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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신설될 국가안전처에 바란다/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시론] 신설될 국가안전처에 바란다/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에도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SDS의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울산 현대중공업 선박건조장 내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화재, 아모레 퍼시픽의 대전 공장 화재, 서울 지하철 2호선 충돌 사고,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재난은 자연적 원인, 산업·기술적 원인, 테러 등 계획적 원인을 바탕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사회기반시설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사회공동체를 약화시키거나 회복 불능 상태에 빠뜨리기도 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원인에 상관없이 우리 사회 구조에서의 조직, 규제, 정치 체제의 실패를 완전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런 재난을 아주 예외적인 사건들로 간주한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 근원적인 대상을 제거하기보다는 대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체계를 논의하는 데 주력한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와 국가기반 핵심시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협은 늘 존재했지만 예외적인 것으로 인지해 근본적인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미국의 재난 사례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지적됐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도 처방을 위한 학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의 차이점일 것이다. 결국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 생활 속의 아주 일상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구조와 문화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일상적인 생활 주변의 취약점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 특히 압축 성장으로 인해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는 재난 원인 대상들이 다수 존재한다. 교량, 도로, 터널, 항만, 상하수도, 토공, 플랜트, 초고층 건축 등에는 조속히 성능 개선과 유지 보수가 필요한지 진단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안전처 신설, 해경해체’라는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쪽에서는 성급한 결정이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선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국민 안전의 시작을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 했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신설될 국가안전처는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에 필요한 교육, 자금지원, 법규 재정비, 주요 재난 원인별 경고 신호와 경고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공식적 최초 대응자와 비공식적 최초 대응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재난 현장에서 최초 대응자가 수행하는 대응 능력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식적인 대응자인 경찰, 소방조직, 자원봉사 기관, 비공식적 대응자인 희생자의 친구들, 가족 혹은 동료, 지나가던 행인들에 대한 재난 대응 교육도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협업 네트워크 체계도 점검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3년 이런 최초 대응자에 대한 관리와 자금지원 부족 등을 의회에서 논의했지만 미국 정부는 소홀히 다뤘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이후에야 비상시 재난 대응자들에 대한 처우와 체계적인 관리가 논의돼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수정, 보완하고 있다. 아울러 빅데이터 관점에서 위험, 위기, 재해, 재난, 재앙, 응급, 비상, 사고, 사건, 테러, 사태 등 키워드별 실시간 관리를 통해 재난에 대한 경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통해 재난 신호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국가안전처가 안전행정부나 해양경찰청처럼 ‘영구적으로 실패하는 조직’으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명심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정책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삭감을 당하거나,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정무직 공무원을 채용하지 말아야 한다. 재난 원인별 취약점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책입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제시해야 한다.
  • “기지 이전 진행 42%…2017년까지 끝낼 것”

    “기지 이전 진행 42%…2017년까지 끝낼 것”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국제사회가 전 세계 재난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고 효율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은 순조롭게 진행돼 현재 전체적으로 42%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용산 주한 미군기지 이전 등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 육군공병단(USACE) 토머스 보스틱(중장) 공병감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재난 대응과 미군기지 이전, 수자원 협력 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가 국제사회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많은 희생자를 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한국분들을 위해 기도하며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재난에 대응해 왔으며, 미국도 허리케인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미 육군공병단은 앞으로도 (2011년) 일본 대지진 등 때 했던 것처럼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용산 등 주한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추진 현황은.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은 계획된 일정에 따라 이행되고 있다. 현재 YRP는 36%, LPP는 54%의 실행률을 보여 전체적으로 42%의 이행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가장 복잡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도전 과제도 많지만 상당한 진전을 거두고 있으며, 2017년 정도까지 끝낼 수 있는 궤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군 병력 이동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계획이 완성되면 토지를 한국으로 돌려주고 미군 병력 약 1만 2000명이 용산 및 서울 북부에 있는 군기지들로부터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재연기가 협의되고 있다. 기지 이전 계획 등에 영향을 미칠까. -우리는 (전작권 전환) 일정표를 알고 있고, 전환 작업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풀어야 할 이 같은 ‘방정식’에는 다양한 다른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 작업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한국의 책임자가 언급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내년 4월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 물포럼에 참석한다고 들었다. 어떤 역할을 하나. -세계 물포럼 고위급 전문가 패널 소속 회원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물 관련 재해에 어떻게 대처하고,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대게 될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가안전처 신설 앞서 신뢰 회복부터”

    “국가안전처 신설 앞서 신뢰 회복부터”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를 계기로 재난관리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한국도 세월호 참사에서 교훈을 얻어 재난 방지와 대응 측면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랜들 그리핀 미국 조지타운대 비상사태·재난관리 전문대학원 교수는 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재난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세월호 사태에 대해 조언했다. 그리핀 교수는 미 소방국·연방재난관리청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인재’가 발생하는 원인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홍수 빈번 지역이나 산불 다발 지역 등 위험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재해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생명과 재산 손실을 줄이기 위한 대응 기능에 의존하게 된다.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수많은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하나의 기관이나 국가, 조직이 (위기를 해결할) 모든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책임 있는 기관과 조직의 조정과 협업이 필요하다. 세월호 사고는 이런 조정력 측면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2005년 카트리나 사태 등 대형 사건·사고에 어떻게 대처했나. -미국의 비상사태 관리는 진화해 왔지만 불행히도 카트리나 사태에 대한 부실 대응 등 수많은 실수를 겪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결과적으로 비상사태 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정립을 가져왔다. 카트리나 사태의 경우 당시 뉴올리언스 당국은 허리케인 상륙 전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일을 어느 정도 잘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이렇게 대중의 기대를 다루는 문제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무엇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모든 정부를 힘들게 한다. 카트리나 사태는 미 정부의 재난관리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됐다. 특히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정부 및 지방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책임질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만들었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2009년 뉴욕 허드슨강 비행기 불시착 사고는 기장과 승무원들의 기지가 가장 유효했지만 2001년 9·11테러로 인해 갖춰진 초동 대응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원으로 성공한 대응 사례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현 재난관리에 대한 평가는. -연방제에 기초한 미국의 통치 시스템은 대부분의 위기 통제를 정부의 가장 낮은 조직 수준에 맡기고 있다. 이는 장점도 있지만 대형 사건·사고에 대응하는 데 있어 엄청난 도전과 복잡성을 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FEMA는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기관으로서 대형 사건·사고에 대응하는 주정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카트리나 사태 이후 FEMA의 대응과 준비는 대중을 해결책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고 한다. 이에 대한 조언은. -세월호 사고는 한국 정부가 참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뿐 아니라 이를 사전에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그리고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생명과 재산 손실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시에, 조직 신설 등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시도하는 것에는 신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것은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고, ‘정부가 과연 어디에서나 어느 때나 나타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할 것이다. 우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한국 정부가 충격으로부터 회복력을 갖출 수 있다면 국민들도 정부와 함께 사건·사고에 대응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이는 결국 국가 능력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세월호 침몰-응답하라 청와대] 취임 뒤 3차례 했지만… 국민 앞에 직접 고개 숙이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응답하라 청와대] 취임 뒤 3차례 했지만… 국민 앞에 직접 고개 숙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적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대통령이 과연 사과를 할지, 한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한 데다 모든 재앙의 원인을 군주의 부덕으로 돌리는 왕조시대의 전통이 심정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여부가 현재 정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참사가 자신의 직접적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지라도 국민 정서를 감안해 대부분 사과를 했다. 재임 중 유난히 대형 참사가 많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사과를 ‘밥 먹듯이’ 했다.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로 292명이 숨졌을 때 김 전 대통령은 이틀 뒤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그로부터 1주일 뒤에는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듬해 성수대교가 붕괴됐을 때도 김 전 대통령은 사흘 뒤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사과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씨랜드 화재로 23명이 숨졌을 때 다음 날 “대통령으로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 때 상황실을 방문해 “불가항력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총동원을 하라. 이제는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24일 뒤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사과 시점이 비교적 늦은 것은 ‘북한 소행’으로 밝혀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사과한 것은 세 차례다. 지난해 5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5일 만에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9월에는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 공약 미이행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사과했고,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이달 15일 국무회의에서 사과했다. 사안이 대통령의 직접적 잘못에 해당한다는 점과 공식 기자회견이나 사과문 형식이 아닌 회의석상 발언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사과하는 걸 좋아하는 대통령은 없다. 사과를 자주 하면 권위가 떨어지고 약점을 잡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정치권의 한 인사는 28일 “대통령의 사과는 일반인의 사과와 달리 정국에 어떤 파장을 줄 것인지도 고려한다”면서 “때문에 정교하게 시기를 저울질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은 웬만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법적 책임’이란 인식 탓에 사과에 인색한 보통 미국인의 속성이 대통령한테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잘못이 명백할 때는 미국 대통령도 사과한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정부의 늑장 대응 등이 화를 키운 것으로 확인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의 사과가 개인적 성격과 관련 있다는 일부의 분석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참사에 직접적 책임이 있든 없든 사과를 신속하게 한 것은 여론에 매우 민감한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허우적 대책본부 뭉그적 행정부처] 3200개 안전 지침 있으나 마나… 부처 혼선 보고도 교통정리 못해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재난에 대한 예측성과 선제적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전’을 주요 국정기조로 삼은 정부답게 안전 매뉴얼을 집중 개발해 3200여개까지 마련했지만 사회 곳곳에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는 노력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예상 가능한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 의해 운용되던 재난 분야별 위기관리매뉴얼을 법률로 규정했으나 사회가 고도화하는 과정에서의 현대적인 재난 관리 개념을 시스템화하지는 못했다.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 관리 시스템에 최대한 민간 영역을 끌어들여 구조 주체별로 지원과 협력, 조정, 연계하는 추세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정부와 민간 사이의 체계적 협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이후 재난 대비 책임을 주정부에서 연방정부로 넘긴 것을 거울로 삼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군사적 안보를 제외한 재난 대비 기능이 모두 해당 부처로 내려간 뒤 이 기능은 청와대로 옮겨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융·복합 재난, 신종 재난 등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법 조항을 정비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효율적인 조정 및 지휘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법적으로 해양 사고에 대한 1차적 책임이 해양수산부에 있다 하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지휘와 조정의 여지가 많았던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특히 ‘사고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현장에 다녀간 뒤에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지난해 8월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해 출범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가동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큰 틀에 있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주요 국정과제에서 이번 사고의 주관부처가 안전행정부일지, 국토교통부일지, 해양수산부일지 모호했던 것도 선제적 준비의 부족에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아인슈타인·정약용 등 동서양 지식인 100명, 한국 지식문화를 바꾸다

    아인슈타인·정약용 등 동서양 지식인 100명, 한국 지식문화를 바꾸다

    우리나라의 인문학적 토양을 풍성하게 해 줄 대중교양서로서의 인문학시리즈를, 우리 학자들의 역량으로 직접 만들어 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가 40권째 책 ‘지식인 마을에 가다’ 출간으로 10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시리즈 기획부터 구성, 진행 상황, 특장점 등을 담아 지식인마을의 가이드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책은 이 시리즈의 총기획자이자 제1권 ‘진화론도 진화한다’의 저자이기도 한 장대익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가 썼다. 장 교수는 23일 “우리는 문턱을 넘기 전까지 열심히 공부하지만 대학 입학의 문턱을 넘는 순간 그 학문적 열정과 호기심은 사라지고마는 ‘문턱 증후군’이 있다. 비단 대학생뿐 아니라 전 사회에 퍼진 질병이다. 한국의 지식문화를 바꿔 보자는 의도에서 시리즈는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 사람의 교양인을 키우는 데 동서양의 지식인을 총동원한다는 심정으로 시리즈를 진행했다”면서 “당초 50권을 낼 계획이었지만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고, 이 정도면 기획 의도를 어느 정도 살렸다는 판단에서 40권으로 끝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식인마을’은 인문, 자연, 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국내 소장파 학자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해 동서양의 위대한 지식인 100명과 대중을 연결해 주고자 기획됐다. 인문·사회·과학·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지식인 100명을 촌장(개척자)과 일꾼(계승자)으로 등장시켜 각 권마다 대립하거나 영향을 끼친 2명의 지식인이 치열한 논쟁과 창조적 계승과정을 통해 독창적 지식의 드라마를 펼쳐나가도록 했다. 지금까지 시리즈에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32명의 젊은 학자들이 참여했고, 입시에 매달리느라 중·고등학교 6년간 교양의 암흑기를 지나온 청년층, 특히 대학 1학년생 수준에 맞춰 집필했다. 2006년 11월 1~15권이 출간된 이후 순차적으로 출간됐다. 공자와 맹자(강신주 지음), 세이건과 호킹(강태길), 케인즈와 하이에크(박종현), 벤야민과 아도르노(신혜경) 등 시리즈로는 보기 드물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나왔다. ‘다상담’ 등으로 인문학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철학자 강신주 박사도 이 시리즈를 통해 대중과 처음 만났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부고] 美 흑인 차별 상징 前복서 ‘허리케인 카터’

    [부고] 美 흑인 차별 상징 前복서 ‘허리케인 카터’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기 권투선수에서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몰려 19년이나 감옥 생활을 하다가 무죄로 풀려나 전 세계적으로 부당한 인종차별의 상징이 된 루빈 ‘허리케인’ 카터가 76세를 일기로 숨졌다. 카터의 오랜 친구이자 함께 살인범으로 몰려 고초를 겪었던 존 아티스는 20일(현지시간) 카터가 캐나다 토론토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카터는 전립선암으로 투병해 왔다. 카터는 태풍이 몰아치듯 주먹을 휘둘러 ‘허리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프로복싱 미들급 세계 1위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중 1966년 고향인 미국 뉴저지 한 식당 옆을 아티스와 함께 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백인 남자 3명이 흑인 남자 2명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들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는 아티스와 함께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1976년 다시 열린 재판에서도 유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려는 카터의 노력과 주변의 석방 운동에 힘입어 1985년 마침내 무죄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카터가 겪은 고난과 인종차별 문제는 미국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이 카터를 직접 만나 같이 작사한 뒤 1975년 발표한 ‘허리케인’이라는 곡으로 대중에게 더 알려졌다. 1999년에는 배우 덴절 워싱턴이 주연한 ‘허리케인 카터’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포토 story] ‘핏빛 붉은 달’ 저주 내린다는 ‘블러드문’ 포착

    [포토 story] ‘핏빛 붉은 달’ 저주 내린다는 ‘블러드문’ 포착

    예로부터 ‘흉조’ 를 상징하며 저주를 내린다는 ‘블러드문’(blood moon)이 북미 대륙에서 관찰됐습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달이 오렌지 빛에서 점점 붉게 물드는 이른바 블러드문 현상이 미 전역에서 목격됐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하늘에 붉은 달이 뜨면 여신 헤카테가 저승의 개와 함께 나타나 저주를 뿌린다고 하여 블러드문은 흉조를 상징합니다.때문에 이번 블러드문 현상을 놓고 일부 종교인들은 종말론까지 주장하며 흉흉한 전설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러나 블러드문은 천문현상입니다.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며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릴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측은 “15일 시작된 블러드 문 현상은 기이하게도 내년 9월 28일까지 4번이나 연속으로 일어난다” 고 밝혔습니다. 북미 대륙에서 생생히 목격 가능한 블러드문 현상은 그러나 한국에서는 하늘이 태양 쪽에 위치해 관측이 불가합니다. 한편 미 텍사스주의 유명 목사 존 해기(73)는 “블러드문 현상이 하나님이 인류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중대한 대사건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지난 2008년에도 뉴올리언스시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미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가 동성애에 대한 하나님의 격노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사진 AFPBBNews=News1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개기 월식 ‘붉은 달’… 지구 대사건의 징조?

    개기 월식 ‘붉은 달’… 지구 대사건의 징조?

    오는 15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의해 가려지는 개기 월식이 지구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의 징조라고 미국의 유명한 목사가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나사(NASA)에서도 공식 발표한 이번 개기 월식은, 올해 4월 15일에 시작되어 내년 9월 28일까지 4번이나 연속해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으로 ‘테트라드(Tetrad)’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달이 핏빛의 붉은색으로 변화하는 이른바 ‘붉은 달(Blood Moon)’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에 관해 미국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유명한 존 해기(73) 목사는 자신의 책과 각종 TV 방송 출연을 통해,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중대한 대사건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특히 성경의 ‘사도행전’ 2장 19절~20절의 내용(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기이한 사건)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을 인용하며 이러한 현상을 하나님이 인류에게 던지는 엄청난 경고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존 목사는 과거에도 이러한 연속적인 개기 월식 기간에 특히, 유대인들에게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며 첫 번째인 1493년에는 스페인에서의 유대인 추방과 두 번째 1949년에는 이스라엘의 독립 그리고 세 번째인 1967년에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의 ‘6일 전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인류 역사에서 네 번째인 이번 연속적인 개기 월식 현상이 중대한 사건을 몰고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존 해기 목사는 지난 2008년 미국 뉴올리언스시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미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가 동성애에 대한 하나님의 격노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붉은 핏빛으로 변한 달의 모습 (자료사진, thebuglish.com)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도서관과 주식, 세계관. 세 단어는 서로 어울리지 않고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춘(62·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겐 그의 후반부 인생을 지배하는 키워드이자 서로 일맥상통한다. “세상을 살다 힘들고 어려울 땐 도서관으로 가라.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3년간 책을 읽어라. 그러면 지금과 다른 세상이 보이고 다른 삶을 찾을 수 있다.” 서울 송파구 동남로 263 송파도서관에서 8년째 책을 보고 있는 박씨는 두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는 2006년 가을부터 지하철을 타고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는 건 도서관’이라는 그의 지론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회사나 학교를 다니며 바쁠 때는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찾게 된다. 그는 “도서관에 오면 그동안 흘려 넘겼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면서 “책을 읽으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면 뭔가 정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 시대의 천재와 수재들이 온 힘을 쏟아부어 평생을 통해 터득한 지식과 지혜를 단 몇 시간 또는 며칠의 독서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우리는 보통 행운아가 아니다”라고 했다. 봉제공장, 부동산중개업 등 자영업을 하며 살아오던 그는 2003년 가을 병원에 입원했다. 진단을 해보니 몸이 굳는 강직성 척추염이었다. 일명 ‘대나무병’으로 불렸다. 8개월 동안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의사가 1시간 이상 움직이라고 해 동네 운동장을 돌며 몸을 추슬렀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60만원을 줘 주식을 했다. 집안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6개월 지나니 20만원이 남아 아들에게 돌려줬다. 2006년 11월부터 송파도서관에 나오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팔아 상가를 구입했으나 시행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빈털터리가 됐다. 아픈 몸으로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아내가 근근이 생계를 꾸려갔지만 고교와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엔 힘에 부쳤다. 인생의 나락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우연히 신문에서 강태공에 대해 쓴 칼럼을 읽었다.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이 70대에 위수에서 주 문왕을 만나고, 80대에 목야에서 은나라를 쳐부수고 재상이 돼 제나라 시조가 됐다는 내용이다.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강태공은 여든에 세상을 움직였는데 예순도 되지 않은 내가 움츠려 들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나이를 잊어 먹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건강을 되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도서관을 찾았다. 제대로 공부해서 주식도 해보기로 했다. 경제학, 회계학 등 경제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밑바닥을 다졌다. 워런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주식 분석에 대한 책도 읽었다. 3년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가 준 100만원으로 다시 주식을 했다. 다행히 경제에 대한 기반을 다진 때문인지 손실을 보지 않았다. 그의 주식에 대한 기본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고평가가 되면 매매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주식투자 달인들의 투자법이다. 또 하나는 재물의 값이 떨어지면 이제 오를 일만 남았고 반대로 값이 올라가면 내려간다는 것이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식의 가치는 경제학과 회계학을 공부하면 알 수 있다. 소액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나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펀드사 등에 비해 자본력이 뒤지고 정보에 어둡다. 개미들이 큰 손을 당해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은 개미들처럼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 주식 매매의 기동성은 소액투자자들이 훨씬 뛰어나다. 그렇다면 주식이 쌀 때 사서 갖고 있다 값이 오르면 팔면 된다. 그는 이 원칙을 고수해 두 번째 주식투자에서는 실패를 하지 않았다. 수익률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주식은 두렵고 알면 알수록 겁이 난다고 했다. 주식을 하기에는 경제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문명의 시원, 자본주의 태동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 중국, 영국·프랑스·독일, 일본 등 강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중세 유럽사와 케인즈학파에 대해서도 책을 읽었다. 왜 근대로 접어들면서 서양이 동양을 점령하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이 일어났을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한 서구 문명이 오늘날 어떻게 지구의 표준적인 가치척도가 됐을까. 궁금증이 커지자 스스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마음 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책을 봤다. 동·서양 철학, 사상사, 신학, 사회사…. 송파도서관 3층에서 책을 보는 그는 종종 눈이 아프면 2층 어문학실로 가 잡지를 본다. 우연히 수필문학을 읽다 수필가를 공모한다는 공고를 봤다. 디지털에 문외한 이어서 휴대전화도 없는 그는 아들을 시켜 평소 써놓은 글 5편을 워드프로세서로 쳐 보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선통지서가 날아와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는 수필반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필 장르는 체험의 문학으로, 나의 체험을 객관화하면서 나를 비추어보는 인간탐구의 문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통찰(성찰)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 데서 수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인간이 살아온 자취와 생각의 틀을 지나치게 되면 글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체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사유의 틀은 독서로 얻은 철학, 역사 등 지식을 통해 더 다듬어지고 심화될 것”이라면서 독서관을 피력했다. 그의 사고의 중심은 경제에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문명은 소유권 보장과 사유권의 확대, 확장을 통해 진보해왔다”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세상을 이해하기 쉬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철학이야기’,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철학의 탄생’ 등 철학도서를 추천한 뒤 우리가 뿌리 내리고 있는 대한민국을 알기 위해서는 ‘헌법이야기’ ‘이승만의 삶과 국가’ ‘한국전쟁’을 일독할 것을 권했다. 또 ‘존 메이너드 케인즈 Ⅰ,Ⅱ’ ‘자유의 길’ ‘국부론’ ‘자본론’ 등의 경제관련 책을 추천했다. 그는 오전 11~12시쯤 도서관으로 와 4~5시간 책을 보고 1시간 남짓 공원을 산책한 뒤 오후 7시쯤 아내 가게로 가 함께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간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종종 생각을 글로 옮기기도 한다. 서세동점에 대해 글을 쓰려다 보니 우선 우리나라 역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다. 1년 반이나 됐다. 세종, 세조, 선조, 인조실록을 떼고 요즘에는 광해군조를 읽고 있다. 그는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옳음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하고 그래야지만 옳음을 체화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의 가방끈이 긴 것은 아니다. 전남 보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다. 그러나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눈과 안목을 길렀다. 이제 생을 정리할 나이가 됐다.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든 없든 한 번쯤 사회와 단절돼 도서관에 파묻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작은 목표를 세우면 분별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책을 좋아하면 괜찮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도서관에 오는 것이 고역이지 않겠느냐고 묻자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책과 담을 쌓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책과 인연이 있는 나를 찾을 수도 있다”면서 “도서관은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나이 때문에 망설이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는 책을 소화하는 방법은 저자의 지식과 체계를 다시 한번 자신의 사유의 공간을 거쳐 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독서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지만 산책을 하면 흡수한 지식을 다시 끄집어 내 나의 체계로 재해석하고 재정리하게 돼 독서보다 산책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책을 덮고 목련, 진달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금공원으로 나갔다. stslim@seoul.co.kr
  •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보존사회’ 진입에 달렸다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보존사회’ 진입에 달렸다

    “우리가 그것을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실제 문제로 커지지 않아요. 하지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방관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되지요.”(짐 데이토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센터 소장)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을까. 최근 성장잠재력 하락과 노령인구 증가로 한국 사회의 앞날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과 미래전략연구센터는 최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장의 한계와 재도약’ 심포지엄을 열어 불확실한 현재를 짚어 보고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와 데이비드 반 잔트 뉴스쿨대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장, 강영진 성균관대 교수, 박승빈 카이스트 공과대학장 등이 참석해 ‘STEPPER’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STEPPER’란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이 미래를 변화시키는 7대 요소로 내세운 Society(사회), Technology(기술), Environment(환경), Population(인구), Politics(정치), Economy(경제), Resources(자원) 등에서 첫 글자를 따온 조어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데이토 교수는 “이제 누구도 미래를 예언할 수 없고, 세계는 예언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며 “한국은 더 이상 다른 나라를 따라 할 수 없으며 세계에 한국이 따를 만한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발전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의 전형이 돼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고 한류를 통해 창조적 사회가 무엇인지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문화적 발전이 지속되기 어렵고, 한국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보존사회’가 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내다봤다. 보존사회란 지난 반세기 동안 경험한 고속 성장과 소비 사회의 개념을 벗어나 선택적으로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사회를 뜻한다. 소비와 이윤 추구가 윤리나 가치에 따라 재편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세계는 환경오염, 자원 고갈, 인구 문제 등으로 붕괴를 택하거나 혹은 다양한 변형사회로 가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며 “보존사회가 제공하는 복원력이 가장 절실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채수찬 카이스트 교수는 ‘자본주의와 금융시스템의 한계’에서 “최근 잇따른 경제 위기를 통해 학자들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경제정책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50년 이상 세계경제학을 주도한 케인스 이론의 대안을 서둘러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칼 마르크스는 성장의 한계, 불안정성 등의 측면에선 자본주의의 문제를 꿰뚫어 봤다. 새로운 금융·재정시스템과 분배의 연구를 통해 문제를 극복해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흑진주, 균형 감각도 절묘해

    흑진주, 균형 감각도 절묘해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미국 플로리다주 키 비스케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소니오픈 여자단식 4라운드 코코 밴더웨이(미국)와의 경기에서 절묘하게 공을 되받아치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인 윌리엄스가 2-0(6-3, 6-1)으로 가볍게 이겨 4강에 진출했다. 키 비스케인 AFP 연합뉴스
  •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와 정의 사회주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와 정의 사회주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마이클 해링턴 지음/김경락 옮김/메디치/416쪽/2만 1000원 옛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는 흔히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한편에선 쇠락한 사회주의의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다. 사회주의는 그저 공상적 가설에 불과한 것일까.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는 사회주의가 퇴색한 이데올로기로 치부되기 일쑤인 지금, 그 과거와 미래를 꼼꼼하게 점검한 역작이다. 저자는 암으로 사망한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치사상가. 암 투병 중 쓴 유작인 이 책은 어렵고 난해하게 인식되던 그의 저작들을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노작이다. 자유시장경제를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나라인 미국에서 일었던 사회주의적 발상과 운동을 들춰낸 점이 신선하다. 책은 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케인스주의 복지국가의 전성기와 그 이후 신자유시대를 촘촘하게 따진다. 세계대전과 복지국가의 몰락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아 사상가·운동가들의 성찰과 반성이 많았던 시기를 들춰 체제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많은 지금의 상황과 연결해 내는 흐름이 흥미롭다. 저자는 사회주의의 본질을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토대 위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실천하려 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전통의 보수주의 진영으로부터는 ‘빨갱이’ 낙인을 받았고 교조적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이단자 취급을 받았다. 그런 그가 꼽은 20세기 사회주의 혼란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마르크스부터 시작된 사회주의에 대한 모호한 정의와 단일한 노동계급의 부재, 소련의 일당독재 체제 같은 ‘가짜 사회주의’의 난립, 사회주의로의 이행모델 부재가 그것이다. 심각한 오류와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운동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유와 정의가 그나마 확보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자유와 정의가 이 정도에 그친 이유, 다시 말하면 패배의 역사를 통해 사회주의자들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사회주의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정치적 의지를 펼치는 일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저자는 사회주의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한다. “급진적으로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은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왔고 앞으로 펼쳐질 사회주의자들의 운동 또한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비슷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푸틴 ‘크림 합병’ 최종 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크림자치공화국의 합병 문서에 최종 서명하면서 모든 법률 절차를 마무리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와 정치분야 협력협정을 체결하면서 우크라이나 포용 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의 러시아 합병 조약 비준안과 새 연방 구성원 수용에 관한 법률안에 서명했다. 앞서 상·하원은 관련 조약과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친선의 표시로 러시아에 속했던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넘긴 지 60년 만에 크림이 다시 러시아에 귀속됐다.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지도자들과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에 서명했다. EU·우크라 협력협정의 정치분야 조항은 민주주의 가치 공유, 경제협력 강화, 사법 개혁 지원, 시민사회 분야의 협력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협정 체결은 EU·우크라이나 관계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관계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협력협정의 정치 부문을 우선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분야 협력협정 체결도 서두를 계획이다. EU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와 협력협정을 체결하려고 추진했으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경제 블록 참여를 선언하면서 좌절됐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서방은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전날 2차 제재 대상자에 푸틴 대통령의 ‘이너 서클’ 4명과 정부 관료 16명 등 20명과 금융기관인 방크 로시야를 포함시켰다. 방크 로시야는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을 지원하는 은행이다. EU는 6월로 예정된 러시아와 EU 간 정례 정상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곧바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을 제재하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곧바로 전략을 바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생중계로 진행된 대통령 안보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의 제재에 대해 “러시아가 추가로 보복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이 제재한 은행에 계좌 하나를 열 계획”이라고 맞받아쳤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하버드 이변도 ‘A+’

    ‘공부 벌레’들이 모인 하버드대 농구 팀이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에서 2년 연속 이변을 연출했다. 하버드대는 21일 미국 워싱턴의 스포케인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토너먼트 동부지구 64강전에서 신시내티대를 61-57로 꺾었다. 하버드대는 스탠퍼드대나 듀크대 등 다른 명문대와는 달리 체육특기자 장학생이 없어 대학 농구에서는 약체로 분류된다. 1946년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오른 이후 2011년까지 65년 동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흑인 토미 아마커 감독이 부임한 이후 2012년부터 3년 연속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지난해 64강에서는 강호 뉴멕시코대를 꺾고 사상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신시내티는 끈끈한 수비력으로 이름이 높은 데다 숀 킬패트릭이라는 에이스가 버티고 있어 하버드대의 승리를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신시내티는 동부지구 16개 팀 중 5번 시드였고, 하버드대는 12번 시드에 그쳤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전반전 중반 9-6으로 앞서나간 뒤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킬패트릭은 경기 후 “하버드대가 수비를 매우 잘했고 우리는 계속 득점 기회를 놓쳤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하버드대는 델라웨어대를 꺾은 미시간주립대와 23일 같은 장소에서 32강전을 치른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미프로야구 월드시리즈,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과 함께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 동·서·남·중서부를 대표하는 68개의 대학이 출전해 프로스포츠 못지않게 연고주의가 강하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총 67경기의 승리팀을 모두 맞히는 사람에게 10억 달러(약 1조 683억원)의 상금을 내걸어 대회 열기를 자극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봄에 가기 좋은 세계 여행지 Top 10

    봄에 가기 좋은 세계 여행지 Top 10

    올봄 여유가 된다면 아일랜드에서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거나 칠레 유명 와인산지에서 와인을 시음하고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자연과 함께 하이킹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제 여행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이런 지역을 포함해 ‘봄에 가기 좋은 세계 여행지 베스트 10’을 공개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여행지는 이 잡지의 편집장이 하이킹이나 산책,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드라이브하는 등 ‘야외 활동’에 초점을 맞춰 선정한 것이다. 첫 번째 여행지는 아일랜드의 세계 최장 해안 도로 ‘와일드아틀란틱웨이’(Wild Atlantic Way). 총 2400km에 달하는 도로를 따라 파도 소리와 함께 험준한 경관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선정된 곳은 칠레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와인 산지인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 수도 산티아고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산책하거나 와인 시음을 즐길 수 있다. 포도 수확은 3월부터 여름까지며 포도 나무의 색상은 4월에서 5월 사이 바뀌기 시작해 장관을 이룬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이라면 호주 태즈메이니아주(州) ‘코넬리안 베이’(Cornelian Bay) 근처를 산책하거나 ‘사우스웨스트 국립공원’에서 하이킹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단풍은 3월에서 4월까지 이어지며 기온도 섭씨 10~16도로 산책하기 편한 시즌이라고 한다. 다음은 나머지 여행지 7곳을 나열한 것이다. ▲그랑드 리비에르(Grande Rivière ), 트리니다드토바고 ▲톨레도의 엘 그레코·이어(El Greco Year ), 스페인 ▲발레타(Valletta), 몰타 ▲케인 카운티, 미국 유타 ▲엘니도(El Nido), 필리핀 팔라완 ▲보스턴의 ‘애국자의 날’(Patriots‘ Day), 미국 매사추세츠 ▲애슈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美,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은?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美,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긴장 고조를 우려해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의 군사 원조 요청에도 불구, 지원을 사실상 주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WSJ은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임시정부가 화기류, 탄약, 정보 지원, 항공유, 야시경 등을 미국에 요청했으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긴장 관계를 우려해 대신 전투용 비상식량(MREs)만을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13일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하면서 이런 긴장 고조 상황을 부추겼다. 러시아 정부는 또 옛 소련의 일원인 벨라루스 공화국과의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6대의 수호이 전투기와 3대의 수송기를 파견한 사실도 확인했다. 벨라루스 관리들은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이 지역에서 공중 정찰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한 대응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군사력 과시를 제외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균형 유지라는 난제에 직면한 상태다. 미국으로서는 우선 예측이 어려운 러시아를 더는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폭력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조치를 행여라도 취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임시정부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시해야 한다.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영원히 ‘안돼’라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안돼’라는 것도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군사 원조에 대한 미 행정부의 고민을 에둘러 표현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의원은 14일 우크라이나 순방에 앞서 “침략의 희생자들에게 무기 금수 조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질타했다. 앞서 미 상원은 러시아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원조 요청은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의 미국 방문과 이번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런던 방문과 때를 같이한 것으로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의회에서 사태의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과 유럽 우방은 “매우 심각한 일련의 조치”들을 취해 러시아의 방향 선회를 막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상 개시에 합의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은 비자 발급 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의 이런 대(對)러시아 제재 위협에 동참했다. 메르켈의 이런 경고는 러시아와의 오랜 적대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온 독일의 지도자로서는 거의 유례가 없는 강경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로 유럽 어느 국가보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중요한 독일로서는 주목할만한 경고라고 WSJ은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의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미국과 EU의 제재 계획은 러시아의 팽창을 저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강경책을 주문했다. 실제로 대다수 폴란드 국민은 러시아가 크림반도 장악을 허용받는다면 곧이어 우크라이나와 동부와 남부의 다른 러시아어권 지역도 수중에 넣으려고 시도할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이런 위협에도 러시아는 무시하는 분위기다. 러시아는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군사 훈련을 핑계로 기갑과 보병 전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 밀집시키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 소식통은 MREs도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품목 가운데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MREs가 며칠 내로 선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식통은 1991년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예산 부족 등으로 방치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4만 1000명의 육군 보병 가운데 실제 전투태세를 갖춘 것은 절반이 아닌 6000명 수준이라고 실토했다. 네티즌들은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 정말 전쟁 일어나는 건가”,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 정면 충돌은 안되는데”, “클미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 미국이 주저하면 러시아가 더 적극적으로 덤비지 않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치동계패럴림픽] ‘황연대 성취상’에 케인·멘텔-스피

    소치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가장 빛낸 남녀 선수로 토비 케인(28·호주)과 비비안 멘텔-스피(42·네덜란드)가 뽑혔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14일 ‘황연대 성취상’의 남녀 최종 후보 각 3명 중 케인과 멘텔-스피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보여 준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대회마다 수여하는 패럴림픽 최고의 영예다. 한국인 황연대(76·여)씨가 의사직을 포기하고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국내 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1988년 하계패럴림픽에 쾌척하면서 제정됐다. 남자 수상자 케인은 알파인 입식스키에 출전해 활강 6위, 회전 4위에 올랐다. 슈퍼대회전에서는 실격했다. 두 살 때 자동차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그는 열 살 때 스키를 시작했다. 케인은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대회에 이어 세 번째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2006년에는 호주 선수단의 최연소 출전자로서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부의 멘텔-스피는 소치동계패럴림픽에 시범종목으로 도입된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비장애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기대주로 꼽혔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와 크로스에서 6차례나 네덜란드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질병 때문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멘텔-스피는 다리 절단 후 불과 4개월 만에 장애인 스노보드로 운동을 재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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