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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세 전에 죽는다”던 444㎏ 男, 살빠진 근황…그가 강조한 말

    “40세 전에 죽는다”던 444㎏ 男, 살빠진 근황…그가 강조한 말

    440㎏이 넘는 체중으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뚱뚱했던 영국 남성은 과거 “40세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남성은 올해로 64세가 됐고, 현재 체중은 228.6㎏까지 줄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영국 남성 폴 메이슨은 “한 의사는 제가 40세까지 살면 운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 (나이는) 거의 연금 수급자가 다 됐다”며 “이제 다시 걸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폴은 과거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에 출연해 유명해졌다. 당시 방송에는 폴이 하루 권장 칼로리의 약 10배에 달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국 입스위치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괴롭힘과 성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음식에 대한 감각이 점점 무뎌져 침대에 틀어박혀 먹기만 하다가 결국 침대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됐다. 2000년대 초반 그의 체중은 444.5㎏에 달했다. 2010년 대대적인 위절제술을 받은 폴은 식이요법을 통해 295㎏을 감량했다. 그는 13세 연하 미국인 연인과 약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헤어졌다. 이후 2015년 마치 촛농처럼 늘어진 피부 22㎏을 덜어내 100㎏대의 몸무게로 돌아왔다. 그러나 2021년 그는 우울증과 코로나19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며 체중도 다시 절정에 이르렀다. 당시 병원으로 이송될 때 체구가 너무 커서 소방관들이 그를 방수포로 옮겨야 했다. 폴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소방대원 두 팀이 방수포로 나를 계단 아래로 옮겨야 했다”며 “그 경험은 끔찍했다. 밖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폴은 18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몸이 회복된 후 다시는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폴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선 식단만큼 마음의 치료도 중요하다”며 “비만 치료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취약 계층에 있는 비만 환자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름 좀 주겠니?”…日, 한국에 ‘항공연료’ 손 벌리는 이유 [여기는 일본]

    “기름 좀 주겠니?”…日, 한국에 ‘항공연료’ 손 벌리는 이유 [여기는 일본]

    심각한 항공연료 부족 현상을 겪는 일본이 한국 등 주변국가에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석유를 가공하는 업체가 통폐합한데다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항공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석유 가공업체의 통폐합에 따라 정유소와 공항의 거리가 늘어났고, 석유를 운반하는 선박이나 탱크로리 등을 이용한 운송 시간도 늘어나게 됐다. 이 영향으로 나리타국제공항을 운영하는 회사가 지난달 하순 연료 부족 등의 이유로 신규 취항 및 증편을 보류한 사례가 1주일 동안 57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슈 서부 히로시마현이 지난 5월 히로시마공항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연료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3개 회사가 “(연료 부족으로)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 등지에서 항공연료를 수입해 국내 유통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일본 내에서 운항하는 수송용 유조선 3척을 더 확보하고, 기름을 수송하는 탱크로리 차량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또 공항별 항공편 증편 정보를 석유 판매업체에 전달해 생산 계획에 반영하는 정책도 도입하기로 했다. 석유 판매업체가 판매할 물량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미리 확보한 뒤 빠르게 공급하고, 이를 통해 항공편 증편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NHK는 이날 “국토교통성은 항공연료 부족 현상의 요인 중 하나로 해외 항공사가 석유 판매회사에 연료 공급을 요청하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늦어 석유 회사가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꼽는다”고 전했다. 이어 “각 공항의 운영회사가 항공사의 운행계획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석유회사 측에 되도록 빨리 알리는 구조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HK는 항공연료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일부 공항에서는 급유를 담당하는 직원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방송 앞당기고 파는 시간 줄이니 매출 올라…위기의 홈쇼핑 실험 통하나[業데이트]

    방송 앞당기고 파는 시간 줄이니 매출 올라…위기의 홈쇼핑 실험 통하나[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커피 한잔하는 가벼운 데이트처럼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혹은 놓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TV홈쇼핑 업계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케이블 방송이 보편화되면서 계속해서 성장해왔지만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매출이 하락세이기 때문이죠.지난 3일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년 홈쇼핑 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업체 7곳(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 7290억원으로 2022년 2조 8998억원보다 5.9% 줄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3조 1462억원에 비하면 13.3%가 감소한 수치죠. 매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 327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활동이 늘면서 홈쇼핑이 반짝 호황을 맞았던 2020년 7443억원을 찍은 뒤 영업이익이 빠르게 줄었고 5년 새 반토막이 났습니다. TV홈쇼핑의 위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보편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더 이상 유료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 cutting)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진 거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020년 189분에서 지난해 182분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간 앞당기고 짧은 시간만 판다 TV홈쇼핑업계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방송의 ‘문법’을 깨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13일 GS샵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쇼미 더 트렌드’의 방송시간을 1시간 앞당겼는데 시청 가구 수가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쇼미 더 트렌드는 황금시간대로 통하는 매주 토요일 저녁 10시 30분 시작하는 방송이었는데 지금은 9시 35분에 일찍 시작하고 있습니다. GS샵 측은 “주말 드라마 방송 시간대가 1시간 당겨지고 OTT 이용 증가로 심야 TV 시청률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방송 중에 1~2개 상품을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상품 가짓수도 늘리고 있습니다. GS샵은 패션 방송의 경우 ‘편집숍’ 개념을 적용해 6~7개 아이템을 20~30분씩 소개하면서 호흡을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6일 패션 상품 방송에서 150분간 원피스, 반바지, 티셔츠, 레인부츠 등 함께 상품을 연속해서 소개하는 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덕에 2개 이상 상품을 구매한 비중은 지난 2분기(4~6월) 17.5%로 작년(10.2%)보다 늘었습니다.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300초(5분)동안만 생필품을 할인 판매하는 ‘쇼파르타 300’을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시청률이 낮은 평일 오전과 낮 시간에 방송을 배치했죠. 론칭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누적 주문 건수는 4만건, 주문액은 8억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TV보다 커진 모바일 영향력 TV 의존도를 낮추고 모바일을 확대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홈쇼핑 전체 매출액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5%였는데요. 2022년 49.4%, 지난해 49.1%로 2년 연속 절반을 밑돕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더 커졌다는 의미인 거죠. 업체들마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모바일 쇼핑족을 잡으려는 노력이 한창입니다. CJ온스타일은 지난 5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최상단에 쇼트폼 영상이 나오는 ‘숏츠탭’을 신설했습니다. 라이브 방송이 끝나면 인공지능(AI)이 40초 내외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겁니다. 숏츠탭 신설 직후 일주일 간 모바일 앱 유입 고객이 직전 주보다 229% 증가했고 주문 수량도 2배 늘었습니다. 현대홈쇼핑도 방송 직후 AI가 쇼트폼을 만들어주는 ‘숏폼 자동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자체 유튜브 채널 ‘훅티비’에 노출해 상품에 대한 고객 궁금증을 해소하고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롯데홈쇼핑은 연애 예능인 ‘24시간 소개팅’ 등을 선보이는 등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소비자가 유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상 속 출연자들이 사용한 제품이 궁금하면 구매 링크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죠. 홈쇼핑 업계 뇌관, 송출수수료 TV 방송 매출이 감소함에도 홈쇼핑 업체가 방송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송출 수수료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업체가 부담하는 송출수수료 금액은 2014년 1조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1조937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방송 매출액 대비 71%에 해당하는데,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7000원 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TV 시청률은 줄어드는데 송출수수료는 오히려 올라간다”며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방송을 중단해버리는 ‘블랙아웃’이 생겨날 우려가 큽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자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 등 주요 업체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결국 양측이 합의하며 블랙아웃이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언제 또 이 같은 위기가 생기는 건 아닌지, 홈쇼핑업계가 자체적인 돌파구로 위기를 상쇄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골목경제 현장의 아픔, 서울시의회가 덜겠다”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골목경제 현장의 아픔, 서울시의회가 덜겠다”

    서울시의회 김인제 부의장(더불어민주당·구로2)은 지난 10일 소상공인연합회 서울지회 회장단과 소통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의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번 소통간담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 소상공인들의 현안을 파악,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서울지회 유덕현 지회장, 김종득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8명이 참석했다. 김 부의장은 회장단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개선을 위해 지원이 필요한 사항들을 경청했다.간담회에서는 소상공인들이 당면한 다양한 현안이 논의되었다. 임대료 부담, 인건비 상승,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등 경영상의 어려움은 물론, 소상공인연합회의 행정 인력 부족과 사무 공간 확보 등 단체 운영을 위한 지원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김 부의장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제시된 의견들을 향후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여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의장은 “부의장으로서의 두 번째 공식 일정이자 직능단체와의 첫 번째 만남을 소상공인 여러분과 진행한 것은, 그만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민경제의 기반인 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서울시 경제의 중요한 실핏줄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들이 성장해야 골목상권이 살고 지역 일자리도 늘어나게 된다”면서 “서울시의회, 오세훈 시장과 정책적으로 총력을 다해 민생경제 위기에 여러분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끝으로 김 부의장은 “앞으로 자영업자, 청년 일자리, 주거복지 등 다양한 민생 현장을 방문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부의장으로서 민생중심의 의정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 [열린세상] ‘경요세계’ 한일 관계를 위하여

    [열린세상] ‘경요세계’ 한일 관계를 위하여

    필자는 지난주 한일 관계 세미나 참석차 일본 시즈오카에 갔는데 한일 우호의 상징인 세이켄지(淸見寺)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조선통신사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당시 한일 교류에 담긴 정신을 배우는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시즈오카시에 자리한 세이켄지는 1607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첫 조선통신사를 환대해 숙소로 제공했던 곳이다. 이후 10회 이상 이곳을 거쳐간 조선통신사 가운데 관료, 문인, 화가 등이 있었는데 일본인들과 교류하며 남긴 시, 그림, 글씨 등이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었다. 2017년 한일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공동 등재한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 총 111건 333점 중 세이켄지가 갖고 있는 소장품은 무려 48점이나 된다. 도쿠가와 막부 거점지인 시즈오카 내 세이켄지의 문화유산을 통해 일본인들이 조선통신사를 얼마나 소중히 접대하고 교류를 중시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세이켄지 안에는 이치조 분쇼 주지 스님과 문화재 해설자가 유독 강조하는 현판이 있었다. 본당 옆 종루의 편액 ‘경요세계’(瓊瑤世界)였다. 그 현판의 글씨는 조선통신사 중 한 명이었던 박안기가 쓴 것인데, 박안기는 조선의 천문학자로 일본 천문학자에게 칠정산을 전수해 일본 최초의 천문 계산법이 될 수 있도록 도운 인물이다. ‘경요세계’는 두 개의 옥구슬이 서로를 비춘다는 의미로 당시 박안기는 조선과 일본이 서로 신뢰하고 교류하면서 좋은 관계가 되자는 취지로 글을 남겼다고 했다. ‘경요세계’는 그야말로 한일 관계의 가장 이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에 이르기까지 에도막부에 조선의 국서를 전달하고 답서를 받는 것, 그리고 예물을 교환하는 것이 가장 주된 업무였다. 에도막부는 통신사가 머무는 동안 융숭한 대접을 했다. 통신사가 한양을 출발해 에도까지 왕복하는 데 최소 5개월에서 1년 가까이 소요됐다고 한다. 지금이야 비행기로 두 시간 이내면 갈 수 있는 곳을 긴 시간을 거쳐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200년 이상 통신사 왕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조선과 일본 모두에게 공동의 목표와 이익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의 업적과 교류 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는 2000년대 초반 이후 한일 의원 간, 청소년 교류 차원, 지자체 간에도 정기적으로 다양하게 이어져 왔다. 부산에서는 조선통신사가 하나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18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코로나 등의 악재로 일제히 행사가 중단됐다. 물론 코로나 변수가 컸겠으나 한일 정치외교 갈등이 고스란히 인적 교류, 문화 교류에 투영됐고 한일 관계는 후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다시 안정되면서 급속도로 인적 교류가 확대되는 추세다. 조선통신사 행사가 재개됐고 한일 지자체 간 교류도 회복되고 있다. 한일 간 왕래 인구도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내 K팝과 한류에 대한 열풍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이 영향으로 일본의 10대들 가운데 30% 이상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한일 관계에서도 관심 영역이 변화하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 갈등을 뛰어넘는 한일 간 인적ㆍ문화적 공감대의 확장은 한일 미래세대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고 후퇴하지 않는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한일 간 선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새로운 선언을 도출하려면 시대 변화에 맞는 한일 간 공동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인식이 먼저 공유돼야 한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서는 400여년 전 조선통신사의 ‘경요세계’ 의미를 녹여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책꽂이]

    [책꽂이]

    20세기 경제사(브래드퍼드 들롱 지음, 홍기빈 옮김, 생각의힘) 20세기는 ‘경제 발전과 풍요의 세기’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대공황이 수시로 발생했으며 발전의 과실은 불균등하게 분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20세기의 성공과 실패를 경제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인류의 미래를 진단한다. 728쪽, 3만 7800원.돌파의 시간(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까치) ‘21세기 흑사병’이라고 불렸던 코로나19는 mRNA백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mRNA백신 개발의 뒤에는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연구를 이어 왔던 커털린 커리코 박사가 있었다. 그가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388쪽, 1만 8000원.일본사 시민강좌(이재석 외 9명 지음, 연립서가) 한국과 일본은 서로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 되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그렇지만 여행, 음식, 대중문화 등을 통해 서로의 일상이 된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연구자들이 주목한 한국인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일본사의 주요 주제 10가지를 꼽아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635쪽, 3만 3000원.사실을 만난 기억(오항녕 지음, 흐름출판) 조선 선조 22년(1589년)에 전북 전주와 진안을 연고지로 한 동인 정여립이 역모를 꾸민다는 고변을 계기로 기축옥사가 벌어졌다. 저자는 당쟁론이나 지역 차별론에 근거해 사건을 설명했던 기존의 시각을 버리고 정여립의 모반 그 자체에 중심을 두고 각종 사료를 정밀 분석해 기축옥사를 재구성했다. 276쪽, 1만 8500원.
  • 中 3중전회에 쏠리는 눈… 시진핑 ‘부동산 해법’ 내놓을까

    中 3중전회에 쏠리는 눈… 시진핑 ‘부동산 해법’ 내놓을까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오는 15~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위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출 규제 증대 등 ‘3중고’를 겪는 중국이 어떤 개혁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세계의 시선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시장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자 베이징 지도부가 어느 수준으로 ‘돈풀기’에 나설 것인가에 쏠려 있다. 11일 신화통신 등을 종합하면 중국에서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에 7차례 전체회의가 치러지는데, 3중전회는 이 가운데 3번째로 개최되는 회의다. 보통 1·2중전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3·4·5중전회에서 구체적인 정치·경제 정책을 마련한다. 6·7중전회에서 차기 당대회를 준비한다. 역대 3중전회에서 중국 역사를 바꿀 획기적 조치들이 나왔다. 1978년에는 ‘개혁개방’이 공식화됐고, 1993년에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이 나왔다. 2018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관례대로면 이번 3중전회는 지난해 가을 열렸어야 했지만 이렇다 할 언급 없이 미뤄졌다. 당시 친강 외교부장과 리상푸 국방부장 등의 연쇄 낙마로 내부 분위기가 나빠져 합의된 경제 정책을 내놓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3중전회의 최대 관전 요소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제시될 것인가’이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대로변에서도 폐업한 사무실이나 식당 공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코로나19 후유증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최고가 대비 50~60% 수준의 아파트 급매물이 종종 나오고 일부 주민은 베이징 주택을 팔아 베트남 등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3중전회 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방정부의 미분양 주택 구입을 돕고자 얼마나 많은 돈을 찍어 낼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008~2014년 양적완화에 나섰던 것처럼 24조 위안(약 4544조원) 규모의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럽 중앙은행이 2009~2012년 양적완화와 비슷한 13조 위안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가능성이다. 이 두 가지는 정부 부채 급증과 위안화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확대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세 번째는 중국이 2015~2018년 시행한 ‘도심 판자촌 재개발’ 수준의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것이다. 3조 6000억 위안이 필요하다. 블룸버그는 현 공산당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이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짚었다.
  • “USB 주워 한국드라마 봤다가…” 北, 중학생 30명 공개처형

    “USB 주워 한국드라마 봤다가…” 北, 중학생 30명 공개처형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명을 지난주 공개 처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정부 당국 관계자는 “대북 전단 속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주워 드라마를 보다 적발된 중학생 30여명이 지난주 공개 총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대북 전단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에도 17살 안팎의 청소년 30여명에게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했다. 탈북민단체가 보낸 페트병 속 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는 이유로 몇몇 주민은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북한은 대북 전단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된다며 ‘발견 즉시 태우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내렸지만 어려운 식량 사정 탓에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북한은 오물 풍선 도발을 감행하는 등 우리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탈북민단체가 쌀, 달러 지폐, 구충제, USB 등을 넣은 페트병을 방류할 때마다 오물 풍선을 살포 중이다.한편 지난 9일 미국 국무부는 “청소년을 포함한 공개 처형 건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북한에서 공포와 억압의 환경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유린을 계속해서 부각하고 인권과 책임 문제, 정보에 대한 접근을 증진하기 위해 동맹·파트너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교사의 학생 대상 성범죄 6년간 448건…그루밍 성범죄도 있었다

    교사의 학생 대상 성범죄 6년간 448건…그루밍 성범죄도 있었다

    교원들의 학생 대상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초·중·고교 교원이 학생에게 저지른 성범죄가 총 44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전 지역 여교사가 제자와 교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이 제자에게 보냈던 부적절한 편지로 사퇴하는 등 성비위가 드러나면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초·중·고 교원(교직원·강사 포함)이 학생 대상으로 저지른 성범죄는 2019년 100건에서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웠던 2020년 52건, 2021년 59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등교 일수가 회복된 2022년 91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111건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5건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성희롱이 239건으로 가장 많고 성추행 133건, 성폭력 31건, 기타(불법 촬영 등) 12건 순이다. 성범죄 중 상당수는 교원이라는 지위와 위력을 이용한 ‘그루밍 성범죄’로 추정된다. 각 교육청이 제출한 교원들의 성범죄 가해 사례를 보면 교사와 제자가 교제한 사례, 학생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한 사례, 교사가 학생에게 옷·음식을 사주겠다며 손을 만진 사례 등 그루밍 성범죄로 볼 수 있는 경우가 포함됐다. 카카오톡 메신저로 ‘사랑한다, 키스하고 싶다’고 발언하거나, 볼·이마를 맞대거나 뽀뽀하는 행위도 있었다. 진 의원은 “그루밍 성범죄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학생과 가족도 학생이 성범죄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내 성범죄를 뿌리 뽑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 “절망적으로 역겨운 맛”…혹평 때문에 대박 ‘이 음료’ 뭐길래

    “절망적으로 역겨운 맛”…혹평 때문에 대박 ‘이 음료’ 뭐길래

    천연 신경안정제 물질이 들어간 음료가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혹평이 쏟아지면서 오히려 인기를 얻고 있다. 10일 ‘닛케이 X트렌드’는 일본 다이도드링크가 5월 중순 출시한 ‘프리스크 스파클링’(FRISK SPARKLING)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음료를 마신 고객이 맛에 대해 혹평했는데 소셜미디어(SNS)에서 조회수 2300만을 돌파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가바(GABA)라는 천연 신경안정제 물질이 들어가 있다. 가바는 인간의 체내에도 널리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하나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완화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코로나19가 만연하던 시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음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개발에 착수했다. 제품명에 들어간 프리스크는 목 캔디를 만드는 벨기에 업체의 브랜드로 다이도는 “프리스크의 이름을 쓰는 세계 첫 라이선스 브랜드”라고 홍보했다. 다이도의 마케팅 부서 총괄 매니저인 다이스케 사카모토는 “자극이 먼저 있고 그 자극이 상쾌함으로 이어진다”는 목표를 가지고 민트맛을 첨가했다고 한다. 민트를 베이스로 하되 자극과 맛의 균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음료를 출시할 수 있었다.그러나 회사의 노고와는 별개로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도전정신을 높이 사는 사람들은 “이런 도전적인 음료가 나오다니 감동했다”, “재미있는 음료로서 100점을 주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개는 혹평이 많고 혹평하는 쪽은 더 적나라하다. 일본 누리꾼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 “목에 남는 청량감은 엄청 좋지만 맛은 절망적으로 역겹다”, “진짜로 엄청 나쁘니까 한번 마셔봐라”,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해볼 만하다”, “사이다에 치약을 섞은 것 같은 맛” 등의 반응을 남겼다. 뜨거운 관심속에 일본 SNS에서는 이 음료를 마셨다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례적인 인기에 다이도 측도 공식 SNS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의견에 감사하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입소문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다이스케 매니저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퍼뜨리고 계셔서 감사하다.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정지’받은 ‘빙속 괴물’, 헝가리 귀화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정지’받은 ‘빙속 괴물’, 헝가리 귀화

    ‘빙속 괴물’로 불렸던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25)이 헝가리로 귀화했다. 헝가리빙상연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석과 문원준(쇼트트랙)이 귀화 절차를 마무리해 “헝가리 스케이트 가족이 됐다”고 밝혔다. 김민석은 연맹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며 “당시 일을 후회하고 있으며 그 사건 이후로 운전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소속팀도 연봉도 없는 상황에서 3년 동안 훈련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석과 문원준은 지난 2월 헝가리로 이동해 현지에서 훈련하면서 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김민석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중장거리 간판’이었다. 그러나 2022년 7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어 지난해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대한체육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정치 2년 처분을 받았다. 내년 5월에 자격정지 징계가 종료되면 10~11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2026 동계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된 뒤 훈련을 하지 못해 올림픽 도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헝가리 빙상 대표팀 한국인 지도자인 이철원 코치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은 뒤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김민석과 함께 헝가리로 귀화한 문원준은 2021년 루체른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선발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문원준은 헝가리빙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헝가리에서 훈련 파트너로 활동할 기회가 있었는데, 훈련 방식이 한국과 달라서 놀랐다”면서 “한국에선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귀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 공주 햄릿이 묻는다, 약한 자 그대 이름은?

    공주 햄릿이 묻는다, 약한 자 그대 이름은?

    국립극단은 2020년 창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기획했다. ‘왕자 햄릿’ 대신 ‘공주 햄릿’을 내세운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막 직전 공연이 취소되면서 온라인 영상으로만 관객과 만났다. 그럼에도 고전의 혁신적인 변주는 연극계에 큰 파장과 호응을 불러왔고, 타이틀롤을 연기한 배우 이봉련(43)은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을 받았다. 화면으로만, 소문으로만 보고 듣던 국립극단의 ‘햄릿’이 4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은 오는 29일 마지막 공연까지 전 회차가 벌써 매진됐다. 원작의 덴마크 왕자 햄릿은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인 공주 햄릿으로 바뀌었다. 선왕을 죽인 숙부와 아버지를 배신한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에 불타면서도 한편으론 권력을 향한 집요한 욕망을 숨기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에 맞춰 희곡에서 가장 유명하고 상징적인 두 개의 대사도 뉘앙스가 달라지거나 내용이 바뀌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존재론적 물음에 직면한 햄릿의 깊은 고뇌를 보여 주는 독백으로 흔히 해석된다. 하지만 공주 햄릿은 같은 대사를 말하면서도 자신이 이미 결정한 방향으로 가겠다는 직진 본능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는 대사는 아예 사라졌다. 대신 공주 햄릿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국립극단 ‘햄릿’의 시작과 끝이 이 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각색을 맡은 정진새와 연출가 부새롬은 지난 8일 언론 간담회에서 “여성 차별과 혐오 등 원작에서 느꼈던 불편한 지점들을 덜어 내려고 고민하다 보니 햄릿의 성별을 바꾸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이제는 관객들이 여성의 얼굴을 한 햄릿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자신감도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주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바뀌었고, 햄릿의 친구 등 주변 인물도 남녀 비율을 적절히 맞췄다. 현시대의 정치와 사회 상황을 연상케 하는 장면과 대사들도 인상적이다.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는 관심이 없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연극의 서두와 말미에 배치한 구성이나 ‘법은 권력자가 베푸는 은혜 같은 것’, ‘가면을 벗겨 내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칼’ 등 현실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대사가 폐부를 찌른다. 135분간 휴식 없이 내달리는 긴 공연의 중심을 단단히 붙잡는 건 ‘봉련 햄릿’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 이봉련이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 ‘갯마을 차차차’ 등에서도 개성적인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폭의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이봉련은 “여자 배우에게 햄릿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 안의 편견을 발견하고 깰 수 있어서 인생의 천운으로 여긴다”고 했다.
  • 민간앱에 밀리고 코로나 특수 끝나… 휘청이는 공공배달 앱

    민간앱에 밀리고 코로나 특수 끝나… 휘청이는 공공배달 앱

    민간 배달 플랫폼의 공격적 마케팅에 코로나19 특수마저 끝나면서 공공배달앱이 사업성 악화에 흔들리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공공배달앱 운영을 종료하거나 전면 재검토에 나섰고, 공공배달앱의 대표 격인 전북 군산 ‘배달의명수’ 매출도 크게 줄었다.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민간배달앱의 독과점을 견제해 소상공인 민생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배달앱이 수요가 감소하고 중개수수료 수입이 적어 민간앱과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난 2020년 전국 처음으로 출시된 공공 배달 앱인 ‘배달의 명수’는 연간 주문 건수가 반토막이 났다. 매년 가맹점과 가입자 수는 늘었지만, 사용 빈도는 되려 줄었다. 출시 당시 주문 건수가 29만 8137건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36만 2476건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주문은 19만 1805건에 그쳤다. 매출액도 2021년 90억원에서 지난해는 50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른 공공배달 플랫폼도 종료됐거나 종료를 앞두고 있다. 강원도는 2020년 12월 도입한 ‘일단시켜’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종료했다. 종료 당시인 지난해 10월 기준 가입자는 11만 6765명으로 강원도 인구의 7~8% 수준에 불과했고, 이용 건수도 81만 5000여건에 그쳤다. 가맹점 수는 3213곳으로 강원지역 음식점 수의 10분의1 수준이었다. 부산시의 ‘동백통’도 코로나19 시기에만 운영된 뒤 이용률 감소 등으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경남 거제(배달올거제), 통영(띵동), 전남 여수(씽씽여수), 충남(소문난샵) 등도 이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경기도 ‘배달특급’은 변화를 예고했다. 누적거래액이 2022년 9월 2000억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8월엔 3000억원을 넘기며 인기를 끌지만 수익성이 문제다. 지난달 13일 도의회에서 배달특급의 적자 운영 문제가 지적되자 경기도는 “운영 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위해 TF팀을 구성해 논의 중으로 취지를 살리면서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대구시와 경북도의 공공배달앱 ‘대구로’와 ‘먹깨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경북도의 먹깨비는 출시 3년 반 동안 가맹점 수 1만 2000개, 회원 수는 23만여명에 그쳤다. 대구로는 배달과 택시호출 등과 통합 운영으로 회원 수가 53만명까지 늘었지만, 3000만명이 넘는 3대 배달앱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이처럼 공공배달앱 입지가 줄어든 원인은 최근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간 업체들이 배달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결과다. 실제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3월 공개된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연결기준 3조 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9%, 영업이익은 65% 증가했다. 지자체들은 공공배달앱 운영 여부를 고심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서비스를 최대한 운영하려고 노력하지만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확답을 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 학생 줄어 남아도는 교육교부금… 교직원 대출 등 3.5조 ‘펑펑’[딥 인사이트]

    학생 줄어 남아도는 교육교부금… 교직원 대출 등 3.5조 ‘펑펑’[딥 인사이트]

    현금·복지사업에 주먹구구식 운영내국세 321조… 올 교부금 68조 전망2070년 학생 1명당 7390만원 급증2년 전 다 못 쓴 이월·불용액만 7.5조편성권 쥔 교육감, 사용처 제한 없어 ‘유보통합’ 재정 논의 중 수면 위로교육부 “단계적 무상교육 발판 삼아”교육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될 것”내국세와 기계적 연동 방식 손봐야학령인구 변화 추이 반영해 분배를 #1 강원도교육청은 2021년 교감 등에게 태블릿 PC를 나눠 주겠다며 600대를 샀다. 이 중 238대는 평교사에게 지급했고 210대는 포장도 뜯지 않고 창고에 보관했다. 교감들에게 지급된 152대 중 95대는 한 번도 수업에 활용되지 않았다. #2 전남교육청은 2018~2022년 연평균 교직원 300여명에게 ‘무주택 교직원 주택임차 지원’ 명목으로 1인당 3000만원 이내, 총 346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줬다. 경기교육청은 코로나19 때인 2021년 학생 모두에게 ‘교육 회복지원금’ 1664억원을 지급했다.10일 감사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2018~2022년, 이처럼 현금·복지성 지원사업에 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은 총 3조 5000억원에 이른다. 교육교부금이란 내국세(관세를 제외한 모든 세금)의 20.79%를 일률적으로 뗀 재원에 교육세를 일부 더해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돈이다. 교육자치법에 따라 교육감이 예산 편성권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어디에 써도 무방하다. 최근 정부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영유아 교육·보육 업무를 이르면 2026년부터 교육부로 일원화(‘유보통합’)하기로 하면서 교육교부금이 도마에 올랐다. 해마다 최소 2조원 이상 추가로 필요한데 지난달 정부 발표에선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서다. ‘남아도는’ 교육교부금을 유보통합 재원으로 쓰자는 주장이 나오자 시도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 악화를 이유로 일제히 반대했다.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3~17세)가 줄면서 교육교부금이 남는 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내국세 수입은 2022년 352조 3000원, 2023년 306조 1000원, 2024년 321조 6000억원(예측치)이고, 교육교부금은 각각 81조 3000억원, 65조 4000억원, 68조 8000억원에 이른다. 시도교육청이 다 쓰지 못하고 다음해로 넘긴 이월·불용액도 2018년 6조 7000억원, 2019년 6조 6000억원, 2020년 4조 4000억원, 2021년 3조 8000억원, 2022년 7조 5000억원에 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구축소사회에 적합한 초중고 교육 행정·재정 개편방안’ 보고서를 보면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교육교부금은 2020년 55조 9000억원에서 2070년 210조 8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학령인구는 2020년 673만 5000명에서 2070년 285만 1000명으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학령인구 1인당 교육교부금은 2020년 830만원에서 2070년에는 8.9배인 739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교육 수요자가 급감하는데도 기계적으로 내국세와 연동돼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교육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교육부는 교육교부금을 유보통합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계적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교사 1인당 평균 학생 수를 현재 12명에서 8명까지 줄인다고 밝힌 만큼 재원 마련의 필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기백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을 하려면 교부금이 아닌 별도 재원을 마련해 공교육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용 예산 발생이 개편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갑자기 많은 돈이 내려오면서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 일시적으로 불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2022회계연도 지방교육재정 세입결산액은 109조 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7% 늘었다. 급격한 세수 증가로 늘어난 돈을 교육청이 감당하지 못했다. 반면 올해는 ‘세수 펑크’로 내국세 수입이 줄면서 교육교부금도 줄어든다. 전년에 처음으로 편성됐던 교육교부금(75조 7000억원)보다 7조원가량 줄어든 68조 8000억원이 교부될 전망이다. 교육교부금과 내국세를 연동하는 방식을 손봐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이견이 없다. 학령인구와 교육재정 규모를 연동해야 변화 추이를 반영할 수 있고 효율적 분배가 가능해서다. KDI는 교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학생 1인당 표준 교육비를 산정한 뒤 학생 수를 곱해 전체 교육 비용을 산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교육 비용의 80%는 중앙정부가, 20%는 지자체가 부담하되 학교 재량권을 확대해 책임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령인구가 급감해 돈 쓸 곳은 줄어드는데 의무지출인 교육교부금만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도 의무지출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짚었다. 중앙정부가 교육청에 교육교부금을 배분할 때 인건비 등 고정지출은 실제 수요를 반영해 지급하고 나머지만 국세 수입과 연동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꼽힌다. 세수가 줄더라도 고정지출은 교육청이 빚을 내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하면서 국세 연동률은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비중이 높은 교육재정의 특성상 고정 경비를 분리해 재정 증감의 영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교육재정 운용 주체를 지자체로 넘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 지자체장이 지역 특성에 맞게 재정을 운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나체 사진 협박’ 아역배우 출신 승마 선수, 이번엔 사기 혐의로 실형

    ‘나체 사진 협박’ 아역배우 출신 승마 선수, 이번엔 사기 혐의로 실형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옛 연인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아역 배우 출신 승마선수가 사기 혐의로 또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10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승마선수 A(3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5~10월 자신에게 승마 수업을 받는 제자 B(21·여)씨의 부모로부터 말 구입비 명목으로 16차례에 걸쳐 2억 6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 부모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으니 (B씨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노려보자”며 “말 구매 대금을 입금하면 한 달 내에 시합용 말을 구매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1년 8~10월에는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또 다른 피해자에게 접근해 투자금 명목으로 1억 1900여만원을 빌려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앞서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기소돼 2021년 6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과거에 찍은 나체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옛 연인을 70여차례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전 연인으로부터 약 1억 4000만원을 빌려 가로채고, 2016~2021년까지 1300차례에 걸쳐 40억원대 판돈을 걸고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도 받았다. 과거 아역 배우로 활동한 A씨는 승마 선수가 된 뒤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홍 판사는 “피고인은 사기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뒤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피해자 중 1명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한때 폐원 위기 ‘경기도립정신병원’, 환자 증가로 ‘정상화’

    한때 폐원 위기 ‘경기도립정신병원’, 환자 증가로 ‘정상화’

    입원 환자 수·외래 환자 수, 지난해 동기 대비 47%·122% 증가경기도는 한때 폐원 위기까지 몰렸던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환자 수가 크게 늘면서 병원 운영이 정상화 길로 접어들었다고 10일 밝혔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입원환자는 2024년도 1월부터 5월까지 총 151명으로, 이 가운데 응급입원이 134명으로 89%를 차지했다. 외래환자는 같은 기간 6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입원환자 103명(응급입원 96명), 외래환자 291명과 비교하면 각각 47%와 122% 늘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용인시에 문을 연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코로나19 등으로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2년 4월 병원장, 진료부장 등 의사 5명이 집단사직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24시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중증정신질환자의 응급·행정입원이 가능한 대응체계를 갖췄다. 특히 다수 정신병원에서 관행적으로 진행했던 격리, 강박 등의 처치 대신 인권을 존중하는 입원 치료를 시행하며, 조속한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회복지원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병상 규모는 50개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은 2020년 개원 당시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이었으나 지난 6월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으로 ‘경기도립정신병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 ‘인사이드 아웃 2’ 흥행 돌풍에 고개 숙인 한국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흥행 돌풍에 고개 숙인 한국 영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흥행 돌풍에 지난달 한국 영화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발표한 ‘6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1133만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6월 전체 관객 수 평균 1768만명의 64.1%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0%(319만명) 줄었다. 지난달 개봉 영화의 전체 매출액은 1088억원으로, 2017~2019년 6월 평균 1491억원의 72.9% 수준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1%(364억원) 감소했다. 지난 달 개봉한 외국 영화 관객 수는 787만명이었다. 2017~2019년 6월 관객 수 평균(1066만명)의 73.8%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54.1%(276만명) 늘었다. 매출액은 760억원으로 2017~2019년 6월 외국 영화 매출액 평균(904억원)의 84.1% 수준을 회복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8.5%(248억원) 증가했다.반면 지난달 한국 영화 관객 수는 346만명으로 2017~2019년 6월 관객 수 평균(702만명)의 49.3% 수준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3%(596만명) 감소했다. 매출액은 327억원으로 2017~2019년 동월 매출액 평균(587억원)의 55.8% 정도였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65.2%(612억원) 줄었다. 영진위는 이런 결과에 대해 ‘인사이드 아웃 2’의 선전과 한국 영화들의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6월까지 관객 수 564만명, 매출액 543억원으로 전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달 개봉한 한국 영화 중 6월 매출액 100억원·관객 수 100만명을 넘긴 영화는 ‘하이재킹’이 유일했다. 영진위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올해 앞당겨 개봉한 것도 요인으로 꼽았다. 2022·2023년의 경우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가 5월 중순 이후 개봉해 6월까지 흥행을 이어가며 관객을 불렀다. 반면 올해 ‘범죄도시4’는 4월 하순 개봉한 뒤 6월까지 흥행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 ‘팀코리아’ 파리올림픽 결단식

    ‘팀코리아’ 파리올림픽 결단식

    한국 국가대표 선수 144명이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결단식에서 손 태극기를 펄럭이며 금메달을 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단일 종목 최초 올림픽 10연패(여자 단체)에 도전하는 양궁, 종주국의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태권도,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등 종목별 선수들이 화면으로 차례차례 소개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격려사를 통해 “코로나 종식 이후 처음 관중과 함께하는 올림픽이라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국위를 선양하고 한국의 저력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10월 금리인하 기대 속… 이창용 “물가 완화 추세 이어질 것”

    10월 금리인하 기대 속… 이창용 “물가 완화 추세 이어질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물가 안정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총재는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완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고,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예단을 지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에둘러 시장에 전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이르면 오는 9월, 한은은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이 총재는 재정 확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의에 “재정 지출로 지원을 하게 되면 전략적으로 타깃(목표)을 정해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높은 물가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맞춤형 복지 지원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총재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고물가 상황을 긴축 재정과 고금리 통화정책의 병행으로 빨리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제대로 된 재정 정책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성장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총재는 “(고물가 시기) 재정을 확장하지 않았던 것이 물가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당연히 성장은 좀 약화됐지만 재정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에 물가를 빠르게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정부·여당 인사들이 많아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총재는 “(정부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평가는 제 임기가 끝난 뒤에 긍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일축했다.
  • 싱가포르로 탈출했던 中 부자들 ‘홍콩 컴백’ 왜?

    싱가포르로 탈출했던 中 부자들 ‘홍콩 컴백’ 왜?

    최근 수년간 홍콩을 도망치듯 떠나던 중국 본토 부자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19년 민주화 시위와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등 정치적 불안 상황이 어느 정도 완화됐고, 싱가포르의 ‘검은 돈’ 규제 강화로 중국 부자들이 갈 곳을 잃어버린 영향도 있다. 정보제공업체 뉴월드웰스와 헨리앤파트너스 자료를 종합하면 홍콩에는 매년 500명 안팎의 고액 자산가가 해외에서 이주했지만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생겨난 2019년에만 4500여명이 빠져나갔다. 2020~2024년에도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5000명가량 추가로 이탈했다. 이들 대부분은 ‘홍콩의 중국화’에 실망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그러나 홍콩은 5년간의 ‘백만장자 유출’을 끝내고 올해 200여명의 부자가 순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패밀리 오피스(거부들이 자산 증식을 위해 만든 개인 운용사)에 대한 세금 감면과 고급 인재 비자 발급 완화 등 적극적인 자본친화 정책이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 3500명의 부자가 이민 올 것으로 예상되는 싱가포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간 중국 본토 부자들이 너나없이 홍콩에서 탈출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최근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개인 은행 및 자산 관리의 강력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자금 순유입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관련 자금 유입이 8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부자가 가장 선호하는 싱가포르는 올해부터 해외 유입 자금 출처를 철저히 확인하는 등 ‘깨끗한 돈만 받겠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출신 자산가들의 금융 정보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싱가포르 돈세탁 범죄에 연루된 이들이 대부분 중국인이어서다. 천즈우 홍콩대 재정학 교수는 “중국 본토 부자들이 홍콩을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의 자의적 개입이나 재산 압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싱가포르도 중국 정부처럼 고강도 규제에 나서고 있어 이들이 굳이 그곳으로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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