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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무게 7600t 학교 건물, 통째로 60m ‘뚜벅뚜벅’ 이전 (영상)

    [여기는 중국] 무게 7600t 학교 건물, 통째로 60m ‘뚜벅뚜벅’ 이전 (영상)

    중국이 7600t짜리 학교 건물을 통째로 들어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19일 중국 관영 CGTN은 상하이 황푸구 소재의 오래된 학교가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건물째 이전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시작된 이전 작업은 18일이 지난 이달 15일 마무리됐다. 1935년 세워진 학교는 황푸구가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인근 지역이 상업 및 사무용 복합단지 개발구역으로 선정됐지만, 정부는 철거 대신 이전을 택했다. 하지만 5층 높이에 무게만 7600t에 달하는 건물을 통째로 이동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문제는 건물의 형태에 있었다. 정사각형의 다른 전통적 건물과 달리, 학교는 T자 형태였다. 건물 밑에 레일을 깔아 이동시키는 일반적 방법을 적용하면, 힘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85년된 낡은 건물이라 이동 과정에서 자칫 훼손될 우려도 있었다.방안을 고심하던 황푸구 당국은 2018년 현지 업체가 개발한 신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건물 밑에 레일을 깔아 밀어 옮기는 일반적 방식이 아닌, 건물에 발을 달아주는 방식이었다. 이전을 맡은 업체 측은 “건물이 스스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도록 목발을 내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건물 밑에는 특수 고안된 이동식 지지대 198개를 설치됐다. 지지대는 건물을 제자리에서 70㎝ 들어 올렸다. 이후 번갈아 위아래로 움직이며 마치 사람이 걸어 움직이듯 건물을 이동시켰다. 이번 작업으로 학교 건물은 18일 동안 20.97도 회전, 61.7m 옮겨졌다. 수석 기술감독자는 “지지대에 감지 센서를 부착해 이동 상황을 제어했다. 역사적 건축물 보존 차원에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일명 ‘건물 보행기’가 사용된 최초 사례이며, 상하이 최초로 건물을 회전시킨 사례”라고 밝혔다.현대에 들어 중국의 유서 깊은 건물 여럿이 도시화 바람에 휩쓸려 사라졌다. 특히 마오쩌둥을 중심으로 한 문화대혁명(1966년~1976년) 당시 홍위병이 과거의 낡은 관습, 문화, 습관, 생각 등 이른바 ‘네 가지 구습’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역사적 유물과 유적을 대량 파괴했다. 다행히 2000년대 초반 적극적인 보존 움직임이 시작됐다. 건물을 통째로 옮기는 작업도 그때부터 활발해졌다. 2003년에는 1930년 지어진 상하이콘서트홀이, 2013년에는 역시 1930년대 지어진 6층짜리 건물이 각각 66m, 38m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대선일, 투표소가 콘서트홀로 바뀐다

    美 대선일, 투표소가 콘서트홀로 바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대선 사전투표가 한창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 시청 앞에서는 젊은 음악가들의 야외 음악회가 열렸다. ‘투표를 위한 연주’라는 이름의 ‘깜짝 버스킹’를 준비한 이는 첼로 연주자 마이크 블록이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전투표를 나온 유권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투표를 위한 연주’ 캠페인을 소개했다. ‘승자독식’의 전쟁같은 대선의 한편에서는 투표를 축제처럼 즐기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록이 제안한 ‘투표를 위한 연주’는 사전투표 기간과 대선 당일 전국 투표소에서 음악가들이 자발적으로 야외공연을 펼쳐 투표하러 나온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정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연주활동이 중단된 음악가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블록은 “이번 대선은 음악을 공유하며 국민들이 하나되는 힘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캠페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선 당일 미 전역의 투표소는 콘서트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 ‘투표를 위한 연주’와 협업해온 음악가 가운데에는 제이 지와 비욘세, 스티비 원더,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등 연주단체 등이 있다. 또 소셜미디어에는 대선 당일 자신이 연주할 시간과 장소를 밝히며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연주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블록은 “우리의 목표는 특정 후보나 이슈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투표를 위한 연주’ 캠페인에 나서는 음악가들은 특정 후보나 정당과 관련된 의상을 입지 않고, 정치적 발언도 하지 않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한·러 음악가들, 차이콥스키 명곡 연주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협연두 계절을 함께 보낸 마스크가 여전히 낯설기만 한 가을. 거리를 두고 띄어 앉은 객석에서 마주한 익숙한 선율이 그저 반가웠다. 마치 모두가 그리워하는 지난 일상을 다시 만난 듯했다.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수많은 순간이 한 음 한 음 스치듯 지나갔다. 서울신문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서는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작곡가 차이콥스키 대표 명곡들을 만날 수 있었다. 쟁쟁한 실력의 한국·러시아 음악가들은 마치 작심한 듯 가을밤을 촉촉하게 수놓았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즈로 발랄하게 문을 연 뒤, 몬테카를로·부조니 국제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타라소프의 협연으로 피아노 협주곡 1번 b단조가 이어졌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주먹 악수를 하고 피아노에 앉은 타라소프가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 건반을 치자 1악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2부에선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했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이콥스키가 자신을 위로하고자 쓴 곡이라 관객들이 더욱더 강하게 그의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진정한 위로를 느끼길 바란다”고 했던 한수진은 어느 때보다 온 정성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후반부는 차이콥스키가 푸시킨의 시 형식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은 뒤 작곡했다는 동명의 오페라 하이라이트 곡들이 재연됐다. 오네긴과 타티아나의 엇갈린 애절한 사랑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대표 솔리스트인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명곡이 주는 친숙한 음색은 관객들에게 편안함과 동시에 지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깨웠다. 열 살 동갑내기 딸과 조카를 데리고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았다는 강윤경(40)씨는 “예전에 자주 들었던 익숙한 곡들인데, 마스크를 쓴 지금 다시 들으니 가슴이 벅차고 애틋한 마음마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성진, 2년 9개월 만에 국내 리사이틀…28일부터 6개 도시 팬들 만난다

    조성진, 2년 9개월 만에 국내 리사이틀…28일부터 6개 도시 팬들 만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 다시 만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이 오는 28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창원, 서울, 춘천 등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8년 국내 리사이틀을 처음 가졌던 조성진은 당초 7월 서울을 비롯해 7개 도시에서 연주를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모두 취소했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LA필하모닉 셀러브리티 시리즈,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120주년을 맞아 엄선돼 기획된 위그모어홀 시리즈에도 포함됐다. 도이치그라모폰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조성진은 클래식 연주자로는 이례적으로 모든 음반이 플래티넘을 달성했고 지난 5월 8일 네 번째 정규앨범도 발매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갖는 서울 리사이틀은 오후 3시와 7시 30분 두 차례 나눠 열린다. 조성진은 낮 공연에선 슈만 ‘숲의 정경’과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을, 저녁 공연에서는 슈만 ‘유모레스크’와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연주한다. 두 차례 무대에서 모두 연주하는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연을 접하기 어려운 곡이라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는 조성진다운 선곡으로 꼽힌다. 조성진은 이 작품에 대해 “감각적이고 컬러풀하면서 드라마틱한 곡”이라고 말했다. 조성진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다림을 보여주듯 지방 공연은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모두 마감됐다. 서울 공연 티켓은 22일과 23일 오픈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차이콥스키가 우울증 극복하려 쓴 곡… 힘든 시기 겪는 여러분도 위로받기를”

    “차이콥스키가 우울증 극복하려 쓴 곡… 힘든 시기 겪는 여러분도 위로받기를”

    “때로는 밝고 경쾌한 것보다도 차분하고 깊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위로도 필요하죠.”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기교로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은 어린 시절에 왠지 이 곡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깊은 고독과 우울의 늪에 빠졌던 차이콥스키의 아픔이 음악에서 고스란히 전달됐던 이유에서다. “‘호두까기 인형’ 등 발레음악은 좋아하면서도 이 곡이 들리면 같이 우울하고 아파질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15세에 본격적으로 이 작품을 배우고 연주하면서부터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동성애자라는 걸 감추려 강행한 결혼에 실패하고 심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곳에서 제자와 함께 쓴 바이올린 협주곡을 한 음 한 음 따라가 보니 차이콥스키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쓴 곡이라는 데 이해가 닿았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으로 불안함이 컸던 삶에서 석연치 않은 죽음까지, 곡을 배우며 차이콥스키의 일생을 알아 갈수록 음악에 담긴 진정성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다시 들어보니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숨은 그림을 찾듯 아름다운 장면들이 곳곳에서 떠올랐다. 1악장에선 발레리나가 환상 속에서 자유롭게 나는 듯한 동작이 그려졌고, 2악장에선 슬픔과 고통을 꾹꾹 눌러 삭이려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튀어나온 감정이 읽혔다. 생생하고 자유분방한 춤 같은 3악장을 마치고 나니 아주 다양한 모습들과 감정이 담긴 작품이라는 매력이 다가왔다고 했다. 한수진은 오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리는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올라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이 느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속 위로를 전한다. 2008년 당시 정명훈 예술감독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투어도 했던 작품인데, 10여년 전과 지금은 또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20대 땐 내가 느낀 좋은 점을 더 열정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특정 부분들에 특히 에너지를 쏟았다면,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곡 전체의 흐름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5세에 피아노를, 8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한수진은 10세에 로열페스티벌홀에서 데뷔해 12세 때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데뷔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차세대 연주자다. 펠릭스 안드레브스키, 자하르 브론, 정경화, 안나 추마첸코를 사사했다. 특히 감정 표현이 탁월해 정명훈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한수진은 지난 1월 영국에서 귀국해 독주회를 한 뒤 코로나19로 국내에 발이 묶였다. 그나마 여러 차례 연주할 기회가 주어졌고, 많은 공연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됐지만 지난 5월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듀오 리사이틀을 가졌고 6~7월에도 조심스레 대면 공연을 가진 행운을 누렸다. 무대가 소중한 시기, 그는 지난 5월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앉아 있던 객석을 보며 받았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음악으로 위로를 얻고 싶어서 오신 분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요만큼도 남기지 말고 다 드려야겠구나 하고 연주했다”고 떠올렸다. 그 뒤 무관중 공연을 몇 차례 하면서 “아, 이런 게 짝사랑이구나 싶었다”면서 웃었다. 자신의 음악을 온전히 다 전달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에 답답하고,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도 받지 못해 힘들었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관객이 소중한 가을 밤, 두 계절을 어렵게 넘기고 보낸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날 한수진은 잔뜩 들떠 있다. “차이콥스키 자신을 위한 곡이다 보니 더욱 뜨겁게 그 세계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시 소개하며 “꼭 위로받고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거듭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3D 음향+시네마 카메라로 담는 모차르트&멘델스존… “온라인도 생생하게”

    3D 음향+시네마 카메라로 담는 모차르트&멘델스존… “온라인도 생생하게”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3차원 다면 입체 음향 시스템을 적용해 보다 생생한 무대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는 ‘내 손 안의 콘서트? 모차르트&멘델스존’을 오는 20일 네이버TV와 V라이브를 통해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는 올해 상반기부터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을 잇따라 취소했다가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20일 공개된 ‘모차르트&멘델스존’은 특히 온라인 공연 영상의 한계를 넘어보기 위해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함께 3차원 다면 입체 음향을 연구한 톤마이스터 최진의 협연으로 생생한 사운드를 담기 위한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케스트라와 콘서트홀이 빚어내는 생생한 소리를 담기 위해 32채널 마이크로 입체음향(3D) 녹음을 진행했고, 4K 시네마 카메라 10대로 화면을 담아 생동감을 높였다. ‘모차르트&멘델스존’에서는 모차르트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을 시작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번 ‘이탈리아’ 연주를 만날 수 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2월 대면 공연 이후 8개월간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며 오케스트라 만이 지닌 특성을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이 많았다”면서 “온라인 공연 감상에 대한 대안을 찾아가는 첫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거장이 다시 파고든 깊이…백건우 초연한 듯 어루만진 슈만의 삶

    [리뷰] 거장이 다시 파고든 깊이…백건우 초연한 듯 어루만진 슈만의 삶

    백발 거장은 곡을 시작하기 전 천장을 올려다 보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리곤 한 음씩 어루만지듯 차분히, 그렇지만 단단하게 이어갔다. 스스로도 “이번 기회로 재발견한 셈”이라고 소개했던 슈만의 마지막 작품 ‘유령 변주곡’이 그렇게 시작됐다. 젊었을 때 수없이 연주했어도 어쩐지 불편했다던 슈만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의 손으로 지나간 한 음악가의 삶은 아름다우면서도 애처로웠다. 9일 저녁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백건우와 슈만’은 슈만의 첫 작품으로 문을 열어 마지막 작품으로 무대를 맺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변주곡이다. 작품번호가 붙은 첫 번째 곡인 ‘아베크변주곡’으로 두 손이 건반 끝에서 끝을 몰아치듯 힘차게 오갔고, 슈만이 라인강에 투신하기 전에 쓴 마지막 곡 ‘유령 변주곡’은 오히려 차분하고 서정적으로 위로를 건네듯 다가왔다. 그 사이 ‘세 개의 환상작품집’과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새로운 소품집 중 다섯 개의 소품’, ‘어린이의 정경’이 작품이 쓰여진 순서를 넘나들며 무대를 채웠다. 백건우는 리사이틀을 앞두고 지난 6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초기와 마지막해에 초점을 둬 슈만이 죽을 때까지 어린이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생의 쓰라림을 표현했던 그 양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맞게 2부 공연 후반부에 이어진 ‘어린이의 정경’과 ‘유령 변주곡’이 특히 내내 마음을 울렸다. 거장이 연주하는 ‘어린이의 정경’은 발랄하면서도 여백이 느껴졌고 ‘유령 변주곡’은 쓸쓸한 듯 하면서도 따뜻했다. ‘카니발(사육제)’, ‘크라이슬레리아나’, ‘환상곡’ 같은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도전하는 대작은 이미 찬란한 시절을 함께했다면서 늘 자신에게 불편함을 줬던 그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던 그가 슈만의 깊이를 더욱 파고든 과정이 오롯이 전달됐다.백건우는 무엇보다 ‘유령 변주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슈만이 정신적으로 심각하기만 했다면 그런 곡을 쓸 수 없어요. 한 음 한 음이 살아있고 모두 의미가 있거든요.” 그리고 음악과 사랑, 죽음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쉽게 얻지 못했던 슈만의 그 복잡한 삶이 이해된다고 했다. “어떤 심정으로 자기가 직접 짐을 싸서 정신병원으로 들어갔는지, 사랑하는 클라라와 아이들에게 위험이 되지 않게 혼자 걸어 나온 그를 생각하게 됐죠.” 반드시 넘어야 할 것 같았던 고비였다는 불편함을 극복한 그가 전하는 선율은 모든 것을 초연한 것마냥 자유로워 보였다. ‘유령 변주곡’을 마친 백건우는 다시 깊은 숨을 쉬었다. 그리고 잠시 틈을 두었다가 객석에 인사했다. 기립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을 향해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기를 여러 번, 무대 한 켠에 선 백건우는 두 손을 모아 왼쪽 가슴에 포개 뜨거움을 고이 담았다. 앙코르가 없어 오히려 마지막 작품의 잔상이 짙게 남는 데다, 일흔이 넘어 재발견한 깊이를 나눈 뒤 객석의 사랑을 폭 안고 돌아선 거장의 뒷모습이 묘한 위로가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국제음악제 23일 개막… “희망과 공감 얻을 수 있길”

    서울국제음악제 23일 개막… “희망과 공감 얻을 수 있길”

    “암흑 같은 시대는 지나고 우리는 또 언젠가 다시 이전과 같은 시대를 맞게 될 거에요. 이번 음악제에서 많은 분들이 거기에 대해 고민하고 저희의 음악을 듣고 희망을 갖고 공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는 23일 막을 여는 서울국제음악제 류재준 예술감독이 8일 조심스레 축제를 열게 되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관중들과 만나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순간들이 지금은 꿈 같다”면서다. 3년 전부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는 올해 음악제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과 프로그램을 대폭 줄여야했지만 그런 아쉬움보다도 우선 대면 공연을 열 수 있는 것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류 감독과 함께 참석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성악가 사무엘 윤도 같은 마음을 표현했다.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한 2020 서울국제음악제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29일과 30일, 다음달 1일까지 나흘에 걸쳐 열린다. 베토벤을 중심으로 바로크와 낭만주의, 모더니즘과 현대를 망라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 6번, 현악오중주, 호른과 함께하는 육중주, 오페라 ‘피델리아’ 중 아리아를 비롯해 호른지난 3월 타계한 거장 펜데레츠키의 ‘샤콘느’, 메디 멘 지치의 ‘버림받은 이들’, 김택수의 ‘소나타 아마빌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메디 멘 지치와 김택수 작품은 위촉 초연 공연이다. 어렵게 대면 공연을 갖는 만큼 새로운 시도로 색다른 무대도 선보인다. 이 가운데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될 베토벤 교향곡 6번 오케스트라는 배치를 바꿔 베토벤 시대의 무대를 재연한다. 류 감독은 “베토벤이 초연했던 오케스트라 배치와 규모로 연추할 계획”이라면서 “당시와 지금의 악기 배치가 많이 달라 연주하기 까다롭지만 입체감이 굉장히 살아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흘간 무대에 모두 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특히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선보일 베토벤 현악오중주에 대해 “어려워서 자주 연주가 되지 않는 곡”이라면서 “까다롭고 어려운 곡이지만 음악제에서 연주할 수 있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초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계획했다 ‘피델리오’로 아리아로 프로그램이 변경됐지만 사무엘 윤은 “베토벤 작품이 모음과 자음 구분 등이 성악가에게 부르기 어렵고 연극적인 요소도 있어 부를 때마다 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고민이 많았지만 비대면 공연은 공연장에서 눈과 눈의 대화나 순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어 대면 공연을 결정했다”면서 음악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게 된 점에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슈만의 로맨틱한 음악 넘어 진짜 삶을 봤다”

    “슈만의 로맨틱한 음악 넘어 진짜 삶을 봤다”

    “어떤 심정으로 정신병원 갔는지도 공감순수함과 인생의 쓰라림 양면 그리고파 파리서 귀국 후 격리기간 행복하게 연습코로나 겪은 후 음악의 필요성 더 절실” “참으로 복잡한 인생이었죠. 특별히 표현하고 싶은 세계가 있었어요.” 지난해 12월 쇼팽 야상곡으로 국내 팬들을 만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슈만을 연주하며 “그의 삶이 이제 좀 이해가 된다”고 했다. 누구나 그렇듯 백건우 자신도 젊었을 땐 ‘카니발’(사육제)이나 ‘판타지’, ‘크라이슬레리아나’ 등을 연주했다. “그런 곡은 로맨틱하고 아름답지만, 왠지 슈만이란 작곡가가 불편했어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슈만의 세계가 그만큼 복잡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불편함을 짚고 넘어가야 또 한 고비를 넘을 것 같았다던 거장은 그렇게 아름다움을 넘어 진짜 삶을 봤다고 했다. “그땐 사실 상상하기가 힘들었죠. 어떤 심정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사랑하는 클라라와 아이들에게 위험이 되지 않게 거기(정신병원)서 혼자 걸어나왔는지. 그런 슈만을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슈만을 찾아낸 비결로 “모든 답은 항상 악보에 있다”고 에둘렀다. 70대에 알게 된 슈만의 깊이를 그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두 달간 이어질 전국 투어 ‘백건우와 슈만’을 통해 풀어낸다. 슈만이 작곡가로 처음 이름을 알린 ‘아베크변주곡 1번’,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어린이의 정경’ 등을 거쳐 슈만이 라인강에 몸을 던지기 전에 쓴 ‘유령 변주곡’ 등으로 리사이틀을 장식한다.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백건우는 “초기와 마지막 해에 초점을 둬 슈만이 죽을 때까지 어린이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생의 쓰라림을 표현했던, 그 양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해 전날까지 자가격리를 했다. 적잖이 불편했을 텐데도 “오히려 조용히 연습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코로나19라는 벽을 두고는 “오히려 음악이 더 필요한 것임을 더욱 절실하고 강하게 느끼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언제든 삶을 명확하고 옳게, 아름답게 채울 수 있는 게 음악”이라고도 덧댔다. 리스트, 슈베르트,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등 늘 작곡가의 내면을 파고들어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도 불리는 그에게 “다음은 누구냐”고 묻자 “누가 나타날까”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기다리는 레퍼토리가 너무 많다”고 했다. 국내 팬들에게 인사말을 부탁하니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로맨티스트 같은 답이 돌아왔다. “아니 뭐, 40, 50년을 같이했는데 특별히 또 무슨…. 이때까지 사랑해주신 거에 고맙게 생각하죠.”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아내이자 배우 윤정희의 안부는 아쉽지만 듣지 못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가을 중턱에서 봄의 향연 국내 음악가들과 채운다

    가을 중턱에서 봄의 향연 국내 음악가들과 채운다

    매년 5월 봄을 화사하게 꾸몄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가을 중턱에 열린다. 계절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코로나19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가까스로 열리는 무대는 아주 많은 것을 바꿔야 했다. 애초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외국 연주자들의 입국이 어려워졌고 공연장 대관마저 쉽지 않아 프로그램을 줄줄이 바꿀 수밖에 없었다. 상황에 맞춰 많은 것을 조정하다 보니 오히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축제가 조금 새로워진다.“이번 축제는 온전히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하는 첫 페스티벌입니다.” 서면으로 만난 강동석 예술감독은 “외국 아티스트들이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를 만드는 것이 SSF엔 매우 중요한 일인데, 불행하게도 올해는 명백한 이유로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에 있는 음악가들로 외국 아티스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훌륭한 한국인 음악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40여명 중 외국 연주자는 단 두 명으로, 이들도 각각 서울대 교수와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국내를 기반으로 활약하는 음악가들이다. 다음달 9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15주년을 회고함’을 주제로, 계절이 바뀌어 열리는 무대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기로 했다. 가을로 연기되면서 당초 대관했던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롯데콘서트홀 등 대형 무대에서 영산아트홀, 윤보선 고택 등으로 공연장 규모만큼 프로그램도 줄여야 했다.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2중주를 비롯해 2~3명만 연주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 등 봄을 노래하는 음악들로 ‘잃어버린 봄’(Forgotten Spring) 등 지금 우리 모습을 노래하는 무대도 이어진다. 하루만 사용할 수 있게 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를 활용하고자 다음달 13일 서울체임버오케스트라와 두 명 이상의 독주자들이 협연하는 ‘신포니아 콘체르탄테’가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다. 강 감독은 “여건이 어렵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길을 만들어 인내하고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모두가 단단하게 힘을 모아야 하는 때인 데다 음악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치유하고 고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럽에서 주로 활동해 온 강 감독은 그 자신에게도 올해가 악몽이었다고 한다. 그는 축제를 이어 가야만 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콘서트를 꾸리는 게 어려운 일이 돼 버렸지만 정작 이 격변의 시기에 사람들이 위로받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음악에 의지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음악가들이 같은 날 여러 차례 콘서트를 했다고 하듯 지금이야말로 음악의 역할과 존재감을 잘 알 수 있는 때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차세대 디바’ 소프라노 박혜상, 11월 20일 데뷔 앨범 기념 리사이틀

    ‘차세대 디바’ 소프라노 박혜상, 11월 20일 데뷔 앨범 기념 리사이틀

    지난 5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은 소프라노 박헤상이 데뷔 음반 발매를 기념해 11월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다. 박혜상은 소프라노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인 콜로라투라로 화려한 기교와 방대한 레퍼토리,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 등을 두루 갖춘 차세대 디바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비롯해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빈 슈타츠오퍼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서울대와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한 박혜상은 2015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르며 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 다음해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에서 함께 이중창을 했고 도밍고 영 아티스트 콘서트 게스트로도 초청받아 LA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서기도 했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음악콩쿠르 5위, 2015년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2위 및 최다 관중상을 수상했다. 다음달 발매되는 데뷔 앨범에는 가곡 ‘시간에 기대어’,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같이’ 등도 담겨 동서양, 클래식과 현대음악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들을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동혁, 트리니티필 창단 5주년 기념 협연…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연주

    임동혁, 트리니티필 창단 5주년 기념 협연…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연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다음달 19일 트리니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롯데콘서트홀에서 협연한다. ‘깊은 가을 저녁 러시아의 아름다운 멜로디로 지친 우리의 가슴에 뜨거운 위로를 안겨준다’는 취지로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로 무대가 꾸며진다. 관객과 무대, 오케스트라가 ‘삼위일체’를 이룬다는 뜻이 담긴 트리니티필은 ‘비발디부터 비틀즈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민간 교향악단이다. 올해 창단 5주년을 맞은 트리니티필은 다음달 19일 기념음악회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트리니티필과 첫 협연을 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다음달 14일 용인을 시작으로 함안, 울산, 진해에 이어 11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까지 베토벤 프로그램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방역 원칙 지키며 음악의 자유 누립시다, 브람스처럼”

    “방역 원칙 지키며 음악의 자유 누립시다, 브람스처럼”

    코로나 재확산으로 녹화 공연 전환“아쉽지만 새로운 도전 기회로 삼아홀로그램 공연 등 무대 개발 나서야”지난 1월 31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로 신년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오케스트라가 웅장하게 연주한 희망이 앙코르 곡인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절정을 이뤘다. 그 후 7개월이 지나 지난달에 다시 관객을 만났다. 매년 120회 이상 연주를 해온 코리안심포니엔 초유의 일이었다. 올 가을엔 ‘브람스 시리즈’로 관객과 재회를 기대했다. 17일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2번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로맨티스트’ 브람스를 조명하려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그런데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단 멈춤’. 정치용 예술감독이 느낀 아쉬움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정 감독은 “브람스는 후기 낭만주의에 속하면서도 베토벤의 고전주의와 같은 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엄밀한 전통적 형식을 지키면서 최대한 자유롭게 표현한 게 브람스의 음악”이라며 ‘코로나19 시대와 브람스’를 연결 지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방역 통제 시스템에 놓이면서 자유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방역이라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켜가며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걸 찾고 있어요. 브람스의 창작 세계가 오늘 우리와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죠.” 정 감독은 “그러니 오히려 평소엔 쓰지 않았던 부분의 뇌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틀’(형식) 안에서 자유를 누리기 위한 많은 도전들이 발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했다. 특히 음악이 새로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처럼 공연장을 갈 수 없을 때에도 음악은 들어야 하니 ‘소리 장인’ 톤 마이스터처럼 영상 전문가가 중계 공연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고, 이미 대중문화에 도입된 홀로그램 무대 등 대중에 더 가까이 갈 음악 무대들이 개발되지 않겠어요? 아니, 그래야만 하죠.” 정 감독은 또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최전선에서 환자를 치료하듯이 지금 같은 때 음악가들도 마음의 위로를 주고 치유할 수 있도록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아쉽게도 코리안심포니는 17일 무대를 브람스 대신 멘델스존과 모차르트로 채우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무대 인원이 50명 안으로 제한된 이유다. 브람스 교향곡엔 60여명이 무대에 서지만 멘델스존과 모차르트엔 46명이 연주한다. 관객들은 영상으로 만나기로 했다. 브람스의 무대는 접었지만 그의 음악처럼 틀을 지키는 안에서 최대한 음악을 나눌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이번 녹화 공연은 다음달 20일 네이버TV로 만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휘자 꿈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큰 우주’…진심 다할 것”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휘자 꿈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큰 우주’…진심 다할 것”

    올해 두 차례나 연주가 미뤄졌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12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본격 데뷔하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지휘자의 꿈도 오랫동안 키운 김선욱은 영국의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당시 입학원서를 낼 때 김선욱의 꿈을 잘 알고 있던 정명훈과 김대진에게 추천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정명훈 선생님께 말러 교향곡 2번 스코어를 들고 찾아가 사인을 받았는데 그 때 선생님게서 ‘네가 이 곡을 언젠가 지휘할 날을 기대한다’고 써주셨죠”. 김선욱의 그 꿈이 이뤄지게 됐다. 12월 14일 김선욱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지휘하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면서 지휘도 함께한다. 2013년 영국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정식 지휘 무대는 처음이다. 2015년 본머스 심포니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협연하던 중 상임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의 깜짝 제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를 앙코르 곡으로 선택해 잠시 지휘봉을 잡아보긴 했지만 본격 데뷔는 아니었다. 김선욱은 9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하고 싶어졌다”면서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완전히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고, 지휘라는 세계를 절대 쉽게 생각하지 않기에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아노가 ‘작은 우주’라면 오케스트라는 그야말로 ‘큰 우주’”라면서 “피아노가 다른 악기보다 음역대가 크고 화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분석하는 데 이점이 있지만 피아노와 달리 오케스트라는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아노를 잘 연주한다고 해서 지휘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지휘는 혼자서 아무 음도 낼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 앞서 12월 8일에는 클래식계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리사이틀을 갖고 브람스를 연주한다. 두 사람이 함께 무대를 꾸미는 것은 처음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을 선보인다. 정경화는 1997년 EMI를 통해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발매해 클래식 음반계 최고상 중 하나인 프랑스의 디아파종 황금상을 받기도 했다.그동안 주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통했지만 김선욱도 브람스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져왔다. 이달 중에는 정명훈의 지휘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내한공연 실황 음반이 발매된다. 김선욱은 “정경화 선생님의 오랜 팬으로 선생님이 녹음하신 수많은 음반들을 들으며 자랐고 공연을 보며 꿈을 키웠다”면서 “리허설에서 음악적인 디테일과 선생님이 음악으로 그리시는 큰 그림에 많은 감명을 받고 모든 순간마다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며 듀오 리사이틀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12월 중에는 두 차례나 미뤄진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 공연도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꾸준한 연구와 독보적인 해석으로 베토벤 전문가로 꼽히는 그가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잃은 뒤 감성과 상상에 의해서만 쓴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어떻게 연주할지 많은 팬들이 기대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3월 공연이 취소됐고 9월로 다시 잡힌 연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에 잠정 연기됐다. 김선욱은 “자가격리 기간 도중 점점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연주회를 진행하는 게 무리라는 확신이 생겼다”며 두 번째 리사이틀마저 연기해야 했던 아쉬움을 설명했다. 무대를 향한 쌓이고 쌓인 마음을 연말에 다양하게 풀어낼 김선욱. 그는 “특히 지휘자로 무대에 오르는 첫 발걸음이 두렵고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다해 연주한다면 관객들도 진심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넓은 음악을 하고 싶은 한 음악가의 길에 동참해주시면 힘이 될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끊임없는 노력과 곡에 대한 탐구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 가을을 낭만주의 음악의 절정인 슈만으로 따뜻하게 적신다. 백건우는 오는 17일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슈만 음반 신보를 발매하고 다음달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두 달에 걸친 전국 투어를 갖는다. 서울 강동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해 대구, 부천, 광주, 창원, 울산, 안성과 11월 인천, 통영 등을 방문한다. 무대는 슈만의 첫번째 작품번호가 붙은 아베크 변주곡으로 시작해 마지막 작품인 유령 변주곡으로 마무리된다. 슈만의 음악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며 그의 굴곡진 삶과 요동친 감정들을 백건우의 손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세 개의 환상 작품집,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다채로운 작품집 중 다섯 개의 소품, 어린이 정경 등도 만날 수 있다. 백건우는 2008년 메시앙, 2011년 리스트, 2013년 슈베르트, 2015년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2017년 베토벤에 이어 지난해 쇼팽까지, 각 작곡가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탐구하고 해석했다. 이번 가을에는 피아노를 누구보다 사랑한 슈만의 음악 속에 담긴 열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에 집중하고 시적인 환상과 풍부한 감성이 녹아든 선율을 무대를 통해 나눈다. 전국 투어 리사이틀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띄어앉기 객석으로 운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유독 넓어 보인 무대, 곡이 끝날 때마다 나온 박수소리와 그에 맞춰 고개숙여 인사하는 두 음악가의 표정이 어쩐지 애틋했다. 4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객석엔 관객을 대신한 스태프들이 앉았다. 손뼉을 마주치는 소리가 홀을 타고 울리는 동안 5000명에 달하는 소리 없는 박수도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클래식계 인기 듀오는 며칠간 참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다. 주미 강은 리사이틀을 위해 독일에서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도 했고, 이후 두 사람이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잠시 멀어진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엄습했다. 당초 예정됐던 예술의전당 공연이 취소됐고 공간을 더 넓히는 대신 객석 점유율을 줄이기 위해 롯데콘서트홀로 무대를 옮겼다. 그런데 공연을 사흘 앞두고 다시 대면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 대신 두 사람은 랜선으로라도 팬들을 만나기로 했고, 안타까움과 동시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여 더없이 애틋할 수밖에 없는 무대가 4일 열렸다. 다만 아쉬운 마음과 별개로 둘은 유튜브로 마주한 무대를 꽉 차게 느끼도록 해줬다. 손열음의 손이 건반에 오르고 주미 강의 활이 현을 긋기 시작하면 어떠한 빈 자리도 느낄 새 없이 모든 공간이 가득 채워지는 듯 했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으로 시작된 무대에서는 특히 두 사람이 꼭 함께 선보이고 싶었다던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 ‘요정의 입맞춤’이 이날 리사이틀의 의미를 확인시키듯 강렬했다. 매우 빠르게 엇박자로 서로 치고 나가는 듯이 들리도록 주고받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호흡은 완벽했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16년의 인연이라든가 지난해 11월까지도 해외에서 거듭 호흡을 맞춰 온 최고의 콤비라는 설명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두 사람은 그저 열정을 다해 합을 맞춰갔다.인터미션이 지나고 검은 바지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선 손열음과 주미 강은 더욱 절정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해외에서 여러 차례 연주해보며 국내 팬들에게도 두 사람의 해석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준비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와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에는 내내 열의가 담겼다. 특히 슈트라우스의 소나타는 격정적인 카리스마로 긴장과 여유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은 랜선 관객들을 위해 앙코르 곡으로도 준비했는데 이 때 연주자들도, 그리고 보낼 수 없는 박수를 마음껏 치던 랜선 관객들도 2시간 가량 꾹 참아둔 감정을 터뜨렸다. 손열음과 주미 강은 앙코르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가곡 ‘모르겐(Morgen)’을 연주했다. ‘내일’, ‘아침’을 뜻한다. 서정적인 선율을 이어가며 주미 강은 눈물을 참듯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날 공연 시작 전 짤막한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며 손열음은 “그 어떤 공연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이렇게 관객들을 대면하지 못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이 상황이 너무 참담하고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상상조차 못했던 공포와 혼돈의 시간들을 반 년 이상 보내고 있는 오늘, “그래도 음악은 멈춰서는 안 된다(주미 강)”며 두 사람은 영상으로나마 내일을 노래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내일은 꼭 만날 수 있기를, 모든 연주를 마친 뒤 서로를 돌아보며 미소지은 두 사람도, 박수 대신 ‘좋아요’ 버튼만 꾹 누를 수밖에 없던 안방 관객들도 간절한 바람을 곱씹는 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사 좀 맞춰줄래, 무용 같은 홈트 해볼래

    대사 좀 맞춰줄래, 무용 같은 홈트 해볼래

    손열음·신영숙·국립극단 등 채널·코너 개설공연 외 연기·노래 통해 관객들과 ‘랜선 만남’“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 1일 개인 유튜브 채널 ‘YEOL EUM SON’①을 열며 남긴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고 이미 유튜브에서 손열음의 연주 영상이 많지만 그가 직접 유튜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가운데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연주 영상을 한 개 올렸는데 하루도 채 안 돼 1100여명이 구독했고, 조회수가 4000회를 넘었다. 악장별로 시간을 표시해 더 쉽게 익히고 좋아하는 구간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날은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듀오 리사이틀을 유튜브로 무관중 생중계하기로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SNS를 통해 유튜브 개설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로 지난 반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연주가 취소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음악가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할 때만 만들어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명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음악 공유가 고유 장르로 기능하면 무대가 활짝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무대가 귀해지고 관객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문화예술계는 ‘랜선’ 소통을 위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선보인 무관중 공연 영상을 넘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각 장르를 접하고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든다. 특히 아티스트 개인이나 국공립 예술단체들에서 한 발짝씩 틀을 깨고 무대를 기다리는 미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고민들이 엿보인다.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3월 말부터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②을 운영하고 있다. “영숙아트홀 이사장 신영숙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다양한 뮤지컬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특히 ‘혼자 하는 레베카’에서 작품 속 의상과 배경을 토대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코너가 많은 웃음을 줬다. ‘신영숙의 뮤직 카페’에선 뮤지컬 넘버 이외의 노래를 들려주고, ‘신디의 보라보라’에선 팬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다채롭게 꾸몄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③도 지난 5월부터 개인 채널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등 유명 작품들의 대표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의 ‘대사 좀 맞춰줄래?④ ’(대·좀·맞) 코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화전가’의 배우들과 대본에 따라 대사를 맞춰보는 콘셉트로 연극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무대 밖에서도 여운을 나눌 수 있고,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도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배우들의 명연기를 가까이 보고 직접 대사를 따라해보며 연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지난 5~6월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 등이 이어간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⑤ 코너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길어진 이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기도 했다. 남 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전환된 ‘춤추는 강의실’을 통해 현대무용의 역사 등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상 강의”라고 소개했다.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극한홍턴’⑥이라는 코너로 웃음을 주고 있다. 홍보마케팅팀 인턴(홍턴)이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예술단 등의 산하단체들을 만나 직접 배워보는 험난한 과정을 코믹하게 다뤄 무대를 준비하는 예술가들의 땀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 1일 개인 유튜브 채널 ‘YEOL EUM SON’을 열며 남긴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고 이미 유튜브에서 손열음의 연주 영상이 많지만 그가 직접 유튜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가운데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연주 영상을 한 개 올렸는데 하루도 채 안 돼 1700여명이 구독했고, 조회수가 3700회를 넘었다. 악장별로 시간을 표시해 더 쉽게 익히고 좋아하는 구간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날은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듀오 리사이틀을 유튜브로 무관중 생중계하기로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SNS를 통해 유튜브 개설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로 지난 반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연주가 취소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음악가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할 때만 만들어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명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음악 공유가 고유 장르로 기능하면 무대가 활짝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무대가 귀해지고 관객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문화예술계는 ‘랜선’ 소통을 위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선보인 무관중 공연 영상을 넘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각 장르를 접하고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든다. 특히 아티스트 개인이나 국공립 예술단체들에서 한 발짝씩 틀을 깨고 무대를 기다리는 미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고민들이 엿보인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3월 말부터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다. “영숙아트홀 이사장 신영숙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다양한 뮤지컬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특히 ‘혼자 하는 레베카’에서 작품 속 의상과 배경을 토대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코너가 많은 웃음을 줬다. ‘신영숙의 뮤직 카페’에선 뮤지컬 넘버 이외의 노래를 들려주고, ‘신디의 보라보라’에선 팬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다채롭게 꾸몄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도 지난 5월부터 개인 채널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등 유명 작품들의 대표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의 ‘대사 좀 맞춰줄래?’(대·좀·맞) 코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화전가‘ 배우들과 대본에 따라 대사를 맞춰보는 콘셉트로 연극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무대 밖에서도 여운을 나눌 수 있고,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도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배우들의 명연기를 가까이 보고 직접 대사를 따라해보며 연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지난 5~6월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 등이 이어간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 코너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길어진 이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기도 했다. 남 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전환된 ‘춤추는 강의실’을 통해 현대무용의 역사 등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상 강의”라고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극한홍턴’이라는 코너로 웃음을 주고 있다. 홍보마케팅팀 인턴(홍턴)이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예술단 등의 산하단체들을 만나 직접 배워보는 험난한 과정을 코믹하게 다뤄 무대를 준비하는 예술가들의 땀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4일 유튜브에서 무관중 생중계로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4일 유튜브에서 무관중 생중계로

    국내 인기 클래식 듀오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서울 리사이틀이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됐다. 4년 만의 듀오 무대를 기다려 온 팬들에겐 아쉬운 소식이지만 대신 두 사람의 연주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클래식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1일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인 리사이틀이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사실상 3단계인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전국민의 참여가 절실한 한 주 만큼은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뜻을 함께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연주는 당초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지난달 27일 취소됐고, 공연 장소가 롯데콘서트홀로 변경됐다. 당시 기획사 측은 “객석 점유율 65%로 준비했던 예술의전당에서 객석 점유율을 50%로 낮추기 위해 롯데콘서트홀로 옮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정부가 2.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하면서 결국 관중 없이 무대를 이어가기로 했다. 손열음과 주미 강의 연주는 4일 오후 7시 50분부터 크레디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크레디아는 “앞으로도 객석 간격 확보 등 공연장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공연이 멈추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클래식은 현장이다

    클래식은 현장이다

    ‘관객들이 유튜브로 듣는 음악으로만 만족하면 어떡하지?’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며 작곡가는 이런 고민에 빠졌다. 디지털 매체는 언제든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주지만, 그게 전부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오페라 무대 전체를 보고 싶은데 한 인물만 클로즈업하기도 하고, 너무 작은 소리는 키우고 너무 큰 소리는 깎아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소리만 듣게 돼요.” 조은화 독일 한스아이슬러 음대 교수는 인터뷰 내내 “기본적으로 클래식은 현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클래식 레볼루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해 자가격리를 하고,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때야 말로 음악이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큰 소리가 적당히 줄어들고, 여린 소리가 적당히 커지는 식으로 평균값에 맞춘 음악을 들으면 작품 전체가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요.” 고민은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뭘까’로 이어졌고 ‘공간’과 ‘일회성’에 답을 두게 됐다. 클래식에선 공간이 주는 소리의 울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음악 사이사이의 침묵이 주는 긴장감도 작품 속 한 부분인데 유튜브로는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가 선보일 조 교수의 첼로 소나타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는 이런 고민을 담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됐다. 모네의 ‘수련’ 연작처럼 이어지는 곡을 쓰고 싶어 2009년부터 작곡한 ‘차이의 향유’ 가운데 6번째 곡으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한국에 들어와 자가격리 기간에 TV를 보며 ‘역주행’이란 단어를 배웠는데, 베토벤이 제게 매년 역주행하고 늘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음악가예요.”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울림이 공간을 타고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소리를 상상하며 썼다고 한다.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한 조 교수는 2002년 한스아이슬러 프라이스 작곡 부문에서 우승했고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다음 관심사는 국악이다. “우리 전통 음악이 굉장히 훌륭하고 좋은 음악이고 악기들의 잠재력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기회가 되는 대로 국악기를 배우고 있고 작품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간 가져가야 할 일은 국악과 관련된 작업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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