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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대대적 경기 부양/정부 경제운용 방향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의 중점을 경기부양에 두기로 했다. 정부는 9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陳稔 기획예산위원장,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康奉均 경제수석,金泰東 정책기획수석,全哲煥 한국은행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을 협의했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당정협의를 앞두고 부처간 입장조율을 위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경제장관들은 내수경기진작을 위해 총수요 확대에 나서기로 하고 이를 위해 내년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행키로 했다.
  •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첫 공판­재판 속기록

    ◎“서류전달땐 윤원중·신경식씨 봤다”/한씨 “북측과 만남 주선은 장씨 전공이라 했다”/오씨 “진로 장진호 회장이 자금지원 의사밝혀”/장씨 “북측인사 만나 후보별 지지율 얘기했다” 30일 오후 서울지법 법정에서 열린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의 직접신문에 대한 피고인들의 답변을 간추린다. ▷韓成基 피고인◁ ▲吳靜恩 피고인에게 진로 화의신청에 대해 부탁한 적이 있나. 있다. ▲吳피고인의 소개로 張錫重 피고인을 알게 됐나. 그렇다. ▲97년 10월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하비비 다방에서 吳피고인을 만났을 때 吳피고인이 정치활동을 한번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말한 적이 있나. 그렇다. ▲李會昌 후보 비선참모조직은 각종 보고서를 작성할 목적으로 조직됐나. 당시에는 몰랐다. ▲진로그룹 張震浩 회장에게 청년홍보단 계획과 소요비용으로 15억원의 자금지원을 약속받은 사실이 있나. 있다. ▲李후보 자택에 가서 보고서를 직접 전달한 적이 있나. 있다. ▲경호원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만날 수 있었나. 경호원에게 사전에 양해를 받았다고 말해 만날 수 있었다. ▲중국에 갈 때 가지고 갔던 보고서가 吳피고인과 함께 李후보에게 전달한 보고서인가. 그렇다. ▲서류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尹源重 후보 비서실장과 辛卿植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본 일이 있나. 있다. ▲97년 12월5일 朴燦鍾씨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할 때 직접 전달했나. 운전기사에게 전달한 적도 있었다. ▲보고서를 받은 운전기사는 서류를 어떻게 처리했나. 차량 뒷좌석에 놓아두었다. ▲97년 9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3회에 걸쳐 李會晟씨와 張震浩 진로그룹 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적이 있나. 그렇다. ▲만남을 주선한 목적은 선거자금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나. 그렇다. ▲97년 11월 하순쯤 탈당 움직임을 보인 朴燦鍾씨의 탈당을 막기 위해 李후보와 朴씨와의 회동을 주선한 적이 있나. 주선한 것은 아니다. ▲97년 11월 하순쯤 吳靜恩 피고인의 소개로 張錫重 피고인 등과 만나 金順權 박사의 방북 추진건을 대선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한 적이있나. 그렇다.▲97년 11월 하순쯤 서울 삼청동 하비비 다방에서 吳靜恩 피고인을 만나 李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국민회의가 ‘李후보 죽이기’ 1,2탄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나. 내가 한 말은 아니다. ▲張피고인이 북한 군부를 움직이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고 이야기 한적이 있나. 張피고인이 정보를 감지하고 만남을 주선하는 것은 자신의 전공이라고 말한 적 있다.북풍은 분명히 일어난다.북풍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베이징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총풍 3인방’이 능력있는 인물로 포장하기 위해 어떤 일을 했나. 李會晟씨와도 적극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과의 접촉을 위해 좋다고 판단했다. ▲金順權 박사의 방북은 결국 이루어질 것이지만 吳피고인에게 金박사의 방북을 늦추어 달라고 한 적이 있나. 吳피고인이 그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吳피고인에게는 그냥 당신이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정도가 아니라 꼭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아주 강한 톤이었다. ▲吳피고인은 뭐라고 말했나.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북한의 무력시위 여부와 시기 등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張피고인이 북한의 리철운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는가. 그런 적 있다. ▲베이징에 가는 여비와 경비는 내가 책임진다고 한 적이 있나. 무력시위 건은 아니고 다만 대북사업 경비 일반을 이야기한 것이다. ▲吳피고인이 베이징에 가거든 팀워크를 이루고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한 적이 있는가. 그런 말 들은 적 있다. ▷吳靜恩 피고인◁ ▲대선 사조직을 만들자는 말은 누가 먼저했나. 韓成基 피고인이 했다. ▲張震浩 회장으로부터 15억∼20억원 지원을 약속받은 적 있나. 받은 적 없다.지원의사는 밝혔지만 정확한 금액은 얘기하지 않았다. ▲朴寬用 한나라당 의원에게 金順權 박사의 방북을 도와 달라는 협조요청을 했나. 안했다. ▲金박사를 방북시키면 대선에도 좋으니 대선 활용방안을 모색하자고 했나. 지난해 11월30일 우리 세명이 처음 만났을 때 金박사를한나라당에 입당시켜 대북 화해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지난해 11월 하순 韓피고인을 만났을 때 韓피고인이 李후보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나. 없다. ▲李후보의 아들 병역문제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은 한 적이있나. 없다. ▲韓피고인이 국민회의의 공작이 성공하면 李후보는 한방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데. 없다. ▲지난해 11월 말 張·韓피고인을 만났을 때 張피고인이 북은 李후보쪽으로 선회한 것 같다는 설명을 한 적 있나. 있다. ▲韓피고인에게 북한측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보라는 말을 한 적이있나. 있다. ▲판문점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무장시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나. 총기난사나 카메라 등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다. ▲韓피고인에게 북측과 韓피고인을 연결시켜 주겠다고 말한 적은 있나. 있다. ▲韓피고인이 북측에 경력을 부풀려 말하려 한 적 있나. 무역이 잘 되기 위해 그랬다. ▲韓피고인에게 李후보 특보 같다고말한 적 있나. 농담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張피고인이 베이징에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나. 94년 서로 알기 시작한 이후 자주 그런 말을 했다. ▲북풍요청을 지시한 적은. 없다. ▲金박사의 방북허가를 통일원으로부터 책임지고 받아내겠다는 말을 했나. 알아보겠다고 했을 뿐이다. ▲韓피고인은 베이징에서 북측 인물과 접촉해 무력시위를 요청키로 했나. 전혀 모의한 적 없다. ▲지난해 12월 초 코리아나호텔에서 張·韓피고인을 만나 金박사 방문과 대북접촉시 보안유지 등에 대해 논의한 적 있나. 나는 인사만 하고 갔기 때문에 전혀 모른다. ▲비슷한 시기에 하비비 다방에서 韓피고인이 베이징 방문에 대한 상황보고를 한 적이 있나. 아마 했을 것이다.나는 잠시 있다가 갔다. ▲그 자리에서 북한주민 접촉신청과 비행기표 예약 등에 관한 상황을 듣지 않았나. 들은 것 같다. ▲그날 張피고인이 북에서 중요한 사람이 나올지 모르니까 이쪽에서도 비중있는 사람을 보내야 겠다는 말을 했나. 그렇다.그러나 대선 문제에 대해선 얘기 안했다. ▲金박사의 방북허가가 15일까지는 나와야 북측에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을 했나. 그렇다. ▲지난해 12월 초순과 하순 두차례 통일원에 전화했나. 초순에 한번 했다. ▲베이징에 가기 전인 지난해 12월 초순 저녁 7시쯤 오복집에서 張·韓 피고인을 만나 베이징에 대해 최종 점검한 적이 있나. 기억이 안난다. ▲떠나기 전에 만난 적이 없단 말인가. 기억이 안난다. ▲당시 張피고인이 金박사 방북허가를 받아 북측이 우리를 믿도록 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했나. 있었던 것 같다. ▲북풍과 관련,북측 의도를 파악한 뒤 우리 의도를 전달하라고 지시한적 있나. 없다. ▲韓피고인이 金박사 방북허가가 제때 안 나오면 모든 것이 안된다며 방북문제를 피고인에게 책임져 달라고 했나. 그렇다. ▲북풍이 공안기관에 드러나면 金박사를 연관시키면 된다고 한 적 있나. 기억이 안난다. ▲韓피고인 등이 베이징에 있는 동안 이들로부터 계속 보고를 받은 적이 있나. 기억이 안 난다.베이징에서 일어난 상황에 대해 나는 당시 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 ▲張피고인이 귀국 후 피고인과 만나 베이징 방문 무마에 대해 논의한 적 있나. 전혀 없다. ▲韓피고인이 “안기부가 베이징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것 같다.張피고인이 알려준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 張피고인이 알려줬다는 말은 없었다. ▲조선호텔에서 張震浩 회장을 만난 적 있나. 있다. ▲그때 張회장으로부터 韓피고인이 베이징에 가서 대선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들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나. 있다. ▷張錫重 피고인◁ ▲吳靜恩 피고인을 안 뒤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나. 한달에 2번 정도 만나고 2번 통화하는 정도였다.그러나 吳피고인을 통해 편의를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吳피고인과 朴寬用 의원에게 金順權 박사의 방북추진을 요청했나. 金박사의 방북을 추진한다는 사실만 알렸지 부탁한 적은 없다. ▲지난해 11월 하순 韓피고인을 만나 현대에 진 채무 2억원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나. 부탁한 적은 있다.알아봐 주겠다고만 했지 해결해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吳피고인이 金박사 방북과 대선상황을 연결시키려고 했나. 모르겠다. ▲지난해 11월30일 吳·韓피고인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DJ는 거부감을 느끼고 처음에는 이인제 후보를 선호하다가 이회창 후보쪽으로 돌아섰고 DJ를 낙선시키기 위해 DJ후보쪽에 북한자금 유입설 등 모종의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는 말을 했나. 기억나지 않는다. ▲韓피고인이 李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으니 이럴 때 ‘쾅’ 하고 터져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나. 아니다. ▲韓피고인이 선거가 임박해서 무력시위가 있으면 국민회의가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나. 아니다. ▲이때 吳피고인이 북풍을 북측이 자진해서 일으키는 방안을 알아보라고 대안을 제시했나. 들은 적 없다. ▲吳피고인에게 북측 군부인사를 잘 아니까 한번 알아봐 주겠다고 제의했나. 아니다. ▲베이징에서 북측인사를 만날 때 金박사의 방북은 성사되지만 아직 승인은 나지 않았으니까 이점을 이용하라고 吳피고인이 지시했나. 그런 적 없다. ▲吳피고인이 韓피고인에게 북측인사를 만나게 되면 “나 대신 왔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나. 아니다. ▲지난해 12월 초 북측의 리철에게 전화해 대선문제 등을 논의했나. 리철과 전화통화는 거의 매일 했지만 전적으로 사업얘기만 했지 대선문제는 언급한 적 없었다. ▲吳피고인에게 지난해 12월15일까지는 金박사의 방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우리들이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나. 아니다.지난해 말까지 金박사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재배권을 따내지 못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방북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북측 인사들을 만나 韓피고인이 진로그룹 고문과 李후보의 특보역도 맡고 있으며 金박사의 방북에 막강한 힘을 쥐고 있다고 소개했나. 韓피고인은 진로그룹 고문이고 나보다는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만 소개했다. ▲북측인사들을 만나 국내 대선 상황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나. 후보별 지지율을 얘기한 적은 있지만 도와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
  • 60년代 언론/덩치 커지고 정신 황폐해져

    ◎연대 강상현 교수 논문서 주장/성장 이데올로기 속 탈 정치와/권력·언론·독점자본 호혜적 결탁/정·경·언 유착의 지배블럭 형성 1960년대 한국언론은 덩치는 점점 불어갔지만 정신은 상대적으로 황폐해져 갔다. 또 경제성장의 시대인 60년대를 지나며 한국언론은 탈정치화 되면서 기업화의 과정을 밟게 됐다. 연세대 강상현교수는 지난 16일 한국정신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후 사회변동연구’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에서 ‘60년대 한국언론의 특성과 그 변화’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50년대가 정치우위의 시대라면 ‘개발의 연대’‘발전의 연대’로 불린 60년대는 경제우위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5·16을 통해 집권하게된 제3공화국정부는 정치적 자유보다는 경제발전이라는 성장이데올로기를 제일주의화 했다. 이때 취해진 언론정책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언론을 기업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른바 ‘채찍과 당근책’이다. 부패 언론인 척결 등을 통해 신문·통신사를 대대적으로정비하고 정비를 통해 선별된 언론사에 대해서는 정책금융,신문용지에 대한 세율조정 등 지원책을 통해 경제적 토대를 형성할수 있도록 했다. 조선일보가 저리의 차관을 끌어들여 코리아나호텔을 짓고 동아일보 등이 고속윤전기를 도입한 것이 이때였다. 한국일보는 빌딩사업에 뛰어들었다. 언론 내부로 보면 신문에 대해서는 축소정책이,방송에 대해서는 팽창정책이 취해졌다. 방송이 신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판적 취향이 덜한데다 전국 구석구석을 파고들수 있는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집권의 정당성 확보 및 개발독재 과정에서의 국민동원에 훨씬 용이했기 때문이다. 언론의 기업화,상업화가 심화된 60년대 후반에는 광고수입이 지대수입을 초과한다. 64년 신문기업의 수입은 구독료 52%,광고료 47%로 광고료가 낮았고 중앙지의 경우 67년에는 구독료 42%,광고료 41%,기타수입 17%로 구독료와 광고료 수입이 엇비슷한 비율을 나타냈으나 60년대 말부터는 광고료 수입이 신문사 매출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자매지 창간 등을 통해 사업도 다각화됐다. 64년 한국일보가 주간한국을 창간,성공을 거두자 나머지 신문들도 잇달아 주간신문이나 주간잡지 등을 만들어 주간지시대가 열렸다. 특히 재벌기업 삼성에게 중앙일보 창간을 허가함으로써 동양텔레비젼을 포함,종합 매스컴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기업에 특혜를 베풀었다. 강교수는 결국 60년대는 정치권력과 언론 및 독점자본이 상호호혜적으로 결탁하는 구조를 형성했고 이러한 결탁구조는 그후 언론이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순치되면서 정­경­언 유착의 지배블럭을 형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결론지었다.
  • 방송인 서유석­가수 안혜경(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말한다:11)

    ◎현실비판·운동권 노래… 고난의 ‘언더’ 인생/가수·방송인 서유석/유신반대 ‘맷돌’ 공연중단 시련/심의 묶인 금지곡만 10여편/방송에서도 강한 정치풍자/‘윗분’에 밉보여 도중하차 가시밭길 “가는세월 그 누구가/잡을 수가 있나요/흘러가는 시냇물을/막을 수가 있나요/…/이내몸이 흙이돼도/내마음은 영원하리”(가는 세월). 70년대 텁텁한 목소리로 사회성짙은 노래를 부르던 청년문화의 기수 徐酉錫씨(53)의 대표곡이다. 가수와 방송인으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낸 徐씨의 체념한듯 하면서 굽히지 않는 의지가 담겨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徐씨가 부른 노래는 ‘가는 세월’ 말고도 창작곡만 70곡. 1985년 마지막 레코드 ‘뚝잘라 말해’를 발표할 때까지 낸 음반도 11집이나 된다. ‘타박네’‘파란많은 세상’‘세상은 요지경’‘대답은 없어라’ 등 심의에서 묶인 금지곡도 10여곡. 이가운데 녹음을 끝내놓고도 가사내용 때문에 레코드를 수거당했던 ‘마지막 노래’는 2년뒤 다른 가수가 불러 심의를 통과한 기막힌 사연을 담고 있다. 교통관련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20년째 맡아 이젠 가수보다 방송인과 교통 전문가로 더 알려진 徐씨. 세월은 흘렀지만 사회성 짙은 ‘운동권 가수’로 찍힌뒤 극적으로 시작한 방송인 생활의 기억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성균관대 졸업무렵 학교앞 카페 ‘카사노바’에서 지배인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통금직전 具鳳書씨가 徐永春씨(86년 작고)등 연예인들과 함께 들러 徐씨의 노래를 청해 듣고 다음날 다시 TBC 쇼프로듀서와 함께 들러 徐씨를 소개했다. 그 다음날 곧바로 쇼쇼쇼에 출연한게 가수 생활의 시작이다. 그러다가 대학시절 핸드볼선수 경력을 살려 한동안 직장 핸드볼선수로 활약하며 안양예술인학교에서 묵고 있던 70년도 봄이었다. 신세계레코드사 작사가가 찾아왔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같이 본뒤 주제가 ‘어타임포어스(A time for us)’를 번안해 레코드를 취입하자고 했다.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옴니버스 레코드 타이틀사진으로 실렸다. 노래가 히트하면서 방송국 프로듀서들이 ‘徐씨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이때는 매일 YWCA강당에서 ‘청개구리모임’을 갖던 시절. ‘청개구리’가 알려지면서 통기타 언더그라운드 계열 가수들이 모인게 바로 ‘맷돌’이다. 매주 수요일 명동 코리아나백화점 강당에서 자작곡 공연을 가졌는데 ‘군사독재반대’‘유신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14회 공연도중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들이닥쳐 끝이 났다. 그리고 73년 4월 TBC 심야 라디오프로 ‘밤을 잊은 그대에게’ 진행을 맡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가을 러스크 미국 국무장관이 제2차 한국군 월남파병 압력차 방한했을 때다. 방송도중 UPI 종군기자의 월남전 참전미군의 만행을 기록한 ‘추악한 미국인’을 죽죽 읽어내렸다. 즉각 중앙정보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잡으러 온다”는 말을 듣고 방송국 앞 목욕탕으로 도망,4일간 숨어 지냈다. 그리고 3년간 모든 활동이 철저하게 금지됐다. 그때 당국이 대마초사건을 핑계로 대중가수들을 줄줄이 묶어 들여 빈사상태에 빠진 연예계의 대안을 찾던중 徐씨를 대상으로 삼았다.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대전까지 내려와서 상경을 권유해 일단 서울로 올라왔다.그리고 당국의 통제를 시험해보기 위해 취입한 노래가 ‘가는 세월’이다. 그때 MBC 라디오에서 ‘정오의 희망곡’ 진행 제의가 들어왔다. 물론 당국의 입김이었다. 같은 방송 라디오프로 ‘안녕하십니까 서유석입니다’와 TV프로 ‘여의도1번지’를 맡아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77년 ‘푸른 신호등’을 맡아 진행한지 1년쯤 됐을 무렵 청와대로부터 진행자 교체지시가 떨어졌다. 프로 시작전 항상 정치판과 사회비리를 강도높게 비판한게 문제였다. 그후 동아방송으로 옮겨 ‘명랑 교차로’를 맡았다가 시사풍자 코너 ‘형님 이래도 됩니까’로 인해 79년 단명으로 끝났다. 81년 ‘푸른 신호등’을 맡았고 이후 지난 15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때까지 이 프로를 진행했다. 15대 총선이 끝난뒤 지금까지 줄곧 교통방송 ‘출발서울대행진’을 맡고 있다. 교통관련 논문도 2편을 발표하고 (주)다물대표로 교통관련 기기를 2건이나 상품화하는 벤처사업가로 변신했다. “지난 70·80년대의 언더그라운드 통기타 가수들은 현실과 벗어난 노래를 부르기가 어색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부조리 부도덕을 보고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니 당연 제약이 많았고 음악계로서도 퇴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가수 안혜경/반체제로 옥고 아버지에 영향/성악도서 운동권 가수 변신/계엄령 속에서도 민중가요 배포/여성밴드 결성 ‘저항 노래’ 1970년대말부터 지금까지 대학가에서 변함없이 불리는 ‘민주’란 노래가 있다. 운동권 노래의 고전중 하나지만 정작 이 노래를 만든 이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5인조 여성 록밴드 ‘마고’를 이끌고 있는 安惠敬씨(41). 이화여대 성악과 재학시절 노래운동에 뛰어든뒤 노동·여성·환경과 관련한 메시지 강한 노래들을 쉼 없이 발표해오고 있는 개성파다. ‘까치길’‘민주’‘황혼’ 등 초기의 노래에서 우리 역사와 사회의 모순들을 담았다면 ‘커피카피 아가씨’‘일이 필요해’에선 여성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또 ‘침묵의 봄’‘검은 민들레’ 등은 환경오염을 다룬 것이고 ‘평화공원’‘너희나라를 위해’등은 반전평화의 메시지가 강렬하다. 모두 현실비판과 역사의식이 흠씬 밴 자작곡이다. “70년대 사회 부조리와 부패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던 아버님의 영향이 컸지요. 반체제적인 발언으로 옥고를 반복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당부는 제삶을 지탱하는 기둥입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수감중이던 아버지에게 음악대 진학의 꿈을 알렸고 “대중을 위한 진정한 예술인이 돼라”는 아버지의 편지글을 가슴에 깊이 새겼다. 성악과에 진학해 현실과 동떨어진 귀족적인 음악에 반발했고 자신이 할 일에 대해 고민하던중 金敏基씨의 노래극 ‘공장의 불빛’에 참여한 게 노래운동의 시초. 1학년때 사전 정보누출로 불발에 그친 집회때문에 줄곧 정보과 형사들의 감시를 받아야만 했다. 레슨을 받으러 교수 집에 갈때도 항상 검은 색 짚차에 태워져 갈 정도였다. 졸업음악회 대신 혼자 작업한 노래 16곡을 담은 불법테이프를 만들어 선후배 동료들에게 돌렸다. ‘민주’도 여기에 실려 있다. 이 노래들이 자신도 모르게 대학 노래패들을 통해 퍼졌다. 80년도 대학 졸업후 바로 교사생활을시작했지만 노래 만들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계엄령이 내려진 가운데 TBC 방송국에서 ‘횃불’‘해방가’‘농민의 노래’ 등 민중가요 20곡을 숨죽이며 녹음해 배포했는데 이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청계천 복사가계에서 복사한 테이프 20여개를 돌렸고 임진각에 가서 통일을 생각하며 이 테이프 1개를 던졌다. 온산 여천공단의 오염실태를 고발한 마당극 ‘청산리 벽폐수야’ 금지도 잊지못할 일. 공연윤리위원회에 심의를 냈는데 전면 공연금지 지시가 떨어졌다. 결국 워크샵 형식을 가장해 서울 아현동 애오개소극장에서 4회공연을 어렵게 가졌다. 87년부터는 여성 환경 시민단체와 연계해 대학 교회무대와 소극장 운동을 벌였다. 92년 첫 공식 음반 ‘여성 환경 노래’를 출반했는데 이때도 노래 ‘평화공원에서’가 탈락됐다. 그리고 95년 2집 음반부터는 비교적 편한 음악을 택해 실었다고 한다. 지난해 여성5인조 록밴드 ‘마고’를 조직해 전국을 다니고 있고 지난 91년 결성된 ‘여성문화예술’에도 기획위원을 맡아 문화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솔로로 전국의 공연장을 다니며 공연을 병행한다. 성악과 출신이면서 운동권 가수로 방향을 잡았고 일부러 고전악기를 배웠다는 安씨. 1남1녀의 자녀를 둔 주부 가수지만 남자들만의 영역이란 편견을 깨기 위해 베이스 기타를 배워 그룹 마고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고집센 여성이다. 앞으로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것에 달려들 것”이란 말로 대신했다.
  • “경영혁신 않는 은행 임원 수시 교체”/李 금감위장

    ◎회생불가 5大 그룹 계열사 새달 퇴출 정부는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는 은행의 임원들은 임기와 관계 없이 수시로 교체토록 할 방침이다.5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독자회생이 불가능한 기업들은 예정대로 10월 중 과감히 퇴출시키기로 했다.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22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팍스 코리아나 21연구원’ 초청,조찬 강연회에서 “금융 구조조정의 성패는 금융기관의 자기혁신에 달린 만큼 혁신적 경영 마인드 없이 기존 관행을 고치지 않는 임원들은 임기가 보장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李 위원장은 “이를 위해 은행 임원들은 임기와 관계 없이 수시로 교체하고 금융 구조조정 때문에 금융경색이 심화된다는 얘기도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은행 영업은 대기업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금융으로 바뀌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월부터는 기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특히 5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독자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은 과감히 정리토록 하되 제대로 안되면 정부가 개입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경찰청 特搜과장 수사/효산서 3천만원 수뢰혐의/朴定垣씨 대기발령

    서울지검 특수1부(朴相吉 부장검사)는 2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朴定垣 총경이 효산그룹 계열 서울 스키리조트의 회원권 사기분양 사건에 대한 무마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효산그룹 수사과정에서 브로커 孫成景씨(39·구속)가 “서울 스키리조트 회원권 분양사건의 수사에서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효산그룹 張석선 부회장(41)의 부탁을 받고 朴총경에게 현금 3,000만원을 쇼핑백에 넣어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孫씨는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 21부 심리로 열린 효산그룹 비리사건 공판에서 “張 부회장으로부터 지난 6월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3,000만원을 받아 朴총경에게 전달했으나 朴총경은 이 돈 가운데 2,000만원을 브로커 權三同씨(60·구속)에게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물의를 빚고있는 朴총경을 본청 경무과로 대기발령하고 후임에 金種明 경장 분당서장을 임명했다.
  • ‘꽃동네’에 울린 사랑의 메아리/그룹 코리아나 음성서 자선콘서트

    【음성=金東鎭 기자】 ‘사랑의 꽃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지난 30일 저녁 충북 음성군의 꽃동네 산속에서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가난한 마음들이 손에 손을 잡았다. 이날 그룹 코리아나가 주관한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돕기 자선공연’행사에는 꽃동네 환자 1천여명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모였고 성직자들과 자원봉사자 3천여명을 비롯 전국에서 1만여명 이상이 자리를 메웠다. 꽃동네 吳雄鎭 신부는 인사말에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도와가며 난국을 극복하자”고 말한 뒤 이날 자선공연 개최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시로 유명한 꽃동네 시인 裵영희씨가 휠체어에 앉아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시구로 만든 노래를 띄엄띄엄 부르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외국인 밴드에 맞춰 흥겨운 국악 한마당이 벌어질 때는 앞에 앉은 노인들이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amazing grace’를 부르며 등장한 코리아나그룹 대표 李용규씨는 이날 공연동기에 대해 “IMF한파로 몸이 성한 사람들도 살기 어려운데 이곳에 계신 분들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코리아나그룹은 앞으로 해마다 이곳에서 자선공연을 가질 계획이며 이날 모아진 후원금은 전액 꽃동네에 기증했다.
  • 늘어가는 백화점 할인매장 서비스·가격 모두 “만족할만”

    ◎IMF로 유통업계 새바람/갤러리아 잠실점­패션잡화 아울렛 23개 브랜드 입점 평균 50% 할인/해태백화점­가전가정용품매장 중기제품 50%까지 자동차용품도 세일/쁘렝땅­‘델타마트’ 개점 의류·생활용품 등 50∼60%싸게/미도파 상계점­모든 층에 운영 상품권·카드로 통용 유명브랜드 많아/뉴코아 백화점­5층 아동복 코너에 부도업체상품 모다 90%까지 저가로 ‘서비스는 백화점,가격은 할인점’ 백화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백화점 물건은 무조건 비싸다는 인식도 버려야할 것 같다.IMF한파로 매출이 급감한 백화점들이 속속 일부 매장을 할인매장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기 때문.쾌적한 매장분위기를 즐기면서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어 알뜰 쇼핑족들이 특히 많이 찾고 있다.해태백화점과 쁘렝땅백화점,갤러리아 잠실점 등이 업태를 아예 변경하거나 일부 매장을 할인점으로 새단장했다. □갤러리아 잠실점=1층에 350평 규모의 패션잡화 아울렛과 80평 규모의 캐주얼 의류 매장을 개설,지난달 25일부터 영업하고 있다.최근에는 50평 규모의 국산 화장품 종합매장을 따로 마련했다.태평양 LG화학 피어리스 나드리코리아나 등 10개 브랜드의 화장품을 평균 30∼60% 싸게 판매한다.일반 할인점과 비교해도 5%가량 저렴하다.이처럼 대규모의 화장품 아울렛이 백화점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패션잡화매장에는 23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이월상품 및 일부 신상품을 평균 50% 할인판매한다. □해태백화점=최근 1층과 5층을 ‘해태마트’라는 할인점으로 새단장했다.1층은 식품·생활용품을 10∼30% 할인판매한다.가전·가정용품매장인 5층에서는 중소기업제품을 40∼50%,삼성 LG 대우제품을 20∼30% 싸게 판다.자동차용품은 할인율이 20∼50%선. 오는 12일까지 ‘해태마트 탄생 기념세일’을 하고 있다.보디가드 빅맨 등 유명내의류 창고개방 행사와 베네통 시슬리 이월상품을 최고 80%까지 할인판매한다.5층 가정용품 할인매장에서는 각종 가전제품을 특별 판매한다.삼성 VTR 25만원,LG 싱싱냉장고 74만원 등. □쁘렝땅1층과 2층을 아울렛 매장으로 바꾸고 지하1층에는 식품·생활용품 할인점 ‘델타마트’를 개점했다.숙녀의류,생활용품의 이월상품을 정상가격보다 50∼60% 싸게 판매한다.주요 브랜드는 베네통 시슬리 애녹 옴파로스 등이며 2층은 디자이너 브랜드와 영캐주얼의류,캠브리지 멤버스 등 신사복을 최고 60%까지 할인판매한다.델타마트에서는 오는 11일까지 할인행사를 연다. □미도파 상계점=8층에 300평규모의 ‘타임아웃’이라는 아울렛매장을 지난해 개장했다.현금구매는 물론 카드와 미도파상품권도 이용할 수 있다.할인율이 보통 50∼70%.이신우 데코 오리지날리 등 의류를 비롯해 쌈지 니콜 등의 잡화와 각종 액세서리,캐릭터상품 등이 추가돼 약 20개의 유명브랜드가 입점해 있다.타임아웃 외에 층마다 상설 할인매장을 설치하고 있다. □뉴코아 본점=5층 아동복매장을 부도업체 행사장으로 꾸며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뉴코아는 오는 15일까지 부도회사의 상품 뿐만 아니라 우수중소기업 상품을 싸게 판다.타임 아디다스 압소바 등 각종 유명의류를 70∼90% 할인한다. 뉴코아는 최근 수원점 7층 아동복·서적매장을 철수시키고 부도상품 행사장으로 개편한데 이어 동수원점 7층 킴스클럽(할인점)을 상설 할인매장으로 바꾸었으며 성남점과 순천점,평택점에도 부도 의류·잡화업체 제품 상설 할인매장을 마련했다.
  • 국민의 정부 출범­취임식 이모저모

    ◎목메인 취임사 “지금은 땀·고통·눈물 필요”/16개 시도 흙·물 섞어 소나무 기념식수/보통시민 단상 초대 ‘국민의 정부’ 실감/“아 모범선진국 마지막 소원” 경축연 연설 25일 김대중 대통령의 첫날은 검소하면서도 엄숙하게 시작됐다.상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4만5천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15대 대통령 취임식은 경제난 속에서도 화합과 도약의 새출발을 선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성대하고 내실있게 진행됐다. ○“파탄책임 규명” 일순 긴장 ▷취임식◁ ○…상오 9시59분 김대통령이 참석자들의 박수속에 단상에 오르면서 시작됐다.김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승용차로 단상 뒤의 의사당 현관에 도착,국악 ‘방아타령’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단상에 오르자 단상과 단하의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김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김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통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창달에 노력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다짐했다.김대통령의 취임선서가 끝나자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면서 15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1천500마리의 비둘기가 일제히 비상,취임식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이어 성악가 조수미씨가 등단,‘겨레의 노래’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오,동방의 나라’를 열창했다. 김대통령은 다시 연단으로 걸어 나와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시대를 엽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22분간에 걸쳐 단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음성으로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김대통령은 먼저 “정부수립 50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여야간 정권교체를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면서 온갖 시련과 장벽을 넘어 진정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여러분께 찬양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현 경제위기를 지적하면서 “정치,경제,금융을 이끌어온 지도자들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에 물들지 않았던들,그리고 대기업들이 경쟁력없는 기업들을 문어발처럼 거느리지 않았던들,이러한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김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지도층’의 잘못을 지적하며 경제난 책임규명의지를 밝히는 순간 단상의 분위기는 다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군장성·생도 일제히 경례 김대통령의 취임사가 끝나자 성악가 조수미,고성현씨와 연합합창단이 ‘내 나라 내 겨레’를 합창하는 가운데 김대통령의 군통수권을 상징하는 여단급이상 군기수단,전국 시·군·구기수단,63개국 해외동포 기수단 및 민간단체 기수단 등이 16개 시·도 및 이북5도 풍물패와 함께 의사당앞 광장에서 행진을 벌였다. ○…폐식선언이 끝나자 김대통령은 행진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단상에서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이어 김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와 단상 아래로 내려와 잠시 악수하며 이·취임을 축하한 뒤 참석자들의 박수속에서 김전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이어 김대통령 내외는 국회의사당 앞뜰의 국기게양대 뒷편에 ‘화합의 나무’로 명명된 12년생 소나무를 기념식수했다.기념식수에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아 담은 합토함의 흙과 합수병의물을 사용,국민화합을 기원했다. ▷취임식장 주변◁ ○…‘화합과 도약’을 주제로 한 취임식은 국내외 귀빈뿐 아니라 환경미화원 택시기사 등 평범한 시민들도 단상에 초대돼 새정부가 ‘국민의 정부’임을 분명히 했다.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의사당 주변은 예년보다 3∼4도가 높은 영상 8도의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를 보여 ‘국민정부’의 출발을 축하했다.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주변은 행사 3시간 전인 상오 7시부터 줄을 이은 초청인사들로 분주했다.국회의사당 벽면에는 2개의 대형 태극기와 황금색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엠블렘이 휘날렸다.행사장 정면에 마련된 단상은 부채꼴 모양의 내외 귀빈석과 전현직 대통령이 자리한 중앙단상으로 나뉘어 마련됐다.중앙단상은 이번 취임식의 주제인 ‘화합’과 ‘도약’을 상징하기 위해 원형으로 제작됐다.중앙단상에는 정면을 향해 오른쪽 중앙에 김대통령 내외,그리고 왼편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가 자리했다.또 뒤로 왼편에는 김수한 국회의장과 윤관대법원장,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대통령,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이,오른쪽에는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김용준 헌법재판소장이 앉았다. 850명의 내외빈이 자리한 중앙단상 뒤쪽 부채꼴 단상에는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 총재,국민신당 이만섭 총재 등 국내 정관계 인사들과 나카소네 야스히로,다케시타 노보루 전 일본총리,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장,팝 가수 마이클 잭슨 등 외국 축하인사들이 참석했다.이날 참석한 외국 축하인사들은 이들 외에 도이 다카코 전 일본중의원의장,피에르 모루아 전 프랑스 총리,토머스 맥라티 미국 대통령 특사를 비롯해 역대 최다인 2백40여명에 이르렀고 암치료 때문에 참석치 못한 미국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축하메시지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내 눈길을 모았다.당초 참석이 기대됐던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대통령등은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참석치 못했다. ▷식전 행사◁ ○…취임식 1시간 전에 시작된 식전행사는 ‘DOC와 함께 춤을’‘젊은 그대’‘성주풀이’‘신뱃노래’ 등 대중가요와 국악,무용이 어우러지며 흥겨운 분위기속에 진행됐다.특히 지난 대선때 김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그룹 코리아나가 ‘빅토리’를 노래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식전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국민 대화합과 민족의 도약을 상징하는 합토합수제.전국 16개 시·도의 흙과 물을 담은 합토함과 합수병을 남녀대표가 단상에 올라 보여준 뒤 국립무용단과 함께 화합의 축원무를 추면서 행사는 절정에 이르렀다. ○영광의 순간 대파노라마 ○…이날 취임식은 국내외 보도진 8백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인 가운데 국제적인 뉴스전문방송인 미국의 CNN이 취임식 행사를 생중계,김대통령 취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를 나타냈다. ▷일산자택 출발◁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새벽 5시40분쯤 잠자리에서 일어나 새정부 출범을 알리는 조간신문을 읽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하루를 열었다.김대통령은 부인 이여사가 “당신 축하해요”라고 덕담을 건네자 “당신도 축하해요”라고 화답했다고 박지원 공보수석이 전했다. 상오 8시 자택을 나선 김대통령은 주민 30여명으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장도를 축하하는 인사를 받은 뒤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10여분 동안 석별의 정을 나눴다. ▷국립묘지 참배◁ ○…일산 자택을 출발한 김대통령은 곧바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했다.상오 8시35분쯤 김중권 비서실장 등 청와대비서진 8명과 함께 국립묘지에 도착한 김대통령 내외는 현충탑을 찾아 헌화하고 1분간 묵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현충문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서명한 뒤 상오 8시40분 청와대로 향했다. ○생애 처음으로 훈장받아 ▷청와대 집무◁ ○…김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박수속에 상오 9시 청와대 본관에 도착,15대 대통령으로서의 첫 집무를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김중권 비서실장 등 수석들과 2층 집무실에 올라가 잠시 환담한 뒤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심우영 총무처장관으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전달받았다.김대통령이 국가로부터 받은 첫 훈장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김종필 총리와 한승헌 감사원장 지명자의 국회임명동의안 제출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 ○세종회간 1천여명 성황 ▷취임 경축연◁ ○…김대통령 내외는 하오 4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정부 주최로 열린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에 참석,대통령에 취임한 소회를 피력했다.30분동안 진행된 이날 경축연회는 정·관계,언론계,주한외교사절 등 국내외 각계 인사 1천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으나 때마침 한나라당의 반대로 김종필 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가 무산된 때문인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마지막으로 내게는 꼭 한가지 소원이 있다”며 “그것은 대통령임무를 성실하고 능력껏 잘 수행해 이 나라를 구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과 협력하고 자랑스러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 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발전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축하 만찬◁ ○…김대통령은 이어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6시30분부터 부인 이여사와 함께 본관 1층 충무실에서 취임축하 만찬을 가졌다. 이날만찬에는 3부요인와 정관계 주요인사 27명,취임축하외빈 57명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김대중 대통령 취임­미리 본 취임식

    ◎남북 합수·합토로 통일기원 기념식수/민족 웅비 그린 파노라마 영상에 “다시 뛰자”/식후 어가행렬·동래학춤 등 퍼레이드 장관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이 25일 상오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거행된다. ▷식전행사(상오 8시30분∼10시)◁ 초청인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식장에 몰려든다.초청인사는 4만여명.지위의 높낮음에 따라 자리가 구분돼 있지 않아 취임식을 잘 보려면 앞자리에 앉아야 한다. 단상 초청인사가 자리에 앉으면서 식전행사가 시작된다.서울시향이 ‘DOC와 함께 춤을’‘젊은 그대’같은 대중적인 노래를 하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성주풀이’‘선뱃노래’ 등의 전통음악을 들려준다.그룹 코리아나의 취임축하 공연에 이어 다듬이 소리,광복의 환희,88 올림픽개최의 순간 등을 편집한 파노라마 영상 ‘민족의 터전’이 상영된다. 코라손 아퀴노 전 필리핀대통령,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마이클 잭슨,나카소네 전 일본수상,사마란치IOC위원장 등 세계 유명인사들도 단상에 자리한다.북타악 주자 30명이 북을 연주하고 무용‘도약을 향한 맥박’이 참석자들의 흥을 돋운다.이어 식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합수·합수제가 열린다.16개 시·도와 이북 5도의 흙과 물을 함께 섞어 겨레의 화합을 기원하는 순간이다. ▷취임식(10시∼11시) 김새대통령은 국립묘지 참배(상오 8시35분)와 청와대 도착 및 훈장수여(9시20분)에 이어 청와대를 떠나 상오 10시 취임식장에 도착한다.김신임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우뢰같은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다.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15대’를 상징하는 1천500마리의 비둘기가 하늘을 힘차게 비상한다.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가수 조수미씨가 ‘오,동방의 아침나라’를 열창한다.이 곡은 겨레의 노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곡. 김새대통령은 국난극복,지역차별철폐,남녀평등,민족화합,안보의 중요성,인권보장 등의 메시지를 담은 취임사를 22분동안 낭독한다. ▷식후행사(11시∼12시) 김새대통령은 단상에서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환송한뒤 떠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단 아래로 나란히 내려와 김이임대통령을 환송한다.김새대통령은 이어 국회의사당 앞마당 국기게양대 뒷편에서 12년생 소나무 한그루를 기념으로 식수한다.식전행사에서 만들어진 합수·합토가 여기서 뿌려진다. 이어 김새대통령이 중앙통로를 따라 행진하면 군장성단은 새로운 군 통수권자에게 거수경례를 한다.김새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바깥에서 기다리던 국민화합대행진에 합류하면 각 시·도에서 올라온 퍼레이드가 여의도를 꽃피운다.1천9백여명의 퍼레이드단은 서울시의 어가행렬,부산 동래학춤,울산의 처용무,경남의 통영 승전무,충북의 평화의 꽃,인천의 은율탈춤,경기의 남사당패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마포대교까지의 퍼레이드가 끝나면 김새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정식으로 집무를 시작한다. ◎여야 표정/2여 자축… 한나라 “야 실감나게/거야선 소야될까 우려속 취임식 참석 “알아서” 김대중 새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24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당으로의 마지막 날을 ‘기쁨과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보냈다.반면 한나라당은 취임식을 하루앞두고 야당을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날 조세형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간부간담회는 당비 납부를 의무화하는 당헌개정안이 상정됐다.앞으로 집권여당의 살림은 당원들의 ‘헌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인 동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표현이었다. 조대행은 “오늘이 마지막 간부회의인가”라며 잠시 감회에 젖는 듯했지만 IMF위기 속에서 집권여당을 기념하는 행사도,당원들에 대해 감사의 표시도 못하는 점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만들기에 앞장섰던 동교동 측근들도 “평생 소원이 이뤄졌다”고 기뻐하면서도 내심 ‘이별’의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자민련은 JP총리 인준이라는 ‘발등의 불’ 때문에 여당으로의 변신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야당으로서 마지막 당무회의도 7분만에 종결하고 소속의원들을 한나라당 의원설득을 위해 현장으로 급파시켰다. 이에반해 한나라당은 15대 대통령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정권교체를 실감하는 분위기.특히 고난의 연속인 앞으로의 야당생활에 대해서도 우려가 교차하는 표정이며,김대중 새 대통령측이 여소야대 정국 탈피를 위해 의원빼가기를 본격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그러나 당지도부는 의원들의 취임식 참석문제는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해외 반응/“한국 정치·경제 대변혁 돌입”/각국,남북관계 진전 점치며 우호지속 희망 대선때부터 이례적 관심을 가져왔던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각국·유럽 등 각국정부와 언론들은 25일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은 한국이 정치 경제 등 여러방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1면에 김대통령의 칼라사진과 함께 장문의 소개 기사를 게재한 데 이어 뉴스위크도 최근호에 김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싣고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는 그는 추방자에서 대통령으로의 놀라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또 미 평화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는 24일 워싱턴포스트에 ‘오늘 김대중 당선자의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정착 노력은 지난 수십년간보다 훨씬 전도가 밝아 보인다’며 희망섞인 보도를 했다. 유럽의 경우 한국이 현재 경제위기에 처해있으나 김대통령은 경제개혁에 대한 신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한반도 최대현안인 남북관계 있어서도 전임대통령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새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중국은 특히 김대통령의 취임으로 한중 선린우호협력관계가 유지,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통해 제시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의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선언구상을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권이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 출범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 배 비서관 주도 700여개 계좌 뒤져/자료수집∼폭로 과정

    ◎DJ 정계 복귀 직후 2년간 극비 작업/조사팀 19명 활동… 은감원 협조 요청/정형근 의원∼이 후보∼강 총장 손 거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은행계좌 추적작업은 DJ의 정계복귀 선언직후인 95년 10월 시작돼 2년여동안 은밀히 진행됐다. 청와대 배재욱 민정비서관의 주도 아래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경찰청 조사과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배비서관은 95년 10월 ‘DJ 비자금으로 보이는 20억여원의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가 시중에서 불법 실명전환됐다’는 첩보를 입수,‘직할부대’인경찰청 조사과(청와대 특명사정반·일명 사직동팀)에 “CD의 매입 자금원을 추적하라”는 극비 지시를 내렸다.이와 함께 김용진 당시 은행감독원장과 백원구 당시 증권감독원장에도 계좌추적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 법원의 영장발부 등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들 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청 조사과 직원 2명과 은감원 직원 12명,증감원 직원 5명 등 19명으로 ‘DJ 비자금 조사팀’이 구성됐다.이들은 다시 5개조로 나뉘어 DJ의 친·인척 41명 342개 계좌와 대우·삼성 등 대기업의 은행계좌 등 모두 7백여의 계좌를 샅샅이 뒤졌다. 배비서관은 이후 대선을 앞둔 97년 9월 고교·대학 동기동창인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나 “대선에 활용하라”면서 이 자료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의원이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밀리고 있는데 지지율을 반전시킬 대책이 없느냐”고 묻자 “DJ의 비자금 계좌추적 자료가 있다”면서 건넸다는 것이다. 정의원에게 건너간 자료는 2천여쪽이 넘는 계좌추적 결과 자료 가운데 50∼60쪽에 이르는 ‘요약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의원이 “신빙성이 있는 자료이니 당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이회창 후보에게 넘겼으며,이후보는 지난 해 10월7일 자택으로 강삼재 사무총장을 불러 “폭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총장은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고 검찰에 수사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청와대 수뇌부의계좌추적 작업 지시 등 관련 여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배비서관은 계좌추적 착수사실과 결과를 김영수·문종수 전·현 민정수석과 이원종 전 정무수석,박관용·김용태 전·현 비서실장,김광일 정치특보 등 ‘윗선’에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그러나 이들은 “DJ의 불법 실명전환 첩보만 확인한 것으로 알았지,계좌추적 내용은 몰랐다”고 부인,엇갈린 주장을 폈다. 검찰은 배비서관의 ‘단독행위’라고 결론짓지는 않았으나 나머지 관련자의 개입여부는 규명하지 않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 미리가본 15대 대통령 취임식

    ◎비둘기의 힘찬 비상… 화합·도약 새출발 전국 8도 아리랑이 메들리로 부채꼴 단상에 울려퍼지면서 1천5백마리의 비둘기가 이른 봄햇살을 타고 비상한다. 25일 상오 10시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열릴 15대 대통령취임식 행사의 주제는‘화합과 도약의 새출발’이다.4만여 내외빈이 화려함보다 검소함을,획일성보다 다양성을 내건 ‘열린 행사’를 만끽한다.의사당 밖에는 대형 멀티비전이 생생한 현장을 담는다. 태극문양을 본떠 적과 청이 어우러진 단상에는 국회의원 전원과 내외빈 등 8백20여석의 자리가 마련된다.구심점인 중앙 원형의 취임식단에는 이·취임 대통령 내외가 나란히 앉고 오른쪽 뒤로 전직 대통령들이 자리한다.전직과 이·취임 대통령이 일직선상에 앉던 종전과는 다른 형태다. 외빈규모는 70명선으로 지금까지 참석이 확정된 인사는 필리핀 아키노·독일 바이체커 전대통령,사마란치 IOC위원장,일본 나카소네·다케시다 전총리,도이 다카코전사회당 당수 등이다. 취임식 행사는 25일 0시 보신각 타종과 남산 봉수대 점화행사 등 전야제로 막이 오른다.타종에는 국민회의,자민련 양당과 국민대표 등 12명이 참여한다.봉수대 ‘희망의 불꽃’은 위기극복을 상징하기 위해 5개의 불꽃이 하나로 합쳐지게 했다.불꽃이 점화되면 시인 고은씨가 축시를 읊는다. 본행사 30분전 그룹 코리아나의 축하공연과 광복,경부고속도로 개통,88올림픽,월드컵 본선진출 등 영광과 환희의 장면을 편집한 영상 화면이 취임식장에 열기를 지핀다.16개 시도와 이북 5도의 화합을 상징하는 합토·합수제도 열린다.신임 대통령이 도착하면 ‘15대’를 상징하는 1천5백마리의 비둘기가 날아오른다.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성악가 조수미가 ‘겨레의 노래’ 공모에서 뽑힌 ‘동방의 아침나라’를 부른다. 22분간의 취임사에서 신임 김대중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등 위기 상황의 관리방안과 국정운영의 원칙을 밝힐 예정이다.신임 김대통령은 참여 민주주의와 민주시장경제의 병행 발전,국민 대화합,사회의 정상화 등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다.김한길 인수위대변인은 15일 “지역차별철폐,남녀평 등,농업부흥,사회적약자의 보호,민족화합,교육·문화 선진화,우방외교의 원칙,안보의 중요성,인권보장 등을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맺음말에서는 21세기 비전과 철학을 담은 희망의 메시지를 천명한다. 식후행사인 ‘국민화합 대행진’에서는 신임 김대통령 내외가 풍물패,일반시민 등과 함께 의사당에서 마포대교 남단까지 행진한다. 이번 행사에는 12억여원이 쓰인다.경축행사 예산으로 책정된 3억7천만원을 반납하는 등 14대 취임식에 비해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한다.
  • 팔만대장경에 숨어 있는…/진현종 엮음(화제의 책)

    ◎팔만대장경의 설화·비화 108가지 얘기 팔만대장경은 불교사 2500년의 결집체이자 인간 사고의 모든 가능성과 깨달음의 영역을 보여주는 한 편의 파노라마다.또한 붓다의 말씀을 수록한 팔만사천 법문은 세계 설화문학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 책은 팔만대장경 곳곳에 숨어 있는 설화나 비유 중에서 완성도 높은 108가지 이야기를 골라 실었다.대부분의 불교 경전들은 출가자,즉 스님들이 중심이 돼 결집하고 전승해온 것이다. 때문에 속세의 범부들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팔만대장경의 주연이라고 할 석가모니 붓다는 출가자들을 위한 어려운 이야기만을 고집하지 않았다.그것은 당시 붓다가 설법을 할 때 지식인들의 공통어인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마가다국의 속어를 썼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불전설화’를 통해 붓다의 지혜를 나누어 갖는데 초점을 맞췄다. 팔만대장경은 고려국신조대장(고여국신조대장),즉 고려대장경의 속칭이다.이 팔만대장경은 지난 95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함으로써 이제는 ‘트리피타카 코리아나(Tripitaka Koreana)’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불교경전 일체를 총괄한다는 뜻에서 일체경으로도 불리는 대장경은 부처님의 설법을 담은 경과 불제자들이 지켜야할 도리를 담은 율,부처님의 가르침을 연구한 논 등을 포괄해 이르는 말이다.팔만대장경에는 모두 1천514종의 방대한 경전이 담겨 있다. 나침반과 지도가 있다고 해서 누구나 보물섬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심오한 진리의 바다를 항해하는 데 ‘암초’와도 같은 작용을 하는 불교 특유의 난해함을 해소하는데 역점을 뒀다.혜윰 6천500원.
  • “영남표심 잡아라” 명운건 한판승부/3당후보 행보:D­8

    ◎한나라당­경남서 15차례 유세 강행군/국민회의­정권교체 필요성 거듭 강조/국민신당­박정희 자극… 지지호소 선거일을 8일 앞둔 9일 한나라당 이회창·국민회의 김대중·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영남에서 ‘대회전’을 벌였다. ◎한나라당/DJ·이인제씨 맹공 이회창 후보는 부산과 경남지역 연설회를 통해 김대중·이인제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보는 이날 창원 상남시장 연설회에서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5년을 채우려 할 것이고,그러면 내각제 개헌을 약속받은 김종필 자민련 총재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나라는 극도의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보는 또 “이인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끝까지 나오는 것은 김대중 후보를 돕는 것”이라면서 “젊은 정치인이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이날 부산 공동어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경남 양산,진해,창원,창녕,함안,의령,산청,거창을 거치며 15차례의 유세를 벌였으며 합천 해인사에서 여장을 풀었다. ◎국민회의/연예인 즉석공연 김대중 총재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뒤 처음으로 PK(부산·경남)지역찾아 진주와 마산·부산·울산을 돌며 거리유세를 벌이고 창원에서 경제기자회견을 갖는 등 강행군했다. 김총재는 부산 광복동 네거리에서 가진 거리유세에서 “대선은 여당이 정치를 잘하면 다시 대통령 시키고,못했으면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서 “나라를 망친 이 정부에서 4년 동안 2인자 노릇을 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다시 뽑으면 나라가 어떻게 개혁될 수 있겠는냐”고 반문했다. 김총재의 PK지역유세에는 그룹 ‘코리아나’가 동행,즉석공연을 갖는 한편 지역출신 김정길·노무현 부총재가 찬조연사로 나서 분위기를 돋웠다. ◎국민신당/한글세대 강조 대구방문 이틀째인 이인제 후보는 9일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현장에 세워진 위령탑에 참배하고 보훈병원과 계명대,대구대,태평로 번개시장,대명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TK 표심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후보는 계명대 정문앞 거리유세를 통해 “수천년 농업사회의 빈곤을 몰아내고 산업화를 이룬 사람이 누구였냐”고 청중들로부터 ‘박정희’라는 대답을 유도한 뒤 “40대의 박정희가 탱크를 몰고 한강을 건넜듯이 40대의 젊은 일꾼 이인제가 한강을 건너 부패한 정치를 쓸어내고 국민혁명을 일으키도록 뽑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찬종 고문은 “이번 대선은 70대 할아버지들의 DJT,60∼70대의 이·조연대,한글세대인 이·박연대의 경쟁”이라면서 “이제는 한글세대들이 국가경영과 국가운영을 결정하는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청장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 부부간첩 사건­적발서 체포까지

    ◎포섭대상자 신고로 잠입 두달만에 검거/20일간 주요도시 돌며 남한적응훈련/고 교수 4차례 만나 정세평가서 요구 부부간첩 최정남·강정연은 북한이 김정일의 지시로 70년대 후반부터 양성하기 시작한 이른바 ‘새세대 공작원’이다.10여년에 걸쳐 엘리트 과정의 공작원 교육을 받은뒤 90년 결혼과 동시에‘부부공작조’로 편성됐다.부부공작조는 현재 남미·동남아 등에서 모두 10여개 조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침투교육 및 침투=지난 2월 사회문화부 공작담당과장 윤택림(54)으로부터 남한침투 지시를 받고 6개월여동안 집중적인 침투훈련을 받았다.고정간첩의 사상 재검증과 새로운 인물 포섭 등 기본임무와 슈퍼옥수수 종자,전자주민등록증 견본과 각종 교통수단의 시각표 입수 등 부차임무를 부여받았다.8월3일 창원의 마금산 온천여관에 투숙한 뒤 북한에 ‘무사도착’을 보고했다. ▲공작활동 및 검거=8월4일 경주 불국사 민속공예촌 근처에 ‘드보크’를 설치해 권총뒤 주요 공작장비를 숨겼다.8월23일 서울 구로동 중국음식점 2층방에 은신거점을 확보할 때까지 20여일에 걸쳐 울산·전주·전북 부안·변산해수욕장·광주·수안보·경기 이천·용인·수원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남한사회 적응훈련을 했다.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최정남은 조주태(37)로,강정연은 정진선(42)이라는 실존인물로 행세했다.긴급상황 때 사용하기 위해 최는 현직 경찰관의 신분증도 가지고 있었다.9월10일 고영부교수가 운영하는 ‘사회문화연구소’로 찾아가 신분인식용 목걸이를 통해 접선하는 등 10월22일까지 4차례에 걸쳐 만났다.서울대 사회학과 김모 교수를 소개해줄 것과 대선정국상황·학생운동전반 등에 대한 정세평가서 작성을 요구했다.경북대 김순권 교수가 개발한 우량옥수수 종자 입수도 부탁했다.심정웅씨와는 9월22일부터 10월25일까지 한강고수부지 등에서 6차례 접촉했다.10월9일 접촉때 심씨에게 “지하철 주요시설 핵심도면을 작성하고 파괴방법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포섭대상으로 지목한 전주시 박모 의원을 만나기 위해 전주로 갔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전국연합 산하 울산연합 간부 정모씨를 10월21일 만나 “북에서 왔다.함께 북으로 가자”고 종용했다.정씨는 그러나 공안당국의 공작으로 오해,경찰에 간첩신고를 했으며 10월27일 울산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 정씨와 만나려다 검거됐다.
  • 고영복 서울대 명예교수 36년 간첩활동/안기부 발표

    ◎북 부부간첩 점거… 고첩4명 구속/관련자 200여명… 수사 장기화 전망 우리나라 사회학계의 원로인 서울대 고영복 명예교수(69)가 지난 61년 북한에 포섭된 뒤 36년간 북한 공작원 6명과 접선하며 간첩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시 국가기간 동맥을 마비시키기 위해 철도와 지하철 등 국가기간시설에 침투,36년간 암약해온 고정간첩망도 적발됐다. 국가안전기획부는 20일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직파간첩 최정남(35) 강연정(28) 부부를 검거,조사한 결과 서울대 사회학과 고교수를 비롯,서울지하철공사 동작설비분소장 심정웅씨(55)와 심씨의 6촌동생 심재훈씨(54·의류도매상),숙모 김유순씨(55·무직) 등 일가족 3명으로 된 고정간첩망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심씨의 친동생 심재만씨(51·인천정밀 대표)와 6촌형 심재천씨(61·농업)는 불고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안기부의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남파간첩과 국내 고첩망을 수사하면서 1백여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관련 혐의자 2백여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안기부는 특히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한영씨 피격사건은 사건 발생 1개월전에 남파된 특수공작조의 소행으로 이들은 북한 귀환 후 영웅칭호를 받고 재남파를 위해 성형수술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78년 군산앞바다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실종됐던 당시 고교1년생 김모씨(현재 36세) ▲같은해 전남 홍도해수욕장에서 실종된 고교생 2명을 납치,‘새세대 대남공작원’으로 양성한 뒤 현재 대남 공작요원들의 ‘이남화 교육’ 교관으로 활용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기부는 북한이 한국에서 발행되는 급진·진보성향의 잡지나 서적을 통해 1천5백여명의 포섭 대상자를 선정,개인별 신원분석까지 완료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최정남 부부는 지난 7월30일 평남 남포항에서 공작선을 타고 서해 공해상으로 남하,8월2일 하오11시 거제도 해금강 갈곶리 해안으로 상륙했다. 이들은 이후 전국 곳곳을 다니며 생활습관을 익힌뒤 지난달 27일 상오11시30분 울산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 전국연합 산하 울산연합 소속 정모씨(35)를 만나려다 정씨의 신고로 검거됐다. 그러나 여자 간첩 강연정은 검거 다음날 신체의 은밀한 부분에 숨겨둔 독약 앰플로 자살을 기도,치료중 사망했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이들은 ▲고첩망인 고교수와 심씨에 대한 지도검열 ▲고교수를 통해 같은 대학 사회학과 김모 교수(60) 포섭 ▲새로운 공작대상자로 울산연합 정모씨와 전주시의원 박모씨(34) 포섭 등의 기본 임무를 띠고 남파된 것으로 밝혀졌다. 고교수는 지난 61년9월 이화여대 강사 재직때 재북 삼촌 고정옥의 소식을 전달하며 접근한 남파공작원에게 포섭된 후 지금까지 36년간 남파 공작원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고첩활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심정웅은 중학교 2학년 휴학중이던 58년9월과 66년 두차례 월북,“필요시 철도 등 국가기간망을 마비시킬수 있도록 동조자를 포섭하라”는 지령을 받고 89년5월 남파간첩 김낙효와 11차례 접선하면서 초·중·고 동창생과 지하철공사 직원들로 구성된 친목회 회원 명단을 보고하고 지하철 폭파 및 마비방법을 보고하는 등 36년간 고첩활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정남은 간첩장비를 은닉하기 위해 서울 관악산,경주 민속공예촌 야산,서울 봉천동장군봉 체육공원 등 6개소에 ‘드보크’(일명 무인포스트)를 설치했으며 다른 고첩망이 이미 설치한 것을 포함,모두 8개의 ‘드보크’가 수사과정에서 확인됐다. 안기부는 ▲체코제 32구경 권총 3정,만년필형 독총 4개,립스틱에 은닉한 독약앰플 5개 등 인명살상용 장비 10종 205점 ▲무전기 4대와 난수표 등 통신장비 16종 94점 ▲위조된 주민등록증 4매와 경찰신분증 1매 ▲공작금 3천여만원중 남은 한화 98만원,일화 2백45만엔,미화 5천달러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 국산 화장품 중국여성에 ‘불티’

    ◎코리아나 등 현지생산체제 잇달아 구축/LG드봉 시장점유율 16% 1위 급부상 국산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93년 코리아나 화장품이 북경에 ‘코리아나유한공사’를 설립,첫 발을 내디딘 이후 잇따라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선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저마다 현지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여가고 있다. 최근 절강성 항주시에서 ‘LG드봉화장품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한 LG생활건강은 지난 95년 이 지역에 세운 항주LG화장품유한공사에서 생산하는 드봉화장품이 2년만에 현지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서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절강성의 화장품시장 규모는 1천8백억∼1천9백억원으로 드봉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6%에 이른다. 이를 반영하듯 모델선발대회에는 600여명의 현지 미인들이 몰렸으며 현지 방송사가 이를 생중계하는 등 열띤 호응을 보였다.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2백6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LG는 연말까지 7백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내년에는 1천4백만달러를 목표로 잡고 있다.이를 위해 현재 절강 북경 상해 3개지역의 영업조직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태평양은 최근 중국 100대 기업군의 하나인 중창오득무역공사와 중국에서의 아모레 라네즈화장품 독점판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내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백화점매장에서 판매함으로써 중국의 고소득층을 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현재 북경내 유명백화점 30여곳에 브랜드입점을 마쳤으며 연말까지 70개,내년에는 100개 백화점에 입점할 계획이다.내년 판매목표액은 1백억원.태평양은 지난 95년 중국 심양에 화장품공장을 세워 이 지역을 중심으로 동북3성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밖에 로제화장품은 지난해 강소성에 20억원 이상을 단독투자해 ‘강소로제화장품유한공사’를 건립,중국시장 개척에 합류했으며 동양화장품은 올해 천진에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중국 화장품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원으로 해마다 30%씩 성장세를 보임에따라 2005년에는 약 7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고 총리 ‘금융개혁법’처리 총력

    ◎휴일 신한국·국민회의 간부들에 직접 전화/DJ면담 시도… 비서실 직원들은 국회 대기 금융개혁 핵심법안 처리가 정치권의 입장차이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행정부는 처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고건 국무총리는 17일 금융개혁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불발에 그쳤다.고총리는 전날인 16일 조건호 비서실장­국민회의 유재건 부총재 겸 총재비서실장 라인을 통해 김총재와의 면담의사를 타진했고 유부총재로부터 17일 상오쯤 면담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고총리는 이에따라 이날 상오 8시25분쯤 서울시내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 행사장으로 이동중인 김총재를 기다렸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김총재와의 면담은 불발.유부총재는 상오8시30분쯤 김총재가 오지 못할 것같다는 연락과 함께 “법안 통과문제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상의하라”는 김총재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에대해 총리실의 관계자는 “2∼3분만 만나 협조를 당부했으면 됐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총리는 일요일인 지난 16일에도 삼청동 공관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간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국가 신인도와 직결된 금융개혁법 통과에 초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비서실 직원들도 16일 대부분 출근한데 이어 17일에는 국회에 대기하면서 법안처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총력전을 폈다.
  • 경선불복 문제 거론… 한때 무거운 분위기/회동 이모저모

    ◎70대 DJ·JP·TJ 빗대 “777연대로 써달라” 김영삼 대통령과 국민신당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30일 청와대 조찬회동은 상오 8시부터 1시간15분여 진행됐다.보도진에게 공개된 회동 첫머리의 분위기는 밝았으나 김대통령이 이후보의 경선불복 문제를 거론,한때 무거운 분위기가 됐다고 배석한 조홍래 정무수석이 전했다. ▷회동표정◁ ○…김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이후보와 악수를 나눈뒤 이후보가 화제를 건강과 등산으로 돌리자 “퇴임후에도 1주일에 한번 정도 등산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후보는 이어 지난 26일 춘천 단축마라톤 대회에서 5.4㎞를 달린 얘기를 하며 “조깅인구와 등산인구가 늘어난 것은 각하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대단한 붐입니다”라고 김대통령을 치켜 세우기도 했다. ○…회동에 앞서 이후보는 신우재 공보·이해순 의전수석 등과 환담하면서 “언론에서는 왜 ‘DJP’다,‘DJPT’라고 영문 이니셜을 쓰느냐.오히려 ‘777연대’라고 쓰는게 낫지 않느냐”고 말해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무소속 박태준 의원의 나이가 모두 70대인 것을 빗댔다.그는 기자들에게 “나에 대해 자꾸만 ‘젊다’고만 쓰지 말고 ‘연부역강’하다고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이후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소리가 너무 커서 전혀 듣지를 못한다”며 “지금 시대가 변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사람들이 이를 못듣는 것”이라는 말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지사◁ ○…조찬회동을 마친뒤 이후보는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전혀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주로 경제문제를 얘기했다”고 말해 ‘YS 지원설’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이후보는 DJP연합이나 신한국당 내분 등 대선상황에 대해 얘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화가 없었다”면서 “나도 하지 않았지만 그런 얘기를 할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회동 분위기에 대해 “불만이고 만족이고 없다”면서 “경제 안보문제를 주로 말씀드렸고 대안과 의견을 제시해 국정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는게 전부였다”고 말했다.특히 ‘YS지원설’을 묻자 “내가 모르는 사실을 가지고 나를음해하려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후보는 김대통령의 독자출마 유감표명과 관련,“본론에 들어가자 느닷없이 대통령이 독자출마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셨다”면서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어떻게 된거냐’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이어 “독자출마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드리고 곧바로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날 회동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독자출마하고 국민정당을 건설하는 일이 역사와 국민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은 정신적으로 극복했다”면서 “특별한 감회는 없다”고 말했다.한편 이후보는 회동이 끝난뒤 ‘대통령이 잘 해보라는 격려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헤어질 때는 말없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 가을 여인/갈색 립스틱 짙게 바르고…

    ◎화장품업계 가을 신상품 일제히 출시/갈색·보라색 대유행 예고 찌는 듯한 무더위속에 휴가철이 한창이지만 화장품업계에는 벌써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 한불화장품 등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올가을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을 일제히 출시했다. 태평양은 립스틱 신상품으로 ‘라네즈 모델 No.9’을 출시했다.‘오늘,모델같다는 말을 들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정하고 지난 2년동안 전속모델로 활동했던 탤런트 김지호 대신 신인 탤런트 신주리를 라네즈 모델로 새로 기용했다. LG생활건강은 TV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를 올가을 신상품명으로 정했다.LG생활건강은 백화점 매장에서 구두를 마련해놓고 사이즈가 맞는 고객에게 이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등 소비자들의 ‘공주병’ 심리를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주력제품인 ‘이지업’의 광고모델을 미국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에서 한국계 미국인 미스 유니버스인 브룩 리로 교체했다. 또 올들어 화장품업계 3위로 부상한 코리아나도 주력 브랜드인 ‘엔시아’의 올가을 색조화장품으로 ‘큐빅골드’와 ‘환타지 380’을 출시했으며 미스코리아 최윤영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밖에 한불화장품은 브라운 바탕에 골드 색상을 섞은 ‘오리엔탈 골드’와 ‘오리엔탈 퍼플’을 출시했으며 한국화장품,나드리화장품 등도 다음달부터 신상품을 내놓고 판촉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화장품업체들은 올가을 유행할 립스틱 색상으로 일제히 갈색과 자주색 등 두 종류를 채택하고 있는데 특히 갈색에는 반짝이는 황금빛을 가미해 우아하고 화려한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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