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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악,이게뭐야!’ ‘포도봉봉’ 처음 마신 영국인들 반응 영상 화제

    ‘으악,이게뭐야!’ ‘포도봉봉’ 처음 마신 영국인들 반응 영상 화제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료수가 외국인들에겐 어떨까? 지난 25일 영국인 남성 조쉬가 유튜브에 올린 ‘봉봉 처음 먹어본 영국인들의 반응’이란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분 40초 길이의 영상에는 한국에 살았을 때 먹어본 적이 있는 포도맛 음료 ‘봉봉’을 영국 지인들에게 시음시킨 후의 반응을 담고 있다. 시음에 참여한 대부분의 영국인은 ‘포도 봉봉’ 캔 안에 들어있는 알갱이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물컹거리는 이물감에 “으악! 이게 뭐야”, “저거 도대체 뭐야?”, “으악 보인다! 뇌 같아!”란 말을 하며 놀라워한다. 조쉬의 권유로 생전 처음 맛보는 영국 사람들은 “이걸 마시는 경험은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얼굴에 해파리를 맞는 느낌 같다”거나 “콧물이랑 코딱지를 엄청 모아서 넣은 것 같다”, “포도예요? 대박! 캔 안에 어떻게 넣지?”라고 말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영상의 끝 부분에 조쉬가 포도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밝히자 영국인들은 질감은 이상하지만 맛은 있다고 털어놓는다. 한편 지난 25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현재 33만 93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영국남자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 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란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란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 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란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에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지요. 저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 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 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메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 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 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란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대충 검색해 보고 아는 척 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랜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 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랜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어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 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 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느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매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외국인 친구로는 음, 어제 만난 친구 이야기해도 되나요? 지금 모잠비크 비자를 신청해놓은 상태라 스와질랜드에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 순수하고 착한 곳이지만 여행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라 여행하기 정말 힘들어요. 여행자도 없고요.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백패커에 와있는데 여자 도미토리에 저밖에 없었어요. 근데 어제 새로운 친구가 왔더라고요. 마갈리란 프랑스 친군데 저보다 딱 열살 위지만 정말 아름다운 친구에요. 이 작은 나라에 2주 동안 머물 거래요. 제가 글을 쓰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 자꾸만 글을 쓰는 제 사진을 찍어가고 제 옆으로 와서 자꾸 한글을 신기해 하며 물어봐요.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진득하게 사귀는 첫 친구에요. 이 친구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저유명한 대사대로 ‘유아 쏘 프렌치’입니다. 오늘 함께 장을 보러 갔는데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눈길도 안 줘요. 다큐에서 보던 프랑스 여자들과 똑같아요. 그래서 저를 너무 신기해 해요. 모든 음식을 잘 먹고, 작지만 튼튼하대요. 한국인과 여행하는 건 처음인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대요. 누구에게나 미소를 건네고 또 풀밭을 좋아해요. 가장 좋은 점은, 그녀 역시 아이를 좋아해서 길을 걷다 아이를 보면 멈춰설수 있는 거에요. 또 일어나자마자 책을 읽고 자기 전에도 책을 읽어요. 이 친구는 제가 영어를 할 수 있지만 영어권 친구처럼 유창하지 않아서 좋대요. 우리의 영어 레벨은 똑같아서 좋다고. 하하. 이 나라에서는 딱히 할 게 없어서 조금 전에 숙소 주인 아저씨에게 USB를 주고 영화를 담아달라고 부탁했는데 팝콘을 튀길 옥수수를 사온 뒤 마갈리와 함께 USB를 찾으러 가자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영화와 팝콘, 그리고 함께 영화를 보는 프랑스 친구를 얻었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지금 넌!” 제 스와질랜드는 이 친구의 색깔로 채색되겠죠. 얼른 답변 정리 마치고 우리의 서툰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군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 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랜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검색 대충 훑어보고 아는 척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KBS2 어린이 드라마 ‘코파반장… ’

    KBS 2TV는 어린이 드라마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를 8월부터 방송한다고 31일 밝혔다. KBS가 어린이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은 2006년 ‘화랑전사 마루’ 이후 처음이다. 총 24부작인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는 고전 동화의 이야기로 비튼 추리극 형식을 띤다. 코딱지를 총처럼 쏘는 코파반장과 동료 형사 띠용, 점풍으로 구성된 동화수사대가 동화의 이야기가 뒤틀리게 된 원인을 추적해가는 형식이다. 드라마에는 ‘백설공주’, ‘왕자와 거지’, ‘벌거벗은 임금님’ 등 12개 고전동화가 등장한다. 개그맨 문종호와 뮤지컬 배우 윤초원, 유환용 등이 출연한다.
  • [주말 인사이드] 개원하면 돈방석? 다 옛말… 그래도 쥐꼬리 수당에 고난도 수술은 싫다

    [주말 인사이드] 개원하면 돈방석? 다 옛말… 그래도 쥐꼬리 수당에 고난도 수술은 싫다

    흔히들 의대를 마친 젊은 의사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걸 보면 ‘돈’이 보인다고들 말한다. 상당 부분 근거가 있다. 우리 사회가 한때 성형 열풍에 휩싸인 것은 앞다퉈 개원한 병·의원들이 뒤질세라 광고를 해대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욕구를 자극한 탓이 크다. 성형 열풍은 그렇게 ‘만들어진’ 일종의 파이였다. 이렇게 커진 시장에 거대한 돈의 흐름이 형성되자 새내기 의사들이 마치 엘도라도라도 되는 양 너도 나도 개원 대열에 합류했고, 이런 흐름이 의사들의 전공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들은 돈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왜 개원했느냐고요. 이유는 많지요. 교수 자리도 보장되지 않는 빡빡한 대학병원에서 기약 없이 뺑뺑이 돌 수도 없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강했고…. 뭐 그렇지요.” 서울 강남에서 4년 전 성형외과를 개원한 전문의 K(37)씨는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대부분의 개원의가 금융 부담을 지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도 대출이다, 리스다 해서 짊어진 금융 부담이 20억원이 넘어요. 이 중 절반 정도는 공동원장들이 분담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부담이죠. 이 정도의 금융 부채 털어내는 데 7∼8년, 길게는 10년 이상도 걸리겠지요. 그래도 걱정은 안 해요. 그 정도야 누구나 안고 가는 부담이고, 아직 성형 열풍이 살아있으니….” 한 치과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페이닥터’로 3년간 근무하다 서울 강동에서 개원한 치과의사 H씨는 K씨와는 생각이 좀 달랐다. “개원하면 돈방석에 앉는다고들 생각하지만 세상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새로 생기는 치과는 많은데 시장 규모는 안 커지니 속된 말로 뜯어먹을 게 줄어드는 셈이지요.” “10년쯤 전에 목 좋은 곳에 개원해서 2년만에 본전 뽑고, 떼돈 벌었다는 사람 저도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요. 임플란트 시술비 후려치는 거 보세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임플란트 등 보철 비용이 3~4분의 1밖에 안 되잖아요. 그것도 비싸다고 환자들은 여기 저기 비교하고 다니는 판이니 죽을 맛이지요.”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한 P씨는 “우리 나라의 성형 열풍이 의료 선진국이나 이웃 일본, 중국과 비교해도 지나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구정 현대백화점 푸드코트 밖으로 보이는 성형외과 등 개원의 간판을 한번 세어보라. 그것이 강남 개원가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P씨는 “나도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아무리 의사라도 노력 없이는 돈 벌기 어렵다. 쉬지도, 놀지도 못하고 뼈 빠지게 일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도 바뀌어가고 있지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급 과잉을 말했다. “사실, 개원만 하면 돈을 긁어모은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 월급 못 주는 병원이 널렸고, 아예 망해서 주말에 중국으로 진료 다니는 보따리 의사도 많다”고 귀띔했다. 물론 바람 잘 타 ‘떼돈’을 번 의사들이 적지 않다. 강남 개원가에서는 돈 많이 벌었다는 개원의들을 줄줄이 꼽기도 한다. 30년 전에 개원한 정형외과 원장 A씨와 이비인후과 원장 B씨, 개원 20년을 넘긴 안과 원장 C씨와 성형외과 원장 D씨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본인들의 생각은 세간의 평가와 온도차가 있다. C씨는 “의대를 마친 뒤 소수는 대학이나 연구 쪽으로 빠지고 나머지는 개원을 하기 때문에 개원 자체를 ‘돈 벌려는 선택’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물론 최근에는 능력있는 신진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개원하는 건 맞지만 그 사람들도 대부분은 기존 의료전달 체계나 보험제도가 내몬 사람들”이라면서 “그 결과로 그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 해서 그걸 죄악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의사들의 선택이 오로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불합리한 현행 의료수가 체계가 부른 ‘예고된 혼돈’이라는 지적도 많다. 새내기 의사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A씨는 “외과에서 어려운 개흉·개복 수술을 해봐야 수가를 코딱지만큼 책정해 놓으니 누가 흥미를 갖겠나. 뒤집어 보면 성형이나 안과, 이비인후과를 선호하는 게 돈을 많이 번다는 측면보다 돈도 안 되는 어려운 전공과를 피하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처럼 특정 전공과를 기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또 다른 특정 전공과로 인력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도 수가체계의 불합리성에 상당 부분 동의했다. 비뇨기학회 이사이기도 한 이 교수는 “이런 추이를 방치하면 머잖아 비뇨기과 등 특정 진료과 의사의 씨가 마를 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가체계의 불합리 때문에 의사들이 비뇨기과를 기피하는 것이 맞다. 그 정도의 수가로 어려운 비뇨기 분야 수술을 감당하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여기에다 지금도 수많은 비뇨기 질환자들을 산부인과 등 다른 전공과에서 진료하고 있다. 이런 문제도 비뇨기과 기피에 한몫을 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비뇨기 개원의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진료의 기회 박탈이 큰 이유”라면서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와 정부의 개선 의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의사들의 전공과 선택에는 돈의 흐름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배어있을까. 이에 대한 의사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미 국내 의료 공급체계가 포화상태여서 이후 어떤 진료과도 이전의 ‘붐’을 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임일성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장은 “전공과 부침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돈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흐름이 있다”면서 “요즘 젊은 의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고, 수술 등 어려운 분야에 투신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전공과 선택이나 개원 추세에 반영됐다. 따라서 이런 흐름을 돈으로만 해석하려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2년 전국의 전공의 모집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와 피부과·성형외과·안과·정형외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이 지원율이 높은 상위 7개과로 꼽혔다. 반면 결핵과·흉부외과·예방의학과·비뇨기과·병리과·외과·산부인과 등은 지원율이 낮은 7개과로 나타났다. 특기할 점은 이들 하위 7개과가 모두 정원을 못 채웠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는 올해 서울대 전공의 지원현황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됐다. 내과·신경외과·정형외과·성형외과·정신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1.4∼1.7대1)을 보인 반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병리과 등은 정원도 못 채웠다.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병리과 등은 2008년에도 똑같이 미달사태를 겪었다. 이런 추이는 세브란스병원도 다르지 않아 올해의 경우 내과·정신과·피부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등은 지원율이 높았던 반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병리과 등은 정원을 못 채웠다. 이 같은 의료자원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일부 중소병원이나 지방 병원들은 아예 진료과를 폐지하는가 하면 의료인력을 줄여 형식적으로 진료과를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의료인력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의료인들은 전공 선택을 ‘먹고사는 문제’라고 말한다. 적정 수가도 보장되지 않는 전공을 택해 고난도 진료의 부담을 짊어질 이유가 없는 데다 개원마저 여의치 않아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전공과의 경우 비급여 진료 영역이 넓어 의료수가의 문제를 커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원이 용이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외과 전공의는 “이런 수급불균형의 문제 이면에는 돈을 먼저 생각하는 영악함이 개입돼 있는 게 사실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인턴 정원보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수가 크게 못 미치는 등 기형적인 수급문제가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렸으나 정책이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못해 ‘국가시험 합격자<인턴 정원<레지던트 정원’이라는 왜곡된 수급체계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강남에서 성공한 피부과 개원의로 꼽히는 R원장은 “지금의 전공의 지원 실태가 왜곡된 건 맞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를 오로지 돈벌이 때문이라고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수가 개선 등 지원체계를 강화해 국가 의료의 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더 싸고 더 작게…불황이 바꾼 생활상

    [커버스토리] 더 싸고 더 작게…불황이 바꾼 생활상

    “점심이 2500원이에요. 빠르고 싸고 맛있고 삼박자를 고루 갖춘 컵밥이 최고예요.” 10일 점심시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 노점상. 근처 학원생뿐 아니라 중간중간 넥타이 부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길거리에 서서 먹는 컵밥이지만 장기불황에 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김여진(28)씨는 “경기 침체로 회사가 어려워지고 각종 수당이 줄면서 5000원이 넘는 점심과 커피가 부담되기 시작했다”면서 “그래서 요즘은 2500원짜리 컵밥과 패스트푸드점의 1000원짜리 커피를 즐긴다”고 말했다. 보통 직장인들은 점심에 밥값 6000원, 커피값 4000원 등 1만원을 쓴다. 하지만 컵밥으로 한 끼를 해결하면 커피까지 3500원이면 된다. 하루에 6500원씩, 한 달이면 13만원(20일 근무 기준)을 아낄 수 있다고 김씨는 귀띔했다. 노량진에서 3300원짜리 간이 뷔페식당을 운영하는 김상근(45)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직장인이 늘기 시작해 이제는 손님의 절반이 직장인”이라면서 “음식도 고시생 위주에서 30~40대 직장인 위주로 메뉴를 늘렸다”고 말했다. 편의점 도시락과 3000원짜리 식당도 인기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근처 3000원짜리 설렁탕집 유진식당에서 만난 이건수(37)씨는 “일반 식당의 설렁탕 값은 8000원이 넘지만 여기는 5000원 이상 저렴해 밥값도 줄이고, 청계천 산책도 할 겸 일주일에 서너 번씩 찾는다”고 말했다. 임희정(42·서울 강서구)씨는 매일 오후 9시쯤 대형마트에 간다. 다음 날 팔 수 없는 수산물과 신선식품 등을 30% 할인판매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점원이 할인 스티커를 붙이기 무섭게 주부들이 달려든다”면서 “고를 것도 없이 무조건 필요한 것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오후 9시쯤 대형마트의 수산물과 즉석식품 코너 주변에는 할인행사를 기다리며 서성이는 주부들이 많다. 임씨는 “밤늦게 산 생선 등을 손질하는 등 몸은 고되지만 한 달에 5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흥청망청 소비의 주범으로 알려진 대학생들의 생활도 바꿨다. 자취생들이 코딱지만 한 월세방도 둘이서 나눠쓰는 것도 불황이 나은 풍속도다.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란 인터넷 카페에는 자취방 룸메이트를 찾는 글이 하루에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서로 독립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중간에 파티션을 설치해 사생활을 지키기도 한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황으로 고용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소득이 감소하면 싼 물건을 찾는 것은 사회학적이나 경제학적으로 당연한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소비의 가치가 품질보다는 가격이 좌우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캐나다 교수 “‘코딱지’ 파 먹으면 건강에 좋다”

    캐나다 교수 “‘코딱지’ 파 먹으면 건강에 좋다”

    ’코딱지’를 파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다소 지저분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캐나다의 한 교수가 ‘코딱지’를 먹으면 면역력이 증가해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을 펼쳐 화제에 올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불쌍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나타났다. 서스캐처원 대학 생화학과 스콧 네퍼 교수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를 파게한 뒤 나온 ‘물질’을 먹게 했으며 나머지 한 그룹은 버리게 했다. 이후 신체 반응을 측정한 결과 ‘코딱지’를 먹은 그룹의 면역력이 증가한 것. 네퍼 교수는 “코딱지는 거의 자연 백신과도 같으며 신체로 다시 돌아가도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더럽다고 터부시 하는 행동들이 사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을 뺏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퍼 교수의 이같은 연구와 맥을 잇는 주장은 또 있다. 영국 국가의료서비스기관(NHS Trust)의 면역학자 힐러리 롱허스트 박사는 입으로 손톱 뜯는 버릇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롱허스트 박사는 “손이 아주 지저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톱을 입으로 뜯게 되면 소량의 세균들이 입 속으로 들어온다.” 면서 “이때 우리의 면역시스템이 작동해 이들 세균과 싸우고 ‘기억’하면 다음 번에는 쉽게 세균을 물리치게 된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느리고… 낡고… 못 잡고 ‘3苦’ 어업지도선

    느리고… 낡고… 못 잡고 ‘3苦’ 어업지도선

    ‘나는 불법 어선, 기는 어업지도선.’ 불법 어업에 중국어선의 영해 침범이 판을 치는 가운데 어업지도선이 낡고 속도가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등 서해 5도에 배치된 어업지도선은 모두 6척(백령 2척, 대청 2척, 연평 2척)이다. 이 중 백령도에 배치된 ‘인천 214호’는 시속 8노트(14.8㎞)에 불과하다. 1977년 건조돼 선령이 36년이나 된다. 나머지도 17∼18년으로 오래돼 최대 시속이 18∼20노트에 그친다. 35~40노트로 달아나는 불법 어선의 뒤꽁무니 따라가기도 바쁘다. 최고 시속이 20노트인 ‘충남 295호’는 고육지책으로 고무 쾌속 보트를 싣고 다닌다. 장민규 도 주무관은 “고무보트가 달려가 불법 어선을 붙잡아 놓으면 지도선이 뒤쫓아가 조사하는데 보트에 직원을 실으면 얼마나 싣겠느냐. 고작 3~4명이 10여명 넘게 탄 불법 어선을 잡으려면 여간 곤욕을 치르는 게 아니다. 보트를 깔보고 그냥 내빼는 어선도 많다”고 혀를 찼다. 충남에는 모두 5척이 있지만 속도는 비슷하다. 서천군 지도선은 선령이 21년이나 됐다. 이들이 관리하는 어선은 6300척에 이른다. 전남도는 지도선이 18척이나 되지만 대부분 1990년대 초·중반 건조됐다. 어선 수는 3만 1824척에 달한다. 어업지도선은 조업구역 이탈, 금지 어종 포획, 불법어구를 단속하는 역할을 한다. 일기가 나쁘면 안전 귀항을 지도한다. 어선이 항로를 잃고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해경을 보조하기도 한다. 특히 백령도는 어장이 북쪽으로 형성돼 항상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도선이 작은 것도 문제다. 풍랑이 불면 먼바다 출항을 포기하기 일쑤다. 경북 경주시와 울진군 지도선은 0.75t으로 코딱지(?) 만하다. 충남 295호는 63t급이고, 제주 서귀포시 ‘탐라호’는 60t급이다. 게다가 툭하면 고장 나지만 엔진부품마저 생산이 중단돼 직원 속을 끓인다. 어민들은 “다른 지역 쾌속 어선들이 밤이면 제주 해역을 침범해 불법 어업을 일삼는데 이런 고물로 뭘 잡겠다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남도 어업지도계 양정일 주무관은 “어선은 갈수록 진화하는데 지도선은 답보 상태”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나 정부는 있던 대책마저 폐지하는 등 손을 놓고 있다. 전남도는 2001년 이후 매년 국비 지원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오불관언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도 “수년 전부터 70억원을 들여 건조하려고 정부에 국비 50%를 지원 요청했는데 반응이 없다”며 “올해 자체 예산 6억원으로 엔진을 바꿔 당분간 운영하는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충남도는 100억원 들어가는 120t급을 건조하려고 이달 정부에 70%를 국비로 지원할 것을 건의했으나 반응이 없다. 장민규 충남도 주무관은 “8년 전쯤만 해도 정부가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도선 건조비의 70%를 지원했는데 폐지됐다”면서 “자원이 고갈되면서 갈수록 어업 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불법 어업 단속 지침이 아니라 지도선부터 바꾸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세대별 이념 차이가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대선 직후인 20일 ‘좋은 일만 생긴다’라는 네티즌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23일 오후 3시 현재 9681명이 서명했다. 이 네티즌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 달라.”면서 “이래야 복지가 어떤 것인지 코딱지만큼이라고 느끼시려나?”라고 적었다. 노년층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이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에서 “노인네들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반대했으니 무임승차와 노령연금도 폐지합시다.”라고 주장했다. ‘좋은 일만 생긴다’ 외에도 조준혁씨 등 네티즌 10여명이 다음 아고라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청원하는 글을 올렸고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000여명 이상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노인복지법 등 법령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자로 분류돼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와 함께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아이디 ‘무장신공’은 21일 다음 아고라에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는 “투표에서 보듯이 노인들은 다들 살 만한 재력가임이 분명하다.”면서 “복지는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에게 그 혜택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이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우리도 언젠가 늙을 텐데 어차피 미래에 우리가 받을 복지다. 자제하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대한노인회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정재영 대한노인회 경로국장은 23일 “기초노령 연금제도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법과 정책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논쟁에 휘말릴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대선 이후 가시화된 세대 간 갈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이 현재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지정책에서 부담은 젊은 세대가, 혜택은 노인 세대가 누릴 수밖에 없다 보니 부담과 혜택 주체를 둘러싸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과 같은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조리과정 공개… ‘안심 먹거리’ 신뢰 쌓는다

    조리과정 공개… ‘안심 먹거리’ 신뢰 쌓는다

    2009년 4월 OO피자 가게 주방 종업원이 코딱지를 파서 피자 속에 넣은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며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유튜브를 통해 순식간에 지구촌으로 퍼졌다. 최고경영자(CEO)가 사과하면서 겨우 가라앉았다. 서대문구가 서울시 최초로 연희동과 신촌동 한정식당 등 음식점 6곳에 주방공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눈길을 끈다. CCTV 카메라를 통해 손님들에게 홀이나 객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 중계방송하는 시스템이다. 어떤 재료로 요리하고 어떤 조미료를 넣는지, 조리과정뿐 아니라 위생상태·원산지 정보·매뉴별 영양성분까지 유리알처럼 훤히 보도록 했다. 한 업주는 “처음엔 내키지 않았지만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받아들였다.”며 “무엇보다 인공 조미료와 나트륨 사용을 억제하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식당에 들른 고재민(53·건축업)씨는 “CCTV를 보고 놀랐다. 주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대부분 모르는데 속속들이 보이니 믿고 먹을 수 있었다.”며 반겼다. 구는 지난해부터 건강음식점 20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건강식단 이해를 위한 영업주·종사자 전문교육을 비롯, 칼로리 등 영양성분 분석 표시, 염도 모니터링을 통한 측정결과를 통보해 표준치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이들 음식점들은 인공 조미료 사용을 자제하고 나트륨 사용량을 줄인 건강 식단을 제공한다. 지난 10월에는 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싱겁게 먹기 실천을 위한 염미도 검사를 실시하고 천연조미료 만들기 강좌를 열기도 했다. 이번 시스템도 건강음식점 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사됐다. 구는 내년에 회원출자를 통해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천연조미료 제조판매회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13개 음식점 업주들이 제시한 의견을 채택했다. 강귀빈 서대문보건소장은 “외식문화 보편화로 늘어난 웰빙 음식 수요에 맞춰 자발적으로 주방을 공개한 음식점들이 고맙다.”며 더 많은 동참을 희망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길섶에서] 삼청동/최광숙 논설위원

    오랜만에 나들이 간 삼청동. 가볍게 걷기 좋아 간 곳인데 주말이라 사람들의 물결이 넘실댄다. 거의 한줄로 서서 걸어야 할 정도다. 삼청동 바로 옆 동네, 조선시대 여덟 판서를 배출했다고 이름 붙여진 팔판동에 살았던 터라 이곳에 오면 옛 생각이 난다. 정독도서관에서 삼청동 길로 접어드는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니 내 풋풋한 20대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커트하러 갔다가 미용사 꾐에 빠져 내 생애 처음으로 뽀글뽀글 파마를 하게 된 미용실 자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당대 여학생들이 즐겨 읽던 잡지 ‘여학생’ 출판사 터는 예쁜 장신구들로 가득차 있다. 반찬거리를 사 먹던 코딱지만 한 슈퍼는 삼청동의 눈부신 개발바람에도 꿋꿋하게 버티더니만 이젠 사라졌다. 도로변 차들의 질주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작은 창문이 있던 작은 집은 화려한 옷들로 여인들을 유혹한다. 잠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듯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내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삼청동, 이젠 더 변하지 말아다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행정의 달인/노주석 논설위원

    딸아이가 좋아하는 여름용 가죽 샌들의 조리 부분이 떨어져 수선하려고 발품을 판 일이 있다. 찾아간 구두 가게마다 고치지 못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새로 사는 게 낫다는 핀잔성 조언도 들었다. 허탕을 치던 중 집에서 좀 떨어진 시장통의 허름한 구두 가게를 발견했다. 간판도 없는 코딱지만 한 가게였지만 수선의뢰 들어온 신발이나 가방 같은 가죽제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샌들을 내밀며 고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단박에 두고 가라고 했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2시간 후 말끔한 샌들이 돌아왔다. 딸아이는 올여름 내내 그 샌들만 신었다. 고객만족도 100%였다. 가게 유리문 한쪽에 조그맣게 ‘구두수선의 달인’이라고 쓰여 있었다. 달인이라는 용어의 쓰임이 부쩍 늘어났다. 칭호를 받은 사람도 기분 좋고, 불러 주는 사람도 부담 없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학문이나 기예에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 사전적 의미처럼 본래 고차원적인 인물을 지칭하던 달인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것은 영상매체의 힘이다. 서울방송의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 덕분이다. 2005년 4월 첫 방영 이래 250회분이 방송을 탔고, 온갖 무수한 달인이 배출됐다. 달인의 조건은 대동소이하다. 표정이 밝고 긍정적으로 일을 즐기며,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끈기가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조지 레오나르드는 ‘달인-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에서 달인이 되는 다섯 가지 열쇠를 소개하고 있다. 첫째 훌륭한 스승을 찾아라, 둘째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셋째 기꺼이 복종하라, 넷째 기계적인 것에 마음을 더하라, 다섯째 한계를 넘어서라 등이다. 어느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하루 3시간씩 10년 동안 1만여 시간을 투자해 몰두하면 누구라도 달인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비법도 있다. 서울신문사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27만명에 이르는 지방공무원의 사기를 북돋고자 ‘지방행정의 달인’ 제도를 만들기로 하고 그제 서울에서 1차 설명회를 열었다. 청원경찰이나 환경미화원 같은, 법제상 지방공무원이 아닌 직종에도 문호를 개방한 점이 눈에 띈다. 맡은 분야에서 신바람 나게 일하는 지방공무원 30명을 뽑아 달인 칭호를 부여하고, 특별승진과 연수라는 선물 보따리도 안겨줄 예정이다. 행정도 서비스다. 지방행정 달인의 탄생은 대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뜻한다. ‘달인 바이러스’의 즐거운 감염이 기대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신동, 나경은 ‘뽀뽀뽀’ 웃음사건 공개... 유재석 “웃음 많아 헷갈려~”

    신동, 나경은 ‘뽀뽀뽀’ 웃음사건 공개... 유재석 “웃음 많아 헷갈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이 개그맨 유재석 아내 나경은 아나운서와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5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 3’에 출연한 신동은 걸그룹 티아라 멤버 지연이 코딱지 사건을 말하자 “나경은 누나와 ‘뽀뽀뽀’를 함께 할 당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고 입을 열었다.신동의 말에 출연진은 나경은 아나운서의 남편 유재석에게 주목하며 “긴장한 것 같다”고 말하자 신동은 “말해도 되냐”고 물었다. 유재석은 “이야기해도 돼요”라고 태연한 듯 말했지만 긴장한 표정이 드러나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냈다.신동은 “‘뽀뽀뽀’에서 어린이들이 나오는 퀴즈쇼가 있다”며 “컷 소리와 함께 나경은 누나가 내게 다가오더니 알아듣기 힘들게 귓속말을 하더니 웃더라. 못들어서 다시 말해 달라고 하니 또 이야기 하고 킥킥대고 웃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나경은 아나운서에게 정확히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던 신동은 “나경은 누나가 ‘이에 고춧가루 꼈어요’라고 말하며 계속 웃었다”며 “확실히 알려주지. 말도 안해주고 혼자 계속 웃었다”고 말했다.유재석은 쑥스러워하며 “웃음이 많다. 냉정하게 봐줘야 하는데 너무 웃어서 헷갈릴 때가 있다”고 말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3’ 화면 캡처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신동, 나경은 ‘뽀뽀뽀’ 웃음사건 공개... 유재석 “웃음 많아 헷갈려~” ▶ 쌈디 ‘충격 과거사진’ 공개...삭발, 퍼머 등 헤어 변천 눈길 ▶ 정애리, 딸 최초 공개...친구같은 모녀 일상 ‘눈길’ ▶ 엠마 왓슨, 숏커트 파격 변신…록스타 연인 영향? ▶ ’우리 봉선이’는 사나운 개? 신봉선 검색굴욕 폭소
  • 티아라 지연, 윤시윤과 엮인 ‘코딱지 굴욕’ 공개

    티아라 지연이 배우 윤시윤과의 ‘코딱지 굴욕’ 에피소드를 밝혔다. 지연은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이하 고사2)에서 호흡을 맞춘 윤시윤이 내 얼굴에 붙은 코딱지를 떼어 준 적이 있다"고 깜짝 고백했다. ‘고사2’에서 윤시윤과 인공호흡 장면을 소화한 지연은 “수중촬영을 하다가 물 밖으로 올라왔더니 윤시윤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민망해진 지연이 시선을 피하자 윤시윤은 손가락으로 지연의 얼굴에 붙은 무언가를 떼어냈다. 지연은 “알고 보니 윤시윤이 떼어준 것은 내 코밑에 붙어있던 코딱지였다”고 말해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수연은 이미지가 아닌 ‘김하늘’이었다 (인터뷰) ▶ 타블로, 학력 논란 잠재울까? ‘캐나다 시민권’ 공개 ▶ 미쓰에이 수지, 초딩 졸업사진 공개...네티즌 "모태청순녀!" ▶ 성유리, 민낯 공개 "생얼도 여신미모+우월피부" ▶ ’시크릿’ 전효성, 팜므파탈 재킷 ‘개미허리’ 공개 ▶ ’왕언니’ 가희, 유이 ‘뱃살 논란’ 미니홈피 통해 해명
  • 티아라 지연 “윤시윤에 코딱지 굴욕” 솔직 고백

    티아라 지연 “윤시윤에 코딱지 굴욕” 솔직 고백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지연이 배우 윤시윤과의 ‘코딱지 굴욕’ 에피소드를 밝혔다. 지연은 최근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의 녹화에 참여했다. 그는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이하 고사2)에서 호흡을 맞춘 윤시윤이 내 얼굴에 붙은 코딱지를 떼어 준 적이 있다”고 깜짝 고백했다. ‘고사2’에서 윤시윤과 인공호흡 장면을 소화한 지연은 “수중촬영을 하다가 물 밖으로 올라왔더니 윤시윤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민망해진 지연이 시선을 피하자 윤시윤은 손가락으로 지연의 얼굴에 붙은 무언가를 떼어냈다. 지연은 “알고 보니 윤시윤이 떼어준 것은 내 코밑에 붙어있던 코딱지였다”고 말해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티아라 지연이 출연한 ‘해피투게더’는 오는 5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코어콘텐츠미디어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마천동 다세대주택 지하방서 40대여성 백골 시신 발견 ▶ 비, 이정진 키 차이 인증샷 공개...”내가 크잖아!” 깜찍 해명 ▶ ”다리 벌려 무효”? 네티즌, 비 해명 불구 재인증 요청 ▶ ”넉넉하게 입지 그랬어” 유이, 뱃살굴욕 어게인 ▶ ’자이언트’ 송경철 건설귀신 관심집중…”죽어? 안 죽어?” ▶ 이완, 중대장 완장 사진 공개…김태희 사인의 위력?
  • 아직 안 가보셨어요? 아이들과 놀면서 배우는 체험전 빅3

    아직 안 가보셨어요? 아이들과 놀면서 배우는 체험전 빅3

    방학이면 우후죽순 쏟아지는 체험전. 최소 2년 이상 연장을 거듭하며 학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스테디셀러’로 인정받은 체험전 ‘빅3’를 소개한다. 다음달 29일까지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꼬질꼬질 엽기과학전’은 미국 오리건 과학센터에서 관람객 40만명이란 흥행기록을 세운 인기 체험전이다. 코딱지, 방귀, 재채기, 트림, 여드름 등 인류 공통의 인체를 소재로 한 과학체험전이라 한국 아이들도 신기해한다. 콧구멍 동굴을 탐험하고 직접 방귀 소리를 만들다 보면 하루는 금세 지나간다. 어린이 1만 2000원. (02)541-3173. 경기 대화동 킨텍스에서 다음달 22일까지 열리는 ‘자동차 과학 놀이 체험’은 2008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09년 양재동 aT센터에서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한 ‘키즈모터쇼’를 개선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라면 카트를 몰거나 통밀 밭에 빠져 집에 가기 싫다고 외칠 것이다. 입장료 1만 3000원. 1577-1876. 인기 만화영화 캐릭터를 주제로 한 ‘코코몽 녹색놀이터’도 다음달 29일까지 경기 평촌 키즈맘센터에서 계속된다. 환경을 주제로 한 만화였던 만큼 체험전도 무동력 놀이기구로 꾸몄다. 아이들이 직접 페달을 밟아 놀이기구를 굴리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입장료 1만 2000원. 1544-9986.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지연 “윤시윤이 직접 코딱지 떼어줘” 솔직 고백

    지연 “윤시윤이 직접 코딱지 떼어줘” 솔직 고백

    걸그룹 티아라 지연이 윤시윤과의 특별한 경험을 털어놨다.지연은 지난 20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윤시윤과 함께 출연해 영화 ‘고사2’를 촬영하며 서로의 환상이 깨진 순간을 밝혔다.그는 “영화 속에 물에 빠진 나를 구해 인공호흡하는 신이 있었다.”며 “당시 윤시윤의 바지가 터졌는데 안 갈아입어서 눈만 뜨면 보일 것 같아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윤시윤이 “지연이 수중촬영을 했는데 고생을 많이 해서 마음이 아팠는데 물에서 올라오자마자 시원하게 트름을 했다.”며 “수압차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수습해줬지만 아이돌 지연의 숨겨진 모습을 공개해 버렸다.이어 지연은 “트름을 하고 나서 윤시윤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너 코 안에 뭐 있어’라고 말했다.”며 “친절하게 손가락 하나를 들고 ‘여배우가 코딱지가 있으면 어떻게’하며 떼어줬다.”고 말하자 윤시윤은 “팠다기 보다는 주워줬다.”고 더욱 강하게 말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이에 앞서 지연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때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윤시윤의 이상형이 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며 영화 촬영장에서의 일을 털어놨지만 결국 지연의 이상형이 윤시윤인 것이 밝혀져 어쩔 줄 몰라 하는 등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이날 방송에서 아역배우 진지희가 깜짝 등장해 배우 윤시윤에게 귀여운 고백과 함께 기습뽀뽀를 해 눈길을 끌었다.사진 = SBS ‘강심장’ 화면 캡처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발칸반도의 살아 있는 역사를 찾아서

    발칸반도의 살아 있는 역사를 찾아서

    EBS ‘세계테마기행’은 28일 오후 8시50분부터 4일간에 걸쳐 ‘발칸의 숨은 보석, 몬테네그로’를 방영한다. 몬테네그로는 293㎞에 이르는 아드리아해안의 절경 덕에 일찍이 영국 시인 바이런이 ‘땅과 물의 가장 아름다운 조우’라 부른 땅이다. 1부 ‘발칸의 베네치아, 코토르’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코토르를 다룬다. 고대 일리리아부터 로마제국, 비잔티움, 베네치아, 오스만투르크, 오스트리아 제국 등 다양한 국가들이 개입한 코토르. 덕분에 다양한 음식과 건축물이 넘친다. 그 가운데 제일 많은 것이 베네치아풍. 비좁은 중세 골목길 사이에서 본 풍경은 이색적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유물임이 분명한 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그대로 살고 있어서다. 2부 ‘신(神)을 만나다. 슬라바’ 편은 수직절벽에 자리잡은 성지 오스트로그 수도원을 통해 몬테네그로 인구의 74%가 믿고 있는 동방정교회를 조명한다. 오스트로그 수도원은 수직절벽을 파고 들어간 듯한 건물이다. 아직까지도 어떻게 지었는지 베일에 쌓여 있다. ‘슬라바’는 동방정교회가 1년에 한 번 2박3일 동안 치르는, 성인(聖人)들을 기념하는 가장 큰 축제 이름이다. 동방정교회 가운데 세르비아 민족만 치르는 독특한 행사 슬라바를 통해 그들의 종교생활을 엿본다. 3부 ‘검은 산 깊은 마을 두루미토르’는 198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자연공원을 둘러본다. 61㎞에 이르는 타라강의 험준한 협곡을 끼고 산악지역을 뒤덮은 원시림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몬테네그로는 이탈리아어로 ‘검은 산’이라는 뜻. 그만큼 산세가 험하고 숲이 깊다. 산이 높다 보니 한여름에도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기도 하다. 1500여명의 산악주민들은 여전히 양떼를 몰고 다니는 전통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마지막 4부 ‘쥬벨리! 몬테네그로’는 몬테네그로의 재미있는 이면을 비춰본다. ‘쥬벨리’는 술 마실 때 외치는 말로 우리로 치자면 ‘위하여’다. 계절 과일로 만든 40도가 넘는 독주 ‘락키아’를 후루룩 마시면 금세 친구가 된다. 페라스트 앞에 있는 초소형 섬 두 개에 얽힌 사연도 소개한다. 조지섬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한 프랑스 병사가 평생을 숨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코딱지만한 섬 위에 성당이 지어진 이유다. 성모섬은 인공적으로 만든 섬인데, 재미있는 것은 매년 7월 남자들이 노저어 가서 돌멩이 몇 개 떨어뜨려 만든 섬이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섬 하나 만드는 데 550년이 걸렸다. 전해 오는 얘기로는 찬란한 빛을 만난 어부가 그 자리에 십자가를 세웠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파트관리비 깎아주는 카드 아세요?

    아파트관리비 깎아주는 카드 아세요?

    겨울이면 난방비에 따라 올라가는 아파트 관리비로 주부들은 울상이다. 코딱지만한 아파트라도 겨울 관리비는 20만~30만원 이상 나오기 일쑤다. 그나마 깜빡 잊어 납부기한을 넘기면 냉정하게도 5%의 연체료가 붙는다. ●회사마다 할인조건 달라 최근 이런 주부들의 고민을 해결(?)하겠다며 은행과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나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정부분의 관리비를 깎아줄 뿐 아니라 자동이체를 해줘 연체료 걱정도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일정금액을 사용하거나 포인트를 쌓아야 관리비가 할인된다. 회사마다 조건이 달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기업은행의 ‘마이아파트 카드’는 아파트 관리비 카드업계에선 선두주자다. 지금까지 24만 6000장이 판매돼 올해 들어 비씨카드와 제휴된 단일 카드상품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인기몰이의 비결은 카드사용 실적에 따라 관리비의 5~10%(최대 1만원)를 할인받을 수 있는 점이다. 이 카드는 전월 카드 사용액이 20만원 이상이면 5%를, 50만원 이상이면 10%를 할인받는다. 단 고려해야 할 점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할인금액이 1만원 이하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장점이 단점으로 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관리비가 30만원이 들어가는 집에서 신용카드 할인을 위해 50만원어치를 썼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돈은 1만원뿐. 할인율은 10%가 아닌 3.3%에 그친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선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집일 수록 할인 폭은 떨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카드사용 장소와 상관없이 일정 금액이 넘으면 할인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관리비가 대부분 10만원을 넘기 때문에 1만원 할인은 무난히 받을 수 있는데 1년이면 최대 12만원까지 절약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의 하나 아파트카드도 할인 기본구조는 기업은행과 같다. 월 최대 할인액은 1만원이며 전월 카드 사용액에 따라 20만원 이상이면 5%, 50만원 이상이면 10%를 깎아준다. 단 카드를 발급받은 후 다음달 말까지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관리비에서 최대 5000원까지를 할인해 준다. 관리비 할인 서비스 외에 아파트 주변의 홈플러스, 롯데슈퍼, GS슈퍼, 병의원, 약국, 미용실, 안경점 등의 생활 편의업종에 대해서도 매월 1회, 최대 5000원을 할인해 준다. ●수협은 자동이체때 혜택 은행권 카드사들의 아파트 카드가 이용금액에 따라 할인을 해 준다면 삼성카드의 ‘삼성 The APT 카드’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관리비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어느 세월에 포인트를 쌓아서 할인을 받나?’ 걱정하는 사람을 위한 혜택도 있다. 대형마트, 학원, 병원·약국, 백화점과 같이 가계 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에 대해선 5% 정도로 포인트 적립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이들 업종에서 20만원 정도를 소비한다면 쌓인 포인트 5%를 이용해 1만원 정도의 관리비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다. 또 매월 정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인터넷 이용료, 우유값 등 7개 업종에 대해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13.3%를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무작정 많이 사용한다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 학원, 병원·약국, 백화점일지라도 2만 포인트 이내, 업종별로도 5000포인트까지만 할인이 가능하다. 이달 들어서 수협은행도 자동 이체 신청자를 대상으로 아파트 관리비 할인서비스를 진행한다. 신용카드를 따로 만들거나 별도의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이 예금통장을 개설하고 자동이체만 등록하면 관리비를 할인해 준다. 자동이체 계약만 하면 관리비에서 1000원을, 추가로 다른 공과금에 대해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건당 500원씩 최고 2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적금을 자동이체하면 할인 폭은 훨씬 커진다. 10만원 이상은 1000원, 20만원 이상 3000원, 30만원 이상 4000원, 40만원 이상 7000원을 추가 할인해 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우리 아빠 이름은 반칠득/방미진

    [엄마와 읽는 동화] 우리 아빠 이름은 반칠득/방미진

    설 전날, 아빠와 나는 창원에 있는 큰집에 가기 위해 고속버스에 올랐다. “멀미 나나?” 차창에 머리를 기댄 채 잔뜩 찡그리고 있는 나에게 아빠가 물었다. 나는 대꾸도 없이 창밖만 봤다. 넓은 도로가 시원스레 펼쳐지면서 커다란 나무들과 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버스는 어느새 창원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창원은 한적하고 깔끔한 도시다. 나는 창원의 탁 트인 느낌이 좋다. 하지만 큰집이 가까워 올수록 멀미는 심해졌다. “멀미 나면 오징어 먹어라.” 아빠가 내 눈치를 보며 오징어를 내밀었다. 나는 아빠를 보지도 않고 물었다. “또 술 먹을 거가?” 기어이 말하고 말았다. 출발하기 전부터 내내 하고 싶은 말이었다. “안 묵는다. 정초부터 무슨 술이고.” “약속했데이.” “알았다. 오징어나 묵어라.” 나는 그제야 무시하고 있던 아빠의 손에서 오징어를 받았다. 아빠는 날마다 술을 먹는다. 옛날부터 그랬다. 하지만 친척들 앞에서 술 먹는 것만큼은 정말 싫다. 큰집에 도착했다. 큰엄마, 큰아빠, 식이 형, 고모, 고모부, 영이, 공이. 모두 와 있었다. 다들 들어서는 우리를 빤히 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 고개를 푹 숙였다. 큰엄마가 아빠 손에 들린 청주 한 병을 슬쩍 보고는 말했다. “오느라 힘들었제. 차 안 밀리드나?” 우리가 거실 가운데로 들어올 때까지, 청주는 아빠 손에 그대로 들려 있었다. 아빠는 슬그머니 거실 한쪽에 청주를 내려놓았다. “야! 시내 구경하러 가자!” 식이 형이 말했다. 나는 나가면서 아빠에게 눈짓을 보내, 다시 한 번 술 마시지 말라는 다짐을 해 두었다. 하지만 아빠는 머리를 긁적이며 내 눈을 피했다. 불안한 마음이 일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따라 나왔다. 우리는 길거리 음식을 먹으면서 시내를 구경했다. “경수, 니 키 마이 컸네. 내 보다 더 크나?” 같은 나이인 영이가 바짝 다가와 키를 쟀다. 괜히 얼굴에 열이 올랐다. 나는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고 뭘 찾는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언니야. 경수 오빠야가 더 크다.” 일곱 살인 공이가 내 팔에 매달리며 말했다. 살갑게 구는 공이 덕에, 낯설고 어색한 기분이 많이 사라졌다. 나는 공이가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동생이라도 되는 듯, 괜히 더 살뜰하게 챙기며 공이 손을 꼭 잡고 다녔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큰집이 가까워오자 또 불안한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벌써 술판을 벌였는지 떠들썩한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려왔다. 다행히 아빠는 술에 취해 있지 않았다. “한잔 더 하소.” 고모가 술을 권했다. “마, 고만 묵을란다.” 아빠가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제 시작인데 무슨 소리고. 한잔 받아라. 요새 가게는 장사 되나?” 큰아빠가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 “장사? 잘 되지! 안 될 리가 있나.” 아빠는 몇 년째 회사도 안 나가고 엄마가 하는 분식집 일을 거들고 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손님도, 배달도 줄어 아빠는 하루 종일 가게 구석에 앉아 홀짝거리며 술을 마신다. 아빠는 눈을 반짝이며 술잔을 받았다. 그때부터 아빠는 자제력을 잃고 술을 마셔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풍을 쳐댔다. “야는 일등밖에 안 한다.” 아빠가 내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나는 반에서 30등 하면 잘하는 거다. “야가 이번에 중학교 들어 가제?” 고모가 물었다. “하모. 일등 중학교 안 들어가나. 무슨 시험이든 일등이라.” 입학시험 치는 중학교는 없을 뿐더러 일등 중학교도 없다. 아빠는 계속해서 빤한 거짓말을 해댔다. 친척들 얼굴에 슬슬 지겨운 표정이 드러났다. “니는 고만, 입 좀 다물어라.” 큰아빠가 일어나며 말했다. 허우적거리며 걸어가는 큰아빠의 발에 청주병이 걸려 넘어졌다. “뭐가 이래 걸리적거리노? 이게 뭐고?” “식이야 저거 좀 치워라. 술병을 와 저 놔뒀노?” 큰엄마가 삐죽거렸다. “엄마, 냉장고에 넣으까?” “아무데나 갖다 놔라.” 괜히 가슴이 오그라들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경수야. 게임하자. 이리 온나.” 식이형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동정 받는 것이 싫었다. 식이형이 나를 억지로 끌었다. 나는 못이긴 척 식이형을 따라 방으로 가면서 아무도 몰래 눈물을 찍어냈다. 설날 아침이었다. 우리는 제사를 지내고 성묘도 하고 왔다. 집에 돌아와 어른들은 다시 술판을 벌였다. 아빠는 이미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나는 그만 마시라고 계속 눈치를 줬다. 하지만 아빠는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피했다. 아빠는 술에 취해 또 허풍을 쳐댔다. “동네에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따르는 사람이 천지다. 내가 운만 따랐으면 벌써 국회의원 돼 있을 놈이라. 큭큭큭.” “쓸데없는 소리 고마해라. 시끄럽다마.” 큰아빠가 말하자 고모도 맞받아쳤다. “코딱지만 한 가게하면서 무슨 사장이고? 제발 정신 좀 차리소. 분수를 알아야지.” “뭐? 분수? 지금 어떤 놈이 내한테 분수 어쩌고 지껄여 샀노? 내가 누군 줄 아나? 어? 반칠득이라고! 반. 칠. 득! 알겠나?” 아빠가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써댔다. “여기 오빠야 칠득인 거 모르는 사람 있나? 조용하소.” 고모가 화를 냈다. 아빠는 더욱 악을 쓰며 몸부림을 쳐댔다. 급기야는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기 진짜 미칬나! 니 칠뜩이 아니랄까봐 이라나! 와 이라노! 칠뜩이짓 고만해라. 어이!” 큰아빠였다. 엄마가 아빠랑 싸울 때도 이런 말을 자주 했다. 그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큰아빠가 그러니까 눈물이 핑 돌았다. “술 마시면 개다. 개!” 큰엄마였다.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을 닫자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식이 형이 따라 들어왔다. “새끼 우나? 뭘 그라노? 다들 술 채 가지고 헬렐레해서 그러는 거 아이가. 어디 한두 번이가? 니가 이해해라.” 매년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다. 그래서 더 싫은 거다. 식이 형도 싫다. 큰아빠 자식이라서 싫다. 친척들도 다 싫다. 영이, 공이도 다 싫다. 창원도 싫고 설날도 싫다. 추석도 싫다. 아빠도 싫다. 어른들은 한바탕 소란을 피운 뒤, 초저녁부터 곯아떨어졌다. 밤이 되자 어느 정도 술이 깨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아빠는 과장되게 웃고 떠들었다. 그 모습이 광대처럼 우스꽝스럽게 느껴져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집에 가자.” 아빠에게 말했다. “하루만 더 있다 가자. 오랜만에 만났다 아이가. 와 그라노?” 왜 그러는지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인가? 나는 아빠를 계속 따라다니며 졸랐다. “오빠야, 더 있다 가라.” 공이가 나를 잡아끌며 말했지만, 나는 못 들은 척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마 하루만 더 있다 가그라. 이 밤에 어딜 간단 말이고. 차표도 없을 거구만.” 큰엄마였다. “야가 와 자꾸 갈라고 이라노? 아빠 회사도 안 간다 아이가. 오래 있다 가그라 마.” 고모였다. 나는 뚱하니 아빠 팔만 잡고 흔들어댔다.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왔다. “경수 여자 친구 만날라고 안 그라나. 니 내일 약속 있제. 그자?” 식이 형이 말했다. 고마웠다. 나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말을 하면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눈물을 감추려고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결국 아빠와 나는 한밤중에 큰집을 나왔다. 아빠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와?” “아빠가 술 마시고 그라니깐 그렇지! 다시는 여기 안 올 거다!” 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나는 아빠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터미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표도 모두 매진이었다. 우리는 멍하니 한참을 서 있었다. 이대로 다시 큰집에 가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차라리 여기서 밤을 새야지 싶었다. “뭐 좀 먹을래?” “됐다.” 나는 아빠를 쳐다보지도 않고 잘라 말했다. 아빠가 내 눈치를 슬슬 봤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가서 표를 구해왔다. “니도 내 싫나?” 대뜸, 아빠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자꾸만 눈이 시려왔다. 나는 눈에 뭐가 들어간 척, 눈을 비벼댔다. 손등에 물기가 축축하게 묻어났다. “가자!” 아빠가 나를 잡아끌었다. 우리는 사람들 틈을 헤치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아빠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나는 아빠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아빠 손은 꺼끌꺼끌하고 차가웠다. 문득, 아빠 손한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말 가족이 부끄럽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남들 앞에 섰을 때요. 그럴 때면 내 가족이 남들 앞에서 초라하다는 사실이 분하고, 슬프고, 견딜 수가 없어 도망치고 싶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 못난 부분을 보듬어 주는 것 역시 가족이 아닐까 합니다. 경수가 아빠의 손을 꼭 잡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작가약력 1979년 울산 출생.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술래를 기다리는 아이’로 등단. 지은 책으로는 단편동화집 ‘금이 간 거울’(창비), 명랑심리동화 ‘행복한 자기감정 표현학교’(다산어린이), 청소년소설집 ‘라일락피면’공저(창비), 그림책 ‘비닐봉지풀’(느림보)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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