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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보로의 고향’ 버지니아도 금연법 제정

    전세계 흡연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필립모리스 사의 말보로(Marlboro)와 세계 최대의 담배 제조공장이 위치한 ‘담배의 고향’에서 금연법이 발효될 수 있을까? 버지니아 주의 주지사 팀 케인(Tim Kaine)은 최근 실내에서의 흡연을 엄격히 금지하는 법안에 사인함으로서 이곳에 위치한 필립모리스사와 리치몬드에 위치한 대규모 공장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말보로 담배가 최초로 탄생한 버지니아는 ‘말보로의 고향’으로 불려왔다. 400여년 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담배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부는 금연바람과 법적 제재의 영향으로 고향에서도 홀대받는 신세에 놓이게 됐다.  워싱턴타임즈 지는 이를 두고 “버지니아 주지사가 믿을 수 없는 가결권을 얻어냈다.”며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당초 식당 내 모든 지역에서의 흡연을 금지한다는 골자에서 크게 후퇴해, 식당 내 특정한 폐쇄 장소나 옥외 카페, 미성년자가 갈 수 없는 장소에서만 흡연을 허용하는 안으로 통과돼 담배생산지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게다가 이번 법안은 아직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에 대한 의심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팀 케인 주지사는 “우리는 곧 버지니아에서 새로운 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 법안이 통과되면 ‘담배의 고향’에서의 금연법은 오는 12월 부터 발효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실 기업은 망하게 둬라”

    “부실 기업들은 그냥 망하게 놔둬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부실기업 추가 지원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로부터 1730억달러(약 268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AIG가 국민의 혈세로 빚잔치를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기업 구제책에 대한 반대여론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 금융계 내부에서는 물론 정작 구제금융안을 통과시켜야 할 공화당 상원의원들까지 추가지원 방안에 대해 회의적이다. 공화당 상원 중진들이 “부실한 대형 은행이 망하게 놔둬라.”라고 잇따라 촉구하고 나서 당장 씨티그룹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의 공화당 핵심 인사인 리처드 셸비 의원은 ABC TV 대담프로 ‘디스 위크’에 출연,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의 대형 은행들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그 은행들이 주저앉으면 문을 닫게 놔둬라. 그 은행들이 죽으면 묻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은행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피하면서도 “항상 씨티그룹이 문제아”라며 씨티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또 일본이 지난 1990년대 부실 대형 은행을 계속 껴안은 것이 결국 침체를 장기화시킨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하고,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TV 대담프로인 ‘폭스 뉴스 선데이’에 나와 특정 은행은 거론하지 않은 채 “오바마 정부가 부실 은행은 망하도록 놔두는 결정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도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런던 금융가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G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취약점이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 B) 부의장도 “이번 AIG 사태로 FRB와 미 재무부가 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피트 방문에 美의사당 들썩

    5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사진 오른쪽)가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을 통째로 뒤흔들어 놓았다.피트는 2005년 뉴올리언스주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지역에 친환경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 프로젝트에 대한 의회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의사당을 찾았다.검정색 선글라스를 낀 피트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나타나자 의사당 직원들과 취재진은 지남철처럼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피트는 이날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왼쪽) 민주당 하원의장, 패티 머리 민주당 상원의원 등을 비공개로 만나 프로젝트 지원을 부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다룬 MBC의 김보슬·이춘근 PD가 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PD연합회의 주최로 열린 제2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PD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29일 방송된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편을 연출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 CEO 유방암 투병중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 CEO 유방암 투병중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정보기술 업체인 휼렛패커드 전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가 최근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피오리나는 유방암 최종 진단을 받은 뒤 지난 2일 스탠퍼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그녀의 비서실 측이 전했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경제 자문역을 맡았던 피오리나는 연방 상원의원 차기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바바라 박서(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의 대결이 예상돼 왔다. 피오리나는 상원의원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나는 개인적으로 출마 여부를 결정한 적은 없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구심점 잃은 美공화 ‘림보 딜레마’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러시 림보가 공화당의 ‘얼굴’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 발표 직후 촉발된 미 정치권내 ‘사회주의’ 논쟁으로 보수적인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림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으로부터 공화당의 숨은 얼굴이라는 공격을 받는가 하면, 공화당 내부로부터 엔터테이너라는 지적에 발끈하고 나서면서 지도부로부터 공개 사과를 받아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적 정치행동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오바마의 임무가 자본주의와 개인적 자유라는 기초를 부정하는 국가 재개조라면 그가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발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대통령이 실패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림보의 발언은 이후 민주당에 공화당과 싸잡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1일 CBS에 출연, “림보가 바로 공화당의 지적 능력 및 에너지의 바탕”이라고 공격했다. 골수 보수 논객과 공화당을 동일시하려는 정치적인 전략이다. 문제는 림보가 기조연설을 한 같은 날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신임 의장인 마이클 스틸이 TV 프로그램에 출연, “림보는 엔터테이너이고,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토크쇼는 ‘선동적’”이라며 공화당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스틸의 이날 발언이 림보를 자극, 문제가 커졌다. 림보는 스틸의 발언 내용이 방송된 뒤 2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토크쇼에서 직접 스틸 의장을 지칭하며 “정치 평론가로 나서는 대신 맡은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맞받아쳤다. 림보와 스틸의 발언이 감정싸움에서 보수주의 진영의 갈등으로 비쳐지면서 스틸이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스틸은 2일 저녁 늦게 “림보를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를 존경한다.”면서 전날 방송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정치전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는 림보를 “공화당의 매우 귀중한 보수적 입장을 대변한다.”고 추켜올리기까지 했다. 골수 보수진영 내 림보의 영향력을 반증하는 동시에 림보가 RNC 의장에 판정승을 거두는 순간이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팀 케인 민주당전국위원회 의장은 성명을 발표, “스틸 의장이 자신의 발언을 하루아침에 뒤집고 림보에게 사과하는 것을 보니, 림보가 정말 공화당의 배후에 버티고 있는 세력임이 드러났다.”며 정치공세를 폈다. 민주·공화당과 백악관까지 나서 공격하는 림보의 주가만 올려놓은 꼴이다. kmkim@seoul.co.kr
  • 한지민, 탈북장면 위해 5시간 수중촬영

    한지민, 탈북장면 위해 5시간 수중촬영

    배우 한지민이 탈북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5시간 동안 수중촬영을 했다.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ㆍ연출 김형식)에서 영지 역을 맡은 한지민은 바다에 빠져 초인(소지섭 분)의 환영을 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수원 월드컵 경기장 내 수영장을 찾았다. 4일 방송되는 ‘카인과 아벨’의 5회분에 방송될 분량을 촬영한 한지민은 밀항선 고기 창고 안에 숨어서 있다가 선원들에게 잡혀 폭행을 당할 뻔 했다가 바다 속에 빠지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날 한지민은 5시간 동안 계속 되는 수중 촬영으로 입술이 파랗게 질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프로다운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또 이날 촬영장에는 영지의 환상 속 초인 역을 촬영을 위해 수영장을 찾은 소지섭은 수영 선수 출신답게 자유자재로 수영장을 누비며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SBS ‘카인과 아벨’ 5회분은 4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사진제공 = 마케인사이트)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바마·매케인 예산절감안 격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진한 패배를 맛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예산절감 문제를 놓고 또한번 ‘격돌’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재정 책임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은행의 파산을 막고 4년 안에 재정 적자를 반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의 경기회생안을 설파했다. 그러자 매케인 의원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매케인 의원은 먼저 대통령 관련 사업을 ‘무기’로 활용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의 비용과 맞먹는 112억달러(약 16조 9500억원) 규모의 대통령 전용헬기 28대의 교체 사업을 문제로 제기한 것. 이 계획은 부시 행정부 때 마련된 것으로,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 원’이 테러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록히트 마틴의 VH-71기종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오바마는 바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관련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는 것으로 매케인에 맞섰다. 그는 현재 사용 중인 전용헬기로 충분하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다양한 논의가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일부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새로운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감사하다. 이게 바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에 매케인 의원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의지를 보여 힘을 얻었다. 앞으로 다른 중요 법안들도 이렇게 다룰 것을 기대한다.”며 대립각을 누그러뜨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왜 케인스 경제학인가

    왜 케인스 경제학인가

    전 세계 금융위기의 ‘메시아’로서 케인스가 부활하고 있다20세기 전반 제1·2차 세계대전과 대공항 속에서 수정자본주의를 내놓은 케인스는 최근 30~40년간 인플레이션의 주범, 공공분야의 확대로 인한 효율성 저하, 노동조합의 권력 팽창, 정부정책의 실패, 좌파 경제학자 등과 동일시되면서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 친화력을 강조하는 관료는 물론 시장주의자·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던 월가의 투자은행조차 케인스를 운운하고 있다. 어찌된 일인가.‘존 메이너드 케인스 1·2권’(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고세훈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은 그같은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로 전 세계에 정부의 규제완화와 시장의 효율을 강조하던 밀턴 프리드먼류의 신자유주의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선언으로 결정타를 맞고 타이타닉처럼 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워싱턴 컨센서스’가 유용하지 않게 됐다. 워싱턴 컨센서스란 1990년 전후로 경제위기를 겪는 남미와 개발도상국, 제3세계에 구조조정을 전제로 삼아 미국식 시장 경제체제(신자유주의)의 대외 확산 전략을 꾀하는 것. 미 행정부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이 모여 있는 워싱턴에서 이뤄진 합의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다. 그렇다면, 케인스가 살아 있다면 현재의 금융위기 속 경제위기에서 어떤 처방을 내릴까. 그는 우선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유효소비를 증대시키려고 할 것이다. 잘 알려진 ‘소비가 미덕’인 셈이다.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의 자금이 은행으로 몰려가지 않도록 이자율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낮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기업의 투자로 흘러가지 않고 초단기 자금으로 시장을 떠도는 유동성의 함정에 갇힐 수도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을 폄으로써 경기불황을 타개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케인스는 정부 정책으로 경제를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봤을까? 아니다. 불확실성이 자유방임적 시장경제의 성과를 위축시키듯이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다만 케인스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논란이 아니라 어떤 개입을 할 것이냐로 초점을 맞췄다. 후대의 경제학자들이 그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책에서 케인스는 결국 20세기 초반을 살아나가면서 자유주의자에서 정부 개입과 보호무역을 외치는 수정자본주의자로, 화폐수량설의 개량자에서 비판자로,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시장에서 국가로 관심사를 이동시켜나간 현실주의자의 모습으로 살아난다. 영국 재무부 관료로 1차 대전에서 패한 독일에 영국 등 승전국이 요구한 천문학적인 전쟁 배상금에 반대한 비범한 경제학자의 초상이 나온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케인스가 한국경제에는 뭐라고 조언할까. 저자인 스키델스키는 “대대적인 경제구조의 변화를 동반한 경제발전의 문제와는 사실상 큰 관련이 없으므로, 전후 한국 정부가 거시적 수요 창출뿐만 아니라 미시적 결정과 관련해서도 일일이 개입하는 경제발전 모델에서 케인스가 언급할 대목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한국 경제는 서방의 정책결정자와 언론의 갈채 속에서 곧바로 ‘워싱턴 컨센서스‘의 품으로 뛰어들었다가 금융위기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케인스 사후 63년만에 마침내 케인스가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이하 일반이론) 등 대표적인 이론을 사회·경제·정치적 맥락에서 분석함으로써 케인스가 추구했던 복지국가의 모델로서 경제적 해법을 밝히고, 현재적 상황에서 맹종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케인스의 경제이론은 1·2차 세계대전과 그 사이에 발생한 대공항,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파시즘 대두 등 파괴적인 사회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영국 워릭 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는 원래 역사학자로 케인스 전기를 쓰면서 경제학을 공부해나간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에게는 교양 역사서처럼 보이고, 비경제학자에게는 경제학 서적처럼 보인다. 저자는 1970년초 출판사와 계약할 때는 케인스를 다룬 단행본을 낼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후 30여년이 지난 2000년에야 케인스 3부작으로 태어났다. 이 책을 읽고 감동한 번역자가 한국어 번역의사를 밝혔을 때, 저자는 3부작을 40% 줄인 1000쪽짜리 축약 단행본(2003년판)을 번역하라고 권고했단다. 단행본에 대한 저자의 애착 때문이다. 그러나 번역 과정에서 책은 1700쪽으로 늘어나 불가피하게 두 권으로 나누어졌다. 책을 쓰는 데 30년, 번역하는 데 4년이 걸렸다. 이 책이 집필되던 1970년대는 케인스는 용도 폐기되면서 신자유주의가 대두되던 시점이었고, 번역이 시작된 2004년은 신자유주의가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세상을 내다보는 혜안과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1권 3만 5000원, 2권 3만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아프간에 1만7000명 증파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올 봄과 여름 1만 7000명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증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규모는 3만 6000명. 이번 파병으로 5만 3000명의 미군이 대테러전을 수행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탈레반의 부활과 이들에 대한 알카에다의 지원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폭력과 혼돈으로 악화되는 아프간의 정치적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증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병 8000명은 4월20일로 예정된 아프간 총선 전에 파병된다. 육군스트라이커여단 4000명, 지원병력 5000명 등은 여름쯤 배치된다.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도 가졌다. 이 통화에서 두 정상은 미국의 추가파병과 8월 치러질 아프간 대선, 안보문제를 논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이번 결정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선공약인 이라크군 철수를 이행하기도 전에 아프간 파병안을 서둘러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바마가 수주 내 이라크군 감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많은 전문가들은 아프간 작전은 ‘제2의 이라크전’ 혹은 그보다 더 깊은 ‘수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무장단체가 게릴라전을 펼치는 데다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파키스탄도 인접해 있다. 아프간 정부의 권력 누수와 부패상, 마약조직의 난립, 미군의 경찰력 확보 실패 등도 난제다. 미국의 대표적인 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17일 펴낸 보고서에서 “외교·군사적 새 전략 없이 병력 증파만으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전략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이날 캐나다방송 CBC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수단만으론 탈레반과 이슬람 극단주의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미국의 아프간 전략은 4월초에 마무리된다. 4월 독일·프랑스에서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에서 유럽 동맹국들에 추가 파병을 요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오바마, 워싱턴 떠나 ‘민생 속으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이 아닌 덴버와 피닉스 등 민생현장을 돌며 경제살리기 대책들을 발표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최대 정치적 성공으로 평가되는 7870억달러(약 11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에 서명했다. 의회 지도자들 대신 250여명의 기업인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일부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경기부양법에 서명하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로써 경제문제가 끝난다고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끝을 위한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리기 위한 중요한 과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법을 서명하기 위해 찾은 덴버는 지난해 8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곳인 동시에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또 워싱턴의 당파적 정치에서 벗어나 모든 미국인을 위한 경기부양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덴버를 서명 장소로 선택했다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이날 서명된 경기부양법은 사회간접자본 건설사업과 의료보험, 재생에너지 개발 등에 재정이 투입되고 1인당 연간 400달러의 세금 감면혜택을 부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법에 서명하기도 전부터 추가 경기부양책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덴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현재로써는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대통령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경제살리기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덴버에서 경기부양법에 서명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18일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750억달러 규모의 주택압류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을 발표했다. 피닉스는 미국내에서 주택압류 사태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한 곳이며, 지난해 대선에서 패한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지역구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정부대책에는 현 주택가격보다 융자 금액이 더 크거나 압류 위기에 처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낮춰 주는 방안이 포함됐다.AP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해 미 전역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주택을 압류당한 규모는 230만가구에 이른다. 2007년보다 81%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정도에 따라 앞으로 수년간 주택압류 가계가 1000만가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덴버와 피닉스를 연달아 찾기 전에도 경기부양법안을 놓고 의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을 때 의회를 압박하기 위해 1년새 실업률이 세배가량 급등한 인디애나의 한 도시와 플로리다를 찾는 등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kmkim@seoul.co.kr
  • 美 상원 “경기부양 800억달러 삭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상원이 8270억달러(약 11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미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은 이날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요 의원들이 당초 9000억달러에 달했던 경기부양법안 중에서 800억달러가량을 줄인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전했다. 합의안은 중도 성향의 공화당 의원 3~4명을 설득하기 위해 감세규모를 늘리고 대신 교육과 우주항공산업 등에 대한 재정지출을 줄였다.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10일 잠정합의한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경기부양법안은 하원에서 통과된 82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보다 경기부양규모에서는 엇비슷하지만 내용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원에서 통과된 경기부양법안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주 정부들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유지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상원의 경기부양법안은 감세 쪽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어 상원에서 경기부양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앞으로 하원과의 통합법안 마련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의 일부 의원을 규합, 민주당이 표결에 성공하더라도 이를 초당적 합의라고 할 수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 의회가 경기부양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다방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저녁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부양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어 선거 유세를 하듯 9~11일 인디애나와 플로리다, 버지니아에서 일반 국민들과 직접 만나 경기부양법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kmkim@seoul.co.kr
  •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한 영국인 주교를 복권시킨 데 이어 2005년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를 부주교로 승급시키자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4일 로마 교황청이 20년 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에 올랐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4명을 복권시키면서 시작됐다. 복권된 주교 가운데 영국인 리처드 월리엄슨은 지난달 21일 스웨덴 TV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집단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명이 아닌 20만~30만명에 불과하며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교황의 고국인 독일에서도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윌리엄슨 주교의 복권에 따른 후폭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도 교황청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황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쾌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리처드 윌리엄슨 주교는 완전히 복권되기 전에 자신의 발언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교황청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그의 복권을 승인하기 전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인물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 게르하르트 마리아 바그너도 오스트리아 린츠의 부주교로 승급됐다. 바그너는 카트리나로 동성애자가 많은 미 뉴올리언스 주의 피해가 컸던 것을 염두에 두고 “동성애자에 대한 신의 처벌”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고 “해리 포터가 악마주의를 전파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오스트리아의 한 성직자의 말을 인용, “교황으로 인해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신자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했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지난 4년 재임기간 ‘극우 어록’으로 공식 사과를 반복해 왔다. 이슬람 교도와 인디언에 대한 비하와 동성애자 혐오 발언으로 진보·인권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복지가 자본의 논리에 휩쓸려선 안돼

     ->한국 의료제도의 문제점과 앞날을 전망한다면.  한국의 의료복지 모델은 유럽 선진국,특히 스웨덴 모델에 많이 못 미친다.그러나 자유주의시장 모델인 미국에 비해선 압도적으로 유리하다.GDP(국내총생산)의 6% 수준인, 적은 의료비로도 캐나다의 컨퍼런스 보드란 유명 기관에서 실시하는 OECD 성과평가에서 5위를 차지했다.미국은 GDP의 16% 정도를 쓰고 유럽도 10%를 쓰는데 6% 쓰는 한국은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의료의 전반적 실상이 북유럽 선진국에 못 미친다.의료비 비용인데 우리 보장성 수준을 20%포인트 더 높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누군가 더 돈을 내야 한다.국가가 나서 보험료를 올리고 보험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안하려고 한다.10조원 정도 더 내면 공적 영역이 85% 정도 올라가고 사적 영역에서 15% 정도만 부담하면 되니까 국민들이 매우 행복한 거다.삼성생명 같은 민간 보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곤혹스런 상황이다.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의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데 치명적인 타격이 오는 거다.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 거다.이 사람들은 보장성을 64%로 유지하거나 공적 영역을 줄이고 사적 영역을 키우려 한다.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들을 영리법인으로 만드는 거다.건강보험의 의료비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의 90%가 사적 소유이면서도 자본의 운동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공단의 통제를 받으면서 정부가 통제하는 범위 안에서만 치열하게 경쟁하는 독특한 구조다.  병원 의료비의 대부분은 보험공단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그런데 영리병원은 진료비를 다섯 배 정도 더 받고 주주들에게 배분해야 하고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의료비가 비싸질 것이고 국민들은 이것을 민간보험시장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대박이 터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여름 제주에 민영병원을 설립하려 했던 것이 그것이다.이걸 막은 것은 제주대첩이라고 할 수 있다.토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민주정부 10년 동안에 복지국가 세력이 들어가 따낸 소중한 복지제도가 신자유주의자에게 유린당할 위기에 처해있다.의료를 시장에 넘겨주고 싶어하는,미국처럼 민간의료보험이 주도하고 영리병원이 조응하는,자본이 의료를 지배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은 GDP의 16%을 의료에 써버리니 민생이 되겠나?기업의 경쟁력이 있겠나?기업이 의료보험 비용을 대야 하는 등 GM이나 크라이슬러 등도 과도한 의료비 부담이 몰락의 이유가 되고 있다.가계 파산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의료비 때문이다.오바마가 의료개혁을 제1 과제로 드는 이유다.중산층 파산은 노동시장에서의 탈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오바마가 나선 것이다.그런데 이미 시장이 사적 자본의 주도하에 운동 원리가 이미 그런 것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의료영역이 사적 자본의 보험회사와 영리병원과 의사,제약회사가 삼각고리로 워낙 단단히 묶여있다.이걸 끌고 있는 게 보험자본인데 못 이긴다.어떤 정권도 이걸 넘을 수 없다.미국은 희망이 없다.  우리도 그렇게 가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영리병원을 전국에 만들고 고급 의사를 다 옮기고 단가가 다섯 배로 뛰어올라 여기 보내고 싶어 민간보험 들 수 밖에 없다.건강하게 오래 살고 좋은 의료를 받고 싶은 것은 아주 기본적인 욕구인데 다 영리병원 가고 싶어할 것이다.  공공보험과 민간보험,공공병원과 영리병원이 두 개로 존재하는 나라,미국이 꼭 그런 나라다.정확히 쪼개져 있다.크라이슬러 다니면 존스홉킨스 병원 다니고 중소기업 다니면 미국이 아니라 태국으로 간다.미국 진료비의 10%밖에 안 되니까.  저희가 원하는 의료 시스템은 접근성이 완전히 보장되고 양질의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는,공공 지향성이 강한 의료모델을 하고 싶다.정부가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정부가 5조원 투입할테니 보험료를 20% 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동의할 것이다.의료비를 조금만 내도 되는데 왜 안하겠느냐.  암에 대해선 보장성을 대폭 강화,75~80%로 높였다.암환자 가족들은 세상이 어쩌면 이렇게 좋아졌느냐고 한다.암에 대해선 본인 부담금을 낮춘 것처럼 전체적으로 보장성 높이면 스웨덴 못잖은 한국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제주에서 영리병원 저지에 앞장섰는데 성과나 자신감은.  정말 제주대첩이었다.이명박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고 제주지사는 이해관계를 같이했고 총리 주재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에 영리병원을 내국인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불과 한달 사이에 바짝 싸움을 했다.촛불집회가 한창인 때라 의료민영화 추진한다면 반정부투쟁이 가열될 것이 뻔하니까 제주도민의 의사를 모아오면 추진하는 것으로 했다.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찬성이 높게 나왔다.한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반반이 나왔다.제주지사가 강하게 추진했고 시민사회는 반대했다.  신문에다 찌라시도 삽입하고 100분토론에도 나가고 여론전에 맞불을 놓았지만 제주도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됐다.관제 반상회도 조직하고 했는데 제주도민이 현명해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 높게 나왔다.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포기했다.  그런데 김태환 지사가 연말과 연초에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논평을 냈다.불과 6개월 전에 제주도민의 뜻에 따라 접어놓고는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니 말이 안 된다.지사 혼자가 아니라 대통령 업무보고 때 기획재정부가 보고한 사항이다.  기존의 성과를 지키고 북유럽의 발전된 모델로 끌고 가야하는 과제가 있는데 자본측에서는 이를 해체하고 사적 영역을 넓히려는 음모가 있다.핵심 고리가 영리병원이고 다른 하나가 이를 매개로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시키는 음모다.우리는 이를 저지해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과제다.건강보험공단의 공공성을 높여 하나만 있으면 되겠구나 국민들이 생각하면 민간의료보험이 설 터전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암에 관한 보장성을 높이니까 민간보험의 암보험 가입자 수가 줄고 있다.  지금까지 암보험 판매하는 건 정액형 보험인데 이건 보장성 보험이다.미국에서 판매하는 암보험은 실제로 들어가는 의료비를 충당하는 보험이다.엄밀히 말하면 보장성 보험의 시장이 포화돼 버렸다.의료와 자본은 적대적 모순관계다  ->의료분야에서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막아야 하는 반면,보편적 복지국가로의 비전을 보여주면서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당연히 둘이 연결되는 거다.경제위기로 고통받고 있는데 더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복지의 토대를 넓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경제적 통합을 꾀하는 동시에 체제전환,국가발전의 과제가 있는 것이다.기존의 대한민국 국가발전모델이 수명을 다했다.박정희 대통령 부터 시작된 발전국가 모델이 신자유주의 시기를 지나면서,1994년 김영삼정부의 자본자유화를 시작으로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가 파탄난 거다.이를 대체하거나 넘어설 수 있는 모델로서의 체제전환의 과제가 당면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제와 맞물려 있다.진보세력은 이 둘다를 답해야 한다.이 유일한 답이 복지국가 전략이라고 믿는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삽질과 녹색뉴딜을 말하고 있는데 이걸 통해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오히려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더욱 격화시키는 쪽으로 체제발전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삽질에 들어가는 50조원의 재정을 국가복지의 제도화,사회서비스의 제도화에 쓰자.국민들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두번째 장점은 국민들 손에손에 이전소득이 주어져 구매력이 늘어 내수가 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사회서비스 시스템이 잘 짜여지면,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확충되면 연구개발 능력과 창의성,잠재력이 현실화된다.지식기반 경제에 부합하는 핵심역량을 만드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땅 파는 데 50조원을 쏟아붓겠다는데 노무현 정부 때가 원망스럽다.세금 올리는 게 여의치 않으면 일부 적자재정을 편성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영역,노인요양 보육이라든가 사회적 서비스에 돈을 쏟아붓게 만들었으면 제도가 바뀌고 엄청난 일자리가 창출돼 있었으면 우리 사회의 보수화,시장의 야만성도 없애고 복지국가 지지세력도 늘어나 정권도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  ->노무현 정부는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좌파정부’라고 공격당했는데 왜 그런 부분들에 대한 안목이 없었을까.  진보적 사회세력을 권력의 핵심에서 배제했다.그걸 배제한 이들은 삼성과 손 잡은 세력이었다.집권한 지 얼마 안돼 삼성 보고서 나왔고.노무현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사회서비스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에 필요한 복지를 총칭하는 것이다.출생과 육아 가족 교육,적극적 노동시장정책,퇴직해선 연금을 받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노인들을 사회적으로 돌보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이걸 잘하는 나라가 스웨덴이기 때문에 스웨덴을 배우자고 하는 것이다.  스웨덴처럼 복지국가가 안 되는 이유를 드는데 노조 조직률이 한국은 10%도 안 되는데 이런 얘기를 한다.그런 논리라면 토종에겐 설득력이 없다.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건강보험도 만들 수 없었어야 한다.우리는 토종적 이단세력들이다.  복지국가 전략이 중요하다.세력화를 해야 하는데 스웨덴의 범노동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스웨덴이 가능했던 것은 2차대전 직전에는 중간노동계급이 없었던 시대다.정규직보다 훨씬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이해를 달리하면서 더 절박한 복지 소구세력이고 중산층 신중간계급은 양질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모든 국민이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서양에서 반세기 동안 해낸 것을 아주 짧은 시기에 압축적으로 해야 한다.독일이 1834년에 비스마르크가 의료보험을 도입해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것을 우리는 30년 만에 따라잡아야 한다.그런데 어떻게 독일이 걸어온 그 길을 그대로 따르는가.스웨덴도 마찬가지였다.한국이 토종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동세력은 중요하고 기본으로 하되 이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복지국가 정치연합을 형성해야 한다.사회서비스를 통해 복지 수혜자를 넓혀 나가야 한다.양질의 일자라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사회적 일자리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은 우군이 되는 것이다.  케인즈주의 복지국가가 수명을 다하고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치고 난 뒤 탈산업화로 노동시장 구조가 바뀌었다.여성의 일하는 권리가 학대됐고 노령화와 저출산이란 인구구조의 변화가 발생해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1990년대 전세계에 확산됐다.여성의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복지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 선진국이 아동을 무상교육하고 아동 수당을 지급하고 고용의 불안정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평생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노인들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엄청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든다.이 사회적 일자리는 시장의 원리에 맡겨놓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일자리다.사회적 일자리는 기술 혁신이 있을 수 없어 인건비가 높게 책정되기가 힘들어지고 누구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사회적 일자리에 근무할 사람을 직접 교육시켜 공무원이나 준공무원 등 안정된 신중간층으로 만들어 복지제도의 우군이 돼 사회민주주의 세력과 정치적으로 결합하는 안정감을 갖게 된다.  독일 같은 나라는 비영리단체들이 가톨릭의 전통에 따라 서비스 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인건비는 중앙정부가 보조해 일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어떤 형이든 좋겠지만 정부가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회적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사회적 서비스 자리로 만들어주는 전략으로 가져가야 한다.
  • [진보에 길을 묻다](4) 이상이 교수 “복지 외면하는 정치세력 미래 없다”

    [진보에 길을 묻다](4) 이상이 교수 “복지 외면하는 정치세력 미래 없다”

    ”복지국가에 대한 전국민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앞으로 선택받지 못할 것입니다.”  이상이(45) 제주대 의대 교수는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출범의 주역으로 1998년 전문위원으로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 의료보험 통폐합,의약분업,노령연금 등을 설계하고 오늘의 토대 를 만들었다.2007년 출범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현재 정당과 학교 강연 등을 통해 ‘역동적 복지국가’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지난해 이명박 정부와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추진했던 영리병원 도입을 저지시킨 ‘제주대첩’의 주역인 이 교수를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만났다.  ●토착 의료·복지 시스템 정착에 큰 자부심  이 교수는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에 소속된,전국민의 8.8%만을 대상으로 시작된 의료보험이 12년 만인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됐고 또 수백개로 나뉘었던 조합을 2000년에 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국내총생산(GDP)의 6%를 의료비로 지출하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과평가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 인정까지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미국은 GDP의 12%를 지출하면서도 자본의 논리에 휘둘려 가계 파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제주도가 영리병원 도입에 다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도 계속 의료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여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판단이다.따라서 진보진영은 삼성생명 등 보험자본이 앞장선 공략으로부터 기존 성과를 지켜내면서 동시에 신자유주의 붕괴로 인해 파탄난 국가발전모델,예를 들어 ‘토건(土建)국가’를 대체하는 복지국가 모델을 널리 알려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의료비의 85%를 공적 제도에 의해 보장받는 스웨덴 등을 따라잡기 위해 현재 64%에 불과한 우리의 보장성을 더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과 조세 지출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재 25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10조원 더 추가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 지출로 절반을 책임지고 그 가운데 절반을 기업이,나머지 절반을 보험료 인상으로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서비스 확충으로 복지국가 정치연합 형성  하지만 이런 주장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질리 없다.이 교수는 “스스로 복지국가 정치세력으로서 독자성을 갖지 않고선 더 이상 복지국가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정치세력화의 텃밭을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주창한 복지국가 정치연합을 위한 전술은 사회적 서비스의 확충에 있다.사회적 서비스란 삶의 생애주기 내내 주어져야할 공적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출생수당이나 육아와 교육 지원,취업,나아가 실업자에게 재교육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건강보험 보장,국민연금으로 노후소득 보장,노인장기요양의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스웨덴은 전액 정부 예산으로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독일은 이들 노동자를 고용하는 비영리단체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일자리가 충분히 제공되면 수많은 이들이 복지국가 건설에 우군,정치적 동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이상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살아온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름이 특이해서 검색 잘 안 된다.늘 나서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지연 학연 절대 밝히지 않는다.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인데 의료정책 보건정책 사회정책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이라고만 늘 소개한다.  의과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고 열심히 뒤따라가는 일꾼이었다.의대 학생운동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역할을 쭉 했다.총학생회 간부를 한 적도 없고 민주당에 새 피로 수혈돼 입신양명하신 386 세대와도 많이 달랐다.그분들이 앞에서 주도할 때 전 선진 학생대중의 한 사람으로 성실하게 운동했다.강의를 거의 듣지 못했고 희한하게 대학은 졸업했다.의사고시 준비할 즈음 보건의료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아래 인의협) 만드는 데 참여했다.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주도로 한국 의료의 미래상,조합주의적 방식이었던 의료조합을 지금의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으로 만들고 공공 의료를 사회적 통제 아래 두는,한국적 특색을 지닌 의료제도를 만들자는 담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그 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민주화 운동의 요구에 따라 노동현장과 연대하는 작업을 했다.파업 현장에 나가 장기파업으로 건강이 훼손된 노동자들을 돌보고 진료하는 조직을 꾸려 예방과 계몽을 했다.1990년대를 그렇게 활동해왔다.  의료 등 부문운동도 사회의 진보운동과 맥을 같이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반성 속에 노동운동,사회 변혁운동와의 연계를 모색했다.1990년대 초중반 들어서면서 전체 사회운동은 몰락했다.1987년 민주화운동의 핵심 세력은 제도권으로 흡수됐고 노동운동은 대기업 중심으로 가면서 한계를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고 양대 운동이 서서히 소멸되거나 퇴조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힘겨운 과정에 등장한 것이 시민운동이었다.  보건의료운동은 김용익 교수의 걸출한 리더십에 의해 상당히 조직화돼 있었다.김대중 정부의 출범으로 50년 만에 정권교체가 되면서 1998년 초에 김용익 교수가 새정치국민회의에 전문위원으로 들어가라고 권했다.’김대중 정부가 권력을 잡았는데 50년 야당만 하던 세력이라 전문성도 없고 능력도 없기 때문에 우리 중의 누군가가 김대중 당에 들어가야 하겠다.이성재 의원을 지렛대로 삼아 복지 확대를 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김 교수가 말했다.  난 “교수 하려는데 신세 망치라는 것 아닙니까.운동권 출신인 제 온 몸에 이물질을 바르는 건데.”라고 얘기를 했으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결국 뜻에 따랐다.  집권 초기에 당 전문위원이고 제왕적 권한을 지닌 김대중 정부 시절이라 당에 엄청난 힘이 실렸고 당론 정치가 가능했다.보건의료 분야에서 제 책임이 중요해졌다.이성재 의원과 호흡을 맞춰 당론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의원들을 쉽게 설득할 수 있었다.제 뒤에는 시민단체인 의료연대회의가 뒤를 떠받치고 있었다.  의료보험 통합은 세계 각국 학자들이 신기해하는 대목이다.종전 이후 신생독립국 가운데 한국과 같은 산업화 성공 국가가 유례를 찾기 힘든 데다 전국민 의료 보장을 성공시킨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그것도 아주 특별한 모델이었다.처음 출범한 1977년에는 8.8%만 포괄하던 의료보험이 12년 뒤인 1989년 전국민에 의료보험증을 나눠주게 됐다.그리고 2000년에 수백개 조합을 단일 보험자 모델로 만든 것은 세계사적 연구과제다.  경제위기와 전제적 권력의 집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김대중 정부의 성격이 일반민주주의자 면모가 있는 데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시민사회,노동계와 연대해왔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 복지를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사회적 요구도 있었다.사실상 완전 고용 ,3저 호황으로 매년 10%씩 폭발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니까 복지에 대한 필요가 절박하지 않았다.그런데 외환위기 때 서민과 중산층이 하강 분해되니까 복지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 환경이 있었다.  민주화세력의 과제는 달성됐고 노동운동세력은 딜레마에 갇혀 있어 사회경제 대안 세력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민주당은 약체이고 대안세력으로 부실한 상태에 빠져있고 한나라당은 독주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국가 세력이 등장하고 있고 등장이 요구받고 있다.복지국가 세력이 어느날 솟구치게 아니고 1980년대 학생운동부터 25년 동안 면면하게 존재해왔다.보조적 축으로 존재해온 것이 이제 서서히 주축으로 등장한 것이다.잘 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국정을 일부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시민사회적 연대를 통해 일정하게 따낸 게 있다.국민건강보험,전국민 연금(1998년),고용보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안착됐다.산재보험까지 4대 사회보험이 완성된 것이다.유럽 선진국,케인즈주의 복지국가를 빼고 우리만큼 갖춘 나라가 없다.  ->실질적으로 여기에 기여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입법화한 것은 김대중 정부가 노선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이아니라 호남 중심의 취약한 정치세력이 시민 사회세력의 운동성과 전문성을 등에 업은 것이다.사회정책 분야는 시민단체가 주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국민기초생활법은 생활보호법을 대체한 개혁입법이었다.경제관료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내외의 저항을 뚫었다.모든 국민의 기초생활을,사회적 기본권을 기초한 것이었다.김대중 대통령이 이제는 4인가족 기준 월 1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하겠다라고 약속한 적이 있다.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복지권 수급권을 인정한 것이다.생활보호법은 국가의 시혜를 규정하는 구빈법인 반면,기초생활보장법은 국민들이 정부나 국가에 요구하는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시민사회가 주도해 이룬 것이다.  의약분업도 반발 엄청났다.의사들인 저희로서는 사실상 의료계로부터 파문당한 것이나 다름없다.지금도 우리를 정상적인 눈으로 보지 않는다.’의료사회주의자’로 비난하곤 한다.   점잖게 말해 그렇고 ‘의료 빨갱이’란 얘기죠.  그럼에도 했던 것은 의료질서가 진짜로 무질서한 나라가 없었다.경쟁적으로 약을 퍼먹이니까 이득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도 모르고 쌓여있었다.이렇게 해선 의료질서를 바로잡을 수 없었다.무질서와 야만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의약분업이었다.그 난관을 뚫고 의약분업을 정착시켰는데 유럽을 빼고 일본과 대만도 못한 일이었다.  그 세가지는 시민사회 세력이 연대하고 압박해 정치적 연대의 지분으로 따낸 것이다.이 제도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노무현 정권 5년 중 4년을 건강보험 관련 일을 했다.건강보험연구원장을 하면서 참여정부를 이용하려 했다.참여정부가 시작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본 유일한 정책이 보육정책인데 전국민의 50% 가정에서 시작해 80% 정도까지 보육비를 지원한 게 고작이었다.  우리(의료운동세력)가 제도권 바깥에서 주의주장이 선명한 세력도 아니고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나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자문교수단 일원이었는데 우리쪽은 배제됐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엄청난 공부를 했다.건강보험이란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정책을 집행하고 간여했다.감히 자랑하건대 수권능력을 갖고 있다.행정능력을 갖고 있다.주대환 선생도 그걸 높이 평가하더라.공명심이 없고 특정 분야에서 영역을 확대하면서 실력을 쌓아왔고 그건 우리도 자랑하고 싶다.민주정부 10년을 외곽에서 도우면서 줄다리기 하면서 일면 긴장,일면 협력하면서 해왔다.  권력의 변방에서 시민사회세력으로 얻을 건 다 얻었다.이제는 복지국가 세력이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한 것이다.그래서 만든 것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다.텃밭 역할을 하려고 한다.온갖 야채와 채소가 자라도록 텃밭 역할을 하겠다.이 텃밭을 토대로 복지국가를 앞당겨놓으면,집권하면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겠다,노무현 정부때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조세 재정체계를 안 바꾸는 거다.  노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고 했고 세금을 늘리면 국민이 반대한다 했고 적자재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하면 균형재정이 목표라고 했는데 이게 노무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얘기지만 기실 우리 사회의 지배계층과 관료들의 얘기가 그대로 나온 것이다.  민주정권 아래 얻을 수 있는 제도화는 다 얻었다.우리의 콘텐츠를 정책으로 만들려면 우리가 주체세력이 되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거다.  주대환 선생이 쓴 ‘대한민국을 사색하다’에 보면 토종좌파란 말을 썼는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다.잘 생각해보니 내가,우리(보건운동세력)가 정말 토종이더라.보건운동세력은 건강연대,건강세상 네트워크,인의협,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토종인 거다.  한국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서 스스로의 길을 모색해왔다.누가 이식한 게 아니란 의미에서 토종이고 1987년을 통해 우리가 부문운동의 길을 찾았고 북유럽이나 사회주의권,영국에서 이식해오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었다.한국의 토양에 맞아 한국에 토착화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자 해서 만든 것이었다.스웨덴 모델도 아니고 독일형 모델도 미국형 모델도 아닌,굳이 표현하자면 독일이나 스웨덴 모델의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전후 케인즈주의 국가들의 복지국가 모델이 3가지 중 어느 하나에 수렴되지 않는,우리 만의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게 토종이다.진보개혁세력의 새로운 토종이 맞구나.지난 20년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국가모델 자체로 발전시킬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스웨덴처럼 의료제도 발전의 목표,예를 들어 모든 국민에게 의료헤택을 주어야 겠다(보편적 접근성),양질의 의료서비스로 만족을 높여야 겠다.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우리 모델이 달성한다면 똑같은 거다.모델은 다르지만 목적은 달성할 수 있었다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국제적으로도 개도국,후발산업국가의 모범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한국형 복지국가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진짜 토종 진보주의자들이 만들고자 하는 복지국가는 외국의 것을 베껴오는 것이 아니고 한국적 상황에 가장 맞는,원칙을 지키는 한국형 복지국가 모델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 것이다.  ->한번도 해외에서 공부를 한 적이 없나.  완전 토종이다.예방의학 전문의를 하니까 인천 남동공단 이런데 굴러다니느라 해외 나갈 기회가 없었다.  2007년 초부터 정치세력으로 자리해야겠다 이렇게 결심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이명박 정부와 연은 없었나.  노무현 정부의 사회정책과 연대를 했지만 노 정부는 경제정책에선 신자유주의자였고 의료 서비스를 산업화하고 영리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나섰고 난 최전선에서 싸워왔다.이성재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제가 건강보험연구원장으로 일하면서 노무현 정부와 하루도 안 싸운 날이 없다.정말 안 쫓겨난 게 신기할 정도다.  건강보험제도를 이만큼 발전시켜온 건 기적이다.보장성이란 개념이 있는데 1997년 48% 였는데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8년에는 64 %로 됐다.이걸 선진국 수준인 80%로 높이기 위해 돈을 좀 쏟아붓자는 거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 재정이 25조원 되는데 여기에 10조원만 재정을 더 늘리면 보장성을 80%로 늘릴 수 있다.그러려면 중앙정부에서 5조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5조원은 보험료 올리면 된다.그 가운데 절반은 회사가 부담하고 국민들은 반을 부담하면 된다.그걸 지금까지 안 한거다.  노무현 정부 때는 매년 보험료가 10~15 %씩 올라 결국 보장성도 그만큼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이 정도 성과로는 안 되겠다.대폭적인 조세와 재정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홀로 계신 친척 어르신을 찾아 뵜는데 시골에 혼자 계시는 노인들을 순회하면서 돌보는 서비스가 있던데.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인데 노무현 정부때 시작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잘한 일이다.문제는 65세 이상의 노인 가운데 4%만 대상이다.너무 중증인 사람만 해당하도록 소극적으로 설계돼 있다.일본이나 유럽은 13% 수준이다.갈 길이 멀다.제도 자체는 보편주의 원칙에 따라 설계돼 있어 확대하면 된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때문에 타격 받지는 않겠나.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함부로 없애지 못한다.복지제도는 의존성이 강해 혜택 빼앗아버리면 지방자치단체들이 하고 있는 출산수당,육아수당,경로연금들이 끊어질 것이다.   *12일자에 게재될 5회에선 장진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으로부터 글로벌 금융질서의 대안에 대해 들어본다.
  • 미술관서 만나는 그림책

    미술관서 만나는 그림책

    국내에서는 동화책에 실리는 그림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봤자 어린이 그림책인데….’라면서 홀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트렌드는 그렇지 않다. 그림책 원화에는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책읽는 능력을 길러주는 힘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힘있는 동화책만이 엄마와 아이들 세상에서 살아남는다. 그림책 원화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두 개의 전시회가 준비돼 있다. 우선 2008년 볼로냐 국제그림책원화전에서 입상한 작가 99명의 작품 495점과 2007년 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아이너 투르코프스키의 작품 19점이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3월1일까지 공개된다. 볼로냐 국제그림책 원화전은 이탈리아 중북부 볼로냐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 기간 동안에 열리는 그림책 원화 공모전. 일러스트업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유명 출판사 관계자와 작가 및 일반인이 참관하는 행사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현대미술과 맞닿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전시작은 리자 난니의 ‘그곳에는 숨겨진 소중한 것이’, 마리안나 풀비의 ‘고귀하신 폐하’, 글렌다 스브렐린의 ‘재즈 가족’이 있다. 한국작가로는 이경국의 ‘바보 이반’이 포함돼 있다. 전시기간 동안 5~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02)797-0263. 성곡미술관에서는 칼데콧상 최다수상자(3회)인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동화 원화를 전시한다. 날아다니는 양배추, 연잎을 타고 하늘을 나는 개구리, 고래 모양을 한 구름 등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나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위즈너는 CJ문화재단이 개최한 제 1회 그림책 축제의 초대작가다. 원화 이외에도 성곡미술관 별관 1층에는 위즈너의 ‘허리케인’에 영감을 얻은 설치작가 노동식의 ‘민들레 홀씨되어’, 2층에는 위즈너의 ‘구름공항’에 영감을 얻은 ‘구름이 되다’가 설치돼 있다. 본관에는 ‘CJ그림책 축제’에 응모한 전 세계 46개국의 원화작가 50명의 수상작품 150점이 전시돼 있다. 한 작가당 세 작품이 전시돼 각 나라만의 문화적 특징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고경숙의 ‘위대한 뭉치’가 수상했다. 이와 별도로 미디어아트작가 최승준의 ‘디지털 방명록’, ‘반딧불의 숲’ 등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3월1일까지.(02)737-765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오바마에게서 배워야할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에게서 배워야할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다우 지수가 8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날이었다. 그래도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주부터 80%를 웃도는 지지율을 즐기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8년 만의 정권교체인데 앞으로 4년에 그치지 않고 8년 동안 워싱턴도 바꾸고 미국도 바꾸고 전 세계도 바꿀지 기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변화에 성공했다. 대선에 패배한 매케인이 지난해 12월 이라크와 파키스탄을 공식방문한 뒤 전화를 받았다. 오바마의 전화였다. 선거 캠페인 동안 두 사람은 이라크 전쟁을 해결하는 방식을 두고 난타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당선자로서 매케인이 직접 이라크와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얻는 교훈이 무엇인지 자문을 구했다.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증강시키려고 준비하는 중이다. 역사가들은 미국 역사상 이만큼 초당적인 협력과 화해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오바마는 선거 뒤 2주 만에 매케인을 만나 국정을 이끄는 데 필요한 조언을 구했고 취임식 전날 축하만찬의 주빈으로 초대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내각을 구성할 때도 매케인에게 전화해서 의견을 들었다. 오바마와 그의 비서실장은 공화당 소속 양원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을 구하며 협조를 요청한다. 오바마는 자신을 비판했던 대표적 극우 보수파 칼럼니스트 네 명을 초대해 식사까지 했다. 이런 오바마에게 지지를 표했던 일부 진보세력은 의심을 품는다. 오바마에게 기대했던 진보적 가치가 후퇴할까 우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소속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오바마의 정책에 찬성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효과는 분명하다. 협력과 상생이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전화를 받은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비서실장의 솔직함과 열정에 감복했다. 그 짧은 기간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부시보다 오바마에게 더 자주 전화를 받았다니 필자도 감동할 뿐이다. 신발이 날아다닌다. 영하의 날씨 취임식에 참석한 일군의 미국인들은 백악관 안쪽으로 신발을 던졌다. 임기 말 마지막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가 받은 신발세례를 연상시키려는 퍼포먼스였다. 다른 쪽에서는 부시를 구속시키라는 구호가 난무했다.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인권유린의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에는 품위가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빠른 시일 안에 폐쇄할 것을 추진하는 중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심문을 승인했다고 밝힌 딕 체니와 최고 책임자인 부시에 대한 소환이나 처벌에 회의적이다. 다만 법무부가 국내 도청이나 고문과 관련하여 위법 증거가 찾아질 경우 오바마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다우 지수는 취임 하루 만에 8000선을 회복했지만 경제위기의 암운은 훨씬 짙고 넓다. 취임식날 하루만 유지된다는 허니문 효과가 사라져 지지율이 곧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국내외에 산적한 갖가지 정치적·경제적 문제가 오바마의 순항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래도 오바마가 임기 끝까지 품위를 지키고 자신의 지지자는 물론 반대자나 공화당 의원들에게 협력과 상생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임기초 2000을 넘봤던 코스피 지수가 1000을 조금 넘고 있다. 임기초 80%에 이르던 지지율이 1년 만에 30%를 넘을까 말까하다. 80여개의 개혁입법을 연말까지 통과시키라고 독려했던 대통령은 연초 개각 때 여당 대표에게 일언반구도 안 했다. 각종 수사로 전임 대통령의 위신은 추락했고 같은 당 대선 경쟁자는 청와대 초청장을 팩스로 받는다. ‘인사(人事)가 만사(晩事)’고 ‘만사(萬事)가 형통(兄通)’일진대 국민적 통합은커녕 정부와 여당의 협력도 의심스럽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클린에너지국가 탈바꿈은 정치·경제적 의지에 달려”

    “클린에너지국가 탈바꿈은 정치·경제적 의지에 달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이도운특파원│2009년 1월23일 오후 1시 15분.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관저인 베사스타디르(Bessastadir)에 도착했다. 관저는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수도 레이캬비크의 중심가에서 20㎞쯤 떨어진 아름다운 해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기자를 집사 복장의 비서가 맞았다. 현관 방명록에 서명한 뒤 대기실로 쓰이는 응접실로 안내됐다. 북유럽 스타일의 클래식한 가구와 그림으로 깔끔하게 장식된 응접실에는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빌 클린턴·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장쩌민·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대통령 등 국가원수들, 유럽·아시아 각국의 로열 패밀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정확히 1시30분에 의전실로 안내됐다. “아이슬란드 방문을 환영합니다.” 그림손 대통령이 환한 미소와 힘찬 악수로 기자를 반겼다. 그림손 대통령은 키가 190㎝나 되는 장신이었다. 세계에서 (위도가) 가장 높은 수도에서, 가장 (키가) 큰 지도자를 만난 셈이다. 인터뷰는 의전실 옆에 있는 그림손 대통령의 서재에서 1시간10분 동안 이뤄졌다. 인사말을 나누면서 최근 한국에서 그림손 대통령에 대한 기사가 화제가 됐다는 말을 해줬다. 그것이 첫 질문이 됐다. →최근 경제위기의 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관저 안으로 불러 커피를 대접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살짝 웃으며) 사실은 커피가 아니라 핫초콜릿이었다. 그날은 추운데다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으니까… 도심에서 집회를 하던 시위대 10여명이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한번 대화를 나눠보자고 한 것이다. 관저로 들어오라고 하자 시위대도 처음에는 조금 놀라워하긴 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시위는 국민의 중요한 의사표현 수단이다. 신문 기고나 TV 인터뷰를 통해서만 의사를 표출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을 가진 자, 특히 선거로 선출된 정치 지도자는 대통령이든, 총리든, 시위대와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위대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 -그날 우리는 매우 지적인(intellectual) 대화를 나눴다. 국제사회의 금융 위기, 아이슬란드 민주주의와 경제 시스템의 개혁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어떤 분은 매우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고, 어떤 분은 1970년대 학생운동 시절의 이슈들을 제기하기도 했다. 거의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다행히 그날의 대화를 국내외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해줬다. 그렇게 대화를 하는 것은 시위대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challenge)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의사를 분명하고 공식적으로 정리해서 정치 지도자에게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학자 출신으로서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열린 마음(openness)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정직하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말을 돌리지 말고 직설적(straightforward)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국민은 똑똑하고, 모든 사안을 이해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민과의 대화를 홍보(PR) 행위나 정치적 책략(trick)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의 파트너다. 민주주의의 요체가 무엇인가? 권력이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있다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나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와 독재의 차이다. 따라서 국민을 진지한 동반자로 삼아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문제는 정치지도자의 행위가 PR매니저나 광고 에이전시, 책략가(spin doctors)의 조언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러면 국민과의 진정한 대화보다는 정치적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가장 먼저 겪었다. -아이슬란드에 닥친 일은 마치 허리케인과 같았다. 금융위기라는 허리케인이 바다에서 시작돼 대륙으로 가기 전에 작은 섬인 아이슬란드를 덮친 것이다. 그것이 작년 10월의 일이다. 그러나 이제 허리케인은 대륙 전체로 확산됐다. 영국, 미국, 중국도 국제 금융위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제 아이슬란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 된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언제쯤 위기에서 회복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고 오래가는가에 달렸다. 아마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의 미래는 매우 밝다. 나는 낙관적이다. 아이슬란드는 21세기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자원들이 많다. 지열과 수력 등 클린 에너지가 풍부하고, 어업을 통해 확보한 해양자원도 많다. 우리는 외국에서 에너지와 식량을 사는 데 외화를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자연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봐라. 전 세계에서 갈수록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이밖에도 아이슬란드는 전 세계에서 청정수(clean water) 보유량이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청정수는 21세기에 가장 부족한 자원 중 하나다. 아이슬란드 동남쪽에 작은 어촌이 있다. 그 지역에서 한 해에 생산할 수 있는 청정수의 양이 전 세계 1년 생수(bottled water) 판매량의 두 배에 해당한다. 아이슬란드는 자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고 유연한 나라다. 위기를 남들보다 일찍 극복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에 머물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낙관적이고,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 잘 목격했을 것이다. →아이슬란드의 클린 에너지 개발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많다. -내가 자랄 때는 아이슬란드 에너지의 80%가 석유와 석탄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세대만에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화석연료 사용국가에서 전기와 난방을 100% 클린 에너지로 충족시키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자동차와 선박 연료만 해결하면 완전한 클린 에너지 국가로 가게 된다. 우리는 갈 것이다. 아마 세상 사람들은 그것이 (화산지대인) 아이슬란드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능하다. 그것이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지열이든, 수력이든, 테크놀로지는 이미 다 알려져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적, 경제적 의지뿐이다. 더 이상 변명은 필요없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한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지내더라. 잉여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주로 외국의 알루미늄 공장을 유치하는 데 사용했다(알루미늄은 제련 과정에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알루미늄을 통해 전기를 수출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년부터 세계 각국의 다른 산업분야에서 아이슬란드의 클린 에너지를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사실 오늘 아침에도 미국 기업인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들은 아이슬란드에 정보통신(IT), 텔레콤, 헬스케어, 오일 분야의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싶어한다. 아이슬란드는 해저 케이블로 유럽, 미국과 연결돼 있다. 앞으로는 아이슬란드의 에너지를 놓고 알루미늄 회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과 경쟁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아이슬란드에 진출한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아이슬란드 기업과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에너지나 클린 테크놀로지 쪽에서 전망이 좋다고 본다. 청정수 마케팅도 가능하다. 또 관광 쪽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아시아에서 관광객을 아이슬란드로 유치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는 자원이 많고 맨파워도 있지만, 작은 나라여서 우리의 힘만으로는 능력을 최대화(maximize)할 수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가진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슬란드에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한국 기업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아이슬란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왔다(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한국 제품이 들어와 있다). 또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인식도 좋다. 한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의 기업들보다는 아이슬란드 진출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그렇게 조성된 기회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전 세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직접 만나 보니 어떤 인물이던가. -2007년 그가 대통령 선거운동을 막 시작하는 시점에 워싱턴에서 만났다. 미국과 아이슬란드의 관계, 특히 기후변화와 클린 에너지 분야의 협력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세대의 정치 지도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오바마는 매우 특별했다. 오바마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더라. 또 그 문제를 어떻게 정책으로 전환해서 미국 내에서 이행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생각을 깊이 하고 있더라. 매우 강인하면서도 통찰력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새로운 가능성과 해결방안을 찾고 있었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도 여러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의 정치 리더십은 어떻게 변하고 있다고 보나. -클린턴과 오바마 모두 맨손으로 출발했다. 아무런 배경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 바로 그것이 미국 정치의 매우 중요한 특성이다. 미국은, 물론 비판받을 부분이 많지만, 클린턴이나 오바마같은 리더를 선출해낼 수 있는 역동적인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이나 다른 지역의 민주주의는 그런 다이내믹한 변화를 일궈내기에는 너무 정형적(formalized)이고, 제한된(restricted)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된다. 오바마 정부는 클린턴 정부의 최고 인사들과 오바마측 신진인사들의 결합이다. 힐러리 클린턴처럼 유능한 인물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이들이 앞으로 미국과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아이슬란드는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의 중간지점이다. 한국도 미·중·러·일과 같은 강대국 사이에 있다. 주변국들과 외교적 관계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가고 있나. -냉전이 끝나기는 했지만,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아이슬란드는 유럽국가들, 러시아, 미국,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 인도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아마 좋은 의도(good faith)를 갖고 주변국들을 상대하는 것이라고 본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화해야 한다. 아이슬란드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선의만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대국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내놓는다.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에 합류하고, 크로나 대신 유로를 통화로 사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곧 선거가 실시되면 그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매우 복잡한 문제다. 유럽연합은 어업을 농업에 포함시키는데, 아이슬란드는 이를 원치 않는다. 또 우리는 에너지 자원들을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한다. 정당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결 방안도 제시될 것이다. dawn@seoul.co.kr ■ 그림손 대통령은 누구 3차례 연임 성공… 13년째 집권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대통령은 1996년 임기 4년의 아이슬란드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뒤 세 차례나 연임에 성공, 13년째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림손은 1943년 5월14일 아이슬란드 북서쪽의 작은 어촌 이사표르더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아이슬란드 최초의 정치학 박사이다. 학위 취득 후 아이슬란드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를 지냈으며, 신문 편집인과 TV·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 교수 재직 시절부터 진보적인 정당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그림손은 1978년 직접 선거에 나서 의회(Althingi) 에 진출했다. 이후 소속 정당인 국민동맹당의 의장에도 당선됐으며, 1988년부터 91년까지는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유럽 정치에도 참여해 1980~1984년, 1995년에 유럽의회(Coun cil of Europe) 의원을 맡았다. 아이슬란드의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의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대한 거부권도 갖는다. 그림손은 지난 2004 년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미디어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아이슬란드 헌정사상 유일한 거부권 행사였다.
  •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식 외교 신호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신임 미국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간) 그동안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쿠바 관타나모 기지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을 1년 이내에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또 국외 중앙정보국(CIA) 감옥을 폐쇄하고 고문도 금지토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같은 일련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것은 인권과 민주주의, 도덕성을 주요 가치로 내세워 온 미국이 조지 부시 정권 하에서 비밀 수감시설을 운영하고, 고문을 허용해 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외 위상과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표적인 상징물인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키로 함으로써 새로운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관타나모 수용소내 수감시설 폐쇄 이후 테러 용의자 처리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 30일 동안 검토해 건의할 전담반을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관타나모 수감시설에 수감돼 있는 테러용의자들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 시설로 이송된다. 수감자들에게는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곧바로 적용되며, 명령이 발표된 뒤 30일 안에 국방장관은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현재 관타나모 기지에는 245명이 수감돼 있고, 그들 중 21명에 대해 기소가 이뤄졌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첫 기자브리핑에서 “관타나모 기지 수감시설 폐쇄명령이 미국민의 안보를 증진시킬 것으로 대통령은 믿고 있다.”면서 “미국민의 안전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수사관들에게 인권남용 소지가 있는 신문을 거부하고 제네바협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과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국외에 설치·운영해온 수용시설을 폐쇄하라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공화당의 회의론과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유타) 상원의원은 “수감자들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타나모를 폐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결정을 지지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CNN의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 폐쇄 결정 자체는 지지하지만 수감자들에 대한 처리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서둘러 발표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후인 지난 2002년 1월 쿠바 관타나모 기지 내에 테러용의자들을 수감하기 위한 수용소를 설치한 뒤 지금까지 700여명이 이곳에 격리 수감돼왔다. kmkim@seoul.co.kr
  • [美 첫 흑인대통령 취임] 경제시름 미국인들 “역사의 대변화” 함박웃음

    “환영해요, 미스터 프레지던트” “고마워요, 미스터 프레지던트”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퍼레이드가 펼쳐진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상징적인 플래카드 두개가 내걸렸다. 수세기에 걸친 인종차별과 건국 233년의 역사를 딛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호’의 선장에 올랐다. 오바마의 하루는 오전 8시25분 시작됐다. 성 요한 교회에 예배를 보러 블레어 하우스를 나선 그에게 이날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그건 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AFP통신은 지난 수개월간 경제위기로 시름에 잠겼던 미국인들이 ‘역사의 대변화’ 앞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의 수은주는 영하 9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의사당 주변과 내셔널몰 등에는 전날부터 밤을 새우거나 새벽부터 워싱턴 입성 전쟁을 치른 시민 200만명이 빼곡히 들어찼다. 혹한에 대비해 ‘중무장’한 이들은 성조기를 연방 흔들며 환호하다 한순간 숨죽였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오바마의 탄생 낮 12시1분.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 순간이었다. 그는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 섰다. 그리고 검은 손을 조용히 성경에 올려놓았다. “나는 미국 대통령직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헌법을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미셸과 두 딸, 부시 전 대통령 부부, 각국 외교사절 등 초청인사 24만명이 그의 작은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워싱턴은 축제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요요마와 이작 펄먼, 존 윌리엄스의 공연이 이어졌다. 오후 2시30분 대통령 전용차량인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이 백악관을 향해 취임 퍼레이드가 펼쳐진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로 미끄러져 들어가자 수만명의 시민들의 환영 물결을 이뤘다. 텍사스주에서 온 흑인여성 레니타 킹(46)은 “늘 ‘깜둥이’(nigger)란 소리를 들으며 산 우리 어머니는 이런 광경을 못 볼 거라 하셨다. 나는 오늘 그녀를 위해 여기 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소외계층 300명 초청 기업인 화제 이번 취임식에는 장애인, 허리케인 이재민, 빈곤가정의 어린이 등 소외계층 300명을 초대한 기업인이 있어 화제가 됐다. 버지니아주 출신 사업가인 얼 스태퍼드는 160만달러의 자비를 들여 이들을 워싱턴에 초청했다. 스태퍼드는 이들에게 메리어트 호텔 객실 300개를 예약해 주고, 페스티벌의 앞자리도 마련해 줬다. 또 그는 무도회에 참석할 장애인들을 위해 턱시도와 드레스, 뷔페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AFP가 보도했다. ●노숙자들도 때아닌 대이동의 날 취임식날 새벽 댓바람부터 노숙자들은 난데없는 대이동을 하게 됐다. 이날 새벽 3시부터 보안요원들이 7시간 동안 보안 경계선 주변에 거주(?)하고 있던 노숙자들을 이동시키는 업무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토미 웰스 워싱턴 시의원은 “이는 취임식 동안 일어날지 모르는 위협과 노숙자들의 안전 모두를 고려한 조치”라며 “이들을 위해 스낵과 음료를 제공하는 임시 보호소를 추가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내 노숙자는 최대 1만 4000명에 달한다. ●오바마의 고향 케냐도 ‘축제’ 오바마의 아버지가 태어난 고향, 케냐 코겔로 마을도 잔치로 들썩였다. 현지 언론들은 케냐 국민들이 지난 16일부터 정부에서 보내온 갖가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전통춤 공연과 스포츠대회, 기도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겔로 출신의 자전거택시 운전사 요압 오모가는 “오바마 덕분에 우리 스스로가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이제 케냐의 조그만 코겔로 마을이 재채기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릴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억 7000만달러 과다비용 논란 축제 뒤에는 논란도 남겨졌다. ABC 뉴스는 이번 취임식에 모두 1억 7000만달러(2300억원)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는 취임식이 있는 이번 주에만 4900만달러를 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부금만 해도 4500만달러가 넘는다. 의회 대통령취임식위원회 대변인 캐럴 플로먼은 취임식 자체에만 124만달러가 들었다고 밝혔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공연과 대형 TV스크린 임대료, 무도회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인2세도 백악관 근무 시작 오바마의 취임과 함께 한인 2세 김소연(25·미국명 에나 김)씨도 이날부터 백악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해온 김씨는 대선기간 오바마 캠프의 핵심 선거사령탑인 시카고 선거운동 본부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인수위에서 실무자로 활동해 오다 최근 백악관 근무가 결정됐다. 애틀랜타 한인교회의 김정호 담임목사의 장녀인 그는 백악관 서쪽 별관인 웨스트윙에서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직속으로 있는 부서 중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주요 보고서 및 문서의 작성과 처리업무 등을 맡는 파트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미국 진보센터(CAP)’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S돋보기] 농구·야구 ‘배지 허리케인’

    1~2월은 각 경기단체의 대의원총회 시즌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협회장에 자천타천으로 현역 국회의원들이 거론되면서 요즘 이상 과열현상을 빚고 있다. 조율을 통해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게 체육계의 관행이었지만 이번에는 경기인 출신과 정치인들의 표 대결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새달 2일 경선을 앞둔 대한농구협회장에는 정봉섭 대학연맹 명예회장, 강인덕 중·고연맹 회장, 방열 전 경원대 교수 등과 함께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던졌다. 결정을 유보해온 이종걸(민주당 의원) 현 회장도 20일 이사회에서 “다시 한번 봉사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며 출마를 공식선언, 선거 열기를 달궜다.오는 29일 대의원총회가 예정된 대한야구협회도 민경훈 현 회장에게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이 도전하는 형세다. 민 회장 측은 “KBO총재가 겸직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며 연간 10억원 정도를 출연할 수 있는 기업인도 괜찮다. 이 조건만 충족되면 언제든지 그만둘 용의가 있다.”며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강 의원도 “고교(천안북일고) 때부터 야구에 줄곧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야구인들이 화합하고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정치권 인사가 협회장을 맡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정부에선 신상우(프로야구), 김한길(핸드볼), 이종걸(농구), 김혁규(프로배구), 장영달(배구) 등 전·현직의원이 추대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도 홍준표(태권도), 임태희(배구) 의원이 협회장을 맡았다. 정치인으로선 큰 품을 팔지 않고도 명예를 얻는 동시에 빈번한 언론 노출의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현역의원의 경우 대부분 큰 대회의 개막, 결승이나 이사회 등에 얼굴을 내미는 게 고작이다. 내실을 다지고 장기 발전의 토대를 닦거나 개혁의 칼날을 든 정치인 협회장은 드물었다. 외려 회장을 추대한 세력이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방패막이로 악용된 경우까지 있었다.한 농구 원로는 “언제까지 정치인 회장을 모실 것인가. 그러다가 한국 농구는 영원히 우물 안 개구리로 남을 것”이라면서 “농구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지닌 수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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