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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추석 극장가 승자는?

    올 추석 극장가 승자는?

    야속할 만큼 짧은 올 한가위 연휴. 멀리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이야 딴생각할 겨를이 없기도 하겠다. 하지만 귀성행렬에도 못 낀 채 무료하게 ‘방콕’을 해야만 하는 이들에겐 영화만한 카드가 없다. 일찌감치 차례상 물려놓고 극장가로 걸음해보면 어떨까. 이번 연휴엔 관객을 ‘독식’해버릴 블록버스터가 없는 대신 감상포인트가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황수정 이영표기자 sjh@seoul.co.kr ● 찰리와 초콜릿공장 (팬터지 어드벤처/조니 뎁/팀 버튼 감독/전체) 줄거리 세계 최대 규모의 초콜릿 공장을 소유한 윌리 웡카. 어느날 그는 초콜릿 속에 감춰진 행운의 ‘황금 티켓’을 찾은 5명의 어린이들에게 비밀에 싸인 초콜릿 공장을 견학시켜 주겠다고 광고를 낸다. 작은 오두막집에서 어렵게 사는 찰리는 주운 돈으로 산 초콜릿으로 5번째 마지막 행운의 주인공이 된다. 아이들이 들어간 초콜릿 공장에선 초콜릿 폭포, 초콜릿 강, 꽈배기 사탕나무, 민트 설탕 풀 등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진다. 이래서 좋아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로 생명력을 부여받은 팀 버튼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에 눈앞이 핑글핑글. 이런 건 별로 착한 아이는 상 받고 욕심쟁이 아이는 벌 받는다는, 너무나 빤한 계몽적 메시지. ● 신데렐라 맨 (드라마/러셀 크로·르네 젤위거/론 하워드 감독/전체) 줄거리 아마추어 시절부터 촉망받는 복서인 브래독은 프로에 입문한 뒤에도 승승장구하지만,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토미 로런에게 도전했다가 판정패한다. 이후 부상과 불운으로 패배를 거듭하던 그는 급기야 부두 노동자 신세로 전락한다. 아이들의 끼니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그는 친구인 굴드의 도움으로 다시 링에 오르게 되고, 불굴의 투지로 연승하면서 ‘신데렐라맨’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래서 좋아 가족사랑을 새삼 느끼며 극장문을 나서게 하는, 사려깊고 훈훈한 영화. 이런 건 별로 1930년대 대공황기의 실존인물 제임스 브래독의 일대기를 그대로 옮긴 탓일까. 연출과 드라마 구성이 평면적이다. ● 나이트 플라이트 (액션스릴러/레이첼 맥애덤즈/웨스 크레이븐 감독/15세) 줄거리 마이애미로 돌아가려던 호텔 매니저 리사는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한 남자와 시비가 붙고, 친절한 남자 잭슨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소동을 피하게 된다. 두사람의 인연은 비행기 옆자리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잭슨은 국토방위부 차관의 암살을 위해 리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잭슨은 잔인한 암살자의 모습으로 돌변하고, 차관 일행의 객실을 옮기지 않으면 아버지를 살해하겠다며 리사를 협박해오는데…. 이래서 좋아 75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스릴러물이 꼭 갖춰야 할 공포감과 긴장감의 파고가 영화 내내 ‘출렁출렁’. 이런 건 별로 잭슨의 정체와 국토방위부 차관의 암살 이유 등 구체적 설명 부족. 사건해결 방식도 밋밋해서…. ● 가문의 위기 (코미디/신현준·김원희·탁재훈·김수미/정용기 감독/15세) 줄거리 ‘가문의 영광’의 속편. 여수의 소문난 조폭 집안이 명문대 법대생을 사윗감으로 들어앉히는 과정의 우여곡절을 담은 게 1편이었다면, 이번엔 역할이 좀 바뀌었다. 여수의 조폭 명가 백호파의 두목 홍덕자 여사(김수미)가 가업을 물려줄 맏아들 장인재(신현준)의 신붓감을 물색하다, 폭력배 검거 전담인 ‘빡센’ 여검사(김원희)가 며느릿감으로 연결돼 온집안이 뒤죽박죽된다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출연배우들이 웃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낮은 포복으로 고군분투하는, 순진함이 돋보이는 코미디. 이런 건 별로 남발하는 욕설, 섹스 코드… ‘쿨’한 코미디가 되기엔 태생적 한계가 뻔한 작품. ● 형사 (액션멜로/강동원·하지원·안성기/이명세 감독/12세) 줄거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형사와 그와 맞서게 된 자객과의 슬프고도 운명적인 사랑이야기. 좌포청의 선머슴같은 여형사 남순(하지원)과 베테랑 형사 안 포교(안성기)는 시중에 가짜 돈을 유포시킨 범인을 색출하라는 임무를 떠맡는다. 병판대감의 심복으로 ‘슬픈 눈’(강동원)이란 이름을 가진 날쌘 자객이 용의자로 떠올라 뒤쫓지만, 남순과 ‘슬픈 눈’은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든다. 이래서 좋아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스타일’과 색(色)의 향연. 강렬하면서도 고즈넉한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장면, 장면들… 이런 건 별로 TV사극 ‘다모’를 복습하는 듯한 이야기 구도. 가뜩이나 빈약한 서사가 이미지에 눌려 흔적없이 녹아버렸네∼. ● 외출 (멜로/배용준·손예진/허진호 감독/18세) 줄거리 배우자들의 불륜 사실에 힘들어 하던 남녀, 그들도 연인이 되고마는 거짓말처럼 숙명적인 러브스토리. 콘서트 조명기사인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이 처음 만난 곳은 삼척의 한 병원 응급실. 서로의 아내와 남편이 불륜여행을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두사람은, 배우자들을 간호하면서 어느새 애틋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래서 좋아 ‘욘사마’의 애잔한 미소를 원없이 볼 수 있는 멜로. 이런 건 별로 불처럼 격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정짙은 로맨스가 묻어나지도 않는 ‘그들만의 사랑’. ● 거칠마루 (액션/권민기·김진명·성홍일·오미정·유양래/김진성 감독/전체) 줄거리 영화 고수들만 모인다는 무협사이트 ‘무림지존’에서 최강으로 군림하는 전설의 고수가 있으니 바로 ‘거칠마루’. 계속 도전을 받던 그는 결국 회원 8명을 강원도의 한 산속으로 초대한다. 조건은 다른 모두를 이긴 단 한사람에게만 자신을 만날 기회를 주겠다는 것. 이때부터 8명은 각자의 필살기를 앞세워 대결을 시작하는데…. 이래서 좋아 와이어의 도움 없이 실제 우슈, 유도, 가라테, 절권도, 합기도, 킥복싱, 무에타이, 택견 등 무술의 달인들이 직접 출연해 보여주는 리얼액션. 이런 건 별로 초저예산 영화다보니 컴퓨터그래픽 등이 없는 조금은 심심한
  • IT산업 수출 잘 돼도 ‘걱정’

    IT산업 수출 잘 돼도 ‘걱정’

    ‘수출이 잘 돼도 고민(?)’ 정보기술(IT)수출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외국에 물건을 팔아서 외화를 많이 벌어 들이는 게 ‘빛’이라면, 특허료(로열티)로 나가는 돈은 ‘그림자’에 해당된다. ●핵심기술 대부분 외국기업서 보유 휴대전화, 반도체, 컴퓨터의 상당수 핵심기술은 미국 등 기술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다. 수출이 잘 돼 물건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이에 비례해 외국기업에 로열티로 주는 돈도 많아진다. 우리 기업도 물론 특허료로 받는 돈이 있기는 하지만 로열티로 지급하는 돈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 때문에 국제수지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상표권을 포함한 특허권 등 사용료수지의 적자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권 등 사용료수지의 적자는 26억 5980만달러(약 2조 7000억원)에 달한다. 로열티로 외국기업에 지급한 돈은 무려 44억 5030만달러나 되지만, 거꾸로 우리나라가 기술을 제공하고 받은 로열티는 17억 9050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들어서는 적자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상반기까지 적자 규모는 15억 3090만달러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적자는 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적자 30억달러 넘을듯 특허권 등 사용료 수지 적자는 지난 80년에는 99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89년(11억 20만달러)에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95년(20억 8560만달러) 20억달러를 돌파한 뒤부터는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로열티로 가만히 앉아서 배를 채우는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퀄컴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핵심기술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로부터 최근 2년 동안 로열티로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퀄컴은 2003년에는 5245억원을, 지난해에는 6551억원을 삼성전자·LG전자 등으로부터 기술제공 대가로 받았다. ●美 퀄컴社 최근 2년간 1조원이상 챙겨 삼성전자 등의 휴대전화에는 퀄컴의 기술로 만든 칩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퀄컴은 내수용은 휴대전화 판매가의 5.25%를, 수출용은 그보다 높은 5.75%를 로열티로 꼬박꼬박 거둬들이고 있다. 휴대전화뿐 아니라 컴퓨터나 반도체 분야에서 나가는 로열티도 만만치 않다. 서비스업쪽에서도 외국유명 호텔의 국내 체인들은 상당한 액수의 로열티를 내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퀄컴 등에 로열티로만 9600억원을 지급했다.2003년에는 1조 2100억원으로, 지난해에는 1조 280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매출을 놓고 따져 보면 로열티로 나가는 액수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휴대전화 수출이 잘되면 로열티 지급도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어 특허권 등 사용료수지 적자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성적표 ‘긍정적’ 평가

    경제성적표 ‘긍정적’ 평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는 15일이면 취임 6개월을 맞는다.‘8·31 부동산 종합대책’, 종합주가지수 최고치 경신 등 경제성적표는 긍정적이다. 한 부총리도 재래시장, 지방 중소기업 등을 돌며 서민경제에 시야를 돌릴 만큼 여유로워졌다. 한 부총리는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참여정부의 ‘코드’에다 부지런함까지 더해져 연일 강행군이다. 일각에선 이제 세부적인 일은 실무자에게 맡기고 경제 부총리가 나서야만 되는 일에 전념할 것을 충고한다. 타이밍이 중요한 투자를 위해 올해 안에는 수도권의 규제완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 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성적표는 고무적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취임 전날인 3월14일 856.86이었으나 12일에는 1158.36을 기록했다. 지난주부터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제 회복 기조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게 부담이다. 재경부의 한 국장은 “한 부총리가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좋아짐에 따른 반사효과”라고 지적했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와 내수, 고용은 여전히 답보상태”라며 “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목표 때문에 막혀 있는 수도권의 규제를 풀어야 할 사람은 경제 부총리”라고 말했다. 한 부총리가 재경부 내부의 벽을 많이 허물었다는 게 재경부 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5월초부터 매주 월요일 아침에 열리는 확대간부회의는 인터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생중계되고 있다. 물론 한 부총리가 생중계를 결정했다. 시청률은 80%나 된다. 재경부 사무관들은 “생중계 방송을 보면서 내가 재경부 사람이라는 소속감이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한 과장은 “일이 많아서 내가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담당 직원들이 업무의 진척사항을 알려온다.”며 “간부회의가 공개되면서 부담도 있지만 업무 시간이 대폭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 부총리가 지쳐 보인다는 지적도 많다. 한 국장은 “경제 부총리는 6개월 지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경제수장이 챙길 일이 많다는 얘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TV화면으로 상대보며 통화

    SK텔레콤의 광대역통합망(BcN)인 ‘유비넷’이 9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유비넷’에는 삼성전자, 하나로텔레콤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유비넷은 이날 경기도 분당 ‘파크뷰’ 아파트에서 ‘BcN 시범사업’ 개통식을 갖고 이 지역 50가구를 대상으로 차세대 통신망인 BcN 서비스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유비넷은 음성ㆍ데이터 통합, 유ㆍ무선 연동, 통신ㆍ방송 융합, 유비쿼터스형 응용 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모두 32개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유비넷은 시범 서비스를 올 연말까지 서울, 경기, 부산 등 600가구로 확대하고 향후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개통식에서는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와 BcN망을 연동, 가정에서 TV 화면으로 외부에 있는 WCDMA 가입자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영상전화 연동 서비스’가 처음으로 시연됐다. 또 위치정보기술(LBS)을 기반으로 상점에 가까이 위치한 행인에게 휴대전화로 모바일 쿠폰을 자동 발송하는 ‘ZBPMS’ 서비스도 첫 선을 보였다.SK텔레콤 관계자는 “유비넷은 휴대전화의 이동성을 중심으로 유·무선 연동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70여건의 BcN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BcN을 기반으로 한 유·무선, 통·방 융합서비스는 데이콤이 주관하는 ‘광개토 컨소시엄’이 지난 7월 최초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고,KT 주관 ‘옥타브 컨소시엄’과 케이블방송사 연합 ‘케이블 BcN 컨소시엄’은 10월 초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분당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복제폰 1200대로 사이버머니 빼돌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9일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해 돈을 가로챈 김모(33)씨 등 2명을 컴퓨터 등의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전모(3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올 6월부터 최근까지 A(수배중)씨 등 2명에게서 사들인 휴대전화의 일련번호(ESN코드)와 가입자 인적사항 등을 이용해 1200여대의 휴대전화를 복제한 뒤 게임사이트에 접속, 가입자들 명의로 사이버머니를 산 뒤 되팔아 27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사이버머니 대금을 휴대전화 결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몰래 부담시켰으며, 사이버머니 구입 때 정상 결제로 위장하기 위해 한 PC방에서 한 건만 결제하고 같은 장소에 10분 이상 머물지 않는 등 치밀한 수법을 써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나 대리점 쪽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결제방식이 점점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정보가 유출되면 단말기를 교체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다우베 드라이스마 지음

    요즘 출판계는 온통 심리학서적 일색이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심리학이요,‘웰빙’도 심리학과 연결된다. 필자가 심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책 제목에 심리학만 붙이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네덜란드 심리학자인 다우베 드라이스마 교수가 쓴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김승욱 옮김·에코리브르 펴냄)는 오랜만에 만나는 순수 심리학책이다. 물론 심리학 이론만 나열해 놓은 딱딱한 전문서는 아니다. 심리학의 오랜 화두인 ‘인간의 기억’과 ‘시간’의 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질문들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 썼다. 저자는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품었을 법한 기억에 대한 궁금증을 소개한다.‘왜 서너살 이전의 기억은 거의 없을까?’‘왜 수치스러운 경험은 잊혀지지 않는 걸까?’‘전에도 이런 상황을 경험한 것 같은 ‘데자뷔’는 왜 일어나는 걸까?’‘죽음에 임박해서 눈앞에 자신의 인생이 영화처럼 펼쳐지는 경험은 왜 일어날까?’‘왜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등 자전적 기억이 던지는 문제들에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심리학뿐 아니라 문학·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감수성으로 풀어감으로써 우리의 기억과 정신, 시간과 인생에 대한 상상력을 북돋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연말이 되면 “1년이 또 훌쩍 지나갔구나.”라며 한탄한다.20대에 비해 40대,50대에 1년의 길이가 훌쩍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 신비한 환상은 어찌된 것일까?저자는 시간의 길이와 속도는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된 3가지 메커니즘, 즉 ‘망원경 효과’와 ‘회상 효과’‘생리적 시계’는 시간이 빨라지는 현상에 대한 이유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특히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가지 생리적 시계는 나이를 먹을수록 객관적인 시간, 즉 시계시간보다 점점 뒤처져 결국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짧게 느껴지게 된다는 메커니즘은 흥미롭다. 우리가 자주 느끼는 ‘데자뷔’의 정체에 대해서도 가설은 많다. 과거에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한 적이 있는 것 같고, 똑같은 사람과 상황에 둘러싸인 적이 있는 느낌에 대해 흔히 전생의 기억이라거나, 우리 삶이 똑같은 형태로 반복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뇌의 활동이 만들어내는 현상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뇌의 반구 2개가 서로 번갈아가며 활동하다가 한쪽 반구가 활동을 멈추기 전에 다른 쪽 반구가 활동을 시작해 ‘이중 이미지’가 생기며,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뇌가 처리하고 있는 모든 정보가 한데 합쳐져 현재 경험이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이제 죽는구나.’ 하고 생각한 짧은 순간, 인생이 영화처럼 스쳐가는 현상이나 냄새와 기억의 관계, 기억을 거꾸로 돌릴 수 없는 이유 등 기억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책.1만 65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 청문회 이틀째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 청문회 이틀째

    9일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문제와 사법개혁 의지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코드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가 작용한 탓인지 12명의 의원들이 질문 시간을 연장하는 등 집중적인 공세를 폈지만 사상 첫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 걸맞은 ‘날 선’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은 “사회 소수자들을 위한 과감한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법원이 정권의 외압을 받았던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은 “평판사들이 정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법부 수장이 되면 약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원을 만들고 싶다.”고 답변한 뒤 “평검사들의 정년 보장 문제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은 “탄핵 당시 노 대통령의 대리인단으로 활동했던 12명 가운데 7명이 고위 공직에 취임한 것을 보면 이 후보자 지명은 전형적인 코드인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같은 당 주성영 의원은 참여정부의 인사 유형을 ‘무임 승차’‘호가호위’‘초근목피’‘토사구팽’‘자승자박’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자가 탄핵심판 변호는 노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주 의원은 “정권 탄생에 공도 없으면서 요직을 받은 홍석현 전 주미 대사와 진대제 정통부장관처럼 전형적인 무임승차형”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통일부장관,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통령의 위세를 마음껏 구가하는 ‘호가호위형’, 정대철·안희정씨는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지만 뒷전으로 밀려난 토사구팽형”이라고 분석했다. 또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처럼 미관말직이지만 충성을 다하는 행동대원과 돈 안되는 386은 ‘초근목피형’, 신기남·김희선 의원처럼 온갖 폼을 잡아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은 자승자박형”이라고 분류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오픈소스 SW도 보호받아야”

    오픈소스를 사용한 소프트웨어 유출사건에 대해 1심 법원이 불법성을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측은 항소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은 검찰이 인터넷 회선 서비스 업체인 엘림넷의 회선정보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소스를 경쟁사인 하이온넷에 공개하고 전직한 한모(36)씨 등 4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서 시작됐다. 오픈소스를 사용한 소프트웨어 유출의 첫 사건이다. 이에 세계적으로 카피레프트 운동을 펼치는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은 공소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며, 두 차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단측은 의견서에서 “한씨가 유출했다고 하는 소프트웨어인 Etund 프로그램은 공개된 소프트웨어인 Vtund 프로그램을 기초로 이른바 ‘오픈소스 규칙’에 따라 만든 것”이라면서 “공개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원용한 것이기 때문에 새 소프트웨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픈소스를 이용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공개해야 하며, 엘림넷은 그동안 공개해야 할 소프트웨어를 영업비밀로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장성원 부장판사는 8일 피고인 3명에게 징역 8∼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소스를 경쟁업체에 넘긴 한씨에게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했다.장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의 오픈소스 라이선스 규칙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씨 등이 공개소스를 바탕으로 유출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해도, 엘림넷에 의해 중요한 기능이 개량 내지 향상된 측면이 있다.”면서 “엘림넷에서 비밀로 유지·관리되던 기술상 정보로 일반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던 소프트웨어이므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고 밝혔다.●카피레프트란 지적재산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에 반대해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자는 운동.1984년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이 운동에 따른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로 리눅스 프로그램이 있다.●오픈소스란 카피레프트 운동에 따라 무상으로 제공된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인터넷 등에 무상으로 공개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량·재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 첫 청문회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 첫 청문회

    국회는 8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 인사청문회를 열어 이용훈 후보자의 직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했다. 열린우리당은 이 후보자의 사법개혁 의지를 검증하는 데 질의시간을 할애했고, 한나라당은 ‘코드인사’를 거론하며 추궁했지만, 그는 정공법으로 도리어 청문위원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여야 의원의 매서운 추궁 한나라당은 이 후보자가 지난해 탄핵심판 때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활약했던 점을 부각시켰다. 주성영 의원은 “행정부 수장인 노 대통령의 변호인인 후보자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견제능력이 없다.”고 꼬집었고, 주호영 의원은 “벌써부터 새 대법원장이 ‘코드인사’를 할 가능성이 많다는 풍문이 들리는데 후보자도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코드인사를 할 것이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은 ‘코드인사론’을 희석시키려는 듯 후보자의 사법개혁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정성호 의원은 “대법원장의 인사독점은 사법개혁의 가장 큰 장벽의 하나인데 법관 인사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문병호 의원은 “사법부의 자정노력을 평가하고 향후 대책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박상돈 의원은 “(5년 전)대법관을 그만둘 때 11억 3500만원이었던 재산이 현재는 35억 7000만원”이라며 재산 형성과정을 추궁하기도 했다.“유신 정권하에서 법관으로 임명받은 게 부끄럽지 않았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창과 방패의 한판승부 거친 질문이 쏟아지자 이 후보자는 독특한 화법으로 응수에 나섰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독설’과 맞붙어 녹록지 않은 입심을 과시했다. 주 의원이 “최근 5년 동안 정치자금 2900만원을 기부한 대상을 밝히라.”고 추궁하자 “친구에게 준 것이고, 몇푼 준 게 아니다.”며 목청을 높인 것이다. 이 후보자는 “1년에 정치자금 600만원이라면 엄청난 액수”라는 주 의원의 지적에 “(내가) 변호사해서 돈 많이 벌지 않았나.”라며 미소까지 지었다. 법조계의 병폐로 꼽히는 ‘전관예우’에 대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판·검사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 등이 “(법관)퇴임 후 수임료 기준으로 60억원을 벌어들였고, 수임 사건의 70%가 대법원 사건인데 전형적인 전관예우의 사례가 아니냐.”고 캐묻자, 그는 “5년 동안 변호사를 했는데 오히려 ‘전관박대’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이 잘 안 되더라.”고 맞불을 놓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집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죠.”라고 반문한 뒤 “평당 20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값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이 “아들이 강북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왜 강남에 또 전세를 얻었냐.”고 묻자,“맞다. 애들을 한 번도 강남에서 교육시키지 못해 손자들은 강남에서 키우려고 그랬다.”고 ‘화끈하게’ 답했다. 정계·법조계의 현안인 ‘X파일 테이프’ 공개 여부는 “대법원에 사건이 올라오면 판결을 통해 견해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압을 포함한 사법부의 과거사 처리는 취임 이후 적절한 생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법개혁과 관련해 “법관이 모든 사회 문제에 달통할 수 없으니 일반 전문가가 재판에 관여해 전문지식을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재야 법조인이나 대학교수 등이 법원행정처에 들어오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高유가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高유가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해 70달러선을 오르내리면서 제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1ℓ의 가격도 1600원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가뜩이나 움츠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허리케인까지 발생해 멕시코만의 석유생산시설에 피해를 줌으로써 원유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에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해 치솟는 유가를 잡으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70년대의 오일쇼크 오일쇼크(석유파동)는 70년대에 두차례 있었다.1973년이 1차이고 1978년이 2차다. ▲제1차 오일쇼크 1973년 10월6일 발발한 중동전쟁(아랍 이스라엘 분쟁)이 10월17일부터 석유전쟁으로 비화해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걸프만 6개 원유생산국은 10월16일 원유 가격을 17% 인상하고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역에서부터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매월 원유생산을 5%씩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석유를 무기로 사용하기로 선언한 것이다. 이듬해 원유생산국들은 원유가를 또 인상해 단기간에 4배 가까이 원유가격을 올렸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제품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닥쳤다.OPEC은 원유가격의 결정권을 장악, 자원민족주의를 강화시켰다. ▲제2차 오일쇼크 1978년 12월 OPEC 회의는 유가를 14.5% 인상했다. 이때 세계 석유공급량의 15%를 점유하고 있던 이란은 국내의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석유생산을 대폭 줄이고 수출을 중단했다.1980년 8월 이란·이라크 전쟁이 일어나 원유가의 폭등에 부채질을 했다.1차 석유파동 이후 배럴당 10달러선을 조금 넘던 원유가격은 20달러선을 돌파했고, 현물시장에서는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다. 단 5개월 사이에 2.6배 상승했다. 2차 오일쇼크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를 상승시켰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물가는 무려 32%나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의 경상수지는 1978년의 116억 달러 흑자에서 1979년 322억 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도 1980년의 경제성장률은 -5.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국제 거래 가격 기준이 되는 유종은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생산되는 두바이유(Dubai), 미국의 서부 텍사스에서 뉴멕시코에 이르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TI·Western Texas Intermediate), 영국 북해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Brent)가 있다.WTI유와 브렌트유가 주로 선물로 거래되지만 두바이유는 중동권과 싱가포르에서 현물로 거래된다. 미국은 세계시장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WTI 가격이 세계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뉴욕상품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 선물로 거래되는 WTI는 API(미국석유협회)가 정한 비중 40도 정도의 초경질 원유이며 유황 성분이 0.24%로 매우 낮아 가격이 비싸다. 유황 성분이 적으면 정제비가 적게 들고 가격이 비싼 휘발유와 나프타 등 고급 유류가 많이 생산된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8%를 중동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두바이유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 ▲전략비축유 미국이 1973년 석유위기 이후 전쟁이나 수급차질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해 놓은 석유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접한 멕시코만의 소금동굴에 약 5억 7100만 배럴이 저장되어 있다. 다른 국가들도 양에서 차이가 있지만 비축유를 저장하고 있다. ●국제유가 왜 오르나 유가가 오르는 첫째 이유는 원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OPEC은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아 수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석유소비 증가를 OPEC의 생산능력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세계 2위인 중국은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는 데 외환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올 1·4분기 하루 8380만 배럴이던 전 세계 석유 수요는 4분기에는 하루 평균 8590만 배럴로 210만 배럴 늘어날 전망이지만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능력은 이에 못미친다. 유가 상승의 또다른 원인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한 것과 북미 지역의 자연재해를 들 수 있다. 원유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원유를 사재는 투기세력들도 원유가를 올리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유가의 상승은 우선 원유수입금액 자체가 증가함으로써 경상수지를 악화시킨다. 원유를 원료로 쓰거나 에너지를 많이 쓰는 석유화학, 철강, 제지, 섬유 등의 채산성이 떨어져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게 한다. 수출 대상국과 세계 전체의 경기 악화는 우리의 전체적인 수출량 감소를 부른다.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국내 물가도 오르고 내수는 침체된다. 운송료 인상으로 산업경쟁력이 떨어진다. 유가가 연평균 10달러 상승하면 제조원가 및 수출단가를 상승시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은 연간 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7.5억달러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0.1% 하락한다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유가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은 범국민적인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 해외자원개발,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것 등이 있다.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책을 유도하고 더 심각해지면 자동차 부제 운행 등을 강제로 실시할 수 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전기 코드만 빼두는 것만으로 전기사용량의 1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대체에너지는 원자력, 태양력, 풍력, 수력,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1년까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총 1차 에너지의 5%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태양력이나 풍력 등은 개발비가 많이 드는 만큼 에너지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정부와 국민들이 어떤 대응책을 실천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 [하프타임] 이성두 코스레코드 기록 ‘단독선두’

    이성두(37·테일러메이드)가 환상의 버디쇼로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생애 첫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프로 6년차 이성두는 8일 비발디파크골프장(파72·7014야드)에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기아로체비발디파크오픈(총상금 3억원) 첫날 버디만 9개를 낚아 9언더파 63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99년 프로에 데뷔한 이성두의 역대 최고성적은 지난해 제이유그룹오픈에서 거둔 4위. 이날 이성두가 기록한 63타는 KPGA 18홀 최소타(62타)에 불과 1타 모자란 기록이다.
  • [사회플러스] 네이트게임 접속때 해킹 주의

    포털사이트 네이트가 해킹돼 게임 ID와 비밀번호를 빼가는 악성코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의 주의가 요구된다.8일 네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네이트의 뉴스정보 코너가 해킹당해 게임사이트 접속때 ID와 비밀번호를 빼가는 악성 코드인 ‘트로이목마’가 설치됐다. 이 코너에 접속하면 숨겨졌던 트로이목마가 PC에 설치돼 다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할 때 입력하는 ID와 비밀번호가 몰래 빠져나간다. 지오트 관계자는 “최신 보안패치를 내려받고 백신 프로그램도 최신판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8일개봉 영화 ‘가문의 위기’

    코미디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으려면 다음 두가지 항목 가운데 하나가 해결돼야 한다. 우선, 작품 자체의 코미디 순도가 흠잡을 데 없이 높아야 할 것. 이건 말할 것도 없이 가장 바람직한(?) 코미디의 충분조건이다. 만약 이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 남은 방법은 딱 하나. 관객 스스로가 ‘따지지 않고 웃어주리라’ 감상자세를 적극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8일 개봉하는 국산 코미디 ‘가문의 위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후자 쪽이다. 신원준·김원희가 ‘웃기는 커플’이 되어 고군분투하는 영화는, 웃음을 흡수하려는 적극형 관객에게는 크게 나무랄 데 없는 코미디일 듯하다. 재기발랄하게 허를 찌르는 고급 유머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질펀한 유머를 이끌어내려 낮은 포복으로 고군분투하는 자세가 오히려 순진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가문의 영광’의 속편 격인 영화의 이야기 얼개는 그대로 전편의 연속구도를 띤다. 여수의 소문난 조폭 집안이 명문대 법대생을 사윗감으로 들어앉히는 과정의 우여곡절을 담은 게 1편이었다면, 이번엔 역할 전환극이다. 여수의 조폭 명가 백호파의 두목 홍덕자 여사(김수미)가 가업을 물려줄 맏아들 장인재(신현준)의 신부감을 물색하다, 후보 며느리로 폭력배 검거 전담인 여검사(김원희)를 만나면서 온집안이 뒤죽박죽이 되고마는 줄거리. 영화는, 쉼없이 잔재미를 쏟아내는 ‘캐릭터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 김원희가 모처럼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신선한데다 백호파의 바람둥이 둘째아들 역의 탁재훈, 등에 거대한 문신을 새기고 세 아들에게 쩌렁쩌렁 호령하는 홍여사 역의 김수미 등이 코미디의 질감을 풍성하게 일구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러나 영화는 극단적 평가를 이끌어낼 여지를 가졌다. 맺힌 데 없이 술술 터져나오는 웃음은 시종 통쾌하지만, 난무하는 욕설과 남발되는 섹스 코드에는 자주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공형진, 정준호, 정준하, 김효진, 신이 등 끝없이 이어지는 ‘카메오 스타 퍼레이드’는 관객들이 딴생각할 겨를없이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하게 만든다. 지난해 공포영화 ‘인형사’로 데뷔했던 정용기 감독의 두번째 장편.15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 카리수미 코믹 퀸~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 카리수미 코믹 퀸~

    “나 할머니 아니거든?” ‘일용엄니’ 김수미가 섹시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젊은 총각에게 화를 버럭 낸다.5일 첫 방송된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에서다. 코믹한 그녀의 이미지가 어디 가겠냐만은 이번엔 더 웃긴다. 포복절도하는 애드리브가 생명인 시트콤에서 남자 한번 잘못 만나 정기를 빼앗기는 바람에 50대 중년의 쭈글쭈글한 외모로 변한 뱀파이어 ‘이사벨’역을 맡았기 때문. 그래도 여성적인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 손톱을 길게 길렀다. 그녀와의 유쾌한 일문일답. ▶요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영화 ‘마파도’에 이어 ‘가문의 위기’ 등에서 웃기는 캐릭터가 어필한 거 같다. 지금이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전력투구를 할 만큼 여유롭다.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 건강도 안좋았는데 신인이 된 기분으로 다시 시작했다. 여러가지 운도 좋았던 것 같다. ▶‘안녕, 프란체스카´ 출연 계기는. 마니아 코드라서 합류 제의를 받았을 때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10∼30대 마니아 위주에서 50∼60대로 시청자층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등장함으로써 기존 마니아들이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입맛 당길 수 있게 서서히 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본이 재미있다. 게다가 시트콤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애드리브가 용납된다. 애드리브로 한바탕 뱃살 아프게 웃으면 촬영이 덜 피곤하다. 애드리브 때문에 NG도 많이 나지만 내 나이에 비해 즉흥적 순발력이 있는 것 같아 시트콤 연기에 잘 맞는다. ▶‘이사벨’이란 캐릭터와 역할은. 한마디로 ‘공주과’다. 늙어버린 외모와 달리 주인공 ‘프란체스카’(심혜진 분)와 동갑내기 친구다. 그러나 그녀의 미모를 시기질투하며 옛 미모를 되찾으려고 여러 젊은 남자들을 만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래도 남자 앞에서 섹시하고 매력적이고 부드럽게 변한다. 여성의 본능과 아픔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나 할까?여성이라면 100% 공감할 것이다. 이사벨을 통해 외모중시 사회도 풍자한다. 의상은 검은색 드레스 하나이지만, 악세사리·매니큐어 등으로 얼마든지 치장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너무 코믹한 이미지로 굳혀져 이번 시트콤에서 6개월만 코믹으로 가고 이후 이미지를 일체 바꾸려 한다. 코믹 연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실컷 놀아보려고 한다. 아쉬울 때 끝내는 것이 좋다. 내일모래면 내 나이 60인데, 코미디가 나쁜 건 아니지만 묵은 김치처럼 깊은 멋이 없다. 앞으로는 ‘비극’으로 가고 싶다. 깊이 있고, 비극적이고, 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영혼까지 담글 정도로 가슴 깊이 울어야지…. 개인적으로는 ‘선플라워’의 소피아 로렌처럼 애절하게 기다리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웃기는 연기는 이제 끝이라고 말했지만 반응은 ‘글쎄’. 아직도 그녀의 앞에 코믹한 역할을 주문하는 영화·드라마 대본이 가득 쌓여있기 때문일까?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안녕~스토리 안녕? 캐릭터‘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은 기존 시즌들처럼 중간에 보면 이해하기 힘든 에피소드 중심이 아니라, 스토리 및 캐릭터 위주로 펼쳐진다는 것이 특징. 김현희 작가는 “마니아들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풍자적인 소재로 결말이 있는 스토리를 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스토리를 위해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프란체스카’(심혜진 분)와 ‘소피아’(박슬기 분)가 ‘이사벨’(김수미 분) 등 새로운 뱀파이어 가족을 만나 기묘한 동거를 하는 것이 큰 줄거리다. 이들 뱀파이어를 지키기 위해 파견됐지만 천하의 겁쟁이인 ‘다니엘’역에는 가수 출신 강두가, 인간이 되고 싶은 간호사 뱀파이어 ‘다이아나’역에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현영이 캐스팅돼 애물단지 역할을 한다. 더욱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프란체스카를 제치고(?) 시즌 3의 핵심 키를 쥔 혼혈아 ‘인성’역의 아역배우 이인성이다. 범상치 않은 눈빛과 싸늘한 표정의 이단아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운명처럼 프란체스카를 만나 엄마와 아들같은 관계를 형성하지만 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일대 파란이 일게 된다. 가족들에게 평화가 지속될 수도, 감당치 못할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는 인성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도 재밋거리일 듯. 마니아라면 시즌 3에서 ‘안성댁’역의 박희진이 빠진 것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만큼 특이한 집주인 ‘도향’역에 가수 김도향이 등장,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인간 흡혈귀’로 불리는 그는 프란체스카를 짝사랑하며 변태(?)심리를 보여줘 남자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희진 PD는 “시즌 1·2보다 덜 알려졌지만 친숙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섭외했다.”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캐릭터들을 최대한 살려 코믹과 풍자를 동시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컬러링 인기순위] 2주연속 사랑스러워

    [컬러링 인기순위] 2주연속 사랑스러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김종국의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이 2위, 란의 ‘어쩌다가’가 3위, 럼블피쉬의 ‘으라차차’가 4위에 랭크되었다. 그밖에 윤선의 이별대세OST ‘갈증’이 9위, 박재범의 루루공주OST ‘너의 집 앞에서’가 12위, 이재은의 ‘아시나요’가 13위로 금주에 신규 진입했다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컬러링으로 다운받으려면 휴대폰으로 ‘##90’과 코드번호 5자리 ‘00438’과 통화버튼을 누르면 된다.
  • [어떻게 지내세요] 유치송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前 민한당 총재

    [어떻게 지내세요] 유치송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前 민한당 총재

    “요즘 세계사 읽기와 붓글씨 쓰기에 푹 빠져 있지요.” 원로 정치인 유치송(82)씨.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해인 1948년 해공 신익희 선생의 비서로 출발,6·9∼11대 등 4선 국회의원을 거치며 우리나라 정치사의 큰 흐름속에 있었다. 특히 지난 81년 5공화국 출범 당시 유일한 야당인 민주한국당(민한당) 총재로 12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 전두환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후 85년 2월 12대 총선때까지 여당인 민주정의당에 맞서 제1야당을 이끌었다. 그러나 출범 당시 ‘어용 야당’이 아니냐는 비아냥과 함께 정치권에서 ‘2중대’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유 전 총재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과 ‘사단법인 해공 신익희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의 공식직함을 갖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1가 헌정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5공땐 안기부가 총선공천에 간섭 최근 방영된 TV드라마 ‘제5공화국’에 잠깐 비친 모습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뭐라고 표현했습디까.”라고 반문한 뒤,“민한당 창당은 16명의 전직 의원이 모체가 돼 야당으로서 민주주의의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고 회고했다. 국회 본회의나 연두기자회견 등 연설때마다 연설문이 원하는 대로 작성되지 않아 곤혹스러웠지만 결국에는 ‘대통령 직선제’‘군사정권’ 등 금기시되다시피했던 용어들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기자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총선 공천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느냐는 질문에 “그쪽에서 이런이런 사람들을 공천해주면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고 털어 놓았다. 이같은 연유로 당시 정치권 주위에서 ‘구축함(여당)을 호위하는 편대가 아니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서슬이 퍼런 5공 초기에 정치활동이 썩 자유롭지 못한 어려움도 상기시켰다. 이어 근황을 물었다.“매일 오전 11시쯤 헌정회 사무실로 출근해 옛날 함께 야당의원으로 지냈던 동지들을 만나 요즘 돌아가는 시국과 정치 얘기를 자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생활을 오랫동안 해봤지만 요새처럼 혼미한 적이 없었다.”면서 “대통령은 왜 말을 많이 해 밑지는 장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있으면 여야가 대화로 풀어나가 어떤 식으로든 극한상황은 피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배 정치인들은 항상 자신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읽은 ‘다빈치 코드´ 재미 쏠쏠 건강유지 비결에 대해 “전에는 일주일에 2∼3회씩 헬스클럽에 다녔으나 지금은 부인의 건강을 돌봐주느라고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도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 독서하는 버릇은 여전하단다. 최근에는 ‘다빈치 코드’와 ‘세계사 대전집’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가끔 부채나 화선지에 붓글씨를 써달라는 청탁이 있을 경우 새벽에 먹을 갈기도 한다. 2녀1남을 두었으며, 두딸은 현재 독일에서 살고 있다. 아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평택 출신인 유 전 총재는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35년째 살고 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출판계가 만들어 가는 사회코드

    ‘인간 심리’와 ‘옛것’, 그리고 ‘숫자’. 요즘 출판계가 선호하는 키워드 세 가지다. 극심한 출판 불황 속에서도 제법 팔리는 책들을 보면 이 세 가지 키워드중 하나를 주제로 삼고 있다. ‘심리’가 유행하는 것은 결국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속담이 요즘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때가 있을까?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승진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반항하는 자녀의 속내를 알기 위해 변덕스러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심리’를 파헤치는 것은 중요해졌다. ‘평생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처럼 책 제목에 숫자를 끼워넣는 것도 이같은 불안 심리의 연장이다. 도덕 선생님 같은 두루뭉수리한 훈계는 싫다. 족집게 강사처럼 하나라도 실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한다. 신년 하례때 일부 정치인들이나 휘갈려 쓰며 한껏 폼을 잡던 ‘고전’의 문구가 일반에 되살아난 것도 주목할 만한 일.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가 조성모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각광 받았듯, 수천 년, 수백 년 전 선조들이 현대의 각색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옛것도 리메이크하면 새것. 현대인들은 옛것을 통해 오늘을 해석하고, 내일을 내다본다. 베스트셀러는 이같은 사회코드를 들여다보는 프리즘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1) 심리를 공략하라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애인이, 상사가, 동료·후배가,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타인의 심리 읽기에 열중한다. 이같은 ‘심리 읽기 욕망’을 겨냥한 책들이 바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심리학’류 책들이다. 남녀가 서로를 유혹하는 데 키포인트는 뭘까?능력도, 자상함도, 잘생김도 아니다. 인간의 유혹은 단지 감각의 산물이다. 약물을 써 동공을 확대시킨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한결같이 열광한다. 나이트클럽의 고막이 터질 듯한 음악은 뇌의 호르몬 작용에 관여해 ‘작업’의 성사를 쉽게 한다. 이 모두 추측이 아니라 실험이 증명한 사실임을 파트릭 르무안의 ‘유혹의 심리학’(북폴리오)은 말해 준다. 1964년 미국 뉴욕의 한 동네. 새벽에 20대 여성이 집 앞에서 피살됐다. 그녀는 ‘도와 달라.’고 고함쳤고,38명의 이웃이 창문으로 현장을 보았지만 누구도 도와주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로렌 슬레이터가 쓴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에선 이 사례에서 책임의식에 대한 현대인의 심리를 본다. 개인의 책임의식은 그들이 소속한 집단의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것. 실험에 따르면 오히려 목격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면 피해자가 도움받을 확률이 85%였다. 기업 경영자나 간부들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지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소비를 지배하는 것도 심리다. 불황인데도 명품이 잘 팔리는 현상엔 ‘실패확률이 낮다.’란 소비자의 안전심리가 깔려 있다. 쇼핑몰에 ‘마지막 한정품’이란 푯말이 자주 붙는 것도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다.’란 불안감을 부추기기 위한 것. 시식코너에 6가지의 햄을 늘어 놓은 날이 24종류의 햄을 늘어 놓은 날보다 매출이 높았다는 실험은 선택의 홍수시대에 지나친 선택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 심리를 잘 보여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들이 펴낸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밀리언하우스)은 이처럼 수많은 경제이론 속에 숨겨져 있는 경제의 참모습을 ‘심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다. (2) 숫자는 확실하다 지난 연말 출판되어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책이 있다. 번역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편저, 위즈덤하우스). 무한경쟁의 시대에 작은 실천으로 큰 행복감을 얻는 행위들을 소개한 책이다. 내용과 함께 궁금한 것 한 가지. 왜 49가지일까?. 이에 대해 출판사측은 ‘나이 쉰이 되기 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아 그래, 힘 떨어지기 전에, 쉰이 넘기 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심리를 겨냥한 것. 불교에서 ‘사십구재’ 등 죽음의 의미가 있는 것도 작용했다. 원서엔 99가지로 되어 있던 것을 출판사에서 49가지만 추려냈다. 한데 이 책만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평생 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예담)‘상위 1%로 가는 10분 공부법’(파라북스)‘2010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영진.COM) 등등. 왜 사람들은 이렇게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 ‘평생성적∼’를 펴낸 예담의 김태영 사장은 “궁금증과 위기의식을 유발하고, 구체적 정보를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그럼 5학년 때부터는 이미 늦어 공부 다했다는 얘기냐?’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처음엔 그냥 ‘평생성적, 초등학교때 결정된다’로 했다가 너무 두루뭉수리하고, 힘이 없어 보여 ‘4학년’이란 숫자를 도입했단다. 어쨌든 ‘봐라 4학년이 중요하지 않느냐.’라고 위기감을 준 것이 마케팅에서 주효해 35만부나 팔려 나갔다.‘일곱살부터 하버드를 준비하라’(북센스),‘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 중앙) 등도 이같은 의도가 깔려 있다. 이같은 숫자 마케팅은 특히 미래담론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2010 대한민국 트렌드’‘10년후 한국’‘10년후 세계’‘2020 미래한국’ 등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높아만 간다. 이런 책들은 구체적 시간, 구체적 내용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마음을 잡은 책들이다. (3) 옛것은 ‘오래된 미래’ 홀대받아온 고전, 고리타분하다고 배척받아온 옛 사람들이 부흥기를 맞았다. 서점에 가면 동양고전이 세련된 장정으로 옷을 갈아 입고 유혹의 눈짓을 보낸다. 잊고 지냈던 옛 선조들이 수백년을 뛰어넘어 나와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호통을 친다. 요즘 독자들의 시선을 받는 고전은 ‘옛날이란 시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생생히 살아있다. 아니 현실을 넘어 미래를 이야기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동양 고전을 재해석해 풀어낸 책 ‘강의’(돌베개)는 5만부나 팔렸다. 고전책으론 엄청난 기록. 한국의 대표적 진보 학자인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패권 질서로 위기에 처한 세계문명의 대안을 동양고전에서 찾는다. 내 나라, 내 가족, 나 자신의 이익만이 판치는 현대에서 이웃과 공생하는 관계론의 시각으로 공자와 맹자, 노자, 장자를 해석한다. ‘옛 공부의 즐거움’(웅진지식하우스)을 쓴 이상국은 고전과 옛 사람들을 ‘놀이의 장’에 끌어 들인다. 노자의 ‘도덕경’을 놓고 김춘수와 유치환, 박경리를 불러내 작품 이야기를 펼친다. 글과 실용의 일치를 주장하고 실천했던 연암 박지원과 다산 박지원을 불러내 공리공론만 일삼고 있는 선학들을 꾸짖기도 한다.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푸른역사), 이덕무의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에 나오는 18세기 조선의 학자들은 현대 한국의 지식인 사회가 거울로 삼아야 할 선학들이다. 이덕무씨는 “다산과 연암 등 열린 지식인층이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면서 조선 지식인 사회는 성리학 중심이라는 폐쇄회로에 갇혔다.”고 분석한다. 또 오늘날 한국의 지식인 사회도 상아탑의 폐쇄적 권위와 전문분야 지식에 대한 독점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고전 현대적 리메이크 필수”

    ‘미쳐야 미친다’‘죽비소리’‘꽃들의 웃음판’ 등을 낸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는 먼지 쌓인 한적(漢籍)속에서 ‘오래된 미래’ 찾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 고전도 코드만 바꾸면 힘있는 말씀으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출판계의 모시기 힘든 필자중 하나다. 얼마전 출판계의 한 세미나에서 정 교수는 강조했다.“흐르는 것은 시간일 뿐 삶은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조선 후기 홍량호의 ‘옛날은 그때의 지금이요, 지금은 후세의 옛날’이란 말도 인용한다. 그래서 그는 고전을 ‘금을 캐는 광맥’이라고 부른다. ‘한시미학산책’이란 책을 낸 후 그는 한 대학의 디자인학과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유아교육 전공 교수의 요청으로 유치원 선생님들 앞에서도 강의를 했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면서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내가 작문의 이론을 말하면 서예와 회화를 하는 이들은 서화이론으로, 국악과 학생들은 국악 이론으로 이해한다.’라고. 중요한 것은 가공이다. 고전이 아무리 좋아도 변해야 남는다. 자척으로 된 것을 미터와 센티미터로 고쳐야 한다. 그래야 그 정신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정 교수는 “박지원은 ‘먹다 남은 장도 그릇을 바꿔 담으면 새로운 입맛이 난다.’라고 했다.”며 변화는 당연한 것이고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원래 없는 ‘오리지널’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문제는 가공의 힘이다. 그 힘은 전문가의 안목에서 나온다. 그러나 정 교수는 “전문가는 많지만 자기들끼리만 놀고 대중을 외면한다. 그러다 보니 비전문가들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아쉬워한다. 안목 있는 전문가가 현대적 감각으로 무장하고 고전을 새롭게 리메이크할 때, 고전은 영원한 사회의 코드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로드랜드컵매경여자오픈] 루키 이가나 ‘제주의 여왕’

    무명의 루키 이가나(18)가 기적 같은 ‘에이스(파3홀 홀인원)’로 ‘제주의 여왕’에 등극했다. 이가나는 제주 로드랜드골프장(파72·6235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로드랜드컵매경여자오픈(총상금 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를 쳤다. 버디 6개를 쓸어담는 등 5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라 ‘돌풍’을 예고한 이가나에게 생애 첫 우승컵을 안긴 건 16번홀의 홀인원. 이정은(20·브라운스톤) 김상희(23), 그리고 코스레코드(6언더파)를 세운 US여자오픈 챔피언 김주연(24·KTF) 등과 막판 1∼2타차의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던 이가나는 16번홀(파3·159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핀 앞에서 한 차례 튕긴 뒤 홀컵 속으로 사라지는 짜릿한 홀인원으로 승부의 추를 돌렸다.17번홀을 파세이브한 이가나는 마지막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까지 보태며 여유있게 우승컵에 입맞췄다. 지난해 2부투어(제니아투어)를 거쳐 올해 프로에 입문한 이가나는 올 한국여자오픈 13위에 이어 XCANVAS여자오픈 14위 등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새내기. 지난해 상금 순위는 395만원으로 11위. 이날 10배에 가까운 우승 상금 3600만원을 받은 이가나는 홀인원상으로 4800만원짜리 고급승용차까지 챙겼다. 김주연은 최종합계 4언더파 212타(공동5위)로 ‘톱10’에 진입, 미여자프로골프(LPGA) ‘코리아 챔피언’의 체면을 세웠다. 안방 타이틀을 벼른 제주 출신의 송보배(19·슈페리어)는 선두와 2타차 2위에 그쳤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세계종교로 보는 죽음의 의미/조 바우커 지음

    죽음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끝에는 종교가 있다. 종교는 일반적으로 죽음을 부정하고 영원한 생명을 제시하는 것으로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죽음과 불멸에 대해 종교가 가장 많은 말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대의 대표적인 종교학자인 조 바우커가 쓴 ‘세계종교로 보는 죽음의 의미’(청년사 펴냄, 박규태·유기쁨 옮김)는 종교의 기원이 죽음을 부정하는 것으로 시작됐다는 통상적인 이해를 뒤집는다. 그동안 종교학자들이 펴낸 죽음에 관한 책들과 맥을 달리하는 것. 저자는 종교가 영원한 생명을 제시한다는 ‘보상설’을 반박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죽음에 대한 세계종교의 해석들을 보여준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의 교의와 의례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통해 죽음에 대한 세계종교의 해석들이 마르크스나 프로이트 등 사상가들이 주장한 보상설로 환원될 수 없을 만큼 풍부하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과연 죽음이 없다면 종교도 없었을까.’이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종교의 기원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각 종교의 뿌리에 무엇이 놓여있는지 탐색하고 죽음의 궁극적인 의미를 성찰한다. 저자는 희브리 성서와 초기 불교, 신·구약성서, 힌두교 베다 등은 결고 보상이나 사후세계의 실체를 말하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오히려 사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오래된 종교사는 종교의 기원이 사후의 가치 있는 삶을 제공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결론짓는다. 여기에서 종교의 기원을 이론적으로 일반화해 탐색해온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론의 맹점이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종교로부터 사후 보상을 제거해야만 죽음에 대한 본질을 알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본질은 무엇일까. 오래된 종교적 시도들은 보상개념보다는 ‘희생’에보다 근본적인 의미를 둔다고 강조한다. 유대교 경전은 ‘피흘림’을, 기독교 신약성서는 ‘그리스도의 희생’을, 불교는 민속신앙의 희생 제의를 탈바꿈시켜 일찍이 희생이라는 범주를 죽음과 연결시켰다. 저자의 또다른 질문은 죽음에 대한 세속적인 해석과 종교적인 해석이 어떻게 만나는지다. 이를 풀기 위해 많은 현대과학 담론을 끌어들이고 고고학과 인류학·현상학 등 인접 학문의 다양한 죽음담론을 펼친다. 이 결과 저자는 ‘희생’이야말로 양쪽 해석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두 해석은 생명의 필요조건인 죽음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 서로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종교와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남과 동시에 동서양 종교 전통의 해박한 지식 속에 빠져들게 하는 책.1만 8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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