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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정부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계획 다음달 발표”

    [속보] 정부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계획 다음달 발표”

    국내에서도 만 5~11세 어린이가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사용이 허가됐다. 방역당국은 다음달 중으로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23일 “5~11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백신 품목 허가 사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접종 계획 수립과 전문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부 계획은 3월 중으로 준비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국내에서 확보한 화이자사의 소아용 백신 물량과 관련해선 “기존에 화이자사와 계약한 물량 안에 소아용 백신도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품목으로 허가 신청한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0.1㎎/㎖(5~11세용)’를 허가했다.
  • [열린세상] 예고된 재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예고된 재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김세연 전 국회의원

    답이 안 보인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길고 비참한 소멸 과정에 진입했는지도 모른다. 경로를 돌려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인구, 재정, 기후의 3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이미 어린이집, 유치원이 초토화됐고, 초중고교와 대학교, 군대 순서로 연쇄 폭격을 맞기 시작했다. 그 하이라이트는 최대 2000조원에 육박할 국민연금기금이 정점에 이른 뒤 불과 15년 만에 완전히 소진되는 사태일 것이다. 기금 소진 이후의 연금 지급을 위해 가입자든 정부든 누군가는 매년 수백조원을 지불해야 한다. 21세기 중반에는 평균수명이 90세를 넘을 것 같다. 기존 복지제도를 유지하든 기본소득을 도입하든 국민의 최소 생계 보장을 위한 또 다른 막대한 규모의 정부 예산이 준비돼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재정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 확실하다. 종합부동산세가 4년 새 3.6배 늘어 지난해 6조 1000억원 걷혔다고 한다. 6조원 종부세에도 비명소리가 나는데, 100조원 단위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대수롭지 않은 듯 떠드는 경우가 많다. 공직자는 국민이 낸 피 같은 세금을 어떻게 최대한 아껴 쓰면서도 가성비를 높일 것인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텐데, 예산 귀한 줄 모르고 헤프게 퍼쓰다 모자라면 국민 주머니 더 털면 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다. 공공부문은 스스로를 대리인이 아닌 주인으로 인식하며 최대 규모의 이익집단으로 등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공룡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추가 재원은 증세나 국채 발행보다는 주로 공공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지금처럼 방만한 공공부문 시스템은 지속될 수도 없고 지속돼서도 안 된다. 민주정이 중우정으로 타락하는 것은 대개 포퓰리즘의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 기존에 쓰던 예산 모두 그대로 두고서 새로운 걸 더 주겠다는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믿다가는 큰 코다친다. 포퓰리즘의 제어는 오로지 주권자 시민의 지성이 깨어 있고 절제심이 발휘될 때만 가능하다. 지금 우리는 포퓰리즘을 제대로 제어할 준비가 돼 있는가? 지구 전체를 덮치고 있는 기후위기는 인류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기온 상승폭을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섭씨 1.5도로 막으려 했으나 작년 발표된 연구는 그 도래 시점이 오히려 당초 예상보다 10년 앞당겨졌다고 한다. 과학계에서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고, 현실적으로는 2도를 넘어 3도까지 뚫리는 인류 절멸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그런데도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그 점에서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한 영화 ‘돈룩업’은 블랙코미디이면서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걸맞게 권위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 해체된 권위가 남긴 빈 공간을 차지하고선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남용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통제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망가진 공화국의 비참한 현실에 절망한 시민들이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식의 판단을 하면서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선동가에게 최종 권력을 넘겨주게 될 때 공동체가 어떤 위험에 빠질지는 트럼프라는 광기 어린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미국이 극명하게 보여 줬다. 대통령이란 자가 폭도들의 의회 난입을 교묘히 교사했고, 이 사태로 경찰관이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미국에서의 예고편만으로도 충분히 질린다. 대한민국에서 본편을 트는 일이 결코 없었으면 한다. 빙하를 눈앞에서 보면서도 돌진하는 타이태닉호 같다. 예고된 재앙이지만 막을 수 없다니 이 얼마나 허망한가. 그래도 뭔가 해보자. 모두의 비웃음 속에서도 방주를 짓는 노아의 심정으로.
  • 의사 접고 웹툰 작가… 짠내 가득 리얼리티

    의사 접고 웹툰 작가… 짠내 가득 리얼리티

    격무·적자 허덕이는 현실 다루며 내과 미달·건보 수가 등 문제 조명 “휴머니즘만으론 의사 될 수 없어 냉정·현실감각 있어야 오래 일해 의료계 현실 이해에 도움 됐으면”“휴머니즘만으로는 절대 의사가 될 수 없어요. 의사로 살아남으려면 의술만으론 안 됩니다. 냉정함과 현실 감각이 있어야 환자도 오래 살립니다.” 웹툰 ‘내과 박원장’을 연재 중인 장봉수(필명) 작가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TV 의학 드라마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요. 웹툰으로 현실적인 의사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웹툰을 영상화한 동명의 드라마는 지난달 14일부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로 방영 중이다. 회당 약 30분 길이 코미디로 배우 이서진의 대머리 변신도 화제가 됐다. 초짜 개원의 박원장의 짠내 나는 이야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낭만닥터 김사부’ 속 영웅들은 판타지라고 일갈한다. 대신 하루하루 버티는 자영업자로서의 의사에 초점을 맞춘 덕에 40~60대 시청 점유율이 올라갔다. ‘내과 박원장’의 시작은 장 작가가 의사 커뮤니티 메디게이트에 올린 짧은 만화였다. 의대 졸업 후 개원의와 봉직의 등 20년간 의사로 일하며 직간접적으로 겪은 일들을 그려서 올렸는데, 영상화 판권이 팔리고 네이버웹툰 정식 연재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어요. 힘들고 어려운 점을 솔직하게 그려서 의사들은 재밌다고 해 주셨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일반인에게 공개되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습니다.”40부작으로 기획된 웹툰 속 박원장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격무 탓에 머리는 벗어졌고, 은행 빚 걱정에 한숨만 늘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용 시술을 배우러 다니고 환자를 늘리려고 전공 외 진료 과목을 추가한다. 초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폐업을 면하기 위해 의술과 상술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에 의료인들이 공감하는 댓글이 가득하다. 장 작가는 “극 중 에피소드에는 제 이야기도 있고, 주변 선배나 동료 이야기, 뉴스로 본 이야기가 섞여 있다”며 “비의료인은 의사들의 이런 모습을 모르니 신선하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바이털 과목’(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생명을 직접 다루는 과목) 지원자 미달이나 건강보험 수가 등 제도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의료 제도에 문제 제기를 하려는 의도보다는 병원 일상을 그리다 보니 제도를 안 다룰 수 없었다”고 말을 아낀 장 작가는 “의료계 현실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의사가 그린 웹툰 중에서 처음으로 드라마화가 성사되며 장 작가는 전업을 선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작업실을 따로 두고 하루 종일 웹툰에 매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아내와 어머니가 반대했는데, 이서진씨가 캐스팅 되면서 설득이 쉬워졌다”는 그는 “초등학생 때 ‘보물섬’에 그림 엽서도 보낼 만큼 만화가는 평생 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미대에 가고 싶어서 데생 책으로 혼자 연습도 많이 했죠. 공모전 내려고 그린 습작은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의대 들어가고 불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마흔 넘어 이뤘네요. 다음 작품은 너무나 좋아하는 바둑 만화를 그려 보고 싶습니다.” 
  • [TV 하이라이트]

    [TV 하이라이트]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JTBC 밤 9시) ‘운동 꽝’ 언니들의 생활 체육 도전기를 담은 농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스포츠 예능 열풍을 일으킨 ‘뭉쳐야 찬다’와 ‘뭉쳐야 쏜다’ 제작진이 뭉쳤다. ‘람보 슈터’ 문경은이 감독을, ‘뭉쳐야 쏜다’에서 코치로 활약한 ‘매직 히포’ 현주엽이 코치를 맡는다. 코미디언 정형돈은 팀 매니저로 활약한다. 주전 선수로는 코미디언 송은이, 장도연, 배우 고수희, 옥자연, 임수향, 가수 별, 전 아나운서 박선영, 댄서 허니제이가 나선다.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낸 지 오래인 ‘운동 무식자’들답게 첫 만남부터 저질 체력과 하지불안증, 천식 등을 호소한다. 아니나 다를까 첫 실력 테스트에서 ‘침대 농구’를 선보이는데, 문 감독은 막막한 듯 실소를 터뜨렸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 ‘고스트버스터즈’ 원조 감독 코미디 거장 라이트먼 별세

    ‘고스트버스터즈’ 원조 감독 코미디 거장 라이트먼 별세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만든 미국 코미디 장르의 거장 아이번 라이트먼 감독이 지난 12일(현지시간) 75세로 별세했다. AP통신, CNN방송에 따르면 라이트먼 감독이 전날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톰 로스먼 소니픽처스 모션픽처 그룹 최고경영자는 “오늘밤 횃불을 든 여성(컬럼비아 영화사 로고)이 흐느낀다. 전 세계 영화 애호가들이 흐느낀다”고 애도했다. 라이트먼 감독이 1984년 만든 고스트버스터즈는 1980년대를 풍미한 호러 코미디의 명작으로 꼽힌다. 코미디언 빌 머리가 주연한 영화는 당시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를 거뒀다.
  •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한계?… 뭇매 맞는 젤렌스키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한계?… 뭇매 맞는 젤렌스키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온 지난 7일 볼로미디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디지털 관련 행사에 말쑥한 정잠 차림으로 나와 고령층 요금 인하 계획을 밝히는 등 한가한 일정을 이어 갔다. 국운이 풍전등화인 상황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불안에 떠는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라줌코프 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 이상은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충분한 외교적 노력이나 방어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달 미국이 러시아 침공 임박을 경고했을 때도 그는 TV 연설에서 부활절 바비큐를 언급하며 “일상의 삶을 살아야 한다”며 모자란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코미디언·배우로 이름을 얻은 뒤 2019년 당선된 그는 정치경험이 전무한 데다 외교 능력 한계까지 드러냈다는 평가다. 키예프 인디펜던트 신문의 올가 루덴코 영문 편집장은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을 비판했다.
  • 李 “尹, 무속인 때문에 신천지 압수수색 포기” 의혹 제기에 尹 “추미애 지시는 ‘쇼’”

    李 “尹, 무속인 때문에 신천지 압수수색 포기” 의혹 제기에 尹 “추미애 지시는 ‘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2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19 확산지로 지목된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시를 거부한 배경에 무속인의 조언이 있다는 의혹을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코미디 같은 쇼”라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신천지가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했을 때,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하라 했는데 (윤 후보가) 복지부 의견 들어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면서 “(한 언론의) 보도를 보니 건진법사가 ‘이만희(신천지 총회장)를 건드리면 영매라서 당신에게 피해가 간다’는 말을 듣고 압수수색을 포기했다고 (보도가) 나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윤 후보는 “오늘 방어를 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하며 말씀을 막 하신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서 “복지부에서 30만이 되는 신도가 반발할 경우 관리가 안 되니 강제수사는 조금 미뤄달라고 해서 중대본과 함께 대검의 디지털 수사관들을 투입해 압수수색보다 더 광범위한 범위로 신천지 과천본부의 서버를 중대본에 넘겨주고, 대검의 디지털수사관들을 한 달간 붙여 전부 포렌식을 해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직격했다. 윤 후보는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쇼다. 압수수색 지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한 것으로 기자들이 다 그때 웃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이 후보님도, 추 전 장관도 뭔가 튀는 행동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검 간부들이 장관에게 ‘총장이 압수수색을 할 텐데 장관이 선수를 치십시오’한 모양”이라면서 “그거를 언론에 풀면서 압수수색 지시가 내려왔다. 완전히 코미디 같은 쇼다. 다 웃었다”고 주장했다.
  • 어두움과 빛의 색 ‘흑백’을 주제한 전시들

    어두움과 빛의 색 ‘흑백’을 주제한 전시들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2월 두 번째 주말을 맞아 가볼 만한 전시를 모아봤다. 이번 주 가볼 만한 전시로는 흑백을 주제로 한 전시들을 소개한다. 무채색을 대표하는 흑백은 어두움과 빛의 색으로, 보다 깊은 내면의 성찰을 허용한다.흑백을 타이틀로 내 건 전시 ‘블랙 앤 화이트(Black, and White : The color of silence)’가 다음 달 6일까지 부산시 수영구 갤러리이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침묵의 색, 흑백을 통해 자기성찰과 관조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시간을 조형하는 장인희, 요코미조 미유키, 배상순 작가의 흑과 백으로 축적된 무한의 시간은 무채색으로 표현된 이유미 작가의 중도의 인간상으로 귀결된다. 4인의 여성 작가들의 침묵 속에서 누적된 고귀한 시간은 회화부터 조각까지 다양한 형태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박종갑 작가의 개인전 ‘회류(回流)’가 다음 달 1일까지 서울시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린다. 박 작가는 그동안 ‘인간과 자연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연에 대한 내밀한 탐구를 해왔다. 이번 전시명인 ‘회류’는 팬데믹 상황에 갇힌 인간들이 처한 환경에 대해 돌아보고 인류의 나아갈 길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전시를 여는 박 작가는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랬듯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의 정신을 잊지 않고 전통에서 현대를 새롭게 창출해내며 겸재 화혼의 맥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다.구나영 작가의 개인전 ‘비욘드 블랙’이 다음 달 3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올미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작품 속 패턴들은 나무는 하나의 존재를, 나무가 숲을 이루는 형상은 공존과 조화를 상징해 만들어졌다. 패턴을 쌓고 겹치면서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운동감 있는 형상으로도 표현하며 감각적인 구성들을 시도하기도 한다. 작가가 보고 듣고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순간들을 기록하듯 그린 작업은 한편의 연주곡 혹은 시를 쓰듯이 완성됐다. 더 많은 전시 소식과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전시장 운영 상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너무 좋아 기절” 현빈·손예진 결혼에 日 난리인 이유

    “너무 좋아 기절” 현빈·손예진 결혼에 日 난리인 이유

    “너무 좋아서 기절하겠다.” “스위스 엔딩은 아쉬웠는데 실제 결혼한다니 드라마가 이어지는 기분.” 동갑내기 톱스타 커플 배우 현빈(40)과 손예진이 오는 3월 결혼을 발표하자 일본 열도가 들썩였다. 결혼 소식이 알려진 10일 일본 주요 매체들이 두 사람의 부동산 자산 규모까지 전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대표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메인에도 올라왔다. 결혼 기사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 넷플릭스는 공식 트위터에 “‘사랑의 불시착’의 현빈, 손예진이 결혼을 발표. 축하합니다”라며 한류스타 부부의 탄생을 축하했다. 일본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두 배우가 북한군 리정혁과 재벌 상속녀 윤세리로 열연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경색된 양국 관계 속에서도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진행된 ‘자유국민사 현대용어의 기초지식 선 2020 유캔 신조어 유행어 대상’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키워드로 선정되었으며 한 때 일본에서 현빈의 해병대 시절 화보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본 매체는 “현빈과 손예진 커플의 건물 한 채씩만 합쳐도 260억원”이라는 기사를 게시하며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40대 남성들까지 빠졌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 공개된 그 해 ‘일본 넷플릭스 인기 작품 연간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대사가 현지 유행어 톱10에 꼽히는 등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아사히신문은 ‘한류 드라마가 혐한 비율이 높은 중년 남성에게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로 집에 틀어박힌 생활을 하게 되면서 40대 남성들까지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혐한 소설가로 유명한 하쿠타 나오키는 돌연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설정도 황당하고 코믹한 엉터리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빠졌다. 한류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고 반성했다.“모테기 외무상도 전부 시청” 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를 놓고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음에도 한류 콘텐츠는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사랑의 불시착을 봤느냐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에게 물었더니 “전부 봤다”고 반응했다고 기명 칼럼에서 밝혔다. 이 외무상은 몽골로 출장가며 ‘사랑의 불시착’ 촬영현장을 트위터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주민의 생활 풍경, 인간군상을 진짜처럼 재현한 러브 코미디다. 발상이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신 한류’는 더욱 강해지는 양상이다. 일본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변하지 않는 사랑’에 특히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 ‘도깨비’나 ‘겨울연가’의 주인공처럼 ‘사랑의 불시착’ 역시 국경을 초월해 여성을 잘 도와주는 현빈의 캐릭터가 인기를 모았다. 현빈과 손예진이 실제 커플로 발전한 소식이 알려지자 ‘역주행’ 현상도 일어났다.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일본 국민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바이러스의 시대, 저럴 수도 있겠네… 낯익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바이러스의 시대, 저럴 수도 있겠네… 낯익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양극화 비극 다룬 ‘오징어게임’ 사이비종교에 휘둘린 사회 ‘지옥’ 왕따·성폭력에 방치된 ‘지우학’ 암울한 세계관에 시청자 공감 로맨스·코미디보다 장벽 낮아 ‘스위트홈2’ ‘돼지왕’ 등 줄이어 지나치게 극단적 설정엔 피로감 사회문제에 무기력해질 우려도“전형적인 좀비 발생 서사이나 배경이 신선함을 준다.” 지난달 28일 190여개 국가에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을 본 외신과 해외 관객들은 이 드라마의 무대가 고등학교인 것을 차별점으로 꼽는다. “도서관 책장, 복도와 강당 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면들이 특별함을 만든다”(영국 가디언)는 호평과 “왕따, 대학 입시, 사회 불평등, 10대 임신 등 아찔한 문제를 다루지만 일부는 피상적”(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라는 비판 등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지만 코로나19 같은 좀비 바이러스가 초래한 혼란과 한국적 요소를 결합한 데 공통적으로 주목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흥행한 ‘K콘텐츠’들은 ‘지우학’처럼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같은 전방위적 위기나 빈부 격차 등 구조적 병폐 속에 인간성 말살을 드러내는 것이다. 영미권 작품 중에도 SF시리즈 ‘블랙미러’(2011~19),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어즈 앤 이어즈’(2019) 등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인기작이 있지만 한국의 시공간과 휴먼 드라마 요소는 차별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다. 2019~21년 발표된 ‘킹덤’ 시리즈는 조선 후기 절대 빈곤층의 좀비화를 통해 정치의 무능을 비판했고, ‘지우학’도 학교폭력 문제를 잔인하게 묘사한 동시에 국가 시스템의 책임을 지적한다. 영화 ‘#살아있다’는 아파트에 갇힌 이들의 생존과 탈출을 통해 고립된 개인들을 그린다. 다른 작품도 비관적 분위기는 팽배하다. 지난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양극화와 경쟁 사회에 대한 비유를, 미스터리물 ‘지옥’은 죽음을 앞둔 인간의 나약함과 이를 악용하는 사이비 종교 등 여러 집단을 등장시켰다. 영화 ‘사냥의 시간’도 근미래 한국에서 범죄를 계획하는 네 청년을 그린 스릴러다. 이 작품들이 국경을 넘어 인기를 얻은 바탕에는 좀비, 데스게임, 미스터리, 스릴러 등 팬층이 두터운 장르라는 점이 깔려 있다. 여기에 사회 비판과 나약한 인간 모습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더했다. 팬데믹으로 일상화된 공포를 살고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유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 상황 등과 맞물려 해외에서도 코드가 잘 맞았다”며 “해외 오락물은 글자 그대로 오락과 재미 위주로 만드는데 한국은 오락물이면서 사회적 묘사가 풍부해 신선하게 느끼고 작품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잔인하고 암울한 세계 속에 휴먼 드라마 요소를 녹인 점도 한국 콘텐츠의 다른 ‘한 끗’이다. 가족, 친구 등 인간 관계가 중시되고 이 과정에서 가족애와 희생, 사랑이 빠지지 않는다. 흉측한 괴물이든 굶주린 좀비든 서사와 사연을 불어넣어 감정 이입 가능한 캐릭터가 탄생한다. ‘지우학’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한국 장르물의 강점은 감정이 더 깊다는 것”이라며 “시청자도 창작자도 깊은 정서를 가지고 내용과 인물을 만들다 보니 공감과 파급력도 크다”고 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도 디스토피아 전성기에 영향을 미쳤다. 광범위한 구독자 유치를 위해 보편성과 지역색을 적절히 결합하는 전략을 활용하면서 고예산 장르물 제작으로 이어졌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해외 플랫폼의 콘텐츠는 보편적이고 익숙한 포맷에 다양한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옷을 입어야 한다”며 “따라서 관객에게 빠르게 소구할 수 있는 게임적 요소가 강한 장르, 긴장감과 흥분·카타르시스를 주는 작품이 많다”고 분석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크리처나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은 로맨스 같은 밝은 장르보다 문화적 장벽이 낮아 세계 순위 최상위권에 포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제작을 노리는 시나리오 역시 기존 흥행작과 유사한 종류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제작사 및 OTT 관계자들은 범죄물이나 누아르, 10대의 성이나 범죄 등 논쟁적 소재를 다룬 시나리오가 최근 1~2년 사이 더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와 내년 공개되는 콘텐츠에도 ‘연상호 유니버스’의 작품 ‘괴이’와 ‘돼지의 왕’(이상 티빙)을 비롯해 ‘정이’, ‘스위트홈2’(이상 넷플릭스), ‘경성크리처’(미정)가 포함됐다. 오는 16일 디즈니+가 공개하는 ‘그리드’는 태양풍에서 인류를 구원한 뒤 사라진 미지의 존재가 살인마의 공범으로 나타난다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한국식 디스토피아물의 그림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말의 희망도 없는 극단적 상황을 설정하고 서로 배신하거나 목숨을 빼앗는 전개가 반복되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돈을 위해 성(性)을 무기로 이용하거나(‘오징어 게임’), 사적 복수와 테러를 저지르는 내용(‘지옥’)이 문제로 지적된 이유다. ‘지우학’도 학교폭력을 액션 영화처럼 묘사하고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 장면을 상세히 그려 논란이 됐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교폭력, 이주민, 불평등 같은 문제를 드라마가 다루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이슈라는 뜻이지만 주제 의식과 관계없이 선정적·자극적인 묘사가 이어지면 수용자는 금방 무감각해질 수 있다”며 “오락적 요소는 당장 인기는 끌 수 있지만 부메랑이 돼 진짜 사회문제에 무기력해지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이병헌 이민정 부부·홍윤화 확진…방송가 코로나 계속 확산

    이병헌 이민정 부부·홍윤화 확진…방송가 코로나 계속 확산

    배우 이병헌·이민정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방송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병헌과 이민정은 각각 지난 7일과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민정은 이병헌의 확진 이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던 중 진행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백신 접종을 3차까지 마친 상태이며 현재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소속사들은 전했다. 이병헌의 확진으로 그가 출연하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촬영을 중단했다. 이후 전 스태프와 출연진도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올해 방송 예정이며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등이 출연한다. 코미디언 홍윤화도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홍윤화가 스케줄 소화를 위해 자가 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윤화는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고 큰 증상은 없다고 소속사는 설명했다. 그의 배우자인 코미디언 김민기는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시비 중 휴대전화 파손”…‘징맨’ 황철순, 벌금형 약식기소

    “시비 중 휴대전화 파손”…‘징맨’ 황철순, 벌금형 약식기소

    자신을 촬영하는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부순 혐의를 받은 헬스 트레이너 황철순(39)씨를 검찰이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피의자를 정식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심리 등을 통해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사안이라고 판단될 때 검찰은 약식기소를 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박규형)는 지난달 18일 황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기소를 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거리에서 20대 남성 2명을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피해자들이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하는 것을 보고 다가가 “나를 찍은 것이냐”고 물었고, 이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피해자의 얼굴을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바닥에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폭행 혐의도 적용했지만 피해자들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됐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다. 당시 황씨가 피해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폭행을 하는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졌고, 황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어떠한 일의 사실관계를 떠나 모든 것은 그동안 제가 했던 잘못된 언행에서 비롯된 일이다. 비판과 비난은 모두 감수하고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가 이렇게 큰 몸과 힘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잘못을 저지르고 그 대처에 있어 성숙하지 못했다. 법이 용서하고 피해자분들께 합의를 받았을지라도 더욱 자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황씨는 tvN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 ‘징맨’으로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황씨는 2015년에도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때려 2016년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그해 12월에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에 지레 겁먹고 기죽지 말자/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에 지레 겁먹고 기죽지 말자/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교수

    1764년 정월 청나라 수도 베이징에 조선의 사은사 겸 동지사 이달 일행이 머물렀다. 영조가 황제에게 세손(훗날 정조) 책봉을 감사하고 조공의 예를 갖추고자 파견한 연행사(燕行使)였다. 그런데 영조는 곧 지중추부사 장채유를 급히 베이징에 파견해 이달 일행이 타고 간 수레를 부수고, 청 예부에 그들의 죄를 다스려 달라고 청했다. 게다가 그들이 돌아오면 파직이나 유배를 내리겠다고 선수를 쳤다. 죄목은 영조가 그들에게 말을 타라고 명했는데, 이를 어기고 수레를 탔다는 것이다. 종래 연행사의 정사·부사는 가마를, 서장관은 수레를 탔다. 이번에는 정사·부사까지 수레를 탔는데도 말을 타지 않았다고 죄를 물었다. 영조가 연행사에게 말을 타라고 명한 데는 곡절이 있었다. 청 건륭제는 1763년 6월 조선에 가는 칙사에게 가마 대신 말을 타라고 명했다. 만주인이 본디 말을 잘 타는 데다 중대 사명을 띤 자가 편하게 다녀서는 안 되고, 외번(外藩) 조선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청 사신 홍영 일행은 조선에서 가마를 타지 않았다. 영조는 건륭제가 조선을 어여삐 여긴다고 감복해 충심으로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연행사로서 감히 가마를 탈 수 없으니, 말을 타라고 지시했다. 며칠 후 영조는 평안도 관찰사와 의주 부윤이 올린 장계에서 정사·부사가 수레를 탔다는 구절을 읽고 깜짝 놀랐다. 청에 지레 겁을 먹고 기가 죽은 영조는 의주 부윤을 유배하고 평안도 관찰사를 파직했다. 그리고 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장채유를 베이징에 급파해 신하를 닦달하고 처벌하겠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때까지 청은 연행사가 수레를 타는 일을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그렇지만 영조가 벌을 내리라고 요청한 이상 황제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륭제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칙사는 원래 말 타는 데 익숙한데, 편안을 좇다 보면 체통을 잃을 수 있어 가마 대신 말을 타라고 명했단다. 반면에 조선 사신은 토속(土俗)에 따라 수레를 탔으니 처벌해서는 안 되며, 앞으로도 베이징을 드나들 때 수레를 이용하라고 허락했다. 영조는 머쓱했다. 영조의 과잉 반응은 청의 습속과 건륭제의 속내를 모른 채 그저 눈치만 살피며 섬기는 데 익숙한 사대주의 외교가 빚은 눈물겨운 코미디였다. 건륭제는 조선의 부담을 덜어 주기보다는 청의 법도를 지키기 위해 칙사의 가마 타기를 금지했다. 청은 수백만 명의 만주족이 수억 명의 한족(漢族)을 지배하는 국가였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만주족이 한족에 녹아들어 세력을 잃게 마련이다. 동화의 함정이었다. 몽골은 유라시아대륙에 전무후무한 세계제국을 건설했지만, 한화정책(漢化政策)을 추진하다 중국을 통치한 지 100년도 안 돼 만리장성 이북으로 쫓겨났다. 유목민족의 기상을 잃었기 때문이다. 청은 몽골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만주족 고유의 법도, 곧 국어(만주어), 기사(騎射·말타기와 활쏘기), 검박(儉朴·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유목민족으로서의 상무(尙武) 정신과 강건한 생활습관 준수를 국책의 근간으로 삼은 것이다. 건륭제는 매년 가을 열하(熱河) 북쪽 사냥터 무란에서 대규모 몰이사냥을 벌여 모범을 보였다. 오늘날 한국은 어떠한가. 시대도 세상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세계 10위권 경제부국 군사강국이다. 게다가 중국에는 없는 자유ㆍ민주ㆍ인권을 향유하고, 세계 최강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다. 중국에 지레 겁먹고 기죽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도 왜 중국 앞에 서면 작고 약해지는가. 은연중에 한국 지도층이 아직도 중화 사대주의에 물들어 있는 게 아닐까. 올해부터 영조와 같은 정신 장애에서 벗어나 국가의 품격에 맞게 중국을 상대하는 한국을 보고 싶다.
  • ‘코로나 가짜 뉴스 방치’ 스포티파이 ‘엑소더스’, 누구에게 잘못 있었나

    ‘코로나 가짜 뉴스 방치’ 스포티파이 ‘엑소더스’, 누구에게 잘못 있었나

    스포티파이 인기 팟캐스트서백신 관련 가짜 뉴스 퍼트려유명인 이탈 이어지자 늑장 대응지난해 국내에도 진출했지만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평을 받았던 스포티파이가 백신 관련 가자 뉴스로부터 대중을 보호하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다.  뉴욕타임스·CNN비즈니스·UPI뉴스·9to5Mac이 5일(현지 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코미디언 존 로건이 운영하는 팟캐스트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가짜 뉴스에 관련해 스포티파이가 늑장 대응을 하며 비난받았다. 논란에 즉각 대응하지 않고 이날에야 슬쩍 일부 방송을 지웠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존 로건이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를 공유하는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에 이르러셔야 그의 방송분 중 일부를 삭제했다. 이를 두고 유명인들 사이에서 이탈 주장이 나오자 그제서야 반응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나온다. 살제 현지 유명인들이 “백신 관련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로건 때문에 이 플랫폼을 떠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었다. 포크록 가수 닐 영이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원을 내리고 싶다고 공개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부부, 영국 해리 왕자 부부도 이탈을 준비한다는 현지 보도가 전해졌다. 존 로건은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더 조건 익스피리언스’에서 토크쇼를 진행했는데, 이중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을 퍼트리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됐다. 코너 인기도 때문인지 침묵하던 스포티파이가 논란이 확산하자 그제야 늑장 대응에 나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추측했다. 스포티파이는 존 로건의 팟캐스트 녹음분 중 70편을 삭제했다. 다만 삭제된 분량은 2009~2018년 녹음된 것이다. 이 시기는 코로나19 백신 관련한 방송이 올라왔던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삭제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퍼졌다. 스포티파이는 구체적인 삭제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건과 그의 팟캐스트 방송 출연진은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등의 가짜 뉴스를 퍼트려 논란을 일으켰다. 로건이 스포티파이에서 수년간 팟캐스트를 진행한 점 등 때문에 스포티파이는 그를 일찍이 제재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실제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회사 직원들 간의 타운홀 미팅에서 조 로건을 두고 “회사 경쟁력 확보를 필수 요소”라고 했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로건은 2009년 온라인 방송을 시작해 유튜브 스타덤에 올랐다. 2020년에는 스포티파이와 독점 계약을 했다. 그가 진행하는 더 조건 익스피리언스는 스포티파이 인기 팟캐스트다. 이전엔 애플 팟캐스트에서 방송을 진행했었다. 로건은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이 일으킨 논란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일쯤 사과 영상을 올리며 “균형잡힌 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었다. 또한 “잘못된 정보를 전하지 않겠다”면서 “팟캐스트 방송에서 사람들과 단순 재미를 위해 대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른 역할도 강구하겠다”고 했다. 현지 매체는 로건이 단순히 스포티파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했다면 스포티파이의 잘못이 아니겠지만, 스포티파이가 지난해 로건과 계약을 통해 해당 방송들을 플랫폼으로 들였다는 점에서 스포티파이의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국내에 상륙, 현지화를 무시한 가격을 책정했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좀처럼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이를 두고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초기 진단도 나온 바 있다.
  • 제작진 절반 20대, 거침없는 일침…MZ세대 공감 ‘SNL 코리아’

    제작진 절반 20대, 거침없는 일침…MZ세대 공감 ‘SNL 코리아’

    20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요즘 방송가와 정치권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거침없는 정치·사회 풍자로 시즌2를 채운 ‘SNL코리아’(SNL)다. “정치는 양쪽 진영의 팬덤이 갈라져 있어 풍자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요. 외부 공격에 대한 맷집과 풍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테크닉이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SNL의 성공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1~17년 tvN에서 방송한 SNL 9개 시즌에 참여했고 지난해 9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4년 만에 ‘리부트’ 시즌1을 선보인 주인공이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시즌2는 정치 풍자가 더 매워졌다.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학력 위조, 대선 양자토론 등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이슈를 건드린 ‘핫한’ 코너다.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가 간다’는 ‘밸런스 게임’을 가장해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코미디는 그 시대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을 해야 하기에 정치 풍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안 본부장은 “‘콜드 오프닝’은 제가 뼈대를 짜고 작가진이 대본을 쓰는데 녹화 직전까지 일곱 번 정도 수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도 화제성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나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소재로 등장하고, MZ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콩트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작가 16명과 PD 14명의 제작진 중 절반을 20대로 꾸린 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50대인 안 본부장은 “젊은 제작진이 하는 이야기나 최신 유행을 계속 공부한다”고 했다. 배우 주현영이 연기하는 주기자는 MZ세대의 공감을 크게 얻은 캐릭터다. “이번 SNL 최고 스타는 단연 주현영씨”라고 치켜세운 안 본부장은 “마지막에 오디션을 봤는데 보물을 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OTT로 넘어온 후 생방송 대신 공개 이틀 전 녹화로 바꿨지만 공연 방식은 고수하고 있다. 다른 관객을 대상으로 총 2회 공연하는 것이다. 직접 객석에 앉아 첫 관객의 반응을 체크한다. 불쾌감을 주거나 ‘썰렁한’ 내용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고 소신을 덧붙인 그는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풍자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병헌도 “미친 것 같다”던 SNL…정치풍자·MZ세대 다 잡은 비결은

    이병헌도 “미친 것 같다”던 SNL…정치풍자·MZ세대 다 잡은 비결은

    대선후보 패러디 화제…“풍자, 맷집 있어야죠” 20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요즘 방송가와 정치권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거침없는 정치·사회 풍자로 시즌2를 채운 ‘SNL코리아’(SNL)다. “정치는 양쪽 진영의 팬덤이 갈라져 있어 풍자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요. 외부 공격에 대한 맷집과 풍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테크닉이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SNL의 성공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1~17년 tvN에서 방송한 SNL 9개 시즌에 참여했고 지난해 9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4년 만에 ‘리부트’ 시즌1을 선보인 주인공이다.시즌1이 배우 이병헌, 하지원, NCT 등 각 분야 스타들을 배치했다면, 지난해 12월 시작한 시즌2는 정치 풍자가 더 매워졌다.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학력 위조, 대선 양자토론 등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이슈를 건드린 ‘핫한’ 코너다.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가 간다’는 ‘밸런스 게임’을 가장해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코미디는 그 시대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을 해야 하기에 정치 풍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안 본부장은 “‘콜드 오프닝’은 제가 뼈대를 짜고 작가진이 대본을 쓰는데 녹화 직전까지 일곱 번 정도 수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 절반이 20대…“젊은층에게 배운다”호스트들은 “여기 있는 크루들 다 미친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방송에서 보지 못한 풍자와 ‘19금’을 시도하다보니 종종 연기를 꺼려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코미디를 위한 원칙이다.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도 화제성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나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소재로 등장하고, MZ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콩트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20~30대에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기 위해 호스트와 제작진도 대거 젊어졌다. 작가 16명과 PD 14명의 제작진 중 절반을 20대로 꾸린 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50대인 안 본부장은 “젊은 제작진이 하는 이야기나 최신 유행을 계속 공부한다”고 했다. “주기자, 이번 시즌 최고 스타…2회 녹화로 내용 검증”배우 주현영이 연기하는 주기자는 MZ세대의 공감을 크게 얻은 캐릭터다. 선배 앵커에게 혼나고 울먹였던 인턴은 이제 대선 후보를 만나도 쫄지 않는다. “이번 SNL 최고 스타는 단연 주현영씨”라고 치켜세운 안 본부장은 “마지막에 오디션을 봤는데 보물을 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민교·권혁수 등 기존 크루들을 포함해 원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여기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OTT로 넘어온 후 생방송 대신 공개 이틀 전 녹화로 바꿨지만 공연 방식은 고수하고 있다. 다른 관객을 대상으로 총 2회 공연하는 것이다. 직접 객석에 앉아 첫 관객의 반응을 체크한다. 불쾌감을 주거나 ‘썰렁한’ 내용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고 소신을 밝힌 그는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풍자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큰 힘엔 큰 책임감”… 카카오·네이버 등 한국 빅테크에 경종

    “큰 힘엔 큰 책임감”… 카카오·네이버 등 한국 빅테크에 경종

    美코미디언 조 로건 팟캐스트 진행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2020년 1억 달러에 팟캐스트 계약 조 로건, 로버트 멀론 박사 인터뷰mRNA 백신 등 거짓 사실 게시해가짜뉴스에 분노한 가수 닐 영 등“스포티파이는 내 음악 전부 내려라” 비난 일자 스포티파이 뒤늦게 사과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커져카카오 사태 등 ‘디지털=책임’시사“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지난달 15일 한국에서도 개봉돼 누적관객 수 736만명을 동원한 영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의 명대사다. 이 영화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것은 MCU의 닥터 스트레인지와 연결되고 3대 스파이더맨이 총출동하는 ‘스파이더버스’가 등장해서만은 아니다. 스파이더맨이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인식하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잘 보여 주며 관객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철학은 한국의 설 연휴, 미국에서는 1월 말에 터진 일명 ‘조 로건과 스포티파이’ 사태와 맞물리면서 더 화제가 됐다.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무한 성장 중임에도 사회적 책임은 피하려는 테크 기업들의 태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플랫폼은 중립적이지 않고 이용자(소비자)를 끌어모아 비즈니스를 할 때는 그에 따르는 책임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한국에서도 ‘카카오 사태’와 맞물려 큰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다. ●팟캐스트 유해성 논란 글로벌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24일 원로 포크록 가수 닐 영으로부터 “내 모든 곡을 스포티파이에서 내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영은 스포티파이의 대표 팟캐스트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내 음악을 전부 내려 달라. 스포티파이는 나와 조 로건 중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것이다.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는 자신이 mRNA 백신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로버트 멀론 박사가 출연했다. 멀론 박사는 이 팟캐스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거짓 정보를 검열 없이 퍼뜨렸다. 그는 mRNA 백신을 혼자 개발한 사람이 아닐뿐더러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로 인해 트위터 계정이 삭제되기도 한 문제의 인물이었다. 이날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서도 그는 “mRNA 백신이 위험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과학자들과 의료 전문가들이 멀론 박사의 허위 정보 유포를 문제 삼자 유튜브는 멀론 박사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삭제 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그의 에피소드(1757회)를 현재(2월 2일)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닐 영은 스포티파이의 무대응에 분노하다가 결국 자신의 음악을 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논란이 된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는 스포티파이가 2020년 5월 무려 1억 달러(약 1106억원)를 주고 팟캐스트 독점 계약을 맺으며 영입한 콘텐츠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조 로건은 11년간 팟캐스트 시리즈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앤드루 양 등을 출연시키면서 영향력과 상업성을 과시해 왔다. 머스크가 방송에 나와 대마초를 피워 테슬라 주가를 폭락하게 만든 것도 이 방송이었으며 복서 마이크 타이슨이 11세 때부터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한 것도 모두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서였다. 스포티파이와 독점 계약하기 전까지 매달 19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연간 수익도 3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팟캐스트’의 대표 인물이었다. 청취자 평균 연령이 24세이기 때문에 ‘젊은층’에 타기팅이 돼 있고 광고료도 최소 100만 달러를 내야 하는 등 광고 수익도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한다. 스포티파이는 2020년 ‘팟캐스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이 분야 슈퍼스타 로건을 영입했고 이는 스포티파이를 애플 아이튠스를 제치고 ‘팟캐스트’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스포티파이는 1억 달러에 로건을 영입, 주가도 끌어올렸고 점유율까지 모두 잡았다.●스포티파이의 이중 잣대 스포티파이의 선택은 컨트리 가수 닐 영이 아닌 ‘당연히’ 슈퍼스타 조 로건이었다. 닐 영이 ‘음원 철회’를 요구한 이틀 뒤 스포티파이는 즉각 닐 영의 음악을 내렸다. 하지만 포크 가수의 대모 격인 조니 미첼도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곡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히고 팟캐스터이자 유명 교수인 브레네 브라운도 당분간 스포티파이에 콘텐츠를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상이 변했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부부의 콘텐츠 제작사 아르케웰 프로덕션은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유통한 스포티파이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뮤지션들과 팟캐스터들이 닐 영과 ‘연대’ 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데다 스포티파이의 정책에 대한 비난이 일자 지난달 30일 스포티파이는 ‘콘텐츠 권고안’을 만들고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콘텐츠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니얼 에크 스포티파이 CEO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팟캐스트에 콘텐츠 권고안을 붙여 이용자들이 팬데믹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 관련 팟캐스트에서 콘텐츠 권고를 레벨로 탑재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에크 CEO는 “우리는 전체적인 콘텐츠 운영 정책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했다. 이제는 의학계와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는 사실과 정보에 대한 접근과 균형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났다. 로건도 문제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백신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홍보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 팟캐스트로 단지 사람들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한 발언의 일부를 인용한 기사를 근거로 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며 백신 회의론 관련 논란이 된 에피소드와 출연자들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로건은 “멀론 박사는 매우 공신력 있고 신빙성과 신뢰감 있는 전문가이지만 주류 시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사태는 로건과 스포티파이가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실리콘밸리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플랫폼, 중립성보다 책임 요구 커진다 구글(유튜브), 페이스북(현 메타), 트위터 등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원 서비스, 우버·리프트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서비스 등은 ‘플랫폼’을 지향하며 성장했다. 기술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이용자들이 사용하게 하고 수수료나 광고료 등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수익과 영향력은 커졌다. 이들은 그동안 한결같이 ‘플랫폼 중립성’을 내세웠다.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이용자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지 않으며 단지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이 공공연하게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에 퍼지면서 플랫폼의 중립성보다 ‘플랫폼 책임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특히 페이스북 등이 알고리즘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도 ‘클릭’과 ‘광고’를 위해서라면 광범위하게 유포하는 것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내부 폭로로 밝혀지면서 실리콘밸리 기업의 중립성도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포티파이도 음원 서비스로 성장하고 상장할 때는 ‘플랫폼 중립성’이란 것을 페이스북이나 구글(유튜브)에만 해당되는 이슈로 인식했다. 그러나 팟캐스트 사업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로건이 독점 계약을 한 순간 사실상 스포티파이 직원과 다름없는 상황이 됐다. 오디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급증하고 정치적인 콘텐츠의 경우 편중이나 유해 여부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 스포티파이의 고민이다. 조 로건과 같은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인기 팟캐스트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단순한 유통 업자를 넘어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스포티파이는 대화 공간의 개방성과 수익성 좋은 특정 팟캐스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모두 추구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중적 잣대를 유지했다. 수익성도 높이고 크리에이터와의 관계도 좋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로건 사태를 앞에 두고 이중적 태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결국 자극적 정보를 스스로 만들고 유통하며 인기를 끌었던 조 로건이 역설적으로 ‘플랫폼은 중립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담백하게 드러낸 셈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대기업, 스타트업이 ‘플랫폼’을 지향하며 이용자들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길은 더이상 없어 보인다. 이용자들이 잘 읽지 않는 ‘계약서나 약관’을 내세우며 책임을 피해 나가기 힘들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디지털과 책임’은 동의어가 돼 가고 있다. 더 밀크 대표
  • “홀로코스트는 인종 문제 아냐” 우피 골드버그 2주간 출연 정지

    “홀로코스트는 인종 문제 아냐” 우피 골드버그 2주간 출연 정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 우피 골드버그가 공동 진행하는 A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뷰’를 시청하던 이들은 귀를 의심해야 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흑인 여배우인 그녀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 학살)를 두고 ‘두 그룹의 백인들’이 관여된 문제라며 홀로코스트가 “인종(차별) 문제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이기도 한 골드버그는 2007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해 왔는데 테네시주 맥민 카운티 교육청이 유대인 작가 아트 슈피겔만의 책 ‘쥐(Maus)’에 누드와 욕설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교과 과정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문제의 발언을 하게 됐다. ‘쥐’는 만화 형식으로 홀로코스트를 다뤄 1992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방송 후 몇 시간 만에 첫 번째 사과를 했다. “어제 방송에서 말을 잘못했다. 홀로코스트는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가 정말 맞다. 왜냐면 히틀러와 나치가 유대인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은 신중해야 하고, 내 발언도 마찬가지”라며 “내 발언을 후회하고 수정한다. 유대인 공동체와도 입장을 같이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뒤 유명 심야 토크쇼인 CBS 방송의 스티븐 콜버트가 진행하는 ‘레이트 쇼’에 출연해 해명하려다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녀는 나치가 거짓말을 했으며, 인종이 아닌 민족과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 것이었다. ABC 방송은 골드버그가 자신의 “그릇되고 상처주는 발언”으로 출연 금지 처분을 달게 받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킴 고드윈 ABC 방송 회장은 지난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골드버그가 사과했지만, 그녀에게 시간을 두고 발언의 여파를 숙고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 방송국 전체는 유대인 동료와 친구들, 가족들, 공동체와 연대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가 구설수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폴란드계 프랑스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과거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진짜 성폭행은 아니다”고 엄호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았다. 또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촉발된 후 미국의 유명인사 중 처음 유죄 선고를 받았던 코미디언 빌 코스비를 옹호했다가 문제가 되자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허참을 만난 것은 2016년 11월 말 그의 남양주 농장에서였다. 농장을 자신만의 휴식, 휴양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외부 손님을 받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리뉴얼해 ‘참스팜스’라는 간판으로 새로 문 연 직후였다. 마당 한켠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자기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사들의 삶을 긴 호흡으로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를 담당하고 있던 나는 MC계 거목인 그를 연예담당 기자를 통해 어렵사리 섭외할 수 있었다. 그는 농장 건물 내부를 1층부터 2층까지 안내하고 자신이 아끼는 뒷마당 텃밭도 구경시켜 주었다. 밭에서 채소들을 직접 길러 먹고 손님들에게도 내놓는다고 했다. 2층에는 MC, 가수, 배우로서 다양한 인생 궤적이 담긴 사진과 포스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수많은 전시물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25년간 진행했던 KBS ‘가족오락관’의 네온사인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쉴새 없이 풀어내는 인생 이야기는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잠시 쉬어갈 때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신의 건강지식을 풀어놓았다. 당시 그는 종편채널에서 ‘엄지의 제왕’이라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정 제품 홍보가 될 수 있어서 방송에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김 기자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몇가지 ‘건강비책’을 일러주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질 때에는 “언제 가족들과 한번 놀러 오세요. 우리 농장에는 없는 게 없어요. 꼭 오세요 꼭.”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가 1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73세. 그가 5년 전 풀어 놓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약간의 가필을 거쳐 다시 싣는다. 기사의 지면 게재일은 2016년 12월 8일이었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1>MC계의 ‘팔방미인’ 허참 허참(67)은 얼마 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기 농장을 일반에 오픈했다. 음식을 먹고 노래를 듣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참스팜스’라는 간판을 세웠다. 2층은 일종의 기록실로 만들었다. 자신의 예능 40여년 역사가 담긴 사진, 포스터, 앨범들을 한데 모았다. 자신이 직접 그린 회화 작품들도 걸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 여의도 KBS 녹화홀에서 25년 동안 실제로 썼던 ‘가족오락관’ 네온사인이다. “창고에 처박아 두면 그냥 썩는다고, 방송국에서 선물로 주더군요. 그걸 여기 가져와서 전원을 연결하니까 불이 들어오는데, 눈물이 납디다. 그 오랜 시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느라 고생했다. 이제는 내가 널 지켜봐 줄게, 이렇게 다짐했어요.”●1973년 여동생 결혼 밑천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 -기차가 덜컹거리며 부산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속으로 웃음이 났다. 아무 대책 없는 ‘무작정 상경’의 주인공이 내가 되다니. 군에서 막 제대한 1973년의 어느 날이었다. 지갑 속엔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오빠가 나중에 돈 벌면 몇 배로 갚아줄게.” 결혼 밑천 삼는다고 고이 모아 온 여동생의 돈이었다. -서울살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애초부터 내집 같은 것은 없었으니 군대나 고향 친구들 집을 번갈아가며 하루하루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정동 MBC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친구 집에 얹혀살게 됐는데, 자전거로 채소나 생선 같은 것들을 배달해 주며 공짜 숙식의 대가를 치렀다. 그러고 있다 보면 코미디언이 됐든, MC가 됐든, DJ가 됐든 뭐라도 하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그해 겨울 군대 친구와 함께 종로에 나갔다가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를 지나치게 됐다. 문앞에 탄산음료 ‘오란씨’ 시음 행사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짜 음료수 한 잔 얻어먹을 요량으로 안에 들어갔다. (입구에 유난히 코가 큰 사람이 서 있었는데, 쉘부르의 주인이자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PD 겸 DJ로 활동하던 이종환 선생이었다) 무대에서는 이태원, 전언수씨로 구성된 통기타 듀오 ‘쉐그린’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마친 그들이 객석 손님들에게 경품을 나눠주는 행운권 추첨을 시작했다. 내가 당첨됐다. -“무대로 잠깐 올라오세요.”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내 말 몇 마디에 공연장은 폭소와 박수로 가득 찼다. 정신없이 웃던 이태원씨가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 그게…기억이 안 나네요.” “허 참, 자기 이름도 몰라요?” “앗,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나요? 저는 허참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종환 선생이 나를 불렀다. “여기에서 일해 볼 생각 없나?” -월급은 없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니 그걸로 감지덕지였다. 청소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틈틈이 손님들 신청곡 받아 노래를 틀어주는 게 나의 일이었다. 그러다 잠깐씩 무대에 올라 짤막하게 MC를 볼 일이 생겼는데, 차츰 “쉘부르에 명물이 하나 들어왔다”고 입소문이 났다. 날 보러 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면서 몇 달 후에는 어니언스, 쉐그린, 김정호, 김세화, 권태수 같은 포크 스타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정식 MC로 승격이 됐다. 스탠딩 코미디와 노래를 섞은 ‘허참쇼’라는 코너도 만들어졌다.-MBC의 라디오 PD 겸 DJ였던 박원웅 선생이 어느 날 나를 불렀다. “우리 회사에서 ‘청춘은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DJ 한번 해 볼 생각 없나.”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전거에 동태 궤짝이나 채소 꾸러미를 싣고 지날 때 그토록 높게만 보였던 MBC 사옥. 그곳에 내가 입성한다.’ 나는 그때까지도 쉘부르의 객석에서 소파 몇 개 붙여놓고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는 신세였다. 노래 ‘편지’의 성공으로 형편이 나아진 어니언스 임창제가 물려준 슬리핑백이었다. 방송 DJ를 시작하면서 동대문 근처에 방을 얻은 나는 임창제의 슬리핑백을 의기양양하게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고 쉘부르 시대를 마감했다. ●남다른 입담…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서 운명의 MC 제안 -우리 집안의 뿌리는 황해도다. 나도 1949년 거기에서 태어났는데, 이듬해 6·25 전쟁이 나자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월남을 했다. 어쩌다가 땅끝인 부산까지 와서 부민동에 터를 잡고, 부산지방 법원에 주사로 취직을 했다. 공무원 아버지를 둔 덕에 생활은 적당히 풍족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소고기 반찬을 싸 주면 나보다 못사는 아이가 배급받아온 옥수수빵과 바꿔 먹기도 했다. -그 당시 법원 주사 정도면 마음 먹기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정한 청탁으로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자 신분증 집어던지고 며칠 동안 출근을 안해서 같은 부서 동료들이 와서 겨우 모시고 갔던 기억도 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대쪽처럼 살면 뭐하냐. 실속 좀 차리지”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었다.-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1956년 부민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가 여러 번 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그려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미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었다면 남다른 끼와 말솜씨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소풍 가서 사회를 보는 일은 늘 내 차지였다. 그래선지 말이나 행동에 남다른 스타 의식이 강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교문에서부터 영화배우처럼 겉멋을 부리며 걸었다. 저 멀리 3층 교실 창문에서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여자애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과장되게 폼 잡으며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했다. 그때 사진을 지금 보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만들었던 것은 나의 성우 흉내였다. ‘삼국지’, ‘수호지’,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라디오 드라마를 듣고 외워 성대모사를 하면 식구들, 친구들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국어 시간에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미망인 모씨는~’으로 시작하는 고전 ‘조침문’을 ‘전설 따라 삼천리’의 성우 유기현씨 목소리로 읽어주면 교실은 난리가 났다. -웅변도 좋아해서 영도섬 등대 앞에 가서 소리 높여 목이 쉴 정도로 연습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한번은 중학교 때 ‘북괴 공산주의’를 타도하자는 주제의 웅변대회에 나가 목청 높여 “이 어린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를 말하고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학교 바깥에서 철조망에 개를 매달아 놓고 사정없이 몽둥이질을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때 개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 팔고 멍하니 서 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할머니가 등대 쪽에서 꼼장어 장사를 하셨는데 매일 같이 달려가서 꼼장어 먹고, 딱딱한 알사탕 입에 넣고 책가방 던져 놓고 물놀이를 했다. 앙장구(성게), 해삼, 멍게 이런 게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가세가 기울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렇지 않게 싸가지고 다녔던 소고기 구경을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할 수가 없었다. “크면 반드시 정육점을 할 거야. 그래서 소고기를 실컷 먹으리라.” 공부도 못했고 가세도 기울어서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영남상고에 들어갔는데, 막상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아버지는 “네가 장남인데 대학을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재수를 시작했는데, 길게 하지는 못했다. 안 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지금도 크다. -1972년 군 복무 중 ‘10월 유신’이 선포됐다. 박정희 정부는 전군에 ‘문화선전대 경연 행사’를 열어 유신의 필요성을 병사들에게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사단 웅변대회 선수로 뽑힌 나를 대대장이 불렀다. “이상용, 너는 오늘부터 웅변 대신에 유신헌법을 홍보하기 위한 문선대 경연 준비를 해라.” -유신헌법이 뭔지 내가 알 리 없었다.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우리 몸에는 우리 옷을 입어야 하는데, 유신헌법이야말로 우리 몸에 맞는 옷이다’란 내용을 주제로 코미디를 구성해 연기했고, 그걸로 사단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MC 겸 코미디 담당으로 예하부대를 돌며 유신 홍보 공연을 다녔다. MC와 코미디언으로서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얼마 후에는 사단 내 방송 DJ도 맡게 됐는데, ‘쌀’을 ‘살’로 발음하고 ‘의사’를 ‘어사’라고 말하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 문선대 공연에서야 사투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수단이었지만, 방송에선 아니었다. 교정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매일 책과 신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 또한 나중에 사회에 나와 큰 도움이 됐다. ●‘수그려라’가 제 좌우명… 저를 방송인으로 남게 한 건 8할이 ‘노력’ -박원웅 선생의 스카우트로 MBC 라디오 데뷔를 한 이후 몇몇 프로그램이 나를 더 따라왔다. 사람들은 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말투를 좋아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위기가 찾아왔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요계를 평정할 때였으니 1976년쯤인 듯한데, MBC 라디오의 간부 한 분이 나를 호출했다. “라디오 진행자를 모두 전문 아나운서로 교체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미안하다.” 교통정보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에서 하차하라는 말이었다. 방 한 칸 신혼살림에 아내는 첫아이를 임신한 상태. 세간이라곤 쌀통 하나뿐이고, 찬장도 없어 사과상자로 대신하고 있던 우리 부부였다. “저, 좀 더 잘하겠습니다. 이거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소용 없었다. 다시 실업자가 됐다. 폭음을 하고 들어가 아내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방송하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안 불러 주면 끝이다. ‘푸른 신호등’에서 졸지에 잘린 뒤 나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MBC 근처에 신발가게를 차렸다. 동대문 시장에서 패션구두 같은 것을 떼어다 아내와 같이 팔았다. 조용필이나 이은하 같은 당대의 스타들이 찾아와 도와주기도 했다. 하지만, 6개월도 안 돼 망했다. 장사는 말주변만 갖고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었다. 묘하게도 신발가게를 폐업하자 연달아 방송 요청이 들어왔다. 잠깐 동안의 실업자 생활과 신발가게 실패를 통해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 간단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해야 한다.’ -라디오로 주가가 오르면서 TBC ‘7대 가수쇼’ MC로 TV 데뷔를 했다. 운현궁 공개홀에서 남진, 나훈아, 이미자 등 당대의 스타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당시 고려진씨와 짝을 이뤘는데 최초의 남녀 공동 MC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150명 정도의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얼마 후에는 MBC ‘토요일 밤에’와 함께 주말 저녁을 양분하고 있던 TBC ‘쇼쇼쇼’의 MC로 위키리(이한필)의 뒤를 이어 발탁됐다. 쇼쇼쇼에서 나와 최고의 콤비를 이뤘던 정소녀씨를 만났다. ‘허참’ 하면 ‘정소녀’, ‘정소녀’ 하면 ‘허참’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나와 같이 MC를 보던 정혜경씨는 내 이름에 이어 자기 이름을 말하는 순서에서 돌연 ‘정소녀’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보기 드문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다. -한창 때에는 새벽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 아침에 ‘푸른 신호등’ 2시간 진행하고, 잠깐 쉬었다가 ‘싱글벙글쇼’ 2시간, 좀 있다가 ‘허참의 가요앙콜’ 2시간. 이런 식이었다. 방송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극심한 스트레스다. 수십년을 해도 마찬가지다. 거기에서 오는 긴장과 피로, 고독감을 술로 달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무교동 식당들에서 배달시킨 짬뽕, 짜장면에 소주를 마셔가면서 방송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청취자들은 내 옆에 배달음식 빈 그릇과 소주병이 수북이 쌓여있는지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심신이 헛헛해져 또다시 무교동 낙지골목 등을 훑고 다녔다. 그렇게 일에 술에 파김치가 돼서 집에 갔다가 새벽에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는데, 방송국에서 쓰러져 응급차로 실려간 적도 있었다. -나를 대표하는 ‘가족오락관’은 1984년 4월 3일 벚꽃이 한창일 때 처음 전파를 탔다. 내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공교롭게 마지막 1237회 녹화일이 2009년 4월 2일이었다. 하루도 어긋나지 않는 만 25년. 나의 청춘과 중장년이 그대로 녹아 있는 사반세기와 좀 더 따뜻하게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참 아쉽다. 새로운 포맷의 참신한 가족오락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갑자기 관두게 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KBS는 가족오락관 후속으로 ‘가정오락관’이란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몇 번 내보내고는 시청자 반응이 안 좋다며 폐지해 버렸다. 지금은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수그려라’가 나의 좌우명이다. 남을 존중하고 경청하려고 애쓴다. 남들 앞에 과하게 나서지 않으려 한다. 나는 항상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염두에 두고 무대에 오른다. 후배들한테 말한다. 분위기 뜨고 흥겹다고 해서 객석에 마이크 들이대며 반말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방송인으로서 나의 능력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끼’는 타고났을지 몰라도 나머지를 채운 것은 나의 부단한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젊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위해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유머집을 구입해 외우고 또 외웠다. 소설이건 수필이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 암기했다. 교수, 의사, 성악가, 요리사, 언론인 등 자기 분야의 고수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과의 얘기는 모두가 살아 있는 공부였고, 나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단련될 수 있었다. ■허참은 누구 본명은 이상용.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MC’ 중 한 명이다. TBC 동양방송, KBS 한국방송, MBC 문화방송에서 수많은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26년 동안 진행한 KBS ‘가족오락관’은 그의 이름과 동일시된다. 코미디언, 가수,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남상고, 동아대,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TV 프로그램 TBC ‘7대 가수쇼’ ‘쇼쇼쇼’ ‘전국 TOP10 가요쇼’, KBS ‘가족오락관’ ‘도전! 주부가요스타’ ‘왕건오락관’ ‘지구촌 노래자랑’, MBC ‘젊음은 가득히’ ‘지붕뚫고 하이킥’, 대전MBC ‘허참의 토크&조이’, SBS ‘빙글빙글 퀴즈’ ‘잉꼬부부 재치부부’, MBN ‘엄지의 제왕’ ▲라디오 프로그램 MBC ‘싱글벙글쇼’ ‘푸른 신호등’ ‘청춘은 즐거워’, SBS ‘허참의 즐거운 저녁길’ ▲음반 ‘왜 몰라주나’(1976년) ‘추억의 여자·소낙비’(2007년) ▲제29회 한국방송대상(2002년) 제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2005년) KBS 연예대상(2006년)
  • 공무원이 만든거 맞아?…콩트부터 뮤비까지 이색 유튜브 ‘눈길’

    공무원이 만든거 맞아?…콩트부터 뮤비까지 이색 유튜브 ‘눈길’

    서울 송파구청에는 남다른 인상을 풍기는 ‘10급 공무원 하찬은’이 근무한다. 바로 유튜브 홍보를 담당하는 구 미디어전략팀 이상철 주무관의 ‘부캐’(부캐릭터)다. 하찬은은 콧수염을 기르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구의 다양한 소식을 전한다. 성동구도 코미디 프로그램 못지않은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자치구들의 홍보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일방적인 정책 소개 위주의 딱딱한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기발한 영상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최근 송파구청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속에서 하찬은은 누군가와 통화하며 “너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 잘 만나고 다니더라. 대체 어딜 그렇게 쏘다는거야?”라고 따진다. 마치 헤어진 연인에 대한 전 남자친구의 집착처럼 보이지만, 영상을 끝까지 보면 코로나19 수동감시 대상자에게 접촉을 최소화하고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으라는 반전 메시지를 전한다. 이 주무관은 “구청 소식지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인기 유튜브를 참고한다”며 “구청 이미지를 벗어난 영상을 제작해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여태까지 흔쾌히 허락을 받았다”고 웃었다.성동구청 유튜브 채널에는 두 편의 뮤직비디오가 올라왔다. 한 중년 남성이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맞춰 “성동구로 오세요”를 연일 외친다. 또 ‘고백은 성동구에서’라는 제목의 영상은 트로트 가수 조정민의 목소리로 서울숲, 응봉산 팔각정 등 구의 데이트 명소들을 소개한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혁명적인 홍보 영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구청장들도 SNS를 통해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출생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난해 10월 유튜브를 통해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추리닝을 입고 달고나 뽑기 게임을 했다. 박 구청장은 “많이 해봤지”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바로 달고나가 부러져 웃음을 자아낸다. 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청년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편 홍보 방식 다양화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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