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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에겐 “끝까지 버텨라”… 선장 떠난 쌍용차 앞날은

    직원에겐 “끝까지 버텨라”… 선장 떠난 쌍용차 앞날은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7일 쌍용차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는 “끝까지 버티라”고 독려했다. 선장이 떠난 쌍용차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예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둔 상황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임직원 여러분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 온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어 “기존 잠재 투자자와의 협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쌍용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시라”고 덧붙였다. 예 사장의 사의는 쌍용차와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와의 매각 협상이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HAAH는 투자의향서(LOI)를 지난달 31일까지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서울회생법원은 HAAH가 인수 의사가 없다고 판단, 늦어도 다음주에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예 사장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회생절차 관리인은 매각 협상을 주도했던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절차 관리인은 경영진이 부실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으면 제3자가 선임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통상 기존 경영자가 맡는다. 쌍용차는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인수자를 찾으면서 자체적인 회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 인건비를 줄여 기업 몸값을 낮춰야 투자자를 찾기가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끝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쌍용차는 기업 청산 절차로 들어가게 된다. 최근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로는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이륜차 업체 ‘케이팝모터스’가 꼽힌다. 특히 케이팝모터스는 “토종 쌍용차가 전기차로 미래차 시장을 열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면담과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며 인수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마마무·오마이걸 한식구 된다…RBW, WM엔터 인수

    마마무·오마이걸 한식구 된다…RBW, WM엔터 인수

    B1A4 등 케이팝 그룹 소속“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걸그룹 마마무를 키워낸 기획사 RBW가 오마이걸·B1A4 등이 소속된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다. RBW는 최근 WM엔터 최대주주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지난달 31일 거래를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RBW는 WM엔터의 지분 70% 이상을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이후에도 WM엔터는 독자적인 레이블로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2010년 창업한 RBW는 종합 콘텐츠 회사로 마마무, 원어스, 원위, 퍼플키스 등을 길러냈다. 케이팝 ‘히트메이커’로 꼽히는 김도훈 작곡가가 대표 프로듀서를, 뮤직 비즈니스 전문가 김진우가 대표이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가수 출신 김정수 대표이사(예명 이원민)가 설립한 WM엔터는 오마이걸을 비롯해 B1A4, 온앤오프, 아이즈원 이채연 등이 소속됐다. RBW는 WM엔터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IP(지식재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전략사업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BW 김진우 대표는 “WM엔터는 아티스트 발굴·육성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던 기업”이라며 “각각 축적된 노하우가 다른 만큼 새로운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매각 실패 책임지고 물러난 쌍용차 사장… 직원에겐 “버텨라”

    매각 실패 책임지고 물러난 쌍용차 사장… 직원에겐 “버텨라”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7일 쌍용차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는 “끝까지 버티라”고 독려했다. 선장이 떠난 쌍용차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예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둔 상황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임직원 여러분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 온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어 “기존 잠재 투자자와의 협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쌍용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시라”고 덧붙였다. 예 사장의 사의는 쌍용차와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와의 매각 협상이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HAAH는 투자의향서(LOI)를 지난달 31일까지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서울회생법원은 HAAH가 인수 의사가 없다고 판단, 늦어도 다음주에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예 사장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회생절차 관리인은 매각 협상을 주도했던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절차 관리인은 경영진이 부실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으면 제3자가 선임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통상 기존 경영자가 맡는다. 쌍용차는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인수자를 찾으면서 자체적인 회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 인건비를 줄여 기업 몸값을 낮춰야 투자자를 찾기가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끝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쌍용차는 기업 청산 절차로 들어가게 된다. 최근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로는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이륜차 업체 ‘케이팝모터스’가 꼽힌다. 특히 케이팝모터스는 “토종 쌍용차가 전기차로 미래차 시장을 열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면담과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며 인수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쌍용차 인수 추진”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쌍용차 인수 추진”

    국내 전기자동차 업체인 케이팝모터스(총괄회장 황요섭)가 6일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케이팝모터스(주)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대한민국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 관계법령안에서 서울회생법원의 사건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쌍용차 관계자들(최대주주인 마힌드라, 인수의향설에서 답보상태에 있는 HAAH오토모티브, 소액주주 2만 3695명, 채권자 한국산업은행 외 350명, 쌍용차노조 등)과 적극적인 면담과 협상을 통하여 해결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황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람이 먼저다’ 라는 신념처럼 약 5000여명의 쌍용차 종업원에 대한 100% 고용승계를 정부당국과 함께 협의하여 처리할 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회장은 쌍용자동차가 2번 해외기업에 팔리고, 다시 2번 기업회생을 위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안타까움을 직시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토종 쌍용자동차가 전기차로 미래차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글로벌스탠다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든 쌍용차 관계자들은 그 사고와 패러다임을 전기자동차제조판매란 개념으로 신속히 바꿔야만 쌍용차가 재기할 수 있는 확실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쌍용차의 뛰어난 우수성을 지닌 SUV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해 그래핀배터리를 장착하고 충전기가 없는 중동의 사막에서도 케이팝모터스가 제조하는 휴대용충전기(OBC)를 탑재하였을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매우 공격적이고 다수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모터스는 현재 쌍용차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전기차로의 변신을 통해 쌍용차는 향후 3년 내로 나스닥을 거쳐 뉴욕 증시로 갈 수 있는 우수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하여 지난 2월 22일 특수목적회사(SPC)인 케이팝모터스홀딩스그룹 주식회사를 대한민국 법원에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현재 나스닥핑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케이팝모터스는 이를 기반으로 나스닥과 뉴욕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BTS 소속 하이브, 저스틴 비버 등 속한 美미디어기업 인수

    BTS 소속 하이브, 저스틴 비버 등 속한 美미디어기업 인수

    아리아나 그란데 등 매니지먼트사 소유케이팝 그룹과 협업 등 시너지 낼듯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미국의 거물급 제작자 스쿠터 브라운의 종합 미디어기업을 인수한다. 하이브는 미국 법인 빅히트아메리카를 통해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 지분 100%를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840억원)에 인수한다고 2일 공시했다. 빅히트아메리카는 이번 인수를 위해 1조 728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며 하이브가 100% 출자하기로 했다. 이타카 홀딩스는 다수의 세계적 팝스타를 키워낸 스쿠터 브라운이 설립한 회사로 음악 관련 매니지먼트, 레코드 레이블, 퍼블리싱, 영화, TV쇼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지주회사다.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제이 발빈, 데미 로바토,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SB 프로젝트와 컨트리 레이블 빅머신 레이블 그룹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브라운은 하이브 이사회에 합류하게 됐으며 스콧 보세타는 빅머신 레이블 그룹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한다. 하이브와 이타카 홀딩스는 파트너십을 통해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세븐틴 등 국내 그룹뿐 아니라 SB 프로젝트 소속 아티스트의 음반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하게 됐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브랜딩에 중점을 둔 음악 산업의 선구자로서 이타카 홀딩스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다”며 “이타카 홀딩스가 화답하면서 양사의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급속하게 형성되었고 혁신적인 두 기업의 파트너십 체결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인수합병에 대해 “두 기업은 그동안 축적한 성과와 노하우 그리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긴밀한 협업으로 고도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 내 아티스트 커리어 시작에 하이브의 혁신적인 시스템과 큐레이션 역량이 적용되는 시발점”이라며 “많은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병은 하이브가 세계적인 레이블로 도약하기 위해 첫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업계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하이브 자회사 비엔엑스(beNX)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했고 비엔엑스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플러스에 총 7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문화마당] 그 시절 당신의 꿈은/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그 시절 당신의 꿈은/김이설 소설가

    나는 언제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을까? 처음으로 쓴 소설이 스물한 살 때였으니까 소설가가 되고 싶은 꿈을 품은 것도 그 즈음이었을 것이다. 다니던 대학 문헌정보학과를 그만두고 다시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열세 살 내 장래 희망은 무려 유전공학자였다. 중학교 시절엔 장래 희망을 적는 칸에 기자라든지 국어 선생님을 적었다. 고등학생이 돼서는 막연하게나마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영화평론가라든지 라디오 구성작가, 작사가 같은 직업을 동경했다. 그러나 수능 성적에 맞춰 고교 3년 동안 단 한 번도 생각지 않았던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둘째 아이는 자유학기제를 보내고 있다.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 없이 진로 탐색에 주력하는 학기’다. 시험이 없는 대신 예술, 체육, 토론, 동아리 프로그램 같은 비교과 활동을 통해 진로 교육을 집중적으로 한다. 학생들이 미래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시간이다. 시험이 없다고 좋아만 하던 아이는 근래 고민이 많다. 일주일에 열 시간씩 진로·진학 시간이나 주제 선택 시간을 통해 장래 희망과 직업에 관한 청사진을 그린다. 문제는 아직 꿈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들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구체안을 만드는 수업 과정이 곤혹스러웠던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하지 못해서 답답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도, 그걸 밑바탕으로 진로를 찾아야 한다는 중압감도, 벌써부터 그 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유학기제의 목적이 영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그런 고민을 하게끔 하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순기능이다). 아이는 장래 희망을 적어야 하는 활동지마다 결국 ‘현재 찾는 중’이라고 적는다고 했다. 아이는 사진작가에 대해 관심이 많다. 동물조련사나 특수동물 전문가도 되고 싶다 한다. 그런가 하면 마케팅이나 광고·홍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한다. 기타를 잘 치니 연주자가 될 수도, 수학을 좋아하니 수학자나 수학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케이팝을 좋아하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종사하거나, 그림 그리는 것에 흥미가 있으니 일러스트레이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진로 교육은 다양성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요구한다. 진로에 관한 도서가 제법 많이 출간돼 있다. 직업군을 인문, 사회, 자연, 공학, 의약, 예체능 등의 계열로 나누고 대표 직업을 소개한다. 각 직업에 필요한 적성과 흥미, 미래 전망, 연관 깊은 대학 전공, 학과에서 요구하는 인재상, 졸업 후 진출 가능한 다양한 직업과 필요한 자격증 등을 안내한다. ‘직업을 알면 학과가 보인다’는 부제가 달린 ‘진로 가이드 북’ 여러 권을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장래 희망이 중구난방인 아이가 뭐든 정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누구에게든지 명확하게 자신의 꿈에 대해서 말할 수 있었으면 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정해 주고도 싶었다. 책을 진지하게 훑어본 아이가 무심히 한마디 했다. “뭐가 꼭 되어야 해? 그걸 꼭 지금 정해야 돼?” 얘야…, 나는 뭔가 설명하려다 말고 고개를 저었다. 아이 말이 틀리지 않다. 그걸 꼭 지금 정할 필요는 없다. 장래 희망이라고 꼭 이뤄지는 것이 아니듯 직업이라는 것도 계획대로 되는 일도 아니니까. 유전공학 박사가 꿈이었던 내가 소설가가 돼 살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100세 시대’여서 이제는 직업이 하나 갖고는 안 된다고 한다. 나 역시도 두 번째 직업에 대해 고민한다. 소설 쓰는 일이야 정년은 없지만 때가 되면 스스로 은퇴를 해야 할 테니까. 그렇다면 소설가를 그만둔 뒤에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막막하기는 나도 매한가지다.
  • [글로벌 In&Out] 과거·외부와 교류해야 케이팝이 더 발전한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과거·외부와 교류해야 케이팝이 더 발전한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K뮤직은 케이팝을 통해 세계로 퍼지고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듯이 K드라마 덕분에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뜬 것인지, 케이팝 덕분에 K드라마가 뜬 것인진 모르지만 K콘텐츠가 국제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K콘텐츠의 핵심은 케이팝이다. 케이팝의 성공으로 한국의 위상도 상승했다. 관광업이나 공연업계도 경제적인 이득을 많이 보았다. 케이팝의 인기에 다들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조용히 걱정의 소리도 내고 있다. 그 걱정의 원인은 예전에 크게 사랑받았으나 이제 쇠퇴한 홍콩 영화와 J팝의 운명이다. 1970~80년대에 무술 고수 리샤오룽(이소룡), 그다음에 청룽(성룡)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두 배우의 인지도는 현재 그 어느 배우에게도 없다. 이 두 명의 성공은 오직 개인적인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 이 두 명 덕분에 홍콩 영화는 지구상에 들어가지 못한 지역이 없었다. 그러나 홍콩 영화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물론 청룽이나 리샤오룽 같은 스타들이 나오지 못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평론가들은 제일 핵심적인 원인을 홍콩 영화들이 뻔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에서 찾고 있다. 1990년대 J팝은 홍콩 영화만큼 성공하진 못했지만 아시아 음악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획득한 것은 드문 일이므로 J팝의 성공은 희귀 현상이었다. 민족과 지역을 넘어서 보편적인 장르인 팝을 아시아와 일본 스타일로 재해석한 J팝 그룹은 거의 10년 동안 많은 국제적인 무대에 섰고, 일본 문화를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J팝은 2000년대가 되면서 그 자리를 케이팝에 빼앗겼다. J팝의 하락에 대한 문화 평론가들의 분석을 들으면 홍콩 영화의 하락 원인이랑 거의 비슷하다.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식상해 보인다는 것이다. 홍콩 영화와 J팝의 몰락은 우려할 만하기도 하다. 용기를 가지고 질문을 던져 보자면 2008~09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랑 2018~19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무엇이 정확하게 다른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이렇게 가면 홍콩 영화나 J팝이 당했던 운명이 K콘텐츠가 10년 후에 겪을 미래인가. 그렇다면 이 나쁜 예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개인적인 생각은 교류다. 하나는 과거와의 교류. 또 하나는 외부와의 교류다. 과거와의 교류를 제일 잘하는 그룹이 이날치다. 한국관광공사의 영상들에 음악을 제공한 이날치는 한국의 전통음악 장르 중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 스타일을 결합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혁이거나 개척인 이날치의 음악은 ‘신의 한 수’로 K뮤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외부와의 교류는 매우 단순하다. 해외 장르를 꼼꼼히 살피고 한국화할 요소들을 찾으면 된다. 미국 애니메이션이 아직도 세계 1위다. 그런데 미국 애니메이션을 이렇게 큰 무대에 올리게 한 작품들을 보면 토이스토리 같은 자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백설공주나 뮬란, 알라딘 같은 외부의 스토리가 있다. 강자의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자면, 우리도 미국처럼 외부 세계에서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어떻게 재구성하면 한국화시킬 수 있는 장르나 문화 콘텐츠를 잘 연구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 오르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이 정상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다. 한국 K콘텐츠가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용기를 내서 공개적으로 이 위치를 우리가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 모두 성공의 맛에 취해 있다. 다들 취한 상황에서 쓴소리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해야 한다. 성공하면 할수록 더 겸손해하고 더 발전할 길을 찾아야 한다. 겸손하지 못한 사람은, 과거와도 외부와도 잘 교류할 수 없다.
  • “우리도 당했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목소리 낸 BTS

    “우리도 당했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목소리 낸 BTS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미국 등 서구권에서 번지는 아시아계 혐오범죄에 대해 “진심으로 분노한다”며 인종차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방탄소년단은 30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국어와 영어로 글을 올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를 해시태그(#)로 붙인 방탄소년단은 자신들 역시 차별 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며 “심지어 아시아인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면서 “우리의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당신,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최근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팝스타들과 케이팝 가수들이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고 있다. 인종차별의 벽을 뚫고 팝 주류 시장에서 성공한 방탄소년단의 이번 발언은 큰 영향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측에 100만달러를 기부하자, 팬들도 같은 금액을 모아 인종차별 반대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케이팝 스타들 총출동…147개국 팬들, 언택트로 만났다

    케이팝 스타들 총출동…147개국 팬들, 언택트로 만났다

    CJ ENM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한류 축제 ‘KCON:TACT3’(이하 ‘케이콘택트3’)가 9일간 총 400만명의 한류팬들을 만났다. CJ ENM은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총 21시간 동안 무대와 밋앤그릿(온라인 팬미팅) 행사를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티빙, CGV, 유튜브, AIS, gigafest 등을 통해 전 세계 147개 지역에서 유·무료 합산 400만명의 시청자가 함께 했다고 CJ ENM은 설명했다. CJ ENM은 2012년부터 미주, 중남미,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등에서 케이콘을 개최했으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이 장기화하자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해 ‘케이콘택트’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K팝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에이비식스, 에이스, 에이티즈, 비투비, 드림캐쳐, 엔하이픈, 에버글로우, 하성운, 현아, 아이콘, 있지, 제시, 이달의 소녀, 마마무 등 총 26팀이 참가해 팬들을 만났다. 공연은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미국, 일본, 프랑스, 태국으로 월드 투어를 떠나는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증강현실, 확장현실 등 기술을 적용해 현장감을 살렸다. 가수들은 특별한 듀엣 무대와 커버 무대 등을 선보였고 제작진은 8만석 스타디움 콘서트의 생동감과 현장감을 구현한 ‘V DIUM’ 콘텐츠, ‘가상 3D 사운드’(Virtual 3D Sound) 기술로 무대를 채운 ‘음악실’ 콘텐츠로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더했다. 아티스트와 한류 팬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팬미팅, 인기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친환경 액티비티와 중소기업 제품 홍보 등도 눈길을 끌었다. 김현수 컨벤션 라이브사업부장은 “앞으로 케이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페스티벌로 진화해 전 세계인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한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밀보드가 끌고, SNS가 밀고…‘롤린’ 역주행은 멈추지 않는다

    밀보드가 끌고, SNS가 밀고…‘롤린’ 역주행은 멈추지 않는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 드라마를 쓰고 있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롤린’(Rollin‘)이 가온차트와 빌보드 케이팝 차트까지 석권했다. 4년 전 발매곡이 차트를 휩쓴 데는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음악 소비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롤린’은 3월 14∼20일 디지털과 스트리밍차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스트리밍 차트에서는 2주 연속, 디지털 차트는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람아’를 제치고 첫 1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케이팝 100’에서도 7주 동안 정상을 지킨 아이유의 ‘셀러브리티’를 꺾었다. 빌보드에 따르면 걸그룹이 이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오마이걸의 ‘논스톱’,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 이후 세 번째다. ‘케이팝 100’ 차트는 스트리밍, 음원 판매, 라디오, 텔레비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매주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이팝 순위를 발표한다. 브레이브걸스는 유명 작곡가 ‘용감한 형제’(본명 강동철)가 ‘섹시 콘셉트’를 주무기로 2011년 제작한 걸그룹이다. 2016년 지금의 4명(유나, 유정, 민영, 은지) 체제로 개편한 뒤 꾸준히 싱글을 냈으나 음원 성적은 높지 않았다. 2017년 발매한 ‘롤린’ 역시 군대에서 사랑받으며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1위곡으로 불렸지만 대중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한 유튜버가 군 공연 영상에 재치 있는 댓글을 편집한 영상이 화제를 모아 SNS로 빠르게 확산됐고, 1개월 만에 각종 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한 팬이 찍은 영상으로 11주 만에 역주행 신화를 쓴 EXID의 ‘위아래’, 지난해 비의 ‘깡’과도 유사하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소셜미디어로 음악과 영상을 즐기는 비율이 늘어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EXID에 비해서도 매우 가파른 속도로 상위권에 올라온 건 7년간 유튜브 사용자가 늘어나는 등 미디어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며 “팬데믹으로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신규 음원은 줄어든 것도 역주행 환경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2016년에 나온 걸그룹 라붐의 곡들도 최근 댓글 영상이 만들어지며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발매한 ‘운전만해’가 후속곡 격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브레이브걸스의 화제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신작 출시 후 전작의 매출이 증가하는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두 곡이 인기를 얻은 뒤 새 곡이 나온다면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강다니엘·몬스타엑스의 ‘유니버스’, 다운로드 500만 돌파

    강다니엘·몬스타엑스의 ‘유니버스’, 다운로드 500만 돌파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가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 건을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유니버스는 지난 1월 28일 13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팝 플랫폼으로, 강다니엘, 더보이즈, 몬스타엑스, 박지훈, CIX, 아스트로, 아이즈원, (여자)아이들, 우주소녀, AB6IX, 에이티즈 등 11팀의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자회사 클렙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공개한 독점 콘텐츠는 692개로, 매일 약 12개씩의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였다. 아티스트가 출연하는 뮤직비디오, 화보, 라디오, 예능 등이다. 팬들과 소통하는 공간 ‘FNS’(Fan Network Service)에 다양한 글과 일상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아티스트가 FNS에 직접 남긴 게시물은 지난 24일까지 총 1735개, 하루 평균 31개로 촬영 비하인드, 셀카 등 자신의 일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다는 게 클렙 측 설명이다. 최근 ‘유니버스’를 비롯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 등 케이팝과 팬덤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콘텐츠와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 6월 론칭한 ‘위버스’는 이달 초 다운로드 2500만을 기록하는 등 해외 팬들과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 행사를 확대하고 참여 아티스트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글로벌 In&Out] 일상의 ‘슬기로운 덕질’/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일상의 ‘슬기로운 덕질’/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너는 덕질을 해서 교수가 되겠구나.” 아주 친한 한국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교수는 아니지만, 고국에서 대학생을 가르치는 강사로 취직하게 된 것도 ‘덕질’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년 전의 나는 한국 대중가요, 이른바 케이팝을 좋아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문학에 빠지게 되어 지금의 진로를 택했다. 그것은 바로 한국 문학을 더 깊이 배우고 나중에 대학에서 한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취직하고 박사과정을 하면서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요즘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도 관심이 많아졌으나 ‘덕질’은 여전히 삶의 일부이며 나에게 그 나름대로의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요소이다. 그렇다면 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슬기로운 것이 되었을까. 학창 시절 밤새워 ‘덕질’을 하다 늦잠을 자게 되어 피곤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물론 이것은 ‘덕질’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 영상을 보면 한국어 듣기 연습도 되고 한국어 어휘를 자발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한국어 듣기 실력이 좋아졌고 한국어 말하기 실력도 늘어날 수 있었다.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한 예능을 한없이 챙겨 봄으로써 꿩 먹고 알 먹듯이 나름의 재미를 얻으면서 한국어도 배울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덕질’은 여전히 내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서툴고 부족하기 때문에 ‘덕질’을 하면서 실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덕질’을 하면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도 동시에 접하게 되고 배우게 되었다. 드라마나 예능을 보면 단지 배우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진 가치와 문화 양상도 같이 알게 되었다. 더구나 한국인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이는 한국 생활을 하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슬기로운 ‘덕질’ 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맞다고 본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물론이고 지금 ‘덕질’을 하면서 좋은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 가령 좋아하는 배우가 저서를 출간했을 때 그 책을 완독했고 언어 실력을 동시에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배우가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면 그 책을 읽게 되었고 거기에 들어 있는 정보를 얻고 지식을 넓힐 수 있었다. 혹은 어떤 배우가 자연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될 때, “아, 나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등산도 하고 자연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덕질’ 덕분에 원래 독서를 좋아하는 나도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평소에 운동을 싫어했으나 등산이나 산책을 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삶을 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게다가 ‘덕질’을 할 때는 혼자서 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예전에 고국에서 수업하면서 학생들과 어떤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문학 수업을 했을 때 어떤 영화를 같이 보았는데 거기에 출연한 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그 영화의 후기와 배우에게 줄 편지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 왔을 때 그 편지를 스크랩북에 붙여 아는 분을 통해 그 배우에게 전달했다. 그 배우가 편지를 직접 읽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전달했을 때 학생들 또한 매우 기뻐했다. 그때는 나의 사심을 담아 수업을 했으나 학생들의 쓰기 실력이 발전해 일석이조였다. 그래서 나와 타인에게 ‘덕질’이 이렇게 좋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자신에게 보람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슬기로운 덕질’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지금 한류 전파로 인해 ‘덕질’하는 전 세계에 있는 팬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즐거움을 느끼면서 좋은 영향을 얻을 수 있는 ‘덕질’의 힘이라는 말이다.
  • 케이팝·웹툰의 힘!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 첫 흑자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 무대에서 통한 케이팝과 드라마, 웹툰 등의 영향 덕에 국내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지식재산권(지재권) 수지 적자폭은 한 해 전의 네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잠정) 적자는 18억 7000만 달러(약 2조 1099억원)였다. 적자폭이 2019년(5억 3000만 달러·확정)보다 13억 4000만 달러나 커졌다. 지재권 무역수지는 우리나라가 지재권을 대가로 받은 수출액과 지급한 수입액을 합산해 계산한다. 지난해 지재권 수지의 적자폭이 커진 건 특허 및 실용신안권 등 산업재산권 수지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산업재산권 수지는 지난해 -35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대기업 수출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저작권은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17억 3000만 달러)과 문화예술저작권(1억 6000만 달러)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케이팝, 드라마, 웹툰 등 한류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거둬들인 저작권 수익이 늘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정수의 원픽] 단 2초 만에 명곡 직감… 온앤오프의 ‘청춘찬가’

    [이정수의 원픽] 단 2초 만에 명곡 직감… 온앤오프의 ‘청춘찬가’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기적적인 ‘역주행’으로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한편에는 차근차근 성장하며 ‘정주행’의 모범을 보여 주는 보이그룹이 있다. 21일 SBS ‘인기가요’ 무대를 끝으로 한 달간의 정규 1집 활동을 마친 온앤오프 그리고 그들의 황금기 시작을 알린 듯한 ‘뷰티풀 뷰티풀’(Beautiful Beautiful)이 이번 ‘케이팝 원픽’의 선택이다. ‘브람 빠밤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 발매일인 지난달 24일 이 곡을 처음 듣고 단 2초 만에 또 하나의 케이팝 명곡이 나왔음을 직감했다. 우렁찬 행진곡의 관악기 소리를 보컬로 표현한 패기 넘치는 도입부 합창은 3분여간 이 곡이 펼쳐 놓을 긍정 에너지의 ‘한 줄 요약’이었다. 이어지는 펑키한 사운드는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면서 좌충우돌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듯했고, 감정을 한 단계씩 고양시키는 장치들이 곳곳에서 등장하며 벅차오르는 감동을 전했다. 온앤오프를 얘기할 때 프로듀싱팀 모노트리의 수장 황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17년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6장의 앨범을 모두 총괄하면서 온앤오프만의 확고한 음악적 세계관을 쌓아 올렸다. 온앤오프의 인지도가 많이 낮던 시절부터 ‘컴플리트’(Complete), ‘사랑하게 될 거야’ 등 케이팝 ‘찐팬’이라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곡들을 선보였다.지난해 방송된 엠넷 경연 예능 ‘로드 투 킹덤’은 온앤오프와 황현 모두 더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계기였다. 피를 말리는 매회 경연에서 황현은 온앤오프의 장점과 개성을 가장 잘 살린 편곡을 보여 줬다. 비가 아니면 누구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완벽하게 재탄생시킨 무대는 그 정점이었다. 이들의 ‘케미’는 ‘뷰티풀 뷰티풀’에서 또 한 번 발휘됐다. 황현은 모노트리 유튜브 채널에 올린 비하인드 작업기 영상에서 “이 곡의 주제는 목소리다. 그래서 아카펠라 파트를 만들었고 처음에도 엄청난 떼창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여섯 멤버 각자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파트에 배치하고 보컬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것 역시 오랜 호흡의 결과물이다. 아름다운 ‘청춘찬가’인 이 노래에서 가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숨소리 0.1초에도 담긴 내 진심 깊은 진심/ 너와 난 이 순간도 팽창하고 있는 큰 우주 깊은 우주’로 시작하는 노랫말은 결과에 상관없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혹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순간까지도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다. ‘로드 투 킹덤’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 주며 실력을 인정받은 온앤오프는 이번 ‘뷰티풀 뷰티풀’로 여러 음원 차트에서 자체 최고 성적을 올렸다.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 첫 1위도 달성했다. ‘내가 되고 싶은 건 넘버 원 아닌 온리 원’이라는 노래 속 외침이 앞으로 어떤 길로 이어질지 온앤오프와 황현의 여정이 궁금해진다. tintin@seoul.co.kr
  • 에릭 남 “우리 목소리를 들어라”…케이팝 스타들 “혐오 그만” 한목소리

    에릭 남 “우리 목소리를 들어라”…케이팝 스타들 “혐오 그만” 한목소리

    “만약 당신이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폭력에 놀랐다면, 당신은 듣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때다.”(If You’re Surprised by the Anti-Asian Violence in Atlanta, You Haven’t Been Listening. It‘s Time to Hear Our Voices.) 한국계 4명 등 8명이 희생된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향해 케이팝 스타들이 “아시아인을 향한 차별을 멈추라”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에릭 남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타임지 사이트에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가 겪는 차별 경험을 낱낱이 담은 글을 기고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할지 토론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 아시아·태평양계 사람들은 버림받은 기분을 느낀다”면서 “과거의 경험, 우리의 현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우리 공동체가 겪을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돼 있다”고 썼다. 이어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던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 공동체가 보낸 도움 요청과 경고 신호는, 마치 이웃이 아닌 세상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듯 무시당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태평양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경험”이라고 표현하면서 학창 시절 동급생들 앞에서 교사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도 털어놨다.에릭 남은 이번 애틀랜타 총기 난사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보는 것은 “전적으로 순진하고 그 자체로 인종차별적”이라면서 “왜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이 당신들의 성중독 배출구이자 희생자인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라고 격앙된 어조로 비판했다.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로버트 애런 롱이 범행 이유에 대해 자신을 ‘성중독’이라고 했고, 미 연방수사국(FBI)도 “현재까지는 증오범죄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데 따른 지적이다. 에릭 남은 “우리는 상처 받고, 지치고, 슬픔에 가득 차 있고, 화가 나 있다. 우리는 계속 인내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간절히 원하고 필요로 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가수 박재범은 인스타그램에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도움을 주고 목소리를 보태 달라”며 “지금 일어나는 일은 괜찮지 않다. 증오가 아닌 사랑을 퍼트리자”고 했다. 타이거JK와 씨엘, 에픽하이 타블로, 보이그룹 피원하모니 등도 소셜미디어에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 메시지를 공유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최승원 경기도의원, 일산테크노밸리·고양영상밸리 사업 정담회 개최

    최승원 경기도의원, 일산테크노밸리·고양영상밸리 사업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고양 지역구인 도시환경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승원 의원(고양8)과 안전행정위원회 소영환 의원(고양7)은 지난 18일 오후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 고양사업단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정담회를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고양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일산테크노밸리와 고양영상밸리 사업의 진행상황을 청취하고, 기업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산테크노밸리는 장항동 일원 약 21만평 규모로 메디컬·바이오와 미디어·콘텐츠산업을 접목하여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고, 고양영상밸리는 대화동·법곳동 일원 약 26만평 규모로 한류문화 콘텐츠를 생산해 한류열풍을 이어나가기 위한 디지털방송문화 클러스터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사업’에는 고양시가 최종 선정됐다. 해당사업은 방송·영상·웹툰·음반·케이팝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창작산업을 기반으로 제작, 유통, 체험 등 연관산업들을 집적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콘텐츠산업 중 하나로, 사업 추진으로 인해 일산테크노밸리ㆍ고양영상밸리의 기업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최승원 의원과 소영환 의원은 “일산테크노밸리와 고양영상밸리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지역주민과의 토지보상 문제가 차질 없이 마무리 돼야 한다”면서 “IP융복합 콘텍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기도와 GH는 긴밀하게 협의하고 기업유치를 위해 홍보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매체 “BTS는 노예” 주장…CNN “근거 없다” 지적

    북한 매체 “BTS는 노예” 주장…CNN “근거 없다” 지적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단독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BTS)을 포함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노예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이 공개됐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매체 아리랑메아리는 지난 13일 “남조선 청소년 가수들, 대기업에 예속돼 비참한 생활을 강요당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BTS와 블랙핑크를 포함한 대다수의 청소년 가수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의 어린 나이에 예술 관련 대기업과 전속 계약을 맺고 대중가요 가수로서의 교육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가혹한 훈련 과정에서 심한 인간적 모욕과 고통을 당하고, 어린 여성 가수들은 정치인과 기업인의 성접대 강요를 당하는 등 많은 청소년 가수들이 정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생활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살아가기 막막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비난했다.또 “남한의 청소년 가수들이 어릴 때부터 믿기 힘들 정도로 불공평한 계약에 묶여 훈련장에서 구금생활을 당하고 있다”며 “악랄하고 부패한 예술관련 대기업 사장에게 몸과 마음, 영혼까지 빼앗기고 노예로 취급당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해당 매체의 주장을 보도하며 “케이팝 산업은 진입하기 어렵다고 악명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 매체의 기사에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포함돼 있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보도는 북한 선전가들이 외국의 언론을 단속하라는 압력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엄격한 검열 시스템은 북한 주민들이 소비할 수 있는 영화와 음악, 텔레비전, 신문, 책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현대 기술은 해외 콘텐츠 특히 USB를 통해 밀반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외국 콘텐츠를 소비하다 적발될 경우 매우 심한 처벌을 받는다고 증언해왔다”면서 “역사적으로 이러한 처벌 규정이 북한 주민들의 외국 콘텐츠 소비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상황은 더욱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 속 선전으로 매일매일 즐거운 뉴스가 가득하다. 미국 한인 이민사를 그린 ‘미나리’가 오스카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동양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의미 있는 궤적을 남기고 있다. 블랙핑크 개인 멤버의 싱글곡이 기록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으나 기대했던 공연만 볼 수 있었지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 마지막 수상 불발 사건조차 나쁜 뉴스가 아닌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에서 벌어진 세계적인 팬들의 반응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미가 시청률을 위해 방탄의 공연을 ‘이용’했다는 불만을 토하며, 마치 세계 대중음악계 실세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려는 듯 여러 순위에서 BTS의 앨범과 곡, 출연 영상 조회수로 시원하게 힘을 과시했다. 오늘 새벽 빌보드가 발표한 세계의 음악 앨범 순위 최고 다섯 개 중 네 개가 BTS이고 한 개가 블랙핑크다. 우리는 그야말로 글로벌 케이팝 시대 한가운데 있다. 게다가 케이팝은 지난 일 년 케이팝이 절대 우위를 보여 주는 무대 공연을 멈춘 팬데믹 상황에서도 가시적인 진전을 보였다. 청중을 직접 대하는 콘서트를 못 하게 되자 온라인 콘서트로 재빠르게 옮겨 갔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온라인 콘서트는 대면 콘서트의 대체재를 넘어 세계의 대규모 청중에게 단번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형식임을 증명했고, 팬데믹 이후에도 케이팝의 중요 활동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안정된 글로벌 팬덤 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 건설이 가속화돼 국내 콘텐츠 산업의 이합집산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시적으로는 이렇게 한국 대중음악이 공연 없는 일 년을 극복한 듯 보이지만, 이것은 화려한 케이팝 스타들과 대형 기획사들의 현실일 뿐이다. 우리가 앞서가는 BTS와 블랙핑크의 기록에 위안받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짜 공연을 잃어버린 무명의 음악인들이 분투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불안정한 수입의 독립 음악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대를 어찌 살고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공연이 일 년째 사라져 버린 홍대 앞 뮤지션들은 닥치는 대로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음악 인생의 생명 같은 악기를 팔거나 저당잡히고 있단다. 수십 년 제자리를 지킨 세운상가 악기상은 뉴스 리포트 속에서 한 세대 음악인 전체가 스러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길거리 버스킹이나 소규모 공연을 통해 음악 인생의 꿈을 꾸던 이 청년들은 어딘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가 팬데믹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무명 가수 재생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의 이승윤에게 그토록 환호한 것은 이 음악인들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동시에 부활한 모습을 보며 집단적으로 불안감을 해소했던 것일까. 혹자는 아이돌 지망생을 포함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누적 예비군이 삼십만 명은 될 거라고하는데, 이 숫자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만, 아니 십수만 음악인들의 꿈과 열정이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지금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이들이 받쳐 주는 경쟁 환경과 실력 덕분이다. 이들의 힘과 존재감은 실용음악과의 놀라운 입시 경쟁률이나 한국 드라마 삽입곡(OST)의 높은 수준, 수많은 오디션에 끝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재능들에서 감지된다. 최근에 방송된 ‘아카이브K’에서 박진영은 이러한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수능 만점들이 몰려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 중 극소수만 데뷔하고 안정된 직업인이 될 수 있다. 공연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하부구조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연예계의 기부천사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동료들을 구할 일이다. 한국 글로벌 대기업들은 한국 대중문화 성공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스타들에게 거액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은 수혜의 환원이 아니라 당연한 지출일 뿐이다. 정부가 팬데믹 지출에 치여 여력이 없다면, 팬데믹 중에도 건재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얻은 막대한 이익의 일부라도 벼랑 끝의 이 재능들을 구하는 데 써 주면 안 될까.
  • 생생한 라이브부터 눈물의 데뷔 소감까지… 싸이퍼 “지훈이형 넘겠다”

    생생한 라이브부터 눈물의 데뷔 소감까지… 싸이퍼 “지훈이형 넘겠다”

    아이돌 제작자로 변신한 가수 비의 ‘일곱 아들’ 그룹 싸이퍼(케이타, 태그, 원, 현빈, 탄, 도환, 휘)가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훈이형(비)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는 이들은 패기 넘치는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실력파 아이돌’ 첫인상을 남겼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열린 싸이퍼의 데뷔 쇼케이스는 열정과 눈물, 애정과 진솔함이 한데 섞인 현장이었다. 춤과 노래를 보여줄 땐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무장한 싸이퍼 멤버들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면, 이날 직접 사회자로 나선 비는 이들의 장점과 매력을 하나라도 더 전하기 위해 마이크에서 좀처럼 손을 떼지 못 했다. 싸이퍼는 데뷔 소감부터 남달랐다. 맏형 탄은 “연습생을 11년 동안 하고 데뷔하게 됐다”며 “긴 시간 동안 믿고 지지해준 가족, 그리고 지훈이형, 소속사 식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도환은 “저도 어느 정도 연습생 기간이 쌓여 있었는데 한 번 포기할 뻔했지만 지훈이형이 잘 잡아주셔서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본인 멤버 케이타는 “8년 정도 연습생을 했는데 그동안 연습한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떨린다”고 했다. 비는 가장 먼저 싸이퍼가 작사, 작곡 등 프로듀싱이 가능한 ‘자체제작돌’임을 강조했다. 데뷔 앨범 수록곡 모두에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안꿀려’는 태그가 만든 곡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태그는 “‘안꿀려’는 제가 프로듀싱했고 케이타형이 작사에 참여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저희 곡이 뽑힌 것도 믿기지 않았다”며 “저희가 만든 곡으로 데뷔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이날 처음 공개된 ‘안꿀려’ 무대는 무엇보다 싸이퍼 멤버들의 생생한 라이브로 빛이 났다. 작은 숨소리까지 마이크를 타고 전해지며 현장에 생동감을 불어넣었고, 빈틈없는 퍼포먼스에도 안정적인 라이브가 더해졌다. ‘안꿀려’ 무대로 보여준 풋풋한 소년 콘셉트는 비가 제작한 보이그룹에 대한 예상을 벗어난 반전이었지만, 갓 데뷔한 신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는 완벽주의자로 정평이 난 비의 작품이라는 것을 믿기에 충분했다. 비는 싸이퍼가 빠르지는 않아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전략은 천천히 보여주자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한 곡으로 팀의 방향성이 제시됐다면, 이제는 케이팝이 굉장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3~4년에 걸쳐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상을 뒤엎고 강렬한 콘셉트로 데뷔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올해만 4~5곡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강렬한 모습, 레트로풍 등 여러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번 곡은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곡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길고 긴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라는 꿈을 이룬 탄은 그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탄은 “제가 19살 때 엠넷 ‘노머시’에 참가했다. 지금 싸이퍼 막내들과 나이가 똑같았다. 당시엔 방송이 끝나고 아직 나이가 어리다 생각했는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노머시’에서 합격한) 형들이 데뷔 준비하는 걸 보면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격해진 감정에 대답을 잠시 멈춘 그는 “군대에 갔다와서 다시 시작을 했다. 포기하기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을 것 같았다”고 말을 이었다.비는 탄을 발탁한 것과 관련 “90%의 연민, 10%의 군필 매력이었다”고 너스레를 떤 후 “저도 예전에 오디션을 보면 키가 크다고, 얼굴이 크다고, 쌍꺼풀이 없다고 많이 탈락했다. 다른 데서 여러 번 떨어지고 온 탄이 춤을 너무 잘 추고 팔다리가 긴 걸 보고 춤에 있어서만큼은 이렇게 만들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빅뱅, 블락비, 세븐틴, 몬스타엑스 등 여러 선배 그룹이 나왔다. 태그는 “빅뱅 선배님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도환은 “보시는 분들뿐 아니라 저희도 무대를 즐기는 그룹이 되고 싶다”며 블락비를 꼽았다. 현빈은 자체제작돌이라는 점에서 세븐틴을, 탄은 과거 함께 연습을 했던 몬스타엑스를 롤모델로 언급했다. 이들은 또 “지훈이형의 트로피 진열장에 저희 싸이퍼의 1위 트로피도 꼭 같이 진열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비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 동반 출연하면서 싸이퍼 알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비버지’(비+아버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제 스승인 박진영씨가 저를 위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몇 블록씩 뛰어다니면서 곡을 팔 때 ‘굳이 저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 마음이 이해되는 것 같다”며 “끝까지 스승으로서, 형으로서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한국 대중 가수로는 첫 그래미 수상에 도전했던 방탄소년단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첫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케이팝 가수 처음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펼쳤다.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정식 후보로서 처음 공연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장면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층빌딩에서 사전 녹화한 이번 퍼포먼스는 그래미 단독무대답게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야경과 핀 라이트 조명에 둘러싸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이들의 높은 인기를 감안한 듯 행사의 가장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배치됐다.  미국 현지 스튜디오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그라모폰의 나팔관 세트에서 곡을 시작한 멤버들은 한강과 서울 야경이 펼쳐지는 고층빌딩 옥상에서 무대를 이어갔다. 그래미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쓴 한국 그룹”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 오고 싶은데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하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돌아갔다. 지난해 5월 나온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실린 댄스 팝으로, 최정상 팝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으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데뷔했다.  팝 장르 중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꼽는 이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이 경합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벽을 넘어 쟁쟁한 후보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향후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공연 후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썼다.  그래미 시상식이 끝나고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래미 무대 준비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이홉은 국내에서 촬영한 ‘다이너마이트’ 무대에 대해 “테이크도 많이 찍었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RM은 “사실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상보다 퍼포먼스를 더 원했었다”고 털어놨다. 진은 “남준이(RM)가 무대를 찍으면서 이 무대 평생 남는 거라고, 증손주들도 보고 나중에 아들한테까지 자랑한다고 했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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