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4일째 ‘셀 코리아’
오랜만에 주가가 올랐지만 외국인의 팔자 주문은 24일째 계속됐다.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19%(18.05P) 오른 1537.43으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에 따라 개장 직후 한때 1500선이 붕괴되면서 1495.8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와 연기금 매수세로 기운을 차렸다. 코스닥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 1.78%(9.32P) 오른 1531.61로 마감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날 220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257억원,2058억원을 사들였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이로써 최장 외국인 순매도연속일 24일과 타이 기록이 됐다. 지난달 9일부터 외국인이 판 것만 해도 6조 7331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제 발등의 불 끄려 계속 판다
‘외국인 연속순매도 24일’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용경색으로 영미계 외국인이 현금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는 데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물가상승 압력 등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어서다. 이런 현상은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한국이 못나서가 아니라 제 발등의 불이 급한 격인 만큼 ‘셀 코리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우리나라만 해도 예상대로 금리는 동결됐지만 금리인상 시그널은 분명했고, 정부 개입에도 환율은 불안하다.”면서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인플레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는 이상 외국인 매도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등 돌리지 않았다 vs 등 떠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는 약간 엇갈린다. 이중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현물거래 선물 옵션 거래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에는 현물은 내놓고 선물 옵션은 사들이고 있다.”면서 “선물 옵션을 일종의 헤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주식을 정리하긴 하되 펀더멘털이 좋은 한국을 무턱대고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다.
반면, 그럼에도 한국에서 지나치게 많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상반기 인도·타이완·태국에서 외국인은 각각 67억·39억·16억달러어치를 팔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만은 190억달러나 팔아치웠다. 이는 우리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나가려던 차에 조건 좋게 나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정책당국의 고충은 알겠지만 지금 우리 환율 정책은 나가려는 외국인에게 차비까지 얹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권업협회가 증시부양 논의를 위해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열고 환율·금리정책의 일관성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정부, 외국인 공매도 집중 점검 나서
주가의 추가적 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주가 하락기에 이익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공매도에 대한 일제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대해 하한가로 매수주문을 내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증권사에 대해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싼 값에 사들여 되갚는 방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공매도금액이 18조 9000억원으로 시장 전체 매도 비중의 3.1%를 차지하며 89%가 외국인들에 의해 체결됐다.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매도는 결제불이행 위험이 있어 금지된 상태다. 이를 증권사가 확인했는지,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예탁결제원은 담보를 제대로 관리하는지 등을 14일부터 5일간 점검할 방침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외국인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이 얼마 남지 않은 외국인 선호종목에 대해 미리 하한가 주문을 내서 실제 사고자 한 외국인의 매수를 막는 호가행위에 대한 시장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인의 상장기업 주식 취득한도는 호가 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보유 지분으로 계산된다.
전경하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