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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3)미국의 STEM 교육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3)미국의 STEM 교육

    “반사작용은 자극에 의한 무의식적 반응이라고 정의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교사)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경고체계라는 얘기입니다.”(학생1) “누군가 ‘위험해!’라고 소리칠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학생2)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 카운티의 ‘일리노어 루스벨트 고등학교’ 1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신경학(Neurology) 수업시간. 30대 교사가 칠판에 ‘반사작용’(Reflex)이라고 쓴 뒤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자 학생들은 앞다퉈 손을 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학생들의 참여가 잠시라도 끊어질라 치면 교사는 “또 질문 없느냐.”면서 계속 채근했다. 30여명의 학생들이 앉아있는 의자 뒤쪽으로 언제든 실험할 수 있도록 각종 실험기구들이 설치돼 있었다. 교실에 실험기구가 있다기보다는 실험실 안에 교실이 있는 듯한 다소 어수선한 풍경이었다. 복도를 가로질러 들어간 다른 교실에서는 40대 교사가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한창 분자(Molecule)에 대해 강의하고 있었다. 역시 학생들이 미안해할 정도로 “더 질문 없느냐.”고 거듭 다그치는 교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5분간의 수업이 끝날 무렵 교사는 지난번 실험 수업 중 결과가 틀리게 나온 학생들의 케이스를 지적하고 그들에게 ‘재실험’을 숙제로 부과했다. 교실 세 곳을 돌아봤는데,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소란스럽거나 산만하지 않고 수업 집중도가 높았다. 일부 학생이 교사의 강의 중 옆자리 학생과 잠시 수업내용을 놓고 의견을 속삭이는 게 유일한 ‘소음’이었다. 이처럼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모범적인 것은 이들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융합인재교육(STEM) 대상자로 선정된 우수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STEM의 중요성에 눈을 뜬 이 학교는 1976년부터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800명의 지원자 중 250명만 대상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고교 4년 기간 동안 생화학, 물리학, 천문학, 컴퓨터공학, 유전공학, 환경과학, 지질학, 법의학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4년동안 STEM 분야에서 13학점, 일반 교과목에서 15학점 등 총 28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4학년 말에는 각자 STEM 분야 ‘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매년 졸업생 논문 중 5개를 우수 논문으로 선정해 심포지엄을 열고 ‘올해의 우수 STEM 교사’도 시상한다. 공립인 이 학교의 전교생 2500명 중 STEM 학생은 1000명으로 40%에 이른다. STEM 과목이 아닌 일반 과목은 비(非)STEM 학생들과 섞여 수업을 받는다. STEAM 학생과 비STEAM 학생 간 위화감은 없느냐는 질문에 마가렛 브라스넌 교사는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표면적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STEM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지원한 만큼 공부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면서 “내년도 수업 계획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빡빡하게 잡는 학생이 많아 ‘네가 어떻게 이 많은 수업을 다 듣을 수 있니’라고 물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교실에서 만난 2학년생 존스 매트니는 STEM 과목이 따분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원래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따분하다는 생각은 없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명문대 진학이 목표냐는 질문에도 주저없이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올해 이 학교 STEM 졸업생 250명 가운데 콜럼비아대를 비롯해 이른바 ‘아이비리그’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은 8명이었고 존스홉킨스 등 나머지 명문 사립대에 합격한 학생은 33명이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명문 주립대급 대학의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은 204명이었다. 한 학생이 여러 명문대에서 동시에 합격 통보를 받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체 STEM 졸업생이 모두 명문대에 합격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명문 사립고 못지 않은 우수한 성적으로 분류된다. 이 학교의 STEM 교육을 총괄하는 제인 헤멀트 코디네이터는 “STEM 학생이라고 해서 교양 과목을 소홀히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면서 “음악연주반을 STEM 학생이 주도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 균형 잡힌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림자’도 분명 있다. 헤멀트 코디네이터는 ‘중도탈락 학생은 없느냐’는 질문에 “10% 정도의 학생이 수업을 못 따라가거나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에 자진 탈락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 학교 STEM 교사들은 각각 2~3개 STEM 과목은 물론 교양과목까지 포함해 하루에 총 6개 과목을 가르친다. 따라서 대학 전공 외에 추가로 다른 과목 교습 자격증을 주정부로부터 취득해야 한다. 또 교사 중에는 박사학위 소지자도 3명이 있는 등 학생들의 학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사들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프린스조지 카운티의 고교 22곳 중 STEM 교육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가 이 학교를 포함해 3곳에 불과하고 미국 전체적으로도 STEM 학교가 80여 곳밖에 안 되는 것은 주로 ‘돈’ 때문이다. 비싼 실험기기와 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이 학교는 주정부 지원금 외에 매년 민간단체에서 4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끌어와야 하는 실정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STEM 교육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강화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헤멀트 코디네이터는 “우리 학교는 오래 전부터 STEM을 해와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연방정부 지원이 전혀 없다.”면서 “안 그래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왜 언론보도와 달리 우리 학교에 지원을 해주지 않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프린스조지 카운티(메릴랜드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선집중] (15) 서대문구 ‘복지허브화’

    [시선집중] (15) 서대문구 ‘복지허브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년 전 취임 직후부터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복지모델을 고민해 왔다. 구에 여러 복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은 불우이웃에게는 따뜻한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동 주민센터에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동 주민센터를 복지 최일선 기관으로 전면 개편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3일 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위한 조직 설계에 착수해 올해 1월 ‘행복울타리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시범적으로 충현동과 남가좌2동에 복지 전담 인력 7명을 확충하고 동 기능 전환 작업을 실시했다. 4월 민원서류 발급 업무와 청소·교통·민방위·주차단속 등의 단순 업무를 대거 구로 이관하는 대신 무인민원발급기를 추가 설치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일선 통장들은 ‘복지도우미’가 돼 최전방에서 복지업무를 돕는 인력으로 편입시켰다. 유사한 역할을 하는 호주 센터링크와 뉴질랜드 커뮤니티센터를 직접 방문해 사례를 살폈다. 주민센터에 복지종합상담 서비스를 맡는 ‘복지 코디네이터’와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을 관리하는 ‘방문간호사’가 차례로 배치됐다. 2층 주민센터 상담실을 1층으로 이전해 접근성을 높였다. 동 주민센터가 복지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구 ‘희망복지지원단’이 사업을 모니터링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등 피드백 기능도 갖췄다. 구는 시범 동인 충현동과 남가좌2동 주민센터 민원창구 인력을 2명 줄이는 대신 복지팀을 3~4명씩 늘렸다. 일반 동 주민센터는 복지인력이 4명인 반면 시범동은 평균 8명으로 2배 수준이다. 시범동의 복지 담당 공무원이 맡는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평균 43명으로, 일반 주민센터의 52명보다 9명이 줄었다. 공무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한 것이다. 복지도우미인 통장과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의 활약으로 두 곳에서 상반기에만 117명의 후원자를 발굴하는 성과도 거뒀다. 대신 시범동의 일반 업무는 크게 줄었다. 무인민원발급기 이용이 늘어 지난 1월 4%에서 6월에는 6배인 24%로 급증했다. 10월부터는 신촌·연희·북가좌1·남가좌1·홍제2동 등 5개 지역에서 순차적인 체제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14개 전 동 주민센터가 복지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동 복지허브로 바뀐다.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서울시, 관악구, 충남 서천군, 광주 남·북구, 보건사회연구원 등이 차례로 충현동과 남가좌2동을 방문해 새 제도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지자체 창의적 복지전달체계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민 대상 복지업무 강화 만족도 조사에서 동 복지 허브화 사업에 찬성하는 비율은 66.8%로 나온 반면 반대는 11.9%에 그쳤다. 문 구청장은 전 직원 대상 워크숍을 잇따라 갖고, 사회복지사 토론회를 열어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문 구청장은 “내년부터는 전 주민센터가 동 복지허브로 변화해 일자리와 건강, 주거 환경 개선 등의 원스톱 서비스를 갖추게 된다.”면서 “원스톱 복지는 이미 시대의 흐름으로, 지자체는 단순한 하나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위기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천구 ‘자원봉사자의날’ 기념식

    금천구는 7일 금나래아트홀에서 지역 자원봉사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일년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2012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갖는다. 식전 행사로 풍물 공연과 색소폰 연주, 아코디언 연주 등 재능기부자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본 행사에서는 올 한해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과 공동체 정신을 발휘한 우수자원봉사자 50명과 독산2동 자원봉사캠프, 시흥3동 자원봉사캠프, 가족봉사대,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T-SKY, 홈플러스 금천점 등 6개 우수단체에 표창을 수여한다. 강남도시가스㈜, 사랑의 보일러 나눔, 롯데정보통신㈜ 등에는 감사패를 증정할 예정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도 갖는다. 행사장에는 내년의 희망을 담은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를 설치해 자원봉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선집중] (10)중구 명문학교 육성

    [시선집중] (10)중구 명문학교 육성

    중구가 ‘명문학교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 1번지로 성큼 다가섰다. 최창식 구청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초등학생 학부모로부터 ‘초등학교 졸업 후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교육에 모든 구정 역량을 쏟기 시작했다. 최 구청장은 곧바로 인재를 키우고 학력 신장을 선도할 명문 중·고등학교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키우고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명문학교 육성 프로젝트’ 만들기에 착수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중·고등학교에 다양한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추진은 지난 1월 ‘인재육성장학재단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시작됐다. 조례를 제정한 뒤 2월에는 명문학교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든든한 힘이 될 ‘재단법인 중구인재육성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지역 내 기업체의 후원을 추진했다. 장학재단을 만들자 개인 기탁자와 지역 내 중소기업, 호텔, 은행 등이 20만원에서 1억원까지 힘을 보태 1개월 만에 1억 7000만원의 기금이 모아졌고, 지금까지 59개 기업체로부터 5억 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기금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대경중학교와 금호여중, 장충고 등 학력신장선도학교로 지정된 곳에 집중 지원했다. 이들 학교에는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외부 우수 강사를 전격 배치하는 등 학생별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자율학습 코디네이터 교사, 인터넷 강의청취 수강료 지원,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미래비전 교육특강 등을 지원했다. 지역 내 우수 기업체와 연계해 진로체험 학습도 만들었다. 선도 학교들은 구에서 1억 7750만원, 중구인재개발장학육성재단에서 2억 5000만원 등 모두 4억 2750만원을 지원받아 방과후 학습과 자율학습, 자기주도학습,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구는 선도학교 이외에도 노후화된 칠판과 컴퓨터 등 교육자재를 교체하고 휴게실과 시설을 정비하는 등 지역 내 48개 학교에 총 16억 5000만원을 쏟아부었다. 구는 연차적으로 지원 대상 학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력이 향상된 학생은 장학금과 해외문화연수 비용을 지원하고,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에게는 대입 등록금을, 우수 강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도학교에 선정된 장충고의 한 교사는 “저출산과 도심 공동화로 학생 수가 줄고, 교사가 줄어드는 등 지역교육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했는데 명문학교 지원이 시작되면서 교장과 교사들이 명문학교 도약을 위해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신입생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교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명문학교 프로젝트를 추진한 뒤 장충고 학생 720명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강사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예체능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94.6%로 가장 높았고, 과학 92.3%, 사회 90.6% 등을 차지했다. 방과후 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는 96.2%에 달했다. 방과후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은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심화반 수업을 들은 뒤 중학교 때 상위 80%에 불과했던 성적이 고등학교에서는 상위 10%까지 오르고 모의고사도 2등급으로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명문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진학률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1인 1악기 연주 등 특기적성을 지원해 학생들이 좋아하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중구를 명문교육 1번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벌써 6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1’ 촬영장에 가다

    벌써 6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1’ 촬영장에 가다

    배우가 한 캐릭터로 6년 가까이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케이블채널 tvN의 리얼 다큐멘터리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막영애)의 주인공 김현숙(34) 얘기다. 그는 “이제 촬영장이나 길에서 ‘영애’가 아닌 현숙이라고 불리면 어색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예전 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로 떴을 때는 가끔 그런 이름으로 불렸는데, 요즘은 열에 아홉은 영애라고 부른다고 했다. ‘막영애’ 출연을 결정했을 때는 한 지상파 방송의 CP가 불러 “왜 케이블에 나가느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그는 “판타지 드라마만 판치던 시절,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입 재수생 시절부터 고깃집과 분식집, 칼국수집 등 생업 전선에 뛰어든 그였기에 퇴근길 치킨과 맥주 한 잔에 위안을 찾는 직장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2007년 4월 첫 방영된 드라마 ‘막영애’는 지난달 29일 열한 번째 시즌을 맞았다. 16회로 구성된 시즌마다 케이블채널로선 보기 드물게 시청률이 3%를 넘나들었다. 시즌을 마무리하고 2개월 정도 휴식을 취할 때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건 시청자가 아닌 제작진과 출연배우라고 한다. 그만큼 ‘막영애’에 녹아들어 출연진이 가족이고, 이들의 일은 연기가 아니라 직장생활이다. 지난달 27일 찾아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한 건물 5층. ○○제록스, ○○토건 등 실제 사업장 사이에 영애의 직장인 광고기획사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마주 본 책상, 그 위 서류뭉치까지 여느 사무실과 비슷하다. 책상 앞에 몸을 움츠리고 앉아 잡담에 열중하고, 한쪽 탕비실에선 새 사장에 대한 신랄한 뒷담화가 오갔다. 촬영팀은 남자 화장실까지 카메라를 들이민다. ‘리얼 다큐’다. 대리사장 역으로 합류한 배우 성지루(44)는 “척 하면 탁, 할 만큼 호흡이 잘 맞고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화기애애해도 녹화 신호가 떨어져 성지루가 ‘새 사장’으로 변하는 순간,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 온 극중 커플 김현숙과 김산호(31)의 삶은 쪼들리고 직장생활은 더 팍팍해진다. “매 시즌 시대상을 반영하며 삶의 애환을 치유하려 했는데 최근 극중 러브라인이 강조되며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회사에 치이고 불경기에 울상이 된 직장인과 그 가족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담으려 한다.” 박준화 CJ E&M PD가 말하는 이번 시즌의 기획 의도다. 촬영장에서 만난 김현숙은 5년 전 접한 제작진의 첫인상에 대해 “진짜 막돼 먹었다.”고 떠올렸다. “라디오DJ로 활동할 때 (tvN 쪽에서) 전화가 왔는데, ‘당신을 위해 쓴 대본이 있으니 만나자’고 다짜고짜 통보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인지 얼굴이나 보자면서 갔는데 정한석 PD와 ‘막돼먹은’ 작가들이 ‘우리나라 여배우들은 왜 잘 때도 눈썹을 붙이는가, 우린 그런 것 다 타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거예요.” 말인즉, 주인공이긴 한데, 절세미인이 아니다. 제목도 ‘막돼먹은 고소영, 심은하, 이영애’ 마구 늘어놓더니 이영애가 가장 예쁘다며 ‘막돼먹은 이영애씨’로 낙점했다가 방송 직전 영애씨로 바뀌었다고 했다. 장르는 또 어떤가. 다큐 드라마라는 생소한 장르였지만 촬영 전까지 마땅한 설명도 없었다. 담당 PD조차 “찍어 봐야 알겠다.”고 했고, 작가들은 “대본 좀 보여 달라.”는 김현숙에게 허구한 날 술만 먹였다. 배우의 특징을 세심하게 관찰한 뒤 그에 맞춰 대본을 쓰겠다는 뜻이다. 이런 제작진의 성향은 지금도 여전한지 이번 시즌에 투입된 강예빈(29)이 맞장구를 놓는다. 그도 “하루 종일 여성 작가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인 뒤에야 캐릭터가 정해졌다.”고 말한다. 시즌11까지 오면서 직장인의 애환을 보여줄 만큼 보여준 김현숙은 “이제 커리어우먼이 아닌 결혼하고 애 낳아 키우는 ‘생활밀착형’ 영애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은근 기대하는 것이 있는 듯 되물었다. 극중 애인인 김산호는 “영애와 산호를 시즌11에선 기어코 결혼시킬 것이란 얘기가 촬영장에 돌고 있다.”면서 “영애 입장에선 가장 행복한 선택 아니겠느냐.”고 거들었다. 뮤지컬 스타로, 지상파 방송의 아침드라마 주인공으로 맹활약 중인 그에게 “젊고 늘씬한 미녀들과 연기하다가 ‘막영애’에 오면 분위기가 섬뜩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유독 영애 앞에서는 풀이 죽는 그가 “이곳이 더 좋다.”며 피식 웃었다. ‘절대 영애에게 대들거나, 영애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막영애’의 불문율이 있다던데, 온몸에 각인된 듯하다. “시즌 초반 한참 영애를 괴롭힐 때는 미니홈피에 ‘길 가다 나 만나면 다친다’, ‘게이처럼 생겼다’는 쪽지가 쇄도했어요. 영애를 괴롭히던 비호감 캐릭터에서 호감형으로 돌아섰더니 오래 가네요.” 시즌6부터 ‘막영애’에 출연한 김산호가 말하는 ‘장수 비결’이다. 그러자 김현숙이 으레 그 당당한 표정으로 농을 던졌다. “그동안 극중 남자친구가 수없이 갈렸는데, 이제 산호도 만날 만큼 만났으니 싫증날 때가 됐죠.” 우리 사회가 말하는 미의 기준과 다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막영애’는 외모지상주의의 그림자를 얼마나 걷어내려고 노력했을까. 김현숙의 대답이 걸작이다. “나는 (살과) 더불어 사는 게 더 자연스럽다. 평범해 보이려고 코디네이터도 두지 않고 가방도 늘 같은 걸 든다. 다른 영화 촬영 때 몸무게를 6㎏ 줄이고 복귀했더니, 제작진에 비상이 걸렸다. ‘매일 고기를 먹여서라도 살을 찌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더니, 두 달 만에 몸무게를 돌려놨다.” 잠자코 있던 강예빈은 고민이 많은 듯 보였다. 이종격투기 UFC의 ‘옥타곤걸’로 섹시한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두 번째 드라마인 ‘막영애’에 출연하면서 “내 모습 그대로 연기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섹시함에 가려진 다른 모습을 ‘막영애’에서 드러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직장인들의 힐링 드라마로 자리 잡은 ‘막영애’가 얼마나 생생한 이야기와 색다른 모습을 풀어낼지 기대감이 커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글·사진 최승표 기자 ●Italy Parma파르마 베르디와 토스카니니를 낳은 음악도시 프랑스에서 혹은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할 때, 여행객이 관문도시로 선택하는 곳은 십중팔구 북부의 밀라노다.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다면 토리노 정도일 것이다. 허나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파르마Parma까지 내려왔다. 친퀘테레Cinque Terre로 가기 전 가까운 거점이 필요했고, 소문난 파르마의 미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소담스런 분위기의 중심가에는 예술사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파르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를 기리기 위한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그 맞은편에는 음악을 지독히 사랑한 루이즈가 건립한 왕립극장이 한데 몰려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음악도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작곡가 베르디, 지휘자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 많은 것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파르마를 예술도시라 이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파르마 돔성당에서 찾을 수 있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최초 건립된 성당의 외관은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포개진 모습이었다. 성당 내부는 단촐한 외관과는 상반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레스코 벽화 중에는 성경의 내용과 무관한 그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당시 화가들이 자신을 후원하던 재력가들의 얼굴을 곳곳에 새겨 준 것이다. 파르마 미술의 혁명가라 불리는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가 돔 천장에 그린 승천하는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보다 뛰어난 묘사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성당 한켠에 자리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묘사한 조각품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두 개의 예술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숨을 거둔 예수, 십자가 곁에서 예수를 지키는 천사, 예수의 옷을 받아든 로마 군인, 심지어 스승을 잃은 제자들까지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심각한 국면을 묘사한 것 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러운 묘사라고 느껴졌다. 이는 1178년, 당시 성도들과 이교도의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련미를 극대화한 고딕 회화의 특징적 묘사라고 한다. 파르마의 중심가, 필로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햄과 치즈, 파르마의 자존심이자 신앙 인구 17만명의 소도시 파르마는 낙농업, 식품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파르마산 치즈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와 햄 ‘프로슈토Prosciutto’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파르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평야지대와 목초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 비옥한 땅이 치즈와 햄 맛의 비결이라 한다. 밀라노의 고르곤졸라, 나폴리의 모짜렐라, 시칠리아의 리코타 등 이탈리아 지역별로 명성 있는 치즈는 가공 방식뿐 아니라 그 지역의 토질과 물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최근 파르마산 치즈로 둔갑한 ‘아르헨티나산 치즈’가 많은데 파르마 사람들만은 ‘짝퉁의 맛’을 정확히 변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르마 사람들의 치즈에 대한 애착은 깊고도 유별나다. 파르마에서는 프로슈토 햄 생산을 위해 돼지에게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장’과 밤을 먹인다고 한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뒷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여져 9개월부터 최대 24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햄으로 만들어낸다. 치즈를 먹은 돼지의 살이어서일까? 파르마산 치즈와 햄에서는 닮은 향기와 맛이 난다. 파르마에서의 저녁 식탁에서는 치즈와 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은 레스토랑. 애피타이저는 송로버섯Truffle이 곁들여진 으깬감자 수프, 메인 요리로는 볼로니즈 파스타를 주문해 치즈를 듬뿍 얹어 먹었다. 파스타도 좋았지만 내가 가진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의 송로버섯은 흡사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내 미각과 신경을 몽롱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놓아 주지 않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16세기 파르마 지역을 통치하던 파르네제가家에서 만든 건물로 나폴레옹 전쟁, 2차 대전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복원돼 지금은 공연장, 고고학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 파르마 전통 치즈로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시킨 것으로 다소 딱딱한 촉감에 누린내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뒷맛을 낸다. 와인과 함께 즐기거나 파스타나 샐러드에 가루로 뿌려 먹는다. ●Italy Cinque Terre친퀘테레 보물이 되어 버린 오색빛깔 바다마을 프랑스의 론알프스와 이탈리아의 파르마까지 주로 소도시를 다니며, 감춰진 진주같은 풍경들을 보았고,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까지 맛보았으니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웬만큼 해소된 상태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지 친퀘테레Cinque Terre로 향하는 길, 여행의 피로가 쌓여 가면서 부푼 기대감도 사그라든 상태였다. 이런 심드렁한 태도는 리구리아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순간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 리구리아주에 속해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 잡기가 어려운 탓에 밀라노, 피렌체, 파르마, 피사 등의 주변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많이 찾는다. 파르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친퀘테레로 가기 위한 관문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에 닿았다. 친퀘테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부터 북쪽의 몬테로소Monterosso까지,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소담스러운 마을의 풍경과 리구리아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 하루 만에 13.5km의 해안길을 걷기란 다소 버거운 일.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2~3개의 마을을 구경하고 해안선을 따라 보트크루즈를 타기로 결정했다. 처음 도착한 마을 마나롤라Manarola의 풍경은 제주도와 흡사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쪽빛바다도 그렇지만 마을 안쪽, 그러니까 낮은 돌담벽이 엉성하게 줄지어 있고 농부들이 밭을 갈며 일상을 사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유네스코는 친퀘테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각별히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계단식 다랑이논 같은 포도농장을 개척하고, 올리브나무를 길러낸 주민들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 맛은 이탈리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가파른 산비탈에서 농부들이 허리를 로프로 묶고 한 송이 한 송이 따낸 포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친퀘테레 하이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하다는 ‘사랑의 길Via dell’ Amore’로 향했다.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두 마을을 잇는 1km 남짓한 해안절벽길은 여느 로맨틱한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이 채워 놓은 자물쇠와 이름을 새겨 놓은 흔적들로 도배돼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여인의 향기> OST를 연주하자 주위의 연인들은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행복에 겨워했다. 리오마조레에서 몬테로소까지는 기차로 이동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린 몬테로소의 풍경은 다른 4개 마을과는 전혀 달랐다. 백사장 해변에는 원색의 파라솔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마을 안쪽 레스토랑과 카페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휴양지였다. 한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파스타를 먹어 왔지만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맛이었다. 홍합, 오징어 등 해산물로 우려낸 파스타 소스가 개운한 맛을 낸 덕이었다. 몬테로소에서 라스페치아로 가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보트는 5개 마을 항구에 차례로 정박하며 관광객을 싣고 내렸다. 두 개의 마을, 베르나차Vernazza와 코르니글리아Corniglia는 항구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먼발치서 바라본 두 마을은 나머지 3개 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였다. 허나 나중에야 알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에서도 관광객이 덜 북적이면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기에는 베르나차와 코르니글리아가 좋다는 사실을. 보트는 친퀘테레를 지나 라스페치아로 가기 전, 마지막 항구인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에 잠시 정박했다. 해가 수평선 근처로 내려오면서 더 따뜻해진 볕을 쬐며 바닷가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한탄하며 잠시라도 이방인의 때깔을 벗고 싶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다. 지중해와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결별할 생각에 밀물 같은 아쉬움이 살포시 밀려와 발목을 적셨다. 1 ‘사랑의 길’에서 흔적을 남기는 연인 2 친퀘테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항구 풍경 3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 4 마나롤라Manarola 마을, 한 카페에서 작렬하는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travie info 친퀘테레 카드 친퀘테레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한 마을 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카드로는 하이킹코스 외에도 마을 내 대중교통, 지역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주중 5유로, 주말은 12유로이며, 날짜와 연령대, 단체 규모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마을을 연결하는 친퀘테레 기차카드도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10유로. 카드는 각 마을의 관광안내센터나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cinqueterre.com ▶Travel to France & Italy 유럽 기차여행, 실속 있게 준비하는 법 이번 여행은 이동의 90%를 기차에 의존했다. 유럽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친퀘테레를 여행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다양한 기차를 이용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가는 이들이 늘면서 실속 있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국가와 도시, 체제 일수를 확정했다면 가장 적합한 철도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철도 상품과 주요 열차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유럽 철도 예약은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으며, 레일유럽 웹사이트(www.raileurope.c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프랑스패스 프랑스를 3일 이상 여행한다면 프랑스패스를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프랑스패스 소지자는 파리와 런던을 연결하는 유로스타Eurostar,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과 연결되는 탈리스Thalys 등의 초고속 열차와 야간열차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지방 관광열차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파리 세느강 크루즈, 국립 박물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패스 소지자라 할지라도 TGV, 탈리스 등은 반드시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여러 나라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레일 셀렉트패스 인접한 3~5개국 이상을 선택적으로 여행한다면 유레일 셀렉트패스Select Pass가 적합하다. 물론 2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리저널패스Regional Pass도 있지만 모든 나라들이 조합돼 있는 것은 아니기에 셀렉트패스가 편리할 수도 있다. 가령 유레일 2개국 패스 중에는 스위스-이탈리아패스가 없기에 셀렉트패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한편 2013년부터 프랑스가 셀렉트패스에서 제외되고, 터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여정에 이용한 기차들 ·탈리스Thalys 브뤼셀에서 파리까지 1시간 25분 만에 연결하며, 하루에 30편으로 운행 간격이 촘촘하다. 1등석을 이용할 경우, 와인을 포함한 음료와 디저트류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쾰른 등의 도시로도 연결된다. 각종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GV 국내선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는 독일 방향으로 가는 동부선과 스위스쪽으로 가는 TGV리리아, 국내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며, 2층에는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라운지 바가 있다.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ER 한국의 새마을열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안시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서 이용한 기차는 관광열차가 아님에도 천장 일부가 유리로 돼 있어 이동 중 알프스 산맥을 관람하기 좋았다. 패스 소지자는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Trenitalia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스페치아La Spezia에서 밀라노Milan로 돌아가는 길에 이용했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 1 브뤼셀과 파리를 연결하는 탈리스 열차. 1등석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된다 2 샤모니 몽블랑으로 가는 길, 커다란 유리창 너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SHOPPING OUTLET 유럽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쇼핑 시크아울렛 유럽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쇼핑이다. 이번 여행에는 유럽 내 9개 도시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시크아울렛Chic Outlet 중 벨기에 브뤼셀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메켈렌 빌리지Maasmechelen Village와 이탈리아 밀라노, 파르마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를 방문했다. 아울렛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9곳의 빌리지(시크아울렛은 ‘아울렛’보다는 ‘빌리지’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면세 혜택을 제공하며(총 구매 금액의 약 10%를 출국시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도심부에서 아울렛까지 리무진버스인 쇼핑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쇼핑익스프레스 할인권,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VIP 쿠폰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각 빌리지는 지역색을 반영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이 놀이방은 모든 빌리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빌리지도 있어 쇼핑뿐 아니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스메켈렌 빌리지에서는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다이아몬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피덴자에서는 파르마의 수준 높은 요리와 함께 디저트로 젤라또까지 즐길 수 있었다. 유럽 아울렛까지 갔는데 명품 백이나 수트 한 벌쯤 사지 않았냐고?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본 기자는 명품 취향이(단지 취향의 문제일까?) 아닌 탓에 생생한 쇼핑 리스트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단,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국내 소비자가의 3분의 2 수준에 득템한 것은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www.chicoutletshopping.com/ko 1 이탈리아 밀라노와 파르마, 볼로냐 등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 시크아울렛의 각 빌리지에서는 수준 높은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그 밖의 시크아울렛 빌리지 런던 비스터 빌리지 영국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옥스포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크아울렛 쇼핑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빌리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막스마라, 던힐, 페라가모 등 약 100여 개의 명품 부티크 숍들이 있다. 더블린 킬데어 빌리지 가장 최근에 들어선 빌리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있고 고급스런 패션 및 가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더블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 파리 라 발레 빌리지 프랑스 패션계의 중심지인 파리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35분 거리이며, 파리 디즈니랜드 리조트 옆에 위치해 있다. 약 90여 개의 명품 브랜드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다.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코스타 브라바Coasta Brava 해변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스페인의 파루트스Farutx와 로에베Loewe 등의 제품을 한국의 절반가에 구입할 수 있다.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 빌리지 마드리드 중심에서 외곽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미로Antonio Miro, 안드레 사르다Andre´s Sarda, 로에베Loewe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베르트하임 빌리지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 로맨틱가도Romantic Road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그너Bogner, 발리Bally, 라코스테Lacoste 등의 실용적인 패션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뮌헨 잉골슈타트 빌리지 독일 바이에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뮌헨에서 5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저먼 스트렌세German Strenesse, 아이그너Aigner, 엠씨엠MCM 등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생활가전부문 우수상-웅진코웨이 ‘코디’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생활가전부문 우수상-웅진코웨이 ‘코디’

    올해 웅진코웨이 매각 관련하여 여러 뉴스가 있었던 만큼 웅진코웨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감을 다시금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에 임하는 저희의 목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웅진코웨이 조직원 하나하나가 고객들에게 변함없는 마음과 자세로 서비스를 다하고 있는 만큼 이 사실을 보다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소비자 여러분들에게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는,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코디를 중심으로 저희의 변치 않는 자세, 물과 공기 즉 생명을 다루는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에 대해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행운지국에서 코디로 근무하고 있는 조윤이 코디를 모델로 활용함으로써 고객들을 향한 우리의 진심 어린 마음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광고에서처럼 웅진코웨이는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기에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단 하나의 서비스도 변함없이 소비자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 [도약하는 대학] 작지만 취업에 강한 한국국제대학교

    [도약하는 대학] 작지만 취업에 강한 한국국제대학교

    ‘작지만 강한 대학’. 경남 진주시에 있는 34년 역사의 한국국제대학교가 지향하는 학사 운영 방향이다. 한국국제대는 철저하게 실용 중심 학과와 희소가치가 높은 학과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취업이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사회적 요구가 떨어지거나 지역 기반이 취약한 학과는 구조 개선을 통해 과감하게 폐지했다. 이 같은 특성화의 성과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에 그대로 나타난다. 2007년 취업률 90.5%를 비롯해 2009년까지 3년 연속 취업률 최우수 대학에 선정되는 등 취업률 최상위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국제대는 학부과정에 교육과학, 사회과학, 의료보건, 생활과학, 관광, 공과, 예술체육 등 모두 7개 대학을 두고 있다. 대학의 모든 학과는 취업에 초점을 맞춘 특성화 학과다. 의료보건대학의 방사선 학과와 물리치료학과는 학생들이 해마다 관련 재단이나 학회로부터 여러 건의 우수 논문상을 받는 등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가고시 합격률도 높다. 특히 방사선 학과에서는 세계 인명사전 미국인명정보기관(ABI)과 국제인명센터(IBC)에 등재된 한국방사선학회 회장 박지군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한다. 물리치료학과는 학생들이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역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해 선수 치료 등을 지원한다.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치법경연대회 3연패를 달성하기도 한 간호학과는 해외 대학의 교수를 초청해 특강도 한다. 간호학과 학생 전원을 다양한 간호 능력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로 양성하기 위해 병원코디네이터, 응급처지 전문강사, 웃음치료사, 치료레크리에이션 등의 자격 취득을 지원한다. 간호학과가 지난해 입시에서 1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취업이 잘되는 의료보건대학의 경쟁률은 해마다 초강세다. 교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육과학대학 각 학과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초등특수교육과는 경남 초등특수교사 임용시험에서 수석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명성이 높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와 소방공무원 시험에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는 공과대학 소방방재학과 등도 인기 학과로 취업률이 높다. 한국국제대 조선해양공학과는 조선해양기술 및 해양엔지니어링 분야 기초 이론과 산업체 실무교육 등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이론과 실무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완성도 높은 교육을 한다.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은 신생학과임에도 올해 대한조선학회가 개최한 전국 학생 선박 설계 경연에서 우수상을 차지해 콘테스트 사상 처음으로 졸업생 없는 학과가 우수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먼 지역에서 유학 오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안팎에 1곳씩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도 한국국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진주 도심에 있는 진주학사는 504명(남 241, 여 263), 캠퍼스 안에 위치한 한마음생활관은 774명(남 354, 여 420)을 수용한다. 한국국제대는 장학금 지원도 해마다 확대하고 있다. 학교 측은 현재 전체 학생 가운데 50%가 학교 안팎에서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국제대는 오는 12월 23일부터 28일까지 나·다군 정시모집을 통해 546명을 뽑을 예정이다. 수시 전형에서 정원에 미달된 인원이 있으면 정시 모집에서 충원한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美 오바마 2기] 한인 1.5~2세대, 오바마 재선 물밑 활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현지 한인 단체 등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주재 대사관 및 무역협회 워싱턴 지부 등에 따르면 한인 1.5세와 2세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 한인들이 조직한 ‘오바마 후원 한인들’(Korean Americans for Obama·KAFO)은 한인들의 미국 내 권익 신장을 위해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독려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표가 이어지도록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워싱턴DC 등 미 전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활동한 한인들로는 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을 비롯, 한인대표자회의(CKA) 대표인 샘 윤 전 보스턴 시의원, 로라 신 KAFO 전국 코디네이터, 황원균 전 버지니아 한인회장, 은희 크리거 전 워싱턴 여성회장, 박천재 전 버지니아 태권도협회장, 레이 박 워싱턴 코리안 커뮤니티센터 건립위원회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은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도 열었다.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직접 활동했던 한인들도 상당수 있다. 캠프 리더십팀에는 베시 김, 티나 윤 등 한인 9명이 참여했으며, 제시카 리 등은 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오바마를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은 백악관이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 인사 150여명을 초청해 별도의 ‘국정 브리핑’을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인 단체 관계자는 “미국 내 한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위상도 높아지면서 투표율을 높이는 등 선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한인들의 권익을 신장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한인들의 백악관, 의회, 행정부처 진출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대표들은 능력 있는 한인 전문가들의 정·관계 진출 및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오바마 캠프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朴 ‘아빠의 달’ 도입, 文 아동수당 신설, 安 맞벌이 지원확대

    朴 ‘아빠의 달’ 도입, 文 아동수당 신설, 安 맞벌이 지원확대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은 육아·보육 정책을 보편적 복지의 대표 항목으로 올려놨다.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2030 여성 직장인’의 표심(票心)을 붙잡기 위해 정성과 애정을 듬뿍 담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저출산이 향후 국가의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저출산 대책만큼은 복지를 넘어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영·유아 보육재정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수준인 1%에도 못 미친다. ●저출산대책 ‘투자 관점’서 접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육아·보육정책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빠의 달’ 도입이다. 출산 이후 아빠가 3개월 중 한 달을 지정해 육아 휴직을 신청하고 월 통상임금의 100%를 고용보험기금 등에서 받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0~5세 전 계층에 양육수당(10만~20만원)을 지원하고 만 3~4세 아동이 있는 가구에는 보육비 지원을 약속했다.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보육시스템을 도입해 선택적 시간제 보육과 아이돌보미·가사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31일 12세 미만 아동을 키우는 모든 가정에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체 9%인 국공립 어린이집을 임기 중 시설기준으로 20%, 이용아동 기준 4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버지 휴가 2주’를 제도화해 부인이 출산했을 때 남편이 사용할 수 있는 휴가를 유급 휴가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영·유아의 무료 예방접종을 확대하고 출산 지원을 위해 간호사가 방문하는 서비스인 ‘육아 코디네이터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아직 육아·보육에 관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얼개는 그려졌다. 안 후보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공공보육 지원을 확대하고 지나치게 시설 위주인 공공 시스템에서 벗어나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원확보 등 실현 가능성은 의문 그러나 각 후보의 장밋빛 공약과 달리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정부가 ‘0~2세 영·유아 전면 무상보육’ 정책을 실시한 지 7개월 만에 폐기를 선언했듯이 재원 확보가 정책 추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후보들도 구체적인 재원 마련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정책은 기업 현실이나 보육 현장과 동떨어진 아이디어성 대책으로 겉만 번지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30명의 간호사가 퇴근안하고 둘러앉아 하는 말은…

    30명의 간호사가 퇴근안하고 둘러앉아 하는 말은…

    서울 역삼역에 위치한 여드름 치료 참진한의원에서는 연일 즐거운 환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여드름 치료라는 외길을 걸어온 노하우와 ‘직원중심경영법’이 만나 매출이 수직상승 하고 있는 것. 특히 근 3개월 동안에는 매출이 3배 이상 오르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7일에는 참진한의원의 경영코디와 피부치료사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동행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들의 대화를 통해 참진한의원이 자랑하는 ‘직원중심경영법’의 비밀을 엿봤다. 김인숙 코디(33세) : 데스크 업무를 위주로 하는 경영코디와 피부치료실에 있는 피부치료사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이렇게 모였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즐겁게 생활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장은희 치료사(22세) : 그래도 우리 한의원은 복지나 문화활동이 잘되어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가족초청행사 때 수진 언니 드럼은 정말 멋있었어요. 김수진 코디(39세) : 사실 ‘이 나이에 드럼을 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보니까 되더라고. 너희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지 도전해봐.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면 뭐든지 들어주겠다는게 우리 한의원의 신조잖아. 최한나 코디(30세) : 맞아. 일단 뭐든지 도전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 그래서 나는 일단 뭐든지 저지르고 보는 타입이야. 선 준비 후 실력이라고나 할까. 다만 아쉬운 게 하나 있다면 연애를 못해본 거 정도. 이은미 코디(32세) :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 일이라는 건 그냥 기능적인 거잖아. 일보다 사람과 사람이 얼마나 통하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아. 서로가 얼마큼 감정교류가 잘되고 팀워크가 뛰어나느냐에 따라 일의 능률이 좌우된다고 생각해. 문한별 치료사(22세) : 맞아요. 오헨리 스승님께 경영자수업을 받으면서 같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분위기라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서로를 믿고 같은 목표를 바라보게 하는 게 직원중심경영법이라고요. 김수진 코디(39세) : 여러 직장을 다녀봤지만 매번 일정기간이 지나면 목표와 꿈이 흐려지곤 했어. 특히 의료계가 더 그런 거 같아.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한의원은 4개월마다 노력한만큼 직급도 상승하고 월급도 오르잖아. 그러니까 서로가 앞장서서 열심히 일하고 도와주려 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 김다미 코디(28세) : 맞아요. 우리 한의원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족적인 분위기에요. 저는 집이 속초라 처음에는 타향생활에 겁도 났었는데 한의원에서 무료로 오피스텔과 식사를 제공해준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어요. 직원들이 필요한 것을 파격적으로 제공해주니까 스스로 열심히 일하게 되더라고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영코디와 피부치료사들은 멘토멘티를 맺고 우정을 다져나갈 것을 다짐했다. 참진한의원은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외식 및 문화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작가초청 강연회 및 문화관람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현장 행정] ‘新 의료관광 메카’ 강서, 세계로 뛴다

    [현장 행정] ‘新 의료관광 메카’ 강서, 세계로 뛴다

    강서구가 새로운 의료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구는 다음 달 카자흐스탄 의료관광단이 처음으로 방한하는 등 민선 5기 출범이후 시작된 의료관광 특구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노현송 구청장은 “우리 구는 공항이 인접해 있어 해외 환자들의 방한이 쉽고, 여성·척추·관절 등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병원들이 많다.”면서 “의료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과 도시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구는 연말까지 영어와 중국어, 러시아어 등 3개 국어로 제작된 의료관광 단일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외국인 환자를 간병할 수 있는 국제 간병인도 양성한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보건복지부의 지역해외환자 유치 선도기술 육성사업에 ‘공항거점 강서 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이 선정돼 1억 50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해외 마케팅 사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7월 지역에 있는 14개 여성·척추·관절 특화 전문병원들로 구성된 ‘강서구 병원협의체’와 함께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의료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사할린 홀름스크 시립병원과 환자송출과 치료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최근 러시아 환자 100여명이 방한해 여성전문 병원인 미즈메디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척추 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은 러시아 측의 요청에 따라 의료 코디네이터를 현지에 파견해 5개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의료관광 상품 홍보 비디오가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방영되면서 다음 달 카자흐스탄 의료관광객이 처음으로 입국한다. 카자흐스탄은 과체중과 비만인구가 많은 국가로 국내를 찾는 외국인 환자가 급증하는 국가 중 하나다. 다음 달에는 미국 의료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미국 뉴욕과 뉴저지를 방문한다. 구는 다음 달 1일부터 3일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 주관으로 열리는 ‘2012 미동부 한국의료 홍보회’에 참석해 지역의 수준 높은 의료시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노 구청장은 “의료 수출 지원을 위해 올해 안에 의료관광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공포할 예정이며, 지역 특화 의료관광 상품 개발을 위한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의 높은 의료수준과 서비스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 등으로 의료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아크네 밴드를 아시나요? 한의원의 기상천외 동아리문화

    아크네 밴드를 아시나요? 한의원의 기상천외 동아리문화

    진료가 없는 목요일 오후 서울 역삼역의 참진한의원에는 편한 복장을 한 직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사내 동아리 모임이 있기 때문. 그중에서도 ‘아크네 밴드’는 참진한의원의 자랑거리다. 보컬은 임중혁 한의사가 맡았고 이우성 한의사가 베이스를 잡았다. 드럼 김수진 코디, 키보드 김인숙 코디가 각 포지션의 주자로 나섰다. 이들은 낮에는 흰 가운과 간호복을 입고 환자들의 여드름을 정성들여 짜주는 의료인이지만 해가지면 열정의 밴드로 돌변한다. 그외에도 참진한의원에는 각양각색의 동아리가 있다. 신춘문예 등단작가 출신의 사내기자 김기자가 만든 ‘문학동아리’, 100여개의 캐릭터를 개발하며 각종 미술공모전을 휩쓸어온 경영지원팀 홍디자이너가 만든 ‘미술동아리’, 그리고 아마추어 게임대회 1위에 빛나는 회계업무담당 박총무의 ‘게임길드’가 있다. 이러한 범상치않은 이력의 소유자들이 만든 동아리모임은 사내활력소가 되고 있다.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은 “이제는 의료경영에도 교육과 문화가 필요한 시대”라며 “직원들이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즐겁게 생활해나가는 것이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도 기쁨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참진한의원은 여드름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으로 하루 200여명의 환자가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프로축구] 좋은 그라운드서 골 더 난다

    흙바닥이 드러나거나 그라운드가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러우면 아무래도 선수들이 몸을 사리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슈팅 기회도 줄어드는 게 당연지사. 반대로 그라운드 상태가 좋으면 골이 많이 터질 수밖에 없다.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이 K리그 2012시즌 1~35라운드 275경기의 경기당 평균 득점과 그라운드 평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그라운드 평점이 높은 경기장일수록 더 많은 득점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라운드 평점이 10점 만점에 7점대 이하인 경기장에서 열렸던 경기는 전체 경기당 평균 득점(2.54골)보다 낮은 2.43골이 나왔다. 반면 평점 9점대 경기장에선 2.65골이 나왔고 만점을 받은 경기장에선 무려 2.81골을 기록했다. 그라운드 상태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입증된 셈이다. 7점대 이하를 받은 115경기 가운데 득점 없이 끝난 경기는 17경기로 14.8%를 차지했지만 8점대 이상 매겨진 160경기 중에서는 그 절반인 7.5%(12경기)에 그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연맹은 올해부터 경기코디네이터와 감독관이 그라운드 상태를 평가해 평점을 매기고 있다. 잔디 발육 현황, 그라운드 바닥 상태, 라인의 선명도, 배수(排水) 등을 점검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린스타디움상’을 제정해 경기장 관리 주체를 시상하고 있다. 첫 영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돌아갔다. 전국 16개 구장을 1~15라운드까지 평가한 결과 이 경기장이 평점 9.94점을 얻었다. 16~30라운드에선 수원월드컵경기장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손병휘 5집 발매 기념 콘서트 ‘너에게 가는 길’ 19~20일 서울 장충동 스테이지팩토리. 포크 싱어송라이터이자 민중가수 손병휘가 5년 만에 신보를 내놓고 기념 공연을 연다. 노랫말에는 서정과 고백을 담고, 어쿠스틱 기타와 아코디언 등을 내세워 드라마틱한 선율을 선사한다. 5만원. (02)3143-7709. 연극·뮤지컬 ●연극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 28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세 번째 작품. 불륜을 용서와 관용으로 미화한 ‘처용가’를 인간의 나약함, 본성에 대한 억압으로 비틀어 풀었다. 망상과 현실, 죽은 자와 산 자의 세계가 엉키면서 검은 처용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성열 연출, 이남희·유연수 등 주연. 1만~3만원. (02)3279-2233. ●뮤지컬 ‘칵테일’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 자살절벽에 있다는 이유로 폐업 위기에 몰린 칵테일바 바텐더들이 가계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이야기. 칵테일 쇼와 디스코,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을 녹였다. 5만원. (02)2659-7001. 무용 ●LDP_유니크 플레이(Unique Play) 22~2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한국예술종합학교 개교 20주년 기념공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무용단 LDP의 대표 작품을 만날 기회다. 발레 기본동작을 확장시킨 차진엽의 ‘킵 유어셀프 어라이브’(Keep Yourself Alive), 20대의 감성으로 인간관계를 들여다본 김재덕의 ‘킥’(KicK),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하는 신창호의 ‘디스 퍼포먼스 이스 어바웃 미’(This performance is about me)를 선보인다. 2만~3만원. (02)2263-4680. 미술·전시 ●‘명청(明淸)시대의 회화대전’ 28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 추사 김정희가 모았던 명청시대 중국 회화 60여점을 전시한다. 이 가운데 제주 유배 시절에도 추사가 극도로 아꼈던 화첩 ‘장포산진적첩’(張浦山眞蹟帖)이 눈길을 끈다. 1997년 이후 15년만에 열리는 중국회화전으로 전시작 가운데 3분의2 정도는 국내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02)762-0442.
  • [Weekly Health Issue] 장기 기증 절차와 향후 운영 방안

    2007년 12월, 권투선수 최요삼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기 중 머리에 강한 펀치를 맞은 게 문제였다. 그가 뇌사 상태에 빠지자 가족들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 그의 장기를 기증했다. 최 선수의 어머니 오순이씨는 “아들은 비록 세상에 없지만 그가 살린 여섯 명의 다른 자식들이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단순한 죽음 대신 헌신을 선택함으로써 ‘죽어서 사는 길’을 택했다는 자부심이자 위안이다. 이런 장기 기증은 엄격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독립 장기구득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에는 전담 코디네이터들이 배치돼 신고되는 모든 뇌사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이들은 일단 뇌사 추정 보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해 주치의와 면담하고 환자의 진료 기록을 검토한다. 기증 적합성을 판정하기 위한 절차다. 여기에서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보호자와 접촉하게 된다. 물론 보호자와의 접촉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예기치 않은 죽음인 탓에 극한 분노감이나 절망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사 상태가 길어지면 그때서야 현실을 받아들여 변화를 보이는데 코디네이터로부터 관련 정보를 접한 뒤 장기 기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대략 69% 수준이다. 그럼에도 기증 장기는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 장기기증원은 이런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뇌사관리 체계를 기증자 중심으로 바꾸는 등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기증자가 병원을 옮기지 않고 장기를 적출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후 유가족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체계적인 뇌사자 발굴이다. 하종원 이사장은 이를 위해 유럽 등에서 운영 중인 도너 액션(Donor Action) 프로그램을 도입,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모든 병원 중환자실의 실태를 파악해 뇌사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되면 신경외과 중심으로 관련 프로그램이 작동해 의료진이 뇌사자를 직접 발굴할 수 있다고 하 이사장은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장기 기증

    [Weekly Health Issue] 장기 기증

    장기 기증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헌신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신체를 떼어서 건넨다는 것 이상의 이타적 선택이란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도처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장기 기증이라는 숭고하지만 기약 없는 선택을 기다리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생체를 떼어 가도록 허락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생명을 잃거나 온전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의 장기 기증은 수요에 훨씬 못 미쳐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중증 질환자들에게 ‘질병 이상의 고통’이 되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서 삶보다는 죽음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장기 기증은 그래서 ‘궁극의 구원’이기도 하다. 이런 장기 기증 현안에 대해 한국장기기증원(KODA) 하종원(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이사장으로부터 듣는다. ●장기 기증이란 어떤 행위인가. 다른 환자에게 대가 없이 자신의 장기를 나눠 주는 일이다. 물론 콩팥을 떼어주는 등의 생체 기증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다. 이는 일반 사망자가 아닌 뇌사자만이 선택할 수 있으며 비율로도 전체 사망자의 1∼3%에 불과할 만큼 희귀하다. 뇌사 상태에서 기증할 수 있는 장기는 신장·간장·췌장·췌도·심장·폐·소장·안구 등이며 이 밖에 뼈와 관절·피부·심장판막 등의 조직도 따로 기증할 수 있다. ●왜 필요한가. 국내에는 현재 2만여명의 이식 대기자가 등록돼 있다. 이들은 이식 외에 다른 치료 대안이 없어 하루 평균 2.7명(2009년 기준) 꼴로 숨져 간다. 문제는 이런 이식 대기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말기 장기 기능 부전에 빠진 환자에게는 장기 이식이 유일한 치료지만 장기 공여가 이뤄지지 않아 이식을 생각조차 못 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가.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사람이 소생이 불가능한 뇌사 상태에 빠지면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기구득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에 통보된다. 장기기증원은 즉시 현장에 전문 인력을 파견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담당 의료진과 가족을 만나 우선순위 환자의 정보를 제공한 뒤 동의받는 절차를 거친다. 법적으로는 가족 1인이 동의하면 되지만 보편적인 정서를 고려해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기증 절차는 바로 중단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은 의료진이 가족에게 뇌사를 통보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이 일은 훈련된 장기구득 코디네이터가 맡도록 권장하고 있다. ●합법적 장기 기증은 뇌사 상태에서만 가능한가. 또 뇌사는 어떤 상태이며 어떤 판정 절차를 거치는가. 장기 기증은 가족들끼리 간이나 신장을 기증하는 생존 기증과 뇌사 상태에서 이뤄지는 뇌사 기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드물게는 뇌사는 아니지만 불가피한 경우 심장사 후에 하는 기증도 있다. 물론 기증자의 건강 상태가 관건이지만 이 방식은 의료 선진국에서도 계속 증가하는 기증 형태다. 흔히 말하는 뇌사란 뇌의 기능이 사실상 멈춰 자발적인 대사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이 경우 인공호흡에 의존하며 어떤 치료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식물인간과 구별된다.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처럼 뇌사 상태에서 소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그런 경우라면 식물인간 상태라고 봐야 옳다. 우리나라는 이런 뇌사 판정에 매우 엄격한 편이다. 뇌사 판정은 5개 이상의 뇌간반사가 없고 인공호흡기 부착과 심각한 뇌 손상이 있는 경우에 신경외과나 신경과 의료진이 1차 조사를 하며, 이후 6시간이 지난 뒤 2차 조사를 실시해 변화를 점검하고 뇌파검사에서 평탄파가 나오면 관련 전문의가 포함된 판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 형태로 이뤄진다. ●그러면 적합성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그 절차도 무척 까다롭다. 먼저 기증자의 의무 기록을 분석해 원인 질환이 확실하고 치료 가능성이 없는 기질적인 뇌병변이 있으며 깊은 혼수상태로 자발 호흡이 없어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라야 한다. 또 치료 가능한 약물 중독, 대사성 또는 내분비성 장애가 없어야 하며 저체온·쇼크 상태일 때도 부적격으로 보는데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비로소 뇌사로 판정된다. ●국내의 장기 이식 수요는 얼마나 되며 기증 추이는 어떤가. 장기 기증이 가능한 뇌사의 원인은 대부분 두부 외상에 따른 뇌의 실질손상과 뇌혈관계 질환이다. 이런 사고나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50명으로, 국민 전체로 환산하면 연간 1300여명 정도다. 이는 장기 기증이 가장 활발한 스페인보다 많은 뇌사 규모다. 물론 국내에서도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해 2011년에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2010년 268명이었던 기증자 수가 지난해에는 368명으로 37.3%나 증가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장기 수요를 충족시킬 대체 방안은 없는가. 가장 유력한 대안은 이종장기 이식 연구다. 그러나 돼지를 이용한 이종장기 이식의 경우 돼지가 가진 막단백질에 의한 초급성 거부 반응 때문에 진전이 더뎠다. 그러다 2004년 미국에서 막단백질을 제거한 형질전환 돼지가 개발돼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를 이용한 연구가 계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획기적인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적, 사회적 문제는 없나. 1979년에 국내 첫 뇌사자 장기 이식 이후 지금까지 많은 환자들이 장기 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기 이식이 생체 이식이고 뇌사 장기 이식률은 여전히 낮다. 기증을 서약한 환자를 이식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해야 하며 이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이송하지 않고 한 병원에서 이식이 이뤄지게 하는 등의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장기를 기증할 경우에만 뇌사가 인정되는 현 제도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경제교육협회, 경제교육 강사 등록제 추진

    전국에서 활동하는 경제교육 강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이다. 한국경제교육협회는 8일부터 전국의 경제교육강사가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경제교육강사 등록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등록제 실시는 향후 이들에 대한 인증을 위한 사전단계로, 경제교육협회는 등록된 강사에 대해 재교육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고, 경제교육 관련 최신 정보와 강의 기법 향상을 위한 각종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방학연수, 경진대회형 경제교육 등 협회 주최의 각종 대회를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재교육을 수료한 강사에 대해서는 경제교육협회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경제교육협회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경제교육강사 풀을 조사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강사 스스로 보다 자세한 정보를 등록하고 경제교육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협회는 경제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전국 기관단체를 통해 강사 등록을 유도하고 있으며, 개별 등록은 경제교육종합포털(www.econedu.or.kr)을 통해 하면 된다. 경제교육협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경제교육 전문인력의 교습능력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 단계”라며, “이들에 대한 지원체계 구축은 물론 경제교육 수요에 부합하는 분야별, 지역별 전문강사 풀을 구축하여 경제교육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교육협회는 경제교육 제공자와 수요처를 연계시켜 보다 다양한 경제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경제교육 코디네이터’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인터넷 뉴스팀
  • 포르투갈 선율의 풍만함

    포르투갈 선율의 풍만함

    가을에 어울리는 두 남자가 온다. 1980년 이후 포르투갈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호드리구 레앙은 자신의 밴드와 함께 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포르투갈 전통음악 파두(Fado)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 세계에 퍼뜨린 레앙은 서울 첫 공연을 위해 첼로·바이올린·비올라 등 풍부한 현악사운드와 아코디언·비브라폰을 편성한 것은 물론, 그의 오랜 파트너인 보컬리스트 안젤라 실바와 함께한다. 포르투갈의 슈퍼밴드 마드레듀시 출신의 레앙이 월드뮤직 장르의 스타로 우뚝 선 건 2000년 발표한 세 번째 솔로앨범 ‘어머니의 마음’(Alma Mater) 이후다. 브라질 여가수 아드리아나 칼카노투가 목소리를 보탠 ‘집’(A Casa)이 수록돼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이 앨범은 고전적이면서도 관습적이지 않은 사운드로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모두 낚아챘다. 2008년 울산 월드뮤직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은 인기를 뽐냈다. 4만~8만원. (02)2005-0114.
  •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거침이 없다. 결코 쉬는 일도 없다. 남성의 바리톤 같은 저음에서 여성의 소프라노 목소리까지 시공을 뛰어넘으며 우리 가락을 잘도 버무려 낸다. 때로는 웃음과 슬픔, 때로는 깊은 곳에 묻혀진 회한을 꺼내 달래고 어루만진다. 희로애락, 그 가슴을 후벼파고 쥐어짜기도 한다. 95살, 5년 후에는 100살이 된다. 서도소리 명인 이은관(중요무형문화재 29호)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배뱅이굿’을 가장 잘 부른다. 현재까지 ‘배뱅이굿’에 관한 한 그를 따를 자가 없는 명창이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제자를 가르치고 매달 4~5회씩 공연을 하는 등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 주변에 위치한 ‘이은관 민요교실’을 찾았다. 이 선생은 제자 전옥희(배뱅이굿 이수자)씨와 함께 앉아 다음 공연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가 다리가 조금 불편해서 일어서지 못해 미안하다.”며 앉은 채로 반긴다. 빨간 티셔츠에 짙은 회색 상의 차림이어서 그런지 한복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젊어 보였다. “오늘은 한복을 집에 두고 왔으니 뭐 어때. 이런 모습도 좋지 않아요?”라며 사진 촬영에 응했다. 대신 장구를 잡더니 공연 때 하는 것처럼 배뱅이굿 중 한토막을 즉석에서 흥겹게 읊어댄다. “옛날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 삼 정승이 재산은 많으나 아들 딸이 없어서 명산 대찰에 불공을 드려서 아들 딸 좀 낳아 보겠다고 삼 부인 삼 정승이 명산 대찰을 찾아가는데 삼 부인이 그냥 매일같이 아들 딸 낳게 해 달라고 빌고 정성을 드렸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삼 부인이 아마 그달부터 뱃속에 뭐 하나씩 생겼던가 봐요. 하루는 말이요. 삼 부인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꿈 야기판이 벌어졌어요. 제일 먼저 이 정승 부인께서 한마디 해보이는데 아이고 난 저번에 꿈을 꾸었는데 그저 꿈에 하얀 백발 노인이 머리달비 한쌍을 주길래 그 달비 받아서 치마폭에다 배배 틀어연 꿈을 꾸었는데 어찌 그런지 요즘은 그저 머리가 자끈자끈 아픈게 그저 시큼털털한 개살구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어~” 이 선생은 “이제 그만 됐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한 호흡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나간다. 10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도대체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여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이 선생의 웃음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웃음처럼 해맑고 환하다. 그 자체만 해도 건강 유지 방법 중 하나이다. “나 말이오? 건강하죠. 그러니까 이때까장 노래부르잖아요. 전화 목소리는 잘 안들리고 가끔 다리가 아파서 걷는 것을 조심하고 있어요.” 병원에 입원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다만 건강검진을 위해 3일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고 옆에 있던 제자가 거들었다. 그렇다면 75년의 소리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도 무대를 휘어잡는 진짜 건강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말이에요. 생활이 규칙적이죠. 식사를 하루에 다섯 번 해요. 먹고 싶을 때 조금씩 다섯 번을 먹는 습관이 있어요. 소식이지요.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이기 때문에 혼자서 해먹지요. 기본 반찬은 며느리가 갖다 주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은 동네 슈퍼에 가서 미리 사놨다가 혼자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생의 자택은 서울 황학동이다. 사업을 하는 아들 부부가 2층에서 살고 이 선생은 아래층에 혼자 산다. 주로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원래 고기를 좋아해요. 소고기도 좋아하는데 돼지고기 사다가 김치에다 라면을 넣고 끓여 먹으면 아주 맛있어요. 그래저래 고기는 한 달에 20일 이상 먹는 편이지. 소식으로 여러 번 먹고, 또 고기를 자주 먹는 그런 습관이 30년이 넘었어요. 요즘에는 잠을 잘 자요. 낮이건 밤이건 자고 싶을 때 1시간이나 3시간씩 여러 번 잠을 자요. 밤에 자다가 일어나 출출하면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도 해 먹고 다시 자고 아주 편해요. 잠이 안 오면 악보 그리고 작사하고, 심심할 시간이 전혀 없어요(웃음).” 그는 지금도 작사 작곡을 한다. 세상에 드러내놓지 않는 자작곡(신민요와 민속민요)만 100여편에 이른다. 또 색소폰, 전자오르간, 아코디언 등 서양악기는 물론이고 피리, 가야금 등 대부분의 국악기도 다룬다. 이 선생의 말대로 ‘심심할 틈’이 도저히 없다. 올해는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 선생은 “나는 잘 몰라요. 우리 제자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한다. 옆에 있던 제자 전씨가 얼른 얘기한다. “10월 9일 소월아트홀(서울 행당동)에서 공연이 있어요. 제자들과 함께하는 무대이지요. 그리고 10월 16일 밀양에서 있고, 연말까지 10회 정도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선생님(이은관)의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지금도 한 달에 큰 행사만 2~3회 정도 합니다.” 화제를 옛날 얘기로 돌렸다. 어떻게 소리를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이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신불출(만담가이자 연극인)의 ‘대머리 영감’이나 ‘엉터리’, ‘견우직녀’, ‘홍길동’ 같은 ‘유성기’를 동네 사랑방에서 어른들과 함께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농부였던 부친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회고한다. “아버님 따라 밭에도 가고 산에도 갔지요. 그때마다 아버님이 ‘나무하러 가세 나무하러 가세, 상상 마루에 올라가세’ 하는 산타령을 지게 작대기로 장단을 맞추면서 아주 잘 불렀어요. 내가 그걸 따라 부를 때마다 흥이 납디다. 아마 내 노래 소질은 아버님을 닮은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배운 ‘학도야 학도야 청년 학도야’라는 창가,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 등의 동요를 불러 학예회에서 우등상을 받기도 했다. 17살 때 강원도 철원극장에서 콩쿠르가 열렸다.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출전해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일등상을 받았다. “그때 상을 받는 바람에 얼씨구나 하고 좋아했지요. 이젠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갔어요. 왜냐하면 서울에는 방송국도 있고, 서울에 가면 출세하는 줄 알았지요. 결국 어떻게 해서 경성방송국에 출연했어요. 그게 소문이 나서 더욱 우쭐했지 뭡니까. 고향에 다시 갔더니 여기저기에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하지만 그는 노래실력을 탐탁잖게 생각했다. 수소문 끝에 황해도 황주에 있는 이인수 명창에게 찾아가 배뱅이굿과 서도소리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3개월 동안 스승님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며 노래를 배웠는데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면서 “재담이 아주 길고 다양하셨다.”고 술회한다. 이후 이 선생은 서울로 다시 와 조선가무단에서 유랑극단 생활을 했다. 이때 특유의 높고 고운 소리의 구성진 창법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배뱅이굿 1인자라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배뱅이굿은 굿이 아니라고 이 선생은 강조한다. 남도의 판소리처럼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 이야기를 서도소리로 풀어내는 1인 창극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탁발 나온 상좌중과 사랑에 빠진 정승의 딸 배뱅이가 상사병을 앓다 죽자 부모가 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팔도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데 건달 청년이 거짓 무당 행세로 횡재한다는 줄거리다. ‘배뱅이굿’은 경쾌하고 장조가 많은 특징이 있으며 이 선생이 이런 장단을 처음으로 정립했다.1984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는 슬하에 6남매를 두었다. 16살 차이 나는 맏딸만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가족 얘기가 나오자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학교 시절이었지요. 하루는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해서 선을 보러 말타고 20리를 갔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방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신부 목소리가 아주 곱더군요. 아이 셋 낳고 먼저 갔습니다. 내가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못 시켰어요. 그게 한이 됐지요. 출세하려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고 나중에 돈이 생기니까 ‘공부값’으로 자식들한데 얼마씩 주었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매년 초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난다. 증손자까지 모두 20여명이라며 웃는다. 다복하지 않으냐는 표정이다. 인간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꿈이 있기 마련이다. “5년만 있으면 100살입니다. 남은 인생 잘 마무리해야지요. 뒤돌아보면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고 먼저 세상을 떠난 처가 생각납니다. 내가 제자를 많이 받아들이는 것도 그런 한이 있어서 그래요. 정신이 또렷할 때까지 열심히 가르치고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제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민속악도 그냥 소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보고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섰더니 “추석 잘 보내시고 일어나지 못해 미안해요.”라며 파안대소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은관 옹은 고교시절 마을 콩쿠르서 1등 후 소리공부…‘배뱅이굿’은 이인수 명창에게 배워 1917년 11월 27일 강원도 이천에서 8형제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보통학교를 나온 뒤 철원고등학교 시절 마을 콩쿠르대회에 나가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1등을 차지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과 황해도를 오가며 본격적인 소리공부를 했다. 14살 때 4살 연상과 결혼했지만 떠돌이생활로 소리인생을 시작했다. ‘배뱅이굿’과 ‘서도명창’은 황해도 황주에서 스승 이인수 명창에게 배웠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1984년 배뱅이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9호로 지정받았다. 2002년 제9회 방일영국악상, 1990년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금도 한 달 평균 큰 행사만 2~3회를 치를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슬하에 6남매를 두었으며 서울 황학동에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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