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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강하늘, 썸 시작 “당신의 무제한 지니”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강하늘, 썸 시작 “당신의 무제한 지니”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이 천천히 오래 따끈할 썸의 시작을 알렸다. 이에 시청률도 후끈 달아올라 11%, 13.1%를 나타냈다.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 4주 연속 수목극 전채널 정상을 지킨 것. 2049 타깃 시청률은 5.4%, 6.5%를 나타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동백)은 자신 대신 오정세(노규태)에게 발차기를 날렸다가 고소된 강하늘(황용식)을 위해 각성하고 나섰다. 오정세를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염혜란(홍자영)의 도움을 받아 치부책을 전부 복사해놓고, 메일에도 보내놓는 등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오정세에게는 “옛날의 동백인 죽었어요”, “앞으로 까불지 마세요”라며 당찬 맹수의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강하늘은 처음으로 공효진이 자신을 지켰다는 사실에 울렁이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한순간 타오르는 관계가 아닌, 천천히 따끈할 썸 타는 사이를 약속하며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그렇게 원했던 공효진의 공식적이 편이 된 강하늘은 “이왕 썸타는 김에 저한테 지분 하나만 주시죠”라고 제안했다. 좋은 날은 아들 김강훈(강필구)과 함께 하고, 기분 잡친 날, 속 다친 날, 기차역 가고 싶은 날은 그녀 인근 400m 안에서 항시 대기 중인 자신과 함께해달라는 것. 그렇게 공효진 한정 샌드백을 자처했다. 강하늘의 따뜻한 마음에 공효진은 가슴이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복잡했다. 자신이 묻고 싶은 흑역사나 비밀들을 강하늘에게 이미 속속들이 다 들켜버렸기 때문.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애아빠 김지석(강종렬)과 강하늘, 두 남자만의 만남까지 이뤄지자 심란하기만 했다. 이에 강하늘의 센스 넘치는 위로가 이어졌다. 절친 이상이(양승엽)의 누나와 과거 사귀다 차였던 사실을 밝히며 “저도 동네에서 치정 좀 있는 놈이에요”라고 밝힌 것. 강하늘은 “저랑 제대로 연애하면유 죽어요. 매일매일 사는 게 좋아서 죽게 할 수 있다고요”라고 어필하는가 하면, “쭈그러들고, 쭈그러들고 하다가 코딱지만해지는” 공효진을 위해 램프의 지니가 되어주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소원 3개만 들어주는 “쪼잔스러운” 지니가 아닌 “하루 백 개고 천 개고 오케이”인 공효진 한정 “무제한” 지니였다. 강하늘은 까불이를 잡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까불이로 시끄러워진 사회 분위기 탓에 공조수사요청이 온 것.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을 근거로, 옹산 내 260mm의 발 사이즈를 가진 사람의 현황을 조사하라는 터무니없는 졸속수사에 강하늘은 분개했다. 결국 자신만의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그는 옹산 토박이 게장골목 식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어느 집 된장 뚝배기 이 나간 것까지 다 알아”라는 옹산 토박이 사람들 도움으로 용의자를 추려나간 것. 거기서 강하늘은 오정세가 마지막으로 까불이 사건이 발생한 건물을 거저 사며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오정세에 대한 의심을 품으며 까불이 사건을 파기 시작했다. 그게 까불이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 그는 전보다 더 대담한 방식으로 공효진에게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까멜리아의 벽에 빨간 글씨로 큼지막하게 “까불지 말라고 했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어”라며 경고 메시지를 남긴 것. 이 메시지를 먼저 발견한 강하늘은 공효진을 안아 뒤돌아보지 못하게 했다. 이제 막 행복한 썸을 꽃피운 공효진과 강하늘에게 닥친 위기를 이들은 어떻게 헤쳐나갈까. 10일 목요일 밤 10시 15, 16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9살 계집아이의 고함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9살 계집아이의 고함

    화곡동 구도로에서는 한 달에도 두어 군데 가게가 문을 아주 닫고, 두어 군데 가게가 문을 새로 연다. 서민들이 적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 비교적 월세가 싼 이 구도로가 적격인 모양이다. 분식집, 호프집은 물론 이제는 거의 사라진 컴퓨터 수리점, 코딱지만 한 크기의 옷집, 원색적인 간판의 무한 리필 고깃집, 이전 세입자의 간판만 바꾼 세탁소, 편의점 등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한 ‘생계’(生計)가 폐업하고 신장개업을 한다. 한두 달도 못 버티고 문을 닫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10년 넘게 행복하게 장사를 하는 가게도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어떤 가게든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망할 집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 특히 식당의 경우 나오는 반찬을 보면서 폐망과 번창을 점쳐 본다. 갓 버무린 색깔 좋은 겉절이가 나오는 식당은 오래 버티지만, 퉁퉁 부은 콩자반에 익을 대로 익은 우중충한 색깔의 사다 쓰는 김치가 나오는 식당은 곧 망한다. 흔한 말로 다 장사하기 나름이다. 주말 오후 구도로를 하릴없이 걷다가 식탁이 두 개뿐인, 동굴처럼 좁은 분식집에 들어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있었다. 옆 식탁 아가씨가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보니 내가 좋아하는 반찬 한 가지가 따로 더 놓여 있었다. 젓가락도 대지 않은 듯하여 주인아주머니 몰래 끌어와서 젓가락을 막 대었다. 그때, 식당 구석에서 태블릿피시로 게임을 하고 있던 초등학교 1~2학년쯤 돼 보이는 계집아이가 벌떡 일어나 “안 돼요, 그거 먹으면 할머니께 혼나요” 하고 아주 크게 나무라듯 소리쳤다. 무안하고 부끄러워 얼른 반찬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작은 목소리로 “왜 소리 지르고 그러니? 아저씨 부끄럽잖아” 하고 속삭였다. 계집아이는 “남이 먹던 건 다 버려요. 내가 하나 갖다 줄게요.” 그러고는 콧구멍만 한 주방으로 들어가 할머니, 할머니, 어쩌고 하며 주인아주머니께 나의 거지 행각을 일러바쳤다. 잠시 뒤 부처 같은 얼굴을 한 주인아주머니가 미소를 가득 머금고 방금 만든 듯한, 빛깔 곱고 윤이 나는 가지볶음을 밥보다도 많게 한 사발 내왔다. 순간 속으로 버릇처럼 또 점을 쳤다. 이 가게는 망하려 아무리 노력해도 망할 수 없는 가게로구나. 앞으로 이 가게에서 다시는 옆 테이블 것 주워 먹지 말자고 다짐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먹었다. 밥 먹는 동안, 아니 가지볶음을 다 먹는 동안 아이는 부모가 자식 밥 먹는 것 보듯이 나를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한 숟갈 한 숟갈 최대한 정성스럽게 밥과 반찬을 먹어야 했다. 밥을 양보다 두 배는 먹었다. 종일 남산만 하게 튀어나온 배를 쓸며 땡볕 아래 걸어다녔다. 며칠 굶어도 배고프지 않을 것 같았다. 하기야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미소와 아이의 염려와 관심까지 다 먹었으니. 만리타관 서울 천지 어디에 이만한 부끄러움과 이만한 행복이 있으랴. 내가 임금이었다면 아이에게 ‘네가 스무 살이 넘으면 이 번호로 전화를 하거라. 내 너와 결혼하리라’ 하는 쪽지를 남기고 나왔을 텐데, 생각해 보니 나는 임금도 뭣도 아니었고 거지급 시인이었다. 오래 전 쓴 졸시 ‘한 끼’를 읊으며 서울 하늘을 아득히 올려다보았다. 무릎이 많이도 튀어나온 때에 전 바지의 사내가 마른 명태 같은 팔로 몸의 추위를 감싸고 표정 없이 걷다가 시장 입구 버려진 사과 앞에 멈추어 선다 산발한 머리를 들어 사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발가락이 삐져나온 시커먼 운동화 발로 슬쩍슬쩍 사과를 굴려 구석으로 몰고 간다
  • [어린이 책] ‘다름’을 지지하는 기괴한 상상력?

    [어린이 책] ‘다름’을 지지하는 기괴한 상상력?

    돌 씹어 먹는 아이/송미경 글/세르주 블로크 그림/문학동네/44쪽/1만 2000원여기 돌을 씹어 먹는 아이가 있다. 돌을 먹는 걸 알면 가족들이 실망할 것을 염려한 아이는 긴 여행을 떠난다. 돌 씹어 먹는 친구들을 하나 가득 만나고 돌아온 집에서, 아이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는 흙을, 엄마는 녹슨 못과 볼트를, 누나는 연필 꼭지에 달린 지우개를 먹어 왔다는 사실을.2014년 출간 이래 독자 및 평단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 온 동화 ‘돌 씹어 먹는 아이’가 새로운 그림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송미경 작가의 글에,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가 그림을 얹었다. 원작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 ‘다름’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다정한 메시지가 블로크의 간결하고도 유쾌한 그림과 만나 강렬한 하모니를 빚어낸다. 돌을 먹다니, 이 무슨 기괴한 상상력인가 싶지만 말을 약간만 바꾸면 충분히 주위에 있을 법한 상황이 된다. 손톱 물어 뜯는 아이랄지, 코딱지 파먹는 아이랄지 어려서 아이들은 온갖 걸 다 입에 가져가기 때문이다. 무조건 혼만 내면 아이는 위축되고 잘못된 습관을 계속 이어갈지도 모른다. 아이의 특성을 인정하는 마음이 우선이어야 아이도 엄마·아빠의 충고에 마음을 열 것이다. “계속 돌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아이의 질문에 돌산에서 만난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넌 돌 씹어 먹는 아이인걸. 무엇을 먹으면 어때, 신나게 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렴.” 어른에게도 돌쯤 먹어도 된다고, 그냥 무럭무럭 자라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문득 아이가 부러워졌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전·현직 승무원들이 공개한 기내 꼴불견 행동 5가지

    전·현직 승무원들이 공개한 기내 꼴불견 행동 5가지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16일(현지시간) 최근 세계적인 커뮤니티 게시판인 레딧에서 전·현직 승무원들이 비행 중 겪었던 끔찍한 일을 공유하며 기내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 몇 가지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승무원은 몇몇 승객이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좌석에서 어떤 메스꺼운 행동을 했는지 공유했다. 거기서 한 승무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행기 안에서 더럽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들 승무원은 종종 몇몇 승객은 자신의 트레이 테이블에서 지저분한 짓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중에는 아기의 대·소변이 묻은 기저귀를 갈거나 손·발톱을 깎고 심지어 코딱지나 귀지를 묻혀 놓는 승객들도 있지만, 이런 것은 좌석 밑으로 흐른 배설물에 비하면 하찮아 보인다고 이들은 밝혔다. 또 이들 승무원은 근무 중에 겪은 수많은 끔찍했던 일을 이 게시판에 나열했다. 그중에서 많은 승무원은 무거운 여행용 가방을 객실까지 가져온 승객들이 기내 수화물칸에 짐을 올리는 것을 승무원이 도와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승무원은 무거운 캐리어를 들다가 다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승무원은 “만일 당신이 그걸 챙겼다면 당신이 직접 집어넣어라”고 말했다. 또다른 승무원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많은 사건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승무원은 “내 마지막 비행에서 한 노인 남성이 실수로 바닥에 설사를 하고 그걸 밟고 나서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걸어갔다”고 회상했다. 또 이들 승무원은 기내에서는 화장실 바닥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승객들에게 화장실에 갈 때 반드시 신발을 신고 가라고 조언했다. 한 승무원은 “제발 맨발로 화장실 안에 들어가지 마라. 10번 중 9번은 바닥에 있는 액체는 물이 아니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은 “바닥은 대개 매우 더럽고 보이는 곳만 청소한다. 우리에게 이곳은 12시간 비행 동안 200명의 승객이 사용한 공간이 어떨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승무원들은 일부 진상 커플이 현장 좌석 업그레이드 요구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진상 커플은 비행기를 단돈 몇 달러를 아끼기 위해 예매할 때 한 사람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나머지 한 사람은 일반 이코노미석을 잡고나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한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노리고 좌석 변경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임영주 교수 “아이의 자존감, 칭찬만으로 될까?...‘자존감 훈육’이 더 중요”

    임영주 교수 “아이의 자존감, 칭찬만으로 될까?...‘자존감 훈육’이 더 중요”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육아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의 시선 앞에 당당한 아이가 행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의 자존감 형성은 부모의 영향을 받기에 부모의 자존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 교수의 저서 ‘우리 아이를 위한 자존감 수업’이 육아서적 베스트셀러를 유지하며 부모들에게 각광을 받은 이유도 이러한 까닭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2TV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샘 아빠가 윌리엄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교육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기저귀를 벗고 팬티를 입은 윌리엄이 팬티부심에 자랑을 하다가 그만 팬티에 실례를 하고는 이 사실을 감추려 했던 것이다. 윌리엄은 이 사실을 숨기려 물놀이용 풀에 엉덩이를 담그고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임영주 교수는 이에 대해 “샘 아빠의 대처가 좋았다. 예를 들면 윌리엄의 동생인 벤틀리의 귀를 막고 차분히 윌리엄의 말을 들어준 것이다”라며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가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도록 아빠와 아이 둘만의 공간으로 가서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남들 앞에서 혼내듯 훈육하면 아이는 수치감만 느낄 뿐이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자존감 높이는 훈육법을 말하며 “두 번째는 아이의 마음과 입장을 차분히 들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훈육할 생각이 앞서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부모는 공감과 경청이 중요하다고 알고는 있지만, 막상 당면하면 차분히 듣지 못하고 잘못을 먼저 지적하게 된다”라며 “자존감을 높이는 훈육이 있고, 자존감 낮게 하는 훈육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빠 샘은 평소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놀아주며 좋은 아빠라는 평을 들었다. 장난감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윌리엄을 가르치기 위해 장난감이 말을 하도록 연출하거나, 코를 파는 윌리엄에게 코딱지의 입장을 생각해보도록 한 교육법은 감탄을 자아냈다. “친구 같은 아빠로 보이지만, 단호할 땐 단호하게 대처하는 샘의 교육법을 눈여겨볼 만하다. 프렌디로서의 따뜻함과 권위를 잃지 않는 두 모습이 부모의 역할을 돋보이게 한다”라고 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문제에서는 엄격하게 대하는 샘 아빠의 모습이 많은 시청자의 박수를 받은 이유일 것이다. 임 교수는 “아이의 자존감을 살리는 것이 무조건 공감하고 칭찬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라며 “아이의 마음은 공감하되 행동에 대해서는 제한하는 것, 즉 조절감을 길러주는 것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르침이고 훈육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부모들이 아이를 훈육하다 보면 곧잘 지난 일까지 소급해서 아이를 혼내거나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이는 주의해야 할 점이다. 훈육은 ‘지금’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자존감 교육전문가이자 ‘하루 5분 엄마의 말습관’ ‘우리 아이를 위한 자존감 수업’ 등 베스트셀러 작가인 임영주 교수는 네이버TV, 유튜브에서 ‘임영주 부모교육TV’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전화 상담을 통해 부모들의 육아고민 해소에 앞장서고 있으며 오는 5월 4일, 육아고민과 부부소통에 관한 궁금증과 고민을 나누기 위해 네이버TV 라이브 생방송을 통해 부모들과 만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양유업 ‘이물질 분유’ 논란에 “필요하면 DNA 검사라도” 정면 반박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물질 분유’ 논란과 관련해 제조사인 남양유업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30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물질이 분유 제조 과정에서 혼입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면서 관련 루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진과 함께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XO’ 제품에서 코딱지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이사는 “해당 이물질 조사 결과 2.4㎜ 길이의 코털과 코딱지로 추정된다”면서도 “전 공정이 자동화된 분유 생산과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해당 이물질이 혼입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주장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을 통한 모든 검사를 진행해 해당 이물질이 제조공정상 절대 혼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남양유업의 세계 최고 수준의 최신 분유 설비와 생산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소비자와 언론 등 외부기관에 생산설비를 개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이사는 “만약 해당 이물질이 제조공정상 혼입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그에 따른 법적, 도의적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측은 모든 분유 제품은 원료 투입부터 제품 포장까지 25단계의 모든 공정을 자동화해 외부 이물질 혼입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필요하면 해당 이물질에 대한 DNA 검사도 의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온적인 대처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해진 소비자 피해 보상 규정에 따라 처리했으나, 자녀의 먹거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고객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 밥 굶고 알바 3개 뛰는데…빚은 그대로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 밥 굶고 알바 3개 뛰는데…빚은 그대로

    ‘가족의 빚’ 떠안은 24세 박수정씨의 개인회생 스토리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기는커녕, 빚을 떠안아야 하는 청년들이 있다. 연대보증(대부업 제외)이 사라졌고 상속권을 포기하면 돼 부모의 채무를 자식이 떠안는 일이 드물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을 외면할 수 없는 모질지 못한 청춘들은 가족을 짊어진다. 가족 구성원 중 자신만이 유일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버지의 사업실패, 엄마의 병원비, 동생의 학자금까지 이유는 다양하지만 늘어가는 빚의 무게만큼 한숨도 근심도 쌓여간다. 아버지의 사기 피해와 생활비, 교통사고 치료비로 총 4000만원의 빚을 졌다가 개인회생에 들어선 박수정(가명·24·여)씨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본의 아니게 난 어린 나이에 철이 들었다. 돈 때문인 듯하다. 초라한 부모의 모습을 확인해야 했던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500만원을 급히 갚아야 할 때 엄마는 내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는 대신 돈을 빌려볼 수 있겠느냐고, 최대한 빨리 갚아주겠다고 했다. 다시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걱정 마. 그렇게 할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지만 그렇게 답했다. 엄마의 눈물을 멈출 방법은 그뿐이라고 믿었다. 2013년 4월, 그날 이후 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빚쟁이가 됐다. 내 나이 스무 살이었다.엄마는 우리 집이 처음부터 가난했던 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난 가난한 기억밖에 없다. 전북에서 서울로 왔을 때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아버지 친구가 공짜로 내어준 단칸방에서 살았다. 딱 한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방에서 엄마, 아빠, 오빠, 나, 여동생 다섯 식구가 지냈다. 가난은 일상이었다. 지금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집에서 산다. 그렇다고 부모님께서 일을 안 하신 건 아니다. 성실했다. 아버지는 생수 배달을 하셨고, 엄마는 꾸준히 식당 일을 나갔다. 그러나 월 300만원 수입은 다섯 식구가 살기엔 언제나 빠듯했다. 공부에는 큰 소질이 없어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조바심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고 3이 되니 다들 가는 대학을 나만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2년제 유통정보학과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너무 비쌌다. 학기당 360만원 하는 등록금을 우리 집이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대학은 꼭 가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고졸인 나를 기다리는 건 대부분 비정규직 일자리였다.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했다. 다른 아르바이트 월급은 70만~80만원이었지만 야간에도 일해 120만원 정도를 벌었다. 당시 아빠는 가난한 가족의 탈출구를 찾고 계셨다. 친구가 제안한 카센터 사업을 거절하지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저기 돈을 끌어다가 친구에게 건넸다. 친구는 그 돈을 가지고 도망갔다. 아빠와 엄마는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코딱지만 한 집에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기 시작했다.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중 나뿐이었다. 당시 동생은 고등학생이었고, 오빠는 이제 막 입대한 군인이었다. 인터넷에서 대출 방법을 찾다가 저축은행이라기에 연락했다. 대부중개사였다. 나이가 어려 저축은행으로는 대출 한도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대부업체를 소개했다. 그곳에서 880만원을 빌렸다. 연 이율이 27.9%였다. 3개월 뒤엔 8.9%로 전환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3개월 지나 전화해 보니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왔다. 빌린 돈 중 500만원은 이미 카드빚으로 갚고 330만원은 밀린 생활비로 쓴 뒤였다. 착실히 갚고 있다고 믿었다. 월급 120만원 중 70만원을 엄마한테 주면, 엄마는 29만 7000원은 대출금으로 썼다. 돌이켜보니 이자만 월 21만원이어서 원금 상환은 거의 안 되고 있었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2016년 9월 찾아온 교통사고 때문이다. 택배 기사로 일하던 아빠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골절로 수술만 5번 했다. 병원비로만 1차로 2400만원 나왔고 그해 12월 대부업체 등에서 2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아빠가 쓰러진 이후엔 알바를 뛸 수밖에 없었다. 2014년 말부터는 패밀리레스토랑을 그만두고 대형마트 보안요원으로 일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다른 일보다 월급이 많아서 선택한 일이다. 몸은 고되어도 한 달에 140만원 정도 벌었다. 주말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했다. 친구네 어머니 식당에서 알바가 필요할 땐 월차를 내 일했다. 월 200만원 가까이 벌었지만, 대부분 빌린 돈을 갚는 데 썼다. 대부업체 4곳, 캐피탈 2곳, 저축은행 1곳, 카드사 2곳에서 빌린 대출금은 총 4000만원이었다. 월 이자만 80만원, 원리금까지 같이 갚으면 월 130만원이 빠져나갔다. 빚은 빛의 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밥을 굶기로 한 것은 그맘때다. 버는 돈이 뻔한 상황에서 아낄 수 있는 건 먹는 걸 줄이는 것뿐이었다. 아침 외에는 종일 먹지 않다가 저녁 늦게 680원짜리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영양실조에 걸렸다. 50㎏이 넘던 몸무게는 한때 30㎏ 후반까지 내려갔다. 친구들 모임은 물론 회식도 못 갔다. 직원들끼리 2차를 가면 회비를 내야 하는 게 겁났다. 버스 타면 10~20분 걸리는 회사를 늘 걸어 다녔다. 지각해서 욕먹는 것보다 차비 나가는 게 더 무서웠다. 배고픔도 육체적 고단함도 참을 수 있었지만 밀려오는 서러움은 견딜 수 없었다. 숨어서 몰래 우는 버릇이 생긴 것도 그때다. 출근길 거리에서 노숙자를 보면 겁이 났다. 미래의 내 모습 같았다. 지난 8월 서울회생법원에서 개인회생 인가 결정을 받았다. 빚이 4000만원인데 34만원씩 총 36개월(1224만원 변제) 갚는 걸로 결정됐다. 작은 희망이 생겼다고 할까. 그래서 지금은 알바도 그만두고 빚을 갚고 남은 돈 140만원 중 20만원은 저축을 하고 있다. 생애 첫 저축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이건 꼭 말해주고 싶어서 인터뷰에 응했다. 열심히 살았음에도 빚을 진 청춘들, 네 탓이 아니라고. 조금은 당당해도 된다고 말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 만취연기 3단계 ‘웃음 폭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 만취연기 3단계 ‘웃음 폭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이 상상초월의 귀여움으로 무장한 만취연기로 여심을 무장해제하며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공우진(양세종 분)은 서리(신혜선 분)를 향한 운명적인 끌림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서리를 지키는 흑기사로 맹활약을 펼쳤다. 극 중에서 무대 대자인 사무소 채움의 의뢰인으로 등장한 클라이언트(권혁수 분)는 순진무구한 서리에게 추파를 던지며 핸드폰을 가져다 달라는 핑계로 저녁 식사 장소에 초대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공우진은 급 전투모드로 변신, 인성이 쓰레기라고 소문난 클라이언트와 서리와의 만남을 걱정하며 두 사람의 약속 장소에 당당히 나타나 자리에 합류하게 된다. 레이저 눈빛을 장착한 채 클라이언트의 얼굴 점을 코딱지인줄 알았다며 비아냥거리던 공우진은 급기야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와인 잔에 핫소스를 때려 붓고는 건배를 제안하며 와인을 원샷했다. 여기까지는 퍼펙트한 클라이언트 퇴치작전이었다. 하지만 가게를 나서던 우진이 너무나 멀쩡하고 젠틀한 모습으로 비가 오락가락 한다며 칵테일 잔에 꽂힌 장식용 우산 이쑤시개를 뽑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역대급 명장면이 탄생한다. 평소 알코올 해독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던 우진은 와인 2잔에 이미 만취한 상태였던 것. 우진의 첫 번째 술주정은 바로 미친 듯이 숨고 필사적으로 도망가기였다. 연인들 사이에서 자주하는 ‘나 잡아봐라~’ 놀이를 연상시키는 우진의 도망가기 기술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안취했는데. 이제 진짜 안도망가요”라고 말하는 동시에 서리에게 잡혔던 겉옷까지 벗어 던지고 도망가는 우진의 장난끼 가득한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광대를 승천하게 만들었다. 이어서 우진은 집으로 가는 대신 잔디 깔린 축구장으로 입성, 집에 들어가는 것 마냥 신발까지 벗고 조심스레 잔디밭에 벌렁 드러누워 잠에 든다. 그 와중에 아기처럼 쌔근쌔근 잠든 사랑스러운 우진의 모습에 대한민국 모든 누나들의 입에서는 ‘오구오구’라는 리액션이 절로 흘러 나왔다는 후문. 마지막으로 서리가 끄는 리어카에 실려 세상 평온하게 자는 모습은 우진의 만취연기 3단계로 대미를 장식했다. 자신의 침대인 것 마냥 가장 편안해 보이는 자세로 깊은 잠에 빠진 우진과 우진이 실려(?)있는 리어카를 끌고 가던 서리의 장면은 웃기면서도 왠지 모를 풋풋한 설렘을 전달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웃음 폭탄과 심장이 말랑말랑해지는 로맨스까지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양세종의 3단 만취연기의 포인트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엄청 멀쩡한 듯 보인다는 것에 있다. 안취했다고 말을 하거나, 잔디밭에 눕기 전에 신발을 벗는 등 모든 행동들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취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반전이 있는 것. 여기에 양세종 특유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발휘, 역대급 명장면이 탄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만취 에피소드로 우진과 서리와의 관계에 어떤 진전이 생기게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한편,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1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넷플릭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즌2 예고편 공개

    넷플릭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즌2 예고편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즌2 예고편이 공개됐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리즈는 끔찍한 화재로 부모를 잃게 된 보들레어 삼남매와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올라프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코미디다. 공개된 예고편은 기숙학교 생활을 시작한 삼남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교장 선생님의 “안됐지만 너희는 코딱지만 한 오두막 신세다”라는 대사에 이어 ‘지금까지는 맛보기, 이제부터가 진짜다’라는 카피는 삼남매에게 펼쳐질 가혹한 운명을 예고한다. 삼남매의 재산을 노리는 올라프 백작은 시즌 1에 이어 선생님, 의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다채로운 캐릭터를 기대케 한다. 또, 삼남매와 우연히 만난 같은 처지의 또 다른 남매들이 등장하면서, 베일에 싸여 있던 부모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궁금케 한다. 엘리베이터 아래로 추락하고, 강제로 의문의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된 바이올렛의 모습 등은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악몽 같은 사건들을 예고한다. 전 세계 40개국에 출간된 다니엘 핸들러의 판타지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2005년 짐 캐리 주연의 영화로 완성된 후,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제작, 원작의 독특한 캐릭터와 구성을 흥미롭게 구현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올라프 백작’ 역에는 뮤지컬 ‘헤드윅’의 닐 패트릭 해리슨이 출연하고, 삼남매 역에는 말리나 와이즈먼, 루이스 하인즈와 프레슬리 스미스가 출연해 귀여운 외모와 달리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즌 2는 3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AI ‘뽀로롯’ 만난 文 “너도 대통령이라고?”

    “나는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이야.”(뽀로롯). “너도 대통령이라고?”(문재인 대통령) 2003년에 데뷔해 15년 가까이 전 세계 아이들의 우상으로 군림해온 ‘뽀로로’, 일명 ‘뽀통령’과 이제 취임 155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우했다. 11일 4차산업혁명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다. 문 대통령은 회의 참석에 앞서 행사장에 등장한 뽀로로 인공지능 로봇 ‘뽀로롯’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너는 누구니?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고 뽀로롯은 당당히 자신을 ‘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현직 대통령 앞에서도 ‘관록의 뽀통령’은 기죽지 않았다. “안그래도 내년에 제가 아이들을 대표해서 정상회담을 요청드릴 예정이었습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오~좋은데?”라고 답하고선, 참모들에게 웃으면서 “정상회담을 하려면 대화 능력이 좀 있어야 할 텐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뽀로롯은 아이와 대화하며 언어 발달과 생활지도를 돕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이 로봇은 진인사컴퍼니 대표 장영승(54)씨가 만들었다. 1990년에 ‘나눔기술’을 창립한 벤처 1세대 대표 주자다.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뽀로롯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기술(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콘텐츠(캐릭터)를 융합해 상품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문 대통령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날 대화는 미리 입력한 어휘를 이용하는 ‘아바타 모드’에서 이뤄졌다. 사전 데이터 없이 대화하는 프리모드로 전환하자 “너 밥은 먹었지?”라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코끼리 코딱지로 밥(먹었다)”이라는 다소 엉뚱한 유아 맞춤용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한 ‘혁신 친화적 창업국가’란 키워드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혁신성장과 창업국가를 결합한 것으로,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역시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자리 창출로 가계 소득을 늘리고 수요를 창출하는 소득 주도 성장, 4차 산업혁명을 미래 먹을거리로 삼아 전체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혁신 성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인 ‘사람 중심 경제’를 뒷받침하며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너, 밥 먹었니?”···“코끼리 코딱지”...文대통령과 뽀통령의 대화

    “너, 밥 먹었니?”···“코끼리 코딱지”...文대통령과 뽀통령의 대화

    #1“너는 누구니? 이름이 뭐야”(문재인 대통령)“나는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이지”(뽀로롯)놀란 표정의 문재인 대통령, “너도 대통령이라고?”되묻자뽀로롯, “네. 아이들의 대통령인 뽀통령이 맞습니다. 안 그래도 내년에 제가 아이들을 대표해서 정상회담을 요청드릴 예정이었습니다”고 기죽지 않고 답했다. “뽀통령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오 좋은데”(문 대통령)“아이들의 대통령인 저 뽀통령도 문 대통령을 사랑합니다”(뽀로롯) #2“너, 밥은 먹었니”(문 대통령, 예정에 없다 질문을 했다)“코끼리 코딱지”(뽀로롯)엉뚱한 답변에 문 대통령은 크게 웃었다.대통령이 “너, 밥은 먹었니”라고 다시 묻자“코끼리 코딱지로 밥을 먹었지”라 답했다.“정상회담을 하려면 대화 능력이 좀 있어야 할 텐데…”(문 대통령 박장대소하며) 옆에 있던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는 대화가 예상 밖의 흐름으로 전개되자 “이제 들어가셔야 한다”며 문 대통령을 회담장으로 유도했다. #3‘아재 개그 달인’ 장하성 정책실장, “혹시 제가 물어봐도 ‘문재인 대통령님’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요”진땀을 흘리던 주 대표, “계속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어린이용이기 때문에 약간 제한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뽀로롯의 대화 오류 배경을 설명했다.#4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4차산업혁명위원회 연설에 앞서 AI 캐릭터 로봇 ‘뽀로롯’과 대화를 시도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공식 출범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이벤트성의 이 자리에서 사물인터넷과 AI 로봇 개발의 현주소를 확인한다는 상징성 차원에서 뽀로롯과의 대화가 마련됐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이야기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오쓰카 에이지 지음, 선정우 옮김, 북바이북 펴냄) 서브컬처 평론가인 저자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분석했다. 312쪽. 1만 6000원.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옮김, 창해 펴냄)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저자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론적 업적인 지리경제학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엮었다. 244쪽. 1만 6000원. 스무 살 아들에게(김별아 지음, 해냄 펴냄) 소설가 김별아가 스무 살 아들이 입대한 날부터 훈련소 수료식까지 38일 동안 매일 써 내려간 편지와 아들의 백일과 첫돌에 쓴 편지까지 총 40편의 글을 담았다. 228쪽. 1만 4500원. 어린이 대학 시리즈(이은희 외 3명 지음, 김소희 외 3명 그림, 창비 펴냄) 최재천(생물), 이만열(역사), 오세정(물리), 이정전(경제) 등 평생 해당 학문을 연구한 석학들이 어린이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각 128~132쪽. 각 1만 2000원. 블룸 앤 구떼 스타일(조정희·이진숙 지음, 비타북스 펴냄) 파티시에 조정희와 플로리스트 이진숙이 가로수길 카페 블룸앤구떼를 13년간 운영하며 터득한 인기 디저트 비법과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240쪽. 1만 5800원. 콧구멍을 탈출한 코딱지 코지(허정윤 지음, 주니어RHK 펴냄) ‘코딱지 코지’를 쓴 저자의 두 번째 클레이 그림책으로 콧구멍을 나온 코지가 서영이네 집에서 본격적으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44쪽. 1만 3000원.
  • 인체 면역력 높이는 코딱지, 먹어도 된다 (연구)

    인체 면역력 높이는 코딱지, 먹어도 된다 (연구)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코를 파지 말라’ 거나 ‘코딱지를 먹으면 안된다’고 배웠다. 이는 비위생적인 행위로 생각될뿐만 아니라 콧구멍의 취약한 피부가 찢어지고 심하면 축농증 발병 위험을 높일 수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연구는 코를 후벼 코딱지를 떼내는 사람들이 더 건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써 코 파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좋은 변명거리가 생긴 셈이다. 오스트리아의 권위있는 폐 전문의 프리드리히 비스친거 박사는 "코에서 빼낸 마른 코딱지를 먹는 것은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일리가 있으며 코 후비기는 충분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어 프리드리히 박사는 "면역 시스템의 측면에서 코는 다량의 박테리아를 거르는 필터 역할을 하며 이물질들이 소화기관이나 장에 들어오면 면역 강화제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버드 대학과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연구진들은 콧물에 비축된 좋은 박테리아가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이에 붙는 것을 예방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미생물학회(The 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발표된 그들의 연구결과는 또한 코딱지가 호흡기 감염, 위궤양, 에이즈 바이러스까지도 막을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그들은 아직까지는 코딱지를 마음껏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나 위생에 대한 우리의 강박관념이 오히려 알레르기나 면역장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4년 전, 코딱지를 먹는 그룹과 그냥 버린 그룹으로 나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던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의 스콧 네퍼 생화학 교수는 “코딱지가 자연 백신과 같아서 우리 몸에 다시 돌아가도 전혀 해롭지 않다”면서 “우리가 더럽다고 생각했던 습관이나 특정 행동들은 여러가지 유형의 음식을 소비하는 것처럼 사실은 우리에게 이로울 수 있다”고 “코를 후비거나 코딱지를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CBC News 역시 네퍼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해 "진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매우 더러운 환경에서 서서히 발전해왔고, 이를 지키려는 욕구와 우리의 무익한 행동들이 실제로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4차산업보다 하위 30% 위한 ‘비첨단 일자리’ 챙겨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4차산업보다 하위 30% 위한 ‘비첨단 일자리’ 챙겨라

    어떤 생각에서 나온 발언일까 궁금했다. 아무리 ‘미스터 쓴소리’라고는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의 공약을 거침없이 정면으로 비판하는 속내가. 박병원(65)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얘기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모임에 참석해 “돈 벌어서 세금 내는 일자리가 늘지 않는데 돈을 쓰는 일자리가 얼마나 오래 지탱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의 공약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 회장실에서 박 회장을 만나 발언의 진의를 물어봤다. 박 회장은 “돈 버는 일자리부터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상위 70%는 나라가 걱정 안 해 줘도 본인이 다 알아서 취직하는데 정부는 엉뚱한 걸 일자리 대책으로 내놓고 있어요. 4차 산업혁명, 벤처 이런 걸로 ‘어려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하위 30%를 위한 ‘쉬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우선해야죠.” 그는 또 “세계 최강의 반도체 산업을 이룬 제조업처럼 서비스업과 농업도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2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일자리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때로는 탁자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목소리를 높였다.→‘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를 비난하는 발언은 어떻게 나왔나.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려 한 게 아니다. ‘어떻게 나라가 되는 게 없는 나라가 됐냐. 바로 옆의 나라(중국)는 안 되는 게 없는데. 세금 들여서 공무원 일자리 만드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중국처럼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는 점을 얘기한 거다. 한국은 식량, 에너지 등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 경제의 숙명은 30%는 달러를 버는 일자리이고, 달러 버는 일자리를 포함해 돈 버는 일자리 10개를 만들어야 돈 쓰는 일자리 한 개를 만들 수 있다. 돈 버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게 요지였는데, 언론은 늘 대립 구도 만들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돈 버는 일자리는 어떻게 만드나. -제조업이 경제의 기둥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그거 가지고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절대 다 만들어 줄 수 없다. ‘중국이 하는 짓은 우리도 다 하자. 중국이 돈 벌고 일자리 만드는 건 우리도 다 하자.’ 그게 제 처방이다. 중국이 세계 드론 시장의 90%를 장악했는데 왜 우리는 못 했냐. 우리는 된다는 게 하나도 없다. 원격 진료도 안 된다, 호텔을 짓겠다고 해도 학교 200m 안에 있다고 못 하게 한다. 케이블카 만든다고 해도 산양(山羊)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그거 말고도 중국은 국립공원 입장료 받는데 왜 우리는 안 받냐. 중국은 장가계 국립공원 입장료를 230위안, 약 4만원을, 케이블카 이용료도 130안 위안, 약 2만원이 넘게 받는다. 중국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오면 뭐하나. 이탈리아, 프랑스 핸드백 명품이나 팔아 주고 있고. 그나마 요새 화장품 업계가 분발해서 그렇지 그거 아니었으면…. 중국 관광객 유치해 태울 케이블카도 없고. 한국 의료 산업은 세계 최강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병원을 더 지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출연에 의해서만, 기부에 의해서만 병원을 지어야 한다고 돼 있다. 투자를 허용한다고 해 보자. 지금 중국 환자를 유치할 병원 만든다고 하면 수천억원이 든다. 누가 앞다퉈 돈을 넣겠나. 우리나라에서 돈 벌고 일자리 만들겠다고 한 것들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 주는 것은 필요조건일 뿐이고 절대 충분조건이 아니다. 풀어 줘도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지금은 풀어 주는 것조차 안 되고 있다.→어느 분야의 규제 완화가 시급한가. -전 세계에서 빅데이터가 우리나라만큼 많은 곳이 없다. 통신 속도도 세계 최고이며, 버스 타는 것까지 다 되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 1000원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니 카드 이용 데이터도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우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 개인 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빅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원격 진료도 우리가 안 한다고 중국, 미국이 안 하나. 아마 10년뒤쯤 우리 국민들이 중국의 원격 진료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국민들한테 중국의 원격 진료를 받지 말라고 못 한다. 당장 국제 통상 규범에 걸린다. 아무 비용도 치르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게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 최강의 제조업을 만든 전략, 전술, 정책을 농업과 서비스업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그러면 얼마든지 일자리는 나올 수 있다. 특히 농업의 잠재력은 거의 무궁무진하다. 농업도 제조업과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 발전시켜 왔으면 반도체 산업처럼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었을 거다. 수십 년 동안 그걸 안 하고 지금 와서도 역량 있는 사람이 하겠다고 해도 못 하게 하면서 농민이 해야 되는 일이라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일자리 하나도 못 만든다. 중국의 농산물 식품 수입이 굉장히 가파르게 늘고 있고 고급화하고 있다. 거기에 빠져 죽을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데 중국에 제일 가까이 있는 우리가 농산물 수출을 못 한다는 건 가슴을 치고 반성할 일이다. 동부가 한 번 시도를 했다. 경기 화성 화옹간척지 10만㎡(3만평) 유리온실에 467억원을 들여 동양 최대 온실을 만들어 방울토마토를 생산해 수출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못 하게 했다. LG도 새만금에 엄청난 돈을 들여 스마트팜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는데 그 땅을 놀리고 있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승자가 생기는 걸 원천 봉쇄한다면 경제가 잘될 수 없다. →결국 정치의 문제 아닌가. -정치의 문제이긴 한데, 정치의 논리를 경제에 바로 들이대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수출해서 적어도 우리가 부가가치 30~40% 정도는 달러로 돈을 벌어야 원자재 등을 댈 수 있다. 정치인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한국은 국제 경쟁력이 없으면 끝나는 존재라는 것이다. 정치 영역에서의 약자 보호는 사회 정책 영역이지만,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경제 영역과 구분해야 한다. 장사가 잘되고 승자를 많이 만들어 내 해외에 가서 30% 벌어 내고, 장사 잘되고 취직 잘되게 하면 세금도 더 걷히는 것이다. 세금이란 더 걷히게 만드는 것이지 더 걷으려고 하면 안 된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싶다고 앞서 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서는 되는 일이 없다. 뒤처지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돈은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만들 수 있다.→어떤 일자리부터 늘려야 하나. -우리 사회의 하위 30%를 위한 일자리를 우선 만들어야 한다. 경찰관, 소방관 등 공무원 일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 사람이 취직할 수 있는 자리다. 지금 절실히 필요한 건 극장, 케이블카에서 표 팔고, 병원에서 환자 밥해 주고, 식당에서 음식 나눠 주는 일자리다. 4차 산업혁명, 창업, 벤처 어쩌고 하지만 그게 성공해서 일자리 생기려면 다음 대통령이나 다다음 대통령 때나 가능하다. 시간도 너무 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일자리는 나라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의 일자리다. 나라가 걱정해야 되는 건 비(非)첨단 산업의 월급 150만~200만원짜리 일자리다. 중국이 하는 일을 우리도 하면 된다. 카지노도 하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도 유치하면 된다. 국민들은 그걸 원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쉬운 일자리는 만들지 않고 어려운 일자리만 만들려고 한다. →일자리와 관련해 더 추가한다면. -일자리 나눔을 해야 한다. 우리가 전 세계에서 최장 근로시간 2등이다. 멕시코 덕에 1등의 오명을 벗었지만, 여전히 아버지가 세계 최장 근로를 하면서 아들이 취직이 안 되는 게 정상인가. 아버지는 저녁에 주말에 초과 근무해서 월급 더 많이 받아서 뭐하겠나. 취직 안 되는 아들 어학연수 보내고, 학원 보내서 스펙, 자격증 따게 하고, 안 가도 되는 대학 보내고, 아들 취직시킨다고 그 돈 다 쓴다. 자기 노후 대책은 없고, 자기 인생을 즐기지도 못한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나. -임금피크제도 그렇고 개인한테 좀더 선택을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모두에게 동시에 적용되는 하나의 제도를 만들어 임단협에 반영하거나 취업 규칙 등 노사 간 협상에 반영하려고 하니 어렵다. 획일성이 노동시장 경직성의 중요한 원인이다.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려고 해도 노조나 근로자 다수의 동의를 받아서 해야 된다고 하니까 어렵다. 모두가 사정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 또 취업자의 이익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기존 룰을 미취업자에게 들이대면 안 된다. 노조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일자리를 가진 10.3%의 이익을 대변한다. 실업자한테 뭐가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를 노조가 언제 걱정했나. 한정된 일자리, 한정된 임금 총액을 놓고 그걸 어떻게 나눠 가지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늘 강조하는 규제 완화를 모범적으로 한 정권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3년 파주에 LG필립스 공장을 허락했다. 파주는 대한민국 규제 중 가장 강고한 수도권 규제, 그린벨트 규제, 그다음 군사시설, 문화보호구역, 자연환경 보호구역 등등이 다 걸려 있는 곳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내가 주문받은 게 그거 되게 해 주라는 것이었다. 당시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이었다. 심지어 그 안의 군사시설을 밖으로 다 이전하고 별짓을 다해 가면서 해 줬다. 노 전 대통령 이후 모든 정부가 그걸 본받았으면…. →노 전 대통령은 규제 완화 스탠스를 끝까지 유지했나. -정반대의 일도 있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건 경제기획원부터 출발해서 재경부에 있는 사람들의 ‘꿈에도 소원’이었다. 빈부격차를 늘리고 집주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돈 뜯어내게 되는 것이니까 당연히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방법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쪽을 선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집을 산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 주겠다” 이러면서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경제 문제를 경제적 방법으로 접근해 풀지 않고 주먹으로, 권력으로, 세금으로 풀려고 해서다. 당시 나는 재경부 차관이었는데 공급을 늘려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쪽이었다. 토지 이용 규제를 완화해 토지 공급을 늘려 주고,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저쪽은 수요를 죽이겠다고 나섰다가 3년 반을 고생하다가 결국 임기 1년 몇 개월을 남겨 놓고 “안 되겠다 네가 해 봐라” 이렇게 됐다. 그래서 나온 게 수도권 2단계 신도시다. 공급 확대 쪽으로 확 돌아섰다. 덕분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 부동산 가격 걱정을 안 하고 살게 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재용 구속’(17일 구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을 비롯해 반기업 정서가 거센데. -반기업 정서는 기업들이 자초한 것이다. 반성해야 한다. 갑질, 탈법, 위법한 일을 하면 당연히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건 개인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그걸로 인해 손해를 입게는 안 했으면 좋겠다. 재벌 총수를 비난할 때 “코딱지만 한 지분을 가지고 주인 행세를 하냐”고 한다. 웬만한 기업의 제1대주주는 국민연금, 국민이 주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그 피해는 온 국민이 나눠 갖는다. 그런 점에서 (반기업 정서가)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선까지 안 나가 주면 좋겠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어떻게든지 삼성의 유죄를 입증해야만 되는 구도가 돼서 지나치게 구속 수사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게 죄가 안 되면 다른 죄라도 찾아내겠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겠느냐는 식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니 정권 바뀔 때마다 경제 슬로건을 내거는 건 바람직한 건가. -자꾸 새로운 뭔가를 내놓아야겠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꾸 그럴싸한 걸 내놓으려 하는데 절대 새로운 거 없다. 그냥 일자리가 생기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한 가지만 가지고 하면 성과가 생길 거다. 제발 이 정권 안에서 열매 거둘 일부터 좀 챙기고, 거기에 새로운 브랜드는 안 붙여도 된다. 지난 10년 동안 뭔가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한테 못 하게 한 것들을 할 수 있게만 해 주어도 당대에 성과를 거둘 것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어떻게 보나. -이번 상법 개정안은 더 적은 지분을 가지고 더 강력하게 경영진 공격을 가능하게 해 주자는 거 아닌가. 소액 주주의 권한을 극대화하는 것이 회사의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하는 그 자체가 틀린 것일 수 있다고 본다. 우리 기업들이 잊어버릴 만하면 괘씸한 짓을 하나씩 해서 수없이 쌓아 온 작은 잘못들의 누적에 의한 업보다. 그러나 국부의 원천인 기업의 이익,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이 어느 길인지에 대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덜렁 해치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김성수 산업부장 sskim@seoul.co.kr ■프로필 ▲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 졸업(1971년) ▲서울대 법대 졸업(1975년) ▲미국 워싱턴대 경제학 석사(1984년) ▲행정고시 17회 ▲2001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차관보) ▲2005년 재정경제부 차관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2008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장 ▲2012년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 ▲2013년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장(현)
  • [문화마당] 굳세어라 책들아/김민정 시인

    [문화마당] 굳세어라 책들아/김민정 시인

    해마다 말일이면 고심하여 노래 한 곡을 고른다. 해마다 첫날이면 고심하여 노래 한 곡을 고른다. 해를 보내고 해를 맞으며 내가 고른 내 노래 속에 나를 넣고 3분가량이라도 내게 집중하는 시간을 좀 가져 보자 소소하게 벌여 온 일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난 말일에는 ‘태평가’를, 올해 첫날에는 ‘옹헤야’를 들었던 나였다. 왜 하필 타령이었냐고 누군가 묻기에 일거의 망설임도 없이 그랬다. 가사가 죽이잖아. 짜증을 내어서 무엇 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 하나. 속상한 일이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니나노. 아아, 사는 게 내내 짜증 더미여서 내가 작년에 ‘태평가’를 즐겨 들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잘도 한다, 옹헤야 그러니까 올해는 잘도 하고 싶어서 ‘옹헤야’를 집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그 많던 민요 가사책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문득 그 책자들에 대한 호기심이 이는 것이었다. 기타 치는 동네 오빠네 집에 하도 넘겨 봐서 두툼하게 불어 있던 팝송대백과도, 동아리방마다 책장 간간이 코딱지 같은 게 붙어 있던 민중가요집도 어느 한순간에 애초에 없던 존재들처럼 자취를 감춘 듯했다. 노래지만 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훌훌 읽히던 그 읽음의 순간들을 우린 분명 경험한 게 맞는데 우린 언제 다 잊은 사람이 되었던가. 벽두부터 출판계는 송인이라는 대형 도매상의 부도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나 역시 소규모의 한 출판사를 꾸려 가는 일원으로 원치 않은 손해를 감수하게 되었지만 여기서 뻥 저기서 뻥, 크고 작은 피해를 본 출판인들의 사정이 서로 각기 처참하니 우리가 이러려고 책을 만들었나 하는 유행어를 한숨처럼 남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종이책 시장이 현격히 줄어든 마당이라 더이상 책에 날개가 달릴 거라는 꿈도 꾸지 못하는 마당에서 맞닥뜨린 도산이라는 위축은 막막한 우리의 내일을 더욱 깜깜하게 칠해 버리는 검은 손만 같았다. 자, 그렇다고 한다면 신간은 줄고, 신간을 기획하는 이도 감감무소식이어야 하고, 신간을 기다리는 독자도 나 몰라라 그런 패턴이어야 하고, 이 모든 책을 팔려는 서점들도 자취를 점점 감춰 가는 게 빤한 계산법일진대 어라, 이게 또 그렇지가 않더란 말이다. 책이 안 팔린다 하면서도 나는 새로 나올 책의 교정지를 겹겹이 쌓아 놓은 채 편집에 바쁘고, 그것도 모자라 책을 새로 하자며 필자들을 따라다니느라 호들갑이고, 그 책 나온다더니 언제 나오냐며 회사로 신간 문의를 해 오는 독자들과 목청 터지게 통화도 하고, 동네 서점 주인들과 소소한 이벤트를 모색하며 커피를 마시느라 속이 쓰리니 대체 한국에서 이 ‘책’이라는 물건을 어떤 조화로 읽어 내야 비교적 온당할지 자꾸만 헷갈리는 것이다. 세상 그 어떤 물건이 돈 앞에서 자유로울까마는 돈의 더러운 속성에서 어쩌면 가장 멀리 던져진 것이 책이리라. 그 외따로운 곳곳에서 배곯는 두려움에도 자기만의 건강한 싹을 자유로이 틔우는 것이 유일하게 책이리라. 사고파는 논리만을 따진다면 이 땅의 무수한 활자들이 과감하게 책의 배내옷을 입고 아이처럼 쏟아질 수 있을까. 우리에게 지금껏 책이 존재할 수 있었던 데는 어쩌면 책이 가진 저돌적인 무모함, 책만의 순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다분히 해 보게도 되는 요즘이다. 비록 이 착각이 내 발등을 찍는다 한들 책이니까, 책은 도끼보다 덜 아프니까. 번화한 술집 거리를 통과한 다음날 유독 주머니 속에는 반으로 접힌 전단지가 가득이다. 이 종이 한 장 쓰레기통에 내버리기에도 죄책감이 드는 걸 보니 아직은 나 ‘책 할’ 때인가 보다.
  • [책꽂이]

    [책꽂이]

    호모히스토리쿠스(오항녕 지음, 개마고원 펴냄) 전주대 교수인 저자가 젊은 세대를 위해 쉽게 쓴 역사학 개론. 역사를 바로 보려면 사실 또는 사건에 들어 있는 객관적 조건, 자유의지, 우연 등 세 가지 요소를 두루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248쪽. 1만 4000원. 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소피 마제 지음, 배유선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프랑스의 고교 교사인 저자가 안내하는 ‘지적 자기방어’ 수업. 인종차별·동성애 등 무거운 주제들을 놓고 주변의 지식을 의심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284쪽. 1만 5000원. 버려진 아들의 심리학(마시모 레칼카티 지음, 윤병언 옮김, 책세상 펴냄) 아버지의 위상이 추락한 시대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텔레마코스 콤플렉스’를 제시한다. 252쪽. 1만 5000원.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알파고 시나씨 지음, 헤이북스 펴냄) 14개국 화폐 속에 있는 역사적 인물 52명의 삶을 조명한 책. 저자는 현대 국민국가를 세우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람만 골라 간략하게 소개했다. 384쪽. 1만 6800원. 문제적 과학책(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윌북 펴냄) 히포크라테스 같은 고전부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 등 현대 과학책까지 36권의 과학사 강의. 344쪽. 1만 5800원. 코딱지 코지(허정윤 지음, 주니어RHK 펴냄) 코딱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엉뚱하고 발랄한 이야기. 코딱지를 코지로 캐릭터화해서 만든 클레이북. 그림도 친숙하고 귀엽다. 36쪽. 1만 3000원.
  • [장은석 기자의 월급쟁이 부자되기] #1. 남편들이여, ‘스텔스 통장’을 가져라…아내 클릭 금지

    [장은석 기자의 월급쟁이 부자되기] #1. 남편들이여, ‘스텔스 통장’을 가져라…아내 클릭 금지

    기자 생활 7년 동안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경제 부처를 주로 출입했습니다. 당연히 재테크, 절세 등 경제 기사도 많이 썼죠. 그러나 통장 잔고는 당최 늘어나질 않네요. 정부가 집값 띄우기에 나섰다는 기사를 수 차례 쓰고도 살던 집의 전세가 1억 2000만원 이상 오르는 비상 사태에 아무런 대비를 못한 경제 기자라니... 결혼 전 아내에게 “호강시켜주겠다”고 장담했지만 “쥐꼬리 월급으로 언제 부자가 되겠냐”는 아내의 핀잔에 딱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월급만 받아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로또 1등 당첨의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꿈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네요.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한 푼, 두 푼 쌈짓돈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의 꿈이 이루어집니다. 아들딸 분유값도, 시골에 계신 부모님 용돈도 마련해야 합니다. 실생활과 밀접한 각종 경제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월급쟁이 부자되기’ 연재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코딱지 만한 월급을 조금이라도 불리고, 줄줄 새는 지출을 꽉 틀어 막는 ‘피가 되고 돈이 되는’ 이야기를 찾아봅니다. 우리 월급쟁이들의 뚱뚱한 지갑을 위해. #1. 남편들의 비자금 관리용 ‘스텔스 통장’ 만들기 정부세종청사에서 2년 4개월 동안 파견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지난해 12월, 결혼 생활에서 가장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세종에 있던 짐을 서울로 부치면서 두꺼운 책 사이에 고이 모셔뒀던 비상금을 따로 빼두지 않았죠. 무려 50만원(5만원권 10장)이었는데... 일하는 사이에 집으로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아내가 몸소 짐을 정리해주다가 비상금을 발견했네요. “신사임당, 안녕... ㅠㅠ” 이 사태를 술 자리에서 유부남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위로는커녕 “멍청한 놈”이라며 쓰린 가슴에 다시 한번 비수를 꽂습니다. 그래도 친구가 좋네요. 한 회계사 친구가 “요즘 누가 책에 비상금을 숨기냐. ‘스텔스 통장’에 넣어두면 안 걸리는데”라는 친절한 설명을 잊지 않습니다. 5일 시중 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스텔스 통장’이라고 불리는 비상금 통장을 만드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텔스란 전투기나 미사일을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만드는 첨단 군사 기술인데요. 스텔스 통장은 인터넷·모바일 뱅킹은 물론 은행 창구에서도 본인 외에는 조회나 거래가 철저히 차단됩니다. 아내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다고 붙여진 별명이죠.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예인, 정치인, CEO 등 금융 정보 노출을 꺼리는 일부 고객을 위해 만들었는데 최근 남편들이 아내 몰래 비상금을 숨기는 수단으로 애용하고 있다”면서 “장 기자도 이번에 하나 만들어 봐”라고 추천합니다. “이게 무슨 재테크냐”라고 비난할 아내들도 많겠습니다. 그러나 결혼하자마자 아내에게 경제권을 넘겨주고 월급 한 푼 구경조차 못한 채 용돈으로 연명하는 남편들에게는 최고의 재테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 또는 모바일 뱅킹에서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모든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이 뜹니다. 아내가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라고 명령하면 남편의 계좌가 탈탈 털릴 수밖에 없는 구조죠. 스텔스 통장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스텔스 통장 만들기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통장을 다시 만들 필요가 없는 서비스가 대부분입니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남편 맞춤형이랄까요. 신한은행은 인터넷뱅킹 등 모든 전자금융거래가 차단되는 ‘보안계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새 통장을 만들거나 기존 통장에 인터넷뱅킹을 신청하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보안계좌 서비스를 클릭하면 끝이죠.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도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통장이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해지하려면 영업점에 직접 가야해서 다소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계좌 감추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계좌를 감춰줍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할 일이 생기면 사이트에서 클릭 한번으로 서비스를 해제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아내 몰래 비상금으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려야 하는 등 인터넷뱅킹을 이용해야 할 때만 잠깐 서비스를 해제했다가 다시 감추면 감쪽같이 통장을 숨길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전자금융거래 제한 계좌’도 신한은행의 보안계좌 서비스처럼 전자금융거래를 막아줍니다. 모든 예금계좌에 대해 신청할 수 있고, 마이너스 통장도 됩니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하지만 해지하려면 영업점에 직접 가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계좌가 안 보이는 것만으로는 뭔가 불안한 남편들도 있습니다. 아내들의 ‘촉’은 귀신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전용 스텔스 통장도 나왔습니다. 신한은행의 ‘빗장 서비스’에 가입하면 은행 창구에서 본인만 통장 잔고를 조회하거나 출금·이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폰뱅킹,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ATM)에서 조회가 됩니다. 조회가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면 ‘보안계좌 서비스’나 ‘계좌 감추기 서비스’를 함께 신청해 전자금융거래에서도 통장을 숨길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에도 ‘예금계좌 지킴이 서비스’가 있습니다. 본인이 지정한 은행 지점 한 곳에서만 조회와 입출금, 해약이 가능하죠. 인터넷뱅킹은 물론 다른 지점에서도 거래할 수 없습니다. KEB 하나은행은 ‘세이프 어카운트’(Safe Account), IBK기업은행은 ‘계좌안심 서비스’, 우리은행은 ‘시크릿뱅킹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 비밀보장을 위해 예금계좌의 조회나 지급 거래를 본인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계좌관리점으로 지정한 지점에서만 거래가 가능하죠. 직장과 가까운 지점에 오프라인 스텔스 통장을 만들고 필요할 때 은행에 가면 편리합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아내 몰래 비상금을 만들어서 집 책상 서랍, 창틀 등에 숨겼다가 번번이 발각됐다”면서 “회사 책상 서랍에 넣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빼서 쓰기도 불편했는데 최근 스텔스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니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스텔스 통장을 만들었다고 아내의 레이더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비상금을 쓰면 흔적이 남아서죠. 완전범죄를 위해서는 깔끔한 뒤처리가 필요합니다. 일단 통장과 입출금·체크카드는 직장 서랍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아내에게 들키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죠. 스텔스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하거나 입출금을 할 때마다 은행에서 날아오는 문자 메시지도 바로 삭제해야 안전합니다. 남편의 휴대폰은 아내의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스텔스 통장에 연계된 체크카드를 썼을 때도 마찬가지죠. 결제 내역 문자 메시지는 받자마자 지워야 합니다. 체크카드는 카드회사의 모바일 또는 인터넷 사이트에 결제 내역이 다 남습니다. 스텔스 통장 서비스를 신청해도 체크카드 결제 내역은 지울 수 없는 셈이죠. 카드 결제 내역을 아내에게 보여주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아예 체크카드를 쓰지 말고 비상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현금으로 쓸 때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현금영수증은 받아둡시다. 현금영수증 사용 내역까지 체크하는 아내는 거의 없으니까요. 스텔스 통장은 남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최근 남편 몰래 비상금이 필요한 아내들도 가계부에 스텔스 통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스텔스 통장 서비스 이용자 10명 중 4명가량은 여성”이라면서 “친정 식구들 용돈 등을 위해 비상금을 따로 챙겨두는 아내들도 많아졌다”고 귀띔했습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삼양로 캠퍼스에서 만난 이원복(70) 덕성여대 총장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주인공을 닮아 있었다. 깔끔한 인상이 그랬고, 빠르고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화법이 또 그랬다. 그는 50년 이상 만화를 그려 왔지만, 정해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첫 어린이 신문 연재로부터 55년째를 맞은 그의 만화와 인생 얘기를 들어 봤다. -“원복이라고 했지? 네가 만화를 그렇게 잘 그린다며? 어디 실력 좀 한 번 볼까?” 친구 아버지가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셨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찾아간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소년한국일보 편집국. 1962년 당시 나는 경기고 1학년이었고, 친구 아버지는 그 어린이 신문의 주간이셨다. 아들로부터 ‘교내 학보에 만화 그리는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분은 내가 즉석에서 그린 만화를 보시더니 꽤 만족해하셨다. “우리 신문에 만화 연재해 볼 생각 없니?”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나에게 다른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조풍연(1914∼1991) 선생이셨다. 조 선생은 한국일보에서 문화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내고 이태 전 소년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초대 주간으로 왔다. -그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만화를 그렸다. 솔직히 만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와 돌아다니던 명작만화들을 ‘베끼는’ 일이었다. 원본 만화 위에 습자지를 대고 그 아래 비치는 그림의 선을 따라 본을 뜨는 게 나의 일이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영어 번역자가 만화 속 말풍선에 한글 대사를 집어넣었다. 나의 첫 연재물은 월터 스콧의 소설을 만화로 만든 ‘아이반호’였다. 이어 ‘엉클 톰스 캐빈’, ‘마르코 폴로’ 등을 차례로 그렸다. -아무리 베낀 그림이라고는 해도 나의 손끝을 떠난 그림들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실린다는 건 고1 학생에겐 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기쁘게 했던 건 찢어지게 가난한 고등학생의 손에 쥐여진 노란 봉투였다. 처음 받은 돈이 3000원이었는데, 그 돈은 온전히 내 마음대로 처분했다. 1000원을 떼어 형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영한사전 한 권 사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벤허’를 봤다. 그랬는데도 몇백원이 남았다. 만화가 내 생계수단이 된 출발점이었다. -내가 다섯 살 때 6·25가 터졌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대전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다. 아버지가 고무신 공장을 운영하면서 시내에 큰 여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그것들은 모두 폐허가 돼 있었다. 아버지는 이것저것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서울에 가면 좀 나아질까 해서 7남내 중 막내인 내가 열 살 되던 1955년 가족을 데리고 마포에 정착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코딱지만한 월세방에 부모님과 4형제가 누우면 몸을 뒤집기도 버거웠다. 우리 7남매 중에 큰누나가 결혼해 부산에서 형을 데리고 살고, 둘째 누나가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있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한데에서 잠을 자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되는 일 없기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옷수선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대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 갑작스럽게 고생을 만난 탓인지 서울에 올라오고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셨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는 몇 년 뒤 낙향하셨고, 내가 스무 살 되던 해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7남매에게 물려주신 게 없었지만, 약간의 재능은 주셨다. 대체로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그림에 대한 재능까지 내려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내 그림 실력은 유명했다. 너댓 살 때부터 영화 같은 걸 보고 나면 그것들을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국민학교에 전학했는데, 공부는 늘 1등 아니면 2등이었다. 어렵지 않게 경기중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미술반에 가입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외제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난 그걸 살 돈이 없었다. 얼마 후 미술반을 나왔다. -점심이면 식모 아주머니가 자가용차를 타고 와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가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을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절대빈곤의 시대.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다 우리 집 수준이었다. -고1 때부터 신문에 만화를 연재했으니 학업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전체 석차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내가 경기고 학생이라는 데서 오는 대학입시의 자신감, 이런 것은 좀 있었다. (실제로 우리 경기고 61회 동창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 “내가 만화 그리느라고 시간을 빼앗겨서 그렇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서울대 의대는 충분히 갈수 있을 거야.”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한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는 환자를 보게 됐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바꾼 장래 희망이 건축가였다. 당시 나에게 건축가는 T자와 제도기를 들고 폼 잡고 앉아 ‘언덕 위의 하얀 집’을 그리는 직업이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던 걸까, 대학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재수를 해서 196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세계의 유명한 거장들처럼 나만의 랜드마크를 하나 만들겠다는 야심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업 첫날부터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 미적분이라니….’ 의지가 차츰 꺾이더니 얼마 후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수업 그냥 빠질란다. 대신에 이따가 저녁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갔다.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만화를 그리고 빨리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달디 단 술이 나와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나갈 생각뿐이었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 그 시절, 나와 안 노는 친구는 있었어도, 나를 알면서 내가 사는 술을 안 마신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이 돼서는 나름 나만의 그림체와 스토리를 갖게 됐다. 순수한 나의 창작 만화를 그려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다. 명랑만화, 스포츠만화, 순정만화 등 분야도 다양했다.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사랑의 학교’, ‘자마곰 삼형제’ 같은 작품이 그 시절 내 대표작인데, 신문사에서 편집국 한쪽에 내 자리를 따로 만들어 줬을 정도였다. 사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적당히 인기 있는 원고 넘겨주지, 마감시간 또박또박 잘 지키지, 원고료 많이 줄 필요 없지 나 같은 보물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소년한국일보에 작품 3개를 동시에 싣기도 했는데, 그걸 다 ‘글·그림 이원복’으로 할 수가 없어서 ‘이상권’, ‘성창경’ 같은 친구들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도 했다. 상권이나 창경이는 자기 이름이 공짜로 신문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술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다. -결국 나는 만화가 생활 때문에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 1972년 군대에 들어가 1975년까지 만화만 그렸는데, 그러는 사이 형들은 ‘형제들의 다짐’을 속속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둘째 형을 제외한 우리 형제들은 1966년 첫째 형(이정복·86·전 한양대 교수)이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간 뒤 약속을 한 게 있었다. 우리도 학비가 무료인 독일로 유학을 하되 먼저 간 형이 바로 아래 동생의 초기 정착금을 위해 1년간 돈을 벌자는 거였다. -셋째 형(이창복·80·전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쾰른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러 갔다. 형은 대학 입학을 1년 동안 미루고 식당에서 일해 넷째 형(이정춘·74·전 한국언론학회장)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 주었다. 넷째 형은 독일 뮌스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나중에 중앙대 교수가 됐는데, 나 역시 그 형의 덕을 보았다. 1975년 뮌스터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독일에 도착한 날부터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창작한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새소년’에 6년간 연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전편인 셈이다. 그런데 너무 초기에 그린 만화여서 나중에 보니 오류가 많았다. -여행과 독서는 내 창의력의 밑천이자 큰 자산이었다. 사람들은 내 유학생활이 꽤 어려웠을 것으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유학생들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면 난 100만원을 쓰고 살았다. 한국에 그려 보낸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원고료 덕이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1000달러쯤 주고 사서 1만∼2만㎞ 정도 달리고 버렸다. “내가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이곳저곳 다니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내 인생과 내 청춘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독일 유학 중에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당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끝나 있던 상태였다. 다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자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 1981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5년여에 걸쳐 총 1376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87년 그걸 묶어 책으로 만드니 6권(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이 나왔다. 2012년 전체적으로 새로 그려 재발간을 하고 2013년 스페인편까지 완성했다. -잠시 귀국해 덕성여대 교수 임용을 확정 짓고 1984년 5월에 짐을 싸기 위해 독일에 다시 들어갔는데, 스물세 살의 한국 여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 마을에 와 있었다. 당시 나는 서른 여덟이었다. 3개월간 교제를 했다. 그녀는 유학을 포기하고 15세 연상인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결혼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국내에서만 1700만부가 팔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라는 세계적인 기조의 순풍을 잘 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책의 인기를 높여 주었다. 유럽편의 내용들은 상당 부분 내 삶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 자체다. 그렇지 않은 중국편과 일본편을 위해서는 공부를 위해 각각 20회와 50회 이상 현지를 다녀왔다. 미국은 1999년 방문교수로 가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교수를 하는 동안 외부 활동을 주로 했다. 정작 덕성여대를 위해 기여를 못한 게 아쉬워 지난해 3월 총장직을 맡았다. 선거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세웠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젊어서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독거 노인’이 됐다. 얼마 전 서울 잠실의 우리 집으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요즘 혼자 살다가 변사하는 노인이 많아서 현황 파악을 하겠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왔지만, 내 현실인 걸 어쩌겠나. 내 건강의 비결은 운동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가장 정밀한 기계이기 때문에 아껴 쓸수록 오래 쓴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인데, 최대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교양 만화의 선구자로 불린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글로벌 시대 지구촌 각국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한국인의 국제적 시야를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55년의 만화 경력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독일 뮌스터시·코스펠트시 초청 개인전을 가졌고, 권위 있는 200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전에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1946년 대전 출생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수료), 독일 뮌스터대 서양미술사·시각디자인 석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석좌교수, 제10대 총장 ▲한국 애니메이션 만화학회 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먼나라 이웃나라’, ‘가로세로 세계사’, ‘와인의 세계·세계의 와인’,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세계사 산책’ 등 저서 다수
  • 70세에 깨우친 한글, 행복한 시인을 낳다

    70세에 깨우친 한글, 행복한 시인을 낳다

    ‘눈을 비벼도 보이지 않고/ 크게 소리 질러도 울리지 않고/ 어깨를 펴도 더욱 오그라들고/ 그냥 코딱지만 했었다/ …나는/ 꿈을 꾸는/ 행복한 배추흰나비.’(백복순 할머니의 시 ‘배추흰나비’) 올해 70세인 백복순 할머니는 평생 한글을 몰랐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정류장을 알 수 없어 다른 승객에게 항상 “몇 정거장 지나서 내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깜빡 손가락 꼽는 것을 놓치면 하차역을 놓치는 탓에 자리를 양보해도 꼭 출입구 앞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올 3월 한글교실 문을 두드렸다. 금천구 성인문해교실이다. 그는 “세상에 글 모르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가보니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노래를 좋아한 백 할머니는 글을 배우자 시를 쓰기 시작했다. 70년을 살았는데 한글을 알고 나니 새롭고 각별한 세상이 시의 소재다. “차곡차곡 시를 쓰다 보니 시인 같다고 칭찬도 많이 해줬다”고 그는 수줍게 웃었다. 얼마 전 큰 상을 받았다. 금천구는 백 할머니가 ‘2015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배추흰나비’다. 구 관계자는 “전국 5658개 출품작 중 선정된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면서 “할머니가 한글을 알고 애벌레에서 배추흰나비가 된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성인문해 학습자들이 꿈을 이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마리텔’ 신세경 채팅창 보며 “속도 진짜 빠르다” 표정 자세히 보니? ‘대박’

    ‘마리텔’ 신세경 채팅창 보며 “속도 진짜 빠르다” 표정 자세히 보니? ‘대박’

    ‘마리텔’ 신세경 채팅창 보며 “속도 진짜 빠르다” 표정 자세히 보니? ‘대박’ ‘마리텔 신세경’ ‘마리텔’ 신세경이 실시간 채팅창의 글 속도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배우 신세경은 8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 출연했다. 이날 신세경이 출연한 김영만 방은 중간 점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김영만은 “세경이 덕분이다. 뚝딱이와 코딱지들 덕분이기도 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때 채팅창 코딱지들은 채팅을 통해 자축했다. 채팅창의 축하 글을 본 신세경은 “속도가 진짜 빠르다”며 눈을 크게 떠 귀여운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마리텔’은 TV 스타들과 사회 각층의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PD 겸 연출자가 돼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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