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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그들은 기적을 만들었다

    플로리다발 허리케인이 마침내 ‘양키스 제국’마저 무너뜨렸다. 2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플로리다 말린스는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영건’ 조시 베켓(23)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전통의 명가 뉴욕 양키스를 2-0으로 완봉,4승2패로 패권을 안았다. 지난 1997년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선 플로리다 선수들은 감격에 적어 환호했고,양키스 팬들과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동안 망연자실했다.양키스는 그동안 모두 세차례(55·57·81년) 2승3패로 뒤진 상황에서 홈 6·7차전을 맞았지만 단 한차례도 역전승을 거두지 못한 ‘징크스’를 되풀이했다. 플로리다의 양키스 격파는 하나의 사건이며 ‘기적’으로 받아들여진다.우선 구력과 전력상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플로리다는 열악했다.93년 리그에 가세한 플로리다는 97년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사뭇 달랐다.당시는 엄청난 투자로 케빈 브라운,게리 셰필드,이반 로드리게스,모이세스 알루,바비 보니야 등 빅리그의 간판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재정 악화로 간판 선수들을 모조리 팔아치우고 젊은 선수들로 새롭게 팀을 꾸민 이후 이듬해 지구 꼴찌 등 줄곧 바닥권을 헤매왔다.현재 주전 선수중 연봉 500만달러를 넘는 선수는 이반 로드리게스(930여만달러)가 유일하다.MVP 베켓도 172만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견줘 1913년 창단 이후 26차례나 우승컵을 안은 양키스는 6차전 선발 앤트 페티트와 마이크 무시나,버니 윌리엄스,제이슨 지암비 등 연봉 1000만달러를 넘는 선수가 즐비하다.선수단 총연봉이 1억 5694만달러로 플로리다(5253만달러)의 3배 수준. 하지만 패기와 집념으로 똘똘 뭉친 플로리다의 돌풍은 무서웠다.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2위(와일드카드)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플로리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승1패로 따돌리더니 NL챔피언십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 1승3패로 뒤지다 내리 3승을 따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이때까지도 언론은 ‘설마’를 연발하며 양키스의 우승에 무게를 실었다.그러나 메이저리그 최고령인 잭매키언(72) 감독은 은 선수들의 재능을 하나로 꿰 끝내 대이변을 연출해 냈다. 김민수기자 kimms@
  • “원작 무시한 블록버스터의 전형” 영화 ‘젠틀맨리그’ 비난 빗발쳐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 리그’는 올해 말 3부가 출판될 앨런 무어와 케빈 오닐의 만화 ‘이상한 신사들의 리그(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이하 젠틀맨 리그)’를 원작으로 했다.인터넷서점 아마존의 평을 빌리자면 ‘빅토리아 시대의 팬태스틱 포(fantastic four)’쯤 된다.‘팬태스틱 포’는 미국 만화출판사 마블 코믹스가 61년 내놓은 어두운 영웅들의 시조격인 만화.즉 각종 대중장르 소설에서 튀어나온 음침한 주인공들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싸우는 내용이다. ●고전소설 속에서 뛰쳐나온 만화영웅들 먼저 영화에서 리그의 지도자로 나오는 모험가 앨런 쿼터메인은 영국 모험소설의 대표격인 H 라이더 헤거드의 ‘솔로몬 왕의 보물’에서 나왔다.뱀파이어 미나 하커는 수많은 영화·만화·게임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큘라’(브람 스토커)속에서 흡혈귀의 저주에 시달린다. 네모 선장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서 고성능 잠수함인 노틸러스호를 지휘하는 과학자이다.만화에서는 영국의식민지 인도 출신으로 나온다.야수 하이드는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왔고,투명인간 로드니는 그 뿌리를 H G 웰즈의 소설 ‘투명인간’에서 찾는다.최고의 도둑이 되기 위해 투명인간의 혈청을 훔쳤다는 것.이외에도 불사신 도리안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미국 비밀 요원 톰 소여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차용했다.(만화상으로는 도리안과 톰 소여는 리그의 일원이 아니다.) 악당도 마찬가지다.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가면을 쓰고 다니는 악당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고,드러난 정체는 이안 플레밍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에게 임무를 부여하던 영국 정보부의 M의 패러디다. ●DC류의 영화가 돼버린 마블류의 만화? 그러나 영화 ‘젠틀맨 리그’는 공개되자마자 골수 만화 팬들의 비판을 샀다.원작의 미덕을 무시하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먼저 원작에서는 불사신 도리안 그레이와 미국 비밀요원 톰소여는 ‘젠틀맨 리그’의 일원이 아니었다. 또 미나도 초인적인 힘 정도만 소유한 살인을 혐오하는 이지적인 연구원이지,영화처럼 박쥐로 변해 날아다니는 뱀파이어는 아니었다.이외에도 모험가 앨런은 마약중독,투명인간 로드니는 색정광,네모 선장은 흥분 잘하는 다혈질,지킬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등 만화원작에서는 리그 전원이 약점을 가졌지만,영화는 영웅들의 인간적인 결함을 많이 삭제했다.이에 팬들은 “영화사가 ‘마블 코믹스 풍의 약하고 어두운 인간적인 초인’들을 전형적인 DC 코믹스풍의 ‘영웅 올스타팀’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분노했다. 특히 미나가 리그의 지도자로 등장해 페미니즘 성격이 강했던 원작과는 달리,영화에서는 카리스마 강한 ‘마초사냥꾼’ 앨런이 지휘를 맡은 점도 원성을 샀다.여기에 팬들은 “역할도 없는 미국의 젊은 톰 소여를 억지로 끼워넣은 것도 영화의 ‘정치적인’ 성격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ID ‘solitary’는 “지도자 앨런이 톰 소여에게 미래를 부탁하며 죽어가는 것은 19세기 영국에서 20세기미국으로 이어지는 세계패권 승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기도 했다. 채수범기자
  • [시네 드라이브] 감독 꿈꾸는 영화배우들

    할리우드의 근육질 미남배우 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 ‘컨페션’이 조용히 흥행중이다.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가 첫 주말 사흘 동안 동원한 관객수는 전국 9만여명.‘터미네이터3’ ‘똥개’ 등의 화제작들과 맞붙은 걸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미국 현지에서도 크게 호평받는 분위기다.제작사인 미라맥스는 이례적으로 1일부터 미국 전역 1000여개 극장에서 영화를 재개봉키로 했다.올 초 개봉 당시 아카데미상의 들뜬 분위기에 가려 제대로 빛을 못 봤다는 판단에서다. 조지 클루니의 데뷔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우리 영화가에는 아주 많다.감독을 꿈꾸는 배우들이다.당장,정우성·유지태·이경영·박광정·김인권 등이 장·단편 영화를 찍었거나 기획중이다.요즘 ‘똥개’로 물오른 연기를 과시하는 정우성은 “감독하고 싶다.”는 말을 인터뷰 때마다 꺼내는 배우로 소문이 짜하다.지난해 인기그룹 god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감독의 끼를 맛보기로 드러냈으며,장편 시나리오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유지태가 최근 찍은단편영화 ‘자전거 도둑’은 수준급이란 평.소년의 수줍은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6월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부문까지 진출했다.이경영도 지난해 장편 데뷔작 ‘몽중인’ 간판을 극장에 걸었었다.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내심 감독을 꿈꾸지 않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와일드 카드’의 정진영은 “감독이 마지막 꿈”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여배우 추상미도 “촬영장에서 틈이 나면 시나리오 노트를 긁적인다.”며 ‘감독의 꿈’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국내 사정과는 달리,할리우드에는 감독으로도 역량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부지기수다.클린트 이스트우드,로버트 레드퍼드,케빈 코스트너,멜 깁슨,팀 로빈스,벤 스틸러,알 파치노,포레스트 휘태커,빌리 밥 손튼,덴젤 워싱턴…. 코미디언 이경규가 남북관계를 소재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란 코미디 영화의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고 한다.연출의 기제가 다양한 곳에서 싹터 나오는 건 영화의 다양성이나 관객의 볼 권리 차원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우리 영화계의 다양해지는 연출 흐름 속에 새롭게 도전하는 이경규의 영화가 알맹이를 갖춘 흥행작이 되길 기대한다. 황수정 기자 sjh@
  • 책꽂이

    ●우리의 마음은 남쪽을 향한다(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천미수 옮김,웅진북스 펴냄)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여행편지.그의 발자취는 유럽은 물론 대서양 건너 미국에까지 이른다.말년엔 구강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로마 여행을 잊지 않았다.프로이트는 혼자서 여행을 떠난 적은 없다.주로 동생 알렉산더와 함께 다녔고 처제인 민나와 여행한 경우도 적지않지만 아내 마르타 베르나이스와 함께 한 적은 많지 않다.1만 8000원. ●너츠(케빈 프라이버그 등 지음,이종인 옮김,동아일보사 펴냄)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그 회장인 허브 켈러허의 이야기.미국 항공산업계 1위를 달리는 사우스웨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다.성공비결은 유머경영과 파격경영.너츠(nuts)는 미친,열중하는,기발한,파격적인이라는 뜻의 미국 구어로 사우스웨스트 특유의 기내식인 땅콩을 뜻하기도 한다.1만 5000원. ●조선전기사회경제사연구(이종영 지음,혜안 펴냄) 정인보·백남운·홍이섭 등이 개척한 국학의 이념과 방법을 계승·발전시킨 저자의 유고집.국가 및 왕도의 생명선이었던 조운(漕運)의 모순 등을 다뤘다.1만 4000원. ●침묵하는 의사 절규하는 환자(김승열 지음,아이피아이커뮤니케이션즈 펴냄) 응급의학 의사인 저자가 쓴‘의학외의 의학’이야기.‘고통중심 의학을 위하여’‘글리벡과 승마치료’‘남성의 마지막 식민지,여성’등 90여편의 글이 실렸다.9000원. ●도올의 청계천 이야기(김용옥 지음,통나무 펴냄) 청계천 복원사업이 노자철학의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틀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는가를 밝힌다.‘유교적 풍류의 도시철학’이란 글을 통해 ‘천지(天地) 코스몰로지’‘삼간론(三間論)’‘삼초론(三焦論)’의 개념을 소개한다.8500원. ●욕망의 진화(멜린다 데이비스 지음,박윤식 옮김,21세기북스 펴냄) 이전엔 의식주나 섹스 등 육체적 욕구가 ‘원초적 욕망’을 구성했지만 앞으론 마음의 안정이나 정신적 생존,영혼의 기쁨 같은 것이 원초적 욕망을 대신한다는 주장이 담겼다.또한 우리 사회에 보편화된 이런 새로운 욕망이 어떻게 21세기의 소비행동을 이끄는가를 살폈다.1만 3000원.●소로의 오두막(스티븐 슈너 엮음,피터 피오레 그림,김철호 옮김,달리 펴냄) 19세기 미국의 대표적 지성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저 ‘월든’을 원작으로 한 환경그림책.호수와 숲을 사랑했던 소로의 이야기가 서정짙은 인상주의 그림과 함께 재현됐다.5세 이상.8500원.
  • “농구 이렇게 하는 거야”/ 가넷·아이버슨등 스타선수들 NBA 플레이오프서 맹활약

    ‘농구는 혼자하는 운동(?)’ 한창 열기를 뿜는 미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를 유심히 보면 품게 되는 의문이다.NBA가 어떤 무대인가.NBA 코트에서 땀 한 방울이라도 흘려보는 것이 농구 선수들의 꿈일 정도다.더구나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의 선수들이라면 이미 ‘농구 달인’이나 다름없다.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기라성 같은 동료 선수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원맨쇼를 펼치는 ‘왕별’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정규리그에서 6차례나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은 지난 23일 LA 레이커스전에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그는 농구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슛을 선보이며 35점을 쏟아부었고,리바운드도 자그마치 20개를 잡아냈다.레이커스의 ‘원투 펀치’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도 가넷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은 지난 21일 뉴올리언스 호니츠전에서 무려 55점을 넣었다.역대 플레이오프에서 55점 이상을 넣은 선수는 마이클 조던,릭 배리,찰스 바클리,윌트 체임벌린,엘진 베일러뿐이다.그는 “림이 마치 바다처럼 보였고,거기에 바위를 던지는 느낌이었다.”고 당시의 슛감각을 말했다. 동부콘퍼런스 8번시드 올랜도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톱시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1차전에서 43점을 몰아넣으며 파란을 연출했으며,24일 아쉽게 패한 2차전에서도 팀의 77점 가운데 46점을 혼자 넣는 괴력을 보였다. ‘어시스트 왕’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는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2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입증했다. ‘독일병정’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는 지난 20일 팀 득점(96점)의 절반에 가까운 46점을 퍼부었고,보스턴 셀틱스의 폴 피어스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1차전에서 40점을 쓸어 담는 원맨쇼를 보여줬다.농구가 양팀 5명씩이 출전하는 경기가 맞는지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요즘 NBA다. 이창구기자 window2@
  • NBA올스타전 ‘고별무대’ “조던, 당신을 기억할게요”

    ‘영원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40·워싱턴 위저즈)이 미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조던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필립스아레나에서 펼쳐진 02∼03NBA 올스타전에서 20점에 5리바운드를 기록,카림 압둘 자바(251점)를 제치고 NBA 올스타전 통산 최다 득점자(262점)로 이름을 올렸다. 동부콘퍼런스 ‘베스트 5’로 뽑힌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의 양보를 경기 개시 몇분 전 수락해 선발 출장한 조던은 전성기 때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혼신을 다한 플레이로 자신의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를 장식했다.특히 136-136으로 맞선 1차 연장 종료 3초 전 페이드 어웨이 점프슛이 깨끗하게 림을 가를 때에는 관중들은 물론 코트의 상대팀 선수들마저도 박수로 그의 화려한 ‘한방’을 축하했다.그러나 경기는 1차 연장 종료 1초 전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의 자유투가 성공,올스타전 사상 최초로 2차 연장까지 가는 치열함 속에 서부콘퍼런스가 조던이 벤치를 지킨 동부콘퍼런스에 155-145로 승리했다. 최우수선수상(MVP)도 올스타전 사상 네번째 최다 득점인 37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한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게 돌아갔다. 이날 경기는 “올스타전이 마이클 조던 쇼처럼 될까봐 당황스럽다.”는 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던을 위한 헌정 경기에 가까웠다.여기저기에 조던의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눈에 띄었고,선수들도 조던이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해 덩크슛왕과 MVP에 오르며 황제의 등장을 알린 88년 당시의 촌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그러나 조던은 긴장한 듯 처음 7차례 슛을 잇따라 실패했고,1쿼터 종료 2분 전에야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의 완벽한 패스로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이후 덩크슛을 블록당하는 등 자존심을 구긴 조던은 후반 들어 정확한 미들슛을 간간이 꽂기는 했지만 동점이던 정규시간 종료 1초 전 던진 슛이 림을 외면해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조던의 마지막 무대라는 그늘에 가리기는 했지만 다른 스타들의 플레이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 중에서도 샤킬 오닐(LA 레이커스)은 호쾌한 슬램덩크뿐만 아니라 가드처럼 다리 사이로 공을 드리블하는가 하면 비하인드 패스도 해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곽영완기자 kwyoung@kdaily.com ◆올스타전 이모저모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가 마이클 조던을 위해 올스타전 하프타임 때 히어로(Hero)를 열창했다.통산 14번째 올스타에 뽑힌 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조던은 캐리의 소개를 받아 무대에 올라선 뒤 노래가 울려퍼지는 도중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선수 및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코트 중앙에 마련된 무대로 올라선 조던은 “편안한 마음으로 코트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나를 도와준 가족·친구·팬들에게 모두 감사한다.”고 말했다.또 같은 동부콘퍼런스 올스타 선수들을 가리키며 “매직 존슨,래리 버드 등 왕년 대스타들이 나에게 물려준 것들을 이제는 이 선수들에게 양보할 생각”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NBA 올스타 무대에 선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휴스턴 로키츠)은 4쿼터와 두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벤치를 지키는 등 17분간출전,2점 2리바운드에 그쳐 팬들을 실망시켰다.야오밍은 경기 시작 1분5초만에 팀 동료 스티브 프란시스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덩크슛을 성공시켰으나 이날 올린 득점은 그것으로 끝이었고,리바운드도 고작 2개에 불과했다. ●올스타전이 열린 애틀랜타 시내에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져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션 매리언(피닉스 선스)은 두 블록을 지나가기 위해 리무진에 1시간 반이나 앉아 있어야 했고,벤 월리스(디트로이트 피스톤스)도 공항에서 2시간 반이 걸려서야 겨우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부콘퍼런스 올스타팀 릭 아델만 새크라멘토 킹스 감독은 경기 전 조던을 더블팀 수비로 꽁꽁 묶을 생각임을 밝혔다.아델만 감독은 “조던이 공을 가질 때마다 더블팀으로 밀착 수비를 해 10득점 이하로 묶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그는 “그래도 조던은 좋은 활약을 펼쳐 팬들이 그가 누구이고,어떻게 플레이했는가를 기억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그의 예상대로 조던은 이날 36분 동안 뛰면서 20점,5리바운드,2어시스트,2가로채기의 활약을 했다. 애틀랜타 AP 연합
  • NBA올스타전 10일 열려 /별들의 잔치 설레는 팬들

    사상 최대의 ‘별들의 축제’가 펼쳐진다.02∼03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이 10일 오전 10시 미국 애틀랜타의 필립스아레나에서 막을 올린다. 동부와 서부콘퍼런스 ‘베스트 5’와 감독 추천 선수 등 최정상급 24명이 최고의 기량을 겨룰 이번 올스타전은 전세계 212개국,31억명에게 총 41개 언어로 생중계되는 등 사상 최대의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팬투표로 뽑는 ‘베스트 5’는 동부에선 득점 선두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올랜도)와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저메인 오닐(인디애나) 벤 월리스(포틀랜드) 빈스 카터(토론토) 등이 포함됐고,서부는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휴스턴)을 중심으로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스티브 프랜시스(휴스턴) 팀 던컨(샌안토니오) 케빈 가넷(미네소타)으로 짜여졌다. ‘베스트 5’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감독 추천 선수도 이들 못지않은 스타.‘영원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워싱턴)과 제이슨 키드(뉴저지)가 동부 선발로,야오밍에 밀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공룡 센터’ 샤킬 오닐(레이커스)과 게리 페이튼(시애틀)이 서부 선발로 각각 코트에 나선다.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14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가 될 조던의 올스타전 통산 득점 경신 여부. 세차례나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통산 242점을 기록한 조던은 역대 통산 최다득점 기록보유자인 카림 압둘 자바(251점)에 9점 뒤져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본 경기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8일에는 NBA 옛 스타와 연예인,여자농구(WNBA) 스타가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친다.이 경기에서는 NBA 사상 최장신 선수인 매뉴트 볼(231㎝)과 최단신 선수 먹시 보그스(160㎝)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어서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전망. 또 9일에는 3점슛 및 덩크슛 대결이 펼쳐진다.도전장을 낸 선수는 지난해 덩크왕인 제이슨 리처드슨(골든스테이트)을 비롯,데스먼드 메이슨(시애틀) 리처드 제퍼슨(뉴저지) 아메어 스타우더마이어(피닉스) 등 4명.지난해 위력적인 덩크슛을 뽐낸 리처드슨과 2년만에 덩크왕 복귀를 노리는 메이슨의 각축이 예상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더블 비전 - 신비주의 덧입힌 살인극

    동양인이 이해할 수 없는 동양식 스릴러? ‘더블 비전’(Double Vision·27일 개봉)은 할리우드의 콜럼비아 트라이스타가 아시아 프로젝트로 내놓은 작품이다.다국적 프로젝트답게 타이완의 첸 쿠오푸 감독이,얼굴을 보면 누구나 알 만한 할리우드 배우 데이비드 모스와 홍콩의 양가휘를 주연으로,도교의신비스러운 정서를 스릴러라는 장르에 결합시켰다. 푹푹 찌는 여름날,타이베이의 초현대식 건물의 사무실에서 한 기업인이 익사체로 발견된다. 이어 불씨조차 없는 실내에서 여인이 타죽고,신부는 내장이 도려진 채 죽는다.도저히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연쇄살인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고자 FBI 특수요원 케빈과 외무부 경찰 황 후오투가 수사에 투입된다. 사건의 원인을 하나하나 캐가는 영화의 초반부는 흥미진진하다.동료의 비리를 고발한 뒤 외톨이가 되어 혼자만의 성에 갇혀 사는 황 후오투의 고독한눈빛과,부적보다는 과학을 믿는다며 명쾌하게 사건을 지휘하는 케빈의 지적인 이미지가 격돌하는 연기 대결도 볼 만하다. 그러나 부적의 글자를 짜맞춰살인사건에 한 종교집단이 개입됐다는 것을알아낸 뒤부터 영화는 신비주의에 빠지며 길을 잃는다.아무리 비이성적인 힘이 사건을 지배한다 할지라도 영화 안에서의 논리적 전개는 필수.영화는 그점을 잊은 채 논리적 긴장의 끈을 놓쳐버리고 신비스러운 현상만을 쫓는다.두 동공을 가진 범인이 눈알을 굴리며 날아다니는 장면은 실소를 금치 못할정도.종교적 신비주의를 스릴러로 포장했다고 아시아인들에게 먹힐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신체가 절단되는 대학살극의 장면은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그래도 엽기 살인극을 좋아하는 독특한 취미가 있다면 청색빛 감도는 음침한 타이베이의 살인사건에 동참해 보시길. 김소연기자
  • 책꽂이/아들과 나 外

    ●아들과 나(고원정 지음) 축구를 소재로 가족의 화해과정을 그린 신작 장편소설.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던 조맹달은 고향 선배의 제안으로 작은 행사를준비한다.아버지팀과 아들팀으로 나누어 축구시합을 벌이기로 한 것.가족의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발상이 새롭다.동방미디어 8000원. ●꼬마 푸세의 가출(미셸 투르니에 지음,이규현 옮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프랑스 원로작가의 단편소설 14편을 수록했다.표제작은 숲을 갈망하는어린 소년과 자연을 거세하려는 아버지의 폭력성을 대비시킨 작품.파괴적인현대문명의 탈출구는 자연임을 상기시킨다.현대문학 9000원. ●성별(왕저우셩 지음,박명애 옮김) 50대 중반의 중국 여류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문화혁명 등 중국현대사를 거쳐온 여섯 자매의 각기 다른 삶을 그렸다.금토 9800원. ●어시스시리즈1·2(어슐러 K 르 귄 지음,이지연·최준영 옮김) ‘어시스 시리즈’는 현대 판타지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고 한다.1권 ‘어시스의 마법사’,2권 ‘아투안의 무덤’과 과학소설 ‘빼앗긴 자들’ 등 저자의 소설세 권이 동시에 번역,출간됐다.황금가지.시리즈는 각 8000원,‘빼앗긴 자들’은 1만 2000원. ●플랫폼(미셸 우엘벡 지음,김윤진 옮김) 프랑스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작가가 지난해 발표한 장편소설.태국의 휴양지를 무대로 매춘과 섹스관광에 대한 비판,성을 매개로 한 인간의 실존문제,현대문명에 대한 냉소적통찰 등을 담고 있으며 작가의 반이슬람적 입장을 담아 논란을 불러일으킨작품.문학동네 8500원. ●늑대와 춤을(마이클 블레이크 지음,정성호 옮김)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소설.인디언사회에 동화돼 가는 백인 장교의 미묘한 심리변화와 인디언들의 사고방식 등 영화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과 분위기를 글을 통해 새롭게 느낄 수 있다.아름드리미디어 9500원. ●크리스마스의 악몽(알퐁스 도데 외 지음,고봉만 편역)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삼은 유럽 유명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모았다.알퐁스 도데의 ‘음식을 탐하다’,모파상의 ‘악령에 들리다’,스티븐슨의 ‘사람을 죽이다’,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찰스 디킨스의‘크리스마스 트리’등 7편을 실었다.문학과 지성사 8500원. ●돼지에게 설교하다(아르망 파라시 지음,강주헌 옮김) 프랑스의 저술가가인간세계의 부도덕성과 환경파괴,잔인한 권력자 등을 동물에 빗대 경멸과 비난을 쏟아낸 풍자집.‘네안데르탈인 사건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 등 10편의 글이 실렸다.좋은글 7200원. ●크립토노미콘(닐 스티븐슨 지음,이수현 옮김) 책세상이 기획한 ‘메피스토 시리즈’의 여섯번째 소설(전4권).‘아바타’라는 인터넷 용어를 만든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과 현대 기술세계를 오가며 암호풀기 게임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제목은 ‘암호의 서(書)’라는 뜻이며 1∼2권이 먼저출간됐다.각 9000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저 젤라즈니 지음,김상훈 옮김) 1960년대 이후 판타지문학계에서 커다란 인기를 누렸던 미국 작가의 초기 중·단편 소설집.화성의 무희와 지구에서 온 서정시인의 사랑을 그린 표제작을 비롯,‘그 얼굴의 문,그 입의 등잔’ 등 17편을 실었다.열린책들 9500원. ●천 개의 절망을 이기는 한 개의 희망(김미림 지음) KBS1 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작가로 활동하는 저자의 산문집.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짧은 산문 89편이 실렸다.휴먼&북스 8500원. ●장희빈(윤승한 지음)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방영되고 있는 장희빈을소재로 한 역사소설.1940년대 역사소설가로 이름을 떨쳤던 저자(1909∼1950)가 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새롭게 엮었다.열매출판사 9000원. ●대산문화 9호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발행하는 문학교양지. 반년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내년부터 계간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 [인터넷 스코프]홈페이지가 있는 노숙자

    태국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가보면 자신이 살고있는 집은 형편없어도 자동차는 비싼 것을 가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그곳 사람들은 날씨가 더운 지역인 만큼 집은 그저 비나 피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주택보다는 자동차에 더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내집보다는 좋은 차를 갖겠다는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소형아파트 한 채에2억∼3억원씩이나 하니 이들에게는 내집을 갖는 것이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나 다름없다. 내집을 마련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린다.오랜 기간 안 먹고 안 입어야 한다는 뜻이다.내집 마련을 일단 포기하고 전셋집에서 살 생각만 하면 얼마든지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좋은 차뿐만 아니라 비싼 오디오나 비디오세트를장만할 수도 있다. 사실 젊은 사람이 아파트를 한 채 마련하려면 일찍부터 허리띠를 동여매야한다.그렇게 해도 언제쯤 내집을 가질 수 있을는지 알 수가 없다. 내집이 없고서는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다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생활의 3대 요소가 의·식·주라는 것만 봐도 집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우리들의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 집이라면 사이버공간에서는 홈페이지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해도 될 것이다.세상을 살아가면서 집이 없으면 여러모로 불편을 겪듯이 인터넷의 생활화가 완전 정착되면나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도 인터넷에 익숙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으며,한 가족이 홈페이지를 만들어 사이버공간을 드나들며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자신의 명함에도 직장 홈페이지는 물론 개인 홈페이지의 주소를 적어놓은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미국 켄터키주 내슈빌에서 20년간 홈리스(노숙자)로 지내고 있는케빈 바비유라는 한 중년남성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으로 전해졌다.홈리스의 일상과 애환을 일기형식으로 담아내는 이 사이트에는 두달 만에 방문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얼마 전에는야후의 우수사이트로 선정됐다. 지난 82년 고교를 졸업한 뒤부터 노숙자 쉼터에서 본격적인 노숙자 생활을해온 그는 여기에 머물면서 한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홈페이지 제작법을 배웠다.그의 홈페이지는 칼 융,버지니아 울프 등 철학자나 작가들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한데 이 때문에 “진짜 노숙자가 맞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고 한다. 현실세계에서 자신의 집이 없는 노숙자가 사이버공간에서는 가상의 집(홈페이지)을 갖고 있다는 뉴스는 인터넷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생각하게 해준다.화제의 주인공은 비록 ‘내집’은 없지만 ‘홈페이지’를가짐으로써 가상세계에서만큼은 네티즌들을 가족 삼아 얼마든지 행복한 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 정보화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이러한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하루 빨리 나의 홈페이지를 갖는 것도 인터넷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
  • 스필버그와 함께 ‘턱시도’ 만든 성 룡/“다음 세대를 위해 잔인한 영화 그만 만들어야죠”

    ””어젯밤 영화 재미있었어? (고개를 끄덕이자)정말?” 먼 이국땅 할리우드에서 대뜸 한국어로 반말을 하는 성룡(48)을 만나는 건,잘 키운 자식이 성공하는 걸 보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다.스타들의 손과 발을 본뜬 부조로 유명한 맨스 차이니스 극장에서 영화 ‘턱시도’의 시사회를 가진 다음날인 20일,그는 한국 기자라는 말에 반색을 하며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1978년 ‘취권’을 시작으로 ‘폴리스 스토리’‘쾌찬차’ 등을 거치며 80년대 아시아 최고 스타로 군림한 성룡.어쩌면 우리에게는 저무는 스타일지 모르지만,이곳 할리우드에서는 그의 표현대로 떠오르는 스타(new star)였다. 할리우드에서 찍은 영화 가운데 최초로 성룡만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턱시도’.하지만 ‘성룡표 영화’라고 하기에는 품새가 좀 다르다.컴퓨터그래픽이 많이 들어갔고,액션보다는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 스타일이 달라졌다고 말하자 “‘폴리스 스토리’1∼3,‘러시아워’1·2….여러분들은 즐거웠겠지만 맨날 비슷한 영화로 지쳤다.”면서 “이제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같은 드라마나,‘식스 센스’ 같은 호러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대답했다.그리고는 한국말로 “예전엔 돈 없어,이젠 돈 많아.”라고 덧붙여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갑자기 ‘피우∼’하며 쿵푸 손동작을 하는 성룡.“어느 누구도 로버트 드니로나 톰 행크스를 보며 이런 액션연기를 상상하지는 않는다.나도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다.” 이번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안으로 시작했다.“어느날 스필버그가 나를 불렀다.떨리는 마음으로 갔다.그런데 그가 사인을 부탁해왔다.아이들이 내 팬이라면서.난 스필버그에게 어떻게 그런 공룡을 만드느냐고 물었다.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했다.오히려 내게 어떻게 빌딩에서 뛰어내리냐고 물어서 ‘롤링·액션·점프면 끝난다.’고 대답했다.” 그날 스필버그는 가족용 액션영화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고,성룡은 스필버그를 믿고 손을 잡았다. 20여년 전 처음으로 할리우드에 갔을 때와는 대접이 달라진 셈이다.“그 때 할리우드 스타가 400만달러를 벌었다면 난 홍콩달러로 400만달러를 벌었다.”아시아의 빅스타로 미국을 정복하려던 꿈은 80년 ‘캐논 볼’의 실패로 무너졌지만,오랜 노력 끝에 96년 ‘홍번구’로 화려하게 재입성했다. “예전에는 몇시간씩 영어공부를 해서 할리우드에 나를 맞추려고 했다.지금은 ‘재키 찬 잉글리시’로도 통한다.못 알아들으면 ‘미안하지만 그건 당신 탓’이라고 말한다.” 이제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할리우드에 섰다. '턱시도’에서는 성룡의 액션뿐만 아니라 춤솜씨도 볼 수 있다.성룡이 상대역인 제니퍼 러브 휴잇에게 액션을 가르쳤고,휴잇은 그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쳤다.휴잇에게 어느 쪽이 더 어려웠느냐고 묻자 “춤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대답이 바로 돌아왔다.성룡은 “스텝을 기억하면 가사를 잊고 가사가 생각나면 스텝이 엉키고 정말 악몽같았다.”면서 “막상 영화에 나온 걸 보니까 기분은 좋았다.”며 웃었다. 아시아인으로서 할리우드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물었다.“미국에서는 날 미국인으로 대해준다.호주에 갔더니 날 호주인이라고 하더라.(그의 양친은 61년 호주로 이민갔다.)난 아시아인이라기보다 모든 사람의 재키 찬이라고 생각한다.세계는 하나니까.” 갑자기 거창한 주제로 빠져든 성룡은 한술 더 떠서 “전세계의 평화·환경·인간을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영화를 만들어 놓고 제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다음 세대를 위해서 더이상 잔인한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는 대스타답게 다양한 제스처와 말투로 사람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었다.홍콩 경극학교의 어눌한 학생에서 스턴트맨과 액션배우를 거쳐 아시아의 스타로,그리고 이제는 할리우드의 스타까지.가파른 계단을 하나하나 딛고 올라서다 보니 나이 50을 바라보게 됐지만,여전히 “변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나이는 의미없어 보였다. 로스앤젤레스 김소연특파원 purple@ ■‘턱시도'는 어떤 영화/ 우연히 입은 턱시도 알고보니 비밀병기? 영화 ‘턱시도’(11월1일 개봉)의 진정한 주인공은 성룡이 아니라 턱시도다.성룡의 팬이라면 마법의 턱시도에 맞춰 꼭두각시가 된 듯한 성룡의 액션연기에 실망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굳이 ‘성룡표 액션’을 따지지 않는다면 재미 있다.오히려 액션을 직접 하면서도,제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능청맞게 연기하는 성룡의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뉴욕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택시 운전사 지미 통.환상적인 운전솜씨로 비밀첩보국 요원 클라크 데블린의 운전기사가 된다.우연히 사고를 당한 데블린 대신 그의 턱시도를 입게 된 지미.알고 보니 턱시도는 전자동 방어시스템을 갖춘 살아 있는 비밀병기였다.이제 물을 오염시켜 물장사를 하려는 악당에 맞서 지미의 대활약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한편의 광고처럼 군더더기 없이 속도감으로 밀어붙인다.경쾌한 음악에 맞춰 신나게 운전하고 싸우는 성룡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90여분이 후닥닥 지나간다.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어 가볍게 시간을 때우는 가족용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할리우드가 이 아시아 스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소심하고 어리버리하지만 제 일에 성실한 한 이방인이,턱시도를 통해 당당히 주류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상징으로 읽힌다.광고계 출신인 케빈 도너번이 감독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 ‘아스테릭스’ ‘제이 앤 사일런트 밥’ 패러디야? 짜깁기야?

    최근 다른 영화의 장면이나 대사를 빌린 '패러디 영화'가 유행이다. 패러디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작품의 소재나 문체를 흉내내어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수법. 하지만 원래의 목적은 단순한 흉내내기에 그치지 않고 비판적인 의미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이와 달리 비판이 없는 짜깁기는 혼성모방이라 칭한다. 이런 분류를 놓고 볼때 곧 개봉을 앞둔 '아스테릭스'와 '제이 앤 사일런트 밥'은 패러디일까 혼성모방일까. 다양한 영화를 대조적으로 짜깁기한 두 영화를 집중 분석해본다. *어떤 영화인가= 유럽문화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만화 ‘골족의 영웅 아스테릭스’.로마 제국에 대항하는 민중 영웅을 다룬 총 31권의 이 만화는 지금까지 3억부가 넘게 판매됐다. 이 인기를 빌려 지난 99년 영화화됐고 이번에 속편이 나왔다.‘아스테릭스:미션 클레오파트라’(30일 개봉)는 세달 안에 궁전을 짓겠다는 클레오파트라의,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실현하는 골족 아스테릭스와 오벨리우스의 모험을 다룬다. 반면 ‘제이 앤 사일런트 밥’(24일 개봉)은 우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점원들’‘체이싱 아미’등에서 미국 젊은이들의 문화를 가감 없이 보여준 케빈 스미스의 신작이다.맷 데이먼,밴 애플렉과 ‘도그마’를 찍고 ‘굿윌 헌팅’의 제작을 맡으면서 독립영화계에서 손을 떼는가 싶더니 이전 감각을 되찾은 영화로 다시 찾아왔다. 수다쟁이 제이와 과묵한 밥이 자신의 캐릭터를 본뜬 영화가 ‘영화 씹기’사이트에서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을 보고,제작사를 찾아가 영화화를 막는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다. *비판 없는 짜깁기 ‘아스테릭스’= 제국주의에 대한 풍자와 역사를 다루는 원작과 달리 이번 영화는 주성치식 ‘황당’코미디로 승부를 건다.배경은 기원전 52년 이집트인데,등장인물은 미국의 60년대 흑인 가수 제임스 브라운의 ‘I feel good’을 부르며 댄스파티를 벌인다. 19세기말을 배경으로 현대식 팝송과 춤을 넣어 ‘시대 불문’의 뮤지컬을 만든 ‘물랑 루즈’와 비슷한 이 영화는,그래서 뭔가 어색하다. 프랑스의 독특한 문화를 버리고 할리우드 영화를 흉내내 오히려 원작의 풍자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 궁전의 기둥을 무대로 ‘와호장룡’의 대나무 신을 패러디해 대결을 벌이고,‘스타워즈’의 장면을 빌려 로마제국의 역습을 표현한 것 등은,아이디어는 빛나지만 짧은 웃음을 선사할 뿐이다. 오히려 궁전을 짓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궐기하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원작 특유의 민중적 저항의 의미를 깎아내린다. 줄거리 역시 진부한 상업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패러디보다는 혼성모방에 가까운 영화다. *장르영화 조롱하기 ‘제이…’= 제이와 밥의 여행길을 채우는 것은 어디서 본 듯한 영화 장면들.둘을 미끼로 이용한 미녀 도둑은 ‘엔트랩먼트’처럼 멋있게 보석을 훔치지만,방귀소리 때문에 비상경고음이 울린다.등장인물은 “식상한 영화의 소재잖아.”라며 비꼰다.뻔한 할리우드 영화를 희화화하는 것. 이 영화의 백미는 패러디로 가득찬 자신의 영화 또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데 있다.제이와 밥이 저지하려는 영화는,사실 관객이 지금 보고 있는 영화. “누가 이런 영화를 생돈 내고 보겠냐.”며 관객(카메라)을 쳐다보는 장면은 재치가 넘친다. ‘E.T’의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스타워즈’의 광검선 대결,‘혹성탈출’의 자유의 여신상,‘스쿠비 두’의 4총사와 말하는 개 등도 양념처럼 등장한다. 이 괴짜 감독의 짜깁기를 가벼운 장난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꼼꼼히 살펴보면 장르영화에 대한 비판과 자기 반성이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패러디의 비판정신을 통쾌하게 이용한 영화다. 김소연기자 purple@
  • 나상욱 프로데뷔 첫승, 美 롱비치오픈 20언더 굿샷

    나상욱(17·코오롱·미국명 케빈 나)이 프로 데뷔 이후 첫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나상욱은 지난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엘도라도코스(파72)에서 끝난 2002롱비치오픈(총상금 2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고 30일 소속사인 코오롱이 알려왔다. 주니어골프 랭킹 1위를 달리다 지난해 7월 프로로 전향한 나상욱은 이로써 데뷔 이후 미니 투어를 제외한 공식 대회에서 처음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우승상금은 3만달러. 롱비치오픈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는 무관하지만 PGA 2부 투어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한 전통 있는 대회다.
  • 복더위 식히는 ‘뮤지컬 바람’, ‘노틀담의 꼽추’ ‘풋루스’ 우리 연출력으로 국내초연

    ‘오페라의 유령’이후 공연계에 뮤지컬 바람이 거세다.특히 ‘노틀담의 꼽추’와 ‘풋루스’는 원작이 외국작품이지만,우리의 연출력으로 새롭게 탄생한 국내 초연작들이다. 한전아츠풀센터에서 첫 자체 제작으로 27∼8월11일 내놓는 ‘노틀담의 꼽추’(연출 박성찬)는 온가족이 즐길 만한 뮤지컬이다.앤서니 퀸의 영화로도,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의 원작은 빅토르 위고의 ‘노틀담 드 파리’.프랑스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원작에 나타난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롤러브레이드를 탄 광대들,축제 신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마술쇼,서커스 같은 퍼포먼스 등을 도입해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명성황후’에서 대원군 역을 맡은 이희정이 콰지모토로,‘코러스라인 ’‘아가씨와 건달들’에 출연한 임선애가 에스메랄다로 출연한다.평일 오후 2시·5시 토·일 오후1시·4시·7시(월 쉼).2만∼5만원.(02)3486-0145. 뮤지컬컴퍼니 대중은 9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풋루스’(연출 이종훈)를 9월29일까지 연강홀 무대에 올린다.원작은 케빈 베이컨이 출연해 대성공을 거둔 84년 영화.당시 케니 로긴스가 부른 경쾌한 주제곡은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춤을 사랑하는 주인공 청년 렌이 보수적인 시골마을로 이사한 뒤 마을 목사와 갈등을 겪다가 결국 춤을 통해 화해한다는 이야기.격렬한 원작의 춤을 소화하기 위해 원 안무자인 A.C.시울라의 수제자인 한국인 사라 변을 안무가로 초빙했다.렌 역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등에 출연한 최성원과 아역배우 출신의 김수용이 더블캐스팅됐다.화·목 오후7시30분 수·금·토·일 오후 4시·7시30분.3만5000∼5만5000원.(02)76 6-8551. 김소연기자 purple@
  • 꼬이는 인생뒤엔 가문의 원죄가…24일 개봉 ‘쉬핑 뉴스’

    꼭 보들레르가 아니더라도 젊은 날 어느 언저린가에선 누구나 한번쯤 ‘혹 내가 저주받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자괴감에 방황해 봤을 것이다.‘쉬핑 뉴스’(The Shipping News·24일 개봉)는 아직도 ‘터널’을 통과중인 당신에게권해주고픈 따끈한 위로주 한잔,모세혈관 곳곳을 데우는해독제 같은 영화다. 무심하다 못해 어리숙해 보이는 쿼일(케빈 스페이시)의반생은 ‘머피의 법칙’의 연속.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린유년기를 벗어나 겨우 기를 펴나 싶더니 이내 악질 사기꾼 아내의 포로가 되고 만다.아내가 기둥서방과 도망치다 사고사한 것은 인과응보라 쳐도,엄마 손으로 고아원에 팔려갔다 되돌아온 어린 딸 아이는 무슨 죄로 밤마다 유령을보고,식은땀 나는 악몽속을 헤매야 하는지.쿼일은 상처뿐인 뉴욕을 미련없이 등지기로 하고 조상의 고향 뉴퍼들랜드로 향한다.아그니스 고모(주디 딘치)를 뒤따르는 그의눈빛엔 일말의 희망마저 증발한 뒤다. 뉴퍼들랜드 작은 어촌을 포착해내는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카메라워크는 친화적이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낮게 깔린 하늘아래 바다를 향해 납작 엎드린 이름없는 어촌마을에 감독은 놀랍도록 붙임성있는 손길로 입체적 때깔을 입혀나간다.스크린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어촌풍광.그런데 그걸 감상하는 건 때때로 눈물겨운 체험이 된다.그렇게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깃든 인간들의 삶은 정작평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사 꼬이기만 하는 쿼일이 ‘저주’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다 보니 그건 결국 가문의 원죄와 맞닿아 있다.학살,노략질,근친상간….쿼일은 오래 전 조상들이 난자해 놓은현장에 와서야 하나하나 그걸 깨우치게 된다. 삶이 공정함을 재는 저울추란 사실이 가혹하게 느껴지기마저 한다.얼굴도 못 본 조상의 부채까지 업이 되어 어깨를 찍어누르는 걸 보면.그런데도 냉정한 삶을 대면해 내는 쿼일은 종내 군소리 한마디 없다.얽힌 매듭을 풀어내리는 첫 수순은 그렇게,있는 그대로의 누추한 삶을 품어 안아버리는 수 밖에 없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 하다. ‘길버트 그레이프’‘개같은 내인생’‘초콜렛’ 등을통해 선보여온 감독 특유의 고즈넉한 휴머니즘은 여전히호소력 있다.‘유주얼 서스펙트’에서 관객을 놀라게 하는 대반전을 연출했던 케빈 스페이시가 이번엔 갖은 암초에굴하지 않는 강인한 남성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반지의 제왕’의 케이트 블란쳇이 악녀 아내 페탈로,연기파 배우 줄리언 무어가 역시 인생의 횡포에 속앓이 해온,쿼일의 새 연인 웨이비로 호흡을 맞춘다. 손정숙기자 jssohn@
  • 심령 소재로한 스릴러물- ‘드레곤 플라이’

    심령이나 사후세계를 소재로 한 스릴러물은 언제부턴가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단골메뉴로 자리잡았다.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드레곤 플라이’(Dragonfly·5일 개봉)도 그 계보에 오를 영화다. 시카고의 의사 조(케빈 코스트너)는 베네수엘라의 오지에서 적십자 활동 중이던 동료 의사이자 아내 에밀리(수잔나 톰슨)가 사고로 죽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방황하는 조의 심리를 밀착해 보여주는 영화는 초반부터 불안정한파장을 일으킨다.논리의 잣대로 풀이할 수 없는 극의 핵심 모티프는 에밀리의 유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잠자리의 이미지.아내의 등에 있던 잠자리 모양의 반점에 묘한 주술의 의미가 있었음을 깨달을 즈음 생전에 아내가 보살폈던 소아과 환자들이 불가사의한 언행(言行)을 보여오고,영감을얻은 조는 베네수엘라로 떠난다. 아내가 의식불명의 환자를 통해 말을 걸어오고,아내가 사고사한 지도상의 지점에 잠자리 표시가 나타나는 등의 설정은 국내 관객들에겐 동양적 주술 코드로 친근하게 다가올 듯하다. 감독은 ‘에이스 벤츄라’‘너티 프로페서’‘라이어 라이어’ 등 따뜻한 코미디로 특장을 보여온 톰 세디악.그러나 그의 ‘외도’가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무엇보다 아쉬운 건 허를 찌르는 섬짓한 반전이 전혀 없다는 점.단편적인 주술 이미지의 남발로 중반을 넘어서면 웬만큼 눈치빠른 관객에겐 막판의 뒤집기 구도가 빤히 엿보인다.‘미저리’로 스릴러물의 적임자로 이미지를 다진 케시 베이츠가 긴장도를 높이려 얼굴을 내밀었다.그의 역할은 조를 다독여주는 이웃집 법학교수. 하지만 이 역시 한참 ‘효력 미달’이다. 황수정기자
  • 이주일의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책읽기(MBC 2일 밤12시50분)추리작가 이수광,영화평론가 심영섭씨를 초대해 붐이 일고 있는 추리소설 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최근 성인용으로 출간된 완역본 셜록홈즈 전집이 한 달만에 12만부가 나가는 흥행 성적을 거두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추리소설 붐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알아보고 국내외 현대 추리소설 작가들의작품 경향과 내용을 소개한다. ◆2002세계 산의 해 특별기획(MBC 4일,5일 오전11시) 4일1부에서는 최대 인공림인 독일의 ‘검은숲’을 소개한다. 울창한 수목으로 낮에도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검은숲.산촌마을을 풍요의 마을로 변화시킨 숲의 비밀을 만난다.5일 2부 ‘산불의 경고’에서는 해가 갈수록 빈번히 발생하는 산불의 위력과 원인을 알아본다.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대형 산불의 치명적인 환경 피해를 통해 불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별난 행운 인생 대역전(SBS 3일 오후7시5분)빨간 양말,빨간 티셔츠에 검정 고무신을 신은 이종삼씨.실업자에서 140만원을 밑천으로 한약재 특수포장회사 ㈜이레특수포장의 사장이 되기까지의 성공스토리를 알아본다. ◆수요기획(KBS1 3일 밤12시)‘임상보고-당신이 잠든사이’편.문화의 변화로 현대인들의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그러나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하면 오히려 공격을 당하듯,불면은 생체리듬을 깨뜨려 노화촉진과 성인병,돌연사의 원인이 된다.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잠의 중요성,기면병과무호흡증 등 심각한 수면장애에 대한 최신 치료법 등을 공개한다. ◆보디가드(SBS 영화특급 7일 오후11시40분) 여주인공을맡은 흑인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돌리 파튼의 원곡 ‘I Will Always Love You’를 리메이크해 크게 히트시킨 1992년 작품.영화속에서도 실제 인기 여가수로 나오는 휘트니 휴스턴이 보디가드로 변신한 케빈 코스트너의 헌신적인 경호를 받는 줄거리이다.이 영화로 데뷔한 휴스턴의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반면 이 작품을 찍으면서 코스트너는 액션스타 스티브 맥퀸의 액션을 작정하고 모방하려 했지만,멋지기보다는 오히려 어설픈 연기에 그쳤다는평을 받기도 했다. ◆다크 시티(MBC 주말의 명화 6일 오후11시10분) 알렉스프로야스 감독의 1999년 SF액션물.루퍼스 스웰,키퍼 서덜랜드 주연.욕실에서 깨어난 존 머독은 침대 옆에 죽어 있는 낯선 여자를 보고서도 아무런 기억이 나질 않는다.영문도 모른 채 연쇄살인범으로 내몰려 괴상한 이방인들로부터 쫓기는 머독은 매일 밤 자정이면 인류가 총체적으로 잠에 빠져들며 사람들의 기억도 외계인에 의해 조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외계인의 염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인간인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의사 슈레버의 도움으로 이방인들을 물리친다.고딕풍의 음울하고도 웅장한 배경이 세기말적인 영화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뷰티풀 마인드’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제니퍼 코넬리는 머독의 아내인 엠마 역.클럽 가수로 열연하는 코넬리의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새삼 쏠쏠하다. ◆영광의 길(EBS 일요시네마 7일 오후2시) 스탠리 큐브릭감독이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만든 반전 영화(1957년). 커크 더글라스,랠프 미커 주연.명예욕에 사로잡힌 프랑스사단장 미로우 장군은 닥스 대령(커크 더글라스)에게 돌격대를 이끌고 독일군이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는 개미고지를 공격하라고 명령한다.그 명령이 무모하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도 어쩔 수 없이 작전을 수행한 닥스 대령은 끝내 전투에서 부하들이 무참히 희생되자 상부의 일방적인 지시에 맞선다.미로우 장군은 부대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위해 급기야 병사 셋을 총살하려 든다.1935년 험프리 코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개봉 당시 미 국방부는 군인들의 관람을 금지시키기까지 했다.단순한 액션보다는 군대의 위선과 전장을 배경으로 한 심리갈등이 감상포인트.
  • 박찬호 개막 첫승 쏜다

    이제는 개막전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 박찬호(29)가 다음달 2일 열리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미국프로야구 개막전에 선발등판한다. 텍사스 제리 내런 감독은 23일 박찬호에게 선발등판을 공식 통보했다.개막전 선발 출장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당시 박찬호는 에이스 케빈 브라운의부상으로 행운을 잡아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개막전승리투수가 됐다. 그에 견줘 이번 등판은 어깨가 무겁다.당당한 팀의 에이스로 등판하고 또 이날 활약에 따라 팀 분위기를 좌우할수 있기 때문이다.박찬호 개인으로서도 올 시즌 가능 승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다.박찬호는 “이제는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한편 박찬호는 23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박찬호는 7이닝동안 삼진 5개를 뽑아냈지만 7안타 4실점(2자책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홈런도 2개나 허용했고 최고 구속은 148㎞에 그쳤다.이로써 박찬호는 마이너리그 경기와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경기를 포함해 시범경기 5게임에서 승리없이 1패만을 기록했다. 선취점은 텍사스가 올렸다.1회말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중전안타와 후안 곤살레스의 2점 홈런으로 앞서갔다.그러나박찬호는 2회초 선두타자 데이비드 오티즈에게 우월 1점홈런으로 얻어맞은 뒤 안타와 실책 등으로 2점을 더 내줬다.2-3으로 뒤진 6회초에도 토리 헌터에게 좌월 1점 홈런을 허용했다. 텍사스는 6회말과 8회말 각각 1점을 따라붙어 4-4 동점을이뤘지만 9회초 대거 4점을 내주면서 4-8로 무릎을 꿇었다. 박준석기자 pjs@
  • 김병현 첫승 ‘운수좋은 날’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미국프로야구시범경기에서 행운의 첫승을 올렸다. 김병현은 15일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커브스와의 홈경기에서 1이닝동안 볼넷 1개를 허용했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김병현이 시범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00년엔 3세이브,지난해엔 1패만을 기록했다. 0-5로 뒤진 6회초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첫타자 엔젤 에체배리아에게 연속으로 볼 4개를 던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그러나 다음타자 케빈 오리를 헛스윙 삼진으로잡아 한숨을 돌렸다.김병현이 3·4번 타자를 상대할 때 1루 주자 에체배리아가 연속으로 2·3루를 훔쳤지만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실점 위기를 넘겼다. 김병현이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애리조나 타선이 폭발했다.6회말 1사 2·3루에서 크리스 도넬스의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추격을 시작한 애리조나는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8-5로 전세를 뒤집은 끝에 11-7로 이겼다. 김병현은 올 시범경기에 6차례 나서 삼진 9개를 뽑아내며 1승1세이브 방어율 1.08을 기록했다. 박준석기자 pjs@
  • 음모·복수의 고전극 현대적 터치 ‘몬테 크리스토’

    프랑스 알렉상드르 뒤마의 고전소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은 무려 26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져 왔다.사랑,배신,복수,선악의 대결 등 극적 요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로빈 후드’,‘워터 월드’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의 케빈 레이놀즈 감독은 오락영화에 관한 한 분명 남다른 감각을가진 것 같다.그의 방식대로 선보인 ‘몬테 크리스토’(TheCount of Monte Cristo·15일 개봉)는 중세를 배경으로 음모와 복수극이 화려한 쇼처럼 버무려진 액션 어드벤처가 됐다. 선원인 단테스(짐 카비젤)와 백작의 아들 몬데고(가이 피어스)는 신분차이에도 불구하고 절친한 친구다.그러나 단테스의 약혼녀 메르세데스(다그마라 도민칙)를 짝사랑해온 몬데고는 단테스가 뜻밖에 선장까지 되자 억눌렀던 질투심이 극에 달한다.몬데고는 단테스에게 반역죄를 뒤집어 씌워 외딴섬의 감옥에 가둬버린다.단테스가 죽음의 감옥을 탈출하기까지 걸린 세월은 장장 13년.영화는 절반쯤을 그의 탈옥과정묘사에 할애했다.단테스는 수십년째 탈옥을 노려온 신부(리처드 해리스)를 만나천신만고 끝에 성공한다. 고전극이지만 전개방식은 다분히 현대적이다.탈옥한 단테스가 해저 보물을 찾아 하루아침에 백작행세를 하게 되면서 영화는 참았던 속도를 낸다.몬데고에 대한 복수가 끝날 때까지 빠른 전개와 속도감나는 대사 등은 시대극의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원작과 달리 두 남자를 어린시절부터 친구로 설정한 것은배신과 복수의 대결구도에 극적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몬데고의 배신,막판에 단테스 앞에 불쑥 아들이 나타나는 대목 등은 짜임새있는 반전 역할을 하기에는 느닷없어보인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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