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뭉칫돈 ‘증시, 증시로’
요즘 증시는 뭉칫돈을 빨아먹는 블랙홀이다. 지금까지 은행이나 부동산에 잠겨 있던 억대 자금들이 빠른 속도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 2000시대’ 진입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달 1억이상 투자건수 1월보다 3.3배 ↑
17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한번 주식매수에 1억원 이상 거액을 투자하는 주문 건수가 하루 평균 1만 4615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월의 4390건보다 3.3배나 늘어난 수치다.
1억원 이상 주문건수는 2,3월에도 5000여건에 그칠 정도로 저조했지만 4월과 5월 각각 7958건,1만 754건을 기록한 뒤 6월에는 1만 5395건으로 뛰었다.
전체 주문건수 중 개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개인 주문건수는 167만 1413건으로 총 주문건수 223만 3235건의 58.67%나 됐다. 지난 1월 40.01%보다 무려 18.66%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12일 현재 주식형펀드 잔액은 67조 4677억원으로 매일 4000억원 이상이 유입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선열 분당지점장은 “증시가 활황이던 2005년에는 투자자들이 ‘시장 좋을 때 한번 먹자’식의 단타성 투자를 했다.”면서 “최근에는 자산배분 차원에서 접근이 이뤄지면서 보수적인 고액자산가들의 뭉칫돈이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 취임 후 코스피지수 229% 상승
한편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등 G8 국가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 한국 등 13개 주요 국가의 신정부 출범 후 주가지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3위에 올랐다. 1위는 러시아로 2000년 5월 푸틴 대통령 취임 당시 247.07이던 RTS지수가 이달 13일 2061.4로 집계돼 73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브라질 역시 룰라 대통령이 2003년 1월 취임 이후 369.8%의 상승률로 2위에 올랐다. 두 나라는 석유 등 가격이 많이 오른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게 공통점이다.
한국은 2003년 2월25일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할 때 592.25이던 코스피지수가 16일 1949.51까지 올라 229.2%의 상승률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 봄베이지수 208.9%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160.7%의 순을 보였다. 반면 미국은 부시 대통령이 2001년 1월부터 권좌에 올랐지만 다우존스지수의 상승률은 31.3%에 그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