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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혼자가 아니기에 희망은 있다/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CEO 칼럼] 혼자가 아니기에 희망은 있다/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세계 경제대국 일본이 대재앙 앞에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역사상 네 번째로 강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망·실종자가 2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붕괴로 인한 방사능 공포까지 겹치며 혼란과 두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저치인 76.25엔까지 떨어졌다. 엔고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가뜩이나 어려운 일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입을 타격도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피해 복구도 막막하기만 하다. 복구비용이 최소 1800억 달러(약 203조원)에서 많게는 일본 국민총생산(GDP)의 5%인 2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복구기간도 1995년 한신 대지진 때보다 길어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비롯해 일본 전체 국민이 감당해야 할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눈물을 머금은 채 “모든 것을 잃었다.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한 할머니의 모습에서 그 고통의 크기를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분명 희망은 있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꽃은 절망 속에서 더욱 굳세게 피어나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 빛난 일본인의 시민의식이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품게 하는 이유다. 재난에도 불구하고 사재기, 약탈, 폭동이 없었다. 구호품도 질서를 지켜 받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약자들을 먼저 배려했다. 차가 다니지 않아도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렸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질서의식은 당연한 듯 보였다. 세계는 “인류정신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의 선진의식을 극찬했다. 대재앙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각국이 보내는 도움의 손길도 일본에 희망을 더한다. 전 세계 12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일본에 성금과 구호물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 특히 이웃나라인 우리나라는 107명의 구조대를 미야기현 피해지역에 급파,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며 활발한 구조 활동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한류열풍의 주역들을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성금을 전달하는 사랑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어둠을 몰아내듯 전 세계가 하나라는 글로벌 의식이 절망에 빠진 일본에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타깝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보여준 선진국으로서의 모습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자발적인 금모으기 운동은 그들이 본받을 만하다. 외채를 갚기 위해 350만명의 국민이 내놓은 결혼반지, 아기 돌반지를 모으니 금이 무려 227t에 달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벌은 협동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영국의 철학자 E 허버트는 말했다. 일본이 하나가 되고,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온 힘을 모은다면 이보다 더 험난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홀로 떨어져 외롭게 살지 않고,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을 비비며 희로애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일본처럼 재난에 침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 학습을 통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열기 코드를 뽑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지진 시 가스시설 파괴 등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안전관리실태 점검과 국가재난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및 행동 매뉴얼 개발로 재난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 “100일 뒤 반드시 ‘평창’ 울려 퍼질 것”

    “100일 뒤 반드시 ‘평창’ 울려 퍼질 것”

    그는 시종 조심스러워했다. “지금은 기뻐할 때도 낙담할 때도 아니다.”라는 종전의 미적지근한 말을 되풀이할 뿐. 그러면서도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승산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왠지 모를 자신감이 묻어났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총회(7월 6일)에서 결판난다. 꼭 100일 남았다. 평창유치위원회 하도봉(57) 사무총장을 27일 만났다. 그가 만지작거리는 막판 ‘카드’가 궁금했다. 하 총장은 우선 그간의 유치 활동에 대해 얘기했다. 2018평창유치위 출범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행사로 IOC 평가단의 현지 실사를 꼽았다. 평가단이 평창은 물론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등 후보 도시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자리여서다. 그는 “지난 두 차례의 실사를 거울삼아 최선을 다해 치른 행사였다. 구닐라 린드베리 평가단장도 평창의 준비된 모습을 직접 확인했고 정부 지원과 도민의 열정을 피부로 느꼈다고 했다. 준비하고 기대한 대로 나온 평가”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평가단 실사는 유치 과정의 단계일 뿐이다.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앞선 두번의 낙마 과정을 보면 결과에 너무 연연해할 일이 아니다. 원점으로 돌아가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추슬렀다. 후보 도시 간 판세로 대화가 이어졌다. 곤혹스러운 모습도 살짝 비쳤다. 그는 “더반 총회 때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하는 위원들이 많을 것이다. 경쟁도시 모두 박빙의 라이벌이지만 전체 흐름상 평창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정도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새달 3~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스포츠박람회인 ‘스포트 어코드’가 첫 번째 시험무대라고 했다. “50~60명의 IOC 위원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안다. 따라서 7일 예정된 프레젠테이션(PT)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업그레이드된 영상물과 내용, 창의성 있는 PT로 더욱 알차게 꾸릴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5월 18~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있을 IOC 위원을 상대로 한 브리핑은 보다 중요하다. 110명의 위원 대부분이 참석한다.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분수령인 만큼 혼신을 다해 평창 개최의 당위성을 역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결전의 땅 남아공 더반에서의 PT가 마지막 승부가 될 것이며 이들 승부처에서 진정성을 갖고 모든 역량을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하 총장은 이 시점에서 최강의 지원군이 바로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라고 했다. 그의 유치전 등장 자체가 평창에 엄청난 힘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IOC 위원들이 그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에 매료된 위원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가 비장의 카드이자 희망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김연아의 역할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는 것. 하 총장은 “김연아가 PT 등에서 설득력을 더할 수 있도록 현재 다각적인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연아는 무산됐던 세계피겨선수권이 새달 24일 러시아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스포트 어코드에는 불참한다. 하 총장은 2018동계올림픽 유치 당위성에 있어서는 평창이 확연히 앞선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아시아에서는 단 2차례만 열렸을 뿐이다. 이번에도 평창 유치가 실패로 끝난다면 나가노대회 이후 20년 동안 아시아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리지 못하는 것이다. 아시아에서의 동계 종목 발전은 올림픽 이념과도 같다. 명분론에서 평창이 다른 후보 도시와 확연히 구분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분에서 밀린 탓인지 최근 뮌헨은 ‘본고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년에는 본고장 알프스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지금 뮌헨과 안시가 평창을 가장 두려운 경쟁 상대로 여기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 총장은 “사실 유치 전략에는 정답이 없다. 그동안 두 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축적한 각 위원의 인맥, 성향, 국가관, 이해 및 친소 관계 등을 면밀히 분석해 결국 1대1로 홍보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맞춤형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하 총장은 평창과 함께 나도 ‘삼수생’이라고 했다. 2010년 유치전 때는 정부 지원을 위해 총리실에서 파견됐고 2014년 유치전 때는 정부 지원단장으로 뛰었다. 이번 2018년 때는 사무총장으로서 전방에 나섰다는 것.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1981년 대통령 비서실 근무를 시작으로 국무총리실 교육문화심의관과 총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하순봉 전 국회의원의 동생. 그는 “2014년 대회 개최지를 결정짓는 과테말라 총회 때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평창’을 외칠 줄 알았다. 예상과 결과가 뒤바뀌어 많이 울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평창’이 울려 퍼질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詩에게 서정을 돌려주다

    詩에게 서정을 돌려주다

    시구 한줄, 시어 하나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적이 있다. 그날 하늘은 유독 푸르렀고, 바람은 달콤한 냄새를 한껏 풍겼으며, 길가 앉은뱅이 들꽃에 발길이 절로 멈춰졌다. 밤하늘 별자리 이름이 문득 궁금해졌으며, 낙엽의 바스락거림이 관현악 화음으로 들려왔다. 오롯이 시(詩)만이 해낼 수 있는 힘이다. 이제 슬슬 원로 반열로 접어드는 60대 시인 세 사람이 다시 시의 서정으로 돌아가자며 뜻을 모았다. 어지러운 서사의 시, 형식을 깨뜨리는 실험시에 대한 낯섦을 극복하며 공감의 수단으로서 시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선언이다. 조정권(62), 이하석(63), 최동호(63)는 쓰는 이와 읽는 이가 아무런 언어유희 없이, 소통의 제약 없이, 문학적 지식 없이 오로지 감성으로만 만날 수 있는 시를 쓰겠다며 ‘극 서정시집’이라고 이름 붙인 시집을 함께 펴냈다. 조정권의 ‘먹으로 흰 꽃을 그리다’, 이하석의 ‘상응’, 그리고 최동호의 ‘얼음 얼굴’이다. 문학 경향으로 보자면 반동(反動)에 가깝다. 감각의 언어와 파격의 형식을 앞세운 실험시가 주도하고 있는 시단에서 소박한 아름다움만으로 노래되는 시는 흘러간 그 옛날의 것에 가깝다. 하지만 이 역시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하나의 실험이 될 수 있다. 복고적 반동에 머무느냐, 또 다른 실험이 되느냐는 결국 얇은 종이 한장 차이다. 극도로 짧은 단시들을 의도적으로 썼다. 조정권은 ‘흰 산 바위 틈에서 찾았다 쇠 깎아놓은 듯 철화鐵花’(‘빙설꽃’ 전문), 또는 ‘꽃들은, 꽃들은, 피는 걸 감추지 못하나봐/ 인간과 달라 감추는 짓을 하지 못하나봐’(‘꽃들은’ 전문)와 같이 감정을 극도로 자제하며 시어를 골라냈다. 최동호 역시 다람쥐 꼬리처럼 설핏 마룻장을 비추고 마는 겨울 햇빛을 보고 ‘툇마루 보푸라기/ 먼지/ 쓸고 가는 햇빛의 혀’라고 노래하며 여백과 여운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쓸쓸하기만 한, 그러나 소중한 따스함을 간직한 겨울 햇빛이 몸을 간지럽힌다. 최동호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명징한 서정시로 시의 정도를 가 보자는 뜻에서 극서정시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됐다.”면서 “극도로 축약해 행간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트위터 시대, 디지털 시대 코드와도 방향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시인의 시집을 낸 출판사 서정시학은 40편 안팎의 짧은 시를 실은 서정시집을 계속 펴낼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한민국 오디션 공화국] “나도 꿈 이룰 수 있다” …감동의 대리만족

    [대한민국 오디션 공화국] “나도 꿈 이룰 수 있다” …감동의 대리만족

    오디션은 ‘경청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아우디레’(audire)에서 유래했다. 특정 배역에 어울리는 영화·뮤지컬 배우, 가수를 선발하는 것을 지칭하던 오디션이 최근에는 일반인 중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뽑거나 연예인들끼리 경쟁 시키는 서바이벌 형태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TV의 경우, 5~6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이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가장 ‘핫’(Hot)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가수, 아나운서, 모델, 심지어 기자와 카레이서까지 오디션으로 뽑는 세상이다. ●케이블發 열풍, 지상파·공연계로 확산 케이블 채널에서 시작된 오디션 열풍은 지상파 방송3사가 가세하면서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오디션 프로 ‘위대한 탄생’을 도입한 MBC는 ‘슈퍼스타K’(오디션 열기에 불을 붙인 케이블 프로그램)의 아류라는 초기 비판을 딛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끌어내 싱글벙글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오디션으로 아나운서를 뽑는 ‘신입사원’을 시작했다. SBS는 6월 말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할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을 시작한다. KBS도 같은 달 코미디, 클래식 음악, 뮤지컬 등 특화된 장르의 예비스타를 뽑는 ‘도전자(가제)’를 선보인다. 케이블채널 아리랑TV는 취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컨텐더스’를 통해 기자를 오디션으로 선발한다. 케이블 TV는 아예 해외에서 ‘대박’을 터트린 오디션 프로 판권을 사들여 한국판을 내보내고 있다.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와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와 ‘오페라스타 2011’가 대표적인 예다. 오디션 발원지인 공연계도 일반인 대상 오디션을 적극 늘리고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다음 시즌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슈퍼스타 Kim’의 오디션을 실시한다. 인터넷으로 모집한 100명의 일반인이 심사단이다. 심사단은 오는 28일부터 제작진과 함께 캐스팅 노하우를 ‘열공’(열심히 공부)한 뒤 1인 1표를 행사하게 된다. 공연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연예기획사 DSP미디어와 손잡고 ‘뮤지컬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00대1의 경쟁을 뚫고 세 차례 관문을 통과한 10명을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뮤지컬 ‘그리스’ 무대에 세워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전문 카레이서이기도 한 ‘한류 스타’ 류시원은 지난달 카레이서 오디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 프로가 ‘한물 간’ 장르로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SBS는 2001년 가수 선발 ‘영재육성 프로젝트’를 시도했고, KBS는 MC와 연기자를 각각 뽑는 ‘MC 서바이벌’(2004)과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2006)을 선보였다. 모두 성적이 신통찮았다. 그랬던 오디션이 역설적이게도 케이블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상파보다 시간 제약 등이 덜한 케이블 TV는 수용자 처지에서 도전자들의 성장 과정에 주목했다. 그 결과, 공급자 위주의 선발 기능에 그쳤던 지상파와 달리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었다. ●스타보다 일반인 리얼 도전기에 공감 ‘슈퍼스타 K’를 제작한 케이블 채널 Mnet의 방송제작사업부 홍수현 국장은 “오디션이 TV를 집어삼킨 가장 큰 이유는 공감과 감동이라는 두 가지 코드를 동시에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면서 “도전자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나도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대리만족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쇼 인기의 연장선에서 인기 요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안우정 MBC 예능국장은 “몇 년 전부터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처럼 짜인 대본이나 특별한 연출 없이 자연스러움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대세로 자리잡았다.”면서 “스타들의 새로운 도전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일반인들의 리얼 도전기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오디션 프로가 각광받았다.”고 분석했다. 리얼 프로그램의 생생한 감동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팽팽한 긴장감 내지 의외성이 오디션 열기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슈퍼스타K의 경우처럼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과정에 ‘대국민 문자투표’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을 참여시킨 것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전화나 문자 한 통으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그렇다면 열기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안 국장은 “지상파의 경우 제작비 등의 제약 때문에 오디션 규모가 작았지만 간접 광고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오디션 프로) 제작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부쩍 높아진 시청자들의 수준을 감안할 때 차별성은 기본이고, 구성과 연출이 탄탄한 웰메이드 오디션 프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청바지 입고 함께하는 문화 만들어가요”

    “청바지 입고 함께하는 문화 만들어가요”

    청바지를 입은 청년·장년들이 한데 모였다. 공통 문화코드인 청바지를 입고 ‘새로운 문화’에 머리를 맞댔다. 사회에 만연한 ‘자신만 생각하는 문화’를 넘어 ‘함께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신봉승 작가 강연… 인디밴드 공연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3시간동안 서울 홍익대 인근 롤링홀에서 ‘제4회 청연 비전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에세이스트 신봉승 작가가 공개강좌를 진행했다. 인디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은 “‘제4회 비전콘서트’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청년 리더십을 주제로 한 총 3부작의 콘서트 중 1부에 해당한다.”면서 “추후 6월과 10월에 개최될 비전콘서트에서는 기존의 닫힌 공간을 넘어 현장을 찾아가고 청년문화를 창조하는 더욱 진화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청연 비전콘서트는 ‘세상을 바꾸는 힘’,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청년, 정치에 도전하다.’를 주제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강사로 나선 바 있다. ●청년 회원 4000여명… 멘토 100여명 한편,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은 2004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산하 청년조직으로 출범해 활동해오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청년들이 책임지는 참여를 통해 사회변혁 및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해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을 추진, 지난해 1월 27일 창립하게 된 청년 시민운동단체다. 현재 20∼30대 청년회원 4000여 명과 40∼50대 각 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지도회원(멘토)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2006년 겨울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한 법의학자가 능숙하게 40대 남성 시신의 두피를 벗겨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뇌에 흐르는 피. 자위를 하다 그대로 굳어버린 시신의 사인(死因)은 뇌출혈이었다. 부검대 아래쪽에는 허름한 싱크대와 각종 부검 도구, 장기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놓여 있었다. 유리벽 경계조차 없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유가족은 시신 머리맡에서 부검을 지켜봤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본 넓고 때깔 좋은 부검실은 5년 전 수습기자 당시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과는 너무 달랐다. 드라마가 옳은지, 기자의 기억이 옳은지를 확인하고 싶어 지난 21일 국과수 법의학동 부검실을 다시 찾았다. 외양은 약간 달랐지만 더 이상 칙칙하고, 어둡고, 썩은 내장 냄새 때문에 속이 메스꺼웠던 열악한 공간이 아니었다. 검시관들의 건강을 위한 환기시설은 물론 참관실, 유족대기실, 면접실 등이 깔끔하게 분리돼 있었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에서 부검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에이즈 환자 등 부패와 전염 우려가 높은 시신 부검을 위해 완전 격리된 특수부검실도 갖췄다.  국과수를 전면 리모델링한 정희선(56) 원장을 만났다. 국과수 최초의 여성 소장이다. 지난해 10월 국과수가 ‘원’(院)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원장이 됐다. 임기(3년) 만료를 4개월여 앞둔 그는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장자연 필체 진위 논란,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의혹 등을 감정한 국과수 사령탑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자연 필체와 관련, “명백히 장자연씨의 필체가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감정 결과에 대한 외압, 국과수 내부의 권력 암투 및 증거 조작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과수는 25일 개원 56돌을 맞는다.   ●장자연 필체 가짜 판명 순간 “재검토하라”  SBS가 장자연씨의 ‘친필’ 확인 감정서를 공개한 뒤 필적 감정 의뢰가 들어왔는데, 어땠나.  -필체가 맞다고 했지만 증거물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실험을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져선 안 된다. 앞선 감정 내용들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증거물 양도 많고 주변에서 관심도 많아 고생했다.  지금 생각해도 명백히 가짜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있는 그대로 본다. 특징점들이 달랐고, 이는 아주 정확하다.  가짜로 판명 난 순간 기분은.  -‘친필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그래도 다시 한번 검토하라고 했다. 난 우리 직원들을 100% 신뢰한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반복해서 얻은 결과로 나왔다면 틀림없다고 믿는다. 가짜라고는 안 했다. 내가 봤을 때 특징점들이 달랐다. 직원들이 한 것에 공감하지만 또 검토하라고 그랬다.  SBS가 받은 필체 감정서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그게(SBS 기자가 가져간 편지) 사본이었다. 사본을 가지고 감정하면 무리가 있기에 사본 감정은 안 한다. 원본은 눌러쓴 표시가 있지만 사본은 없다. 사본은 글씨 특징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원본을 갖고 실험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사본’이었다.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베테랑 직원 4~5명이 같이 실험하면서 동료들 간 의견을 거쳐 나왔다.  사건과 연관된 언론사, 정부 등의 입장이 부담되지 않았나.  -전혀 상관없다. 우리는 증거물이 들어오면 과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다. 누가 관여됐는지 상관 없다. 나도 직원들한테 전혀 얘기 안 한다. 오래 근무했지만 그런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듣지도 않을 것이다. 감정서에 내 이름을 쓰고 법정에 가서 증언을 한다. 다른 사람이 (결과를 바꿔달라고) 말한다해서 바꾸겠나. 자기가 증언하고 자기가 책임지는데 그런 일은 생길 수가 없다. 밖에서 누가 뭐라해도 상관 없는 체제로 돼 있다.  ‘왕첸첸(전모 씨)’의 필체인지에 대해 발표하지 않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정자로 쓴 것과 필기로 쓴 것에 대해 맞춤법적으로 틀린 요인들이 몇 개가 나왔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 발표 전까지 충분히 논의하고 자체 리뷰를 여러 번 한 것이기에 확신이 있다.  국과수 결과로 경찰은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이대로 묻히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여성 입장에서 묻는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원장으로서는 그런 것보다 감정이 정확해야 한다. 다음 일은 수사하는 분이 해야 할 일이다. 업무가 다르며 나눠지는 게 원칙이다.  재수사는 필요 없다고 보나.  -국과수는 증거물이 들어왔을 때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최선이다. 재수사 여부는 수사하는 분들이 할 얘기다.   ●최면 걸어 진범 잡아  만삭의 의사 부인 죽음이 타살이라고 확신한 근거는.  -그냥 뒤로 넘어질 때와 누군가에 의해 목 졸려 질식사했을 때 부검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용의자인 남편이 범행을 부인하는데 부검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나.  -어렵다.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그 다음부터는 판사가 결정한다. 우리는 요청에 의해 감정을 하지 먼저 하지 않는다.  범죄 심리를 이용하기도 하나.  -상당히 중요하다. 그 남편도 여기서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했다. 정말 거짓말을 했을 것 같은 부분을 물어봐야 하기에 질문 요령,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국과수는 프로파일러, 거짓말 탐지기, 법 최면도 활용한다. 법 최면은 심리학의 한 분야다. 2003년 오토바이를 친 뺑소니 차량의 끝 번호 하나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목격자를 데려다가 최면을 걸었는데 번호를 다 기억해내 진범을 잡았다. 사람들은 대개 차종은 기억하지만 번호판은 잘 기억하지 못 한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최면에 걸리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봤던 걸 다 기억해낸다.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해적의 멜빵, 석 선장 쏜 용의자를 찾다  지난 2월 오만에서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한발이 해군 것이어서 당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해군의 총탄이란 사실에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총알 한쪽이 편평하게 눌린 자국이 있었다. 이는 직접 쏜 게 아니라 어디 부딪쳤다가 유탄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다.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다.  해적의 거짓말을 밝혀낸 결정적 증거는.  -지난 설 때 여기는 비상이었다. 전날 의뢰를 받은 직원은 쉬지도 못하고 오만으로 갔다. 가장 범인이 유력했던 해적은 ‘나는 총을 한번도 안 쐈다.’고 말했다. 탄환이 발사된 총기를 조사하던 직원은 배 안에서 총기를 어깨에 멜 때 쓰는 멜빵을 발견, 유전자 검사를 했다. 땀이나 손의 지문이 충분히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 해적과 동일한 유전자가 나왔다.  드라마 ‘싸인’, 국과수에서도 인기가 많았나.  -처음부터 대여섯편 정도 봤다. 직원들도, 나도 많이 불편했다. 특히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은 과학하는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우리와 같지 않은 모습을 극화하니까. 다만 전체적으로 연구원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들에게 국과수를 알리는 기회가 돼 긍정적이었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부 대사를 읽어준 뒤)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나.  -‘과학적인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대사도 좋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마지막이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이란 구절이다. 이곳은 그분들이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다. 그분들이 뭔가 마지막까지 몸으로 얘기하려는 걸 들어줘야 한다. 만약 안 들어주면 그분들은 그냥 이 세상을 (억울하게) 떠나게 되는거다. 우리에게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 부검은 숭고하다. 극중 원장으로 나오는 전광렬씨가 자신의 친구가 열악한 근무 조건 때문에 숨지자 다시는 그런 조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지 정말 반성하게 됐다. 극중에서 원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순수하게 국과수와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동이었다.  드라마처럼 자살, 타살에 대한 판단이 즉각 서나.  -질식사도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고, 추락사처럼 자신이 뛰어내린 것과 밀어서 뛰어내린 것들은 금방 판단이 안 된다.  드라마와 현실의 국과수 모습 중 닮은 점은.  -집념이다. 끝까지 진실을 찾아내려는 마음은 우리 직원들과 똑같다. 감정하는 과정은 별 차이가 없었다.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점은.  -아주 큰 차이점은 증거물을 싹 바꾸는 것. 극중 고다경(김아중)이 증거물을 가지고 나간다. 그러나 현실에서 경찰로부터 넘겨진 증거물은 바코드가 다 붙고 어디로 가는지 표시가 난다. 증거물을 빼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증거물 중 일부가 사라지면 실험을 할 수 없다. CCTV가 다 깔려 있다.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법의학자들끼리 부검 결과가 다를 땐 어떻게 하나.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팩트는 하나다. 사실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 계속 전체 토의를 해 팩트에 가장 가까운 답을 내린다.  외압으로 유전자 검사나 부검 시 방해가 될 때가 있나.  -그런 건 받지도 않고, 없다. 외부에 있는 분들이 전혀 감정 얘기를 안 한다.  내부 권력 암투는 존재하나.  -나보고 암투를 거쳐 원장이 됐냐고 누가 묻던데 전혀 아니다. 연구원에 오래 있던 분들 중에 지원해서 뽑는다.  원장과 직원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수평 관계다. 한달 이상 고민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가는 건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거다. 그런 직원들을 참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현실 속 국과수는 어떤 곳인가.  -굉장히 고립돼 있다.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한 케이스를 갖고 씨름하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 융통성이 없다고들 한다. 가족적이긴 하지만 사교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매우 우수한 직원들이 있다. 국과수의 힘은 인재다. 항상 음지에서 수사를 지원하면서 죄가 있는 사람, 죄가 없는 사람을 판정해주는 기관이다.  직원이 가장 갖춰야할 덕목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기가 맡은 케이스에 정말 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거기에는 항상 피해자가 있고 다른 사람들이 연결돼있다. 하나뿐인 과학의 진실은 밝히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험과 지식, 열정을 갖고 해야 한다.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사건 등 대형재해가 났을 때 유가족을 대할 때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국과수에 적합한가.  -이 일은 꼼꼼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모기 눈물만큼 적은 양의 유전자를 분석하려면 꼼꼼해야 한다. 일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드라마 주인공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처럼 일하는 직원도 있나.  -많다. 그분보다 더 낫다. 일에 대한 열정, 집념은 질 사람이 한명도 없다.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 2008년 부임이래 2년 9개월간 목표는 이룬 것 같나.  -원으로 승격한 건 큰 자부심이다. 올해는 5월 아시아국과수학회를 우리나라에서 유치해 아시아를 선도하려 한다. 9월에는 세계학회(2014년 예정)를 유치하고자 한다. 세계 속의 국과수로 가자는 목표로 기초를 만들고 있다.  최근 다른 나라와 연대해 일한 적 있나.  -있다. 뉴질랜드 지진 참사 때 법의학, 법치의학자들이 가서 한·중·일 시신들에 대해 유전자 구분을 하고 왔다. 불에 타도 이는 남는데 이 치료 방법이 국가마다 다르다.  3년간 수장을 맡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일 어렵고 안 되는 게 예산 작업이다. 과학수사는 장비와의 싸움이다. 얼마나 좋은 장비를 가지고 실험하느냐에 따라 시간도 줄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예산 대부분이 장비비용인데 지금 장비는 옛날 것들이 많아 첨단 장비로 바꿔야 한다. 여기 이사온 지 25~30년이다. 건물도 옛날식으로 지어 환기도 안 된다. 에이즈·결핵 환자 시신 등에 대한 부검은 사실 위험 부담율이 매우 크다. 일주일에 2000건씩 들어오는 증거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50명의 인력이 감당하는 것도 무리다.  국과수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분야가 넓고 다양하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부검하는 법의학자 23명. 유전자 분석팀 50명.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10명. 문서감정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이곳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내 딸도 이곳에서 일했으면”  남은 과제는.  -연구원의 감정결과를 전부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우리의 결과가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인정받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 법의학 수준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다. 인도네시아 지진 해일 때 숨진 자국민(18명)을 모두 찾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뉴질랜드 등에 강연도 간다.  부검에 대한 유가족의 인식을 바꾸려면.  -유교사상 때문에 아직도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미래에 영상 부검, 컴퓨터 단층 촬영(CT) 같은 걸 활용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정 원장에게 국과수란 어떤 존재인가.  -국과수와 나는 아주 가깝다. 연구원이 1955년 설립됐는데 내가 1955년생이다. 대학 때 연구원에서 나온 강의를 듣고 여기로 오게 됐다. 하루 일의 90%가 이곳 일이다. 남편(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도 여기서 만났고, 내 딸(고2·유학중)도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다. 너무 매력적이고 지금도 일이 참 재미있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이곳은 매력적인 직장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정희선 원장은 ▲출생 1955년 6월 6일 충북 충주 ▲가족 남편 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 딸 1 ▲학력 충주여고-숙명여대 약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박사 ▲입사 1978년 국과수 이화학과 근무 ▲이력 국과수 초대 원장(2010년 10월), 국과수 최초 여성 소장(2008년 7월), 국과수 법과학부 부장, 국과수 마약분석과 과장, 국과수 약독물 과장 ▲수상 비추미여성대상 별리상, 몽골정부 전문가 훈장, 옛 과학기술부 선정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서울신문 선정 마약퇴치 대상 등 국과수에 들어가려면] “탐구정신 중요… 올부터 학력제한 폐지” 드라마 ‘싸인’의 영향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희선 국과수 원장은 지난 21일 국과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탐구정신”이라면서 “그냥 보지 않고 왜 이럴까, 아까 것과 어떤 게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끈기와 집념이 있어야 한다.”면서 “한 케이스를 맡으면 끝까지 찾아낸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법의학자 외에도 유전자 분석,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문서감정팀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영상분석팀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시켰다고 정 원장은 전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국과수 채용은 행정안전부에서 일괄 배치하는 공채(5·7·9급)를 제외하면 모두 특별채용이다. 인터넷 홈페이지(www.nisi.go.kr) 등을 통해 수시로 뽑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채에는 석사 이상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행안부 방침에 따라 학력제한이 폐지되면서 올해는 지원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소요정원은 26명이다. 자연과학 기술분야(이과)에 근무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는 10년차급 의사들을 뽑으며 행안부에서 공무원 4~5급(의무사무관)을 일괄 채용한다. 약·독극물·마약을 분석하는 보건연구사, 화학 분석을 담당하는 공업연구사,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공중보건연구사 등도 있다. 연구사는 통상 석사 이상, 연구관은 박사 이상이 지원했다. 연구사와 연구관은 공무원 6~7급에 해당한다. 특채는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국과수 인사채용 관계자는 “5월 초 공무원 채용박람회를 하는데 행안부 인사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채용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화학 분야는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과수는 업무강도 대비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현재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의 경우 정원 23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다. 하지만 정 원장은 방송 이후 올라간 국과수의 위상을 실감하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 고등학생이 정식으로 국과수에 민원을 보내 어떻게 해야 국과수에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미래의 직업으로 이곳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법의학자 자리도 지원자가 생겨 조만간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의학자의 연봉은 6000만~7000만원 정도다. 33년간 국과수를 지켜온 정 원장은 “미지의 물질을 찾는 기쁨이 사건의 해결로 이어지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만으로 국과수는 선택된 자부심을 느낄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스마트폰 ‘좀비폰’으로 악용될 수도

    스마트폰 ‘좀비폰’으로 악용될 수도

    스마트폰은 휴대전화 기능을 갖춘 컴퓨터다. 스마트폰도 일반 PC와 마찬가지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커의 의도대로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좀비폰’으로 바뀔 수 있다. 22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안 현실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태로 지난해 8월 국내 안드로이드 전용 악성코드가 처음 출현한 후 현재까지 발견된 악성코드는 2151개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스마트폰 155대가 악성코드인 ‘트레드다이얼’에 감염됐다. 악성코드는 사용자도 모르게 50초 단위로 국제전화를 걸어 요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유료 과금 전화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는 바이러스와 스마트폰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악성코드가 나타났다. ‘3·4 디도스 공격’처럼 스마트폰을 통한 디도스 공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의 보안 취약점도 원인이 된다. 무선랜(와이파이)이 더 많은 위협에 노출돼 있어 스마트폰으로 착신 전화를 할 때 해커에 의해 좀비폰으로 둔갑하면서 디도스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 이형우 한신대 교수는 “현재 mVoIP 서비스 업체들이 인증을 강화하기 위한 암호화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악성코드에 감염된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사이트에 대량 접속하면 서버가 검증하지 못해 좀비폰으로 인한 ‘디도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외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발견된 악성코드 10개 중 9개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검증이 안 된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다가 좀비폰으로 둔갑할 수 있다. 정현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전화 보안팀장은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와 앱이 많이 공개돼 전문가가 클릭 몇번만 하면 악성코드가 만들어진다.”며 “해커가 좀비폰으로 디도스 공격을 시도하면 그 파괴력은 좀비 PC를 동원한 공격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앱 정품 사용… 백신 업데이트도 중요

    앱 정품 사용… 백신 업데이트도 중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스마트폰 메신저’에 대한 도청·스니핑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내 손안의 스마트폰 보안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개인정보 유출과 데이터 조작, 기기 오작동, 사생활 침해 등 광범위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선 ‘WPA2’ 기술 적용해야 스마트폰 보안의 제1원칙은 정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탈옥’ 등 자의적인 해킹을 통해 설정을 마음대로 변경한 단말기는 외부 공격에 노출된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앱)은 내려받지 않는 게 좋다. 해커들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앱에 악성코드를 심어놓는 경우가 많다.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의 방문도 삼가고, 보안이 취약한 중소형 쇼핑몰에서의 거래도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용 백신을 설치하면 좀비폰의 공포를 줄일 수 있다. 해커들의 해킹 능력이 진화하는 만큼 백신의 업데이트도 중요하다. mVoIP를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들은 무선랜을 최상위급 암호화 기술인 ‘WPA2’로 바꾸는 게 안전하다. 가정에서는 보안 설정이 없는 무선랜에서는 인터넷뱅킹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무선전송) 기능은 사용할 때만 켜 둬야 한다. 의심스러운 메일은 첨부파일을 열지 않는 편이 낫다. ●‘블루투스’는 사용때만 켜 둬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올해 말을 목표로 사용자 본인이 스마트폰 보안을 점검하는 자가진단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안 우려가 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으로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전길수 KISA 악성코드 분석팀장은 “자가진단 서비스를 통해 수출 주력품목인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의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평창 홍보대사’ 연아 데뷔

    ‘평창 홍보대사’ 연아 데뷔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가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활동에 본격 나선다. 우선 김연아는 22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74차 서울국제스포츠기자(AIPS) 총회 개회식에 참석한다. 김연아는 개회식 단상에 올라 짤막한 환영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8개월 만에 귀국한 김연아는 총회 개회식에 참석하는 데 이어 다음 달 3~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스포트어코드’(Sport Accord)에서 평창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이후 김연아는 각종 국제 행사에 잇따라 나서 평창 홍보전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용품전시회 등이 펼쳐지는 스포트어코드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50~60명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평창과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등 후보도시들은 7일 프레젠테이션(PT)을 갖는다. 현재 평창유치위는 김연아를 앞세운 PT 전략을 놓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스포츠기자 서울총회에서도 유치 후보도시들이 나란히 PT를 펼친다. 평창은 지난 실사 기간 드러난 단점을 보완해 개최 능력과 국민 지지 열기를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된다. 평창은 23일 PT에서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연맹(FIBT) 부회장을 내세워 경기장 시설 등 평창의 장점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PT는 뮌헨, 안시, 평창 순으로 15분씩 진행된다. 앞서 22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환영 만찬을 열고, 25일에는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환송 만찬을 주재해 평창을 홍보하게 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씨줄날줄] 오디세이/박대출 논설위원

    오디세이(Odyssey). 미국의 화성탐사선이다. 2001년 10월 23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중궤도 위성이동통신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미국 MS사는 윈도 운영 체제의 코드 이름으로 썼다. 꿈, 도전, 지혜를 상징한다. 정반대로도 사용된다. 방황, 방랑, 허약함이 요체다. 오디세이기(期)는 20~30대 방황기를 말한다. 성인답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다. 한국의 캥거루족, 영국의 키퍼즈, 캐나다의 부메랑키즈, 이탈리아의 빅 베이비와 같다. 원조는 그리스 시인 호머(Homer)다. 오디세이는 장편 대서사시다. 트로이 원정 후의 귀향 여행기이자 모험담이다. 분량은 1만 2110행으로 24권에 이른다. 방대한 만큼 드라마틱하다. 역사와 신화를 넘나든다. 오디세이의 전편은 일리아드. 트로이 전쟁을 노래하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의 왕이다. 그리스 연합군 합류를 망설이다 고민 끝에 뒤늦게 참전한다. 트로이 목마를 고안해 승전을 견인한다. 원정 성공과 귀향은 꿈, 도전, 지혜다. 오랜 방랑과 표류는 그 과정이다. 20일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공습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전했다. 작전명은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 현대판 트로이 전쟁을 표방하고 있다. 작명(作名) 배경을 놓고 분석이 다양하다. 뒤늦은 참전은 오디세우스의 지혜를 따르는 모양새다. 명분 축적 뒤의 침공(侵攻)인 셈이다. 다국적군은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과 비슷하다. 미국이 밀어붙이는 위험 부담은 줄어든다. 트로이는 지중해 해상 왕국으로 한때 번영을 누렸다. 북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를 연상케 한다. 이번 작전을 역사적 공감대로 이어가려는 계산과 맞물린다. 다국적군은 막강하다. 그리스 연합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라팔과 스텔스, 토마호크 미사일에 카다피가 화들짝 놀랐다. 정전하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카다피의 미래는 다국적군에 달렸다. 마음만 먹으면 카다피 축출은 식은 죽 먹기다. 하지만 쉽지 않다. 중국,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다. 다국적군은 따로 움직이는 기류다. 중앙사령부가 아직 없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지상군 투입도 미정이다. 트로이는 멸망했다. 리비아 사태는 트로이 전쟁과 닮은꼴이다. 어떤 닮은꼴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카다피 퇴진일지, 끝 모를 전쟁으로 이어질지. 트로이처럼 10년 전쟁은 피해야 할 것 같다. 다국적군의 결단이 필요하다. ‘오디세이 새벽’을 꿈과 지혜로 매듭지어야 한다. 망설이면 방랑과 표류로 이어진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日대지진 관련 악성코드 기승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악성코드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지진, 천안함 침몰 등 대형 사건·사고 등의 이슈를 악용한 바이러스, 피싱 공격 등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과 맞물린 악성코드 공격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위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한 유포로 SNS 메시지의 단축 URL(URL Shortening)을 통한 허위 백신 유포나 피싱 공격의 사례가 발견됐다. 구글 검색 엔진으로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등의 기사를 검색할 경우 허위 백신을 설치하는 웹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번에 발견된 워드 문서들은 모두 이메일의 첨부 파일로 유포됐고, ‘Disaster in Japan(Watch Report).doc’, ‘Understanding Japan’s Nuclear Crisis.doc’ 등의 파일명으로 클릭을 유도한다. 해당 파일을 실행하면 곧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이용할 때 이상한 메시지의 단축 URL 클릭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장기하와 얼굴들’서 독립선언 ‘미미시스터즈’

    ‘장기하와 얼굴들’서 독립선언 ‘미미시스터즈’

    유난히 흰 피부에 도드라져 보이는 붉은 입술, 1960~70년대 유행했던 복고풍 원피스, 망사 장갑 등으로 무장한 무표정의 2인조 여성 그룹 ‘미미시스터즈’에는 ‘큰 미미‘와 ‘작은 미미’가 있다. 전체 관람가 수준으로 설명하면 크고 작고의 기준은 키와 몸무게, 19세 이상 관람가로 이야기하면 가슴이 더 크고 작고의 차이란다. 진짜 이름은영원히 공표하지 않을 작정이다. 콘셉트 자체가 ‘지상 최고로 도도한 신비주의’다. 평소에는 일반 직장을 다니며 친구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20~30대 여성이지만 미미시스터즈라는 옷을 입고 대중 앞에 서는 순간, 그녀들은 세상 누구보다 도도해진다. 미미시스터즈에게 ‘말’이란 불필요한 장신구다. 손짓, 몸짓 하나로 소통하는 게 즐겁다. 미미시스터즈는 3년 전 ‘장기하와 얼굴들’ 곁에서 코러스와 안무를 담당하며 대중들에게 처음 얼굴을 알렸다. 그런데 돌연 장기하와 ‘협의 이혼’을 선언했다. 장기하에게서 독립, 1집 앨범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거야’를 낸 것. 이혼사유? “미미시스터즈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서”란다. 지난 17일 서울 서교동 붕가붕가레코드 사무실에서 미미시스터즈를 만나 봤다. “프로 음악인은 아니지만, 음악이 굉장히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냉면집 탐방, 자전거 여행 등을 통해 만난 뮤지션 ‘서울전자음악단’, ‘로다운 30’, ‘크라잉넛’ 등을 유혹했죠(웃음). 흔쾌히 이번 앨범 작업에 함께해 주셨어요.” (큰 미미) “올 여름에 장기하 앨범이 나올 예정인데 미미시스터즈 데뷔앨범과 비교해 들어보시면 왜 서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됐는지 알게 되실 거예요. 음악 색깔이 많이 다르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시간 나면 함께 술도 마시는 좋은 친구예요. 그런데 회사에서 협의 이혼이란 말 쓰지 말라고 했는데…(웃음)”(작은 미미) 미미시스터즈의 데뷔 앨범에는 ‘록의 대부’ 신중현(73)이 작곡하고 ‘바니걸스’가 부른 ‘우주여행(16분 34초)’, 김창완(57)이 프로듀서로 나서 가수 인희의 ‘폭탄소녀’를 리메이크한 ‘다이너마이트 소녀’ 등 8곡의 곡이 실려 있다. 큰 미미는 “디지털 음원이 하루 먼저 공개되고 나서 ‘초 일반인 같다’는 평이 많았어요. 오히려 기분이 좋더라고요. 미미시스터즈는 아마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했으면 바로 탈락했을 거예요. 평가 기준이 테크니컬하잖아요. 저희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작은 미미는 “저희가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하게 된 이유”라고 거들었다. 3년 전부터 미미시스터즈로 활동하고 있는 큰 미미와 작은 미미는 사실 10년 전 12월 31일 처음 만났다. “서울 변두리 어딘가에 있는 작은 막창집에 각자 손님으로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었어요. 테이블이 3개가 전부일 정도로 작고 허름한 가게였죠. 한해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얼큰하게 취한 손님들이 모두 친구가 됐지요.” 그때 큰 미미와 작은 미미도 처음 만나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됐다며 큰 미미가 호탕하게 웃었다. “솔직히 취향은 좀 달랐어요. 하지만 말이 통하는 데다 동갑이라 금방 친해졌죠. 매일 통화하고 집에서 떡볶이를 해먹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기타 코드 3개를 배운 뒤 ‘감수광’이란 노래를 연주할 수 있게 됐어요. 너무 기쁜 마음에 새벽 2시에 기타를 멘 채 택시를 타고 큰 미미네 집으로 달려가 들려줬습니다.”(작은 미미) 미미시스터즈라는 이름은 이들이 평소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의 닉네임에는 공통으로 ‘미’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이를 보고 한 친구가 무심코 “그냥 미미시스터즈 해라.”라고 말한 것이 굳어졌다. 그 이름을 지어준 친구는 장기하와의 인연도 만들어줬다. 작은 미미는 “원래 그 친구를 통해 기하를 만나게 됐어요. 근데 너무 만남이 극적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예전에 인터뷰할 때는 저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데 장기하가 그 모습을 보고 삼고초려를 해 두 여인을 모셔왔다고 둘러대기도 했어요.”라고 고백(?)하며 깔깔깔 웃었다. 앙 다문 입술로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종전 ‘신비주의’ 콘셉트와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신비주의에 얽힌 웃지 못할 일화도 많다. “큰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다 보니 몇 년 전 인터넷에 미미시스터즈의 민낯이라며 사진이 돌았어요. 문제는 저희 사진이 아니었다는 거죠.”(작은 미미) “사실 네티즌 수사대의 능력만 놓고 보면 저희 신상을 밝히는 데 하루도 안 걸릴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미미시스터즈의 신상을 모르는 게 더 재미있다며 (수사하지 않고) 그냥 지켜주세요.”(큰 미미) 대선배 인순이에게 혼난 일화도 유명하다. 2009년 7월 가수 이문세가 진행하는 한 라디오방송에 함께 출연한 인순이가 도통 말을 안 하는 미미시스터즈에게 “인사성이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 후에 오해가 풀려 ‘화해 인증 샷’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미미시스터즈는 데뷔앨범 배송 서비스에 직접 나섰다. “1집 CD와 떡, 직접 준비한 오미자차 등을 들고 서울 강남의 사무실 직장인, 목동의 세 살배기 아기, 경기 안산의 슈퍼마켓 사장님을 만나러 가요. 그런데 왜 이렇게 떨리죠?” 일상 속의 그녀들에게서는 도도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TV 비평] ‘출생의 비밀’ 안방극장 점령 왜?

    [TV 비평] ‘출생의 비밀’ 안방극장 점령 왜?

    요즘 안방극장은 ‘출생의 비밀’을 빼놓고 인기를 논할 수 없다. 시청률 40%를 돌파한 KBS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야’는 전반부엔 주인공 동해(지창욱)의 출생 비밀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가더니 최근에는 동해 엄마인 안나(도지원)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한 드라마에서 똑같은 코드가 두번이나 반복되고 있는 것. 이 방송사의 수·목 드라마 ‘가시나무새’도 유경(김민정)이 친모(親母)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극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월·화극 1위로 올라선 MBC 미니시리즈 ‘짝패’ 역시 운명이 뒤바뀐 천둥(천정명)과 귀동(이상윤)의 이야기가 주요 뼈대다. 신분이 뒤바뀐 귀동이 출생의 진실을 의심받으면서 시청률(17.7%)이 본격 상승해 경쟁 드라마(SBS ‘마이더스’, KBS ‘강력반’)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도 한순간에 인생이 뒤바뀐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병원 측의 실수로 30년을 다른 부모 밑에서 살아온 여주인공 한정원(김현주)과 황금란(이유리)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시청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같은 방송사의 ‘욕망의 불꽃’도 윤나영(신은경)-백인기(서우) 모녀와 김영민(조민기)-김민재(유승호) 부자의 ‘출생의 비밀’ 코드를 끝까지 놓지 않고 있다. 아무리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광속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이처럼 고전적인 소재가 다시 전면 배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드라마는 외국에 비해 유독 혈연 의식이나 가족 코드가 강하고, ´출생의 비밀’이라는 극적인 코드를 통해 신분 상승에 대한 대리만족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과거에는 ‘출생의 비밀’ 자체가 극의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초반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면서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적으로 신분이 상승하는 데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호기심을 건드린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장은 “핏줄 이야기는 통속적이긴 하지만 중·장년층에게 호소력이 있기 때문에 시청률을 감안해서라도 외면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자칫 ‘막드’(막장 드라마)가 될 소지가 다분하고 다양성을 해쳐 드라마 시장 발전을 퇴행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 교수는 “인간에 대한 충분한 성찰로 이어지지 않고 말초적인 호기심만 자극한다면 현실 인식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박경림 “가수데뷔? 성대결절들에게 희망 줬다”

    박경림 “가수데뷔? 성대결절들에게 희망 줬다”

    슈퍼스타K2로 스타덤에 오른 장재인의 스승인 정원영과 방송인 박경림이 Mnet ‘비틀즈코드‘에 출연해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2000년 초 가수로 전격 데뷔해 그해 골든디스크 수상까지 하는 기염을 토한 박경림은 자신이 가수 데뷔에는 박수홍의 공이 컸다고 밝혔다. 박경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성대결절 수술을 한 뒤 관리를 잘못해 지금의 목소리가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높았기 때문에 항상 음악을 가까이 했다.”고 말했다. 당시 박경림의 데뷔 앨범은 25만장이 팔리며 인기를 모았다. 박경림은 ““나의 가수 데뷔를 두고 일각에서는 ‘가요계의 불황이 너로 인해 시작됐다’는 다소 재미있는 말도 있었지만, 나의 가수 데뷔는 전국 성대결절들에게는 희망을 줬다”고 전해 큰 웃음을 줬다. 이밖에도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서툰 영어 때문에 유학생활 2년내내 재미있는 사람으로 알려진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한편 박경림은 정원영과 매주 토요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라이브 음악쇼 Mnet ‘엠 사운드플렉스’의 공동 진행을 맡고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경림과 정원영의 특별한 평행이론은 오늘 17일 밤 12시 M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설의 록밴드 ‘이글스’ 첫 내한공연] 40년 목마른 기다림… 벅찬 감동 190분

    [전설의 록밴드 ‘이글스’ 첫 내한공연] 40년 목마른 기다림… 벅찬 감동 190분

     1971년 여가수 린다 론스태드의 반주를 담당하는 밴드가 있었다. 누구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1972년 이글스라는 이름으로 레코드사와 정식계약을 맺고 데뷔앨범 ‘이글스’와 싱글 ‘테이크 잇 이지’를 발표했다.  꼭 40년 전, 미국이 자랑하는 명품밴드 이글스의 시작이다. 1982년 음악적 견해 차이로 깨졌지만 1994년 다시 뭉쳤다. 당시 한국 팬들도 환호했지만 먼 발치에서 바라볼 뿐. LP나 라디오, 혹은 DVD로 공연실황을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호텔 캘리포니아’에 관객들 열광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시작 1시간여 전에 이미 올림픽대로부터 일대 도로까지 주차장으로 변했다. 약속된 오후 8시가 다가올수록 공연장을 촘촘하게 메운 1만 1000여명의 팬들은 숨을 죽인 채 기다렸다. 글렌 프라이(63·기타), 돈 헨리(64·드럼), 조 월시(64·기타), 티머시 B 슈미트(64·베이스) 등 전성기 멤버가 고스란히 뭉친 터라 더 설렜을 것.  내한공연에서 ‘18번’은 막바지나 앙코르에 배치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글스는 달랐다. 6번째 곡으로 대뜸 필살기를 꺼내들었다. 트럼펫 간주와 맞물려 익숙한 기타 전주가 흘러나왔다. 무대 뒤로는 석양이 질 무렵 듬성듬성 야자수가 놓인 황량한 캘리포니아의 낯익은 풍경(1976년 발표한 ‘호텔 캘리포니아’ 앨범 재킷)이 펼쳐졌다. 눈치를 챈 관객들의 함성으로 데시벨은 한껏 치솟았다. 팝 역사상 최고의 명곡 으로 꼽히는 ‘호텔 캘리포니아’. 1976년 발표됐지만 그보다는 재결성 직후인 1994년 내놓은 ‘헬 프리지스 오버’ 앨범에 삽입된 라이브가 더 유명한 곡이다.  너무 빨리 불을 붙인 건 아닐까. 기우였다. 한 호흡을 건너뛰더니 티머시 B 슈미트가 특유의 구슬픈 고음으로 또 다른 히트곡 ‘아이 캔 텔 유 와이’를 불러 들뜬 분위기를 이어갔다.  잠시 숨을 돌리고 무대에 돌아온 4명의 노병들은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앉았다. 이번에는 주거니받거니 솔로 곡을 불렀다. 이글스란 밴드가 특별한 까닭은 탄탄한 연주는 기본인 데다 멤버 전원이 전혀 다른 컬러의 메인 보컬로 손색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웬만한 아카펠라 그룹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화음도 일품. 기타를 훑는 손놀림과 착착 감기는 드럼 연주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노장들이 27곡을 쏟아낸 뒤 무대에서 사라지자 팬들은 간절하게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연호했다. 잠시 뒤 ‘테이크 잇 이지’와 ‘데스페라도’ 등 한국 팬들이 꼭 듣고 싶었던 3곡을 선물로 안기고 190분의 평생 잊지못할 무대를 끝냈다. 보통 내한공연에서 많아야 20곡 안팎임을 감안하면 40년 묵은 갈증을 풀기에 충분했다. ●무대서 사라지자 팬들 “앙코르 앙코르”  공연을 주최한 CJ E&M 관계자는 “이글스 몸값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는 건 애초 무리”라면서 “구매력을 가진 중장년층이 이글스처럼 차원이 다른 공연을 직접 경험토록 해 공연장을 찾는 층을 넓혀 간다는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고] 손진석 오아시스레코드 대표

    1960~70년대 가요계를 이끌었던 손진석 오아시스레코드 대표가 13일 오전 9시 40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83세. 경기 안양에 위치한 오아시스레코드는 지구레코드와 함께 국내 양대산맥을 이룬 레코드사다. 나훈아, 조미미, 이수미, 방지연 등 당시 가요 시장을 주름잡던 가수들이 이곳에서 음반을 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오아시스는 지구와 함께 1960~70년대 음반 시장을 장악한 곳”이라며 “유명 가수들뿐 아니라 김학송, 이호 등 유명 작곡가들도 그곳을 기반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기 벽제 서울시립승화원. 유족으로 미국에 사는 아들 종무씨와 딸 소영씨가 있다. (02)2227-7550.
  • 인터넷통해 ‘퀀텀점프’…지금 당장 실천하세요

    인터넷통해 ‘퀀텀점프’…지금 당장 실천하세요

    각 분야 명사들이 18분씩 릴레이 강연을 펼치는 지식 콘퍼런스 ‘테드’(TED). 그 지역행사인 ‘테드엑스서울대’(TEDxSNU)가 12일 서울대 경영대 SK관에서 열렸다. 테드는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행사. 짧은 강연 8개로 구성된 이번 행사의 주제는 ‘퀀텀점프’(비약적 성장과 도약을 보이는 현상)다.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가 8명이 각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방청객과 나누며 ‘세상을 바꾸는 18분간의 환상적인 지식 릴레이’를 펼쳤다. “정말 흥분되고 기대돼요. 이번 강연을 통해 꽉 막힌 제 사고가 좀 유연해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12일 오후 1시 30분 서울대 경영대 SK관. 행사 시작 30분 전인데도 대회장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한국 말이 서툰 금발 머리의 유학생도, 앳된 얼굴의 신입생도 모두 설렘에 긴장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노트북과 태블릿 컴퓨터를 들고, 강연과 관련된 기사를 찾거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나누고 있었다. 오후 2시.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행사장 단상 마이크 앞에 섰다. “이제 테드SNU 강연을 시작합니다.” 개회가 선언되자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그렇게 ‘퀀텀점프’(비약적 성장과 도약을 보이는 현상)를 주제로 한, 18분간의 지식 나눔 축제가 막이 올랐다. 첫 번째 강연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가 맡았다. 벤처회사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권 대표는 “퀀텀점프를 위해선 실천과 인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저는 과학에 아주 관심이 많았죠. 그때부터 호기심이 남달라 참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지요. 초등학교 2학년이 많은 실험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집안 살림을 많이 망가뜨렸다는 거죠.”라며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권 대표는 “노래를 녹음해서 레코드판과 같이 만들어 보려고 목욕탕 하는 친구집에 가서 에코 효과를 낸 판을 만들어 보기도 했죠.”라며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첫 번째 퀀텀점프의 요소를 ‘실천’이라고 꼽았다. “누가 이걸 안 만드나 이런 생각만 하지 말고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생각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연자는 ‘페이스북 에라’를 번역한 전성민씨. 전씨는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중에 있다. 전씨는 “앞으로 컴퓨터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에서 퀀텀점프가 일어날 것”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중국 푸단대에서 석사를 밟고 있을 때 후배가 뉴델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뉴델리에 있는 지인에게 그 친구를 한번 만나보라고 했죠. 그러자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몇분 뒤에 그 둘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대화를 시작하더니 그날 저녁에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더군요.”라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전씨는 “전 세계 6억명이 이런 소셜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서 “페이스북은 기존의 인프라보다 훨씬 뛰어난 매개체이고 이를 통해 맞춤형 광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강연 마지막에 “최근 들어 인터넷에 오히려 자신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이를 통해 교류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앞으로는 컴퓨터를 통한 사회적 관계의 형성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퀀텀점프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연사로 나온 신현욱 팝펀딩 대표는 컴퓨터가 개인 간의 직접 거래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현재 인터넷을 활용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금융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신용불량자가 돼서 제도권 금융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팝펀딩의 P2P(Peer to Peer) 금융서비스를 통해 신용등급이 7, 8 등급인 사람도 다시 금융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런 절차가 무지하게 귀찮아요. 빠르지도 않고 과정도 간단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바로 여기 모인 분들 때문이죠.”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네 번째 강연자인 이준환 서울대 교수는 “디자인과 기술이 사람을 위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면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내비게이션도 디자인과 기술이 사람을 위해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기술이 사람이 처한 개별적인 상황까지 고려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면서 “휴대전화 벨소리도 회의 중일 때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 다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정보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도 우리가 원하는 정보만 강화되고 나머지는 간략하게 표기되는 식으로 디자인과 융합돼 나타날 때 퀀텀점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예로 “내비게이션에서 우리 집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는 그에 필요한 만큼만 제공돼야지, 도시개발을 하듯 광대한 지도는 필요없다. 앞으로의 정보 체계는 인간의 필요에 맞게 제공돼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인간의 인식을 돕는 디자인과의 결합은 필수”라고 전했다. 다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정지훈 관동의대 융합의학과 교수는 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 교수는 “거대한 기술과 지식만이 사회를 행복하게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죠.”라면서 “하지만 우리 학계는 SCI논문을 몇개 쓰느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이어 “거대한 과학 이론의 발견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이것을 어떻게 인간에게 유용하게 사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04년 쓰나미가 났을 때 일본에서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를 많이 지원했는데 그게 3년 후에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다 못쓰게 됐어요. 왜냐고요? 고장이 나면 고칠 사람이 없어서죠.”라면서 “반면 영국의 의사들이 자동차 부품을 활용해 만든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장치는 정말 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여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권정혁 KTH 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웹과 애플리케이션이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퀀텀점프를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연구원은 “현재 웹과 앱을 사용하는 플렛폼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휴대전화, 태블릿 컴퓨터, 데스크톱, 게임기, 티비 등 총 20여개의 플랫폼에 적용되기 위해 각각의 프로그램이 따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인터넷 플래시 부문에서 상당히 앞서 나갔는데 요즘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라면서 “올해를 놓치면 다시 인터넷 분야에서 퀀텀점프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곱 번째 강연자인 이재석 아이크리에이트 창의성 연구소 대표는 “당신의 퀀텀점프는 언제였나요.”라는 질문으로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가끔 건물 안쪽에 ‘당기시오’라고 써 있는데 만약 건물 안에서 화재가 난다면 당기시오가 맞을까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급하면 문을 밀게 돼 있는데 만약에 당기면 뒤에 있는 사람들과의 충돌이나 더 큰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을까요.”라며 세세한 부분에도 인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황리건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은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황 연구원은 “10년 전에 이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기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돼 그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때”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현재 사람들이 기술을 어려워하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기술에 다가갈 수 있게 바꿔야죠.”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의 움직임을 지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게임 캐릭터로 변하는 게임을 시연하며 “이렇게 즐거운 기술인데 세상에서 이것을 제대로 누리는 사람은 북미와 한국, 일본, 유럽 등 몇몇 선진국밖에 없다.”면서 “기술이 사람들을 닮아가는 쉬운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강연이 끝났음에도 참가자들은 자리를 뜰 줄을 몰랐다. 18분의 강연이 아쉬운지 몇몇 참가자들은 강연자를 붙잡고 궁금한 것들을 묻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배현호(29)씨는 “건축설계 일을 하는데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인 홍지혜(27)씨는 “새로운 지적 자극에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라면서 “기술이 인간을 닮아가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영화리뷰] ‘사랑이 무서워’ -식상한 임창정식 코미디

    영화에서 익숙함은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식상함이라는 위험 부담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10일 개봉한 ‘사랑이 무서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 완벽한 ‘퀸카’와의 사랑을 꿈꾼다는 익숙한 판타지는 이번에도 반복된다. 전형적인 임창정표 코미디 영화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재주밖에 없는 홈쇼핑 채널 시식 모델인 상열(임창정). 그에게 아름다운 외모로 뭇 남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동료 모델 소연(김규리)은 좀처럼 가까이 갈 수 없는 상대다. 하지만 소연을 짝사랑하던 상열에게 마침내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연인인 박PD(김태훈)의 아이를 갖게 된 뒤 배신당한 소연과 술을 마시게 된 것. 소연은 만취해 정신을 잃은 상열을 모텔에 데려다 주지만, 상열은 두 사람이 모텔에서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착각한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기가 두려웠던 소연이 상열의 아이를 가졌다고 거짓말한 뒤, 결혼의 기쁨에 들뜬 상열과 아이에 대한 비밀을 감추려는 소연의 숨바꼭질은 코미디 소재로서는 꽤 쓸 만하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딱 거기까지다.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도 탄탄한 시나리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신선한 요소나 의외의 웃음을 주는 구석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진부한 전개에 강한 자극을 주려고 동원한 화장실 유머와 각종 몸개그로는 식상함을 반전시키지 못한다. 영화는 상열 주위의 인물로 명부(박민환), 베로니카(김진수) 같은 캐릭터를 등장시켜 동성애 코드를 끌어들이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이미 생명력을 잃은 스토리는 회생 불가 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방식으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등 전체적인 영화의 균형만 깨뜨렸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색즉시공’ 등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임창정은 전작들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 김규리의 연기는 무난하지만, 코믹 연기 변신이라고 하기엔 다소 모자람이 있다. 출발 컨셉트와 시도는 좋았지만 코미디 영화일수록 더욱 치밀한 계산과 탄탄한 전개가 필요하다는 것만 확인시켜 준 영화였다. 15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마야문명 때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있다”

    “마야문명 때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있다”

    ”과테말라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 있다.” 40년간 드레스덴 마야코드를 연구한 한 독일인 학자가 최근 이런 주장을 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야코드를 해독한 결과 보물이 있는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것이다. 코드를 판독했다는 사람은 요하킴 리츠타익이라는 수학자다. 그는 “과테말라의 이사발이라는 호수 밑에 엄청난 금이 가라앉아 있다.” 며 “드레스덴 마야코드를 보면 금이 묻힌 경위와 위치가 정확하게 기술돼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금에 대한 설명은 드레스덴 마야코드 52쪽에 나온다. 666년 10월 30일 큰 지진이 일어 마야의 수도 아틀란이 무너졌다. 기록은 “마야의 법을 새겨놓은 금판 2156개가 지진으로 모두 땅에 묻혀 유실됐다.”고 적고 있다. 이 도시가 있던 곳이 지금의 과테말라 이사발 호수라는 게 요하킴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호수 밑에서 도시의 흔적이 발견됐다.”며 “유물을 찾으면 2156개 금판, 약 8톤 무게의 순금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산상 (금이 묻힌 위치에 대한) 오차는 10cm에 불과하다.”며 보물의 위치를 자신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북한 GPS 전파교란 2G 휴대전화만 영향

    지난 4일 서울 등 수도권 서북부에서 발생한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 장애는 2세대(2G) 휴대전화에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신 3사에 따르면 북한 개성 지역이 발신지인 GPS 전파 교란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SK텔레콤 970만명, KT 129만명, LG유플러스 902만명으로 모두 2000만명이 영향권에 있다. 북한의 전파 교란이 GPS 수신기를 이용해 신호를 동기화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지국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CDMA 방식으로 서비스되는 주파수 대역은 SKT 800㎒, KT와 LG유플러스는 1.8㎓로 이 대역을 사용하는 2세대 가입자는 앞으로도 단말기 시각 오류, 통화 일그러짐 등의 전파교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3세대 통신망인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에서는 교환기의 광케이블을 통해 표준시간을 정하기 때문에 시간 오류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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