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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지금 하동에선] 지리산·섬진강 경관 살려 ‘축제 고장’ 변신

    ‘백사청송(白沙靑松)’으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이 문화·체육의 고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 신암면 팔공산에서 발원한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름난 계곡과 문화유적이 산재한 ‘은둔의 고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단, 경남의 맨 왼쪽에 자리잡아 전라도와 맞닿아 있는 하동은 북쪽으로 지리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남해바다를 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여기에 문화가 더해져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이어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겨울에는 전국에서 찾아든 전지훈련팀으로 북적인다. ●제1회 백사청송 섬진강 마라톤대회 하동의 문화·체육행사는 이른 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면서 시작돼 늦가을 서리가 내려야 끝난다. 지금 하동에서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제1회 백사청송 하동 섬진강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이 마라톤대회는 스포츠서울과 하동군이 주최하고, 서울신문 후원으로 오는 12일 열린다. 전국에서 마라톤마니아 5000여명이 참가를 신청,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마감됐다. 달림이들은 ‘하동포구 80리’를 달리게 된다. 하동이 자랑하는 송림공원에서 출발, 악양면 개치 삼거리∼최참판댁∼화개장터를 돌아 평사리공원∼송림공원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이다. 김주표 체육청소년 담당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남도대교를 돌아오는 그림같은 코스”라며 “지난 9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답사하고 코스를 공인했다.”고 자랑했다. 올해 대회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참숭어 축제’와 맞물려 더욱 풍성하다. 대회 참가자는 물론 가족들은 늦가을의 별미 참숭어를 싼값에 양껏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지리산을 돌아온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잡히는 참숭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구수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벼 수확이 한창인 요즘 참숭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이 올랐다.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는 회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연중 끊이지 않는 축제 하동의 문화·예술축제와 체육행사는 경칩을 전후로 열리는 고로쇠 약수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지리산 자락 화개면과 청암면일대 고산지대에서 채취된 고로쇠 약수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꽃샘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화개장터에 피어난 벚꽃은 섬진청류와 화개동천이 어우러져 새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차별화된 축제다. 특히 이곳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10리 벚꽃 길은 상춘객들의 넋을 빼 놓는다. 이어 5월에는 셋째주 목요일부터 4일간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화개동에서 개최된다. 화개동은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가져온 차 씨앗을 심은 ‘차 시배지’이며, 진감국사가 불교음악인 ‘범패’를 전해왔고, 옥보고가 거문고의 맥을 이은 국악의 중흥지이다. 한 여름에는 강변축제 ‘쿨 서머(Cool Summer) 섬진강’이 열리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 진교면 술상리는 전어 굽는 냄새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하동 축제의 절정 ‘토지 문학제’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둘째주 토·일요일에 ‘토지 문학제’가 열리면 하동의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국내의 대표적인 문학제로 성장한 토지 문학제는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열린다. 문학상 시상식을 비롯, 백일장과 문학의 밤, 토지 시화전 등 문학행사가 펼쳐진다. 이때 평사리 무딤이들에서 진행되는 가을걷이 체험행사는 잊혀진 우리의 농경문화를 알 수 있게 한다. 축제가 열리는 최참판댁은 군이 건립한 민속문화마을.3000여평의 부지에 한옥 14동을 건립, 소설속 평사리 마을이 그대로 재현돼 조선후기 우리 민족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축제가 없는 겨울에는 국내외 스포츠팀이 전지 훈련을 한다. 높고 낮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겨울철 북풍을 막아 한 겨울에도 낮 기온이 섭씨 10도를 넘는다. 이같은 기후조건으로 매년 2만여명이 하동을 찾는다. 지난 겨울에는 부경대 축구부와 독일 태권도팀, 현대 코끼리 씨름단 등 50여개팀이 훈련을 했다. 올해는 100개팀을 유치할 계획이다. ●투자에 비해 짭짤한 수익 연중 끊이지 않는 문화·체육행사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각종 축제 참가자와 관광객 등 연간 100만여명의 외지인이 찾아와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연간 6억 5000만원을 투자,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하동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불만투성이 아기거위의 상상여행

    “난 좀 달랐으면 좋겠어.” 하얀 깃털, 붉은 부리, 꽥꽥거리는 울음소리…. 자신이 가진 뭣 하나도 맘에 드는 게 없어 불만투성이인 아기 거위.‘세상의 다른 모든 동물들은 근사하게만 보이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자신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싶은 아기 거위가 상상여행을 시작한다.“내가 만약 ∼∼이라면…” 굵은 선, 강렬한 색감의 개성있는 그림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체코 출신의 작가 페트르 호라체크의 그림책이 나왔다.‘똑같은 건 싫어!’(민유리 옮김, 베틀북 펴냄)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막연한 동경을 품은 거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선명한 메시지를 건져올리는 꾀 많은 책이다. 우선 반복되는 글 구성이 운율감 있는 책읽기를 보장한다.“내가 만일 박쥐라면 거꾸로 매달려서 퍼덕퍼덕 날갯짓을 할 수 있을 텐데…….”“내가 만일 큰부리새라면 깍깍 큰 소리로 울 수 있을 텐데…….”“내가 만일 펭귄이라면 주르륵 멋지게 미끄럼을 탈 수 있을 텐데…….” 아기 거위의 상상 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이 하나같이 친근한 것도 좋고, 그들의 특징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문장도 재미있다. 목을 뻗어 높은 곳을 볼 수 있는 기린, 코로 물을 쏴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코끼리, 껑충껑충 힘차게 뛸 수 있는 캥거루, 아주아주 빨리 달릴 수 있는 타조…. 반복어조로 편편하게만 흘러가던 책에는 깜짝 반전이 놓였다. 온갖 동물들의 흉내를 내보던 아기 거위는 그만 사자한테선 낭패를 보고 만다.“으르르르롱!” 잠자는 사자 앞에서 있는 목청껏 사자흉내를 내본 아기 거위. 잠을 깨 잔뜩 화가 난 사자가 쫓아오자 줄행랑을 치는 거위의 모습은 다급하지만 말할 수 없이 유쾌하다. 살랑살랑 물 속을 헤엄쳐서, 껑충 뛰어오르기도 하고, 첨벙 물에 뛰어든 뒤 주르륵 미끄럼을 타기도 하고…. 아기 거위의 기기묘묘한 재주들이 정신없이 펼쳐지는 장면들에서 속도감, 운율감이 절로 배어나는 게 신통방통하다. 시원시원하게 여백을 많이 남긴 채 담백한 선으로 처리된 그림들이 오히려 집중을 돕는다. 살랑살랑, 퍼덕퍼덕, 첨벙첨벙…. 흉내내는 말이 한 문장에 하나씩 끼어들어 감각을 일깨운다는 것도 장점. 자신의 개성과 주변사물에 대해 긍정하는 힘을 키워주는 그림책이다.5∼7세.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하루키 문학의 숨겨진 코드 파헤친 ‘하루키를 읽는 법’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은 세계 30여개 나라의 언어, 변방의 소수 민족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하루키 문학에 대한 연구서와 해설서 가운데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40여권. 그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깊이 있는 순문학 작품을 재미있게 써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하루키를 읽는 법’(히사이 쓰바키·구와 마사토 지음, 윤성원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은 하루키 문학의 숨겨진 코드를 파헤친 흥미로운 책이다. 하루키 연구의 일인자로 꼽히는 두 저자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상실의 시대’를 거쳐 ‘댄스 댄스 댄스’에 이르는 하루키 초기 대표작에 등장하는 키워드들의 유래와 의미를 낱낱이 분석, 하루키 문학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하루키는 “내 작품을 읽는 이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고, 되풀이해 읽을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게 읽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은유적인 표현을 종횡무진 구사하며 작품 곳곳에 수수께끼와도 같은 키워드를 무수히 깔아놓는다. 작품 속에 숨겨놓은 바람, 하트필드, 쥐, 코끼리, 양, 일각수, 제이, 댄스…. 이 교묘하고 심오한 핵심어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책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각도에서 작품해석의 근거를 제시한다. 한 예로 저자들은 하루키의 작품 ‘양을 쫓는 모험’에서 예수처럼 부활하는 양은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종교적 관점으로 봐야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시각에서 ‘제이’라는 호칭도 지저스나 예루살렘의 J로 볼 수 있다는 것. 저자들의 해석 코드를 따라가다 보면 하루키 문학이 결코 ‘자폐의 문학’이 아님을 알게 된다.9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코끼리도 ‘자기 인식’

    인간과 영장류, 돌고래 등에게만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자기 인식’ 능력이 코끼리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야생동물보존협회 연구진이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34세 된 아시아 코끼리 ‘해피’를 대상으로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의 인식 여부를 실험한 결과 해피가 거울에 비친 상이 자신의 것임을 알아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A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해피의 눈 위에 X 표시를 한 뒤 거울 앞에 세우자 코로 자신의 눈 위를 반복적으로 건드렸다.”면서 “X는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표시된 점으로 미뤄 이는 해피가 거울에 비친 상을 자신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험에서는 다른 두 마리의 암컷 코끼리 역시 거울을 보며 코끝으로 입 속을 휘저어 보는가 하면, 한 귀를 거울 쪽으로 잡아 당기는 동작을 하는 등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관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같은 자기인식 능력이 코끼리 무리가 갖고 있는 복잡한 사회성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가족과 떠난 가을섬 승봉도

    가족과 떠난 가을섬 승봉도

    아침저녁으로 부는 쌀쌀한 바람에 단풍잎이 뒹구는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는 하나 ‘산’이외에는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이들을 위해 가을 섬을 추천한다. 철 지난 가을 섬은 한적해 사색의 계절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또 날씨도 좋고, 먹을 거리도 풍부해 가을 여행지로 좋다. 특히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그저 세상 시름을 잠시 접어두고 하루를 편안하게 쉬다 오기에 ‘딱’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승봉도에 다녀왔다. 아무도 살지 않는 사승봉도, 저녁노을이 곱게 지는 이일레 해수욕장, 낚싯바늘을 던지기만 하면 딸려오는 물고기 등 그저 1박2일 동안 가족들과 즐기기에 좋은 섬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혹시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 문명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과 벗하며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승봉도에서 배로 10분 거리인 사승봉도에 한번 가보세요. 진정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 은빛 모래밭의 무인도, 사승봉도 승봉도에서 조그만 통통배로 5분정도 시원스레 달리자 눈앞에 광활한 은빛 모래밭이 펼쳐진다. 바로 여기가 무인도인 사승봉도이다.‘모래의 섬’ 사도(沙島)로도 불리는 이곳은 썰물 때면 동북쪽으로 길이 2㎞, 서북쪽으로 길이 2.5㎞의 드넓은 백사장이 가을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배가 제대로 접안할 부두 시설도 없어 사다리를 이용해서 바다와 백사장이 맞닿는 곳에 내린다. 물론 깊이가 무릎 정도라 안전하다. 바지를 걷고 바다를 걸어 사승봉도의 넓은 모래사장에 발을 디뎠다. 썰물 때만 드러나 바닷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드넓은 모래밭에서 한가롭게 먹이를 찾던 갈매기들이 낯선 인기척에 놀란 듯 하나둘씩 자리를 내어준다. 백사장 뒷산에는 곰솔(해송)과 참나무, 오리나무, 칡덩굴 등이 무성하게 숲을 이룬다. 단풍이 들만도 한데 소나무가 많아서일까 아직도 푸른 기운이 넘쳐난다. 한낮이라도 가을인데 의외로 맨발로 걷는 바닷물과 모래밭은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다. 모래밭 발자국 소리에 놀라 제 집으로 찾아들어간 게와 그 녀석들이 가지고 놀던 조그만 모래 공(?)이 여기저기 빼곡하다. “바다 생태계의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골뱅이가 많아요. 원래는 바다에서 잡히던 것인데 지난해부터는 이곳 백사장으로 올라와요. 저기요 저렇게 조금 솟아오른 작은 구멍 보이죠. 저런 곳에 골뱅이가 있어요.”라고 민경용(38)선장이 일러준다. ‘에이 무슨 골뱅이야’ 반신반의하며 손으로 파보았다. 아니 파는 것이 아니라 살짝 모래를 걷어내자 진짜 골뱅이가 나온다. 참 신기하다. 갯벌에서 여러 가지를 잡아 보았어도 갓난쟁이 주먹만한 골뱅이는 처음이다. 넓은 모래밭에는 ‘물 반 골뱅이 반’이다. 그냥 땅위에 나와 있는 녀석들만 주워도 비닐봉지 하나가 너끈히 채워진다. 경기도 평촌에서 온 아줌마들은 난리다.“어머 자연산 골뱅이야. 오늘 저녁에 안주하면 되겠네.”라며 사승봉도의 아름다움보다 골뱅이 잡는 매력에 ‘푹’빠져버렸다. 서북쪽 모래밭 끝 갯바위 틈을 들척이자 갯고둥과 소라가 잔뜩 들러붙어있고 놀란 달랑게와 방게가 몸을 감춘다. 역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두 시간을 돌아다니다 바위 그늘에 앉아 잠시 쉬었다. 파도 소리와 파란 하늘, 적막함이 감도는 섬의 모습에 마치 원시인이 된 기분이다. 사승봉도에는 두 군데 우물이 있어 간단하게 몸을 씻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배가 다니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왕복 1만원을 내면 사승봉도까지 태워주는 통통배가 생겼다. 피서철에는 섬 관리비로 1인당 3000원을 내야 하는데 요즘은 받지 않는다. 만약 텐트를 가지고 무인도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도 있다. # 매력 덩어리 승봉도 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4개의 유인도 중 하나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20분,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선 50분 걸린다. 승봉도는 ‘봉황이 나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 승봉도에는 80가구 160여명이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자그마한 섬이다. 느린 걸음으로 2∼3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지만 섬이 갖춰야 할 최적의 조건은 다 갖췄다. 기암괴석과 바다낚시, 해수욕장뿐 아니라 소라따기, 낙지잡기, 바지락 캐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섬에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없다.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걸어 다니며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정겨운 인심, 호젓한 마을풍경을 직접 체험하는 맛도 쏠쏠하다. 섬 남쪽 이일레해수욕장은 승봉도의 대표 해변. 폭 40m, 길이 1.3㎞의 아담한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썰물 때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는다. 물이 빠지면 바로 옆 장골해수욕장과 이어져 해안선 산책코스로 제격이고, 해변에서 바라보는 낙조 또한 장관이며 해수욕장 뒤편 해송 숲은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에 아주 좋다. 선착장에서 5분 거리인 동양콘도 뒤편 모래해변은 바다학습장이다. 물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거나 낙지를 잡을 수 있어 도시 아이들에게 ‘딱’이다. 남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부두치는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곳이며 삼각형 모양의 독특한 목섬은 썰물 때 모래톱으로 연결돼 걸어서 들어가는 체험도 재미나다. 이밖에 구멍으로 연인 사이가 통과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깃든 남대문 혹은 코끼리바위도 볼 만하다. # 물 반 고기 반인 승봉도 앞바다 승봉도는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곳이다. 이맘때면 씨알 굵은 우럭, 놀래미, 광어 등이 낚싯바늘을 집어넣으면 바로 물고 올라온다.1인당 3만 5000원만 내면 바다에서 4시간 정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해준다. 배로 20여분 나가서 금도, 공경도, 사승봉도 앞에서 낚시를 하는데 배에서 회로 먹고 저녁에도 안주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잡는다. 물론 자연산으로 말이다. 아이들과 재미 삼아 즐기면 손맛도 입맛도 즐길 수 있어 1석2조가 따로 없다. ■ 인천 연안부두~승봉도 쾌속정 70~100분 소요 # 여행정보 승봉도 선창휴게소(032-831-3983,www.isunchang.com)는 사승봉도와 낚시투어를 주인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깨끗한 민박뿐 아니라 직접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로 끓여주는 매운탕과 회도 일품이다. 또 승봉도에서 인심 좋기로 소문난 일도네민박(032-831-8942,user.chol.com/~jkp1119/)도 추천한다. 좀 나은 숙소를 원한다면 승봉도 선착장 부근에 150실 규모의 동양콘도미니엄(www.dycondo.com,02-2604-6060)을 권한다. 방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바다의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섬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콘도로 동남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승봉도로 가는 배는 우리고속페리(www.wk.co.kr,032-887-2891~5) 소속 쾌속정 파라다이스(1일 2회)로 1시간10분, 대부해운(www.daebuhw.com,032-887-6669)과 진도운수(www.jindotr.co.kr,032-888-9600) 소속 카페리호(1일 1회)로 1시간40분 걸린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도 대부해운(032-886-7813) 소속 카페리호(1일 1회)로 1시간20분쯤 걸린다.
  • 꿈꾸기 전에 행동하라

    꿈꾸기 전에 행동하라

    태국을 떠나기 전 ‘이종불규칙활동가’ 김소준철 씨(23세)는 기어코 눈물을 터트렸다. 마음속의 단단한 응어리가 깨어지는 느낌. 이국에서 신명나게 사물놀이를 하고, 에이즈 환자들과 코끼리 인형을 깎고, 몸을 흔들며 대화를 나눴던 기억들이 황홀하게 스쳐 지나갔다. “네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오렴. 그리고 계속 학교를 다니든, 자퇴를 하든 네 뜻을 존중해주마.”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는 열여덟 살에 태국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람들에 대한 측은함보다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친구들과 다투고, 두 번이나 전학을 하고 ‘왜 날 이해하지 않는 거야!’라며 불평을 내뱉던 문제아가 조금이나마 세상에게 미안해졌다. 그 후로 그는 달라졌다. 염세주의자에서 낙천적인 활동가로 변했고, 걱정보다는 행동이 우선이었다. 입양자들과 빈곤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독일 환경캠프에 참여하고, 청소년을 위한 약물, 알코올 중독 상담사로 일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명백히 ‘자원봉사’가 아닌 ‘자원활동’이었다. 그래서 자신을 선량하고 희생을 감내한다고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막막한 길 위에 서 있는 기분. 마치 도박하는 느낌이죠. 이걸 하면 저걸 못 하고, 또 뭔가가 있을 것 같고. 전 아직 가고 싶은 길이 많아요.” 이 왕성한 활동가의 발걸음은 어디까지 지속될까. 요즘 그는 많은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 실제로 프로젝트 팀 ‘느낌 공장 ON단다’를 만들어 제2회 와우북페스티벌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동화 구연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공연이라는데, 일단 목표는 이렇다. 관객과 공연자 모두 어울려 노랠 부를 것. 사람이 사람을 소외하지 않는 세상을 꿈꿀 것.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꿈꾸기 전에 먼저 행동할 것. 취재, 글_강성봉 기자 월간<샘터>2006.10
  • [씨줄날줄] 작용과 반작용/우득정 논설위원

    어느 날 뉴턴은 망치가 쐐기에 힘을 가할 때 쐐기도 망치에 역시 힘을 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유명한 뉴턴의 제3법칙 ‘작용과 반작용’에 대한 이론이다. 자연적인 힘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는 이러한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항상 통용된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재직시절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접근법’을 제안하면서 작용과 반작용을 원용한 ‘거울영상효과’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적대적인 일방의 행위가 상대방에게 대칭적인 반작용을 일으키고, 또 그것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효과라고 정의를 내렸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그에 대한 나의 왜곡된 인식과 절묘하게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이나 미사일문제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먼저 터뜨린 것이 아니라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이 새로운 차원에서 세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진단했다. 이근 서울대 교수도 지난해 발표한 ‘북핵사태와 해법 제대로 보자’는 글에서 “북핵문제 발전의 기본구도는 미국과 북한의 상호 작용, 반작용”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양자간의 파워를 감안할 때 미국이 먼저 공격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주장했다.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NPT 탈퇴 등 북핵위기가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것이다. 그는 북핵문제에 한국 외교의 역할이 한정된 것도, 국민의 안보체감이 떨어지는 것도 한국은 북핵위기의 작용-반작용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에서 한발 비껴난 방관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학문적 논의의 테두리에서만 유용한 것 같다. 누가 보더라도 북한이라는 개미가 미국이라는 코끼리와 줄다리기를 하면 개미의 일방적인 패배로 끝날 것 같지만 우리도 덩달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말하자면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 우리 집으로도 옮겨 붙을 수 있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은 한반도의 숙명이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싫든 좋든 미국과 북한의 줄다리기를 기필코 만류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건호의 뷰티풀 샷] 소품 활용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소품 활용하기

    좋은 사진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주 많다. 그 중에서도 ‘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야외 촬영에서 특이하고 재미난 소품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 사진은 패션잡지 보그에 실렸던 사진으로 주제는 사파리룩이었다. ‘수렵이나 탐험 여행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스타일인 사파리룩의 촬영을 위해 과감하게 태국 치앙라이의 포시즌호텔리조트로 날아갔다. 치앙라이의 포시즌리조트는 특이하게 텐트캠프로 이루어진 독특한 호텔로 사파리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또한 이곳은 특별히 코끼리 훈련을 투숙객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욱 설레게 했다. 우린 흔히 코끼리를 보면 좀 둔하고 멍청해 보이지만 같이 촬영을 하면 할수록 참으로 매력적이고 현명한 동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에서 느낄 수 없는 거대함, 아름다운 몸의 곡선 등으로 코끼리와의 촬영은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델과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촬영한 화보는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동물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인 사파리의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멋진 장소와 적당한 소품 등과 함께 하는 촬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 사진은 하늘의 드라마틱한 표현을 위해서 코끼리와 모델은 실루엣으로 처리하였고 의상의 디테일(질감이나 모양)을 살리기 위해 반사판을 이용해 약간 밝게 표현하였다. 사진작가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가평 운악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가평 운악산

    경기도 가평 운악산(934.5m)엔 지금 가을이 한창이다. 웅장한 암봉마다 가을이 똬리를 틀었다. 노랗고 붉은 잎사귀엔 가을빛이 영롱하다. 그런 수채화 같은 산의 품에 자리한 현등사에도 여린 가을이 살포시 스며 들고 있다. 풍경소리 들으며 화사한 단풍으로 마음 물들이고 싶어 운악산을 찾았다. 가평군 하면과 포천시 화현면 경계를 이루는 운악산의 대표적인 들머리인 가평군 현리에는 천년고찰 현등사. 신라 22대 법흥왕(514∼539)때 인도 승려 마라가미를 위해 세운 뒤 수백 년간 버려져 있다가 고려때 보조국사 지눌이 중건했다는 절이다. 이 때문에 운악산은 현등산으로도 불린다. 등산객들은 포천 쪽보다는 가평 쪽 들머리를 더 많이 찾는다. 가평 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크게 두 가지. 일명 ‘A코스’라 불리는 만경등산로는 눈썹바위능선∼철다리를 거쳐 정상에 이르고,‘B코스’인 현등로는 현등사∼절고개를 거쳐 정상에 오르게 된다. 조망이 좋은 만경등산로로 올라 현등로로 하산하는 원점회기 코스가 인기 있다. 매표소 위쪽 ‘운악산 현등사’라 적힌 일주문을 지난다. 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을 10여분 오르면 ‘현등분기점(375m)’이라 적힌 표지판을 만난다. 눈썹바위능선을 타기 위해서는 ‘만경등산로’라 적힌 오른편 산길을 따라야 한다. 숲길을 잠시 오르니 이내 능선에 올라선다. 뚜렷하게 이어진 능선길을 30분 정도 더 오르면 눈썹바위 아래다. 길은 눈썹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도록 나있다. 급경사 오르막을 10분정도 오르면 주능선 안부에 이른다. 왼편 길을 따라 10m 정도 급경사 바위를 오르고 숲길과 바위를 번갈아 오른다. 왼편 소나무숲 사이로 바위와 단풍이 어우러진 정상부 능선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한다.20분 정도 지나 도착한 ‘병풍바위 촬영소’.‘경기의 소금강’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붉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진 병풍바위는 설악산, 금강산의 봉우리를 떼어놓은 것처럼 닮은꼴이다. 미륵바위와 무명봉을 차례로 지나고 현등사쪽 지능선과 이어지는 안부에 이른다. 정상 500m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바윗길.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철다리도 만난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즈음 드넓은 정상에 선다. 하산은 정상 남쪽으로 내려선다.15분 정도 내려서면 포천 쪽 대원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절고개에 닿는다. 동쪽 현등사 방면 계곡길로 발길을 옮겨 코끼리바위 아래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계곡길을 따라 30분가량 내려가면 현등사. 민영환바위와 백년폭포를 지나 40분이면 매표소에 이른다. 하판리 매표소∼눈썹바위능선∼정상까지 약 2시간 20분, 정상∼절고개∼현등사∼매표소까지 약 1시간40분 소요된다. 글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아하~ 그 캐릭터 딱이네!

    제품을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이음새가 광고이다. 이런 광고를 기억나게 하는 실마리는 CM송이거나 특이한 동작 또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이 기억의 단초를 제공한다. 이런 작은 실마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최근 부쩍 많이 나오는 게 캐릭터 광고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상징물이나 동물이 대부분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금융·통신·제과 등의 업계가 캐릭터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의 캐릭터는 모델과는 다르다. 모델은 사생활이나 활동 내용 등에 따라 제품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다소 단기적인 광고 전략이다. 반면 캐릭터는 인기나 사생활에 따른 이미지 훼손 위험 부담이 작다.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신문·TV·라디오 등 4대 매체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캐릭터 광고의 대표적인 예로는 웅진쿠첸의 측면(서라운드) 전자 유도식 가열판(IH)밥솥 ‘쉐프’편을 들 수 있다. 웅진쿠첸의 쉐프편은 쌀알 모양의 캐릭터가 요리사 최민식씨의 제자들로 등장한다. 최민식씨는 “밥솥은 열을 다루는 기술”이라며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밥솥의 핵심 기술로 열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어 내솥 전체에 음각(딤플) 처리된 서라운드 IH 기술로 열전도율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웅진 쿠첸 밥솥의 기술력을 설명한다. 요리사 최민식씨로부터 지도를 받는 제자들은 쌀알 모양의 얼굴을 한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귀엽고 깜찍한 두 명의 쌀 캐릭터들이 밥맛의 비법을 전수받는다. 박선정 웅진쿠첸 과장은 “최민식씨와 쌀 캐릭터가 주는 낯섦이 오히려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쌀 캐릭터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있다.”고 말했다. 동물을 광고 캐릭터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동건설 아파트 브랜드 ‘다숲’ 광고는 현장소장인 숲속 동물 ‘비버’를 모델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아파트 광고에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모델로 나오는 전형적인 형식의 틀을 깨고 캐릭터를 모델로 등장시킨 것이다. 비버가 ‘친환경 건축 전문가’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광고다. KT의 국제전화 ‘001 정상회담’편에서는 조인성씨가 각국의 정상들이 모인 국제회의실에서 고릴라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다.“네, 온 국민의 염원인 매일 무료 5분 통화, 오늘은 결론이 날까요?”로 시작하는 광고에서는 축구를 중계하는 듯한 멘트가 이어진다. 호주 시드니의 한 회의실에서 촬영된 광고는 교민과 유학생들이 고릴라를 보고 단번에 001의 광고촬영임을 알았다고 한다. 또 KT 메가패스는 고양이 캐릭터를 앞세워 속도가 아닌 문화로서 메가패스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농협 손해보험은 녹색 코끼리를, 제과업체 치토스는 치타를, 하이카다이렉트는 ‘하이디’와 ‘위디’를 각각 내세워 캐릭터 광고를 하고 있다. 이들 캐릭터는 제품을 소비자와 연결하는 기억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확보 가능한 최선의 버전/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언론윤리의 핵심은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는 것이다. 이건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취재보도 수칙이다. 그러나 사실을 보도하는 이 세상 어느 기자도 특정 사건에 대하여 “이것이 사실이다.” 하고 단정해 말할 수 없다. 기자가 한정된 시간에 사실의 모든 면을 총체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기자는 사실이라는 코끼리 앞에서 늘 장님 신세가 된다. 무엇이 사실인가? 이에 관하여 명답을 내놓은 기자가 워터게이트 취재로 필명을 얻은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Bob Woodward) 기자다. 그는 재판정에서 판사가 한 탐사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이라고 믿느냐고 묻자, 그 기사가 “사실에 관한 확보 가능한 최선의 버전”이라고 답했다. 어떤 사안에 대해 기자가 확보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가 쓴 기사는 사실로 간주해야 한다. 사실이란 안팎으로 상충하는 요인을 아우르고 있다. 내적으로는 사실 자체에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외적으로는 그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게 마련이다. 기자는 이런 내외적 요소를 최대한 배려하여 사실을 재구성해야 한다. 우드워드 기자의 기준을 따르자면, 그렇게 할 때 기자는 사실에 관한 확보 가능한 최선의 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우리 신문을 읽거나 방송을 시청취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확보 가능한 최선의 버전을 보도해야 하는 취재보도의 기본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가 뜨거운 정치 쟁점이 된 적이 있다. 보안법은 기본권을 제약할 개연성을 안고 있다. 그 가능성을 거증하는 예는 우리 현대사에 수두룩하게 많다. 보안법이 폐기된다면 국기를 흔드는 일이 발생할 개연성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각론으로 들어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아울러 배려한 절충점을 찾아내 국민통합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폐기론이나 고수론의 한편에 서서 반대편을 보수 골통이라거나 좌파 용공으로 딱지 붙이기(name calling)를 서슴지 않았다. 이런 편향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FTA 문제나 전시작전권 문제 역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이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두 문제가 다 총론적으로는 긍정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매우 많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총론이 아니라 각론으로 들어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여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공론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은 총론적으로 어느 한편에 서서 다른 편에 대해 극언을 불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초기에 언론이 정파성에 충실함으로써 고정 독자를 확보하던 정론지시대가 있었다.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명언을 남긴 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자기 친구더러 자기 정파에 충직한 신문을 만들도록 권해 조그만 신문이 경영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정론지가 판을 쳤다. 이런 정파상업주의 하에서 사실은 왜곡될 대로 왜곡되었다. 우리 언론은 지금 선진국에서는 이미 박물관에 처박힌 그 정파상업주의로 공론장을 어지럽히고 있다.“이제는 은폐의 종말이 왔다. 일방적인 해석의 종말이 왔다. 이 기사가 특정 정당에 유리할까 불리할까 생각하며 기사를 쓰는 시대의 종말이 왔다.” 뉴욕 트리뷴의 화이트 리드(White Reid)가 한 이 말을 우리 기자가 외칠 때 비로소 우리 저널리즘도 선진국 문턱을 넘어설 것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이건호의 뷰티풀 샷] 동물이 모델되지 말란 법 있나

    [이건호의 뷰티풀 샷] 동물이 모델되지 말란 법 있나

    올 여름 유난히 뜨거웠던 독일 월드컵의 열기를 여성 트렌드지 ‘W’에서는 놓칠 수 없었다.‘월드컵 기념화보’로 동물들의 축구경기를 테마로 잡았다. 원숭이, 호랑이, 코끼리, 말 등이 붉은악마로 변신해 축구를 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아니 무슨 패션 사진가가 동물을 촬영하고 또한 동물들이 사람의 옷을 입는단 말인가 하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패션 사진은 단순히 멋진 옷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지’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그래서 동물들이 옷을 입은 패션 사진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예쁜 여자나 멋진 남자가 옷을 입어야 하는 획일화된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재미난 기획과 상황 설정이 빛나는 아이디어였다. 장소는 태국 방콕 인근의 동물원과 동물쇼 장소. 문제는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떻게 동물들을 연기시키느냐였다. 하지만 장소를 보러간 당일 하늘에선 비가 내리고 열악한 촬영장과 훈련된 원숭이가 한 마리뿐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는 법. 급히 인근 진디밭을 섭외하고, 마침내 촬영 당일 의외로 말을 잘 듣는 원숭이들과 함께 순조롭게 촬영은 진행되었지만 사람이 아닌 동물들에게 섬세한 동작을 연출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족할 만한 컷을 얻어냈고 동물들의 월드컵기념화보는 성공적이었다. 긴박한 프리킥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4컷의 사진이 합성되어야 했다. 일단 카메라의 시점을 고정시키고 프리킥을 막아내는 장면을 촬영했다. 다음, 날아가는 공을 촬영한 후 붉은악마 원숭이의 수가 모자란 관계로 두 번으로 나누어 촬영한 후 이 모든 사진을 자연스럽게 합성했다. 사진작가
  • [녹색공간] 열 길 물속을 제대로 보려면/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여름 영남지역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역에서 독성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되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퍼클로레이트는 로켓이나 미사일의 추진제로 사용되고 성냥이나 폭죽 공장에서도 배출된다. 이번에 낙동강에서 검출된 것은 상류의 어떤 공장에서 이 물질을 세정제로 사용했기 때문이란다. 오래 노출될 경우 갑상선과 호르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 환경보호청에서는 퍼클로레이트의 먹는물 수질 권고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 환경부에서도 해당 산업단지의 주요 배출기업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퍼클로레이트의 수질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우리나라 하천에서 독성 유해물질이 검출돼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재작년에도 같은 강에서 ‘1,4-다이옥산’이라고 하는 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다. 당시 환경부에서 매우 신속하게 이 발암물질의 배출업체를 파악하고 수질관리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인상깊게 보았다. 하지만 왜 번번이 새로운 물질이 우리 강에서 나오는지, 왜 새로운 물질이 나올 때마다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의아해할 만도 하다. 일상생활이나 산업활동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수는 우리나라에서만 대략 3만 9000종에 육박한다. 게다가 해마다 400여종의 신물질이 개발되어 사용된다고 한다. 이 물질들 중에는 용도를 마치고 나면 종국에는 물 환경을 오염시켜 사람의 건강이나 생태계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독성물질이 많이 있다. 퍼클로레이트나 ‘1,4-다이옥산’과 같은 물질도 그 예이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 하천 및 호소의 수질환경기준에서 규제하고 있는 오염물질은 10여개에 불과하다. 산업폐수나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난 후 방류하는 물의 수질기준도 일부 중금속과 유기물질 등 30여종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수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독성물질을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수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화학물질들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극히 적다는 것도 지적되어야 한다. 환경오염을 막으려면 우선 오염 물질이 환경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경제성과 기술력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분석이 불가능한 물질이 태반이다. 다른 문제점은 독성정보의 부족이다. 사람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독성영향을 파악하는 데 워낙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 많은 오염물질들 중 우리가 독성영향을 잘 아는 물질은 별로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는 좋은 소식이 얼마 전 들려왔다. 환경부는 오폐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방류수의 질 관리에 ‘수질유해물질 통합관리제도’를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방류수가 물벼룩 등 수서생물에 미치는 독성 정도를 수질기준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방류수 속에 오염물질이 몇 종류가 있든 상관없이 방류수가 생물에 미치는 독성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게 되므로, 현재 규제되지 않는 물질의 영향도 상당부분 제어할 수 있다. 이는 개별 오염물질의 최대허용농도 설정을 위주로 해왔던 기존의 하·폐수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다.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에 기초하여 물환경을 관리한다는 면에서 크게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독성시험 대상 종으로 외국산 물벼룩을 활용하지만, 우리나라 환경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 국내 고유종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또한 미량오염물질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다. 수질유해물질 통합관리제도가 성공적으로 제도화되어 우리나라 물환경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100살 먹은 숫총각 코끼리 거북이

    안녕, 우리는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이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초면에 웬 반말이냐고? 억울하면 주민등록증 까봐. 우리는 동물원에서 최고참이거든. 올해로 100살이야. 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 너무 어려워 말고 그냥 형이라고 불러. 그러고 보니 우리가 한국으로 이민온 지도 벌써 8년이나 지났네. 우리의 고향은 남미에 있는 에콰도르야. 우리 이름 ‘갈라파고스’는 스페인어로 거북이라는 뜻이야.8년 전 에콰도르 군 참모총장이 한국의 서울대공원을 방문했을 때 우정의 의미로 선물하게 된 게 바로 우리 두 마리야. 우리가 있던 동물원에서는 대신 치료약이랑 의료기술을 전수받았지. 함께 있던 친구들과 떨어져 외롭긴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해. 우리는 에콰도르에서 국가보호종이야. 하지만 에콰도르에 있을 때는 그게 더없이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그 사실이 조금 원망스러워. 국가보호종이어서 외국에서 새끼를 낳고 번식하는 것을 막고 있거든. 그래서 여자친구들의 반출이 금지돼 있어.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우리의 독수공방은 시작된 거야.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면서 뭘 그리 밝히냐고. 말 조심해. 우리가 십장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었어? 우리의 평균 수명은 보통 180∼200살이라고. 우린 사람으로 치면 이제 겨우 30대 후반밖에 안 된 거야. 그런데 평생을 이렇게 외롭게 살아야 하다니, 너희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끔 우리끼리 짝짓기 시늉을 하기도 해. 하지만 사육사 아저씨가 해가 될 건 없다고 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도 머나먼 타국 땅에서의 외로운 생활을 견딜 수 있는 건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 덕분이야. 우리와 아예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다고. 우리가 거북이 중에서는 유일하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니? 너희가 동물원에 와서 우리를 사랑스럽게 대해 주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야. 기대해도 좋아∼!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책꽂이]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브린 바너드 지음, 김율희 옮김, 다른 펴냄) 사스 바이러스보다 수천배나 파괴력을 지닌 흑사병, 천연두, 콜레라, 황열병 등 전염병에 대한 입문서. 흑사병은 어떻게 봉건제도를 강타했을까.1331년 몽골 군대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흑사병은 4년도 채 안돼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중세 유럽의 지배계급은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봉건제도가 무너지고 자본주의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세계사를 바꾼 보이지 않는 손, 전염병의 기원과 확산 과정 등을 알기 쉽게 설명.1만 2000원.●우주는 안녕한가요?(셜리 앤 존스 엮음, 도솔 옮김, 황매 펴냄) “용기만 있다면, 쥐가 코끼리를 들어올릴 수도 있다.”(티베트 속담) “자기 자신, 지는 태양, 홍수에 쓰러진 나무를 존경하라.”(마오리족 속담) 이 책에는 지도 밖 소수민족들의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겼다. 호피족, 마오리족, 가리후나족, 키카푸족, 히바로족, 위네바고족 등 200여 종족의 삶의 이야기를 자신들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제4세계 원주민들을 위한 단체인 ‘세계원주민연구소’와 ‘위기에 처한 원주민을 위한 프로젝트(EPP)’ 등에 관한 정보도 실렸다.9800원.●뭐라고, 이게 다 유전자 때문이라고?(리사 시크라이스트 치우 지음, 김소정 옮김, 한얼미디어 펴냄) 희귀 질환을 유발하는 우리 몸속 유전자 이야기. 메노파나 아미시 교도들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유전병에 단풍당뇨증이란 게 있다. 단내를 풍기는 유전자 때문에 소변과 땀과 눈물에서도 단풍당밀의 냄새가 난다. 시조들이 갖고 있던 유전자가 자손들에게 많이 발현된다는 점에서 ‘창시자 효과(founder effet)’란 말도 생겼다. 포르피린증을 앓은 조지 3세의 광기,‘켈트인의 저주’로 불리는 혈색소증, 키다리 유전자를 지닌 링컨·라흐마니노프·파가니니·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마르팡 증후군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1만 2000원.●로버트 카파-그는 너무 많은 걸 보았다(알렉스 커쇼 지음, 윤미경 옮김, 강 펴냄)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충분히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토 저널리즘의 신화를 만들어낸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본명 앙드레 에르노 프리드만)는 한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잡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썼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벌어진 오마하 해변에서 쏟아지는 총탄 사이로 들어올린 카메라. 헝가리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41세에 베트남 전장에서 죽기까지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가였다.1만 6000원.●21세기 한중일 삼국지(우수근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한·중·일 3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비교 고찰. 일본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 ‘가지지 못한 자도 무엇인가는 가졌고, 가진 자도 무엇인가를 가지지 못한 나라’라고 말한다. 그만큼 일본은 엄격한 조세정책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사회적 부의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일본보다 빈부격차가 더 심하다. 중국의 빈부격차 또한 심각한 상태. 빈부차, 실업, 부패 문제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제2의 톈안먼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1만 5000원.
  • [동물원에 가보았지] (2) 쉰 넘은 노총각 외면한 노처녀 코끼리 사쿠라

    [동물원에 가보았지] (2) 쉰 넘은 노총각 외면한 노처녀 코끼리 사쿠라

    서울대공원 코끼리사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찡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다. 사랑의 주인공은 스물일곱 살 리카(♂·아프리카 코끼리)와 마흔두 살 사쿠라(♀·아시아 코끼리). 그리고 쉰다섯 살의 노총각 자이언트(♂·아시아 코끼리)다. # 리카 일본 다카라스카의 동물원이 문을 닫으면서 사쿠라짱이 이 곳에 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네요. 시민들이 환송회를 해줄 정도로 최고의 인기스타였다고 해 거만한 노처녀 누나가 아닌가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랑스럽기만 해요. 하지만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출신(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집에서 살 수 없답니다. 담장 너머로 코를 내밀어 맞잡는 것 외에는 달리 사랑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요. # 사쿠라 리카를 처음 본 순간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늠름한 리카의 모습이 저의 마음을 사로 잡았죠. 물론 저와 혼담이 오간 자이언트에게 미안하긴 해요. 하지만 마음이 끌리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사람들은 우리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해요. 그러나 우린 포기하지 않아요. 제발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자이언트 내 짝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 설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이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저도 창경원 시절에는 대한민국 1호 코끼리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죠. 하지만 다 옛말입니다. 사쿠라짱이 저를 피하지만 저는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답니다. # 미니 동물상식 사랑에는 국경이 없지만 종 사이의 벽은 허물 수 없습니다. 다른 종의 교배시 돌연변이 출산 등의 우려까지 있다고 해요. 코끼리는 모계 사회여서 짝짓기의 선택권은 사쿠라에게 있습니다. 동물원 사육사들은 이미 노인이 돼버린 자이언트가 총각을 면할 수 있도록 사쿠라와 러브 모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코끼리의 평균 수명은 60 살입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징검다리 연휴 막바지 피서인파

    8월의 둘째주 일요일이자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인 13일 전국의 유원지와 해수욕장은 마지막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로 넘쳐났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은 부산의 해수욕장 7곳에는 모두 160만명의 피서객이 몰렸다.해운대 해수욕장 60만명을 비롯해 광안리 40만명, 송정에 40만명의 피서객이 찾아와 바다에 몸을 맡겼다. 강원 동해안도 인파로 북적였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50만여명이 몰린 것을 비롯해 동해 망상해수욕장 30만여명, 양양 낙산 해수욕장 20만여명 등 동해안 10개 해수욕장에 100만여명의 피서객들이 찾았다. 충남 서해안의 주요 해수욕장에도 100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대구·경북지역의 동해안 해수욕장과 계곡 등도 피서 인파가 몰렸으며 제주도에는 6만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성산일출봉 등 도내 유명 관광지를 돌아봤다. 전남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는 2만여명이 몰렸고, 보성 율포 해수풀장에도 가족단위 피서객 등 3000여명이 물놀이를 즐겼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인 경남 거제 학동과 구조라 해수욕장,‘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에도 1만여명이 찾아 해수욕을 즐기며 더위를 피했다. 울산은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한 가운데 진하해수욕장과 일산해수욕장, 강동 몽돌밭 등 바닷가에만 10만여명의 피서인파가 몰렸다.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도 2만 5000명이 찾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또 서포리 7000명을 비롯해 동막 3000명, 십리포 2000명 등 섬 지역 해수욕장도 막바지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창한 날씨 속에 산을 찾아 더위를 피하려는 등산객들도 많았다. 충북 월악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아침부터 6000여명의 등산객이 몰려 공원 야영장과 송계계곡 등이 만원을 이뤘으며, 속리산 화양계곡과 쌍곡 등에서도 3000명 가까운 인파가 물놀이를 즐겼다. 동시에 1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실내물놀이 시설인 용인 캐리비안베이는 정오부터 만원이 되는 바람에 대기표를 나눠주며 방문객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전국 종합
  • 징검다리 연휴 막바지 피서인파

    8월의 둘째주 일요일이자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인 13일 전국의 유원지와 해수욕장은 마지막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로 넘쳐났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은 부산의 해수욕장 7곳에는 모두 160만명의 피서객이 몰렸다.해운대 해수욕장 60만명을 비롯해 광안리 40만명, 송정에 40만명의 피서객이 찾아와 바다에 몸을 맡겼다. 강원 동해안도 인파로 북적였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50만여명이 몰린 것을 비롯해 동해 망상해수욕장 30만여명, 양양 낙산 해수욕장 20만여명 등 동해안 10개 해수욕장에 100만여명의 피서객들이 찾았다. 충남 서해안의 주요 해수욕장에도 100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대구·경북지역의 동해안 해수욕장과 계곡 등도 피서 인파가 몰렸으며 제주도에는 6만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성산일출봉 등 도내 유명 관광지를 돌아봤다.전남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는 2만여명이 몰렸고, 보성 율포 해수풀장에도 가족단위 피서객 등 3000여명이 물놀이를 즐겼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인 경남 거제 학동과 구조라 해수욕장,‘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에도 1만여명이 찾아 해수욕을 즐기며 더위를 피했다. 울산은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한 가운데 진하해수욕장과 일산해수욕장, 강동 몽돌밭 등 바닷가에만 10만여명의 피서인파가 몰렸다.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도 2만 5000명이 찾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또 서포리 7000명을 비롯해 동막 3000명, 십리포 2000명 등 섬 지역의 해수욕장도 막바지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창한 날씨 속에 산을 찾아 더위를 피하려는 등산객들도 많았다. 충북 월악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아침부터 6000여명의 등산객이 몰려 공원 야영장과 송계계곡 등이 만원을 이뤘으며, 속리산 화양계곡과 쌍곡 등에서도 3000명 가까운 인파가 물놀이를 즐겼다. 동시에 1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실내물놀이 시설인 용인 캐리비안베이는 정오부터 만원이 되는 바람에 대기표를 나눠주며 방문객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전국 종합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Leisure+α] 이틀 요금으로 하루 더

    해외 고품격 리조트 전문 아일랜드 마케팅은 태국 카오락에 위치한 사로진 리조트와 오는 9월1일부터 한국 총판대리점 계약 체결을 기념해 ‘Stay 3 Pay 2’ 이벤트를 펼친다. 오는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사로진 리조트에서 2박 요금으로 3박을 제공하며 코끼리 트레킹, 캔들 라이트 디너 등의 특별 프로그램과 발 마사지 및 아로마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사로진만의 ‘패스웨이 스파’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사로진 리조트의 홍보를 위해 여러가지 혜택이 주어진다.www.islandmarketing.co.kr
  • ‘첨벙첨벙’ 동물들의 피서왕국

    ‘첨벙첨벙’ 동물들의 피서왕국

    긴 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나고 동물들도 나름대로의 피서법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던 지난 2일 철원 민통선 안에서 만난 고라니(1)는 더위에 지친 듯 무거운 걸음걸이로 철책선 가까이 있는 물웅덩이에 조심스럽게 발을 담갔다. 야생동물과 달리 사람들과 함께 사는 동물들의 피서법은 무척 다양하다. 한 마리의 몸값이 수천만원을 넘는 경주마(2)는 사람보다 더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호사스러운 여름을 보낸다. 전용수영장에서 몸을 풀면서 훈련을 겸한 피서를 한다. 이에 비해 공간이 한정된 동물원의 여름나기는 말 그대로 고역이다. 동물들의 건강관리에는 사육사 등 동물원 식구들 모두가 비상이다. 코끼리(3)는 대낮의 강한 태양광을 피해 우리 속으로 몸을 숨기는 일이 많아 구경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열대나무 잎으로 만든 대형 원두막과 하루에 수백ℓ의 시원한 물샤워 없이는 견디기 힘는 여름이다. 에버랜드의 인기스타인 3살배기 오랑우탄(4) ‘제니’의 사육사 김진목씨는 수박과 같은 제철 과일을 여름특식으로 준비한다. 밀림의 왕 호랑이(5)까지 드러눕게 만드는 올 여름더위의 극복은 야생의 동물이든 동물원 식구든 단순한 계절나기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더운 날 수돗가에 모여든 참새(6)들에게는 한 모금의 물이 방앗간의 낱알만큼이나 소중한 양식이다. 글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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