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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세에도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제갈삼 전 교수, “좌우명은 ‘잔심’”

    95세에도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제갈삼 전 교수, “좌우명은 ‘잔심’”

    “피아노와 난 하나지, 이것 없으면 어찌 살겠어?” 만 96세로 국내 최고령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제갈삼 전 부산대 교수. BBC 코리아는 지난달 초 부산 자택에서 만난 제갈 교수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 잡혔지만 피아노 건반을 가르는 손가락은 가볍고 경쾌하기만 했다고 지난달 26일 전했다. 제갈 교수는 일제 강점기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소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사범학교(5년제 중고등 교육기관)에 진학해 14세 때 피아노 특기생으로 뽑혔다. 10대 시절 큰 형이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야학을 세웠는데 누나가 음악 교사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지금 생각해도 참 멋진 일이야. 어느날 누님이 하얀 한복을 입고 야학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거야. 그게 내 눈에 천사로 보였어, 천사…. 내가 피아노를 하게 된 동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제갈 교수는 사범학교 졸업 후 19세 때 대구 수창국민학교에서 음악교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한국전쟁이 터졌다. 청년이면 누구라도 길을 걷다가 강제로 징집되는 시기였다. “책 사려고 부산 거리로 나왔는데, 딱 잡혀버린 거야. 잡혀갈건데 옆에서 어떤 이가 날 보고 ‘선생님!’하고 부르는 거야. 그러니까 경찰관이 ‘뭐? 이분이 너 선생님이야?’한 거지. 그래서 내가 살았다. 그때 교사는 살려줬다고….” 제갈 교수는 부산여중, 경남여고에서 음악교사를 하다가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로 1991년 정년 퇴임했다. 그 뒤에도 크고 작은 무대에 서는 등 지금껏 연주를 쉬지 않고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악보는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손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일일이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니고 손이 다 외우고 있어. 희한해요, 이게. 젊은 시절 열심히 해놓은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지난해 9월 부인과 사별하고 기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오후 피아노 연습은 빼먹지 않는다. ‘꾸준히 하는 마음’이 그를 지치지 않게 한다고 했다. “잔심(殘心)이란 말이 있어요. 사전을 찾아보니까 이건 꾸준히 하는 마음을 뜻해요. 내가 피아노를 꾸준히 치는 것도 잔심이야. 이 말이 참 좋지.” 지난해 7월 11일 제갈 교수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최고령 기네스 음악회’를 연 것이다. 1946년 악보 대신 건반을 두드리며 작곡한 독주곡 ‘감각적인 환상곡(판타지아 센티멘탈)’과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월광’ 전 악장을 연주했다. 제자인 소프라노 김유섬(창원대 교수)이 스승이 동료 문학 교사로 교유했던 고 김춘수 시인의 시에 선율을 붙인 가곡 ‘네가 가던 그날은’과 한하운 시인의 시에 선율을 입힌 ‘보리피리’를 들려줬다. 100세에 단순히 피아노 연주를 한 기록은 있지만, 음악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90대에 음악회를 개최한 건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외에는 없었다. 루빈스타인은 95세이던 1982년 세상을 떠났다. 기네스 등재는 진행 중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으면 해보자, 이런 마음에서 한 것이지 뭔가 도전 의식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무리해서 뭔가 도전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매일 피아노 치는 이유는 그거예요. 이렇게 기회가 허락하면 하려고 하는 거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돼요.” 제갈 교수는 자신의 연주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다음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주변 상황이 어려워지면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 그래도 기본은 ‘큰 힘을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라’는 것 말고는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5%도 힘드네”…지상파 연말 시상식 시청률 굴욕

    “5%도 힘드네”…지상파 연말 시상식 시청률 굴욕

    지상파 시청률 하락·코로나 등 여파MBC 연예대상, 7%로 최고 기록올해 지상파 3사 연말 시상식의 시청률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인 시상식은 MBC연예대상이었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MBC 연예대상은 시청률 7%를 돌파해 3사 시상식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다. 가요대제전 역시 MBC 가요대제전만 3사 중 5%를 넘었다. 연기대상은 4.5%였다. 연기대상에서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펜트하우스’ 등 인기작이 많았던 SBS가 5%를 넘어서 가장 높았다. KBS는 가요대축제 3%대, 연예대상 5.5% 연기대상 4.3%에 그쳤고 SBS 연예대상은 6.8%, 가요대전은 4.5%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예대상이 10%대로 두 자리수를 넘고 연기대상이 8%대를 보인 것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최근 방송 3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새 플랫폼 확산과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으로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영향력 축소를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상파 드라마 중 최초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품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연말 시상식 역시 하락세가 뚜렷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송사들이 무관중 진행 등 노력을 했지만, 일부 시상식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시청자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여기에 예년처럼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더욱 부진을 겪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20년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

    2020년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

    2020년 마지막 주간 베스트셀러는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1위를 차지하며 마무리했다. 4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12월 5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1위,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 2위를 차지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크라우드 펀딩 후원으로 전자책과 독립출판물을 냈으며, 단행본 출간 이후에는 독자들 입소문을 타고 상위권에 올랐다. 20대 여성층 구매가 가장 많지만, 20~40대까지 고르게 책을 샀다. 10주 연속 종합 1위 자리에 올랐던 ‘트렌드코리아 2021’은 3위로 하락했다. 한국사랑이 각별한 짐 로저스가 코로나 시기 속 세계 경제 흐름과 전망을 내놓은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가 4위로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집 ‘일인칭 단수’가 5위를 차지했다. 한편,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거둔 스테프니 메이어의 신간 ‘미드나잇 선’이 출간과 종합 25위에 진입했다. 10대 독자부터 30~40대 애독자층이 가세하며 겨울 서점가에 판타지소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다음은 교보문고 12월 5주 종합베스트셀러. 1.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2.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 3. 트렌드 코리아 2021(미래의창) 4.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리더스북) 5. 일인칭 단수(문학동네) 6.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김영사) 7.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알에이치코리아) 8.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위즈덤하우스) 9.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길벗) 10. 돈의 속성(스노우폭스북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그러니까 빙의가 될 거라고 했다. 무당이 바다에 빠져 죽은 넋을 건져 올릴 거라고. 정확히는 무당이 아니라 심방이었다. 제주도에서는 무당을 심방이라고 불렀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당연히 농담인 줄 알았다. 내가 아는 양 차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굿을 한다니. 그것도 아는 사람도 아니고 억울하게 죽은 귀신을 위해 제사를 올린다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주도의 밤이 푸른 이유는 어둠 속에 귀신이 섞여서 그런 거야.” 바다 위에는 아주 작은 불빛도 떠 있지 않았다. 양 차장의 말과 정반대로 하늘은 어두웠고 바다는 그것보다 더 어두웠다. 아득히 먼 곳에서 파도만 끊임없이 밀려왔다. 파도는 내 발밑에서 잠시 반짝이다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그 지루한 반복을 지켜보면서 돌아갈 핑계를 찾았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보다 지금 내 처지가 더 분하고 답답했다. 도대체 난 무엇을 바라고 제주도까지 내려온 걸까? 양 차장이 이렇게 변해버린 줄 알았다면 아마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따가 상주 역할 좀 맡아줄 수 있어?” “제가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왜 못해? 현충원에서 대표로 묵념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은 꺼림칙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상주를 맡으라니.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계신데 그런 역할을 맡아도 되는 건가? 만약 그게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경험은 전혀 해보고 싶지 않았다. 상주는 심방이 칼을 들고 춤을 출 때 그 앞에서 미안하다고 흐느끼며 대신 매를 맞아야 했다. 양 차장은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딱히 그런 일을 자처해서 겪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냥 한 번 해봐. 시늉만 해보는 거야.” “진짜 싫어요. 아무리 차장님 부탁이라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남서쪽으로 내려오는 해안선을 따라 승합차 한 대가 전조등을 켜고 다가왔다. 승합차는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다 문 닫은 어촌계 앞에서 차를 돌려 해변 뒤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시동이 켜진 상태로 문이 열렸고 차 안에서 네 사람이 내렸다. 셋은 남자였고 한 명은 여자였다. 그들은 모두 한복 위에 두툼한 패딩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어깨에 저마다 북과 장구, 징 같은 악기를 하나씩 짊어지고 서로 짝을 이뤄 무거운 상자를 옮겼다. 그들은 해변에 짐을 내려놓고 눈짓으로 인사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크기가 가장 큰 현무암 바위 앞에 모였다. 서로 손을 붙잡고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사장 위에 멍석이 깔리고 천막이 세워졌다. 멍석은 전통방식으로 짚을 엮어서 만든 것이었지만 천막은 철제 캐노피였다.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네 귀퉁이 위에 큼지막한 돌멩이를 올려놓고 고정끈을 단단하게 묶었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준비하는 모습이 다들 전문가처럼 보였다. 천막 안에는 여섯 칸짜리 병풍을 펼쳤다. 그 앞에 직사각형 밥상을 놓고 놋으로 된 제기 위에 청귤과 보리빵, 고기산적을 올렸다. 작은 반상 위로 소주도 한 병 보였다. 여자는 소주를 노란색 주전자에 붓고 빈 병은 멍석 바깥쪽에 두었다. 그사이 남자들은 바지 끝단을 걷어붙이고 바다로 향했다. 현무암 바위에 오색 줄을 두르는데 뒷부분이 물에 조금 잠겨 있었다. 그들은 발이 젖어도 신경 쓰지 않고 줄을 동여맸다. 오색 줄은 어느 한 곳도 느슨하거나 처진 곳 없이 단단하게 묶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여자가 승합차로 돌아가 심방을 모셔왔다. 심방은 연세가 아주 많은 할머니였다. 흰색 고깔을 머리에 쓰고 붉은색 도복을 입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겉옷 밑단으로 삐져나온 도복이 부산하게 펄럭였다. 머리에 쓴 고깔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심방은 느리고 우아하게 한 걸음씩 바닷바람을 뚫고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발을 내딛는 모습이 묘한 경외감을 주었다. * 휴가도 아닌데 주말에 일부러 제주도까지 내려온 이유는 양 차장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본부장이 새로 설립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총괄 책임자로 양 차장을 추천했다. 본부장은 나를 따로 불러 양 차장의 의중을 알아보라고 시켰다. 전화로도 충분히 물을 수 있었던 일을 주말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한 이유는 나 또한 누구보다 양 차장의 복귀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양 차장은 마땅히 돌아와야 하는 사람이었다. 과수원 한가운데 귤 창고를 개조해 놓은 카페에서 양 차장을 만났다. 볕이 좋은 테라스에 앉아 청귤 라떼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남편과 아들의 장례식 이후로 일 년 반 만이었다. 그래도 표정이 전보다 한결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대화 중에 농담도 자주 섞었고 먼저 웃음을 보일 때도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는 괜찮아진 사람처럼 보였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게 된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오셔야죠. 이렇게 한가로운 곳에서 경력 다 썩히기는 아깝잖아요.” “제주도는 안 바쁜 줄 아니? 여기도 정신없어. 오히려 그때보다 시간이 더 부족해.” “여기는 안 어울려요. 화려하게 복귀하셔야죠. 그 덕에 저도 승진 좀 하고요.” 일부러 추켜세워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양 차장의 경력은 은행 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영업점 경험은 기본이고 본부에서도 핵심 부서로 손꼽히는 자본시장부 출신이었다. 대리 때는 글로벌 인재로 선발되어 아이비리그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과장 때는 은행장의 비밀 장부라고 불리는 도쿄지점의 첫 여성 책임자로 발령받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초임지 때 사수로 만난 건 내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실제로 아무 연줄도 없었던 내가 자본시장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양 차장의 추천 덕분이었다. “차장님 안 계시니까 저 완전 찬밥 됐어요. 승진도 벌써 몇 번째 밀리는지 몰라요.” “나 없어도 잘하잖아. 승진은 때가 되면 하게 될 거야.” “부사수를 끝까지 책임지셔야죠. 자꾸 이러시면 제가 제주도 따라옵니다.” 가족을 잃은 직후 양 차장은 은행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도 설득하기 위해 제주도까지 내려온 사람은 나였다. 인사부가 먼저 고향에서 근무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전례 없는 특혜지만 그만큼 사고가 비극적이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을 모두 잃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39번 국도의 좁은 커브 길과 군데군데 얼어붙은 빙판, 그리고 중앙선을 침범한 트럭은 두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양 차장의 미래까지도 한순간에 앗아갔다. “나 지금은 여기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야.” “어머니 따라서 귤 농사라도 이어받아요?” “그런 건 아니고. 궁금하면 너도 같이 가볼래?” 양 차장이 가방에서 팸플릿을 꺼냈다. 만장굴에 대한 안내 책자였다. 유네스코 삼관왕이라느니,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수식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접혀 있는 종이를 펼치니까 그 안에 동굴 속 사진이 여러 장 실려 있었다. 주석에는 이 동굴이 수십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화산 동굴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다 뭐냐고 묻자 수줍게 치아를 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고향을 잃은 사람에게 고향을 다시 돌려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을 하면 마음이 좀 나아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게 좀 도움이 되시냐고요.” “너는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양 차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노려봤다. 말해 놓고 보니 마음이 뜨끔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양 차장은 잘못했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때 당시 신입이었던 내가 어떤 실수를 저지르면 고개를 숙이거나 반성하지 말고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방안부터 제시하라고 다그쳤었다. 최선을 다했다고 변명하거나 죄송하다면서 울먹거리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노력했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책임을 질 뿐이다. 책임에는 후회와 반성이 필요하지 않다. 죄송하다는 말은 자기 연민일 뿐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양 차장은 그런 말을 단호하게 내뱉는 사람이었다. “차장님 혹시 예전에 저한테 자주 했던 말 기억하세요?” “어떤 말? 너한테 맨날 그만두라고 했던 거밖에 기억 안 나는데.” “은행원답지 않게 너무 사연에 연연한다면서요. 특히 신용평가표 작성할 때마다 그랬잖아요. 은행원은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하고, 숫자에는 구구절절한 서사가 없다.” 지점에서 처음 업무를 배울 때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취급자 의견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대출을 해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단계인데 이상하게 반려되거나 보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신입이 올린 평가여서 더 까다롭게 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핵심적인 이유는 내가 그 의견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승인권자가 궁금해하는 건 차주가 어떤 곤란한 사정으로 어디에 쓰려고 돈을 빌리는지가 아니었다. 오직 담보와 소득, 매출액과 순수 자본 비율 등을 고려해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양 차장은 내게 서류를 검토할 때는 숫자만 정확히 산출하면 다른 것을 고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객마다 털어놓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정은 계산식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매출액과 영업이익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뿐이라고. 숫자가 나쁘면 대출은 진행될 수 없었다. 반대로 숫자가 좋으면 필요하지 않더라도 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했다. 반기별로 할당되는 이익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기업이 아니라 돈을 갚을 수 있는 기업에 더 강하게 대출을 밀어줘야 했다. 그렇게 사정이 어려운 업체는 조금씩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여건이 되는 업체는 기존의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대출을 추가로 끌어안았다. 한번은 그런 방식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정말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대출이 나갈 수 없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대출을 밀어 넣는 일에 대해서. 당장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소기업 사장에게 고금리의 제2금융권을 소개해 일정 비율 원금을 변제시킨다거나, 여유 자금이 생겨 대출을 갚겠다는 사람을 내부 평가 기간에 맞춰 억지로 미루게 하는 일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 차장은 그런 걸 정상이라고 말했다. 정말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은행이 자선단체는 아니잖아? 그 답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영리법인의 선과 정의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 이제는 제주도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었다. 자카르타마저 포기한 채로. 아무리 사람이 쉽게 변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 무책임할 정도로 변해 버린 것 같아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 굿당에 도착한 심방이 멍석 위에 고무신을 벗어 앞코를 뒤집어 놓았다. 옷매무새를 천천히 매만지며 비뚤어진 고깔부터 버선까지 다시 한번 점검했다. 덧신을 신고 멍석 위에서 채비를 갖추자 여자가 흰색 술을 가져왔다. 가닥이 풍성하고 끝이 구불구불한 술이었다. 심방은 술 안에 손가락을 넣어 위에서 아래로 몇 번 쓸어내렸다. 꼬여 있던 술이 한 올씩 풀리자 신기하게도 바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심방은 노란 주발에 쌀을 가득 담았다. 놋그릇 안에 흰 쌀을 붓고 무명으로 감쌌다. 쌀이 쏟아지지 않게 끈으로 단단하게 묶고 그 밑에 머리빗 하나와 소주병을 같이 얽어맸다. 무명천 밑에 매달린 머리빗과 소주병이 부딪치면서 달그락 소리가 났다. 주변이 적막한 탓인지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남자 중 한 명이 그걸 들고 바다로 향했다. 물에 잠긴 바위를 지나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까지 걸었다. 달그락 소리는 무명천에 감싼 주발을 물속에 던져버리고 나서야 사라졌다. 바람이 그치자 파도의 기세도 한결 약해졌다. 여자가 소반을 들고 굿당에서 나왔다. 심방이 정해준 장소에 소반을 내려놓는데 제기 위에 있던 청귤 몇 개가 백사장 위에 떨어졌다. 여자는 그걸 주워 소매로 닦아 내게 하나 건넸다. 양 차장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두 손으로 받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쥐고만 있었다. 청귤은 전체적으로 녹색이었고 군데군데 노란 빛을 띠었다. 껍질은 무르지 않아 아직 단단했다. 양 차장이 내 손바닥에 놓인 것 중에 알이 작은 것 하나를 집어 향을 맡았다. “이촌역 지점에 있었을 때 모셨던 지점장님 기억나?” “저랑은 악연이에요. 그분이 고과를 긁어놔서 지금도 승진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퇴직해서 그런지 얼굴이 좋아졌더라. 청귤청도 두 상자나 사 갔어.” 이촌역 지점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청귤 향이 떠올랐다. 양 차장의 어머니가 직접 담근 청귤청이 지점장실뿐만 아니라 창구에도 하나씩 놓였다. 청귤차라는 게 별것도 아닌데 고객에게 반응이 좋았다. 상담할 때면 새콤달콤한 향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덕분에 고객에게 청귤차 한 잔을 내오는 건 이촌역 지점만의 특별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달콤한 차는 금리나 신용처럼 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씁쓸한 커피나 떫은 차를 대접할 때보다 더 대화가 잘 풀렸다. 설명 듣는 시간이 길어져도 불만이 적었다. 가끔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청귤청을 사은품으로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인기가 좋았던 청귤차가 지점에서 사라진 건 지점장과 양 차장이 언쟁을 한 이후부터였다. 두 사람이 다투게 된 원인은 내가 거절한 어떤 대출 때문이었다. 지점장은 자신의 친구라며 손님 한 명을 내게 소개해주었다. 직접 만나기도 전에 서류부터 건네는 게 처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 고객이 신청한 대출은 서민구제금융 대출이었다. 재직만 확인된다면 신용등급을 따지지 않는 상품이었다. 취급하기에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았다. 만약 돈을 갚지 못한다고 해도 국가기관에서 대신 갚는 담보 특약이 있어 부담이 적은 대출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 고객이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내가 알아차려 버린 것이었다. 지점장이 준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업체 사장에게 부탁해 용역회사에서 청소직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몄다. 건강보험료까지 정식으로 내고 있어 서류만으로는 문제가 될 게 없었다. 내가 그게 위조라는 사실을 아예 몰랐다면 전혀 꺼릴 게 없었다. 하지만 이미 알아버린 이상 그대로 진행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 고객이 폐암 4기이며, 이미 너무 많은 종류의 항암제를 써서 더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점장님은 곧 퇴직하니까 상관없었던 거예요.” 재직 문제로 대출이 어렵다고 보고하자 지점장이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러면서 유연하게 처리할 방법이 없냐고 은근히 압박을 넣었다. 외부에서 감사가 나오더라도 서민구제금융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져보지 않는다면서 다시 한번 판단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서류에 도장을 찍고 처리하면 모든 것이 내 책임이 될 것 같았다. 이대로는 진행할 수 없어 사수였던 양 차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양 차장은 길길이 날뛰며 곧바로 지점장에게 따졌다. 지점장은 한 걸음 물러서며 내 자율에 맡긴 거라며 선을 그었다. 그 말은 결국 내게 양 차장을 따를지 자신을 따를지 결정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점장이 나를 거칠게 몰아세웠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능숙한 사람이었다. 지점장은 그 동기가 외환위기 때 어쩔 수 없이 그만둔 사람이고, 그가 그만두지 않았다면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됐을 수도 있었다며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게 그런 걸 상상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제비뽑기처럼 누군가는 잘리고 누군가는 살아남았던 시대를. 아무 잘못도 없이 운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그 사람이 평생 어떤 수모와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지. 그런 말을 듣는 내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딱히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사정은 분명히 안타까웠지만 아무리 따져봐도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 같았다. * 멍석 위에 앉은 남자들이 악기를 집었다.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예행연습을 시작했다. 북채를 쥔 고수가 북을 두드리자 장고수가 장단을 더하며 합을 맞췄다. 징수는 징을 한 번 쳤다. 크고 웅장한 징소리가 먼바다까지 닿아 사라지면 다시 징을 쳤다. 심방은 징 소리에 맞춰 사방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장고수의 박자가 조금 빨라지자 심방이 천천히 춤사위를 시작했다. 버선발을 높게 세우고 두 팔을 하늘로 뻗었다가 무릎을 굽히면서 다시 땅 밑으로 늘어뜨렸다. 제자리에서 낮게 뛰기도 하고 절을 하듯 허리를 굽히기도 했다. 춤사위는 아주 느렸다가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횟수가 반복될수록 동작이 조금씩 격해지고 빨라졌다. 북과 장구의 박자도 그에 맞춰 더 급해졌다. 어둠 속에서 흰색 술은 선명하게 빛났다. 밤바다 앞에서 흰색 궤적을 그리며 허공 위에 흔들렸다. 징수가 채를 한 번 휘두르면 하늘로 치솟았고, 고수가 매화점을 두드리면 땅으로 떨어졌다. 그 잔상은 구천을 떠도는 도깨비불 같다가도 업을 풀고 승천하는 혼령처럼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부르면서도 내쫓는 것 같았고,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한참 동안 그 자국을 두 눈으로 좇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갈 것 같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주변에 사람이 늘어나 있었다. 뭔가에 홀린 것 같아 서둘러 돌아보는데 어쩐지 낯이 익었다. 자세히 보니 낮에 양 차장을 따라 만장굴에 갔을 때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한낮이었지만 만장굴 내부는 굉장히 어두웠다.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갈 때만 해도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정도였다. 동굴이니까 어두운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두운 줄은 몰랐다. 바닥에 설치된 조명은 박쥐 때문에 밝기를 제한하고 있었다. 굴의 내부는 좁고 어두워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 같은 걸 조금만 구경하려고 해도 금방 뒷사람이 다가왔다. 바닥은 또 울퉁불퉁해서 자주 돌부리에 걸렸고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군데군데 고여 신경 써서 걷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었다. 양 차장이 인솔한 단체는 오사카 지역의 이쿠노구에서 온 재일 교포 상인회였다. 조센이치바라고 불리는 시장의 정식 명칭은 미유키모리 쇼오텡가였지만 일본에서는 코리아타운이나 조선 시장 같은 속칭으로 더 유명하다고 했다. 내가 처음 들어본다고 하자 일행 중 비교적 한국말이 유창한 어떤 노인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킨테츠선의 츠루하시역과 이마자토역 사이에 작은 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조센이치바가 나온다고. 과거에 제주에서 일본으로 떠난 사람 대부분이 그 일대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양 차장은 만장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거북바위 앞에서 일행을 모았다. 그곳에서 마이크를 켜고 거북바위와 해안동굴에 대한 설명을 잠깐 들려주었다. 노인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양 차장의 해설을 들었다. 바위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이 제주도와 닮아 있었다. 가운데 볼록한 부분은 한라산이 솟은 것 같았고, 전체적인 윤곽도 해안선과 비슷했다. 바위의 아래쪽에는 유선이 아직 남아 있었다. 동굴 벽면에 그려진 것과 거의 같은 높이였다. 아마도 천장에 붙어 있던 암석이 떨어졌을 때 그만큼의 수위로 용암이 흐른 것 같았다. 용암에 잠긴 부분은 모두 쓸려갔지만, 윗부분만큼은 섬처럼 남은 것이다. “화산 동굴은 용암의 겉과 속이 식는 속도가 달라서 생깁니다. 겉은 식어서 단단하게 굳지만 속은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계속 흘러 이렇게 텅 비는 거예요.” 설명을 다 듣고 동굴 속을 걷는데 생각보다 길이 일찍 끝나버렸다. 조류에 휩쓸리듯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더듬거리며 앞으로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공간이 넓어지고 조명이 환한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비상 전화기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무너진 천장에서 용암이 쏟아져 내려 생긴 근사한 돌기둥 앞에서 줄지어 사진을 찍었다. 그제야 뒷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겨우 유선과 종유석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우습게도 그곳이 반환점이었다. 반환점에서 노인은 눈을 감고 벽에 귀를 가져다 댄 채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용암 벽 너머로 무언가가 들리는 것처럼 두 손으로 귀를 모았다.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다. 손주들이 포켓몬스터와 던전 같은 단어를 내뱉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는 한참이나 벽 안쪽의 소리를 들었다. 점자를 읽듯 조금씩 색이 다르고 층이 나누어진 선명한 가로줄을 하나하나 손으로 짚었다. 그는 그 벽 너머에 어렸을 때 들었던 소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대낮의 호루라기 소리나 새벽녘의 군화 소리, 누군가가 끌려가며 질렀던 비명. 고막을 찢는 일방적인 사격 소리 같은 것들이었다. 기억이 청각으로만 남은 이유는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누군가가 눈을 가려주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그때 자신의 두 눈을 덮어주었던 주름진 손바닥에 대해 회상했다. 노인을 지켜준 손은 여러 명의 것이었다. 해변에서는 아버지였고 방안에서는 어머니였다. 마을이 불탔을 때는 삼촌이 되었다가 밀항선에 숨을 때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기도 했다. 그는 산지항에서 무역선 배 밑창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면서 벽에서 귀를 떼지 못하고 오랫동안 흐느꼈다. 관람이 다 끝나고 양 차장은 그들에게 기념품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탁자 위에 장식용으로 두는 돌하르방이었다. 돌하르방은 겨울 모자를 눌러쓰고 양손을 가슴과 배 위에 올려놓았다. 돌하르방의 모습은 어쩐지 지점장의 친구였던 그 고객과 닮은 것처럼 보였다. 그 고객은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빠진 머리털을 가리려고 모자를 썼다. 스테로이드와 호르몬 약의 부작용으로 눈과 코가 부어올랐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가득했다. 그와 마주 앉은 것은 아주 잠깐뿐이었지만 그 인상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았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었다. * 본격적으로 굿판이 시작됐다. 구경하는 사람은 서로 대화도 나누지 않고 진지하게 제사를 지켜봤다. 낮에 본 노인은 맨발로 천막 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머지는 자리가 부족해 모래 위에 그대로 서 있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하나같이 부모 뒤에 몸을 숨겼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붉은 도복에 흰 고깔을 쓴 심방이 무서운지 실눈을 뜨거나 아예 눈을 감아버린 아이도 있었다. 어떤 아이는 돌하르방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 낮에 들은 설명 때문인 것 같았다. 양 차장은 마을마다 돌하르방을 세우는 목적이 복을 기원하는 게 아니라 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심방의 옆에서 시중을 들던 여자가 직사각형의 종이를 조심스럽게 들고 왔다. 중간에 가짜 돈이 매달려 있고 위쪽이 삼각형으로 접혀 있는 종이였다. 여자는 그 종이를 심방의 등 뒤에 붙였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심방의 걸음걸이와 표정이 바뀌었다. 심방은 주위에 모인 모든 사람을 데리고 바다로 나가 짚으로 만든 인형을 내려놓았다. 파도는 작게 들이쳐 인형의 밑을 적셨다가 빠져나갔다. 인형에 수의를 입히고 염포로 단단하게 묶었다. 두꺼운 상자를 펼쳐 상여를 만들고 그 위에 인형을 시체처럼 올렸다. “인형에 염을 하고 나면 굿당 가운데 잠깐 앉아 있어 줘.” “저는 진짜 못하겠어요. 솔직히 이게 다 뭐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나 대신한다고 생각해. 나도 그런 적 있었잖아.” 최후의 일격처럼 긴 파도가 뭍 안쪽으로 깊이 밀려들어 왔다. 파도는 양 차장의 운동화를 덮치고 용왕상까지 닿았다. 파도에 두 발이 다 젖었는데도 양 차장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 멍석 귀퉁이에 올려놓고 맨발로 모래를 밟고 섰다. 발이 시릴 텐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심방이 염포의 끝을 넉넉하게 잡고 내게 건넸다. 그걸로 상여를 굿당까지 끌고 오라는 것 같았다. 당황해서 멀뚱히 있자 양 차장이 등을 떠밀었다. 왜 내가 이런 일까지 맡아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이상했다. 시키는 대로 일단 상여를 억지로 끌고 와 굿당 앞에 놓았다. 신발을 벗어 멍석 중앙에 앉아 무릎을 꿇었다. 그 사이 무아지경에 빠진 심방의 무용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무악은 요란해졌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곡을 시작했다. 곡소리와 북소리가 절정에 닫자 심방은 도포 자락을 펄럭이며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한순간에 춤이 멈추고 심방이 내 앞에 우뚝 섰다. 흰색 술을 바닥에 내려놓고 댓가지를 꺾어 만든 기다란 회초리 묶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걸로 내 등을 내리쳤다. 댓가지가 얇아서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대 두 대 맞을 때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이유로 매를 맞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지점장이 지시했던 대출은 결국 불가 판정을 내렸다. 내게는 지점장보다는 양 차장에게 잘 보이는 게 중요했다. 지점장은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다. 다만 그를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보고 다시 결정하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이 직접 찾아온다고 해서 위조된 서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내 입으로 직접 거절의 뜻을 전하라는 의도였다. 자신이 맡기 싫은 역할을 내게 떠넘기는 짓이었다. 지점으로 찾아온 그 고객은 행색이 지나치게 초라했다.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비굴함이 몸 전체에 배어 있었다. 그는 나를 계장님이라고 깍듯이 호칭했다. 의례적으로 묻는 말에도 변명하듯 눈치를 보며 둘러댔다. 차라리 선배라고 거들먹거리는 부류였다면 거절하기가 더 나았을 텐데. 이상하게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양 차장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그를 칼같이 잘라내지 못했다. 그에게 대출이 거절되었다고 말한 사람은 양 차장이었다. 내가 우물쭈물하자 양 차장이 도와주려고 다가왔다. 양 차장은 그에게 친절하게 웃으며 자리를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겨우 단 한 칸 옆으로 옮기는 것뿐이었지만 그를 비추고 있던 어떤 불빛 같은 게 꺼지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곤란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한 번 더 사과했다. 창구에 앉아 그가 떠난 의자를 바라보면서 대화를 엿들었다. 대출이 안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 듣는 동안 그는 계속 기침을 쏟았다. 입안이 바짝 말랐는지 마른 혀를 계속 다시는데도 양 차장은 능숙하게 키보드만 두드렸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지점에서 청귤청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있던 것을 치우게 하자 창구에 놓였던 것도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그 외에는 딱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점장과의 신경전도 끝났고 우려했던 인사 보복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나는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아무도 없는 지점에 나와 그 고객이 단둘이 마주 앉아 있는 꿈이었다. 그 꿈은 지금도 가끔 꿀 때가 있었다. 꿈속에서 그 고객은 날 원망하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앉아 기침을 쏟을 뿐이었다. 나 역시도 딱히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몇 번을 곱씹어도 그날의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 다만 후회하는 것은 그때 내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오지 못한 것이었다. 야윈 목에서 쏟아지는 메마른 기침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에게 청귤차 한 잔을 권하지 않았다. 아무리 잘못한 게 없더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설운 어멍아 이런 변고가 어디 있수광. 구름 질로 바람 질로 고향산천 온 줄 모릅니까. 한 달을 그물고 두 달을 그물어도 경해도 원망하고 있수광. 이승에서 못한 것 저승에서 허쿠다. 잘들 삽서 하다하다 걱정말앙 잡들삽서. 살암시민 살암십서.” 심방이 백안을 뜨고 귀신에 씐 것처럼 여러 목소리를 냈다. 노인처럼 한탄하다가 아기처럼 울었고 남자처럼 화를 내다가 여자처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 앞에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죄인처럼 엎드려 있었다. 양 차장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하듯 무언가를 빌었다. 나는 시킨 대로 고맙수다 라고 말하며 심방에게 절을 해봤다. 고맙수다, 고맙수다. 기계적으로 말을 반복할 뿐인데도 내가 진짜 상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방은 매질을 멈추고 제풀에 꺾인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멀리 바다를 바라봤다. 밤하늘은 여전히 별도 없이 캄캄했지만,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그 밑이 아주 조금은 푸른 듯 보였다.
  • 법원 “배출가스 조작, 피아트크라이슬러 시정명령 적법”

    법원 “배출가스 조작, 피아트크라이슬러 시정명령 적법”

    배출가스 수치가 조작된 차량을 판매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가 환경부의 시정명령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최근 FCA코리아가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결함 시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FCA코리아는 2015년 3월 옛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작차의 배출가스 배출허용기준 인증을 받고, 2018년 2월까지 각종 수입차를 수입해 판매했다. 하지만 FCA코리아는 인증시험 때와 달리 실제 운행 때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가동률을 낮추는 등 임의 설정했고, 이는 2018년 12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시검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환경부는 결함 시정을 명령하는 처분을 내렸다. 국립환경과학원도 FCA 측에 허가한 인증을 취소했고, 환경부는 이후 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FCA 측은 “임의로 EGR 장치를 설정하지 않았고, 일반적인 사용 조건이 반영된 방법으로 수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의 검사 방법은 일반적인 사용 조건에 해당하고, 회사가 EGR 관련 부품의 기능이 저하되도록 했다”며 FCA 측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걷고 또 걷다 보면 세상 시름도 지더라

    걷고 또 걷다 보면 세상 시름도 지더라

    ‘애정하는’ B급 영화가 있다. ‘감자 심포니’(2009)란 영화다. 강원도의 한 폐광 마을에 사는 인간 군상들의 삶을 들여다본 영화다. 여러 명장면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중 한 명인 ‘절벽’(전용택 분)이 영화 끝자락에 남긴 근사한 독백이다. “매일매일 걷고 또 걷다 보면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갑니다. 그리고 이내 상념이 잦아들면서 몸안에 있던 기억들이 투명하게 떠오르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무엇이 진실이었고, 무엇이 변명이었는지가 명확히 보이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나도 길을 걸으면 그런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 싸움질이나 하며 소모적이고 패배적인 삶을 살던 ‘절벽’에게 극적 변화를 가져다준 것 같은 순간들을 나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특별한 생각들이 떠오르길 기대하며 전남 순천과 경남 사천의 ‘남파랑길’을 걸었다.일반적인 여행과 걷기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여행이 점을 찍는 것이라면, 걷기는 선으로 이어진다. 여러 명소들을 효율적으로 살피지 못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점 찍듯 다녔던 여정에선 볼 수 없던 평범한 것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자연스레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지켜지니 코로나 시대에 맞춤한 여행 방식인 듯하다.●부산~해남까지 남쪽 해안선 따라 1470㎞ 남파랑길은 남녘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들여 조성 중인 코리아 둘레길의 남해안 버전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나라 전체의 걷기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 완료 예정이다. 남파랑길의 양 끝은 각각 부산과 전남 해남이다. 지난 10월 말 공식 개통했다. 거리는 1470㎞. 앞서 완료된 동쪽 해파랑길(부산~강원 고성) 750㎞의 두 배에 가깝다. 복잡하게 들고 나는 해안선을 따라 길이 났기 때문이다. 코스는 90개다. 길이도 9.9㎞부터 27.4㎞까지 다양하다. 하루 한 코스씩 걷는다 해도 꼬박 석 달을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선 순천과 사천의 일부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그리도 보고 싶던 순천 와온해변의 해넘이, 새해맞이 이벤트로 제격인 사천의 해돋이를 두루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너른 갈대밭·철새가 수놓는 순천만 습지 순천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61, 62코스다. 그 가운데 61코스를 중심으로 걸었다. 61코스는 여수와 경계인 와온삼거리 정거장에서 별량면 화포까지 이어진다. 저 유명한 순천만 습지가 이 코스에 포함돼 있다. 전체 거리는 15.6㎞다. 흑두루미 등 겨울 철새들이 몰려오는 10월 말에서 4월까지는 순천만 일부 코스가 폐쇄된다. 대신 61-1코스로 우회해야 한다. 거리는 13.4㎞로 더 짧아진다. 우회하더라도 코스의 핵심인 용산전망대까지는 다녀올 수 있다. 코스의 공식 진행 방향은 와온이 시점, 화포가 종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걸었다. 해넘이로 유명한 와온해변을 저물녘에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길은 역시 발의 임자가 이끄는 대로 걸어야 제맛이다. 화포해변은 남도의 해변치고는 독특하게 해돋이로 이름난 곳이다. 순천만, 와온 등에 견줘 이름값은 떨어져도 이른 아침 풍경은 빼어나다. 너른 화포 갯벌, 서정적인 화포선착장, 소의 머리를 닮았다는 화포전망대 등에서 저마다 다른 새벽의 모습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명소다. 너른 갈대밭과 용산전망대, S자 수로 등 볼거리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이맘때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은 철새다.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가창오리 등 겨울 진객들이 겨울 하늘을 수놓는다.●봄날 꽃보다 아름답다던 ‘와온해변’ 해넘이 와온(臥溫)해변은 누운 소 형상의 산 아래로 따뜻한 물이 흐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순천만의 동쪽 끄트머리에 있다.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봄날의 꽃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했던 갯벌이 바로 여기다. 해변 길이는 3㎞ 정도.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너른 갯벌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찌든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결정의 순간이 찾아온다. 어디서 장엄한 해넘이와 마주할 건가. 이 구간은 거의 전부가 해넘이 명소다. 그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지 척’ 꼽는 곳은 용산전망대다. S자 수로를 붉게 물들이는, 저 유명한 순천만 낙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유명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멋진 사진을 얻을 순 있겠지만 어딘가 기시감이 들지도 모른다. 자신의 카메라에 뭔가 특별한 기억을 담고 싶은 이들이라면 과감하게 와온해변에서 승부를 거는 것도 좋겠다. 서정적이면서도 장엄한 바다 풍경을 담을 수 있어서다. 현지인이 귀띔해 준 곳은 와온해변 일몰전망대다. 현지에선 와온전망대라 줄여 부른다. 와온마을에서 용산전망대 방향으로 1㎞ 정도 올라간 곳에 있다. 여기는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꼬막채묘장과 연결된 소로, 실뱀처럼 뻗어나간 갯골, 너른 갯벌에 혼자 떠 있는 사기도(상섬, 모자섬, 학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등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열돼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유명세를 얻은 곳은 와온마을 앞의 콘크리트 저수조다. 갯일을 마친 어민들이 장화나 갯것 등을 씻는 곳이다. 해가 저물면 붉은 기운이 저수조 물 위에 그대로 반사된다. 이때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다. 이런 구조물은 해변 곳곳에 있다. 모름지기 ‘인싸’(인사이더)라면 종전과 다른 장소에서, 다른 앵글을 구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와온마을과 여수의 경계 지점에는 갈대밭이 있다. 여기도 느낌이 좋다. 운이 좋다면 큰고니(백조)들의 군무와 만날 수도 있다. 썰물 때는 갯벌 위로 길이 난다.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길을 따라 걷는 것도 도시인들에게는 참 생경한 경험이다. 와온공원도 너른 갯벌을 굽어보기 좋다. 어르신이나 유아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이라면 와온공원이 편하고 안전할 수 있다. 와온 일몰전망대와 와온방파제 사이에 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두루누비’ 앱을 내려받아 가면 현지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코스 지도, 화장실 등 편의 시설, 맛집, 내 위치 등 온갖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durunubi.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 사진 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정남매가 전하는 클래식 온기, 헛헛한 마음 채우다

    정남매가 전하는 클래식 온기, 헛헛한 마음 채우다

    정경화, 김선욱과 리사이틀성남·대구 공연서 ‘완벽 호흡’ 정명훈, KBS교향악단 지휘유튜브로 무대의 감동 전해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지휘자 정명훈. 거장인 두 남매가 지치고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낸 관객들을 뜨겁게 위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두 좌석 띄어 앉기가 의무화되며 많은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무대를 지키며 빈자리마저 가득 채우는 음악을 선물했다. 정경화는 지난 20일 성남아트센터와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듀오 리사이틀을 갖고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은 무관중으로 진행된 연주를 녹화해 26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개했다. 크리스마스와 송년 연휴를 집에서 보내야 하는 관객들을 위해 오롯이 두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로 꾸몄고, 1500여명의 랜선 관객들은 두 사람의 호흡에 끊임없는 박수를 보냈다. 당초 지난 18일로 예정됐다가 미뤄진 서울 공연을 위해 내년 1월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다시 한자리에 서 새해 인사로도 만날 수 있게 됐다.이달 초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정명훈은 24일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과 특별음악회 ‘새 희망을 노래하다’를 열어 조용하게 지낸 베토벤의 해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와 협연하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 뒤 바이올린 교향곡 6번 ‘전원’으로 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해를 맞을 수 있는 음악을 선사했다. 29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교보 노블리에 콘서트는 오후 3시 30분(생중계)과 오후 7시 30분(녹화중계) 두 차례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안방 1열에도 감동을 전했다. “지휘자와 음악가로서의 책임”을 늘 강조해 온 그가 남북 교류를 염두에 두고 꾸린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은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조심스레 공연장을 찾았을 관객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 데 이어 2부에서 악장으로 변신해 브람스 교향곡 4번을 함께 연주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이 만들어 낸 환상적인 호흡을 더한 공연은 작품이 주는 느낌만큼 잠시 꿈속에 머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포디엄에서 내내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를 보여 준 정명훈은 연주가 끝난 뒤 단원들을 파트별로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키고 단원들과 객석 모두에 감사를 표시했다. 객석에 자리한 정경화도 무대를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 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 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

    역사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들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식 예능을 표방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잇단 오류 지적에 결국 설민석 강사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주말극 ‘철인왕후’도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의 영역은 보장해야 하지만, 역사적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면 더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터와 함께 쉽게 세계사를 배운다는 기획으로 출발한 ‘벌거벗은 세계사’는 지난 19일 2회 ‘이집트 편’ 방송 후 상당 부분 내용이 틀리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설 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R&B 음악 장르의 역사를 다룬 강의까지 도마에 올랐고,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졌다. 결국 설 강사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며 “책임을 통감하여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설 강사는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도 출연 중이어서 방송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논란 후 주제별 자문위원을 늘리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식 전달이 목표인 만큼 사전 확인이 보다 면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SNS를 통해 오류를 짚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판타지 사극 ‘철인왕후’는 지난 13일 2회 방영 직후 조선 시대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2020년 한국의 ‘난봉꾼’ 남성 장봉환의 혼이 갑작스런 사고로 철종의 비가 될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간이동(타임슬립)물로, 실존 인물에 대한 묘사와 대사가 문제가 됐다. “조선왕조실록 한낱 찌라시네”라는 김소용의 대사가 실록을 비하하고,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을 믿는 인물로 그려 희화화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논란 후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극 중 풍양 조씨 등 세도가의 이름을 수정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드라마를 본다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판단하진 않는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드라마는 6회 만에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로 상승세다. 망가짐을 불사하며 캐릭터 변신을 한 신혜선, 김정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코미디로서의 재미 덕분이다. 그럼에도 실존 인물을 활용하면서 고증 논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유약하기로 소문났던 철종이 파동을 일으킨다면 조선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해서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이 제작진 의도지만, 되레 판타지에 몰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트렌드는 역사적 사실을 잘 살린 사극보다 배경만 가져온 로맨스나 판타지물로 정통 사극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철인왕후’가 가상의 왕을 세웠다면 오히려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역사를 단순 설정이 아닌 기록으로 다루면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하고, 교양 프로그램은 교육 목적을 갖는 만큼 더 정확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물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물

    역사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들을 두고 왜곡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와 지식 예능을 표방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의 영역은 보장해야 하지만, 역사적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더욱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첫방송한 ‘철인왕후’는 2회 방송 직후 조선시대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드라마는 2020년 대한민국의 ‘난봉꾼’ 남성 장봉환의 혼이 갑작스런 사고로 철종의 비가 될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간이동(타임슬립)물로, 원작인 중국 웹드라마에서 기본 설정을 따왔다. 문제가 된 대목은 실존 인물에 대한 묘사와 대사다. 김소용이 “조선왕조실록 한낱 찌라시네”라는 대사를 한 것이 실록을 비하한 것이고,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을 믿는 인물로 그리는 등 희화화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논란이 계속되자 사과문을 낸 뒤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고, 극 중 풍양 조씨 등 세도가의 이름도 부랴부랴 수정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드라마를 본다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판단하진 않는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드라마는 6회 만에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로 상승세를 탔다. 망가짐을 불사하며 캐릭터 변신을 보여 준 신혜선, 김정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코미디로서의 재미 덕분이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실존 인물을 활용하면서 고증 논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윤성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유약하기로 소문났던 철종이 그 시대에 파동을 일으킨다면 조선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지만, 되레 판타지에 몰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사극 트렌드는 역사적 사실을 잘 살린 정통 사극이라기보다 배경만 가져온 로맨스물이나 판타지물”이라며 “‘철인왕후’의 경우 가상의 왕을 세웠다면 오히려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픽션이 아닌 강의 형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 쏟아지는 비판은 그래서 더욱 거세고 따끔하다. ‘마스터’와 함께 세계사를 쉽게 배운다는 기획 의도를 내세웠지만 지난 19일 이집트 편에서 상당 부분 틀린 내용을 방송했다는 것이다. 이후 설민석 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R&B 음악 장르의 역사를 다룬 강의까지 도마에 오르며 전문성 논란이 불거졌다. 프로그램 측은 논란 이후 주제별로 자문위원을 늘리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한 만큼 사전에 사실관계 확인이 보다 면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류를 짚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 교수는 “비록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를 기록적으로 다룬 작품은 의도 자체가 다큐멘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교양 프로그램은 그 목적이 분명히 교육적 효과인 만큼 더욱 정확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넥슨, 어린이완화의료센터 지원… 코딩 대회 개최

    넥슨, 어린이완화의료센터 지원… 코딩 대회 개최

    넥슨은 청소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넥슨재단은 지난 10월 서울대병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인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는 중증 질환으로 인해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소아 환자와 가족에게 종합적인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센터는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세워져 2022년 문을 열 계획이다. 넥슨재단은 지난달 ‘제5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의 본선 대회도 개최해 청소년들이 코딩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NYPC는 누적 참여자가 2만 1000여명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청소년 코딩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네오플은 제주도 내 장애인 복지시설에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특수 차량을 기부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포토] 2020 미스맥심, 링위 ‘섹시미’ 대결

    [포토] 2020 미스맥심, 링위 ‘섹시미’ 대결

    맥심에서 매년 개최하는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올해에도 약 10명의 신입 모델이 맥심에 둥지를 틀었다. 미스맥심 타이틀을 단 그녀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업무는 바로 ‘프로레슬링’ 콘셉트의 화보. 2020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신입 모델들이 내년에도 개최될 2021대회 홍보를 위해 독특한 화보 촬영의 미션을 받은 것. 맥심 모델 선발대회 기간 동안 직접 겪은 서바이벌 경쟁의 치열함을 링 위의 몸싸움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입 맥심 모델 정은, 신새롬, 김설화가 나섰다. 입사 동기나 다름없지만 최근까지도 미스맥심 콘테스트에서 실제로 1년여간 경쟁을 펼쳤던 관계인 만큼, 링 위에 오른 그녀들 간에는 매력 발산을 위한 기싸움이 팽팽했다는 후문이다. 미스맥심 정은, 신새롬, 김설화는 올해 일반인 모델 콘테스트인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많은 남성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미스맥심 모델에 합류했다. 앞으로 맥심의 소속 모델로서 화보 모델, 광고 등 다양한 연예 활동을 하게 될 예정이다. 한편, 빈티지한 무드의 한 격투기 체육관에서 진행된 이번 미스맥심 3인의 화보는 ‘신입 미스맥심 섹시 배틀’를 콘셉트로 하여, 청코너 정은이 파란 유광 비키니를, 홍코너 김설화가 레드 하이레그 보디슈트, 신새롬은 줄무늬 심판 유니폼과 블랙 란제리룩을 각각 입고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다. 맥심코리아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워시엔조이 셀프빨래방 700호점 돌파, 창업 프로모션 진행

    워시엔조이 셀프빨래방 700호점 돌파, 창업 프로모션 진행

    프리미엄 셀프빨래방 브랜드 워시엔조이가 700호점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브랜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창업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점포 계약 및 개설이 활기를 띠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탁솔루션 전문기업 ㈜코리아런드리가 운영하는 워시엔조이(WASHENJOY)는 2012년 ‘즐거운 빨래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철학으로 국내 최초 카페형 프리미엄 셀프빨래방을 오픈했다.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태국 등 국내외 700개의 점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이러한 가파른 성장세의 요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대면이라는 업종 특성상 인건비 걱정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워시엔조이 매장의 경우, 세탁 서비스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문화 공간을 제공하며 카페, 셀프세차장, 네일숍, 카페, 플라워샵 등 다양한 사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복합매장 수익창출이 가능한 점도 큰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예비창업자들과 점주들이 높은 관심을 표하는 부분은 사업 초보자에게도 최적화된 본사의 지원과 매장 운영시스템이다. 비대면 트렌드에 부합하는 키오스크 시스템과 매장 관리 솔루션, 그리고 마케팅 지원을 통해 특별한 사업 기술과 훈련 없이도 매장에 상주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워시엔조이 관계자는 “워시엔조이는 2개 이상의 다점포를 운영하는 비율이 전체 30%가 넘는 등 매장 운영에 있어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700호점 돌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도 빨래방 사업은 예외인 안정적인 생활밀착형 사업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중인 ‘10년 무상보증’ 프로모션에 매우 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두번 다시 없을 이번 창업 혜택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워시엔조이 매장에 설치되는 일렉트로룩스 프로페셔널 세탁기와 건조기 전 제품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창업 프로모션에 따른 혜택은 워시엔조이 신규 매장 계약을 하는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프로모션 기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워시엔조이 홈페이지 및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경화·정명훈 남매가 보내는 뜨거운 위로…지친 연말 달군 무대

    정경화·정명훈 남매가 보내는 뜨거운 위로…지친 연말 달군 무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지휘자 정명훈. 거장인 두 남매가 지치고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낸 관객들을 뜨겁게 위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두 좌석 띄어 앉기가 의무화되며 많은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무대를 지키며 빈자리마저 가득 채우는 음악을 선물했다. 정경화는 지난 20일 성남아트센터와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듀오 리사이틀을 갖고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은 무관중으로 진행된 연주를 녹화해 26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개됐다. 크리스마스와 송년 연휴를 집에서 보내야 하는 관객들을 위해 오롯이 두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로 꾸몄고, 1500여명이 넘는 랜선 관객들이 두 사람의 호흡에 끊임없는 박수를 보냈다. 당초 지난 18일로 예정됐다가 미뤄진 서울 공연을 위해 내년 1월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다시 한자리에 서 새해 인사로도 만날 수 있게 됐다.이달 초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정명훈은 24일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과 특별음악회 ‘새 희망을 노래하다’를 열어 조용하게 지낸 베토벤의 해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와 협연하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 뒤 바이올린 교향곡 6번 ‘전원’으로 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해를 맞을 수 있는 음악을 선사했다. 29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교보 노블리에 콘서트로 오후 3시 30분(생중계)과 오후 7시 30분(녹화중계) 두 차례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안방 1열에도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지휘자와 음악가로서의 책임”을 늘 강조해 온 그가 남북 교류를 염두에 두고 꾸린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28일 가진 공연은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조심스레 공연장을 찾았을 관객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 데 이어 2부에서 악장으로 변신해 브람스 교향곡 4번을 함께 연주했다. 신지아의 언니인 신아라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악장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이 만들어 낸 환상적인 호흡을 더한 공연은 작품이 주는 느낌만큼 마치 잠시 꿈속에 머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포디엄에서 내내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를 보여 준 정명훈은 연주가 끝난 뒤 단원들을 파트별로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키고 단원들과 객석 모두에 감사를 표시했다. 객석에 자리한 정경화도 무대를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연말연시엔 반려동물에 케이크 선물을

    연말연시엔 반려동물에 케이크 선물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가구 수는 2019년 591만 가구로 2018년보다 80만 가구가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새롭게 추가됐다. SNS의 ‘개스타그램’과 ‘냥스타그램’에서는 이미 반려동물에 대한 호칭 해시태그가 ‘#울애기’ ‘#내동생’ ‘#개딸’ ‘#개아들’ ‘#개린이’ ‘#묘린이’ 등으로 의인화해 사용되고 있으며 자신들을 소개할 때는 거리낌 없이 ‘개엄마’, ‘냥집사’ 라고들 칭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영된 듯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반려동물 관련 매출이 63.1% 증가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에서 반려동물 관련 매출을 견인한 요소들을 살펴보면 반려동물주들의 마음이 반영된 ‘좋은 먹거리’, ‘좋은 옷’, ‘좋은 용품’ 등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스토어 ‘집사(ZIPSA)’는 연말 시즌 한정 반려동물용 케이크를 선보였다. 영양효모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우프앤먀오’와 함께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천연효소 브로멜라인으로 가수분해한 고기시트를 사용해 알레르기를 줄였다. 이 제품은 락토프리 우유, 고구마와 감자크림, 야채토핑 등이 어우러졌다. 또한 집사는 최근 미국 아마존 동결건조 사료 부문 1위와 동결건조사료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한 ‘스텔라앤츄이스’를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햄버거 패티 모양으로 생육을 다져 동결 건조한 ‘디너패티’는 용량과 원재료에 따라 2만 9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구성돼 있다. 집사 관계자는 “동결건조 사료를 급여할 때는 반려동물의 알레르기 요인을 고려해 원재료의 성분을 주의 깊게 보고 반려동물 몸무게에 따른 급여량을 참고하며 반려동물의 음수량을 늘리기 위해 물에 불려 급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디너패티 외에도 ▲관절·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 ▲과일·채소·고기·프로바이오틱스·항산화제가 종합적으로 함유된 ‘밀믹서’ ▲자연 방목으로 키운 닭·칠면조·오리 등으로 만든 ‘스튜’ ▲닭·칠면조·연어 육수와 호박을 끓여 만든 ‘믹스인’ 등도 판다. 이들 제품은 ‘롯데온(LOTTE ON)’을 통해서도 살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커플룩을 연출할 수 있는 옷도 판다. 최근 집사는 랄프로렌코리아를 통해 정식 수입하는 ‘폴로랄프로렌펫웨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폴로랄프로렌’ 브랜드의 조랑말 로고가 자수 처리된 ‘폴로’ 티셔츠로, 반려동물과 함께 커플룩으로 입을 수 있다. 가격은 베이직한 폴로 티셔츠는 6만 9000원, 큰 로고의 폴로 티셔츠는 7만 9000원, 모자가 달린 후드 티셔츠는 9만 9000원이다. 집사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고를 수 있다. 프리미엄 펫 유모차도 있다. 집사는 ‘에어버기’에서 새로 나온 ‘DOME3 BRAKE’ 모델을 추천한다. 에어버기 펫 유모차는 안전성을 높인 프레임을 사용해 만들었다. 2중 브레이크와 베어링, 2중 공기압 타이어를 사용해 부드러운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기존 ‘DOME2 BRAKE’ 모델과 비교 시 몸체에 해당하는 돔의 바닥 넓이는 같지만, 높이는 9㎝ 높아졌고, 루프 부분이 180도 젖혀져서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나 20㎏까지의 반려동물까지도 승차가 가능하다. 어린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는 집이라면 에어버기에서 출시한 어린이 시트를 별도로 구매해 프레임에 장착하면 필요에 따라 어린이용과 반려동물용 2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색상은 체다, 캐롯, 카카오, 어스그레이, 블랙 5가지가 있다. 가격은 129만원. 이달말까지 롯데백화점 강남점 집사 매장 또는 롯데온에서 10% 할인된 116만 1000원에 살 수 있다. 김민아 롯데백화점 펫MD프로젝트팀 팀장은 “백화점의 미래 VIP로서 반려동물주가 중요해지는 만큼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 높은 품질의 상품·서비스를 백화점과 아웃렛 등에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씨줄날줄] 배민앱 10년/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배민앱 10년/전경하 논설위원

    국내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첫 타자는 2010년 4월 스타트업체 스토니키즈가 출시한 ‘배달통’이다. 그해 6월 우아한형제의 ‘배달의민족’(배민)도 나왔다. 현재 배달앱 시장에서 2위인 ‘요기요’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국내 자회사(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2012년에 세웠다. DH는 2014년 배달통 최대주주가 됐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합병하지 않고 각자 운영체제를 유지했다. ‘배민ㆍ요기요ㆍ배달통’의 상위 3사 구조는 고착됐다. 다른 기업들이 그동안 배달앱 시장에 도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업체(소셜커머스) 티몬은 2014년 전국에 깔린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식배달 서비스에 진출했지만 6개월 만에 철수했다. 세계적 플랫폼인 ‘우버이츠’도 2017년 진출했으나 2년 만인 지난해 10월 철수했다. 배민과 요기요 등에 밀려 적정 가맹점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8월 ‘1주문 1배달’을 내세우며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어제 DH가 배민을 인수하려면 6개월 내에 요기요를 팔라고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쿠팡이츠에 대해 “충분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성장했지만 상품판매와 음식배달은 과정이 전혀 다르다는 판단이다. 음식의 특수성 탓에 상품배달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까닭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친다. DH가 배민과 요기요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배달앱 시장이 독과점 체제가 돼 수수료 인상, 배달 편의성 감소 등이 발생할까 우려한다. 음식점과 배달기사 입장도 비슷할 것이다. 공정위의 어제 발표 자료에는 배민과 요기요가 상대방보다 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주문 건당 쿠폰할인을 덜 제공했고, 기업결합이 추진된 이후인 올해 쿠팡이츠가 약진했지만 배민과 요기요의 수수료율은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올랐다고 지적했다. 배민과 요기요가 합병하면 경쟁이 제한된다는 직접적인 증거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흘러 현재 배달앱을 이용하는 음식점은 35만개, 배달기사는 12만명, 월 이용자는 2700만명으로 추산된다. 공유주방 규제가 완화되고 배달만 하는 음식점도 늘어나 공유주방시장도 생겨났다. 공정위는 DH가 외국에서 공유주방사업을 하고 있어 경쟁 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H가 공정위의 명령을 받아들여 요기요를 팔기로 했다니 소비자는 다행이다.
  • ‘요기요’ 인수땐 단숨에 배달앱 2위… 네이버·카카오·쿠팡 후보군

    ‘요기요’ 인수땐 단숨에 배달앱 2위… 네이버·카카오·쿠팡 후보군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기 위해선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위 조건을 따르기로 하면서 코로나19로 급성장 중인 국내 배달 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 61.5%인 배민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34.1%)인 요기요를 인수하는 업체가 단숨에 배달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DH는 지난달 공정위 심사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요기요 매각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DH는 배민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는 만큼 배달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에 있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위 사업자인 요기요가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이를 인수하기 위한 관련 플랫폼과 유통업계, 투자업계의 경쟁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배달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 시장은 9조 7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84.6%) 성장했으며,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IT 공룡’들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까지 인수합병(M&A)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4.7%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요기요의 몸값은 배달의민족 4조 8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2조 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매각 기한이 6개월로 한정돼 있어 1조원대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인수 후보군에 오른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의 결정에 배달 앱을 주로 사용해야 하는 자영업자들과 배민처럼 제2의 ‘유니콘 기업’ 창업을 꿈꾸는 벤처업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가맹점주단체·소비자단체 등은 공정위가 DH의 배민 인수를 아예 불허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요기요를 매각한다 해도 DH의 독점적 지위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참여연대·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이날 공동논평을 내고 “이미 독과점 구조에서 다양한 불공정행위가 발생하는데도 조건부 승인이라는 타협적 결정을 내려 유감”이라며 “요기요 매각이 이뤄지게 되면 가맹점주들 입장에서는 협의할 대상만 늘어나는 모양새일 수 있다. 당국에서 자영업자 피해가 없도록 협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벤처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인수 불허’라며 반발했다. 스타트업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가 산업계와 많은 전문가의 반대 의견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음식 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음식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쿠팡이츠·위메프오 등의 후발 주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롯데나 신세계 등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현재의 점유율만으로 시장의 독점적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안일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수수료 인상 우려” 배달 공룡 제동… ‘몸값 2조’ 요기요 매물로

    “수수료 인상 우려” 배달 공룡 제동… ‘몸값 2조’ 요기요 매물로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요기요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시장점유율 99%가 넘는 독점적 지위로 소비자와 음식점이 입을 손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사실상 불허”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훼손했다고 반발하지만, DH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정위 조건을 따르기로 했다. 공정위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이 조건 없이 합쳐지면 지난해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99.2%인 압도적 1위의 위치에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는 격차가 98.8% 포인트나 발생한다. 또 이러한 시장점유율이 최근 5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도 조건부 승인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쿠팡이츠가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점유율이 2%대에 그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합병하면 소비자와 음식점의 손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봤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배민과 요기요 상호 간에 소비자 유인을 위한 쿠폰 할인 경쟁, 음식점 유치를 위한 수수료 할인 경쟁 등이 사라지게 되면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 감소와 음식점에 대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가 점유율과 쿠폰 할인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배민과 요기요가 다른 배달앱보다 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선 주문 건당 쿠폰 할인을 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정위는 수수료율 인상 때 음식점의 배달앱 이탈률이 1% 미만에 불과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했다. 두 배달앱이 합쳐진 뒤 수수료율을 올리더라도 음식점이 반강제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배달음식 주문과 관련한 압도적인 정보자산이 쌓이는 데 따른 정보독점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배달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를 집중 타깃으로 한 저비용·고효율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와 음식점은 DH에 점점 고착화되고, 다른 배달앱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 외에 공정위는 배달대행과 공유주방 같은 배달앱에서 파생된 시장에서도 경쟁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벤처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인수 불허’라고 보고 있다. 스타트업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가 산업계와 많은 전문가의 반대 의견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음식 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DH는 이날 “한국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으로 전략적 파트너십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DH는 내년 1분기 내 서면으로 최종 결정문을 부여받고, 기업결합도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수락한 것으로, 조만간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요기요 몸값은 2조원대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DH가 처음엔 반발했으나,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꿔 매각을 준비해 왔다”며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던 DH 입장에서도 배민 인수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DH, 요기요 팔아 배달의민족 품는다

    DH, 요기요 팔아 배달의민족 품는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업계 2위 ‘요기요’ 지분을 100% 매각하기로 했다. DH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간 기업결합을 심사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결정을 수용한 것이다. DH는 28일 오후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DH는 2021년 1분기에 (공정위로부터) 최종 (승인) 서면 통보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DH코리아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몸값 2조원대 요기요가 매물로 나오면 쿠팡, 카카오, 네이버 같은 대기업들이 입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공정위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했다. DH가 배민을 인수하되 6개월 내에 요기요 지분 100%를 팔아 국내 배달앱 ‘2강 경쟁 구도’를 유지하라는 얘기다. 두 회사의 배달앱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9.2%다. 요기요 매각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땐 6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는 또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요기요 사업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현상유지 명령’도 내렸다. 실질 수수료율 변경 금지, 매월 전년 수준 이상의 프로모션 유지, 정보자산 공유 금지 등이다. 앞서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인수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청했다. 당시 배민의 기업 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 7500억원)로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포토] BJ 박민정, ‘아찔한 글래머 몸매’

    [포토] BJ 박민정, ‘아찔한 글래머 몸매’

    아프리카TV 인기 BJ 박민정이 남성잡지 맥심 2021년 1월호 표지를 장식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인기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표지 모델 박민정은 작년 8월에 연예인 L씨로부터 “뱃살이 귀엽다”라는 DM을 받은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맥심에서 메이드복 화보를 공개한 박민정은 지난 화보보다 조금 더 수위가 높은 비키니 화보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공개하며 맥심 2021년 1월호를 장식했다. 지난 23일, 박민정의 맥심 1월호는 청순 섹시한 비키니와 양갈래 머리가 귀여운 말괄량이의 두 가지 버전으로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 출시되었다. 맥심코리아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명 유튜버 국가비 ‘자가격리 중 생일파티’ 검찰 송치

    유명 유튜버 국가비 ‘자가격리 중 생일파티’ 검찰 송치

    영국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 기간에 지인을 생일파티에 불러 선물을 받고 대화를 나눈 유명 유튜버 국가비(본명 국가브리엘라)씨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국가비씨를 감염병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국가비씨는 지난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생일파티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국가비씨는 병 치료를 위해 영국에서 한국에 입국, 2주 자가격리 중이었다. 자가격리 기간 중 생일을 맞게 된 국가비씨는 지인들을 초대, 현관에 서서 현관 밖에 있는 지인들의 선물을 건네받고 인사와 대화를 나눴다. 당시 국가비씨는 방문자와 1~2미터 앞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케이크 촛불을 입으로 불어 끄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인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문 밖에만 나가지 않았을 뿐이지 지인들을 초대해 가까운 거리에서 대면한 것은 사실상 접촉이자 격리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앞서 영국을 떠나기 전 올린 영상에서도 그는 영국 현지 친구들을 초대해 송별회를 갖고 함께 식사를 한 장면이 담겨 더욱 논란이 커졌다. 서울 마포구 보건소 역시 경찰에 국가비씨의 자가격리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국가비씨의 행동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자가격리는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있어야 하므로 집에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행위도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국가비씨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운 뒤 한국에서 방송된 요리 경연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 3’에 출연해 준우승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또 한국 문화를 영국에 소개하는 유명 유튜버 ‘영국남자’ 조쉬(본명 조슈아 캐럿)의 아내로도 유명하다. 조쉬 역시 국가비씨의 ‘자가격리 생일파티’ 아이디어를 자신이 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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