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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평가전 무산 한일 ‘네 탓’ 공방

    새해 최고의 흥행 카드로 관심을 모았던 한·일축구 A매치가 무산된 것을 놓고 두 나라 축구협회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불씨를 지핀 쪽은 일본. 지난 10일 일본축구협회(JFA)의 다시마 고조 전무는 “오는 3월24일 요코하마에서 열기로 한 한국과 일본의 축구대표팀 대결이 한국측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산케이스포츠나 스포츠호치 등은 한술 더 떠 일본에 질 경우 도하아시안게임 노메달로 궁지에 몰린 핌 베어벡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을 우려한 것이 A매치 무산의 배경인 것 같다고 한국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애당초 일본 개최가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다음달 7일 영국에서 그리스와 A매치를 갖는 데다 3월엔 K-리그가 한창이기 때문에 A매치는 홈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두 나라가 워낙 팽팽하게 맞선 데다 일본측이 너무 앞서나가 협상을 중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는 7월 아시안컵 등이 예정된 점을 감안, 아시아권의 일본보다는 유럽·남미·북중미 강호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곁들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구석은 있다. 축구협회가 3월 홈 A매치에 집착한 것이 마케팅 등 돈 욕심 탓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협회도 이를 강하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또 일본 대신 유럽의 강호를 섭외 중이라고 밝혔지만,3월24일과 28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데이로 유럽과 아프리카 모두 선수권 예선에 대비해 A매치를 갖는 탓에 불러들일 만한 팀을 사실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양국 모두 중남미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축구협회의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권 강자를 불러들이는 방법까지 찾고 있다고 밝혀 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마저 보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어머니께 우승으로 보은”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 애끊는 사모곡

    “나의 성공만을 위해 어머니는 모든 것을 내던지셨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31·요미우리)이 애절함으로 밤새 눈물을 삼킨 탓에 7일 눈이 빨갛게 부은 채 조문객들을 일일이 고개숙여 맞았다. 이승엽은 뇌종양으로 5년간 투병해오던 어머니 김미자(58)씨를 지난 6일 새벽 1시30분쯤 하늘나라로 보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결혼 5주년이라 그의 슬픔은 배가됐다. 이승엽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귀국한 뒤 대구에서 훈련 중이라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승엽은 “천국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우승하는 것이야말로 어머니에게 가장 큰 보은”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2남1녀의 막내인 이승엽은 어머니의 유별난 사랑 속에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컸다.1995년 고향팀인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성장을 거듭,1999년 한 시즌 56홈런으로 아시아 홈런킹에 등극했다. 세상사는 ‘호사다마’다.2002년 1월 이승엽이 아내 이송정씨와 신혼 여행을 떠났을 때 고인은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세 차례 수술을 했지만 기억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각계의 조문도 잇따랐다. 이승엽의 전 소속 구단인 일본프로야구 롯데 마린스도 신동빈 구단주 겸 롯데그룹 부회장과 구단 임직원 명의로 조화를 보냈다. 현 소속팀 요미우리와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 박찬호(34)도 조화를 전달했다. 전날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삼성 선수단이 빈소를 찾는 등 7일에도 많은 야구인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일본 언론도 이승엽의 어머니 사망과 애절한 사모곡을 보도했다. 스포츠호치는 이날 인터넷판으로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남기겠다.’는 제목으로, 산케이스포츠 온라인판은 ‘우승을 어머니의 묘 앞에 바치겠다.’는 제목으로 슬픔에 빠진 이승엽의 새로운 각오를 실었다. 스포츠닛폰도 이승엽이 땅을 주먹으로 치면서 통곡했다고 전했고, 닛칸스포츠도 이승엽의 고인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보도했다. 빈소는 대구 동구 파티마병원 장례식장 5층 귀빈실(053-956-4445)이며, 발인은 8일 오전 9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2006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스팀진공청소기’

    [2006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스팀진공청소기’

    ‘한경희스팀진공청소기´(모델명 SV-5000R)는 본체와 흡입구가 일체형이라 사용이 편하다. 스팀청소와 진공청소를 따로 또는 동시에 할 수 있으며 스팀기능으로 찌든 때와 곰팡이, 박테리아, 집 먼지, 진드기 등을 제거한다. 제품 쓰러짐을 방지하는 스토퍼, 부드러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바퀴 등 편리함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원터치로 전선을 정리하는 ‘자동코드감김기능´도 특징. 500W의 습식모터를 달아 물청소도 할 수 있다. 흡입된 물은 ‘물거름 더스트 케이스´에 걸러지게 된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 8월초 스팀청소와 진공청소가 동시에 되는 모델명 ‘SC-3000´을 선보인 바 있으며, 당시 인터넷쇼핑몰에서 예약판매를 통해 모두 판매됐다. 스팀·진공청소가 한 번에 가능한 간편함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회사측은 설명.
  • 반년만에 지구 네바퀴

    지난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한 일본의 축구스타 나카타 히데토시(29)가 여행가로 변신, 반 년 만에 지구의 네바퀴에 해당하는 15만㎞를 답파했다. 일본 스포츠신문 ‘산케이스포츠’ 인터넷판은 25일 나카타가 27개국,49개 도시를 방문해 15만 4059㎞를 여행했다며 이는 지구를 네바퀴 돈 거리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나카타는 캄보디아에서 지뢰 철거 봉사활동에 참가, 손발을 잃은 아이들과 아픔을 함께 했고 베트남의 한 고아원에서는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지난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한 그는 지쿠 전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의 아들 결혼식에서 사제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9년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한 나카타는 앞으로 축구을 알리는 친선대사 역할을 맡아 세계여행을 계속할 계획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반가상·티베트 유물 ‘진짜 같은 가짜’ 즐비

    반가상·티베트 유물 ‘진짜 같은 가짜’ 즐비

    |베이징 서동철특파원|베이징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골동품시장이라는 판자위안(潘家園)을 찾았다. 류리창(琉璃廠) 골동품 거리가 서화와 도자기 중심이라면, 판자위안은 거대한 민속박물관을 연상시킨다. 골동품이나 민속공예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옛날 물건이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구, 북, 금강령 같은 티베트 유물이 먼저 눈길을 잡아끌었다. 판자위안은 1992년부터 이 지역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서던 도깨비시장(鬼市)으로 시작됐다.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1997년 4만 8500㎡(1만 4700여평)의 부지에 건물을 지어 정식 골동품 시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도깨비시장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나도는 물건의 대부분은 출처 불문에 연대 불문이다. 실제로 시장 곳곳에서는 진품과 모조품, 요즘 만든 생활용품이 뒤섞인 채 팔리고 있었다. 청동기시대 유물들도 마치 방금 출토된 듯 진흙이 잔뜩 묻은 채 진열되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짜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국보 제78호 일월식 반가사유상과 국보 제83호 삼산관 반가사유상도 진열되어 있었다.30㎝ 높이로 복제한 반가사유상은 1200위안(14만 2800원),60㎝짜리는 2800위안(33만 3200원)을 달라고 했다. 짝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케이스다. 판자위안에서 흥정을 할 때는 일단 절반 이하로 깎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자원중(賈文忠) 중국 문화부 예술품평가위원은 “판자위안에 있는 골동품의 90% 이상이 가짜라고 보면 된다.”면서 “새벽에 시장이 열리자마자 노점상 구역을 찾으면 뜻밖에 좋은 물건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것도 전문가나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자위안의 상인은 4000여명. 짐꾼 등 시장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모두 합치면 1만명에 이른다. 상인의 60%는 베이징 밖의 18개 성·시·자치구에서 온 사람들이다. 판자위안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4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여름에는 오전 9시, 겨울에는 오전 11시쯤에 가장 붐빈다. 하루 평균 6만명 이상이 찾는다. 천펑차오(陳鵬橋) 판자위안 시장관리부 경리는 “류리창이 규모가 비교적 크고 점포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면 판자위안은 노천시장에 가깝다는 것이 다르다.”면서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상인들을 대상으로 바가지 씌우지 않기 운동을 펼치는 한편 외국인을 위한 영어와 장애인 고객을 위한 수화를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dcsuh@seoul.co.kr
  • “여기서 밀리면 끝장” ‘法의 결투’

    “여기서 밀리면 끝장” ‘法의 결투’

    ‘서초동’의 양대 산맥인 검찰과 법원의 파워게임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론스타, 바다이야기 수사 관련 혐의자 등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잇달아 기각하면서 촉발된 양측간의 갈등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자 7명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11일 또 기각하면서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의지를 밝힌 상태다. ●검찰,“홀로서겠다” 검찰은 최근 법원의 행보가 청와대와 교감을 갖고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의 공판중심주의 발언 등은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 쪽으로 대거 입성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인사들과의 ‘코드맞추기’ 행보라는 시각이다. 법원과 청와대내 386세대의 율사 출신들이 ‘검찰 죽이기’에 나섰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시작된 검찰 죽이기가 대선자금 수사를 거치면서 악화일로로 치달아 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국회에 계류중인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사법개혁안에 포함된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도 대검 중수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법원과 청와대의 합작품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한때 검찰이 권력층과 교류해 왔던 잘못된 길을 법원이 가려 하는 듯해 우려스럽다.”며 “요즘 들어 검찰은 법원을 닮아가고, 법원은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검찰의 모습을 지향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일선 검사들도 무죄판결에 대한 당사자들의 명예훼손과 국가배상 등의 부담에 짓눌려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기소 등으로 법원에 맞설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검찰은 과거의 행태를 답습할 경우 어떤 사태가 초래되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홀로서기에 나설 것”이라며 “어떤 수사든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로 정면돌파해 나갈 것”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FTA 시위자 영장 기각과 관련해 또 다른 관계자는 “법원은 징벌적 구속이라고 하지만, 구속이라는 것은 형사처벌의 의미를 지니며 제도를 바꿔나가는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법·원칙이 무기” 법원은 검찰의 행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법원의 최근 행보는 당연히 해야 할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법원은 다만 최근의 잇단 영장 기각 배경에는 검찰이 특정 사안을 파헤치기 위한 방편으로 다른 사안으로 인신구속하는 ‘별건수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반드시 인신구속을 시켜야 혐의점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권옹호라는 시대적 추세를 감안하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반박한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구속시키지 않는다고 법원이 범법 행위에 대한 엄단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법원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놓고 갈등을 빚는다는 것은 검찰의 생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그동안 무리하게 권리를 행사해 왔고, 법원이 이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왔을 뿐”이라며 “이제 법원이 법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느닷없이 법원이 돌변했다고 하는 식의 항변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검찰, 법원, 청와대의 3각 구도 속에 펼쳐지는 권력의 파워게임은 주도권 잡기냐, 홀로서기냐, 법조계의 선진화냐의 갈림길 속에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주병철 김효섭기자 bcjoo@seoul.co.kr ■ 영장기각 추이 및 전문가 의견 형 사소송법에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을 때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길지 않은 이 조문의 적용 범위 여부가 법원과 검찰간 갈등의 핵심이다. ●최근 영장기각 사례 최근 사례는 검찰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와 관련, 지난 6일 집회금지 통보가 된 시위에 참가해 폭력을 휘두른 참가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케이스. 검찰은 지난달 22일 FTA반대 폭력시위와 관련, 이미 시위참가자 6명은 물론 집회주최측 집행부 등 모두 7명을 구속한 바 있어 이번 영장 기각에 대한 검찰의 충격은 더하다. 지난 5월에는 경기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반대 시위주동자 등 6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44명의 영장이 무더기로 기각되는 사태가 생겼다. 앞서 론스타 사건은 물론 사행성게임비리 사건, 법조비리 사건 등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0월 전국 법원의 영장기각률은 20.6%였다. 개별 법원이 20%를 넘은 경우는 있었지만 전국법원 평균이 2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구속 여부는 결국 공공의 이익과 피의자 개인의 인권이 충돌하는 사안. 어디에 강조점을 두느냐에 따라 구속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은 달라질수 밖에 없다. 중앙대 법대 김성천 교수는 “법원은 기준에 따라 제대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법원이 그동안 혐의만 보고 구속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제 법이 정한대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양대 법대 김재봉 교수는 특정 사안에만 법 원칙이 적용되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판사 한 명이 전권을 가지고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불복 방법도 없다.”면서 “구속 여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주의연대 김혜준 정책실장은 “법원의 불구속 수사원칙도 강조돼야 하지만 시대상황도 반영돼야 한다.”면서 “대법원장이 ‘판결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왜 특정 사안에만 국민여론이 반영되는지 모르겠다.”이라고 말했다. 새사회연대의 이창수 대표는 FTA 관련 시위자들의 구속영장 기각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결국 구속 여부는 법이 정한 것과 함께 범죄로 인한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칼라 범죄, 지능범죄의 경우 구속 수사의 필요성도 있다.”면서 “다만 구속 여부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 상황은 과도기, 당분간 혼란 계속될 것” 한 변호사는 “검찰이 그간 쉽게 구속하고 수사하던 관행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법원이 절차적 정당성만을 따져 공공의 이익이라는 측면은 도외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지금은 우리의 법문화가 변하는 과도기”라면서 “보수·진보 양측이 보기엔 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임광욱기자 newworld@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밤낮없는 철도公 홍보팀 3개조로 24시간 풀가동

    한국철도공사가 언론홍보팀을 유례 없이 24시간 풀가동한다. 3명이 3개조로 나눠 1조가 이틀은 주간(오전 9시∼오후 6시), 이틀은 야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에 근무하고 5일째 쉬게 된다. 현장이나 사령실 등은 철도공사가 출범하면서 3조 2교대로 전환했지만 본사에서는 언론홍보팀이 첫 케이스다. 공사 관계자는 “10월29일 경부선 열차 탈선사고 이후 지적된 언론대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24시간 가동체제 전환에 맞춰 5명으로 증원될 계획이나 홍보실 직원들이 썩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한 관계자는 “홍보팀 역량 제고나 적극적인 홍보 정책이 아닌 사고에 대비한 언론대책반 운영 성격이 짙다.”면서 “홍보실 군기잡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에피소드 광고 “눈에 쏙”

    에피소드 광고 “눈에 쏙”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를 모은 광고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광고는 여러가지 짧은 상황을 연이어 보여줘 궁금증을 극대화한 다음 광고 후반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이다. 에피소드 광고는 종전의 ‘옴니버스’ 형식의 광고와는 좀 다르다. 옴니버스는 대형 브랜드들이 주축이 된 광고다. 삼성전자 애니콜의 경우 에릭·문근영·권상우가 등장하는 30초짜리 광고물 3편을 연이어 방송하는 형식이다. 반면 에피소드 광고는 15∼20초에 여러가지 상황들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빠른 리듬으로 주목도가 높은 것이 특징. 감각적인 영상미와 유머가 있는 에피소드 광고의 대표적 사례는 신일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해피트리이다. 신일건설 해피트리는 ‘광고계의 전쟁터’ 아파트 광고에서 이런 형식을 처음 도입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고는 전망대 위에서 전망은 보지 않고 반대쪽을 바라보는 모습, 근육질의 남성 누드모델을 데생 중인 여대생들이 순간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장면, 관제탑의 신호를 기다리던 조종사들이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 곤히 자던 강아지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 등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먼저 소개했다. 메인 모델인 최지우씨가 나중에 나온다. 광고 내용은 일반적으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행복’이 실제로 보이고 들리는 것 같은 에피소드를 나열한 형식이다. 적절한 반전을 이용해 흥미를 이끌어내면서 해피트리는 행복이 사는 아파트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KTF 아이러브요금제와 하이트 광고도 에피소드 광고이다. 하이트는 남자친구의 청혼반지 케이스를 닫는 등의 여러가지 ‘닫는’ 상황을 보여 준 뒤 ‘열어라!’는 카피와 맥주병이 열리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KTF 아이러브요금제는 코믹한 에피소드로 공감을 이끌어 낸 사례이다. 하루 종일 아이를 졸졸 따라다니는 아빠의 코믹한 상황들을 그려내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나영씨과 장동건씨를 앞세워 분할된 화면 안에서 해외여행, 주말 외식 등 카드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보여 준다. 휴대전화 SKY의 ‘개성’편 광고 역시 최근의 에피소드를 모은 사례이다. 여고생들, 결혼식장의 하객들, 건달들이 모두 사진을 찍을 때 똑같이 ‘V’자로 자세를 취하는 사례를 연달아 보여준 다음 ‘개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조동율 제일기획 CS 6팀 국장은 “빅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참신하고 기발한 상황 설정과 깜짝 반전 등을 통해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에피소드 광고는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인다.”며 “비용을 감안한 효과도 좋은 광고 형태”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中 2007년 ‘후진타오 체제’ 착착

    中 2007년 ‘후진타오 체제’ 착착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만큼 2007년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지 않을 듯하다. 중국을 명실상부한 ‘후진타오 세상’으로 만들어줄 17기 당 대회가 내년 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 중앙은 이에 앞서 지방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와 선거를 통해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들어 이뤄진 일련의 인사는 그 준비의 정도와 얼개를 가늠케 한다. 동시에 올해 중국 전역에서는 성급, 시급부터 현급, 향급, 진급에 이르기까지 당 간부 선출이 시작됐다. 내년까지 10만명을 뽑는다.‘기층(基層)’ 지도자에 대한 물갈이를 시도하는 일이다. 지난 1년여간의 인사는 몇가지 중요한 특징을 드러낸다. 우선 ‘45·50’이 지방 지도자들의 연령 상한선으로 제시된 듯 보인다.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이른바 ‘녠칭화(年經化)’다. 베이징의 한 주요 인사는 “특별 케이스가 아니면 지방 성장(省長)은 ‘45년생 이전은 다 가라.’는 보이지 않는 원칙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당 서기직은 50년생 이후에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 8월까지 지방정부의 당 서기직도 대거 교체가 준비돼 있다. 한국의 감사원 격인 기율검사위의 ‘내려꽂기’도 눈에 띈다. 당 중앙은 얼마전 성 정부·직할시의 기율검사위 서기를 중앙에서 직접 선발해 파견키로 결정한 뒤 바로 시행했다. 지금까지 성이나 직할시의 기율검사위 서기는 해당 당 위원회가 후보를 천거한 뒤 중앙 기율검사위의 동의를 얻는 방식이었다. 일부 중화권 언론들은 “기율검사위 직할체제가 들어섰다.”고 평했다. 인맥과 인정에 흔들렸던 지방의 기율검사위를 중앙이 관할하는 만큼 지방정부에는 언제 사정 한파가 몰아닥칠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중앙의 의도에 따라 감찰조직을 가동, 언제든 지방의 비리를 파헤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지방과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예전과 달리 기율검사위 서기가 당 부서기를 겸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앙 기율검사위는 현재 지방 당 위원회 새 지도부 선거 감찰활동에 진력하고 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강화는 이제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지난 5월 이후 선출된 성급 당 서기 및 성장 18명 중 절반 이상인 10명이 공청단과 후 주석이 역임했던 중앙당교 출신으로 분류된다. 상하이방(上海幇)의 몰락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인사와 관련, 한 전문가는 “지방의 유능한 박사급 대학교수의 발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는 전례가 거의 없던 일이다. 그는 “내년 3월까지 지방 행정부의 대대적 교체가 이뤄지면서 눈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상당수의 지방 토착세력도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의 지도부 인원이 감소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허베이(河北), 산시(山西)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랴오닝(遼寧)성 등 새로 구성된 11개 성·자치구·직할시의 당 지도부의 인원 수가 크게 줄었다. 부서기직도 대폭 감축돼 성마다 시급, 현급, 향·진급의 부서기 수가 십수명에서 100여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러 요소가 겹치긴 하지만 후 주석의 고향 안후이(安徽)성 출신들과 태자당들의 입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jj@seoul.co.kr
  • 산수유마을 ‘즐거운 비명’

    경북 의성군 ‘산수유 꽃피는 마을’이 제1회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높아진 유명세를 치르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관공서에 마을 사진이 ‘모델케이스’로 내걸리고, 방문객들도 부쩍 늘어 이미지가 급상승 중이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지시해 마을 전경 사진을 대통령 관저에 내걸도록 했다. 행정자치부 장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도 마을 사진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산수유 꽃이 피는 봄철을 제외하면 방문객이 뜸했던 곳인데 지난달 초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사진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고 있어 편의시설 등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서울신문과 행자부, 국가균형위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경연대회에서는 753점이 응모해 산수유 마을을 비롯한 100점이 우수 지역자원으로 선정됐다.시상식은 7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대강당에서 열린다. 제2회 경연대회는 내년 2월 공모에 들어간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안되면 말고式 국가 R&D사업

    안되면 말고式 국가 R&D사업

    1조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연구개발(R&D)사업들이 사전 타당성 조사 없이 졸속 추진돼 중단 또는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의 각종 연구개발 책임자가 사업비를 생활비나 해외여행 경비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관리마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최근 과학기술부 등 4개 중앙부처와 한국과학재단, 서울대 등 19개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국가연구개발(R&D)사업 지원·관리체계’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6개 사업비 1조 3088억원 감사원 관계자는 4일 “대규모 예산을 투입, 연구개발 이후 실용화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아래 추진해온 R&D사업이 투자 효율성 등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감사 대상에는 과기부가 지난해 R&D사업을 통한 기술 실용화로 국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선정한 6개 대형 R&D사업들이 포함돼 있다.6개 사업의 소요 예산은 1조 3088억원 규모다. ●민간 추진 중인 사업 별도 추진…중단 한국형 고속열차 실용화사업의 경우 이미 민간기업에서 추진 중임에도 건교부가 별도로 추진하겠다며 사업계획서를 올렸다가 제동이 걸렸다.8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가 결국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사전 기획의 부실은 물론 일단 예산부터 확보하자는 탁상 행정의 전형을 보여준 케이스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4388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용 원자로사업이나 4500억원 규모의 자기부상열차사업,1700억원 규모의 대형 위그선사업 등은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추진했다가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6개 사업 가운데 2개는 아예 중단됐고,3개는 타당성 재조사나 연구기관 공모에 다시 들어가는 등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은 뒤 사업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뇌질환 치매 치료약물 실용화’사업이 그나마 7개월 늦게라도 추진되고 있는 유일한 부문이다. 이들 대형 사업 외에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사업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과기부가 지난해 1억 1100만원을 들여 개발한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표’의 경우 관련 부처간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추진하면서 각 부처의 시스템과 상호 변환이 되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과기부 등 3개 부처의 연구종료과제 가운데 지난해 결과활용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과제가 34%(1627건중 550건)에 이르는 등 연구성과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등 4개 대학의 연구책임자 10명은 연구보조원 인건비 29억원을 연구실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했다. 이들 중 4명은 연구보조원 인건비 9000만원을 자신의 생활비, 해외여행 경비 등 사적으로 사용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혼(離婚)당한 성전환(性轉換) 신부(新婦)의 쇼킹 수기(手記)

    이혼(離婚)당한 성전환(性轉換) 신부(新婦)의 쇼킹 수기(手記)

    24세에 성전환(性轉換)수술을 받고는 완전한 여성으로 재생했다. 풍만한 가슴, 대리석 같은 피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장 여성적인 부분. 그녀는 어떤 여자보다도 더 여성적이었다. 수많은 사교계 남성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깊은 사랑에 빠졌으나 우리들은 서로 깊이 사랑했다. 그는 이상한, 동성애적(同性愛的)인데라곤 없는 사람, 극히 정상적이며 건강한 청년이었다. 그리고 내 쪽에서도 보통 계집애나 같은 마음이 되었었다. 말하자면 사랑에 빠진 다른 여자들과 똑 같은 감정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던 일 같은 것이 그랬다. 사실은 여자애가 아니라는 것을 그에게 말해야만 한다는 것, 그것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안다는 것은 사랑에 빠진 젊은 남자에게 있어서 무서운 「쇼크」임에 틀림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쩔 수도 없게 돼 있었다. 그리고 우리 두사람은 동성애의 관계를 맺을 마음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 있어서도 커다란 「쇼크」였었다. 당시의 내 상태에 대하여, 그러니까 내 자신이 참으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나는 그 때까지 깨닫지를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쇼단에 입단, 춤도 배우고 마음속에서 나는 이미 여자였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남성을 사랑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부자연한 관계를 갖는 수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몸이었던 것이다. 그 뒤 얼마 안 있어 나는 남성이라고 쓰여있는 「패스포트」를 갖고 「프랑스」에 갔다. 그런데 우습게도 「프랑스」 사람들은 사진과 얼굴을 보고 『마드모아젤』이라고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 무렵 「카르세르·쇼」단에 들어가고 싶거든 「히치·하이크」로 「파리」에 가서 그 유명한 남성만의 「쇼」단(團)을 이끌고 있는 남성을 만나 보라고 일러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도 처음에는 내가 여자애인 줄 알고 주저 주저했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밝히자 곧 나를 채용해주었다. 이리하여 나는 춤을 배우게 되었다. 마침내 나는 하루 20「파운드」 씩 벌게 되었고 나의 인생을 바꿔 줄 2천「파운드」의 저금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명한 영국인 외과의(外科醫)에게 가서 수술을 받으려 했었다. 그 사람은 나같은 사람의 수술을 수많이 해온 사람이었다. 그 외과의는 이렇게 말했다. 『왜 당신같이 이쁜 아가씨가 성전환(性轉煥) 같은 걸 하려들게?』 『나는 여자가 아니란 말씀이에요』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의사는 깜짝 놀라서 몸을 보여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마고 해서 나는 몸을 검사받았는데 진찰을 끝낸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수술비 마련에 4년고생 『당신은 정말이지 진기한 「케이스」요. 나도 이제껏 당신같은 사람은 만나보질 못했소. 내가 만일 지금보다 젊었다면 지금이라도 곧 수술을 해 주었을텐데- 』 「카르셀·쇼」단에 4년 있은 뒤, 나는 「밀라노」로 가서 또 성전환에 필요한 돈을 저축했다. 이런 종류의 수술이 뛰어난 병원은 세계에 둘 있어서 그중 하나가 「카사블랑카」에 있다. 1960년 5월 나는 「카사블랑카」로 갔다. 외과의는 나를 진찰하더니 『수술은 문제 없구먼』 하고 말했다. 수술은 6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 뒤 2개월이나 입원해서 요양해야만 되도록 돼었었지만 돈이 없어져 버렸다. 친구 권고로 모델계 데뷔 『퇴원해야겠어요』 의사에게 말했더니 『그건 안돼, 돈 같은 것은 문제가 안돼요』 외과의가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퇴원해 버렸다. 덕택에 그 뒤 경과가 별로 좋지를 못했다. 후유증이 그후 18개월이나 계속되었고 통증이 심해서 해골처럼 말라 버렸다. 그러나 나중에는 씻은듯이 건강해 졌다. 차분함과 「엘레강스」는 내 몸에 밴 요건(要件)이 돼 있었다. 아마도 춤을 추었던 덕택이 아닌가 싶다. 내 친구들은 「모델」이 되면 적격이라고 권해 주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곤 했을 정도였으니까. 『전에 「모델」노릇을 한 적이 있나요?』 나는 오래 오래 심사숙고 한 끝에 한번 「모델」이 돼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느 소개업소에 찾아가 보았더니 다행하게도 그 자리에서 얘기가 결정되었다, 그뒤 두주일도 채 못되어 「모델」로서 화려하게 「데뷔」하는 몸이 되었다. 나는 「사라·처칠」과 우연히 알게되어 무척 친한 친구 사이가 돼 있었다. 「사라·처칠」과 알게되어 그녀는 이를테면 나에게는 선생님인 셈이었다. 영국 사교계에 내가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그 준비를 해 준 사람이었다. 사실 나는 이때까지는 「프랑스」의 「나이트·클럽」 사교계밖에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한창 잘 팔리는 「모델」로서 유명한 사교계 인사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연애를 할 수도 있었고 진짜 「보이·프렌드」를 가질 수도 있었다. 나는 결혼도 하고 멋진 남편과 함께 살고 싶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 어린애를 양자로 얻어 올 수도 있으려니 싶어 여러 남자와 「데이트」를 거듭했다. 다행히도 수술이 잘 되었기 때문에 나는 여성으로서 성교섭을 가질 수가 있었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행했다. 하지만 내가 이들 「데이트」 상대들에게 수술한 몸이라는 것을 감춘것은 아니었다. 사실을 밝힌 뒤에도 나의 「보이·프렌드」들은 대체로 나를 순수하게 여인으로서 받아들여주는 것이었다. <계 속> [선데이서울 70년 4월 12일호 제3권 15호 통권 제 80호]
  • 최첨단 장애인 복지관 문연다

    금천구가 다음달 1일 국내 최고의 장애인전문 치료 시설을 지향하는 최첨단 장애인복지관(조감도)의 문을 연다. 여느 장애인시설이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건립 반대에 부딪혀 있는 다른 자치구와 달리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점이 다르다.●첨단 설비와 교육 프로그램 금천구는 28억원을 들여 독산1동에 지상 5층 규모의 장애인복지관을 완공했다. 한인수 금천구청장은 29일 복지관 완공식에 참석해 “금천구에 처음 들어선 장애인시설을 주민 여러분이 환영해 주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금천장애인복지관은 ‘주민들의 생활 속에 장애인시설을 가까이 한다.’라는 컨셉트를 설정, 성공한 케이스. 지하 1층에 마련한 레포츠실에는 러닝머신을 설치해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5층의 강당은 언제든 무료개방한다. 장애인 치료에 대한 시설과 프로그램은 첨단 설비를 자랑한다. 장애인교육 시스템에는 세계적인 ‘DMS’ 기법 등을 동원했다. 지하 1층 직업재활실에서는 치료사가 장애인들과 둘러앉아 ‘왜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대화하고 교육하도록 했다. 장애인들이 납득을 하면 바로 옆에 있는 작업대에서 간단한 직업훈련을 할 수 있다.●반대하는 주민을 설득 서울시의 ‘지역사회 재활시설’ 사업에 따라 운영비를 보조받기 때문에 이용료는 하루 몇 천원 수준이다. 복지관 건립도 서울시가 건축비 28억원을 전액 지원했고, 운영을 맡은 사회복지법인 ‘상금복지회’가 부지매입비 5억원을 부담했다. 처음엔 주민들도 건립을 반대했다. 복지관 부지 주변의 단독주택 주민들은 구청을 방문해 항의하고 인터넷 등에 반대의 글을 올렸다. 관내에 장애인시설이 한 곳도 없는 금천구는 고심했다. 직원들은 주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고 수차례 설명회를 가졌다. 심지어 반대가 심한 주민대표의 집도 찾아가 설득했다.“지역을 위하고 주민들이 환영하는 시설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게임장·PC방 2만곳 문닫나

    게임장·PC방 2만곳 문닫나

    앞으로 게임장에서 상품권 등 경품제도가 폐지되고, 경품을 환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전국 1만 1000여개의 사행성 게임장과 8200여개의 PC방은 물론 오락기 판매업자, 개발업자들도 사실상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성인오락기 판매업자는 “바다이야기가 터지고 난 후 어차피 장사는 손놓고 기계를 내놓아도 매매가 안 돼 10억원가량 손해를 봤다.”면서 “LCD, 케이스, 컴퓨터 등 영세업체의 잇단 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케이드게임 개발업자는 “시중 온라인 게임도 사실상 돈이 오가는데 아케이드 게임만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앞으론 성인 온라인 게임 쪽으로 사업분야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24일 ‘사행성 게임 근절대책’을 발표,“그동안 ‘바다 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오용돼 온 상품권을 포함한 경품제도를 폐지하고, 경품과 사이버머니의 환전업을 금지해 사행성 게임을 원천적으로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게임산업진흥법이 시행되는 내년 4월29일부터 게임장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의 경우 현금과 상품권, 유가증권 등 모든 경품을 지급할 수 없게 된다. 경품 등의 환전업 금지 조치는 개정 법률안 공포와 함께 시행된다. 다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게임물에 한해 학용품·완구류 등 환전 가능성이 없는 기념품 정도는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경품이 제공되는 게임물은 게임방법과 기념품 종류, 지급방법 등을 시행령에 명시한다. 정부는 또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해 사행성 게임물의 등급분류 거부 조항을 신설하고, 사행성 유기기구에 컴퓨터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있도록 사행행위특례법의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온라인 도박서비스 규제 특별법’(가칭)을 제정, 온라인 도박이 성행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화부의 이번 사행성 게임 근절대책에는 기술심의제도 도입 등 게임물 등급분류제도 개선과 성인용게임장의 허가제,PC방에 사행성 게임물 차단 프로그램 설치, 사행행위와 도박광고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문제가 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조직을 혁신하는 한편 게임산업에 대한 별도의 진흥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면 윤설영기자 jmkim@seoul.co.kr
  • ‘올해 최고의 와인’ 이탈리아산 ‘몬탈치노’

    올해 최고의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산도 미국 캘리포니아산도 아닌 이탈리아 토스카나산이 차지했다.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2006년 최고의 와인에 토스카나 지방의 2001년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뽑았다. 적포도주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97점을 받아 미국 와인인 2003년산 ‘킬세다 크릭 카바르네 소비뇽’(2위)과 프랑스산 ‘샤토 레오비유 생 줄리앙’(3위)을 제쳤다. 가격은 70달러로 2001년산은 4830케이스가 출시됐다. 이 잡지는 해마다 이맘때 최고의 와인 100종을 발표하기 위해 지난 1년간 1만 3500종의 와인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시음한다. 이탈리아 와인이 최고로 선정된 것은 3번째이며 올해는 토스카나산 ‘라 브란카이아’ 2004년산도 9위를 차지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대학 수출’

    ‘대학 수출’

    “교육개방시대, 우리는 교육을 수출 합니다.” 전주대학교가 동남아지역 국가와 함께 대학을 설립, 운영하는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대는 22일 지난해부터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 등 동남아 3개국과 대학 설립과 운영, 학과 신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학을 설립·운영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국립기술대학을 설립했다. 한국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한 2700만달러의 차관이 대학을 설립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 학년이 250명인 이 대학은 한국의 KAIST와 비슷한 고급 과학두뇌를 육성하는 국립교육기관. 기계과, 전기·전자, 건축, 산업공학 등 11개과를 설치하고 모든 학사운영을 전주대가 맡았다. 전주대 출신 교수들이 총장, 부총장, 기획처장으로 있다. 또 20명의 교수진을 채용, 전 강좌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전주대는 캄보디아 인력송출기관 역할도 맡고 있어 이 학교 졸업생들은 한국이나 캄보디아로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또 캄보디아로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에 맞춤형 인재도 육성해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한국대학이 외국에서 한국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은 물론 후진국 정부의 외교적 능력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주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산업단지를 조성, 해외기업을 유치하는 사업도 협의 중이다. 몽골에도 지난해 진출했다. 울란바토르대학에 생산디자인공학과를 신설하고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몽골에 잣가공공장을 설립해주고 수익금을 학교운영에 사용토록 도와주는 등 사업도 펼치고 었다, 라오스와는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모델케이스로 국립대학을 설립키로 했다. 대학운영 능력을 기르기 위해 라오스 교수 등 교직원 30명을 최근 전주대로 초청해 한달간 교육시켰다. 중국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상해사범대 등 26개 중국대학과 교수·학생교류, 복수학위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산둥(山東)성과 칭다오(靑島)에 진출한 1만 2000개의 한국기업에 양질의 인력 공급을 위한 기술·언어교육기관인 한·중합작학원도 설립했다. 전주대 이남식 총장은 “단순한 교육수출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인력 공급은 물론 외국 정부와 한국기업간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정부와 대학, 한국기업들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새영화] 스텝업

    [새영화] 스텝업

    1987년 젊은이 사이에 댄스 열풍을 불게 만든 ‘더티댄싱’의 비보이판이나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영화 버전쯤 되겠다. 영화 ‘스텝업’(Step Up)은 방황하는 젊은이의 꿈·사랑·도전을 담은 큰 줄거리에 열정적인 춤을 조화시켰다. 힙합, 현대무용, 발레를 아우르는 춤판이 양념 정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지며 흥분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뒷골목에서 말썽이나 부리며 사는 타일러(채닝 테이텀)에게 힙합댄스는 ‘흑인들 사이에서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한 유일한 장기. 메릴랜드 예술학교에 들어가 말썽을 피운 탓에 봉사명령을 받은 타일러는 졸업 쇼케이스를 앞두고 춤 연습을 하는 노라(제나 드완)와 마주친다. 노라의 춤 파트너가 다리를 다치면서 타일러는 노라의 임시 파트너가 되지만 환경과 생각이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 노라와 타일러는 서로 다른 장르의 발레와 힙합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안무로 멋진 쇼케이스를 완성한다. 도입부 부터 발레와 힙합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영상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미안할 정도로 흥겨운 음악과 다양한 스텝으로 가득차 있다. 이야기 전개 부분에서는 곳곳에 허술함이 보인다. 부잣집 딸과 가난한 남자의 로맨스에 늘 등장하는 갈등이 쉽게 해결된다. 어찌 보면 편안하고, 어찌 보면 가볍다. 또 춤을 반대하던 어머니와의 화해, 춤에서 희망을 찾는 남자, 아픔을 안은 채 희망을 찾아가는 흑인친구 등 인물들간의 얼개가 엉성하다. 이야기보다 영상에만 중점을 두고 본다면 강력 추천한다. 유명 가수의 안무를 담당했던 여주인공 제나 드완과 유명브랜드들의 간판모델을 도맡았던 채닝 테이텀이 선사하는 완벽한 춤 호흡만으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면.23일 개봉.12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루아얄/함혜리 논설위원

    프랑스에서는 ‘루아얄 돌풍’이 거세다.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이 당 대선후보로 당선되면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을 뜻하는 단어가 ‘르 프레지당(Le President)’으로 남성형만 존재하지만 앞으로는 여성 대통령이라는 뜻의 ‘라 프레지당트(La Presidente)’가 추가돼야 한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유력주자 니콜라 사르코지를 위협하는 루아얄의 상품성은 여러가지다. 가장 큰 강점은 그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여성 지도자들은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로 ‘철(鐵)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골다 메이어 전 이스라엘 총리도 강인함으로 승부를 건 케이스다. 하지만 루아얄의 경우는 여성성을 오히려 무기로 내세우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 루아얄이 유력주자로 떠오르자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공화국 대선은 미인대회가 아니다.”“누가 아이들을 돌보나?”라며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루아얄은 오히려 네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내세우며 아동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이후 여성지 ‘엘르’를 비롯해 각종 시사주간지의 표지를 연타로 장식했다. 집권당의 연이은 정책실패에 실망하고 음모와 술수, 암투를 연상케 하는 기존의 남성 정치인들에게 식상한 대중이 신선한 인물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그 해답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루아얄은 수수하면서도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외유내강형의 당찬 정치인이다. 2007년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Ipsos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이 루아얄을 좋아하는 이유로 37%가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은 루아얄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벽이 무엇임을 보여준다. 프랑스 정치계는 남성중심적인 전통이 있다. 루아얄은 이런 점을 익히 간파한 듯하다. 그는 대선 구호로 ‘모두를 위한 약진, 개인에 대한 존중’과 함께 ‘정치는 바뀌어야 한다’를 정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외친다.“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국제사회에 개발경험 전수 ‘가속도’

    정부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취임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기여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14일 몽골의 국가개발전략 수립 과정에 우리나라 전문가가 참여해 자문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유·무상원조 등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기존의 방식말고도 개발도상국에 체계적으로 개발경험을 전수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원조모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특히 최근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해외순방에서 개도국으로부터 개발경험을 전수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몽골에 대한 지원은 체계적인 ‘개발경험 전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모델 케이스인 셈이다.이미 전문가로 이루어진 사전조사단이 지난 5월 몽골을 찾아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협의했다.▲거시경제 모델구축 ▲금융조세 및 재정 등 거시경제 일반 ▲산업개발 및 기술정책 ▲자원관리 및 광업 ▲지역개발 등 5개 지원 분야도 정했다. 최근 국무조정실 기획관리조정관 주재로 대(對)몽골 개발경험 전수방안 관계부처회의를 열어 ▲거시경제는 재정경제부 ▲산업개발은 산업자원부 ▲지역개발은 건설교통부가 각각 책임기관으로 지정됐다.각 책임기관은 몽골의 정치사회적 특수성에 적합한 개발경험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개발이 마무리되면 오는 23일 자문단 그룹이 다시 현지를 찾아 몽골의 중장기 국가개발전략 수립을 지원하게 된다. 정부는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비슷한 요청이 있어 구체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각 부처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산발적으로 수행되는 개도국에 대한 개발경험 전수가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 ‘개발경험전수소위원회’도 구성했다.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 국장급으로 이루어진 소위는 총괄 조정하게 된다. 소위는 개도국에서 지원요청이 들어오면 내용을 검토해 책임기관을 지정하고 추진계획 및 사업추진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개도국의 경제발전단계, 정치체제 등에 따른 유형별 개발경험 콘텐츠도 개발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발경험전수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 “국가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개도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는 6290억원 규모로 국민총소득(GNI)의 0.08%에 불과하나 지난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 평균 공적개발원조는 GNI의 0.26%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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