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케네디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투자가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이상인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한의사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진단서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87
  • 미국 부통령 후보 체니 VS 에드워즈

    올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보다 부통령 후보간의 대비가 더욱 선명해 보인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부터 권력의 내부에서 일했던 리처드(애칭은 딕) 체니 부통령은 현재 공화당 신보수주의자(네오콘) 그룹의 핵심이다.이에 비해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신출내기에 속한다.21년간 법정 변호사를 지내다 지난 98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들어왔다. 정치적 배경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현안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도 크게 다르다.체니 부통령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보수적 색깔을 갖고 있으며,에드워즈 상원의원도 민주당의 정치적 지향점을 내면화하고 있으나 일부 정책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면도 있다.특히 에드워즈 의원은 대북 정책에서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보다 강경한 편이다.민주당 후보경선 시절 에드워즈 후보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대북정책을 밝혔다.당시 발표된 정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당근보다는 채찍에 무게를 뒀다. 일하는 스타일도 체니가 신중하고도 견실한 타입이라면 에드워즈는 열정적이며 뛰어난 대중 친화력을 갖고 있는 등 대중적 이미지면에서도 확연히 다르다.특히 에드워즈 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몸짓까지 따라 할 정도로 표본으로 삼았던 ‘야심찬 케네디 세대 민주당원’으로 분류된다. 에드워즈 의원이 6일 부통령 후보로 발탁되면서 케리 후보의 지지율을 올려줄 것으로 민주당원들이 기대하는 반면,체니 부통령은 인기도가 날로 하락해 가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카드로 끝까지 남을 수 있을지 100%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른 점도 많지만 두 사람 모두 넉넉하지 못한 집안 출신이라는 점은 공통점이다.에드워즈는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집안에서 처음 대학교육을 받고 변호사로 성공했으며,체니 역시 중서부 시골의 농업 담당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 장학생으로 뽑혔다가 잠시 귀향한 후 20대 후반 워싱턴에 진출해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신비 벗는 토성의 고리] 카시니-호이겐스호 향후 계획

    1997년 10월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34억㎞를 시속 2만 4000㎞의 속도로 7년동안 항해한 끝에 토성궤도에 도착한 카시니-호이겐스호는 앞으로 4년간 토성 주위를 74회 돌며 토성과 위성 등을 탐사하게 된다.장착된 2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50만장의 사진을 전송하게 된다.토성 주위를 돌고 있는 31개의 위성 가운데 지름이 200㎞가 넘는 9개의 위성을 골라 주위를 59회 돌며 탐사하게 된다. 토성탐사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12월24일 카시니호가 소형 탐사선(길이 3m,무게 320㎏) 호이겐스를 발사,3주후인 내년 1월14일 최대 위성인 타이탄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이다.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를 뚫고 내려가 낙하산을 펼쳐 표면에 착륙을 시도하게 된다.호이겐스는 대기 진입 후 2시간30분동안 하강해 표면에 착륙하게 되며,안착할 경우 30분간 표면에서 추가로 작동하게 된다.호이겐스가 타이탄 표면 착륙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우주탐험 역사를 새로 쓰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150㎞ 상공에 이르면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저 등 5개의 최첨단 센서기가 작동하면서 40억년전 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 타이탄의 질소가 풍부한 대기와 액체 에탄으로 이뤄진 바다,타르 같은 영구동토층에 대한 탐사결과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국제플러스] 케리부부 재산 케네디家 추월

    |로스앤젤레스 연합|존 케리 미국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65)가 블루칩 기업들과 벤처캐피털 펀드,각종 공채 등을 통해 약 10억달러에 달하는 가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2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10억달러 수치는 그녀가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돼 온 액수의 약 두 배. LA 타임스는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케리 부부는 케네디가(家)를 훨씬 추월해 가장 부유한 이들이 백악관을 차지하게 된다며,이들의 재산은 너무 방대하고 멀리까지 영향을 미쳐 (정책결정자로서)이해관계 충돌에 대한 문제점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클린턴 자서전 My Life] 클린턴 왜 인기있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왜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워싱턴의 정치전략가,선거전문가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스타가 될 만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그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유복자로 태어나 술주정을 부리며 어머니를 때리는 양아버지를 말려야 했던 불우한 어린시절.그러면서도 명문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하면서 미국 최고 엘리트의 상징인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된 강인함과 영민함은 눈길을 끌 만하다.클린턴은 또 불과 30세에 아칸소주 검찰총장에 뽑혔고,32세에는 미국 역사상 최연소 주지사가 됐으며,46세에는 전국적인 정치무대에 혜성같이 나타나 존 F 케네디 이후 최연소로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또 클린턴은 뛰어난 전략가이자 정책수행가였으며 정치적 수완도 ‘워싱턴 인사이더’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지난 17년 동안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을 지내며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해온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내가 아는 한 최고의 정책가는 클린턴”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진 개인적인 매력이다.젊고 잘생긴 얼굴에 좋은 체격,M-TV에 출연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섹소폰을 불어대는 ‘끼’는 물론 백악관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무모함까지도 역설적이지만 인기의 요인이 됐다. 정치·사회학자들은 미국인들이 클린턴을 좋아하는 감정이 조지 워싱턴이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같은 위대한 정치인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엘비스 프레슬리나 톰 크루즈 같은 대중 스타를 향한 열망과 유사하다고 말한다.레이건 전 대통령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고르게 존경을 받는 것과는 달리 클린턴은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는 ‘혐오’의 대상이기도 하다.공화당 핵심인사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빌과 힐러리야말로 이 세상 최고의 사기꾼 부부”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레이건 클린턴 美대선 대리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제쳐두고 로널드 레이건·빌 클린턴 전 대통령간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것 같다.지난 5일 레이건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11일 국장(國葬)이 치러진 뒤에도 미국 사회에 그를 추모하는 ‘레이건 신드롬’은 여전하다.또 22일 출간하는 자서전 ‘나의 인생’이 미국의 비소설 출판사상 가장 많은 사전주문을 기록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국적인 자서전 ‘홍보 투어’를 앞두고 또다시 여론의 초점이 되고 있다. ●20세기보다 못한 21세기 리더십 미국인들이 레이건과 클린턴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두 사람이 각각 20세기 후반에 공화당과 민주당을 재건한 인물이기 때문이다.레이건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에 치욕적으로 사임한 뒤 지리멸렬하던 공화당을 다시 반석 위에 올렸으며,클린턴은 존 F 케네디 사망 이후 새로운 ‘스타 탄생’을 갈망하던 민주당의 갈증을 해소해준 인물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지도자인 부시나 케리는 오히려 20세기의 인물인 레이건과 클린턴에 비해 비전과 리더십이 두드러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부시 대통령은 레이건을 정치적 사표로 삼아 재정적자를 감수한 세금감면 등 ‘레이거노믹스’의 주요정책을 추종하고 있으나,시대가 다른 만큼 효과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또 레이건이 총 한방 쏘지 않고 소련제국을 무너뜨렸지만,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투입하고도 곤경에 처해 있다.케리 후보도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구가하던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나 ‘재정흑자를 통한 사회보장 확대’ 같은 차원 높은 정책을 이끌어낼 능력이 있는가를 유권자들에게 증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CNN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높지않다” 그렇다면 레이건과 클린턴이 오는 11월2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좌우할 것인가?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CNN방송은 분석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을 초월해 미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부시 대통령이 이를 자신의 지지로 연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을 목청껏 비난하며 케리 후보를 측면지원하는 앨 고어 전 부통령과는 달리 ‘낮은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자서전 홍보투어에서도 부시에 대한 공격보다 ‘조언’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여기에는 다른 차원의 고려도 있다고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분석한다.부시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2008년에,케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2012년에는 부인인 힐러리(뉴욕주 상원의원)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美해군 최대규모 해상훈련

    미국 해군은 보유중인 항공모함의 절반이 넘는 7척의 항공모함과 4만여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한다고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이 보도했다. ‘2004년 여름 맥박’으로 명명된 이번 해상훈련은 미군의 해외주둔군 재배치 계획(GPR)이 추진되는 가운데 실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오는 8월까지 계속될 이번 해상훈련에는 가장 최근 진수된 ‘로널드 레이건’을 포함해 조지 워싱턴,키티호크,해리 S 트루먼,존 F 케네디,엔터프라이즈호 등 사실상 미 해군이 동원할 수 있는 항공모함 전단이 총동원된다.이처럼 많은 수의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이 동일한 장소에 집결하기는 지난해 3월 ‘이라크 자유’ 작전 이후 처음이다. 이번 해상훈련은 항공모함 전단이 동시에 1∼2개의 전쟁지역에 신속 배치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는데 미 해군은 명령 하달 30일 이내에 6개 전단을 작전지역에 배치하고 90일 이내에 2개 전단을 추가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미 해군은 이번 해상훈련을 통해 복수의 항공모함 전단을 통합,조정하는 한편 항공모함 탑재 항공기의 부품과 연료,식료품이 일시에 공급될 수 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2004년 여름 맥박’에 참여할 항공모함 전단 가운데 존 F 케네디와 엔터프라이즈호 전단은 사전 예고없이 긴급 투입되며 나머지 전단은 이미 정례적인 배치 상황이거나 이미 올 여름 해상훈련 계획이 잡혀 있었다. 연합˝
  • [씨줄날줄] 도산 안창호 I. C./오풍연 논설위원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이름이 낯설지 않은 공공장소를 자주 보게 된다.역사상 유명한 인물의 이름을 붙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국제공항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기념관,미술관,거리 등 무수히 많다.여행객들은 이 곳에 이르러 인물들의 업적을 떠올리면서 역사를 반추하기도 한다.명명(命名)도 여기서 유래했을 법하다. 미국 뉴욕의 케네디 공항,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은 대통령과 총리 이름을 딴 경우다.2차 대전 후 이들이 세운 공을 후대에 알리려는 뜻이 읽혀지고 있다.워싱턴의 링컨 기념관,중국 베이징 모택동 기념관,인도 뭄바이 간디 기념관,파리 퐁피두센터 등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노벨연구소 역시 규모는 작지만 이름 값은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 대신 호(號)를 많이 딴다.그러다 보니 호암(湖巖) 미술관,아산(峨山) 병원 등에 붙은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이병철 미술관’‘정주영 병원’이라고 하면 누구나 잘 알 것을…. 거리 이름도 마찬가지다.도산(島山)로,퇴계(退溪)로,율곡(栗谷)로,소파(小波)길도 ‘안창호로’ ‘이황로’ ‘이이로’ ‘방정환길’이라고 부르면 뜻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지난해 문을 연 ‘김대중 도서관’은 그런 점에서 알기 쉬운 것 같다.만약 김 전 대통령의 호를 따 ‘후광(後光) 도서관’이라고 명명했으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었을까. 미국에도 안창호(1878∼1938) 선생의 이름을 딴 인터체인지가 생긴다는 소식이다.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로스앤젤레스를 관통하는 고속도로에 이름을 올린다고 한다.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서울에서 옥고 끝에 타계한 지 66년만에,독립운동을 했던 미국에서도 평가받은 것이다.전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도로라고 하니 기대가 또한 크다.우리 식대로라면 ‘도산 인터체인지(Dosan Interchange)’라고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그러나 미국측은 ‘도산 안창호 메모리얼 인터체인지(Dosan Ahn Chang Ho Memorial Interchange)’라고 자세히 소개했다.세계 곳곳에 더 많은 한국 사람의 이름이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전환시대의 뉴리더십] ② 정동영

    ‘조종사 정동영’은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그의 시선은 발진 준비를 완료한 갈색 전투기에 꽂혀 있었다.한겨울의 칼바람이 목에 감긴 빨간 머플러를 흔들어 때렸지만,그는 오히려 흥분을 억누르느라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마침내 조종석 뒤칸에 몸을 실은 정동영은 활주로 끝에 선 수행원들을 향해,좀더 정확하게는 그를 겨누고 있는 카메라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 장면을 위해 그는 오랫동안 연습한 배우 같았다. 지난 1월20일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 활주로에서 찍힌 이 사진은 정동영이 의장으로 있던 내내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에 걸려 있었다.그날의 공군부대 방문은 설 연휴에 장병들을 위문하는 행사였다.그런데 며칠 전부터 정동영은 굳이 ‘전투기 탑승’에 집착을 보였다고 한다.참모들에게 “꼭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이다. 이런 정동영의 모습에서 ‘기꺼이 미디어 상품이 되고자 한 최초의 정치인’으로 꼽히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젊고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케네디.정동영은 과연 ‘한국의 케네디’를 꿈꾸는 것일까. ●“보이는 것에 집중하라” 정동영은 지난 1월11일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됐다.그런데 전날 그의 참모들은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그들은 남대문시장을 헤집고 다녔다.정동영이 의장에 뽑힌 뒤 하게 될 ‘민생행보’를 위해 일찍이 사전답사에 나선 것이다.의장에 선출되자마자 정동영은 노란 점퍼를 입고 새벽부터 재래시장을 누볐다.중국 칭다오(靑島)의 공단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정도 감행했다.그의 ‘이미지 정치’는 당사를 여의도 고급빌딩에서 영등포의 폐(廢)공판장 부지로 옮긴 데서 절정에 달했다.불법자금이 창당자금으로 흘러들었다는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날 아침 그는 “오늘부로 당사 퇴거를 명한다.”고 전광석화처럼 선언했다. 정동영의 이미지 정치는 정적(政敵)과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그는 ‘큐(Q)사인’을 멈출 의향이 없었다.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시장바닥을 무턱대고 돌아다닌다고 재래시장이 살아나느냐.”고 몰아붙였지만,그는 “정치인이 재래시장에 관심을 갖는 게 뭐가 나쁘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고는 며칠 뒤 국회로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을 불러모아 한바탕 ‘눈물바다’를 만들어냈다.어느날 택시기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정결의’도 했다.“나는 전에 골프도 치고 폭탄주도 마셨다.그런데 시장상인과 서민들을 만나면서부터 많은 반성을 했다.이제 정치하는 동안에는 골프를 안 치겠다.”3위권에서 맴돌던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정동영 의장 취임 이후 1위로 치솟았다.“정동영식 정치가 먹힌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급기야 한나라당이 벤치마킹에 나섰다.박근혜 대표는 파란 점퍼를 입고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으며 시장을 돌았다. 이쯤되면 무작정 “쇼한다.”고 깎아내릴 수만도 없다.운동권 출신의 당직자 A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과 행동으로 권위주의를 깼다면,정동영은 이미지로 권위주의와 결별한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스타일에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눈높이로 내려왔다는 얘기가 된다.어떤 의미에서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의 공백을 대체할 리더십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미지 정치는 더 이상 정동영의 전매특허가 아니다.더욱이 ‘스타성’에 있어서는 이미 박근혜 대표가 그를 추월했다.정동영이 올초 한 여고에 특강을 갔다가 학생들로부터 “뭐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은 충격이었다.지금 정동영은 이미지 정치와 명예로운 결별을 하든지,아니면 ‘새로운 버전’의 걸출한 이미지 정치를 다시 출시해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다. ●“대세를 읽어라” 정동영은 결정적 타이밍에 폐부를 찌르는 발언으로 대세에 몸을 싣는 천부적 정치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2000년 말 최고 실세인 권노갑씨를 치받으면서 중진의 반열에 오른 이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승리하는 편에 서서 이슈를 선점했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중진과 소장파가 당권을 놓고 치열한 세싸움을 벌일 때 정동영이 소장파의 총대를 메고 노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인 김원기 의원을 밀어낸 것은 그가 보여준 정치감각의 백미였다. 당직자 B씨는 “이미지 정치도 자질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정동영에게 탁월한 정치적 식견이 없었다면 그렇고 그런 얼굴마담 역할로 끝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정동영에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른다.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연설을 들으면 그 주장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뭔가 찌릿찌릿한 게 있었다.그런데 정 의장은 처음 몇 마디 듣고 나면 지루해진다.한마디로 감동이 없다.” 그런 정동영이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찌릿찌릿함’을 선사한 적이 있다. 4월말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선명한 이념 정립을 맹렬히 요구하는 일부 당선자들에게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미국의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정강정책을 정하는 전형적인 실용정당이다.공화당에 비교하면 진보적이지만,유럽의 사민당에 비해선 보수적이다.규제 철폐는 서구 입장에서 보면 보수가 될 수 있지만,우리의 입장에선 진보가 될 수 있다.개혁을 진보와 동일시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6·5 재·보선 지원유세를 끝낸 뒤 쉴 틈도 없이 지난 7일 일본 방문에 나선 것도 최근 ‘공부’에 대한 그의 왕성한 의욕을 보여준다. 그는 도쿄에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도쿄대 총장,아사히신문 사장 등을 만난다.주말에 잠시 귀국한 뒤 바로 미국으로 떠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연방 상·하원 외교위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정동영식 제3의 길 당시 워크숍에서 정동영은 단호하게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다.이런 정동영식 실용주의 노선은 빌 클린턴이나 토니 블레어가 주창한 ‘제3의 길’을 연상시킨다.하지만 두 정상이 중도노선을 표방했을 때의 당내 형편과 지금 열린우리당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당시 미국 민주당은 24년 동안 대통령을 단 1명밖에 배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잃고 있었고,영국 노동당도 19년 넘게 야당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반면 지금 열린우리당의 주류는 정권 재창출과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이념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이다.이 때문에 정동영식 제3의 길은 대통령선거 본선에서는 몰라도,당내 경선과정에서는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정동영으로서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더욱이 클린턴은 중도로 옮겨와서도 노년층 의료보험과 교육예산,환경보호 등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어젠다를 결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당심(黨心)을 잃지 않았다.그렇다면 정동영이 고수할 핵심 어젠다는 무엇일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약력 ▲1953.7.27 전북 순창 출생 ▲1969 전주고 ▲1972 서울대 국사학과 ▲1976 영국 웨일스대 석사 ▲1978 문화방송(MBC) 보도국 기자 ▲1995 MBC 뉴스데스크 앵커 ▲1996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및 대변인 ▲1996 15대 국회의원 ▲2000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2000 16대 국회의원 ▲2004.1 열린우리당 의장 ▲2004.4 총선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 ▲2004.5 의장직 사퇴˝
  • [레이건 사망] ‘세계제국’ 꿈꿨던 배우대통령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대통령에 취임한 지 69일만에 로널드 레이건이 6발의 총격을 받아 수술실로 갈 때였다.그는 병상에 누워 의사들에게 “당신들 모두가 공화당원이기를 바란다.”고 농담을 던졌다.그의 낙천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치적 감각이 비상함을 보여 준다. 1991년 자서전에서 그는 ”나의 꿈은 모두 실현됐다.”고 말했다.그러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연거푸 지냈지만 1980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만 해도 ‘3류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레이건은 1911년 일리노이주 탐피코에서 구두 세일즈맨인 존 레이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음주벽이 심한 부친과 지병으로 고생한 모친을 두는 등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그러나 종교를 강조한 모친의 영향으로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늘 ‘영웅주의’에 이끌렸다.10대 때 좌우명은 ‘인생은 위대하고 달콤한 노래같은 것’이었다. 유레카 대학을 졸업한 1932년 그는 아이오와 지역 라디오 방송의 아나운서로 취직했다.당시 시카고 컵스팀의 야구경기를 ‘전신’만 보고 실황중계,능력을 인정받았다.이후 워너브러더스의 테스트를 받아 합격한 뒤 영화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B급 영화에만 출연제의가 왔고 맡은 역할도 침팬지를 기르는 대학 교수나,풋볼 선수 등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얻지 못했다.그보다는 ‘위대한 전달자’ 라는 평판에 걸맞게 뛰어난 언변과 협상력으로 영화배우조합 활동에 주력,두차례나 조합장을 맡았다. 그는 1954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주말 TV 시리즈물로 종업원들의 사기를 복돋우고 애로사항을 전하는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당시만해도 레이건은 뉴딜 정책을 추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영웅으로 신봉하는 민주당원이었다.그러나 근로자의 과중한 세금부담과 정부규제 등에 눈을 뜨면서 점차 보수주의자로 바뀌었다. 전국적 인물로 알려진 것은 196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배리 골드워터를 위한 연설을 하면서부터다.민주당의 린든 존슨 대통령에 패배했지만 그의 직설적 언변은 시사 주간지 타임이 ‘암울한 선거운동 가운데 한줄기 빛’으로 묘사할 만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이후 1980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미 4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를 일관한 사상적 배경은 두가지다.‘작은 정부’와 ‘반공주의’다.작은 정부는 세금감면과 정부지출 감소 및 규제완화라는 ‘레이거노믹스’로 실현됐다.취임 2년간 기록적인 실업률과 은행과 농장의 파산으로 레이거노믹스는 비판을 받았으나 1983년부터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고용이 늘면서 2차대전 이후 최고의 팽창기를 맞았다. 반공주의는 옛 소련과의 군비경쟁과 ‘스타워스’로 이어졌고 결국 소련이 핵감축 등에 합의,냉전종식의 밑바탕이 됐다.그러나 국방비 과다지출로 재정적자가 심화돼 1987년 10월 19일 미국 증시가 대폭락,‘레이거노믹스’는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니카라과 좌파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판 돈으로 콘트라 반군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레이건은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고 말해 행정 장악력이 취약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에서 물러날 당시 역사학자들로부터는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최근에는 케네디 이후 최고의 대통령으로 재조명됐다.1994년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10년간 투병생활을 했다. mip@seoul.co.kr ■로널드 레이건 일생 -1911.2.6. 일리노이주에서 출생 -1932. 일리노이 유레카대 경제학과 졸업 -1937.영화‘사랑은 방송중’으로 데뷔 -1947. 미국영화배우협회 회장 당선 -1952.3. 낸시 데이비스와 재혼 -1962. 공화당 입당 -1966.11.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 -1976.공화당 대통령 예비선거 낙선 -1980.11. 40대대통령 당선.81년 1월 취임 -1981.3.30. 워싱턴의 호텔에서 피격 -1984.11. 대통령 재선 -1989.1. 퇴임,캘리포니아로 귀향 -1994.11. 알츠하이머 병 앓아왔다고 발표 -2001.10.11. 가장 오래 생존한 미국 대통령이 됨 -2004.6.5. 93세 일기로 타계
  • [레이건 사망] ‘세계제국’ 꿈꿨던 배우대통령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대통령에 취임한 지 69일만에 로널드 레이건이 6발의 총격을 받아 수술실로 갈 때였다.그는 병상에 누워 의사들에게 “당신들 모두가 공화당원이기를 바란다.”고 농담을 던졌다.그의 낙천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치적 감각이 비상함을 보여 준다. 1991년 자서전에서 그는 ”나의 꿈은 모두 실현됐다.”고 말했다.그러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연거푸 지냈지만 1980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만 해도 ‘3류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레이건은 1911년 일리노이주 탐피코에서 구두 세일즈맨인 존 레이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음주벽이 심한 부친과 지병으로 고생한 모친을 두는 등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그러나 종교를 강조한 모친의 영향으로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늘 ‘영웅주의’에 이끌렸다.10대 때 좌우명은 ‘인생은 위대하고 달콤한 노래같은 것’이었다. 유레카 대학을 졸업한 1932년 그는 아이오와 지역 라디오 방송의 아나운서로 취직했다.당시 시카고 컵스팀의 야구경기를 ‘전신’만 보고 실황중계,능력을 인정받았다.이후 워너브러더스의 테스트를 받아 합격한 뒤 영화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B급 영화에만 출연제의가 왔고 맡은 역할도 침팬지를 기르는 대학 교수나,풋볼 선수 등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얻지 못했다.그보다는 ‘위대한 전달자’ 라는 평판에 걸맞게 뛰어난 언변과 협상력으로 영화배우조합 활동에 주력,두차례나 조합장을 맡았다. 그는 1954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주말 TV 시리즈물로 종업원들의 사기를 복돋우고 애로사항을 전하는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당시만해도 레이건은 뉴딜 정책을 추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영웅으로 신봉하는 민주당원이었다.그러나 근로자의 과중한 세금부담과 정부규제 등에 눈을 뜨면서 점차 보수주의자로 바뀌었다. 전국적 인물로 알려진 것은 196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배리 골드워터를 위한 연설을 하면서부터다.민주당의 린든 존슨 대통령에 패배했지만 그의 직설적 언변은 시사 주간지 타임이 ‘암울한 선거운동 가운데 한줄기 빛’으로 묘사할 만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이후 1980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미 4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를 일관한 사상적 배경은 두가지다.‘작은 정부’와 ‘반공주의’다.작은 정부는 세금감면과 정부지출 감소 및 규제완화라는 ‘레이거노믹스’로 실현됐다.취임 2년간 기록적인 실업률과 은행과 농장의 파산으로 레이거노믹스는 비판을 받았으나 1983년부터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고용이 늘면서 2차대전 이후 최고의 팽창기를 맞았다. 반공주의는 옛 소련과의 군비경쟁과 ‘스타워스’로 이어졌고 결국 소련이 핵감축 등에 합의,냉전종식의 밑바탕이 됐다.그러나 국방비 과다지출로 재정적자가 심화돼 1987년 10월 19일 미국 증시가 대폭락,‘레이거노믹스’는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니카라과 좌파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판 돈으로 콘트라 반군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레이건은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고 말해 행정 장악력이 취약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에서 물러날 당시 역사학자들로부터는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최근에는 케네디 이후 최고의 대통령으로 재조명됐다.1994년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10년간 투병생활을 했다. mip@seoul.co.kr ■로널드 레이건 일생 -1911.2.6. 일리노이주에서 출생 -1932. 일리노이 유레카대 경제학과 졸업 -1937.영화‘사랑은 방송중’으로 데뷔 -1947. 미국영화배우협회 회장 당선 -1952.3. 낸시 데이비스와 재혼 -1962. 공화당 입당 -1966.11.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 -1976.공화당 대통령 예비선거 낙선 -1980.11. 40대대통령 당선.81년 1월 취임 -1981.3.30. 워싱턴의 호텔에서 피격 -1984.11. 대통령 재선 -1989.1. 퇴임,캘리포니아로 귀향 -1994.11. 알츠하이머 병 앓아왔다고 발표 -2001.10.11. 가장 오래 생존한 미국 대통령이 됨 -2004.6.5. 93세 일기로 타계 ˝
  • 이랴 이랴~ 신나는 타조타기

    “타조 타보고 왔습니다.” “뭘 타?” “타조요.” “타…뭐?” “타조요,타조.엄청 엄청 큰 새 타조 모르세요?” 이색 레포츠가 넘쳐납니다.그중에서도 좀더 색다른 게 없을까 찾던 중 제 레이더 망에 타조가 딱 걸렸습니다.경기도 화성의 한 타조농장에서는 직접 타볼 수 있다기에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아무리 크다고 해도 연약한 새다 싶어 미안한 마음에 다이어트까지는 못했지만 대신 한끼 굶고 타조를 만나러 농장에 갔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타조라는 녀석 사람을 떨어뜨려 놓고도 ‘난 모르는 일’이라는 식으로 뻔뻔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닙니까.미안한 마음은 백리쯤 멀리 날려보내고 타조 타기에 제대로 도전해 보았습니다.이곳저곳 멍들고 까지고 안 쑤시는 곳이 없지만 코끝에서 타조 냄새가 날아가기 전에 노트북을 엽니다.자,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타조 타기 체험 한번 해보실까요? “이랴 이랴,앗 이건 말이 아니지.뭐 어때,이랴 이랴 어어어,엄마아∼아얏.” 5m도 채 못가 타조 발 아래 무릎 꿇었던 첫번째 시도의 실패를 설욕하나 싶었는데,또 낙마 아니 낙조(落鳥)했다.신나게 달리다 방심하는 순간 땅바닥과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라니.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얼굴’ 팔리는 광경이다.오랜만에 맡아보는 흙냄새,좀더 누워 있어 볼까 했지만 검은 물체가 보인다.“허걱 저건…”타조의 ‘그것’이 눈앞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떨어질 때보다 더 놀라 벌떡 일어서자 농장 공동대표 이미양(40)씨는 “타조는 풀만 먹고 자라기 때문에 배설물 냄새가 심하지 않다.”며 위로한다.‘아무리 그래도 ×인데….’ 타조를 어떻게 타나 싶었다.롱다리랍시고 이리저리 날뛰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앞섰다.하지만 침대 매트리스 수십개를 세워 만든 50m짜리 트랙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출발선에서 헝겊으로 타조 눈을 가렸다 풀어 주면 갑갑함에서 벗어난 타조는 트랙을 따라 신나게 달린다.종종 사람은 떨어뜨려 놓고 혼자서 달리는 게 문제지만. 봉긋 솟아있는 등에는 말처럼 안장이 있는 것도 아닌 탓에 어디 앉아야 할지도 고민.안장은커녕 고삐도 없어 붙잡을 데가 마땅치 않다. 난감해하는 기자에게 관리인 김자면(44)씨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다리를 양 날개 사이에 넣고 힘을 주세요.손으로는 여기 날개를 잡아야죠.아니 거기 말고 쏙 들어간 데 있잖아요.잡고 몸을 뒤로 젖힌다는 기분으로 쭉 잡아당기면 돼요.” 엉덩이에 느껴지는 타조의 따뜻한 체온에 기분 좋은 것도 잠깐.날개를 잡으라니,그것도 잡아당기기까지 하라고?동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다.털을 빼고 보면 싸리 빗자루 같은 느낌의 날개를 나 살자고 잡으라니.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양 덧붙인다.“잘 부러지지도 않지만 타조는 회복력이 빨라 하루면 다시 붙어요.걱정 말고 꽉잡아요.” 한번,두번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더 이상 타조 걱정할 여유 따윈 없다.이러다 기사도 못 쓰고 며칠은 앓아 누울 것 같다.끔벅끔벅 예쁜 타조 눈을 애써 피해 한 대 쥐어박는다.옆에서 보던 관리인은 운동신경 없는 건 생각하지 않고 괜히 타조를 구박한다고 혀를 끌끌 찬다.“아주 어린 애들은 좀 위험하지만 초등학교 5,6학년 이상이면 다들 잘 타요.기자 양반처럼 몸치만 아니면 되는데 말이지.이게 승마보다 훨씬 쉬운 거예요.” 명예 회복을 위해 다시 타조에 오른다.등이 둥근 탓에 몸이 자꾸 앞으로 쏠린다.얼떨결에 타조 목을 잡는다.‘물컹’하는 느낌에 아차 싶지만 때는 늦었다.여지없이 고꾸라졌다.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정말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타조 목은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에 ‘절대’ 잡아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감잡았어∼” 비장한 각오로 다시 타조에 몸을 맡긴다.날개를 꽉 붙잡고 몸을 뒤로 젖힌다.앞에서 사람들이 구경하자 멈칫거리는 타조의 옆구리를 발로 차면서 재촉하고 날개로 방향을 지시한다. “꺄악,신난다.타조야,달려 달려∼”트랙을 다 돌고 손을 놓은 다음 뒤로 착지.10점 만점에 9점.내릴 때 동작이 우아하지 못해 1점 감점이다.자존심은 회복했지만 만신창이가 된 몸…킁킁 몸에서 냄새까지 나고 꼴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재미있다.한번 더 타고 나니 이제 속도감까지 즐기게 됐다.스트레스가 다 날아간 것 같다.평소보다 몇 음이나 높게 소리쳤다.“자,이제 타조알로 볼링 치러 갑시다.” 이름:타조 고향:아프리카 키:머리까지 약 2.4m 몸무게:150∼200㎏ 시력:25(4㎞까지 볼 수 있음) 속도:시속 70∼80㎞ 성격:영역 싸움할 때 외에는 온순 그 자체 강점:왕성한 번신력(하루에 짝짓기를 20∼30번 씩이나  ;) 약점:다리가 다치면 회복 불가능 변신 가능성:각종 요리에서 가방,비누,먼지떨이,공예품 등 무궁무진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타조 목욕시키고 말·토끼와 경주도 “엄마,타조가 내가 준 풀 막 먹어∼” 가족들과 사파리농장을 찾은 지은(9·경기 수원시)이는 이것저것 다 신기하기만 하다.아빠가 근처에서 뽑아준 유채꽃을 타조에게 먹이고 물을 끼얹으며 타조 목욕도 시켰다. 타조 사파리는 그저 먹고 즐기는 공간 이상이다.자연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체험학습공간이다. 동물원에서도 타조를 볼 수 있지만 인파에 밀려 제대로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이곳에서는 타조 타기를 비롯해 타조 먹이주기,목욕시키기 등을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다.운이 좋으면 타조알이 부화하는 것도 구경할 수 있다.잔디밭에서는 타조알로 볼링도 즐길 수 있다.타조와 타조알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남편과 이곳을 찾은 이남숙(41·경기 김포시)씨는 “공기 맑고 조용한 곳에서 여유롭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적극 추천했다.이곳에서는 타조 외에도 말,토끼 등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또 넓은 농장 곳곳에서 다칠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좋다. ■ 타조사파리는 어떤 곳 ‘타조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 경기도 화성 독정리에 있는 ‘타조사파리’.3만 5000평 규모에 350여마리의 타조가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타조 타기 체험은 물론 타조 요리도 맛볼 수 있고 타조로 만든 각종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동물 무역업을 하던 유재형(40) 대표가 98년 타조 사육만을 목적으로 농장을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이곳을 대규모 체험농장으로 재탄생시켰다. 넓고 공기가 좋아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지친 심신을 달래고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어른들도 선호한다.춘향이가 생각나는 큰 그네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기구.무엇보다 서울과 가까워 당일치기 코스로 그만이다. 이곳은 주현,김무생 등 쟁쟁한 중견 배우들의 코믹 연기로 화제를 모은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현재 타조 관련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고 이르면 올여름,늦어도 가을에는 말타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어린이들을 위한 미끄럼틀 등의 놀이 시설은 현재 공사중이다. 입장료는 없고,타조 타기 등 각종 체험 패키지 비용은 개인의 경우 1인당 1만원,단체의 경우 할인된다.해가 지면 타조가 잠을 자기 때문에 체험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식당은 밤 10시까지.문의 031)351-8528,www.ostrich-kingdom.co.kr ■ 꼭 한번 맛보세요 ‘연하고 부드러운 타조고기 맛 한번 보실래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타조 고기가 질길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이는 편견일 뿐.얼핏 쇠고기처럼 보이지만 훨씬 연하고 부드럽다.유럽에선 상류층이 즐겨 먹는다는 타조고기.일류 호텔이 아니고서는 접하기 힘들다. 이런 타조요리를 타조 사파리에서는 갖가지 요리법을 통해 맛볼 수 있다.구이,전골,육회,샤브샤브,찜,햄,탕수육 등 다양한 타조요리가 준비돼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맛은 기본.타조와 씨름하고 난 뒤에 먹으면 더욱 꿀맛이다. 추천 메뉴는 육회,생구이,주물럭,탕수육이다.육회는 타조의 가장 연한 부위를 살짝 얼린 다음 내놓는데,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구이는 기름 뚝뚝 떨어지는 삼겹살 애호가가 아니라면 인기 만점.지방이 쇠고기보다 적어 담백하다.탕수육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어른,아이 모두 좋아한다. 전골도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타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갖가지 양념을 넣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이 괜찮다.민감한 사람의 경우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도 있다. 타조 고기는 맛도 맛이지만 영양면에서도 만만치 않다.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칼슘이 훨씬 더 풍부하고 에스트로겐 등 천연호르몬 성분도 풍부하다.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지방산도 많이 들어있다.육상동물과 바다생물의 영양을 한꺼번에 갖고 있는 셈이다.저지방,저열량,저콜레스테롤 음식이라 다이어트에도 좋다. 타조 알 역시 영양 덩어리.미용에 좋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달걀 대신 타조알만 먹었다고 전해질 정도다. 육회는 2만 5000원,주물럭·생구이는 2만원,수육은 3만 5000원이다.여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스도 마련돼 있다.코스별로 1인당 2만∼4만원. 이곳에서는 생고기와 타조알은 구입해 갈 수 있다.고기는 1㎏에 3만∼4만원선이고 타조알은 작은 것은 3만원,큰 것은 5만원이다. ■ 서울서도 즐기세요 몸에 좋은 타조 고기,서울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다.강남구 역삼동에 자리잡은 타조요리 전문점 ‘오나시스’에선 볶음밥,스테이크,소시지 등 퓨전식 타조 요리를 즐길 수 있다.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스테이크와 소시지. 특히 소시지는 독일식으로 만들어 고기맛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쫀득한 소시지 특유의 질감을 맛볼 수 있다.타조 고기와 알로 만든 볶음밥은 6000원,정식 1만 8000원,스테이크 3만원,소시지 4만원.(02)562-6457. ●타조 사파리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발안IC로 나와 조암방향으로 우회전해 3.5㎞→삼거리가 나오면 독정리 방향으로 좌회전해 1.5㎞→대영슈퍼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2㎞쯤 오면 오른쪽에 농장 표지판이 보임.˝
  • [이런 책 어때요]

    ● 헌법의 풍경/김두식 지음 우리의 왜곡된 법조문화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비판적 시각에서 살폈다.검사 출신인 저자(37·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인권과 평등의 버팀목인 법률을 팔아 특권계급으로 군림하는 일부 법률 귀족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고발한다.우리 법조인들은 언제나 청지기의 소명을 다할까.“법조계는 절대로 가족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권력을 통제하고 ‘국가권력의 괴물화’를 방지해야 할 사명을 띤 법률가들에게 사법연수원이란 ‘하나의 뿌리’는 차라리 독약에 가깝다고 비판한다.단일한 뿌리는 내부통제를 막기 때문이다.1만 2000원. ● 이집트 미술/야로미르 말레크 지음 역사가들은 흔히 아테네와 로마,예루살렘을 유럽문명의 위대한 ‘세 어머니’라고 말한다.그러나 사실 그 ‘어머니들’은 이집트의 멤피스와 테베의 후예일 뿐이다.‘이집트학의 창시자’ 샹폴리옹의 말대로 신들이 건설한 이집트를 모르고서는 유럽문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그리스·로마사상의 원천도 어떤 면에선 이집트에 있다고 할 수 있다.예컨대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그가 이집트를 여행하던 중 ‘카(Ka,영혼)’사상에서 받은 지적 충격을 ‘대화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이 책은 위대한 파라오의 땅 이집트의 문명을 ‘미술’에 초점을 맞춰 밝힌다.2만 9000원. ● 가범(家範) /사마광 지음 중국 북송의 정치가이자 유가 계열의 정통 도학자인 우부(迂夫) 사마광이 지은 가정교육 지침서.‘가범’은 집안의 규범이란 뜻이다.덕으로서 행동의 근원을 삼아 집안의 교육과 사회의 질서를 구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책은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따르며 아버지는 인자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동생은 공경하는 일을 육순(六順),즉 순종해야 할 여섯 가지 바른 도리라고 이른다.”는 춘추시대 위나라의 대부 석작의 이야기부터 전한다.‘가범’은 주자가 ‘소학’을 편찬할 때 그 내용의 절반 이상을 그대로 발췌해 실었다는 책이다.1만 2000원. ●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그레그 팔라스트 지음 영국 BBC의 ‘뉴스나잇’과 ‘가디언’지에서 일하는 저자가 밝히는 미국의 추악한 진실.조지 W 부시는 5억달러를 들여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부시가와 그들을 사랑한 억만장자들을 보면 민주주의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꼬집는다.또 미국은 CIA를 자금회수를 위한 해결사나 투자의 안전을 담보해 주는 도구로 활용해 왔는데,그런 일은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고 폭로한다.블레어 내각이 팔린다면 미국이라는 기업이 살 것이라는 ‘로비게이트’의 진실,엑손 발데스의 석유유출사고로 파멸한 원주민 이야기 등도 다룬다.1만 4000원. ●한국복식도감 / KBS아트비전 지음 후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광종의 의복개혁 이전)까지의 의상과 장신구,소품을 재현했다.삼국시대의 복식은 고구려 벽화가 남아 있어 복식사 연구의 자료로 쓰이고 있지만,통일신라 이후 고려 초까지의 복식을 연구하는 데는 자료가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KBS아트비전이 대하사극을 제작하면서 수집한 자료 등을 토대로 고증을 거쳐 펴낸 이 책은 도판과 함께 복식사적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삼국통일 이후 신라사회는 태평성대를 구가하며 문화는 성숙해갔지만 도덕이 해이해지고 복식제도 역시 문란하고 사치스러워져 상하존비의 구별이 희미해졌다.15만원.˝
  • [열린세상] 부시와 케네디/임춘웅 언론인

    요즘 미국에서 ‘모든 적들에 맞서’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한국에도 이미 번역돼 나온 이 책은 현 부시 미국대통령 정부에서 지난 3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을 지냈고 2002년 9·11테러 당시 백악관에서 테러문제를 담당했던 미정부내 최고위직 인사가 쓴 책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 리처드 클라크는 9·11테러와 이후 미국의 대응조치들을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는 이 책에서 테러 바로 다음날인 12일 아침 백악관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벌써 이라크가 9·11테러의 배후로 논의됐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미국의 정보기관들은 9·11테러가 아랍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으나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울포위츠 국방부장관 등 정부내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테러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다고 처음부터 밀어붙였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이래 석유확보를 위해 이라크를 장악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이들은 테러가 나자 이를 즉시 이라크 침공의 구실로 삼은 것이다.백악관의 테러담당 참모진은 9·11테러로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진주만 공격을 받고 멕시코를 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으나 네오콘들의 주장은 완강했다. 같은날 저녁 백악관 상황실에 들른 부시 대통령은 테러가 사담 후세인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밝혀달라고 주문한다.사담이 연관됐다는 사소한 단서라도 찾아보라는 명령이었다.대통령의 이 한마디로 결론은 난 셈이었다.그러니까 이라크와의 전쟁은 테러의 진실과 관계없이 바로 다음날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1961년 4월4일 백악관에서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보회의가 열리고 있었다.회의는 쿠바를 침공하기로 최종 결정한다.3년전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에 성공,쿠바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래 미국에 눈엣가시였던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세칭 ‘피그만 침공’이 결정된 것이다.쿠바혁명 당시 미국으로 피란을 와있는 쿠바인들을 훈련시킨 후 피그만에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 이작전은 쿠바인 1400명으로 구성된 민병대가 피그만에 상륙하면 쿠바민중이 봉기해 카스트로 정권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란 전제에서 시작됐다.그러나 결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군사적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상륙군중 1179명이 포로로 잡히고 나머지는 죽었으며 극소수만이 플로리다로 돌아왔다. 케네디 정부의 내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합리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세칭 ‘드림 팀’이었다.그런데 그런 드림팀이 터무니없는 정책결정을 내린 것이다.피그만 침공은 민중봉기라는 정보에 근거를 두고 시행됐으나 아무도 봉기하지 않았다.당시에도 침공작전에 부정적인 많은 정보가 있었으나 카스트로 정권 전복에 집착해 있던 케네디 정부는 그런 정보들은 아예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사례에서 국가정보와 안보회의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된다.이라크 사태는 이라크 침공 빌미를 찾고있던 부시 정부의 네오콘들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일을 그런 방향으로 꿰맞춰 나간 경우다.쿠바사태는 쿠바를 용납할 수 없었던 케네디 정부에 ‘나쁜 정보’는 눈에 들어오지 않은 착시현상이 빚은 결과였다. 사람은 많은 현실과 정보중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한수 더 떠 같은 정보라도 자기 논리에 맞춰 해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문제는 초강대국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정보기관을 보유하고 있다.미국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정부를 갖고 있다.그런 미국에서조차 정보와 정책결정이 지도부 몇사람의 성향에 따라 이토록 농단된다면 정보와 회의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 지구의 종말을 초래할지도 모를 더 중대한 결정도 이런 식으로 재단될 개연성은 없는가. 임춘웅 언론인˝
  • [서울광장] 영남인재 중용론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김대중정부때 장관을 지낸 TK출신 C씨는 영남인재론의 비공인 대가쯤으로 꼽힌다.사석에서 그가 시공(時空)을 넘나들며 쏟아내는 거침없는 영남인재론은 압권이다.그중의 하나가 낙동강론.영남사람들의 사변적이고,실리보다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성정은 바로 낙동강 덕분이라는 논리다.논에 댈 물길을 먼저 잡겠다고 서로 싸우기만 하면 모두가 공멸한다.강을 끼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사리를 버리고 공론을 모아 대의를 좇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혜를 일찍이 깨우쳤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화를 내세우며 영남인재를 중용할 뜻을 밝혔다.이틀 전 청와대 당지도부 만찬회동에서 지난 총선때 참패한 영남지역의 인재를 중용해 전국정당화의 동력으로 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6·5재·보선을 앞두고 김혁규 총리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나,문제는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열린우리당내 인사뿐 아니라 공무원과 모든 공조직 인사에까지 미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앞으로 있을 개각은 물론,대폭으로 예상되는 공기업,정부 산하단체 인사에서 영남 인사들이 크게 배려되지 않겠느냐는 설왕설래가 벌써 나돌고 있다.DJ정부 5년의 호남인사 편중 후유증으로 관계와 정부투자기관 상층부에 여전히 호남인사 편중현상이 남아 있고,이를 바로잡기 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여권인사들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사실 정부요직에 호남인사,영남인사가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없다.출생지,성장지,처가,외가가 각양각색인 사람의 출신을 구분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대통령의 인재등용 원칙은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하나면 족하다.여기에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면 인사는 편중되고 결국 그 화는 대통령 자신에게 돌아가고 만다.그것이 길지 않은 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배운 교훈이다. 왜 모두가 두려워하는 지역감정의 망령을 되살리는 특정지역 인사중용 발언을 대통령이 굳이 한단 말인가.지방 재·보선에서 몇 표 더 얻겠다고 특정지역 인사중용 발언을 한다면 다른 지방 사람들이 반발할 때,대통령은 무슨 말로 답할 것인가.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는 일본이 한참 잘 나가던 십수년 전 이미 일본은 세계의 지도국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그 이유로 케네디 교수는 일본이 경제력은 갖추었지만 세계인을 감동시켜 믿고 따르게 할 지도이데올로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맞는 말이다.국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모든 국민이 믿고 따를 지도자의 덕목을 보여주면 된다.정치안정,경제살리기는 물론 이라크 추가파병,주한미군감축,한·미동맹 등 산적한 현안에서 대통령이 안정감있는 리더십을 보인다면 영남민심이라고 왜 따라오지 않을까. 이런 맥락에서 김혁규총리론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대통령이 진정으로 김혁규씨를 훌륭한 총리감으로 생각한다면 소신껏 지명하면 된다.하지만 재·보선을 앞두고 영남민심 달래기라는 정치적 목적이 뒤에 숨겨져 있다면 생각을 바꾸는 게 옳다.총리는 영남표 얻기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전국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지난 총선때 영남사람들이 열린우리당에 표 안 준 게 인재등용에 대한 불만 때문은 아니지 않은가. 노 대통령에게 한 울산시민의 말을 전하고 싶다.“영남 챙기고 싶으면 대통령이 바로(직접) 챙기면 되재.자기 당 버리고 간 사람 꼭 총리 시켜야 영남이 잘 되나.” 김혁규 카드가 득표에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말이다.영남인재론 전문가 C 전(前)장관의 훈수도 혹여 도움이 될까 소개한다.“영남에서 (태어)났다고 모두 영남사람이가.생각과 행동이 영남사람이어야재.열린우리당에서 낙선한 영남사람 아무리 출세시켜 봐라,영남민심이 돌아오나.” yeekd@˝
  • [CEO 칼럼] 국가경쟁력의 키워드 ‘기업가정신’/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지난 세기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하다가 시장 경제체제의 완승으로 끝났다.오늘날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중국과 타이완,한국과 북한은 엄청난 삶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5000달러인데 반해 러시아는 1000달러도 안된다.일찍이 시장 경제체제를 갖춘 타이완은 1만 4000달러인 반면 중국은 연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제 1000달러에 이르고 있다.한국은 1만달러를 넘어 2만달러에 도전하고 있는데 북한은 겨우 700달러일 뿐이다. 일해서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먹고 사는데 어째서 부자와 빈자로 나눠지는가.그것은 일하는 방식과 나눔의 차이에서 연유한다.공동농장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사유지의 소출은 많다.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의 폴 케네디는 “세계 일류국가가 되려면 국가 경쟁력의 제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확충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도덕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연한 주장을 한다.이런 노력은 법과 질서가 유지되는 안정화된 사회속에서 가능하다.시장경제는 저비용 고효율구조로 개선되어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국가의 경쟁력은 기업의 경쟁력에서 나오고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가정신에서 나온다. 기업가정신이 없는 사회는 퇴보한다.그 좋은 예를 옛 소련 등 공산국가에서 찾을 수 있다.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 이루려고 하는 정신’이다.통찰력,창의성,용기와 결단,희생과 솔선수범,끈질긴 추진력,개척정신이다.기업의 발전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기업이 발전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누가 정권을 잡든,누가 경제장관이 되든,기업은 눈치 안 보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 물류회사인 이도요가도의 스스키 도시후미 사장은 성공한 전문 경영자다.그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라,매출 증가보다 재고를 줄여라,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검증하라,지난날의 성공체험은 과감히 버리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사원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회사 발전방안을 늘 생각해내고 이를 실천에 옮겨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기업 경영은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위험에 빠진다.하물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위험부담이 따른다.따라서 깊은 통찰력과 추진력이 따라야 하며 안이한 투자에는 실패만이 기다릴 뿐이다.소명의식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과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 지금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는 5개 산업은 어디에서 왔는가.조선,철강,자동차,반도체,휴대전화의 주역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서 기업가정신이 투철했던 분들의 유작(遺作)이다. 울산만의 지도 한 장을 들고 일본·미국·영국시장을 누비며 자금을 빌리고 투자를 받아 조선사업을 시작한 뒤 오늘날의 자동차산업을 일군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개척정신,깊은 통찰력으로 스태프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보다 앞서 엄청난 투자를 결단하여 오늘의 반도체 강국을 이룩하게 한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선견력은 기업가정신의 대표적 사례다.또 소명의식이 투철한 제철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일찍이 방직업을 치우고 시멘트 공장을 만들 정도의 결단력을 보여준 고 김성곤 쌍용 창업자,부실기업을 불과 3년만에 모범기업으로 만든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전 사장 등도 그런 부류이다.이밖에도 많은 기업인들이 오늘도 투철한 기업가정신으로 이 나라를 부자나라도 만들어 가고 있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
  • [씨줄날줄] 제2의 베트남전/이기동 논설위원

    미국은 1964년 8월 통킹만 사건으로 베트남전에 뛰어들어 1975년 사이공함락과 함께 물러날 때까지 모두 5만 8000명의 미군 전사자와 15만명 이상의 부상자를 냈다.이후 베트남전은 현대 미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준 최악의 악몽으로 남아 있다. 이라크 전세가 악화되면서 미국 조야에서 ‘제2의 베트남전’논란이 한창이다.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반전 논객들이 다투어 제2의 베트남화를 경고하고 있다.반면 공화당계 인사들은 이라크와 베트남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맞선다.소수 이슬람 극단세력과 후세인 잔당의 최후저항일 뿐 다수 이라크국민이 미국을 지지하고,혼란은 곧 진압된다고 주장한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협력해 동시다발로 벌이는 저항세력의 대공세는 1968년 베트콩의 구정(舊正)대공세를 연상케 한다.당시 월맹군과 월남해방전선이 합작,대대적인 공격을 가해 한때 사이공 주재 미국 대사관과 케산 미군기지가 넘어갔다.구정대공세는 미국내 반전여론에 기름을 부어 이후 전쟁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반미연대가 월남·월맹군 연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미국내 여론에 가하는 충격은 대단하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모든 전쟁은 분명한 정치적 목적과 확고한 군사적 수단을 갖고 시작돼야 한다고 설파한다.부시대통령이 개전 명분으로 내세운 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 연계설,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WMD) 보유주장이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며 개전 명분은 크게 훼손당했다.개전 명분뿐 아니라 비주류인 과격 시아파 성직자 알사드르를 제대로 못 다루어 우호적이던 온건 다수의 시아파 민심을 반미로 돌려놓는 전략적 실책까지 저질렀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미군이 물러난다면 제종파간 서로 죽고죽이기로 이라크 전국토가 제2의 킬링필드화할 것이라는 진퇴양난의 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늦었지만 이라크정책 전반을 재검토해 미국 대신 유엔이 전면에 나서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그렇게 해서 악화되는 미국내 여론을 되돌리고 이탈하는 나라들을 붙잡아 국제연대를 유지한다면 제2의 베트남전 수렁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부시행정부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메이드 인 USA’식 미국 만능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톡톡히 배우는 중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 부시 ‘내우외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부시 행정부가 국내외 안팎의 문제로 집권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이라크에선 미군의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내전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국내에선 9·11테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5일 퓨 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지지는 40%로 1월의 59%에서 크게 떨어졌다.이라크에 군사력을 사용한 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응답은 57%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후처리에 분명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대답 역시 57%에 달했다. 이라크에 안정적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응답은 1월의 63%에서 50%로 하락했다.반면 즉각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은 44%로 높아지는 추세다.이라크 사태가 꼬이자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이라크는 부시의 베트남이고 이라크 전쟁은 사기였다.사담 후세인을 제거한다는 계획도 2002년 중간선거와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 전반에 대한 지지율도 9·11 이후 최저 수준인 43%로 떨어졌다.9·11 직후 90%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70%대,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50% 안팎에 머물렀다.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이라크 사태에다 최근 9·11 공방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관이 알카에다 위협을 백악관이 무시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공화당 출신인 9·11 진상조사위원회 토머스 킨 위원장이 “9·11은 막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부시 행정부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노스 캐롤라이나의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분명한 점은 그 공격을 막을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우리의 힘이 미치는 한도에서 무엇이든 했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옹호했다.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클라크의 주장대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러시아·중국 등 기존의 냉전체제에 관심을 보였을 뿐 대테러리즘은 등한시했다고 보도했다.라이스 보좌관은 8일 의회에서 공개 증언한다. mip@˝
  •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인류의 역사는 ‘음모의 역사’다.음모는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가지를 치며 번성해왔다.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많은 것들은 어쩌면 사실이 아닌지도 모른다.특별한 권력집단이 만들어낸 위선과 거짓,곧 음모론의 산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음모론은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됐다.왜 이처럼 음모론이 기승을 부릴까.우리는 왜 음모론을 필요로 할까.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이종인 옮김,이마고 펴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모론 100가지를 골라 사건에 얽힌 의혹,유력한 용의자,회의론자의 입장 등을 균형있게 소개한 음모론 백과다. ●미국, 진주만 공습 미리 알고 있었다 음모론엔 사실과 의견,해석이 뒤섞여 있다.가장 설득력 있는 음모론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그 생생한 예다.1941년 일본은 진주만을 침공했고,당시 해군력의 꽃이라 할 미국의 항공모함들은 대부분 5000㎞나 떨어진 샌디에이고에 정박해 있었다.이것은 ‘사실’이다.이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견’이 도출된다.“미국의 주요 전력을 이런 식으로 빼돌린 걸 보면 일본이 공격할 것을 미리 알고 조치를 취한 게 아닐까.” 이런 의견은 다시 ‘해석’으로 발전한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미국내 참전 반대여론을 잠재우고 결정적인 참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 진주만 침공을 방치했다.” ●존 F 케네디는 음모의 희생양? 하지만 음모론이 꼭 사실과 의견,해석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사실과 의견의 경계 자체가 모호할 때도 있다.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같은 경우다.이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용공주의자 리 하비 오스왈드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그렇지만 70%가 넘는 미국인들은 아직도 대통령이 음모의 희생자라고 믿는다.케네디 암살사건은 이를 추적하던 여기자 도로시 킬갈렌이 의문사하고 암살범 오스왈드가 마피아에 다시 암살당하는 등 음모에 음모를 낳았다.FBI,CIA,마피아,존슨 부통령,심지어 캐나다 자유당과 재클린 케네디까지 암살 배후로 입에 오르내린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FBI의 비호 아래 살아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가 마흔 두살의 나이에 죽었다는 소문은 대중을 속이기 위한 기만전술일 뿐,그는 아직도 건재하며 그를 본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책은 음모론의 진원지로 엘비스 자신을 지목한다.엘비스는 존 버로스라는 가명을 즐겨 썼으며,총기 오발사고를 가장해 자신의 죽음을 꾸며낸 적도 있다.자신을 명성이란 이름의 감옥에 갇힌 죄수쯤으로 여긴 엘비스의 자작극이라는 것이 엘비스 음모론의 요체다. ●외계인 둘러싼 끝없는 음모 음모론의 단골 메뉴는 역시 외계인이다.외계인에게 납치됐다가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증언,외계인들의 홍보장이 돼버린 할리우드,외계인들에게 인간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준 대신 얻은 게 첨단기술이라는 설 등 외계인과 관련된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추락한 UFO를 둘러싼 음모론이다.실제 목격자가 신고까지 했던 이 사건은 발생한 지 47년이 지나서야 미 공군의 공식보고서가 나왔다.그러나 로스웰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추락 현장을 방문했을 뿐 아니라 살아남은 외계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 소문도 있다. ●남극 빙산 밑엔 나치 비밀기지가? 책은 논리나 추리 혹은 과학이나 역사적 증거에 토대를 둔 ‘유력한’ 음모론과 함께 ‘믿거나 말거나’식의 음모론도 가감없이 전한다.히틀러와 나치가 달의 뒷면과 남극의 빙상 아래 비밀기지를 건설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연합국에 패배할 것을 예감한 나치가 작전기지를 달로 옮겨 제3제국의 장기적인 식민지 건설을 도모했다는 얘기.히틀러가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것을 좋아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황당함을 지울 수 없다.음모론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물론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도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음모론을 부정적으로만 봐야 할까.피해의식이나 전도된 욕망의 표현이란 점에선 부정적이지만,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는 데 일정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음모론은 때로 ‘창조정신의 비약’을 가져오기도 한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천총통 저격’ 전면조사 착수

    총통선거 부정시비로 혼란이 계속돼온 타이완 정국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타이완의 여당인 민진당과 야당인 국민당·친민당 고위관계자들은 29일 밤 전격 회동,▲총통선거 즉각 재검표 ▲천 총통 저격사건에 대한 전문가 조사 ▲경계태세 강화로 인한 군인 및 경찰의 선거권 박탈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친민당 쑹추위(宋楚瑜) 주석 등 야당 지도자들이 회동,총통선거 이후 계속된 정치적 위기 해소 방안을 논의한다. ●JFK 저격사건 담당자가 조사 야당의 요청에 따라 천 총통은 법원에 최대 6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보이는 증언 청취 등의 사전절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재검표를 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천 총통은 그 대신 야당이 반드시 재검표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타이완 여야는 그동안 법원이 재검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인 총통·부총통 파면법 개정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공방전을 벌여왔다. 여야는 또 총통선거 전날인 19일 밤 발생한 천 총통 저격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인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독립된 조사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조사 요원에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조사했던 법의학자 시릴 웨치 박사와 O J 심슨 사건을 조사했던 타이완 출신 미국인 헨리 리가 포함돼 있다.이들은 이날 타이완에 입국,조사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야당측은 이들이 전문가이긴 하지만 정부의 간섭 없이 독자적인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야당측은 선거 전날 밤까지 열세에 있던 천 총통이 총격사건으로 얻은 동정표 때문에 당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일부에서는 총격사건 자체가 천 총통측이 꾸며낸 자작극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이완 여야는 천 총통 총격사건으로 내려진 비상경계 태세로 얼마나 많은 군인과 경찰이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는가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야당측은 3만표 미만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난 이번 선거에 대부분이 야당 지지자인 군인과 경찰 20만명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반면 여당은 기존의 경계 인력을 제외하고 추가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군인이나 경찰은 극소수라고 맞서 왔다.이와 함께 야당은 30만표가 넘는 무효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여야간의 이날 합의가 구체화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또 협상과정에서 여야가 저격사건 조사단의 성격 등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다 보면 또다시 정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일단 여야간의 대화 물꼬가 트였기 때문에 지난 20일 선거 이후 계속된 타이완의 시위 사태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AFP통신은 지난 주말만 해도 총통관저 인근에서 35만명이 시위에 참가했지만 29일 오후 시위대 규모는 350명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타이완 금융시장·관광업계 타격 타이완은 정정불안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외국인 관광객 숫자도 크게 줄어들었다.타이완 각 지방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총통선거 투표일인 지난 20일 이후 매일 100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타이완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국가별로는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아 취소 건수가 하루 십수건에 달하고 있으며 도쿄,오사카의 타이완 관광사무소에는 연일 100건 이상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탄핵정국-술렁이는 총선가도] 민주 지도부 역풍

    민주당 설훈·조성준·정범구·박종완 의원 등 탄핵에 불참한 의원들이 14일 탄핵안 국회 통과를 비판하며 이를 강행한 당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했다.여론이 좋지 않은 데 따른 당내 후폭풍이 어디까지 불지 예의주시하며 지도부는 강한 톤으로 이들의 주장을 일축,조기 차단에 나섰다.이들 4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적 비상사태를 초래한 현 지도부는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조차 민주당이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것에 대해 분노하며 등을 돌리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남 순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전날 지역구의 ‘전 당원 경선’ 방식의 후보선출에 항의하며 탈당했다. 조순형 대표는 이에 대해 “조직 구성원의 기본 윤리에 어긋난다.”고 격노했다.그는 상임중앙위회의에서 “당이 잘 될 때는 이득,혜택을 다 누리면서 당이 어려움에 처해 사투를 벌일 때는 수수방관하고 편안히 집에서 TV나 봤다.”고 성토한 뒤 “이런 사람들을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방법으로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주먹으로 탁자를 여러 차례 내리쳤다. 조 대표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저서 ‘용기 있는 사람들’에 나오는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를 위해 예약돼 있다.’는 구절을 두 차례 읊기도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위로