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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 4형제, 나란히 52주 신저가 경신…올해 시총 72조원 증발

    카카오 4형제, 나란히 52주 신저가 경신…올해 시총 72조원 증발

    카카오 계열 4개 상장주 주가가 연일 추락하면서 최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들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7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4개사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36조3906억원으로 작년 말 108조2432억원과 비교해 66% 감소했다. 종목별로는 카카오 시총이 50조원대에서 21조원대로 반 토막이 났다. 카카오뱅크는 28조원에서 7조원대로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카카오페이는 23조원에서 4조원대로 급감했다. 카카오는 나흘 연속 약세를 지속해 전날보다 5.12% 내린 4만7300원에 마쳤다. 장중 4만73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특히 작년에 증시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낙폭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6.76% 내린 1만6550원에 마감했다. 작년 8월 18일 장중 최고가 9만4400원에서 이날 장중 기록한 최저가 1만6500원까지 82.5% 급락했다. 카카오페이도 전날보다 4.97% 내린 3만4400원에 마감했다. 장중 3만395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하면서 작년 11월 말 24만8500원의 7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스닥 상장사 카카오게임즈도 장중 3만425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하면서 작년 11월 17일 세운 최고가 11만6000원보다 70.5% 떨어졌다. 종가는 전날보다 5.8% 떨어진 3만4950원이었다. 전 세계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성장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 성장주 카카오 계열사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성장주인 이들 카카오 4개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나빠졌다.
  • 3고 악재에 투자 죽쓰고 비명...골프 끊고, 경차 타고, 채소 심고

    3고 악재에 투자 죽쓰고 비명...골프 끊고, 경차 타고, 채소 심고

    ‘지난해 9월 필드 나가기 전 구입했고 상태는 A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필드 4회 사용.’ 중고거래 플랫폼에 입문용 골프채 풀세트를 매물로 내놓은 김씨(38)는 지난해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골프+어린이)다. 그는 “주식이나 코인으로 벌던 여윳돈이 사라지다 보니 골프 치는 게 부담된다”면서 “친구들과 스크린을 치는 데는 채가 딱히 필요 없어서 용품을 처분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열풍에 올라탔던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금리 인상과 환율급등, 고물가가 겹친 ‘3고 악재’가 지속되면서다. 김씨처럼 최근 2~3년간 부쩍 늘어난 젊은 골퍼들이 비용 압박에 골프 시장을 이탈하는가 하면 큰 차로 굳어졌던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호도가 경차로 쏠리고 있다. 채소 가격 폭등에 집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이들까지 생겼다.실제 13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 1~9월 사이 골프용품 관련 매물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9% 늘었다. 골프채가 138%, 골프의류는 166% 증가했다. 이곳에서는 젊은 골퍼 사이서 품귀현상을 빚었던 타이틀리스트나 PXG 골프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는 특히 젊은층에 비해 50~60대 중장년층의 구매액이 크게 뛴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중장년층이 젊은층이 내놓은 중고 골프 아이템을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남성 골프웨어 거래액 증가율을 들여다보면 50대(119%), 60대(181%)에 비해 30대(82%) 거래액이 더 적다.경차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월 국내 경형 승용차 판매량은 9만 85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위축, 기름 값 폭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큰 차 선호 경향이 한풀 꺾인 셈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격이 비싸고 유지비가 비싼 수입 브랜드는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졌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홈파밍’(집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는 일)열풍도 불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자재 부담을 줄이면서 집에서 취미 생활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식물 기르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위메프 집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깻잎 모종과, 무씨를 비롯해 식물재배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1%, 121%, 872% 늘었다.
  • ‘재혼’ 김성경 “또 ‘김성령 동생’으로 화제, 속상”

    ‘재혼’ 김성경 “또 ‘김성령 동생’으로 화제, 속상”

    한 살 연하 사업가와 재혼 사실이 알려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경(50)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성경은 13일 스포츠동아에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 늦은 나이에 하게 된 재혼이니 쑥스러웠다”며 “떠들썩하게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쏟아지는 축하에는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경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2020년 별도의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했다. 7월에는 하와이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다만 김성경은 자기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에 대해 씁쓸함을 드러냈다. 김성경은 “내 결혼 관련 기사 타이틀에도 ‘김성령 동생’이 붙었더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12일 김성경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뭔가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그냥 조용히 있었는데 오늘 결혼기사가 여러 군데서 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네요. 코로나 시국이라 그냥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먼저 했고 올 연말이면 2년이 됩니다. 거리두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올여름이 돼서야 웨딩사진 찍고 신혼여행도 다녀왔어요. 많은 분의 축하 감사합니다. 제가 결혼한 사람은요, 방송 30년 차 중견 아나운서인 저의 방송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요. (같이 살아보니 정말 텔레비전을 안보더군요. 제가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강적들’도 대선 이슈 때문에 작년 말부터 겨우 같이 보기 시작했어요)무엇보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세상을 보는 눈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 저와 비슷한 사람입니다. 늦은 나이에 만난 소중한 인연인 만큼 지혜롭고 건강하게 잘 살겠습니다.
  • “랜덤채팅서 ‘시원한 술’ 검색해 마약 찾고, 주사자국 인증 뒤 ‘던지기’로 구매”

    “랜덤채팅서 ‘시원한 술’ 검색해 마약 찾고, 주사자국 인증 뒤 ‘던지기’로 구매”

    ‘10㎏이 넘게 빠져 앙상해진 팔다리, 거무죽죽하게 변한 얼굴, 초점을 잃은 눈동자….’  올해 마흔이 된 이세훈(가명)씨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겠구나” 하는 마음에 서울의 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지난 4월까지 수년간 새벽마다 랜덤채팅 방을 기웃댔다. ‘아이스 팝니다’, ‘시원한 술 아시는 분만’ 같은 마약 은어를 내건 방에 입장하면 ‘인증’부터 했다. 팔에 있는 주사 자국을 영상통화로 보여 달라거나 정맥주사, 후리베이스(가열해 연기를 흡입), 코로 흡입, 물에 희석 등 어떤 식으로 마약을 투약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설명하라는 판매자들도 있었다.  수사관이 아니란 걸 확인하면 그제야 판매자가 돈을 요구했다. 통상 1g에 60만원. 한 번에 0.03g 이상 투약하는데, 내성이 생길수록 더 많이 필요했다. 판매자가 특정 장소의 기둥 밑, 계단 등에 물건을 ‘던지기’ 하면 마약을 찾았다.  약을 하면 각성 상태가 돼 밥을 안 먹어도, 잠을 안 자도 아무렇지 않았다. 목이 마르지도 않았다. 그래서 점점 푸석하게 말라 갔다. 피부가 검붉게 변하고 몸에서 냄새가 났다. 영양실조에 탈수까지 왔다. 그런데도 ‘아이스’(마약)만 하면 잠을 푹 잔 듯 개운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자괴감과 우울증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여자친구에게는 “바람피우냐”고, 친구에게는 “내 돈 훔쳐 갔냐”고 소리를 지르며 사람과도 점점 멀어졌다. 액세서리 사업을 하다가 출근도 제대로 하지 못해 접었다.  2016년 일본 여행이 수렁의 시작이었다. 같이 간 친구와 안면이 있던 유학생이 “샤브(마약 은어) 좋은 게 있다”며 필로폰을 권했다. 첫 투약 후 3일은 잠 한숨 못 잤다. 그런데도 컨디션이 좋고, 들뜬 기분이 계속됐다. 한 달에 한 번, 1주에 한 번, 나중엔 3일에 한 번 일본에 가서 ‘그 짓’을 했다. 그러다 한국 온라인 랜덤채팅을 통해 약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6년을 마약쟁이로 살았다. 사람들한테 말해 주고 싶다.  “‘딱 한 번’이라고, ‘해외’라고, ‘친구들하고 같이’라고 변명하며 시작한 마약이 결국 인생을 병들게 한다고.”
  • 中 보안 요원 “독극물 없는지 직접 마셔봐라”…‘요새’ 된 베이징

    中 보안 요원 “독극물 없는지 직접 마셔봐라”…‘요새’ 된 베이징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지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당국이 수도 베이징을 요새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6월부터 일명 ‘100일 작전’에 따라 범죄 혐의를 받는 140만 명을 체포했다. 중대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과 타지를 오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검문의 고삐도 바짝 죄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물병을 가지고 열차에 타는 승객들은 물병 안에 위험한 물질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병에 든 음료를 한 입 마셔보라는 보안 요원들의 요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베이징에 소재한 기업에 일하는 일부 직원들은 (당 대회가 열리는) 10월에는 베이징과 타지를 오가는 출장 계획을 취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소수민족에 대한 감시도 강화됐다. 당 대회 기간 소수민족의 독립 요구 시위 등 돌발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특히 2년 전 네이멍구자치구 내에서 강압적인 소수민족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뒤, 해당 지역을 포함한 북부를 위험 지역으로 간주하고 감시와 검문 수위를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공항 직원들은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이들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금지 물품을 검색하는 추가 훈련도 받았다”고 전했다.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시작된 강력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도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베이징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은 지난 8일부터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소포와 우편물도 소독 절차를 거쳐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 기업들은 공안 측의 현장 점검을 받고 있다”면서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베이징 안팎의 모든 물류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 대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관영언론인 인민일보는 11일 “‘제로 코로나’는 14억 명의 중국 인구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해 중국이 여전히 코로나19 통제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인민 영수’ 칭호 붙은 시진핑 주석, 마오쩌둥 반열에 오를 듯 한편, 중국의 제20차 당 대회는 16일부터 개최된다. 중국 안팎에서는 10년마다 최고지도자를 교체하는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언론들은 당 대회가 개막하기도 전, 시 주석에게 ‘인민 영수’ 칭호를 공공현하게 부여하기 시작했다. ‘인민 영수’ 칭호는 당 대회 이후 시 주석의 입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영수 호칭은 국부 격인 마오쩌둥(위대한 영수)과 마오쩌둥 사망 이후 국가주석 직을 잠시 이어받았던 화궈펑(영명한 영수)에게만 허용됐다.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에게 ‘인민 영수’ 수식어가 붙으면서, 그가 마오쩌둥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은 더욱 현실이 되고 있다.
  • 식수 마신 멕시코 중학생들 집단 중독…알고보니 ‘코카인 물’

    식수 마신 멕시코 중학생들 집단 중독…알고보니 ‘코카인 물’

    코카인을 탄 물을 마신 멕시코 중학생들이 집단 중독증상을 일으켜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 비슷한 사건은 벌써 세 번째다. 사건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치아파스주(州) 보칠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13~15살 학생들이 식수를 마친 후 집단적으로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어지럼증을 느낀다며 학생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몇몇 학생은 혼절했다. 발작을 한 학생도 있었다. 순식간에 일대 혼란에 빠진 학교는 앰뷸런스를 불렀다. 교사와 경비원 등 어른들이 다급한 마음에 쓰러진 학생을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코카인으로 오염된 물을 마신 학생은 최소한 110명.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명이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현지 언론은 “중증의 중독증상을 보인 한 학생은 주말까지 퇴원하지 못하고 계속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생은 현기증 등을 호소하면서 귀가했지만 집에 도착한 뒤 결국 쓰러졌다. 병원으로 후송된 학생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 학생의 삼촌은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학생의 부친 후안 로페스는 “공립병원에서 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거부하더라”며 “사립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했는데 아들의 몸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이런 사건은 최근에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6일 멕시코 타파출라의 한 중학교에서 코카인을 탄 물을 마신 학생 10여 명이 집단으로 중독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학생들은 발작을 일으키더니 일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한 교사는 “갑자기 만취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영문을 알 수 없어 학교가 공포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학생들에게선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지만 당국은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23일에는 타파출라의 또 다른 중학교에서 30여 명의 학생들이 물을 마시고 탈이 났다. 이곳에서도 원인은 코카인이었다. 13살 남학생에게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 침묵하던 검찰은 학부모들이 수사를 촉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자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학생도 있지만 검출되지 않은 학생도 있어 원인을 단정하긴 시기상조”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문화마당] 숲의 말/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시인

    [문화마당] 숲의 말/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시인

    가을은 다람쥐에게도 용기를 준다. 인기척이 있으면 얼씬도 않던 다람쥐들이 용기백배해서 도토리를 찾아 숲속을 뛰어다니는 걸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소심하기로 치면 다람쥐 못지않은 청설모의 출현은 더 흔한 편에 속한다. 일터 뒤에 숲이 있어서 점심시간엔 산책을 한다. 산책도 책이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길을 행간으로 나무와 새들의 신호를 더듬는다. 눈만이 아니라 점자라도 짚듯이 몸을 활용하는 독서는 퇴화된 감각들을 기민하게 한다. 귀는 잎사귀를 닮아 쫑긋거리고, 코끝은 땅 위로 내민 두더지의 코처럼 평소엔 맡을 수 없던 체취들을 찾아 깨어난다. 페이지를 넘기듯 스적이는 걸음이 멈춘 곳에 의자가 있다. 누군가 접어 놓은 흔적에 머물듯 의자에 떨어진 낙엽과 동석한 채 드높아진 가을 하늘을 본다. 은사시나무의 쭉 뻗은 흰 골격을 따라 잠시나마 내 안에 가을 하늘과 같은 여백이 흘러든다. 투명하고 명약관화해서 난해한 말을 쓰지 않지만 그 비의와 심오함을 잃지 않고 해석의 구름을 끝없이 피워 올리는 저 숲이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이 아닌가 한다. 익숙한 구절들이고 이미 본 문장들이지만 다시 읽으면 언제나 처음 보듯 낯설고 새롭다. 은사시나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기호에 지나지 않아 누가 그 질감에 대해 묻는다면 과연 뭐라고 해야 할 것인가. 수피를 스치는 잎이 눈에 들어온 오늘에야 비로소 수피의 무늬가 다이아몬드 무늬임을 안다. 은사시나무의 수피를 쓰다듬어 보면서 나는 겨우 은사시나무라는 기호와 식물사전류의 정보로부터 풀려나와 나의 감각을 마주한다. 그것은 일생을 고단한 노역으로 보내시고 떠난 육친의 못이 박인 손바닥과 같다. 유년 시절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나무 의자처럼 은사시나무는 하늘을 받치고 있다. 은사시나무와 나는 이렇게 처음으로 만난다. 정원 일을 좋아했던 소설가 헤르만 헤세가 왜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들을 땅속에 파묻어 버렸는지 이해가 간다. 그에게 유일한 단 한 권의 책은 바로 자연이었다. 인간의 언어와 문자는 자연을 거울로 삼을 때 비로소 망각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참된 우주의 질서에 참여하게 된다. ‘사람이 유자서(有字書)는 읽을 줄 아는데 무자서(無字書)는 읽을 줄 모른다’는 ‘채근담’의 한탄은 헤세의 정원 아래 묻힌 그 많은 유자서들의 죽음을 통해 정원의 생명들로 부활한 것이 아닐까. 헤르만 헤세는 생명의 문장을 다시 받아쓰기 위해 펜촉을 촉처럼 벼루었을 것이다. 저 숲의 나무들 중 몇몇은 창고에 저장을 해 놓은 다람쥐들의 양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숲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다람쥐들의 망각이 숲을 이루었다면 망각처럼 거룩한 것도 없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관심을 보인 작가가 베아트릭스 포터였다. ‘피터 래빗’을 쓴 포터의 집요한 관찰에 따르면 다람쥐는 그냥 아무 데나 도토리를 묻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용이를 위해 어떤 규칙적 질서를 따라 도토리를 묻어 놓는다. 이걸 알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다람쥐를 깊이 있게 관찰한 것일까. 숲의 활자를 읽는 일이 이와 같다. 산책길에서 벗어나 숲속을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도토리 줍는 재미는 내 경험에 따르자면 중독성이 매우 강해서 멈추기가 힘들다.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겨울 양식을 수탈해 가는 사람들에게 저항하듯 나뭇가지를 마구 뛰어다니며 솔방울을 투척하는 청설모를 보면 여간 심란한 게 아니다. 도시락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것이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매달린 여자들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매달린 여자들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그녀는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임대아파트 콘크리트 창틀을 꼭 붙든그녀 손이 하얗게 눌려 있다. 시카고동부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녀 머리 위새들이 빙빙 돌며 난다. 새들은 후광이될 수도 있고 곧 그녀를 바수어 버릴유리 폭풍이 될 수도 있다. 그녀는 자기가 해방될 거라 생각한다. ―조이 하조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 중 코로나가 한창인 때 미국의 계관시인이 돼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한 하조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시인이다. 인디언으로 불리던 아메리카 원주민들. 광활한 미 대륙에 깃들여 살며 공생의 삶을 추구했지만 유럽에서 온 백인들에게 떠밀려 땅도 목숨도 빼앗긴 이들. 학살의 역사를 지나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낮은 계급을 이루어 사는 이들. 10월 둘째 월요일을 지나며 원주민의 시를 꼭 읽어야겠다 싶었다. 미국은 문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죽음 위에 세워진 나라다. 노예를 해방한 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링컨조차도 원주민의 역사에서는 학살 명령을 내린 비정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역사 속에는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문명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수많은 과오가 있고 그 속에서 죽어 간 이들도 많지만, 해를 가한 쪽이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원주민 학살의 역사를 미국의 뼈아픈 과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도 20세기 중반이 지나서였다. 10월 둘째 월요일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바꾸어 기리는 주가 이즈음 미국에서 늘고 있는 건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1983년 발표된 하조의 시는 극적이다. 첫 줄부터 13층 창문에 매달린 여자라.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녀는 자기가 해방될 거라 생각한다”를 한 연으로 처리하고 시인은 이렇게 이어 간다. “시카고 동쪽의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 여자는 혼자가 아니다. / 그녀는 아이들의 여자, 아기의 여자 카를로스 / 마거릿 또 제일 맏이 지미의 여자. / 그녀는 어머니의 딸이자 아버지의 아들. / 그녀는 한때 남편이었던 두 남자 사이 / 여러 조각들. 그녀를 지켜보며 / 자신을 보면서 서 있는 아파트 건물의 모든 여자들이다.” 13층 창문에 매달린 그 여자. 그로부터 39년이 지났지만 그 여자는 여전히 우리 시대, 우리 곁의 여자다.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결심하고도 대낮에 남편의 흉기에 찔려 죽은 여자. 직장 동료의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근무 중 바로 그 동료에게 살해당한 여자. 남자의 평등한 파트너가 되지 못하고 부서지는 여자. 시에서 그 여자는 어찌 됐을까. 창문에 매달린 여자는 운다. 밑에서 지켜보던 여자들도 운다. 울다가 13층에서 떨어지는지, 안간힘으로 기어오르는지 시인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시카고 지평선 위로 떨어지는 태양을 본다고 한다. 오늘도 매달린 여자들이 너무 많다. 이 시를 그들에게 전하면서 혼자가 아니라고, 기어이 버텨 다시 기어올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 외에 나는 아직 다른 말을 찾지 못한다.
  • 여수 공화동 쪽방촌에 41층 주상복합 세운다

    여수 공화동 쪽방촌에 41층 주상복합 세운다

    전남 여수시의 대표적인 노후 불량 주거지로 꼽혔던 여수세계박람회장 인근 쪽방촌 지역이 도시 재생 뉴딜사업이 추진되고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조감도)이 들어서면서 첨단 주거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여수지역의 대표적 쪽방촌이었던 공화동 일대 한려지구에 하늘채 브랜드의 41층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건립할 계획이다. 4436㎡의 대지에 지하 5층, 지상 41층으로 건축될 최첨단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가 건립되면 수십년 동안 내려온 쪽방촌 일대의 정비는 물론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수 공화동 지역은 엑스포역과 국도 17호선이 인접한 여수의 관문인데, 최고의 학군에도 불구하고 구도심의 한계 등으로 낙후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통한 도시개발 등으로 노후 건물과 낙후된 시설들이 일부 사라졌지만 쪽방촌을 이뤘던 과거의 짙은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여수시는 2019년 공화동 일대 한려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 쪽방촌 등 33필지 1000㎡를 매입한 데 이어 2023년까지 청소년 자립과 창업 지원시설 등을 갖춘 복합커뮤니티센터와 테마거리, 주차장 등 도시 기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코오롱 하늘채 디오션 관계자는 “하늘채 아파트가 여수 해양관광의 심장인 세계박람회장 바로 옆에 자리한 만큼 아파트 최상층에 오션뷰와 어울리는 첨단 기술의 스카이 브리지를 건설하는 등 주변 경관에 어울리는 최첨단 건축물을 짓겠다”고 했다. 이어 “최신 라이프 트렌드에 맞춰 대규모 지하 주차장과 지상 1층의 다양한 상업시설을 갖춘 84㎡ 228가구, 119㎡ 76가구를 건립할 예정이며, 바닷가 초고층 빌딩인 만큼 내진과 강풍에 따른 최첨단 설계를 적용해 도시재생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바닥 안 보이는 ‘카카오그룹주’…증권가, 사실상 팔아라

    바닥 안 보이는 ‘카카오그룹주’…증권가, 사실상 팔아라

    카카오그룹주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신저가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날보다 0.5% 떨어진 4만 9850원에 마감했다. 전날 5만 100원으로 마쳐 가까스로 5만원대를 사수한 카카오는 이날 시초가부터 4만 9850원에 거래되기 시작해 종가에서도 5만원을 하회했다. 또 카카오페이는 전날보다 0.41% 하락한 3만 6200원에, 카카오뱅크는 0.28% 떨어진 1만 7750원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두 종목은 장 중 각각 3만 5700원, 1만 70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카카오게임즈가 전날보다 2.88% 하락한 3만 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엔 3만 6550원으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최근 증시에서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카카오 계열 상장 종목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자 기업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따라붙으면서 그동안 주가가 고평가됐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기존 3만 7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카카오페이 목표주가를 5만 6000원에서 3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주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사실상 매도 의견과 같다.
  • 코로나19 잠잠하니 경제위기…미래전망 서적 잇따라 출간

    코로나19 잠잠하니 경제위기…미래전망 서적 잇따라 출간

    코로나19가 잠잠해졌지만 미국발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 불안한 미래를 고민하는 전망서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한스미디어)는 6명의 전문가가 경제, 투자, 자산, 국제 정세 등을 분석한다. 거시 경제와 국내 경제 전반을 분석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당분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이 연거푸 금리 인상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내놓고 있는데, 여파로 한국도 소비가 위축하고 시장은 얼어붙는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하더라도 그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 중국을 곧 따라잡고, 이에 맞서 중국이 다시 견제에 나서는 등 미중경쟁이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정도 지속한다고 예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로 분석한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뉴욕특파원은 전쟁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한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현재 공급계획이 지연되지 않는 한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30% 전후의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강연현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미 중앙은행(FED)이 내놓는 금리 인상 방향을 눈여겨보고 이에 맞춰 조심해서 투자하기를 권했다. 책을 기획한 한스미디어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내년까지 ‘길고 추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의 경고를 참고해 기획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하는 모습을 진단하고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 책”이라고 설명했다.‘세계미래보고서 2023’(비즈니스북스) 역시 내년 전망을 암울하게 내다본다. 매년 나오는 이 전망서는 2023년을 재앙 위에 새로운 재앙이 더해지는 이른바 ‘메가 크라이시스’라고 진단한다. 코로나19가 종식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식량과 에너지 위기, 물가 폭등과 경제 침체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이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한다. 코로너19 이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7가지 경향을 분석한 ‘세븐 웨이브’(21세기북스)는 홍석철 교수 비롯한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들이 집필했다. 코로나19가 한국 사회에 불러온 변화를 ▲초딜레마 ▲해체와 재구성 ▲임모빌리티(이동의 제한) ▲통제사회 ▲불평등 ▲탈세계화 ▲큰 정부의 7개 개념으로 설명한다. 임동균 사회학과 교수가 방역 과정에서 첨예해진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갈등을 살폈다. 코로나19가 그동안 잊힌 개인의 가치를 복원하고, 공동체의 진짜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소원 심리학과 교수는 전통적 집단이 해체되고 온라인을 매개로 재구성하는 공동체에 주목했다.코로나19로 다가올 변화를 살피는 부분도 흥미롭다. 이건학 지리학과 교수는 이동의 통제, 김수영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자 정부의 사회복지 정보 시스템의 통제적인 속성을, 이준환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홍석철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속에서 더 큰 정부의 역할을 고민하고, 조동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는 세계화 후퇴 현상을 설명한다.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갑작스레 불어닥친 전방위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각 분야 현안을 빨리 파악하고 대책을 내놓는 일이 중요한데, 이럴 때 전문가들의 분담집필 방식 출판이 빠르고 효과적”이라면서 “불안감을 해소하고픈 독자의 수요를 만족시킬만한 책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문화유산 알박기/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문화유산 알박기/전곡선사박물관장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끝날 것만 같은 10월의 하늘 아래 우리나라는 온통 축제의 무대가 됐다. 전곡선사박물관이 자리잡은 전곡리유적에서도 3년 만에 연천 구석기축제가 열렸다. 거리두기와 비대면이라는 처음 겪는 고통의 시간을 함께했던 우리에게 다시 열린 축제의 무대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많은 사람이 잘 보존된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모여 ‘전곡 패밀리’를 자처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고고학 전문가들이 정성껏 준비한 선사 체험을 마스크 없이 웃고 떠들며 맘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것을 실감했다. 연천 구석기축제가 시작된 지 어느덧 30여년이 흘렀다. 1978년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이 세계 구석기 문화 연구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러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선구적 노력으로 1993년 시작된 연천 구석기축제는 문화유적의 보존과 활용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직접 보여 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고학 유적 축제가 됐다. 개발의 광풍이 거세던 90년대 아파트를 짓고 도로를 닦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이상하게 생긴 돌멩이들을 주워다가 신줏단지 모시듯 소중히 하는 고고학자들의 연구는 사기라고 폄훼되기도 했다. 돌아보면 포클레인으로 유적을 훼손하던 시절을 꿋꿋이 견뎌 내며 무려 23만평에 달하는 구석기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원형으로 보존되고 있는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그야말로 ‘문화유산 알박기’ 신공의 성공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김포 장릉 아파트와 춘천 중도 레고랜드 등 수많은 개발사업의 과정에서 언론에 예의 등장하는 타이틀은 안타깝게도 “문화유산, 개발의 발목을 잡나” 식의 선정적 제목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언제 문화유산이 개발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었던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발굴사업 중 겨우 5% 정도의 유적만이 보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직 문화유산을 개발의 걸림돌로만 보는 비뚤어진 시선만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공동체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긴급 상황에서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은 자연뿐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 이때, 암사동 선사유적처럼 개발의 삽날을 피해 간신히 ‘알박기’해 놓은 문화유산들이 빽빽한 아파트 숲 사이에서 잠시 숨 쉴 공간의 역할을 하는 것은 감동적이다. 문화유산과 함께하는 도시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순간의 정치적 인기를 위해 문화유산을 개발의 걸림돌로 낙인찍는 지자체장들도 늘고 있어 걱정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차분히 돌아봐야 한다.
  • 강남 취업박람회,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서울 강남구에서 주최하는 취업박람회가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다. 강남구는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역삼동 강남 취·창업허브센터에서 ‘2022 강남구 취업박람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비대면으로 개최됐던 취업박람회는 이번에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다. 강남구 내 호텔과 스타트업 기업 등 18개 기업이 참여한다.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코엑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조선팰리스 강남 호텔 등 10개사와 정보기술(IT), 정보통신,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외식업, 의류잡화업 등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8개사가 참가한다. 채용 인원은 234명으로 청년, 여성, 중년 등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 희망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취업특강에는 신선작물 재배 및 구독서비스 업체 퓨처커넥트 강길모 대표가 나와 스타트업 투자 성공 노하우를 알려 준다. 구직 희망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현장면접을 사전 신청하고 행사 당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지참해 방문하면 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박람회가 기업에는 능력 있는 지역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장이 되고, 구직자에게는 우수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는 취업 성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KTX 차량 독점에 ‘가격·하자 책임’ 등 부작용 심각

    KTX 차량 독점에 ‘가격·하자 책임’ 등 부작용 심각

    국내 고속철도차량(KTX)을 현대로템이 독점하면서 차량 가격 상승과 하자 관리 등에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운행을 시작한 KTX-이음(EMU-260)에서 올해 9월까지 ‘승차감 이상’ 보고 건수가 195회에 달했다. KTX-이음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속차량으로 동력집중식인 KTX·KTX-산천과 달리 별도 기관차가 없는 동력분산식 열차다. 서울과 안동, 강릉 구간에 19편성이 투입됐다. 진동 등 이상 현상은 초기 도입된 5편성에서 집중 발생했다. 승차감 이상은 공기스프링과 열차 바퀴(차륜)의 마모로 확인됐다. 코레일은 현재 운행 중인 EMU-260의 공기스프링을 EMU-320에 설치된 제품으로 교체를 요구하는 한편 차륜 계획삭정 시기를 기존 KTX(30만~38만㎞)보다 단축된 25만㎞로 조정했다. 코레일은 ‘하자’를 들어 19편성에 설치된 공기스프링 교체 비용 14억 6000만원(인건비 제외) 등을 로템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로템은 ‘유지보수’ 문제라며 코레일이 부담해야 한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 체제에서 로템이 차량 금액 좌지우지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688억원에 계약했던 EMU-260(84량) 가격이 2021년 3877억원으로 1량당 44%(14억 1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코레일이 사전규격 공개한 EMU-320의 1량당 견적가격도 56억원으로 2016년(36억 9000만원)대비 49% 인상됐다. 납기 지연도 심각했다. 2005년 이후 코레일과 맺은 총 8건의 계약 중 4건에서 지연 납품이 발생했고, 평균 지연기간은 6개월에서 최장 8개월에 달했다. 최 의원은 “KTX 열차 독점체제로 가격 상승과 납기 지연, 담합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납기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견적가격에 포함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 내일부터 75세 이상 독감 무료접종…“최대한 빨리 접종해야”

    내일부터 75세 이상 독감 무료접종…“최대한 빨리 접종해야”

    12일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다. 최근 독감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도 유행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접종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7일부터는 만 70~74세(1948년 1월 1일~1952년 12월 31일 출생자), 20일부터는 만 65~69세(1953년 1월 1일~1957년 12월 31일 출생자)까지 접종할 수 있다. 올해 독감 국가 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독감은 통상 11월~4월 사이 유행한다. 올해는 이보다 일찍 유행이 시작됐다. 그 동안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국민들이 방역 수칙을 잘 지켜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량과 사람간 접촉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됐고, 독감이 유행하지 않은 기간 독감에 걸린 사람이 줄어 자연면역도 감소했다. 독감이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5일~10월1일)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000명 당 7.1명을 기록했다. 직전 주에 4.9명이었는데, 1주일새 44.9% 증가했다.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연령대별로 보면 영유아 의심환자 비율이 특히 높다. 1~6세 연령대에서 12.1명을 기록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독감 백신 접종 대상자의 경우 해당 접종 시기 내에 가능한 한 조속히 접종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1만 5476명으로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 전날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10명이다. 재유행 초반인 지난 7월 12일(7명) 이후 석달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올 겨울 더 위험한 코로나19 변이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취업자·중장년층 증가…국가기술자격 응시자 변화

    취업자·중장년층 증가…국가기술자격 응시자 변화

    지난해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취업자(임금근로자)와 50대 이상 중장년층 응시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고령화시대 재취업과 창업 등에 대비하려는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해 시행된 국가기술자격(495종목) 응시자를 대상으로 11일 집계한 ‘국가기술자격 수험자 기초통계’에 따르면 필기시험 접수자가 2020년 181만 464명에서 2021년 227만 125명으로 25.4%(45만 9661명) 증가했다. 산업발전과 고학력화로 상위인 기사등급 접수자가 2017년 23.4%에서 지난해 26.8%로 증가한 반면 학생 감소 등으로 기능사는 같은기간 57.1%에서 52.8%로 감소했다. 경제활동 유형별로는 취업자가 78만 1113명으로 전체 34.4%를 차지했다.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이후 취업자 비중이 학생을 제치고 가장 많아졌다. 지난 2019년 32.7%였던 취업자 비중은 2020년 33.1%, 지난해 34.4%로 상승했다. 코로나로 모임 등이 줄면서 학습과 자격취득 등 역량 향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격분야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관리와 전기, 디저트 문화 확산으로 제과·제빵, 탄소중립 등의 산업 경향으로 환경분야 응시자가 늘었다. 반면 기술자격을 대표하던 이용·미용은 2019년 10.9%에서 지난해 8.4%로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남성은 취업 목적의 ‘면허성’ 종목인 안전관리(16.0%)와 전기(14.8%), 건설기계운전(13.5%)를 선호했다. 여성은 창업이 가능하고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이용·미용(22.9%), 조리(16.3%), 제과·제빵(15.2%) 응시자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중장년층이 1년 전(19만 6420명)보다 33.8%(7만 8247명) 늘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격증 취득을 통한 재취업과 창업 등에 유리한 건설기계운전(5만 4018명), 전기(4만 6925명), 안전관리(4만 5912명), 조리(4만 3208명), 조경(1만 4182명) 등에 지원이 집중됐다.
  • 미래형 운송기기 e-모빌리티 엑스포 13일 전남 영광서 개막

    미래형 운송기기 e-모빌리티 엑스포 13일 전남 영광서 개막

    미래형 운송기기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 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한 2022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가 13일부터 4일간 전남 영광스포티움 일원에서 펼쳐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남도, 영광군, 한국자동차연구원, (사)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엑스포는 ‘이동의 진화, 작지만 더 큰 미래, e-모빌리티!’라는 주제로 열린다. 특히 이번 행사는 e-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최대 e-모빌리티 마케팅의 장을 마련, 보다 많은 기업에 효과적 홍보마케팅 장이 되도록 전시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전시프로그램은 e-모빌리티 관련 기업 전시관과 가상현실(VR)5G체험관이 운영되고, 신제품 발표회 및 홍보(PR)쇼가 진행되며 10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또 수출상담회를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동시에 진행해 21개 나라 해외기업 바이어와 국내 50여 기업이 참가해 수출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이번 상담회로 e-모빌리티 기업의 해외 시장진출과 수출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e-모빌리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어내도록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e-모빌리티의 이해와 공감을 높여줄 학술행사와 e-모빌리티 안전교육 및 시승체험, e-모빌리티 제작 및 작동원리 등을 배울 수 있는 미래인재 과학축전 메이커 페스티벌, e-모빌리티 신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블랙데이’ 등 e-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부대행사가 알차게 진행된다. 또 e-모빌리티 연구센터 주행시험장 일원에서는 대학생 자작 e-모빌리티 경진대회와 대학생 자작차량과 초소형전기차 등을 활용한 e-모빌리티 카퍼레이드, 블랙이글스 에어쇼, KBS 임백천의 백뮤직 등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한편 전남도는 미래형 운송기기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 2014년부터 영광 대마전기차 산단을 중심으로 e-모빌리티 제품 개발부터 시험,평가,인증, 생산까지 가능한 e-모빌리티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갖춰가는 한편 국가 연구개발(R&D)사업을 통한 핵심기술 확보와 국산화율을 제고하는 등 e-모빌리티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김종갑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이번 엑스포 개최를 통해 e-모빌리티 산업 생태계가 더욱 견고해지고, 국내외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엑스포에 찾아온 모든 분이 e-모빌리티가 가져다주는 생활 속 긍정적 변화를 충분히 체험하고 공감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오늘부터 개량백신 맞으세요

    오늘부터 개량백신 맞으세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 개량백신(2가 백신) 접종이 11일부터 시작된다. 이 백신은 원조 오미크론인 BA.1 기반의 모더나 2가 백신으로 기존 백신과 비교해 현재 유행하는 BA.5 변이에 1.69배 높은 중화능이 확인됐다. 예방 효과가 69%가량 높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개량백신은 1순위인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이용·종사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건강취약계층부터 접종한다. 이에 맞춰 방역당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우선 접종자를 대상으로 개량백신 사전예약을 받아 왔다. 개량 백신을 맞을 때는 마지막 접종일이나 코로나19 확진일로부터 120일 간격을 둬야 한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8981명으로, 98일 만에 1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유행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과 독감 동시유행에 대비하려면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방역당국은 강조했다.
  • [단독] “왜 코 푸냐” “놀고 앉았네”… 사장님이 보고 있다, 일거수일투족

    [단독] “왜 코 푸냐” “놀고 앉았네”… 사장님이 보고 있다, 일거수일투족

    부당지시 반대한 뒤로 집중 감시분 단위 트집 잡으며 사직 강요도간식하며 업무 본다고 대뜸 폭언 체불 등 신고 보복 근거로 활용동의 없는 활용 과태료 무용지물고용부·인권위 등 공권력은 ‘한계’ “CCTV 통제 심해지면 건강 위협정부 차원 정기점검 등 대책 시급” 경총 “직장 괴롭힘 증거 등 순기능개인정보 바른 관리 지원책 필요”16년차 보육교사 40대 박희주(가명)씨가 폐쇄회로(CC)TV로 일과를 감시당한 건 어린이집 원장의 부당한 지시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뒤부터다. 원장의 CCTV 모니터에서는 박씨의 주요 동선이 잡히는 ‘8번 카메라’가 수시로 확대됐다.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박씨를 수시로 불러 “왜 여기서 물을 마셨냐”, “왜 여기서 코를 풀었냐”, “다른 직원과 화장실에 같이 들어갔던데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올 초 원장은 박씨가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5분 이상 안고 있는 장면을 CCTV로 보고 아동 학대라며 사직을 권했다. 박씨는 10일 “출근한 순간부터 분 단위로 기재하면서 ‘이 시간에 뭐 했냐’,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는 원장을 보며 항상 긴장해야 했고, 하루 평균 5~6번 불러내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며 “결국 정신과 약까지 먹었다”고 털어놨다. CCTV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노동자에게 일터는 숨 막히는 감옥이 된다. ‘파놉티콘’(원형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간수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동자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데도 ‘을’의 위치인 이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구제할 수 있는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2017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5년간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이메일 제보 144건을 보면 직장 내 CCTV 감시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CCTV를 통해 노동자 근태를 관리하거나 CCTV를 활용해 일을 지시하고 추가 감시를 경고해 압박하거나 실제로 징계를 내리는 일 등이다. 우선 직원 동의를 받지 않거나 거짓으로 CCTV 설치 동의를 받는 유형이 있다. 범죄와 화재 예방, 시설 안전 목적으로 직원 동의를 받아 놓고서는 노동자 근태 관리에 CCTV를 활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단순히 CCTV로 감시하는 일을 넘어 CCTV를 주시하다가 노동자에게 직접적으로 일을 지시하는 사례도 있었다. 간호사로 일하는 김현아(가명)씨는 2019년 다른 직원들과 간식을 나눠 먹으며 남은 업무를 보던 중 이 모습을 병원 내 CCTV로 지켜보던 병원장에게 “놀고 앉아 있다”는 폭언을 들었다. 닷새 후 병원장은 “앞으로 근무 중 음식 먹는 행위가 적발되면 근무 태도 불량으로 사유서를 받겠다”고 경고했다. 사장이 직원에게 CCTV로 감시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거나 심지어 임금 체불,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CCTV를 돌려 보면서 징계 근거를 찾는 사례도 있다고 직장갑질119는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사업장 내에 CCTV를 설치하고 운영하려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목적 외 활용은 엄격히 제한된다. 동의 없이 근태 관리 등을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CCTV를 통한 노동 감시가 이뤄졌을 경우 구제처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등이 있지만 든든한 동아줄로 보기는 힘들다. 인권위는 CCTV가 목적 외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시정 권고를 할 수 있지만 진정을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침해 사건으로 제한된다. 고용부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CCTV 설치가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으로 규정됐는지를 판단하는 수준이다. 노사 협의 없이 설치돼도 과태료나 벌칙 규정 없이 시정 조치에만 머무른다. 이마저도 노사협의회가 없는 상시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논의조차 할 수 없다. 사실상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데,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CCTV 관련 신고 46건 중 과태료 부과는 4건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고용부가 개보위와 함께 노동자 감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정부 차원의 정기 점검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보위 관계자는 “연말 완성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인사노무편’을 보완 중”이라고 말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CCTV를 통한 통제와 감시가 심해지면 우울 증상이 나타나거나 건강에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 [단독] 재택근무 ‘클릭 수’까지 실시간 체크… 거실까지 들이닥친 노동 감시

    [단독] 재택근무 ‘클릭 수’까지 실시간 체크… 거실까지 들이닥친 노동 감시

    화학계열 대기업에서 일하는 이정섭(28·가명)씨는 재택 근무를 할 때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시계를 수시로 확인한다. 5분간 업무용 노트북의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노트북에 깔려 있던 화면 보호 프로그램이 작동되고 회사에 ‘자리를 비웠다’고 보고되기 때문이다. ● 5분 이상 마우스 정지 땐 자동 보고 이씨는 10일 “해외 논문을 읽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면 마우스 움직이는 것을 까먹을 때가 많았는데 인사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뒤로는 업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시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어쩌다 5분을 넘기기라도 하면 사수에게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보고해야 해 불편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원격 프로그램을 통해 마우스 클릭 횟수, 사내 프로그램 접속 여부를 확인하는 등 노동자를 감시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IT계열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김세은(23·가명)씨는 재택 근무 때마다 사내 메신저에 접속 중임을 알리는 ‘초록불’이 떠 있지 않으면 곧바로 상급자에게 연락이 온다. 김씨는 “매번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원격 감시 프로그램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부 감시 프로그램은 노동자의 컴퓨터 화면을 10분마다 한 번씩 캡처하고 직원이 이용한 웹사이트 목록과 방문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해외서도 ‘원격 감시’ 갑론을박 이처럼 노동 감시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상 범위 내에서 감시가 이뤄지는지, 그 과정에 개인정보가 악용되지 않고 개인 의사가 반영되는지 등 진화하는 감시 프로그램이 노동자에게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 논의를 시작하고 필요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모니터링 장치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증거 자료로 쓰이는 등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사업장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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