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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AMD처럼 팹리스가 미래?…흔들리는 인텔의 미래

    [고든 정의 TECH+] AMD처럼 팹리스가 미래?…흔들리는 인텔의 미래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큰 고통을 겪었던 한 해였습니다. 유래 없는 거리 두기와 봉쇄 조치로 인해 기업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언택트 시대 덕분에 호황을 누린 분야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폭락했던 삼성, AMD, 엔비디아, TSMC, SK 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의 가치는 최근 크게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1위 기업이었던 인텔의 주가는 2020년 초 60~70달러 선에서 연말에는 40~5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2020년 인텔에겐 최악의 한 해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AMD는 7nm 공정을 사용한 최신 제품으로 인텔을 압박했지만, 인텔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 오래된 14nm 공정 제품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 점유율을 크게 내주면서 2020년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와 22%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AMD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56%와 141%나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2020년 초 40달러 선이던 AMD 주가는 이제 두 배인 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인텔의 속을 쓰리게 만든 사건은 따로 있었습니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x86 플랫폼을 떠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별보다 더 아픈 사실은 애플이 공개한 M1 프로세서의 성능이 인텔 프로세서보다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물론 애플의 주장처럼 몇 배나 빠르진 않아도 ARM 기반의 M1의 CPU 성능은 인텔 프로세서를 분명히 앞섰습니다. 그리고 GPU 성능은 인텔 내장 그래픽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뛰어났습니다. 여기에다가 애플은 최신 5nm 공정과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가다듬은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발열과 전력 소모까지 줄였습니다. 헤어진 것도 가슴 아픈데, 결과를 보니 헤어진 게 맞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니 인텔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인텔에게 더 충격적인 연말 소식은 오랜 동반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ARM 서버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일 것입니다. 이미 아마존은 자체 ARM 서버 칩인 그래비톤 시리즈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대형 IT 기업들 역시 ARM 서버 칩 개발이나 채택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2020년 3분기 서버 시장에서 ARM 기반 서버가 전년 대비 430.5%나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AMD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도 모자라 ARM 서버 칩에도 점유율을 내주게 되면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인텔은 비핵심 사업부인 낸드 부분을 SK 하이닉스에 매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뒤처진 미세 공정을 바로 따라잡긴 어렵기 때문에 더 급진적인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AMD처럼 반도체 제조 부분을 포기하고 팹리스(fabless, 자체 반도체 제조 시설 없어서 다른 파운드리 회사를 통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 회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반도체는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팹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텔의 경쟁자인 AMD는 본래 회사 규모가 작아서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2008년 반도체 생산 부분을 분리하고 아부 다비 정부 투자 회사의 자금을 끌어들여 별도의 파운드리 회사인 글로벌 파운드리를 설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글로벌 파운드리조차도 치솟는 미세 공정 건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7nm 이하 미세 공정 개발은 포기했습니다. 인텔은 본래 반도체 업계 1위 기업이었기 때문에 12년 전에 팹리스로 전환한 AMD와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AMD가 팹리스로 전환하던 시점만 해도 인텔의 미세 공정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다른 경쟁자들은 이를 따라잡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후 이제 인텔은 삼성이나 TSMC 같은 파운드리 반도체 제조사에 뒤처졌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 인텔은 AMD와 같은 길을 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본래 인텔은 2021년 말에 7nm 공정을 내놓고 2022년에는 EUV 기술을 적용한 7+ 공정을 내놓을 계획이었습니다. (로드맵 참조) 하지만 밥 스완 인텔 CEO는 이 로드맵을 내놓은 지 1년도 안 되 컨퍼런스 콜에서 7nm 공정이 6개월 정도 연기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2022년이면 경쟁자들은 이미 3nm 공정에 진입할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7nm 공정에 진입해도 별로 경쟁력이 없는 데다 10nm 공정 역시 여러 차례 연기한 전례가 있어 결국 7nm 공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텔이 망하지 않으려면 AMD처럼 아예 팹리스 회사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름 설득력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인텔의 팹리스 전환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인텔의 생산 물량 자체가 워낙 많다 보니 이미 공장을 거의 풀가동하고 있는 TSMC나 삼성의 미세 공정에서 물량을 충분히 공급받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장에는 AMD 같은 완전 팹리스 전환보다는 7nm 이하 공정이 꼭 필요한 일부 제품만 위탁생산하고 나머지 물량은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10nm 공정으로 돌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10nm 이하 제품의 비중을 결국 늘려야 하는데 계속 위탁생산으로 갈 것이냐입니다. 앞으로 1~2년은 인텔의 미래를 좌우할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미세 공정 레이스에서 TSMC나 삼성에 계속 밀리게 되면 인텔도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2021년 스완 CEO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걷고 또 걷다 보면 세상 시름도 지더라

    걷고 또 걷다 보면 세상 시름도 지더라

    ‘애정하는’ B급 영화가 있다. ‘감자 심포니’(2009)란 영화다. 강원도의 한 폐광 마을에 사는 인간 군상들의 삶을 들여다본 영화다. 여러 명장면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중 한 명인 ‘절벽’(전용택 분)이 영화 끝자락에 남긴 근사한 독백이다. “매일매일 걷고 또 걷다 보면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갑니다. 그리고 이내 상념이 잦아들면서 몸안에 있던 기억들이 투명하게 떠오르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무엇이 진실이었고, 무엇이 변명이었는지가 명확히 보이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나도 길을 걸으면 그런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 싸움질이나 하며 소모적이고 패배적인 삶을 살던 ‘절벽’에게 극적 변화를 가져다준 것 같은 순간들을 나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특별한 생각들이 떠오르길 기대하며 전남 순천과 경남 사천의 ‘남파랑길’을 걸었다.일반적인 여행과 걷기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여행이 점을 찍는 것이라면, 걷기는 선으로 이어진다. 여러 명소들을 효율적으로 살피지 못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점 찍듯 다녔던 여정에선 볼 수 없던 평범한 것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자연스레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지켜지니 코로나 시대에 맞춤한 여행 방식인 듯하다.●부산~해남까지 남쪽 해안선 따라 1470㎞ 남파랑길은 남녘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들여 조성 중인 코리아 둘레길의 남해안 버전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나라 전체의 걷기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 완료 예정이다. 남파랑길의 양 끝은 각각 부산과 전남 해남이다. 지난 10월 말 공식 개통했다. 거리는 1470㎞. 앞서 완료된 동쪽 해파랑길(부산~강원 고성) 750㎞의 두 배에 가깝다. 복잡하게 들고 나는 해안선을 따라 길이 났기 때문이다. 코스는 90개다. 길이도 9.9㎞부터 27.4㎞까지 다양하다. 하루 한 코스씩 걷는다 해도 꼬박 석 달을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선 순천과 사천의 일부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그리도 보고 싶던 순천 와온해변의 해넘이, 새해맞이 이벤트로 제격인 사천의 해돋이를 두루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너른 갈대밭·철새가 수놓는 순천만 습지 순천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61, 62코스다. 그 가운데 61코스를 중심으로 걸었다. 61코스는 여수와 경계인 와온삼거리 정거장에서 별량면 화포까지 이어진다. 저 유명한 순천만 습지가 이 코스에 포함돼 있다. 전체 거리는 15.6㎞다. 흑두루미 등 겨울 철새들이 몰려오는 10월 말에서 4월까지는 순천만 일부 코스가 폐쇄된다. 대신 61-1코스로 우회해야 한다. 거리는 13.4㎞로 더 짧아진다. 우회하더라도 코스의 핵심인 용산전망대까지는 다녀올 수 있다. 코스의 공식 진행 방향은 와온이 시점, 화포가 종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걸었다. 해넘이로 유명한 와온해변을 저물녘에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길은 역시 발의 임자가 이끄는 대로 걸어야 제맛이다. 화포해변은 남도의 해변치고는 독특하게 해돋이로 이름난 곳이다. 순천만, 와온 등에 견줘 이름값은 떨어져도 이른 아침 풍경은 빼어나다. 너른 화포 갯벌, 서정적인 화포선착장, 소의 머리를 닮았다는 화포전망대 등에서 저마다 다른 새벽의 모습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명소다. 너른 갈대밭과 용산전망대, S자 수로 등 볼거리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이맘때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은 철새다.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가창오리 등 겨울 진객들이 겨울 하늘을 수놓는다.●봄날 꽃보다 아름답다던 ‘와온해변’ 해넘이 와온(臥溫)해변은 누운 소 형상의 산 아래로 따뜻한 물이 흐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순천만의 동쪽 끄트머리에 있다.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봄날의 꽃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했던 갯벌이 바로 여기다. 해변 길이는 3㎞ 정도.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너른 갯벌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찌든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결정의 순간이 찾아온다. 어디서 장엄한 해넘이와 마주할 건가. 이 구간은 거의 전부가 해넘이 명소다. 그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지 척’ 꼽는 곳은 용산전망대다. S자 수로를 붉게 물들이는, 저 유명한 순천만 낙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유명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멋진 사진을 얻을 순 있겠지만 어딘가 기시감이 들지도 모른다. 자신의 카메라에 뭔가 특별한 기억을 담고 싶은 이들이라면 과감하게 와온해변에서 승부를 거는 것도 좋겠다. 서정적이면서도 장엄한 바다 풍경을 담을 수 있어서다. 현지인이 귀띔해 준 곳은 와온해변 일몰전망대다. 현지에선 와온전망대라 줄여 부른다. 와온마을에서 용산전망대 방향으로 1㎞ 정도 올라간 곳에 있다. 여기는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꼬막채묘장과 연결된 소로, 실뱀처럼 뻗어나간 갯골, 너른 갯벌에 혼자 떠 있는 사기도(상섬, 모자섬, 학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등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열돼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유명세를 얻은 곳은 와온마을 앞의 콘크리트 저수조다. 갯일을 마친 어민들이 장화나 갯것 등을 씻는 곳이다. 해가 저물면 붉은 기운이 저수조 물 위에 그대로 반사된다. 이때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다. 이런 구조물은 해변 곳곳에 있다. 모름지기 ‘인싸’(인사이더)라면 종전과 다른 장소에서, 다른 앵글을 구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와온마을과 여수의 경계 지점에는 갈대밭이 있다. 여기도 느낌이 좋다. 운이 좋다면 큰고니(백조)들의 군무와 만날 수도 있다. 썰물 때는 갯벌 위로 길이 난다.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길을 따라 걷는 것도 도시인들에게는 참 생경한 경험이다. 와온공원도 너른 갯벌을 굽어보기 좋다. 어르신이나 유아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이라면 와온공원이 편하고 안전할 수 있다. 와온 일몰전망대와 와온방파제 사이에 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두루누비’ 앱을 내려받아 가면 현지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코스 지도, 화장실 등 편의 시설, 맛집, 내 위치 등 온갖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durunubi.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 사진 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가야산을 신성장 동력으로”… 불교문화관광 사업 힘쏟는 성주

    “가야산을 신성장 동력으로”… 불교문화관광 사업 힘쏟는 성주

    “‘해동 제일의 명산’인 가야산을 성주 발전의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겠습니다.” 이병환 경북 성주군수는 30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주와 경남 합천, 거창군 등 3개 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은 수려한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가야, 신라에서 조선에 이르는 고대문화, 민족종교, 역사유적이 산재한 지역으로 관광산업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군수는 이어 “하지만 지금까지 가야산의 무한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륜면과 가천면, 금수면 등 성주 서부지역 일원의 보존가치가 없는 사유지가 대거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돼 50년 가까이 심각한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가야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합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야산(총면적 60.56㎢)은 실제 절반 이상인 37㎢(61%)가 성주군에 속해 있다. 가야산의 주봉인 칠불봉(해발 1433m)도 성주군에 자리잡고 있다. 1972년 10월 가야산과 주변 산을 포함한 76.256㎢가 우리나라 아홉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다음은 이 군수와의 일문일답.-최근 성주군이 가야산 불교문화역사자원을 활용한 관광거점화 계획을 마련했다. 어떤 내용인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1100억원을 투입해 성주 수륜·가천면 등 가야산 일원의 다양한 불교유적 조사 및 정비를 통해 불교문화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폐사지(절터)인 백운사지, 용기사지, 미륵사지, 법림사지, 안국사지 등에 사찰을 복원하고 수륜면 백운리에 ‘가야산 산림휴양문화단지’를 조성한다. 산림휴양단지에는 수목원을 비롯해 자연휴양림, 산림박물관, 녹재문화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성주 가야산~합천 해인사 6.9㎞ 구간에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문화유적 탐방로를 만들고, 가야산 선비산수길, 역사신화공원, 야생화식물원 등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등 일대를 체험·체류형 관광거점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가야산 역사·문화·자연 보전’ 양해각서 체결 -국내 3대 사찰 중 하나인 법보종찰 해인사, 국립공원공단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와 ‘가야산 역사 문화 자연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추진 배경과 협력 분야는. “3개 기관은 가야산을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존 및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의 가야산 관광거점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호 이해와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 이번 협약으로 해인사는 가야산의 역사·문화유적 등을 잘 복원하고 그 혜택을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아끼지 않기로 했고,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는 성주군과 해인사에서 추진하는 친환경적 사업 등에 적극 협조하고 가야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각 기관의 특성을 활용한 공동 탐방프로그램 운영 등 교류·협력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성주 군정을 책임진 군수가 43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해인사를 찾아 108배를 하며 해인사와 성주군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기원했다. 또 가야산국립공원 인근 골프장 조성 등 각종 개발을 둘러싼 해인사와 성주군 간 해묵은 갈등과 반목을 조속히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저의 이러한 전향적인 태도를 해인사 측이 깊이 이해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 준 데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정부에 가야산국립공원 구역 재조정을 요청해 놓고 있다. 경과는. “환경부는 국립공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10년 주기로 보전 가치에 따른 해제 또는 편입 대상지를 정해 공원구역 경계를 조정한다. 우리 군은 이런 기회를 활용해 성주 수륜·가천 일대 사유지 1.8㎢ 정도를 가야산국립공원 구역에서 해제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장기간 사유권 침해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과 재산상 불이익 등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장기적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및 가야산 일원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 대신 같은 면적의 공원 연접 공유림을 국립공원관리단에 제공해 국립공원 보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철도 역사 유치 지역 기관·단체 등 서명운동 -남부내륙고속철도 성주역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지난해 1월 정부가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으로 발표한 직후 성주역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유치 대응팀(TF)을 중심으로 지역 기관·단체 등이 힘을 모아 결의대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정치권 인사와 국토교통부, 국무조정실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성주역사 유치에 대한 지역 여론과 역사 설치의 필요·당위성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가 현재 시행 중인 ‘철도 기본계획 용역’ 등에 성주역사가 반드시 반영되도록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성주역사 유치와 연계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에도 나서고 있다. “역사가 유치되면 성주미래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성주형 뉴딜사업이 될 역세권 개발과 레저·스포츠 관광산업 육성, 성주3일반산업단지 및 신주거단지 조성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취수원 이전 등 대외 환경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주미래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다.” -성주의 주산인 ‘성산(星山) 되찾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운동인가. “성산은 성주 읍내가 코앞에 내려다보이는 성주의 안산이다. ‘별고을’로 풀이되는 성주(星州) 라는 지명도 성산에서 나왔다. 도한기의 ‘읍지잡기’에는 ‘성주 읍내는 풍수상 와우형이다. 안산을 성산이라고 한 까닭은 소가 별을 보며 누워 있는 모양 때문이다’고 기록돼 있다. 또 성산에는 1600여년 전 가야문화를 꽃피운 성산성이 있다. 하지만 1967년 이 지역에 군사기지(포대)가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50년이 넘도록 주민이 접근할 수 없는 금지된 지역이 됐다. 하루빨리 성산을 되찾아 주민들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 조만간 국방부, 경북도, 성주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민·관·군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올 한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노력하고 있다. 우리 군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전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및 저소득 계층 등의 위기 극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군민들도 좀더 힘을 내셔서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주시고, 연말연시 각종 모임이나 회식 등은 자제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다가오는 기축년 새해에는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한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모더나 백신 접종 지연 우려에 정부 “국내 공급 차질 없게 하겠다”

    모더나 백신 접종 지연 우려에 정부 “국내 공급 차질 없게 하겠다”

    식약처, 모더나가 허가 사전 검토 신청 안해접종 시기 지연 논란에 “2분기 공급” 해명文, 모더나 CEO 통화서2000만명 분 확보, 2분기 도입 발표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가 30일 “국내 도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에서 모더나가 한국에 2000만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다는 데 합의해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 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더나는 현재까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사전 검토를 신청하지 않아 접종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식약처는 정부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당초 내년 3분기에서 2분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과 반셀 CEO이 애초 내년 3분기로 추진했던 백신 공급 시기를 앞당겨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했고, 공급 시기를 더 앞당기기 위한 추가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심사기간 180→40일로 단축 검토” 식약처에 따르면 2분기 중 가장 이른 4월을 예상하더라도 1∼2월에 허가 신청(사전검토)할 경우 국내 허가, 심사, 공급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식약처는 180일이 걸리는 허가·심사 기간을 40일 내로 단축해 검토하기 위해 허가전담심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도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허가·심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기, 임대료 2배 요구에도 버텼다…코로나19에 안 질 것”

    “사기, 임대료 2배 요구에도 버텼다…코로나19에 안 질 것”

    <2021 빚을 넘어 빛을 찾은 사람들 : 3회> IMF 때 빚으로 무너졌던 박상은씨2010년 치킨집 열어 재기했지만임대료 인상 요구에 또 한번 좌절‘투잡’ 뛰며 대출 갚으며 ‘희망’ 8256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0년 3월 기준)이다. 퍽퍽한 살림살이 탓에, 당장 거래처에 줘야 하는 결제대금 때문에, 아이의 교육비가 필요해서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빚 때문에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29일 신축년 새해를 맞아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서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서민금융 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들의 분투기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서 심윤수 작가가 그린 웹툰으로도 볼 수 있다.“12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된 가게를 열고,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어요.” 대전에서 치킨집을 하는 박상은(62)씨는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에 장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던 3년 전을 떠올리며 말했다. 온갖 역경을 넘어온 박씨에게 마지막 희망이었던 가게는 생계 수단 이상의 의미였다. 견실한 주방용품 도소매업자였던 그가 처음 빚을 지게 된 건 1998년이다. 사업을 확장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투자금 5억 5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가게를 정리하고 집을 팔아 3억원을 갚았지만, 2억 5000만원의 빚이 남았다. 그는 “중학교 입학하는 아들의 교복 맞출 돈이 없었고, 아내가 식당일을 하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며 “매일 아침 눈 뜨는 게 악몽이었고, 죽지 못해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을 위해 손에 잡히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빚을 갚아나갔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2010년 폐업 직전의 치킨집을 인수해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 박씨는 아내와 함께 전단을 돌리고 배달까지 도맡았다. 장사가 조금씩 잘 되면서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다. 박씨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된 휴대전화와 가게를 갖게 된 것이 꿈만 같았다”고 했다.하지만 꿈같은 현실은 오래가지 못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상가건물 주인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0만원이었던 임대료를 보증금 4000만원, 월세 6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박씨의 치킨집이 장사가 잘되자 임대료를 더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실상 ‘장사를 접고 나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박씨는 결국 가게를 옮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돈이 문제였다. 거래은행에서 1500만원을 빌렸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대부업체에서 2000만원을 빌렸다. 새로 개업한 치킨집은 여전히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돈이 모이지 않았다. 대부업체로 매달 100만원씩 꼬박꼬박 나갔다. 가게 월세와 은행 이자까지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었다. 박씨는 “빚으로 한 번 힘들어 본 터라 이자는 곧 죽어도 꼬박꼬박 갚았다”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을 그렇게 살았다”고 전했다. 박씨가 지긋지긋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은 상가건물 우편함에서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 덕분이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미소금융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속상한 마음이나 풀자’는 생각에 시작한 상담은 저리 대출로 이어졌고, 이제 3년이 지나면 모든 대출금을 다 갚게 된다. 서금원에서 받은 저리 대출금으로 대부업체 대출을 모두 갚는 이른바 대환대출을 받은 그는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9등급이었던 박씨의 신용등급은 미소금융 대출을 받은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5등급이 됐다. 2년 전만 해도 신용등급 문제로 신용카드 발급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카드 발급이 가능해졌다. 박씨는 여전히 바쁘게 산다. 오전 7시부터 주간보호센터 차량을 운전하고, 이후엔 가게로 나와 장사 준비를 시작해 자정이 지나서까지 가게 문을 열어둔다. 다른 자영업자들과 마찬가지로 박씨의 치킨집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았다. 박씨는 “생계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는 가게라서 장사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 생각”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나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심윤수 작가의 새 삶 찾기 ‘빚을 넘어 빛을 찾은 사람들’ 웹툰을 더 보시려면 여기 클릭
  • 美의회 “트럼프의 거부권을 거부한다”

    美의회 “트럼프의 거부권을 거부한다”

    하원, ‘주한 미군 유지’ 국방수권법 재의결거부권 첫 무효화… 상원도 재의결할 듯트럼프 “새달 6일 보자” 불복 집회 예고바이든 “안보 정보 못 받아” 작심 비판친트럼프 매체도 “미친 짓 멈춰라” 비난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레임덕’을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몽니와 이를 막기 위한 의회의 반격,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의 정권인수 작업 보이콧 등으로 세밑 워싱턴 정가에 혼돈이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의 마지막 절차로 의회의 선거결과 인증이 나오는 다음달 6일에 맞춰 대규모 집회까지 예고하며 순순히 백악관을 떠날 의향이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미 하원은 28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찬성 322명, 반대 87명’으로 재의결했다. 앞서 의결했던 NDAA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행사한 거부권을 무효화한 것이다. 상원도 29일 본회의에서 같은 결정을 내리면 거부권은 완전 소멸된다. 하원이 ‘트럼프의 거부권’을 무효화한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축소에 제동을 건 규정의 부당성, 이용자 콘텐츠에 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면책특권(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등을 주장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 8500명 밑으로 줄이지 못하게 한 규정도 들어 있다. 초당적으로 마련된 법안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있어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도 무난하게 재의결될 전망이다. 이날 하원은 코로나19 지원금을 1인당 최대 600달러(약 66만원)에서 2000달러(약 218만원)로 상향하는 법안도 통과시켜 상원으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 일치한 드문 사례지만, 공화당은 재정 적자를 우려하며 반대해 왔던 사안이어서 상원 통과 여부는 확실치 않다. 공화당이 이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반대하면 확실히 선을 긋게 된다. 최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악착같이 대선 불복 싸움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의 고의적인 정권이양 작업 방해도 여전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에서 국방부와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정권 인수 과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주요 국가안보 영역에서 필요한 정보 전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건 무책임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바이든 당선’을 인증하는 취임식 전 마지막 절차까지 지지자를 동원해 막아 보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커다란 사기극이었다. 1월 6일 워싱턴DC에서 만납시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극우 성향의 ‘프라우드 보이스’를 포함해 전국 각지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 주변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의 행보에 보수성향 매체인 뉴욕포스트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1면 트럼프 사진과 함께 ‘대통령…미친 짓을 멈추라’는 제목으로 직격탄을 날렸으며, 사설을 통해 대선 불복 행보는 “비민주적인 쿠데타를 응원하는 것이며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은 파멸”이라고 질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단독] ‘확진자 8명 한 방에’ 동부구치소 첫 사망

    [단독] ‘확진자 8명 한 방에’ 동부구치소 첫 사망

    남부교도소 등 이송자도 확진… 감염 비상 숨진 수용자,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주범 코로나 하루 사망자 수 40명 ‘역대 최고’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일반 수용자와 확진 수용자들을 한 방에 8명까지 과밀 수용하는 등 주먹구구식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치소 코로나 확진 수용자 중 사망자도 처음 발생했다. 다른 교정시설로도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법무부의 대응 실패에 따른 전국 교정시설로의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재 동부구치소는 일반 수용자와 확진 수용자를 정원보다 2~3명가량 늘려 수용하는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치소 내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밀접 접촉자를 먼저 분리 수용하다 보니 1·3·5명실 정원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비확진자와 확진자의 경우 한 방에 8명 정도까지 과밀 수용돼 있다”고 말했다. 동부구치소 관계자도 “수용자 밀집도가 늘면서 감염 확산과 인권 문제 등이 우려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수용자들은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상태여서 구치소 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확진 수용자는 이날 구치소 창문 밖으로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 외부발송 금지”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내보이는 등 구치소 내 심각한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가 지난 27일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숨진 수용자는 3000억원대 분양 사기 사건인 ‘굿모닝시티’ 사건의 주범 윤창열(66)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투석 환자인 윤씨는 지난 24일 외부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었다. 또 이날 서울 남부교도소에서도 16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최근 동부구치소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이송된 수용자들이라 동부구치소발 전국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현재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762명까지 늘어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감염자 수를 기록했다. 법무부는 30일 4차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코로나 일일 사망자 수는 4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동부구치소 다녀온 추미애, 페북엔 또 “윤석열”(종합)

    동부구치소 다녀온 추미애, 페북엔 또 “윤석열”(종합)

    ‘정직 2개월’ 효력 중지한 법원에“받아들이기 힘들다” 비판 나서“징계위 기피 신청 기각 절차는 적법”항고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 효력을 중지한 것을 놓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2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징계위원회의 기피 신청 기각 절차는 적법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검사징계법은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구분하고, 구성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위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위원의 기피 여부를 의결한다”면서 “기피 신청을 받은 사람은 의결에만 참여하지 못할 뿐 의사 정족수에는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적으로도, 기피 신청만으로 해당 위원을 출석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무분별하게 기피 신청하는 방법으로 모든 징계위의 의사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법원 판단에 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게 소송대리인과 다수 법률전문가의 의견”이라고 썼다. 추 장관은 항고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소송대리인 의견서를 첨부한 뒤 “여러분의 판단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 의견서는 소송대리인이 최근 항고 여부를 판단해보라며 법무부에 전달한 것이다. 소송대리인은 의견서에서 “기피 의결에 관한 법원의 해석은 충분히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는 볼 수 있으나 이는 ‘가능한 해석의 하나’일 뿐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해석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소송대리인은 또 법원이 윤 총장의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신청인이 검찰총장의 지위에 있으므로 ‘그렇다’는 일종의 상식과 경험칙에 의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소송대리인은 항고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동부구치소 누적 확진 762명…단일 시설 최대 최근 사의를 표한 추 장관은 이날 장관으로서 사실상 마무리 활동에 나섰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신년 특별사면 발표에 직접 발표자로 나선 데 이어 오후에는 서울동부구치소 방역 현장을 점검했다. 실제로 이번주 중 부분 개각과 함께 추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져 이날 일정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날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762명으로 늘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이날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온 사실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인 윤창열(66)씨였다. 법무부는 과밀 수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은 수용자를 남부교도소(85명), 여주교도소(30명), 강원북부교도소(60명)에 이송했다. 그러나 남부교도소로 이송된 85명 중 16명이 이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된 수감자 중에서 확진자가 1명 나왔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추 장관은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 확진자 타기관 분산수용, 모범수형자 가석방 확대 등을 논의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또 늘었다” 오후 6시까지 689명…동부구치소 첫 사망자(종합)

    “또 늘었다” 오후 6시까지 689명…동부구치소 첫 사망자(종합)

    확진자, 어제 같은 시간보다 151명 많아서울 200명·경기 210명…수도권이 65.9%동부구치소 누적 762명…첫 사망자 나와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하면서 29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랐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68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에 집계된 538명보다 151명 많다. 수도권이 454명(65.9%), 비수도권이 235명(34.1%)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200명, 경기 210명, 인천 44명, 충북 36명, 대구 35명, 부산·전북 각 29명, 경남 27명, 충남 22명, 강원 13명, 울산 12명, 대전·경북 각 11명, 제주 5명, 광주 3명, 세종 2명이다. 17개 시도 중 전남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30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의 경우 오후 6시까지는 538명이었으나 밤 12시 마감 결과는 1046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연일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1주일간(12.22~28일)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090명→985명→1241명→1132명→970명→808명→1046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039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가 일평균 101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전북 순창군 요양병원에서는 이날 또다시 입소자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3명으로 늘었다. 충남 천안 외국인 식품판매점과 관련해서도 외국이 9명이 추가로 확인돼 확진자가 총 103명으로 늘었다.남부교도소 이송된 85명 중 16명 확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법무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 1명이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사망자는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인 윤창열(66)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도 762명으로 늘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동부구치소는 지난달 27일 직원 1명이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 15일 직원 14명과 출소자 1명 등 총 15명이 집단 감염됐다. 이후 동부구치소는 3차례에 걸쳐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이날까지 총 7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법무부는 과밀 수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은 수용자를 남부교도소(85명), 여주교도소(30명), 강원북부교도소(60명)에 이송했다. 그러나 남부교도소로 이송된 85명 중 16명이 이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된 수감자 중에서 확진자가 1명 나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봉현 ‘기피 신청’ 기각한 법원 “불공정 재판 염려 없다”

    김봉현 ‘기피 신청’ 기각한 법원 “불공정 재판 염려 없다”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면서 본인이 기소된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환승)는 김 전 회장의 기피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18년 10월~지난해 1월 경기 버스업체 수원여객운수 회사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수원지법에 구속 기소됐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재향군인회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과 자신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 회사자금 4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서울남부지법에 추가 기소됐다. 이후 지난 9월 김 전 회장의 토지관할 병합심리 신청을 대법원이 받아들여 수원지법 사건이 서울남부지법에 이송됐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토지관할을 달리하는 여러 관련사건이 각각 다른 법원에서 진행될 때에는 공통되는 상급법원이 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에 의해 법원 한 곳에서 병합심리하도록 할 수 있다. 최근까지 김 전 회장이 기소된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은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면서 지난 10일 법원에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전 회장은 “본안 사건의 재판장은 피고인이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토지관할 병합 신청을 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하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접견이 어려운 상황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매주 오전, 오후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하는 등 무리하게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피고인은 도주할 우려가 없고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며, 전자장치부착 조건부 보석이 가능한데도 본안 사건의 담당 재판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피고인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석방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면서 지난달 6일 전자보석을 청구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도피 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이후 도망의 무효함을 알게 됐다”면서 “피고인은 그동안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형사합의13부는 지난 7일 김 전 회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김 전 회장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기각 사유였다. 김 전 회장의 기피 신청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재판부는 “재판장의 공판기일 지정은 원칙적으로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면서 “피고인의 본안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이 조사한 참고인이 다수인데, 공동 피고인인 김모(58·구속 기소)씨가 참고인들의 진술증거를 대부분 부동의하면서 법정에서 신문이 필요한 증인이 88명에 이르는 등 집중심리를 위해서는 증인신문기일을 일괄적으로 근접하여 지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부는 이어 “서울남부구치소 교도관의 코로나19 감염으로 피고인 등의 출석이 어려워지자 본안 사건의 재판장은 공판기일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재판장이 전염병 확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판 절차를 강행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본안 사건 재판장이 피고인의 토지관할 병합 신청과 관련하여 한 발언은 이 신청으로 인해 공판 진행이 중단된 사실을 언급하고 집중심리를 위해 매주 기일 진행이 불가피함을 설명하는 취지로 보일 뿐, 피고인이 절차를 지연시켰다는 취지로 비난하거나 유죄를 예단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특히 피고인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지난해 12월 도피하여 은신처에서 숨어 지내던 중 올해 4월 경찰에 체포됐는데, 이와 같은 피고인의 도피 행각 및 범행 이후의 정황, 본안 사건 공소사실 내용, 향후 공판에서 예상되는 증거조사 규모 등에 비춰 피고인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본안 사건 재판부의 결정이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동부구치소 확진자 수십명, 이달 중순까지 법원 재판 출석(종합)

    동부구치소 확진자 수십명, 이달 중순까지 법원 재판 출석(종합)

    확진자 1명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출석서울북부지법엔 관련 확진자 70명 다녀가서울동부지법도 출석 확인…법정동 소독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들이 이달 중순까지 법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은 동부구치소로부터 29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피고인 A씨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앞서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 1·2차 진단검사를 받았을 때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A씨의 출정일로부터 2주가 지났고, 2차 진단검사까지 음성이었으며 법정 내 구성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던 점 등을 고려해 법원 직원들에 대한 자택 대기 조치는 하지 않는다”며 “방역당국의 별도 조치 요구가 있으면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4~18일 형사법정(지상 2층∼6층)과 20일 201호 법정에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 70명이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0일 법정동 전체 방역을 했다. 해당 법관과 직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며 추후 방역당국과 협조해 추가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도 “동부구치소 신규 확진자 중 11명이 지난 3~18일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보건소 연락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은 동부구치소의 1차 전수검사 직후인 지난 20일 법정동을 소독하고 형사부 법관·법원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동부구치소 첫 코로나 사망자는 윤창열 한편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진 수용자 가운데 사망자가 처음 발생했다. 동부구치소 첫 사망자는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인 윤창열(66)씨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윤씨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지난 23일 2차 전수 조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증 혈액투석 환자로 원래 몸이 좋지 않은 윤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자 지난 24일 형집행정지로 출소해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27일 끝내 사망했다. 질병관리청은 윤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속보] 동부구치소 첫 사망자 ‘굿모닝시티 사기’ 윤창열

    [속보] 동부구치소 첫 사망자 ‘굿모닝시티 사기’ 윤창열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다 사망한 사람은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 윤창열(66)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씨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지난 23일 2차 전수 조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증 혈액투석 환자로 원래 몸이 좋지 않은 윤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자 지난 24일 형집행정지로 출소해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27일 끝내 사망했다. 질병관리청은 윤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윤씨는 2001년 굿모닝시티 분양 사업을 시작하면서 법인자금을 빼돌리고 분양대금 37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03년 구속기소 돼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그는 출소한 뒤 16억원대 사기 혐의가 드러나 2018년 6월 새로 징역 4년6개월의 형을 확정받았고, 지난해에 추가 사기 범행으로 징역 6개월을 또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 ‘코로나 지옥’ 동부구치소, 한 방에 8명까지…첫 사망자 발생

    [단독] ‘코로나 지옥’ 동부구치소, 한 방에 8명까지…첫 사망자 발생

    코로나 비확진자는 물론 확진자들도 한 방에 최대 8명까지 과밀수용확진 수용자 중 첫 사망자도 발생주먹구구식 관리 법무부 비판 고조30일 전수조사 결과 1천명 넘길수도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일반 수용자와 확진 수용자들을 한 방에 8명까지 과밀 수용하는 등 주먹구구식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 확진 수용자 중 사망자도 처음 발생했다. 구치소 등 교정 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재 동부구치소는 일반 수용자와 확진 수용자에 대해 한 방에 정해진 인원보다 2~3명 정도 과밀 수용하고 있는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밀집 접촉자를 우선적으로 분리 수용하다 보니 1·3·5실의 정원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비확진자와 확진자의 경우 한 방에 8명 정도까지 과밀 수용돼 있다”고 말했다. 밀집 접촉자들은 접촉 정도에 따라 따로 격리하다 보니 수용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동부구치소 관계자도 “수용 인원이 8명까지 늘어나면서 감염 확산과 인권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일부 확진 수용자는 이날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 외부발송 금지”라는 문구가 쓰여진 종이를 구치소 창문 밖으로 내보이는 등 심각한 구치소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법무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가 지난 27일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해당 수용자는 3000억원대 분양 사기 사건인 ‘굿모닝시티’ 사건의 주범 윤창열(66)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중증 혈액투석 환자로 구치소 내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지속하다가 전수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 24일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외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숨졌다. 질병관리청은 윤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현재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762명으로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감염 실태를 보이고 있다. 동부구치소에는 지난달 27일 직원 1명이 처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동부구치소는 지금까지 3차례 전수조사를 한 데 이어 30일 4차 조사를 할 예정이라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이날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046명을 기록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영향으로 전날보다 238명 늘었다. 신규 사망자도 4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난 2월 20일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859명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백신을 맞읍시다” 주사기 항로 그린 조종사

    “백신을 맞읍시다” 주사기 항로 그린 조종사

    독일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한 조종사가 독일 남부 지도 위에 그린 주사기 모양 항로가 공개됐다. 스무살의 조종사 새미 크래머가 프리드리히샤펜과 울름 사이 200㎞ 거리를 날아 그린 항로는 항로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eradar24)가 포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크래머는 지난 24일 독일 남부 콘스탄스 호수 근처 비행을 앞두고 GPS 장치를 활용해 경로를 정했다. 그는 로이터TV와의 인터뷰에서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비행으로 그들에게 백신에 대해 생각하고,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공 산업이 전염병 때문에 꽤 큰 타격을 입었다”고 상기시킨 뒤 “기다렸던 백신 접종이 시작된데 따른 기쁨 또한 비행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여름까지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 이번달 들어 하루 2만명 안팎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비필수 상점과 학교가 문을 닫고 연말까지 봉쇄에 들어갔다.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재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62만 7103명, 사망자는 2만 9422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예상보다 늦은 접종… 美 ‘백신 새치기’ 수사 착수

    예상보다 늦은 접종… 美 ‘백신 새치기’ 수사 착수

    의약품 업체 접종우선순위 어긴 정황 포착백신새치기 우려 많았지만 경찰 수사 처음접종 속도 늦어지며 연내 2000만명 힘들듯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접종 우선순위를 위반한 정황이 있는 의약품 공급업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경찰이 의약품 공급업체인 파케어 커뮤니티 헬스케어에 대해 사기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저커 뉴욕주 보건부 장관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으며 주 경찰이 진행중인 범죄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누구든지 알면서 이번 계획에 동참한 것으로 밝혀지면 법의 한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뉴욕주 정부는 파케어가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의료진, 요양원 거주자나 근로자들이 우선 접종 대상자이지만 파케어는 보건업계 종사자, 60세 이상,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온라인 신청을 받아 첫 백신을 공급하려 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언론은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파케어가 선착순 판매 광고를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 희망자는 많지만 접종 속도는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소위 ‘백신 새치기’가 기승을 벌일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그간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실제 수사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3일째인 이날까지 194만 4585명에게 투약했다. 미 연방정부가 전국에 배포한 954만 7925회분 중 20% 정도를 접종한 것이다. CNN은 “많은 병원이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고 있을 뿐이고 의료진 접종도 지연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부가 연내 2000만명에게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힘들 거라는 게 미 언론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백신 불신 현상은 누그러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전했다. 갤럽 여론조사로 볼 때 지난 9월 접종 희망 응답자 비율이 50%에서 10월 58%로 올랐고, 이번 달에는 63%로 또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발표된 퓨리서치 조사에서는 60%가 백신 접종을 희망해 9월 조사보다 9%포인트 증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최영권 기자입니다. 오늘 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돌봄 공백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불과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알려진 ‘여수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및 아동 방임 사건’(여수 사건)과 ‘김포 양촌읍 쓰레기 산 남매 방임 사건’(김포 사건)의 닮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쓰레기산에서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됐다는 점, 장기간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방임형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아동방임 사건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두 사건을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을 말씀드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제2,제3의 여수·김포 사건 방지책에 관해 토론해보려고 합니다.■숨겨진 여동생의 존재, 오빠가 보낸 신호로 이웃이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어린 여자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질 않다보니 이웃 주민들은 여자 아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두 아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쇠약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생후 27개월된 여수 선원동 아파트의 여아, 6살 먹은 경기 김포 양촌읍 여아 모두 구출 직후에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이유식 등으로 섭식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집안에 방치된 채로 있는 바람에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지를 못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공통점은 그럼에도 두 사건 모두 이웃 주민들이 초등학생인 남자 아이를 통해 ‘아동 방임의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여수 사건은 ‘큰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김포 사건은 ‘큰 아들의 울음’이 이웃들이 눈치 챌 수 있었던 신호가 됐습니다. ‘여수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윗집 주민은 아이가 혼자서 밤 8시가 넘어서 아파트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걸 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주곤 했습니다. 하루는 이 어머니가 “자, 밥 먹자”고 말을 했더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손가락으로 찬장에 있는 과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일곱 살 큰아들이 평소에 밥을 과자로 인식하고 있을만큼 친모가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아이는 몸에서 악취가 났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여름에는 긴팔을 입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방임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아이가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자 “동생 혼자 있으면 무서울텐데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라고 말을 했고, 윗집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이 분은 아랫집 주민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냐고 물어본 뒤 “큰 아이가 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민들은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3년생인 일곱 살 남자아이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자녀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종의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평소에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깊이 교류했고, 이웃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이웃 엄마들은 서로의 아이들의 통학을 도와주었습니다. 서로 아이들의 식사도 같이 차려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큰아들도 함께 차를 타고 와서 이웃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없어 아파트 앞 주차장이 놀이터 구실을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어둑해지면 아이들이 혹여라도 차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조씨의 큰 아이가 이웃집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다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조씨가 사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가 차 사고를 당한 날 조씨 집안으로 뛰어 올라온 주민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여동생을 직접 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조씨에게 직접 “XX이(일곱살 큰아들의 이름) 동생 있다면서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다. 지인의 아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주민들이 쌍둥이 여아의 존재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밥을 굶고 다니는 큰 아이를 돌본 사려 깊은 윗집 주민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포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집이 어려운 사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7년 12월쯤 입주한 유씨가 월세가 10번 넘게 밀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유씨의 사정을 알고 월세 일부를 받지 않고 계속 살게 해줬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는 옆집 세입자의 전화를 받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은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는 아니었고 남자 아이의 울음 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사건과는 달리 이 빌라에는 영유아들이 살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돌봄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이 빌라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에 저녁 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층에 6가구가 살고 있는 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고, 방 그리고 베란다가 있는 7평 남짓한 곳입니다. 즉, 가족이 살기에는 충분치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5일에 만난 빌라 주민들은 인근 김포 신도시에서 직장 통근을 위해 집을 구한 남성들이었습니다. 대부분 보증금500만원에 55만원의 월세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남자아이의 여동생의 모습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두 아이 키워야 했던 두 엄마 두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모가 혼자서 두 아이를 양육했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을 버는 가정에서도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고 해내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와 김포 사건의 친모 모두 혼자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매일 저녁 6시 집을 나서 유흥 업소 주방에서 일하다 새벽 3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밤을 샌 조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한 뒤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 일상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과 통화가 닿은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며 “한부모 가정 수당을 41만 5000원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대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하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도 ‘독박 육아’ 상황에 처한 두 엄마를 도와줄 가족조차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수치심은 왜 친모 혼자만의 몫인가. 여수 김포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은 ‘두 엄마가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저장강박으로 알려진 이 정신 질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에 빠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릅니다. 호더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저장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호더는 보통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건의 친모 모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끝까지 숨기려 했습니다. 아동 방임이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평소 한부모 가정이 받던 사회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느끼는 사회적인 고립감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컸을 것입니다. 여수 사건의 조씨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미혼모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도 한부모가정 수당을 받으면서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길어지면서 돌봄 노동의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는 서울신문이 ‘외벌이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특별한 사정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이웃 주민들은 조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공공돌봄시설에 맡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자신이 아이를 잘 못 챙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아이가 다른 집단에 가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꺼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임형 아동학대’는 학대로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또 피해자인 아동들도 친모로부터 방임형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인 친모와 피해 아동 사이에 애착 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더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도 방임에 익숙해진 아이가 원가정의 문제점을 모르고 오히려 ‘집이 좋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엄마, 아빠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명백히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 중에서도 방임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체학대(51.8%) 다음으로 방임학대(21.4%)가 많고 중복학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37.5%에 달합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손지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어린이집 등 상시 등원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방임형 학대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적극 발견해 신고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활용해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를 가려내야 한다”면서 “학대 가해 부모가 양육 방법을 모른다거나, 양육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원인을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김포 사건이 여수 사건보다 더 빨리 해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여수 사건이 해결돼 가는 타임라인입니다. 2020년 11월 6일 오후 5시, 윗층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아랫집에 사는 아이가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몸에서 악취가 난다. 이 집에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산다”며 “집 안을 우연히 봤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를 해줄 방법이 있겠냐”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11월 10일 같은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2번째 신고를 합니다. 이때 처음으로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합니다.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과 오후 8시 10분 2차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1월 12일 여천동주민센터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여수시청 여성가족과에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11월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친모 조씨를 만나 면담을 했습니다. 조씨는 집 안에 쌍둥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지인의 자녀를 돌봐주고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27개월된 쌍둥이 여아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출생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명이인이 있었지만 주소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11월 17일 친모 조씨는 ‘한부모 가정 복지 급여 신청’을 위해 11월 17일 동사무소에 오기로 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과 20일에 재방문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1월 20일 아동학대로 판단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을 대동해 여수 선원동의 조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어른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돼 있었고, 쓰레기 산에 있다 구조됐습니다. 11월 25일 여천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5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11월 26일 청소를 했음에도 쌍둥이 동생이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느낀 최초신고자인 윗집 주민이 다시 오전 9시18분쯤 여천동주민센터에 3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는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게 맞느냐”는 탐문 수사를 벌인 뒤 11월 27일, 다시 조씨의 집을 수색해 냉장고에서 쌍둥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의 친모인 조씨는 주민센터의 대청소 때 자신의 회색 아반떼 차량에 아이 시신을 숨긴 뒤 청소가 끝난 뒤 다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뒀습니다. 11월 30일 여수경찰서는 친모 조씨가 구속된 상태로 아동학대죄와 사체유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2018년 자택에서 쌍둥이를 혼자서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쌍둥이 영아의 시신에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혼모인 조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일곱살 남아와 두살 여아는 어른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수 사건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인 부모가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방문을 열고 강제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천동주민센터는 주민 최초 신고가 일어난 11월 6일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고, 4일 뒤 동일인의 2번째 신고가 들어와서야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그사이에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 측은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살고 있다’는 신고에 대해 “단지 쓰레기를 청소해주면 되는 문제로 여겼다”고 신고 내용을 기계적으로만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판단을 한 것입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친모 조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곧바로 경찰에 알렸더라면 조금 더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친모 조씨가 철저히 쌍둥이 영아 시신을 숨겼습니다. 조씨는 집안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주민센터에도 27개월된 쌍둥이 여아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둘러댔습니다. 또 조씨의 큰아들(7)은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큰 아이와 친모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조차도 아이가 아동 방임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수시청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교훈을 얻고 복기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어쩌면 판박이 사건인 김포 사건의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건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김포 사건의 개요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양촌읍의 한 빌라 집주인이 양촌읍사무소에 “아이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양촌읍사무소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곧바로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12월 18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김포경찰서가 현장을 방문해 열두살 남자 아이와 여섯살 여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방치돼 있는 걸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아이 엄마인 유모 씨는 경찰과 함께 동행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월 26일에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불과 2주 정도 전에 일어난 ‘여수 사건’이 준 교훈 때문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여수 사건보다 사건 해결 과정이 신속합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실 아동 방임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여수 선원동 아파트 이웃들이 돌봤던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 아이였습니다. 이웃들은 큰 아이가 평소에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동생들을 챙겨줄 정도로 “싹싹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전남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현재 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가 구속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에서 장기보호를 받으며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엄마를 보지 못해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검사가 친권상실 청구를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아동학대를 한 전력이 있는 원가정에서는 다시 방임형 아동 학대를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사의 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구속 입건된 김포 엄마 역시, 둘째 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한다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친권 박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은 한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에만 떠맡겨선 안될 문제이며, 또 이웃의 작은 관심이 방임형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5일 저녁 이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아이를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처벌 받아야합니다”라면서도 “가해 엄마도 안타깝네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웃이었네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딱한 사정을 알고 월세를 받지 않았던 김포 양촌읍 빌라 주인, 아이 밥을 친모 대신 차려줬던 여수 선원동 아파트 윗집 어머님처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의 어려움을 알려고 마음 먹으면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발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체납된 요금 고지서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가스비, 전기세, 월세 등 살기 위해 필수적인 돈이 오랫동안 연체되는 건 위기 가정이 보내는 공통된 신호입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서울신문 취재 결과 500만원 넘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가스비, 전기세 등을 미납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500만원 넘는 월세를 열달 넘게 내지 못해 2017년 12월 입주하며 맡긴 보증금을 모두 차감한 뒤 보증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 등 필수 요금 미납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취약계층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사례 관리에 들어가게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미납된 요금을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청 단위에서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하고, 위기 가정을 발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법을 만드는 것도 여수 김포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건은 ‘국가 실패’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아이는 학대나 방임을 받지 않고 클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마땅히 구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한 재난이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충분한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핑계로 국가가 뒷짐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국가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부작위에 의한 아동학대 방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허위정보 신속 엄정 대응”

    정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허위정보 신속 엄정 대응”

    방역당국이 최근 늘어나는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허위정보에 신속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접촉자 확인을 가장한 사기도박 사이트 유포, 출입자명부를 가장한 개인정보 판매 등 범죄사항도 있으며, 사재기 확산, 3단계 상향 등 방역상황에 대한 가짜뉴스나 울릉도 소금 효과 등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사례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허위·조작정보 200건을 삭제·차단하였고 방송 관련 50건을 심의하여 주의 5건, 권고 38건 등을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반장은 또 “경찰청이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최초 생산자뿐 아니라 중간 유포자도 추적 검거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총 174건, 273명을 검거했고 이같은 활동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근거 없는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는 방역과 의료현장에 계시는 분들을 생각하시면서 방역당국의 공신력 있는 정보를 먼저 신뢰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단계 올린다” “울릉도 소금 효과있어” 가짜뉴스 퍼져

    “3단계 올린다” “울릉도 소금 효과있어” 가짜뉴스 퍼져

    정부, 허위정보 유포자 273명 검거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허위정보에 대해 엄정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허위정보 200건을 삭제하고, 유포자 273명을 검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최근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 허위정보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허위정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하는 만큼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윤 반장은 “접촉자 확인을 가장한 사기도박 사이트 유포, 출입자명부를 가장한 개인정보 판매 등 범죄사항도 있다”며 “사재기 확산, 3단계 상향 등 방역상황에 대한 가짜뉴스나 울릉도 소금 효과 등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방송통신위원회는 허위, 조작정보 200건을 삭제, 차단하였고 방송 관련 50건을 심의하여 주의 5건, 권고 38건 등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경찰청은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최초 생산자뿐 아니라 중간 유포자도 추적 검거하고 있다. 현재까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총 174건, 273명을 검거하였으며 이러한 활동을 계속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20년 아직 구의역에 있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2020년 아직 구의역에 있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16년 6월 3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내부회의에서 한 이 말은 프랑스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가 경계했던 ‘자본가의 소환 행위’(피지배 계급에게 행하는 특정한 세뇌)를 떠오르게 한다. 그해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5-3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19세 김군이 진입하던 열차에 끼여 숨진 비극의 실체가 상당히 드러난 이후 나온 발언이다. 직접 관련이 없는 SH 사장이던 그가 강조하고 싶었던 건 이 대목일 게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다.” “마치 (박원순)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받고 있다.” 역설적으로 김군은 무신경 때문에 죽었다. 열차가 진입하는데도 신경조차 쓰지 않은 구의역 역무원부터 원청(서울메트로)의 무분별한 외주화와 관리감독 부재, 비용 절감을 위해 2인1조 작업 원칙을 어긴 하청의 안전불감증까지 우리 사회가 키워 온 모순들이 그의 죽음 위에 켜켜이 쌓여 있다.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이라는 사고방식은 산재 사고마다 출현한다. 하루 평균 5.5명이 일하다 죽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의 황망한 죽음들은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된다. 기업과 국가가 자신들의 실패로 일찌감치 인정했다면 산재 사망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이 30년 가까이 지속될 리 만무하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2일 탐사기획 ‘달빛노동 리포트’ 1면으로 전한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는 올 1~6월 산재 판정된 야간노동자 148명의 죽음을 전한 기사다. 한 사람당 10여쪽 분량으로 기록된 재해조사의견서와 질병판정서를 살피다 내린 결론은 각각의 죽음들이 닮아 있고 기시감이 든다는 점이다. 지난 4월 1일 충남 아산의 콘크리트 파일 공장에서 16t 중량의 지게차에 부딪쳤던 방모씨의 죽음은 가로등 1개 밝기인 5럭스(lx)의 낮은 조도가 만든 사각지대, 존재하지 않았던 안전 통로와 작업지휘자 등 산업안전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인재(人災)였다. 본지가 쓴 아파트 경비원 10명의 부고는 사망 직전 주간 평균 80시간을 일하면서 근로계약서의 짧은 휴게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 파괴적 환경의 결과였다. 지난 23일에는 서른넷 택배기사 박모씨가 집에서 숨졌다. 그는 올 들어 코로나19로 폭증한 배송 물량에 스러진 16번째 택배노동자다. 올 7월부터 롯데택배 기사로 일을 시작한 그의 사인은 하루 14시간 축적된 장시간 노동의 결과로 추정된다. 부고의 대상 대부분이 50인 미만의 중소업체 노동자들이었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판결 1174건 분석에 따르면 국내 산재 사고 기업의 평균 벌금액은 약 448만원이다. 산재 사고의 기업 책임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1심 판결은 전체의 2.9%에 불과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재범률은 97%에 달한다. 산재 사고마다 원청의 책임이 면제되고 산재 피해자들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취지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재계는 과잉입법이라고 강하게 반대한다. 국내 산재 사고의 80%를 점유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을 4년 유예하자는 건 4년 전의 구의역에 머물러 있자는 의미다. 실효성 있게 법을 제정하자는 모호한 정치 언어 뒤에는 이 법의 효력을 약화시키려는 꼼수가 도사리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죽음이 매일 반복해서 발생하는 노동 현실은 국가의 실패다. 정권이 몇 번이나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건 우리 모두의 실패다. 2020년 우리는 아직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 있다. ipsofacto@seoul.co.kr
  • 조은희 서초구청장 “전국민 코로나검사”…“잠복기있어 불가능”

    조은희 서초구청장 “전국민 코로나검사”…“잠복기있어 불가능”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전 서초구민의 코로나 검사 발표와 함께 전 국민 무료전수검사를 제안하자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전 주민 무료전수검사’라는 공격적인 방역체제를 선포한 조 구청장은 “대통령은 뒷북만 두드리지 말고, ‘전 국민 무료전수검사’ 방역비상체제를 선포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2월까지 43만여명 전주민의 전수조사를 마치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하루 2000명 수준의 코로나 검사 역량을 7000명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1개 선별진료소와 6개 임시선별검사소 외에 29일부터 서초구 18개 전체 동별로 각각 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25개 선별검사소별 담당제를 도입했다. 조 구청장은 “연말연시에 추운 칼바람에 동료직원들 고생하는 것 뻔히 아는데도, 이런 공격적인 선제대응이라는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이유는 무능한 정부의 늑장대응을 믿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증감염병 환자를 위한 음압 병상 예산 375억원을 지난 3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확보해놓고도 11월이 되어서야 예산을 집행했다고 조 구청장은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병상이 없어서 죽어나가고 있는데, 정부가 하는 꼴은 정말 개탄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서초구의 비상대응이 전 국민 코로나19 전수조사실시에 자극제가 되고, 참고모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요즘은 사례정의 없이 누구나 무기명으로 무료로 조사받을 수 있어, 서초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직장인들도 서초구 진료소에서 단체 검사를 하는 등 검사받으려는 시민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전수검사가 무증상 감염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이번 겨울은 ‘백신없는 겨울’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분의1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여 밀접접촉자를 가려내는 기존의 역학추적조사 방식의 방역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남은 방책은 ‘감염자 신속확인’과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한 개인방역수칙 준수’뿐이라며, 이중에서도 감염자 신속확인이 가장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준성 전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은 “23일 하루 전국 코로나 검사자 수는 11만 3731명으로 국내 하루 최대 검사 가능량은 15만건 정도”라며 “41만여명의 서초구 주민만 검사해도 3일이 걸리는데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음성 판정을 받은 검사완료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했다. 여 전 보좌관은 “코로나19는 잠복기가 있어 자가격리 14일이 지나 음성 결과를 받았더라도 다음날 확진자를 접촉하면 또 검사하고 자가격리 해야 한다”면서 “전국 동시 검사가 아니면 전국민 검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조 구청장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한 기존 역학추적조사 방식의 방역은 K방역의 핵심으로 여전히 유효한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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