겨울을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보냈다.그러나 봄이 와도 정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법무부는 자진출국 최종시한이 끝난 이달 초부터 단속에 들어갔다.지난 9일에는 무려 191명을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겨우내 콘크리트바닥서 칼잠 23일 새벽 이들의 농성천막이 자리잡은 서울 명동성당 입구에는 새벽미사를 나가는 신도들의 발길만 이어졌다.영상 5도.봄이라지만 새벽공기는 여전히 찼다.농성 초기에 잠깐 관심을 보인 언론이나 일부 단체 관련자들은 요즘 들어 거의 찾지 않아 이들이 느끼는 ‘한기’는 더하다. 천막 안 100W 백열전등 아래 외국인노동자 10여명이 칼잠을 자고 있었다.불침번을 서던 방글라데시인 주엘(37)이 들어왔다.고향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일하던 그는 돈을 벌어 고향에 가게를 차리겠다는 일념으로 6년 전 한국에 왔다.비슷한 영어실력의 유럽인처럼 학원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미국인도,백인도 아닌 그에게 영어를 배우려는 한국인은 없었다.서울 근교의 식품회사를 다니며 잔업과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고 한국인 동료에게 속아 몇달치 월급을 몽땅 날린 적도 있었다.그는 “막상 한국에 오니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면서 “나 역시 월급으로 받는 70만원 가운데 65만원이 고스란히 생활비로 들어갔다.”고 말했다.그는 “한국 돈 5만원이 이곳에선 하찮지만 고향에선 큰돈”이라며 당분간 고향에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야근 밥먹듯 해도 70만원 벌이 오전 8시.천막을 나와 체조를 한 뒤 간단한 점호가 실시됐다.총원 47명.처음 농성을 시작할 때보다 크게 줄어든 숫자다.지난해 11월만 해도 외국인노동자협의회·네팔공동체·민주노총 평등노조 소속 노동자 등 농성인원이 150명이 넘었다.하지만 많은 사람이 “브로커에게 진 빚을 갚고 가족 생활비를 대려면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며 단속 위험을 무릅쓰고 농성장을 빠져나갔다. 지난 97년 2월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온 네팔인 라무티(38)는 입국 당시 브로커에게 진 빚 650만원을 아직까지 갚지 못했다.그는 “중·고교에 다니던 두 남매가 지난달 학비가 없어 학교를 그만뒀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한국에서 당한 일을 잊지 않으려고 매일 일기를 쓴다는 그는 네팔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엘리트 청년이었다. 2시간 남짓 ‘교양’이 이어졌다.이날의 주제는 근로기준법.이들은 동일한 노동자임에도 피부색과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을 수긍하지 못했다.방글라데시인 헤미니(30)는 “우리 일자리는 어차피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이라면서 “우리도 한국경제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만큼 한국인과 동등한 인간적 대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 기피 3D업종 우리몫” 정부의 외국인노동시장 정비정책에 따라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체류기간 4년 이상의 외국인노동자는 13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노동부 외국인력고용정책과 심수경(31) 사무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국인들이 작업장을 마음대로 옮긴다면 결국 우리나라 노동자들과의 경쟁이 심해져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고용허가제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밤 10시가 되자 농성장은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천막입구에서 불침번을 서던 네팔인 민수(28)의 꿈은 고향에 돌아가 슈퍼마켓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그는 “코리안드림의 종착역이 차가운 농성텐트일지는 꿈에도 몰랐다.”면서 “덧없이 흘러버린 내 20대는 어디 가서 보상받아야 하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이세영 박경호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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