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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시, 오는 30일 안양아트센터에서 2020 신년음악회 개최

    안양시, 오는 30일 안양아트센터에서 2020 신년음악회 개최

    경기도 안양시가 아름다운 선율로 새해 새 희망을 안겨주는 무대를 마련했다. 시는 오는 30일 2020 신년음악회를 안양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안양시립합창단을 비롯해 각기 다른 개성과 독창성을 갖춘 7개 합창단이 출연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에서 호평을 받은 ‘늘푸른합창단’, 전국합창 경연대회 대상에 빛나는 ‘나새합창단’, 안양시 공무원들로 구성된 ‘미오합창단’이 각각의 특색있는 무대를 꾸민다. 2018년 2월에 결성한 남녀혼성 안양시민합창단이 ‘아리랑’, ‘그대와 꽃 피운다’을 열창할 예정이다. 이어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안양시립합창단’이 I got rhythm, The snow를 열창한다. 특별 초청한 ‘LUX피아노 퀸텟’ 모차르트 명곡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할 계획이다. 이날 무대는 우리의 귀에 익숙한 민요, 가곡, 가요, 클래식 등 장르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하모니가 펼쳐진다. 8세 이상 입장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없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새해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시의 희망과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경자년 한해도 수준 높은 연주와 공연을 준비해 시민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합창단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코리아쿱오케스트라,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담아낸 ‘칸타타 레볼루션’ 8일 초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담아낸 ‘칸타타 레볼루션’ 8일 초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등을 담아낸 작품을 초연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다음달 5일 오후 7시30분 제주문예회관, 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칸타타 레볼루션’(Cantata Revolution)이라는 타이틀로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음악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주관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이번 연주를 통해 3·1운동과 4·19혁명 정신을 계승한 대한민국에서 끊임없이 ‘자유와 평등’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건들을 음악적으로 해석했다. 항쟁과 혁명정신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하고자 했다는 것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오병희가 곡을 맡았으며, 지휘자 김덕기, 소프라노 강혜정, 바리톤 김동섭 등이 참여한다.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앞으로 3년 동안 레볼루션 시리즈를 제작해 음악이 갖는 친숙함으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그려볼 예정이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연주자들이 스스로 오케스트라를 조직, 운영, 관리함으로써 연주의 질적 향상에 책임을 다하고 세분화된 복무규정과 철저한 자기 성찰로 높은 수준의 연주력을 유지, 연주자들에 의한, 연주자들을 위한 오케스트라를 추구하고 있다. 매년 90여회 공연에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오페라, 발레 공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아들 배웅 받으며… 123층 롯데타워서 마지막 길 떠나

    두 아들 배웅 받으며… 123층 롯데타워서 마지막 길 떠나

    신동주 “고객과의 약속 위해 평생 헌신” 신동빈 “조국 발전에 기여, 실천하신 분” 서미경 모녀·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 불참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지난 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신 명예회장의 평생의 숙원사업이었던 이곳에 롯데그룹 임직원 1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아들 정열씨가 영정사진을,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걸어 나오며 영결식이 시작됐다. 부인 시게미츠 하쓰코 여사와 신동주·동빈 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복재재단 이사장 등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뒤따랐다.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도 불참했다. 명예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고인을 ‘우리 시대의 위대한 선각자’라고 애도했다. 이어 “(고인은) 사업을 일으킨 매 순간 나라 경제를 생각하고 우리 국민의 삶을 생각한 분이었다”며 “당신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 이제는 무거운 짐 털어내시고 평안을 누리라“고 명복을 기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해외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으나 사회자가 대독한 추도문을 통해 “우리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 성장의 앞날을 밝혀주었던 큰 별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신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신동주 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힘써오셨다”며 “저희 가족들은 앞으로 선친의 발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다.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시고 조국을 먼저 떠올렸고,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며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으며 역경과 고난이 닥쳐올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 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운구 차량은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기업보국 가치 본받겠다”… 정·재계 등 조문 이어져

    “기업보국 가치 본받겠다”… 정·재계 등 조문 이어져

    4일간 그룹장… 부인 가장 늦게 빈소에 신동빈 회장 일본 출장 중에 급거 귀국 롯데 “고인 뜻 따라 조의금·조화 사양” 日언론들 고인 별세 소식 신속히 보도19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된 신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그룹 임직원을 비롯한 정·재계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으며 이후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도 부인과 함께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빈소 입구에 걸린 고인의 영정 사진 옆에는 ‘상부 하쓰코, 신동주, 신동빈, 신영자, 신유미, 자부 조은주, 마나미’라는 상주 명단이 올라왔지만 이날 신동빈, 신동주 회장과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식 조문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고인의 부인인 시게미츠 하쓰코 여사는 유족 가운데 가장 마지막인 오후 8시 40분쯤 빈소를 찾아 50분가량 머무른 뒤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나타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동주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이 주도적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 조카인 신동원, 신동윤 농심 부회장, 5촌 조카 신동인 전 롯데쇼핑 사장, 신동립 롯데대산유화 고문, 민영기 롯데그룹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이철우 전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도 빈소를 찾았다. 조카사위인 조용완 전 고등법원장, 천성관 김앤장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와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정치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신 명예회장은 노령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탈수 증상 때문에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다시 입원했으나 한 달여 만인 이날 세상을 떠났다. 임종은 신 회장 형제와 신 이사장 등 자녀들이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의 병세가 악화한 전날부터 병상을 지켰고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이날 급히 귀국해 오후에 병원에 도착했다. 하쓰코 여사가 임종을 지켰는지에 대해서는 롯데 측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평소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을 실천한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사양하기로 했다”고 했으나 이날 빈소에는 한용길 CBS 사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재계는 고인이 강조한 ‘기업보국’(企業報國·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 가치를 본받겠다며 애도를 표했다. 일본 주요 언론들도 고인의 별세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에 대해 “일본에서 번 자금으로 고도 경제성장기인 한국에 투자, 한국 재벌 5위의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그룹의 약진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장례는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기 위해 그룹장으로 4일간 치러진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이 끝나고 같은 날 오전 7시에는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영웅’ 베토벤, 영광으로 빚어내는 미완의 연주

    ‘영웅’ 베토벤, 영광으로 빚어내는 미완의 연주

    베토벤이 나폴레옹의 이름을 딴 교향곡 ‘보나파르트’(에로이카)를 지어 헌정하려다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지위에 오른 것에 실망해 교향곡 표제를 찢어버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표제는 파기됐지만 나폴레옹이 가진 ‘영웅’ 이미지는 오래도록 베토벤의 정신세계에 남아 있었다. 베토벤은 영웅들과 같은 반열에 있기를 원했다. 영웅에게 늘 따라다니는 것이 ‘영광’이었고, 이는 베토벤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로 작용했다. 상투적인 단어지만, ‘영광’은 다른 모든 윤리적 개념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베토벤의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를 다양한 음으로 구현해 새로운 음악을 창조했다. ‘베토벤’은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독일 출신의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평전이다. 일반적인 전기나 평전들과 달리 음악적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에로이카’를 둘러싼 광기, 청각 장애로 인한 삶의 위기, 불멸의 연인 등 베토벤과 관련해 회자되는 12개의 주제들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올더스 헉슬리, 장자크 루소 등 역사적 인물 36명과 함께 조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와 루소, 바흐는 베토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괴테, 나폴레옹, 헤겔과 같은 동시대인들과는 또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을까. 저자는 이런 관계망을 탐색하면서 베토벤 음악에 큰 획을 그은 발상과 동기들을 찾아 나선다. 책의 부제는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우주에 견준 것이다. 이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처럼 베토벤의 음악 역시 언제까지나 미완으로 남을 것이란 뜻이다. 콘서트홀을 나선 뒤, 음악을 다 듣고 난 뒤, 교감과 대화를 통해 새로 ‘완성되는 중’이며 그 결말 역시 늘 열려 있다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은 베토벤 음악이 낳은 또 다른 유산이다. 예컨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불멸의 연인’, 장애를 극복한 천재 음악가 등 흔히 알려진 베토벤의 생애를 종전과 다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저명한 음악학자다. 평생을 독일 음악사 연구에 매진하며 축적한 공력이 이토록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는 베토벤 평전을 낳은 배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긴 어둠 끝에 닿은 인연…빛의 선율로 돌아온다

    긴 어둠 끝에 닿은 인연…빛의 선율로 돌아온다

    “한국은 언제나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나라입니다. 관객들이 음악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또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쏟는 모습과 헌신에 존경과 감탄이 나옵니다.” 우울증으로 한동안 건반 앞에 앉지 않았던 중년 피아니스트에게 서울은 무대와 관객의 소중함을, 그리고 다른 연주자보다 탁월한 자신만의 재능을 다시 한번 깨우쳐 준 고마운 공간으로 남았다. 15년 만에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파격의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62)를 이메일로 미리 만났다. 198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앞서 캐나다에서 열린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포고렐리치는 이 대회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당시 22세 청년 포고렐리치는 심사위원과 관객 모두를 당황시킬 만한 독특한 해석으로 쇼팽을 연주했다. 심사위원 사이에서 격론이 오갔고, 그가 1차 예선을 통과하자 심사위원 로이스 켄트너는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은 콩쿠르에선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자리를 내놨다. 포고렐리치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여전한 반발로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자 이번엔 심사위원장인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그의 연주와 해석은 천재적이다. 이 청년을 떨어트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심사위원장직마저 던져버리고 퇴장했다.이런 일화가 보여 주듯 포고렐리치는 늘 평이 갈리는 연주자였다. 누군가는 그를 ‘천재’라고 불렀고, 다른 누군가는 ‘괴짜’로 정의했다. 그러나 정작 포고렐리치는 세간의 평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대로 ‘유니크’(특별함)하다. 표현 방식을 선택할 자유는 공평하게도 모두에게 있다”면서 “나는 수십년 전부터 제 공연 리뷰 읽기를 그만뒀다.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멀리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아노와 음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아내 일리아 케제라드제를 향한 사랑은 그가 계속 피아노를 칠 수 있는 힘이 됐다. 포고렐리치는 1980년 피아노 스승이던 21살 연상 케제라드제와 결혼했으나, 1996년 암으로 아내를 잃고 2000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깊은 우울증에 빠져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특히 아내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나은 피아니스트를 들은 적도, 알게 된 적도 없다”며 “그녀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은 내가 음악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고 여전한 사랑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2005년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그는 오는 2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다시 한국 청중을 찾는다. 바흐 영국 모음곡 3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 쇼팽 뱃노래, 라벨 밤의 가스파르 등을 들려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국 관객의 음악 사랑에 존경과 감탄”…15년 만에 한국 찾는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

    “한국 관객의 음악 사랑에 존경과 감탄”…15년 만에 한국 찾는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

    “한국은 언제나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나라죠. 관객들이 음악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또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쏟는 모습과 헌신에 존경과 감탄이 나옵니다. 공연장에 들어가 보시면 바로 느끼실 수 있지 않나요?”우울증으로 한동안 건반 앞에 앉지 않았던 중년 피아니스트에게 서울은 무대와 관객의 소중함을, 그리고 다른 연주자보다 탁월한 자신만의 재능을 다시 한번 깨우쳐준 고마운 공간으로 남았다. 갈색 긴 머리 꽃미남 이미지에서 이제는 삭발한 백발에 수도승 풍모를 풍기는 파격의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62). 15년 만에 다시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이메일(e-mail)로 미리 만났다. 198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앞서 캐나다에서 열린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포고렐리치는 이 대회에도 참가하며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당시 22세 청년 포고렐리치는 심사위원과 관객 모두 들어보지 못한 쇼팽을 연주했다.심사위원 사이에서 격론이 오갔고, 그가 1차 예선을 통과하자 심사위원 로이스 켄트너는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은 콩쿠르에선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직에서 물러났다. 포고렐리치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여전한 반발로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자 이번엔 심사위원장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그의 연주와 해석은 천재적이다. 이 청년을 떨어트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심사위원장직마저 던져버리고 퇴장했다. 이런 일화가 보여주듯 포고렐리치는 늘 호평과 혹평이 갈리는 연주자였다. 누군가는 그를 ‘천재’라고 불렀고, 다른 누군가는 ‘괴짜’로 정의했다. 그러나 정작 포고렐리치는 세간의 평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대로 ‘유니크’(특별함)하다. 표현 방식을 선택할 자유는 공평하게도 모두에게 있다”면서 “나는 수십 년 전부터 내 공연 리뷰 읽기를 그만뒀다.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멀리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아노와 음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아내 일리아 케제라드제를 향한 사랑은 그가 계속 피아노를 칠 수 있는 힘이 됐다. 포고렐리치는 1980년 스승이던 21살 연상 케제라드제와 결혼했으나, 1996년 암으로 아내를 잃고 2000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깊은 우울증에 빠져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특히 아내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나은 피아니스트를 들은 적도, 알게 된 적도 없다”며 “그녀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은 내가 음악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고 여전한 사랑과 그리움을 드러냈다.2005년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그는 오는 2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다시 한국 청중을 찾는다. 바흐 영국 모음곡 3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 쇼팽 뱃노래, 라벨 밤의 가스파르 등을 들려준다. “이번 연주회를 통해 저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과거의 제 모습에 익숙한 분들은 세월과 함께 진화한 부분들을 찾아낼 것이고, 제 이름과 연주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젊은 관객들은 제 음악세계만이 갖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만나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천사의 목소리, 천상의 선율에 물든다

    천사의 목소리, 천상의 선율에 물든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오스트리아 황실 음악의 전통을 잇는 빈 소년 합창단이 올해도 한국 클래식 공연의 문을 연다. 미국 ‘빅5’ 악단 중 하나인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고, 21세기 최고의 지휘자로 꼽히는 사이먼 래틀과 피아노의 아이콘 조성진의 협연은 서울의 가을밤을 음악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올해도 클래식 애호가들을 예매 전쟁으로 이끌 주요 공연을 미리 살펴봤다. ●‘빈 소년합창단’으로 여는 2020년 ‘천사의 목소리’ 빈 소년합창단은 오는 18~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올해 클래식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1498년 ‘빈 궁정음악단’으로 창단해 50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빈 소년합창단의 노래는 한국에서도 새해를 시작하는 의식처럼 자리잡았다. 1969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해마다 1월이면 꾸준히 내한하고 있다. 올해는 마놀로 카닌의 지휘로 헨리 퍼셀의 ‘오라 그대 예술의 자녀여‘,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의 ‘찬양하여라, 주님의 종들아’ 등을 파이프 오르간 연주에 녹여 들려준다. 2월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새 음악감독 유력 후보로 떠오른 라트비아 출신의 젊은 거장 안드리스 넬손스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5대 악단’으로 꼽히는 보스턴 심포니의 1881년 창단 이래 첫 한국 방문이다. 1960년 아시아 투어로 서울 공연이 예정됐으나 당시 4·19 혁명으로 국내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공연도 취소됐다. 넬손스와 보스턴 심포니는 지난 6~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을 연주한다. 2015년 오스트리아 공연 직전 손가락을 크게 베이는 부상에도 연주를 강행, 건반과 무대를 붉은 핏자국으로 물들이면서도 완벽한 연주를 보인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의 협연도 클래식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같은 달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파격의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 독주회 역시 15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파격’ 쿠렌치스와 ‘관록’ 에머슨 콰르텟 기존 클래식 연주 문법을 뒤집는 과감하고 튀는 지휘로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성’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자신이 직접 창단한 ‘무지카 아테르나’와 함께 4월 7~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또 한 번의 파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두 번의 공연 모두 바이올린 협주곡과 5·7번 교향곡으로만 채웠다. 완벽한 테크닉과 독보적인 창의성을 인정받는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함께한다. 쿠렌치스의 연주가 파격과 실험의 시간이라면 5월 30일~6월 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연주는 관록과 전통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미국 그래미상을 8회 수상한 현존 최고의 현악 4중주단으로, 올해 서울국제음악제 초청으로 서울을 찾는다. 주최 측은 실내악의 진수를 선사하기 위해 좌석 규모는 적지만 국내에서 가장 실내악 연주에 최적화된 IBK챔버홀을 공연장으로 선택했다.●10월의 황홀경 ‘런던·래틀·조성진’ 10월은 가장 많은 클래식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달이다. 영국 클래식의 정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21세기 클래식의 상징과도 같은 사이먼 래틀이 서울을 찾는다. 협연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에서도 해마다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조성진이다. 래틀과 런던 심포니는 10월 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게티, 바그너, 라흐마니노프, 바르토크의 음악을 들려주고, 조성진이 피아노 선율을 입힌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내한해 클래식 연주의 정수를 선사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올해도 11월 3일(세종문화회관) 서울을 다시 찾는다. 또 지휘자 파보 예르비는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이끌고 있는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과 에스토니안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와 함께 12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합창’으로 2020년을 마무리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율의 브람스… 4년 만의 재회는 ‘선물’이었다

    전율의 브람스… 4년 만의 재회는 ‘선물’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는 2020년 신년음악회에 오르는 클라라 주미 강입니다. 신년음악회에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반갑습니다.” 지난 4일 오후 5시 5분 3층 객석까지 관객으로 가득 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공연장 직원이 아닌 연주자가 직접 안내방송을 하는 세종문화회관의 독특한 문화에 맞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3)이 활 대신 마이크를 먼저 잡았다. 이날 공연은 올해 한국 클래식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공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67)과 세계 클래식 무대로 뻗어 나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재회로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며 서울시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정명훈은 2015년 12월 30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지휘를 끝으로 서울시향을 떠났다. 2016년 8월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이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옛 단원들 앞에 섰다. 시작은 공연 외적인 문제로 깔끔하지 못했다.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나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보수단체 집회 탓에 인근 교통이 통제됐고, 지각 관객이 속출했다. 공연장 주변은 ‘태극기 부대’에 둘러싸였고, 일부 집회 참가자는 공연장 로비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지연 관객을 배려해 예정된 시간보다 8분가량 늦게 첫 연주를 시작했다. 1부 무대에는 정명훈과 바이올린 협연자 클라라 주미 강이 함께 올랐다. 악단 맨 뒷줄에 자리한 팀파니의 울림에 이어 검은색 롱드레스를 입은 클라라 주미 강의 독주가 시작됐다. 독일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 대표작으로 꼽히는 막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173㎝ 장신 연주자의 활 끝에서 빚어지는 소리는 힘이 넘쳤고, 서울시향과의 합도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클라라 주미 강은 무대를 완벽히 지배했고,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음을 낮춰 연주하며 협연자가 더욱 돋보이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부는 정명훈과 서울시향 그리고 브람스의 시간이었다. 모두 검은색 정장으로 맞춰 입은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브람스 교향곡 1번 연주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악단을 배경으로 포디엄(지휘대) 위에서 두 팔을 벌린 정명훈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다시 돌아왔다”고 말하는 듯했다. 단원들의 눈빛이 빛났고, 표정도 밝았다. 모두 4악장, 47분쯤 이어진 브람스 교향곡 1번 연주는 시간을 10년 전 ‘정명훈의 서울시향’ 시대로 되돌려 놨다. 세밀한 기교의 현악기 연주자들과 서정적 음색의 금관악기 연주자, 연주의 큰 틀을 잡아 주는 팀파니 등 타악기 연주자 등 악단 모두 정명훈의 손짓이 아닌 그의 숨결대로 악기를 다뤘다. 웅장하게 휘몰아친 4악장 피날레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탄성과 함께 “브라보”가 쏟아졌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지휘자와 연주자가 가장 즐길 수 있고, 서울시향의 팬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해서 더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으로 새해 첫 축제를 화려하게 매듭지었다. 연주회는 아수라장인 광화문을 뚫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보답하는 정명훈과 서울시향, 클라라 주미 강의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리뷰] 4년 만에 재회한 정마에와 서울시향이 만든 선물 같은 시간

    [리뷰] 4년 만에 재회한 정마에와 서울시향이 만든 선물 같은 시간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는 2020년 신년음악회에 오르는 클라라 주미 강입니다. 신년음악회에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반갑습니다.” 지난 4일 오후 5시 5분 3층 객석까지 관객으로 가득 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공연장 직원이 아닌 연주자가 직접 안내방송을 하는 세종문화회관의 독특한 문화에 맞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3)이 활 대신 마이크를 먼저 잡았다. 이날 공연은 올해 한국 클래식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공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67)과 세계 클래식 무대로 뻗어 나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재회로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며 서울시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정명훈은 2015년 12월 30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지휘를 끝으로 이곳을 떠났다. 2016년 8월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이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옛 단원들 앞에 섰다. 시작은 공연 외적인 문제로 깔끔하지 못했다.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나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보수단체 집회 탓에 인근 교통이 통제됐고, 지각 관객이 속출했다. 공연장 주변은 ‘태극기 부대’에 둘러싸였고, 일부 집회 참가자는 공연장 로비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지연 관객을 배려해 예정된 시간보다 8분가량 늦게 첫 연주를 시작했다. 1부 무대에는 정명훈과 바이올린 협연자 클라라 주미 강이 함께 올랐다. 악단 맨 뒷줄에 자리한 팀파니의 울림에 이어 검은색 롱드레스를 입은 클라라 주미 강의 독주가 시작됐다.독일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 대표작으로 꼽히는 막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173㎝ 장신 연주자의 활 끝에서 빚어지는 소리는 힘이 넘쳤고, 서울시향과의 합도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클라라 주미 강은 무대를 완벽히 지배했고,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음을 낮춰 연주하며 협연자가 더욱 돋보이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부는 정명훈과 서울시향 그리고 브람스의 시간이었다. 모두 검은색 정장으로 맞춰 입은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브람스 교향곡 1번 연주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악단을 배경으로 포디엄(지휘대) 위에서 두 팔을 벌린 정명훈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다시 돌아왔다”고 말하는 듯했다. 단원들의 눈빛이 빛났고, 표정도 밝았다. 모두 4악장, 47분쯤 이어진 브람스 교향곡 1번 연주는 시간을 10년 전 ‘정명훈의 서울시향’ 시대로 되돌려 놨다. 세밀한 기교의 현악기 연주자들과 서정적 음색의 금관악기 연주자, 연주의 큰 틀을 잡아 주는 팀파니 등 타악기 연주자 등 악단 모두 정명훈의 손짓이 아닌 그의 숨결대로 악기를 다뤘다. 웅장하게 휘몰아친 4악장 피날레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탄성과 함께 “브라보”가 쏟아졌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지휘자와 연주자가 가장 즐길 수 있고, 서울시향의 팬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해서 더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으로 새해 첫 축제를 화려하게 매듭지었다. 연주회는 아수라장인 광화문을 뚫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보답하는 정명훈과 서울시향, 클라라 주미 강의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평일 오후 7시30분, 칼퇴족은 공연장에 있다

    평일 오후 7시30분, 칼퇴족은 공연장에 있다

    LG아트센터, 7시 30분 공연 첫 시도 예술의전당 대관 조항 ‘8시 시작’ 수정2000년 3월 개관하며 국내 공연장 최초로 시즌제와 패키지 티켓 제도를 도입한 LG아트센터가 또 한 번 혁신과 파격을 시도했다. 공연계에서 불문율처럼 자리잡은 ‘평일 오후 8시 공연’을 깨고 30분 앞당긴 ‘평일 오후 7시 30분 공연’ 시대를 선포했다. ‘고작 30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달라지고 있는 직장인 관객의 생활상에 맞춘 공연계의 적극적 실험이자 변화다. LG아트센터가 공개한 2020시즌 기획공연은 유럽 연극계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급진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를 시작으로 모두 11편의 해외 유명 공연단과 음악가의 공연으로 준비됐다. 한국을 찾는 단체와 연주자 면면도 화려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공연 시작 시간이다. 토·일요일에만 공연하는 두 작품을 제외한 9개 작품 모두 평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한다. LG아트센터를 비롯해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등 국내 대형 공연장은 ‘월요일 휴관, 평일 오후 8시 공연’이 일반적이었다. 한동희 LG아트센터 매니저는 “주 52시간 근무제 확산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간 변경을 검토해왔다”면서 “지난해 관객 설문 조사에서 ‘오후 8시 유지’ 의견이 근소하게 높아 그대로 유지했지만, 직장인 퇴근 시간과 다른 시설 운영 시간을 고려해 30분 정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측의 설명처럼 정부가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오후 6시 정시 퇴근 문화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200여개 기업(대기업 66개·중견기업 145개) 직장인 91.5%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적응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정착되지 않았다’는 8.5%에 그쳤다. 또 공연 티켓 판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연 티켓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평일 공연 관람객이 11%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술의전당도 이런 변화에 맞춰 평일 공연 시작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우선 2020년 음악당 대관규약을 변경해 ‘오후 8시’였던 평일 공연 시작 시간 기준을 오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다만 협의를 통해 다른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도 뒀다. 오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여자만세2’는 평일 공연을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고, 연극 ‘박정자의 배우론-노래처럼 말해줘’(2월 6~16일), ‘2020 밀레니엄 신년음악회’(2월 4일) 등도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3월 롯데콘서트홀 공연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3월 롯데콘서트홀 공연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는 2020년 3월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시니 오페라 콘체르탄테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고 27일 밝혔다.아트앤아티스트의 ‘오페라 콘체르탄테’ 시리즈는 2016년 베를리오즈 ‘파우스트의 겁벌’을 시작으로, ‘사랑의 묘약’,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돈 조반니’를 선보였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이 시리즈 다섯 번째 오페라 작품이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19세기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전성시대를 여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과 아름다운 여인 로지나의 사랑을 담았다. 바리톤 김주택이 피가로 역을 맡았고, 국내 최정상급 소프라노로 활약 중인 강혜정이 로지나 역을 연기한다. 테너 김건우는 알마비바 백작을, 베이스 손혜수는 바질리오 역을 맡았다. 김덕기가 이끄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한다. 관람료는 6만 6000~12만 1000원으로, 27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국립국악관현악단 2020 신년음악회…‘포레스텔라’와 협연

    국립국악관현악단 2020 신년음악회…‘포레스텔라’와 협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0년 1월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 음악회를 연다. 국악 관현악 명곡은 물론 파이프 오르간 연주, 크로스오버 보컬 그룹 협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제20회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신동일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재독 작곡가 정일련의 ‘파이프 오르간과 국악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한다. 파이프 오르간 주자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JTBC ‘팬텀싱어2’ 우승팀인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을 부른다. 초기 애국가 세 곡을 엮어 국악 관현악으로 재구성한 ‘애국가 환상곡’(가제)도 연주한다. 관람료는 2만원~5만원으로,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내 마음 적셔준… 올해 이 공연 가장 큰 울림

    내 마음 적셔준… 올해 이 공연 가장 큰 울림

    올해 한국 클래식 무대에는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찬 명문 악단과 연주자의 마법이 이어졌다. 세계 최정상급 악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물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 저마다의 역사와 전통 깊은 음향을 구축한 악단 내한은 클래식 애호가들을 ‘예매 전쟁’에 뛰어들게 했다. 해외 클래식 무대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5)은 연주회마다 최단시간 매진 기록을 새로 써 갔다. 노승림, 허명현, 황장원 클래식 평론가와 함께 올해 클래식계를 돌아봤다.●지메르만·빈 필·만프레드 호네크… 평론가들의 ‘원픽’음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세 평론가에게 ‘올해 최고의 공연’을 물었더니 흥미롭게도 모두 다른 답을 내놨다. 황 평론가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3) 리사이틀(3월 22~23일)을, 허 평론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1일), 노 평론가는 만프레드 호네크(61)와 서울시립교향악단(9월 5~6일)의 연주회를 가장 큰 울림을 준 공연으로 꼽았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라는 찬사가 붙는 지메르만은 16년 만에 내한 독주회를 열며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두 번의 공연은 일찌감치 모든 표가 팔렸고, 지메르만은 당시 감기 몸살에도 공연장을 찾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황 평론가는 “감기 몸살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거장의 음악은 더욱 깊고 큰 울림을 만들어 냈다”면서 “특히 둘째 날 앙코르였던 브람스의 발라드는 어느덧 노년에 이른 거장이 펼쳐 보인 겸허한 원숙미가 각별한 감명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세계 최정상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그 이름값만으로 기대를 모았다. 서울과 대구에서 한 번씩 열린 연주회는 왜 빈 필이 세계 최고인지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독일을 대표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60)은 서울에서, 콜롬비아 출신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41)는 대구에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서울 공연을 본 허 평론가는 “틸레만과 빈 필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브루크너의 오르간 사운드를 재현했고, 지금껏 들었던 브루크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며 “벅차오르는 감정에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서울시향이 만프레드 호네크의 지휘로 연주한 말러 교향곡 1번 공연은 세 평론가의 리스트 상위에 올랐다.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호네크의 첫 내한 공연으로, 지휘자와 악단의 시너지가 극대화한 연주였다. 노 평론가는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이름 높은 호네크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해석 1인자로 인정받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함께 성취한 완성도 높은 공연”이라고 평했다. ●국민 슬픔 위로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지난 6월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은 올해의 인상적인 한 장면으로 남았다. 거장 이반 피셰르(68)와 함께 무대에 오른 63명의 악사는 본 연주에 앞서 우리말 노래를 시작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외로워도 외로워도 님 오지 않고/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흘렸네.” 앞서 5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숨진 한국인 승객과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노래였다. 음악이 상처 입은 사람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 준 공연이었다. 이 밖에 조너선 노트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공연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은 ‘첼로 신동’ 장한나의 ‘마에스트라’ 시대를 알리는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기는 올해도 더해 갔다. 그가 오르는 무대라면 매진은 기본이고, 얼마나 빨리 매진되는지가 관심사가 될 정도로 관객의 기대는 높아졌다. 그리고 그는 그런 관객을 언제나 100% 만족시켰다. 지난 9월 19일 조성진과 벨체아 콰르텟 협연, 20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의 공연은 모두 2분 만에 표가 다 팔렸고 조성진이 오케스트라 지휘와 피아노 협연을 겸한 22일 공연은 49초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여성 지휘자 첫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 음악감독 임명이라는 새 역사를 쓴 김은선(39)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소식은 한국은 물론 보수적인 세계 클래식계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풍성하고 흰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큰 체구의 악장이 80여명의 단원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오보에 연주자가 라(A)음을 내자 다른 연주자들도 그 음에 맞춰 악기를 조율했다. 이어 악장이 다시 한번 바이올린으로 현악기를 조율하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앞으로 2시간가량 음악 여정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도 이미 박수 칠 준비를 하며 마에스트로가 등장할 무대 왼쪽 출입문을 응시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 않았고, 악장과 단원들은 익숙한 듯 표정의 동요조차 없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2분쯤 흐르자 문이 열리고, 흰 수염이 덥수룩한 지휘자가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포디움(지휘대)도, 지휘봉도 없이 맨손으로 단원들 가운데 선 그는 말없이 허공에 두 주먹을 모으더니 서서히 오른손을 펼쳤다. 그의 손끝에서 은은한 플루트 소리가 시작됐고, 그리스 신화 속 호숫가의 나른한 오후 풍경이 펼쳐졌다.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는 클래식 악기로 떠나는 판타지 시간 여행이었다. 열차를 이끄는 기관장은 러시아 클래식의 ‘차르’(황제) 발레리 게르기예프(66), 그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기관원들은 러시아 최고의 악단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다. 1783년 창단 이래 베를리오즈, 폰 뵐로, 차이콥스키, 말러, 라흐마니노프 등의 지휘를 거치며 가장 러시아다운 소리를 내는 전통을 세웠다. 게르기예프는 1988년 마린스키 음악감독을, 1996년 총예술감독을 맡아 30년 넘게 오케스트라를 조율해왔다.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클로드 드뷔시 대표작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게르기예프의 악사들은 드뷔시가 신화 속 목축을 관장하는 ‘목신’의 욕망과 꿈을 그린 이 곡을 몽환적으로 그려내며 청중을 고대 그리스로 인도했다. 반복되는 플루트 연주와 우아한 음색의 하프 연주는 팍팍한 일상을 잊고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최면 주술처럼 다가왔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2)은 등장만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금빛 스팽글 장식 롱드레스를 입은 클라라는 콘서트홀 조명 아래 금빛으로 반짝였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으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그는 객석에서 쏟아내는 박수에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중 안단테 연주로 화답했다.20분간 인터미션(쉬는시간)이 지나고 2부 조명이 켜지면서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의 본격적인 마법이 시작됐다. 이들이 들고 온 작품은 무소르그스키의 천재성이 압축된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무소르그스키가 절친 빅토르 하르트만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유작 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악보에 펼친 모음곡이다. 10개의 소품곡에 10개의 그림과 이야기를 담았고, 변주되며 반복 삽입되는 연주 ‘프롬나드’(promenade·산책)가 이야기 전환 기능을 한다. 지휘봉 대신 섬세한 맨손 지휘를 즐기는 게르기예프의 두 손은 벌새의 날갯짓부터 호수의 잔물결까지 오가며 음표의 미세한 떨림과 잔향까지 계산해냈다. 그의 손짓은 숙련된 악사들의 일사불란한 연주를 통해 지하 세계의 난쟁이와 육중한 말들이 끄는 마차를 무대 위로 소환하는가 하면,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태워 프랑스 파리 튈르리 궁전부터 고대 로마 시대 지하무덤 ‘카타콤’까지 내달렸다. 연주의 절정인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에 이르러서는 러시아 악단만이 낼 수 있는 장엄한 행진곡으로 여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자축했다.게르기예프와 오케스트라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마린스키 극장에서 수도 없이 연주했을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중 자장가와 피날레,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을 덤으로 들려줬다. ‘전람회의 그림’에서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타악기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더니 앙코르 연주에서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현악기의 무한한 매력을 뿜어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롯데콘서트홀 측에 게르기예프의 입장이 늦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다른 연주회에서는 30~40분씩 늦기도 해 클래식 팬들은 이번에도 그의 지각을 의심했다. “지휘자는 이미 준비가 다 끝났는데 늦게 도착한 관객이 많아 관객이 조금이라도 더 자리에 앉을 수 있기를 기다렸다가 나오신 거예요.” 공연장 측의 대답이다. 1시간 2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연주회는 밤 10시를 훌쩍 넘어 끝났다. 준비한 연주에 이어 앙코르 연주를 2곡이나 선보이고 사인회까지 참석한 거장의 눈가 주름에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평생 함께한 결혼반지처럼… 그의 쇼팽은 말 없는 위로였다

    평생 함께한 결혼반지처럼… 그의 쇼팽은 말 없는 위로였다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바지와 셔츠는 그의 백발을 더욱 희고 차분하게 보이게 했다. 느린 걸음으로 무대 중앙 피아노 의자에 앉은 피아니스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높이를 조절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그의 오른손이 높은 음의 건반을 누르면서 대형 콘서트홀에 하나하나 음표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나오는 음은 그저 단순한 ‘소리’로 퍼져 나가지 않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숨결과 가슴속에 녹아드는 듯했다. 170년 전 프레데리크 쇼팽이 남긴 ‘녹턴’(야상곡)은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73)를 만나 연주자와 관객 모두를 위로하는 시가 됐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노 연주회 ‘백건우와 야상곡’ 무대는 조금은 서글픈 의미로 특별했고, 사람들의 관심도 그의 다른 연주회보다 더욱 뜨거웠다. 내한 연주에 앞서 백건우의 45년 절친이자 아내인 배우 윤정희(75)가 알츠하이머병 악화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가정의 슬픈 사연을 알린 사람은 남편 백건우와 딸 진희(42)씨였다. 백건우는 ‘배우 윤정희’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팬을 생각해서, 진희씨는 ‘엄마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라는 걸 다시 확인해주기 위해서 10년 넘게 숨겨온 아픔을 세상에 털어놨다.이런 배경 탓이었을까. 무대에 오르는 백건우를 향한 만원 관객의 박수는 어느 공연보다 뜨거웠다. 모두 한마음으로 말 못 할 아픔에 힘들었을 그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듯했다. 애초 백건우의 내한 연주회는 오는 11일 같은 공연장에서 ‘백건우와 쇼팽’을 주제로 기획됐으나, 해당 공연이 순식간에 전석 매진되자 그의 연주를 기대하는 한국 팬들을 위해 추가 공연을 마련했다. 연주회는 쉬는 시간(인터미션) 없이 80분가량 이어졌다. 백건우는 쇼팽이 남긴 녹턴 21곡 중 12곡을 내리 연주했다. 서정적이고 구슬픈 선율의 1번으로 시작해 9번, 18번, 19번, 8번 등 단조곡과 장조곡을 오가며 자신의 감성에 맞게 연주 순서를 구성했다. 그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녹턴은 21곡을 차례대로 칠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하면 소리가 더 드러나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지, 쓰인 순서대로 연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무대에서 멀지 않은 1층 가운데 객석에서 바라본 백건우의 표정은 늘 그랬듯 담담했다. 시선을 그의 손끝으로 옮기자 건반 위를 구르는 왼손이 드문드문 반짝였다. 1976년 결혼 후 단 한 번도 빼지 않은 결혼반지였다. 백건우와 윤정희가 프랑스 파리의 한 금은방에서 당시 우리 돈으로 1만 5000원을 주고 산 백금 반지가 콘서트홀의 조명을 받아 금빛을 내고 있었다. 조명을 받은 검은색 피아노 건반 뚜껑은 거울처럼 백건우의 두 손을 투영해 비쳤다. 반사된 두 손이 백건우의 두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파리 근교 호숫가 마을에서 요양 중인 아내가 남편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마저 그려졌다. 연주회의 백미는 그가 마지막 곡으로 준비한 녹턴 13번 c단조였다.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음을 뽑아내던 백건우는 이 곡에 이르러서야 온몸을 들썩이며 격정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고, 곡의 마지막 건반을 누른 뒤에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건반을 떠난 마지막 음표가 사라지고, 약 20초가량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모두가 숨을 죽여 그 흔한 마른기침 소리 하나 새어나오지 않았다. 객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구도자’ 백건우는 어떤 말도 없이 피아노만 쳤다.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그는 목소리 대신 피아노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그를 위로하거나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말 공연장을 찾은 관객 모두 그에게 위로받고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지훈 오늘(4일) 미니앨범 ‘360’ 발매, 심혈 기울인 퍼포먼스 [공식]

    박지훈 오늘(4일) 미니앨범 ‘360’ 발매, 심혈 기울인 퍼포먼스 [공식]

    솔로 아티스트 박지훈의 두 번째 미니앨범 ‘360(삼육공)’이 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360’은 맑고 순수한 면을 보여주는 0도, 청춘을 담아낸 180도, 아티스트로서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나타낸 360도까지 각기 다른 3종의 콘셉트로 박지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변화무쌍한 매력을 담아낸 앨범이다.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곡 ‘360’은 박지훈을 향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이에 대한 그의 자신감 넘치는 감정선을 담아낸 곡으로, 무대 위에서 선보일 다이내믹한 퍼포먼스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타이틀곡 ‘360’을 비롯해 박지훈의 섬세한 목소리로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I AM(아이 엠)’, 청량함과 아련함이 느껴지는 ‘Whistle(휘슬)’, 90년대 댄스 장르를 담아낸 ‘Hurricane(허리케인)’, 박진감 넘치는 래핑과 흥겨운 리듬이 인상적인 ‘닻별(Casiopea)’, 팬들과의 각별한 감정을 하루라는 일상에 담아낸 팬송 ‘Still Love U(스틸 러브 유)’, 그리고 김재환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곡 ‘이상해(Strange)’까지 총 7 트랙이 이번 앨범을 풍성하게 채웠다.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이 ‘360’인 만큼 다각도로 제작된 이번 앨범은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훈의 폭넓은 매력들을 곳곳에서 확인하게 할 전망이다. 한편, 박지훈은 앨범 발매와 함께 4일 오후 8시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타이틀곡 무대를 최초 공개한다. 사진=마루기획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음향 사고가 무색했던… 바이올린 여제의 ‘베토벤 마법’

    음향 사고가 무색했던… 바이올린 여제의 ‘베토벤 마법’

    지난달 29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바이올린 여제’ 아네조피 무터(56)의 연주를 직접 들으러 온 관객들로 가득 찼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끝나고 장내 조명이 어두워지자 붉은 꽃 장식이 달린 검은색 롱드레스를 입은 무터가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뒤엔 지난 30년간 늘 곁을 지킨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73)가 있었다. 무터가 바이올린을 턱에 괴고, 오키스가 건반에 손을 올리자 관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숨소리마저 낮췄다. 그런데 그 순간 멀리서 “삐” 하고 높은 기계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2·3층 객석과 1층 객석 뒤쪽에서는 들리지 않을 정도였지만 1층 무대와 가까운 좌석에서는 매우 크고 또렷하게 들리는 소음이었다. 이미 무터와 오키스가 공연 첫 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4번’ 연주를 시작한 직후였다. 두 연주자는 매우 빠른 템포의 1악장 연주를 주고받으며 베토벤 탄생 250주년 월드투어로 준비한 이번 연주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객석 좌측 앞쪽은 계속되는 소음으로 어수선했고, 무터의 바이올린도 오키스의 피아노 소리 안에 갇힌 듯했다. 첫 곡 1악장 연주가 끝나자 앞쪽 객석에 앉은 청중 10여명이 동시에 손을 들어 공연장 관계자들에게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이 소음은 3악장으로 구성된 4번 곡이 끝나고서야 멈췄다. 이후 소음 원인은 공연장 내부 공기 순환을 위해 가동하는 공조기 이상 탓으로 파악됐다. 1부 두 번째 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부터는 무터의 마법이 시작됐다. 무터의 활과 오키스의 건반은 서로 대화를 나누듯 조화롭게 음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무터는 때로는 강렬하고 날카롭게, 때로는 느슨하고 따뜻한 선율을 긁어내며 이른 봄을 불러냈다. 다소 어수선했던 첫 연주 탓에 그녀의 명성에 ‘물음표’를 품기 시작했던 청중도 ‘느낌표’를 켜고 한 음 한 음에 집중했다. 2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연주는 압도적이었다. 베토벤이 바이올린을 위해 쓴 곡이지만, 무터와 오키스는 마치 대형 오케스트라가 교향곡을 연주하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 두 사람이 지난 30년간 다진 호흡이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바이올린 활이 끊어지는 그녀의 격정적인 연주의 끝엔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청중은 객석을 떠날 줄 몰랐고, 끝없이 이어지는 박수갈채에 두 사람은 베토벤, 존 윌리엄스, 브람스의 연주곡 등 세 곡의 앙코르 연주로 화답했다. 콘서트홀을 빠져나오는 청중의 기억엔 연주 초반 음향 사고도 이미 지워진 듯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경만선 서울시의원, ‘서울시민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추진 토론회’ 개최

    경만선 서울시의원, ‘서울시민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추진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경만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3)이 개최한 ‘서울시민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추진 토론회’가 29일 서울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 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박진영 서울시민연합오케스트라 부단장, 김남돈 건축음향연구소 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또한 음악·건축 전문가, 애호가 및 일반시민과 관계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경 의원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서 김영익 메타기획컨설팅 선임컨설턴트는 ‘콘서트홀 조성 기본구상’의 발제에서 콘서트홀의 장소와 도시공간과 문화예술적 맥락 등 전반적인 운영방향을 설명했다. 나아가 콘서트홀의 예술복합단지로서 조성과 운영을 제안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클래식 콘서트홀의 필요성과 활용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오는 각 계 전문가들이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필요성, 입지, 공간구성, 시민 접근성, 주변 문화시설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방안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안호상 홍익대학교 공연예술 대학원장은 “강북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콘서트홀이 필요하다”며 “콘서트 홀 건립은 국제적인 대관단체의 수요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검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새로 지어질 클래식 콘서트홀은 서울시향만의 클래식 홀이 아닌 시민들의 장소로서 서울시민들이 다양한 예술활동을 함께 즐기고 향유 할 수 있는 콘서트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한 시민 친화형 클래식 연주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자리”라고 전하며 “서울시립 클래식 콘서트홀이 건립되면 문화도시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쇼팽 야상곡으로 연말 물들인다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쇼팽 야상곡으로 연말 물들인다

    지난 3월 쇼팽 전국 투어로 봄의 시작을 알린 피아니스트 백건우(73)가 다시 쇼팽을 들고 올해의 마지막을 물들인다.피아노 앞에 앉은 지 올해로 63년을 맞은 백건우는 끊임없는 연습과 연구, 새로운 곡에 대한 탐구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린다. 애초 ‘백건우와 쇼팽’을 연말 전국 투어 공연 주제로 잡았으나, 서울 공연은 순식간에 전석 매진되면서 ‘백건우와 야상곡’을 주제로 한 공연을 추가했다. 12월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연주회는 12곡의 쇼팽 야상곡으로 구성됐다. 모두 쇼팽의 시적 감성이 은은하게 녹아든 작품이다. 백건우는 쇼팽 야상곡 12곡을 순차적인 순서가 아닌, 자신의 연주 흐름에 맞게 순서를 재편해 연주한다. 야상곡 1번을 연주한 뒤 9번, 18번, 19번, 8번, 20번 등을 연주한다. 그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쇼팽의 야상곡은 출판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모두 21곡인데, 21곡을 차례대로 칠 필요는 없다”며 “어떻게 하면 소리가 더 드러나게 순서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지, 쓰인 순서대로 연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11일 예술의전당 2차 공연은 쇼팽 야상곡 6곡(4·5·7·10·13·16번)에 즉흥곡 2번, 환상 폴로네이즈, 왈츠 1·4·11번, 발라드 1번을 연주한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부안(13일), 김해(14일), 강릉(19일), 오산(20일) 등 지방 관객을 만나러 간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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