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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기 “난 끼보다 노력파… 연기 점수는 75점”

    이승기 “난 끼보다 노력파… 연기 점수는 75점”

    “사실 데뷔 초·중반 너무 잘 풀린 것이 부담스러운 때도 있었어요. 작품이 잘 되는 것이 꼭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높은 기대가 버겁기도 했죠.” 가수는 물론 예능, 드라마까지 두루 섭렵한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28)에게도 남모를 고민은 있었다. 한동안 방송가에서는 그가 나오면 ‘시청률 불패’라는 속설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항상 기대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살아야 했다. 연예계 입문 12년 만에 ‘오늘의 연애’로 처음 스크린에 데뷔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개봉을 기다려 왔다. “언론 시사회 날 아침부터 손에 땀이 나고 조바심이 나더군요. 최대한 저를 내려놓고 힘을 뺀 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 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면 된다고 스스로 주문했어요.” ‘오늘의 연애’는 요즘 유행하는 ‘썸’을 주제로 젊은이들의 연애심리를 파고든 영화다. 술주정까지 받아주는 18년지기 친구면서 서로의 집까지 드나들지만, 연애는 하지 않는 준수(이승기)와 현우(문채원). 말 그대로 연인인듯 연인 아닌 알쏭달쏭한 사이다. 성실하다 못해 때로는 답답하기까지 한 초등학교 선생님 역을 마치 퍼즐의 한 조각을 맞추듯 절묘하게 구현해 낸다. 영화는 톡톡 튀고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를 썼다. ‘내 사랑 내곁에’, ‘너는 내 운명’ 등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던 박진표 감독의 안정적인 연출이 균형을 잡았다. 박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이승기를 놓고 시나리오를 썼다. “극중 준수는 빠르고 세련된 시대에 보기 힘든 우직한 인물이죠. 첫 영화라서 너무 안전한 캐릭터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고들 하시는데 오히려 ‘하던 것도 못하냐’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기에 쉽지가 않았어요. 준수는 진정성이 매력이기는 한데 도드라지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나름대로 유머 코드도 살리고 감정의 집착 같은 것을 부각해 웃기려고 노력했죠.” 잘 나가는 기상캐스터 현우는 유부남 PD 이동준(이서진)에 흔들리고 연하남 염효봉(정준영)과도 ‘썸’을 탄다. 정작 준수는 그녀의 폭언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현우를 지켜주는 ‘착한 남자’다. 현실에서 준수같은 남자는 일종의 판타지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물론 자기 이상형이 아니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냐”라고 맞장구를 친다. 그가 생각하는 극중 인물과의 싱크로율은 80~85%. 더 좋은 상대가 나올 때까지 애매한 만남을 지속하며 ‘썸’을 타는 요즘 세대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개인적으로 좋으면 ‘좋다’고 이야기하지 간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썸’도 욕심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가 다양해지고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정보가 많아지다 보니 자꾸만 더 욕심나는 상대를 찾는 거죠. ‘팜 파탈’이나 ‘나쁜 남자’에 잠깐 혹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불안한 사랑보다 진정한 사랑을 원하지 않을까요?” 이성에게 마음의 상처만 잔뜩 입은 준수와 현우는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겠다며 키스를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두 사람이 썸을 끝내고 사귀느냐를 결정하는 오묘하고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예쁘게 나오기보다 사실적으로 찍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소녀시대 윤아와 열애 중인 그의 연애관은 뭘까. “준수 같은 사랑을 하는 게 멋진 남자라고 생각해요. 진정성 있고 남자답고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죠. 남녀 사이에는 솔직해지면 해결될 문제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가수 이선희가 발탁해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풍파 심한 연예계에서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다. 물론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주변에서 피곤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편이에요. 제 고집만 피우기보다는 조언에 귀 기울이고, 어릴 적부터 힘든 일이 닥치면 어떻게든 되게 만들어 보자는 자세였어요.” 스스로의 연기 점수를 물었더니 “75점 정도만 준다. 더 노력하고 긴장을 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는 학창 시절 학생회장까지 맡으며 전형적인 모범생으로 살았다. 연예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 “공부를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웃음) 어떤 분야에서 이 정도의 성취나 결과를 뽑아낼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전 사실 끼가 많은 편도 아니고 후천적으로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연기는 70~80%를 노력으로 메워요. 노래할 때 목소리는 60% 정도는 타고난 것 같구요. 롱런의 비결요? 저를 기억해 주실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정우 “대중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란 무엇인지 감독 입장에서 알고 싶었죠”

    하정우 “대중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란 무엇인지 감독 입장에서 알고 싶었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스크린 속 멋진 몸뚱아리의 화려한 액션도, 가슴 먹먹하게 하는 절절한 눈빛도, 키득거리게 만드는 해학도 모두 배우들이 펼쳐 낸다. 촬영팀, 조명팀, 미술팀, 의상팀, 음악팀, 소품팀 등 수없이 많은 이들의 열정과 눈물이 더해져야 겨우 영화 한 편이 완성된다. 그럼에도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중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란 무엇인지 감독의 입장에서 알고 싶었습니다. 감독이 된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웃음의 코드를 의심하며,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버리는 과정이었지요. 저는 더이상 변명할 수 없는 감독이니까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삼청동 한 찻집에서 하정우(37)를 만났다. 2013년 데뷔작 ‘롤러코스터’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허삼관’을 연출해 내놓았다. 이제 어엿한 ‘감독’으로 호명되기에 손색이 없다. 그의 첫 작품(롤러코스터)은 난해한 웃음 코드로 ‘마니아용 블랙코미디’라는 묘한 평가를 받았다. 관객은 27만명에 그쳤다. 첫 영화는 연출에 대해 갓 틔운 열망의 싹이었다. 그는 “사실 ‘롤러코스터’는 독립영화로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계면쩍게 웃으면서도 “첫 영화를 찍고 난 뒤 나 혼자만 웃긴다고 생각했고, 호흡이 빨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허삼관’을 찍으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웃음을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이번 영화를 찍으며 많이 고민했고, 열정을 쏟았고, 최선을 다해 만들었던 만큼 어떤 평가가 나오더라도 이게 나의 한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회 없이 만들었다’는 하정우식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이다. 하정우는 감독이기 전에 배우다. 꼬박 10년 동안 하정우는 강렬한 이미지로 늘 대중 곁에 있었다. ‘추격자’에서 평범한 이웃이자 끔찍한 살인마로 주변을 맴돌았는가 하면, 가난과 멸시가 서러웠던 ‘황해’의 조선족 청년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의 조폭 두목이거나 , ‘베를린’의 버림받은 북한 비밀요원이었으며, ‘군도’에선 우직히 떨쳐 일어서는 민중들의 맨 앞에 선 순박한 도치였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감독 변신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보면서 막연히 영화감독이 되는 모습을 꿈꿨다”면서 “2012년 ‘베를린’ 촬영을 모두 마친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문득 영화를 한 번 찍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감독 변신의 계기를 설명했다. “연기도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는 듯했고, 배우로서 제가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도 컸습니다. 영화를 찍어야 배우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허삼관’은 피, 자체를 서사의 씨줄로 삼고, 가족의 의미를 날줄 삼아 풀어낸 작품이다. 중국 소설가 위화(余華)의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했다. 1953년, 그리고 1964년 충청도 공주로 시간과 공간을 틀었다. 원작 속 개인의 유장한 인생 흐름은 없지만, 피의 서사는 오롯이 남았다. 아버지 허삼관에게 피는 생존의 수단이었고, 힘겹고 가난한 시절, 가족을 이루게 해주는 필수적 요소였다. 영화 속 일락이는 11년 동안 듬직하게 첫째 아들 노릇을 했건만, 제 피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순간 허삼관에게 “사람들 없을 때는 아버지라고 하지 말고, 아저씨라고 불러”라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영화 후반부 아버지는 피붙이 아닌, 아픈 일락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피를 판다. 하정우는 “단순한 복고적 정서 되살리기를 피하기 위해 인물의 관계와 갈등에 더욱 집중하고, 미술과 음악 등 감각의 차이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준비된 감독 하정우의 흔적은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는 순천 야외 세트장의 잘 자란 옥수수를 표현하기 위해 봄에 미리 심어놓는 꼼꼼함까지 선보였다. 또 감독 의자와 카메라 앞을 바삐 오가는 와중에도 세 아들 일락, 이락, 삼락이를 연기한 남다름(13), 노강민(10), 전현석(9) 등 아역배우들을 살뜰히 챙겼다. 스태프들에게 “고함 치지 말고, 욕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우디 앨런이나 찰리 채플린처럼 진한 페이소스가 있는 웃음을 그리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세 번째 작품은 마흔 살 넘어서나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 봤자 2~3년 남았다. 감독 욕심이 크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제2금융권 웹사이트 악성코드 유포 탐지”

    제2금융권인 안국저축은행, NH울산축산농협, 보성농협 등에서 악성코드 유포가 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정보보안업체 빛스캔은 13일 “제2금융권인 안국저축은행을 포함해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악성코드 유포가 탐지되는 NH울산축산농협,보성농협 등은 해당 금융기관 사용자들이 직접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긴급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농협중앙회와 안국저축은행은 “빛스캔에서 검사한 농협 홈페이지는 전산 서버와 관련없는 쇼핑몰 등 외부망”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농협중앙회는 또 “단위 농협은 별도 체계가 아니고 중앙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한다”면서 “최근 인출 사례 또한 해킹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안국저축은행은 “페이지 로그 기록을 저장하거나 온라인 뱅킹을 하지 않고 공인인증서도 발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 정보가 새어나갈 여지가 없다”면서 “사실상 이용자들에게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기프트카드 대량 복제 유통, 확인된 것만 5000만원

    기프트카드 대량 복제 유통, 확인된 것만 5000만원

    경기 부천에서 15년째 상품권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기현(가명)씨는 새해 금연 결심은커녕 흡연량이 도리어 두 배로 늘었다. 박씨는 지난 연말을 떠올리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눈이 떠질 지경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박씨는 기프트카드(무기명 선불카드) 복제 사기를 당했다. 20대 남성이 우리BC 기프트카드 50만원권 24장을 들고 박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박씨는 비씨카드 홈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 잔액을 확인한 뒤 사들였다. 1200만원어치였다. 20대 남성의 신분증도 복사해 뒀다. 이튿날 거래처 고객에게 전날 사들인 기프트카드를 되팔았는데 ‘잔액이 0원’이라며 거래처에서 항의를 해 왔다. 20대 남성이 기프트카드를 복제한 뒤 가짜 기프트카드를 박씨에게 판매했던 것이다. 신분증도 분실 신고된 위조 신분증이었다. 그 사이 20대 남성은 금은방에서 진짜 기프트카드로 금을 사들인 뒤 홀연히 사라졌다. 박씨가 더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기프트카드 사기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씨는 2010년 8월에도 BC 기프트카드 38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가 낭패를 봤다. 당시 사기범은 기프트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CVC(Card Validation Code·카드 고유 번호)를 따로 메모해 둔 뒤 기프트카드를 박씨에게 팔았다. 그날 밤 사기범은 온라인에서 기프트카드 정보로 게임머니를 사들인 뒤 곧바로 되팔아 현금화했다. 박씨는 11일 “기프트카드는 마그네틱(MS) 방식이라 복제가 쉬워 사기 피해가 자꾸 발생하니 비씨카드에 집적회로(IC)칩을 넣어 달라고 수차례 항의했다”면서 “그때마다 비씨카드 측은 ‘기프트카드는 한 번 쓰고 버리는데 IC칩을 탑재하면 남는 게 없다’며 성의 없는 답변만 되풀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이용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0년에도 기프트카드 사기 사건이 벌어져 관련 일당이 검거됐지만 이후로도 이렇다 할 보완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허술한 보안과 불감증이 또 피해를 부른 셈이다. 백화점상품권, 문화상품권, 기프트카드 등 시중에 유통되는 유가증권 가운데 유일하게 보안 장치가 없는 것이 기프트카드다. 백화점상품권에는 위조 방지용 바코드와 부분 노출 은선이 들어 있다. 문화상품권에는 은박 스크래치가 있다. 은박 스크래치가 벗겨지면 온라인에서 이미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기프트카드는 2000년대 초반 처음 출시된 이후부터 10년 넘게 아무런 보안 장치 없이 줄곧 마그네틱 방식으로 발급되고 있다. 마그네틱을 써 오던 신용·체크카드는 위·변조 위험이 커지면서 몇 년 전부터 IC칩으로 교체되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MS 카드의 자동화기기(ATM) 사용이 전면 제한된다. 반면 연간 이용 금액이 1조원 수준인 기프트카드는 위·변조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카드사들은 ‘비용’을 이유로 기프트카드의 IC칩 전환에 난색이다. 기프트카드가 일회용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핑계’에 가깝다. 원가만 놓고 보면 MS 카드(300원)가 IC칩 카드(최저 1200원)의 4분의1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프트카드 소멸 잔액은 모두 카드사의 낙전 수입으로 돌아온다. 기프트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체크카드 수수료(1.5%)와 같다. 전문가들은 5만·10만·20만·30만·50만원 단위로 발급되는 기프트카드 중 20만원 이상의 고액권은 IC칩 탑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프트카드에 IC칩을 탑재해도 당분간 복제 피해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이달 발표 예정인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IC 단말기 설치가 의무화되지만 2018년 7월까지 3년간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피해 구제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석진 법무법인 한얼 변호사는 “카드사와 금융 당국이 기프트카드 복제 위험성을 알고서도 ‘주의 의무를 위반’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카드사 과실이 인정되면 카드사에 피해 금액의 최대 90%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씨카드 측은 “카드사는 기프트카드를 제작·판매만 할 뿐 판매 이후 개인 간 유통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는 책임이 없다”며 “음성적인 방법(상품권깡)으로 거래된 복제 카드까지 책임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기프트카드 자체는 개인 간 양도가 가능하다. 돈을 받고 거래하는 것도 불법이 아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왜 BC기프트카드만 복제 사기 노출되나 무기명 선불로 은행 창구서 누구나 구매 가능 ‘맹점’ 2010년과 최근 불거진 기프트카드 사기에 동원된 기프트카드는 모두 비씨(BC)카드에서 발급한 것이다.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에 노출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업 채널의 차이다. BC 기프트카드는 BC 회원사인 은행 창구에서 누구나 구매가 가능하다. 무기명 선불카드라는 특성상 구매자의 신원 확인도 따로 하지 않는다. 전업계 카드사의 기프트카드도 지점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카드사 지점은 은행 영업점처럼 전국망이 넓지 않아 절대적으로 숫자가 적다. 그렇다고 온라인에서 구매하게 되면 개인의 금융정보가 남아 사기범들이 꺼린다. 2010년에는 주로 국민BC(KB카드 분사 전) 기프트카드와 우리BC 기프트카드가 사기 행각에 이용됐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BC 기프트카드가 대량으로 복제됐다가 최근엔 기업BC 기프트카드가 복제되는 양상이다. 전국적으로 자사의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BC카드는 아직 정확한 피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 부정사용 조사팀 관계자는 “회원사(은행)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에 착수하지만 은행에서 따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카드를 만들어 납품만 하는 입장”이라며 억울해했다. 이렇듯 비씨카드나 회원사 은행들이 피해 파악에 소극적인 것은 유통 과정에서 불거진 위·변조 사건에는 책임이 없다고 인식해서다. 금융 당국은 “(기프트카드 보안과 관련해서는) 크게 생각을 못 했던 게 사실”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조심’하는 방법밖엔 없다는 의미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확인된 것만 5000만원… 허술한 보안·불감증이 피해 키워

    확인된 것만 5000만원… 허술한 보안·불감증이 피해 키워

    경기 부천에서 15년째 상품권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기현(가명)씨는 새해 금연 결심은커녕 흡연량이 도리어 두 배로 늘었다. 박씨는 지난 연말을 떠올리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눈이 떠질 지경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박씨는 기프트카드(무기명 선불카드) 복제 사기를 당했다. 20대 남성이 우리BC 기프트카드 50만원권 24장을 들고 박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박씨는 비씨카드 홈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 잔액을 확인한 뒤 사들였다. 1200만원어치였다. 20대 남성의 신분증도 복사해 뒀다. 이튿날 거래처 고객에게 전날 사들인 기프트카드를 되팔았는데 ‘잔액이 0원’이라며 거래처에서 항의를 해 왔다. 20대 남성이 기프트카드를 복제한 뒤 가짜 기프트카드를 박씨에게 판매했던 것이다. 신분증도 분실 신고된 위조 신분증이었다. 그 사이 20대 남성은 금은방에서 진짜 기프트카드로 금을 사들인 뒤 홀연히 사라졌다. 박씨가 더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기프트카드 사기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씨는 2010년 8월에도 BC 기프트카드 38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가 낭패를 봤다. 당시 사기범은 기프트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CVC(Card Validation Code·카드 고유 번호)를 따로 메모해 둔 뒤 기프트카드를 박씨에게 팔았다. 그날 밤 사기범은 온라인에서 기프트카드 정보로 게임머니를 사들인 뒤 곧바로 되팔아 현금화했다. 박씨는 11일 “기프트카드는 마그네틱(MS) 방식이라 복제가 쉬워 사기 피해가 자꾸 발생하니 비씨카드에 집적회로(IC)칩을 넣어 달라고 수차례 항의했다”면서 “그때마다 비씨카드 측은 ‘기프트카드는 한 번 쓰고 버리는데 IC칩을 탑재하면 남는 게 없다’며 성의 없는 답변만 되풀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이용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0년에도 기프트카드 사기 사건이 벌어져 관련 일당이 검거됐지만 이후로도 이렇다 할 보완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허술한 보안과 불감증이 또 피해를 부른 셈이다. 백화점상품권, 문화상품권, 기프트카드 등 시중에 유통되는 유가증권 가운데 유일하게 보안 장치가 없는 것이 기프트카드다. 백화점상품권에는 위조 방지용 바코드와 부분 노출 은선이 들어 있다. 문화상품권에는 은박 스크래치가 있다. 은박 스크래치가 벗겨지면 온라인에서 이미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기프트카드는 2000년대 초반 처음 출시된 이후부터 10년 넘게 아무런 보안 장치 없이 줄곧 마그네틱 방식으로 발급되고 있다. 마그네틱을 써 오던 신용·체크카드는 위·변조 위험이 커지면서 몇 년 전부터 IC칩으로 교체되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MS 카드의 자동화기기(ATM) 사용이 전면 제한된다. 반면 연간 이용 금액이 1조원 수준인 기프트카드는 위·변조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카드사들은 ‘비용’을 이유로 기프트카드의 IC칩 전환에 난색이다. 기프트카드가 일회용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핑계’에 가깝다. 원가만 놓고 보면 MS 카드(300원)가 IC칩 카드(최저 1200원)의 4분의1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프트카드 소멸 잔액은 모두 카드사의 낙전 수입으로 돌아온다. 기프트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체크카드 수수료(1.5%)와 같다. 전문가들은 5만·10만·20만·30만·50만원 단위로 발급되는 기프트카드 중 20만원 이상의 고액권은 IC칩 탑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프트카드에 IC칩을 탑재해도 당분간 복제 피해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이달 발표 예정인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IC 단말기 설치가 의무화되지만 2018년 7월까지 3년간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피해 구제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석진 법무법인 한얼 변호사는 “카드사와 금융 당국이 기프트카드 복제 위험성을 알고서도 ‘주의 의무를 위반’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카드사 과실이 인정되면 카드사에 피해 금액의 최대 90%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씨카드 측은 “카드사는 기프트카드를 제작·판매만 할 뿐 판매 이후 개인 간 유통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는 책임이 없다”며 “음성적인 방법(상품권깡)으로 거래된 복제 카드까지 책임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기프트카드 자체는 개인 간 양도가 가능하다. 돈을 받고 거래하는 것도 불법이 아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미스터리 고객돈 인출… ‘안심통장 서비스’로 계좌 지켜야

    미스터리 고객돈 인출… ‘안심통장 서비스’로 계좌 지켜야

    농협은행 예금통장을 보유한 A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계좌에서 예금 2000만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돈은 수차례에 걸쳐 두 개의 대포통장으로 이체됐다. 심지어 자신의 명의로 카드값 280만원이 결제됐고 카드론 300만원도 대출됐다. 지난해 6월에는 농협 지역조합 예금주 B씨의 계좌에서 1억 2000만원이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 두 사례 모두 농협에서 발생해 농협 체계에 뭔가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고 있다. 하지만 농협을 비롯해 금융권은 8일 “두 사고 모두 미스터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A씨 사례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사기 유형이다. 범인은 A씨의 공인인증서를 유용해 온라인에서 A씨의 신용카드를 재발급받고 불법 계좌이체 및 카드대출을 받았다. 카드(신용·체크) 신규 신청과 달리 훼손·재발급 신청 때는 공인인증서만 있어도 신용카드가 발급된다는 사실을 악용했다. 농협은행은 사고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6일부터 인터넷 카드 훼손·재발급 신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선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신용카드를 재발급받으려면 공인인증서는 물론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야 한다. 경찰수사 결과 A씨의 공인인증서와 신용카드 비밀번호가 유출된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의 파밍이나 피싱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바로 이 지점이 미스터리다. B씨 사례는 더 기가 막히다. B씨는 텔레뱅킹으로 피해를 입었다. B씨는 평소 인터넷뱅킹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범인은 B씨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 텔레뱅킹은 기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금융거래정보가 유출된 과정은 ‘미궁’에 빠졌다. 이렇듯 원인조차 확실치 않은 피해사례가 잇따르자 ‘뛰는 법망 위에 나는 전자금융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일단 금융소비자 스스로 ‘조심 또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은행들은 신입금계좌지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안심통장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신청해 두면 고객이 지정해둔 계좌로만 정해진 한도 안에서 돈이 이체된다. 그 외 계좌로는 모두 합해도 하루 100만원 넘는 돈을 이체할 수 없다. 은행을 직접 찾아가 신청하면 된다. 보안카드 도난이나 분실에 따른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스마트 보안카드’도 등장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NH안심보안카드’를 시범 운용하고 있다. 기존 보안카드에 IC칩을 심은 것으로 일정 거리 내에 안심보안카드가 위치해 있을 때에만 인터넷뱅킹 및 스마트뱅킹이 가능하다. 근거리통신(NFC)기술을 활용했다. 농협은행은 다음달부터 전 지점에 안심보안카드를 보급할 예정이다. 추가 비용 없이 가까운 영업점에서 기존 보안카드를 교체할 수 있다. 파밍 예방프로그램을 PC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받는 것도 필수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파밍’ 예방 프로그램을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중은행 21곳 사이트 접속 시 사전에 설치된 악성코드를 미리 잡아내 삭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남경찰청(www.gnpolice.go.kr)이나 경찰서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의 ‘7일 전쟁’ 시나리오... 가능성 있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의 ‘7일 전쟁’ 시나리오... 가능성 있나

    김정은이 집권 직후 북한군에 한반도 전면전을 상정한 작전계획 수립을 지시했으며, 지난해까지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15년 통일대전 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과 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2011년 12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직후 한반도 전면전 작전계획 수립을 지시했으며, 2012년 8월 25일 원산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른바 ‘7일 전쟁’으로 전해지는 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원산에서 열린 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원들은 물론 군단장급 이상 고위 장성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이 회의를 통해 총참모부가 수립한 작전계획을 확정하고 이 작전계획에 맞춰 각 군단이 세부 작전계획을 수립해 훈련을 실시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지시했다는 작전계획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北 작전계획의 5단계 시나리오 이번에 정부 당국자와 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하는 김정은의 작전 계획 가이드라인은 사실 전통적인 북한군 전쟁 전략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핵과 미사일 사용을 작전계획에 명기하도록 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실제로 이번에 보도된 북한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지난 2013년에 북한이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서 공개했던 ‘3일 전쟁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전쟁 전략은 지난 1971년 인민군 창건 23주년 기념 보고대회에서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 한익수 상장이 발표한 전략에 기초하고 있다. 김일성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쟁 전략의 핵심은 선제 기습공격 · 단기속전속결전 · 배합전 등으로 요약되며,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다듬어 가고 있는 전쟁 전략 역시 이 전략의 틀 안에서 수립되고 있다. 북한이 수립했다는 새로운 작전계획은 우리 군의 전면전 작전계획인 ‘작전계획 5027’과 마찬가지로 5단계로 나뉘어 전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1단계는 전쟁 개시를 위한 국지도발 단계다. 선제 기습 전략에 따라 북한은 전방 북방한계선(NLL) 일대나 서북도서 지역에서 아군 함정을 공격하거나 백령도·연평도 등에 포격을 가하고 공기부양정과 항공기 등을 이용해 섬을 점령하는 등의 기습적인 국지 도발을 걸어온다. 우리 군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한민국 국방부장관, 최윤희 합참의장 등이 “적이 도발할 경우 도발 원점은 물론 지휘·지원 세력까지 응징하겠다”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며, 이러한 반격은 포병 화력은 물론 전투기와 전투함 등의 전력과 미군 전력까지 동원할 수 있도록 미국과 공동 대응 계획까지 수립되어 있다. 지난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에도 남쪽 해상을 향해 포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던 우리 군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훈련에 대해 자신들의 영해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등 남측이 먼저 도발했다고 주장하며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었던 것처럼 북한은 우리 군의 훈련 상황을 구실로 선제 도발을 감행한 뒤 이에 대해 우리 군이 반격하면 최초 도발 원점 인근의 지원 전력까지 모두 끌어 모아 대대적인 공세를 펴면서 전면전의 포문을 열 것이다. 2단계는 전면전 확전 단계다. 우리 군 수뇌부가 강조해왔던 ‘도발 원점 및 지휘·지원세력까지 응징’을 수행하는 전력은 전방 지역의 자주포 및 다련장로켓, 해군 호위함과 구축함, 공군 전투기 등이다. 우리 군은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따라 북한군이 도발할 경우 어느 부대의 어떤 전력이 어떤 무기로 몇 발의 사격을 가해 보복 타격에 나선다는 세부 지침을 수립해 놓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더라도 최단시간 내에 적 도발 및 지원 세력을 제거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지음으로써 확전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북한이 전면전으로의 확전을 의도하고 도발을 감행했다면, 응징에 나선 아군 전력에 대한 공격에 나섬으로써 ‘도발-응징보복-재보복’ 형태로 무력 충돌 확대를 시도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이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이 차후 도발 시 북한의 갱도 진지를 타격하기 위해 서북도서에 자주포와 다련장로켓을 증강 배치하자 이 자주포와 다련장로켓을 타격할 수 있는 175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를 황해남도 일대에 추가 배치한 사례나 우리 공군 전투기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SA-5 등 지대공 미사일을 전방에 추진 배치한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가령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해병대가 포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때 이를 구실 삼아 황해남도 강령군과 옹진군 일대의 해안포가 연평도에 포격을 실시한다. 연평도의 해병대 K-9과 증강 배치된 다련장 로켓, 스파이크 미사일 등이 해안포를 타격하면, 강령군과 벽성군, 옹진군 일대에 증강 배치된 122mm, 240mm 방사포가 우리 해병대 포대에 보복 사격을 가한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타격하기 위해 KF-16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나서면 황해북도 사리원시와 봉산군 일대에 배치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A-5와 황해남도 해주시와 옹진군 일대에 배치된 SA-2/3 지대공 미사일은 물론 백령도와 가까운 황주 비행장에 전진 배치된 MIG-23 전투기를 이용해 요격에 나서는 한편, 우리 공군의 전투기 증원을 막기 위해 최근 개발 완료 단계에 와 있는 사거리 200km 이상의 300mm 방사포 KN-09와 와 신형 지대지 탄도 미사일 KN-10을 이용해 우리 공군기지 활주로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설 것이다. 장사정포와 방사포 등 포병이 일제 사격을 시작했다는 것은 전술 용어로 ‘공격준비사격’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사격 후 전방 4개 전연군단과 제2, 제3 제파를 구성하는 후방 예비 부대가 대대적인 공격 작전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의도대로 국지적 도발이 전면전까지 확대되는 상황이 이것이다. 3단계는 미 증원 전력의 차단이다.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해ㆍ공군 가용 전력을 우선 투입하고, 신속억제방안(FDO : Flexible Deterrence Option)에 따라 SBCT(Stryker Brigade Combat Team)를 한반도에 증원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전투력증강(FMP : Force Module Package) 단계로 확대해 병력을 증원한다. 이 전력으로도 확전을 막지 못하고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시차별 부대 전계 제원(TPFDD : Time Phased Forces Deployment Data)에 따라 대규모 지상군과 함정, 항공기를 한반도 전역에 투입한다. FDO로 파견되는 일명 ‘스트라이커 부대’는 3,700여 명의 병력과 330여 대의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구성되며, 수송기를 통해 하와이와 미 본토에서 96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전개되며, 이 부대가 증원되어도 전쟁 억제 및 확전 방지에 실패할 경우 FMP에 따라 SBCT가 추가로 증원되는데, FMP로 투입되는 전력은 미국 본토 서부 워싱턴 주 소재 루이스-맥코드(Lewis-McChord) 합동기지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인근의 시애틀 기지에서 고속수송선에 적재되어 부산항에 도착하려면 약 15~20일 가량이 소요된다. FMP로도 북한군 저지에 실패할 경우 TPFDD에 따라 주방위군과 예비군이 소집되며, 전차와 장갑차로 무장한 HBCT(Heavy Brigade Combat Team) 부대가 전개되는데, TPFDD에 반영된 미군 증원 전력이 한반도에 완전히 전개하는데는 약 2개월이 소요된다. 즉, 북한 입장에서는 미군 TPFDD 전력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하며, FMP 전력이 들어오기 전에 부산을 점령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협상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김정은 새로운 작전계획에 핵과 미사일 사용 반영 김정은이 새로운 작전계획에 핵과 미사일 사용 계획을 반영하라고 지시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 본토에서 전략수송기로 나흘 내에 들어오는 FDO 전력은 막기 어렵다 하더라도 알래스카와 하와이, 괌, 일본에 배치된 FMP 전력의 발을 묶어 놓을 수만 있다면 손쉽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 도달이 가능한 핵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거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알래스카와 괌, 일본, 하와이 등에 발사해 미군의 신속한 증원을 막으려 할 것이다. 4단계는 배합전과 남조선 혁명이다. 배합전(配合戰)은 문자 그대로 정규전과 비정규전이 뒤섞인 전쟁 형태이다. 휴전선 일대에서는 북한군을 동원해 대규모 재래식 전쟁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특수부대를 남한 후방에 침투시켜 주요 시설 파괴, 요인 암살, 보급로 차단 등으로 한국군 후방에 제2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제2전선이 형성되면 우리 군은 전방 지역에 증원 병력을 보내기가 어려워지고, 보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쟁 지속 능력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후방 지역에 고향이 있는 장병들의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수부대와 종북 세력을 규합한 소요 사태 유발 역시 배합전 전략의 일부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집어 삼키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전략이었다. 평화와 반외세·민족공조를 부르짖던 과거 북베트남이 제1야당 지도자였던 쭈옹 딘 쥬(Truong Dinh Dzu), 반전·반미 시위에 앞장섰던 짠 후 탄(Tran Huu Thanh) 신부, 월남 정부에 대한 비난 기사를 쓰면서 군사기밀을 북베트남에 빼돌렸던 팜 쑤안 안(Pham Xuan An) 기자 등은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와 소요 사태를 일으켜 남베트남의 전쟁 수행 능력과 의지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는데, 종전 이후 이들은 북베트남의 간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압도적인 병력 우위와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남한의 군사 역량을 소멸시키고, 제2전선 형성을 통해 남한 전역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다음 실시되는 마지막 5단계는 종전 선언과 ‘반동분자 색출’이다. 이 과정은 과거 6.25 직후 북한군 점령 지역에서 공산 세력이 붉은 완장을 차고 앞장서서 지역 유지와 부유층, 군과 경찰 등 공무원들에 대한 처형에 나섰던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될 것이다. 김정은은 이 모든 과정을 7일 이내에, 이것이 녹록치 않다면 15일 이내에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군은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이후 빠른 속도로 변모해가고 있다. -北, ‘의지’ 뒷받침할 ‘능력’ 확보에 총력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은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재래식 군사력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러나 1997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북포용정책에 따라 대북 현물 지원이 급증하면서 10여년 가까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1998년 러시아로부터 BTR-80A 보병전투차량 수십여 대를 구입했고, 1999년에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개량형 MIG-21 전투기 40여 대를 도입했다. 같은 시기 중국과 러시아, 독일에서 폭풍호 전차에 사용된 디젤엔진과 장갑차, 헬기 등을 수입하는 등 연 평균 1억~3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해외에서 수입했다. 북한군의 재래식 군사력 강화는 김정은 집권 이후 더 빠른 속도로 추진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제3차 핵실험으로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핵미사일이라는 수단을 손에 넣음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자마자 재래식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7월 전승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형 무기체계들을 대거 공개하면서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증강이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2014 국방백서'를 보면 최근 북한은 노후 전차를 퇴역시키고 폭풍호와 선군호 등 신형 전차를 대량으로 생산해 전체 전차 보유량을 100여 대 증가시켰으며, 장갑차 역시 신형 장갑차인 BTR-80A를 모방 생산해 200여 대 증가시킨 것이 확인되고 있다. 포병화력 역시 신형 방사포를 대량 배치하면서 그 수가 무려 700문 이상 증가했다. 신형 전차와 장갑차 수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것은 북한이 대규모 포병 화력을 통해 한국군을 조기에 무력화시키고, 기계화부대를 이용해 기동전을 벌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군력 분야에서도 소형 경비정과 어뢰정 위주의 전력을 탈피해 신형 미사일과 함포를 탑재한 중형 전투함들을 건조하고 있으며, 신형 잠수함과 스텔스·고속 성능이 강화된 침투용 선박을 대량 건조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해상에서 파상 공세를 퍼부어 한국 해군을 개전 초기에 제압하고, 고속 침투용 선박을 이용해 특수부대를 대량으로 침투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처럼 김정은 후계자 등극 직후부터 할아버지 김일성 시기부터 기획된 전면 남침 시나리오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작전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이 작전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여 오면서 ‘2015년 통일대전’ 주장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이제 김정은이 그토록 외쳐왔던 ‘통일대전 완성의 해’인 2015년에 되었고, 이립(而立)을 갓 넘긴 그의 손에는 핵미사일과 120만 대군이라는 위험한 장난감이 쥐어져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강남 계급 위태로워지자 극단적 선택”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매매가 11억원짜리 146㎡(44평) 아파트에 살면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40대 가장 강모(48)씨의 범행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아직 젊은 데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도 1억원가량 남았던 터라 “남은 돈으로 희망이 없을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는 그의 말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또 범행 현장인 자택에 남겨놓은 메모에서 ‘빚이 자꾸 늘어나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습니다…. 참다 참다가 경제적으로 너무나도 어려워져서 더 이상은 못 참는 꼴이 됐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7일 “경제적인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의존적이고 가부장적인 생활에 익숙했다면 이례적이긴 하지만 강씨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영동 출신인 그는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대 초반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 한국지사에서 회계담당 상무까지 올랐고, 한 대형 한의원의 재무회계팀으로 옮겨 2012년 2월까지 일했다. 혼다 어코드 승용차를 몰았고, 아이들의 학교 성적도 상위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평생 궤도를 일탈한 적이 없던 강씨가 실직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삶으로 내려가는 건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강씨는 실직 이후에도 대출받은 돈으로 한달에 400만원씩 생활비를 내놓는 씀씀이를 보였다. 게다가 빚을 내 시작한 주식 투자에서 2억 7000만원의 손실을 보면서 절망감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 경찰학과 교수는 “집을 팔아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를 하고 자영업에 나서는 등 생계 수단을 찾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생활 수준이 이미 ‘강남권’으로 정해진 이상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살을 선택하는 대부분은 절대적인 빈곤보다는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씨의 적응력 부족과 문제 해결 능력 부재를 원인으로 꼽는 견해도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상황을 타개하기보다는 ‘도피’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가족을 목 졸라 살해했지만 정작 자신은 손목을 그으려다 머뭇거렸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성격 문제인데 강씨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단 회피하고자 했다”며 “평소 성격이 극한 상황에서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의 불화, 가부장적인 태도 또한 비극의 또 다른 원인으로 거론됐다. 생활이 쪼들리면서 자연스레 아내와 다툼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렸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두 딸을 소유물로 인식함으로써 본인의 불투명한 미래를 아이들에게 투영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동반 자살로 포장되고 있지만 분명히 타살”이라며 “아내와의 불화가 깊어졌을 수 있고, 그에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살인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강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세 모녀의 사인은 흉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2주 뒤에나 약물 투약 여부 등이 가려질 전망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기획] 김정은의 ‘7일 전쟁’ 시나리오

    [기획] 김정은의 ‘7일 전쟁’ 시나리오

    김정은이 집권 직후 북한군에 한반도 전면전을 상정한 작전계획 수립을 지시했으며, 지난해까지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15년 통일대전 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과 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2011년 12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직후 한반도 전면전 작전계획 수립을 지시했으며, 2012년 8월 25일 원산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른바 ‘7일 전쟁’으로 전해지는 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원산에서 열린 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원들은 물론 군단장급 이상 고위 장성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이 회의를 통해 총참모부가 수립한 작전계획을 확정하고 이 작전계획에 맞춰 각 군단이 세부 작전계획을 수립해 훈련을 실시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지시했다는 작전계획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北 작전계획의 5단계 시나리오 이번에 정부 당국자와 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하는 김정은의 작전 계획 가이드라인은 사실 전통적인 북한군 전쟁 전략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핵과 미사일 사용을 작전계획에 명기하도록 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실제로 이번에 보도된 북한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지난 2013년에 북한이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서 공개했던 ‘3일 전쟁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전쟁 전략은 지난 1971년 인민군 창건 23주년 기념 보고대회에서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 한익수 상장이 발표한 전략에 기초하고 있다. 김일성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쟁 전략의 핵심은 선제 기습공격 · 단기속전속결전 · 배합전 등으로 요약되며,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다듬어 가고 있는 전쟁 전략 역시 이 전략의 틀 안에서 수립되고 있다. 북한이 수립했다는 새로운 작전계획은 우리 군의 전면전 작전계획인 ‘작전계획 5027’과 마찬가지로 5단계로 나뉘어 전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1단계는 전쟁 개시를 위한 국지도발 단계다. 선제 기습 전략에 따라 북한은 전방 북방한계선(NLL) 일대나 서북도서 지역에서 아군 함정을 공격하거나 백령도·연평도 등에 포격을 가하고 공기부양정과 항공기 등을 이용해 섬을 점령하는 등의 기습적인 국지 도발을 걸어온다. 우리 군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한민국 국방부장관, 최윤희 합참의장 등이 “적이 도발할 경우 도발 원점은 물론 지휘·지원 세력까지 응징하겠다”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며, 이러한 반격은 포병 화력은 물론 전투기와 전투함 등의 전력과 미군 전력까지 동원할 수 있도록 미국과 공동 대응 계획까지 수립되어 있다. 지난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에도 남쪽 해상을 향해 포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던 우리 군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훈련에 대해 자신들의 영해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등 남측이 먼저 도발했다고 주장하며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었던 것처럼 북한은 우리 군의 훈련 상황을 구실로 선제 도발을 감행한 뒤 이에 대해 우리 군이 반격하면 최초 도발 원점 인근의 지원 전력까지 모두 끌어 모아 대대적인 공세를 펴면서 전면전의 포문을 열 것이다. 2단계는 전면전 확전 단계다. 우리 군 수뇌부가 강조해왔던 ‘도발 원점 및 지휘·지원세력까지 응징’을 수행하는 전력은 전방 지역의 자주포 및 다련장로켓, 해군 호위함과 구축함, 공군 전투기 등이다. 우리 군은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따라 북한군이 도발할 경우 어느 부대의 어떤 전력이 어떤 무기로 몇 발의 사격을 가해 보복 타격에 나선다는 세부 지침을 수립해 놓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더라도 최단시간 내에 적 도발 및 지원 세력을 제거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지음으로써 확전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북한이 전면전으로의 확전을 의도하고 도발을 감행했다면, 응징에 나선 아군 전력에 대한 공격에 나섬으로써 ‘도발-응징보복-재보복’ 형태로 무력 충돌 확대를 시도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이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이 차후 도발 시 북한의 갱도 진지를 타격하기 위해 서북도서에 자주포와 다련장로켓을 증강 배치하자 이 자주포와 다련장로켓을 타격할 수 있는 175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를 황해남도 일대에 추가 배치한 사례나 우리 공군 전투기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SA-5 등 지대공 미사일을 전방에 추진 배치한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가령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해병대가 포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때 이를 구실 삼아 황해남도 강령군과 옹진군 일대의 해안포가 연평도에 포격을 실시한다. 연평도의 해병대 K-9과 증강 배치된 다련장 로켓, 스파이크 미사일 등이 해안포를 타격하면, 강령군과 벽성군, 옹진군 일대에 증강 배치된 122mm, 240mm 방사포가 우리 해병대 포대에 보복 사격을 가한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타격하기 위해 KF-16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나서면 황해북도 사리원시와 봉산군 일대에 배치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A-5와 황해남도 해주시와 옹진군 일대에 배치된 SA-2/3 지대공 미사일은 물론 백령도와 가까운 황주 비행장에 전진 배치된 MIG-23 전투기를 이용해 요격에 나서는 한편, 우리 공군의 전투기 증원을 막기 위해 최근 개발 완료 단계에 와 있는 사거리 200km 이상의 300mm 방사포 KN-09와 와 신형 지대지 탄도 미사일 KN-10을 이용해 우리 공군기지 활주로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설 것이다. 장사정포와 방사포 등 포병이 일제 사격을 시작했다는 것은 전술 용어로 ‘공격준비사격’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사격 후 전방 4개 전연군단과 제2, 제3 제파를 구성하는 후방 예비 부대가 대대적인 공격 작전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의도대로 국지적 도발이 전면전까지 확대되는 상황이 이것이다. 3단계는 미 증원 전력의 차단이다.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해ㆍ공군 가용 전력을 우선 투입하고, 신속억제방안(FDO : Flexible Deterrence Option)에 따라 SBCT(Stryker Brigade Combat Team)를 한반도에 증원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전투력증강(FMP : Force Module Package) 단계로 확대해 병력을 증원한다. 이 전력으로도 확전을 막지 못하고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시차별 부대 전계 제원(TPFDD : Time Phased Forces Deployment Data)에 따라 대규모 지상군과 함정, 항공기를 한반도 전역에 투입한다. FDO로 파견되는 일명 ‘스트라이커 부대’는 3,700여 명의 병력과 330여 대의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구성되며, 수송기를 통해 하와이와 미 본토에서 96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전개되며, 이 부대가 증원되어도 전쟁 억제 및 확전 방지에 실패할 경우 FMP에 따라 SBCT가 추가로 증원되는데, FMP로 투입되는 전력은 미국 본토 서부 워싱턴 주 소재 루이스-맥코드(Lewis-McChord) 합동기지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인근의 시애틀 기지에서 고속수송선에 적재되어 부산항에 도착하려면 약 15~20일 가량이 소요된다. FMP로도 북한군 저지에 실패할 경우 TPFDD에 따라 주방위군과 예비군이 소집되며, 전차와 장갑차로 무장한 HBCT(Heavy Brigade Combat Team) 부대가 전개되는데, TPFDD에 반영된 미군 증원 전력이 한반도에 완전히 전개하는데는 약 2개월이 소요된다. 즉, 북한 입장에서는 미군 TPFDD 전력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하며, FMP 전력이 들어오기 전에 부산을 점령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협상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김정은 새로운 작전계획에 핵과 미사일 사용 반영 김정은이 새로운 작전계획에 핵과 미사일 사용 계획을 반영하라고 지시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 본토에서 전략수송기로 나흘 내에 들어오는 FDO 전력은 막기 어렵다 하더라도 알래스카와 하와이, 괌, 일본에 배치된 FMP 전력의 발을 묶어 놓을 수만 있다면 손쉽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 도달이 가능한 핵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거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알래스카와 괌, 일본, 하와이 등에 발사해 미군의 신속한 증원을 막으려 할 것이다. 4단계는 배합전과 남조선 혁명이다. 배합전(配合戰)은 문자 그대로 정규전과 비정규전이 뒤섞인 전쟁 형태이다. 휴전선 일대에서는 북한군을 동원해 대규모 재래식 전쟁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특수부대를 남한 후방에 침투시켜 주요 시설 파괴, 요인 암살, 보급로 차단 등으로 한국군 후방에 제2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제2전선이 형성되면 우리 군은 전방 지역에 증원 병력을 보내기가 어려워지고, 보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쟁 지속 능력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후방 지역에 고향이 있는 장병들의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수부대와 종북 세력을 규합한 소요 사태 유발 역시 배합전 전략의 일부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집어 삼키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전략이었다. 평화와 반외세·민족공조를 부르짖던 과거 북베트남이 제1야당 지도자였던 쭈옹 딘 쥬(Truong Dinh Dzu), 반전·반미 시위에 앞장섰던 짠 후 탄(Tran Huu Thanh) 신부, 월남 정부에 대한 비난 기사를 쓰면서 군사기밀을 북베트남에 빼돌렸던 팜 쑤안 안(Pham Xuan An) 기자 등은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와 소요 사태를 일으켜 남베트남의 전쟁 수행 능력과 의지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는데, 종전 이후 이들은 북베트남의 간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압도적인 병력 우위와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남한의 군사 역량을 소멸시키고, 제2전선 형성을 통해 남한 전역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다음 실시되는 마지막 5단계는 종전 선언과 ‘반동분자 색출’이다. 이 과정은 과거 6.25 직후 북한군 점령 지역에서 공산 세력이 붉은 완장을 차고 앞장서서 지역 유지와 부유층, 군과 경찰 등 공무원들에 대한 처형에 나섰던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될 것이다. 김정은은 이 모든 과정을 7일 이내에, 이것이 녹록치 않다면 15일 이내에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군은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이후 빠른 속도로 변모해가고 있다. -北, ‘의지’ 뒷받침할 ‘능력’ 확보에 총력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은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재래식 군사력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러나 1997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북포용정책에 따라 대북 현물 지원이 급증하면서 10여년 가까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1998년 러시아로부터 BTR-80A 보병전투차량 수십여 대를 구입했고, 1999년에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개량형 MIG-21 전투기 40여 대를 도입했다. 같은 시기 중국과 러시아, 독일에서 폭풍호 전차에 사용된 디젤엔진과 장갑차, 헬기 등을 수입하는 등 연 평균 1억~3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해외에서 수입했다. 북한군의 재래식 군사력 강화는 김정은 집권 이후 더 빠른 속도로 추진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제3차 핵실험으로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핵미사일이라는 수단을 손에 넣음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자마자 재래식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7월 전승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형 무기체계들을 대거 공개하면서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증강이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2014 국방백서'를 보면 최근 북한은 노후 전차를 퇴역시키고 폭풍호와 선군호 등 신형 전차를 대량으로 생산해 전체 전차 보유량을 100여 대 증가시켰으며, 장갑차 역시 신형 장갑차인 BTR-80A를 모방 생산해 200여 대 증가시킨 것이 확인되고 있다. 포병화력 역시 신형 방사포를 대량 배치하면서 그 수가 무려 700문 이상 증가했다. 신형 전차와 장갑차 수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것은 북한이 대규모 포병 화력을 통해 한국군을 조기에 무력화시키고, 기계화부대를 이용해 기동전을 벌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군력 분야에서도 소형 경비정과 어뢰정 위주의 전력을 탈피해 신형 미사일과 함포를 탑재한 중형 전투함들을 건조하고 있으며, 신형 잠수함과 스텔스·고속 성능이 강화된 침투용 선박을 대량 건조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해상에서 파상 공세를 퍼부어 한국 해군을 개전 초기에 제압하고, 고속 침투용 선박을 이용해 특수부대를 대량으로 침투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처럼 김정은 후계자 등극 직후부터 할아버지 김일성 시기부터 기획된 전면 남침 시나리오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작전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이 작전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여 오면서 ‘2015년 통일대전’ 주장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이제 김정은이 그토록 외쳐왔던 ‘통일대전 완성의 해’인 2015년에 되었고, 그의 손에는 핵미사일과 120만 대군이라는 위험한 장난감이 쥐어져 있다. 이립(而立)을 갓 넘긴 어린 폭군의 손에 7000만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에 거액의 대출 가능성” 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를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별다른 저항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3년간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004년 5월께 서초구 서초동의 이 아파트를 근저당 없이 구매했지만,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묻자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묻자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께”란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고,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면 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강씨는 컴퓨터 관련 업체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살고 있던 146㎡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씨는 2004년 5월쯤 근저당 없이 이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생활고 때문이었느냐’는 질문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빚이 많았느냐’, ‘우울증이 있느냐’, ‘도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부인과 두 딸이 자살에 동의했느냐’, ‘피해자들이 저항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 근저당 5억원 설정”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 근저당 5억원 설정” 왜?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아파트 근저당 5억원 설정” 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를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별다른 저항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3년간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004년 5월께 서초구 서초동의 이 아파트를 근저당 없이 구매했지만,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초동 살해 용의자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물었더니

    서초동 살해 용의자 검거…아내와 두 딸 살해 동기 물었더니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서초동 살해 용의자 문경서 검거’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께”란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고,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면 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강씨는 컴퓨터 관련 업체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살고 있던 146㎡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강씨는 2004년 5월쯤 근저당 없이 이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생활고 때문이었느냐’는 질문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빚이 많았느냐’, ‘우울증이 있느냐’, ‘도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부인과 두 딸이 자살에 동의했느냐’, ‘피해자들이 저항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0년대 소환…3040, 다시 TV로

    90년대 소환…3040, 다시 TV로

    방송가에 MBC ‘무한도전-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후폭풍이 거세다. 터보, 지누션, 김건모, 엄정화, 김현정, 소찬휘 등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의 노래가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고 90년대 음악 전문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토토가’의 이야기가 넘쳐나고 벌써부터 시즌2의 제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토토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당시 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했던 3040세대의 공감 코드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방송계에서 90년대 콘텐츠가 인기를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에 방영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청춘나이트’는 현진영, 김건모, 박미경, 구준엽, 김조한 등 1990년대 가수과 아이돌 가수들이 90년대 인기 가요로 함께 무대를 꾸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청춘나이트 콘서트’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만들어져 최근까지 계속됐다. 이후에도 199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조명은 끊이지 않았다. tvN ‘응답하라 1997’(2012)과 ‘1994’(2013) 시리즈는 90년대를 잇따라 집중했고 배경음악(BGM)으로 당시 대중가요들이 흘러나오며 추억을 소환했다. 지난해 tvN ‘꽃보다 청춘’에는 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이적, 유희열, 윤상이 나란히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토토가’가 더욱 큰 인기를 모은 것은 그동안 TV에서 볼 수 없었던 90년대 가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기 때문. SES나 지누션, 엄정화, 터보 등은 그동안 TV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고 더구나 일부는 부모가 된 상황에서 섭외가 어려웠지만 ‘무한도전’의 브랜드의 힘으로 다시 뭉친 이들은 세대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90년대 가요 열풍이 계속되자 MBC 뮤직은 90년대 음악 전문프로그램 ‘음악 앨범’을 오는 9일 밤 11시부터 매주 금요일에 방송한다. MBC뮤직 관계자는 “‘토토가’의 열풍으로 90년대 음악에 대해 시청자들의 선곡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 당대 최고 인기곡들의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무대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 90년대 콘텐츠가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3040 세대가 문화 소비의 주체이자 생산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토가’의 기획 아이디어를 낸 박명수(44)와 정준하(43)는 물론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태호(40) PD 역시 90년대 학번이다. ‘토토가’를 가장 많이 본 시청자도 여자 40대(28.3%)가 차지했다. 이애경 대중문화 평론가는 “90년대 학번은 아날로그는 물론 디지털 시대를 겪으면서 유연함과 탄탄한 문화적 감수성을 갖고 있다”면서 “가볍고 빠른 디지털 문화에 대해 반감을 지닌 이들이 지금보다 자유롭고 깊이가 있었던 당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려는 현상이 강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인 1990년대는 경제적 윤택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중문화가 쏟아져 나왔고, X세대를 중심으로 이를 적극 향유했다. 대중가요계에는 발라드, 댄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유행했다. 가요 홍보 대행사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똑같은 프로듀서 아래 양산된 획일화된 안무와 노래가 지배하는 요즘 가요계에 비해 1990년대는 다양한 기획사에서 개성 넘치는 가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90년대 콘텐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문화소비 주체로서 이들의 경제력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토토가’가 공연으로 기획된다면 입장권이 아무리 비싸도 직접 가서 보겠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김지영 CJ E&M 방송홍보팀장은 “현재 TV의 주 시청층은 40대이고, 청년실업을 겪고 있는 20대에 비해 문화소비 주체로서의 경제력이 크므로 이들의 문화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90년대 대중문화는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예능 쪽에서도 3040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나영석 PD는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삼시세끼-어촌편’에 40대 배우인 유해진과 차승원을 내세워 시청층의 폭을 넓혔다. 강호동의 새 예능 프로그램으로 7일 첫 방송되는 ‘투명인간’은 2049 직장인들을 정조준했다. KBS 예능국 권경일 CP는 “게임 버라이어티를 포맷으로 하고 있지만, 20~40대 직장인들이 회사의 인간관계 등을 통해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TV를 보지 못하는 3040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요즘 예능 프로그램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실직 家長 ‘미래 불안감’이 빚은 참극

    실직 家長 ‘미래 불안감’이 빚은 참극

    경제적 어려움으로 불안감에 시달린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하다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48)씨를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날 오전 3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자신의 집인 서초동 R아파트에서 자고 있던 아내 이모(48)씨와 두 딸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강씨는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119에 전화해 “아내와 딸을 죽였으며 아파트에 가면 시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도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아내 이씨와 큰딸(14), 작은딸(8)이 각각 거실과 작은방, 안방에서 목이 졸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씨가 쓴 2장의 노트 메모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야(딸),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경북 상주를 지나 12시 10분쯤 문경 인근 국도에서 순찰차와 맞닥뜨려 검거됐다. 강씨는 도주 도중 손목을 긋는 등 자해를 하기도 했으나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년째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미래 불안감’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2012년 12월 다니던 컴퓨터 관련 회사를 그만둔 후 자기 명의의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아내에게 매달 400만원씩 생활비를 주고 나머지는 주식 투자를 했으나 손해를 봤다”고 진술했다. 주택담보대출 5억원 가운데 생활비로 1억원가량을 쓰고 주식으로 2억 7000만원을 탕진해 현재는 1억 3000만원가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실직한 후에도 가족들에게 계속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서초구의 한 고시원으로 출퇴근을 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반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번개탄 등이 아니라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미뤄 아내와 상의 없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신 병력이나 우울증 증세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정신감정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며 “후에 검찰이나 법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때 가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강씨와 유족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재산 관계 등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 모녀의 시신은 7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할 예정이며 부검 결과는 2주쯤 후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초동 세모녀 살해 남편 검거 “3년 실직 생활고 비관 가능성”

    서초동 세모녀 살해 남편 검거 “3년 실직 생활고 비관 가능성”

    서초동 세모녀 살해 서초동 세모녀 살해 남편 검거 “3년 실직 생활고 비관 가능성”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가 6일 낮 12시 10분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를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별다른 저항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3년간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2004년 5월쯤 서초구 서초동의 이 아파트를 근저당 없이 구매했지만, 이 아파트에는 2012년 11월쯤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영화 ‘국제시장’과 한국의 문화유전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영화 ‘국제시장’과 한국의 문화유전자/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5년 새해 첫날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국제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때 피란 온 한 가족의 삶과 주인공 ‘덕수’의 희생과 헌신의 인생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조명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피란 생활의 고단함과 경제발전 초기의 희생, 이산가족상봉이라는 아픔을 배경으로 강력한 국가주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난한 대한민국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국제시장은 부모 세대의 과거를 그저 이야깃거리로 재연한 영화일 수 있다. 그러나 분단과 전쟁, 가난과 굴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해 온 50~70대에게 국제시장은 한낱 영화가 아닌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극복한 자신들의 삶의 일기장이다. 광부로, 간호사로, 혹은 군인으로 막장이나 싸움터로 나아가 가족과 나라를 지키고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성 세대에게 국제시장은 대한민국을 이만큼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굴곡진 세월을 대변해 주는 매개다. 그래서 영화를 본 기성세대 모두는 덕수가 “아부지예,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그런데 저 진짜 힘들었거든예…”라고 눈물지을 때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대입시켜 진한 눈물을 쏟았을 것 같다. 국제시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광복 후 70년 동안 가난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룬 주인공들을 기억하고 기념하자는 것이다. 영화에는 그동안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코드, 경제성장 제일주의라는 문화유전자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성장제일주의는 기성 세대에 저장돼 지배적인 기억으로 복제되고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쳐 왔다. 문제는 경제를 우선시하는 경쟁과 대립의 문화유전자가 대한민국의 지배적인 행동규범이 되면서 사회의 다른 부분들에 대한 균형적 발전이 고려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과 효율성을 신봉하는 문화유전자를 가진 사회는 수도권 중심의 편중된 도시 발전, 대학입시 위주의 비정상적 교육, 계약직을 양산하는 왜곡된 노동시장을 낳았다. 원칙과 법치주의, 인권과 환경, 배려와 타협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집착 속에 우리의 문화유전자 안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 통합진보당의 국회 진출과 해산, 대한항공 땅콩 회항과 같은 몇몇 사건은 ‘원칙을 어겨도 빨리하고 이기면 된다’는 문화유전자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결과이자 현상이다. 성장제일주의는 이제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던 세월호마저도 가라앉힐 수 있는 관피아와 기업의 결탁, 진보의 탈을 쓴 종북 정당의 위협도 알아보지 못하는 맹목적 대립과 이념갈등, 특정 기업과 기업주들이 특혜와 특권을 당연시하는 무원칙 사회를 낳았다. 경제발전 일변도의 문화유전자를 가진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사회의 많은 측면에서 비정상적 대립과 극단적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새해 벽두부터 청와대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이 기득권을 가진 집단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가족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기성세대가 또 한 번 후세를 위해 감수할 것을 감수하겠다는 타협과 양보가 없이는 해법이 요원하지만 과거의 희생에 대한 적절한 인식과 감사가 결여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통 큰 양보를 또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새해에는 가족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문화유전자를 계승하면서 사회의 균형 발전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문화유전자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문화유전자는 한 사회와 공동체의 문화적 특성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는 다시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희망과 각오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시대는 그동안 제 역할을 다한 성장제일주의 문화유전자가 퇴장하고 그 자리에 타인에 대한 배려과 봉사, 합리성과 타협의 건강한 시민사회 문화유전자가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효율성보다는 합리성이, 대결보다는 융화와 화합이, 파국보다는 건전한 대화가 사회의 지배적 원리로 작동하는 새로운 문화유전자가 다음 세대의 행동 규범을 결정하는 기본 원리가 되도록 초석을 놓는 2015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영상)‘쎄시봉’ 정우, 김윤석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열창

    (영상)‘쎄시봉’ 정우, 김윤석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열창

    배우 정우가 영화 ‘쎄시봉’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쎄시봉’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우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 선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경상도 남자 ‘쓰레기’로 분해 ‘응사앓이’를 일으킨 정우가 ‘쎄시봉’을 통해 순정남 ‘오근태’로 돌아왔다. 전작에 이어 또 다시 복고 코드의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정우는 “복고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시나리오가 마침 배경이 복고였던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인지, 차기작도 과거로 돌아가는 작품이다. 단지 복고라서 출연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화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음악 감상실 ‘쎄시봉’ 이야기로, 전설의 듀엣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영화는 당시 대중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트윈폴리오(윤형주, 송창식)가 3명의 ‘트리오’였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트윈폴리오의 실존 인물인 가수 윤형주와 송창식에 이어 가상 인물 ‘오근태’가 더해진 것. 극중 정우는 평생 한 여자를 위해 노래하겠다고 다짐한 오근태의 젊은 시절을 맡았다. 여기에 김윤석이 오근태의 현재 모습을 맡아 2인 1역을 소화했다. 이에 정우는 “(김윤석과 함께 연기하는 것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었고 로망이었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됐다.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음악 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한 만큼 작품에 등장하는 곡 또한 화려하다. ‘트윈폴리오’의 데뷔곡 ‘하얀손수건’부터 송창식의 구수한 목소리가 일품인 ‘담배가게 아가씨’, 민자영을 향한 오근태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웨딩케이크’ 등 대한민국 포크음악을 대표하는 명곡들이 귓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제작발표회에서는 배우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한 곡’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김윤석은 영화 ‘별들의 고향’의 OST로 인기 몰이한 이장희의 대표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꼽았으며 정우와 함께 노래를 선보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영화 ‘쎄시봉’은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광식이 동생 광태’ 등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2015년 2월 개봉. 사진=더팩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설] 국립대 총장 제청 거부 이유 제대로 밝혀야

    교육부가 이유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경북대, 공주대, 방송통신대, 한국체대 등 4개 국립대학 총장 후보자의 임용제청을 줄줄이 거부하면서 행정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10개월째 총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공주대의 1순위 총장 후보자인 김현규 경영학과 교수는 교육부를 상대로 임용제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총장 공석 4개월째인 방송대의 1순위 총장 후보자인 류수노 농학과 교수도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경북대의 총장 후보자 1순위인 김사열 생명과학부 교수도 지난해 12월 30일 교육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서를 냈다. 국립대의 경우 대학에서 두 명의 총장 후보를 올리면 교육부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부가 임용제청을 안 한 적이 없다. 박근혜 정부처럼 교육부가 ‘줄퇴짜’를 놓고 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개입해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총장으로 앉히려는 시도라는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후보자들을 상대로 직접 인사검증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방송대 류수노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총장 선거가 끝나고 청와대 직원이 전화를 해서 시국선언에 참여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전통문화대 총장을 왜 선임하지 않느냐”고 묻자 “청와대가 결정하지 않아서”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총장 후보자들이 진보 성향이라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대 김사열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회원’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서명을 했고, 류수노 교수도 2009년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교육부는 2012년 재정지원과 연계해 국립대 총장 직선제를 바꾸는 작업에 나서 대부분 국공립대는 간선제인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거친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적법하게 선출한 후보자를 이유도 밝히지 않고 거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임용거부 사유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총장을 고르기 위해 청와대의 뜻에 따라 총장 후보자를 계속 내치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정권 바뀌면 쪼그라드는 ‘정책성 보험’ 어찌할꼬…

    정권 바뀌면 쪼그라드는 ‘정책성 보험’ 어찌할꼬…

    이명박 정부 때 히트한 대표적인 보험상품은 자전거보험이다. 4대강 자전거길 개발 바람에 맞춰 앞다퉈 출시된 자전거보험은 2010년 1만 7693건이나 팔렸다. 하지만 2013년에는 5446건으로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그 사이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아예 2884건으로 급감했다. 이제는 무언의 압력을 넣는 당국도, 정부 코드를 맞추느라 판매에 열성인 보험사도 없다. 이렇듯 정부 시책으로 출시된 정책성 보험 상품들이 ‘죽쑤고’ 있다. 어떤 상품은 수요 예측을 잘못 해, 어떤 상품은 수요가 너무 넘쳐서다. 전자(前者)는 고객이, 후자(後者)는 보험사가 외면한다. 금융 당국도 정권 기류 따라 민간의 팔을 비틀 뿐, 뒷일은 ‘나몰라라’ 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시된 ‘피싱 및 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MG·삼성·현대·더케이 등 4개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1년 내내 12건 판매에 그쳤다.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보이스피싱 피해 등이 잇따르자 당국이 앞장서 관련 보험 출시를 유도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정부의 4대악 정책과 맞물려 ‘4대악 보험’으로 알려진 현대해상의 ‘행복지킴이 상해보험’도 출시된 지 5개월이 넘도록 단 한 건도 팔리지 않았다. 수요를 헛짚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금융 당국은 “보험사들이 재량껏 할 일”이라며 뒷전이다. 반면, 장애인·고령자 등을 위한 보험은 수요는 있되, 보험사들이 판매를 기피하는 대표적인 정책 상품이다. 삼성·교보·신한·한화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장애인 전용 보장성 보험은 지금까지 9000건 넘게 팔렸다. NH농협생명의 장애인 연금보험도 1000건 넘게 나갔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져야 할 손해율이 만만찮다”면서 “팔릴수록 손해라 보험사들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공적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거나 충분한 수요 분석 없이 ‘과시성 성과’만을 의식해 상품 개발을 강권한 산물이다. 김재현 상명대 보험학과 교수는 “자전거보험의 경우 일본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고, 국내에서도 잠재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이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라면서 “장애인이나 고령층 보험은 정부가 공적 보험으로 해결할 문제를 시장에 떠넘긴 사례”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당장의 수익을 내는 데만 급급해 미래 전략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범죄나 정보 유출 등 사회적 비용이 큰 부문은 상품 개발만 강요할 게 아니라 가입도 의무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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