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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럭비 100년만에 올림픽무대 다시 선다

    골프와 럭비가 100여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7개 후보 종목에 대해 2016년 여름올림픽 추천 종목을 심의한 결과 골프와 럭비(7인제) 등 2개 종목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골프와 럭비는 오는 10월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찬반투표로 정식종목 진입 여부가 최종 판가름난다. 하지만 집행위를 통과한 안건이 IOC 총회에서 부결된 전례가 거의 없었던 점에 비춰 보면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졌던 골프가 총회까지 통과하면 무려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또 19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 이후 자진 탈퇴했던 럭비도 92년 만에 재등장하게 됐다. 7개 후보종목 중 2012년 런던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던 야구와 소프트볼은 또다시 고배를 마셨고 스쿼시와 가라테, 롤러스포츠도 차기 올림픽을 기약했다. 집행위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골프의 경우 한국 여자선수들의 금메달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올 시즌 세계 최고 수준의 골퍼들이 출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합작했을 뿐 아니라, 대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한국여자군단의 주축인 신지애(21·미래에셋)와 김인경(21) 등 이른바 ‘박세리 키즈’는 물론 지은희(23·휠라코리아)와 최나연(22·SK텔레콤) 등이 모두 20대 초반으로 7년 뒤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층 성숙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유소연(19·하이마트), 최혜용(19·LIG) 등 ‘화수분’으로 불리는 두꺼운 선수층도 한국의 메달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야구가 2회 연속 정식종목에서 탈락한 것은 아쉬운 대목.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쿠바와 미국 등 야구강국들을 줄줄이 꺾고 금메달을 따낸 데다, 올해 제2회 WBC에서도 준우승을 거두는 등 야구 강국으로 발돋움한 터라 국내 야구계는 한결같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비밀병기’ 홍석천 투입, ‘태삼’ 20% 넘길까?

    ‘비밀병기’ 홍석천 투입, ‘태삼’ 20% 넘길까?

    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시청률 20% 진입 작전을 위해 비밀병기 홍석천이 투입된다.전국 시청률 1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극본 최완규ㆍ연출 유철용)는 배우 홍석천이 첫 등장하는 12일 방송분을 기점으로 20%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홍석천이 10회부터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는 용병 지미로 출연해 정우(지성 분)와 잭슨리(유오성 분) 일행과 합류하며 극의 재미가 배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더욱이 홍석천은 총을 쓰는 용병으로 터프하면서도 재미있는 ‘팔색조’ 연기를 펼친다.지난 4월 아프리카 로케이션 촬영했던 홍석천은 당시 치타에게 물린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이와 관련해 최근 홍석천은 “수영장에 갔다가 많은 분들이 내 등을 보며 ‘진짜 치타에게 물린 자국이 맞느냐? 수술하지 그러냐?’고 물어왔다.”면서 “세상에 치타에게 물린 사람은 몇 안 된다. 드라마 촬영하다가 다친 영광의 상처라 생각하고 그냥 둘 예정”이라고 웃어넘겼다.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홍석천은 아프리카 촬영 당시 의상, 도금된 이빨, 시계, 반지 등의 액세서리까지 직접 준비하는 열성을 보였다고.한편 홍석천은 얼마 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성적 소수자들의 행사 ‘아웃 게임스’에 한국대표로 다녀와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팽팽한 ‘세 친구’… 자유무역 논의 실패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의 정상회담이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9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번 회담에서 3개국 정상들은 신종플루의 확산과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막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무역 문제에선 통합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지역경제권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간 회담이었지만 자유 무역 촉진을 위한 논의는 아예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8시간여의 ‘속도전’ 같은 회담에서 일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견을 9일 미리 내놓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및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개별 회동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인 멕시코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강력한 지지”를 약속했다. 동시에 최근 미국 의원들이 보고서로 제기했던 멕시코 군부의 학대 등 인권문제에 대해선 제동을 걸었다. 칼데론 대통령은 특히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 멕시코에 마약범죄 소탕 명목으로 14억달러(약 1조 7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던 ‘메리다 이니셔티브’의 최근 분납금이 지연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메리다 이니셔티브’는 멕시코의 군사화를 부추기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칼데론 정부를 궁지로 몰아왔다. 또 이 때문에 지급이 정지됐다. 현재 이 발의안은 미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10일 회의에서는 미국의 자국상품 구입 촉진책인 “바이 아메리칸”조항으로 대변되는 오바마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의 압박이 두드러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세 친구(Three Amigos)’로 불린 3국 정상들이지만 보복관세로 소송이 오고가는 등 분위기가 그리 밝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으로 자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내 운행이 금지된 멕시코 트럭 문제도 바이 아메리칸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멕시코 트럭은 NAFTA 조항에 따라 미국 내 운행이 허용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미 운수노조 팀스터가 멕시코 트럭이 안전하지 않다고 반대하면서 멕시코 트럭의 미국 내 운행이 금지됐다. 그러자 멕시코는 와인과 과일, 세탁기 등 일부 미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회담에서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 트럭의 운행 허용을 요구하자 오바마는 “미국 의회와 함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무역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다른 국가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이들 정상은 다음달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개최하는 주요20국(G20) 회담을 앞두고 의견을 조절했다. 또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총회와 관련해 기후변화 대책도 논의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홍석천 “동성애자 사이에선 나도 한류스타”

    홍석천 “동성애자 사이에선 나도 한류스타”

    9년 전 홍석천의 커밍아웃은 대한민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 당시 그의 솔직 고백은 결코 용인되지 못했다. 결국 연예계를 떠나 조용히 숨죽이고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사회가 변했다. 트렌스젠더 하리수가 연일 방송에 나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홍석천 역시 일일드라마에 얼굴을 비췄고, 아픔을 겪는 연인들의 카운슬러를 맡은 바 있다. 홍석천에게 ‘동성애자’ 혹은 ‘성적 소수자’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에둘러 표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그는 이성애자가 다수인 대한민국에서 소수로 살아가는 동성애자일 뿐이다. 홍석천 역시 그런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홍석은 얼마 전 덴마트 코펜하겐에서 열린 게이올림픽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홍석천은 인천공항을 통해 덴마크로 출국하던 중 7일 방송되는 tvN 휴먼 인터뷰 ‘에어포트’(연출 정승우) 카메라에 포착됐다. 홍석천이 참석한 ‘월드 아웃 게임스’는 올해 2회째를 맞는 행사로 성적 소수자들을 위해 스포츠, 문화, 인권분야를 다루며 9일 동안 펼쳐진다. 홍석천은 “‘성적 소수자’들 사이에서는 나도 나름 ‘한류스타’”라고 밝게 웃으며 “게이올림픽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석천은 “커밍아웃 당시 일반인뿐만 아니라 성적 소수자들에게도 질타를 받았다. (나 때문에) 게이들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이유로…”라며 아픈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홍석천의 소속사 관계자는 7일 오전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행사 측에서 초대장이 나와 코펜하겐에 무사히 잘 다녀왔다.”면서 “현재는 레스토랑 운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SBS ‘태양을 삼켜라’ 촬영 때문에 제주도에 갈 예정”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사진제공 = tvN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온실가스 감축시대] ③ 각국 탄소전쟁 전략

    [온실가스 감축시대] ③ 각국 탄소전쟁 전략

    정부가 지난 4일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발표한 것은 오는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2013년 이후(교토의정서 체제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정해진다. 이번 협상은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국가 간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회의는 단순한 협상을 넘어 국가 간의 ‘탄소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협상도 이 같은 구조 속에 적절한 국가이익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美, 中·印에 의무감축 촉구 현재 국제사회의 탄소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은 유럽연합(EU)이다. 2005~2012년의 감축량을 규정했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왔기 때문이다. EU는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을 통해 국제 정치 및 통상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교토의정서를 외면했던 미국은 물론 의무감축국에서 제외됐던 중국, 인도, 한국 등 신흥 개발국들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라는 ‘족쇄’를 채워 견제하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 런던의 한 기후변화 협상 전문가는 “중국과 인도를 잡기 위해서는 한국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EU 내부에 있다.”고 전했다. EU는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갖가지 통상 보복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과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해 ‘무책임한’ 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버렸다. 그러나 올해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고 의회도 환경을 중요시하는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기후변화 정책도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은 중국과 인도의 입장에 따라 변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 지난달 인도와의 각료 회담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의 수용을 요구했다. 중국, 인도 모두 이를 거부했지만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과 인도는 ‘역사적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난 200년간 산업활동을 주도한 서구 선진국들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기 시작한 두 나라에도 선진국과 같은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中, 선진국에 기술이전 요구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의 ‘클린 테크놀로지’ 이전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적재산권 문제”라면서 반대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인도 모두 국내의 에너지 안보, 환경 보전 등의 문제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모든 국가가 감축에 참여하는 새로운 의정서의 체결을 주장하면서 “미국,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다량배출국이 논의에서 빠지게 된다면 더 이상 감축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시대] ② 해외전문가 평가

    [온실가스 감축시대] ② 해외전문가 평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2020년까지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하자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후변화 및 탄소 비즈니스 분야의 대표적인 글로벌 리서치, 컨설팅 전문기업인 포인트카본의 안드레아스 아바니타키스 선임 시장분석가와 5일 긴급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의 감축 목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와 분석을 들어 봤다. 포인트카본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가, 런던·워싱턴·도쿄·베이징 등에 지사가 있다.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에 대한 평가는? -우선 한국이 ‘목표’를 세웠다는 점을 평가한다. 한국 정부의 발표는 지난 6개월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구촌의 기후변화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협상이지만 매우 더디고, 또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한국 정부가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고 나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감축 수준은 충분하다고 보나? -글쎄, 감축 목표가 과학자들의 조언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990년을 기준으로 2020년까지 25~40%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감축 목표량은 그보다 훨씬 적다. 그 정도로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기후변화 분야의 ‘정책 리더’가 되거나 주도적 역할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 정부가 발표한 시나리오는 2005년 기준으로 8% 증가, 4% 감소다. 만일 1990년 기준으로 40%를 감축하려면 2005년 기준으로는 무려 70% 정도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물론 감축량이 가장 많은 시나리오 ‘3’이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온실가스 감축량을 늘리면 경제가 둔화된다.’는 식의 우려는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감축 목표 이행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강력하고 일관된 정책 의지다. 그것을 보고 기업들이 20 20년까지 바라보며 안정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이나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수요를 창출한다면 감축량을 줄이는 것이 더욱 쉬워진다. 그것은 거듭된 연구를 통해 얻은 실증적 결과다. 또 한 가지는 온실가스 감축이 에너지나 중공업 분야뿐만 아니라 수송, 주택 등 모든 분야에서 이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오는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 협상이 열린다. 협상이 끝나면 한국은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될 것으로 보는가? -한국은 의무 감축국이 될 것이다. 한국이 국내적인 목표만 세우고, 국제적인 목표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한국도 탄소시장 설립을 논의 중이다. 설립 방향을 조언한다면? -온실가스 배출 시장은 국제사회, 즉 다른 나라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해외자본이 유입되고, 그 돈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이 그런 탄소시장을 세운다면 동북아 지역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청정개발체제(CDM)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보다는 탄소시장을 설립해 누구나 거래를 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온실가스 거래 방식이다. 한국이 그런 탄소거래 시스템을 세운다면 동북아 지역의 허브가 될 것으로 본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세계는 이산화탄소와 전쟁… 기후 협상, FTA보다 중요”

    “세계는 이산화탄소와 전쟁… 기후 협상, FTA보다 중요”

    외교통상부에는 ‘저탄소 녹색 성장’의 해외 전도사가 두 명 있다. 정래권 기후변화협상대사와 조현 에너지자원대사다. 기후변화와 에너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두 대사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 대사는 오는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협상의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고, 조 대사는 탄소 배출이 적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24일 두 대사를 한 자리에 초대, 기후변화 협상 및 에너지·자원 외교에 대한 정부의 목표와 전략을 중간점검 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회의의 의미는 무엇인가? 정래권 대사 이번 회의는 몇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협상이다. 정말 중요한데,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탄소가 나온다. 경제가 발전하면 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요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데, FTA가 시장을 두고 벌이는 협상이라면 기후변화협약은 탄소를 둘러싸고 벌이는 협상이다. FTA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시장을 뺏앗고 뺏기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한 탄소 감축 체제가 2012년이면 끝난다. 코펜하겐에서는 2012년 이후의 감축량을 정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감축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을 비롯한 의무감축국들은 한국을 포함시키려고 한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이고, 국민소득 2만달러가 육박하는데 왜 안하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입장을 정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 경제발전의 진로가 달려 있다.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은 무엇인가? 정 대사 현재는 의무감축국, 의무감축국이 아닌 국가로 양분돼 있다. 흑백논리다. 두 개밖에 없으니까 의무감축국에 들어오라는 게 선진국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우리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율감축’을 제안했다. 물론 한국도 지난 30년간 이산화탄소를 뿜어왔다. 그에 대한 책임은 지겠다. 그러나 지난 150년간 이산화탄소를 뿜어온 선진국들과는 다르다. 선진국들은 150년간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 물론 선진국들이 자율감축안을 쉽게 인정하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들의 논리대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우리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 아이디어가 바로 ‘감축행동 국제등록부’라는 기구다. 국제적인 기구에서 자율감축을 제대로 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절대량 감축은 불가능하고 상대량 감축을 할 예정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곡선을 완만하게 바꾸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곧 2020년까지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의무감축국이 아니지만 ‘자발적 의무’를 지겠다는 말이다. 조현 대사 쉽게 예를 들자면 지구라는 비행기에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밖에 없는 거다. 우리는 그동안 이코노미에 있었는데 잘 살게 됐으니 퍼스트 클래스로 오라는 게 선진국의 논리다. 우리는 그들과 달리, 역사적 책임이 없다. 그래서 중간단계인 비즈니스 클래스를 만들자는 게 우리의 제안이다. 유럽 선진국은 굴뚝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아니다. 서비스 산업이 앞으로 발달한다 하더라도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이 함께 융합되는 공업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선진국들이 통상 등을 통해 압력을 가할 가능성은 없나? 정 대사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2017년부터 무역 제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자율감축’ 아이디어에 대해 유럽연합(EU)측이 지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하는데 중국, 인도가 이산화탄소를 계속 뿜어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중국, 인도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가속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다. 미국 국민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t이다. 인도가 2t, 중국이 6t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지난 30년 동안 1인당 20t씩 뿜어냈다. 중국·인도가 문제가 아니다. 20t 뿜는 사람이 빨리 4t으로 줄여야지 4t 배출하는 사람보고 왜 안 줄이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국내의 에너지 정책 방향은? 조 대사 현재 기후협상의 포인트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줄이면서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방안은 간단하다.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높이면 된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높일 수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2.3%밖에 안 된다. 현실적인 방안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공업국가다. 제조업 비중이 55%를 차지한다.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분야가 골고루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 갑자기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받을 순 없다. 경제구조상 비현실적이다. →국내에서 유망한 신재생에너지는 무엇일까? 조 대사 녹색성장을 하기 위해서 국내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산업을 활용해야 한다.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지형상 맞지 않는다. 풍력에너지도 축적된 기술은 있는데 터빈을 돌리는 것은 쉽지 않다. 현실적인 방법은 우선 에너지 협력 외교를 통해 화석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와 병행해서 현재 전력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원전 사용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정 대사 유망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가운데 하나가 지열이다. 지열이라고 하면 꼭 화산, 온천만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어디든 5m만 땅을 파도 지열이 있다. 1년내내 써먹을 수 있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가능하다. 프랑스도 지열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및 기후변화 외교에서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 대사 에너지 협력외교는 단기간 성과로 평가할 수 없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제 원조다. 개발도상국에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예를 들어 몽골 사막의 작은 마을에 송전선을 깔아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런 곳에 원조자금을 활용해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태양광·풍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물도 끌어올려 사막을 우림화하고, 이른바 녹색원조를 하면 우리국가 브랜드가 높아진다. 녹색 분야의 얼리 무버(early mover)가 된다. IT산업이 발달했고, 건설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녹색분야와 접목을 하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화석연료에 의지하는 수준이 굉장히 높다. →기후변화, 에너지, 녹색성장…, 중요하기는 하지만 어렵다. 어떻게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할 수 있을까? 조 대사 개인적으로 버스전용차로 예찬론자다. 정책이 에너지 소비를 좌우한다. 버스를 타고다니자는 캠페인 아무리 해도 소용없다. 버스전용차로 만들어 편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버스 타고 다닐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정책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80, 90년대 건축비를 줄여서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건물이 많다. 이를 보강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면, 공사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술력도 축적된다. 물론 초기에 돈이 좀 들어가겠지만, 나중에 보면 이산화탄소 감축도 되고, 에너지 절약도 되고, 축적된 기술력은 해외 수출도 된다. 정 대사 우리 소비자는 권리의식은 투철한데 책임의식이 없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책임, 국제적인 압력을 알아야 하고 자기가 배출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대한 소비를 다시 한 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대형자동차 비율은 미국 다음으로 높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행태에 문제가 많은가? 조 대사 미국이랑 너무 똑같다. 우리가 그것을 본받으면 안 된다. ‘미국인 삶의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일본과 유럽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 아파트 등을 애용해야 한다. 정 대사 에너지 가격도 문제다. 전기세가 너무 싸다. 생산원가 이하다. 한국전력이 작년 3조 6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기값을 올리면 민생이 어렵다며 반대한다. 이렇다보니 가정에서 석유나 가스 난로를 쓰지 않고 전기난로를 쓴다. 비닐하우스 재배농가도 경유보일러를 전기보일러로 바꾼다고 한다. 전기 1을 만들려면 석탄이나 석유는 5가 필요하다. 전기는 고품질 에너지다. 그런데 가격구조가 잘못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교통혼잡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3%다. 국방비는 2.5%다. 국방비보다 더 많은 돈이 교통혼잡비용으로 사라진다. 사회적 비용이 GDP의 3%인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뿐만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이민영 이영준기자 min@seoul.co.kr ●정래권(55) 기후변화협상대사 미국 조지타운대 정치외교학 석사 외무고시 10회, 과학환경과장 인도네시아 대사관 공사, 국제경제국장 국제연합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ESCAP)환경 및 지속가능발전국장 ●조현(52) 에너지자원대사 프랑스 툴루즈대 국제정치학 박사 외무고시 13회 외교통상부 통상기구과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외교통상부 국제경제국장 (한·멕시코 FTA 협상 수석대표 겸임) 주 유엔 차석대사 정래권(오른쪽) 기후변화협상대사가 외교통상부 자신의 집무실에서 조현 에너지자원대사와 함께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방향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美 “내수 확대” 中 “재정적자 축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과 중국은 27일(현지시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첫날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재정적자, 중국의 환율정책 등 경제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미국은 이날 중국 측에 중국 경제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의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확대를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대해 급증하고 있는 재정적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재정적자 축소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나라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아직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국 정부는 따라서 현재 시행중인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끝내기보다는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미 재무부의 중국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빙거가 밝혔다.중국의 최대 관심은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와 달러화 정책이었다. 중국 대표단은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재무부 채권 8015억달러(약 995조원)의 안전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측은 미국 정부가 계획한 대로 재정적자가 축소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달러화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길 기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오는 2013년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첫날 회의에서는 민감한 중국의 환율정책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미국과 정부 관리들이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중국 측은 또 국제금융체제의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후변화와 관련,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중국이 오는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미국과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틀째인 28일에는 통상과 투자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에 정부조달시장의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양국은 28일 오후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틀간의 1차 전략경제대화를 마무리한다. 중국 대표단은 공동기자회견 직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개막연설에서 “미·중 관계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이며 1차 전략경제대화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양국관계를 향한 첫 단계”라면서 “양국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통해 번영과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한 뒤 “동아시아에서의 핵무기 경쟁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며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에 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kmkim@seoul.co.kr
  • [세계 석학에 듣는다] “한국의 태양광 등 인프라 기술 阿 빈국에 도움될 것”

    [세계 석학에 듣는다] “한국의 태양광 등 인프라 기술 阿 빈국에 도움될 것”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세계적 경제석학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방학 때면 더욱 바빠진다. 빼곡히 잡혀 있는 외국 방문 일정으로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베이징에서 돌아오자마자 아이티를 방문, 대통령과 총리를 만나 경제회생대책에 대해 자문한 뒤 주말 뉴욕으로 돌아온 삭스 교수를 20일(현지시간) 오전 어렵게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대외원조의 바람직한 방향과 세계 및 한국경제 전망,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세계정상회의 전망과 ‘그린 성장’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잠비아 출신인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라는 책이 한국에서도 대외원조 방법론을 놓고 논란을 촉발시켰다. 기존 방식의 아프리카 원조는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만 높인다며 5년내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요의 책은 허위로 가득 차 있다. 대외원조의 부정적인 면들이 과장됐다. 바람직한 원조는 효과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모요는 모든 원조를 비판하고 있다. 성공과 실패를 인정하고 성공사례를 강조하는 균형잡힌 지적을 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요의 주장에는 맞지 않는 상당히 성공적인 원조사례들이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2015년까지 대외원조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외원조가 성공하려면. -대외원조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고 성공하려면 5개 주요 부문에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첫째가 농업이고, 둘째 건강, 셋째 교육, 넷째 인프라(도로, 전력, 철도, 항만, 공항 등), 마지막으로 사업 모델이다. 한국은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이 매우 앞서 있다. 한국은 바로 이처럼 앞선 기술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는 이같은 접근법의 성공사례이다. 한국은 대외원조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대외원조 증가에 대한 평가는. -중국의 공격적 행보는 기존의 전통적 공여국들, 특히 유럽 국가들로부터 질시를 받고 있다. 그간 유럽은 아프리카를 자기들 텃밭으로 생각하고 ‘우리를 따라하라.’는 식으로 대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역을 늘리고,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현지에서 자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방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중국이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인력을 모두 외부에서 데려와 현지 국가들의 불만이 크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곳곳에서 환영받고 있고, 현지 진출 및 투자정책을 조율 내지 적응해 나가고 있다. 중국과 한국처럼 세계 경제의 주요국들이 잊혀졌던 대륙인 아프리카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추세다. →대외원조와 관련, 한국 정부에 해줄 조언이 있다면. -대외원조는 단선적 정책이나 접근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를 짜서 다원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첫째, 다자적 접근이다. 국제원조를 주관하는 국제기관이나 기금에 적극적으로 참여, 이사회 일원이 되도록 노력해 정책을 입안, 시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이를 통해 대외원조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등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둘째,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처럼 실질적인 국제원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민간 부문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삼성이나 LG 같은 한국 기업들에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셋째, 1~2개 국가들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수십개 국가들에 나눠 지원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산업과 인프라, 지역개발 등을 통해 해당 지역의 성장 중심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중국의 전략이기도 하다. →어떤 나라들을 꼽을 수 있나. -한국의 경우 인도양 연안에 위치한 탄자니아나 모잠비크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상황이나 정부가 안정돼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크며, 광업과 농업 등 자원이 풍부해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밀레니엄 약속은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보나. -많은 국가들이 국제원조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맞았다. 대외원조가 줄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하고 있고 빈곤국들의 식량 생산량이 수년내 배증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절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경제의 각종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낙관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 정부가 나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있는데. -아시아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회복 중이며, 인도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도 3개월전보다 전망이 호전됐다. 반면 미국 경제는 매우 복합적이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가계부채가 여전히 많고, 폭락한 부동산 가격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 급증과 실업률 상승 등을 감안할 때 빠른 시일내에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한국 등은 앞으로 2~3년간 대미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재정적자가 급증추세에 있어 재정적으로 솔직히 여유가 거의 없다. 2차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기보다 1차 경기부양자금이 실제로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도록 이행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미국도 앞으로는 수출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달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양자를 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유로화와 비교할 때 달러화의 가치가 절하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후변화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월 코펜하겐에서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와 관련,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까. -일반적·포괄적인 원칙에만 합의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단기적인 목표들을 제시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발도상국으로의 기술이전 논의도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코펜하겐 회의는 끝이 아니라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 이행하기 위한 단계적 과정의 시작이다.이후 6개월 또는 1년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합의사항과 이행계획을 보다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한국 등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린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린 성장은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데 신기술의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아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쉽지 않다. -그린 성장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함께 나아갈 때만 경제적으로 가능하다. 그린 성장과 관련된 신기술은 아직까지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민간 부문이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투자를 감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공부문이 나서 조달과 기술기준 등 일련의 정책들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렌즈로 본 지구 온난화 심각성

    렌즈로 본 지구 온난화 심각성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인류를 위협한다는 경고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소용없는 것 같다. 그러나 태평양의 산호섬으로 구성된 나라 투발루가 해수면 상승으로 섬나라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사실을 보여주는 로빈 하몬드의 사진을 접하면 숨을 헉하고 들이마시게 된다. 투발루의 사우파투 소폰가 총리는 2003년 유엔총회에서 ‘기후변화가 현대사회 모두의 적인 테러리스트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전 세계에 환경보호를 호소했다. 지구 온난화는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 3의 극지’로 알려진 히말라야의 빙하(만년설)들이 녹고 있는 사진도 충격적이다. 연평균 섭씨 0.12도씩 상승하고 있는 이 지역에는 홀로 남은 얼음눈이 커다란 바위를 떠받치고 있거나, 빙하가 너무 많이 녹아서 계곡으로 홍수를 발생시키고 있는 박종우 작가의 사진들은 관람객들의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지구를 인터뷰하다-사진으로 본 기후변화’ 전시의 내용이다. 환경파괴가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물론 기후변화의 실상과 원인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주영한국대사관과 주한영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8월23일까지 국내 전시가 진행된다. 이후에 10월13일부터 영국 런던의 한국문화원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된다. 최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틴 유든 주한영국대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 재앙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번 전시 등 우리의 활동으로 올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회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든 대사는 “영국은 전세계 대사관에 ‘기후변화과’를 설치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영국정부는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하고 에너지 수요에 맞게 공급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에는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인근 지역인 벨라루스 민스크까지 영향을 미쳐 갑상선암과 기형을 유발하는 사진이나, 철강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산화탄소 연기로 뒤덮인 러시아 도시 노보쿠즈네츠크의 풍경, 폭발과 화재가 일상이 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유전지역 모습, 인공호수의 염도 상승으로 물고기가 질식해 죽어버린 미국 캘리포니아의 솔튼호 풍경 등 충격적인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사진은 네팔에서 태양열 요리기를 쓴다는 정도다. 이상엽과 정주하, 주명덕, 이안 테, 최영진, 프레드릭 나우만, 야니스 콘토스, 에두와도 마티노, 닉 코빙, 크리스 드 보데 등 국내·외 유명 사진작가 13명의 사진 93점이 전시된다. 입장료 2000~4000원. (02)720-066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후변화, 윤리적 접근 절실”

    “지금까지 기후변화는 과학이나 경제 문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 본질에는 윤리적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기상청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회 기후변화 윤리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환경윤리학자 도널드 브라운(65)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18일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라운 교수는 공학, 법학, 철학을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로 1995~98년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근무하며 유엔 기후변화 국제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실무형 학자다. 브라운 교수가 기후변화를 윤리적 문제로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피해와 혜택의 분리 현상이다. 즉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의 큰 피해자는 대개 그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은 가난한 국가란 것이다. 게다가 가난한 국가들이 보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질병, 가뭄, 강력한 태풍 등 선진국이 초래한 기후변화는 연간 125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데, 이는 전 세계 원조 금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또 각국은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전 지구적으로 공조해 기후변화를 책임지려는 의지는 적다. 이렇게 기후변화에는 빈부국간 형평성, 분배정의 등 윤리적 문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 때문에 브라운 교수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 대체를 위해 올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전 세계적 협상이 먼저 윤리적으로 정당한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 즉 책임이 별로 없는 가난한 국가조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각국이 공정한 몫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받도록 논의해야 한다. 또 모두의 안전함을 보장하기 위해 전지구적 배출량 감소 목표도 정해져야 한다.”고 브라운 교수는 지적했다. 브라운 교수는 앞으로 주목하는 환경윤리적 과제는 ‘탄소 배출권 거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탄소배출이 감소할지, 또 돈으로 배출권을 사고팖으로써 돈 많은 나라에 탄소배출의 면죄부를 주진 않을지 등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흥미로운 연구과제”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림픽 나가게 해주세요” 야구·골프 등 첫 프레젠테이션

    2016년 여름올림픽 추가 종목의 후보군인 야구와 소프트볼, 골프, 7인제 럭비, 가라테, 스쿼시, 롤러 등 7개 스포츠가 16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들에게 처음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국제야구연맹(IBAF) 하비 실러 회장과 밥 두푸이 메이저리그(MLB) 사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 진행방식을 예선리그 대신 8강 토너먼트로 변경해 5일 만에 금메달 팀을 결정짓겠다고 발표했다. 쉴러 회장은 올림픽 기간이 5일로 축소되면 MLB 톱스타들도 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림픽 야구경기가 열리는 동안 MLB 중계방송을 하지 않고, 결승전이 열리는 날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골프를 대표해서는 라이더컵 유럽대표팀 단장인 콜린 몽고메리와 은퇴한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직접 나섰으며, 잭 니클라우스와 현역 최강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는 영상을 통해 올림픽 종목에 넣어달라고 호소했다.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7개 종목 모두 흥미롭게 충실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고 평가했다. IOC는 8월13일 독일 베를린 집행위에서 최종 2개 종목을 결정한 뒤 10월9일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서 찬반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2016년 여름올림픽은 현재 개최지를 놓고 미국 시카고와 일본 도쿄, 스페인 마드리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경합 중이다. 기존 종목은 태권도를 포함해 26개이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고] 환경의 날 되새기는 기후변화·녹색성장/문정호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기고] 환경의 날 되새기는 기후변화·녹색성장/문정호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6월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유엔에서는 환경보전 의식을 높이고 실천을 생활화할 목적으로 해마다 슬로건을 하나씩 정하여 발표해 왔다. 그동안은 물, 바다, 도시, 인구 등 다양한 주제를 대상으로 하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주제 일색이다. 2007년에는 ‘녹아내리는 빙하, 위기 속의 지구(Melting Ice-A Hot Topic)’로, 2008년에는 ‘습관을 바꿔요! 지구를 살리는 저탄소 경제로(Kick the Habit : Toward the Low Carbon Economy)’로 정하였고 금년에는 ‘지구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하나되어 기후변화를 막아요!(Your Planet Needs You! Unite to Combat Climate Change)’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인류의 경각심을 높이고자 하는 수준에서 점차 실천을 호소하는 쪽으로 강도가 세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수준은 어디에 와 있을까. 빙하가 녹아내리고 슈퍼태풍, 가뭄, 홍수 등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 기후의 영향을 남의 나라 얘기쯤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불행히도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오히려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 상승 폭의 두 배가 넘는 섭씨 1.5도가 상승하였다. 우리가 대표적인 열대 풍토병으로 알고 있는 말라리아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2007년 2192명이나 발생하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온대과일인 사과의 재배면적은 기온상승으로 인해 1992년 5만 2000㏊에서 2007년 2만 9000㏊로 무려 44%나 감소하였다. 한때 우리나라의 대표 수산물 중 하나였던 명태가 동해안에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올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2013년 이후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지 않고 있었지만 2013년 이후에는 OECD 회원국이자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로서 더 이상 의무감축 대상국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대내외적인 상황변화 속에서 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의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정부 각 부처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고 금년 중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자발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기업과 시민사회, 국민 개개인의 실천의지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 슬로건이 점차 강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변화에는 리스크가 따르지만 변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더 크다는 말을 남겼다.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가는 길은 산업구조에서부터 국민의 생활양식까지 모든 것의 변화를 요구하는 쉽지 않은 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가 변하는데 우리만 변하지 않고 살아남을 묘안은 없다. 2006년 영국에서 발간된 스턴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경우 세계 GDP의 1%에 해당되는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그 비용은 5~20배에 이를 것이며 1930년대 세계 대공황에 맞먹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 경고한다. 냄비 속의 개구리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기와 바닷물이 천천히 더워지고 있는 지구라는 냄비 속에 있는 개구리가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문정호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 베이징 태권도 주역 줄줄이 탈락

    베이징 영웅들의 수난시대다. 태권도의 경우 올림픽 챔피언도 국가대표 선발전 통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고교때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의 한을 푼 여자태권도 간판스타 황경선(23·고양시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26일 전북 김제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둘째날. 여자 67kg급에 출전한 황경선이 8강에서 200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박혜미(23·삼성에스원)와 연장 접전 끝에 무너져 패자전으로 밀려났다. 황경선은 패자조 첫 경기에서 서소영(18·효성고)을 꺾고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2001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김혜미(26·춘천시청)에게 2-5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박혜미가 1위를 차지,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냈다. 2005년과 2007년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던 황경선은 오는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렸지만 정작 국내 관문을 뚫지 못했다. 황경선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당한 왼쪽무릎 인대 부상을 치료하는 사이 경쟁자들의 ‘내공’이 한층 강해진 탓. 전날 남자부에서도 손태진(21·삼성에스원)과 차동민(23·한국가스공사)이 모조리 탈락한 바 있다. 반면 임수정(23·수원시청)은 62㎏급 승자 결승과 최종 결승에서 2005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김새롬(25·고양시청)을 거푸 꺾고 세계선수권 티켓을 거머쥐었다. 임수정은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코펜하겐 6월7일까지 두산아트센터스페이스111.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과학 연극. 마이클 프레인 작, 윤우영 연출, 남명렬 김호정 이상직 등 출연. 3만원. (02)708-5013. ●클레오파트라 26일~7월12일 극장 용. 이집트 최후의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린 체코 대작 뮤지컬.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문명전 기념으로 공연된다. 공형진, 정찬우, 전수미 등 출연. 3만~10만원. 1544-5955. ●영어뮤지컬 티쓰(Teeth) 29일~6월28일 63빌딩 이벤트홀. 영어뮤지컬 전문극단 ‘서울’이 만든 신작. 충치왕국을 배경으로 이 닦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양치습관을 바꾸는 내용을 흥미로운 뮤지컬로 꾸몄다. 3만~5만원. (02)789-5353.
  •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 폐막… 서울 선언문 채택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가 21일 공식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4일 간의 열띤 논의의 장을 마감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 대표 500여명이 참가해 도시 주관의 국제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회의는 더 진전된 도시의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이끌어 내려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행사에 대한 결산의 의미로, 리트 비에르가르드 코펜하겐 시장으로부터 서울이 진정한 자전거도시가 되기 위한 방안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서울선언문의 의미를 들어봤다. ■ 오세훈 시장이 말하는 서울선언의 의미 “도시들 성과보고 의무화 실천력 담보하게 만들 것” “회의기간 중 서울시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종합 발표하면서 ‘제3차 C40 정상회의’ 개최도시로서 많은 부담감을 가졌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발표하면서 보니 서울도 정말 많은 일을 했다고 새삼 느꼈습니다.” 오세훈(48) 서울시장은 21일 정상회의 회원 도시들을 ‘저탄소 도시’로 만들 것을 공동 목표로 선언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는 “이번 C40 정상회의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오 시장은 “서울선언문은 제1차 런던회의(2005년)와 제2차 뉴욕회의(2007년)를 기초로 도시들의 협력방안을 더욱 구체화했다.”면서 “도시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책임자를 두고 목표치와 성과를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해 단순한 선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C40 정상회의 기간 중 그동안 추진한 친환경 건축기준, 중앙버스전용차로, 한강르네상스, 남산르네상스 등을 적극 소개해 주요도시 시장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 친환경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캐나다 토론토와 브라질 상파울루 등이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오 시장은 세계 온실가스의 80%를 배출하는 도시가 변해야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만큼, 정부도 도시에 힘을 실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원과 권한을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12월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당사국 총회에서는 반드시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대안을 도출했으면 하는 게 세계인들의 희망”이라며 “코펜하겐 회의 전에 열리는 이번 회의가 서울선언문을 통해 각 도시들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또 “국가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국가간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단순한 구호가 아닌) 다소나마 진전된 도시간 노력을 서울선언문에 담은 만큼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비에레고르 코펜하겐 시장의 자전거 도시 조언 “건강에 관심 커질수록 자전거 타는 시민 늘 것” “서울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늘리려면 기후변화나 에너지 소비 감소 등 사회적 이익보다는 건강, 똑똑함, 세련됨과 같은 개인적 이익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 폐막일인 21일 만난 리트 비에레고르(68·여) 덴마크 코펜하겐 시장은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코펜하겐의 자전거시스템을 배우려는 서울시의 노력을 격려하며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06년 1월 시장에 오른 그는 취임 이전부터 자전거 예찬론자였다. 요즘엔 헬멧쓰기 캠페인을 펴고 있다. 인구 140만명의 코펜하겐은 자전거 통근자 비율이 40%에 육박해 세계 ‘자전거 수도’로 불린다. 지금도 해마다 1억크로나(230억원) 이상을 자전거 도로에 투자, 2015년에는 수송분담률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자전거시스템에 대한 상호교류를 위해 서울시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그는 “코펜하겐의 자전거정책 성공 요인은 차도나 인도와 확실히 구분되는 자전거도로망을 확보한 덕분”이라며 “자전거유모차 등 자가용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여러 용도의 자전거를 개발한 것도 자전거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 통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고도 자전거를 탄다.”면서 “대부분 직장에서도 샤워실과 옷장을 따로 마련해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을 정책적으로 배려한다.”고 덧붙였다. 비에레고르 시장은 2014년까지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6%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서울시의 최근 발표와 관련, 건강·비만예방 등의 개인적 관심에 초점을 맞춰 추진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서울시가 여러 캠페인을 통해 자출족이 ‘자가용 이용자들보다 지구를 더 생각하는 똑똑하고 세련되고 건강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면 유행과 이미지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점차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150개국에 정보제공… 고객 3만명

    [2009 녹색성장 비전] 150개국에 정보제공… 고객 3만명

    │런던 이도운특파원│기후거래소의 등장은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져왔다. 그 기회를 잡은 대표적인 업체 가운데 하나가 탄소시장 리서치, 컨설팅, 이벤트 및 교육을 담당하는 포인트카본(PointCarbon)이다. 런던 금융가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클러큰월 로드에 자리잡은 아담한 빌딩 2층에 포인트카본의 런던 지사가 자리잡고 있다.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본사를 둔 포인트카본은 미국 워싱턴과 일본 도쿄, 스웨덴 말모, 우크라이나 키에프에도 지사가 있다. 키에프 지사는 개발도상국에서 탄소 감축 사업을 추진한 뒤 그 대가로 탄소배출권을 얻는 청정개발체제(CDM)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포인트카본 런던 지사를 방문하자 안드레아스 아바니타키스(사진 오른쪽) 선임분석가와 모리시오 베르뮤데즈-뉴바우어(왼쪽) 박사가 맞아줬다. 아바니타키스는 “포인트카본은 2000년 설립됐지만, 그 훨씬 전부터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연구해온 노르웨이의 프리드토프 난센 연구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그동안 축적된 에너지 및 가스 시장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테크닉을 탄소시장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인트카본이 탄소시장 관계자들의 주목을 끈 것은 2004년 ‘카본 마켓 트레이더’라는 분석 틀을 선보이면서부터다. 아바니타키스는 회의실의 컴퓨터를 켜고 포인트카본이 제공하는 분석 틀 등 서비스들을 실제로 보여줬다. 우선 모니터에서 유럽 탄소시장의 탄소배출권 거래 상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유럽기후거래소(ECX)에서 봤던 ICE선물거래소의 실시간 거래 화면보다는 훨씬 보기도 쉬웠고, 부가 정보도 많았다. 포인트카본은 유럽, 미국, 호주 등의 탄소시장이 장을 끝낸 뒤 시황을 분석하는 5건의 보고서를 내고, 탄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담은 기사도 실시간으로 생산한다. 포인트카본은 이메일을 통해 고객에게 뉴스와 보고서를 보낸다. 그러나 이메일 뉴스레터에는 중요한 기사나 보고서의 제목만 담긴다. 내용을 보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포인트카본의 뉴스를 보는 데만 1년에 1295유로(약 221만원)를 내야 한다. 이 밖에 각국 정책, 신흥시장 분석, CDM 프로젝트 투자 등 각종 보고서를 보는데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베르뮤데즈-뉴바우어 박사는 2008년 말 현재 포인크카본의 유료 이용자는 3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고객 가운데는 글로벌 에너지 및 금융 기업,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포함돼 있다. 고객의 국적을 따지면 무려 150개국이 넘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포인트카본은 서비스를 영어는 물론 중국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로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포인트카본은 한국의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한 보고서도 만들어 75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업체가 얻어야 할 수익을 포인트카본이 대신 얻는 셈이다. 아바니타키스와 베르뮤데즈-뉴바우어에게 한국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어디서 얻느냐고 묻자 “세계 각국의 정보를 얻는 소스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아바니타키스는 포인크카본의 수익이 리서치, 뉴스 서비스 및 이벤트, 컨설팅에서 각각 3분의 1 정도씩 나온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확인되면서 2007년 JP모건과 오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포인트카본은 매년 탄소시장 관련 국제 콘퍼런스를 주최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매년 주최하는 콘퍼런스는 세 차례. 지난달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연례 콘퍼런스인 ‘카본 마켓 인사이트’라는 행사가 개최됐다. 8월에 호주 멜버른에서 ‘기후변화와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행사를 열고, 11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카본 인사이트 어메리카’란 제목의 행사를 개최한다. 포인트카본의 교육 프로그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포인트카본은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탄소시장 및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한 하루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수시로 개최한다. 포인트카본은 특히 올해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과 손잡고 탄소 금융 및 분석 프로그램을 설립했다. 국제 탄소 및 에너지 시장에 일할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와는 별도로 포인트 카본은 온실가스경영연구소(GHG Managment Institute)와 함께 유럽과 미국의 탄소시장 전반에 대해 집중 교육하는 12과목 짜리 온라인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12개월간 계속되는 강의의 수강료는 475달러(약 84만 1000원)다. dawn@seoul.co.kr
  • “잃어버린 8년 만회하고 싶다”

    미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불구,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국제적 야유를 받았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단 평가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토드 스턴 기후변화 특사는 29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 개막연설에서 “잃어버린 과거를 만회하길 원한다. 미국은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책임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고해성사성’ 발언을 했다. 이어 “미국은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지만 미국 없는 해결책도 없다.”면서 미국의 ‘책임론’도 암시했다. 연설을 듣던 2600여명의 참석자들은 수차례나 큰 박수로 미국의 복귀를 환영했다. 스턴 특사는 앞서 기자들에게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의 16%가량을 줄이겠다는 미국 행정부의 목표를 확인시키기도 했다.미국은 8년 전 조지 부시 행정부 출범 뒤 교토의정서를 탈퇴하는 등 기후변화 협상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는 12월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국제회의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는 오는 2012년 만료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열리는 회의다. 하지만 스턴 특사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과학, 연극을 만나다

    과학, 연극을 만나다

    국내에 과학연극이 처음 소개된 건 2002년이다. 세계적인 유기화학자 칼 제라시와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알드 호프만이 공동집필한 희곡을 김광보 연출가가 무대에 올린 ‘산소’가 그 시작이다. 과학이론과 과학자를 다루는 만큼 ‘그들만의 언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막이 오른 뒤 깨끗이 사라졌다. 학계는 물론이고 일반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모든 연극은 결국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란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후 ‘코펜하겐’, ‘과학하는 마음3-발칸 동물원’ 등 과학연극들이 간간이 소개됐다. 두산아트센터의 ‘과학연극 시리즈’는 그동안 소개된 해외 과학연극 세 편과 국내 창작 초연작 한 편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기회다. 첫 주자인 ‘과학하는 마음3-발칸동물원 편’(연출 성기웅·24일~4월12일)은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2010년 생명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젊은 과학도들의 일상과 대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뇌 연구와 영장류 연구, 생명윤리의 문제 등 현대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산소’(김광보 연출·4월21일~5월10일)는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면 누가 그 주인공이 됐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2001년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맞아 이른바 ‘거꾸로 노벨상’ 계획을 세우고 산소의 발견과 관련된 과학자 세 명을 후보로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인다. 영국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코펜하겐’(연출 윤우영·5월19일~6월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원리와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다.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독일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덴마크 물리학자 닐 보어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극작가 배삼식의 ‘하얀 앵두’(김동현 연출·6월16일~7월5일)는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환경&에너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고건 前총리

    [환경&에너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고건 前총리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은 옳은 방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 계획이 부족해 보입니다.” 국무총리와 서울 시장을 역임한 고건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행 8개월째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평가하고, 나름대로의 조언도 제시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기후변화센터는 기업인, 정치인, 시민운동가,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리더십 과정’ 등을 운영해왔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어떻게 보나. -‘그린 뉴딜’이 글로벌 트렌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채택해야 할 정책이다. 다만 녹색성장을 정책방향으로 선언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액션 플랜(실행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남 신안군에 2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됐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핵심기술과 부품이 모두 수입된 것이다. 이런 것은 녹색 에너지는 맞지만, 녹색 성장은 아니다. 진짜 녹색성장이 되려면 그린 테크놀로지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즉,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가 원천기술을 갖고 핵심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뒷받침해야 한다. →추진기구인 녹색성장위원회는 어떤가.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그리고 과학기술 및 국토 분야의 정책까지 모두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기능을 줬기 때문에 녹색성장과 관련한 국정의 최고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옥상옥’의 느낌이 있다. 위원회가 기획, 심의, 평가까지 다 하면 정부 부처는 수동적이 될 수 있다. 각 부처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도 남겨둬야 한다. 위원회는 로드맵을 만들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관계부처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기후변화센터의 리더십 과정에 기업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준비 태세는 어떤가. -이제 문제를 인식하게 된 수준이라고 본다. 전반적으로는 기후변화 문제를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올해 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한국이 의무감축국으로 결정된다면, 감축의무가 현실화되는 2012년까지 3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다. 이를 적응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세울 수 있을까. -세계 각국을 돌아보니 몇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영국의 경우는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경제적 유인책을 채택했다. 독일은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히 규제한다는 정치적,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냈다. 이런 정책들을 적당히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지방정부는 가장 중요한 실시기관이자 행정의 주체다. 10년 전 리우 환경회의에서 채택한 구호도 ‘Think Globally, Act Locally(범세계적인 문제의식을 갖되, 작은 지역에서부터 해결책을 실천해나가자는 의미)’였다. 지방정부는 주민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비롯한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민의 인식은 어느 정도로 보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70%는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에너지 절약 등에 참여하는 국민은 30% 정도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어야 한다. 시민들이 우선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에너지 절약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뒷받침해야 한다. 이미 외국에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도 많이 나와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교육 과정에 반영해야 할까. -초·중등 교육에 필수 과목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려면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기후변화 문제의 중요성을 교육시키고, 집안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기록하도록 만들고, 거기에 점수를 주면 좋겠다. 또 어머니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저탄소 상품을 함께 산다든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 내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의무감축국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데. -그것은 착각이다. 지난해 말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에 참석해보니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모두 ‘한국과 멕시코는 당연히 의무감축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멕시코 정부는 이미 감축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도 피할 방법이 없다. 특히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제사회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평생 공직에 몸담았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봉사는 계속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떠난 뒤 각계의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 →국무총리 시절(1996~97)에는 기후변화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나. -1997년 교토의정서가 체결됐을 때 의무감축국가에서 빠진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준비를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당시에는 난지도 쓰레기장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생명의 나무 1000그루를 심고, 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좀더 혁명적 결단을 내리고, 과감하게 추진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 고위직을 지내다가 환경단체에서 근무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있나. -물론 공직에 있을 때보다는 힘이 없고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기후변화센터에는 기업인이나 시민사회단체, 정치인, 관계 인사들이 많이 참여해주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기후변화리더십 3기 교육과정이 시작된다. 글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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