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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1992년 탐색개발이 T50의 첫 발걸음美 록히드마틴이 기술지원 맡았지만짧은 일정에 “성공하면 장 지지겠다”개발팀, 세계 최초 3차원 컴퓨터 설계모형 제작 생략… 보잉도 기술력 인정 연구원들 휴일 반납… 2명 과로로 순직2003년 세계 12번째 초음속 비행 성공 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최근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얼마 전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사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KFX 개발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 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은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그냥 외국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 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봤습니다. 20일 공군과 KAI에 따르면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美 록히드마틴 기술진 “불가능한 개발”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든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참관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 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목숨’ 바쳐 만든 전투기…잊지 않겠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목숨’ 바쳐 만든 전투기…잊지 않겠습니다

    화려한 ‘국산 전투기’ 성과에 숨겨진 노고T-50 기간 단축하려 연휴 반납…2명 순직“외국산 기종 수입하면 2배 싸다” 반대해도공군은 국산 개발 원해…땀으로 얻은 신뢰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이르면 이달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 ●“사오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깊은 신뢰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 방안이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기술 개발 대신 그냥 외국산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봤습니다.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고등훈련기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 ●“절대 불가능” 美 록히드가 혀를 내두른 까닭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던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참관 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 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 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 ●연구원 2명 순직…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 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사업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은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 최숙현 선수 다이어리에 나온 새로운 두 사람... 빵고문 가해자로 지목돼

    고 최숙현 선수 다이어리에 나온 새로운 두 사람... 빵고문 가해자로 지목돼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새로운 피해 정황이 공개되고 기존에 가해자로 지목된 4인방 외에 두 명이 가해자로 추가 지목됐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최숙현 선수가 2019년 쓴 다이어리를 처음 공개한다”며 또 다른 폭행 가해자들의 이름과 함께 추가 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공개된 다이어리에서 최 선수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가장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스스로 묻고는 경주시청팀 김모 감독, 주장 장모 선수, 선배 김도환 선수와 또 다른 김모 선수, 이모 선수 이름을 적었다. 최 선수는 “백 번 물어도 똑같다”며 같은 이름을 거듭 거론하고, 다만 이 선수는 조금 바뀐 것 같다고 적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김도환 선수는 이 의원이 “오늘 추가 공개된 이들의 폭행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느냐”고 묻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가혹 행위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김 선수는 열흘 만에 다시 선 국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6일에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가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며 “정말 죄송하다. 지금 이 말은 진심이다. 다른 말은 유족을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선수에 대한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김 감독과 장 선수, 안모 운동처방사의 폭행 폭언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또 증언했다. 추가 가해자로 지모된 또 다른 김모 선수도 이날 긴급 동행 명령을 통해 국회에 섰다. 그는 경주시청에서 장 선수 다음으로 오래 있었던 선수다. 현재는 한 고등학교 트라이애슬론팀 코치로 재직 중이다. 김 선수는 ‘노래방에서 감독이 후배 선수를 코피 나도록 때리는 걸 말린 적 있냐’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때 제가 말린 적 있습니다”라고 답했지만 “(감독의 폭력을 직접) 목격한 적은 없다”, “평소에는 매일 같이 있는 일이 아니다”며 다소 엇갈리는 진술을 했다. 이어 김도환 선수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폭력이 있었다’고 한 증언에 대해서는 “훈련을 마치고 먼저 숙소로 돌아가서 그 이후의 상황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박 의원이 “본인이 2016년 8월 문경에서 빵과 물 20만원 어치를 강제로 먹인 사실 인정하냐”는 질문에 “동료 후배 선수들과 빵을 많이 먹기는 했는데 당시 저는 군 복무중이라 몰랐고 전해 듣기는 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선수는 최 선수가 지난 2월 경주시청에 진정을 제기한 뒤 이뤄진 시청 주무관과의 통화에서 “특정 선수에 대한 따돌림 같은 것 또한 전혀 없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고 최숙현, 가정불화” 사과 없는 김규봉 감독…결국 구속(종합)

    “고 최숙현, 가정불화” 사과 없는 김규봉 감독…결국 구속(종합)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선수 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전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이 21일 구속된 가운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관계자들이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혐의를 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공정위 회의록에는 경주시청팀의 김규봉 감독, 장윤정 선수, 김도환 선수가 본인들에게 제기된 최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내용이 담겼다. 협회 관계자는 ‘한 명당 30분 정도의 소명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으나 김 감독 한 사람만 2시간 이상 혐의를 소명하는 등 이들은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김 감독은 “제가 말하는 톤이 강해 충분히 그렇게 느꼈을 수는 있다”면서도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입장 차이가 있다. ‘야, 정신 못 차리고 왜’ 같은 발언도 폭언인가”라고 주장했다. 폭행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한 달에 10일 동안 폭행을 했다는 것은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이 “가슴을 가격 당했다, 노래방에서 맞아 코피가 났다”고 증언한데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을 부모와의 불화와 심리적 위축으로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감독은 “부모님이 (최 선수에게) 강압적으로 운동을 시켰으며, 운동을 하기 싫어하면 언어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최 선수의 부모님이 저에게 섭섭함, 시기와 질투가 있었다”고 답변했으며, 2017년 최 선수의 숙소 이탈 사태도 최 선수 아버지의 폭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선수도 “최 선수가 중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많이 맞았으나, 아버지가 오히려 그 선생님과 술을 먹었다”며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불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의 부친인 최영희씨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22일 CBS 노컷뉴스에 “(최 선수가) 부모와 불화가 있을 이유도 없고, 그 사람의 말만 믿고 숙현이를 설득해 보내 준 게 후회스럽다”며 “(김 감독 등의 발언은) 물타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말 김 감독에게 ‘장윤정이나 김도환과 계약해 운동을 시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들이 전지훈련에 복귀하며 악몽이 시작됐다. 당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본질을 흐리는 그런 이야기는 수사기관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최숙현 폭행 김규봉 감독 구속 “도주 우려” 대구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부장판사 채정선)은 21일 김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망이 우려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2시 5분쯤 대구지법에 도착한 김 감독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영장실질심사 이후 법정을 나설 때도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숨진 최 선수 등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한 폭행 의혹의 핵심 가해자로 알려진 김 감독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모 씨(구속) 등과 함께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해외 전지훈련을 갈 당시 선수들로부터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2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스레브레니차 8000여명 학살 25년이 흘렀지만 여전한 생채기

    스레브레니차 8000여명 학살 25년이 흘렀지만 여전한 생채기

    “아무도 해치지 않을 겁니다. 걱정들 마세요.” 정확히 25년 전인 1995년 7월 11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부대의 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는 스레브레니차 마을을 떠나려는 무슬림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경무장한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이 안전지역이라고 선포하고 주변에 있었던 것도 무슬림 주민들이 마음을 놓은 이유였다. 그 뒤 세르비아군은 열흘 동안 성인 남성과 소년들 8000명 이상을 살육했다. 평화유지군은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민간인 학살로 최대 규모다.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스레브레니차의 비극은 유엔 역사를 내내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옛 유고 연방을 이끌었던 강력한 지도자 티토가 사망한 뒤 여러 갈래의 분쟁과 내전이 잇따랐는데 그 중 보스니아 내전 와중에 일어났던 참극이 이 마을의 살육극이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회주의 공화국은 보스니아계 무슬림, 정교회를 신봉하는 세르비아, 가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국민투표를 거쳐 1992년 독립을 선포해 곧바로 미국과 유럽 정부들의 승인을 받았지만 국민투표를 보이콧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세르비아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새 정부를 공격해 내전이 시작됐다. 대 세르비아 깃발 아래 보스니아계를 몰아내겠다는 이른바 인종청소가 저질러졌다. 세르비아 부대는 1992년 이 마을을 점령했다가 곧바로 보스니아 군대에 내줬다. 그 뒤 줄곧대치하며 교전을 벌였다. 이듬해 4월 유엔 안보리는 이 지역을 안전지대로 선포해 어떤 무장공격이나 적대 행위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대치는 이어졌다. 민간인들에 대한 보급이 막히기 시작했고 네덜란드 국적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적은 병력이나마 주둔하고 있었다. 보스니아 주민들 사이에 굶어죽는 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1995년 7월 세르비아 군이 다시 스레브레니차를 공격했다. 유엔군은 퇴각해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습이 이어졌다. 도움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포위 닷새 뒤에 믈라디치는 개선하듯 다른 장군들과 함께 마을에 걸어 들어갔다. 이미 2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네덜란드군 기지로 피신한 뒤였다. 다음날부터 살육이 시작됐다. 무슬림 난민들이 피난 가려고 탄 버스들을 에워싼 뒤 남성과 소년들을 골라 세운 뒤 총으로 쏴죽였다. 수천명이 처형당했고 불도저로 흙을 파낸 뒤 묻어버렸다. 일부는 산 채로 생매장 됐고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이 숨져가는 모습을 바라봐야 했다.여성들과 소녀들은 피난 줄 밖으로 나오라고 해 강간했다. 거리에는 시신들로 그득했다. 네덜란드 군인들은 5500명의 무슬림 피난민을 내주고 세르비아인들의 잔학한 행동을 팔짱낀 채 바라봤다. 무장이 미약했다지만 너무 비겁한 일이었다. 헤이그 전범재판소는 세르비아인들이 살육을 행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믈라디치를 전범으로 유죄 판결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군대에 갈 만한 아이들과 남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치밀한 작업이 진행됐다.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탄 버스들을 체계적으로 수색해 남자를 찾아냈다. 때로는 군대에 갈수도 없는 어린 소년들과 나이 든 남성들까지 처형했다. 25년이 흐른 지금도 새로운 유해들이 이 마을 근처에서는 파헤쳐지고 있다. 2002년 네덜란드 정부와 군 간부들이 살육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것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 여파로 내각 전체가 물러났다. 지난해 네덜란드 대법원은 스레브레니차의 350명 죽음에 네덜란드가 부분적 책임이 있다는 판결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2017년 헤이그 전범재판소는 믈라디치를 학살과 다른 잔학행위들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는 1995년 내전 종결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가 2011년 세르비아 북부 사촌 집에서 발각돼 체포됐다. 세르비아 정부는 그 뒤 전범 행위에 대해 사과했지만 대량 학살이 저질러졌다는 점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대남 작전쇼’를 시작했다. 북한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실로 남북 관계를 깨뜨리고자 한다.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불만 표시, 남한이 제재 완화에 앞장서도록 유도하려는 의도, 그리고 김여정의 지도자로의 위상 제고와 같은 의도도 담겨 있을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충격적인 일이다. 북한이 2000년 6·15선언 이전 상태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군대를 재배치키는 것은 한국 정부에 거슬릴 수 있다. 비무장지대에 부대를 진입시키는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위반 대상일 것이다. 북한은 왜 이렇게 공격적일까. 마치 잃을 게 없는 것처럼 한국 정부를 심하게 비난하고 거칠게 소동하는 것은, 사실 잃을 것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옛날에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외교적 지렛대를 키우고 최다 파괴력을 가진 무기도 개발했지만 이제 말과 상징물의 파괴로만 불만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북한의 대남 전술은 더 끔찍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서해상에서의 무력충돌, 남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발사, 미국 본토를 향한 공격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고 실제 더 끔찍한 도발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일종의 대리전일지도 모른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큰 충격이었다. 완전 비핵화를 한꺼번에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하노이 이후 미국 정부가 요구해 왔던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논의를 북한 지도부는 거부했고, 현재의 외교 프레임을 깨뜨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원래 이렇게 될 때,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소통 수단’으로 삼는다. 그런데 아직 그런 조짐조차 안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1월에 이란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했던 것과 2017년에 수시로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인해 전쟁과 ‘코피작전’까지 제기됐던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미중 간의 대북 외교 협력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되면 미중 간 심한 긴장 속에서 미국은 남한에 전략자산 파견, 서해에 미해군 군함 파견 등을 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은 이런 행동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보겠지만, 중국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으로 인식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겠지만, 미국이 이런 조치를 취할 구실을 마련해 준 북한에 과감한 제재나 처벌을 할지도 모른다. 2017년 코피작전 소문이 퍼졌을 무렵 중국이 북한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한 적도 있다. 북한 지도부는 매우 불쾌했겠지만, 중국으로부터 석유와 필요한 원료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는 대리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북한은 2016년에 착수한 5개년경제전략을 사실상 연초에 포기했고 데일리엔케이, 자유아시아방송, 아시아프레스 등 대북 매체를 통해 전해진 바를 종합해 보면 북한 경제사정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엄격한 제재는 이미 경제개발 전략을 무산시켰다. 코로나도 대중 무역과 북한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처벌받으면 이미 어려운 경제사정은 더 나빠질 것이다. 남한을 때릴 때에 김여정의 지도자 위상을 높이고 한미 간에 이해상충 문제 등을 부각시킬 수 있지만, 대리전 전술에서 벗어나 더 큰 군사행동을 하면 잃을 것들이 많다. 그러니 북한은 남한을 때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다.
  • [여기는 베트남] 섭씨 40도 넘는 혹서에 반려동물 ‘입원행렬’

    [여기는 베트남] 섭씨 40도 넘는 혹서에 반려동물 ‘입원행렬’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28년 만에 최장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열사병에 걸린 반려동물들이 동물 병원에 몰리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5월 말부터 하노이의 기온이 치솟기 시작해 최근에는 섭씨 40도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밤에도 28도 이상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낮에는 체감 기온이 40도를 훌쩍 웃돈다. 이는 1993년 이후 최장의 고온 현상을 기록한 것으로 이로 인해 애꿎은 반려동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반려견들은 코피를 흘리거나 호흡곤란, 사지 경련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에어컨이 켜진 시원한 실내에 있다가 산책하러 외출하면서 갑자기 고온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염증을 일으키는 반려견도 늘고 있다. 이처럼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하루 50~60마리의 반려동물이 병원에 입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병원에 입원한 반려동물들은 정맥(IV)주사를 맞고 휴식을 취하면 증세가 호전된다. 한 반려견 주인은 “강아지가 열사병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3일 입원 후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전했다. 일부 반려동물 주인들은 더위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털을 바싹 깎아 주는데, 이로 인해 애완 미용실도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클라라 주미 강-손열음, 4년 만에 듀오 리사이틀

    클라라 주미 강-손열음, 4년 만에 듀오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듀오 리사이틀이 4년 만에 열린다. 국내 클래식계 스타 듀오인 두 사람은 오는 9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를 비롯해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7개 지역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인 2004년부터 함께 연주하며 호흡을 자랑했다. 04학번인 주미 강과 02학번인 손열음은 서로 가장 오래 연주한 매우 각별한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2012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듀오 데뷔 무대를 가진 뒤 2013년과 2016년 국내에서 전국 투어로 인기를 얻었다. 주미 강은 인디애나폴리스, 센다이, 서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게르기예프, 테미르카노프, 정명훈 등 저명한 지휘자의 지휘로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유럽과 아시아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손열음은 지난해 성황리에 마친 BBC 프롬스 데뷔 무대를 비롯해 돋보이는 무대로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저서 활동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도 있다. 주미 강과 손열음은 4년 만의 콘서트에서 라벨의 ‘유작’이라는 부제로도 알려진 바이올린 소나타를 비롯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 슈트라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 스트라빈스키 디베르티멘토를 연주할 예정이다. 서울 뿐 아니라 제주(2일), 수원(5일), 고양(6일), 구미(8일), 함안(9일), 대구(10일)에서도 만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카메라 보자 2초 만에 결제… 내 얼굴이 곧 신용카드

    카메라 보자 2초 만에 결제… 내 얼굴이 곧 신용카드

    신한카드·LG CNS ‘페이스페이’ 국내 최초이자 中 이어 세계 2번째 상용화 3D·적외선카메라로 100여개 점 찍어 인지 1회 등록하면 가맹점 어디서나 결제 가능 보안 철저… 타인 사진으로 ‘도둑결제’ 불가 비접촉 방식으로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덤 신한금융그룹, 170여개 디지털 제휴 ‘주목’요즘 서울 성동구 한양대 안에 있는 편의점은 부쩍 ‘계산줄’이 줄었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결정적 이유는 편의점 한켠에 설치된 ‘셀프계산대’ 덕이다. 이 키오스크를 통해 스스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 ‘페이스페이’가 가장 빠르다. 지난 12일 한양대 편의점을 방문해 ‘셀프계산대’에서 립밤(입술보습제)을 바코드에 찍으니 결제 방식을 고르는 화면이 나왔다. 그중에 페이스페이를 택하고 카메라를 쳐다보자마자 2초도 안 돼 결제가 끝났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내 얼굴’이 신용카드의 역할을 했다. 너무 빨리 끝나서 마치 결제도 안 하고 물건을 훔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지만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립밤 결제 완료’ 문자를 확인하고서야 찜찜했던 기분이 사그라들었다. 신현보 CU 한양사이버점장은 “셀프계산대가 설치되고 나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많이 줄었다. 남는 시간에 청소와 물품 정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페이스페이가 외부에 상용화된 것은 한양대가 국내 최초이지만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카드 본사 구내식당과 카페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이미 사전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점심 시간 때마다 식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곤 했는데 페이스페이가 설치되면서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코로나19 탓에 신용카드를 주고받는 것마저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키오스크를 만질 필요도 없이 결제가 되니 감염증 예방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LG CNS, 한양대, CU 등과 이종(異種) 협업을 통해 페이스페이를 국내 최초이자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했다. 요즘은 사용자들이 전체 결제량의 약 20%가량을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온라인결제를 통해 진행하다 보니 플라스틱 카드 위주로만 하다가는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페이스페이는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이라 자칫 잘못하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를 겪을 수 있는데 LG CNS는 대법원 등기시스템을 구축할 정도로 보안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해 손을 잡게 됐다. 국내 업체와 협력하다 보니 ‘보안 이슈’에 대한 공감대가 더 빨리 형성됐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나니 일의 진행이 빨랐다. 여러 회사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로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이번 협력에서는 결제가 발생할 때마다 LG CNS에서 일정 부분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페이스페이는 3차원(3D)·적외선 카메라로 사람 얼굴에 100여개의 보이지 않는 점을 찍어 그 특징을 기억해 놓는 방식이다. 이 정보를 두개로 쪼개 따로 암호화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이용자의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남의 얼굴 사진을 가지고 와 ‘도둑 결제’를 할 수도 없다. 카드나 스마트폰이 없이 맨몸으로 집밖에 나와도 얼굴만 인식하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한양대 신한은행 점포의 키오스크에서 한번 얼굴을 등록해 놓으면 캠퍼스 내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페이스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한 뒤 카드를 등록하고 마지막으로 사진까지 찍으면 완료된다. 박재욱 신한카드 페이먼트이노베이션(PI) 셀장은 “일단 한양대에서 몇 달 운영한 뒤 문제점이 없다면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페이스페이의 사용처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페이스페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으로 선정돼 국내에서 2년간 배타적 사업 권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빠르게 생태계를 구축해 낸다면 페이스페이는 신한카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요즘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이와 같은 이종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주요 그룹사가 170개가 넘는 디지털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퍼스트 본부장은 “각 그룹사가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협력하는 ‘코피티션’(협력+경쟁의 합성어)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생명은 핀테크 기업인 ‘투비콘’과 제휴를 맺은 기술로 이용자의 신체·혈관·신장 등 기능별 생체 나이에 따라 보혐료를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내놨고, 신한은행은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한 인공지능(AI)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덕분에 무역거래 송장을 스캔하고 저장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고 있다. 조영서 신한DS 부사장은 “지금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몇 년 안에 얼굴이 지갑이 되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면서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합종연횡이 큰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결제 사업에는 경계가 없다. 신한금융에서 모든 디지털 기술을 보유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 합종연횡을 더 해내 가야 한다”면서 “다른 기업들과 어떤 우호적인 생태계를 만드느냐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숨 못 쉰다” 절규에도… 백인경찰은 흑인을 짓눌렀다

    “숨 못 쉰다” 절규에도… 백인경찰은 흑인을 짓눌렀다

    행인들 만류에도 경찰 가혹행위 계속 연루 경찰관 4명 파면에도 여론 분노 대규모 시위대 “숨 쉴 수 없다” 구호미국에서 맨몸의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데 대해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의 무리한 체포 과정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인터넷에 퍼지면서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했다. 위조수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을 체포하던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일어났다. 녹화된 영상을 보면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제발, 제발. 숨을 쉴 수 없다”며 “목이 아프다. 제발. 숨을 쉴 수 없다. 나를 죽이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때 한 여성이 경찰에 “당신은 지금 그의 숨을 끊고 있다”며 목을 누르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경찰은 행인의 접근을 막은 채 이를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플로이드의 간절한 호소가 끊어지자 행인들이 몰려들어 경찰들에게 맥박 체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여전히 그의 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이내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았고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 행인 중 한 명인 다르넬라 프레이저는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남성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흑인의 죽음이 되풀이되는 것에 분노한 시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경찰의 행동을 규탄했다. 시위대는 사망한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이었던 “숨을 쉴 수 없다”를 구호처럼 외쳤다. 일부 시민은 경찰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수사에 착수했고 관련 경찰 4명은 파면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또 비무장 흑인, 경찰에 목 눌려 사망 “숨 쉴 수 없어요” 애원 안 통해

    또 비무장 흑인, 경찰에 목 눌려 사망 “숨 쉴 수 없어요” 애원 안 통해

    무장하지도 않은 흑인 남성을 가혹하게 체포해 질식사에 이르게 한 미국 경찰관 네 명이 해고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저녁 8시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위조수표를 지닌 혐의로 경찰에 강압적으로 체포됐다. 현장을 지나치던 행인들이 경찰의 가혹 행위를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알려져 메다리아 아라돈도 미네소타 경찰청장은 다음날 네 경관이 지금은 “전직 고용인”이 됐음을 알렸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러스 리처슨이란 행인이 촬영한 10분 분량의 동영상을 보면 경찰관 한 명이 무릎으로 흑인 남성의 목을 누르고 있고, 플로이드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숨을 쉴 수 없어요, 날 죽이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행인들은 경찰을 향해 흑인이 숨질 수 있다며 목을 누르지 말라고 외쳤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옆의 다른 경찰은 행인의 접근을 막기까지 했다.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이내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아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 리처슨은 “경찰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던 흑인 남성을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죽였다”고 가혹 행위를 성토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음주 상태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했고,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사고로 용의자가 숨졌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 형사체포국(BCA)은 동영상을 통해 경찰의 가혹 행위가 확인됨에 따라 흑인 남성의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5분 동안 흑인 남성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경찰에 의해) 숨지는 소름 끼치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경찰이 무려 5분 동안 이런 짓을 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소식이 급속히 퍼지면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현장 근처에 몰려와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흥분한 일부는 경찰을 향해 물병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고 스타 트리뷴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여러 모로 2014년 7월 뉴욕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에릭 가너(당시 43)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담배 불법 판매란 하찮은 혐의를 받던 가너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무려 11차례나 되풀이하는데도 경찰관은 그의 목을 풀어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당시에도 전국적으로 항의 집회가 이어졌고 경찰은 사과했지만 사건 발생 5년 뒤인 지난해 8월에야 해당 경관을 해고하는 늦장 대응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일동제약 종합비타민제 ‘아로나민’ 5종, 피로회복도 맞춤형으로

    일동제약 종합비타민제 ‘아로나민’ 5종, 피로회복도 맞춤형으로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은 활성비타민을 바탕으로 한 피로회복 영양제 브랜드다. ‘아로나민 골드’, ‘아로나민 씨플러스’, ‘아로나민 실버프리미엄’, ‘아로나민 이맥스플러스’, ‘아로나민 아이’ 등 5가지 제품 종류가 있다. 이들 제품은 몸의 에너지 생성·대사, 신경의 작용·유지 등에 관여하는 비타민B군을 중심으로 각각의 콘셉트에 따라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를 적절히 배분해 담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유효성분 중 특히 활성형 비타민B1인 푸르설티아민은 일반형 비타민에 비해 체내 흡수와 조직 이행이 잘 되고 지속 시간이 더 길다”며 “뇌세포막 투과가 가능해 두뇌로 공급하기에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먼저 피로회복제 콘셉트의 아로나민 골드는 활성형 비타민B1인 푸르설티아민을 비롯한 비타민B군과 비타민C, 비타민E 등이 적절히 들어있어 육체 피로, 체력 저하, 눈의 피로,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요통·어깨결림) 등에 효과가 있다. 아로나민 골드에 함유된 비타민B군(비타민B1·B2·B6·B12)은 4종류가 모두 활성형 비타민으로, 약물 흡수 및 이행률, 지속시간 등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아로나민 씨플러스는 활성비타민B1을 비롯한 비타민B 7종과 함께 비타민C, 비타민E, 셀레늄, 아연 등의 항산화 성분을 더해 비타민 보충은 물론 피부 건강도 함께 고려했다. 육체 피로와 그에 따른 신경통, 근육통 등을 개선하며 기미, 주근깨 등과 같은 피부의 색소 침착을 완화하고 잇몸 출혈, 코피 등을 예방한다. 아로나민 이맥스플러스는 활성 비타민B1을 비롯한 7종의 비타민B군(비타민B1·B2·B3·B5·B6·B9·B12)과 비타민E 등을 고용량으로 처방했다. 육체 피로와 체력 저하, 신경통·근육통·관절통, 구내염·구순염·구각염·설염, 눈의 피로, 피부염 등은 물론 토코페롤(비타민E)과 감마오리자놀 성분을 함유해 말초 혈행 장애 및 갱년기의 어깨·목 결림, 수족 냉증 및 손발 저림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아로나민 실버프리미엄은 활성 비타민B1 등 비타민B군과 비타민A·C·D·E 등의 각종 비타민은 물론 칼슘, 마그네슘, 아연, 철, 셀레늄, 바이오틴 등 중장년층에게 부족할 수 있는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등 총 20여 종의 유효성분이 골고루 들어있다. 아로나민 아이는 비타민A(레티닐팔미테이트) 및 프로 비타민A(베타카로틴), 비타민B1·B2·B6·B12, 비타민C, 비타민E와 함께 셀레늄, 아연, 구리, 망간 등의 미네랄이 함유된 눈 영양제다. 눈의 피로·건조감 완화를 비롯해 육체 피로 및 체력 저하 등에 좋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도난당한 공룡 화석이 뉴욕 경매장에 왜

    도난당한 공룡 화석이 뉴욕 경매장에 왜

    공룡사냥꾼/페이지 윌리엄스 지음/전행선 옮김/흐름출판/480쪽/2만 2000원2012년 미국 뉴욕의 한 경매장에 희한한 품목이 선을 보였다.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Tyrannosaurus bataar·T 바타르) 화석이었다. 바타르라면 우리와도 관련이 있는 단어다. 우리 민족을 일컫는 ‘배달’이 몽골어 ‘바타르’(영웅)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다. 그런데 몽골의 고비사막에서나 발견되는 진귀한 T 바타르 화석이 어떤 사연으로 뉴욕의 경매장에 나오게 된 걸까. ‘공룡 사냥꾼’은 공룡 화석 거래의 이면을 파헤쳤다. 미국 잡지 뉴요커의 기자였던 저자가 2009년부터 추적한 이야기다. 책의 중심인물인 ‘공룡사냥꾼’ 에릭 프로코피 등 관련자들의 이름은 모두 실명이고 관련 사건들 역시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공룡 화석을 훔치다 잡힌 절도범 관련 기사 한 줄이 저자의 ‘촉’을 건드렸다. 그러다 2012년 “수집가, 밀수, 결혼, 민주주의, 빈곤, 예술성, 박물관, 광업, 할리우드, 러시아, 중국, 형사재판, 대통령의 정책, 탐험가, 몽골 문화, 경매 산업, 과학사를 모두 건드리는 사건”이 터진다. 그게 바로 T 바타르 경매 사건이었다.타르보사우루스로도 불리는 T 바타르는 저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렉스)의 사촌뻘이다. T 렉스가 아메리카 대륙의 제왕이었다면, T 바타르는 몽골과 중국 등 아시아를 주름잡았다. 뉴욕 경매장에 나온 T 바타르 화석은 몽골에서 최초로 발굴된 것으로, 높이 2.4m, 길이는 7.2m에 달했다. 다 자란 녀석은 아니었지만 최종 낙찰가는 105만 2500달러. ‘공룡사냥꾼’이 한화로 10억원이 넘는 돈을 거머쥐려는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한 고생물학자의 폭로로 공룡 화석 거래의 진면목이 드러났고 T 바타르 경매는 몽골과 미국 정부의 환수사건으로 비화했다. 이후 뉴욕 검찰청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온갖 사건과 관련자들이 굴비처럼 엮여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거론됐다. 에릭 프로코피가 이전에도 광적 수집가로 알려진 두 배우에게 각각 50만 달러를 받고 T 바타르 머리뼈를 하나씩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저자는 이처럼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개인에서 국가, 전 세계로 확장시킨다. ‘빙하기의 왕’으로 불리는 고생물학자 프랭크 가르시아, 역사상 최고가로 팔린 ‘티라노사우루스 수’ 화석을 발굴한 피터와 닐 라슨 형제,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화석을 발굴한 아마추어 여성 화석 사냥꾼인 메리 애닝 등이 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는 인물로 등장한다. 일반인이 화석에 처음 관심을 갖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는 화석을 ‘관문 화석’이라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의 관문 화석은 상어 이빨, 모로코인들은 삼엽충, 독일인은 석회질에서 뽑아낸 잠자리, 잉글랜드 남서부 해안의 도싯은 암모나이트 화석이다. 그런데 우리의 ‘관문 화석’은 뭘까? 화석은 단순한 돌덩어리가 아니다.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가장 중요한 단서다. 화석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미래에 대한 연구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책이 우리의 ‘관문 화석’ 역할을 자임하려는 건 바로 그 때문인 듯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손 위의 VIP석… 세계 최고의 무대

    손 위의 VIP석… 세계 최고의 무대

    그간 무대 공연의 자부심을 지켜 온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온라인 빗장’을 풀었다. 세계 오페라계 꿈의 무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정상급 성악가가 총출동하는 온라인 갈라 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한다. 모두 코로나19 광풍이 빚은 공연계의 큰 변화다. RCO는 지난 4일 오케스트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신규 코너를 만들어 지난 공연 실황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영상으로나마 클래식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공연 전체 영상 공개를 결정했다. RCO는 빈 필하모닉·베르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최정상급 악단으로 손꼽히면서도 두 단체에 비해 온라인 서비스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유튜브 채널은 주로 공연 일부 편집본이나 연주자 인터뷰 및 홍보 영상 등으로 채워 왔다. 하지만 RCO는 ‘코로나 셧다운’이 길어지자 지난 4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과거 공연 실황 전체 영상을 1편씩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타계한 마리스 얀손스 지휘의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시작으로,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와 함께한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과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가 이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등 총 6편의 연주 영상을 공개했다. 각 영상은 연주에 참여한 수석 연주자들이 자가격리 근황과 함께 10분가량 지휘자와 연주곡에 대한 소개를 먼저 진행한 뒤 과거 공연 실황 영상을 이어 가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명장 사이먼 래틀이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도 ‘온라인 실황’ 대열에 합류했다. LSO는 지난달 모든 국내외 일정을 중단하면서 그간 공연 실황 영상을 담은 ‘올웨이스 플레잉’을 마련, 매주 2편씩(목·일) 유튜브 채널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조성진이 피아노 협연자로 참여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 실황을 공개했고, 19일에는 래틀이 직접 지휘한 번스타인 전주곡 ‘푸가와 리프’ 연주 영상을 공유했다. 연주 영상은 모두 실시간 스트리밍 형식으로 제공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당일에는 일정 시간 게시가 유지된다.온라인 공연의 선두 주자인 베를린 필하모닉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무료 개방한 ‘디지털 콘서트홀’ 시청 기간을 한 달 연장했다. 앞서 베를린 필하모닉은 한 달 구독료 14.90유로(약 2만원)인 디지털 콘서트홀 서비스를 지난달 31일까지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더욱 악화하자 서비스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추가했다. 세계 오페라 공연의 대명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는 오는 25일 특별하고 화려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At Home)라는 이름의 이 공연에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러네이 플레밍,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 44명이 참여하지만, Met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러시아와 프랑스, 스위스, 미국, 라트비아, 독일 등 각자 머무르고 있는 자택을 무대 삼아 스마트폰 등 카메라 앞에 서서 노래와 연기를 펼친다. 전체 공연은 Met 음악감독 야니크 네제세갱이 캐나다 몬트리올 자택에서 총지휘한다. 공연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Met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며, 공연은 3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Met는 이와 별개로 매일 지난 공연 1편씩을 홈페이지에 제공해 23시간 공개하는 ‘나이틀리 오페라 스트림’도 운영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RCO도 메트도 내 손안에...영상으로 만나는 최고의 무대

    RCO도 메트도 내 손안에...영상으로 만나는 최고의 무대

    그간 무대 공연의 자부심을 지켜온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온라인 빗장’을 풀었다. 세계 오페라계 꿈의 무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정상급 성악가가 총출동하는 온라인 갈라 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한다. 모두 코로나19 광풍이 빚은 공연계의 큰 변화다.유튜브 속으로 들어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RCO는 지난 4일 오케스트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신규 코너를 만들어 지난 공연 실황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영상으로나마 클래식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공연 전체 영상 공개를 결정했다. RCO는 빈 필하모닉·베르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최정상급 악단으로 손꼽히면서도 두 단체에 비해 온라인 서비스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유튜브 채널은 주로 공연 일부 편집본이나 연주자 인터뷰 및 홍보 영상 등으로 채워왔다.하지만 RCO는 ‘코로나 셧다운’이 길어지자 지난 4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과거 공연 실황 전체 영상을 1편씩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타계한 마리스 얀손스 지휘의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시작으로,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와 함께 한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과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가 이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등 총 6편의 연주 영상을 공개했다. 각 영상은 연주에 참여한 수석 연주자들이 자가격리 근황과 함께 10분가량 지휘자와 연주곡에 대한 소개를 먼저 진행한 뒤 과거 공연 실황 영상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 무료 공개 연장 명장 사이먼 래틀이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도 ‘온라인 실황’ 대열에 합류했다. LSO는 지난달 모든 국내·외 일정을 중단하면서 그간 공연 실황 영상을 담은 ‘올웨이즈 플레잉’을 마련, 매주 2편씩(목·일) 유튜브 채널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조성진이 피아노 협연자로 참여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 실황을 공개했고, 19일에는 래틀이 직접 지휘한 번스타인 전주곡 ‘푸가와 리프’ 연주 영상을 공유했다. 연주 영상은 모두 실시간 스트리밍 형식으로 제공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당일에는 일정 시간 게시가 유지된다. 온라인 공연의 선두주자인 베를린 필하모닉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무료 개방한 ‘디지털 콘서트홀’ 시청 기간을 한 달 연장했다. 앞서 베를린 필하모닉은 한 달 구독료 14.90유로(약 2만원)인 디지털 콘서트홀 서비스를 지난달 31일까지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더욱 악화하자 서비스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추가했다.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앳홈’ 갈라 콘서트 개최 세계 오페라 공연의 대명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는 오는 25일 특별하고 화려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At Home)라는 이름의 이 공연에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러네이 플레밍,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 44명이 참여하지만, Met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러시아와 프랑스, 스위스, 미국, 라트비아, 독일 등 각자 머무르고 있는 자택을 무대 삼아 스마트폰 등 카메라 앞에 서서 노래와 연기를 펼친다. 전체 공연은 Met 음악감독 야니크 네제세갱이 캐나다 몬트리올 자택에서 총 지휘한다. 공연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Met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며, 공연은 약 3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Met는 이와 별개로 매일 지난 공연 1편씩을 홈페이지에 제공해 23시간 공개하는 ‘나이틀리 오페라 스트림’도 운영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토] 코피 터진 김장주 후보 딸

    [포토] 코피 터진 김장주 후보 딸

    7일 경북 영천시청 농협 앞에서 무소속 김장주 영천·청도 후보의 딸 김희란 양이 아버지 지지 연설을 하던 도중 코피를 흘리고 있다. 2018년 미스코리아 ‘차이나 선’ 출신인 김양은 “우리 아버지는 보수표를 깨기 위해 나온것이 아니다”며 눈물로 지지를 호소했다. 2020.4.7 독자 제공=뉴스1
  • 예쁜 척, 착한 척 안 하는 여자…로맨스 없어도 ‘공감 백배’

    예쁜 척, 착한 척 안 하는 여자…로맨스 없어도 ‘공감 백배’

    “나약하고 순정 바치는 캐릭터들 답답”‘순정만화·이성애 연애’ 소재에서 탈피액션 학원물 여자 주인공에 환호·몰입외모·경제 문제 고민하는 인물엔 공감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 주목국내 상업 만화시장 변화의 흐름 감지 최모(27)씨는 최근 가상의 한 여자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웹툰에 푹 빠졌다. 문제아만 모아 놓은 ‘막장’ 학교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은 툭하면 쌈박질을 한다. 교실에서, 급식실에서 학생들은 거친 말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다. 한주먹 하는 주인공은 이 학교에 전학을 오자마자 복도에서 상급생한테 코피가 터지도록 맞는다. 상급생들만 사용하는 화장실 칸을 사용했다는 이유였다.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의 한 장면이다. 거친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이 등장하는 학원물 만화는 흔했다. 주인공은 하나같이 남자였다. 폭력은 남자다운 모습으로 강조됐고 멋있는 것으로 미화됐다. 여자 캐릭터는 없거나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폭력의 대상 또는 보호를 받는 대상으로만 그려졌다. 최씨는 “제가 본 웹툰은 여자 학생들끼리 치고받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뿐 그 누구도 미화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학원물 만화는 남성들의 세계로만 여겨졌는데, 여성인 나도 이런 세계에 몰입할 수 있고 여성들에게도 이런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 여자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고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자가 주인공인 만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순정만화, 이성애 중심의 연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나약하기만 한 여자 주인공은 ‘지긋지긋’ 박모(31)씨는 “순정만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약한 존재로 묘사됐다. 또 잘생긴 남자들에게 순정을 바치는 인물로 그려졌다”면서 “그런 캐릭터가 답답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박씨는 웹툰 ‘퀴퀴한 일기’를 즐겨 본다. 작중 화자를 통해 작가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박씨는 이 웹툰에서 인상적인 대사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더 나쁜 년이 되도록 하여라. 네가 애매한 나쁜 년이라 마음이 무거운 것이야’라는 대사를 꼽았다. “살면서 하기 싫은 일인데 해야 하고, 남들 앞에서 착한 사람인 척 해야 하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성 역할이 저를 힘들게 해요. 어렸을 때 ‘여자는 얌전하고 조신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예’라고 답하는 상황에서 ‘아니요’라고 하면 이상한 아이라는 시선을 받았어요. 지금도 여자들이 자기주장을 하면 ‘드세다’, ‘기가 세다’고 부정적으로 말하잖아요. 남자들한테는 ‘자신감 있어 보인다’고 하고…. 웹툰 속 대사처럼 차라리 ‘나쁜 년’이 돼서 거절도 할 줄 알고, 제 솔직한 감정을 말하면 덜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씨의 말이다. 한솔(30)씨는 웹툰 ‘집이 없어’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 ‘김마리’ 편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김마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할머니한테 “이제 엄마가 없으니까 마리가 엄마 대신이야. 아빠랑 오빠 밥, 마리가 잘 차려 주고 잘 챙겨 줘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마리가 학교에 다녀온 후 항상 어질러진 집을 청소하고 아빠와 오빠를 위해 저녁상을 차리는 장면이 이어진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김마리는 아빠에게 기숙사 사용을 허락해 줄 것을 호소하지만, 아빠는 “장조림 맛있네. 역시 마리가 이런 데에 확실히 재능이 있어”라고 말한다. 한솔씨는 “‘네가 기숙사를 가면 오빠 밥은 누가 차리고 빨래는 누가 하느냐’는 아빠의 말에 마리가 ‘어차피 거기는 내 기숙사가 아니었다’며 체념한다. 그런데 마리의 고모는 마리에게 ‘넌 네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제 마음을 울렸다”고 전했다.●자신의 삶 앞세운 캐릭터가 사랑받는다 청년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앞세운 여자 캐릭터가 나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웹툰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성공회대 석사 학위 논문 ‘청년 여성의 일상 문화정치-비혼 여성의 일상 웹툰 소비와 수용을 중심으로’의 저자 김솔희씨는 지난해 8~9월 20·30대 여성 43명(40대 여성 1명 포함)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항목 중 하나가 즐겨 보는 웹툰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이며 왜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43명 중 38명(88%)이 각 웹툰의 여자 주인공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다. “안 예쁘고 안 섹시하고 안 상냥하고 안 귀여운 여자라서”, “주인공으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이 충분해서”, “당당한 감정 세포들이 좋아서”, “재능은 있지만 외모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위축된 여성에게 공감이 돼서” 등이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논문을 쓴 김씨는 “최근 웹툰에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실패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예쁘고 착하게만 그려졌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이 등장하는 데 청년 여성들이 쾌감을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서적 학대나 폭력, 차별을 경험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웹툰도 나오고 있다. 박씨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을 그 집안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국가가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일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쉬쉬하고 감출 게 아니라는 점, 피해자가 위축되거나 자책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면에서 이런 문제가 웹툰 소재로 다뤄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을 선택할 때 남성들은 ‘인기순’, ‘가격’(유료인지 무료인지) 등을 고려하는 반면 여성들은 ‘소재·줄거리’를 상대적으로 더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수보다 그 작품이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묘사하고 등장시키는지가 여성 독자들에겐 중요하다. 한솔씨는 “기본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면 남성 캐릭터가 등장할 때와 비교해 공감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하더라도 성적 대상화가 되거나 여성 신체 일부를 부각하는 장면이 다수 나오는 작품은 싫다. 결국 작가가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그리고 어떤 여성 서사를 보여 주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로맨스가 없는 여성의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 상업 만화 시장에 균열을 내는 시도도 주목받는다. 청년 여성 작가 12명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 ‘총명기’는 최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나아가서는 앞으로 살아갈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여명기’를 펴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목표 후원액을 300만원으로 설정했는데 최종적으로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총명기’ 팀은 “오랫동안 슈퍼 히어로라고 하면 쫄쫄이를 입은 백인 남성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게 됐고, 영웅의 전형이라고 하면 역시나 백인 남성이 떠올랐던 것처럼 미디어에 누가 대표되는가, 어떤 얼굴이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가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라며 “얼마나 많은 소수자와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대표되는가도 사실 같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의 목소리가 결코 의미 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겪는 부당함이나 고통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그래서 보다 많은, 더욱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가 어떤 형식의 미디어로든 더 많이 나오길 원합니다. 희극과 비극을 가리지 않고 정의롭고 친절하고 사악하고 나약하고 그 외 모든 인간의 원형을 담은 여자의 이야기들요.”(‘총명기’ 팀)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정시인 듯, 때론 사회시인 듯… 전통시조에 녹여낸 ‘상실의 정서’

    서정시인 듯, 때론 사회시인 듯… 전통시조에 녹여낸 ‘상실의 정서’

    다양한 소재 시조 영역으로 끌어와서정시인가 하면 사회시다. 시인가 하면 시조이고 시조인가 하면 시다. 등단 이래 시인과 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송희 시인이 시집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시인동네)를 냈다.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시인의 시는 상실감을 연원으로 하는 서정시가의 전통을 잇는다. ‘그녀의 빈방에/ 검은 눈이 내린다//(중략) 막 태어난 그리움은 허공에서 자란다// 얼음이 된 사랑과/ 물이 된 그리움// 사르르 녹아내리는/ 화석이 된 울음을’(88쪽, ‘첫눈’)처럼 그리움이 돼 녹아내린 사랑을 표현하는 식이다. 그의 시에는 이처럼 어둠과 울음, 녹아내림으로 표상되는 상실의 정서가 암암리에 박혀 있다. 상실의 대상은 주로 ‘당신’이지만, ‘너와 나, 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말의 세계’(33쪽, ‘외눈’) 같은 언어의 세계이기도 하다. 언어를 도구로 쓰는 시인에게 언어를 잃어버린 세계는 곧 세상 전부를 잃은 것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인의 시는 마냥 내면의 서정성을 파고들지는 않는다.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사회파 시의 면모도 보인다. 그는 시집에서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호명한다. ‘사각지대’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적나라하게 다뤘다. ‘교복 입은 사내들이 명령을 잡고 오른다// 어제의 일기는 유서가 되었을까// 책갈피에 쏟아졌던 코피가 말라갈 때// 일진이 좋지 않은 날, 칼날이 파고든다’(66~67쪽). ‘어디로 흘러가는 시간에는 문이 없’고 ‘미래의 공무원들만 도서관을 메웠다’(62쪽)는 취업준비생들의 고단함을 형상화한 시 ‘그날’이나 그들의 미래와 다름없는 해고 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사막의 표정’, 일용직의 삶을 그린 ‘엑스트라’ 등 노동에 관한 시도 돋보인다. 이송희의 시는 전통 시조의 현대적 가능성을 최대치까지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조의 형식을 빌려 변용하되, 훨씬 더 다양한 소재를 시조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시집 제목처럼 시인 자신이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끊임없이 세상을 관찰해 온 결과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전문]“한국은 코로나 대처 본보기”…이탈리아에서 온 마시모 자네티의 편지

    [전문]“한국은 코로나 대처 본보기”…이탈리아에서 온 마시모 자네티의 편지

    “한국과 한국 국민들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과 대처로 질병 확산을 막는데 본보기가 되어 스스로를 증명했습니다. 이탈리아도 한국 방식을 따르고자 노력했지만 전염병의 규모로 시스템 전체가 극도의 압박을 받았고, 이탈리아 정부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나라 전체를 봉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코로나19로 국경봉쇄와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 고국 이탈리아 밀라노에 체류 중인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27일 절박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한국으로 보내왔다. 그는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행하고 있는 현지 분위기와 함께 한국에서 열릴 공연 불참 소식도 전했다. 애초 자네티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연주회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라도 국내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했지만, 한국 단원들의 안전을 염려해 불참을 결정했다. 오는 4월 10일 오후 8시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릴 ‘경기필하모닉 앤솔러지 시리즈Ⅲ 브람스&엘가’ 연주회는 부지휘자 정나라가 자네티를 대신해 지휘봉을 잡고,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프로그램과 연주자도 일부 변경됐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드뷔시 ‘바다’ 대신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과 엘가 첼로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협연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김다솔은 현재 독일에서 국내 입국이 어려워져 첼리스트 임희영이 대신 무대에 오른다. 이날 생중계는 경기아트센터 유튜브 ‘꺅!티비’와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지휘자 마시모 자네티의 친필 편지 전문 한국의 국민들과 경기도의 동료 여러분, 저는 온 인류를 하나로 모은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한국과 이탈리아는 코로나(Covid-19)라는 교활한 전염병의 예기치 못한 등장으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 국민들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과 대처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본보기가 되어 스스로를 증명했습니다. 이탈리아도 한국의 방식을 따르고자 노력했지만 전염병의 규모로 시스템 전체가 극도의 압박을 받자 이탈리아 정부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나라 전체를 봉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서로를 붙들어 주고 도와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로부터 배울 점은 배우고, 삶 그리고 자연을 향한 더 나은 접근을 위해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1989년 4월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저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여러분께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분야만큼이나 문화예술 분야도 중요하다는 믿음 안에서 이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경기필하모닉의 멋진 단원들과 저는 이 엄청난 비극이 지나간 후, 최대한 빨리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음악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것입니다. 마시모 자네티 드림.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로나19 검사 일주일 지나도 결과 안 나오니” 은퇴 의사 탄식

    “코로나19 검사 일주일 지나도 결과 안 나오니” 은퇴 의사 탄식

    미국이 27일 오전 6시(한국시간)쯤 코로나19 감염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벌써 11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추적하고 검사하고 치료하라(trace, test and treat)’란 감염병 대처의 기본 중 기본을 외면하거나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의사로 은퇴한 뒤 펜실베이니아주 번빌에 사는 클라우디아 바호릭(69)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말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여러 차례 실패한 끝에 지난 17일에야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아직도 검사 결과를 듣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도 아파요. 나아지질 않네요. 기침을 하고 열도 있어요. 왼쪽 폐가 손상됐어요. 너무 아파 밤잠을 못 이뤄요. 통증이란 통증은 다 느끼는 것 같아요.” 방송은 바호릭이 지난달 말 뉴욕을 찾았을 때부터 얼마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려 애썼는지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듯 돌아봤다. 미국이 어떻게 지역사회 감염 차단에 실패했는지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2월 말~3월 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뉴욕을 다녀온 뒤 곧바로 기침과 고열이 시작됐다. 잠깐 진정되는가 싶어 그녀는 배심원 임무도 하고 친구 장례에도 참석하고 의사를 만나러 워싱턴 DC에도 갔다. 긴가민가 하는 사이 3월초부터 몹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계속 밭은 기침이 나왔고 걸을 수조차 없었다. 정말로 코로나19에 감염됐구나 싶었다. 3월 9일 가족 주치의를 만나다 가족 주치의와 코로나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지역 보건당국의 규정에 따르면 먼저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검사,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검사, 흉부 엑스선 촬영, 몇몇 실험실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검사를 받고 귀가해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3월 10일 코로나19 검사 퇴짜 맞다 의사는 다른 원인들을 배제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펜실베이니아주 보건부는 그녀가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양성 판정을 받은 누군가와 접촉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위험이 높은 지역을 여행하지 않아 요건이 안 된다고 했다. 낙담도 하고 더 아프기도 해 보건부에 전화를 걸어 증상도 있고, 나이도 많고, 폐렴을 앓은 전력도 있다고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한 간호사가 정치인에게 매달려보라고 해 밥 케이시 상원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했더니 보건부와 잘 얘기해보라고 했다. 3월 15일 손수 운전해 검사 받으러 갔지만 며칠을 끔찍하게 앓은 뒤 리하이 밸리 카운티 근처 여덟 군데 검사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시간 운전을 해 펜실베이니아주 마쿤지 검사소에 갔다. 다시 고위험 지역을 여행하지 않았으며 양성 판정을 받은 이와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역시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때 미국 육군 예비군 의사로 일한 경력이 있어 재향군인 병원과 접촉했더니 그곳은 한참 뒤에야 진단 장비가 없다고 했다. 가슴 통증과 기침이 더 심해졌다. 3월 17일 병원 응급실에서 드디어 검사 받다 다시 가족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세인트 조지프 병원 응급실에 가보라고 했다. 주치의는 한 당직의사가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해서 다시 플루 검사와 RSV 검사를 받았다. 흉부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왼쪽 폐의 폐렴이 한층 진전돼 있었다. 드디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됐다. 코피가 흘러나올 정도로 비강에 깊숙히 면봉을 찔러 검체를 채취했다. 항생제를 맞고 귀가했는데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3~5일 걸린다는 말을 들었다. 3월 23일 검사 결과가 계속 안 나온다 병원에 전화를 걸어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열흘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실험 연구소에 보냈는데 워낙 물량이 많아 그런다는 것이었다. 항생제가 듣지 않아 계속 아프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삼키는데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점, 광범위한 검사를 제공하지 못해 위기의 규모에 눈이 멀게 한 점 등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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