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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보수파 우세 부시에 웃음 줄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가 플로리다주 수검표 소송판결을 둘러싸고 5주째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이오랜 법정공방을 끝내고 마침내 백악관 주인을 가리게 됐다. ◆양진영,여전히 승리 장담 부시-고어 양진영은 연방대법원이 어떤판결을 내릴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어측 법률팀장인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와 부시측의법정소송 총지휘자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시사해 지리한 법정 공방은 종지부를찍을 전망이다. 보이스 변호사는 이날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처음부터 우리는 법의 지배를 존경할 것임을 밝혀왔다”면서 “연방대법원이 더 이상의 수검표는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전 장관도 ‘폭스 뉴스 선데이’란 대담 프로에서 “연방대법원이 최종적인 법률적 판단에서 부시 후보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결과적으로모든 법정다툼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판결,5대4로 부시 유리 플로리다주 수검표 소송에 대한 2차심리에 앞서 공화당과 민주당으로부터 소송 논지를 접수한 연방대법원은 11일 오전부터 심리에 들어갔다.지난 1일에 이어 두번째로 부시후보측의 청원사건을 심리하는 연방대법원은 선거 결과를 결판지을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 25명의 선출시한이 12일이라는 촉박성을 고려,최대한 신속하게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4일 수작업 재개표를 허용하고 그 결과를 공식인증하는 집계에 포함시키도록 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부시 후보의 손을 들어줄 지,아니면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의 편을 들어줄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하지만 9명의 연방대법원 판사들은 이번 사건의 심리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보수-진보의 두 계파로 나뉘어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어 판결의 방향은 일단 부시측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앤터니 케네디,앤터닌 스캘리아,클래런스 토머스,샌드라 데이 오코너 등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한 보수계판사 5명은 플로리다주 재개표 중단에 찬성했다.반면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한 존 폴 스티븐스와 데이비드 사우터 판사,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브라이어,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등 진보계 판사 4명은 반대했다.수적으로는 공화계 7명,민주계 2명이다.그러나 판결때는 보수 대 진보로 나뉜다.다수파인 보수계는 연방정부에 대한 주정부의 권한 강화를 지지하는 일련의 ‘5대 4 판결’을 주도해왔다. 이번에도 보수계 판사들은 부시 진영이 정식으로 수작업 재개표를 중지시켜주도록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이미 작업을 중지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섰던 점으로 미뤄 부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hay@
  • 金대통령 “건전한 소비는 미덕”

    ‘건전한 소비는 미덕’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사회 일각에서 번지고 있는 불안심리를 극도로 경계하면서 ‘소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목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 2일 강원지역 인사 초청오찬에서 미국의 저명한경제학자인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펴낸 ‘강대국의 흥망’을 인용,경제원리를 설명했다.이 책은 일본 경제가 침체한 첫번째 원인을 소비 위축에서 찾고 있다. 김 대통령은 “돈 있는 일본 사람들이 금리가 낮은데도 은행에 돈을넣고 초라한 집에 산다”면서 “일본 정부는 집도 짓고 물건을 사라고 권장하는데 국민들이 따르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경제를 불안해하면서 예금만 하는데 이것이 문제이며,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도 소비에서 ‘해법(解法)’을 찾았다.“돈 쓸 능력이 있는 사람은 지금 소비해야 한다”면서 “돈이 풀려 시중에 나가야 경기가 좋아지고,이것이 경제원리”라고 시장경제이론을 역설했다. 소비가 팽창할 때 우려되는 것은인플레 대목이다.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정부도 인플레가 안되는 범위 내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대통령은 또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겁내는 점을안타까워했다.겁을 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소비가 일어나지 않아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이다.이 경우 제조업의 생산 감소와 함께 실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기에는 심리적 영향이 무엇보다 크므로 경제관련 보도는 신중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주문이기도 하다. 오풍연기자
  • 회색겨울 무엇이 유행할까

    패션계의 유행을 일반인이 따라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미니 스커트다’해서 미니 스커트를,‘판타롱이다’해서 판타롱을 좇는다고 해서 절로 유행에 편승하게 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늦가을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장만해야 할필수품목으로 두가지를 추천하고 있다.트위드 소재의 수트나,캐시미어 니트가 바로 그것이다. 복고풍으로 돌아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80년대를 풍미(風靡)했던트위드나, 60·70년대 상류사회에서 인기를 모았던 최고급의 캐시미어를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브리티쉬 트래디션(British Tradion)’이 이같은 트렌드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삼성패션 연구소 서정미 수석 연구원의 분석이다. 브리티쉬 트래디션이란 영국 귀족을 연상하면 된다.엄격해 보이지만꾸미지 않은 학생과 같은 느낌을 주는가 하면,때론 반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왜 트위드인가 트위드란 울을 직조하는 한 방식이다.표면이 거칠거칠하고 볼륨감이 있다.영국과 스코틀랜드국경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천이 새삼 눈길을 끄는 것은 브리티쉬 트래디션의 덕택이다.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투박함,따뜻한 느낌을 준다. 80년대 국내에서 유행했을 당시와 다른 점은,100% 울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다는 것. 베스띠벨리의 노경희 팀장은 “합성소재보다는 천연소재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따라서 트위드는 얼핏 보면 두껍고 무거워보이지만,실제로는 가볍고 부드럽다.거칠고 투박한 소재지만,스타일에서는 세련되고 클래식하게 응용되고 있다.여성스러움이강조된 허리 라인이 날렵한 재킷이나 코트,스커트와 팬츠로까지 활용되고 있다.특히 스커트와 팬츠는 예전에만 해도 투박한 느낌 때문에거의 활용되지 않았던 영역이다. ◆트위드와 캐시미어 니트의 조화 투박한 느낌의 트위드 재킷이나 코트를 소화할 때는 인너웨어 쪽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재를 택해야한다.옷을 두껍게 입어 꽉 끼이면 바느질 부분이 벌어지는 등 옷모양이 망가진다. 그래서 현재의 추세인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한층강화시켜줄수 있는 캐시미어 니트가 디자이너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니트는 유행과 상관없이 클래식한 스타일을 따른다.이른바 터틀넥스타일.60년대 재클린 케네디가 승마할 때 즐겼던 캐시미어 트윈 세트도 인기다.구슬과 자수 아가일 무늬 등으로 장식된 현대적인 니트도 있다.소재는 100% 캐시미어나 70:30 비율의 울실크 혼방으로 고급화됐다.덕분에 브랜드에 따라 풀오버 한장에 값이 2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입고 즐길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거품경제 시대의 화려함에 대한 향수와 언젠가 다시 그런 때가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고급 소재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트위드(Tweed)는 순모로 된 스코틀랜드산 홈스펀이다.평직·능직·삼능직으로 짠 홈스펀을 총칭.표면은 매끄럽지는 않지만 부드럽다.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를 흐르는 트위드 강 근처에서 제직됐다. ◆캐시미어(Cashmere)인도의 캐슈미르지방에서 서식하는 양의 털로짠 최고급 모직물이다.캐시미어의 질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풀오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양 3마리 이상이 필요하다. 문소영기자 symun@
  • 美 대통령 선거/ 美 언론들 “파국은 막아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선관위의 전면 수작업 재검표 결정에공화당이 강력히 반발하고,일각에서는 재투표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미 정가가 파국 양상을 보이자 유수의 언론과 지식인들이 연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민주주의의 꽃’을 자임하던 미국의 자존심이더이상 손상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충고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것이다.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9일부터 연일 사설을 통해양 후보의 이성적인 판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잠깐의휴식기를 모색하자’라는 12일자 사설에서도 대승적 차원의 해결을또다시 강조했다.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라는 지적이다.오로지 미국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면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측이 플로리다주 투표 결과에 대해 취하기로 했던 법적 대응을 유보키로 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이날자 사설에서 양당 후보는 적법한 제소이유를 갖고 있더라도 당락 논쟁을 법정에 가기 훨씬 전에끝내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헌정위기’라는 말을 유포하는 것은 선거과정에 대한 믿음과 관심을 잃게 하는 것일 뿐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20일자 최신호에서 ‘추악한 선거’ 특집기사를 통해 양 후보가 양보의 미덕을 보이지 않다가는 오히려 역사의 실패한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했다. 일부 언론은 1960년 미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존 F케네디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한 뒤 스스로 패배를 인정했던 것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리언 패네타 전 클린턴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가를 위해 일정 수준에서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충고했으며 존 브록스와 로버트 토리첼리,빌 브래들리 등 민주당 전·현직 상원의원 등도 대선으로 인한파국은 막아야 한다면서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감성지능, 대통령 리더십 좌우했다

    루스벨트의 카리스마,아이젠하워의 효율적 정치력,케네디의 능변과명석함,포드의 조화롭고 안정된 감성….이 모든 것을 갖춘 대통령이라면 완벽한 대통령이란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것은 이상에 불과하다.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미국의 프레드 그린슈타인 교수(프린스턴대)가‘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원제 The Presidential Difference,김기휘 옮김)란 책에서 지적하는 것도 완벽한 대통령에 대한 모범답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미국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살펴봄으로써 ‘완벽한’대통령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나침반을 제공하고자 하는것이다. 저자의 견해는 좀 색다르다.그는 대통령이 남긴 업적 대신 대통령 각자의 개인적 특징에 주목,지도자가 갖춰야할 인성으로 의사소통능력인식능력 통찰력 정치력 감성지능 등 다섯가지를 든다. 그리고 이를 잣대로 20세기 후반 미국을 이끌어온 대통령들의 리더십양식을 분석한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감성지능이다.그에 따르면 닉슨이나 존슨,트루먼 같은 대통령은 뛰어난 정치력과 인식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파멸로 치달았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정서를 관리할 수 있는 감성지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재평가가 필요한 대표적인 대통령으로 아이젠하워를 꼽는다.2차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작전의 승리로 나치독일의 멸망을끌어낸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이 되기 전 이미 영웅이었다.때문에 아이젠하워는 영웅이기에 가능한 정치스타일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여러정책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실시하되 공로는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이른바 ‘막후정치(hidden-hand presidency)’가 그것이다.그의 재임시절 만들어진 많은 정책들은 덜레스 국무장관이나 애덤스 비서실장의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1인의 특성이 전체 정치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현대의대통령중심제를 감안할 때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위즈덤하우스 펴냄,1만5,000원김종면기자
  • 美 대통령 선거/ 미 대선 역대 접전

    미국의 대선 역사에서 이번 선거처럼 치열한 접전은 여러 차례 있었다.5%포인트 이내의 표차로 당락이 갈린 경우도 모두 13번.그중 1880년 제임스 가필드 공화당 후보와 윈필드 행콕 민주당 후보의 격돌이가장 치열했다.총득표수에서 48.3%의 동률을 기록했으나 가필드 후보가 선거인단에서 앞서 대통령에 당선됐다.20세기 들어서도 60년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후보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가 격돌,총 득표차이가 12만8,000여표에 불과했다. 76년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와 제럴드 포드 공화당 후보의 경쟁에서도 각각 50.1%,48%,39%의 치열한접전을 보였다. 김수정기자 crystal@
  • 2000 미 대선/ 美 선거 화제의 당선자들

    미 연방 미주리주 상원의원 당선자는 지난달 16일 사망한 멜 카너핸전 지사. 주지사로 상원의원에 출마,유세를 벌이던 중 비행기 사고로아들과 함께 사망했다. 미주리 선거법상 투표용지에 등재된 채 투표가 실시됐으며 당선되면 미망인인 카너핸 여사가 의원직을 승계하기로 했다.따라서 실질적인 당선자는 미망인 진 카너핸여사다. 이번 상하원 선거 최대의 관심이 쏠린 선거에서 현역인 공화당의 존 애시크로프트 의원은 사실상 진 여사와 선거전을 치렀다.애시크로프트 의원은 차기 부시 행정부 법무장관으로도 거론돼 온 인물로 상원의원의꿈을 접고 각료 진출 희망만 남겨두게 됐다. 뉴저지주에서 공화당의 밥 프랭크를 제치고 상원의원에 당선된 존코르진의 경우 이번 선거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뿌리고 당선된 케이스.투자자문회사 골드만 삭스의 CEO(최고경영자)출신으로 들인 선거비용은 6,000만달러(약 640억원).프랭크의 10배.‘돈선거’비난에 초점을 맞춘 프랭크의 선거전략에도 불구,그는 낙승했다. 고어 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은 출신주인 코네티컷주에서 승리,3선 의원이 됐다.리버맨에게 참패한 공화당의 존롤랜더 코네티컷주 주시사는 고어 후부가 승리할 경우 리버맨이 부통령이 돼 상원의원 자리를 넘겨받을 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으나결국 패배했다. 이밖에 플로리다주의 빌 넬슨(민주당)후보는 빌 클리턴 대통령의 구원(舊怨)을 갚은 케이스.공화당의 빌 맥컬럼 의원은 지난해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선 대표적 인물이다. 매사추세츠주의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의원도 무난히 승리함으로써 케네디가문 정치적 힘을 재과시했다. 김수정기자
  • [사설] 美 대선 이후 한반도

    제43대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과정은 엄청난 산고를 동반한 드라마였다.공화당의 조지 W.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간 이번 대선 레이스는 초반부터 케네디-닉슨 대결 이후 40년만의 대접전으로 꼽혔다.개표 당일인 8일 최대 격전지였던 플로리다 주에서 재개표를 선언하는 등 막판까지 숨막히는 시소게임이었다.우리는 미 대륙을 뜨겁게 달군 이번 대선의 최종 향방에 대해 미국 시민 못지않게비상한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해 왔다.옛 소련의 해체로 동서 양극체제에서 단극체제로 재편된 세계 질서 속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때문만은 아니었다.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장래에 미치는 파장이 다르리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국내정책이나 외교·통상 등 대외 정책에서 얼마간 다른 노선을 표방한다.정부나 우리 사회가 백악관의새 주인이 등장하는 데 따른 득실을 저울질해 온 것도 당연한 일이다.부시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 정부가 일관성있게 밀고온 한반도 탈냉전 구도가 다소 바뀌게 될지 모른다는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 공화당의 대북 노선이 민주당보다 강경하다는 점에서였다.반면 고어 후보가 집권하게 되면 대한 통상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없지 않았다.상대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뚜렷한 민주당 색채를감안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 한·미 공조 모델을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이를 위해서는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별성,유세전에서 드러난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견해를 면밀히 검토,대응방안을 세워 나가야 한다.당선자 참모진의 성향도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방향을 미리 점칠 수 있는 가늠자 중의 하나다. 미국은 유례가 드물 정도로 격전이었던 이번 대선 레이스를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치렀다.높은 범죄율이나 지나친 상업주의 등 많은 문제점을 상쇄할 만큼 미국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준 셈이다.미국은 기본적으로 사람보다 제도에 의해 움직이는 체제이다.상·하원을 여전히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다지만 이번 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이 정책 자체가 공화당 우위인 의회의 요구에 따라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가 입안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에 기초하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보다 당당한 자세로 한·미 공조 프로그램을 재정립할 때라고 본다.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해서는 ‘반(反)외세’가 아니라 미국 등 주변 4강의 지원을 얻는 ‘용(用)외세’의 적극적인 사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이를 가능하게 하는전제조건은 정치·경제 등 대내적 안정임을 잊어선 안된다.
  • 美 대통령 선거/ 당선뒤 취임까지 일정

    대통령 당선자는 곧바로 차기정부를 떠맡기 위한 정권인수작업에 착수한다. 정권인수작업을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구성,차질 없는 인수를 계획한다.인수위원회는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구성하는데 약 300명에서 600명 정도의 인물이 선정된다. 대게 대선일 이전부터 각료임명 예정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구성을 마쳤다. 집권당이 교체된 경우는 미 현대사에서 트루먼-아이젠하워,아이젠하워-케네디,존슨-닉슨,포드-카터,카터-레이건,부시-클린턴 등 6차례에달한다. 인수위는 우선 차기 행정부가 취임후 6개월 이내에 처리해야할 우선정책목록을 현재의 백악관으로부터 전수받아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해야 한다.그러나 이와함께 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 분야는 바로 각료임명자 인선이다. 각료인선 작업을 임명직전까지 마친 다음 차기 행정부 구성시 교체해야할 연방임명직 공무원 약 3,000여명의 인선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각료인선은 임명동의 절차와 관련,차기 행정부가 의회와의 관계를시작하는 것이므로 원활한 동의를 위한 의회 사전정지 작업도 중요한인수위의 임무중 하나이다. 7일 선출된 선거인단은 오는 12월 18일 각주지사 관저나 주의회 등에 집결,후보자에 직접 표결하는 절차를 거쳐 결과를 정부기록보관소에 보낸다.이 결과는 내년 1월 6일 개원되는 새 의회에서 발표돼,1월20일 새 대통령 취임식을 갖는 법적근거를 제공한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2000 美 대통령 선거 D-1/ 격전지 중부서 ‘마지막 승부’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미 대선 주자들은 총선을 코앞에 둔4∼5일에도 표심이 엇갈리는 중부일대를 돌며 막판 민심 모으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면서도 확실한 지지를 받지못하고 있는 테네시주를 비롯해 웨스트 버지니아,펜실베이니아주 등3개 주를,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미시건주를 출발,펜실베이니아,뉴저지주를 누비며 표다지기에 바쁜 일정을 보냈다.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가 고어에 조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있지만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미한 차이어서 누구도 우세를점했다고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올해 미 대선 끝까지 치열한 양상을 보이자 전체 득표수에서는 이기고도 선거인단 획득 수에서 뒤져 대선에서 패배하는 일이 또다시 일어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일은 지금까지 모두 3번 일어났다.1824년 존 애덤스는 30.54%의 지지를 얻고도 43.13%의 지지를 얻은 앤드루 잭슨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1876년에는 48%의 표를 얻은 러더포드 헤이스가 50. 99%를 얻은 새뮤얼 존스 틴덴 후보에 승리했다.또 1888년에는 벤저민해리슨이 47.86%의 지지 속에 48.86%를 얻은 그로버 클리블랜드를 눌렀다. 올해의 경우 고어가 전체 지지율에서는 부시에 조금 밀리고 있지만선거인단 수가 많은 대형주들에서는 오히려 부시에 앞서 112년만에이변이 재현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미 대선에서 올해처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것은 위의 3번을포함해 모두 7번 있었다.1880년 제임스 가필드와 윈필드 헨콕 후보가모두 48%씩의 지지를 얻어 득표수에서는 동률을 기록했지만 선거인단수에서 앞선 가필드가 대통령에 당선됐다.1884년에는 그로버 클리블랜드와 제임스 블레인이 똑같이 48%씩의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클리블랜드가 대통령에 당선됐다.클리블랜드는 1884년과 1888년 두번의 선거에서 모두 치열한 경합을 벌여 한번은 당선됐으나 두번째는 분루를삼켜 희비가 엇갈렸다. 경합이 치열했던 나머지 두번의 대선은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맞붙었던 1960년 선거와 리처드 닉슨과 허버트 험프리가 맞붙은 1968년 선거.닉슨은 60년 케네디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다 TV토론에서밀려 고배를 마셔지만 8년 뒤에는 와신상담 끝에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2000 미 대선/ 앨 고어…검증된 행정능력 워싱턴 엘리트

    고어 후보의 선거전 최대 포인트는 ‘이미지’와의 전쟁이었다.모범생의 전형같은 반듯한 외모,논리적인 언변,자신감에 차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 등이 ‘소탈한’ 이미지의 부시 후보와 비교되면서 ‘비인간적’인 면모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8년간 부통령직을 수행하며 평가받은 꼼꼼하고 탁월한 행정능력,환경과 정보기술 부문의 업적 등이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부정적인요소로 어필됐다. 고어는 풍기는 외모 그대로 이른바 ‘워싱턴 정치 엘리트’다.아버지 앨 고어 시니어(98년 사망)는 하원 7선,상원 3선을 지낸 유명 정치인.고어의 부모는 고어를 ‘대통령 만들기’ 대본에 따라 혹독하리만큼 엄격하게 교육했다.어린 시절,어머니 폴린 여사는 “미래의 세계 지도자는 바이올린 따위는 연주하지 않는다”며 고어의 바이올린레슨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고어에게 워싱턴 정가는 놀이터와 같았다.워싱턴의 고급호텔에서 생활한 그는 아버지와 존 F 케네디 당시 상원의원 등 민주당 정치인들이 토론할 때 그들의 무릎을 오가며 뛰어놀았다. 야구장 대신 아버지를 따라 상원 청문회장을 드나들었다. 부시 후보가 보통아이들과 어울려 미들랜드의 작은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노는데 열중했던 것과 비교된다. 하버드대학 시절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하기도 했으나 상원선거를 앞둔 아버지의 표를 의식,베트남전에 사병으로 참전,종군기자로 일했다.물론 자신의 장래 정치인생을 고려에 둔 결정이기도 했다.28세 때인1977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8년 뒤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클린턴 대통령과 달리 그는 사생활과 관련,흠이 없다.부인 티퍼와의부부애는 유명하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진하게 입맞춤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 8년간 두꺼운 서류철을 매일 밥먹듯 소화해 온 고어는 참모들의 정보를 꼼꼼하게 분석,탁월한 정책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준비된 대통령’임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수정기자
  • 독자의 소리/ 항공탑승권 환불절차 너무 까다롭고 복잡

    지난해 8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B여행사의 한 지점을 통해 ‘오픈’ 왕복항공 탑승권을 구입했다.그러나 미국 현지에서 취업하면서 귀국할 수 없게 돼 대한항공사에 환불을 요구하자 탑승 당사자가 거주하고 있는 곳과 가까운 존에프 케네디 공항내 대한항공사에 가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다시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본점으로 처리를미뤘고 미국 본점에서는 환불기간이 몇개월 소요되니 한국의 김포공항으로 가는 게 났다고 말했다.하지만 김포공항에서 내가 들은 이야기는 처음 항공권을 구입한 여행사로 찾아가라는 것이었다.그러나 내가 비행권을 구입한 여행사지점은 이미 폐쇄돼 결국 그 여행사 본점에 찾아가 처리하게 됐다.결국 여행권,여권사본,위임각서,주민등록등본,거래은행 통장 등 관련 서류를 여행사에 제출한 뒤에야 처리에 35일쯤 걸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시간이 없는 사람은 절로 포기할 정도로 지루한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인터넷으로 세계가 하나로 묶여있다는 얘기가 통 믿어지지 않았다.대한항공의 온라인 업무 시스템에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일부러 환불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고객으로 하여금 지쳐 떨어지게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황인종[서울시 중랑구 면목6동]
  • 대한항공 1,100억원 외자유치

    대한항공이 순수 외자유치로 미국 동부지역의 관문인 뉴욕 존에프케네디(JFK)공항에 전용 화물터미널을 건립,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항공은 뉴욕시가 발행한 1억200만달러(한화 1,100억원)의 면세채권으로 JFK공항내 전용 화물터미널을 건립하고 1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대한항공은 화물터미널 건설비용을 뉴욕시에서 발행하는 면세 채권으로 조달,24년간 터미널 사용료 형태로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국내 항공사가 순수 외자유치로 화물터미널을 건립하기는 처음이다.이 터미널은 2만4,500여평의부지에 연 면적 7,000평 규모로 오는 11월1일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 연간 20만t의 화물을 처리하게 된다.대항항공은 현재 주 12회,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7만4,000t의 화물을 뉴욕으로 수송하고 있으며이번 터미널 준공으로 JFK공항 국제선 화물 전체물량의 10% 가량을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전광삼기자 hisam@
  • ‘8~9세기… 신라의 위상’ 학술대회

    이른바 나당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물리치고 신라를 삼국의 패자로 만든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그러나 통일 이후 국제사회에서 신라의 지위를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않을 것 같다. 한국사학회와 백산학회가 6∼7일 경주에서 가진 ‘8∼9세기 아시아에 있어서 신라의 위상’학술대회는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의 하나로 열린 이 대회에 일본과 중국의 학자가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 것도 뜻깊었다. 이기동(李基東) 동국대교수는 9세기 일본 승려 엔닌(遠因)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를 바탕으로 당시 중국 도처에 깔려있던 신라인의눈부신 활약상을 강조했다.실제로 미국 하버드대교수 출신으로 케네디행정부 시절 주일대사를 지낸 에드윈 라이샤워가 지적한대로,당시일본인들이 중국을 왕래하려면 신라상인의 배편을 이용하지 않고는불가능했을 만큼 신라인들은 동아시아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명철(尹明哲) 동국대교수도 “통일신라인은 고구려와 백제의 개척정신과 해양능력을 계승하여 부를 창출하였고,당연히 국제환경속에서 정치 외교적 위치도 비중있게 격상됐다”면서 “동아지중해가 완벽하게 지중해적 성격의 기능을 발휘한 시대가 이 시기”라고 신라의지위를 높이 평가했다. 나아가 변인석(卞麟錫) 아주대교수는 “그동안 서안(西安)과 종남산(終南山) 일대를 답사한 결과 적지않은 신라의 사적을 찾아냈다”면서 “신라인들이 당나라가 이룩한 국제적 문화창출에 큰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적극적 해석을 하기도 했다. 반면 첸샹솅(陳尙勝) 중국 산뚱대교수는 “현재의 산뚱성에 설치됐던 신라원을 신라 교민활동의 결과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나라가신라승려들의 구법활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썼음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신라관은 당 조정이 신라에서 온 조공사절단이 묵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용여관일 뿐”이라고 국내학자들과는 다른 시각을 내놓았다. 서동철기자
  • 부시‘원기회복’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압도적인 남성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을 6%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3∼25일 미전국의 예상투표자 694명을 대상으로 후보별 지지도(오차범위 ±4%포인트)를 전화조사한 결과 부시 48%,고어 42%로 차이가 6% 포인트에 달했다. 6%포인트는 앞서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리드했던 폭보다 다소 크지만 올 대선이 1960년 존 F.케네디-리처드 닉슨 전 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대선일이 아직 약 6주나 남은 상황에선 고어가 재반전시킬 가능성은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남성지지율은 부시 56%,고어 34%로 부시가 무려 22%포인트나 앞선 반면 여성지지율은 고어 49%,부시 42%로 차이가 7%포인트에 불과,남성지지율이 부시 리드의 주요인이 됐다.
  • 인종문제 전문 美언론인 로완 사망

    [워싱턴 AP 연합] 인종 문제에 대한 설득력있는 칼럼과 인권 옹호 활동으로 존경을 받았던 흑인 언론인 칼 로완이 23일 75세를 일기로 워싱턴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50년 이상 언론인과 정부 관리 등으로활동해온 로완은 칼럼 집필 이외에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에 단골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존 케네디와 린든 B 존슨 대통령 정부에 참여하기도 했다. 1925년 테네시주의 쇠락해가던 탄광촌 라벤스크로프트에서 태어난로완은 47년 오하이오주 오벌린 대학을 졸업하고 해군 최초의 흑인장교로 복무한뒤 미니애폴리스 트리뷴의 편집부원으로 언론계 생활을시작했다. 흑백 학생의 분리조치를 금지한 대법원 결정으로 인종문제가 사회적쟁점으로 부각되던 50년대에 고향인 남부로 되돌아간 로완은 인종문제를 심도있게 보도했으며,이에 감명을 받은 케네디 당시 대통령에의해 국무차관으로 발탁됐다. 이어 케네디와 존슨 행정부에서 핀란드 주재 대사와 공보처장을 지내는 등 ‘외도’했던 로완은 언론계에 복귀해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와 킹 피처스 신디케이트를통해 전국의 각 언론매체에 게재된칼럼 집필가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95년 이같은 칼럼 집필의 공로를 인정받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 [외언내언] 국빈 경호

    도둑에 관련된 속담은 무궁무진하다.그 중에서도 ‘열 사람이 도둑하나 못 막는다’는 말은 도둑에 대한 속수무책의 심경을 토로한 말이겠다.‘도둑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도 비슷한 뉘앙스다.반면‘도둑놈은 한 죄,잃은 놈은 열 죄’라는 속담도 있다.도둑은 물건을훔친 죄밖에 없지만 당한 사람은 간수를 잘못하고 공연히 남을 의심한 죄 등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뜻이다.일을 저지르려는 사람을 막으려면 몇배의 품이 들고,그러고서도 안심하지 못한다는 것은첨단과학 시대라는 요즘이라고 다를 바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호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이다.그런데도 존 F케네디 대통령 등 모두 4명의 대통령이 총격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미국에서 경호제도가 처음 시작된 것은 링컨 대통령이 재임하던 1865년.아이로니컬하게도 링컨 대통령은 그 해 4월14일 이 제도에 서명한직후 암살당했다.전문가들은 오늘날 1억정 가량의 총기가 나도는데다요인과 대중과의 접근이 용이해 ‘철통경호’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현실이 이렇다 보니 경호기법은‘한계와의 싸움’과 다를 바없다. 미국의 경호 핵심은 재무부 산하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약칭 SS)이다.백악관 경호실도 법적으로는 SS 소속이다.서부개척시대황금이나 현금 수송마차 호위에 뿌리를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폐나 마약수사도 겸하고 있다.CIA나 FBI 요원들도 SS 요원으로 발탁되기를 원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다.경호장비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첨단 일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에는 요즘 ‘경호 비상’이 걸렸다.16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한사상 최대규모의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때문이다.각국 정상들에게는 해당국가 경호원 외에 수천명의 경호요원이 따라붙었다.경찰 순찰차량마저 경호요원들에게 검문을 당할 정도로 분위기가 삼엄하다고한다.그런 가운데 지난 6일 방미중인 루돌프 샤핑 독일 국방장관이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 승용차를 타고 들어가다가 차량방어용 바리케이드가 갑자기 치솟아 오르는 바람에 이마와 다리에 몇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미국 경호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일이 아닐 수없다. 다음달 20·21일에는 서울에서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열려 26개국의 정상 및 정상급 지도자들이 방한한다.치안당국은 이미2차례에 걸쳐 경호·경비와 관련한 종합훈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경호는 실전이며 실수란 용납될 수 없다고 한다.‘도둑’ 하나를 잡기 위해 수백,수천명을 동원하더라도 한치의 빈틈이 없는 ‘철벽경호’를 갖춰주기 바란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기획과 예산 그리고 나

    기획예산처 책임자로 임명되어 11년 만에 다시 예산 업무를 맡게 됐다.실무 책임자로 일했던 옛 경제기획원 시절과는 달리 이번에는 예산만 다루는 게 아니라 공공부문의 재정 및 행정개혁까지 총괄하게돼 한층 어깨가 무겁다. 세계화의 거센 파도가 국경을 비웃으며 사정 없이 밀려드는 21세기무한 경쟁시대에 우리나라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지혜롭게,그리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결·배분·집행할 수 있게끔 정부가 솔선수범하는일에 앞장서는 것이 국민과 임명권자에 대한 필자의 으뜸가는 책무라고 나름대로 여기고 있다. 기획과 예산이란 원래 동정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둘을 서로 떼어생각할 수 없다. 순서로 보면 기획이 먼저다.좋은 기획이 있어야 그것에 맞춘 예산이 나오게 돼 있다.기획이 제대로 되고 그것을 뒷바침하는 예산이 알맞게 주어진다면 기획의 본래 취지를 온전하게 살리면서 사업을 순조롭게 집행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획이 훌륭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집행할예산이 없으면 애당초 기획이 없었던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예산 또한 기획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국 포드자동차 사장으로 있다가 고(故)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요청으로 입각해 61년부터 67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는 흔히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지휘한 민간 지도자로 널리 알려져있다.그는 지난 95년 베트남전을 회고한 역저 ‘되돌아본다-베트남의비극과 교훈’을 펴내기도 하였다.국방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세계은행 총재를 지냈지만 사람들은 ‘맥나마라’라고 하면 곧바로 베트남전을 떠올린다. 맥나마라는 베트남전의 명 지휘관이기도 했지만 탁월한 예산제도 수립의 공로자이기도 하다.그가 국방부를 맡기 전 방대한 미국 국방예산은 방만하게 집행되고 있었다.그러나 포드에서 경영 수업을 쌓은그가 펜타곤(국방부) 책임자로 들어가면서 국방예산에는 선진적인 PPBS(프로그램 기획예산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예산운용에 신기원이 수립됐다. 사업 하나하나를 꼼꼼히 기획하여 그에 합당한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맨 앞에서 책임진 미국 국방부에는 전투력 향상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맥나마라 장관이 40년 전 세워놓은 예산시스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국 국방예산 편성의 기본뼈대가 돼 있다. 경험을 쌓은 일이라며 쉬워하지도 않거니와 한동안 멀리했던 일이라며 어려워하지도 않는다.2차대전 영웅 몽고메리 원수의 이 말을 명심할 뿐이다.“계획(plan)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도 기획(planning)은 모든 것이다” 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
  • 유엔 정상회의 金대통령 행보/ 출국·뉴욕도착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유엔 밀레니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6일 새벽 4시(한국 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간단한 기념행사를 가진 뒤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 내외는 5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앞서 10여분간 간략한 환송행사를 가졌다. ■김 대통령은 출국 인사말을 통해 “유엔은 그간 인류를 위해 많은역할을 해왔지만 21세기를 맞아 국가분쟁 및 빈부격차,마약,범죄 등모든 문제에 대해 인류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더 큰 역할을 맡아야한다”면서 “세계 정상과 대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소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유엔 방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도록 유엔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한편 북한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을 충실히 이행하자고 다짐할생각”이라며 “한국과 러시아의 정상과도 만나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교류협력을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및 경제지도자들과의 다각적인 접촉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한국경제 발전을 위한 노력을경주하고 한·미 공조관계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임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러한 모든 것은 우리나라의 세계 위상과 국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미력이나마 국익과 세계 평화를 위해 우리 친구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에는 이한동(李漢東)총리 내외와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최인기(崔仁基)행자부장관,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등 당정(黨政)인사 20여명이 나와 김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출국 인사를 마친 김 대통령은 도열병을 통과,특별기로 통하는 출입구에서 가볍게 손을 흔든 뒤 기내로 들어갔다. 양승현기자
  • 앨 고어, 선거인단 지지도 앞서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의 전국 여론지지도가 상승하면서 주별 선거인단 여론 지지도에서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처음으로 앞지르기 시작했다.3일 발표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여론조사결과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도 216석을 확보 할 것으로 나타나 188석확보가 예상되는 부시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드러난 것. ■부시 아성지역 이탈 시작 및 경합지역 고어쪽으로 이동 부시 후보는 지금까지 아성으로 지켜온 록키산맥 동쪽 중서부 평야지대와 동남부 주들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기 시작,본격적인 중부권 공략에나섰던 고어 쪽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5석)가 고어쪽으로 이동한 것을 비롯,오하이오(21),미주리(11),뉴멕시코주(5) 등 4개주가 대거 고어쪽으로 이동했다.게다가 펜실베이니아주(23)를 비롯해 고어의 고향인 테네시주(11),워싱턴(11),아이오와(7)주 등 경합 지역들이 일제히 고어쪽으로 편향되는 현상도 보였다. ■고어의 유람선 유세와 노동절 유세 주효 캘리포니아주(54)와 뉴욕주(33),일리노이주(22) 등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확보해둔 고어 진영은 대평원지역을 취약지구로 판단,전당대회가 끝난 지난달 17일부터미주리강과 미시시피강을 따라 스팀보트를 타고 유세에 돌입했었다. 또 노동절(4일)을 맞아 건축근로자,철강근로자들을 찾은 고어 진영의근로자 친화 노력이 노동절을 전후한 여론조사 상승에 큰 결실을 거둔 셈이다. ■초조한 부시 진영 TV토론 제의 갑자기 10%포인트 차이로 추월당한데다 믿고 있던 중부권 선거인단 여론마저 흔들리면서 부시 진영은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지도 추락의 원인이 공화당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해 부족과자신의 호소력 부재에 있다고 판단한 부시는 3일 고어 진영에 TV토론을 제의했다.TV토론을 통해 추락 일변도의 지지도를 만회해보겠다는전략이다. 그는 10월3일 케네디도서관에서 예정된 토론회 등 기존 TV토론회 외에 오는 12일 NBC의 ‘언론과의 대화’(Meet the Press),10월3일 CNN의 ‘래리킹 생방송토론’,그리고 10월17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3차례 더토론회를 갖자고 전격 제의했다.그러나 고어 진영으로부터 거절을 받아 초조함만을 더 드러낸 결과가 됐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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